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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6
  • 비서관 가정폭력 덮었다… 백악관 도덕성 시비 확산

    NYT “보좌진 신뢰에 의문감” 미국 백악관이 전부인 2명을 폭행한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롭 포터 전 선임 비서관에 대한 수사당국의 보고를 받고도 이를 은폐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도덕성 시비가 확산되고 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13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FBI가 포터 전 비서관에 대한 최종 수사 보고서를 백악관에 전달한 시점이 지난 1월이었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한 달 가까이 이를 덮고 있던 셈이다. 심지어 포터 전 비서관에게 가정폭력 혐의가 있다는 걸 백악관이 인지한 시점은 훨씬 이전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레이 국장은 포터 전 비서관에 대한 첫 번째 수사 보고서를 지난해 3월 백악관에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AFP통신은 레이 국장이 첫 보고서의 상세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포터의 첫 번째 부인인 콜비 홀더니스와 제나 윌러비가 FBI의 조사를 받은 게 지난해 1월이었다고 보도하면서, 첫 보고서엔 포터의 가정폭력 혐의 내용이 상세히 기록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FBI는 포터 전 비서관의 기밀 정보 취급 인가를 발급하기 위해 신원 검증을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포터의 전부인들과 접촉한 것이다. 지난 1일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이 포터 전 비서관의 혐의를 보도하기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 측은 관련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다 보도가 나오기 전 포터로부터 보고를 받았다고 했고 나중엔 지난해 11월 신원조회 과정에서 알았다고 입장을 바꿨다. 수사 내용에 대해서도 백악관은 거짓으로 일관했다. 앞서 백악관은 기자들에게 “포터에 대한 신원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고 했지만 레이 국장은 “신원조사는 이미 1월에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포터 비서관의 가정 폭력 의혹이 제기되자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의 삶이 단지 혐의만으로 산산조각 나고 있다”며 근거 없는 의혹제기라고 일축해 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레이 국장의 증언은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에 의문을 갖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포터 전 비서관 문제를 처리하는 데 있어 그동안 백악관이 얼마나 말을 바꿨는지 알려주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존 켈리 대통령 비서실장이 “폭행 사실을 인지한 지 48분 만에 포터를 해임했다”고 해명한 데 대해 폭행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아내 천식 낫게 한 평창…‘치유의 숲 ’은 보답”

    “아내 천식 낫게 한 평창…‘치유의 숲 ’은 보답”

    “천식을 앓아 밤잠을 못 이루던 아내가 강원 평창으로 옮겨와 건강을 되찾았어요. 해서 우리가 누린 축복을 지치고 힘든 분들과 나누려고 치유의 숲을 꾸몄어요. 물론 궁극적으로는 자연이 빚어낸 숲이지만요.”결례를 무릅쓰고 표현하자면 이런 ‘아내 바보’가 또 있나 싶다. 평창동계올림픽 취재차 강원 정선읍에서 하루를 묵고 개회식 준비에 한창이던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 쪽으로 향하던 지난 5일 이른 아침 손진익(78) 엘베스트 그룹 회장을 만났다. 사실 그의 신분도 이날 오후 횡계에 도착해서야 알고 깜짝 놀랐다. 엘베스트 그룹은 30년 이상 화학 사업에 매진해 온 한국산노코프를 주축으로 엘베스트지에이티, 엘베스트 엘코, 지안바이오 등으로 구성됐다.패딩 점퍼 차림의 손 회장은 6년의 시간을 들여 조성한 ‘로미지안 가든’의 사랑채 격인 카페에서 커피머신에 전원을 연결하려다 느닷없는 기자의 습격(?)을 당했다. 장미를 좋아하는 부인 김종희(77)씨와 연애편지를 주고받으며 썼던 별명 ‘로미’와 본인의 호 ‘지안’을 합쳐 숲 이름을 붙였다. 손수 디자인한 로미지안 마크도 지혜의 눈을 장미 넝쿨이 둘러싼 모양이니 끔찍한 아내 사랑을 엿볼 수 있다.인도네시아, 콜롬비아 원두 등을 블렌딩한 커피를 마시며 손 회장은 놀라운 얘기를 들려줬다. “아내의 건강을 보살피려고 제주도 등을 돌아봤는데 시원찮았어요. 평창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와 사흘을 지냈는데 거짓말처럼 기침이 멎고 숙면을 이뤘어요. 아예 이사를 와 2년을 살았죠. 10년 전 평창 가까운 곳에 치유의 숲을 만들자고 아내와 의기투합했어요.” 7년 전 정선군 북평면 가리왕산 자락을 둘러본 다음날 곧바로 계약해 6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평창 집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걸리는 이곳에 와 인부들과 어울려 숲을 조성했다. 손 회장은 “(백두대간과 발왕산, 오대산에서 발원한) 강물이 합쳐지는 모습이 훤히 보이고, 제가 나고 자란 경북 경주 양동마을의 풍광과도 비슷해 단번에 여기다 싶었다”고 했다. 여느 수목원처럼 꽃과 나무가 주인공인 곳이 아니라 인생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사유의 숲을 꾸미려고 했다. “행정 절차가 까다롭고 주민들을 설득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지만 정말 축복받은 곳을 잡았어요. 어제는 인테리어 공사를 하셨던 분이 찾아와 ‘결혼 후 10년 동안 애가 생기지 않았는데 좋은 곳에서 일한 덕분에 자연스레 애가 생겼네요’라고 말씀하셔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24절기를 상징해 24개 공간을 꾸몄는데 36명이 들어가는 콘서트홀도 만들었다. 클래식 음악 등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는 아내의 소원을 들어주려는 것이었다. 앞의 카페에는 5000권의 장서 가운데 여행과 길, 사색에 어울리는 것들만 꽂아 언제든 길손이 들러 커피 향과 편백 향을 음미하며 책장을 넘길 수 있게 했다. 지난 7일에는 경내를 돌며 대회 성화를 봉송하는 기쁨도 누렸다. “이곳 정선은 산업화 시대의 끝자락과 정보화 시대의 초기가 맞물려 있는 것 같아요. 가볼 데가 별로 없다는 얘기를 듣는 이 고장에 어떻게든 문화의 향기를 전파할 수 있도록 뭔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치유의 숲 성인식장에는 손 회장의 ‘나를 만든 글 한 줄’이 있다. ‘젊을 때는 냉철한 문제의식과 용기로 꿈을 향해 매진하고, 중년이 되어서는 신독과 사숙의 마음가짐으로 도덕적 수양을 쌓고 해야 할 것과 해서는 안 될 것에 대한 올바른 가치 판단으로 분별 있는 삶을 추구하며, 노후에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가문의 명예를 빛내고 가족을 소중히 여기며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 그는 숲과 인생에 대한 성찰을 오롯이 담아 지난해 1월 펴낸 책 ‘내 인생의 정원’ 마지막 구절에서 나직이 초청장을 보낸다. ‘봄에는 더 많은 사람들과 로미의 정원을 거닐며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자연의 순환을 통해 비우고 깨닫는 인생이 얼마나 행복한지, 찔레꽃 활짝 피어 있는 산책로와 우아한 자작나무 숲길을 걸으며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정선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옥스팸, 아이티 구호 중 ‘성매매 ’ 파문

    세계적인 국제 구호단체 영국 ‘옥스팸’(Oxfam) 직원들이 2011년 아이티 대지진 구호 현장에서 성매매를 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옥스팸이 그동안 이를 은폐함으로써 성매매 당사자가 다른 구호단체로 이직한 사실도 드러나 인도적 국제 구호 활동 자체의 순수성이 훼손되고 있다. 페니 모던트 영국 국제개발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BBC 방송 인터뷰에서 “옥스팸 직원들이 그곳에서 돕고자 했던 사람들과 구호활동을 하도록 보낸 사람들을 배신했다”며 “도덕적 리더십이 없다면 우리 정부의 파트너가 될 수 없다”고 정부의 자금 지원을 중단할 것을 시사했다. 1942년 빈곤 퇴치를 목적으로 출범한 옥스팸은 전 세계 80개국에서 2만 8000여명의 자원 봉사자가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해 국제개발부로부터 3200만 파운드(약 482억원)를 지원받았다. 앞서 지난 9일 일간 더타임스는 아이티 강진(2010년) 발생 이듬해인 2011년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벌이던 롤란드 반 하우어마이런 소장 등 현지 옥스팸 직원들이 성매매를 했으며 옥스팸이 자체 조사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옥스팸 직원들은 아이티 델마에 체류하면서 임차한 게스트하우스를 사창가처럼 활용했고, 또 일부 성매매 여성들은 14~16세의 미성년자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파문이 커지자 옥스팸은 “일부 직원들의 위법행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미성년자 대상 성매매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당시 자체 조사를 벌여 직원 4명을 해고했고 하우어마이런을 포함해 다른 3명은 스스로 그만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옥스팸은 당시 조사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하우어마이런은 2012년 프랑스의 구호단체 ‘기아퇴치행동’ 방글라데시 본부장으로 채용됐다. 기아퇴치행동 측은 “옥스팸으로부터 성매매 의혹 등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중남미의 빈국인 아이티에서는 지난해 유엔 평화유지군 장병들이 자행한 성폭력 사건이 폭로되는 등 구호물품을 미끼로 재해 지역 여성들에게 성적 대가를 요구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유엔은 지난해 감사 보고서를 통해 2004년부터 2016년까지 유엔 평화유지군이 2000여건의 성범죄를 저질렀고 이 중 300여건은 아동 성범죄였다고 밝혔다. 한 아이티 여성은 “12세부터 4년간 스리랑카 출신 평화유지군 50여명과 성관계를 맺었다”면서 성관계 대가로 75센트(약 800원)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아예 대가를 받지 못한 여성들도 있었다. 우루과이 출신 평화유지군 5명은 아이티 10대 소녀를 집단 강간하기도 했지만 이들은 단순 폭행으로 가벼운 처벌만 받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박근혜 변호인 “檢, 타락한 도덕성 부각, 유죄 예단 유도”

    박근혜 변호인 “檢, 타락한 도덕성 부각, 유죄 예단 유도”

    재임 중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36억 5000만원을 상납받은 혐의로 추가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 측 국선 변호인 12일 열린 첫 재판 절차에서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타락한 도덕성을 부각해 재판에 예단을 갖게 했다”고 주장했다. 국선변호사들은 이날까지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하지 못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국고손실 등의 혐의로 추가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삼성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가리는 또 다른 재판을 보이콧 중인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특활비 유용 혐의와 관련된 이 날 재판은 공판준비기일이어서,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는 없다. 재판 보이콧의 일환으로 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 선임을 하지 않았고, 재판부가 직권으로 선정한 국선 변호인들의 접견 요청도 거부했다. 박 전 대령 측 국선변호인 중 정원일(54·연수원 31기), 김수연(32·변시 4회) 변호사가 이날 공판에 참석했다. 정 변호사는 “검찰이 공소장에 세칭 ‘문고리 3인방’을 기재해 박 전 대통령이 마치 실세로 인해 눈이나 귀가 가린 국정농단 대통령인 것처럼 평가절하했고, 특활비를 사저관리·차명폰·치료비·의상실 등 사적 용도에 썼다고 아무런 근거 없이 강조하고 있다”면서 “특활비를 박 전 대통령이 수수했는지가 주요 쟁점인데 재판에서 증거 조사 과정을 통해 증명해야 할 내용을 공소장에 기재해 놓고 재판 절차에 앞서 미리 제시해 유죄 예단을 갖게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문고리 3인방은 법원에 예단을 주기 위해 검찰이 만들어낸 용어가 아니라 일반에게 널리 알려진 표현이고, 사적 용도에 썼다고 적시한 것은 피고인의 하락한 도덕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체 범행 구조를 이해하는데 용처를 밝히는게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과 공모해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36억 5000만원의 국정원 특활비를 수수하거나 이원종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에게 지원하게 한 혐의로 지난달 4일 기소됐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28일 오후 2시.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朴 ‘국정원 특활비’ 첫 공판준비기일 불출석.. 국선변호인만 나와

    재임 중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36억 5000만원을 상납받은 혐의로 추가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 측 국선 변호인 12일 열린 첫 재판 절차에서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타락한 도덕성을 부각해 재판에 예단을 갖게 했다”고 주장했다. 국선변호사들은 이날까지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하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추가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삼성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가리는 또 다른 재판을 보이콧 중인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특활비 유용 혐의와 관련된 이 날 재판은 공판준비기일이어서,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는 없다. 재판 보이콧의 일환으로 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 선임을 하지 않았고, 재판부가 직권으로 선정한 국선 변호인들의 접견 요청도 거부했다. 박 전 대령 측 국선변호인으로 정원일(54·연수원 31기), 김수연(32·변시 4회) 변호사가 이날 공판에 참석했다. 정 변호사는 “검찰이 공소장에 세칭 ‘문고리 3인방’을 기재해 박 전 대통령이 마치 실세로 인해 눈이나 귀가 가린 국정농단 대통령인 것처럼 평가절하했고, 특활비를 사저관리·차명폰·치료비·의상실 등 사적 용도에 썼다고 아무런 근거 없이 강조하고 있다”면서 “특활비를 박 전 대통령이 수수했는지가 주요 쟁점인데 재판에서 증거 조사 과정을 통해 증명해야 할 내용을 공소장에 기재해 놓고 재판 절차에 앞서 미리 제시해 유죄 예단을 갖게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문고리 3인방은 법원에 예단을 주기 위해 검찰이 만들어낸 용어가 아니라 일반에게 널리 알려진 표현이고, 사적 용도에 썼다고 적시한 것은 피고인의 하락한 도덕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체 범행 구조를 이해하는데 용처를 밝히는게 중요해서”라고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과 공모해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36억 5000만원의 국정원 특활비를 수수하거나 이원종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에게 지원하게 한 혐의로 지난달 4일 기소됐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28일 오후 2시.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전문] 문재인 대통령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 환영사

    [전문] 문재인 대통령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 환영사

    문재인 대통령은 9일 “갈등과 대립이 상존하는 지구촌에 이런 (평창동계올림픽) 스포츠 대회가 있다는 게 얼마나 의미 있고 다행스러운 일인지 깊이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일인 이날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주최한 사전 리셉션 환영사에서 “올림픽이라는 마당이 없었다면 어느 자리에서 지구촌의 많은 나라가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할 수 있겠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환영사 전문. 존경하는 내외 귀빈여러분, 대한민국 강원도 평창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제 곧 평창 동계올림픽이 막을 올립니다. 세계인이 함께하는 평화의 제전이 시작됩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과 평창에 보내주신 따뜻한 성원과 우정에 국민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곳 강원도는 자랑거리가 참 많은 곳입니다. 천혜의 바다와 산, 지역공동체의 전통축제들, 자연이 내어준 건강한 먹거리들은 여러분과 함께 즐기고 싶은 강원도의 자랑입니다. 그 중에서도 겨울 추위는 동계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강원도가 준비한 특산품입니다. 다행히 요즘 강원도가 제대로 춥습니다. 얼음은 매끄럽고, 설원은 풍성합니다. 추위와 함께 훈련해온 선수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마련했습니다. 오늘 우리도 추위 덕분에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강원도의 추위는 대한민국이 여러분에게 보낸 따뜻한 초대장인 셈입니다. 여러분, 대한민국 강원도 평창의 추위를 제대로 즐겨볼 준비가 되셨습니까? 제가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 신영복 선생은, 겨울철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것을 정겹게 일컬어 ‘원시적 우정’이라했습니다. 오늘 세계 각지에서 모인 우리들의 우정이 강원도의 추위 속에서 더욱 굳건해 지리라 믿습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여러분, 근대 올림픽은 위대한 한 사람의 열정에서 출발했습니다. 19세기 말, 피에르 드 쿠베르탱은 스포츠라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육체적?도덕적 능력은 물론 평화를 향한 의지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지 120여년이 흐른 지금 세계인들은 다시 공정한 사회의 중요성을 깨닫고 스포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스포츠는 이념과 체제, 종교, 문화의 차이를 뛰어넘는 몸과 마음, 의지의 향연을 펼쳐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라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도전정신과 용기, 상대에 대한 존중, 공동체 정신과 자기절제의 미덕을 익혀왔습니다. 여러분께 30년 전 1988년, 서울올림픽의 한 장면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대회의 요트 경기가 제가 자란 부산의 바다에서 열렸습니다. 경기 중 갑자기 불어온 강풍으로 싱가포르 선수들이 바다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때 선두에서 2위를 달리고 있던 캐나다의 로렌스 르뮤는 주저하지 않고 그 선수들로 향했습니다. 물에 빠진 선수들을 구한 그는 결국 22위로 시합을 마쳤습니다. 그의 목에 메달은 걸리지 않았지만, 세계는 그에게 스포츠맨십이라는 위대한 메달을 수여했습니다. 1964년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에서는 공정한 경쟁에 대한 소중한 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탈리아 봅슬레이 팀의 주장 에우제니오 몬티는 강력한 경쟁 상대였던 영국팀에게 봅슬레이 썰매의 부품을 빌려주었습니다. 썰매를 고칠 수 있었던 영국팀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경기 후 영국팀의 우승에 대한 소감을 묻는 언론에게 에우제니오 몬티는 말했습니다. “내가 부품을 빌려준 덕에 우승한 것이 아니다. 영국팀이 가장 빨리 달렸기 때문에 우승했을 뿐이다.” 그는 국제페어플레이 위원회가 수여하는‘피에르 드 쿠베르탱 페어플레이 트로피’를 받은 최초의 선수가 되었습니다. 세계와 마찬가지로 한국은 지금 공정한 사회를 꿈꿉니다. 우리는 지난겨울,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위해 촛불을 들었고 이번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공정함에 대해 다시 성찰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평창의 눈과 얼음 위에서 위험에 처한 선수를 도운 또 다른 로렌스 르뮤와 경쟁 팀이 자신과 같은 조건에서 시합할 수 있게 도운 또 다른 에우제니오 몬티를 만날 것이라 믿습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지금도 우리의 딸과 아들, 손녀손자들은 놀이터에서, 학교 운동장에서, 체육관에서 자신들만의 작은 올림픽을 열고 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스포츠를 통해 규칙과 공정함을 익힌다면 피에르 드 쿠베르탱이 꿈꾸었던 우정과 평화의 세계는 성큼 다가올 것입니다. 미래 세대에게 스포츠를 통한 도전과 성취의 즐거움, 공정한 세계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일은 올림픽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나와 우리 국민은,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아이들의 믿음에 답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선수들의 공정한 경쟁이 다시 일상의 확고한 상식으로 스며들 수 있게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는 세계 각국의 정상과 지도자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저는 이 순간 갈등과 대립이 상존하는 지구촌에 이런 스포츠 대회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고 다행스런 일인지 깊이 실감하고 있습니다. 만약 올림픽이라는 마당이 없었다면 어느 자리에서 지구촌의 많은 나라들이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할 수 있겠습니까?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지만 세계 각국은 서로 간에 풀어야 할 어려운 문제들이 있습니다. 한국도 몇몇 나라들과 사이에 해결해야 할 어려운 숙제가 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아니었다면 한 자리에 있기가 어려웠을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함께 선수들을 응원하며, 우리의 미래를 얘기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세계의 평화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갈 소중한 출발이 될 것입니다. 남과 북은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단일팀을 구성해 여자단체전에서 우승했습니다. 2.7g의 작은 공이 평화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오늘 이곳 평창에서는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남북 단일팀, 여자 아이스하키 팀이 출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7g의 탁구공이 27년 후 170g의 퍽으로 커졌습니다. 남북은 내일 관동하키센터에서 하나가 될 것입니다. 남과 북의 선수들이 승리를 위해 서로를 돕는 모습은 세계인의 가슴에 평화의 큰 울림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선수들은 이미 생일 촛불을 밝혀주며 친구가 되었습니다. 스틱을 마주하며 파이팅을 외치는 선수들의 가슴에 휴전선은 없습니다. 여러분을 그 특별한 빙상경기장으로 초대하고 싶습니다. 남북의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작은 눈덩이를 손에 쥐었습니다. 한 시인은 “눈사람은 눈 한 뭉치로 시작한다”고 노래했습니다. 지금 두 손 안의 작은 눈뭉치를 우리는 함께 굴리고 조심스럽게 굴려가야 합니다. 우리가 함께 마음을 모은다면 눈뭉치는 점점 더 커져서 평화의 눈사람으로 완성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이제 몇 시간 뒤면 평창의 겨울이 눈부시게 깨어납니다. 아름다운 개막식과 함께 우정과 평화가 시작됩니다. 여러분 모두가 공정하고 아름다운 경쟁을 보게 될 것이며, 한반도 평화의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나는 우리의 미래세대가 오늘을 기억하고 ‘평화가 시작된 동계올림픽’이라고 특별하게 기록해주길 바랍니다. 나와 우리 국민들은 평창으로 세계가 보내온 우정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평화의 한반도로 멋지게 보답하겠습니다. 우리는 준비되어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세먼지 많은 곳 살면 범죄 저지를 가능성 ↑”(연구)

    “미세먼지 많은 곳 살면 범죄 저지를 가능성 ↑”(연구)

    공기가 오염된 곳에 살수록 범죄나 부정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 경영대학원(CBS) 연구진이 9년간 미국 도시 9360곳의 대기오염 상태와 범죄율을 추적 조사해 위와 같이 결론 내렸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대기오염이 사람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불안감은 이미 비윤리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에서 대기오염 상태에 관한 평가는 미세먼지부터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지상 오존 그리고 납까지 주요 오염 물질 6종에 대한 자료를 사용했으며, 범죄율은 살인과 강도 등 7가지 주요 범죄가 포함됐다. 그 결과, 오염 수준이 높은 도시일수록 범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인구수와 법 집행 관리자 수, 인종 분포, 빈곤율, 실업률 등 잠재적 요인을 고려해도 마찬가지였다. 연구를 이끈 잭슨 루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대기오염이 건강과 환경뿐만 아니라 윤리적인 측면에 잠재적인 피해를 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대기오염이 전 세계 몇십억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이므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과는 대기오염이 사람들의 건강뿐만 아니라 도덕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심리과학협회(APS)가 발행하는 ‘심리과학학술지’(Psychological Science) 최신호(7일자)에 실렸다. 사진=pxhidalgo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사랑이자 아픔이었던 베컴이에게

    [김유민의 노견일기] 사랑이자 아픔이었던 베컴이에게

    만 14년을 내 발목을 붙잡던 녀석이 떠났다. 더운 날은 더워서 추운 날은 추워서 기다리고 있을 모습이 걱정돼 발걸음을 재촉하게 하던 베컴이. 떠올리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었는지. 떠난 뒤 밀려올 눈물과 아쉬움, 그리움이 두려워질 정도의 긴 시간들이었다.젖도 못 떼고 온 꼬물이가 자라서 강아지가 되고 어느새 깜짝 놀랄 정도로 늠름한 모습을 보여줬다. 높은 곳에서 위험하게 뛰어내리기도 했었지만.. 무척 건강해 늘 기특해했더니 세월 앞에서는 어쩔 수 없나보다. 다시 아가처럼 약해지고 숨차고 힘들어하던 네 모습에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났다. 조용히 한 내 말을 듣고 정말로 그렇게 홀연히 떠나버린 녀석. “너무 힘들면 보는 엄마도 아프니까 자면서 갈래... 우리 베컴이, 사랑하는 베컴이.” 너무 차고 맑은 아침. 한 달만 있으면 만으로도 14년인데. 네가 준 수 만 가지 행복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작은 몸짓 하나하나 눈에 밟히고 아른거리는데, 하늘에서 다른 엄마아빠 만나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우리가 너무 오래 붙들고 있어서 이제야 왔다고 가족들과 이야기 나누고 있는 걸까. 새해가 되자마자 급히 가버린 베컴아. 남은 우리는 텅 비어버린 것 같은 세상에서 너를 기억하며 아파하고 있어.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르면 조금씩 옅어지겠지. 네가 우리에게 준 행복과 사랑만은 잊지 않고 기억할게. 너도 이 세상에서 우리와 살았던 시간들을 좋았다고 기억해주라.정말 고맙고 또 고마웠어. 네가 우리에게 선물한 14년이란 시간. 천사 같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온 너는 작고 예쁘고 씩씩했고 고집도 셌고 애교도 많았지. 베컴아, 네가 얼마나 소중한 엄마의 애기이자 단짝이자...마지막엔 아픔이었는지 몰라. 억지로 잊으려하지 않고 서서히 잊어볼게. - 2018년 1월 18일 늦은 10시 30분. 베컴이는 떠났다. 맑고 쨍한 추위 속에 다음날 아침 9시 정말로 연기가 되어 하늘로 날아갔다. 그날 오후 호수공원에는 커다란 해가 지고 있었고 우리는 하늘에 대고 “베컴아, 잘가~ 그동안 너무 고마웠어...”라고 작게 소리치며 하늘에서 보고있을 것만 같은 녀석에게 손흔들어 인사했다. 채워지지않는 빈자리는 공허와 아쉬움, 보고픔이 자리잡았다. 이제 생각날 때마다 편지를 쓰려한다. 적막한 집안에서 아주 지겨워질 때까지. - 베컴이 엄마의 편지로부터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 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늙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또는 하고 있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을 기다립니다. 소중한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 “우리만 갤노트8 안줘?”…이란서 ‘삼성 불매운동’

    “우리만 갤노트8 안줘?”…이란서 ‘삼성 불매운동’

    이란에서 삼성전자 제품을 사지 말자는 ‘삼성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출전 선수들에게 일괄 지급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8’을 이란 선수에게는 주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8일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조직위는 ‘군사적으로 전용될 위험이 있는 전자제품을 제공하거나 판매하지 못한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안에 따라 북한 및 이란 국적으로 출전한 선수단에 스마트폰 제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이번에 평창올림픽에 선수 4명을 출전시켰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이란 현지 여론은 발끈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7일(현지시간) “중동에서 스마트폰과 세탁기, TV,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파는 삼성전자에 이란은 주요한 시장”이라면서 “이번 결정이 이란을 분노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일간 파이낸셜트리뷴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이란 시장 점유율은 51%로, 약 1780만명이 사용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란 강경 보수신문인 케이한은 8일 자 1면에 “이란 선수에 스마트폰을 주지 않는 것은 이란을 모욕하는 행위”라면서 “삼성전자가 이란으로 제품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탈세 사실이 있는지 정부가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수성향의 현지 언론 타브낙도 이날 “문제의 스마트폰은 파는 게 아니고 음식이나 물, 선수촌처럼 올림픽 개최국이 지원하는 서비스”라면서 “한국과 삼성전자는 우리 선수뿐 아니라 이란 전체를 모욕하려고 그렇게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삼성을 제재한다’는 해시태그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SNS엔 이란에 대한 차별에 분노하면서 삼성전자를 포함해 한국 회사의 제품을 불매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글이 많아지고 있다. 이란 외교부는 7일 밤 주이란 한국대사에 전화로 항의하고 8일 외교부로 소환했다. 바흐람 거세미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 측의 결정은 올림픽 정신에 반하는 부도덕하고 심각한 행위”라면서 “삼성전자가 사과하지 않으면 이란과 교역에 지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암대학, 교육부 인증원과 간호인증평가원 평가 무산 위기

    전남 순천에 위치한 청암대학이 교육부 산하 인증원과 간호인증평가원 평가를 앞두고 보직교수들이 재판에 회부되고 검찰에 송치 예정으로 있어 시민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청암대는 2011년 기관인증평가원으로부터 전남 소재 전문대학 중 최초로 인증을 받아 2014년 150억원 국고 지원을 받았다. 2019년까지 5년간 매년 30억원을 받을수 있었지만 2015년 상반기 이미 사용한 국고 이외에 120여억원을 회수된 아픔을 겪은 일이 있다. 교수들에 대한 징계 등 부당 인사와 총장의 부도덕성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2월 현재 인증 유예 상태에 있는 청암대는 주요 보직자와 일부 교수들이 형사재판을 받게 돼 도덕성 문제 등으로 자칫 인증평가 취소 우려를 사고 있다. 오는 3~4월 예정인 교육부의 인증 평가가 무산되면 3년전 처럼 또다시 국고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돼 결국 학생들만 피해를 입게된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지난달 29일 청암대 간호과 C모(58)교수를 명예훼손 죄명으로 재판에 넘겼다. 동료교수에 대해 스님과의 염문설 등 허위사실을 주변에 퍼뜨린 혐의다. C교수는 강명운 전 청암대 총장의 최측근으로 대학 기획처장 겸 비서실장, 감사반장을 맡아 학교 업무를 담당해왔다. C교수는 앞서 2016년 국고사기와 명예훼손으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고, 300만원의 손해배상 확정판결을 받기도 했다. K사무처장(54)도 동료 교수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재판에 계류중이다. 순천경찰서는 또 수감 중인 강 전 총장과 C 교수, 미용과 Y(45)교수와 P(43)교수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이번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교수들이 무더기로 재판을 받게되는 상황이다. 청암대학은 간호과로 시작한 후 간호전문대학을 거쳐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간호 대학이다. 하지만 지난 2014년 8월 강명운 청암대 전 총장이 여교수들 성추행사건으로 고소당하면서부터 위기를 맞고 있다. 강 전총장은 지난해 9월 14억원 배임혐의로 3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중이다. 이 대학 학부모인 박모(54)씨는 “과연 교육자들이 이렇게까지 문제가 있는데도 떳떳하게 학생들을 가르칠수 있는지 의아스럽다”며 “교육부는 대학의 현 사태에 대한 진상파악과 철저한 종합감사 등을 즉각 실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대학 관계자는 “교수들 개인 일탈문제는 교육부 평가와는 별개 문제다”며 “신임 총장을 중심으로 교직원이 불철주야 힘을 합쳐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서울광장] ‘국정농단 공직백서’를 만들라/박찬구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국정농단 공직백서’를 만들라/박찬구 편집국 부국장

    한 조직에서 개인이 감내할 수 있는 부조리의 무게는 얼마일까. 부패와 부도덕에 물든 집단에서 그 구성원의 양심과 상식은 어떻게 굴절되고 얼마나 비루해지는 것일까. 씁쓸한 단상이 잦아진다. 한 꺼풀 한 꺼풀 벗겨지는, 지난 권력과 그 추종자들의 민낯 앞에서다. 얼마나 많은 한때의 권세가들이 포토라인에 들어섰는지 일일이 꼽을 수 없을 정도다. 여전히 당당한, 때로는 억울해하는 표정과 몸짓들이 생경한 잔상으로 남는다. 그리고 그들이 마음대로 부리고 휘젓고 다녔던 공직 사회의 단면들이 오버랩된다. 부정과 불의 앞에 공직 내부의 방어기제는 왜 그리도 허술하게 무너진 것일까. 최고 엘리트 집단의 하나로 꼽히는 공무원 사회에서 말이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그렇다고 한때의 낙인으로 치부한 채 그냥 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젠 위에서 시킨다고 무조건 따르면 안 되겠어요.” 국정농단 수사가 한창 진행될 때 모 부처의 국장급 공직자가 동료들과의 사석에서 넉살 좋게 말했다고 한다. 검찰 수사에서 이름이 오르내린 중앙 부처 가운데 하나다. 조직이 내부에서 썩어 갈 동안 일부 공직자들이 국정농단 세력에 적극적으로 부화뇌동하거나 적어도 침묵하며 순응했다는, 뒤늦은 고백에 다름 아니다. 모든 공직자에 해당하는 문제는 아니라 할지라도 적어도 한두 사람에게만 국한된 일도 아닐 테다. 차라리 한직으로 밀려나고 바깥을 맴돌더라도 ‘아닌 건 아니다’라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냈다면 공직자로서 자긍심만큼은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잘나가는 선배와 동료들이 침묵하고 방조하며 때로는 적극적으로 국정농단에 가담하면서 주변의 많은 공직자들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이성적으로 따질 새 없이 순간순간 막다른 선택에 내몰렸다. 공복(公僕)의 사명감과 소명의식은 유린당하고 피폐해졌다. 그럴수록 일선의 공직 문화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비선과 윗사람의 지시에 따라 업무와 정책의 선후가 바뀌고 조직 내 공정성이 훼손되면서 불통과 보신 행태, 성과 만능주의가 퍼져 나갔다. 중앙 부처의 한 공무원은 얼마 전 익명을 요구하며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CCTV 속에는 보이지 않는 차별과 수직·권위의 소통 방식, 직장 내 괴롭힘과 소외, 희생양을 만드는 이지메 문화…’라며 괴로움을 호소했다. 정상적인 조직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들이다. 권력과 실세를 좇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비뚤어지고 왜곡된 공직 사회의 그늘이다. 그렇게 공직이 헛도는 사이 낮은 곳의 이웃이나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들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관심과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외면당했다. 획일적인 등급 분류로 장애인에게 낙인을 찍는 장애인등급제는 지난해 12월에야 가까스로 ‘단계적 폐지’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행정편의에 치우친 제도를 바로잡기까지 장애인들은 5년 남짓 밤낮으로 광화문 지하도 농성장을 지켜야 했다. 세월호 비극 이후에도 안전불감증은 여전해 제천과 밀양 등 곳곳에서 인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촘촘한 안전망을 제대로 갖추기만 했어도 막을 수 있는 비극이었다. 물론 제대로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기 위해 서울과 세종을 오가며 녹초가 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비를 들여 가며 힘든 이웃을 돌아보는 공직자도 한둘이 아니다. 공직 사회에 희망을 갖는다면 이들의 숨은 노력과 일상의 헌신 덕분일 테다. 하지만 일부 구성원의 선의만으로 공직 전반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무엇보다 국정농단 시기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스템이 붕괴되고 그로 인해 무슨 문제점이 발생했으며 이를 치유하고 예방하려면 어떤 실천 방안이 필요한지 면밀하게 따져 봐야 한다. 이를 토대로 국정농단 시기의 잘잘못을 담은 ‘공직백서’를 만들어 스스로 경계하며 후대에 뼈아픈 교훈으로 남겨야 마땅한 일이다. 공직박람회를 찾은 한 대학생은 당차게 말했다. “공직이 안정적이라 도전한다구요. 아닙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구무언, 초심을 돌아볼 때다. ckpark@seoul.co.kr
  • [사설] 353일 만에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두 번째 판단은 ‘석방’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 대한 뇌물제공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그가 풀려나는 것은 지난해 2월 17일 구속된 이후 353일 만이다. 재판부는 “삼성의 승계 작업이라는 포괄적 현안이 존재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승계 작업을 위한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으로 대법원 상고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대법원 심리는 법 적용이 맞게 됐는지만 따지는 것이기에 이번이 ‘사실심’의 마지막 선고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 부회장 재판은 1심과 항소심 모두 박영수 특검이 직접 나와 징역 12년을 구형할 정도로 공을 들였던 사건이다. 박 특검은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 사건은 단적으로 삼성이 경영권 승계를 대가로 대통령과 그 측근에게 뇌물을 준 사건으로 정경유착의 전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긴 것은 삼성으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1심과 동일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면 삼성의 경영 공백은 현 정권 말인 2022년 초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집행유예는 법원이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말 그대로 형의 집행을 유예한 것이기에 무죄 석방 때보다 경영 행보는 다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미래 먹거리 발굴과 경영 혁신 방안 도출에 시간을 갖고 대응할 여유가 생겼다는 얘기가 된다. 그간 “중국 문화혁명을 떠올리게 하는 적폐청산 분위기 속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선고가 정치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던 일각의 공격은 2심 선고로 근거 없고 가당치 않은 얘기가 됐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부도덕한 유착에서 기인했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재판부도 “대한민국의 최고 정치권력자인 박 전 대통령이 삼성의 경영진을 겁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과 이 부회장, 검찰, 법원 모두 이번 사건으로 너무 큰 대가를 치렀다. 권력과 기업이 공생하는 검은 고리가 이 땅에서 발붙이는 일이 더는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제2의 이재용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밖에 없다. 이 부회장은 정경유착 의혹으로 그동안 하락했던 국제적·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경영 행보에 나서기 바란다. 이번 사건의 교훈을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
  • 경영권 승계 ‘묵시적 청탁’ 인정 안 돼… 뇌물 혐의 줄줄이 무죄

    경영권 승계 ‘묵시적 청탁’ 인정 안 돼… 뇌물 혐의 줄줄이 무죄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부도덕한 밀착이다.”(1심 재판부) “전형적인 정경유착은 찾을 수 없다.”(2심 재판부)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들이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형량이 대폭 줄어든 데에는 핵심 공소 사실인 뇌물공여 혐의가 일부만 인정됐기 때문이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 뇌물 관계 형성의 근거로 꼽혔던 이른바 ‘포괄적 현안’에 대한 ‘묵시적 청탁’은 없었다고 항소심 재판부가 판단하자 나머지 혐의들이 줄줄이 무죄로 결론 났다.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는 이날 항소심 선고에서 “피고인들이 뇌물의 대가로 박 전 대통령에게 어떠한 특혜를 받았거나 박 전 대통령에게 어떠한 청탁을 요구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 뇌물 사건의 핵심 뼈대였던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 존재 자체를 부정했다. 1심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신규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삼성물산 주식 처분 최소화,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등 구체적인 개별 현안들과 관련해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명시적으로나 묵시적으로 청탁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항소심도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1심은 이 같은 개별 현안들을 일련의 그룹 승계작업 과정으로 보고, 경영권 승계라는 포괄적 현안을 이 부회장이 묵시적으로 청탁했고, 박 전 대통령도 이를 인식하며 대가 관계가 형성됐다고 봤다. 그러나 항소심은 달랐다. “계열사들이 추진한 일부 개별 현안들이 성공할 경우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지배력이 확보되는 직간접적 효과가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각 현안들에는 계열사들의 경영상 필요나 합목적성이 존재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따라서 비난 가능성 및 책임을 모두 이 부회장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고 했다.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뇌물 관련 추가 독대, 이른바 ‘0차 독대’가 있었다는 특검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안가 방문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고, 면담 내용도 전혀 입증되지 않았다”며 1차 독대 사흘 전인 2014년 9월 12일 0차 독대 존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포괄적·개별 현안에 대한 ‘부정한 청탁’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되자 제3자 뇌물죄가 전부 무죄가 됐다. 특검은 삼성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16억 2800만원)과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204억원)을 모두 제3자 뇌물수수죄에 해당하는 뇌물 공여 혐의를 적용했다. 1심도 무죄 판단했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과 관련해 특검은 “삼성이 재단 설립비를 대납한 것”이라며 단순 뇌물 혐의를 예비적으로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했지만, 항소심은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단 설립 뒤 출연이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부정 청탁 입증의 필요가 없는 단순 뇌물죄로 기소됐던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만 유일하게 뇌물 혐의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심리 막바지에 특검 측에 제3자 뇌물죄를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이 부분을 단순 뇌물죄로 결론지었다. 이와 관련, 삼성 측에선 공무원인 박 전 대통령과 공무원이 아닌 최씨가 뇌물 혐의 공동정범 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항소심은 “공동정범 관계가 성립된다”고 못박았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승마 지원이라는 뇌물을 요구했고, 최씨가 단순히 전달받은 것을 떠나 수수 과정을 주도하며 박 전 대통령과 자신의 뜻을 이루었다”면서 특히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면 반드시 공무원에게 뇌물이 귀속된다든지, 공무원과 공범이 경제적 공동체 관계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승마 지원 중에서도 말 자체는 뇌물로 보지 않았고 코어스포츠로 보내진 용역대금 36억 3484만원과 마필과 차량을 무상으로 사용한 것에 대한 이익만 유죄로 인정하다 보니 뇌물 공여 금액도 당초 공소사실인 298억 2535만원(약속 금액 포함 433억원)에서 대폭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형량이 높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 혐의가 전부 무죄를 받았고,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횡령액 81억원을 전액 변제한 점 등이 감형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2심의 반전… “최고 권력자가 이재용 겁박”

    2심의 반전… “최고 권력자가 이재용 겁박”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이재용(50)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을 받아 석방됐다. 지난해 2월 17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구속된 지 353일 만이다.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는 5일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과 공범으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최지성(67)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64) 전 미래전략실 차장도 박상진(65) 전 삼성전자 사장과 함께 징역 2년에 집유 3년을 선고받아 풀려났다. 황성수(56) 전 삼성전자 전무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유 2년으로 감형됐다.핵심 공소 사실인 뇌물공여 혐의 가운데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만 일부 유죄로 인정되고,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과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은 모두 무죄가 됐다. 다른 혐의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재산 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처벌법 등이 모두 일부 유죄, 또는 무죄 판단되면서 이 부회장 등의 형량이 대폭 줄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국내 최고 정치권력자인 박 전 대통령이 국내 최대의 기업집단인 삼성을 겁박하고, 최씨의 그릇된 모성애로 사익을 추구하면서 피고인들이 이들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한 채 뇌물공여로 나아간 사안”이라고 규정했다. 특검팀과 1심 재판부에서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부도덕한 밀착”이라면서 ‘정경유착의 전형’이라고 판단했던 부분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재판부는 특히 1심에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의 뇌물 관계가 형성된 근거로 본 ‘포괄적 현안’에 대한 ‘묵시적 청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개별적 현안은 물론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역시 청탁하지 않은 것으로 인정되다 보니 오히려 “정치권력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뇌물공여”가 이뤄진 것이라는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온 뒤 “여러분들께 좋은 모습을 못 보여 드린 점 다시 한번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1년 동안 저를 돌아볼 수 있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 됐다. 앞으로 더 세심하게 살피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곧바로 부친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입원 중인 삼성서울병원을 들러 병문안한 뒤 귀가했다. 한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입장문을 통해 “법원에서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를 기대했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법원과 견해가 다른 부분은 상고해 철저히 다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석방 이재용 “아버지 이건희 만나러 가겠다”

    석방 이재용 “아버지 이건희 만나러 가겠다”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돼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 취재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353일의 수감기간에 대해 “1년간 나를 돌아보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고 앞으로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입원 중인 부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보러 가겠다고 덧붙였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는 이날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이번 사건을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부도덕한 밀착이라 판단했지만, 당심에선 달리 판단한다”며 “특검 공소사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이나 부정청탁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광장] ‘빽’ 없는 ‘빽’이 더 좋다/최창식 서울 중구청장

    [자치광장] ‘빽’ 없는 ‘빽’이 더 좋다/최창식 서울 중구청장

    공직생활에서 밀어주고 보살펴 주는 사람, 즉 ‘빽’이 있어야 출세가 쉽다고 한다. 그래서 변변한 ‘빽’이 없는 신출내기는 상처를 많이 받기도 한다. 충청도 산골 출신인 나는 형편이 어려워 공고와 공대를 졸업한 후 서울시 공직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시청은 명문고, 명문대 출신이거나 특정 지역 출신이라야 제대로 대접받는 분위기였다. 도와줄 지인 하나 없었던 나는 주변의 차별에도 설움을 감추며 늘 기가 죽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선호 보직에서 밀려나 민원이 극심하고 사고 위험도 높은 부서로 발령나기도 했다. 그래서 나만의 ‘빽’을 만들기로 했다. 처음 맡게 된 도시 분야를 공부하러 유학도 가고 대학원도 다녔다. 전공 이외 연관 분야까지 지식을 습득하고 융합하는 등 창의력을 발휘했다. 소관이 불분명한 남의 일도 주어지면 적극적으로 해냈다. 상사는 물론 동료 부하 직원들의 신뢰를 쌓는 데 남달리 집중했다. 그 결과 지하철건설본부장, 뉴타운본부장 등 최고의 도시건설 책임자가 되고, 직업공무원의 꽃인 차관급 행정부시장까지 승진할 수 있었다. 7년 전 구청장이 되고 보니 구청의 분위기가 너무 낯설었다. 일만 너무 시킨다며 불평이 많았고, 출신 지역별로 갈등도 깊었다. 공직자로서 가장 중요한 청렴성, 도덕성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데다 스스로 자존감이나 자긍심도 부족해 보였다. 어디서부터 고쳐 나가야 할지 참으로 난감했다. 그런 사내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열정적으로 일하는 직원의 ‘빽’이 돼 주기로 했다. 아무런 연고나 배경이 없어도 자기 일에 성심을 다하면 누구나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보여 줬다. 외부의 부당한 청탁이나 위법한 압력을 철저히 막아냈다.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직무를 평가하고 특별한 성과를 내거나 남달리 고생하는 부서와 직원은 상응한 포상과 함께 승진 등 인사에 반영했다. 그간 줄서기 문화에 젖어 있던 직원들이 처음에는 무덤덤했으나 3년 정도 지난 후부터 적극적으로 일하는 분위기로 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중구의 108개 사업이 정부, 서울시 등의 우수한 평가와 함께 사상 최대의 인센티브 사업비(약 140억원)를 지원받는 성과를 이루었다.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면 저마다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 가장 큰 ‘빽’이라고 생각된다. 손쉽게 기댈 수 있는 ‘빽’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조직 내부에서 자신이 쌓아 온 신뢰나 본인의 능력은 오래될수록 많아지고 커져서 공직 생활을 행복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확실한 자기 ‘빽’을 만들어 능력 있는 공직자가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 ‘실검전쟁’ 핫이슈 바로미터에서 사이버 공방전 창구로 변한 검색창

    ‘실검전쟁’ 핫이슈 바로미터에서 사이버 공방전 창구로 변한 검색창

    포털사이트의 ‘실시간급상승검색어’(실검)가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본래 사회적 관심사의 변화 양상을 실시간으로 보여 준다는 데 의의가 있었지만, 지금은 특정 네티즌 집단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창구로 변해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2일 각 포털사이트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네이버에서 ‘총선 때 보자’라는 단어가 실시간검색어 1위에 올랐다. 전국단위 선거인 총선과 관련한 특별한 이슈가 없었는데도 갑자기 등장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추적 결과 진앙지는 회원 수가 40만명이 넘는 한 가상화폐 온라인 커뮤니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날 게시판에 ‘총선 때 보자’를 실검 상위권에 올리자는 글이 올라왔고, 회원들이 잇따라 검색어 창에 해당 단어를 넣고 ‘검색 러시’에 동참한 것이다. ‘총선 때 보자’는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규제 움직임을 보이는 정부와 규제 입법을 추진 중인 정치권에 대한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경고메시지였다. 지난달 24일에는 네티즌들 사이에 ‘검색어 전쟁’이 벌어졌다. 한쪽에서는 ‘평화올림픽’을, 다른 쪽에서는 ‘평양올림픽’을 실검 1위에 올려놓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평화올림픽 검색팀은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여권 지지층으로, 평양올림픽 검색팀은 남북 단일팀 구성에 반대하며 현 정부와 여권을 비판하는 야권 지지층으로 분류됐다. 검색전은 치열했다. 상대 진영의 검색어를 순위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다른 상위권 검색어를 동시에 검색하는 ‘양동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다스는 누구꺼?’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실소유주 논란이 불거진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한 단어였다. 주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세력이 검색전을 이끌었고 결국 이 표현은 유행어로 번졌다. 지난해 8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고마워요 문재인’ 검색어를 실검 1위에 올려놓았다. 이런 사례들은 네티즌들이 협심해 실검을 의도적으로 바꿔 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인터넷상에서 형성된 특정 여론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실검 순위를 흔들어 놓은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의도적인 ‘실검 올리기’가 일종의 여론조작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검 순위에 네티즌들의 사회적 관심사가 자연스럽게 반영된 것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실검 상위권에 오르면 정치·사회, 경제·산업 분야 등 사회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정치·사회적으로는 사회 여론을 주도하며 정치적 이득을 챙길 수 있다. 경제·산업 분야에서는 실검에 등장하면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이에 따라 매출이 증대되고 광고 단가도 상승한다는 점이 파급 효과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조직적인 검색어 조작을 시도해 매출을 올리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언론의 실검 확대 재생산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으로 꼽힌다. 인터넷 언론들은 많은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일제히 상위권에 오른 검색어를 제목에 포함해 기사를 작성한다. 결국 네티즌뿐만 아니라 언론도 실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실검은 무조건 검색 총량이 많다고 해서 순위권에 오르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에 꾸준히 검색되던 단어가 아니라 아예 새로운 단어가 집중적으로 검색돼야 실검 순위에 오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집단적인 움직임을 통해 실검 1위에 오른 검색어들은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단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실검은 특정 시점 어떤 키워드의 절대적인 검색량이 아니라 과거시점 대비 검색량 상승률로 집계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동시에 같은 키워드를 검색하면 실검 순위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동일 IP(인터넷 프로토콜)로 대량 검색을 시도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막고 있다”면서 “실검 조작 논란이 있지만 사람들이 정보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로서의 장점이 훨씬 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스스로 실검 조작에 관여한다는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으로 지난해 ‘데이터랩’ 페이지를 도입해 시간별 실검 추이를 공개하고 있다. 10위까지만 보여 주던 상위 검색어도 20위까지 늘렸다. 전문가들은 실검 싸움에 대해 민주주의의 자연스러운 현상이자 ‘딜레마’라고 말한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여론은 원래 이익집단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인터넷 시대에 가장 빠르게 적응한 우리나라에서는 실검을 통해 재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머릿수 싸움’을 도덕적으로 비판할 수는 있지만 제재할 방법은 없다”면서 “정치인들이 평양올림픽이라는 단어를 쓴 것에 대해 정치적으로 비판할 수 있어도 위법적인 사항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이런 현상은 선진국인 미국도 마찬가지이고, 오히려 미국이 우리나라에서 배워 간 것”이라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인터넷 민주주의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인터넷을 굉장히 열심히 해서 인터넷 여론전을 주도했고, 효과를 많이 누렸다”고 지적했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실시간 검색어 논란은 애초 대중문화 스타들의 순위를 올리기 위한 팬덤에서 시작됐다”면서 “지금은 사회 여론에 대한 정치적 이해 집단들이 의제설정을 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검 장악 시도는 우리 사회에 유통되는 정보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를 훼손하고 특정 여론이 다수의 여론인 것처럼 ‘의사여론화’가 일어나게 한다”면서 “상업적인 어뷰징(확대 재생산)은 막을 수 있지만 정치적인 표현을 진보나 보수라는 기준으로 시비를 가리면 정치적 중립 위반이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기술적 방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표현의 자유 영역과 밀접하게 연결된 부분을 강력하게 막으면 오히려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면서 “정치적 이해집단이 공론의 장에서 의제설정, 프레임 조작 시도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인터넷 언론에 대해서도 “실검을 활용해 기사를 생산하는 언론에 의해 파급력이 커지는 ‘리플링 효과’가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클릭 수 늘리기에만 파묻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코피 전략은 목숨 건 도박” 美 회의론… 매파는 자신감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의 주한 미국대사 낙마 이유가 백악관 대북 강경파의 ‘코피(bloody nose) 전략’ 반대로 알려지면서, 이를 둘러싼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피 전략’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들을 정밀 타격하는, 즉 코피를 터트리는 수준의 선제공격으로 본격적인 전쟁 발발을 막는다는 일종의 ‘예방적 공격’을 뜻한다. 척 헤이글 전 미 국방장관은 31일(현지시간) 디펜스뉴스에 “코피 전략은 수백만명의 목숨을 건 도박”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더욱 현명해져야 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켈리 멕사멘 전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은 지난달 30일 상원 군사위원회의 한반도 관련 청문회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북한의 미국 본토 공격보다 낫다’는 주장에 대해 “북한이 이미 미국인 수백만명이 사는 하와이와 괌에 대한 공격 능력을 확보한 상태”라면서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하면 하와이와 괌 등 미국 영토의 안전도 위험해진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코피 전략 비판에 가세했다. 태미 덕워스(민주·일리노이) 상원의원은 “전쟁에 반대하는 것이 주한 미 대사 결격 사유가 되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워싱턴의 대북 ‘매파’들은 최근 ‘코피 전략’에 더욱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폴 셀바 미 합참 차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미군은 북핵 기반시설 대부분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평창올림픽의 안전을 위해 미국령 괌에 도착했으며, 최근 미 공군 B52 전략폭격기 등도 괌에 배치됐다. 이런 군사적 움직임은 ‘코피 전략’ 명령이 떨어지면 수행할 준비를 마쳤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워싱턴 정가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첫 연두교서에서 북한에 대한 호전적 발언 대신 끔찍한 인권탄압을 강조한 것은 ‘코피 전략’ 식 선제공격의 도덕적 명분 쌓기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군 인사 등을 중심으로 한 대북 강경파들은 ‘코피 전략’의 실질적인 준비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평창올림픽이 끝나는 3월 말에서 4월 초, 북한의 움직임이 한반도 정세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공공기관 지정 또 피한 금감원

    산은·수출입銀도 공기업 불발 수서고속철 운영사 SR은 지정 채용 비리와 도덕적 해이 논란 등으로 질타를 받아 온 금융감독원이 이번에도 공공기관 지정을 피해 갔다. 공공기관 수준의 경영공시를 수행하고 엄격한 경영평가를 받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철도민영화 문제로 논란이 됐던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인 SR은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기획재정부는 31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공공기관 지정 문제를 논의한 끝에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 공운위는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최근 채용비리, 방만경영 등으로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가 올해 본격 진행될 예정임을 고려해 현행과 같이 지정을 유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기재부는 금감원을 준정부기관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결국 금감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대신 공공기관 수준으로 경영공시를 하는 정도로 체면치레를 했다. 공운위 위원인 이상철 부산대 교수는 “추진 결과가 미흡할 경우 내년에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에선 현재 관리 감독 강화를 위해 기타공공기관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공기업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했지만 역시 무산됐다. 공운위가 주식회사 SR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기로 한 것은 공공기관정책이 이전 정부와 확연히 달라졌음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공공기관 지정에 따라 SR은 앞으로 감사원 감사 및 국정감사 대상이 된다. SR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통합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추진된 철도산업 구조 개혁에 대한 성과평가를 거쳐 지속 가능한 철도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선 수서고속철도를 운영하는 SR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지 않아 철도민영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채용비리로 비판을 받아 온 강원랜드가 기타공공기관에서 공기업으로 변경 지정돼 공공기관은 총 338개로 전년 대비 8개가 늘었다. 유형별로는 공기업 35개, 준정부기관 93개, 기타공공기관 210개로 구성됐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서울광장] 대일 외교 바꿀 때다/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일 외교 바꿀 때다/황성기 논설위원

    평창동계올림픽 썰매 종목의 슬라이딩센터 건설에 들어갈 무렵인 2014년 평창조직위원회는 일본 나가노의 경기장 활용 방안을 극비리에 논의했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때 93억엔을 들여 건설한 경기장은 지금은 흉물이 됐다고 한다. 나가노의 낡은 경기장에서 대회를 치르려면 상당한 보수비를 들여야 한다. 하지만 새로 지어 대회가 끝난 뒤 방치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판단한 문화체육관광부가 청와대에 보고했다. 그러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한·일 관계가 빙하기에 있던 그 시절 조직위와 문체부의 의욕에 찬 방안은 대통령 말 한마디에 휴지장이 됐다. 모든 경기를 평창·강릉에서 치르려는 강원도도 고려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동계올림픽을 치른 나라 가운데 슬라이딩센터의 사후 활용을 제대로 하는 국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일이다. 한·일 관계가 좋았더라면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과 경기장을 나누어 치르는 윈윈의 접근도 가능했을지 모른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한·일 정상회담의 조건으로 내건 박근혜 전 대통령의 3류 외교로 평창올림픽을 치르고 슬라이딩센터의 처리를 고민해야 하는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초여름 도쿄에서 일본 노정치인과 식사를 하며 나눈 대화(곧 봉인해 뒀지만)가 목에 걸린 떡 같다. 박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 문재인 대통령 취임 등을 화제로 얘기를 나누다가 종국에는 위안부 문제로 옮겨 갔다.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일본 정부가 처음으로 인정한 1993년의 고노 담화에 깊숙이 관여했던 이 정치인과 몇 차례 만났지만, 위안부 문제에 관한 생각을 먼저 들려준 것은 그날이 처음이었다. 그는 대선에서 위안부 합의 재교섭을 공약으로 내건 문 대통령이 취했으면 하는 대일 외교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들려줬다. “위안부 문제는 한국이 일본에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사안입니다. 문 대통령이 가만히 있어도 아베 신조 총리 뒤에 있는 사람들이 시끄럽게 소리를 낼 겁니다. 한국은 조용히 있다가 그때 대응해도 늦지 않습니다.” 이 말에 담긴 뜻을 보충하면 이렇다. 국제사회에서 전시 여성 인권의 규범으로 자리 잡은 위안부 문제는 한국이 도덕적 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이 합의 파기나 재협상을 얘기하지 않아도 아베 총리를 지지하는 우익들이 주한 일본대사관,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이 이전되거나 철거되지 않는 ‘약속 불이행’을 들어 아베를 압박하고 그 압박에 못 이긴 일본 정부가 ‘행동’에 나선다. 그때 한국이 마지못해 응수하는 게 가장 슬기로운 책략이란 얘기이지만 현실은 정반대가 됐다. 뻔한 결과를 내놓은 위안부 합의 검증과 그 이후 정부가 보여 준 대일 외교는 전 정권과 다르지 않다. 대통령 공약의 철회 수순이라곤 하지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1월 9일 ‘위안부 합의 처리방향’은 피해자 중심주의도 아니고, 12·28 합의 존중도 아닌 갈팡질팡 외교의 전형이다. 앞뒤도 안 맞는 발표문을 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읽어 내리는 강 장관 얼굴에서 당혹감을 본 것은 필자뿐이었을까. 위안부 문제와 동렬에 놓을 수 없는데도 사드에 빗대 ‘봉합’을 얘기하는 주일대사도 있다. 마치 우리가 뭔가를 잘못하고 우리가 봉합하는 듯한 논리다. 봉합할 거라면 처음부터 재협상은 꺼내지 말라고 이수훈 대사는 대선 때 조언을 했는지 묻고 싶다. 실용주의를 외면한 외교의 기회비용은 적지 않다. 미국, 중국, 일본 주변 3강이 우리와 얽힌 관계는 100년이 지나도 여전하다. 그럼에도 대미국, 대중국과 비교해 역사 문제에 걸려 스스로 보폭을 좁혀 온 것이 대일 외교의 현주소다. 일본의 침략 전쟁에서 다대한 피해를 본 중국의 의연한 대일 외교가 가끔 부럽다. 한·일 관계는 역사를 빼놓고 논할 수 없다. 그러나 이제는 역사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역사를 가슴에 칼날처럼 품되 실리 외교를 해야 한다. 1998년 김대중·오부치의 21세기 파트너십 선언이 그랬다. 대일 외교의 전환은 김대중 정신을 잇는 문재인 정부라면 할 수 있다. 2018년판 한·일 파트너십이 필요한 때다. marry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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