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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혐오를 혐오하자] “저런 것들은 맞아 죽어야 해”…뒤틀린 분노가 혐오로

    [혐오를 혐오하자] “저런 것들은 맞아 죽어야 해”…뒤틀린 분노가 혐오로

    혐오를 혐오하자 <1> 불평등이 낳은 혐오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다’ 세계인권선언의 제1조 조문 중 일부다. 유엔이 세계인권선언을 선포(1948년 12월 10일)한지도 햇수로만 70년이 흘렀다. 그동안 세계 각국, 적어도 유엔 회원국 중 상당수는 세계인권선언에 명시된 인류의 보편적인 기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하지만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고, 중국동포들이 많이 사는 지역을 범죄소굴로 묘사한 영화가 개봉됐다. 지역 주민들의 인권 보호·증진을 목표로 하는 조례가 ‘성소수자 차별 금지 규정을 포함한다’는 이유로 폐지하자는 안건이 지방의회에서 가결됐다. 최근에는 성별·지위에 따른 불평등한 권력관계 안에서 성폭력을 당한 여성들이 ‘미투(#MeToo·나도 말한다) 운동’에 힘입어 어렵게 용기를 내고 있지만, 가해자들에겐 너그럽고 피해자들에겐 가혹한 시선을 보내는 현실은 여전하다. 우리나라 인권의 현주소다. “한 번은 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저한테 깔깔 웃으면서 묻더라고요. ‘몰래 연애하다가 부모한테 맞아서 목발 짚게 됐지?’라고요. 할 말이 없어서 가만히 있었는데 ‘연애 해봤냐’, ‘결혼은 했냐’, ‘섹스는 했냐’라고···. 처음 봤는데 그런 소리를 해요.” (청각·지체장애인 A씨) “어떤 사람이 저한테 늘 정해진 시간에 카톡으로 ‘따봉’ 이모티콘을 계속 보내더라고요. 그러다 외모 평가를 당하고 나서는 제가 ‘제 휴대폰 번호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메시지를 보냈거든요. 그런데 그 쪽에서 ‘나랑 차 한 잔만 하자’고 보내더라고요. 그러다가 또 카톡이 왔어요. 아직도 잊히지가 않아요. ‘내가 널 본 적이 있다. 네가 집에서 잠옷을 입은 상태로 안경을 끼고 부스스한 얼굴로 나오는 게 마음에 든다’라고.” (여성 B씨) 위 사례들은 일상에서 피해자들이 당하는 성적 언동 사례들이다. 이렇게 상대방에게 수치심과 모욕감, 두려움을 주는 말과 행동은 주로 사회적 소수자를 겨냥하고 있다. 여성, 장애인뿐만 아니라 이주민, 성소수자 등 다른 소수자 집단도 표적이 되고 있다. “한국인들이 ‘어디서 왔느냐’, ‘종교는 뭐냐’고 묻고는, ‘아내가 몇 명이냐’ 이런 말을 불쑥 던지고 ‘밤 생활은 어떠냐’고 계속 묻기도 하죠.” (이주민 C씨) “군대 신체검사장에서 ‘호르몬 투여 중’이라고 밝히면 보통 호르몬 투여 증빙 서류하고 CT 결과 그 정도만 보는데요. 신체 일부를 대놓고 보여 달라고 한 의사가 있었어요.” (트랜스젠더 D씨의 목격 사례)상대가 ‘마이너리티’에 속한다는 이유로 그를 모욕하고 멸시하거나, 배제하고 차별하면서 그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행위를 ‘혐오’라고 부른다. 그것이 말과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 ‘혐오표현’이다.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장은 “혐오는 단순히 개인의 기호 또는 주관적 감정이 아니라 약자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생기는 사회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공개한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오프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성소수자 응답자의 92.2%가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장애인(87.5%)과 여성(78.4%)의 혐오표현 경험 정도도 높았다. 이주민 집단의 경우 63.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주민은 이주민 밀집 지역에 거주하거나 이주민이 많이 일하는 직장에서 일하고, 이주민 공동체 내에서 주로 인간관계를 맺는 등 한국인과의 접촉면이 넓지 않고 한국어 이해 능력에 따라 혐오표현을 경험하더라도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른 집단에 비하여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한 비율은 매우 높았다. 성소수자 응답자의 98.0%, 장애인 응답자의 95.0%, 여성 응답자의 90.4%가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했다고 토로했다. 이주민 응답자의 온라인 혐오표현 경험 비율은 50.0%로 다른 집단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오프라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혐오표현이 쏟아지고 있는 원인으로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사회·경제적 불안’을 꼽았다. 특히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경쟁이 심화되면서 혐오표현이 더욱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불평등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약자에게 표출하는 것이 혐오표현”이라면서 “강자와 기득권에 맞서 싸울 여력이 없으니 약자에게 분노의 화살을 돌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즉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차별이 없어야 하는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 ‘위협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다. 혐오표현의 발화 형태는 다양하다. 성적 언동 외에도 폭력과 차별로 나타나기도 한다. “중학교 때는 ‘장애인 새끼야’라는 말을 들으면서 빗자루로도 맞아보고 대걸레로도 맞아봤어요. 고등학교 때는 수학여행에 갔는데 애들이 저만 혼자 방에 들어가라고 한 다음에 ‘너 여기서 혼자 자, 우리는 다 같이 라면 끓여먹고 잘게’하고.” (발달장애인 E씨) “식당에서 일을 할 때 저하고 한국인 아줌마 다섯 명이 근무했어요. 남자 관리자가 있는데, 월급이 나올 때 그 사람이 저한테 그래요. 통장에 월급이 들어갈 텐데 월급에서 현금 5만원을 빼서 자기한테 주라고. 저는 한국사람이 아니니까 말을 못하고 일을 잘 못하고, 이 아줌마들 너무 수고하니까 (그 돈으로) 음료수 사야 한다고. 어이가 없죠. 그래도 어떻게 해요. 저는 외국인인데.” (이주민 F씨)폭력을 암시하거나, 근거 없는 편견을 조장하는 행위도 혐오표현에 해당한다. “친구가 겪은 일인데, 퀴어퍼레이드가 열렸을 즈음인데 직장에서 동료들이 뉴스를 보고 성소수자가 화제에 오른 거예요. 그때 동료들이 ‘만약 내 옆에 ‘저런 것들’이 있으면 다 때려 죽이겠다’는 말을 했다고 해요.” (게이 G씨) 상대방을 단지 보호의 대상으로, 호의를 베풀어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것도 당사자들에게는 혐오로 다가온다. “언젠가 사진을 대놓고 찰칵하면서 찍는 사람이 있어서 왜 찍느냐고 저지하니까 ‘낫게 해주려고 한다. 기도하면 나을 수 있으니까 사진을 찍어놓고 보면서 기도해주려고 한다’고 하는 거죠.” (지체장애인 H씨) 사회적 약자를 향한 혐오는 ‘모럴 패닉’(moral panic)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기존에 익숙한 사회의 도덕적 기준이 흔들릴 때 사람들은 불안감을 느낀다. 익숙하지 않은 소수 집단이 사회 전체 질서를 무너뜨린다고 여긴다. 지난달 벌어진 EBS ‘까칠남녀’ 사태가 바로 그런 경우다. 프로그램 ‘까칠남녀’는 국내 최초 젠더 토크쇼를 표방하며 다양한 성 담론을 다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과 올 1월 두 차례에 걸쳐 성소수자 특집편을 방영한 후로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교육방송에 성소수자들이 출연하면 청소년들이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는 논리였다. 결국 프로그램은 논란에 휩싸여 조기 종영됐다. 최근 우리나라는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다. 이주민이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서면 통상 다문화 사회로 분류한다. 현재 국내 외국인 주민은 171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4%를 차지한다. 지난 10년 동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인종이 다양해진 것일 뿐 한국 사회의 포용성이 확대된 것은 아니다. 이주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높아지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이 GRI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7월 31일부터 8월 25일까지 성인남녀 820명을 대상으로 ‘재외동포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그런데 ‘외국인 노동자를 대한민국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응답이 61.1%에 이르렀다. 2013년 같은 조사 때의 응답률 57.5%보다 3.6% 높아졌다. 외국인 노동자도 대한민국 구성원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3.6%포인트 낮아진 38.9%에 그쳤다. 이는 캐나다와 대조적이다. 캐나다는 이민자의 나라답게 ‘다양성’을 중시한다. 2016년 캐나다 통계청 인구조사 결과 국민 5명 중 1명이 이민자로 나타났다. 그렇기에 자신과 다른 삶의 방식도 편견없이 포용한다. 지난해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캐나다군이 트위터를 통해 “모든 성적 취향과 성 정체성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다양성은 우리의 힘’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커지면 사회 구성원 사이의 대화가 실종된다”면서 “구성원들의 소통과 토론이 사라지면 결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기현 울산시장 “시청 압수수색은 선거 앞둔 정치적 의도 의심”

    김기현 울산시장 “시청 압수수색은 선거 앞둔 정치적 의도 의심”

    김기현 울산시장은 지난 16일 울산지방경찰청에서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치적 의도가 의심된다”고 17일 밝혔다. 앞서 울산지방경찰청은 시청 공무원이 아파트 건설현장에 특정 레미콘 업체 선정을 강요했다는 정황을 포착해 시장 비서실, 건축주택과를 비롯한 공사관련 부서 등 사무실 5곳을 압수수색했다. 김 시장은 이날 SNS를 통해 “어제 울산시청에 대한 압수수색 소식으로 시민 여러분께서 놀라셨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어떠한 불법적 지시와 관여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법적·도덕적 책임을 다 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압수수색 직후 사실 관계를 알아보니, 관련부서는 지역 업체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울산시 조례의 통상적 지침에 따라 정상적으로 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제보자의 일방적 진술로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은 정치적 의도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선거를 목전에 둔 이 시점에 경찰의 과도하고 편파적인 조치에 대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경찰이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해 주기를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관계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협조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중당 울산시당은 이날 울산시청 정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김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사설] 도 넘은 선거용 미투 쟁점화 부적절하다

    경기도지사 후보에 출마한 양기대 전 광명시장과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투 관련 도덕성 공개 검증을 요구했다. 양 전 시장은 지난 13일 “경기도 후보들부터 미투 운동에 동행해야 한다”면서 “나를 포함해 떠도는 얘기들, 모든 것을 검증받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전 의원은 이틀 뒤 페이스북을 통해 “전적으로 찬성하고 수용한다. 어떤 형식과 내용이 됐든 최대한 응하겠다”고 동조했다. 단체장 예비후보들이 미투 운동 지지에 그치지 않고, 자청해서 공개 검증까지 받겠다니 적극 응원해야 마땅하나 안을 들여다보면 썩 개운치가 않다. 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에는 양 전 시장, 전 의원과 이재명 전 성남시장 등 3명이 출마한 상태다.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시장은 과거 사생활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약세인 양 전 시장과 전 의원의 미투 검증 제안을 순수한 의도로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제기된 미투 폭로는 철저히 진상을 파악해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특히 권력형 성범죄가 핵심인 미투 운동에서 정치인의 의혹은 더욱 엄중히 다루어야 한다. 그러나 ‘떠도는 얘기들’로 도덕성 검증을 한다면서 미투 운동과 결부시키는 건 무리한 선거용 쟁점화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욱이 공개 토론 방식의 검증이 상대 후보에 대한 정치 공세 수준 이상의 실질적인 잣대로 작용할지도 의문이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양성평등 사회로 거듭나기 위한 미투 운동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명령이다. 이 같은 본질을 외면한 채 정치권이 음모론, 기획설 같은 터무니없는 망발을 일삼는 것도 문제지만 미투 운동을 선거 전략으로 활용하려는 기회주의적 태도 역시 올바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런 측면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미투 특위 설치를 위한 3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고 나선 것도 곱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여권 인사들에 집중된 미투를 선거까지 끌고 가겠다는 속셈이 뻔히 보인다. “미투와 관련된 법안 처리는 새로운 특위를 만들지 않아도 지금 당장 여성가족위원회를 소집해 처리하면 된다”는 여당 원내대표의 말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여야 정치권은 미투를 선거 이슈로 이용하려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하고 있다면 당장 접길 바란다. 진정한 미투 운동 동참인지 아닌지는 국민이 가장 잘 안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마오쩌둥 시대로 회귀한 시진핑 시대의 역사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마오쩌둥 시대로 회귀한 시진핑 시대의 역사관

    중국 사회가 역사교과서 문제로 떠들썩하다. 중국 교육부가 편찬한 새로운 중학교 역사교과서가 삭제·축소·분식 등의 방법을 통해 중국 지도부가 ‘치부’(恥部)로 여기는 문화혁명을 상당 부분 왜곡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14일 미 뉴욕타임스 중문사이트 등에 따르면 올해 봄학기부터 사용되는 중학교 2학년 역사 교과서(인민교육출판사 발행) 신판(新版)에서 문화혁명과 관련된 기술이 상당히 삭제·축소되거나 남아 있는 부분마저도 문혁을 비판하는 내용이 일정 부분 분식됐다. 교과서 구판(舊版)에서는 ‘마오쩌둥은 당중앙(공산당 지도부)이 수정주의로 기울고 당과 국가가 자본주의로 회귀하는 위험에 직면했다는 잘못된 인식을 했다“고 밝혔지만, 교과서 신판은 이를 “마오쩌둥(毛澤東)은 당과 국가가 자본주의로 회귀하는 위험에 직면했다고 생각했다”고 기술해 마오를 비판하는 부분을 삭제했다.교과서 신판은 또 “세상에는 순조롭기만 한 일은 없으며, 세계 역사는 파란만장한 우여곡절의 과정을 겪으며 전진한다”는 구절을 덧붙여 문혁을 애써 옹호하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여기에다 1966년 공산당중앙 문혁소조 설립 과정을 서술하는 부분에서 당중앙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내용을 없앴다. 교과서 구판에 있던 문혁의 잘못된 방향에 비판적 목소리를 낸 당 간부들이 오히려 무고를 당해 탄압받은 ‘2월 역류’, 도시의 젊은 청년들을 농촌으로 보내 재교육시킨 ‘상산하향(上山下鄕) 등의 부분도 빠졌다. 문혁을 다루는 단원의 제목도 ’문화혁명 10년‘에서 ’힘든 탐색과 개발의 성과‘로 분식됐으며, 그 분량도 대폭 축소됐다. 문화혁명과 관련된 부분이 대폭 삭제·축소된 것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의중이 반영된 까닭이다. 시 주석은 2013년 12월 열린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 좌담회에서 “실수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역사적 위업을 전적으로 부인하거나 지워버릴 수 없다”며 “오늘날의 조건과 개발 수준, 인식으로 우리 이전 사람들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시 주석이 당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을 요구함에 따라 중국 공산당의 최대 오류로 평가받는 문화혁명에 대한 비판에도 몸을 사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교과서에 “애국 의식을 고양시키고 공산당이 국가를 발전시켰다”는 점을 강조하라는 중국 최고 지도부의 가이드라인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연유로 중국 정부는 지난해 가을부터 역사와 국어, 도덕·법치 등 3개 과목 교과서에 대해 “중요하고 특수한 교육 기능이 있다”며 대대적인 개정 작업을 본격적으로 벌였다. 이에 따라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역사를 제대로 직시하라’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많은 중국 네티즌들은 인민교육출판사의 공식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서 질타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어떻게 문화혁명이 ‘힘든 탐색’이나 ‘개발의 성과’가 될 수 있느냐”며 “학생들을 위한 역사책을 편찬할 때는 기본적인 내용 등을 제대로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역사를 직시해야 교훈을 얻을 수 있는데, 우리가 이렇게 나온다면 어떻게 일본의 과거사 미화를 비판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욱이 교과서 구판과 신판을 대조한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면서 논쟁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상당수 젊은 세대가 문화혁명을 잘 알지 못하고 있는 만큼 교과서 개정이 자칫 그릇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는 아예 인터넷에서 검색도 안되는 것처럼 문화혁명도 점차 중국인들에게 잊힐 수 있다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인민교육출판사는 성명을 내고 ”새 교과서는 여전히 문화혁명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세 쪽에 걸쳐 문화혁명을 다뤘다“고 해명했지만 비난의 목소리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문혁 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항일전쟁 기간을 놓고도 논쟁이 뜨겁다. 앞서 지난해 초 중국 교육부가 전국 초·중·고 교과서에서 중국이 일본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싸웠던 항일전쟁의 역사를 ‘8년 항일전쟁’에서 ‘14년 항일전쟁’으로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는 문건이 유출됐기 때문이다. 해당 문건은 ‘14년 항일전쟁’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서 각급·각종 역사 교과서를 개정하고, 중국 전역에서 전면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항일전쟁 기간이 8년인가 아니면 14년인가라는 논란은 사실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지난 1980년대부터 일부 사학자들이 ‘14년 항일전쟁’ 개념을 주장하고, 이런 주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역사학계로부터 폭넓게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05년 9월 3일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은 중국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즘 전쟁 승리 60주년 기념 대회에서 “1931년 9·18 사변은 중국 항일전쟁 기점이며, 중국 인민의 끈질긴 국지전이 세계 반파시즘 전쟁의 서막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중국인들은 그러나 지난해까지도 7·7사변을 계기로 중국 항일전쟁이 시작됐다고 배우고 그렇게 믿었다. 7·7사변은 1937년 7월7일 베이징 루거우차오(蘆構橋) 부근에서 훈련 중이던 일본군이 한밤의 총성과 한 사병의 실종을 핑계로 관련 지역의 진입과 수색을 요구했는데 중국군이 이를 거절하자 8일 새벽 공격해 점령한 사건이다. 이를 계기로 사실상 중국의 항일전쟁이 전면적으로 확대된 만큼 ‘8년 항일전쟁’ 개념은 오랫동안 중국인들의 상식이었다. 역사 교과서의 개정으로 중국 항일전쟁 기점을 7·7사변에서 9·18사변으로 수정하는 것이다. 9·18사변은 일본 관동군이 만주 침략의 구실을 만들기 위해 1931년 9월18일 밤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류탸오후(柳條湖)의 남만철로를 스스로 폭파하고 이를 중국의 장쉐량(張學良) 지휘 하의 동북군 소행이라고 발표한 후 만주 침략을 본격화한 사건이다. 일본이 이 사건을 시작으로 중국 침략을 노골화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 그대로 적용하면 중국의 항일전쟁 기간은 8년(1937~1945년)에서 14년(1931~1945년)으로 늘어나게 된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아무 것도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것인가. 1931년에는 저항이 없었다. 항일전쟁은 무슨”, “지금부터 역사수업 취소하고 모두 항일전쟁 드라마나 보자”, “동북항일연합군(東北抗日聯軍)이 국민당이었다면 14년으로 바꾸었을까?”, “항일전쟁은 명나라부터 계산해야지, 1555년” 등등. 네티즌들은 그 내용이 옳고 그름 여부를 떠나 중국 정부의 교과서 개정에 회의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어떤 정치적 목적이 개입돼 있다는 의심을 품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 ◆문화혁명이란 1966년부터 1976년까지 10년간 마오쩌둥이 주도한 극좌 사회주의운동이다. 중국 사회의 불순한 요소를 제거하고 건국 초기 혁명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자본주의 부활을 저지하겠다’고 시작됐지만 홍위병이 주도하는 극좌적 운동으로 흐르는 바람에 수백만이 목숨을 잃는 대참사를 불렀다. 이 때문에 ‘낡은 풍속’이라는 이유로 귀중한 문화재를가 파괴하는 등 심각한 사회적 후유증 남겨 중국에선 문혁과 홍위병의 과거를 거론하는 것은 금기시된다. 이 기간 모든 학교가 문을 닫고 공장 가동을 중단한 채 극도의 사회적 혼란과 경제 파탄이 일어났다. 중국 지도부는 1981년 11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에서 문혁이 “마오쩌둥의 과오로 시작됐고 반혁명집단에 이용당해 당과 국가, 민족 인민들에 엄중한 재난을 초래한 내란”이라는 점을 공식 시인하고, 교과서에도 이런 내용을 명확히 적시해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재용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 배임땐 의결권 제한

    이재용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 배임땐 의결권 제한

    ‘최다 출자자→주요 주주’ 확대 사외이사 추천위서 CEO 제외 재계 “기업 경영에 영향” 우려 앞으로 삼성생명 최대 주주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뿐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게 된다. 심사 대상이 최다 출자자 1인에서 가족 등 특수관계 주주까지 확대되기 때문이다. 또 배임, 횡령 등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을 위반한 대주주는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금융회사의 사외이사나 감사후보 추천위원회에 최고경영자(CEO)는 참여하지 못하게 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5일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하면서 이런 내용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앞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은 현행 ‘최다 출자자 1인’에서 “최다 출자자 1인의 특수관계인 주주’와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주’까지 확대된다. 최다 출자자 말고도 특수관계인인 다른 최대주주들도 지배력을 행사할 여지가 있다는 점이 감안됐다. 삼성생명의 경우 이건희 회장과 함께 이재용 부회장도 2년마다 진행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이 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카드 대주주로서 심사를 받아 왔지만 앞으로는 롯데손해보험 등의 주주 자격으로 심사 대상이 된다. 계열사 등기임원이나 주요 주주인 법인도 적격성 심사를 받는다. 심사 대상자가 금융 관련 법령과 조세범처벌법, 공정거래법은 물론 배임, 횡령 등 특경가법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확정 판결을 받으면 10% 초과 보유 지분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다만 재벌 총수 일가들은 대체로 금융계열사 지분을 10% 미만만 보유하고 있어 여기에 해당될 가능성은 적다. 법 시행 이후에 벌어진 위법 행위에 대한 확정 판결이 있을 때 적용된다.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건 등의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뜻이다.재계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당장 큰 변화는 없겠지만 향후 상속이 이뤄진 뒤에는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외이사 등이 ‘거수기’에서 벗어나 제대로 경영진을 견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의 사외이사나 감사 후보추천위원회에 CEO는 참여할 수 없게 된다. CEO 후보자 평가 기준을 지배구조 내부 규범에 명문화하고 관리 내역을 주주에게 주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CEO가 되려면 금융 전문성과 공정성, 도덕성 등의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채용비리 등에 연루되면 최고경영자가 되는 게 어려워지는 셈이다. 이 밖에 대형 상장금융회사에 대한 주주 제안권 행사 요건은 ‘의결권 0.1% 이상’에서 ‘의결권 0.1% 이상 또는 주식 액면가 1억원 이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제도 개선을 위해 금융회사지배구조법 및 시행령 개정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국회 처리가 올해 안에 이뤄지면 이르면 내년 7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미투 도덕성 검증하자” 이재명 협공하는 전해철·양기대

    “미투 도덕성 검증하자” 이재명 협공하는 전해철·양기대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당내 경쟁자인 양기대 전 광명시장이 제안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 관련 도덕성 검증을 수용했다. 전 의원과 양 전 시장이 ‘도덕성 검증’을 매개로 유력주자인 이재명 전 성남시장을 공격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와 이 전 시장에게 제안한 도덕성 검증 요청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어떤 형식과 내용이 됐든 후보자 검증에 최대한 응하겠다”며 “우리 당이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경선 과정에서 정책, 자질, 도덕성 등을 충분히 검증하고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본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본격적인 경선 과정이 시작되었으니 이제는 각 후보의 비전과 정책에 대한 토론 역시 필요하다”며 “민주당의 경기지사 경선이 도덕성과 정책으로 대결하는 멋진 승부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양 전 시장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내 경쟁자인 전 의원과 이 전 시장에게 미투 검증을 공식 제안했다. 그는 “지금 국민들은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자들에 대해 가혹하리만큼 엄격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에 모든 후보자는 국민의 눈높이에 응답해야 한다”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양 전 시장의 제안을 전 의원이 하루 만에 이를 수용하면서 실제로 검증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양 전 시장이 제안했던 TV 토론이나 당 차원의 검증 토론회 등도 거론되고 있다. 세 후보 중 두 후보가 동의하면서 이 전 시장의 답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 전 시장과 전 의원이 이 전 시장을 압박하면서 이 전 시장의 수용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시장 측은 “현재까지는 이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도덕성 검증이 이뤄지면 다른 예비후보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내에서 다른 예비후보들이 자체 검증에 나설 수도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의원들이 미투 운동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먼저 주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사설] 5번째 전직 대통령 검찰 소환, 국민은 참담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어제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됐다. 그는 검찰 청사의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참담한 것은 전직 대통령이 또다시 검찰에 불려 가는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국민이었다. 그는 전두환·노태우·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검찰 조사를 받는 다섯 번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임기를 마친 대통령이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는 현실은 그 자체가 헌정사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에 출두하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했다”고도 밝혔다. 내심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치보복이라는 주장을 펴고 싶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가 있었던 만큼 얼마간의 정치보복 논란은 피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다양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시선은 그리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검찰 출두 과정에서 그 흔한 지지자들의 시위가 전혀 없었다는 것도 상징적이다. 이른바 권력형 비리를 사법처리하는 과정에 정치적 의지가 개입됐는지 아닌지는 누구보다 국민이 더 잘 판단한다. 지금 이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범죄 혐의는 뇌물수수, 직권남용, 횡령·배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20개 남짓에 이른다. 이 가운데는 이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잘못된 관행도 없지 않음을 국민은 모르지 않는다. 문제는 일국의 통치자가 저질렀다고는 상상할 수 없는 혐의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왕조시대에나 있을 법한 매관매직이 실제 이루어진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난다면 정치보복 주장에 손을 들어줄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당연히 이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법원의 확정 판결 이전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그럴수록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에 최대한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전 대통령 진영은 검찰 수사 결과를 재판에서 뒤집을 수 있는 법리(法理)를 개발하는 데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사실을 그대로 밝혀 법원이 아니라 국민의 판단을 먼저 구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그것이 전직 대통령이 취해야 마땅한 자세라고 본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다만 바라는 것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전직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는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것은 온 국민의 바람이기도 하다.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통치권의 남용이 얼마나 큰 부작용을 낳는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례가 증명하고 있다. 나아가 이 전 대통령의 사례는 취임 이후는 물론 이전에도 극도의 도덕성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결국 우리 정치 문화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가능한 일이다.
  • 갈길 바쁜 해운업계 ‘정부 재건계획’ 지원 규모에 촉각

    갈길 바쁜 해운업계 ‘정부 재건계획’ 지원 규모에 촉각

    현대상선 “지금 대형선 가장 싸” 상반기 발주해야 경쟁력 우위에 조선업 구조조정을 바라보는 해운업계의 심정은 타들어 간다. 2020년 시행되는 ‘환경규제’에 대응하려면 친환경, 고효율 대형 선박이 시급하다. 올 상반기 중에 발빠르게 주문(발주)해 놔야 2020년 전에 싼값에 배를 인도받아 이윤을 남길 수 있다.하지만 이달 말 발표 예정인 ‘해운산업 재건 5개년 계획’에 담길 지원 규모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과 한국GM 처리 등에 발목이 잡혀 해운업은 사실상 뒷전이기 때문이다. 추가 지원을 논의할 컨트롤타워(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도 지지부진하다. 해운업계는 “물 들어오는데 저을 노가 없다”며 발만 동동거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해운선사들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에 따라 2020년부터 선박유의 황산화물 함유 기준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춰야 한다. 현대상선의 경우 세계 최대 규모의 해운동맹 ‘2M’과의 협력도 끝나간다. 현대상선 측은 “다른 글로벌 상위 선사들은 선박이 많다 보니 환경 규제에 맞추기 위한 시스템 마련 등 추가 비용이 엄청나게 들지만 61척(컨테이너선 기준)에 불과한 우리는 상대적으로 드는 비용이 적고 어차피 환경규제에 맞춰 LNG 추진선(LNG를 연료로 운항하는 선박) 등 친환경 선박으로 발주해야 하니 빨리 주문하면 경쟁력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가경쟁력 측면에서 보더라도 해운 시황이 안 좋아 업계가 서로 운임료를 낮추며 ‘치킨게임’을 하고 있는 만큼 큰 선박으로 많은 물량을 실어 날라야 한다”면서 “지금이 대형선 신조선가가 가장 싼 시점이라 주문하기엔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덧붙였다. 한진해운 구조조정으로 국내 유일 국적선사가 된 현대상선은 이 대형선들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그간 다른 선박으로 운영되던 국가 원양 네트워크도 부활시킨다는 복안이다. 현대상선의 선대 규모는 42만TEU(대선 포함)에 불과하다. 세계 주요 선사의 평균 선복량(선박보유량)이 약 130만~300만TEU에 이르는 데 비하면 턱없이 못 미친다. 당장 필요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만드는 데 3조원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현대상선은 추정한다. 컨테이너 박스, 항만 터미널, 정보기술(IT) 인프라 등도 함께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이를 감안하면 총 10조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해상운송수지(수입액-지급액)는 47억 8010만 달러 적자다. 해상운송수지는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내리 흑자를 내다가 2016년(-13억 3950만 달러)부터 연속 적자 신세다. 정부가 발표할 ‘해운산업 재건 5개년 계획’의 지원 규모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해운업계의 사정을 잘 알지만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글로벌 경쟁력을 제대로 갖췄는지, 도덕적 해이는 없는지, 충분히 따져 지원 규모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해수부 관계자는 “우리가 서두르고 싶어도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등과 협의해야 하는데 그쪽이 (한국GM 등에 코가 꿰어) 여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오는 7월 목표인 해양진흥공사 출범이 지연될까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중소형 해운사 관계자는 “공사가 출범해야 그나마 빈사 상태인 중소형 해운사에도 지원이 오지 않겠느냐”고 털어놓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미투(Me Too)’공개검증하자” 양기대 경기도지사 후보 이재명·전해철 후보에 전격 제안

    “‘미투(Me Too)’공개검증하자” 양기대 경기도지사 후보 이재명·전해철 후보에 전격 제안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이어 박수현 도지사 예비후보가 잇따라 낙마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인 양기대 광명시장이 당내 경쟁상대인 이재명 후보와 전해철 후보에게 ‘미투(도덕성)’를 검증받자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식 제안했다. 두달 전 서지현 검사로부터 시작된 ‘미투(Me Too)운동’은 잇따라 문화계를 비롯해 정치권까지 강타하고 있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인사들 중 미투 검증을 제안한 것은 양기대 후보가 처음이다. 양 후보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박수현 충남도지사 예비후보의 용기있는 결단을 환영한다. 박 후보는 억울할 수도 있으나 대통령을 모신 전직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선당후사의 길을 선택한 용단에 박수를 보내며 한편으로 심심한 위로의 뜻을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국민들은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자들에 대해 가혹하리만큼 엄격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모든 후보자는 국민의 눈높이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 후보는 “이번 기회에 저를 포함해 경기도지사 선거를 준비 중인 이재명·전해철 등 세 후보가 미투 운동의 도덕성에 공개검증을 제안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양 시장은 “나를 포함해 떠도는 얘기들 모든 것을 검증 받아야 한다. 쉬쉬하며 눈치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남경필 지사 등 야권 후보들도 동참하자고 제안했다. 양 후보가 제안한 미투검증 성사는 먼저 이재명·전해철 두 후보의 수용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신뢰·도덕성 치명타…비난 여론 들끓자 결국 하차

    신뢰·도덕성 치명타…비난 여론 들끓자 결국 하차

    경질 요구 국민청원 10여건 봇물 靑 “수석실서 살펴보는 중” 압박 ‘특별검사단’ 정면돌파 의지 꺾여 금융소비자원 “15일 고발장 접수”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에 휩싸인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전격 사임한 것은 은행권 채용비리를 척결할 금융 당국 수장임에도 신뢰와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최 원장은 지인의 부탁을 하나은행 인사담당 임원에게 단순히 전달했을 뿐 채용 과정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거센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 원장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배제한 특별검사단을 꾸려 진상 규명에 나서겠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보였다. 그는 ‘금감원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이메일을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위해 신임 감사를 중심으로 독립된 특별검사단을 구성해 사실 규명에 들어갈 것”이라며 “특정인을 취업시키기 위해 하나은행 인사에 간여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금감원 신임 감사는 지난 7일 임명 제청된 판사 출신 김우찬 감사로 최근 금융위원회 의결 등 인선 절차가 완료됐다. 김 감사가 그간 금감원에 몸담지 않은 외부인이라 공정성이 요구되는 특별검사단을 맡기에 적격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하지만 특별검사단이 과연 최 원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해 제대로 된 조사를 펼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됐다. 최 원장이 이미 하나은행 인사담당자에게 지인 아들 이름을 건넨 걸 인정한 만큼 그것만으로도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금융노조도 성명을 내고 “최 원장의 해명은 일반 국민의 ‘공정성’ 기준에 부합하기 어렵다”며 “의혹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고, (의혹이) 사실이라면 해임은 물론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인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원장은 “최 원장의 채용비리 의혹이 이번 건뿐만은 아닐 것”이라면서 “금감원이 그간 은행권 채용비리에 특정 은행만 겨냥하는 등 편파적인 모습을 보인 만큼 오는 15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내고 전방위적인 수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사실상 최 원장의 거취를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관련 수석실에서 (이번 사안을) 살펴보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의혹이 불거진 지난 10일부터 최 원장의 경질을 요구하는 글이 10여건이나 올라왔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부터 공공기관 채용비리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강조하고 전수조사를 벌였다. 최 원장의 사임으로 지난해 말부터 금융 당국과 충돌 양상을 보인 하나금융도 전전긍긍이다.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악재로 작용할까 걱정하는 모양새다. 금융 당국이나 검찰이 최 원장 사임을 계기로 더욱 날 선 ‘칼’을 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최 원장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뒤 “최 원장이 실제로 채용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금융 당국과의 맞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 원장이 지난 11일 “점수 조작이나 채용 기준 변경이 있었는지 확인해 달라”고 공식 요구했음에도 하나은행은 “검찰 수사를 받는 입장에서 자칫 증거 조작으로 비칠 수 있다며 현재로선 관련 자료를 공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푸틴 “시리아서 210개 신무기 사용”

    푸틴 “시리아서 210개 신무기 사용”

    ‘마하 10’ 미사일 ‘킨잘’ 시험 이어 신형 ‘아반가르드’ 양산 공표 크림반도 반환 문제 한방에 일축 “시리아, 무기 시험장 전락” 비난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오는 18일 러시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강한 러시아’, ‘강한 지도자상’을 과시했다. 12일 러시아 타스통신은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국방차관의 말을 인용해 신형 전략무기 ‘아반가르드’ 미사일이 양산 단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에 따르면 아반가르드는 고도 8000~5만m에서 극초음속으로 비행, 요격이 불가능하다. 보리소프 차관의 이날 발언은 러시아의 신형 전략무기에 대한 서방의 의심을 불식하는 동시에 강력한 군사력을 대내외에 자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 푸틴 대통령은 아반가르드를 비롯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 등 전략 신무기 여러 개를 공개했으나, 서방 전문가들은 “실체가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11일 러시아 국방부는 또 다른 신형 전략무기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단검) 발사 시험에 성공했다고도 밝혔다. 핵탄두와 재래식 탄두를 모두 장착할 수 있는 킨잘의 비행 속도는 마하 10(시속 1만 2240㎞)에 이르러, 요격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는 또 시리아에서 210개의 신무기를 사용했다고 시인했다. 도덕적 논란을 감수하고서라도 ‘파워’를 드러내 이번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의 확실한 승리를 일구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타스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다큐멘터리 영화 ‘푸틴’에서 “러시아군이 시리아 내전에서 210종의 각종 무기를 실전 시험했다”면서 “이 무기들은 미래에 무기를 사용할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무기 개발과 수출을 지원하는 국영기업 로스테흐의 세르게이 체메조프 사장은 “러시아 무기는 유럽연합(EU)이나 미국 무기보다 성능이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쇼이구 장관은 지난 1일 시리아에 신형 전투기 수호이(Su)57 2대를 보내 시험 프로그램을 운용했다고도 언급했다. Su57은 러시아가 F22 ‘랩터’와 F35 ‘라이트닝2’ 등 실전 배치된 미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의 대항마로 개발 중인 차세대 전투기다. 보리소프 차관은 지난해 5월 시리아에서 보병 전투시스템 ‘라트니크’를 테스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러시아군은 개인 무기, 보호·통신 장비, 탄약 등을 실전 테스트한 것으로 전해진다. 푸틴 대통령에게는 강한 러시아를 내세울 방법이었을지는 몰라도 내전으로 신음하는 시리아를 무기 실전시험장으로 전락시켰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러시아는 2015년 9월 시리아 내전에 참전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원해 민간인 공습을 부추겼다는 의혹을 받았다. 유엔 시리아조사위원회는 지난 6일 “러시아 항공기가 민간인 거주지를 공격했다. 목격자 인터뷰, 사진, 영상, 미사일 파편 등 러시아가 개입한 증거는 셀 수 없이 많다”면서 ‘전쟁범죄’ 가능성을 논했다.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 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2011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최소 34만 3511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영토 문제에서도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다큐멘터리 푸틴에서 ‘어떤 상황에서 러시아가 크림을 우크라이나에 돌려줄 수 있나’라는 질문에 “정신이 나간 거 아니냐”면서 “그런 상황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크림 귀속 문제는 역사적으로 종결됐으며, 반환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서방·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을 통한 크림 반환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친서방 정권 교체 혁명이 진행되던 2014년 3월 당시까지 우크라이나 내 자치공화국으로 남아 있던 크림반도를 현지 주민들의 투표를 통해 자국으로 병합했다. 푸틴 대통령은 투표 결과 96.8%가 반도의 러시아 귀속에 찬성했음을 병합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대러 제재를 가하고 있다. 병합 직후 푸틴 대통령은 80%에 이르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조기숙 “미투, 사생활 폭로 아냐…‘사이비 미투’ 오염 시작”

    조기숙 “미투, 사생활 폭로 아냐…‘사이비 미투’ 오염 시작”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모처럼 피해자 여성의 용기 있는 폭로가 사이비 미투에 의해 오염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조 교수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은 미투를 오염시키는 언론을 경계할 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미투는 공인의 성적 추문이나 사생활을 폭로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교수는 “미국에서 미투 운동은 위력과 위계에 의한 반복적이고 상습적인 성폭행을 폭로하는 데에서 시작됐다. 상대의 권력이 너무 커 조용히 법적으로 해서는 이길 수 없기에 다수의 여성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건 실명공개로 한 남성의 추행을 연대 고발함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하고 여론재판을 하게 된 것”이라며 “법치국가에서 여론재판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이런 특별한 경우에 한해 효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한 남성과 여성 사이의 일회적인 성추행(으로 느꼈던 행위), 그것도 당시 권력이 없는 사람의 미수 행위, 여러 여성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던 것이 아니라 한 여성이 한 번 경험한 것은 미투의 본질과 거리가 멀다. Me only(미 온리)일 뿐”이라며 “게다가 익명에 기대 증거나 논리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사생활을 폭로하는 건 정치를 시궁창에 처박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 교소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성추문 사례를 언급하며 “미국 경제를 역대 최고의 호황으로 이끈 클린턴은 사생활이 도덕적이어서 훌륭한 대통령이었나?”라고 했다.조 교수는 “위계와 위력에 의한 상습적 성범행만이 폭로에 의해 국민적 공감을 얻는 미투로 자리 잡을 수 있다”라며 “일부 언론은 미투와 사이비 미투를 구분할 능력도 가지고 있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론에 대한 지속적 감시와 비판이 없으면 미투운동도 결국은 사이비미투로 오염되면서 사그라들까 두렵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조기숙 교수 페이스북 글 전문 <지금은 미투를 오염시키는 언론을 경계할 때> 내가 지난 해 말, 언론의 자유를 포기하고 정치적 발언을 금하겠다고 한 이유는 내 발언을 의도적, 상습적으로 왜곡하는 언론에 대한 항의를 표하기 위함이다. 내 발언이 언론에 왜곡되면서 혹시라도 문재인정부의 성공에 부정적 요인이 될까봐 침묵을 택하기로 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많은 이들이 단식을 하거나 침묵시위를 했다. 생명권, 언론의 자유 등은 정부가 보장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면 누구나 태어나면서 타고나는 것이라 천부인권이라 부른다. 같은 시민권이라도 투표권이나 복지권 등은 국가가 보장해줘야만 누릴 수 있는 시민권(civil rights)이라면 천부인권은 국가가 개입하지 않아야 개인이 누릴 수 있는 권리라 civil liberties라 부른다. 즉, 이들 권리는 인간이 개입할 수 없는데, 하늘이 내린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전 나와 관련된 정치인에 대해 댓글을 단적이 있다. 담벼락에서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논란에 휩싸이고 싶지 않아 댓글을 달았을 뿐인데 “정치적 발언 안한다더니 왜 하냐”며 시비를 건 사람이 있었다. 이건 정치적 문제이기 이전에 내 문제였다. 내가 완전히 침묵하겠다고 한 적도 없거니와 설령 내가 정치적 발언을 한다해도 그건 누구도 참견할 수 없는 나의 천부인권이다. 나의 권리 포기는 오로지 나만이 결정할 수 있을 뿐, 타인이 참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이 하느님이나 되는 줄 착각한 것이다. 단식투쟁을 하는 사람에게 “소금과 물을 먹으며 단식하는 게 무슨 단식이냐”며 시비를 거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는 정의를 위해 투쟁하는 사람에게 죽어라 죽어라 하는 행위이다. 앞으로 내 발언이 정치적인지 아닌지 따지는 사람은 천륜을 저버린 것이니 차단할 생각이다. ******************************************************************* 모처럼 피해자 여성의 용기있는 폭로가 사이비 미투에 의해 오염되기 시작했다. 미투는 공인의 성적 추문이나 사생활을 폭로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 미국에서 미투운동은 위력과 위계에 의한 반복적이고 상습적인 성폭행을 폭로하는 데에서 시작됐다. 상대의 권력이 너무 커 조용히 법적으로 해서는 이길 수 없기에 다수의 여성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건 실명공개로 한 남성의 추행을 연대 고발함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하고 여론재판을 하게 된 것이다. 법치국가에서 여론재판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지만 이런 특별한 경우에 한해 효력을 발휘한 것이다. 그러나 한 남성과 여성 사이의 일회적인 성추행(으로 느꼈던 행위), 그것도 당시 권력이 없는 사람의 미수행위, 여러 여성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던 것이 아니라 한 여성이 한 번 경험한 것은 미투의 본질과 거리가 멀다. Me only일 뿐이다. 게다가 익명에 기대 증거나 논리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사생활을 폭로하는 건 정치를 시궁창에 처박는 일이다. 미국 경제를 역대 최고의 호황으로 이끈 클린턴은 사생활이 도덕적이어서 훌륭한 대통령이었나? 위계와 위력에 의한 상습적 성범행만이 폭로에 의해 국민적 공감을 얻는 미투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일부 언론은 미투와 사이비 미투를 구분할 능력도 가지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우리사회에 정작 미투가 필요한 곳은 지속적인 왜곡과 오보로 한 인간을 인격파탄으로 이끄는 일부 언론들이다. 자격 미달의 언론이 미투 운동을 좌지우지 하는 건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일이다. 언론에 대한 지속적 감시와 비판이 없으면 미투운동도 결국은 사이비미투로 오염되면서 사그라들까 두렵다.! 이혜리 기자 lee@seoul.co.kr
  • 민병두 아들 “아버지 도덕적 결벽증 있는 분”

    민병두 아들 “아버지 도덕적 결벽증 있는 분”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성추행 의혹이 제기돼 국회의원직 사퇴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민 의원의 아들이 11일 “의원직 사퇴는 모든 권위에서 나오는 보호를 버리고 진실 공방에 임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민 의원의 아들은 이날 아버지인 민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한 매체의 기사에 쓴 댓글에서 “의원직을 사퇴한 것에 대해 죄에 대한 입증이니 이런 글들이 보이는데, 아버지는 한 평생 너무 답답할 정도 희생하며 살아온 분”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신을 민 의원 아들이라고 소개하고 실명을 밝힌 뒤 “(아버지는) 도덕적 결벽증이 있는 분”이라면서 “이런 기사 하나로 어떤 파장이 있는지, 또 무죄로 입증된다 하더라도 평생 지울 수 없는 흉터가 남겨지는 것이 기사인데. 한 인간의 노력을 이렇게 하십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정말 진실 공방 이후에 잘못된 점이 있다면 그에 대한 처벌은 있어야겠죠”라고 밝혔다. 또 “정말 부탁하는 것은 미투(Me too) 운동은 정말 많은 용기를 내신 분들의 리드(주도) 하에 이 사회에 전례없이 본인들의 권위와 부를 활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들을 잡아낼 기회”라면서 “훗날 평가를 해주실 것 그리고 이 운동의 본질을 응원해주시길 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바른미래 “與, 선거 욕심 내려두고 당내 성교육부터 진행”

    바른미래 “與, 선거 욕심 내려두고 당내 성교육부터 진행”

    바른미래당이 10일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퇴 선언에 대해 “당내 성교육부터 진행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그렇게 도덕과 인권을 내세웠던 현 정부 여당의 잇따른 성폭력 문제를 보며 그 추잡한 이중성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면서 “여당은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만들겠다는 과욕을 내려두고 정상적인 인성을 만들기 위한 당내 성교육부터 진행하라”라고 말했다. 권 대변인은 민 의원이 여권 내 서울시장 후보군이었던 점을 지적하면서 “여성을 탐욕의 대상으로 보는 이런 사람이 어떻게 1000만 도시의 수장이 되겠다고 나설 수 있는지 개탄스럽기만 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 의원은 한 건의 폭로가 있자마자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며 “오히려 소식을 접한 국민이 당혹스러울 만큼 빠른 현직 국회의원의 사퇴는 지금 드러난 문제가 빙산의 일각이었을 것이라는 강한 의혹을 낳는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고은과 ‘여론’ 교과서/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고은과 ‘여론’ 교과서/황수정 논설위원

    성 추문에 휩싸인 고은 시인이 결국 중·고교 교과서에서도 퇴출된다. 손주뻘들이 공부하는 교과서에서 다른 것도 아니고 성 추문으로 흔적이 지워진다는 사실은 그지없이 초라하고 볼품없다. 시인 본인에게도 그 어떤 징벌보다 비참하고 쓰라릴 처분이 아닐까 싶다.중·고교 검정교과서들 중에 고은 시인의 작품이 실린 사례는 26건. 이들을 게재한 출판사들은 오는 5월까지 문제의 부분들을 교체하거나 삭제하겠다는 입장이다. 어느 한 곳도 예외는 없다. 검정교과서는 국정교과서와 달라서 민간 출판사가 자율로 만든 뒤 검정 심사를 받는다. 내용 수정의 권한은 출판사와 저자들에게 있다. 교육부가 최종 승인을 하면 바뀐 내용은 학교로 전달되고 일선 교사들은 그에 맞춰 수업을 하게 된다. 시인의 추락에는 변명이나 두둔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미투의 성난 여론 한켠에 조심스럽게 반문하는 시각이 없지는 않다. 작품의 예술성과 작가의 도덕성을 반드시 동일시 해야 하느냐의 문제다.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모든 교과서들에서 득달같이 퇴출되는 과정은 석연찮기도 하다. 검정교과서의 내용은 출판사에 결정권이 있다. 그렇다고 교육부의 의중을 대놓고 무시할 수 있는 출판사는 없다. 사태를 관망했던 교육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미투 운동 지지 발언을 하자 출판사들에 교체 여부를 결정하라고 요청했다. 사실상 가이드라인이었다는 후문이 들린다. 교과서 논란은 이즈음 또 있다. 초등 6년생들의 국정 사회교과서에서는 1948년 8월 15일이 ‘대한민국 수립’으로 기술됐다가 느닷없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바뀌었다.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을 건국 시점으로 보는 진보 정권의 견해가 반영된 결과다. 교과서 집필 책임자가 배제된 채 졸속으로 변경돼 소란은 더하다. 두 사안은 크게 다른 듯하지만 쟁점은 닮은꼴이다. 교과서가 이념을 투사하는 도구, 사회 감정을 실시간 반영하는 온도계일 수 있는가의 논란이다. 침묵하는 다른 목소리들을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고은 시인을 혹독하게 단죄하는 방법은 어쩌면 그를 교과서 갈피갈피에 오래오래 머물게 하는 것일 수 있다. 교과서 퇴출로 잊히게 하는 것은 가장 간단한 면죄부일 수 있다. 18세 선거권 논의가 무르익고 있는 현실이다. 문학 작품과 작가의 성 윤리를 학생들 스스로 고민해 볼 기회를 넘겨주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일까. 문학과 사회 문제를 넘나드는, 의미 있는 교육적 메타포는 결코 될 수 없는 것일까.
  • 노홍철 “김기덕 감독 성추문 6년 전 이미 들었다...헛소문이라 생각”

    노홍철 “김기덕 감독 성추문 6년 전 이미 들었다...헛소문이라 생각”

    방송인 노홍철이 영화감독 김기덕의 성추문을 6년 전 이미 들었다고 밝혔다.9일 오전 방송된 MBC ‘아침발전소’에서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으로 폭로된 영화감독 김기덕(59)의 성추문 사건이 다뤄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와 관련 추가 증언이 전해졌다. 이날 MC 노홍철(40)은 김기덕의 성추문을 이미 접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6년 전 다른 방송사에서 명사를 초청해 강연을 했다. 당시 김기덕 감독이 와서 이야기를 전했다”라며 “그때 강연 중에 멋있는 말을 해서 좋은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멋있어서 주변에 아는 영화인에 말했더니 그 영화인이 내게 현재 논란이 된 사건들을 말해줬다”고 밝혔다. 노홍철은 “무려 6년 전에 들은 이야기다. 그때는 믿을 수 없다고 했었다”며 “‘그런 행위를 하는 분이라면 어떻게 이런 높은 자리까지 오를 수 있느냐’고 믿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때 이야기를 듣고 그저 소문이라고 생각을 했던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 피해자 분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김기덕 영화에 조감독으로 참여했다는 한 스태프는 “(이번 폭로와 관련) 알고 있는 부분이 많았다. 제작자 뿐 아니라 일반 여성도 많다”고 증언했다.그는 “여성 스태프 한 분이 울면서 찾아온 적이 있었다. 김기덕 감독이 모텔로 불러내 성관계는 물론 변태적 행위를 요구했다고 했다. 저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가 추앙받는 상황에서 피해자 중 누구라도 옹호하기는 힘든 분위기였다. 나서지 못했음에 미안하다”며 피해자에 사과했다. 앞서 지난 6일 MBC ‘PD수첩’ 측은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 방송을 통해 김기덕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피해 여배우들의 제보와 증언을 토대로 그의 부도덕한 행동을 폭로했다. 사진=MBC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여야 대표 “미투 운동 지원 법안 마련하겠다”

    추미애 “여성폭력방지법 제정” 김성태 “미투, 시대정신의 물결” 유승민 “국회 할 일은 가해자 처벌” 조배숙 “피해자 산재 보상해야” 정치권을 강타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에 여야가 8일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고개를 숙였다. 미투 운동이 피할 수 없는 사회적 흐름인 만큼 이번 기회에 정치권에 만연했던 성범죄 문제를 뿌리 뽑자는 분위기다. 여야 각 당 대표는 이날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국회에서 연 기념행사에 참석해 미투 운동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미투 운동이 잠시 고개를 숙이면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포스트 미투를 준비하겠다”며 “여성폭력방지법을 제정하고 사실적시명예훼손 범죄 대상 중 성폭력 제외, 성범죄 공소시효 배제 등을 적극적으로 입법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미투는 단순히 몇몇 여성의 외침이 아니다. 시대정신의 물결”이라고 평가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도 “국회에서 할 일은 가해자 처벌과 책임 묻기”라고 말했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노동 현장에서 성희롱·성추행으로 인한 고통을 정신적 상해로 보고 산업재해 처리로 보상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의식 변화도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력이 집중된 국회에서 특히 위계에 의한 성폭력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소속의 한 의원은 최근 보좌진을 불러 모아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도 국회 내에서 실시하는 성교육을 꼭 받고 탕비실에서 설거지는 모두 다 같이 하자”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지역당에서 성평등 교육을 실시해 달라는 요청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치권이 아직도 성범죄 문제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다. 미투 운동을 정쟁 거리로 삼거나 하는 행위 등이다. 이날 박순자 한국당 여성 성폭력 근절대책 특위 위원장은 “보수 진영인 한국당은 성도덕에서 보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거슬러 생각해 보면 불미스러운 일은 거의 터치, 술자리 합석에서 있었던 일이었다”며 “한국당에서는 조그만 것이 나올 때마다 곧바로 처리가 이뤄졌다. (진보 진영에서) 감춰져 있다가 지금 한꺼번에 나오고 있어서 한국당보다 많은 것 같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한편 지난 7일 한 현직 기자의 미투 선언으로 서울시장 공식 출마 선언을 취소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은 이틀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정 전 의원은 7일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민주당 소속이 아닌 무소속으로 마쳤다. 민주당 서울시당 관계자는 “15일 정 전 의원의 복당 심사가 진행되는데 지금 분위기에서는 (복당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박수현 “내연녀 공천 주장은 정치 공작”

    박수현 “내연녀 공천 주장은 정치 공작”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충남지사 예비후보는 8일 ‘2014년 지방선거 당시 박 예비후보의 내연녀 A씨를 공주시 기초의원 비례대표에 공천했다’는 의혹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제기한 오모씨를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검찰 및 충남 선관위에 고발했다고 밝혔다.박 예비후보 측은 “오씨가 SNS에 올린 이야기가 박 후보를 부도덕하고 신뢰할 수 없는 사람으로 인식시켜 당선을 막으려는 정치적 의도를 가진 것으로 판단해 진실을 밝히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공주시 당협 사무국장 직함을 갖고 있었다고 밝힌 오씨는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2014년 지방선거에서 위원장의 권력을 앞세워 반대에도 불구하고 내연녀 A씨를 공주시 기초의원 비례대표에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공천한 부적절함을 지적한다”며 “박 예비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박 예비후보는 이 의혹에 “그분(A씨)은 2009년에 입당해 공주지역위원회 여성국장을 맡는 등 당에 헌신한 경력으로 2014년 비례공천을 받았다”며 “나와 재혼할 사람으로 이미 충남지사 출마선언 때도 얘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예비후보는 11년간의 별거 끝에 지난해 9월 합의 이혼했다고 밝혔다. 박 예비후보 측의 맹창호 대변인은 “지난 총선 때 상대방 진영에서 악의적으로 나온 내용으로 앞으로 허위사실 유포와 비방, 흑색 선전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검증을 앞세운 불순한 정치 공작에 대해서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예비후보는 지난 6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자신의 정무비서인 김지은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선거 운동을 잠정 중단했다. 그는 2010년 충남지사 선거에 출마한 안 후보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으며 지난해 대선 경선에서 안 캠프의 대변인을 역임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지방선거로 불똥튈라… 안희정 제명한 與, 도덕성 지적하는 野

    지방선거로 불똥튈라… 안희정 제명한 與, 도덕성 지적하는 野

    민주당, 충남권 전략 수정 불가피 ‘친안’ 박수현 선거운동 잠정 중단 한국당 “좌파진영 이중성 드러나” 바른미래당 “탁현민도 면직해야” 정치권은 6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6월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석 달여 남은 본선까지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지만 당내 경선과 각 당의 초반 선거 전략에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더불어민주당은 자당 유력 정치인이 파렴치한 사건에 연루되는 대형 악재가 터졌다는 당혹감에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 실시간 검색어에는 경기지사에 도전하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이름까지 오르내렸다. 높은 당 지지율과 안 전 지사의 인기를 바탕으로 충남도지사 선거에 도전했던 민주당 인사들은 일단 ‘안희정 지우기’ 전략을 해야 할 판이다. 충남도지사 선거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여권이 대체로 유리한 결과가 나오며 낙승을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성폭력 의혹 폭로로 ‘안갯속 판세’가 됐다는 분석이다. 친안(친안희정)계를 대표했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충남지사 선거 운동 일정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역시 친안계 인사로 대전시장 출마를 선언한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도 정책보고회 일정을 취소했다. 충남과 인접한 대전시장 선거나 천안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은 본선까지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전의 한 중진 의원은 “안 전 지사 측 인사가 모두 무릎 꿇고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안 전 지사를 제명하고 우리는 몰랐던 일이라며 끝낼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성 관련 범죄에 연루된 사람은 공천에서 원칙적으로 배제하기로 했다. 또 당 윤리심판원은 의혹이 불거진 지 하루 만에 안 전 지사를 당에서 제명했다. 백혜련 대변인은 “충남도청 정무비서관을 통해 안 전 지사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했지만 소명하지 않겠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야권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겉과 속이 다른 민주당과 좌파 진영의 이중성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좌파 진영이 집단 최면에 빠져 얼마나 부도덕한 이중적 성도착 증세를 갖고 있는지 보여 주는 단적인 예”라고 원색적으로 성토했다. 바른미래당은 ‘여성비하’ 논란을 일으킨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면직을 거듭 요구했다. 하지만 ‘미투 파문’의 불똥이 어느 진영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점에서 야권도 긴장하고 있다. 한국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미투 운동은 여성 불평등과 관련한 우리 사회의 큰 변화 메시지라고 봐야 한다”면서 “지방선거의 유불리로 따질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라이프 톡톡] 소액 빚 늪에서 빛이될 탕감책… 그러니 더 깐깐해야죠

    [라이프 톡톡] 소액 빚 늪에서 빛이될 탕감책… 그러니 더 깐깐해야죠

    # 열심히 빚 갚는 사람 박탈감 느끼지 않게 설계 “장기소액채무자에 대한 빚 탕감이 자칫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부분을 가장 염두에 두고 정책을 만들었습니다. 열심히 빚을 갚고 계신 분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정말 채무를 극복할 수 없는 분들을 돕는 구조를 짜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래서 이번 정책은 혜택을 받는 대상자가 몇 명이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빚으로 고통받는 분들을 정확히 선별해 꼭 필요한 지원을 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국장 3명 바뀔 동안 내내 기관들과 머리 맞대 서나윤 금융위원회 서민금융과 사무관은 지난해 11월 29일 발표된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대책을 마련한 공무원이다. 국회와 시민사회, 언론의 관심이 쏟아진 정책을 완성하기 위해 1년 가까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서민금융진흥원, 금융연구원과 머리를 맞댔다. 다양한 조언을 얻자는 생각에 민간단체인 주빌리은행도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대부업체 관계자를 접촉하는 일도 꺼리지 않았다. “1년 정도 준비를 했는데 이 정도면 금융위가 발표하는 대책 중에서도 오래 준비한 편입니다. 그사이 국장님만 세 분이 바뀌었네요. 지난 대선에서 후보들의 공통적인 공약 중 하나가 장기소액연체자를 어떻게 할 건가였어요. 그 무렵부터 금융위에서도 정책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대책은 1000만원 이하의 빚을 10년 이상 갚지 못한 연체자들 중 상환능력 심사를 거친 이들에 한해 채무를 탕감해 주는 게 골자다. 심사에서 회수할 재산이 없고, 소득이 중위소득의 60%(1인당 월 소득 100만원) 이하로 밝혀지면 추심이 중단되고 채권은 소각된다. 서 사무관은 “대략 159만명 정도가 조건에 해당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2003~2004년 카드사태 때 무분별하게 카드가 발급되면서 카드빚을 진 분들이 10년 이상 갚지 못한 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악성 채무자 거르려 출입국기록 등 서류 늘려 서 사무관이 탕감 대책과 함께 신경을 쓴 부분이 엄격한 심사 과정이다. 재산이나 소득을 은닉하고 악의적으로 빚을 안 갚는 사람을 걸러내기 위해 불가피하게 심사에 필요한 서류를 대폭 늘렸다. “기본적인 소득·재산 서류 외에 금융자산에 대한 서류도 제출하게 했습니다. 또 임대차 계약 관련 자료도 받고 최근 3년간 출입국 사실 증명서도 내게 했어요. 상환능력이 있으면서도 차명으로 생활을 하면서 해외여행을 다니는 분들이 있는데, 출입국은 본인 명의로만 가능하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서류 많아 지자체에 전담자 지정 요청도 서 사무관은 대책 발표 이후 시민들의 전화가 많이 온다고 귀띔했다. “국민행복기금 연대보증인에 대해 채무면제를 해 드리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할아버지가 훌륭한 일을 했다고 칭찬하시더라고요. 또 장기소액연체자들 중에서는 노년층이 많으니까 자녀 분이 발표를 보고 문의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서 서무관은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연체자들의 신청접수를 돕기 위해 각 지자체에도 협조를 부탁한 상태다. “제출해야 할 서류가 많으니 아예 담당자를 지정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지역에서 생활이 어려운 분들을 직접 상대하시는 복지담당자분들이 상황을 잘 아실테니까요. 이번 기회에 소액 빚에도 헤어나지 못하는 분들이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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