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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력이 부패한 사람 만들까 부패한 사람이 권력을 쥘까

    권력이 부패한 사람 만들까 부패한 사람이 권력을 쥘까

    ‘대체 누굴 뽑아야 하나.’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한 달 남짓 앞둔 지금도 갈피를 못 잡은 유권자들은 혼란스럽다. 오차범위 안에서 엎치락뒤치락거리는 여론조사 지지율, 배우자 논란까지 가세한 깨알 같은 네거티브도 끝없이 이어진다. 어쩐지 늘 최선보다는 차악을 선택해 온 것만 같지만, 다시 돌아온 선거를 앞두고 권력의 속성을 읽어 내고 좀더 나은 권력자들을 뽑을 수 있는 지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왜 우리는 항상 선보다는 악에 가까운 권력자들을 만나는 느낌이 들까. “이토록 뽑을 사람이 없는 선거는 처음”이라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 들리지만 사실 양당 후보들은 각 당원들과 일부 국민이 참여해서 직접 고른 대표 주자들이라는 것도 잊어선 안 되는 사실이다.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UCL) 국제정치학과 부교수이자 정치컨설턴트인 저자가 권력을 둘러싼 모든 심리를 풀어냈다. 어떤 이들이 권력을 갖고 싶어 하는지부터 사람들은 어떤 인물을 권력자로 택하는지, 또 어떤 시스템이 권력을 더 쉽게 쥐고 부패하게 만드는지를 10여년의 연구로 설명한다. 저자는 독재자를 밀어내고 대통령이 됐지만 그 자신도 쿠데타로 쫓겨난 마르크 라발로마나나(위) 전 마다가스카르 대통령, 반대파들의 시위를 무력 진압했던 아피싯 웨차치와(가운데) 전 태국 총리, 중앙아프리카의 ‘황제’를 자처한 장 베델 보카사(아래)의 딸 마리 프랑스 보카사 등 권력의 정점에 섰던 세계 지도자와 주변 인물 수백명을 만나 인터뷰했다. 그리고 독재자나 부패한 최고경영자(CEO)라고 해서 우리와 완전히 다른 종의 인간은 아니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렇다면 권력은 어떤 이들을 끌어들이는 걸까. 교내 농구팀에 키 큰 학생들이 작은 학생들보다 지원할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특정 유형의 사람들이 권력을 탐하고 자신을 위해 권력을 손에 넣는 ‘자기 선택 편향’을 보이기도 한다. 해골 로고와 전투용 장갑차, 전투복을 입은 남자들이 등장하는 구인광고를 낸 미국 조지아주의 작은 도시 도러빌 경찰서의 경찰들과 아시아계, 마오리족, 여성 등 다양한 경찰이 지역공동체를 돕는 모습을 비추는 광고를 낸 뉴질랜드의 신입 경찰들은 완전히 다른 성향을 가졌다.여성보다는 남성에게, 키 작은 사람보다는 키 큰 사람에게, 흑인보다는 백인에게 더 신뢰를 표하며 자신과 동일시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마음이 끌리는 지도자 선택의 오류에도 곳곳에 심리학적 요소들이 숨어 있다. 특히 사회가 작고 평평했던 선사시대 위계질서가 농경과 전쟁을 거치며 매우 크고 복잡해졌음에도 여전히 이러한 수렵채집 시대의 기준을 뇌가 계속 기억하고 있다는 지적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개인들의 특성만으로 권력과 부패를 논할 수 없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미국 뉴욕시가 외교관 면책특권을 없애기 전인 2002년까지 5년간 쿠웨이트, 이집트, 차드 등 부패로 악명 높은 국가의 유엔 대사들이 불법주차를 가장 많이 한 반면 스웨덴, 노르웨이, 일본 외교관들은 주차 딱지가 하나도 없었다. 문화와 제도의 영향도 상당히 크다는 이야기다. 개인의 부와 명성, 자아실현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도덕적 원칙에 따라 공공을 위해 일할 사람. 모두가 원하는 좋은 권력자를 만나고 싶다면 어떤 사람들이 지원하면 좋을지를 비롯해 이력서상 스펙이 아닌 개인 성향이나 팀워크 능력까지 아주 다양한 측정 기준을 고려해야만 한다고 저자는 거듭 강조한다. 전지적 영웅이 ‘짠’ 하고 나타나길 바라는 게 아닌 정당과 시민단체, 그리고 유권자 모두가 오랜 시간과 공을 들여 새로운 틀을 정교하게 다져 가야 한다는 교훈을 이번에야말로 얻어야 한다.
  • [데스크 시각] 모든 사적 대화를 몰래 녹음해 공개한다면/김상연 부국장 겸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모든 사적 대화를 몰래 녹음해 공개한다면/김상연 부국장 겸 정치부장

    몰래 녹음된 유력 대선후보 부인의 전화통화 발언을 받아 적기 위해 허겁지겁 저녁을 먹고 TV 앞에 앉아 화면을 노려보는 기자의 모습에서 인간의 슬픔은 소환된다. 오늘날 대한민국 정치부 기자의 ‘숭고한 미션’은 국리민복과 인류공영에 관한 보도가 아니라 원색적인 사적 대화에서 공적인 결함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대중의 흥미를 가장 많이 끈 대목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전화통화 발언(7시간 녹취록)일 것이다. 온갖 루머가 난무하는 가운데 베일에 가려 있던 대선후보 부인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통화로 여겨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기대와 달리 녹취록에서 드러난 김씨의 발언이 윤 후보에게 타격을 입히지는 못한 것 같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기는커녕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오히려 올랐기 때문이다. 몰래 녹음된 김씨 발언의 공개는 14대 대선을 1주일 앞둔 1992년 12월 11일의 ‘초원복국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그날 현직 부산시장 등 정부 기관장들이 부산의 복어 요리집 ‘초원복국’에 모여 여당인 민주자유당의 김영삼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지역감정을 부추기자고 모의했다. 당시 참석자들의 부도덕한 발언이 통일국민당 정주영 후보 측의 도청으로 만천하에 공개돼 큰 파문이 일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영남표가 여당 후보에게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났고 결국 정 후보는 역풍을 맞고 패배했다. 김씨의 통화 내용이 공개되자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를 싫어하는 어떤 변호사가 지난달 18일 이 후보의 욕설이 담긴 160분 분량의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맞불을 놨는데, 이것이 이 후보에게 치명상을 입혔다는 증거 역시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오차 범위를 넘나들며 각축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몰래 녹음된 발언이 대선에서 이슈가 된 것은 한국만의 얘기가 아니다. 2016년 미국 대선 때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11년 전 연예 매체 사회자와 나눈 음담패설이 공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트럼프는 ‘라커룸 토크’(locker room talk)라고 둘러댔지만, 파문이 가라앉지 않자 TV 토론에서 정식으로 사과해야 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기대와 달리 그 발언은 트럼프에게 별 타격을 주지 못했고 트럼프는 대선에서 승리한다. 민심은 종잡을 수 없고 아이러니하며 속을 알 수 없는 연인처럼 정치인들의 애를 태운다. 회심의 승부수라고 던진 것이 상대 후보에게 치명타를 입히기는커녕 부메랑처럼 돌아와 자신에게 비수로 꽂힌다. 여론은 왜 ‘몰래 녹음’에 냉담한 것일까. 우선은 몰래 녹음하거나 도청하는 행위 자체를 부도덕하게 보는 것일 수 있다. 녹취록 속 발언 못지않게 ‘그렇다면 몰래 녹음한 행위는 떳떳한 것이냐’라는 불쾌감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자신과 다른 종(species)인 동물이 학대받는 것을 보고도 분노하는 게 호모사피엔스의 난해한 도덕률이다. 또 하나는 사적 통화나 대화를 과연 도덕성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느냐의 문제다. 만약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사적 발언을 몰래 녹음한 뒤 방송으로 틀어 주고 신문 기사로 활자화한다면 과연 온전히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유권자들은 ‘몰래 녹음’을 당한 발언자를 부지불식간에 자신과 동일시하는 건 아닐까. 그렇게 본다면 악다구니의 이번 선거에서 유일하게 배울 만한 교훈은 사적 발언을 몰래 녹음해 공개했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인지도 모른다. 참 슬픈 대선이다.
  • 李·尹 TV토론 불발… 국민 우롱한 샅바싸움

    李·尹 TV토론 불발… 국민 우롱한 샅바싸움

    이재명(왼쪽 얼굴)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후보의 설 연휴 기간 양자 TV토론이 결국 무산됐다. 법원이 사실상 금지한 양자토론을 굳이 하겠다고 합의했다가 구체적인 토론 방식을 놓고 양보 없는 ‘샅바 싸움’을 벌인 끝에 파국으로 끝난 것이다. 당초 합의를 보고 양강 후보의 토론을 기대했던 국민을 우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열기로 양당이 합의했던 토론 맞대결이 무산되자 양측은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겼다. 강훈식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2일 페이스북에 “자료가 없으면 자기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토론을 못 하느냐”며 윤 후보를 비판했다. 반면 윤 후보는 전날 기자들에게 “(자료 지참 불가 같은) 다른 제안 조건을 대서 (토론을) 한다는 것은, 그런 허세를 부릴 거면 아예 양자토론을 하지 말자고 하든가. 저는 작년부터 (이 후보가) 토론을 하자길래 허세라 봤다”고 이 후보를 직격했다. 지난달 26일 법원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신청한 양자 TV토론 방송 금지 가처분을 받아들이자 다음날 국민의힘은 국회 혹은 제3의 장소에서 양자토론을 하자고 민주당에 제안했다. 법원이 금지한 방송사 초청이 아닌, 양당 합의에 의한 토론회 개최는 무방하다는 주장이었지만 ‘꼼수’라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국민들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은 4자토론이 아니라 양자토론”이라는 논리를 댔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처음엔 4자토론부터 받아들이라고 주장했다가 양자토론 수용으로 입장을 바꿨고 양측은 31일 양자토론을 하기로 28일 극적으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민들은 설 전날인 31일 저녁 양자토론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29일 기류가 바뀌었다. 양측이 토론 주제와 방식을 놓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충돌한 것이다. 민주당은 정치·경제·도덕성 등 국정 전반을 다루자고 한 반면 국민의힘은 주제 제한 없이 자유토론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민주당이 한발 물러섰지만, 이번에는 자료 지참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민주당은 토론에 자료를 지참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자료 지참을 주장했다. 민주당은 “국정 운영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토론을 참모들이 만들어 준 자료 없이는 못하느냐”는 논리를 댔지만, 암기력 테스트도 아닌데 굳이 자료를 지참하면 안 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후보자 토론회 관리규정에는 자료를 지참할 수 있도록 돼 있다.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두 후보 모두 말로는 토론을 하고 싶다고 하지만 실상은 둘 다 감추거나 보여 주고 싶지 않은 것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두 후보 모두 조금이라도 불리한 토론은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는 계산을 했거나 아니면 애초에 토론을 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윤 후보와의 양자토론이 무산되자 이 후보는 2일 저녁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와 양자토론을 했는데, 이것을 두고도 비상식적인 촌극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선두권의 이 후보가 첫 토론을 지지율이 1%에도 못 미치는 김 후보와 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안 후보, 심 후보와 함께 3일 오후 8시에 열리는 4자 TV토론에 참석한다.
  • 설 연휴 국민 짜증 돋운 양강 TV토론 샅바싸움

    설 연휴 국민 짜증 돋운 양강 TV토론 샅바싸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설 연휴 기간 양자 TV토론이 결국 무산됐다. 법원이 사실상 금지한 양자토론을 굳이 하겠다고 합의했다가 구체적인 토론 방식을 놓고 양보 없는 ‘샅바 싸움’을 벌인 끝에 파국으로 끝난 것이다. 당초 합의를 보고 양강 후보의 토론을 기대했던 국민을 우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열기로 양당이 합의했던 토론 맞대결이 무산되자 양측은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겼다. 강훈식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2일 페이스북에 “자료가 없으면 자기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토론을 못 하느냐”며 윤 후보를 비판했다. 반면 윤 후보는 전날 기자들에게 “(자료 지참 불가 같은) 다른 제안 조건을 대서 (토론을) 한다는 것은, 그런 허세를 부릴 거면 아예 양자토론을 하지 말자고 하든가. 저는 작년부터 (이 후보가) 토론을 하자길래 허세라 봤다”고 이 후보를 직격했다. 지난달 26일 법원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신청한 양자 TV토론 방송 금지 가처분 결정을 받아들이자 다음날 국민의힘은 국회 혹은 제3의 장소에서 양자토론을 하자고 민주당에 제안했다. 법원이 금지한 방송사 초청이 아닌, 양당 합의에 의한 토론회 개최는 무방하다는 주장이었지만 ‘꼼수’라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국민들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은 4자토론이 아니라 양자토론”이라는 논리를 댔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처음엔 4자토론부터 받아들이라고 주장했다가 양자토론 수용으로 입장을 바꿨고 양측은 31일 양자토론을 하기로 28일 극적으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민들은 설 전날인 31일 저녁 양자토론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그런데 29일 기류가 바뀌었다. 양측이 토론 주제와 방식을 놓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충돌한 것이다. 민주당은 정치·경제·도덕성 등 국정 전반을 다루자고 한 반면 국민의힘은 주제 제한 없이 자유토론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민주당이 한발 물러섰지만, 이번에는 자료 지참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민주당은 토론에 자료를 지참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자료 지참을 주장했다. 민주당은 “국정 운영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토론을 참모들이 만들어 준 자료 없이는 못하느냐”는 논리를 댔지만, 암기력 테스트도 아닌데 굳이 자료를 지참하면 안 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후보자 토론회 관리규정에는 자료를 지참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두 후보 모두 말로는 토론을 하고 싶다고 하지만 실상은 둘 다 감추거나 보여 주고 싶지 않은 것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두 후보 모두 조금이라도 불리한 토론은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는 계산을 했거나 아니면 애초에 토론을 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윤 후보와의 양자토론이 무산되자 이 후보는 2일 저녁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와 양자토론을 했는데, 이것을 두고도 비상식적인 촌극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선두권의 이 후보가 첫 토론을 지지율이 1%에도 못 미치는 김 후보와 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안 후보, 심 후보와 함께 3일 오후 8시에 열리는 4자 TV토론에 참석한다.
  • 눈물·큰절·습관…대선후보 ‘비언어의 정치학’

    눈물·큰절·습관…대선후보 ‘비언어의 정치학’

    李, 가족 얘기에 눈물 ‘펑펑’…거듭 몸 낮추며 비언어 행보“우리 가족들 아픈 상처를 그만 헤집으십시요….” 가족사를 힘겹게 내뱉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목소리가 엷게 떨렸다. 그의 뺨 위론 여러 줄기의 눈물이 내렸다. 지난 24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 성남을 찾은 이 후보는 작정한 듯 가족 이야기를 꺼내며 울음 섞인 연설을 이어갔다. 경기 성남 상대원 시장에서 단상에 오른 이 후보는 “여기가 바로 이재명과 그의 가족들이 생계를 유지했던 곳”이라며 아버지는 청소노동자, 어머니는 화장실을 지키는 사람, 자신은 공장노동자였다고 어린 시절을 소환했다. 친형 故이재선씨를 포함한 자기 형제들의 삶도 언급했다. 형과의 갈등은 형의 시정 개입을 막다가 벌어진 일이며 남은 형제들은 여전히 고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 후보의 갑작스런 울음에 지지자들까지 눈물을 훔치면서 장내는 온통 흐느끼는 소리로 뒤덮였다. 정책 공약·네거티브 등 ‘말’들이 넘쳐나는 대선판에서 최근 대선후보의 ‘비언어’가 되레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가상자산 비과세·병사 월급 200만원 등 여야 후보의 공약들이 엇비슷해지면서 눈에 띄는 정책 차별화가 실종되고 욕설·녹취록 등 네거티브로 대선 피로감만 쌓이는 와중에 감성에 호소하는 전략이 오히려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셈이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충남 논산의 한 시장을 돌던 도중에도 왈칵 눈물을 터뜨린 적이 있다. 분식집 앞에 쪼그려 앉아있던 할머니를 마주한 이 후보는 “우리 어머니는 작년에 돌아가셨는데. 오래 오래 사세요”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날 취재진에게 이에 대해 설명하면서 황급히 손수건을 꺼내 눈 주위를 훔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성남 시장을 찾았던 날 앞서 경기 용인에서 지역 공약 발표를 하면서 경기 지역 민주당 의원들과 예정에 없던 큰절을 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국민들이 ‘내로남불’이라고 민주당을 질책한 데 대한 사죄의 의미라는 설명을 붙였다. 부동산 실책과 조국·윤미향 사태 등으로 국민들이 정부·여당에 등을 돌리면서 정권교체론이 50%를 웃돌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감정을 건드리는 ‘비언어’를 택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큰절에 이은 공식석상에서의 두번째 큰절이었다. 이밖에도 이 후보는 정권교체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해 수도 없이 허리를 숙이고 바닥에 몸을 붙여왔다. 尹, 도리도리 교정·수어통역 동반…이미지 쇄신 ‘총력’비언어적 메시지를 통해 지지율 반전을 꾀하는 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마찬가지다. 당의 내홍으로 지지율 추락을 경험한 윤 후보는 새해 첫날 선거대책위원회 신년 인사 자리에서 구두까지 벗고 예정에 없던 큰절을 했다. 또 선대위 쇄신 이후엔 특유의 ‘도리도리’ 습관을 교정하는 등 비언어적 메시지를 내보이는 데 집중했다. 지난 11일 홀로서기 후 첫 기자회견에 나선 윤 후보는 회견문을 읽는 10분 동안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지 않았다. 시선 아래에 있는 프롬프터만 종종 쳐다봤고, 취재진의 질의에도 꼿꼿한 자세로 서서 질문에 답했다. 말투도 차분해졌다. 오로지 정책 문제에 대해서만 차분히 의견을 피력했다. 지난해 “미친 사람들” “같잖다” 등 거친 표현을 내뱉으며 감정적으로 격앙된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 대비됐다. 수어통역사를 동반하면서 강성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시도도 보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어통역사는 윤 후보의 모든 발언을 동시통역했다. ‘약자와의 동행’ 기조에 발맞춰 따뜻한 후보로 유권자에 다가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행보다. 두 후보는 지난해 머리모양에도 변화를 주며 이미지 쇄신에 나서기도 했다. 이 후보는 머리를 검은색으로 염색하며 젊은 이미지로 탈바꿈하는 전략을 썼다. 젊은 이미지를 부각해 핵심 전략층인 2030세대에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윤 후보는 기존의 가라앉은 팔자 모양의 머리를 볼륨감을 준 올림머리로 바꿨다. 윤 후보의 변화 역시 구세대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은층들에게 소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눈물 광고·108배…역대 대선후보의 ‘비언어 정치’는?역대 대선에서도 ‘비언어 감성 정치’는 상당한 영향력을 보여왔다. 지난 2017년 19대 대선 당시 후보이던 문재인 대통령은 전북의 한 노인복지회관에서 열린 정책발표회에 참석해 어르신께 큰절을 올렸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어떤 정당은 저보고 노쇠한 후보라 하는데 어르신들 맞는 말입니까? 오히려 나이가 경륜이고, 나이가 지혜고, 그렇지 않습니까?”라며 어르신 표심에 구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7대 총선을 앞둔 2004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로서 박정희 전 대통령 이야기를 꺼내며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서울 조계사에서 108배를 올리면서 위기에 빠진 당을 기사회생시킨 바 있다. 당시 한나라당은 불법선거자금으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상태였다. 2002년 ‘노무현의 눈물’은 선거 광고로까지 만들어져 유권자의 마음을 흔들었고, 2007년 대선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경제를 살려달라는 할머니를 안고 눈물을 흘리면서 ‘강골’ 이미지를 희석하기도 했다.
  • 일대일 무산된 이재명vs윤석열…경선 토론 오답노트 복습은

    일대일 무산된 이재명vs윤석열…경선 토론 오답노트 복습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양자 토론회가 31일 끝내 불발됐다. 설 명절 ‘메가이벤트’로 기대를 모았던 토론회가 성사되지 않으면서 양강 후보의 토론 대결은 다음달 3일로 예정된 4자 토론회에서 치러진다. 앞서 이 후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총 13회, 윤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총 16회의 토론회를 치렀다. 이 후보는 지난해 10월 5일, 윤 후보는 10월 31일이 마지막 토론회 참전이다. 두 후보가 3~4개월의 휴식 후 다시 무대에 오르는 만큼 경선 토론회에서 확인한 강점과 약점 분석이 필수로 꼽힌다.이 후보는 9명의 후보가 경쟁한 예비경선 토론회 4회를 거친 후 본선에서 총 13회 토론회를 치렀다. 이 후보를 포함해 6명의 후보가 경쟁한 본선 토론회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중도사퇴해 8회부터 5인 체제로 치러졌다. 이후 김두관 의원의 추가 사퇴로 12회와 13회 토론회는 이 후보, 이낙연 전 대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용진 의원의 4파전으로 마무리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7월 5일 토론회에서 여배우 스캔들 관련 질문에 “제가 바지를 한번 더 내릴까요?”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정 전 총리가 “대통령이 갖출 덕목 중에 도덕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각종 의혹에 해명을 요구했고, 이 후보는 형수 욕설 등에 사과했다. 하지만 여배우 스캔들에 답변하지 않아 정 전 총리가 재차 답변을 요구했고, 이 후보가 정색하며 ‘바지’로 응수해 정 전 총리가 당황하는 모습이 그대로 중계됐다. 해당 토론회 후 이 후보는 “지나쳤다”며 사과했다. 토론회가 진행되면서 경선의 큰 줄기인 ‘명낙(이재명·이낙연)대전’ 가운데 ‘반(反)명(반이재명)연대’, ‘명추(이재명+추미애)연대’ 등 합종연횡도 계속 됐다. 지난해 8월 4일 본경선 2차 토론회에서는 이 후보의 음주운전 논란을 두고 김 의원과 정 전 총리가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 우회 공격에 나섰다. 이 후보는 당시 토론회에서 “제 음주운전 전력은 과거로 돌아가 지워버리고 싶은 인생의 오점”이라고 했다. 이 후보의 기본시리즈는 박 의원이 토론회마다 저격수를 자처했다. 박 의원이 2차 토론회에서 기본소득 공약과 관련해 “이재명이 대통령 돼서 120조원 세금 막 쓸까 봐 겁 내고 있다”고 지적하자, 이 후보는 “세금을 막 쓰면 ‘물쓰듯’이지만 물을 만들면서 쓰는 것”이라며 “새로운 재원을 만드는 것”이라고 반박했다.토론 태도를 두고 이 후보가 답변을 피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해 9월 1일 토론회에서 정 전 총리는 이 후보가 기본소득 재원 마련에 답변을 회피한다며 “오늘뿐만이 아니라 이 지사는 나쁜 버릇이 있다. 누가 질문을 하면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한다”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 후보에게 우호적이던 추 전 장관도 “민감한 현안에는 답변을 피한다”며 “조국 전 장관 딸 입학 처분도 그렇고 언론중재법에 대해서도 지켜본다는 입장이더라”라고 지적했다. 경선 열기가 고조된 8월 토론회 기간 황교익 칼럼니스트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논란, 경기도 채용 비리 의혹, 무료 변론 논란 등에 질문이 집중됐다. 9월에는 대장동 의혹이 터졌다. 이 후보는 9월 30일 토론회에서 ‘대장동 이슈가 민주당에 호재인가’란 O·X 질문에 ‘O’ 팻말을 들었다. 이 지사는 “국민 여러분께서 공공 개발을 꼭 해야 하는 것이구나, 이재명이 열심히 했구나, 민주당 괜찮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낙연 전 대표는 ‘X’ 팻말을 들면서 “굉장히 복합적인 비리”라고 지적했다.윤 후보는 최종 후보 선출까지 총 16번의 토론회를 거쳤다. 8명의 후보가 경쟁했던 예비경선에서 6번의 토론회를 경험했다. 지난해 9월 16일 열린 예비경선 1차 토론이 정치신인 윤 후보의 첫 TV토론 데뷔전이다. 이후 빅4 후보가 경쟁한 본선에서 권역별 합동토론회 6회, 일대일 맞수토론 3회, 종합토론 1회 등을 치렀다. 윤 후보의 토론회 데뷔전인 지난해 9월 16일 첫 토론에서는 홍준표 의원이 “윤 후보는 특검 수사팀장을 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시킨 공로로 서울중앙지검장이 됐고, 중앙지검장 때는 보수진영을 궤멸시키는 데 앞장섰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윤 후보는 “검사로서 맡은 소임을 했고, 법리와 증거에 기반해 일을 처리했는데 사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보수 궤멸은 많은 분이 홍 의원이 2018년 자유한국당 당대표를 할 때라고 한다”고 응수했다. 정치신인 윤 후보는 토론회마다 특정 개념을 설명해보라는 ‘굴욕’ 질문을 받았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선 LTV(주택담보대출비율), 한중 관계에서는 사드(THAAD)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미사일방어체계(MD)에 편입되지 않고,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3불(不) 정책을 아느냐는 질문도 받았다. 윤 후보의 “집이 없어서 주택청약통장을 만들어보지 못했다”는 실언도 토론회(지난해 9월 23일 토론회)에서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의 ‘군 복무자 주택청약 5점 가점’ 등 공약 베끼기 논란도 계속됐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9월 23일 토론회에서 “윤 후보에게 ‘카피 닌자’(애니메이션 캐릭터)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다른 후보들도 제 공약들을 갖다 쓰려면 쓰시라. 여기는 특허권이 없다”고 했다.해를 넘겨 계속되는 윤 후보의 ‘무속 논란’도 토론회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10월 윤 후보가 토론회에서 손바닥에 ‘왕(王)’ 자를 적고 나왔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실제로 1차 컷오프 이후 지난해 9월 26일, 9월 28일, 10월 1일 등 세 차례 토론회에서 손바닥의 왕 자가 발견됐다. 이는 최근 부인 김건희씨의 이른바 ‘7시간 녹취’에서도 재차 언급된 바 있다. 경선 막판 홍 의원의 추격세가 거세지면서 토론회 열기도 고조됐다. 10월 31일 마지막 토론회에서 홍 의원이 윤 후보의 확장성의 한계를 지적하자 윤 후보는 “소위 ‘꿔준 표’라고 해서, 본선에서 결국 민주당 뽑을 사람들인데 그걸 확장성이라 생각하나”라고 맞받았다. 경쟁 후보들의 계속된 ‘정치 미숙’ 지적에는 윤 후보가 “여러분들이 정치를 제대로 하셨으면 제가 왜 이 자리에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 李-尹, 양자토론 사실상 무산…安 “4자토론서 무자료로 붙자“

    李-尹, 양자토론 사실상 무산…安 “4자토론서 무자료로 붙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31일 양자토론이 사실상 무산됐다. 양당 토론 협상단은 전날(30일) 두 후보간 양자토론과 관련해 협상을 벌였지만 ‘자료 지참 여부’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이날 오후 7시로 예정된 토론을 하기에 물리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게 된 것이다. 국민의힘 토론협상단장인 성일종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설 연휴인 오늘도 민주당과 협상을 이어가기 위해 오전까지 기다려 봤다. 민주당 협상단은 오지 않았고, 박주민 단장은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가 토론회에서 또 말재주를 부릴 때 정확한 팩트를 제시하며 반박해야만 진실을 밝힐 수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거짓말과 발뺌으로 일관할 이재명 후보의 뻔뻔함을 어떻게 파헤칠 수 있나”라고 했다. 성 의원은 이날 협상이 진전되거나 토론회가 개최될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 시각으로 보면 (토론 준비를 위해) 물리적으로 세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은 애초부터 국민의힘이 ‘무자료’ 토론을 요구했다며 자료를 지참하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 간 자유토론을 하자고 요구했지만, 국민의힘이 이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고용진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윤 후보는 답안지 한 장 없으면 토론하지 못하나”라며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제안한 ‘주제도 없는’ 토론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했다. 지금까지 윤 후보가 요구한 모든 조건을 전부 수용했다”고 밝혔다.이어 “그런데 윤 후보 측이 자료반입을 요구하며 손바닥 뒤집듯 자신이 한 말을 바꿨다”며 “차라리 ‘삼프로TV’에서 밝혔던 것처럼 정책토론은 할 생각이 없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라”고 비판했다. 다만 양측은 오는 2월3일 대선 후보 다자토론은 참석할 예정이다.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과 방송사 간 회의가 이미 끝난 가운데 황상무 국민의힘 선대본부 언론전략기획단장은 “30일에 룰을 확인해보니 공정하게 잘 돼 있어 이의제기하지 않고 100% 수용한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이날 ‘이재명 윤석열 양자토론’이 무산된 것에 대해 “비전과 대안을 설명하기보다 서로의 약점과 허점만을 노려서 차악 선택의 불가피성을 부각시키려던 두 후보의 노림수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고 말했다.안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득권 양당은 담합 토론을 통해 불공정하고 부당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했던, 탐욕에 가득 찬 치졸하고 초라한 모습을 스스로 거울에 비추어 보기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후보는 “어쩌면 두 후보의 사소한 다툼과 결렬을 보면서, 두 후보의 원래 본심은 양자 토론 논쟁을 통해 원래 방송사에서 요청했던 4자 토론을 무산시키는데 있지 않았나는 생각도 든다”며 “어떻게 해서든 저 안철수를 설전 민심의 밥상에 올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또 다른 담합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양당을 이 후보와 윤 후보를 향해 “애당초 논의를 해서는 안됐던 담합 토론으로 정치적 갈등을 조장한 데 대해 국민께 사과하기 바란다”며 “오는 2월3일, 4자 토론에서 무자료로 제대로 붙어보자.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도덕성, 미래비전, 정책대안, 개혁의지를 갖고 한번 제대로 붙어서 국민의 평가를 받아보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편법으로 빠져나가고, 기득권을 고집해서 이익을 취하려는 치졸한 짓들은 이제 그만하자”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진영의 시각이 아닌 공정의 눈으로 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을 자격이 있는지 냉정하게 지켜보시고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장자 1호 박사‘ 이강수 전 연세대 철학과 교수 별세

    ‘장자 1호 박사‘ 이강수 전 연세대 철학과 교수 별세

    국내에서 장자(莊子) 연구로 첫 박사학위를 받고 평생 노장사상을 연구한 이강수 전 연세대 철학과 교수가 29일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82세. 고려대 철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학부 시절 노자(老子) ‘도덕경’에 나오는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라는 말에 끌려 동양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후 국립대만대 유학을 거쳐 1983년 고려대에서 ‘장자의 자연과 인간의 문제’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경희대·중앙대 등에서 가르쳤으며 1988~2005년 연세대 철학과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한국 노장철학 연구의 대표자인 이 전 교수는 ‘도가사상의 연구’(1989)를 시작으로 ‘욕망론’(1995), ‘노자와 장자:무위와 소요의 철학’(1997), ‘중국 고대철학의 이해’(1999), ‘노장철학의 이해’(2005), ‘생명의 불꽃’(2005) 등 저서를 남겼고, 노자와 장자의 저작을 완역했다. 한국동양철학회장(1996), 한국도교문화학회장(1998), 한국도가철학회장, 한국철학회 부회장(2000) 등을 지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2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31일 오전 8시다.
  • 이재명-윤석열, 양자토론 실무협상 또 결렬…팽팽한 신경전

    이재명-윤석열, 양자토론 실무협상 또 결렬…팽팽한 신경전

    31일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간 양자토론 실무 협상이 구체적 룰을 두고 양측 충돌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두 후보 측은 29일 오후 국회에서 이틀째 양자토론 실무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토론 진행 방식을 놓고 이견을 좁히진 못했다. 민주당은 정치·경제·도덕성 등 국정 전반을 다루자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자유 토론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팽팽하게 맞섰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주제 없이 하자고 하면 각자 하고 싶은 분야, 상대방이 약하다는 분야만 해서 국정 전반을 다루기 어렵다”면서 “실제로 국민 여러분은 경제나 민생, 부동산, 청년 등 (특정 분야에) 나름대로의 관심사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주제를 제한하게 되면 시간상으로 한정돼 국민이 묻고 싶어 하는 대장동, 성남FC 같은 것들 (다룰 수 있는) 시간이 아주 적기 때문에 국민의 요구에 대해 검증할 시간을 축소하려는 의도”라고 맞섰다. 이처럼 토론회를 이틀 남긴 시점에서도 진행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31일 토론회의 성사 여부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양측은 우선 토론회 개최 시간에 대해서만 31일 오후 6~8시로 잠정 합의했다. 국민의힘은 방송사 프라임 시간대인 오후 7~9시를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TV 공동 중계가 어려운 여건을 고려해 토론 시간대를 앞당기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30일 오전 11시 다시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선 영향 경계하는 후보들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선 영향 경계하는 후보들

    북한이 새해 들어 각종 미사일을 잇따라 시험발사하며 무력시위에 나서자 여야 대선후보들은 북한 변수가 대선에 미칠 영향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의 무력시위가 정부여당의 대북 대화·협력 기조에 부정적 여론을 불러일으켜 대선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27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하며 올해 들어 여섯 번째 무력시위를 하자 “대통령 선거에 매우 안 좋은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서 대한민국 내정에 영향을 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평화번영위원회도 같은 날 “북한의 도발 행위와 선거 개입 시도는 남북 합의정신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발전을 통해 평화와 공동번영을 이루어나가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북한이 무력시위로 긴장을 조성해 대선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23일 북한의 선전매체가 전날 자신의 선제타격 발언을 비난하며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자 “북한의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북한의 논리는 저를 전쟁세력으로 몰아붙이는 집권 여당의 주장과 동일하다”며 “북한과 민주당은 ‘원팀’이 되어 저를 ‘전쟁광’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여야 후보 모두 북한에 의한 안보 불안을 조기에 차단하고자 북한의 무력시위를 규탄하면서 강경한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12일 북한이 전날 극초음속미사일로 주장하는 발사체를 시험발사한 이후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도발’로 규정하며 ‘규탄’했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유감’, ‘우려’의 입장을 표명한 것과 차별화한 것이다. 이 후보는 27일에는 야당 대선후보들에게 북한에 한반도 긴장 조성행위 중단, 대선 개입 중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대화 재개 협력 등을 담은 공동선언을 채택하자고 제안했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11일 북한이 핵을 탑재한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대응하는 방안으로 선제타격을 제시했다. 북한이 14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두 발을 발사했을 때에는 페이스북에 ‘주적은 북한’이라는 다섯 글자의 글을 올렸다. 이후 여권의 ‘안보 포퓰리즘’ 비판에도 17일 “강력한 대북 억지력만이 대한민국의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며 선제타격능력을 확보하겠다고 재확인했다. 다만 이번 대선에서 북한 변수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번 대선의 전선이 정권교체와 정권재창출 등의 국내 정치 이슈를 중심으로 고착화되고 후보의 자질과 도덕성, 가족 문제가 주로 부각되고 있기에 대북 이슈는 이전 대선에 비해 주목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선후보들이 거시정책보다는 미시정책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울러 대북 정책·메시지에 대해선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을 취하면서 이번 대선에서 대북 이슈를 두고 전선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등 레드라인을 넘는 도발을 한다면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이 경우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대북 강경 기조와 유사한 메시지를 낼 수밖에 없기에 북한 문제는 일방에 유리한 것이 아닌 중립적인 이슈가 될 것”이라고 봤다.
  • 폴란드→리투아니아, 51년 만에 도착한 펜팔 편지 사연

    폴란드→리투아니아, 51년 만에 도착한 펜팔 편지 사연

    오래전 펜팔 편지가 무려 51년 만에 수취인인 리투아니아 여성에게 전달됐다. 편지 봉투 안에는 직접 만든 장미꽃도 고스란히 보관돼 있었다. 영국 가디언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리투아니아에 사는 제노베파 클로노브스카(63)는 지난해 12월, 정성스럽게 만든 종이 장미와 종이 인형 두 개가 포함된 편지를 받았다. 해당 편지는 그녀가 12살이었던 1971년에 도착했어야 했지만 뒤늦게 수취인에게 닿은 편지였다. 해당 편지가 발견된 곳은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외곽에 있던 옛 우체국이다. 지난해 여름 옛 우체국이 철거되던 중 환기구 부분에서 편지 여러 통이 우수수 쏟아졌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미 수신 날짜가 훌쩍 지난 편지들을 내다 버리자고 했다. 그러나 철거된 옛 우체국 건물을 사들인 건물주는 편지들을 버리지 않는 대신 우체국에 전화를 걸어 늦게라도 편지를 주인에게 전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리투아니아 우정국 측은 “반드시 편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를 지키고자 했다”며 편지의 주인을 찾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클로노브스카가 받은 펜팔 편지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당시 클로노브스카와 비슷한 또래로 추정되는 폴란드 소녀였다. 편지 안에는 “버스가 더 이상 마을로 들어오지 않는다. 영하 23도의 추운 날씨에 먼 길을 걸어야 했다”는 소소한 불평이 적혀 있었다. 리투아니아에서 인기가 있는 배우의 사진을 부탁하는 내용도 있었다. 60대가 된 클로노브스카는 당시 편지를 주고 받았던 펜팔 친구에 대한 기억이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다만 아마도 신문 광고에서 자신의 주소를 발견한 펜팔 친구가 자신에게 편지를 썼을 것이고, 편지가 제때 배달되지 않자 관계가 끊어졌다고 추측할 뿐이었다. 클로노브스카는 “50년이 넘도록 내게 배달되지 않은 편지가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누군가 내게 장난을 치는 줄 알았다”면서 “편지에 그저 소소한 내용만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사랑 고백같은 중요한 내용의 편지가 전달되지 않아 결혼이 깨졌다면 어땠을까”라며 소감을 밝혔다. 한편, 리투아니아 우정국 측은 과거 부패한 우체국 직원이 타인의 편지에서 현금이나 귀중품을 찾기 위해 편지들을 한데 모아놨다가 환기구에 숨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우정국 측은 “지난 50년 동안 거리 이름과 우편 번호 등이 변경돼 수취인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총 17통의 편지가 발견됐지만, 이중 5명에게만 편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면서 “때로는 수취인이 사망해 그의 자녀가 대신 편지를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 보란 듯 김건희, 포털 프로필에 학력·수상내역 추가…등판 초읽기(종합)

    보란 듯 김건희, 포털 프로필에 학력·수상내역 추가…등판 초읽기(종합)

    ‘학력사항’ 4건, ‘수상내역’ 3건 올려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경영학과 석사로허위 이력 논란 부분 정정해 게재팬카페 ‘건사랑’도 순항 중…6만 5천명 윤석열 “녹취록에 상처받은 분께 죄송”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가 국내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개설한 프로필 페이지에 허위 이력 논란 속에 앞서 공개하지 않았던 학력 사항을 추가했다. 김씨는 학력사항은 물론 전시기획자로서 인정 받았던 주요 수상내역까지 공개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포털사이트에 자신의 프로필 당당히 공개를 한 김씨가 곧 공식석상에 등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19일 개설된 김씨를 지지하는 네이버 팬카페 ‘건사랑’도 MBC가 ‘김건희 7시간 통화 녹취’를 육성 공개한 뒤 회원수가 크게 늘어 현재 6만 5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수상내역에 예술의전당 전시부문최우수상·최다관객상·기자상 기재 27일 현재 김씨의 프로필 ‘학력사항’에는 총 4건, ‘수상내역’에는 총 3건이 추가로 기재됐다. 김씨 또는 대리인이 학력 사항과 수상 내역을 네이버 측에 직접 요청해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씨는지난 24일부터 처음으로 네이버·다음 등 대형 포털 사이트에 김씨 프로필 페이지가 개설하고 프로필을 제공해 사진과 이력이 노출되도록 했었다. 이번에 추가된 학력 사항은 경기대 회화 학사(∼1996), 숙명여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 석사(∼1999),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디자인학 박사(∼2008),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경영학과 경영전문석사(∼2012) 등이다. 특히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경영학과 경영전문석사의 경우 그간 ‘서울대 경영학과(전공) 석사’ 등 허위 이력 논란이 일었던 부분을 정정해 올렸다. 수상내역엔 마크 로스코전을 주관했을 당시 받았던 제2회 예술의전당 예술대상 전시부문 최우수상·최다관객상·기자상을 기재했다.앞서 김씨는 2015년 ‘마크 로스코전’, 2016년 ‘현대건축의 아버지 르 코르뷔지에전’, 2017년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 2019년 ‘혁명, 그 위대한 고통 20세기 현대미술의 혁명가들’ 등 기획전시회 4건을 공개했다. 국민의힘은 전날에는 김씨의 프로필 사진을 언론 보도용으로 별도 제공했다. 선대본부 공보단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알림방을 통해 김씨의 사진 원본을 공유하며 “언론사 요청에 따라 포털사이트에 게시된 김건희 대표의 사진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남색 정장과 흰 셔츠 차림의 해당 사진은 이달초 전문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MBC가 김씨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의 통화 녹음을 방송하기 전이다. 이날 원본 사진 제공은 앞으로 당 차원에서 김씨 관련 공보 업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됐다. ‘건사랑’ 회원수 6만 5000명 육박“7시간 전율 영부인, 대선 찢다” 포스터 이와 함께 김씨를 지지하는 모임인 팬카페 ‘건사랑’ 회원수도 28일 0시 현재 6만 4900명을 넘어섰다. ‘건사랑’ 회원수는 지난 15일까지만 해도 200명 남짓이었지만 MBC ‘스트레이트’가 16일 김씨와 기자간 통화 녹취 파일을 육성으로 공개 방송한 이후 폭발적으로 늘었다. 카페 대문에는 여성 주연의 영화 ‘아토믹 블론드’와 ‘원더우먼’ 포스터에 김건희씨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띄워 ‘원더 건희’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포스터에는 ‘적폐들을 입 다물게 만든 호탕함, 모두가 놀란 진짜 걸크러시! 유쾌하고 당당한 김건희 녹취록’, ‘압도적인 정권교체’ 이란 설명과 함께 “사진을 받았다고? 어때, 상관없는데”, “정치라고 하는 건 항상 자기편에 적이 있다는 걸 알아야 돼”, “조국의 적은 민주당” 등 방송에서 방영된 발언 일부가 담겼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와 김씨의 사진을 나란히 올려두기도 했다.또다른 포스터에는 MBC ‘스트레이트’ 후속 보도를 겨냥한 듯 ‘필름 바이 MBC 스트레이트’라고 적은 뒤 ‘정권교체를 위해 그녀가 온다, 공작질은 끝났어’라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이 후보의 ‘형수욕설’ 발언을 연상시키듯 ‘7시간 전율 영부인, 대선을 찢다 미스 건희’라는 제목의 포스터에는 ‘너 나하고 선거 하나 하자, 처음부터 잘못된 건 없어 그냥 민주당만 없었으면 돼, 거대 권력에 맞선 가장 영리한 전쟁’이라 글들이 실렸다. 팬카페 특성상 게시글은 “멋지다, 정치 천재” 등 김씨에게 우호적이며 응원을 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또 이 후보와 김혜경씨, 이 후보의 아들 등에 대한 제보 게시판과 이 후보와 내연 관계였다고 밝힌 배우 김부선씨를 응원하는 게시판도 만들어놓았다. 김건희씨 얼굴 그림이 그려진 마스크 굿즈를 제작하는 공간도 있다.윤석열 ‘김건희 7시간 통화’에 “불필요하게 상대와 긴 통화 부적절”“민주당 선거 때마다 무속위 만들면서” 한편 이날 윤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논란에 대해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통화) 상대에 대해 확실하게 오랜 세월 관계를 좀 가져야 서로 간에 믿음이 있고 하는 건데”라면서 “일단은 불필요하게 왜 상대하고 이런 통화를 장시간 했는지에 대해서는 좀 적절하지 않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공인의 부인으로서 (녹취록에) 상처받은 분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영방송에서 도덕적으로 맞지 않은 것을 보도하는 것 자체가 방송 윤리나 책임 측면에서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씨가 설 연휴 전 사과를 검토한다는 기사가 있다’는 질문에는 “결정된 것은 없다. 기사가 아마 추측에 기한 것이 아닐까”라고 답했다.윤 후보는 ‘선거는 둘이 같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본인의 결정이 중요한 것 아니겠느냐”면서 “아무리 부부라고 하더라도 저도 제 처가 하는 일에 안 끼어들듯이 (김씨도) 제가 하는 일에 어떤 식의 역할을 할지 고민하고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김씨의 ‘무속 논란’에는 “어쨌든 불필요한 오해를 갖게 된 데 대해 저도 송구한 마음을 갖겠는데…”라면서도 “민주당은 선거 때마다 무속위원회도 구성하고 위원장도 발령내고 그런 입장에서 정말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속 논란을) 공적 의사결정과 연결 짓는 것 자체는 지나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 윤석열 ‘김건희 7시간 통화’ 보도에 “부적절”

    윤석열 ‘김건희 7시간 통화’ 보도에 “부적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27일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논란에 대해 “일단은 불필요하게 왜 (서울의소리측과) 통화를 장시간 했는지에 대해 적절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SBS 뉴스쇼 프로그램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통화) 상대에 대해 확실하게 오랜 세월 관계를 좀 가져야 서로 믿음이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공인의 부인으로서 (공개된 통화 내용 녹취록에 대해) 상처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사과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영방송에서 도덕적으로 맞지 않는 것을 보도하는 것 자체가 방송 윤리나 책임 측면에서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김씨가 설 연휴 전 사과를 검토한다는 기사가 있다’는 질문에는 “기사가 아마 추측에 기한 것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선거는 (김씨와 윤 후보) 둘이 같이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무리 부부가 하는 일이라도 저도 제 부인이 하는 일에 안 끼어들듯이 (김씨도) 제가 하는 일에 하어떤 식의 역할을 할지 고민하고 있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김씨의 ‘무속 논란’에는 “어쨌든 불필요한 오해를 갖게 된 데 대해 저도 송구한 마음을 갖는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때마다 무속위원회도 구성하고 위원장도 발령내고 (하는) 입장에서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속 논란을) 공적 의사결정과 연결짓는 것 자체는 지나친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24일 채널A ‘뉴스A’와의 인터뷰에서 “(김씨는) 다른 후보자가 하는 정도의 활동은 해도 관계없다고 생각한다”며 “너무 기획된 활동처럼 보이는 것은 자제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면서 “지금 (김씨가 통화에서 말했다고 언론에) 나오는 것은 운세의 영역이라든지 그냥 건성으로 대답한 것들을 가지고 ‘무속을 신봉한다’고 하는 것 아닌가”라며 “그럼 오늘의 운세를 보는 독자들은 전부 주술과 무속에 빠진 사람인가”라고 덧붙였다.
  • 법원 “지상파 3사 이재명·윤석열 양자 TV토론 방송 안 돼”

    법원 “지상파 3사 이재명·윤석열 양자 TV토론 방송 안 돼”

    법원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상파 3사를 상대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간 TV토론을 방송해서는 안 된다고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26일 인용했다. 법원은 이 후보와 윤 후보만의 양자 TV토론에 대해 “정당성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수석부장 박병태)는 이날 “KBS와 SBS, MBC 등 지상파 3사가 안 후보를 제외한 채 이 후보와 윤 후보를 대상으로 오는 30일 또는 31일 실시 예정인 대선 후보 방송토론회(이 사건 토론회)를 실시·방송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방송토론회는 국민 일반에 대해 매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TV방송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후보자로서는 광범위한 유권자들에게 직접 자신의 정책, 정견, 정치적 신념, 도덕성 등을 널리 홍보·제시함으로써 본인의 자질과 정치적 능력을 드러내 다른 후보자와의 차별화를 도모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도 중요한 선거운동”이라며 “이 사건 토론회는 그 정당성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그 재량의 한계를 일탈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 후보와 윤 후보 간 양자 TV토론을 설 연휴 기간인 오는 30일 또는 31일 방영하는 것을 지상파 3사에 제안했다. 이에 안 후보는 “불공정·독과점·비호감 토론”이라며 지난 19일 서울서부지법에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 24일 심문기일에서 안 후보 측은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양자 TV토론이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반면 지상파 3사 측은 국민의 알 권리 충족과 유권자의 후보자 선택권 보장을 위해 개최하려 했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으로부터 요청받아 개최하게 된 토론회라며 고의로 안 후보를 제외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지상파 3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상파 3사는 SBS, KBS가 대선 후보들에게 요청한 토론회는 여전히 유효하고, 안 후보가 다른 언론매체를 통해서도 자신의 정책 등을 제시해 유권자들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토론회는 부당하지 않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SBS, KBS가 요청한 토론회 방송 일정 등은 정해져 있지 않아 별도의 대선 후보 초청 방송토론회가 실시되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지상파 3사는 이 사건 토론회에 안 후보 등을 포함시킬 경우 국민의힘 측에서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무산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지상파 선거방송준칙에는 ‘후보자가 토론 방송에 출연하지 않을 경우 출연에 응한 후보자들만으로도 토론 방송을 실시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이 존재한다”면서 “윤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대선 후보들 상호 간 토론회를 진행할 수도 있고, 나머지 대선 후보들이 제시하는 정책 등에 대한 토론도 유권자들의 알 권리에 해당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지상파 3사의 이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최근 지지율도 언급됐다. 재판부는 “안 후보는 표본 오차를 고려하면 약 10.1~16.3%의 지지율을 얻고 있어 공직선거법상 법정토론회 초청 대상 평균지지율인 5%를 월등히 초과하고 있다”면서 “안 후보가 전국적으로 국민의 관심 대상이 되는 후보자임이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안 후보가 대선에 지대한 영향력이 미칠 수 있는 이 사건 토론회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 후보자로서 자신의 정책 등을 홍보하고 유권자를 설득할 기회를 잃게 되는데다가 첫 방송토론회 시작부터 군소후보로서의 이미지가 굳어지게 되어 향후 전개될 선거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될 것이 명백할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법정토론회가 다음 달 21일과 25일, 오는 3월 2일 예정돼 있어 안 후보는 이 방송을 통해 후보자의 정책 등을 알릴 기회가 열려있다’는 지상파 3사의 이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요요 학대 기억 잊고… ‘봄’이 된 다롱이 근황 [김유민의 노견일기]

    요요 학대 기억 잊고… ‘봄’이 된 다롱이 근황 [김유민의 노견일기]

    길거리에서 목줄에 들려 공중에서 빙빙 돌려지고, 폭행당하며 학대당하던 반려견 다롱이가 새 가족을 만나 행복해진 근황을 전했다. 다롱이는 서울 은평구에 사는 남성 A(80대)씨가 키우던 말티즈였다. A씨는 이제 한 살이 된 다롱이를 마치 장난감처럼 다루고 문제가 되자 ‘허허’ 웃으며 빙빙 돌리는 모습을 반복했다. 소유권을 포기하라는 설득에도 “개가 없으면 죽어버리겠다”며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다롱이는 나이 든 남성을 보거나 가슴줄을 보면 갑자기 몸을 낮추고 웅크리며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A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고, 은평경찰서는 혐의를 인정해 A씨를 지난 14일 검찰에 송치했다. 케어는 지난 10일 A씨로부터 다롱이의 포기각서를 받아내고 구조한 뒤 전국에서 입양 신청을 받았다. 약 90건의 신청 중 다롱이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30대 부부의 집에 입양을 결정했다. 전원주택에 살고 있어 다롱이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고, 기존에 키우는 다른 말티즈 ‘바람이’가 있어 다롱이가 외롭지 않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그렇게 ‘봄’이 된 다롱이는 ‘바람’이라는 듬직한 형과 함께 장난도 치고, 공원을 산책하며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행복을 누리고 있다. 봄이의 가족은 25일 SNS를 통해 밝아진 봄이의 사진을 공개했다. 봄이는 형 바람이와 함께 비슷한 색으로 옷을 맞춰입고 공원을 거닐고, 소파에 누워 잠을 자며 진짜 가족을 찾은 모습이었다. 소식을 접한 많은 사람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봄이와 바람이의 가족은 “많은 관심이 한편으로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따뜻한 응원과 격려 덕분에 사회의 온기를 느꼈다. 앞으로도 봄이와 바람이의 기쁜 소식을 통해 따뜻함을 느끼고 일상에서 미소를 지을 수 있었으면 한다. 예쁘게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한국에서는 해마다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동물의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진심을 다해 쓰겠습니다.
  • “여성 뒤에서 몰래 소변” 1·2심 무죄→유죄…법원 “벌금 500만원”

    “여성 뒤에서 몰래 소변” 1·2심 무죄→유죄…법원 “벌금 500만원”

    10대 여성 뒤에서 몰래 소변을 본 남성이 추행 혐의 무죄 판결을 받았다가 파기환송심에서 유죄 판결과 함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형사항소5부(부장 이경희)는 26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33)씨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던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2019년 11월 25일 오후 11시쯤 충남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당시 18세였던 여성 피해자 뒤에서 몰래 소변을 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당시 나무 의자에 앉아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어 범행 당시에는 피해를 인지하지 못했다가 집으로 돌아간 뒤에야 머리카락과 후드티, 패딩점퍼 등에 소변이 묻은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머리카락과 옷에 묻은 피고인의 소변을 발견하고 더러워 혐오감을 느꼈다는 점은 알 수 있다”면서도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의 자유가 침해됐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강제추행죄를 무죄로 판단했다. 2심 역시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지 않았다는 1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검찰은 강제추행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A씨의 행동이 폭행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했지만, 법원은 피해자가 재판 중에 A씨에 대한 처벌 희망 의사를 철회했다며 공소기각(형사소송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을 때 법원이 실체적인 심리와 무관하게 사건을 종결하는 것)했다.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을 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판결 내용이 보도되면서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A씨의 행위는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추행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면서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에 따르면 당시 A씨는 차를 몰고 가다 전조등과 비상등을 켠 채 도로에 잠시 세웠고, 아무런 이유 없이 아파트 인근 사거리부터 놀이터까지 피해자를 따라갔다. 그날 상황을 두고 A씨는 “화가 난 상태로 차에서 내렸는데 횡단보도 앞에 있는 여자(피해자)를 발견하고 화풀이를 하기 위해 따라갔다”면서 “욕설 등 화풀이를 하려 했으나 피해자가 의자에 앉아 통화를 하고 있어 홧김에 등 위에 소변을 봤다”고 진술했다. 대법원은 “A씨의 행위는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추행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행위 당시 피해자가 이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해서 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대전지법 재판부는 대법원 판단에 따라 다시 심리해 “피해자가 추행을 당하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강제추행죄는 성립한다”는 취지로 유죄를 선고했다.
  • [글로벌 In&Out] 네덜란드 동물당, 다종공동체를 향한 여정/오창룡 고려대 교수

    [글로벌 In&Out] 네덜란드 동물당, 다종공동체를 향한 여정/오창룡 고려대 교수

    “찍을 사람이 없다. 차라리 개나 고양이에게 투표하자.” 이것은 한국의 정치현실을 풍자하는 문구가 아니다. 2002년 창당한 네덜란드 동물당은 개나 고양이를 위해 투표하는 것을 실제로 가능하게 했다. 네덜란드에서 동물당의 존재는 이미 실험 단계를 넘어섰는데, 2006년 2명의 의원을 처음으로 배출한 동물당은 2021년 총선에서 6개의 의석을 확보했다. 네덜란드 하원이 150석이기 때문에 한국과 비교한다면 의원 12석 규모의 정당이다. 20년 동안 하나의 당명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네덜란드는 유독 사회적 다원성을 반영하는 정치를 발전시켜 왔다. 봉쇄조항이 없는 개방적인 선거제도 덕분에 동물당과 같은 군소정당이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정당의 존재 이유는 정치권력을 획득하는 것이다. 하지만 네덜란드 동물당은 다른 정당들이 깊게 다루지 못하는 동물 정책의 틈새를 파고들었다. ‘집권’이 아닌 ‘쟁점화’를 목표로 한다. 동물권과 동물복지 문제를 언론에 노출시키고 대중적인 관심과 토론을 이끌어 내는 것이 주된 활동이다. 동물당 의원들의 화려한 언변과 이미지 전략이 한몫을 했다. 그러나 정치 영역에 동물이 들어올 수 있었던 이념적 근거가 중요한데, 이들은 동물의 생명과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 인류의 미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는 사실을 부각시킨다. 공장식 축산업은 기후환경을 위협하고, 동물 실험의 부작용은 인간 건강을 해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동물에게서 인간으로 옮겨 온 병원성 물질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육식을 줄여야 다종공동체의 지속가능한 공존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이다. 동물당을 단순히 동물 보호를 위한 정당으로 이해해서는 안 되며,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부유한 국가의 배부른 정치로 폄하할 수도 없다. 마하트마 간디는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동물이 대우받는 방식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말을 남겼다. 동물권 논의를 서구 사회가 독점한 것이 아니라는 근거로 종종 이 문구를 인용한다. 한국에서도 최근 동물 관련 정치공약이 주목받고 있다. 대통령 후보들 대부분이 반려동물 관련 공약을 제시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약 1500만명이라고 하니 후보를 새로 만들어 당선시킬 수도 있는 규모이다. 헌법에 동물권을 명시하는 공약을 발표한 예비후보도 있었는데, 이것은 네덜란드 동물당이 지난 20년간 추진했으나 아직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정책이다. 불안정한 삶으로 내몰리는 인간 약자들의 권리가 아닌, 동물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여전히 가벼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소수자 정치의 깊은 고민과 갈등이 네덜란드 동물당 활동에 응축돼 있다. 당직자들은 인권만큼이나 광범위한 동물권 정책을 준비하면서 과도한 업무에 불만을 토로한다. 당론을 동물 문제에 집중시켜야 한다는 입장과 여타 소수자 쟁점을 함께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 크게 충돌하기도 했다. 네덜란드 동물당 지지자들은 기성정치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된다. 정치 환멸이 동물당 지지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동물은 사회적 위계의 말단에 위치하고 있는 소수자 중의 소수자인데, 사회적 배려에서 완전히 배제된 동물에 대한 관심이 새로운 정치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네덜란드 동물당의 활동은 다양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정치에 대한 고정관념을 무너뜨린다. 정당이 집권을 위한 정치집단이 아닐 수도 있고, 불특정 다수의 인간 유권자를 위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혐오와 배제가 아닌 공감과 포용의 정서로 표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존 정치에 대한 도발이다. 한국의 미래 동물당뿐만 아니라 소수자 정치의 확장을 고민할 때 중요하게 참고할 수 있는 사례이다.
  • 여친과 언니 살해 후 ‘구더기 들끓 때까지’ 속인 30대…2심도 무기징역

    여친과 언니 살해 후 ‘구더기 들끓 때까지’ 속인 30대…2심도 무기징역

    충남 당진에서 자신의 여자친구와 그 언니까지 살해한 죄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김모(34)씨가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대전고법 형사3부(부장 정재오)는 25일 살인 및 살인강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씨의 항소심을 열고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이 사형선고 같은 효력이 있지만 형법상 없는 처벌이고, 20년 수감 후 가능한 가석방은 행정처분이어서 판결이 강제하지 못한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전자발찌 착용 20년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김씨는 여친을 살해한 뒤 4시간 동안 차분히 기다리다 언니까지 살해하고 벤츠 승용차 키와 신용카드, 명품가방을 빼았았다. 이어 숨져 있는 여친 집에 다시 가 금품을 탈취했다”며 “그럼에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또다른 애인을 불러내 술을 마시면서 훔친 가방과 목걸이 등을 팔아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대학을 다녔으나 어릴 때부터 소년원과 교도소를 들락거리며 인성과 도덕성을 기르지 못했고, 체포되자 즉각 범행을 인정할 만큼 양형에 유리한 것만 배웠다”면서 “김씨는 1심과 달리 반성문 미제출 등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고, 김씨와 가족이 피해자 유족에게 사과한 사실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나라는 1997년 이후 사실상 사형이 폐지돼 사형이 집행될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해 양형 결정 과정에서 고민이 있었음을 반영했다.선고 직후 자매의 아버지는 법정 밖 복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이 죽었다. 김○○의 목숨만 목숨이고 내 두 딸의 목숨은 목숨이 아니냐. 범죄자의 세상이다”면서 “오늘 법원에 오면서 손주들에게 ‘엄마 죽인 놈이 오늘 사형선고를 받는다’고 말하고 왔는데 돌아가서 얼굴을 어떻게 보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김씨는 2020년 6월 25일 오후 10시 30분쯤 당진시 모 아파트에서 여자친구(당시 38세)를 목 졸라 숨지게한 뒤 같은 아파트의 ‘여친’ 언니(39) 집에 들어가 숨어 있다 이튿날 오전 2시 30분쯤 귀가한 언니도 같은 방법으로 살해했다. 김씨는 범행 후 언니 휴대전화로 106만원어치 게임 아이템을 결제했고, 언니 차를 훔쳐 울산으로 도주하다 교통사고를 낸 뒤 ‘뺑소니’를 치기도 했다. 이들 자매에게는 모두 4명의 자녀가 있으며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서 사는 것으로 전해졌다. 1심을 맡은 대전지법 서산지원 형사1부(부장 김수정)는 김씨에게 무기징역과 함께 자매의 재산을 강도 짓한 죄로 징역 2년을 추가했지만 이날 항소심은 “처벌을 하나로 병합하는 것이 맞다”며 무기징역으로 통합 선고했다. 자매의 시신은 김씨가 범행 후 ‘여친’의 휴대전화로 문자·카톡 답장을 보내 자매의 가족과 지인을 속이는 바람에 1주일 정도 지나 발견됐다. 1심 재판 과정에서 김씨가 ‘심신미약’과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자 자매의 아버지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 “제 인생은 두 딸이 무참히 살해 당했을 때 산산조각이 났다. 하루하루가 지옥이다”며 “그놈이 제 딸의 휴대전화로 딸인 척 문자나 카톡을 보내 속는 바람에 두 딸을 온전히 안을 수도 없이 구더기가 들끓고 썩어 부패한 후에야 만날 수 있었다. 그놈이 사형선고를 받는 것을 봐야, 하늘에 가서도 두 딸의 얼굴을 볼 면목이라도 생길 것 같다”고 끔찍한 고통을 호소한 뒤 사형 선고를 청원했었다.
  • 시진핑 새 화두로 떠오른 ‘자기혁명’ [이철의 차이나 핀홀]

    시진핑 새 화두로 떠오른 ‘자기혁명’ [이철의 차이나 핀홀]

    중국 공산당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조사·감찰하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의 제19기 6차 전체회의가 지난 20일 막을 내렸다. 회의 결과를 요약한 보도문 내용 가운데 눈길을 끈 부분이 있었다. “무질서한 자본 확대와 플랫폼 불공정 행위 배후의 부패행위를 조사·처벌하고 ‘권력과 자본의 연결고리’를 끊는 노력을 촉구한다. 재정 규율을 엄격히 준수하고 ‘지방 정부의 숨은 부채 리스크’를 예방·해결한다. 인프라 건설과 공공자원 거래의 부패를 단호히 처리하고 금융 부문의 반부패 거버넌스를 지속적으로 촉진한다. 국유기업 부패 방지 작업을 강화하고 곡물 구매·판매 분야 부패에 대한 특별 사정도 심화한다.” 현재 공산당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성사시킬 제20차 전국인민대표자회의(당대회)를 앞두고 사회 전 분야에서 ‘군기잡기’가 한창이다. 공안, 사법 등 정법 계통에서 숙청 작업이 진행 중이고, 금융기관에 대한 대규모 사정도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율위가 다른 모든 이슈 가운데 ‘권력과 자본의 연결고리’와 ‘지방 정부의 숨은 부채 리스크’ 이렇게 두 가지를 콕 집어서 강조했다. 보도문 안에서 이 둘은 크고 굵은 글자로 처리됐다. 공산당 지도부가 가장 벼르는 대상은 ‘민간 자본가와 결탁한 권력자들’이고 가장 우려하는 사안은 ‘지방 정부의 숨은 부채’임을 알 수 있다.이 두 문제는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데 왜 기율위는 이를 올해 핵심 화두로 꺼냈을까. 기율위는 공산당원들의 비위와 풍기를 관장하는 곳이다. 일반 법규와 다른 공산당 당규에 근거해 수사하고 처벌한다. 민주 국가들의 정당 내 윤리위원회에 해당하지만 영향력은 훨씬 크다. 기율위의 처벌로 공직과 공산당원 자격을 모두 상실하는 것을 ‘솽카이’(双开)라고 하는데, 공직에서 파면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당원 자격만 박탈당해도 중국에서 제대로 살기는 틀렸다고 봐야 한다. 형사 처벌도 함께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율위가 ‘무질서한 자본 확대와 플랫폼 불공정 행위 배후의 부패 행위를 조사·처벌하고 권력과 자본의 연결고리를 끊는 노력을 촉구한다’고 밝힌 것은 알리바바와 텅쉰(텐센트), 메이투안 등 민간기업을 조사해 뒷배를 처벌하는 것은 물론 ‘권력과 자본의 연결고리’를 영원히 끊어 놓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사실상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 잔존 세력을 일소하겠다는 말과 같다. 이는 아직도 중국에서 시 주석의 정적인 상하이방이 건재하고 시 주석 또한 자신의 집권에 불만을 가진 이들을 도매금으로 묶어 일망타진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이런 구도에서 중국의 민간 대기업, 특히 플랫폼 기업들은 당분간 납작 엎드리지 않으면 생존을 보장받기 어렵게 됐다. 기율위가 지방 정부의 ‘숨은 부채 리스크’를 언급한 것도 흥미롭다. 이들의 부채 규모가 천문학적이라는 사실은 중국 전문가라면 누구나 다 안다. 그런데 왜 지금 이것이 재조명된 것일까. 그리고 기율위는 왜 경제 분야에 속하는 지방 재정 문제를 손대려는 것일까. 한국에서도 ‘공기업 채무를 국가부채에 포함하면 우리 역시 재정 건전성이 좋은 나라가 아니다’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중국은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 지방 정부의 숨은 부채는 대부분 산하 공기업들이 떠안고 있다. 지방 정부가 일종의 ‘배드 컴퍼니’(부실 채무를 처리하고자 만드는 회사)에 해당하는 공기업을 만들어 악성 채무를 떠안게 한 뒤 대규모 금융을 일으켜 정부 부채를 털어내고는 회사를 파산시키거나 제3자에 매각하는 일도 빈번하다. 두 말할 필요 없이 이는 명백한 ‘도덕적 해이’다. 이 과정에서 사적으로 이익을 취하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지방 정부의 숨은 부채를 면밀히 추적하면 그 시작은 관료들의 부정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기율위가 지방 정부를 겨냥할 명분은 충분해 보인다. 그런데 20대 당대회를 앞두고 최대한 많은 지지를 끌어내야 할 시 주석 그룹이 되레 지방정부를 들쑤시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설명 가능한 추측은 이렇다. 이미 시 주석에 대한 지방 정부들의 반감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이들을 달랠 ‘당근’(재정지원 등)이 없다보니 현재 쓸 수 있는 카드가 ‘채찍’ 뿐이라는 것이다. 현재 중국 지방 정부들은 상하이 정도를 빼면 재정이 모두 적자 상태다. 수익이 좋은 대형 국유기업 대부분이 중앙 정부 산하여서 지방은 구조적으로 재정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 재정 수입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토지 판매 수입도 줄었다. 지방 정부는 우리나라의 토지주택공사(LH)처럼 자신들이 보유한 땅을 아파트 건설 용지 등으로 전환한 뒤 부동산 개발사에 토지사용권을 팔아 이득을 얻는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중앙정부가 부동산 거품을 억제하려고 대출 규제 등 고강도 규제책을 쏟아내 토지 분양이 어려워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방역 장기화로 비용 부담이 늘었다. 이 여파로 일부 지방에서는 교사 등 공무원의 급여를 몇 달째 주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도 심심찮게 들린다. 그럼에도 중앙 정부가 “부패 공무원을 척결하겠다”만 하니 지방 정부로서는 숨이 막힐 노릇일 것이다. 최근 기율위는 지난해 1~9월까지 총 47만건의 비리 사건을 접수받아 41만 4000명을 조사했고 이 가운데 1만 7000명의 간부를 처벌했다고 밝혔다. 이제 중국에서 고위 관리는 ‘권력과 돈을 얻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고 ‘언제 내리칠지 모르는 처벌의 칼날에 떨어야 하는 자리’가 됐다. 그렇다고 이렇게 서슬 퍼런 기조가 모든 공무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지방 정부 공무원들이 중앙 정부 및 베이징 지도부에 불만이 없을 수가 없다.이런 상황은 최근 시 주석이 연일 강조하는 ‘자기혁명’(自我革命)과 연관돼 있다. 자기혁명이란 계급 투쟁이 끝난 사회주의 국가에서 투쟁의 주인공이 혁명의 대상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공산당과 정부가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혁명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지난해 중국 공산당은 100년의 목표인 ‘샤오캉 사회’(중진국) 건설을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시 주석이 3연임에 안착하려면 그가 마오쩌둥·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의 ‘거인’임을 입증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당연히 중국의 새로운 100년을 위한 청사진을 내놔야 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언급한 ‘공동부유’(다같이 잘 사는 사회)가 그의 새 경제 철학이라면 ‘자기혁명’은 차기 정치 철학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자기혁명은 지방 공무원들에게 공포의 단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시 주석의 ‘이너서클’이 아닌 이들은 누구나 사정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20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연임이 확정된 뒤에도 자기혁명은 계속될 것 같다. 기율위가 앞서 제시한 여러 조치들을 언급하며 ‘지구전’이 될 것으로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를 종합하면 중국은 중장기적으로 지방 정부의 영향력을 줄이고 대기업의 시장 장악력도 낮추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이끌 것이라는 시사점을 준다. 중국 내부 시장에선 당국의 보호 하에 중소기업들이 힘을 얻을 것이다. 대기업들은 신산업 개척과 해외 시장 진출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여러 나라에서 한국과 중국이 제품 및 서비스 시장을 두고 더욱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필자가 30년 가까이 중국에서 활동하며 얻은 결론은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매직 불릿(만병통치약)은 없다’는 것이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정교하고 치밀하게 맞춤형 대응 전략을 짜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 쥐약 뿌리고, 바늘 박힌 ‘혐오’ 간식… 공포의 산책길 [김유민의 노견일기]

    쥐약 뿌리고, 바늘 박힌 ‘혐오’ 간식… 공포의 산책길 [김유민의 노견일기]

    #서울의 한 공원에서 산책을 하던 50대 여성 A씨는 갑자기 켁켁거리는 반려견의 모습에 놀랐다. 이상 행동을 보인 곳엔 누군가 일부러 뿌린 것으로 보이는 소시지가 있었고, 그 주변으로 파리 사체들이 있었다. 동물병원으로 간 여성은 ‘쥐약을 뿌린 소시지를 먹은 것 같다. 조금만 지체했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수십만원의 병원비도 억울했지만 그보다 또다른 누군가가 피해를 입을까 두려워진 A씨는 공원관리자에 상황을 말하고, 소시지를 치우고 표지판을 달았다. 동물만 피해를 입는 것은 아니다. 60대인 B씨는 손자가 땅에서 사탕처럼 생긴 것을 집어들었는데 자세히 보니 파란색 쥐약이었다. B씨는 즉시 구청에 민원을 넣었다. 질병관리청의 방역소독 지침에 따르면 쥐를 잡기 위해 쥐약을 사용할 때는 △미끼먹이는 음식물로 구별하기 쉬운 청색 또는 흑색으로 염색 △직경 6㎝ 구멍이 있는 적당한 용기의 미끼통 사용 △미끼먹이를 설치할 장소 기록 △어린이와 다른 동물로부터 안전한 장소에 보관 △작업 후 미끼먹이 철저히 수거 처리 등을 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쥐약의 경우 혈소판을 파괴해서 죽게 하는 원리다. 쥐를 잡기 위한 쥐약이 다른 동물인 강아지나 고양이, 새를 죽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어린 아이가 먹기라도 하면 끔찍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최근 들어 눈에 잘 띄는 산책로나 길고양이 급식소 등에서 빈번하게 발견돼 문제가 되고 있다.인천 공원서 발견된 낚싯바늘 소시지 지난 17일 인천의 한 공원에서 낚싯바늘이 끼워진 소시지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서는 일이 있었다. C씨는 전날 인천시 부평구의 한 공원에서 산책 중 낚싯바늘을 끼운 소시지를 발견했다고 알렸다. C씨는 “낙엽 사이에 (소시지가) 있었는데 이상해서 파보니 낚싯바늘이 끼워져 있었고 (연결된) 낚싯줄이 나무에 묶여 있었다”며 “일부러 사람들 눈에 잘 안 띄고 강아지들이 냄새로 찾을 수 있도록 낙엽에 가려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아지가 이를 먹었을 것을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다. 이 공원은 강아지들이 많이 모여 ‘개동산’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실수가 아닌 악의적인 행동”이라며 “그냥 두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 있어 수거한 뒤 제보를 위한 사진 몇 장을 찍고 버렸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에서는 침핀이 박힌 강아지 간식이 뿌려져 있는 것이 행인에 의해 발견되는 일이 있었다. 제보자는 대형 마트 주변 나무 아래 문구용 침핀이 박힌 강아지 간식이 흩뿌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최소 4개 이상의 간식 조각에 침핀이 박혀 있었다. 제보자는 이를 수거하고 지역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주의를 당부했다. 2018년에는 수원시 잔디밭에서 못이 박힌 간식을 먹은 반려견이 피를 흘리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같은 해 비슷한 일이 연달아 발생했다. 혐오를 가진 일부 사람들의 악의적인 행동으로 동물들이 이유도 없이 다치고, 죽어가고 있다. 길에 있는 동물들의 배고픔을 이용해 한 생명을 고통스럽게 죽게 하는 행동은 명백한 범죄다. 혐오범죄가 나날이 교묘해지고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8조에 따르면 도구, 약물 등 물리적·화학적 방법을 사용해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한 자는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한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문제는 수사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처벌 사례가 드물다는 것이다. 법이 조항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실제 수사와 처벌로 이어지기를, 누군가의 산책길이 죽음으로 위협받지 않기를 바란다.한국에서는 해마다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동물의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진심을 다해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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