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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사태,10년 전부터 예고된 일?

    최순실 국정농란 사태를 예측이라도 한 것같은 10년 전 정치권에서 나온 발언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07년 6월 당시 한나라당에서 나온 발언이다. 그해 6월 18일 한나라당내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명박 대선후보 캠프의 장광근 대변인은 의미 심장한 발언을 한다. 장 대변인은 고 최태민 목사 일가와 박근혜 후보와의 관계를 거론하며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최씨 일가에 의한 국정농단의 개연성은 없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장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최 목사뿐만 아니라 최 목사 일가가 전방위에 걸쳐 연루된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도덕성과 관련 초연한 입장을 취해왔던 박 후보의 양면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 대변인은 언론보도를 인용하며 “최태민 목사 관련 내용들은 가히 충격적”이라며 “영남대 이사장 재직시 최씨 가족들이 사학재단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 육영재단 운영에서 최씨 일가의 전횡과 재산증식 의혹, 정수장학회 현 이사장이 과거 박 후보와 최 목사의 연락업무를 담당했다는 의혹 등이 사실이라면 최태민 일가와의 관계는 과거완료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 미래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수장학회,영남대학교, 육영재단 운영 등 박 후보와 관련된 의혹의 중심에는 늘 최태민이 있었다.”면서 “최 씨에 대한 의혹제기에 대해 ‘천벌’ 운운하는 과민반응을 보이는 박 후보의 반응도 예사롭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글을 10년만에 다시 찾아본 네티즌들은 “소름돋게 정확한 예언”,“국가를 말아먹고 예언에 자기 운을 다 쓰신 분,,,,대단하다”며 한마디씩을 남겼다.
  • JTBC 최순실 연설문 보도에 청와대도 ‘충격’…참모들 “사실 아니길”

    JTBC 최순실 연설문 보도에 청와대도 ‘충격’…참모들 “사실 아니길”

    지난 24일 JTBC에서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되는 최순실(60ㆍ최서원으로 개명)씨에게 박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이 사전 유출됐다는 보도가 나가자 25일 청와대가 침통한 분위기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의 한 참모는 “어제 보도를 보고 잠을 못 잤다”면서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너무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다른 참모 역시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안에서는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고치는 게 취미”라는 첫 보도가 나왔을 때만 해도 “말이 되는 소리냐”(20일 청와대 관계자),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21일 이원종 비서실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전날 이런 의혹의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는 후속 보도가 나왔다. 만약 JTBC 보도가 사실이면 최씨 의혹의 화살은 박 대통령을 겨누는 방향으로 정조준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비선 실세는 없다”고 했던 현 정부의 도덕성에도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 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경위에 대해서 파악하고 있다”는 첫 공식 입장을 내놓은 가운데 핵심 참모들 역시 “아는 게 없으니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이와 함께 청와대 내에서는 최순실 관련 의혹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크게 우려하며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관계자는 “그게 사실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고 다른 관계자도 “어떻게 진행될지 전혀 감이 안 온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숨 돌린 롯데… 해결 과제는 산더미

    한숨 돌린 롯데… 해결 과제는 산더미

    ‘투명한 롯데의 한국화’ 내주 발표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가 불구속 기소로 일단락됨에 따라 롯데그룹은 큰 걱정을 덜었다. 롯데그룹은 19일 “오랫동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가 사회와 국가 경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성찰했다”며 “앞으로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롯데그룹은 이르면 다음주 중 ‘투명한 롯데의 한국화’, 사회공헌 확대를 통한 도덕성 제고 등을 담은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롯데가 가장 빨리 시작할 과제는 호텔롯데의 상장 재추진이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하지만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인 주주가 사실상 100% 지분을 갖고 있다. 호텔롯데를 상장시켜 이 연결 고리를 약화시키는 것이 그룹의 폐쇄성을 해결함과 동시에 롯데그룹의 국적 논란을 피할 수 있는 길이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그룹 개혁 과제로 국민들에게 약속하고 추진했으나 지난 6월 검찰 수사로 중단된 상태다. 롯데그룹은 상장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룹의 순환출자도 줄여 나가 지배구조의 투명성도 높일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사회공헌 확대 차원에서 어르신과 어린이의 재활전문병원도 인수했다. 호텔롯데는 이날 보바스기념병원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인수가 확정되면 롯데그룹의 첫 의료 계열사다. 경영난으로 지난해 9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보바스병원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은 1013억원, 부채는 842억원이다.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면 롯데는 보바스의 빚을 대신 갚고 자본금도 무상 출연한다. 관련 비용이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정책본부 인원은 줄이돼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관련 조직은 대폭 확충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단속도 남아 있다. 4개월 동안 이뤄진 검찰 수사로 저하된 직원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임직원 복지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현재 한국과 일본에서 신 회장과 롯데그룹 등을 상대로 9개 소송을 진행 중이다. 롯데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불구속으로 나온 점에서 보듯이 신 전 부회장과의 소송은 우리가 승기를 잡고 있다”고 전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백도라지, 동생 ‘발리 여행’ 논란에 해명…“부디 ‘사람의 길’을 포기하지 말라”

    백도라지, 동생 ‘발리 여행’ 논란에 해명…“부디 ‘사람의 길’을 포기하지 말라”

    고 백남기(69)씨의 딸 백도라지(34)씨가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등이 제기한 동생 백민주화(29)씨의 ‘발리 여행’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백씨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 동생인 백민주화에 대한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들이 돌아 망설이다가 말씀드린다”면서 “발리에 살고있는 시댁 형님의 아기의 세례식을 맞아 가족들 모두가 간 것”이라고 밝혔다. 백도라지씨는 이어 “발리에서 가족들과 머물던 중, 25일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셔 27일 남편과 아들은 물론 시부모님까지 함께 한국으로 왔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백씨는 끝으로 “단지 아버지께서 운명하시는 순간 발리에 동생이 머물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을 하며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이야기를 하는 이들에 말하고 싶다”며 “가족 잃은 슬픔 속에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내고 있는 우리 가족들을 모욕하는 일은 그만 두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망 당시 백씨의 딸(백민주화)은 인도네시아 발리 여행 중이었으며 이 딸은 아버지가 사망한 날 발리에 있으면서 페이스북에 ‘오늘밤 촛불을 들어주세요. 아버지를 지켜주세요’라고 썼다”고 쓰며 백민주화씨의 도덕성을 의심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 백도라지씨 페이스북 해명글 전문 > 저는 백민주화의 언니 백도라지입니다. 동생인 백민주화에 대한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들이 돌아 망설이다가 말씀드립니다. 동생은 현재 남편, 네살짜리 아들과 함께 네덜란드에 살고 있습니다. 동생의 시댁식구들 역시 네덜란드에 살고 있습니다. 지난해, 아버지께서 참담한 일을 당하시고 난 직후 한국에 와서 두달 넘게 아버지를 지키다가 네덜란드로 돌아갔습니다. 5월에도 한국에 잠시 들러 아버지를 보고 갔습니다. 그러다 지난 7월 아버지께서 위독하시다고 하여 아들과 함께 한국에 왔습니다. 동생은 두 달간 아버지 곁을 지켰고 그때는 다행히 아버지께서 고비를 넘기셨습니다. 동생의 시댁형님은 올해 1월 아들을 출산했습니다. 친정이 발리인 시댁형님은 새로 태어난 손자를 친정부모님에게 보여드리고자 발리에서 아들의 세례식을 하기로 하였고 동생의 시아주버니도 부모님을 비롯해 가족들을 데리고 같이 처가댁인 발리로 갔습니다. 예전부터 계획이 되어 있던 일정입니다. 4살짜리 조카가 아빠를 보고 싶어 하고 아버지도 한 고비를 넘기셔서 동생은 시댁 식구들이 모두 모이는 발리로 가서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발리에서 가족들과 머물던 중,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지난 9월 27일 남편과 아들은 물론 시부모님까지 함께 한국으로 왔습니다. 단지 아버지께서 운명하시는 순간, 발리에 동생이 머물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을 하며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겠습니다. 우리 가족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검찰과 경찰의 강제부검 시도 때문에 단 하루도 마음놓고 슬퍼하지도 못했습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속에 하루 하루를 힘들게 보내고 있는 우리 가족들을 모욕하는 일은 그만 두기 바랍니다. 저희들은 이미 충분히 아프고 슬픕니다. 부디 ‘사람의 길’을 포기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있으나 마나 한 고위 법관 재취업 심사

    고위 법관의 재취업 심사가 있으나 마나 한 장치로 확인됐다. 최근 5년간 퇴직해 취업 제한 기관에 재취업한 고위 법관들은 전원 취업 심사에서 통과했다. 대법원이 국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2012년부터 지난 5월까지 공직자윤리법상 취업 제한 기관으로 분류된 대기업이나 대형 로펌으로 재취업한 고위 법관과 법원 공무원은 18명이다. 이들은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한 사람도 빠짐 없이 통과해 LG나 삼성전자 등 대기업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심사가 얼마나 허술했는지 취업 이후 심사를 받은 사람도 8명이나 됐다. 그중에는 취업 1년 후 심사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공직자 재취업의 뒷북 심사는 비단 고위 법관들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최근 통계에서는 공직자 재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취업을 한 다음에야 심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쪽도 마찬가지다. 최근 5년간 검사 출신 재취업 신청자 중 심사도 없이 기업에 무단으로 취직한 경우는 30%나 됐다. 귀가 따갑도록 개선을 주문해도 고쳐지지 않는 까닭을 알 수 없다. 공직자윤리위는 과연 심사를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부터 의심스럽다. 윤리위의 까다로운 잣대에 걸려 재취업이 막혔다는 사례는 소문조차 들리지 않는다. 이러니 공무원들이 취업 심사를 만만하게 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개정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고위 공직자는 퇴직일부터 3년간 퇴직 전 5년간 소속했던 부서 업무와 관련 있는 기관에 재취업할 수 없다. 이대로 엄격히 적용된다면 걱정할 게 없다. 문제는 공직자윤리위가 이런저런 이유로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심사를 하면서도 심사 결과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규정을 따른 사례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공직자 중에서도 특히 고위 법관들의 재취업을 엄격히 따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경력과 인맥에 기댄 전관예우의 통로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온 국민이 사회 체질 개선에 소매를 걷고 나섰다. 어느 곳보다 부패 관행 척결에 앞장서야 할 쪽이 공직사회다. 이런 엄중한 현실인데 법관들이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망각한 관행을 이어 간다면 어불성설이다. 재취업 공직자 당사자가 취업심사를 요청해야만 심사가 진행되는 현행 제도의 구멍부터 손봐야 한다.
  • [사설] 있으나 마나 한 고위 법관 재취업 심사

    고위 법관의 재취업 심사가 있으나 마나 한 장치로 확인됐다. 최근 5년간 퇴직해 취업 제한 기관에 재취업한 고위 법관들은 전원 취업 심사에서 통과했다. 대법원이 국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2012년부터 지난 5월까지 공직자윤리법상 취업 제한 기관으로 분류된 대기업이나 대형 로펌으로 재취업한 고위 법관과 법원 공무원은 18명이다. 이들은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한 사람도 빠짐 없이 통과해 LG나 삼성전자 등 대기업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심사가 얼마나 허술했는지 취업 이후 심사를 받은 사람도 8명이나 됐다. 그중에는 취업 1년 후 심사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공직자 재취업의 뒷북 심사는 비단 고위 법관들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최근 통계에서는 공직자 재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취업을 한 다음에야 심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쪽도 마찬가지다. 최근 5년간 검사 출신 재취업 신청자 중 심사도 없이 기업에 무단으로 취직한 경우는 30%나 됐다. 귀가 따갑도록 개선을 주문해도 고쳐지지 않는 까닭을 알 수 없다. 공직자윤리위는 과연 심사를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부터 의심스럽다. 윤리위의 까다로운 잣대에 걸려 재취업이 막혔다는 사례는 소문조차 들리지 않는다. 이러니 공무원들이 취업 심사를 만만하게 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개정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고위 공직자는 퇴직일부터 3년간 퇴직 전 5년간 소속했던 부서 업무와 관련 있는 기관에 재취업할 수 없다. 이대로 엄격히 적용된다면 걱정할 게 없다. 문제는 공직자윤리위가 이런저런 이유로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심사를 하면서도 심사 결과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규정을 따른 사례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공직자 중에서도 특히 고위 법관들의 재취업을 엄격히 따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경력과 인맥에 기댄 전관예우의 통로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온 국민이 사회 체질 개선에 소매를 걷고 나섰다. 어느 곳보다 부패 관행 척결에 앞장서야 할 쪽이 공직사회다. 이런 엄중한 현실인데 법관들이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망각한 관행을 이어 간다면 어불성설이다. 재취업 공직자 당사자가 취업심사를 요청해야만 심사가 진행되는 현행 제도의 구멍부터 손봐야 한다.
  • 전국 의과대학생 809명 “고 백남기 농민 죽음은 명확한 외인사” 공동성명 (전문)

    전국 의과대학생 809명 “고 백남기 농민 죽음은 명확한 외인사” 공동성명 (전문)

    서울대병원이 별도의 위원회를 꾸려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전국의 의학도 809명이 “백씨의 죽음은 외인사임이 명확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5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809인은 3일 ‘같이. 우리의 길을 묻습니다’ 라는 제목의 성명문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의료는 무엇보다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며 “의학적인 오류 의문을 남긴 채 부검 가능성을 열어준 사망진단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법원이 발부한 고 백씨에 대한 부검영장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외인사임이 명확한 故 백남기씨의 죽음에 대한 잘못된 진단서로 의사 전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상황을 저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라며 “의사들조차 해당 사망진단서를 비판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에 근거한 부검영장을 신뢰할 수 있는가” 라고 말했다. 이들은 앞서 성명을 발표한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들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신뢰와 긍지, 환자와 양심을 외면하게끔 만든 권력의 칼날 앞에 장차 대한민국 의료를 책임져야 하는우리마저 침묵한다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의료에 대한 불신이 이 사회를 덮쳐올 것”이라 경고하며 선배들에게도 목소리를 내 줄 것을 당부했다. 해당 성명문은 각 학교 학생회 단위가 아닌 개인 학우 단위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성명문 전문이다. <같이. 우리의 길을 묻습니다.> 지난 9월 30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생들이 <선배님들께 의사의 길을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故 백남기 씨의 사망진단서가 의학적으로 어떠한 오류를 품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들은 이번 사건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반추하고 선배님들과 동기들에게 연대를 요청해보려 합니다. 의료는 무엇보다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이에 의료인들은 돈이나 명예, 정치적 상황을 비롯한 그 무엇보다도 진리와 자신의 직무를 중요시하는 태도를 배우며 다른 직업들보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습니다. 이는 그것이 단순한 인격도야의 길이어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국민보건과 의료체계를 유지하는 의사의 핵심적인 역할이고 사회적인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의사의 상징이 된 것 역시 이런 이유 때문이며 앞서 나아가신 선배님들로부터 정치색과 이념으로 편을 가르기 전에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환자의 자율성을 존중하라 배워온 것도 이 때문입니다. 작금의 상황은 이러한 가르침을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의학적인 오류와 의문을 남긴 채 부검 가능성을 열어준 사망진단서를 저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외인사임이 명확한 故 백남기 씨의 죽음에 대한 잘못된 진단서로 의사 전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상황을 저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의사들조차 해당 사망진단서를 비판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에 근거한 부검영장을 신뢰할 수 있으며, 나아가 어떻게 환자들에게 의사들을 믿고 스스로를 맡기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혹여 단순한 실수가 아닌 다른 이유 때문에 해당 사망진단서가 이런 오류를 범하게 되었다면 의사와 의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결국 국민 보건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참된 의료인이라면 응당 이에 침묵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직업적 양심을 지켜야하지 않겠습니까. 신뢰와 긍지, 환자와 양심을 외면하게끔 만든 권력의 칼날 앞에 장차 대한민국 의료를 책임져야하는 우리마저 침묵한다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의료에 대한 불신이 이 사회를 덮쳐올 것입니다. 하여 저희는 선배님들께 배운 사회적 책무를 이행하고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생들과 연대하려 합니다. 또한 선배님들께 고개를 돌려 감히 청합니다. 서울대 학생들의 물음에 동문 선배들이 답했듯, 저희가 앞으로 걸어 나갈 길이 결코 혼자 걷는 가시밭길이 아님을 보여주십시오. 우리가 선배님들의 품에서 배운 지식이 현실의 권력과 위협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음을 보여주십시오. 면면한 걸음으로 이어 오신 선배님들의 신뢰의 발자취가 한순간의 외압과 회유에 흔들리지 않음을 보여주십시오. 기로에 선 저희가 의사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선배님들, 부디 목소리를 내 주십시오. 2016년 10월 3일 15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809인 ※ 위 성명문/공동서명은 각 학교의 학생회 단위가 아닌 개인 학우 단위로 작성되었습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계축구의 웃음거리” 앨러다이스 경질 잉글랜드 축구인들의 개탄

    “세계축구의 웃음거리” 앨러다이스 경질 잉글랜드 축구인들의 개탄

     “잉글랜드가 세계축구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의 주장을 지냈던 레전드 앨런 시어러가 28일 샘 앨러다이스(61)의 경질 직후 내뱉은 개탄이다. 앨러다이스가 언론사 탐사보도팀의 위장취재에 걸려들어 도덕성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지 하루 만에 물러나자 시어러는 “화도 나고 서글프기도 하다. 대표팀 감독이 꿈같은 일이라고 말했던 남자가 내린 잘못된 판단 때문에 나도 휘청거리고 있다“고 BBC 라디오5와의 인터뷰를 통해 불화살을 날렸다.    대표팀의 63경기에 나서 30골을 기록한 시어러는”샘과 그의 측근들이 내린, 믿기지 않고 재앙과 같은 잘못된 판단 때문에 벌어진 이 모든 상황에 화가 난다”고 털어놓은 뒤 “난 올 여름 유로(유럽축구선수권 2016)에서 일어났던 일보다 더 나빠질 일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우리는 세계축구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고 속상해 했다. 잉글랜드는 유로 2016에서 변방으로 여겨지던 아이슬란드에게 16강 티켓을 양보했다. 그는 이어 ”(대표팀 감독이란 자리가) 독이 든 성배처럼 보인다. 모든 감독들이 좋은 이유, 그릇된 이유로 자리를 떠난다. 아주 아주 어려운 직업이다. 그래서 몇몇은 ´불가능한 직업´이라고 일컫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잉글랜드 주장을 지냈던 또다른 레전드 리오 퍼디낸드는 BT 스포트와의 인터뷰에서 ”잉글랜드의 배역이 코믹한 것이 되고 있다”고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그토록 열심이었던 사람이 FA로 하여금 행동(해고)하게 만들었다. 순진함이란 단어는 이래서 나왔다. 잉글랜드 축구에게는 실망스러운 일이다.” 웨일스 대표팀의 미드필더 출신 로비 새비지는 “앨러다이스에 대해 일말의 동정심을 갖긴 하지만 그가 FA를 다른 수가 없게 만들었다“면서 ”잉글랜드는 수치 덩어리가 됐다. 처음에는 유로였는데 지금은 이 지경이 됐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을 지냈던 글렌 호들은 BT 스포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이렇게나 빨리 (경질) 합의에 이르렀는데 내 생각에 어떤 식으로든 필요했던 일“이라면서 “정말 유로를 마쳤을 때 맨밑바닥이어서 샘에게 그 일을 맡겼다. 그리고 ´좋아 이제 모두 힘을 합쳐 앞으로 나아갈 일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우리 손발을 스스로 묶어버렸는데 이제 제대로 일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토트넘 감독을 지낸 해리 레드냅은 BT 스포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슬픈 날이며 샘도 역시 슬플 것이다. 이 모든 일이 유감스럽다“면서 “아마도 잉글랜드 대표팀을 지휘하는 것은 그가 평생 바라온 일이었을텐데 이렇게 빨리 끝내게 돼 믿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FA 총재를 지낸 그렉 다이크는 “FA가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본다. 1년에 300만파운드 이상 연봉을 챙기는 작자가 왜 40만파운드(상당의 해외여행 약속)에 넘어갔을까? 우리는 로이 호지슨 때는 이런 문제로 얽히지 않았다. 내 생각에 호지슨은 아주 공명정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아주 많은 부패 관행에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데 FA는 문제를 알아채자마자 재빨리 행동했다”고 꼬집었다.    잉글랜드 대표팀 수비수 출신 대니 밀스는 “난 앨러다이스가 말한 내용 때문에 놀라지는 않았다. 내가 놀란 것은 그가 그 일에 오래 종사했는데도 그렇게 순진해 빠졌느냐는 것이었다. 팬들도 그가 규정을 그렇게 빠져나갈 수 있다고 설명한 것에 분노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마땅히 잉글랜드 대표팀 사령탑이란 자리에 집중해야 할 그가 어디 돈 나올 데 없나 하고 세계 곳곳을 찾아다니려 한 것에 분노한다고 생각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딱 한 경기 지휘하고´ 앨러다이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감독 경질

    ´딱 한 경기 지휘하고´ 앨러다이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감독 경질

     ´축구 종가´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을 단 한 경기 지휘한 샘 앨러다이스(61)가 결국 물러났다.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지 67일 만으로 역대 잉글랜드 사령탑 중 최단명이다. 언론사 탐사보도팀의 위장취재에 걸려들어 도덕성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지 하루 만이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28일 선수 이적에 관한 규정을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고 대가로 해외여행을 가려고 했던 앨러다이스 감독과 계약을 끝내기로 양측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FA는 성명을 내 앨러다이스의 행동이 “적절하지 못했다”며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17세 이하(U-17) 대표팀 감독에게 임시 지휘봉을 맡긴다고 발표했다. 성명은 아울러 앨러다이스 역시 “판단에 중대한 실수를 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대신 전했다.    그는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에서 잉글랜드가 16강에서 탈락한 직후인 지난 7월 23일 로이 호지슨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지난 5일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슬로바키아전이 데뷔전이자 마지막 경기가 됐다.    그는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관련 사업을 추진하려는 에이전트 회사 대리인으로 위장한 일간 텔레그래프 탐사보도팀에 금지된 ‘서드파티 오너십’ 규정을 피하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서드 파티 오너십이란 구단과 선수가 아닌 제3자가 선수 소유권을 갖고 선수를 물건처럼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그런 규정은 어겨도 전혀 문제가 안 되고, 피하는 방법도 있다. 큰돈을 벌 수 있다”며 “내가 아는 에이전트는 서드 파티 오너십 금지규정을 한 번도 지킨 적이 없다”고 말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몰래카메라 앞에서 호지슨 전 감독을 조롱하고, 웸블리구장 재건축을 결정한 FA를 “멍청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앨러다이스는 다음달 8일 몰타와의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2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이제 사우스게이트 임시 감독이 홈에서의 몰타전을 비롯해 같은 달 11일 슬로베니아 원정, 11월 11일 스코틀랜드와의 홈 경기, 같은 달 15일 스페인과의 친선경기를 지휘하게 됐다. 그 동안 FA는 후임 사령탑 선임 작업을 진행한다. 후보군은 사우스게이트 감독, 에디 하우 본머스 감독, 앨런 퍼듀 크리스털 팰리스 감독, 스티브 브루스 전 헐시티 감독이 떠오른다고 BBC는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뻔뻔스러운 마사회

    뻔뻔스러운 마사회

    지역여론 조작… 용산구청엔 訴포기 금전 회유 정황 한국마사회가 2013년 서울 용산에 화상경마장(장외발매소) 설치를 추진하면서 지역 주민들을 찬성 집회에 동원하기 위해 불법으로 ‘카드깡’(카드할인 대출)을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달 초 노인단체를 동원해 수십억원대의 복지기금을 미끼로 행정소송 포기를 종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금전으로 지역 여론을 조작한 데 이어 행정기관까지 돈으로 회유하려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특히 채용과 사업 지원을 통해 친(親)마사회 편으로 돌려세운 노인단체를 조직적으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27일 마사회의 ‘카드깡 의혹’과 관련해 “카드깡을 통해 찬성 집회에 참석한 인원 1명당 10만원씩을 지급했다”면서 “검찰의 보강수사 지시를 바탕으로 다음달까지 관련자 5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마사회 직원이 식당에서 실제 든 비용보다 더 큰 금액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집회 참석자들이 식당에서 현금을 받아 가는 방식이 쓰인 것으로 밝혀졌다. 마사회는 또 고령층의 ‘표심’에 영향을 미치고 주민들이 맞서기가 쉽지 않은 노인단체를 통해 구에 금전적 제안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이날 “소송을 포기하면 마사회가 금전적 지원을 하겠다는 제안을 제3자를 통해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용산구민 대다수가 화상경마장을 없애자는 입장이어서 이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용산구와 구의회 관계자들도 “마사회가 노인단체를 통해 추석 전에 소송을 접으면 소송비 전액과 구내 복지사업 등에 수십억원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구청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마사회는 지난해 6월 천막농성 중인 주민들과의 갈등을 풀기 위해 화상경마장 건물 중 일부를 키즈카페를 포함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쓸 수 있도록 용도 변경 신청을 했다. 하지만 구청 측이 “도박이 이뤄지는 공간에 청소년들이 드나드는 문화시설을 설치할 수 없다”며 이를 거부하자 행정소송을 냈다. 법원은 1, 2심에서 마사회의 손을 들어줬다. 용산구는 대법원에 상고를 준비하고 있다. 정방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 주민대책위원회’ 대표는 “마사회는 해마다 각종 지원과 채용 등을 통해 노인단체를 ‘우군’으로 만들었고, 이번엔 ‘전달자’로 이용했다”고 말했다. 마사회는 지난달 이 단체에 지역발전기금 명목으로 2억원을 지원했다. 법무법인 ‘엘프스’의 김주진 변호사는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명분으로 노인단체를 지원하고 이 단체를 내세워 구를 압박하려는 행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공기업으로서 적합하지 않은 행위”라고 말했다. 마사회 측은 “노인단체와 함께 구청에 간 것은 다른 목적 때문이지 구청장에게 소송 포기를 종용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단독] 뻔뻔한 마사회…화상경마장 찬성 집회 참석자에 10만원씩 ‘카드깡’

    [단독] 뻔뻔한 마사회…화상경마장 찬성 집회 참석자에 10만원씩 ‘카드깡’

    지역여론 조작… 용산구청엔 訴포기 금전 회유 정황 한국마사회가 2013년 서울 용산에 화상경마장(장외발매소) 설치를 추진하면서 지역 주민들을 찬성 집회에 동원하기 위해 불법으로 ‘카드깡’(카드할인 대출)을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달 초 노인단체를 동원해 수십억원대의 복지기금을 미끼로 행정소송 포기를 종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금전으로 지역 여론을 조작한 데 이어 행정기관까지 돈으로 회유하려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특히 채용과 사업 지원을 통해 친(親)마사회 편으로 돌려세운 노인단체를 조직적으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27일 마사회의 ‘카드깡 의혹’과 관련해 “카드깡을 통해 찬성 집회에 참석한 인원 1명당 10만원씩을 지급했다”면서 “검찰의 보강수사 지시를 바탕으로 다음달까지 관련자 5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마사회 직원이 식당에서 실제 든 비용보다 더 큰 금액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집회 참석자들이 식당에서 현금을 받아 가는 방식이 쓰인 것으로 밝혀졌다. 마사회는 또 고령층의 ‘표심’에 영향을 미치고 주민들이 맞서기가 쉽지 않은 노인단체를 통해 구에 금전적 제안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이날 “소송을 포기하면 마사회가 금전적 지원을 하겠다는 제안을 제3자를 통해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용산구민 대다수가 화상경마장을 없애자는 입장이어서 이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용산구와 구의회 관계자들도 “마사회가 노인단체를 통해 추석 전에 소송을 접으면 소송비 전액과 구내 복지사업 등에 수십억원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구청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마사회는 지난해 6월 천막농성 중인 주민들과의 갈등을 풀기 위해 화상경마장 건물 중 일부를 키즈카페를 포함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쓸 수 있도록 용도 변경 신청을 했다. 하지만 구청 측이 “도박이 이뤄지는 공간에 청소년들이 드나드는 문화시설을 설치할 수 없다”며 이를 거부하자 행정소송을 냈다. 법원은 1, 2심에서 마사회의 손을 들어줬다. 용산구는 대법원에 상고를 준비하고 있다. 정방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 주민대책위원회’ 대표는 “마사회는 해마다 각종 지원과 채용 등을 통해 노인단체를 ‘우군’으로 만들었고, 이번엔 ‘전달자’로 이용했다”고 말했다. 마사회는 지난달 이 단체에 지역발전기금 명목으로 2억원을 지원했다. 법무법인 ‘엘프스’의 김주진 변호사는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명분으로 노인단체를 지원하고 이 단체를 내세워 구를 압박하려는 행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공기업으로서 적합하지 않은 행위”라고 말했다. 마사회 측은 “노인단체와 함께 구청에 간 것은 다른 목적 때문이지 구청장에게 소송 포기를 종용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열린세상] 부패 근절, 김영란법만으로 가능할까/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부패 근절, 김영란법만으로 가능할까/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내일이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에 들어간다. 부장판사가 억대의 뇌물을 받고 경제사범이 원하는 판결을 내려 주었다는 정운호 게이트, 진경준 검사와 김정주 넥슨 대표가 친구 관계를 빌미로 수십 년간 부정한 거래를 주고받은 넥슨 게이트를 통해 국민은 정치권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엘리트들 사이에 만연한 부정부패와 도덕성 마비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영란법의 시행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게 나타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하겠다. 권력형 부패가 한 사회에 끼치는 악영향은 단지 지위와 힘을 가진 사람들이 부당하고 불법적인 이익을 챙기는 정도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부패는 공공기관과 공동체에 대한 신뢰를 흔들고, 공동체 구성원 간의 불신과 혐오를 팽배하게 만들어 한 사회가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한 근간을 파괴한다. 따라서 권력형 부패의 방지는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과제이며, 김영란법의 입법 취지는 분명히 우리 모두 납득할 만한 것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김영란법이 권력형 부패의 척결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달성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정작 부패의 핵심 근원은 적용 대상에서 빠지고 전문직 공무원, 사립학교 교직원, 언론인 등에게 화살이 돌려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됐던 부정청탁과 금품수수는 늘 정치권, 고위공직자, 신흥재벌, 법조 엘리트 등과 같은 기득권 계층의 결탁에서 비롯됐다. 권력형 부패의 진원지인 권력 상층부의 사적 카르텔은 대우조선 사태처럼 한 나라의 경제를 위기에 빠뜨릴 정도로 천문학적인 규모로 벌어진다.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이 되는 직종의 종사자들도 우리 사회에 뿌리박힌 일상적 부패를 제거하는 데 물론 앞장서야 할 것이지만, 일상적인 규제의 테두리 밖에서 이루어지는 특권층의 은밀한 부정부패를 타파하지 못하는 한 정의로운 사회의 달성은 요원하다. 김영란법은 공직사회의 부패 근절을 목적으로 발의됐으나 적용 대상을 논리적 근거 없이 정의함으로써 목적의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 이후에도 모호하고 포괄적인 규정,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예외 규정 등을 이유로 여전히 논란이 많다. 권력형 부패의 척결이라는 목적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내용으로 다시 구성돼야 한다. 김영란법은 단순한 감시와 처벌의 강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규제만능주의의 면모를 보인다는 점에서도 비판적 검토가 필요하다. 오래전부터 공직자윤리법이 있었음에도 정권마다 권력형 부패와 비리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했는데, 이는 결코 처벌 규정이 약해서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모든 문제를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해결하고자 하는 태도는 감시를 위한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들이 서로 감시하는 체제를 사회의 전면에 등장시킨다. 이미 김영란법의 시행을 앞두고 세종시 지역에서는 이를 이용해 한몫을 챙기려는 소위 ‘란파라치’들로 인해 월세까지 들썩거린다는 소식이다. 처벌과 감시가 성행하는 사회는 상호 불신을 조장한다. 그리고 상호 불신이 팽배한 사회에서 부정청탁과 금품수수를 처벌하는 제도만으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은 뿌리 없는 나무에서 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규제에 앞서 도덕이, 감시에 앞서 신뢰와 같은 비제도적이고 자율적인 기제가 개인과 조직의 행동을 규율할 때 보다 성숙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논어에서 공자는 어떻게 해야 백성이 따르겠는가라는 노나라 애공의 질문에 ‘거직조제왕’(擧直錯諸枉)이라는 한마디로 답한다. 위에 바른 사람을 쓰면 저절로 백성이 따른다는 뜻이다. 김영란법의 원래 취지를 살리고 선진사회로의 이행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달성하기 위해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김영란법의 시행을 앞두고 곳곳에서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기 위한 요령을 가르치는 교육이 한창이라고 하는데, 이런 시간에 사회 지도층 자신의 자아성찰과 도덕성 함양을 위한 교육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 “사드, 前장관·의장 동원해 中 설득을…핵 없어도 북한 체제 유지할 수 있어”

    “사드, 前장관·의장 동원해 中 설득을…핵 없어도 북한 체제 유지할 수 있어”

    사드는 국민 단합 이슈인데 되레 분열 반대측도 “中 보복할 것” 약점 노출말고 사드보다 더 나은 방법 있는지 토론을 차기 대통령감 자기헌신·포용력 갖춰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는 세월호 사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달리 국민을 단합시킬 수도 있는 이슈입니다. 지금 일고 있는 안타까운 혼선과 국론분열을 해결할 리더십을 발휘하는 인물은 다음에 반드시 큰 지도자로 쓰이게 될 것입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23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사드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 “정부와 청와대, 여야 지도층이 국민을 단합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사드 배치는 전형적인 님비(NIMBY) 현상인데 이를 관리할 수 있는 국가 지도력이 상실된 상태”라면서 “이 문제가 대선 국면까지 그대로 가지 않을까 한다”고 진단했다. 김 전 의장은 지난 20일 중국 텐진에서 열린 빈하이(濱海) 동북아평화발전포럼에서 북핵과 사드 등을 주제로 개막 연설을 하며 중국 측 인사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김 전 의장은 연설에서 핵이 북한 체제 유지의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점과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언급한 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중국 측은 한결같이 사드를 반대하며 대화가 먼저다, 북한을 압박하지 말라는 얘기를 했다”면서 “우리가 설득은 놔두고 설명조차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국내의 정치적 논란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방어 장치로 사드가 필요한가 안 한가, 사드보다 더 효율적인 기재가 있는가 등을 두고 토론해야 하는데 지금 반대 측은 중국을 노하게 해서는 안 된다, 경제보복을 당한다는 식으로 우리 약점을 노출시키고 있다”면서 “중국도 미국도 아닌 대한민국을 이 문제의 중심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의장은 “사드는 외교 문제든 국내 갈등이든 공통적으로 정부가 해결을 위해 발품을 열심히 팔아야 한다”면서 “관시(關係)를 중시하는 중국에 대해 현직·전직의 가용한 재원을 찾아서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장은 “우리나라는 전직 대통령·의장, 외교부 장관 등을 전혀 활용하지 않는 나라”라며 본인도 사드 문제 해결에 적절한 노력을 해 나갈 것이란 뜻을 내비쳤다. 김 전 의장은 중국 텐진대 역사상 외국인으로서는 처음 명예박사 학위를 받는 등 중국과 인연이 깊다. 김 전 의장은 북핵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 정권에 핵이 없어도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북한이 핵에 의존하는 건 국제적 비난에도 불구하고 핵 외에는 체제 보존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다른 방법이 있다는 신뢰를 북한에 주기 위해 한·미·중이 동시다발로 움직여야 하고 6자회담은 그다음 순서”라고 말했다. 전술핵 재배치 등 한반도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핵이 얼마나 위험하고 가당찮은 무기인지 알고 있다”면서 “정치적 프로파간다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한·미 안보 체계를 굳건히 해야 한다”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북한 수해 지원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북한이 우리 정부에 공식 요청을 하면 지원해야 한다”면서 “이럴 때는 공세적으로 우리가 먼저 북측에다 ‘지원을 요청하라’고 메시지를 던져볼 타이밍”이라고 조언했다. 김 전 의장은 내년 대선에서 뽑을 대한민국 지도자의 조건으로는 그리스의 민주주의를 꽃피운 지도자 페리클레스(BC495?~BC429)가 제시한 식견과 설득력, 투철한 국가관, 도덕성 등 4대 조건을 들었다. 또 특히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을 고려하면 ‘자기 헌신’과 ‘포용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포용은 아파하는 그 마음속에 들어가 같이 아파하는 긍휼이자 자비인데 (정치인들이) 정서적으로 메말라 있다”면서 “악어의 눈물이 아닌, 같이 아파할 줄 아는 지도자가 우뚝 설 것”이라고 말했다. 5선 국회의원이자 18대 국회 전반기 의장을 지낸 김 전 의장은 현재 부산대 석좌교수로 후학들을 양성하며 국내외에서 활발한 강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대표 저작인 ‘술탄과 황제’ 전면 개정판의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악인들의 출구없는 핏빛 지옥도

    악인들의 출구없는 핏빛 지옥도

    오는 28일 개봉하는 ‘아수라’는 김성수 감독이 자신의 건재함을 작심하고 과시한 영화로 요약된다. 10년간 충무로에서 한발 비껴 있다가 메가폰을 잡았던 ‘감기’(2013)는 재난 블록버스터라는 장르 탓인지 그만의 향기가 옅었던 게 사실. 이번엔 장기이자 전공이나 다름없는 누아르를 택했다. 그리고 정의, 양심, 도덕성, 인간성 따위는 말끔하게 빼버린 악인, 아니 악귀 캐릭터만 잔뜩 빚어내 안남시라는 가상의 도시에 풀어놓는다. 브라질 빈민가를 연상케 하는 이곳은 김 감독의 고담시인 셈이다. 이렇게 김 감독은 누아르를 극한으로 밀어붙인다. “온전히 악인만 등장하는 폭력의 생태계를 만들고 싶었다”는 게 감독의 변. 수천억원에 달하는 재개발 이익을 챙기려고 혈안이 된 안남시 시장 박성배(황정민)는 증인 납치, 살인교사 등 온갖 악행을 서슴지 않는다. 뒤치다꺼리는 강력계 형사 한도경(정우성)의 몫. 암 말기 아내의 병원비 때문에 아내의 이복오빠인 시장을 찾았다가 ‘악의 개미지옥’에 빠졌다. 경기지방검찰청(이 역시 가상이다) 특수부 검사 김차인(곽도원)과 수사관 도창학(정만식)은 이러한 한도경의 약점을 잡고는 시장을 잡는 데 협조하라며 무자비하게 린치를 가한다. 한도경은 자신을 잘 따르던 후배 형사 문선모(주지훈)를 시장 수하로 들여보냈다가 갈등을 빚게 되고, 상황은 아수라장으로 치닫는다. 영화는 1990년대 후반 남성미와 영상미가 넘치는 작품으로 한창 날렸던 ‘그 시절의 그 김성수’로 돌아간 분위기다. 그대로 회귀했다기보다 자신의 스타일을 21세기로 새롭게 갖고 오는 데 성공했다. 악덕 시장과 악질 검사 사이에서 난파한 정우성이 스트레스를 폭발시키는 빗속의 차량 추격 장면과 정우성, 주지훈이 장례식장 좁은 통로에서 벌이는 육탄전은 왕자웨이(王家衛)의 ‘열혈남아’ 등 홍콩 누아르에서 진일보한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돋보인다. 15년 만에 김 감독에게 호출받은 페르소나 정우성을 비롯해 악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내공을 갖고 있는 황정민, 곽도원, 정만식에다가 젊은 피 주지훈까지, 연기가 제대로다. 문제는 시종일관 으르렁거리며 물어뜯는 ‘아수라’의 영화 언어가 당대와 소통할 수 있을지 여부다. 영화 전체적으로 볼 때 폭력 수위가 과하게 느껴지는 관객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관람 등급(청소년 관람불가)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는 피 칠갑에 난도질, 무자비한 폭행 장면은 몸에 힘을 빼고 편안하게 감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저도 모르게 이를 악물게 돼 영화가 끝나면 턱뼈가 뻐근할 듯. 김 감독은 “폭력 사회에 물든 사내가 폭력으로 인해 궤멸하는 과정을 멋진 싸움으로 묘사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관객에게 쾌감이 아닌 통렬함, 충격을 주기 위해 관습적인 방식을 비틀어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자면 때리는 정만식이 아닌 두들겨 맞는 정우성의 얼굴에 초점을 맞추는 식이다. 누가 살아남을지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다. 구렁텅이에서 빠져나가려다 다리가 잡혀 다시 나락으로 굴러떨어지듯 누구도 지옥도를 벗어나지 못한다. 한낱 고깃덩어리로 널브러진 악귀들을 보여주며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땐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이 그러한 것인지 궁금해진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해운산업 위기극복에 정부가 나서라” 부산지역 대학 총장 성명 발표

    “해운산업 위기극복에 정부가 나서라” 부산지역 대학 총장 성명 발표

    부산지역 대학 총장이 해운 산업의 위기와 관련,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과 한진해운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대와 한국해양대, 동명대, 부경대 등 물류와 해양분야 인재를 육성하는 부산지역 13개 대학 총장들은 13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운 산업 위기극복을 위한 견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한진해운의 경영실패, 경영진의 도덕성 미비에다 정부의 미흡한 위기대응 능력이 맞물려 해운 산업은 물론 국가 경제와 무역 시스템이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대학 총장들은 “이번 사태로 지난 50여년 수많은 위기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구축한 국가 물류시스템의 기반이 약화해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잠재력을 둔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해운업은 국가 핵심 기반산업이면서 미래 성장잠재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략산업”이라며 “한진해운과 한진그룹의 책임 있는 자세, 정부의 즉각적인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가 물류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정책기구를 설립할 것도 촉구했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오거돈 동명대 총장은 “이번 사태는 기업의 경영실패에 기인한 문제이지만 해운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정부는 선 구제 후 해운 산업 위기를 수습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공정경쟁 뒤흔든 생활기록부 조작

    성적 상위권 학생들을 명문대에 진학시키고자 생활기록부를 조작한 광역시의 한 고교 교장과 교사들이 경찰에 붙잡혔다고 한다. 교장은 교사들에게 성적 1등급 학생들의 생활기록부를 고치도록 지시했고, 교사들은 생활부 내용은 물론 성적을 조작한 대가로 학부모로부터 돈을 받기도 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다고 해도, 사교육 현장도 아닌 학교 현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대학 입시에서 학생부 종합 전형은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학생부 내용의 정확성과 객관성은 이 제도가 최소한의 설득력을 갖는 기본 전제일 것이다. 그럼에도 일선 학교에서 이런 일이 예사로 벌어지고 있다면 대학 입시 제도가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학교에서 벌어졌다는 학생부 조작 사건의 구체적 내용은 듣고도 믿기 어려울 지경이다. 입건된 교사들은 지난 1년 동안에만 나이스(NEIS)라고 불리는 교육행정 정보 시스템에 229차례나 무단 접속해 학생 25명의 생활부를 36차례 조작했다. 대상은 3학년 학생뿐 아니라 2학년 학생도 상당수였다니 조직적이고도 장기적인 대입 행정 방해 행위에 해당할 것이다. 학생부 입력과 수정을 위한 나이스 접속 권한은 교장이 담임과 해당 과목 교사에게만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교장이 앞장서고 담당 교사도 뒤따른다면 생활부 조작은 막을 수 없는 것이다. 생활부 전형이란 결국 일선 학교 현장의 도덕성이 뒷받침돼야 하는 제도지만 현실은 동떨어져 있음을 이번 사건은 뚜렷하게 확인시켜 주었다. 우리 교육의 불행이 아닐 수 없다. 곧 대학 입시를 치러야 할 자녀를 둔 학부모는 물론 대다수 국민은 이런 짓을 저지르는 학교가 비단 이 학교뿐이겠느냐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해당 학교의 부정에 따라 낙방한 응시자들은 또 어떻게 구제할 수 있을 것인지 안쓰럽기만 하다. 해당 학교에서도 ‘학생부 미화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학생들의 박탈감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 만큼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사실상 전 국민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건 내용이 알려지자 교육 관련 시민단체들은 한목소리로 “당국은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해당 교장과 교사들은 구속 수사하고 파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연한 일이다. 이번 사건은 우리 학교 현장이 도덕성을 조금이라도 다시 찾는 계기가 돼야 한다.
  • [시론] 엇나간 호화 외유, 빗나간 경제 칼럼/심재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시론] 엇나간 호화 외유, 빗나간 경제 칼럼/심재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국내의 영향력 있는 신문사 논설주간과 대기업 조선회사 간부의 호화스런 외유 그리고 이러한 외유를 전후한 특정 회사 띄우기식 칼럼과 호화 여객기에 동승한 사장의 청와대 연임 청탁. 지금까지 제기된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에 대한 의혹만으로도 일반인의 관심과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마치 영화 ‘내부자들’의 이강희 논설주간처럼 진실을 외면하고 나라 정치와 경제를 흔들어 놓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언론은 검찰 수사와 독립적으로 사건의 진실을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이번 기회에 자율적으로 뉴스룸 시스템을 개선하고 취재 보도의 윤리 강령을 확실하게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송 전 주필을 서너 번 만난 적이 있다. 그를 만날 때마다 중국의 경제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덩샤오핑이 생각나곤 했다. 그의 키가 덩샤오핑처럼 작아 보였지만, 그의 경제적 식견과 통찰력은 덩샤오핑만큼이나 크고 넓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의 칼럼은 날카로웠다. 칼럼과는 달리 그의 두터운 안경 속 두 눈은 의외로 부드러웠다. 그런 그가 대기업으로부터 호화 접대를 받았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솔직히 놀랐다. 송 전 주필이 특별한 이해관계를 갖고 칼럼을 썼다면 지탄받아 마땅하다. 법적인 하자가 있다면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 저널리스트는 성직자 못지않게 엄격한 도덕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송희영 스캔들이 사회문제가 된 이후 그의 칼럼을 다시 읽어 봤다. 비윤리적인 행적과는 무관하게 그의 칼럼은 역시 주옥처럼 빛났다. 우리 사회 경제 구조의 모순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21세기 한국 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를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법도 어느 경제학자 못지않았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미국의 하워드 베이커 전 테네시주 상원의원이 떠올랐다. 그는 공화, 민주 양당의 의원으로부터 ‘위대한 조정자’라는 칭송을 받던 인물이다. 1973년 워터게이트 미 상원 청문회에서 “대통령은 워터게이트에 관해 무엇을, 언제 알았느냐”는 질문을 해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부상한다. 그는 18년 동안 상원의원을 지냈으며, 이란-콘트라 사건을 통해 레이건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된다. 백악관 비서실장이 된 베이커는 워터게이트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법과 의회와 여론에 반하는 일들을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제시한다. 레이건은 베이커의 도움으로 이란 게이트의 위기를 극복한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베이커를 표지 인물로 보도했으며, 차기 대통령 일순위로 꼽기도 했다. 정계에서 은퇴한 베이커는 2000년 11월 국가 위기 해결사로 다시 등장한다. 당시 미 대통령 선거 개표에서 플로리다주 선거인단이 부시와 고어 후보 쪽으로 왔다 갔다 하는 대혼란이 전개됐다. 결국 선거인단은 부시 후보 쪽으로 넘어갔다. 민주당에선 부정선거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베이커는 투표함이 “플로리다주 선거법과 규정에 따라 어떤 하자도 없이 개표됐다”는 논거를 설득력 높게 제시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그의 주장을 지지하는 사설을 게재했다. 자칫 나라가 둘로 쪼개질 수 있었던 절체절명의 시기에 국가적 위기가 봉합되는 순간이었다. 송 전 주필은 이제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신분에서 출국 금지 리스트에 오르는 불명예와 함께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됐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격변기에 쓴 칼럼과 사설을 통해 국가의 경제 어젠다와 경제위기 해법을 통 크게 제시한 언론인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제 그의 경제 칼럼을 읽을 수 없게 돼 안타깝다. 언론인은 누구나 이번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송 전 주필 스캔들로 인해 굵직한 필치로 10년 앞의 나라 경제를 바라보며 겁 없이 진실을 말해야 하는 언론 고유의 책무가 손상돼서는 안 될 것이다. 그의 퇴장을 바라보며 ‘죽은 시인의 사회’를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이 선진사회 진입을 앞두고 겪었던 일을 우리도 지금 경험하고 있는 것일까. 국내 언론계는 존 키팅과 같은 캡틴 선생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우리에겐 국가 위기 시에 언론계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는 베이커와 같은 정치인은 없는 것일까.
  • [서울광장] ‘스폰서가 지배하는’ 법조계/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스폰서가 지배하는’ 법조계/박홍환 논설위원

    본래의 뜻과는 달리 고약하고 음습한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들이 있다. 스폰서(sponsor)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약속하다, 보증하다’ 등의 뜻을 가진 라틴어 스폰데레를 어원으로 하는 스폰서는 원래 보증인, 후원자, 발기인이라는 뜻이지만 상업방송의 광고주를 지칭하는 말로 바뀌었고, 지금 우리는 스폰서라는 단어에서 타락한 검은 뒷거래를 연상하게 된다. 특히 법조계에 만연한 ‘스폰 조합’은 권력과 돈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불공정할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 돈을 대는 재력가나, 거리낌 없이 그 돈을 즐기는 권력자나 서로 이익을 위해 공생관계를 유지한다. 서로 말은 안 하지만 이들은 어려운 시기에 상대방이 ‘내 편’이 돼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고 관계를 지속하기 마련이다. 2006년 전국을 충격에 빠뜨린 법조비리 사건이 터졌다. 차관급인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스폰서로부터 수시로 향응과 접대,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다. 그는 그 스폰서가 청탁한 사건 재판에 관여하기까지 했다. 그해 8월 16일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은 “각별한 믿음을 아끼지 않으셨던 국민이 받았을 실망감과 마음의 상처를 생각하면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대국민 사과를 한 뒤 고개를 숙였다. 그로부터 딱 10년 만이다. 어제 양승태 대법원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전국법원장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사법부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끼친 심려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현직 지방법원 부장판사의 구속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10년의 세월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만 바뀌었을 뿐 극의 전개나 내용은 엇비슷하다. 심지어 지난해에도 사채왕 스폰서와 어울린 판사가 구속되지 않았는가. 검찰도 마찬가지다. 전·현직 검사장 구속 이후 최근 내부 감찰 강화를 골자로 한 ‘셀프개혁’을 발표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또다시 스폰서 부장검사 사태가 터졌다. 이번엔 내연녀까지 등장하는 등 막장 드라마 수준이다. 검찰 수뇌부가 개혁안 발표 전 이미 사건 내용을 파악했다는 점에서 은폐 의혹까지 제기된다. 사실 검찰의 스폰서 문화는 뿌리 깊다. 120억원대의 ‘주식 대박’을 터뜨렸다가 하루아침에 범죄자로 전락한 진경준 전 검사장도 오랜 친구이자 게임업체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회장이 오랫동안 스폰서 역할을 해 왔던 것 아닌가. 부장검사가 휘하 검사에게 자신의 스폰서를 소개해 주는 등 한때는 스폰서의 대물림까지 성행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 수사부서 검사 전체가 서초동 법조타운 주변 술집에서 ‘공용 스폰서’와 어울리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어떤 재간으로도 브로커들의 농간을 벗어날 수 없는 구조다. 판검사 주변에 스폰서가 넘쳐나는 것은 무소불위의 권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 개인의 일탈 행위로 치부해 버려선 안 되는 이유다. 수사권, 기소권, 재판권 등 그들이 갖고 있는 독점적 권한은 수사나 재판을 받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생사여탈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엄정한 법의 잣대를 들이댄다고 하지만 비인격체인 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인 왜곡이 가능하기 때문에 스폰서나 브로커들은 ‘보험’ 차원에서도 이들의 스폰을 자청하는 것이다. 10여년 전 취재 과정에서 만난 브로커들은 하나같이 검은색 표지의 낡은 양지사 전화번호 수첩을 흔들어 댔다. 그러곤 자기가 관리한다는 뉘앙스로 고위직 판검사들의 이름을 줄줄이 뀄다. 그들이 잡혀 들어갔을 때에도 빽빽하게 적힌 수첩 속 판검사 대부분은 무사했다. 검찰도 법원도 제 식구 보호에 급급했던 것이다. 최근 몇 달간 변호사, 검사, 판사들의 추문이 이어지면서 이른바 법조 3륜은 철저히 망가졌다. 국민은 그 저급한 윤리의식에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그런데도 법조인들은 법치주의의 근간인 ‘법의 지배’를 강조한다.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과 윤리의식으로 무장하지도 않은 채 말이다. 이미 ‘× 묻은 개’가 돼 버린 법조 3륜의 ‘법의 지배’ 호소는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셀프 개혁으로는 턱도 없다. 독점적 권력의 분산, 외부 감시 외에 답이 없다. 그러면 저절로 스폰서도, 불신도 사라진다. 화(禍)는 그동안 숱한 법조비리와 스폰서 파문에도 미봉책만 내놓으며 어물쩍댔던 법조 3륜이 불렀다. stinger@seoul.co.kr
  • [길섶에서] 바이칼 (5·끝)데카브리스트/이경형 주필

    이르쿠츠크는 바이칼호의 관문이다. 이곳이 ‘시베리아의 파리’로 불릴 만큼 문화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여기 유배 온 데카브리스트(12월혁명당원)들이 끼친 영향 때문이다. 러시아로 쳐들어온 나폴레옹 군대와 맞서 치열하게 싸워 파리까지 추격했던 젊은 귀족 출신 장교들은 서유럽의 자유주의 사상에 영향을 받아 1825년 12월 러시아 최초로 농노제 폐지 등 근대적 혁명을 꾀하다 실패해 처형당하거나 시베리아로 유형을 떠났다. 데카브리스트 박물관인 ‘볼콘스키의 집’에 들렀다. 유배된 볼콘스키 공작의 부인 마리아는 ‘전쟁과 평화’를 쓴 톨스토이의 숙모로 그녀의 손때 묻은 오르간과 피아노를 둘러보면서 소설 속의 장면들을 떠올려 본다. 톨스토이는 도덕성과 강인한 정신력을 지닌 데카브리스트로부터 감명을 받아 데카브리스트의 아버지 세대부터 당대까지 볼콘스키 가문 등의 얘기를 전개해 불후의 명작을 남겼다. 젊은이들은 늘 변화의 주역들이었다. 데카브리스트처럼 역사의 진운을 개척한 것도 그들이었다. 아픔은 젊은이의 숙명이자 특권이다. 한국의 젊은이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이경형 주필 khlee@seoul.co.kr
  • 양승태 대법원장 대국민 사과…“청렴성은 법관의 존재 자체와 직결”(전문)

    양승태 대법원장 대국민 사과…“청렴성은 법관의 존재 자체와 직결”(전문)

    양승태(68·사법연수원 2기) 대법원장은 6일 현직 부장판사 뇌물수수 구속 사건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대법원장이 법관 비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며 10년 만의 일이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초동 대법원청사에서 전체 대법관과 고위 법관 40여명이 참석해 열린 전국법원장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한 법관의 잘못된 처신이 법원 전체를 위태롭게 하고 모든 법관의 긍지와 자존심을 손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가장 크게 실망하고 마음에 상처를 받은 사람은 묵묵히 사법부를 향해 변함없는 애정과 지지를 보내면서 법관이 우리 사회의 소금이 되기를 절실히 기대하고 믿어 온 국민들”이라며 “먼저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하고 깊은 자성과 절도 있는 자세로 법관의 도덕성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 대법원장은 “법관에게 청렴성은 다른 기관에 있어서의 청렴성과는 의미가 다르다. 그것은 법관의 존재 자체와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청렴성을 의심받는 법관이 양심을 가질 수 없고, 양심이 없는 법관이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의 사과 발표 이후 열린 전국 법원장 회의에서는 이번 사태의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책 마련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대법원은 전국법원장회의가 끝난 후 회의에서 논의된 대책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다음은 양 대법원장의 사과문 전문 전국의 법원장 여러분 우리는 지난 주 현직 부장판사가 법관의 직무와 관련하여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구속된 일로 인해 엄청난 충격에 휩싸여 이 모임을 열고 있습니다. 아직 남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분명히 가려져야 할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법관이 지녀야 할 가장 근본적인 직업윤리와 기본자세를 저버린 사실이 드러났고, 그 사람이 법관 조직의 중추적 위치에 있는 중견 법관이라는 점에서 우리 모두가 느끼는 당혹감은 실로 참담합니다. 한 법관의 잘못된 처신이 법원 전체를 위태롭게 하고 모든 법관의 긍지와 자존심을 손상시키고 있습니다. 더구나 작년에 이어 다시 이 같이 일이 거듭되어 법관 전체의 도덕성마저 의심의 눈길을 받게 됨으로써 명예로운 길을 걸어가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 온 모든 법관들이 실의에 빠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 가장 크게 실망하고 마음에 상처를 받은 사람은 그 동안 묵묵히 사법부를 향해 변함없는 애정과 지지를 보내면서 법관이 우리 사회의 소금이 되기를 절실히 기대하고 믿어 온 국민들일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일이 상식을 벗어난 극히 일부 법관의 일탈행위에 불과한 것이라고 치부해서도 아니 되고, 우리가 받은 충격과 상처만을 한탄하고 벗어나려 해서도 아니 됩니다. 부끄럽고 송구스러운 마음일지언정 이 일이 법관 사회 안에서 일어났다는 것 자체로 먼저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하고 깊은 자성과 절도 있는 자세로 법관의 도덕성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려 사법부를 대표하여 이 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끼친 심려에 대해 깊이 사과드리며 앞으로 밝혀질 내용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드리는 바입니다. 전국의 법관 여러분 청렴성은 법관들이 모든 직업윤리 가운데서도 가장 소중히 여기는 가치입니다. 우리의 사표, 가인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이 ‘부정을 범하는 것 보다 굶어 죽는 것이 더 영광이다’라고 갈파하신 것과 같이, 지금까지 모든 법관들은 청렴성을 생명처럼 여기며 직무를 수행하여 왔고 청렴성에 관한 한 한 치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과 긍지를 지녀 왔습니다. 우리가 청렴성을 그토록 중히 여기는 이유는 청렴성이야 말로 모든 신뢰의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청렴하지 않은 법관이 양심을 가질 수 없고, 양심이 없는 법관이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없습니다. 청렴성을 의심받는 법관의 재판은 아무리 법리에 부합하는 결론을 낸다 해도 불공정한 재판으로 매도될 수밖에 없습니다. 법관에게 청렴성은 다른 기관에 있어서의 청렴성과는 의미가 다릅니다. 그것은 법관의 존재 자체와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청렴성이라는 가치를 생명처럼 지켜왔기에 과거 법원은 적어도 청렴도에 관한 한 다른 기관에 비해 높은 신뢰를 받아 왔고 그것이 우리의 자랑이요 긍지였습니다. 그러한 긍지가 최근 계속되는 몇몇 법관의 일탈행위로 말미암아 추락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청렴성에 대한 신뢰는 깨지기 쉬운 얇은 유리와도 같이 사소한 부주의나 불찰에 의해서도 쉽게 금이 갑니다. 법관이 일상생활 중에서 항상 처신을 조심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하물며 자신이든 다른 법관이든 그의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받는 행위는 법관으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한 일이 한 번이라도 법관 사회에서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예리한 눈으로 우리 내부를 꼼꼼히 되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아니하다가는 자칫 우리가 하는 재판의 정당성이 상실될 뿐만 아니라 법관의 존립 기반 자체도 흔들릴 우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전국의 법관 여러분 저는 우리 법관들이 사시사철 밤낮을 가리지 않고 때로는 자신의 건강과 가족의 행복한 일상마저도 뒤로 한 채 성실히 근무하며 공정한 재판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묵묵히 열심히 근무해왔던 법관들이 이번 일을 접하면서 느꼈을 큰 충격, 자신이 한 재판의 공정성마저 의심받는 상황에 대한 자괴감과 억울함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비록 재판은 법관 각자가 담당하여 행하는 것이지만, 국민들이 인식하는 법원은 모든 재판결과와 경험이 녹여져 들어 있는 하나의 법원임을 생각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어느 한 법관의 일탈행위로 인하여 법원이 신뢰를 잃게 되면 그 영향으로 다른 법관의 명예도 저절로 실추되고 맙니다. 동료 법관의 잘못된 처신으로 직무에 의혹이 제기될 때 그 의혹의 눈길은 자신의 직무에도 똑같이 쏟아집니다. 상황이 어떠하더라도 자기만은 신뢰와 존중을 받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입니다. 이는 모든 법관들이 직무윤리의 측면에서 상호 무한한 연대책임을 지고 있음을 뜻합니다. 동료 법관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인해 위기가 찾아 왔을 때 타인의 일처럼 바라만 볼 수 없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억울하다는 생각에 잠겨 있을 수만 없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우리는 힘을 다하여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고 법관으로서의 명예를 지키는데 발을 맞추어야 할 것이고,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직무윤리에 있어 이완된 분위기가 법관 사회에 자리 잡지 못하도록 서로 격려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법관 수가 3,000여 명에 육박할 정도로 규모가 커진 법원에서 고귀한 명예의식과 직업윤리에 관한 굳은 내부적 결속 없이는 앞으로 계속 위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음을 우리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친애하는 법원장 여러분 우리는 이번 일로 말미암아 다 같이 아프고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더 발생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마음도 함께 하리라 믿습니다. 청렴성에 관한 신뢰 없이는 사법부의 미래도, 법관의 명예도 없습니다. 법관은 헌법에 의해 철저한 신분보장을 받습니다. 이는 법관이 자기 통제를 충실히 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제 우리가 그에 대해 해답을 내놓아야 할 때입니다. 저는 우리 법관들이 어떤 누구보다도 청렴하고 성실하며 유능하다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한 믿음을 우리 국민들로부터도 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모든 법관들이 함께 뜻을 모은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방책을 찾을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오늘의 회의가 사태의 전말을 정확하게 파악한 위에서 허심탄회한 토의를 통해 그 원인과 문제점을 진단하여 더 이상 법관의 도덕성에 관한 논란이 일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 내는데 법원장 여러분의 지혜를 모을 수 있는 회의가 되기를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께 실망과 충격을 안겨 드린 점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법원장 양 승 태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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