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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검 “예기치 않은 비보”… 드루킹 측근 소환 취소 등 수사 타격

    특검 “예기치 않은 비보”… 드루킹 측근 소환 취소 등 수사 타격

    진보에 영향력 행사 등 금품 동기 의문 드루킹, 작년엔 “노, 날려버리겠다” 협박 댓글 조작 의혹 수사 ‘우회로’ 막혀 제동 일각 “드루킹 아닌 곁가지에 집중” 비판 특검 “정치자금 공여자 조사 계속할 것”‘드루킹’ 김동원(49)씨 일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던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조여 오는 특검 수사에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보인다. 노 의원 수사를 발판으로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댓글 조작 지시 의혹 수사의 ‘우회로’를 뚫으려 했던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수사에도 제동이 걸린 가운데, 드루킹 측이 노 의원에게 돈을 전달한 동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날 오전 11시 30분 허 특검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허 특검은 “예기치 않은 비보를 듣고 굉장히 침통한 마음”이라며 “의원님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특검팀은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드루킹의 핵심 측근인 ‘아보카’ 도모(61) 변호사의 소환 조사 계획을 취소하고 수사 방향을 점검했다. 역대 특검 수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노 의원이 처음이다. 노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은 지난해 대선 직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계좌에서 16개월간 8억원의 수상한 자금 흐름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검찰에 넘겼다가 무혐의 처리된 사건을 특검이 다시 살펴보며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특검은 도 변호사가 경찰 수사 단계에서 조작된 증거를 제출한 것을 확인했다. 수사를 통해 특검은 총선을 앞둔 2016년 3월 노 의원이 도 변호사로부터 2차례에 걸쳐 5000만원을 받았다는 정황과 증언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0만원은 노 의원이 경공모의 경기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에서 직접, 3000만원은 이후 노 의원 부인의 운전기사를 통해 받았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었다. 앞서 진행된 경찰 수사에선 노 의원의 금품수수는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동안 노 의원은 “어떤 불법자금도 받지 않았다”며 의혹을 부인해 왔다. 그러나 23일 발견된 유서에는 “4000만원을 받았다. 마땅히 정상적인 후원 절차를 밟아야 했으나 그러지 않았다. 어리석은 선택이었다”고 적었다.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한 것이다. 향후 수사에선 청렴하다는 평가를 받아 온 노 의원이 금품을 수수한 경위와 드루킹 측이 돈을 전달한 동기, 자금 확보 방법 등이 주요 조사 대상이다. 현재로선 드루킹 측이 노 의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것을 빌미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을 가능성과 경공모가 상대적으로 진보적 성향 인사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노 의원에게 돈을 건넸을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노 의원의 죽음에는 정치적·도덕적 압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본인이나 주변에 대한 직접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시점이라 수사 방법에 문제를 제기하기는 어렵다”면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인해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과 함께 돈이 어떻게 쓰였느냐에 따라 수사가 정의당으로 향할 수 있다는 부담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5월 드루킹은 트위터에 심상정, 김종대 등 정의당 국회의원들을 거론하며 “한 방에 날려버리겠다”는 글을 작성했다. 일각에선 김 지사를 향하던 드루킹 특검의 칼끝이 노 의원을 향한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본류’가 아닌 ‘곁가지’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의혹의 핵심은 대선 전후 인터넷 댓글 조작에 김 지사가 얼마나 깊게 관여했는지와 김 지사와 드루킹 간의 금전 거래였는데, 특검 수사가 진행되면서 방향이 달라졌다”면서 “살아 있는 권력을 피하면서 노 의원 쪽으로 수사력을 집중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노 의원이 목숨을 끊으면서 특검도 타격을 입게 됐다. 하지만 특검 관계자는 “공여자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해 노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 수사를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뉴스 분석] 검은돈, 정치인 그리고 도덕성

    [뉴스 분석] 검은돈, 정치인 그리고 도덕성

    특유의 촌철살인으로 부정부패 비판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국민들 충격23일 아침 날아든 노회찬(62) 정의당 의원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은 우리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평소 특유의 익살 섞인 독설로 부정부패를 앞장서 비판해 왔던 노 의원이기에 검은돈 의혹 보도가 처음 나왔을 때 ‘설마’ 하며 믿고 싶지 않았던 여론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그것은 어쩌면 노 의원이라는 정치인 자체가 정의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정치인들의 부정부패에 넌더리가 난 국민들은 차라리 노 의원이 사법당국에 출두해 명쾌하게 혐의를 부인해 주기를 바랐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런 국민들의 인지부조화를 해소해 주는 대신 노 의원은 죽음으로 진술을 대신하는 쪽을 택했다. 더불어민주당 당원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 김동원(49·구속 기소)씨 측으로부터 5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은 노 의원은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소환 조사를 앞두고 이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노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38분 서울 중구에 있는 남동생의 아파트 1층 현관 앞에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아파트 17층과 18층 사이 계단에서 노 의원의 유서 등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투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 의원은 이날 아침 정의당 상무위원회 회의에 이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일정을 취소한 채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비보가 전해졌다. 노 의원은 ‘드루킹 관련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는 내용의 유서를 통해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고 함으로써 뇌물로 인식하고 받지는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평소 기업의 불법 정치자금 등 정경유착에는 민감했던 그가 다른 경로로 돈을 받는 데는 상대적으로 엄격하지 않았던 게 아니냐는 분석이 회자되고 있다. 실제 노 의원은 유서에서 ‘다수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 후원 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고 했다. 과거 노 의원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훨씬 파렴치하게 받은 정치인들과 비교하면 노 의원의 혐의는 무겁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더 엄격한 도덕률이 요구되는 진보 진영,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청렴 정치인으로 인식된 노 의원이었기에 작은 흠결도 치명타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노 의원의 별세가 특히 더 안타까운 점은 진보 정치를 대중에게 뿌리내리게 한 공로가 있음에도 별생각 없이 정치자금을 받은 뒤 진보는 깨끗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라고 했다. ‘촛불혁명’ 이후 국민들이 정치인에게 요구하는 도덕률이 높아진 점도 노 의원에게 남다른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작은 불법이라도 스스로 삼가지 않으면 누구든 검은돈의 사슬에 걸릴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정치권에 새삼 던져준 것이다. 노 의원은 유서에서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열린세상] 국회선진화법 손보고 일하는 국회 만들어야/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열린세상] 국회선진화법 손보고 일하는 국회 만들어야/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팽팽하게 대치했던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끝났다. 이제 일 좀 하는 국회를 보고 싶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긴 근로시간을 지닌 시민들의 눈에 정부 출범 1년이 넘도록 단 한 건의 개혁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한 채 두둑한 월급봉투만 챙겨 가는 의원들이 고와 보일 수 있겠는가. 그런데 이는 의원들 개개인의 도덕성을 강조한다고만 될 일은 아니다. 국회의 구조부터 손질할 필요가 있다.우선 한국의 국회에서 법안은 소관 상임위에 회부되기 전 교섭단체 간 협의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교섭단체 정당 중 어느 하나라도 처리를 반대한다면 국회는 올스톱 진입로에 들어서게 된다. 물론 안건조정위원회 제도가 있긴 하나 상임위원장이 야당 몫이라면 법안 심사는 요원해지기도 한다. 여기에 18대 국회 말 폭력과 날치기 국회를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도입된 국회선진화법은 법안이 신속하게 처리될 조건으로 국회의원 3분의2의 동의를 요구한다. 결국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늘 최소 180석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철벽같은 ‘게이트 키퍼’인 법사위의 문제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상임위를 통과한 모든 법안은 본회의에 회부되기 전 반드시 법사위를 거쳐야 한다. 법사위는 헌법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지 못했던 시절 법안의 체계와 자구를 전문적으로 심사할 목적으로 탄생했다. 그런데 오늘날의 법사위는 그 순수한 기능을 넘어 법안을 지연하거나 기각하는 기구로 변질됐다. 국회 내의 상원, 상임위의 옥상옥으로 불린다. 법사위를 차지한 한국당이 국회의 문고리 권력을 단단히 거머쥐었다는 얘기가 나올 만하다. 이제 정부와 여당이 법안 하나라도 처리하려면 ‘교섭단체협의?선진화법?한국당 주도의 법사위’라는 삼중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통행세는 180석의 대연합인데, 쉽지 않다. 오히려 여야 정치 지형을 고려할 때 불가능에 가깝다. 지방선거 이후 항간에 제기된 ‘개혁입법연대’는 민주당과 평화당, 정의당을 합쳐도 157석에 불과하다. 한국당이 맞불로 놓은 ‘개헌연대’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연합도 과반에 미치지 못한다. 개혁입법이든 개헌이든 어느 하나 제대로 해볼 수 없는 현실이다. 교섭단체협의 제도나 정당 의석에 비례한 원 구성은 국회 운영에서 소수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합의제적 전통으로 자랑할 만한 제도다. 견제와 균형을 도모하면서 여야 간 합의를 이루겠다니 나무랄 것이 없다. 그러나 한국의 국회는 원심력이 지나치게 크다. 전체 과정에 소수당이 실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장치가 너무 많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지배를 주요 골자로 한다. 여기서 과반 규칙이 중요한 이유는 소수가 아무리 헤쳐 모이더라도 다수를 넘지 못하는 선이 ‘50%+1’이기 때문이다. 물론 헌법 개정과 같은 중대 사안은 가중다수인 3분의2의 동의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 외 일반 정책은 다수의 지배를 보장하기 위해 과반 규칙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이 ‘최소민주주의’이다. 따라서 일하는 국회를 만들려면 일상적인 국회 과정에서 최소민주주의를 복원할 필요성이 있다. 무엇보다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하는 등 손봐야 한다. 물론 선진화법 내에는 필리버스터 제도 등 소수당을 보호하는 좋은 장치가 있다. 그러나 현행법은 무제한 토론이 행해진 법안이 바로 다음 회기의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져 통과되는 등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실효를 지니게 하되 나머지 신속 처리에 필요한 3분의2의 동의 조건은 폐지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법사위가 옥상옥 구실을 하지 못하도록 권한을 조정해야 한다. 체계 및 자구 심사를 명분으로 법안 처리를 지연 및 기각하거나, 나아가 법안을 수정할 권한을 폐지할 필요가 있다. 법사위의 위상을 일반 사법상임위로 전환하고 법제 기능은 국회 사무처의 법제실에 맡기는 방안이 가장 적절하다. 이 두 가지 제도 개혁은 입법기관으로서 국회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국회가 진지하게 고려해 주길 기대한다.
  • 전국교권수호교수모임, “성추행 일삼은 강명운 순천청암대 전 총장 엄벌 촉구”

    전국교권수호교수모임, “성추행 일삼은 강명운 순천청암대 전 총장 엄벌 촉구”

    전국교권수호교수모임과 여성단체들이 지난 12일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구성원들까지 동원한 조직적 범죄를 저지른 강명운 청암대 전 총장의 성폭력 범죄를 엄하게 단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사회정의를 위한 마지막 보루인 대법원의 공정한 판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전남 교수연구자연합, (사)나누우리, 순천여성인권지원센터, (사)해우림, 전국민주개혁동지회, 청암대학 사학개혁추진위원회, 청암대학 해직교수회 등도 참석해 뜻을 같이했다. 전국교권수호교수모임 등은 “일본 유령회사와 부인 소유의 이름뿐인 연수원을 통해 교비 14억을 빼돌려 구속된 강 전 총장은 설립자 아들이라는 권력을 이용해 힘없는 여교수들을 수차례 성추행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들은 “도덕성과 교권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 총장의 직위를 가지고 저지른 상습적인 성추행 행태는 입에 담기조차 민망할 지경이다”며 “막강한 힘을 이용한 악질적인 성적 착취의 전형을 보여주는 행태다”고 강조했다.손경환 전국교권수호교수모임 대표는 “강 전 총장은 성폭력 범죄에 대해 잦은 진술번복과 거짓 주장을 일삼다 증거를 들이대자 마지못해 성폭력 행위를 인정했다”면서 “재판과정에서 피해 여교수와 애인 사이라는 해괴망측한 변명을 해 여교수의 명예를 훼손하고 인신을 공격하는 온갖 2차 피해를 가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강 전 총장이 성폭력 행위를 인정했는데도 불구하고 1심과 2심에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며 “법원이 상습적인 성범죄자이자 악질 토호 교육자본가에게 오히려 면죄부를 줬다”고 질타했다. 청암대학 사학개혁추진위원회 등은 “수사단계에서부터 현직이었던 고검장 출신 김모 변호사의 비호로 조사가 왜곡되고 있다는 의혹이 있었다”며 “1심 재판장의 납득할 수 없는 재판 진행과 결과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진실과 정의를 저버린 판결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강 전 총장은 성폭력 고소에 앙심을 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피해자들에 대해 파면, 해임, 재임용탈락 등 중징계를 남발하고 학사업무를 파행에 이르게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피해 교수들은 지난 5년 동안 각종 징계 처분을 받아 ‘Me Too(나도 피해자다)’ 의 2차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이 내린 처분에 대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모두 취소 결정을 하고 복직 결정을 내렸지만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민간서 키운 전문성… 공직엔 새바람, 현장엔 시너지

    민간서 키운 전문성… 공직엔 새바람, 현장엔 시너지

    오는 21일 ‘2018년도 국가공무원 5·7급 민간경력자 일괄채용’(민경채) 필기 시험이 치러진다. 민간의 전문성을 공직에 유치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민경채는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의 경력, 혹은 최소 석사에서 박사학위가 있어야만 응시할 수 있다. 지난 10일 취업포털 잡코리아 조사 결과 취업준비생과 직장인 10명 중 3명(32.9%)은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거나 준비한 경험이 있었다. 이들 중 13.9%는 민경채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민간에서 전문성을 기르고 있을 예비 지원자들을 위해 민경채에 대한 정보와 합격자들의 경험을 들어봤다.민경채는 과거 부처별로 ‘특채’로 뽑던 것을 인사혁신처에서 일괄적으로 채용하는 제도다. 특채 당시 선발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학위나 자격증 위주보다 민간에서의 경력을 중시하는 민경채가 탄생했다. 2011년 5급, 2015년엔 7급 전형이 생겼다. 경력이나 학위, 자격증 중 1개 이상의 요건을 충족할 때만 지원할 수 있다. 5급은 관리자 경력 3년 또는 일반 경력이 10년 이상이어야 하며, 7급은 일반 경력이 3년 이상이어야 한다. 학위는 5급이 박사학위 소지 또는 석사학위 소지 후 4년 이상 경력이, 7급은 석사학위 이상이 있으면 된다. 자격증은 응시 부처와 업무에 따라 요구하는 자격증이 다르기 때문에 채용 계획에서 확인해야 한다. 최근 3년간 5급 합격자 평균 경력 기간을 보면 2015년 8.8년, 2016년 9.2년, 2017년엔 8.8년이었다. 지난해 합격자 96명 중 경력이 5년 미만이었던 합격자는 29명으로 전체 30.2%였으며, 5~10년은 28명(29.2%), 10~15년도 28명(29.2%)이었다. 1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합격자도 11명(11.4%)으로 10명 중 1명꼴이었다. 합격자 평균 연령도 지난해 37.3세로 20대 중후반인 공채와는 10여년 정도 차이가 난다. 2014년 민경채에 합격해 현재 해양수산부 방재안전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태민 사무관(50)은 민간 경력 20년의 방재 전문가다. 항만과 해안분야 박사학위를 갖고 있으며, 대기업 건설사에서 토목건설과 항만 계획, 시공, 운영 업무뿐 아니라 자연재난 컨설팅 등도 했었다. 김 사무관은 12일 “민간에서만 계속 근무를 하다 보니 공직에 대한 호기심이 자연히 일었고, 좀더 넓은 시야로 일을 하고 싶단 생각에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합격한 전병규(45) 국토교통부 시설사무관도 16년 동안 정부 지능형교통체계 정책과 관련된 일을 했다. 교통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국책연구기관과 민자고속도로 사업시행 법인에서 첨단교통체계(ITS)와 관련된 업무를 하며 전문성을 쌓았다. 민경채도 5급 공채와 마찬가지로 ‘공직 적격성 시험’(PSAT)을 쳐야 한다. 여기서 10배수 이내로 추려지며 이후엔 자격 요건에 부합한지, 직무에 적합한지 등을 살피는 ‘서류 전형’으로 3배수로 걸러진다. 직장 생활을 하며 PSAT를 준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다른 전형보다 특히 PSAT에 전념했다는 김 사무관은 “공부를 하지 않아도 붙었다는 합격자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민간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시험이라 주말에 따로 학원에 다니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전형인 면접시험에 집중한 합격생들도 많다. 전 사무관은 “돌아보니 1차와 2차는 면접을 가기 위한 과정일 뿐 가장 중요한 것은 면접”이라고 운을 뗐다. 김 사무관은 공채 준비생들이 함께 모여 면접 스터디를 하듯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함께 모여 서로의 면접 방식에 대해 토론하는 게 좋은 방법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합격해 의약품허가심사 업무를 수행하는 서혜원(34) 식품의약안전처 약무주사보는 “아무래도 민경채의 특성상 지원자의 경력을 지원 분야와 연계시켜 앞으로 어떻게 업무에 임할 것인지를 제대로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공채 경쟁률도 치열한데 제한 경쟁인 민경채 전형이 따로 있을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지만 민경채는 민간의 전문성을 공직에 유치해 공직의 전문성과 개방성을 높이겠다는 정부 의지와 공공 이익에 공헌하겠다는 응시생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제도다.서 주사보는 “민경채는 과거의 경력을 버리지 않고 그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업무에 지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며 “약학부 졸업 후 암세포 실험을 했을 땐 약사 지식을 현장에 적용시킬 기회가 거의 없었지만, 합격 후 전공 분야의 지식을 정부 정책에 접목시킬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사무관은 “다양한 분야의 민간 전문가들이 공직에 입문해 행정 전문가와 함께 정부 정책을 추진하면 ‘시너지’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다만 충분한 현장 경험과 전문성 위주로 민경채를 채용하는 기조는 강화돼야 민경채의 필요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공직 사회에서 겪는 어려움도 있다. 김 사무관은 “민간은 대개 기업의 이윤 추구가 목적이고 실수를 하더라도 기업 내 문제로 국한되지만, 공직은 국민 대상 정책을 추진하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해 업무량이 많다”면서 “공직자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점도 또 하나의 어려움”이라고 토로했다. 서 주사보도 “대학 실험실은 다소 자유로운 분위기가 있었지만 공직은 공문 작성과 행정 업무가 매우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적응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민경채 합격자가 공직에서 받는 임금은 민간의 70~80%에 그친다. 전 사무관도 호봉 획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모든 경력을 인정받는다고 해도 전 직장의 70% 정도일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물론 정년 보장과 연금이라는 이점도 있다. 서 주사보는 “실제 수령액만 본다면 분명히 지난 직장보다 적지만 연금제도, 호봉제, 복지제도 등을 포함하면 길게 봤을 때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공채에 비해 소수인 데다 교육 기간이 짧아 결속력이 약하다는 우려에 대해 합격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서 주사보는 “비록 숫자는 적지만 다양한 분야의 경력자들이라 각자의 경험을 기반으로 빠르게 가까워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빨리 부처에 발령받아 실무를 하다 보니 동기 간 유대와 정보 공유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 사무관은 “부처별 곳곳에 동기가 있는 공채와 달리 민경채는 선발 인원이 한정적이라 함께 업무를 하는 부서에 동기가 없을 가능성이 높지만 오히려 그런 차이 때문에 서로를 각별하게 느낀다”고 덧붙였다. 올해 민경채 선발 예정 인원은 모두 230명으로 5급은 31개 기관 93명, 7급은 19개 기관 137명이다. 2011년 도입 첫해 93명을 뽑은 5급은 이듬해 103명으로 인원을 늘린 뒤 2013년 96명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2016년까지 꾸준히 인원을 늘려 130명까지 선발했다. 지난해와 올해는 각각 96명, 93명으로 줄었다. 반면 7급은 도입 첫해인 2015년 80명으로 시작했지만 올해 137명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부턴 7급 선발 인원이 5급 선발을 앞선다. 인사처 관계자는 “부처별로 매년 필요한 인력을 요구하면 인사처가 채용하는 시스템이라 5급 선발 인원이 적다는 건 수요가 줄었다는 의미”라면서 “내부에서 승진해야 할 사람도 있어 민간에서 5급 인원을 많이 채용하면 인사 적체가 생기리라 판단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7급 인원이 느는 것도 5급에 비해 부처 입장에서 부담이 덜하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 사무관은 “민경채는 부처에 새로운 활력이나 동기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확대되는 게 바람직하다”며 “다만 민경채 출신 공직자들이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업무에 임해야 민경채에 대한 수요가 느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나경원 “혜화역 집회‘ 언급하며 “남성중심 고정관념 재고”

    나경원 “혜화역 집회‘ 언급하며 “남성중심 고정관념 재고”

    자유한국당의 나경원 의원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최근 ‘혜화역 집회‘를 언급하며 “한국 사회의 남성 중심적 고정관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는 글을 남겨 화제가 되고 있다. 나 의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990년대 초 부산지법 판사로 재직하던 시절에 있었던 일을 소개했다. 나 의원은 당시 “남성 유흥종사자를 고용하는 유흥업소, 소위 ‘호스트 바’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했다”면서 “검찰은 남성 유흥종사자의 존재 자체가 부산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지는 방증으로 보았는지, 유흥종사자를 단속할 명시적 사유가 없는 사안에 대해서도 수많은 영장을 청구했다”고 회상했다. 나 의원은 “당시 식품위생법과 동법 시행령은 유흥업소에서 ‘여성’인 유흥종사자를 두고 접객 행위를 하는 것을 허용했고, 이를 풍기문란 행위로 단속하지 않았다. 그러나 유흥종사자가 ‘남성’으로 바뀌자 검찰은 영장을 청구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의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고 했다. “여성 유흥종사자가 남성 손님과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는 것은 괜찮고, 성별이 바뀌면 구속 사유가 되는 것은 법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호스트 바에 대해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라고 나 의원은 설명했다. 나 의원은 “식품위생법 시행령은 20년이 훌쩍 넘은 현재까지도 유흥종사자를 ‘부녀자’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형법상 강간죄의 피해대상이 ‘부녀자’에서 ‘사람’으로 확대된 것은 불과 5년 전인 2013년”이라면서 “20세기 중반의 차별적 성 고정관념이 아직도 많은 법에 반영되어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불법촬영에 대한 성차별적인 수사를 규탄하는 목소리로 시작한 ‘혜화역 집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혜화역 시위에 참석한 일부 여성들이 외친 극단적 혐오구호와 퍼포먼스에 동조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오랜 시간동안 남성 중심적, 성차별적 사고에 길들여져 있다는데 대해서는 나를 비롯해 많은 여성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 의원은 “남녀를 불문하고 서로에 대해 차별적인 부분에 대해 합리적인 수준으로의 조정이 필요한 때다. 그것이 성숙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일 것”이라고 글을 마쳤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한남충 비하·연대 거부… “도덕성 결여된 페미니즘”

    극단적 여성 우월주의자들 활동 美에 운영서버… 경찰수사 난항 성체 훼손 논란에 휩싸인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Womad)는 대표적인 ‘남성 혐오’ 사이트로 꼽힌다. 워마드 게시판에는 한국 남성을 벌레에 빗대 ‘한남충’으로 표현하는 등 남성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는 글이 수시로 올라온다. 지난 5월 홍익대 누드 크로키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이 처음 올라온 곳도 바로 워마드다. 워마드는 2015년 말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파생된 익명 사이트다. 성소수자, 노인, 아동 등 사회적 약자 남성에 대한 의견 차이 등으로 기존 회원들과 마찰이 빚어지자 아예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2016년 1월 포털 사이트 ‘다음’ 카페로 시작해 지난해 2월 별도의 사이트를 개설했다. 워마드 운영진은 ‘오직 여성 인권만을 위한 커뮤니티’라는 점을 표방하고 있다. ‘여혐 금지, 남성 멸시’를 사실상 표어로 내세운다는 점에서 사회적 차별에 대한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건전한 사이트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기존 페미니스트들은 “워마드는 도덕성이 결여된 페미니즘”이라고 규정짓기도 한다. 워마드는 생물학적 여성만 동지로 인정하고, 운동권·정치권 등 다른 집단과의 연대를 거부해 왔다.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혐오 표현 등을 거울처럼 되돌려 주는 ‘미러링’ 방식으로 여성에 대한 차별과 남성에 대한 혐오를 표현해 왔다. 독립운동가인 안중근·윤봉길 의사를 한남충으로 비하하는가 하면 배우 김주혁, 가수 김종현 등 고인이 된 남성 연예인에 대해 거침 없는 조롱을 쏟아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남탕 몰카 사진, 고양이의 목을 졸라 학대하는 사진 등이 워마드에 게시됐을 때에는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호주의 한 회원은 워마드에 ‘호주 남자 아동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성폭행했다’는 내용을 담은 게시물을 올렸다가 호주 수사 당국에 체포됐다. 지금은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과 성체 훼손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워마드의 운영 서버가 미국에 있어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모욕, 음란물 등 각종 신고가 접수됐지만 증거물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신속한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신화로 살펴본 스포츠 선수들의 특별한 덕목... 신간 ‘스포츠 영웅의 비밀’

    신화로 살펴본 스포츠 선수들의 특별한 덕목... 신간 ‘스포츠 영웅의 비밀’

    불굴의 의지로 피겨 스케이팅의 새 역사를 개척한 김연아와 영화 ‘말아톤’에서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만에 완주한 자폐아 ‘초원’에겐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스포츠 스타와 스포츠 영화 속 주인공들의 행적을 영웅 신화의 관점에서 살핀 책 ‘스포츠 영웅의 비밀’(태학사)이 출간됐다. 체육 기자 출신의 영화평론가인 저자 임정식씨는 스포츠 영웅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덕목을 고대 신화 속 영웅들과 비교·분석했다. 전체 3부 중 1부는 현실 세계의 영웅들을 다룬다. 미국의 비교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의 영웅 신화의 서사구조를 바탕으로 박찬호, 김연아, 박지성, 이승엽, 박세리 등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들의 선수 시절 활동과 특징을 분석한다. 박지성은 ‘도전’, 이승엽은 ‘품성’, 박세리는 ‘개척 정신’을 키워드로 꼽았다. 2부는 스포츠 영화의 주인공을 다룬다. ‘말아톤’의 자폐 청년 초원은 ‘콩쥐 팥쥐’와 ‘신데렐라’,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여자 핸드볼 선수 ‘한미숙’과 ‘김혜경’은 한국의 무속신화 ‘세경본풀이’에 등장하는 ‘농경의 여신’ 자청비와 비교한다. 3부에서는 국내외 영웅들의 여러 면모를 소개한다. 21세기 이전의 인물, 해외 선수, 영웅에서 추락한 인물들을 망라한다. 손기정 전 마라톤 선수, 차범근 전 축구감독, 백지선 아이스하키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 미국의 프로 야구선수 재키 로빈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등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익숙한 유명 선수와 영화 속 인물들의 행적을 통해 스포츠 영웅의 비밀을 다양한 관점에서 탐색한다. 더불어 이들이 영웅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탁월한 능력과 업적 때문이 아니라 도전과 모험 정신, 고난과 시련을 극복하려는 의지,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도덕성 덕분이었다고 주장한다. 시련을 극복하는 과정 자체가 영웅의 길이라는 것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대구지법, 제자 돈 뜯었다 해임된 교사가 낸 소송 기각

    교사 비위는 다른 공무원이 저지른 같은 형태 비위보다 더 무겁게 징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행정1부(한재봉 부장판사)는 대구 한 공립학교 체육 교사 A씨가 대구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의 평소 행실과 근무성적, 뉘우치는 정도 등 A 교사에게 유리한 정상을 모두 참작하더라도 대구교육청의 처분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거나 객관적으로 부당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교원은 스승으로서 항상 사표(師表)가 될 품성과 자질의 향상에 힘쓰고 학문 연찬과 교육 원리 탐구, 학생 교육에 전심전력해야 하는 점에서 일반 직업인보다 훨씬 높은 도덕성이 요구돼 다른 공무원이 저지른 같은 비위에 비해 더 무거운 징계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원고가 이 처분으로 교원의 지위를 잃게 되지만 공직사회 비위와 부조리를 척결해 공무집행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고 청렴한 공직사회를 구현하려는 피고의 공익과 비교했을 때 두 법익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복싱부 지도교사를 맡는 것과 함께 대구시 복싱협회 부회장 등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2012∼2016년 실업팀 명예감독으로 활동하며 제자 등 5명에게 “선수로 선발돼 연봉을 최대한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실업팀 관계자 인사비 명목으로 1790만원을 뜯었다가 적발됐다. 그는 선수 선발과 관련한 것 이외에도 제자를 상대로 돈을 더 뜯은 것도 들통났다. 대구시교육청은 A 교사의 비위가 알려진 뒤 일반징계위원회를 열어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며 그를 해임했다. A 교사는 대구시교육청 처분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대구시교육감을 상대로 ‘해임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소송에서 그는 대구교육청이 비례의 원칙을 위반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자신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처분을 한 만큼 그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대구시체육회 등과 관련한 각 비위행위는 교사 직무와는 관련이 없는 ‘사고’로 국가공무원법에서 규정한 품위유지의무 위반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A 교사는 별도의 형사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했지만 최근 기각됐고, 상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대법원, 김선수·노정희·이동원 대법관 임명 제청

    대법원, 김선수·노정희·이동원 대법관 임명 제청

    김선수 법무법인 시민 대표변호사(57·17기), 노정희 법원도서관장(54·19기), 이동원 제주지방법원장(55·17기)이 신임 대법관으로 제청됐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2일 김 변호사 등 3명을 고영한·김창석·김신 대법관의 후임으로 임명제청했다. 법원행정처 경험이 없는 비서울대 출신과 여성법관, 변호사 등을 제청하면서 대법관 구성 다양화를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대법원은 국민들로부터 대법관 제청대상자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천거를 받고, 공식적 의견제출절차 등을 통해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해 왔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심의를 거쳐 10명의 대법관 후보자를 추천했으며, 김 대법원장은 이들 가운데 김 변호사 등 3명을 대법관으로 제청했다. 김 대법원장은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기대를 각별히 염두에 두고,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존중하면서 후보자 중 사회 정의의 실현 및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대한 의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대한 인식, 국민과 소통하고 봉사하는 자세, 도덕성 등 대법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 자질은 물론,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능력, 전문적 법률지식 등 뛰어난 능력을 겸비했다고 판단했다”고 제청 배경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명구의 문화로 세상읽기] 파장 크지만 증거가 불충분한 보도의 원칙

    [강명구의 문화로 세상읽기] 파장 크지만 증거가 불충분한 보도의 원칙

    우리가 소설을 읽을 때 이야기가 허구거나 만들어진 현실이라는 생각을 유보한다. 그래야 더 재미있게 이야기를 즐길 수도 있고, 감동도 진하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설 속 현실이 ‘만들어졌다’는 믿음을 유보하는 일이 사실을 보도하는 저널리즘에서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소설가는 허구를 통해 삶을 재현한다. 기자는 관련된 사실의 조합을 통해 현실을 삶과 사회의 진실에 다가가고자 한다. 그래서 독자와 시청자인 우리는 뉴스가 불완전할 수는 있지만,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라고 믿게 된다.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들은 최선을 다해 사건이나 문제의 진실에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믿음, 이게 우리가 언론에 기대하는 신뢰다.이런 저널리즘에 대한 신뢰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소위 디지털 파괴가 저널리즘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지만, 언론 스스로 신뢰를 훼손하는 일도 자주 일어난다. 예로, 일명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스캔들이다. 선거 때 쓰고 싶었지만,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서 쓰지 못했다. 이 두 가지 사건은 지난번 선거를 선거답지 못하게 만들었던 스캔들이었다. 댓글 조작은 특별검찰 조사가 시작됐고, 이재명 경기지사 스캔들은 진행형이다. 늘 그렇듯 이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는 당사자들만이 알고 있다. 댓글 조작의 핵심은 후보자의 관여 정도이고, 혼외 관계 스캔들은 한쪽 당사자의 폭로가 신빙성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가의 여부다. 두 스캔들 모두 음모의 냄새가 풀풀 나고, 정치적으로 대단히 민감한 사건이었다.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의 범법행위, 도덕적 품위를 따지는 건 언론의 책무라고 정당화하기에도 너무 좋은 재료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대다수 언론은 선정성 게임을 선택했다. 마치 드루킹 댓글 조작이 국정원이라는 국가기관의 여론 조작 행위와 유사할 수 있다는 거친 유추에 근거해 후보자의 도덕성을 추궁했다. 사회적 파장이 크고 민감한 사건이라고 성급히 대서특필할 수는 없다. 선정적이지 않고, 한쪽 당사자의 이해관계나 주장이 과다 대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언론은 두 사건을 어떻게 보도했어야 했을까.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할 수 있다. 첫째, 보도에 형사재판에서 흔히 사용하는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라는 무죄 추론의 반성적 절차를 취재보도 과정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기자들 스스로 진실 추론의 절차로서는 사용해 볼 수 있다. 더구나 마감 시간을 따지고 경쟁이 치열한 취재 과정에서 ‘한 치의 의심도 없이’라는 추론의 절차는 사치스럽다고 거절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제시된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과 정황 증거들에 견주어 볼 때, 보도의 규모나 양이 지나치게 컸다고 본다(할 수밖에 없다). 선거 공론장이 이 스캔들로 뒤덮일 만큼은 더더욱 아니었다. 정치·사회적 의미가 대단히 클 수 있지만, 증거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면 보도는 작게 하는 것이다. 합리적 의심을 넘어설 만한 증거가 충분히 나올 때까지. 둘째는 사실의 수집과 기사의 중요성 판단 과정에서 실수나 오류를 피하기 위한 언론 내부의 노력을 독자와 시청자들에게 투명하게 보여 주는 것이다. 보도의 투명성은 취재와 보도 과정을 독자와 시청자들에게 투명하게 밝혀서 확보할 수 있다. 이미 여러 언론사들이 투명성을 위해 시행하는 장치로 취재원을 분명히 밝히는 노력, 기자 이메일 공개, 독자나 시청자와의 질문과 응답 코너, 보도국과 편집국의 회의 공개 등이 있다. 디지털 저널리즘에서 보도의 투명성을 높이는 대표적 장치로 기사 안에서 하이퍼링크로 기자가 사용한 인터뷰의 내용, 데이터와 자료를 소개하고, 때로는 원자료 자체를 연결하는 것이 있다. 네이버가 각 언론사가 제공한 하이퍼링크를 삭제하고 있는 것도 이 점에서 투명하지 못한 언론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사실의 수집과 기사의 중요성 판단 과정에서 실수나 오류를 피할 수는 없다. 그것을 피하기 위해 기자들은 얼마만큼 노력했는가, 최선을 다했는가가 관건이다.
  • [백승종의 역사 산책] 오지 않은 ‘유교자본주의’를 기다리며

    [백승종의 역사 산책] 오지 않은 ‘유교자본주의’를 기다리며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역사적 개념이 하나 있다. ‘유교자본주의’라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현대 한국사회는 철저히 자본주의적이다. 그런데 이 땅에는 어떤 식으론가 유교적 전통이 뿌리 깊이 살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유교와 자본주의는 서로 얽힐 수밖에 없다.자본주의란 무엇인가. 사유재산을 근간으로 한 경제체제인데, 한 사회의 역사 문화적 성격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표현된다. 가령 북유럽에서는 복지자본주의가 발달했다. 그렇다면 유교문화권인 동아시아에서는 유교가 자본주의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었을 것이다. 1960년대 이후 일본에 이어 한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이 고도성장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중국과 베트남도 눈부신 성장세를 이어 간다. 덕분에 국내외의 많은 학자는 동아시아의 경제 발전을 유교자본주의라는 용어로 설명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물론 유교자본주의에도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1990년대 말 아시아 여러 나라가 외환위기를 맞았다. 그때 한국 경제도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동아시아가 경제위기로 존망의 기로에 서자 서구에서는 유교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었다. 그들은 온정주의와 혈연주의를 유교사회의 치명적인 약점으로 손꼽았다. 이후 국내외에는 유교자본주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새로운 흐름이 형성됐다. 엄밀히 말해 공자와 맹자는 사적 이익의 추구를 금지했다. 그러므로 사익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주의와 유교 사이에는 사상적 접점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도 많은 사람은 여전히 유교자본주의라는 용어를 선호한다. 그들은 공동체의 기능이야말로 이 사회를 지배하는 숨은 힘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빈부의 격차에도 불구하고 이 땅에는 사회 구성원 모두의 공생을 중시하는 경향이 크다고 말한다. 일리가 있다. 그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의 유교자본주의는 장차 서구 자본주의의 약점을 보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멋진 주장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과는 동떨어졌다. 가령 재벌들의 행태를 살펴보라. 그들에게서 유교의 기본 가치인 ‘인의’(仁義)와 ‘대동’(大同)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가. 단언하기는 어려우나 공생의 가치를 실천하는 기업은 전무하다고 말해도 별로 틀린 말이 아니지 않을까. 유교 도덕이 한국의 경제 발전을 이끌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1960년대부터 군사정권이 산업화를 적극 추진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런데 그들은 너무 많은 부정부패 사건을 저질렀다. 또 군사정권은 물론이고 한국의 역대 정권은 재벌과 유착 관계를 형성했다. 유교 사회의 미덕이었던 청렴과 공의(公義) 등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때 사회적 불평등은 또 얼마나 심각했던가. 한국 사회에서 유교적 도덕성에 기초한 자본주의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럼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여러 나라가 고속 성장한 비결은 무엇인가. 결국 유교문화의 덕분이었을 것이다. 유교 도덕의 힘이 아니라 유교 사회의 관행 덕분이었다. 자녀 교육을 극도로 강조했기에 산업화에 필요한 인적 자원을 양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엄격한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유교 사회의 유풍 또한 근대적 조직 문화에 효율성을 더해 주었다고 본다. 진정한 의미의 유교자본주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선비의 높은 사회적 감수성을 되살린 유교자본주의라면 얼마든지 환영이다. 그러나 그것은 아직 첫 단추도 꿰지 못한 미래의 과제로 남아 있다.
  • [열린세상] 권력은 성과다/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권력은 성과다/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집권 2년차 문재인 정부의 각오는 분명하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두려움을 갖고 유능해지고 도덕성을 갖추고 겸손해져야 한다”는 대통령의 언급이다. 대통령의 의지는 조국 수석의 ‘문재인 정부 2기 국정운영 위험요인 및 대응방안’으로 구체화된다. “국민들의 기대 심리가 대단히 높다”며 “특히 민생 분야에서 국민들은 삶의 변화가 체감될 정도로 정부의 성과를 기대한다”고 스스로 다짐한다. 적절하다. 사안에 접근하는 태도가 결정적이라 할 때 기대할 만하다.대통령은 “처음 해보는 일이라 서툴다”가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유능함이다. 유능함은 다층적이다. 맡은 업무에 대한 숙지와 적절한 집행과 관리는 유능함의 기초다. 특정 사안의 유관 부처들로 협업 라인을 구축하는 건 한 단계 나아간 유능함이다. 여기까진 기본이다. 차이는 얼마나 입법 뒷받침을 받을 수 있느냐에서 결정된다. 정치력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현재 국회에는 1만여건의 법안이 계류 중이다. 문재인과 민주당 권력의 색을 보여 주는 정책은 입법으로 완결된다. 지방선거의 “역대급 승리”가 여소야대 상황을 바꿔 주기는 아직 이르다. 정당은 물론 입법부와 행정부의 협치 제도화가 필요한 이유다. 출발은 겸손함이다. “집권 세력 내부 분열과 독선이 있었고, 분파적 행태를 보이거나 계몽주의적 태도로 정책을 추진했다”는 노무현 시대의 반성은 그래서 새삼스럽다. 독선, 선의 독점이었다. 다른 정파를 같은 목적 다른 수단의 경쟁자로 보지 않았고 국민을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 봤던 아쉬움이다. 원칙과 방향은 옳았어도 그것을 현실적으로 실현해 내지 못한 책임윤리의 부재가 권력 실패의 원인이었음을 아는 게 시작이다. ‘솔로몬 연대’는 협치의 현실형이다. 바른미래당까지 동참하면 국회선진화법도 무력화시킬 수 있다. 다음주로 예상된다는 노동과 환경부 중심의 개각은 솔로몬 연대를 강화시키는 계기다. 환경과 노동은 그들의 전문 분야다.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고 평가받는 게 맞다. 솔로몬 연대는 제1야당의 배제다. 당장의 효과는 분명했다. 자유한국당을 긴장시켰고, 후반기 원 구성 협상 개시는 가능했다고 한다. 2016년 총선부터 지난해 대선을 거쳐 올 지방선거까지 내리 3번 선거에서 패한 한국당은 왜소해졌다. ‘역3당 합당’의 완결판이 이번 지방선거다. 반(反)자유한국당 연합은 일시적이다. 개헌 저지선의 의석을 가진 제1 야당을 계속 배제할 수 없다. 퇴로까지 봉쇄하면 사생결단의 상대와 마주할지도 모른다. 같이 죽자는 사람은 상대하기 가장 어렵다. 협치의 틀 안으로 끌어들여야 협치의 완성이다. 그다음은 협치의 제도화다. 출발은 총리의 역할 확대다. 대통령조차 “모시기 어려운 분”이라 할 정도로 여야를 넘나드는 정치력을 갖춘 총리다. 그가 역할하게 해야 한다. 국정의 일상 업무와 관련 부처 간 협업이 필요한 업무는 총리실을 중심으로 진행토록 해야 한다. 전제는 대통령의 신임이다. 우리나라 총리제는 전적으로 대통령의 정치적 배려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정치적 인내심과 그랜드 디자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총리 중심의 국정 운영은 청와대 시간과 힘의 적절한 안배를 의미한다. 청와대는 문재인과 민주당 권력의 색을 입히는 데 주력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과 민생 회복이 핵심이다. 나아가 조국 보고서가 지적했듯 관료주의적 국정 운영과 업무 태도를 경계하는 역할도 청와대의 몫이다. 대통령 인사권이 수단으로 대통령 메시지는 인사로 표현된다. 부정부패는 권력 붕괴의 전조라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권력집중은 부정부패의 안내자다. 교섭단체조차 구성하지 못할 정도의 광역의회 구성과 단점 지방정부는 부정부패의 유혹을 높이고도 남을 정도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권력 파멸이 시작될 수 있다는 말이다.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지방권력까지 감찰하는 악역이 필요한 대목이다. 정당의 2006, 2007, 2008년 선거의 3연패(승)는 10년 후 2016, 2017, 1018년 선거의 3연승(패)으로 반복됐다. 권력 평가가 혹독해지는 상황에서 어떤 정권이든 두 번 연속 이상의 기회는 없다. 잘못하면 교체다.
  • [메디컬 인사이드] 술 권하는 TV… 술술 빠지는 청소년

    [메디컬 인사이드] 술 권하는 TV… 술술 빠지는 청소년

    술광고 최근 2년 새 17.8% 껑충 작년 드라마 1개 음주방송 1.4회 예능프로 음주장면은 50% 늘어 만 19세, 음주 가능 연령입니다. 올해는 1999년생부터 술을 마실 수 있습니다. 그럼 청소년들은 정말 ‘법대로’ 술을 마시지 않을까요.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해 중·고등학생들에게 물었더니 음주 시작 연령은 평균 13.2세였습니다. 겨우 중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나이입니다. 1회 평균 음주량이 소주 5잔(여자 3잔) 이상인 ‘위험 음주율’은 남학생이 8.8%, 여학생이 7.6%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소주 1병(360㎖)이 7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청소년 10명 중 1명은 늘 술자리에서 소주 반병 정도를 기본으로 마신다는 겁니다. “어차피 성인이 되면 마실 텐데 조금 미리 마시는 게 무슨 문제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무면허 음주 운전으로 경찰서를 들락날락해도 ‘성장통’ 정도로 치부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최근의 경향을 살펴보면 청소년 음주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여학생 음주율 1.2%P 상승한 13.7%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중·고등학생 음주율은 해마다 감소해 15.0%까지 내려왔지만 지난해 16.1%로 반등했습니다. 특히 여학생의 음주율이 12.5%에서 13.7%로 상승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코올중독’으로 부르는 10·20대 알코올 의존증 환자 수는 2013년 1707명에서 지난해 1928명으로 12.9%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알코올 의존증 환자 수가 5만 4551명에서 4만 8517명으로 급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증가세입니다. ●2016년 술광고 송출횟수 32만회 넘어 청소년 음주자가 늘어난 것은 TV,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미디어의 힘이 컸습니다. 주류광고 송출 횟수는 2014년 27만 5863건에서 2016년 32만 4986건으로 17.8% 늘었습니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의 음주 방송 비율도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외국인이 등장하는 문화체험 프로그램들은 너도나도 화끈한 음주 문화를 내세웁니다. 마치 한국에는 유흥 문화만 존재하는 것처럼 강조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연예인들이 술을 마시는 것만 집중적으로 보여 주는 프로그램도 등장했습니다. 1개 지상파 드라마에서 음주 장면이 나온 횟수를 분석한 결과 2016년 평균 1.0건에서 지난해 1.4건으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음주 장면이 0.2건에서 0.3건으로 늘었습니다. 지난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복지부가 “연예인 등 유명인의 음주 장면은 영향력을 고려해 신중하게 묘사해야 한다”는 내용의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을 설정했지만 음주를 중심 아이템으로 채택하는 프로그램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이런 장면을 여과 없이 받아들입니다. 최근에는 아예 청소년들이 음주 장면을 자체 제작해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술 게임’이라는 검색어를 넣으면 17만개가 넘는 영상이 쏟아집니다. 음주를 오로지 재미의 대상으로 삼아 억지로 병째로 술을 입에 부어 넣는 영상도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의 우려가 큽니다. 허성태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청소년은 같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해도 성인보다 신체적·정서적으로 훨씬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며 “성장호르몬 분비 이상으로 키가 크지 않거나 생식 기능이 저하되고 정상적인 뇌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습니다.●알코올의존증男 39%가 10대부터 음주 어린 나이에 술을 마실수록 뇌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허 원장은 “청소년기의 뇌는 감정을 주관하는 ‘변연계’가 빠르게 발달하는 반면 이성과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 부위는 상대적으로 천천히 발달하기 때문에 감정을 조절하거나 충동을 억제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며“만약 이런 시기에 술을 마시면 뇌가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해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이 자리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억력과 집중력, 사고력이 낮아지는 것은 알코올이 뇌세포를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뇌가 한참 성장해야 하는 시기에 술을 마셔 전반적인 위축이 일어나면 회복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고 알코올 의존증에 빠질 위험이 커집니다. 실제로 다사랑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남성 알코올 의존증 환자 140명을 조사한 결과 55명(39.3%)이 10대에 본격적으로 음주를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음주 시작 연령은 늦을수록 좋아 그럼 언제부터 술을 마시는 게 좋을까. 허 원장은 “충동성이 강하고 군중심리에 휩쓸리기 쉬운 청소년들이 술을 마시면 도덕성이나 판단력이 둔화돼 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가급적 늦게, 올바른 음주관이 형성된 이후에 음주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습니다. 기쁘거나 힘들고 화가 날 때 술을 마시는 장면이나 술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앞세운 주류 광고가 청소년의 음주 태도와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입증된 사실입니다. 따라서 미디어의 행태를 바로잡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허 원장은 “특히 청소년기는 연예인을 동경하거나 모방하려는 심리가 강한 시기로 음주 모습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히려 술이 주는 효과에 기대감을 갖고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술이 주는 해방감과 쾌감은 잠시뿐이고 술을 잘 마시면 성격이 좋다거나 친구들과 더 잘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음주 문화에서 나온 선입견”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복지부동 겨눈 文, 참을 만큼 참았다

    복지부동 겨눈 文, 참을 만큼 참았다

    “규제혁신회의 취소, 강한 경고…유야무야 대충 넘어가지 않을것” 인적 쇄신 ‘개각 카드’ 꺼낼듯 “예전 같으면 이미 잡힌 회의이니 일단 열고 보자는 식으로 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대통령은 다릅니다. 회의를 취소한 것 자체가 공직사회에 대한 강력한 경고입니다. 유야무야 대충 넘어가지 않겠다는 겁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지난달 27일 규제혁신점검회의가 불과 3시간 앞두고 전격 취소된 배경에 대해 “공직사회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문제의식은 상상 이상”이라며 1일 이같이 밝혔다. 당시 문 대통령은 회의 취소 결정을 하면서 “답답하다”는 심경을 토로한 바 있는데, 일과성 실망감이 아니라 관료들에 대해 근본적으로 커다란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얼마 전 어떤 정부부처에 하반기 콘텐츠를 보고해 달라고 주문했더니 연초 업무보고의 재탕 수준 자료를 제출했다”면서 “대통령은 파괴적 혁신을 원하는데 공직사회는 자꾸만 ‘과거의 문법’을 구사하며 국면을 대충 넘기려는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간 끊임없이 공직사회의 혁신을 주문했지만 여전히 공직사회의 허리 그룹은 이전 정권 9년의 관성에 젖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올 들어 공직사회를 향해 자기 파괴 수준의 파격적 혁신을 잇따라 지시한 바 있다. 신년사에서 “공직사회의 낡은 관행을 혁신해 신뢰받는 정부로 거듭나겠다”고 밝혔고, 지난 1월 30일에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선 “공무원이 혁신의 주체가 되지 못한다면 혁신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복지부동, 무사안일, 탁상행정이란 표현이 적어도 이 정부에선 나오지 않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가장 최근에는 6·13 지방선거 직후 지난달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공직자의 ‘유능과 도덕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1년 경험을 다들 가졌기 때문에 이제는 처음 해 보는 일이어서 좀 서툴 수 있다는 핑계가 더는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으로서는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긴 했지만, 실상은 부처와 청와대 참모진에게 최고 수준의 경고를 한 건데도 1주일가량 흐른 뒤 올라온 규제혁신점검회의 보고 내용은 대통령이 ‘답답하다’고 할 만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공직사회의 무사안일, 복지부동 행태가 대통령이 감내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었다는 얘기다. 최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을 ‘작심 비판’한 것도 청와대를 대신해 ‘옐로카드’를 꺼내 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25일 홍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청와대가 아무리 말을 해도 (김영주) 장관이 안 듣는다”면서 “청와대가 장관에게 몇 번이나 최저임금 문제를 (국민에게) 설명 좀 하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장·차관이 이해시켜야 했는데, 몇 번 하라고 해도 안 한 것 아니냐”고 비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문 대통령이 경제수석 등 일부 비서진을 교체한 것이 장관 등 관료들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우선 공직사회가 스스로 노력해 성과를 내도록 독려하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개각 카드를 적절히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흘간의 휴식을 끝내고 2일 업무에 복귀하는 문 대통령이 첫 일성으로 어떤 내용을 밝힐지 주목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레스토랑서 쫓겨난 백악관 대변인…‘불법 이민 무관용’ 정책 반발

    레스토랑서 쫓겨난 백악관 대변인…‘불법 이민 무관용’ 정책 반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 무관용’ 정책이 ‘아동 격리 수용’ 논란으로 거센 반발을 불러온 가운데 고위 관리들이 식당에서 쫓겨나는 등 잇따라 봉변을 당하고 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어젯밤 버지니아 렉싱턴의 레스토랑 ‘레드 헨’에서 주인으로부터 내가 미국 대통령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이유로 나가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면서 “나는 정중하게 레스토랑에서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그녀의 행동은 나보다 그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면서 “나는 의견이 다른 이들을 포함해 사람들을 존경심을 갖고 대하고자 최선을 다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의 레스토랑 주인 스테파니 윌킨슨씨는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당시 집에 있었던 윌킨슨씨는 주방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샌더스 대변인이 식당에 손님으로 왔는데 직원들이 약간 걱정하고 있다며 어떡하면 좋겠냐는 것이었다. 당시 테이블은 샌더스 대변인 남편 이름으로 8석이 예약돼 있었다. 윌킨슨씨가 식당에 도착했을 무렵, 이들의 테이블엔 이미 치즈 플레이트가 놓여 있었고, 주방에서는 이미 메인 요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윌킨슨씨는 직원들에게 “내가 어떻게 하길 원하는지 말해보라. 샌더스 대변인에게 나가달라고 할 수도 있다”고 물었다. 그러자 직원들은 “그렇게 해달라”고 답했다. 윌킨슨씨는 직원 중 일부는 동성애자라고 설명했다. 샌더스 대변인이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금지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을 옹호했으며, 불법 이민자 부모와 아동을 격리하는 정책을 변호하며 질문을 피해가는 모습 또한 직원들이 알고 있다고 윌킨슨씨는 전했다. 윌킨슨씨는 샌더스 대변인 일행에게 다가가 자신을 소개하고 잠시 밖에서 이야기하자고 청했다. 그리고는 “우리 레스토랑은 정직, 연민, 협력과 같이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어떤 기준 같은 것이 있다”고 밝히면서 나가달라고 요청했고, 샌더스 대변인은 곧바로 “좋다. 가겠다”고 말한 뒤 소지품을 챙겨 나갔다는 것이다. 다만 그들이 계산하려고 했지만, 윌킨슨씨는 돈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윌킨슨씨는 “샌더스 대변인은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정부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잔인한 정책들을 옹호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나는 반대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사업을 하고 있고, 잘 되길 바란다”면서도 “민주주의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도덕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불편한 행동이나 결정도 해야 하는 순간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이 레스토랑에서 쫓겨난 일은 레스토랑 종업원의 페이스북을 통해 먼저 알려졌다. 종업원은 “오늘 밤 백악관 대변인이 레스토랑에서 쫓겨났다”면서 “주인은 샌더스 대변인과 그 정당(공화당)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원하지 않았다”고 썼다. 이후 레스토랑 주인의 결정에 대해 소셜미디어에서는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식당 리뷰 사이트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도 평가가 크게 엇갈리며 요동쳤다. 워싱턴DC에 있는 같은 이름의 레스토랑은 “버지니아의 ‘레드 헨’과 다른 곳이다”라는 공지를 올려야 했다. 당시 레스토랑에 함께 갔던 샌더스 대변인의 아버지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도 트위터에서 “레드 헨 레스토랑 메뉴에 ‘편협함’이 있다”면서 “혹 ‘증오의 요리’를 주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에피타이저는 ‘속 좁은 사람을 위한 작은 요리’”라고 비꼬았다. 이런 봉변을 당한 것은 샌더스 대변인이 처음이 아니다. 이민 정책의 주무 부처인 국토안보부의 커스텐 닐슨 장관 역시 백악관 근처 멕시코 식당에 들렀다가 고객들로부터 ‘수치스럽다’라는 항의를 받고 식당에서 빠져나와야 했다. 일련의 사건에 대해 의회전문지 더 힐은 “레스토랑 주인의 ‘무관용’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많지만, 트럼프 행정부에 저항하는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찬성하는 의견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시민 “이재명, 스캔들에 ‘트럼프 방식’으로 대응”

    유시민 “이재명, 스캔들에 ‘트럼프 방식’으로 대응”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여배우 스캔들’에 대해 “대응 방식이 ‘트럼프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14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는 전날 치러진 지방선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재명 당선인의 ‘여배우 스캔들’에 대한 대응과 선거 영향 등에 대한 평가가 나왔다.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제기된 이 문제가 어느 정도 효과는 미쳤지만 선거에 메가톤급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여론에는 엄청난 영향을 미쳤지만 표심에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박형준 교수는 “그런데 (이재명 당선인이) 선거가 끝나서 국민들 심판을 받았으니 면죄부를 받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는 도지사라는 큰 공직을 맡은 사람의 인격과 도덕성 문제로서는 큰 문제”라면서 “꼬리표로 따라 다닐 거다. 검증이 안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시민 작가는 “이재명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취한 대응법은 ‘트럼프 방식’”라면서 “사실관계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봤다.유시민 작가는 “우리가 공직자에게 요구하는 건 정직성”이라면서 “문제 제기를 여배우가 했을 때 대처하는 과정에서 이재명이라는 공직 후보자가 정직하게 또는 합리적이라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대응했는가, 그 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이라고 했다. 유시민 작가는 “이 사안을 법적으로 다루긴 힘들다. 공직 후보자이니 정치적으로 다뤄야 한다. 유권자들이 도지사를 선택하는 문제와 관련해서 이 사건의 중대성이 얼마나 크다고 볼 것인가, 이 사람은 결격자라고 판단할 것인가, 아니면 찜찜하지만 찍어줄 것인가 등 다양한 태도가 있다”면서 “선거 후 무효표의 수치와 종류를 확인해야 한다. 도지사 투표용지만 무효표가 많으면 일종의 불만 표시다. 이것을 잘 헤아려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당선인은) 당선은 됐지만 데미지를 입었다. 치명상은 아니지만 정치적으로는 굉장한 중상을 입었다”고 봤다. 이재명 당선인은 14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에서 스캔들 의혹을 묻는 한 누리꾼의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 그걸로 충분하지 않나”라면서 다시 한번 의혹을 부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보수 야당이 사는 법/김경두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보수 야당이 사는 법/김경두 정책뉴스부장

    지난 13일 밤 8시 20분 지하철 1호선 전철 안이었다. 벌써 얼큰하게 한 잔 걸친 60대 어르신들이 6·13 지방선거 출구조사와 막 뚜껑을 연 개표 결과를 놓고 혀를 찼다.“세상이 어찌 되려구, 큰일이야.”, “출구조사는 믿을 게 못 돼. (내일) 아침이면 (자유한국당이) 적어도 4~5곳은 먹을 거야. 나도 (출구조사 인터뷰를) 해 봤는데, ‘진짜 투표’를 말하지 않는 사람들도 꽤 돼. 믿어 보라니까.” 그들이 내린 뒤 주변에 있던 한 젊은 친구가 “태극기 집회에서 ‘가짜 뉴스’만 접하니 모든 게 가짜로 보이나 봐”라고 냉소를 지었다. 그분들의 기대와 달리 6·13 지방선거는 보수 야당의 참패로 끝났다.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 중 텃밭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이 무너졌고 대구·경북(TK) 2곳만 겨우 건졌다.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보수의 상징과 같은 서울 강남구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마저 ‘푸른 깃발’이 꽂혔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선거를 2주 앞두고 페이스북에 “개차반 같은 인생을 살았어도 좌파 인생만 살면 용서받는 세상은 외눈박이 세상입니다. 한국 사회의 도덕성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눈여겨보겠습니다”라고 호기롭게 글을 올렸다. 그러나 국민은 ‘탄핵 사태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안보팔이와 지역주의에 기대는 우파 인생들’에게 회초리를 들었다. 민심을 입맛대로 왜곡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보수 야당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었다. 결과가 아프고 고통스럽지만 차라리 잘된 일인지도 모르겠다. 충격 요법만이 한 줌의 기득권도 내려놓지 않으려는 지금의 보수 야당을 변화로 이끌 수 있어서다. 그리고 그 시작은 국민 눈높이에서 있는 그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물꼬를 튼 두 차례의 남북 정상 회담을 ‘위장 평화쇼’라고 폄훼한다거나, 70년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어렵게 공동성명에 합의한 북ㆍ미 정상회담을 두고 “알맹이가 없다”고 어깃장을 놓고 재를 뿌릴 게 아니라는 것이다. 당장 국회를 열어 4·27 판문점 선언에 대한 지지 결의안을 채택해 초당적 협력을 보일 필요가 있다. 민생을 챙기는 ‘섬기는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통계를 보면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은 뒷걸음질쳤고 혁신 성장은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4월 청년실업률은 10.7%로 두 달 연속 두 자릿수대를 기록했다. 체감 청년실업률은 이보다 두 배 높은 23.4%나 됐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 시장도 심상찮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석 달 만에 0.25% 포인트 추가로 올렸고, 올 하반기에도 두 차례 더 올릴 것을 내비쳤다. 일부 신흥국에서 자본 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도 가뜩이나 어려운 가계와 자영업자에게 더 큰 이자 부담을 지울 수 있다. 생산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민생에 진력한다면 궤멸에 가까운 보수 야당도 반등할 기회는 여전히 있다. 그러나 통렬한 자기반성 없이 또다시 당권을 둘러싸고 정치공학적인 셈법만 따진다면 두 번 죽을 수밖에 없다. 비워야 더 크게 채울 수 있다. 민심은 균형을 찾는다. 어느 일방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다. 여당의 낙하산 공천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에서도 반전이 일어났다. 무소속 박우량 후보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비서 출신인 천경배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심판은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golders@seoul.co.kr
  • [사설] 오늘 지방선거, 나와 가족의 삶 바꾸는 투표를

    오늘은 제7회 지방선거 날이다. 이번 선거는 어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의 흥분과 내일 개막하는 러시아월드컵 등에 대한 기대 등이 뒤섞인 탓에 역대 최악의 무관심 속에 진행됐다. 정치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70%대의 높은 지지율과 50% 안팎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등 정부 여당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열리는 이번 선거가 정치 지형이 바뀌는 ‘정초(定礎)선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역사에 기록될 수도 있는 선거에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하겠다. ‘민주주의 축제’인 선거를 ‘정치 혐오의 장’으로 만든 것은 정치권이었다. 특히 경기지사 선거를 둘러싼 진흙탕 싸움은 목불인견 수준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영화배우 김부선씨의 스캔들을 야당 후보들이 제기해 막판까지 공방이 계속됐다. 도덕성 검증은 선거 과정에서 충실히 이뤄져야 하지만, 정책 대결이 사라졌다는 것이 문제다.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네거티브 싸움에만 열중하는 후보들에게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은 기권 등을 고려하기도 한다. 여기에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이혼을 하면 부천에 가고, 부천에서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에 간다”는 이른바 ‘이부망천’이라는 지역 폄하 발언을 해 인천시장 선거를 뒤흔들고 있다. 그럼에도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바로 세우는 건 유권자들의 몫이다. 지방선거는 지역 행정과 교육을 맡을 일꾼들을 뽑는다는 면에서 대선이나 총선보다 우리의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성가시더라도 선거 공보물을 유심히 읽고 투표할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정당 가입이 금지된 교육감 후보의 정체성과 정책을 알려면 역시 선거 공보물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20%를 웃돈 사전투표로 올 지방선거는 2014년 투표율 56.8%를 가뿐히 넘어 60% 중반대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도덕군자가 없다고 투표를 포기하기보다는 차선 또는 차차선을 선택하려고 노력해야 우리 동네, 내 가족, 그리고 무엇보다 내 삶을 바꿀 수 있다.
  • 광역단체장 민주 ‘14’ vs 한국 ‘6+α’… 자정까지 “한표라도 더”

    광역단체장 민주 ‘14’ vs 한국 ‘6+α’… 자정까지 “한표라도 더”

    민주, 재·보선은 9곳 승리 기대 추미애, ‘경부선 유세’로 세몰이 한국, TK·울산·경남 ‘우세’ 자신 홍준표 ‘경기지사 판세’ 역전 기대 바른미래 “안철수·영남권 선전” 평화, 호남 기초단체장 8곳 목표 정의 “정당투표서 존재감 부각”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하루 앞둔 12일 각 당 지도부는 한 표라도 더 끌어모으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7곳의 광역단체장 중 대구·경북·제주를 제외하고 최대 14곳에서 승리할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당은 올해 초만 하더라도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 자리를 사수하고 50%대에 이르는 당의 높은 지지율을 기반으로 광역단체장 ‘9+α(알파)’를 전망했다. 그러나 4·27 남북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보수층이 흔들리면서 민주당이 약세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도 여유 있게 승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전략위 핵심 관계자는 “대구는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경기는 여배우 스캔들이 변수가 됐지만 20%대 지지율 격차를 벌렸던 판세 자체를 뒤집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재·보선은 후보를 내지 않은 경북 김천과 경합인 울산 북구, 충북 제천·단양을 제외한 9곳에서 승리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부산을 시작으로 울산,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에서 마지막 유세를 펼쳤다. 추 대표는 부산에서 “한국당은 지역주의에 편승해 공짜 표를 얻어 권력을 누려 놓고는 민생은 돌보지 않았다”며 “자기 본모습을 성찰하지 못하는 세력을 이번에는 제대로 심판해 달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광역단체장 선거 승리 기준을 ‘6+α’로 잡았다. 한국당 소속 광역단체장이 있는 대구·경북·울산·경남을 우세 지역으로, 부산과 경기·충남을 경합 우세 지역으로 봤다. 때문에 홍준표 대표는 부산과 충남을 여러 번 찾으며 공을 들였다. 또 한국당은 이재명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의 욕설 파일과 여배우 스캔들, 친형 강제입원 의혹 등으로 경기지역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위선과 거짓 인생의 종착역이 보인다. 경기도민의 올바른 판단을 기대한다”며 “경기지사 선거는 국민 여러분의 도덕성 판단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은 서울과 영남권에서 선전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측은 지난해 대선 당시 득표율(22.72%)보다 높은 지지를 얻어 향후 야권 정계개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처음부터 호남 기초단체장 선거에 전력을 다했던 민주평화당은 호남 기초단체장 최소한 8곳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조배숙 대표는 “권력을 분산해 견제장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민주평화당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제1야당 교체를 주장한 정의당은 현실적으로 당선 여부보다는 유의미한 득표를 목표로 삼았다. 광역단체장 당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에 집중해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생각이다. 한편 서울시장 후보들은 이날 밤 12시까지 막판 유세전을 펼쳤다. 박원순 민주당 후보는 이날 북·미 정상회담을 지켜본 뒤 “이제 동북아 평화중심도시 서울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때”라며 “평화를 품고 대륙을 꿈꾸는 새로운 서울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후보는 민주당의 서울 기초단체장 승부처인 중랑구와 강남·서초·송파구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김문수 한국당 후보는 영등포에서 시작해 덕수궁 대한문 거리 유세로 선거운동을 마쳤다. 그는 “시민단체의 허수아비가 된 시장, 파산 상태, 빚덩이 후보에게 서울 살림을 더 맡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노원구에서 유세를 시작해 동대문 평화시장 등에서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안 후보는 “안철수를 뽑으면 민주당은 정신 차리고, 한국당은 쇄신의 길을 시작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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