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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광장] 여성은 아직도 ‘주변인’

    미국을 여행하다 보면 흠칫 가슴 뭉클한 광경이 있다.그것은 우리와 생김새가 닮은 인디언들을 만날 때인데 거대한 지배구조의 언저리에 붙어 살아가는인간 실존의 슬픈 모습으로서, 소수민족으로 그리고 주변인(the marginal man)으로서의 우리 자신을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저물어가는 밀레니엄의 한국 언론을 장식했던 옷로비와 국회 내 여성 의원에 대한 폭언이라는 두 사건은 이러한 ‘주변인’으로서의 여성의 실존을 자각하게 하는 것이었다.옷로비사건은 왜 그렇게 떠들썩했는가.여성,사치,로비,부패가 얽혀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희화적이겠으나 이제까지 관행이라고까지 여겨져 왔던 거대한 커넥션구조가 사라져야만 하는 시대적 당위성과결코 그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현실 사이의 갭을 드러낸 사건으로서 주목을받았는지 모르겠다.이제 사라져야 할 과거의 관행이 마지막 꼬리를 들킨 사건으로서 어쩐지 손가락질하면서도 개운치 않음은 그것이 다만 그들만의 모습이 아니요,크건 작건 간에 우리의 자화상이고 그것을 지탄하고 들추어내는사람들의어제의 관행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속에서 우리 여성들은 또 다른 측면으로 거대한‘마녀사냥’의모습을 본다.같은 여성으로서 창피하다는 말 속에서도 심한 자괴감을 느낀다.왜냐하면 개인의 도덕성 결핍으로만 치부하기에는 힘든 거대한 구조적 뿌리가 심어져 있기 때문이다.남성들이 그동안 얼마나 큰 떡을 주무르고 건네주며 꿀꺽 삼켰는가라는 말로 대응하고 싶진 않다. 개인적으로‘기(氣) 센’여성들에게 당하는 남성들의 집단 몸부림을 동정하기에는 우리 사회에 아직 제거되지 않는 단단한 가부장적 지배의 뿌리가 감추어져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청문회에,검찰에 불려 다니는 여성들의 모습은 그러한 거대 지배구조에 따라붙은 왜소한 여성들의 구조적 희생의 모습으로 차라리 서글픈 광경이었다.그 여성들은 자신들이 사회의 중심에 위치해있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역시 그들은 주변인이었고 남성들의 행태를 모사했을 따름이었다. 또 하나의 사건은 존엄한 국회 안에서 벌어진 우리 사회의‘일상적인’욕설이다.일상 속에서 숱하게들어온 욕설이 왜 그렇게 비상식적인 폭언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가.지엄한 국회 안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높으신 국회의원신분에 퍼부어졌기 때문에? 그보다는 국회 밖 일상 속에서 전(全)여성의 비하받는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기 때문에 서글픈 것이다.한때 국회에는 남장(男裝)한 여성 국회의원도 있었다는 것은 이러한 남성 중심 사회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일 것이다. 위 두 사건은 여성을 피해자로,가해자로 만들면서 남성 지배구조의 거대한음모를 숨긴 채 정당적 차원에서 이용당하기도 했다.여성들은 상냥하게 접근하는 소수 페미니스트 남성들의 친절로는 치유되기 어려운 집단적 상흔을 갖고 있다.그런데 여성의 이러한 주변적 지위가 개선되기 힘든 것은 가족제도속에서 여성들이 남성의 보호막 속에 갇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족주의 속에서 여성들은 오히려 이러한 가부장적 남성 중심 구조를 확대재생산해온 측면이 없지 않다.아들 선호사상,고학력주의 등은 이러한 여성피해의식을 보상받기 위한 또 다른 형태의 가부장적 모습이 아닐 수 없다.우리 사회에서 가족은 그러한 의미에서 어느 정도는 여성의 자기 인식이나 집단 연대의식을 가로막는 역할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이러한 공모의 덫을 들추는 자는 독신여성이거나 투사와 같은 여성들인데 사실 이들만이 주변인인가. 한국 정치의 가장 큰 특징인 권위주의를 타파하는 일은 무엇보다 이러한 가부장적 지배구조를 타파하는 일이요,이것은 여성의 지위를 개선한다는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난마와 같이 얽혀 있는 사적 착복체계와 부패구조를 청산하는 일인 동시에 새 밀레니엄에 상생(相生)의 구도를 안착시키는 일이다.그리고 이 일의 첫 걸음은 남성들이 만들어놓은 구조에 여성들이 기생적(寄生的)으로 공모하지 않는 것이다.새 천년에는 한국 여성들이‘남자의 여자’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 거듭 태어나길 기대해본다. 김명숙.상지대 교수·정치학
  • [지구촌 밀레니엄 준비] EU

    뉴밀레니엄을 맞은 유럽연합(EU)은 예년과 다름없는 분위기지만 미래의 통합과업 수행과 닥쳐올 도전에 맞서는 자세와 각오는 매우 비장하다. EU정상들은 지난달 10일 EU 의장국인 핀란드 헬싱키에 모여 장차 EU의 진로에 관한 3가지 중요한 결정과 함께 밀레니엄 선언을 채택했다.▲EU 영입 대상국의 확대 ▲2003년까지 5만∼6만명 규모의 신속대응군 창설 ▲2002년 말까지의 제도개혁 완료로 요약된다. 15개 정상들은 또 밀레니엄 선언에서 “EU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독특한 통합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며 유럽인들이 EU를 중심으로 하나가 됨으로써만이다가오는 미래의 도전에 대처할수 있다”고 천명했다.평생교육을 통해 인적자원을 개발하고 지식에 기반을 둔 경쟁력있는 유럽경제를 구축할 것을 다짐했다. 두차례의 세계대전으로 얼룩졌던 유럽을 화해와 협력의 기치 아래 하나의슈퍼연합체로 통합시키려는 유럽인의 꿈은 지난해 초 단일 화폐사용이란 첫발을 디딤으로써 비상한 주목을 받았다.EU는 이제 노쇠한 구대륙의 껍질을벗어버리고 국제경제·정치질서의 새로운 거인으로서의 탄생을 선언한 것이다.특히 지난해 코소보 사태는 다시 한번 ‘전쟁없는 유럽’의 중요성을 환기시켰으며 이는 유럽의 결속과 통합을 촉진시키는 촉매가 됐다. 프로디 EU집행위원장은 미래의 정보화 사회에 대비,최근 ‘유럽 정보사회’라는 야심한 21세기 정보화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가정과 학교 및 직장에서모든 시민들이 저렴하게 인터넷 시스템을 접속할 수 있도록 하고 시민들로하여금 인터넷 등 디지털 시스템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하겠다는 것이다. 21세기 주역이 될 청소년 계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정책을 집중시킴으로써 밀레니엄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신밀레니엄에는 EU통합 바람이 제도개혁 및 외교·안보 분야쪽에서 옮겨질 것으로 예상된다.EU 통합이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풍부한 자원,고급인력,첨단기술,풍부한 문화가 결합,상승작용을 한다면 EU는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새로운 대륙으로 탈바꿈하게된다.미국에 대한 견제세력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여 현재의 일극체제는다극체제로전환할 가능성도 예견된다. 벌써 미국에 대칭되는 EU의 파워가 EU-미국 간 통상분쟁,WTO(세계무역기구)뉴라운드 협상 등에서 실감되고 있다. 지금 유럽지역에서 불고있는 항공·자동차·통신·전자분야를 필두로 하는기업간 통합·합병의 열풍은 신밀레니엄에서도 계속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산업 재편으로 이어져 EU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임은 물론이다. 이러한 유럽의 변화는 강건너 남의 일만이 아니다.경제력과 외교력 그리고도덕성마저 갖춘 거대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EU의 모습은 분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밀레니엄을 맞은 한반도의 장래에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아울러 공동번영의 장을 찾지 못하고 있는 한·중·일 동북아 3국의 장래에도큰 자극과 지혜의 원천이 될 것이다. 崔大和 駐EU·벨기에 겸임대사
  • [특별기고] 하나 속의 다수, 다양 속의 하나

    한국의 20세기는 시련과 영광의 시기였다.일제에 의한 식민주의,국토분단,전쟁,권위주의,경제적 빈곤,IMF 사태 등은 우리에게 고통과 좌절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한강의 기적으로 불린 산업혁명,세계 11위의 경제력 보유 국가,6·29 민주화 운동,88올림픽 개최,평화로운 여야 정권 교체 등은 우리에게 기쁨과 희망을 가져다주었다.지난 1세기 동안 우리가 겪은 시련과 영광의 역사를근거로 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예견할 수가 있다.‘난국을 극복할 잠재적 능력(할 수 있다는 정신)’을 우리민족은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혼돈의 전환기에 처해있다. 신문과 방송보도를 보면 우리 사회에는 부정부패,탈세와 뇌물수수,비생산적인 정치싸움,거짓말과 비방,위기와 탈법에 대한 불감증,지역갈등주의,집단이기주의,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돈과 권력에의 추구,빈곤층과 부유층의 양극화 현상 등등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이런 현상을 관행 내지 관습으로 받아들이는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미래사회에는 세계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가 20세기말에 이어 계속 세계를지배할 거라고 한다.인간의 자유와 창의력을 중시하고 효율성과 경쟁력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세계자본주의는 발달된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세계에 쉽게 전파된다. 이러한 신질서에 즈음에 우리의 정치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며,우리의 정신·물질세계를 지도할 정치인들의 자세는 어떠해야하는가. 첫째,변화에 대응하는 적극적인 사고전환이 있어야 한다.관습 내지 관행이라는 탈법적이고,비정상적인 것들을 모두 정상화하여야 한다. 세계는 한국 내에서의 탈법적이고 비정상적인 관행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으며,이에 따라 모두가 수긍하는 ‘정직하고 합리적인 룰’을 만들어 지켜야만 한다. 둘째,열심히 일하고 정직하게 사는 사람들이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열심히 일하는 사람만이 과실을 얻을 수 있다는 신념을 국민들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몇천,몇백 억원씩을 횡령한 사람들이 더 큰 소리를 치는 세상이 정상적인 사회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셋째,투명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밀실정치,밀실행정,정경유착,권언유착과 같은 전근대적인 용어들이 사라지는 사회가 등장해야 한다. 넷째,도덕성을 회복시켜야 한다.옳고 그름을 분명히 판단할 줄 아는 국민들이 많아질 때 그 나라는 번영과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우리 사회는 정치,경제,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도덕이 땅에 떨어졌다. 다섯째,축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지는 선거,정치활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돈과 폭력으로 얼룩지는 환경 속에서 올바른 정치는 이룩될 수가 없다. 여섯째,자유민주주의 훈련을 쌓아야 한다.민주주의의 기본은 대화와 타협에 있다. 그런데 우리는 사회적인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대화와 타협보다는 폭력과 다수의 힘으로 밀어부치는 ‘막무가내식’협상을 하고 있다.생산적인 활동이못된다. 일곱째,‘하나 속의 다수,다양 속의 하나’가 되는 사회풍토 조성해 힘써야 한다.미래에는 개인주의가 더 확산된다.개인의 존엄성이 더 강조된다.소수사람이나 가난한 사람들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소외감을 느끼지 않게끔 되어야 한다. 부유층과 빈곤층이 20%대 80%로 양극화 되어 가는 사회에서는 번영과 평화,협동과 단결을 기대할 수 없다고 본다. 이광재 경희대 대학원장·언론학
  • [신년사설] 새천년 새해,웅비의 나래를

    새 천년이 열렸다.새 천년 새해 경진년(庚辰年) 아침이 밝아 왔다.인류역사의 큰 획을 긋는 새로운 천년의 시작과 더불어 21세기를 맞는 이 세기적 전환기는 특히 우리 국민들에게 민족적 자존심을 건 웅비(雄飛)의 도전의지와경건한 자세로 마음을 가다듬고 옷깃을 여미게 하는 중대한 분기점이다.우리는 지난해 6·25동란 이후 최대 국난인 국제통화기금(IMF)사태를 극복해 국제사회의 감탄을 자아내게 한 저력이있다.이제 그 힘을 더욱 증폭시켜 어떠한 위기에도 강인하게,흔들림없이 버틸 수 있는 항구적인 안정성장의 초석(礎石)을 다지고 새로운 세기 세계의 중심국가가 되기 위해 역동적으로 나래를 펼 때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권의 대변혁이 요청된다.지난해에 보여준 이전투구(泥田鬪狗)의 끊임없는 정쟁은 정치발전과 국제경쟁력 강화에 전혀 보탬이 안된다.아니 오히려 대외신인도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해악일 뿐이다.이제 대립과 갈등을 떨쳐 버리고 대화합과 상생의 정치로 새 천년을 시작해야한다.올해야말로 국민화합 속에 국정개혁을 힘있게 추진함으로써 국가·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꾀해야 할 것이다.최대 관심사인 4월의 총선은 마땅히 공명하고 정대하게 치러져야 한다.불법·부정선거 시비를 둘러싼 후유증은 정국불안을 가중시킨다.총선에 임하는 정당과 후보자 그리고 유권자들은 이번총선의 궁극적 목표가 국민화합과 국정개혁에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정치권은 승패에 매달릴 공산이 많으므로 유권자들의 책임이 더없이 크다.망국적인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계층간 갈등을 조장하거나 개혁의 발목을 잡는 정치인들은 빠짐없이 퇴출시키는 과감한 물갈이로 정치권의 모습을 쇄신해야한다. 새해는 특히 우리 경제의 도약 가능성이 판가름나는,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새해 우리 경제의 핵심적 과제는 내실있는 경제회생의 파급효과를 폭넓게 확산시켜 빈부격차를 해소하는 데 정책의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저금리·저물가 기조를 견지해 금융·기업의 구조조정을 원활히 매듭짓게 하고 분수를 넘는 과소비 행태가 또 다른 환란을 부를 수 있다는 긴장감을풀지 말아야 할 것이다.노사갈등과 같이 경제안정화를 저해할 걸림돌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노·사·정 등 각 경제주체가 화합과 대승적인 마음가짐으로 문제해결에 중지(衆智)를 모으도록 촉구한다.산업평화 없이는 새 천년의 중심국가가 되기 위한 국부(國富)증대가 결코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민족통일을 향한 발걸음도 보다 빨라져야 할 것이다.민족화해·협력의 양과 폭을 더욱 넓히는 노력이 강화돼야 하며 지구촌에서 마지막 남은 민족분단을 해결치 못하고 21세기를 맞는 부끄러운 역사를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로통일을 준비해야 한다.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일관되게 추진해온 포용정책으로 남북관계는 괄목할만한 변화가 일고 있다.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예술·체육분야의 남북한 왕래행사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남북이 하나되어 한민족의 새 시대 새 역사를 열어가기 위해 올해는 남북간 당국자 대화가 이뤄져야 하며 이산가족 문제도 해결돼야 할 것이다. 사회통합도 절실하다.지난날 우리 사회는 성장위주의 정책 때문에 경제발전은 어느 정도이뤄졌지만 정체성을 잃고 도덕성이 무너져 가치관의 혼돈을초래했다.사회 변천과정에서 가치관의 혼란은 물신(物神)주의 만연,도덕불감증 심화현상과 더불어 사회통합을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이는 지역간 불평등,국민 계층간의 갈등으로 나타나 사회발전을 가로막는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 사회가 수없이 겪었던 대형사고·부정부패의 원인도 사회에 널리 번진적당주의·황금만능주의의 산물이라 하겠다.새해에는 공동체의식을 바탕으로 한 사회통합에 힘써 국민 모두가 주인인 성숙한 선진사회를 이뤄야 할 것이다. 21세기는 또 지식·정보·문화의 세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지식과 정보기반사회를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문화와 관련,예부터 숭문(崇文)의 전통을지켜온 우리에겐 새로운 기회가 다가 온 셈이다.지난해 우리는 ‘문화예산 1% 확보’의 꿈을 이뤘다.80년대 이후 역대정권이 약속해 오면서도 실천하지못했던 문화계의 오랜 숙원이 해결된 것이다.아울러 영화계의 스크린쿼터 지키기를 통해 세계화의 거센 물결 속에서 ‘문화주권’의 중요성을확인함으로써 ‘문화의 세기’를 맞아 자신감과 희망을 안고 힘찬 첫발을 내디딜 수있게 됐다. 뉴밀레니엄의 국제사회를 보는 우리의 시계(視界)를 넓히는 일도 시급하다. 세계는 급속히 하나로 되어가며 국경없는 무한경쟁의 각축은 더욱 치열해질것이다.새로운 세기는 아시아·태평양 시대가 될 것이란 견해는 오래 전부터 지배적이다.우리가 명(名)과 실(實)을 갖춘 세계의 중심국가로 떠오르려면나라 안에서의 사소한 이해다툼은 훌훌 털어버리고 세계 시민으로서의 의식과 자질을 길러야 함을 강조한다.새 천년 새 아침의 다짐이 언제나 새롭고영원한 태양과 함께하기를 기대한다.
  • “考試가 도덕성 변별력 가장 낮아”

    공무원들은 스스로 고시를 비롯한 7·9급 등 공개채용시험이 전문성을 가늠하는 데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도덕성과 대외협상 능력 평가의 변별력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5급 채용 고시의 경우 전문적 능력에 대한 변별력이 가장 높게 평가된 반면 도덕성에 대한 변별력은 가장 낮게 평가됐다. 이같은 사실은 정부가 이화여대 사회과학연구소(소장 趙馨교수)에 의뢰한‘인사제도에 관한 공무원 여론조사’결과 나타났다. 이는 고시제도를 비롯한 공개채용제도가 현재의 지식평가 위주에서 공직자로서의 기본적인 자질과 소양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정부의 조치가 주목된다. 지난 10월 한달동안 기획예산처 등 44개 중앙행정기관에 근무하는 1,596명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여론 조사에 따르면 또 승진임용제도에 있어서도 상급자가 하급자를 평가하는 현 승진 평가제도에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공무원들은 대안으로 평가결과가 공개되고 상사,동료,부하직원이 함께 평가하는 이른바 ‘다면 평가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공무원들은 이와함께 정책 수립과정에 참여한다는 보람보다는 보수와 승진 그리고 신분안정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공무원에게 요구되는 능력에 있어서도 최고 관리층은 비전제시 능력이,중간관리층에는 업무 추진 능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위직의 자질은 실·국장급 이상은 목표 지향성·청렴성 및 책임감이,과장급 이하 공무원은 책임감과 성실성,대민 친절성 등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홍성추기자 sch8@
  • [21세기 내고장 역점사업](51) 전남 곡성군

    ‘칙칙폭폭…,섬진강 기차마을’ 증기기관차는 배 고프던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냈던 사람들에게 신발을들고 기적소리를 뒤쫓아 마냥 달리던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이 점에 착안해 전남 곡성군이 전국 최초로 기차를 주제로 한 테마공원을만든다.증기기관차에 섬진강변의 들꽃과 바람을 접목시켜 관광상품화하겠다는 것이다.침체된 관광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승부수다. 곡성군은 전라선(이리∼여수) 직선화 사업으로 쓸모 없게 된 섬진강변 철로 17.9㎞와 부지 20만1,861㎡을 활용,기차마을과 강변 인근 관광명소,호국 유적지 등을 연계할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기차마을은 2001년 5월 5일 어린이 날에 개장되고 2002년 상반기안에 증기 기관차가 달린다. ?재원 2002년까지 3년동안 민간자본 등 200억여원을 투입한다.내년 예산에확보한 국비 4억원 등 8억2,000만원으로 옛 곡성역사와 주변 부지 등을 정비한다.내년 1월 실시설계와 2월 민간자본 유치 설명회 등으로 60억여원을 모을 계획이다. 2002년에는 민자 30억여원 등 120억여원으로 레저·스포츠 유원지 등을 만든다.2006년까지 투자한 원금을 회수하고 이듬해부터 연간 20억여원의 이익을 낼 것이란 용역결과에 고무돼 있다. ?구간별 개발계획 옛 곡성역∼압록역(13.2㎞) 구간에는 증기 기관차가 다닌다. 옛 곡성역사는 생활사 박물관으로 꾸며 세계 각국의 축소모형 기차와 국내기차 발달사 자료,어려웠던 시절의 농촌 생활상 관련 물품을 전시한다. 또 철로 주변 곳곳에 초가집을 지어 ‘기찻길 옆 오막살이’를 연출한다.집 안팎으로 코스모스·목화·철쭉 등을 심어 60∼70년대 농촌의 정경을 담아낸다. 또 강변에 가족단위 놀이공간 21만여㎡,녹색 생태공원 1만5,000여㎡,먹거리 기차마트 1만여㎡ 등을 조성한다. 특히 철길아래 시퍼런 강물을 이용해 자연형 레저·스포츠 유원지를 비롯,전망 좋은 곳에 계절별 특색을 살린 건강마을을 만든다. 한편 섬진강 2교∼옛 곡성역(4.7㎞) 구간의 철로는 걷어낸다.휴식과 운동장소로,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만들고 길 옆으로 넝쿨 장미를 심어 꽃 터널을꾸민다. ?관광산업 연계 산촌의 전원생활을 만끽하고자 하는관광객을 겨냥해 석곡면 염곡리 노치마을을 녹색 관광마을로 지정해 전략적으로 개발했다. 또 기차마을 인근에 산재한 볼거리를 테마별로 묶어 순환형 관광코스(7개권역 53곳)를 개발중이다. 성륜사·심청공원 등 옥과권과 녹색관광마을의 석곡권,동악산∼형제봉 등산행코스,태안사∼연화사∼도림사∼관음사를 잇는 사찰과 섬진강변을 따라산재한 호국역사 유적지 순례코스 등이다. ?철도청과 협의 군수와 관계 공무원이 철도청을 여러차례 방문해 긍정적인답변을 받아 놓은 상태다.철도청도 경영수익사업으로 폐선로와 부지를 재활용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곡성군의 제안을 반긴다. 철도청은 폐선로와 관련 부지 등을 현물로 출자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다만 기관차는 빌려주되 증기 기관차가 국내에 없기 때문에 기술적인 자문을 통해 곡성군의 증기기관차 특수제작을 도울 계획이다. 곡성 남기창기자 kcnam@ **高玄錫 곡성군수 인터뷰“2002년 기적소리 울릴것”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환경을 살려 ‘다시 찾고 싶은 곡성’을 만들어 가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고현석(高玄錫) 곡성군수는 ‘섬진강이 흐르는 젊은 곡성 비전 21’을 기치로 내걸고 관광산업 육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밝혔다. ?곡성은 옛부터 지리산 관광권의 길목으로 섬진강 등 관광자원이 풍부한데도 인근 남원 춘향골과 지리산권 등 유명 관광지에 묻혀 인지도가 낮은 게사실이다. 전라선 개량공사로 남은 폐선로가 섬진강 협곡을 끼고 국도 17호선과 나란히 달린다.경관이 수려한 이 철로 주변에 기차마을과 놀이공간 등을 조성할 경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특색있는 관광지로 발돋움 할 것으로 본다. ?열악한 재정형편상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을 텐데. 총 사업비 200억원중 2000년에 우선 국비 34억원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 여기에 군비 4억원을 보태 38억원을 마련,20억원으로 철로 주변 땅(5만평)을 사고 10억원으로 특수기관차를 제작하며 8억원으로 옛 곡성역사를 정비할계획이다.다만 민자를 얼만큼 끌어 모아 기반시설 조성에 쏟아부을 수 있느냐가 사업 성공의 관건이라고 본다.마지막으로 민자 유치가 쉽지 않을 경우민·관 합작형태인 제3섹터 방식도 고려중이다. ?열차 임대는 어떤가. 철도청의 반응을 종합해 보면 철로와 인근 부지,건물 등을 출자할 것으로 본다. 앞으로 곡성군과 철도청이 협의체를 구성해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해야 하지만 별다른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본다. ?기차 운행 시기는. 내년에 어떻게든 증기기관차를 특별 제작하려고 한다. 국내에는 증기기관차가 없기 때문에 증기기관차 모형의 특수 기관차를 제작해 늦어도 2002년 초에는 열차가 기적을 내뿜으며 달릴 수 있다. 곡성 남기창기자 **전남 곡성군 '효의 대명사' 효녀 심청공원 ‘효녀 심청공원’ 곡성군은 ‘효(孝)의 대명사’로 통하는 ‘심청이’를 통해 무너져 가는 도덕성을 회복하고 효 사상을 다져감으로써 곡성이 ‘효의 본산’임을 알리기위해 이 공원을 만들었다. 지난 3월 문을 연 심청공원은 백제 고찰인 오산면 선세리 관음사 앞 300여평에 조성됐다.우선 효행비 1기와 심청전에 나오는 인물 23명을 장승으로 형상화해 23개를 세웠다. 앞으로 국내 200대 성씨의 문중에서 효행자를추천받아 위패와 영정·족보등을 전시하는 ‘효 박물관’을 이곳에 세울 계획이다. 또 길목인 호남고속도로 옥과 인터체인지에서 심청공원(7.5㎞)까지 흰불두화·흰만리향화·흰진달래 등 3백화(白花)를 심어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낸다.이어 심청공원에서 관음사(4.7㎞)에는 장승 100기를 세워 장승거리로 조성할 방침이다. ‘심청전’의 원형 작품은 관음사의 창건을 알려주는 연기설화.서기 300년쯤 쓰여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설화의 주인공인 원홍장을 모델로 해 심청전이 생겨났을 것으로 여겨진다. 대학기관의 고증 결과 중국 진(晉)나라 제후 심공이 동방에서 온 원홍장을부인으로 맞았고 원홍장은 관습에 따라 남편에 맞춰 성을 심씨로 바꿨다는것.당시 흔적과 심청전과의 관계를 확인해 주듯 중국 저장성(浙江省) 보타구에는 안개가 많이 끼어 연꽃처럼 보인다는 연화(蓮花)바다와 심씨촌이 있다.
  • [김삼웅 칼럼] 20세기 송별사

    “쓸쓸한 듯이 과거를 돌아보지 말라.그것은 두번 다시 되돌아오지 않으므로 주저하지 말고 현재를 개선하라.그림자 같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라.두려워하지 말고 씩씩하게 용기를 갖고 나아가라.”(H W 롱펠로) 한민족에게 20세기는 영욕과 격변의 시대였다.‘전쟁과 혁명과 쿠데타의 세기’(헤롤드 라스키)이고,‘전쟁과 폭력과 광기로 얼룩진 극단의 시대’(에릭 홉스봄)이고,‘폭력의 세기’(한나 아렌트)였다.망국과 식민지와 해방전쟁과 분단과 동족상쟁과 군사독재와 근대화와 민주화의 영욕과 격변을 두루겪었다. 영광보다는 욕됨이 더 많은 한 세기를 보내면서 우리는 버리고 싶은 20세기의 유산을 짊어지고 새 천년의 문턱을 넘는다.분단과 냉전,지역갈등,집단이기주의,빈부 격차,공리공담과 형식주의,저질정치와 정쟁,지도층의 도덕성 해이,성 타락,언론·지식인들의 허위의식 등‘악의 유산’을 그대로 안고 가파른 2000년대의 고개를 넘는다.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봉건전제국가에서 곧바로 식민체제로 전락하여 20세기 전반기를 민족 말살의 압제 속에서도 민족자존을 지키면서 독립을 쟁취하고,미·소 양대 진영의 이념 전쟁터에서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군사독재의 억압 속에서도 경제발전을 이루고,동북아에서는 유일하게 평화적 정권교체를 달성하고,국제통화기금(IMF)의 국난을 남 먼저 극복하는 민족의 저력을 보였다. 결코‘간단한’국민이 아니다.지금 세계 도처에는 조선족,고려족,한국인,코리안 등으로 불리는 해외동포 550만명이 고난과 역경을 딛고‘21세기형 한국영토’를 넓히고 있다. 미·중·일·러 4강에 500만 한국인(조선족)이 뿌리박고 사는 나라는 지구상에 우리밖에 없다.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요 세계를향한 값진 자원이다.돌이켜보면 우리가 20세기에 겪은 민족적 시련과 고난은2000년대 웅비를 위한 단련이었는지 모른다. 신은 그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국가)에게 시련을 내린다고 하지 않던가. 한 세기 동안 식민지도 겪고,외국군정도 겪고,공산주의도 겪고,파시즘도 겪고,IMF도 겪은 그런 민족은 지구상에 우리밖에 없다.시련과 고난과 좌절에도굴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선 불사조의 국민이다. 우리 조상들도 그토록극심한 내외 도전에서 민족적 정체성과 독립을 지켜왔다. 우리는 부끄럽고 역겨운 유산을 짊어지고 새 천년의 고지를 넘는다.개인이나 국가나 과거와 완전히 절연하기는 쉽지 않다.문제는 악의 유산과 암적 부위를 잘라내고 건강한 부분을 지키면서 희망의 꿈을 키우는 일이다. 더 이상 냉전적 대결구도에 의한 긴장과 소모전을 지양해야 한다.교류협력의 폭을 넓히면서 상처 입은 한쪽 날개의 아픔을 헤아리는 동포애와 동족의식을 키워야 한다. 그리하여 21세기 초에는 하나의 온전한 국가로서 5대양 6대주를 훨훨 날아야 한다. 한쪽 날개로 날면 얼마나 날겠는가. 더 이상 지역주의 망령에 휘말려서는 안된다. 지역성에 의존하여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려는 정상배들을 거부해야 한다.4월 총선을 앞두고 우려되는 지역주의 대결을 깨어 있는 유권자들이 막아야 한다.20세기 후반기에 생긴 악성종양인 지역주의를 깨지 못하면 화합도,개혁도,통일도 허사가 된다.통일에앞서 지역주의를 극복하자.이를 위하여 화합과 상생의 기풍을 진작하자. ‘20세기 유산’중 여전히 우리를 옭죄는 것은 친일→분단→군사독재로 이어지는 반민족 반통일 반민주세력의 득세이다.이들은 한세기 동안 축적된 인적·물적 힘을 바탕으로 남북화해를 가로막고,개혁의 발목을 잡고,지역화합을훼방한다. 이제 냉전에 감염되지 않고, 지역주의에 오염되지 않고, 부패권에 편입되지않는 양심세력과 젊은 세대가 힘을 모아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 ‘악의 유산’은 콘크리트철벽인데‘양심세력’이 모래알처럼 흩어지면 새 시대의 국운 개척이 불가능하다.무엇보다 양심세력의 결속이 시급하다. “시간의 걸음걸이에는 세 가지가 있다.미래는 주저하면서 다가오고,현재는화살처럼 날아가고,과거는 영원히 정지하고 있다.”(F 실러·영국 철학자)
  • 소설가 박완서 동화집 ‘자전거 도둑’

    어릴 때 읽은 책의 기억은 오래 간다.그만큼 어린 시절에 읽은 책의 영향력은 크다.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읽는 책이나 좋아하는 동화는 거의 모두가 외국작품들이다.그렇다면 우리 작가가 쓴 좋은 동화는 없는가? 우리시대 최고 작가중 한 사람인 박완서씨의 ‘자전거도둑’은 말초적인 대중문화에 열광하는 요즘 아이들이 읽어도 좋을 동화로 방학맞은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의 학생들에게 권할만한 동화책이다.박씨가 지난 79년 펴낸 어른을위한 동화집 ‘달걀을 달걀로 갚으렴’에 실린 동화와 미발표 동화 6편을 묶었다. 박씨가 70년대 겪고 느꼈던 일 가운데 소설로는 말하지 못한 답답한 심정을동화라는 형식을 빌어 풀어낸 것으로 20년이 지난 오늘에는 생활양상이 많이 달라져 요즘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풍속들도 있지만 이는 오히려 동화를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 표제작이자 첫번째 동화인 ‘자전거도둑’은 시골에서 올라와 청계천 세운상가 전기용품 도매상에서 일하는 열여섯살 소년이 맞닥뜨리는 이 시대 사람들의 부도덕성을 고발하고 있다. ‘옥상의 민들레꽃’은 아파트값도 제일 비싸고 행복한 사람들만 살고 있다는 아파트에서 할머니투신자살사건이 두차례나 일어나면서 생명의 귀함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까만을 염려하는 이기적인 어른들에게자신의 경험담을 해결책으로 제시하려다 실패하는 한 아이 ‘나’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밖에 ‘시인의 꿈’,‘마지막 임금님’‘할머니는 우리편’ 등 우리 사회를 혼탁하게 하는 것들의 정체를 밝히고 정직하고 용감한 주인공이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동화들로 어린이들에게 참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준다.다림 펴냄,6,500원 허남주기자 yukyung@
  • [특별시론] ‘포기한 로비’

    ‘옷로비 의혹’사건에 대한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팀의 수사결과가 발표됐다.지난해 10월 당시 거액의 외화도피 혐의로 구속 위기에 몰려 있던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가 남편의 구명을 위해김태정(金泰政)검찰총장 부인 연정희(延貞姬)씨 등 실세 고위공직자 부인들에게 고급 의상을 뇌물로 로비를 시도하다가 12월 중순 남편이 구속될 것이확실해지자 로비를 ‘포기’하고,김총장을 ‘낙마’시키기 위해 연씨의 고급 옷 구입 사실과 ‘옷값 대납 요구’ 등을 의도적으로 유포시켰다는 것이다. 연씨는 이형자씨가 로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라스포사 정일순(鄭日順)씨나 배정숙(裵貞淑)씨중 누군가가 옷값을 대신 내줄 줄 알고 호피무늬반코트틀 가져갔다가 말썽이 일자 되돌려주었다는 것이다. 검찰 ‘발빠른 수사’ 기대한다한마디로 이번 사건은 ‘실패한 로비’사건이 아니라 ‘포기한 로비’사건인데도 사직동팀과 검찰이 내사와 수사를 잘못해 사건의 본질이 축소·변질됐다는 결론이다.이 사건을 재수사중인 검찰은특검팀의 수사과정에서 드러난연정희·배정숙·정일순씨 등의 국회청문회 ‘위증’부분에 대해서도 당연히 수사를 시작했다.검찰은 또 특검팀이 의문을 남긴 밍크코트 다섯벌의 행방도 조속히 밝혀내야 한다.벌써부터 한나라당은 이 부분을 붙잡고 늘어지며옷로비 특별검사의 수사기한 연장을 들먹이고 언론도 ‘꼬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검찰의 발빠른 수사가 요청되는 이유다. 그동안 이 사건에 대한 언론의 보도태도는 정도에서 벗어나도 한참 벗어났다는 느낌이다.물론 일반 서민들이 국제통화기금(IMF)사태로 고통을 받고 있는 마당에 고위공직자 부인들이 떼지어 몰려다니며 고급 의상실을 들락거린행태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그리고 국회 청문회에서도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한 것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그러나 ‘포기한 로비’에 불과한 이 사건이 과연 몇 달씩이나 대서특필할 만한 것인가.국민이 관심을 갖는 사안에대해 언론이 집중 보도하는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언론이 의도적으로 선정적인 보도를 통해 불필요하게호기심을 부풀린 다음 다시 이를 증폭시켜 보도하는 태도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선정주의 속셈은 ‘반개혁 음모’더욱 큰 문제는 선정주의 속에 숨겨져 있는 언론의 ‘불순한 의도’다.우리언론은 누가 뭐래도 이미 기득권층이다.개혁은 일단 기득권의 축소를 의미한다.그래서 언론은 어떠한 개혁에 대해서도 적대적이다.그리고 개혁 저지의돌파구를 정권의 도덕성에서 찾는다.장관 부인들이 옷로비 의혹에 걸려들었으니 정권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기에 이보다 더 좋은 호재가 또 있겠는가.언론이 옷로비 사건의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것은 바로 개혁을 가로막자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그러나 국민들도 언론의 반개혁 음모를 알아차리고이제는 옷로비 사건에 짜증을 내고 있다.언론이 진정으로 사회정의의 실현을 열망한다면,‘소모적인’ 폭로나 선정주의를 지양하고 ‘생산적인 의제’를 설정해서 그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반개혁 음모’로 더이상 국민들을 피곤하게 만들지 말자. 張潤煥 논설고문 yhc@
  • 3黨 움직임과 전망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치권 물갈이론’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여야 모두 21세기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위해 큰 폭의 물갈이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16대 총선을 거치면서 현역의원의 40∼50%가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당 가운데는 국민회의의 물갈이 폭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현역의원의 경우 호남권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출신의원들이 주된 교체대상이다.기준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여러차례 강조한 대로 ‘당선 가능성’이 먼저고,그 다음은 원내활동과 지역신망,여기에 참신성과 도덕성이 될전망이다. 가장 관심두는 대상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이다.16대 총선의 승패가 이곳에서 판가름난다는 이유에서다.특히 이 지역 주민들은 새로운 인물에 대한갈증이 상대적으로 큰 만큼 대대적 물갈이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러차례 여론조사에서 서울출신 현역의원 20명(종로,구로 제외) 가운에 당선 가능성이 낮은 현역의원들은 40%선인 8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가장 최근의 조사는 더나빠졌다.확실히 당선이 보장된 현역의원은 10명 안쪽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신당에서 영입한 신진인사들을 대거 투입하고,호남권 물갈이작업과병행해 호남출신 재선 이상 중진의원들을 수도권에 전진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역의원의 물갈이와 함께 원외지구당위원장의 물갈이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상당수 원외위원장이 영입인사들에게 자리를 내줄 것으로 보인다. 민주신당 법정지구당 창당작업과 함께 구체적인 물갈이의 범위가 드러날 전망이다. 자민련은 당내 사정상 현역의원의 교체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당 지도부는 전국구 의원 및 충청권 7∼8곳에서 현역의원 교체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현역의원보다는 원외지구당위원장의물갈이에 역점을 두고 있다.여론조사 등을 통해 경쟁력이 없는 지구당위원장의 교체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대부분의 원외지구당위원장의 경우 국민회의후보에 밀리고 있다는 결과가 나타나 비상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현역의원의 경우도 문제가 있는 지구당은 교체한다는 방침이다.경남지역은 18곳 가운데 3곳이 교체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현 위원장을 교체할 경쟁력 있는 인사의 영입작업이 순탄치 않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형기자 yunbin@
  • [사설] 특검이 주는 교훈

    ‘옷로비’와 ‘파업유도’에 대한 특별검사 수사가 2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함으로써 헌정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특검제의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많은 제약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성과가 있었으며 뜻 깊은 교훈을 남겼다.두 사건 모두 청문회와 검찰 수사를 거쳐 대체적인 윤곽이드러난 사건이지만 정치적·권력형 비리라는 점에서 특검이 도입돼 미진했던 사실을 규명해 낸 것은 뜻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특검 수사 결과에 대한 이해 당사들의 반발이 큰 것도 사실이다.시민들은 권력형 비리의 비도덕성이 기대 만큼 부각되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이,노동계는 공안기관의조직적 음모가 드러나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이,사용자측은 경영권이 부정당한 데 대한 불만감이,검찰은 수사권이 훼손된 데 대한 당혹감이 크다.그러나 특검의 목적은 진실 규명 자체이며 어느 이해 당사자들의 예단에 어긋난다고 매도되어서는 안될 일이다.최종 평가는 법원이 내리는 것이 법치국가의질서이다. ‘옷로비' 특검은 관련자들의 위증과 사직동팀 보고서 축소·은폐 조작 사실을 새롭게 밝혀 내 검찰사상 처음으로 전 검찰총장이 구속되고 결국 검찰이 사건을 재수사중이다.‘파업유도’의 경우 ‘강희복(姜熙福)조폐공사 사장 주연’이라고 검찰 수사와는 상반된 결론을 내린 것도 주목되는 일이다. 실체적 진실 규명 외에 특검의 활동으로 밝혀진 부수적 성과도 간과할 수없다.사건 관련자들의 위증과 사정 최고 책임자들의 축소·은폐 혐의가 새로 드러난 점이나 권력형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의 공정성 문제는 검찰의 중립성 확보의 필요성을 제기했다.특검의 활동으로 드러난 새로운 혐의점들은 이제 검찰이 맡아 수사해 위법사실이 밝혀지면 사법처리 하는 수순을 밟으면된다. 이번 특검은 제한적·한시적으로 운영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민적 의혹이집중된 사건수사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주었다.그럼에도 특검 출범과 더불어제기된 수사범위와 기한의 제한,팀 구성 급조와 내부 반목,수사진행 사항 발표 금지 등은 개선해야할 점이다.특히 특검제 적용의 성격이나 제도화 문제는 정치권의 숙제로 충분히 검토해 결정해야 하겠다.우리는 국민 여망에 따라 선임된 두 특검이 충분치 않은 여건에서도 최선을 다했다고 보며 그 노고를 치하한다.이제 특검 수사결과를 신뢰하고 재판 결과를 존중하는 것이 민주사회의 정도(正道)이다.우리는 새 천년을 눈 앞에 두고 한심스런 사건에매달려 한해를 소모적 논쟁으로 보낸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진실은 규명하고 옥석은 가리되 사회 전체가 루머와 폭로에 휘둘리는 일이 다시 없기를 바란다.
  • [사설] 재소환되는 박주선씨

    박주선(朴柱宣) 전 청와대법무비서관이 결국 사법처리되는 것 같다.검찰은박 전비서관이 ‘옷로비 의혹’사건과 관련,사직동팀의 내사단계에서부터 직접 관여해서 내사결과를 축소·은폐·조작하고 대통령에게 ‘허위보고’를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박씨는 내사기록 가운데 김태정(金泰政)당시 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에게 불리한 부분을 조작하거나 아예빼버리고 문제의 최초보고서 3건도 김씨에게 유출시켰다고 한다. 오늘 검찰에 재소환돼 조사를 받게 될 박씨에게는 공무상 비밀누설 및 공용서류 은닉등의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옷로비 의혹’사건은 배정숙(裵貞淑)씨가 변호사법 위반혐의로 이미 불구속 기소된 데 이어 김태정씨와 박주선씨의 구속으로 이어지고 다시국회 청문회에서의 위증혐의로 연씨와 정일순(鄭日順)씨 등에 대한 수사로이어질 것 같다.이른바 ‘옷로비 의혹’사건의 실체는 ‘실패한 로비’이다. 거액의 외화를 빼돌린 최순영(崔淳永) 신동아그룹 회장의 구명을 위해 최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등 신동아그룹이 전방위 로비를 벌였지만 실패했고 최씨는 결국 구속됐다. 그 과정에서 고위공직자 부인들이 떼지어 고급의상실을 출입하는 일탈(逸脫)행위가 있었고,김씨와 박씨의 축소·은폐기도가 끼여들었다.이 사건에 대한국회 청문회와 검찰의 수사가 있었으나 국민의 의혹을 풀어주지 못해 마침내특별검사까지 동원됐다.그러다 결국은 검찰의 재수사로 이어지게 됐다. 검찰총장과 청와대법무비서관은 국가의 기강을 유지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직책이다.그러나 김씨와 박씨는 그 직책을 일시적이나마 사유화(私有化)하는 잘못을 범했다.그런 막중한 직책을 가족이나 선배를 감싸주는 사사로운 일에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인가.특히 박씨는 이 사건을 축소·은폐해서 대통령에게 허위보고함으로써 대통령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박씨가 사직동팀 내사결과를 정확히 보고했더라면 김씨를 법무장관에 임명하지 않았을 것이고 이사건의 실체도 곧바로 밝혀졌을 것이다.결국 김씨와 박씨는 현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그런데도 박씨에 대한 사법처리를 놓고 검찰수뇌부와 수사팀 간에 갈등이있다는 보도다.아직도 검찰은 이 사건에서 배우는 바가 없다는 말인가.이제라도 검찰은 이 사건 전반에 대한 철저한 수사로 검찰과 정부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아울러 종교계 인사까지 동원된 신동아그룹 로비의 전모도 상세히밝히기 바란다.
  • [대한시론] 판공비 회식문화를 없애자

    새 천년을 맞이하여 국가적 토대를 새롭게 정하고 나라의 위신을 다시 세움에 있어서 필수적인 과업은 ‘부패의 일소’다.그런데 기왕의 많은 논의에서 드러나듯 부패는 일종의 문화현상이므로 무슨 법을 제정한다고 하여 단숨에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또 새로이 강력한 부패방지기구를 만든다고 하여 일소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중요하고도 실질적인 방책은 부패현상을 일종의 문화적 야만으로 여겨 이를 멀리하는 ‘풍토의 조성’이다.그런 점에서 방만한 우리의 ‘회식문화’를 바꾸는 데 관이 앞장서 이를 수행한다면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하는 여러 행사보다 더 내실있고 상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현재 사회 전체적으로 회식에 들어가는 비용은 결코 만만치 않은 액수일 뿐만 아니라 이에 충당하는 돈의 대부분은 개인 호주머니가 아니라 ‘판공비’등의 공금에서 나오는데,사실 그것은 ‘누구의 것도 아닌’ 일종의 ‘공돈’이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인식하에 ‘무서운 줄 모르고’ 쓰고 또 기한 내에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주는 것이다.판공비에 대한 공직사회의 입장은 물론 긍정적이다.장관 비서실장을 지낸중앙부처의 공무원 A씨에 따르면 판공비라든지 업무추진비가 “밥값 걱정하지 않을 정도는 돼야” 하며,기관장이 일반인들 모르게 불우한 이웃도 슬쩍돕고 금일봉도 주고 해야 하는데 이런 활동을 나쁘게 본다면 기관장의 활동이 경색될 수 있다 하며,공직사회의 감시자인 감사원 관계자들조차 이에 공감을 표시한다. “시장·군수가 주민들과 만나 여론을 들으려면 판공비가 필요”하며 이런돈이 없다면 ‘검은 돈’을 만들어 쓰라는 것이냐는 반문도 나온다.최근 인천시장의 판공비 내역을 공개하라는 등 일련의 법원의 판결을 이끌어낸 시민단체들의 기관장 업무추진비 내용공개 요구를 ‘도덕성의 과잉 추구’라고지적하는 학자도 있다.지금까지의 공직사회 ‘돈 씀씀이’의 관행에 비추어보면 틀린 말들은 아니다. 그렇지만 대전 법조비리로 촉발된 소위 ‘기묘검란(己卯檢亂)’은 전혀 부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검찰문화’인 회식비,전별금 등을 변호사에게부담케 하는 관행으로부터 촉발된 것이었고,특별검사를 불러온 ‘파업유도’ 발언 역시 고위 공직자가 근무시간 중 관행적으로 마시던 ‘폭탄주’의 뒤끝에 나왔다.작은 관행이 나라의 기강을 흔들리게 하는 큰 물결을 가져왔던것이다. 외부인사나 주민들의 의견 청취를 사무실 등에서 끝낸 후의 회식이 참석자들을 훈훈하게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없다 해서 서운해할 분들 역시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소회다. ‘내 돈 내고 밥 사먹는’ 일이 무에 그리 어려운가.불우이웃돕기나 금일봉등은 사회복지 국가를 이루어내기 위한 예산에 반영하여 제도화함이 옳고,일 잘하면 품위유지는 저절로 된다고 믿으며,그리고 자진하여 공개한 서울시장의 월평균 판공비 3,000만원은,능력있는 박사실업자 30명을 월 100만원에 시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큰 돈이라면 판공비 내역의 공개는 도덕성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의 생존에 관한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판공비 자체를 부인할 것까지는 없겠지만 일반예산으로 제도화할 수 있는것은 그쪽으로 보내고 각종 명목의 회식문화에 충당하는 판공비는 없애자.‘장’의 위치에 있는 분이 정 고생을 같이 한 직원들과 함께 밥을 먹고 싶다면 ‘내 주머닛돈’이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의 밥집에 간다면 굳이 밥 먹기위해서 ‘검은 돈’을 만들어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닌가. 姜 京 根 숭실대교수·헌법학
  • 천용택국정원장 사의 반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7일 ‘김대통령이 97년 대선 전 정치자금법의 개정에 앞서 홍석현(洪錫炫) 당시 중앙일보 사장에게서 정치자금을 수수했다’고 발언한 천용택(千容宅)국가정보원장의 사의를 반려했다.천원장은 이날 오전 김대통령에게 업무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법조출입기자단에게 문제의 발언을 한 경위를 설명하고 “책임을 느낀다”며 사실상 사의를 표명했다.이에김대통령은 물의를 빚은 것을 꾸짖으며 처신을 잘하라고 했으나 문제의 발언이 (정치자금 부분에 대한) 그동안 대통령의 언급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정도로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천원장은 지난 15일 법조출입기자단을 국정원으로 초청,오찬을 함께 하면서 비보도를 전제로 “김대통령은 홍석현씨가 주는 돈을 97년 정치자금법 개정 전에 받았다는 말을 했다”면서 “홍씨는 이후에도 삼성그룹의 돈을 싸들고 왔으나 대통령은 이를 거절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확대당직자회의에서“정권의 부도덕성 사례인 만큼 진실해명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유민기자 rm0609@
  • [대한시론] 정부不信 해소 시급하다

    기묘년도 이제 보름여를 남겨두고 있다.항상 한 해를 보낼 때마다 다사다난했다는 표현을 쓰지만 금년에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 같다.자연재해나 사고는 예년에 비해서 많지 않았지만 정부가 취한 조치나 태도가 올해만큼 국민들의 논란과 비판을 유발한 경우도 드물지 않았나 생각된다. 연초 정부는 집권 2년차를 맞아 의욕적으로 개혁에 착수하였다.국제통화기금(IMF)위기는 그런대로 잘 극복돼가는 상태고 실업문제도 최악의 상태를 벗어나 개선되고 있다.반도체를 비롯,전자제품의 수출은 엔고(高)와 대만의 지진 등 외부요인도 기여했지만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금융위기도 몇 차례의대란설(大亂說)을 잠재우면서 잘 넘어갔다. 지난 2년 동안 각국의 경제상황에 관한 지표들을 비교 분석한 자료들이 최근 보도된 바 있지만,경제성장률이나 외환보유고 등에 있어 우리 경제는 재작년에는 최악의 상태였으나 올해에는 가장 양호한 수준으로 회복되었다.여기에는 기업과 근로자들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회생노력이 밑거름이 됐지만 정부시책도 큰 잘못 없이 잘뒷받침해왔다고 평가할 만하다.특히 금융부문과 재벌에 대한 개혁은 속도면에서 미진한 느낌도 있지만 일관성있게 추진해왔다고 하겠다. 그러나 정치,사회 분야에서는 금년만큼 비생산적이고 비도덕적인 행태를 지속해온 해도 드물 것이다.일년 내내 여야간에는 상호비방과 정쟁(政爭)이 그치지를 않았고 그러한 와중에서 방송법을 비롯해 시급히 처리해줘야 할 민생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채 미뤄져왔다.선진국들이 대망의 21세기와 새 천년에 국가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관해서 머리를 짜내고 있는 동안 우리의 국회와 정부지도층은 옷로비 사건이나 파업유도 의혹같은 소모성 쟁점에 매달려 미래의 설계에 관해서는 관심조차 두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금년 한해 동안 정부는 경제회복에 반비례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왔다. 연초에 중앙부처 조직개편을 비롯한 일련의 정부개혁 조치를 발표하는 등 의욕적으로 출발하였으나 정치권과 관련 집단의 저항 때문에 후퇴하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빈발하였다.그런가 하면 교원 정년단축이나BK21 사업처럼 너무 졸속적으로 결정하여 교육계의 반발을 사는 사례들도 적지 않았다.개혁의기본철학과 의지가 흔들리거나 거꾸로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결정하는 것 모두가 정부의 정책 수행능력에 대한 신뢰를 훼손시키는 일이다. 그러나 가장 심각한 것은 정부의 도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져있다는 사실이다.정부 당국자들이 초기에 잘못과 실상을 근기에 있는 그대로 솔직히 밝히고 국민들의 이해를 구했으면 해소되었을 의혹을 감추고 왜곡시키는 바람에 불신만 눈덩이처럼 불어난 전형적인 사례가 바로 ‘옷로비사건’이다.어찌보면 사소한 사건을 수사기관과 검찰이 사실을 은폐하고 짜 맞추는 식으로 변조하다보니 정권에 대한 신뢰를 잃을 정도로 의혹이 확대돼 버린 것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정부의 대처능력과 정치력에 대한 불신이다.IMF 경제위기나 북한의 서해안도발 등 안보사태에 대해서는 비교적 잘 대처해오면서도정작 국민의 정서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법의 집행에 있어서 편파적이고 폐쇄적인 자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또 정치,사회적인 문제가생겼을 때 정부가 종합적으로 파악한 다음에 정확하게 판단해 일사불란하게대처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면서 눈앞의 불끄는 데만 급급하고 있어 상황을점점 악화시키고 있는 느낌이다. 정부는 이제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불신을 불식하는 데 최우선적인 노력을기울여야 한다.확고한 철학을 토대로 투명하고 일관성있게 국정을 운영함으로써 국민의 정부라는 명칭에 걸맞게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안된다.정부가 몇 가지 의혹사건에 발목을 잡히어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기에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청사진을 수립하는 데 온 국민의 지혜를 모으고 국력을 결집할 때이다. [金信福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한국행정학회장]
  • 폭발장세 코스닥 옥석 가리는법

    “이젠 과학적인 분석이 필요한 때다” 코스닥시장이 폭발적인 활황세를 거듭하면서 ‘아무 종목이나 사고보자’는투자자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업체의 실적이 드러나기 시작하면‘묻지마 투자’ 행태로는 큰 낭패를 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현대증권이 14일 내놓은 ‘코스닥종목 옥석 가리는 법’을 살펴본다. [종목선택 이렇게] 아침에 코스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미국 나스닥시장의 동향부터 파악해야 한다.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사들이기 시작하는종목을 조기에 포착,매수하는 것도 중요하다.전(前)고점을 강하게 돌파할 경우 추가상승 가능성이 높으나 전 저점에서 빠질 경우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신규등록 종목을 선택할 때는 공모때 경쟁률이 높은 기업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그러나 소형 인터넷주는 기업가치와는 별개로 주식수가 워낙 적어 경쟁률이 높은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거래량은 적은데 급등한 종목을추격 매수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시장 선점효과가 큰 업체를 골라야 한다. 성장성이 우수하더라도 경쟁업체가쉽게 진입한다면 이익률이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경영진이 사업에 대한 비전과 기술적인 능력,도덕성을 갖추고있는지도 살펴야 한다.현금 보유비중이 높고 부채비율이 낮은(50%정도)업체를 고르는 건 상식이다. [가치분석 직접 해본다] 유망종목을 선택했으면 마지막으로 직접 가치를 계산해볼 필요가 있다.가치분석은 기존의 PE(주가대비 주당 순익)공식만으로는미흡하다. 성장성에 비중을 많이 둔 PEG(주가대비 주당 순익을 주당 평균 수익성장률로 나눈 것)공식을 사용하는게 바람직하다.PEG가 0.7배 이하면 상승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유망종목은 이렇다]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 확산으로 수혜가 예상되는시스템통합업체(핸디소프트 등), 초고속 인터넷 구축으로 혜택을 입는 미디어 및 광고업체(서울방송,LG애드 등),가입자의 급증으로 매출이 증가하는 인터넷업체(한국통신하이텔 등)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초고속 통신인프라 확산에 따른 통신장비업체(자넷시스템 등),IMT-2000사업자 선정과 관련된 단말기제조업체(텔슨전자 등), 디지털방송과 위성방송 관련 업체(휴멕스 등) 등 통신관련 업종도 유망하다.반도체 및 TFT-LCD산업 호전에 따른 생산장비제조업체(태산엘시디 등)도 좋다. 그러나 현재 주가가 PEG공식으로 계산한 적정주가보다 높은 경우(다음커뮤니케이션 세원텔레콤 디지틀조선 태산엘시디 등)는 거품으로 볼수 있다고 현대증권측은 지적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대한포럼] 無石無彈의 시위문화를

    사람 얼굴이 서로 다르듯 생각하는 것도 저마다 다르게 마련이다.남의 의사를 존중하면서도 자기 주장을 관철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민주사회의 질서이자 지혜다.그러나 자기 주장에만 집착해 남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기를 강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이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얼굴을 닮으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사회 구성원들이 모두 같은 생각을 하는 집단은 전체주의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개인 또는 집단의 의사를 알리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민주국가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대의(代議)제도에서 소수 집단의 의견을 널리 알리는 시위는 민주주의의 한 요소다.그러나 아무리 정당한 시위라도 남에게 피해나 고통을 준다면 정당성이 인정될 수 없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민중대회에 참석한 일부 시위대가 도심에서 밤늦게까지 격렬한 시위를 벌여 퇴근길에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일부 군중은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투석전을 벌였고,경찰과 충돌해 여경등 경찰관과 시위자 240여명이 부상했다.시위자들은 명동성당까지 이동하면서 곳곳에서 경찰과 난투극을 벌였고 “평화적으로 행진하라”는 안내방송을하던 경찰차량의 유리창을 각목으로 깨뜨리는 등 아수라장을 빚었다. 안타까운 일이다.이번 과격시위는 지난해 5월1일 노동절 행사 이후 최대 규모였다.국민의 정부에서 다양한 의사 표출로 시위 건수는 늘었으나 과거와같은 폭력시위는 사라져 평화적인 시위문화 정착을 기대케 했다.올 들어 현재까지 시위건수는 1만4,424건으로 전년도보다 20% 정도 늘었고 폭력시위도20여회 발생했으나 최루탄은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6월항쟁이 있었던 87년 67만발이 사용된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올해를 ‘무(無)최루탄 원년’으로 기록하기 위해 최루탄사용을 최대로 자제, 이번 과격시위때 부상자가 많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나아가 평화적인 시위문화를 이룩한다는 목표로 집회장소 전면에 여경을 배치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최루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경찰행동 강령을 마련해 실천하기로 했다. 강령중에는 뛰지말고,잡지 말고,욕하지 말 것과 야간 골목길 등에서 시위대를 검거하지 말 것 등 바람직한 대응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지키기 힘들 때가 있다고 본다.이를테면 진압경찰이 가장 두려워하는 돌멩이가 날아올 때 재빨리 피하려는 게 본능인데 뛰지 말라는 것은 전경들의 피해만 확대시킬 우려가 있는 것 등이다. 경찰의 노력만으로 평화적인 시위문화가 정착되기는 힘들다.시위자와 진압경찰이 함께 ‘게임의 룰’을 지켜야만 바람직한 시위문화를 기대할 수 있기때문이다. 인류학자 호이징가가 인간을 ‘놀이하는 사람’(homo ludens)으로규정하고 모든 형태의 문화는 놀이 요소가 있으며 또한 모든 놀이는 반드시규칙이 있다고 했다.시위문화도 일정한 놀이 규칙인 ‘게임의 룰’이 지켜질때 문화로서 승화될 수 있다 하겠다. 시위는 자신의 주장을 널리 알려 대중의 지지를 받아내는 데 목적이 있다. 방법은 평화적이고 합법적이어야 하며 어떠한 폭력이나 과격 행동도 규칙에위배된다.다른 사람이 자신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강요하는 것도 규칙에 위배된다.대중의 지지를받지 못하면 자신의 주장을 굽히는 것이 민주사회의 순리다. 경찰의 공권력 행사에도 물론 일정한 규칙이 적용돼야 한다.공권력은 도덕성과 권위가 생명이다.민주국가는 법치국가이며 법치국가에서는 공권력만이합법적으로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그러기에 공권력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만 엄격하고 공정히 사용돼야 한다.과거 공권력이 악용되거나 남용됐기 때문에 오늘날 그 권위가 무시당하기 일쑤다.경찰의 시위대응 행동강령이 공권력의 약화가 아닌 엄격한 집행을 위한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폭력·과격시위는어떠한 경우도 용납돼서는 안되며 돌멩이와 최루탄이 없는 ‘무석무탄’ (無石無彈)의 평화적인 시위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 [李基伯 논설위원 kbl@]
  • [사설] 마무리되는 두 특검팀 수사

    연초부터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옷로비’와 조폐공사 ‘파업유도’의혹사건에 대한 특별검사의 수사가 최종 확인작업을 벌이는 마무리 단계에들어섰다. 두 사건 모두 국회청문회,검찰 수사 단계를 거쳤으나 의혹만 부풀려져 급기야 특검제가 도입됐고 50여일간의 수사 끝에 이번주 중 발표될 수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옷로비’는 신동아그룹 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가 남편 구명을 위해 검찰총장 부인을 상대로 벌인 ‘실패한 로비’가 본질이며 사직동팀과 검찰이 일부 사실을 축소·은폐해 의혹이 증폭됐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파업유도’는 강희복(姜熙復)사장이 이를 주도했고검찰이 이용당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우리는 두 사건의 성격이 정부의 도덕성과 연관돼 그동안 국회청문회와 검찰 수사가 불신을 당하고 급기야 특검제가 도입됐던 점을 이해한다.따라서특검 수사 결과에 얼마만큼 국민들이 믿고,납득하느냐가 두 사건의 의혹을종결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본다.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특검의 목적인 만큼 그동안의 노력을 국민이 인정하고 믿지 않는다면 특검의활동과 수사결과는 의미를 잃는다. 우리는 두 특검의 활동이 국민적 합의에 따라 진행돼 왔음을 중시한다.수사팀 구성의 객관성과 그동안의 수사활동이 진실규명을 위해 노력한 점이 인정되는 만큼 그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검 수사과정에서 불거진특검팀 내부의 갈등과 수사 진행방법, 그동안 드러난 파생적인 의혹 등이 특검 활동의 본질을 해쳐서는 안된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옷로비’특검 결과는 사건의 전모와 관련자 위증,사직동팀 내사관련 의혹,검찰수사의 문제점 등 핵심부문에 대해 납득할 만한 조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에 비해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이 사건의 문건유출,신동아 음모론,김태정(金泰政)전총장 협박론 등은 검찰이 규명해야 할 사안으로 의혹해소 차원의 설명이 따라야 한다. ‘파업유도’는 실체가 인정되나 강희복 전사장을 주범으로 결론을 내려 검찰수사와 반대되는 결과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특히 검찰이 ‘공안사범합수부’라는 기구를 통해 노사분규에 과잉대응한 점이 적시되고 관련자 처벌과 공안기능 시정의견서가 첨부될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는 두 특검팀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특검팀의 수사결과는 관련자들에 대한 재판과정에서 실체가 확인될 것으로 기대한다.우리는 새 천년을 준비해야 할 귀중한 한해를 퇴행적인 사건에 매달려 국력을소모한 점을 부끄럽게 여기며 새 천년과 함께 우리 사회의 소모적 논쟁도 끝내야 하겠다.
  • [새천년 이렇게 맞자] (9)지역갈등 청산을

    지구촌에서는 냉전시대가 가고 국경을 초월하는 새로운 질서가 급속히 구축되고 있다.정보화 혁명과 함께 진행되는 ‘글로벌화’가 바로 그것이다. 개별국가들도 이에 따른 ‘새로운 국가’ 구상에 온갖 지혜를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새 천년의 문턱에서 우리의 시계는 거꾸로 가는 느낌이다. 전근대적인 ‘지역갈등’문제가 우리 미래의 발목을 잡고 있다.통일원년을외치면서도 그 전 단계인 국민통합이 아직도 시대적 과제로 남아 있는 상태다.언제부턴가 우리 고유의 공동체의식은 무너지고 ‘이쪽’ 혹은 ‘저쪽 사람’이라는 식의 편가르기에 익숙해져왔다. 해방후 처음으로 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룩된 지금 시점에서도 이런 폐해는호전되지 않고 있다.오히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주의에 편승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강화되는 분위기다.전직 대통령이 자신의 출신지역을 근거지로 세를 모으려다 철회하는 소동이 벌어지는가 하면,야당의 장외집회는 지역색을벗어나지 못했다. ▶관련기사 3면 지역감정에 호소하는 이른바 ‘네거티브전략’은 선거때만 되면기승을 부리는 ‘악마의 주술’이었다.‘지역감정은 만질수록 커진다’는 속된 말 때문에 대선에 출마했던 한 후보는 출신지역 유세를 아예 포기하기도 했다. 가까이는 지난해 6·27지방선거에서 ‘호남 호황론’이 은근히 영남권의 지역감정을 부추겼다.삼성차의 ‘빅딜’을 놓고 일부 정치인들은 ‘부산죽이기’라며 흥분하는 모습도 보였다.지역주의에서 한발 물러서 있는 듯이 비쳤던 충청권에서도 은행구조조정을 ‘지역차별’로 몰려는 움직임이 있었다.새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호남도 영남이 집권한 만큼 해야 한다’는 지역패권주의가 소수나마 일각에서 퍼지는 조짐도 보였다. 혹자는 지역주의가 군부통치 하에서 독재를 견제하기도 했다는 순기능적인측면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역주의가 우리사회에 엄청난 폐해를 안겨주었고,반세기 현대사를얼룩지게 했다는 것을 부인하는 이는 거의 없다. 정치적으로 지역주의는 ‘패거리정치’를 강화시키며 정책부재의 정치풍토를 만들었다.유권자의 지역주의 성향은 ‘수준미달’의 정치인을 양산했고,부패정치인도 그만큼 늘어갔다.선거때마다 사회균열을 가져와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됐다.우리사회를 경쟁력 없는 사회로 전락시키는 주범도 지역감정으로 인한 소모적 정쟁이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우리의 ‘젊은 세대’들이 지역주의에 연연해하지 않는다는 징후들이 감지되기 때문이다.숙명여대 이남영(李南永)교수가 최근 연령·집단별로 지역주의 성향을 조사한 결과,20·30대는 지역주의 성향이 가장낮은 것으로 조사됐고 40대에서 50대로 갈수록 상대적으로 지역주의에 호소하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새 천년을 맞아 계층간 격차를 없애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중요한 국가과제다.그러나 지역간 갈등 청산은 우리 사회의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물론 통일기반 정비를 위해서도 우선적으로 달성해야할 국가적 대명제다.지역간 갈등 해소를 통해 사회통합력을 높여줘야만국민의 삶의 질이 진정으로 개선될 수 있다. 새 천년을 맞아 지역을 초월하는 국가의 새 틀을 짜야 한다. 유민 정치팀차장 -지역갈등 청산을…조장 실태와 해결책 지난9월 9일 전북 남원에서는 영·호남이 피를 나누는 행사가 마련됐다.‘영·호남 지리산 우정의 한마당’이라는 이름으로 마련됐다.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두번째다.두 지역 적십자 봉사원 1,500여명이 헌혈한 피를 상대지역으로 보냈다.지역갈등 구도를 벗어나려는 민간차원의 노력이다. 정치무대는 오히려 정반대다.여야가 지역감정을 정쟁(政爭)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례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지난 3월 한국사회문화연구원이 사회지도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정치인이 지역감정을 조장한다’는 답변이 90.2%를 차지했다.현 정권이 들어선지 2년이 다 됐지만 지역갈등 구도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부산은 반여(反與)장외집회의 출발점으로 이용됐다.한나라당은 지난7월8일삼성자동차가 법정관리대상으로 되자 부산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이회창(李會昌)총재와 부산출신 의원 전원이 참석했다.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정치보복이며 부산경제 죽이기’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 가세했다.시민단체들까지 찬반으로 양분됐다. 한나라당은 또 지난달 4일 부산 역광장에서 ‘김대중정권언론자유말살 규탄대회’를 가졌다.1월24일에는 경남 마산에서 ‘김대중 정권 불법사찰 및 경제실정 규탄대회’를 개최했다.또 지난해 9월19일 역시 부산에서 ‘김대중정권의 야당파괴 규탄대회’를 열었다.이 대회는 9월26일 대구,29일 서울로이어갔다. 지역편중 인사를 포함,각종 지역쟁점을 둘러싼 시비는 끊임없이 계속됐다. 지난해 지방선거는 물론 각종 재·보선 때마다 쟁점으로 부상했다. 부실은행 퇴출 역시 지역갈등의 메뉴로 쓰였다.한나라당은 대동은행,동남은행 등 영남지역 지방은행이 퇴출된 것은 지역차별의 단적인 증거라며 공세를 취했다. ‘영남권 신당설’은 여전히 유효한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한때 물밑으로들어가는 듯 했지만 국민회의와 자민련 합당론을 계기로 재부상하고 있다.여기에 전직 대통령들도 진흙탕 싸움에 끼어들면서 지역갈등 구도가 심화되는결과로 이어졌다. 모 언론사가 올해 7차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지역주의는 더 다원화하는 경향을 띄었다.영·호남에다가 충청·강원까지 ‘소외감’을 거론하며 가세했다.충청권은 공동정권 운영과 내각제 연기 등에 따른 불만으로 풀이됐다. 국민회의 노무현(盧武鉉)부총재는 서울 종로 지역구를 포기하고 부산 북·강서을에 출사표를 던졌다.김정길(金正吉)전 청와대전정무수석도 부산 영도출마의지를 밝혔다.지역감정을 허물겠다는 여권의 의지를 상징한다. 지난달 23일 유일한 호남출신인 한나라당 강현욱(姜賢旭)의원이 탈당했다. 내년 총선에서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다. 이들 두 사례는 지역감정의 현주소를 반영하고 있다.여권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내년 총선이 또다시 지역대결의 장(場)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낳고 있다. 박대출기자 -전문가 처방 전문가들은 망국적인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편중인사 극복,제도개혁,국민들의 의식전환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우선 선거구제 개혁을 통한 지역주의 극복방안이 제기됐다. 한림대학교 김재한(金哉翰)교수는 “지역색이 강한 정당들은 정당의 지지도보다 선거에서 더 큰 득표율을 받는 만큼 지역주의는 오히려 선거에서 유리하게 이용되고 있다”면서 “전국적으로 고른 표를 얻은 정당에게는 보너스를,특정 지역에서 몰표를 받는 정당에는 벌칙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전체 의석비를 전체 득표율에 비례하게 하는 대선거구제를 도입,전국정당화를 이끌어내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동국대 황태연(黃台淵)교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인 정당명부제도입을 통한지역주의 완화 방안을 들었다.황교수는 “비연고 정당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러명을 뽑는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면서 “지역대표성이 없는 전국구 단위의 비례대표는 전국정당화에 아무런 기여를 할 수 없는만큼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새천년 민주신당 이창복(李昌馥)고문은 정치인의 각성과 유권자 의식개혁을 선결과제로 꼽았다.이고문은 “지역정당에 안주하려는 정치인이 사라지는정치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감정에 호소하는정치인에게 표를 주지 않는 국민의식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특정지역 중심의 편향 인사와 정책결정에 대한 개선 의견도 많았다. 민주개혁국민연합 도천수(都天洙)사무총장은 “지난 정권까지 영남지역 편중인사가 지속되어온 만큼 호남출신들이 사회 각분야에서 불평등 대우를 받아온 게 사실”이라면서 “실력위주의 인사제도 정착이 지역갈등 해소를 위한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박원순(朴元淳)사무처장은 “YS정권 때는 영남중심의 인사가 이루어졌듯이 DJ정권에서도 지역편향인사가 지양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악순환의 고리가 하루 빨리 끊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충북대 홍원표(弘元杓)교수는 편중인사와 함께 특정지역 중심의 정책이 우리 사회의 통합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홍교수는 특히 “특정지역에 이득을줌으로써 지역주의가 강화되고 정치적 도덕성이 떨어졌다”면서 “지역간 갈등은 국민 통합을 저해하는 만큼 지역간 균형발전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주현진기자 jhj@
  • [돋보기] 이방인 심판의 ‘면책특권’

    프로농구 이방인 심판 제시 톰슨(63)이 또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달 21일 현대―SK전에서 감정적인 테크니컬 파울 선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톰슨은 지난 4일 동양-삼보전에서 미국프로농구(NBA) 심판 경력 10년의베테랑답지 않게 ‘골 텐딩(Goal Tending)’을 판정하지 않아 해당 팀은 물론 전문가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더구나 고집스럽게 ‘오심’을 인정하지 않다 9일 열린 심판 설명회에서 뒤늦게 “같은 상황이 재현되면 골 텐딩을 인정하겠다”고 말해 ‘너무 권위에만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을자초한 것. 당시의 상황은 이렇다.1점차의 시소를 거듭하던 4쿼터에서 삼보 신기성이질풍처럼 내달아 레이업 슛한 볼이 림을 맞는 순간 뒤 따라온 동양 무스타파 호프가 솟구쳐 올라 백보드를 손으로 강하게 쳤다.수비자가 범한 바스켓 인터피어런스(Basket Interference)로 득점이 인정돼야 했지만 톰슨 주심은 아무런 판정도 하지 않았다.삼보 벤치가 항의하자 다른 부심이 막바로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했다.이 때문에 삼보는 경기 흐름을 놓쳤고 결국쓴잔을 들었다.현대-SK전에 이어 또 ‘휘슬로 승부가 갈려서는 안된다’는 ‘금도’가훼손된 것이다. 이처럼 경기를 매끄럽게 운영하지 못한 것 말고도 최근 톰슨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코트 안팎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심판 배정을 좌지우지 한다” “특정팀의 경기와 큰 경기만 골라서 자기 마음대로 들어 간다” “올시즌 복잡한 룰 때문에 혼선이 빚어진 것도 톰슨 탓이다” “심판부장답게 심판 교육과 평가에만 충실해야 하는 것 아니냐” 등등….더구나 톰슨은 그동안 오심 등으로 몇차례나 말썽을 빚었지만 단 한 차례도 징계를 당하지 않았다.팀 관계자의 항의만 있어도 배정에서 불이익을 받고 경미한 오심에도 벌금을낸 국내 심판에 견주면 ‘면책특권’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한국농구연맹(KBL) 심판 가운데 가장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고 있는 톰슨에게도 그에 걸맞는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며 톰슨 스스로도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남에게는 엄격하면서 자신에게는 관대하다면 이미 ‘판관’으로서의 도덕성을 잃은것이나 마찬가지다. 오병남 체육팀 차장 obnb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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