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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인권위원장 투기의혹 서글프다

    최영도 국가인권위원장이 위장전입을 통해 농지를 매입했다는 투기의혹과 관련, 대국민 사과와 함께 이해를 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젊은 시절 사려깊지 못한 과오”라고 자책하면서 국가인권위원장을 마지막 봉사의 자리로 삼고 싶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불과 2주일 전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투기의혹을 명쾌하게 떨쳐버리지 못한 채 중도 낙마하는 과정을 지켜본 국민들로서는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참여연대 공동대표, 민변 회장, 대한변협 인권위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시민운동의 ‘도덕성’처럼 떠받들어지던 인물에게서 탈법과 투기의 전형(典型)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의 해명처럼 20,30년 전에는 부유층 사이에 위장전입을 통한 농지 매입이 별다른 죄의식 없이 행해졌다. 최 위원장의 경우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 해외 밀반출되려는 토기를 사들여 국가에 기증하고 무료 변론에도 앞장서는 등 나름대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려고 노력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국가인권위원장이라는 자리에 앉은 이상 이러한 공(功)도 탈법 투기라는 허물을 덮지는 못한다. 게다가 자신의 잘못은 감싸면서 어떻게 남의 잘못을 꾸짖고 소외층의 인권을 보듬을 수 있겠는가. 공직자의 기본자세는 남에게는 도량을 베풀더라도 자신에게는 엄격해야 한다. 우리는 최 위원장이 여론의 향배를 살필 게 아니라 그러한 흠결을 안은 채 공명정대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를 자문해봐야 한다고 본다. 상대방의 눈에 한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을 자신이 없다면 자진해서 물러나는 것이 옳다. 공직자들은 투기문제로 국민을 더이상 슬프게 해선 안 된다.
  • 최영도 인권위장 사의 안팎

    최영도(67)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에게 다른 문제도 아닌 부동산 투기의혹은 짊어지고 가기에는 너무나 무거웠다. 결국 최 위원장은 투기의혹이 불거진 지 하루 만인 18일 전격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인권위 위원장에 취임한 지 85일 만이다. 사실 최 위원장은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물러날 만한 사안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자신의 잘못이 ‘여론을 무마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그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인생을 회고하건대 지금까지 돈과 권세와 지위를 추구하면서 살지 않았고, 그런 인생을 살아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패소전문’이라고 자조했을 만큼 시국 및 인권사건 전문 변호사였던 최 위원장은 사실 우리나라 문화재 기증문화의 선구적 존재이기도 하다. 그는 2000년 자신의 표현대로 20년 동안 ‘커다란 빌딩은 하나 족히 샀을’ 정도의 비용을 들여 모은 토기 1578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앙박물관이 올 가을 개관하며 ‘최영도 기증실’을 별도로 만들 계획일 정도로 수준 높은 컬렉션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사회공헌에도 투기의혹에 대한 ‘건물 밖’의 분위기는 달랐다. 여론은 일제히 부동산 매입을 위한 위장전입의 부도덕성을 지적하며 등을 돌렸다. 인권위원장에 취임하기 전까지 공동대표로 있던 참여연대마저도 그의 사퇴를 준열히 촉구했다. 이날 밤 반포동 자택에서 만난 최 위원장은 기자와 소파에 나란히 앉아 ‘친정’격인 참여연대의 사퇴 촉구를 두고 “예상했던 바이고, 나로 인해 몸담았던 단체들이 부담을 갖거나 훼손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성명서를 읽어 보니 고심의 흔적이 보이더라.”면서 착잡한 심정을 내비쳤다. 더구나 장남의 위장전입 의혹에 “몸이 불편한 장남에게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려고 임야를 아들 이름으로 등기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잦아들기는커녕 둘째·셋째아들에게까지 ‘불통’이 튈 기미를 보이자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웠던 듯하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데스크시각] 신격호 회장의 카리스마/홍성추 산업부장

    롯데 그룹 신격호 회장은 국내 10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창업주다.83세의 고령임에도 일본과 한국을 넘나들면서 근무하는 이른바 ‘셔틀 경영’으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9일 귀국, 한국에서의 집무가 시작되면서 신 회장의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쏠려있다. 롯데 그룹이 잇단 악재에 시달리고 있음을 감지한 신 회장이 어떤 대응카드를 들고 나올 것인가 하는 궁금증 때문이다. 지금까지 롯데는 신격호 회장의 ‘카리스마’에 의존해 왔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23세 때인 1945년 일본 도쿄의 한 낡은 창고를 빌려 가마솥을 걸어놓고 기름·비누공장을 설립, 오늘의 ‘롯데 왕국’을 키워냈다. ‘조센징’이라는 핍박을 불굴의 의지로 극복해 냈다. 당시 교포들 대부분은 ‘파친코’나 불고기집,‘야쿠자’ 등으로 흘러들었지만 신 회장은 제조업으로 승부, 일본인들도 놀랄 정도로 기업인으로 성공했다. 이 여세를 몰아 지난 67년 한국에 진출, 그룹을 명실상부한 식품과 유통의 대명사로 키웠다. 현재 건설 화학 음료 등 41개 계열사에 연 매출 22조원을 기록하는 대규모 기업집단이 됐다. 지주회사격인 롯데칠성의 주가는 100만원을 웃돌아 ‘황제주’로 대접 받고 있다. 지금은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를 매출이나 순익에서 크게 앞지르고 있다. 그만큼 한국에서도 성공했다는 방증이다. 신 회장은 철저한 현장주의 경영자다. 아침에 일어나면 2시간30분 이상을 걸어다니며 잠실 롯데월드를 꼼꼼히 챙겨 직원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든다. 백화점이나 호텔도 마찬가지다. 안전과 품질에 대한 완벽은 결벽증에 가깝다. 또한 수치 감각이 뛰어나 어떤 전문경영인도 신 회장 앞에 서면 쩔쩔 매고 만다고 퇴임한 전직 임원이 전했다. 그 대신 롯데는 대부분 정년을 보장해 주는 편이다.IMF 환란 사태 이후 수 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펼칠 때도 롯데만큼은 남의 얘기였다. 최근 롯데호텔에서 명퇴를 받는다고 했을 때 오히려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냉철한 승부사 기질도 가지고 있다. 동생인 신춘호 농심 회장이 분가할 때나 막내 동생인 롯데햄 신준호 회장이 권위에 도전했을 때 보여준 냉정함은 그의 단면을 보여준 일화다. 이러한 롯데에 파열음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영등포 롯데백화점 에스컬레이터 고장으로 승객이 사망한 사건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직원의 잘못이 아니라고 하다가 직원 잘못으로 밝혀지면서 도덕성에까지 먹칠을 하고 말았다. 입점 점포직원이 고발하면서 사실이 밝혀졌다는 후문은, 롯데의 현주소를 그대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입점 상인들에게 백화점 직원들의 ‘횡포’가 대단하다는 얘기다. 서울 소공동 본점 옆의 옛 한빛은행 자리에 들어서는 명품관 ‘에비뉴엘’ 개관을 둘러싸고 노점상들과 충돌하는 것 역시 시민들에게는 볼썽사나운 모습이다. 메이저 그룹으로서의 일처리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느냐는 것이다. 말끔한 일처리와 도덕·안정성을 철학으로 삼고 있는 신 회장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신 회장은 귀국하자마자 계열사 별로 업무보고를 받으며 직접 현안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그룹 정기인사에서 차남인 신동빈 부회장에게 상당부분 경영을 일임했던 신 회장이었다. 신 부회장은 10개 계열사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등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선 상태다. 그러한 와중에 일련의 일들이 잇따라 터져 신 회장 부자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신 회장은 작금의 사태들이 자칫하다가는 그룹의 위기로까지 비화될 수 있음을 감지하고 있는지 모른다. 특히 유통업계의 지존으로까지 대우받던 롯데가 최근 할인매점인 이마트 등에 밀려 상당히 고전하고 있다. 유통업의 변신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한데 따른 실책이라고 업계에선 분석하고 있다. 현재의 롯데는 분명한 기로에 서 있는 것 같다.2세로의 경영권 이양 연착륙과 훼손된 유통 명가의 자손심을 시급히 회복하는 일이다. 신 회장 특유의 ‘카리스마’가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재계는 주시하고 있다. 홍성추 산업부장 sch8@seoul.co.kr
  • 삼성 “불법 정치자금 안주겠다”

    삼성 “불법 정치자금 안주겠다”

    1993년 ‘신경영’ 선포와 함께 삼성헌법을 제정했던 삼성그룹이 12년 만에 정치자금 제공 금지, 글로벌 스탠더드 준수 등 행동강령을 담은 ‘경영원칙’을 내놓았다. 삼성은 16일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주재로 사장단 회의를 갖고 이건희 회장의 윤리경영 철학을 임직원의 행동원칙으로 구체화시킨 ‘삼성경영원칙’을 선포했다. 이는 지난 9일 정부·정치·경제·시민단체 등 4대 부문 대표가 체결한 ‘투명사회협약’에 이은 기업차원의 첫 후속조치로 다른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경영원칙은 ▲법과 윤리의 준수 ▲깨끗한 조직문화 ▲고객·주주·종업원 존중 ▲환경·안전·건강 중시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 수행 등 5대원칙과 이에 대한 구체적 행동원칙인 15개 세부원칙,42개 행동세칙으로 세분화됐다. 경영원칙에는 사내외 정치활동 금지, 회사의 자금·인력·시설의 정치적 목적 사용 금지, 불법 기부금 등 금품 제공 금지가 포함돼 때만 되면 불거지는 정치권과의 ‘검은고리’를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또 세계 각국의 회계법규 및 국제적 회계기준을 준수한다는 항목도 처음으로 명시했다. 삼성은 이번에 경영원칙을 마련함으로써 87년 이 회장 취임 이후 선포한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경영이념과 ‘인재제일, 최고지향, 변화선도, 정도경영, 상생추구’라는 핵심가치 실행을 가속화하게 됐다. 삼성 관계자는 “경영원칙은 경영이념과 핵심가치, 이 회장이 ‘삼성헌법’으로 강조한 도덕성과 인간미 회복, 에티켓을 실행하기 위한 ‘시행령’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경영원칙이 효과적으로 정착, 유지될 수 있도록 ‘경영원칙 실천위원회’를 설치해 국내외 임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경영원칙 위반시 처벌기준 등도 마련키로 했다. 회사가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시점에서 모호하게 돼 있었던 윤리기준을 명문화시킬 필요가 제기됐고 “부정은 암이고 부정이 있으면 반드시 망한다.”는 이 회장의 지시에 따라 1년여에 걸쳐 경영원칙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경제부총리 한덕수] 발탁 배경과 후임인사

    한덕수 경제부총리 임명 과정에서 읽혀지는 교훈은 공직에서 도덕성과 청렴성이란 덕목이 새삼 중요해졌다는 점이다. 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은 14일 “하도 여러가지 시빗거리가 많은 상황이라 정책능력, 업무관리 능력 등과 더불어 공적·사적인 면에서 건실성·청렴성 또한 부차적이면서도 중요한 인사 판단 자료가 됐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검토해온 4명의 부총리 후보 가운데 능력과 함께 흠결 유무가 주요 판단 잣대가 됐다는 얘기다. 강봉균 열린우리당 의원은 아들의 병역문제로,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외환위기 책임론이, 신명호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은 율산그룹 신선호 회장의 친형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 부총리는 여러 점에서 상대적으로 깨끗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후보자 사전공개라는 새로운 인사방식이 후보 개인에게는 엄청난 흠집을 남겼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계속 사전검증 절차를 거치겠다는 방침이다. 김완기 수석은 “공직자는 앞으로 이런 절차를 감당하고 극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면서 “이런 분위기가 민간으로 확산되는 것이 청렴사회로 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 국무조정실장을 부총리로 최종 낙점한 것은 이날 발표 직전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옛 경제기획원이나 재무부 출신이라기보다는 통상전문가를 부총리에 임명한 데는 노 대통령이 ‘이종교배론’도 적지않게 작용했다고 한다. 한 부총리 카드는 이해찬 국무총리가 강력하게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공직사회에서 이 총리의 파워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공직사회 안정을 위해 후속인사의 폭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장 자리가 비게 된 국무조정실장에는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과 이용섭 전 국세청장이 거론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전 청장에 대한 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워 어떤 자리든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이 국무조정실장으로 가면 후속인사에 따른 연쇄이동 효과가 커진다. 이 경우, 최경수 조달청장과 김용덕 관세청장, 이용섭 전 청장, 김영주 청와대 경제정책수석, 남상덕 청와대 국정과제 담당비서관 등이 거론된다. 재경부에서는 ‘젊은 부총리’ 체제로 불어닥칠 인사회오리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한 신임 부총리가 56세이고 김광림 차관 57세, 이종규 세제실장 58세, 최명해 국세심판원장 57세, 윤대희 기획관리실장 56세 등이다. 하지만 한 부총리가 경제정책에 변화가 없다고 선언한 터여서 큰 폭의 조직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정현 전경하기자 jhpark@seoul.co.kr
  • [사설] 시민단체도 견제와 경쟁 중요하다

    시민단체가 정부와 밀착해 권력감시 기능에서 멀어지고 도덕성과 개혁의 정의기준을 독점하여 스스로 권력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제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주최 심포지엄에서는 우리 시민단체가 한국정치의 부실함에서 비롯된 반사이익과 소수정권의 정치력 보강 차원의 지원에 기대어 ‘거품성장’을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우리는 이 학자의 시민운동 평가절하 발언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압축적 고성장을 이뤄낸 지금, 시민운동에도 견제세력과 다원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동감한다. 1987년 6월항쟁 이후 본격화한 시민운동은 민권, 환경, 소비자, 여성 분야 등에서 시민의 권리 증진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 여기에는 단순한 거품보다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축적된 리더십과 도덕성, 시대정신에 부합한 어젠다 설정, 폭넓은 국민의 지지 등이 바탕이 됐다고 우리는 본다. 참여정부 이후 두드러진 시민단체의 정부 정책결정 과정 참여 역시 권력의 분산 관점에서 비판만 할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2000년 총선연대의 낙천낙선운동, 천성산 터널 공사중단 등에서 보듯 합법적 수단을 넘어선 과격성, 근본주의적 배타성 등은 언제까지나 용인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시민단체의 기능은 민주적 절차에 의한 다양한 의견수렴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몇몇 지도자에 의해 이끌리는 ‘시민 없는 시민운동’, 진보주의에 편중된 이념적 색채 등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다양한 국민의사 대의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수 시각의 뉴라이트 운동의 등장을 주목하는 이유이다. 시민운동은 보다 전문화되고 다원화되어야 한다. 서로 비판하고 견제하는 가운데 우리의 정책 역량은 높아질 것이다.
  • [서울광장] 세금 자랑스럽게 내게 해야/ 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세금 자랑스럽게 내게 해야/ 육철수 논설위원

    반부자·반기업 정서가 최근 많이 누그러졌으나 크게 바뀌지는 않은 것 같다. 경기가 썩 좋지 않은 탓에 정부가 온갖 소리를 들어가며 분배에 노력했는데도 빈부격차는 갈수록 벌어질 뿐이다. 그렇다고 해소책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정부의 합리적인 조세·부동산 정책과 부자의 절제와 양보, 못 가진 사람들의 노력과 인내가 따른다면 그리 머지 않은 시기에 그 격차는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반부자 정서의 타깃이라 할 수 있는 서울 강남지역에는 사실 부자들이 많이 산다. 세금통계만 봐도 확실히 입증된다. 강남지역의 중심에는 강남·서초·송파구 등 3개 자치구가 있다.3개 구의 면적은 모두 합쳐 120㎢ 남짓이다. 이곳에는 2003년 말 현재 156만명(이하 통계는 2003년 기준)이 살고 있다. 국토면적의 0.12%에 국민의 3.3%가 거주하는 셈이다. 그런데 이들이 내는 세금은 어마어마하다. 직접세 9조 6100억원, 간접세 4조 1600억원, 지방세 2조 8000억원을 부담했다. 국세와 지방세를 합친 전체 세금의 15%가 강남지역에서 나온다는 계산이다. 지방 군소도시 수십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다. 부(富)의 편중현상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그러나 강남지역에도 총 33만 5000가구 중 전세 10만 7000가구, 월세 2만 3000가구 등 40%가 자기집이 없다. 다른 데 집이 한 두 채씩 있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외관상으로는 그렇다. 사글세나 무상임대주택도 5000가구 정도 되는데, 그래도 강남을 통째로 미워할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기업쪽도 살펴보자. 기업들은 2003년에 법인세만 25조 6000억원을 냈다. 준조세 부담도 23조원이었다. 가장 잘 나가는 삼성전자는 3조 2000억원(국세의 2.8%)을 부담했으며, 삼성그룹은 6조 5000억원(6.3%)을 세금으로 냈다. 이렇듯 부자동네 사람들과 기업은 나라살림에 지대하게 공헌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들을 돈 많다는 이유만으로 몰아세운다면 뭔가 잘못됐다. 물론 강남의 부자들과 대기업 가운데는 반칙과 특권으로 재산을 모은 이도 있을 것이다. 도덕성하고는 아예 담 쌓은 투기꾼, 땀 한 방울 안 흘리고 돈을 상속받거나 긁어모은 재벌 후손과 졸부들도 수두룩할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그들의 재산을 법에 의하지 않고 강제로 빼앗을 수 없는 나라다.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란 얘기다. 국내에는 소득세를 한 푼도 안 낸 국민이 746만명이나 된다. 근로소득자의 45.8%인 529만명, 자영사업자의 51.3%인 216만 8100명이 그들이다. 그러나 이들도 당연히 국민으로서 보호받고 혜택을 누려야 한다. 그 밑바탕에는 세금을 내서 나라 재정을 유지토록 한 납세자들이 있다. 혹시 부자들이 한정된 재화인 땅과 주택을 독차지하는 바람에 자신에게 돌아올 몫이 줄었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그릇된 생각이다. 부의 양극화는 민주적 절차와 합리적인 방식으로 풀어나가야 할 국가적·국민적 과제다. 따지고 보면 강남의 땅과 집값이 수천만∼수억원 올랐다고 부러워할 일도 아니다. 실거래 과세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지금이다. 제 아무리 올라봤자 그 돈은 부동산이 하늘로 치솟거나 땅으로 꺼지지 않는 한 날아가지 않는다. 소유자가 매각하거나, 상속·증여할 때 세금으로 상당부분 환수될 돈이다. 시간이 흐르면 늘어난 국고를 통해 분배도 더 이루어지게 돼 있다. 부자나 기업이 무슨 죄인이나 된 것처럼 벌금 물리듯 세금을 부과하는 분위기는 곤란하다. 세금 많이 내고 손가락질 받는다면 누군들 기분이 좋겠는가. 고액 납세자들이 국가의 재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고, 이들에게 세부담을 더 높이도록 설득하는 작업은 정부의 국정운영 테크닉이다. ycs@seoul.co.kr
  • [우리구 올해는] 이유택 송파구청장

    [우리구 올해는] 이유택 송파구청장

    “도덕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발전은 반쪽에 불과합니다.” 이유택 송파구청은 송파구를 새로운 기업 도시로 만드는 동시에 경로효친사상 등 미풍양속이 넘치는 고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유다. 이 구청장에게 ‘중용(中庸)’은 신앙과도 같다.2000년 구청장에 선출된 이후 ‘도덕과 발전’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작년 ‘청렴도 우수기관’ 선정 송파구는 지난해 부패방지위원회로부터 ‘청렴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서울시 등 각종 외부 평가에서 35개의 표창과 25억여원의 시상금을 받았다. 이 구청장의 신중하고도 공평 무사한 구정철학이 가져온 결실이다. 여기에 문정법조단지와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사업이 시작됐다. 올해는 송파구가 ‘베드타운’에서 ‘포스트 강남’으로 도약하는 원년인 셈이다. 송파구는 문정지구 올해 법조타운의 첫 삽을 뜬다. 동부지법·지검과 미래형산업단지 등이 들어서는 조성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또 올림픽로지구 등 모두 11개 지구의 용도지역 상향조정 등을 내용으로 하는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사업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자치구는 ‘주거 도시’에만 매몰돼서는 안 됩니다.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 유치가 필수적입니다. 또 송파가 그동안의 발전에 걸맞게 큰 옷으로 갈아 입는 것은 당연합니다. 용도지역 상향조정의 필요성도 여기에 있습니다. 문정지구 법조타운과 용도지역 상향조정은 송파의 발전을 이끄는 쌍두마차가 될 것입니다.” 기업 도시로서의 면모는 이미 갖추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만 건국유업 등 102개의 우량기업을 유치했다. 올해는 300개 업체가 송파에 새 둥지를 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거여·마천 뉴타운 지정 ‘균형 개발’ 송파를 서울의 ‘주거 1번지’로 만드는 생활환경 개선은 ‘발전’과 더불어 송파의 또 다른 목표이다. 가장 중요한 사업은 거여·마천지역 뉴타운 지정. 강북 이상으로 낙후된 이 지역 34만평을 개발, 도시의 균형 발전을 이룬다는 복안이다. 재건축의 급물살을 타고 있는 잠실 지역의 고급단지화도 빼놓을 수 없다. 주변 도로와 함께 공원·교육시설을 대폭 확충한다. 이밖에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과 자원봉사활동 활성화를 위한 지원 등 공동체정신을 높이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이 구청장은 “기업유치와 함께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주민들의 주거 만족도가 97.6%나 됐다.”면서 “앞으로 송파는 강남을 대체하는 서울 최고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CEO는 실적으로 평가받을 뿐”

    “최고경영자(CEO)는 기업 성적으로 말을 해야 합니다. 온갖 미사여구로 치장하더라도 그것은 변명일 뿐입니다. 주주들도 경영진을 경영 실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해 용인 SK아카데미에서 가진 ‘계열사 팀장들과의 대화’에서 밝힌 CEO의 평가 기준이다. SK㈜와 소버린자산운용이 오는 11일 정기주총에서 최 회장의 이사 재선임을 놓고 ‘한판 승부’가 예고된 가운데 주주들의 ‘표심’이 최 회장의 말대로 ‘경영 실적’을 판단의 잣대로 삼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실 최 회장이 경영진에 복귀한 이후 SK㈜는 국내 재벌 기업 가운데 기업지배구조와 투명경영, 경영실적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을 뿐 아니라 포스트 재벌 모델을 구축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SK㈜는 우선 ‘일하는 이사회’ 모델을 구현했다는 평이다. 지난해 3월 사외이사 70%로 새 이사회를 구성한 이후 정기 이사회와 전문위원회의 출석률이 각각 94%와 100%에 달했다. 또 총 148개의 안건을 협의 검토해 독립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이사회가 회사 경영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최 회장도 해외 출장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사회에 참석했다. 여기에 투명경영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사장 직속의 윤리경영실을 신설하기도 했다. 경영실적도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SK㈜는 지난해 매출 17조 3997억원, 순이익은 1조 6448억원을 올려 국내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그 결과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S&P는 SK㈜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을 했으며, 지난달 홍콩 경제전문 월간지인 ‘아시아머니’는 ‘아시아 기업지배구조 등급’에서 SK㈜를 ‘소수주주권 인식 제고와 IR(기업설명회)을 위한 활동을 가장 많이 한 기업’ 공동 1위로 뽑기도 했다. 주주들이 정기주총에서 최 회장의 이런 성과를 표심에 얼마나 담을지, 혹은 소버린측 주장대로 도덕성을 CEO의 평가 잣대로 삼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한 대목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포스트 이헌재?

    포스트 이헌재?

    ‘포스트 이헌재’는 누구일까.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사퇴하면서 누가 경제수장 자리에 오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 부총리가 밑그림을 그려놓고 추진해온 경제정책 방향을 이어가되, 개혁성과 도덕성·참신성을 두루 갖춘 인물군에서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관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유력한 후보군으로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 한덕수 국무조정실장 등이 우선 거론된다. 모두 관료 출신으로, 현직에 몸담고 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코드를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어 이 전 부총리의 후임으로는 큰 결격사유는 없다는 시각이다. 윤 위원장은 강한 추진력이 강점이다. 거시·금융분야를 두루 섭렵했으며 은행의 공익적 기능을 강조하는 등 신관치금융을 주창하고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화운동 동지였던 고 이수인 전 의원의 매제로,90년대부터 이 전 의원의 소개로 세 사람이 두터운 친분을 다져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로 재직하다 지난해 8월 금감위원장으로 컴백했다. 일각에서 외환위기 당시 재경부 금융정책실장으로 환란을 초래했다는 비난도 있지만, 금감위원장으로 발탁돼 면죄부를 받았다는 평이다. 유 총재는 지난해 금융시장을 불안케 했던 LG카드 사태를 잘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료적인 색채가 강하면서도 시장의 분위기를 잘 읽는다는 평이다. 이 전 부총리가 ‘그만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심경을 털어놓을 정도로 가깝게 지낸다. 금융쪽은 강하지만 거시쪽의 경험이 다소 부족한 편이다. 산업연구원(KIET) 원장으로 있다가 장관급에 발탁된 한덕수 국무조정실장은 실세인 이해찬 총리의 지원사격을 받는다면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도 있지만, 거시·금융이 아닌 통상분야 전문가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강봉균·정덕구 의원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강 의원은 재경부 장관 출신으로 능력면에서는 인정받고 있지만, 추진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강 의원 본인은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강력한 추진력이 장점이다. 부동산투기 억제 정책 등 반발이 우려되는 정책에는 그가 적임이라는 평가도 있다. 한편 후임 경제부총리가 현직 의원보다 경제관료의 승진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장관급 자리를 놓고 거센 후폭풍이 몰아칠 가능성이 크다. 윤 위원장, 한 실장, 유 총재가 모두 장관급 자리인 만큼 후임 자리를 둘러싼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차관급 인사들의 승진인사와 함께 1급들의 차관급 연쇄 승진 등이 겹치면서 인사폭이 예상보다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박정현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부자되기 비법 전수하는 2권의 책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류의 부자 관련서가 베스트셀러로 떠오르면서 ‘착한 부자’의 개념이 확산됐지만 여전히 부자를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각은 이중적이다. 누구나 부자가 되기를 희망하면서도 내놓고 부자를 존경한다는 이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여기에는 한국 사회에서 부의 축적은, 정직하고 성실한 방법보다는 각종 편법과 비리에 의해 가능하다는 뿌리깊은 편견이 자리하고 있다.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부도덕하고 몰지각한 부자들의 추악한 면모도 이런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시키는 요인이다. 하지만 “큰 부자는 하늘이 내고, 작은 부자는 사람이 낸다”는 말이 있다. 서울여대 한동철 교수의 ‘부자도 모르는 부자학 개론’(씨앗을 뿌리는 사람 펴냄)과 미국 재테크 전문가 데이브 램지의 ‘부자가 되는 비결’(서원희 옮김, 비전과 리더십 펴냄)은 평범한 사람들도 노력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책이다.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부자학 강의를 개설해 화제가 된 한 교수의 ‘…부자학개론’은 객관적이고 포괄적인 관점에서 대한민국 부자들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부자가 되기 위한 전제 조건과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가 만난 부자들은 모두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운 뒤 그것을 이루기 위해 엄청난 인내심과 용기, 절제력을 발휘한 사람들이다. 또 모든 사고의 중심을 늘 돈에 둔다. 부자들은 현재에 돈이 되거나 장래에 돈이 될 만한 것을 위해 행동하지만 일반인들은 돈 이외의 것에 쓸데없는 행동을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한 교수는 그러나 진정한 부자란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풍요를 동시에 겸비한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정직과 공동체에 대한 애정, 도덕성 등의 정신적 덕목이 밑받침되지 않으면 어렵게 쌓은 부는 하루 아침에 덧없이 허물어지는 신기루 같은 존재임을 일러준다.9800원. ‘부자가 되는 비결’의 저자 데이브 램지는 15년 전 파산 직전에 몰렸던 악몽 같은 경험을 재기의 발판으로 삼은 케이스. 무일푼으로 시작해 부동산 투자로 서른이 되기 전에 백만장자가 됐던 그는 한번의 부도로 전재산을 날렸다. 순식간에 모든 것을 잃은 그는 돈이 대체 어떻게 굴러가고,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지에 모든 관심을 쏟았고, 부자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다. 저자는 부자가 되려면 돈의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 돈의 주인이 돼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큰 장애물인 자신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돈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과감히 버리고, 과소비와 가계 부채를 부추기는 헛된 망상과 자본주의 상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 자칫 물질만능주의와 배금주의에 빠져들 위험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는다. 돈이 모든 인생 문제의 해결책이 아님을 직시할 때만이 진정한 부자의 반열에 들 수 있음을 강조한다.1만 2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KSDC 참여정부2년 여론조사] 도덕성 5.26점 ‘최고’ 안정·통합성은 낮아

    [KSDC 참여정부2년 여론조사] 도덕성 5.26점 ‘최고’ 안정·통합성은 낮아

    노무현 대통령은 국정운영 리더십 가운데 도덕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정운영 리더십을 평가하는 요소인 도덕성, 개혁성, 안정성, 통합성 등 4가지 항목 가운데 노 대통령은 ‘도덕적 국정운영’에서 5.26점(이하 10점 만점)을 받았다. 이어 개혁성(5.03점), 안정성(4.67점), 통합성(4.45점) 순이었다. 도덕적 국정운영 여부를 묻는 질문에 40.6%가 긍정적으로 답했고, 부정적 답변은 27.7%에 그쳤다. 그러나 국민통합적 국정운영 점수가 가장 낮은 것은 참여정부가 개혁을 추진하면서 통합보다는 국론 분열을 심화시킴으로써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국정운영 지지도에 상대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는 요소는 안정성과 통합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즉 노 대통령이 안정과 국민통합을 이루면서 국정을 운영했다고 평가하는 사람일수록 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지했다. 또 노 대통령은 정책의 입안과 결정에 견줘 집행과 환류(문제발생시 신속한 개선)에서 약한 면을 보였다. 정책의 입안-결정-집행-환류라는 측면에서 정책리더십을 평가한 결과, 입안이 4.98점으로 가장 높았다. 입안·결정이 집행·환류보다 강한 점이 특징이다. 집권 1년 때보다 집행·환류에서 점수가 높아진 것에서 국정운영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특히 환류 점수 상승은 정책우선 순위가 민생·경제로 바뀐 것이 작용했다. 그러나 전 부분에서 평균 5점에도 못미치는 점수를 받은 것은 다시 생각해 볼 문제이다. 정리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양승태대법관 임명안 가결

    양승태대법관 임명안 가결

    국회는 25일 본회의를 열어 재적의원 296명 중 261명이 참여한 가운데 양승태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찬성 234표, 반대 24표, 무효 3표로 통과시켰다. 우윤근 인사청문특위 위원은 국회 표결에 앞서 “법관으로서의 실무경험이 풍부하고 도덕성이나 재산형성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사회적 현안과 사법개혁에 대한 견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볼 때 대법관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할 자격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고 청문회 결과를 보고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우리구 올해는] 추재엽 양천구청장

    [우리구 올해는] 추재엽 양천구청장

    “돈 몇푼 더 버는 것보다는 삶의 질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합니다.” 양천구는 강남구가 부럽지 않다. 강남권 못지않은 아파트 가격에 서울 최고 수준의 교육과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살기 좋은 구’로 손꼽힐 정도다. 추재엽 양천구청장이 구정 철학을 ‘쾌적한 환경’이라고 밝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서울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환경을 만들겠다는 복안에서다. ●서울 최고의 주거환경 조성 추 구청장은 구정의 최우선 순위를 주민들에게 편리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하는데 두고 있다. 또 소외된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는 것이다. 구 재정 확충을 위한 특화사업보다 문화예술 시설을 늘리고 교육환경 개선에 주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추 구청장은 2002년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양천의 주거 환경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진력했다. “양천구는 기본적으로 주거중심지역입니다. 시에서 보조금을 받는 구의 입장에서 상업 시설을 늘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보다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추 구청장이 지금까지 추진한 것은 양천의 전체적인 리모델링과 인프라 확충사업이다. 그 중심은 ‘디스(THIS) 4대 운동’. 디스는 감사함(Thanks)과 건강함(Health), 편리함(Internet), 즐거움(Smile)을 뜻하는 용어다. 지난해 7월부터 양천에 도덕성과 인간성을 불어넣는 구민 운동으로 전개한 것도 디스 4대운동의 일환이다. 그 중심은 자원봉사자 확충.5000여명에서 2만여명으로 확대했다.50만 양천 전 구민 자원봉사자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양천구민종합휴양시설과 서울청소년의 숲, 해누리 체육공원 건립 등 올해 예정된 사업을 통해 양천의 삶의 질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경로당결연사업, 노인복지카드제 운영, 먼저 인사하기, 건강다지기 운동 등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분야까지 신경을 썼다. ●양천의 동서격차 해소 양천의 가장 큰 현안은 동서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추 구청장은 목동 등 중산층 지역과 신월·신정동 등 저소득층 지역 사이의 경제적 차이를 해소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신월·신정지역 뉴타운 사업. 올해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복지시설과 도서관, 각종 학교를 건립하는 등 주민편의시설도 대폭 확대된다. 친환경 산업마을인 해누리 영상타운도 마련된다. 이밖에 신정7동 등 6개 지역의 지역개발사업, 신정3동 공동주택건설사업, 신월4동 디지털도서관 건립 등도 시작된다. 올해가 양천의 균형발전을 위한 원년이 되는 셈이다. 추 구청장은 “지난해 수상한 상만 37개에 이르는 등 대내외적으로 많은 성과를 거뒀다.”면서 “남은 임기까지 주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참여정부 2년] 盧대통령 지지율 75 → 23 → 62 → 30% 변화

    [참여정부 2년] 盧대통령 지지율 75 → 23 → 62 → 30% 변화

    기대가 컸던 탓일까.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초기와 탄핵정국을 제외하곤 고전의 연속이었다.2년 동안 민감한 현안들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돌출, 노 대통령에게 악재로 작용했다.2003·2004년 모두 초반엔 비교적 높은 지지율로 출발했다. 그러나 연말에 가서는 연초 지지율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정도로 곤두박질치는 등 ‘용두사미’의 형국이 반복됐다. ●취임초기·탄핵정국 빼곤 고전의 연속 노 대통령 당선 직후 국민 90% 이상이 ‘국정수행을 잘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였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70%를 웃돌며 참여정부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그러나 이것은 절정이었고,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5월 미국방문 활동을 두고 친미적 굴욕외교 논란이 일면서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취임 3개월이 지나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선 지지율이 60% 아래로 떨어지면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생수회사 및 노건평씨 땅 문제, 그리고 양길승 전 청와대 부속실장 파문이 연이어 터졌다. 청와대는 6월 말 실시한 자체 조사 결과에서 지지율이 41.5%까지 떨어지자 위기감을 느꼈다. 그러면서도 “지지율이 바닥을 쳤다.”면서 자위했다. 그러나 지지율은 날개 없는 비행기처럼 추락했다. 특히 양 전 부속실장 파문은 도덕성을 앞세운 참여정부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8월 여론조사에서는 취임 초 지지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0.9%를 기록,‘마지노선’이라고 여겨졌던 30%선이 위협받았다. 하반기에도 악재는 멈추지 않았다.10월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비자금 수수의혹이 터졌다. 위기가 턱밑까지 왔다고 느낀 노 대통령은 10월13일 ‘재신임 국민투표‘를 제안하면서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대선자금 10분의1 정계은퇴 발언’ 등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12월 말엔 30% 아래도 떨어져 청와대는 충격에 휩싸였다. ●“경제올인 힘입어 지지율 상승세로” 고난의 1년을 보낸 노 대통령은 집권 2년차가 시작되자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탄핵정국으로 다시 치솟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개혁을 시도했지만 생각만큼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추락한 내수경기에 서민들은 개혁에 눈을 돌릴 여유를 찾지 못했다. 사건은 2월에도 터졌다. 노 대통령이 방송기자클럽 회견에서 총선을 겨냥, 열린우리당에 대한 압도적 지지를 기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선거법 위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3월12일 국회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면서 노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노 대통령에겐 전화위복이 됐다. 여론의 반발은 들불처럼 번져나갔고, 반대 급부로 지지율은 급상승했다.3월 말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선 취임 초기에 육박하는 62.8%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열린우리당은 여세를 몰아 총선에서 과반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지율은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6월 초 재보선에서 열린우리당의 참패는 지지율 하락을 부채질했다. 이어 김선일씨가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10월엔 탄핵정국의 절반인 31.7%까지 내려갔다.10월21일 헌재의 신행정수도 위헌 결정 때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하반기 노 대통령의 해외순방 효과가 나타나고, 특히 12월8일 전격적으로 자이툰부대를 방문한 뒤 지지율 하락세는 둔화됐다. 올해 들어서는 경제에 올인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의지에 힘입어 지지율이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준석 김준석기자 pjs@seoul.co.kr
  • “민주사회는 ‘섬기는 지도자’가 필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섬기는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시각장애를 딛고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로 재직하고 있는 강영우(61)박사가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 삼성컨벤션센터에서 ‘3C(Competence,Character,Commitment)를 갖춘 섬기는 지도자의 상’을 주제로 특강을 열었다. 강 박사는 이날 400여명의 청중 앞에서 “섬기는 지도자가 되려면 전문성과 도덕성은 물론이고 남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헌신적인 마음을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섬기는 지도자란 예수가 제자들의 발을 씻겨줘 결국 제자들의 마음을 얻은 것과 같이 남의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을 갖춘 인물. 때문에 강 박사는 지도자에겐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강연 내내 강조했다. 강 박사는 조지 H. 부시 전 미 대통령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대통령 재임 시절 책을 선물한 적이 있었는데 부시 전 대통령이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마음’이 책 속에 묻어있다며 본인의 경험도 들려줬다는 것. 이런 인연으로 강 박사는 이주민이자 장애인으로 미 공화당 정부에 몸담고 있다. 강 박사는 “한국에서는 아이들을 영어나 피아노 학원에 보내 실력을 쌓게 하면서도 성품과 헌신을 가르치는 교육은 부족한 것 같다.”면서 “어릴 때부터 남의 아픔을 공감하고 타인을 감동시킬 수 있는 마음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박사는 중학교 1학년 때 사고로 시력을 잃었지만 연세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1976년 피츠버그대에서 한국인 장애인 최초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18일 내한한 강 박사는 오는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저서 ‘도전과 기회’ 출판기념회를 열고 다음달 4일 출국한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지금, 여기의 유학/김성기·최영진등 지음

    사회·경제적 위기론이 불거질 때마다 유학은 뭇매를 맞기 일쑤다.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혈연, 지연에 의한 유착의 뿌리라느니, 성차별적 폐단의 주범으로서 타파되어야 한다느니, 자본주의적 경쟁원리에 맞지 않는 구시대적 유물이라느니 등등. 조선 왕조 500년간 사회질서 유지의 근간이자 구성원들의 정신과 일상을 지배했던 유학의 위상은 이제 ‘호주제 철폐 반대’ 피켓을 든 갓 쓴 유림만큼이나 초라하다. 유학은 진정 폐기처분돼야 할까? 막스 베버의 주장처럼 유교적 관습은 동양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기만 한 것일까?‘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며 이미 반쯤 죽은 유학을 확인사살할 정도로 유학은 반사회적, 반진보적인 것인가? ‘지금, 여기의 유학’(김성기·최영진 등 지음, 성균관대출판부 펴냄)은 이처럼 팽배해 있는 유학에 대한 일방적 불신을 넘어 보다 객관적 시선으로 유교의 긍정과 부정의 이중성을 모색한 책이다. 경제위기의 주범이면서 경제발전의 동인이고, 비민주적 봉건윤리인 동시에 민권·정의 등 현대 민주주의와 양립 가능한 정치학이며, 여성을 억압하는 질곡인 동시에 양성 동반자적 윤리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해 준다고 보기 때문이다. 무조건적인 폐기처분을 넘어 유학의 태생적 본질을 이해하고,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한다면, 오히려 한계를 노출하고 있는 서구자본주의를 보완할 이론적 단초를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이는 이 책을 쓴,11명의 동양사상 연구자들이 이 시대에 ‘아직도 유학을 탐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 지배층의 이데올로기로 비판받는 유교에서 이들은 공자·맹자의 민본사상을 끄집어내고, 민본사상과 도덕성이 없는 군주를 추방하거나 베어도 무방하다는 맹자를 통해 시민의식과 민주주의의 본질을 본다. 나아가 무한질주중인 자본주의가 천민자본주의로 내려앉지 않도록 경계하는 도덕성을 추출해낸다. 이들은 또 현대신학에서 초월적 존재가 퇴색되고 있는 시대를 맞아 유교에서 대안적 종교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유일신으로서의 초월적 존재 대신 자아수양을 통한 초월적 삶을 가꾸며 종교적 성찰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이는 과학과 기독교란 두 기둥을 버팀목 삼아 발전해온 서구문명이 20세기 이후 과학의 일방독주속에 비틀거리는 현실 진단에서 온 것이다. 이들은 또 여성 비하 사상으로만 일축되어온 유교사상 내에서 한가닥 페미니즘적 요소를 보고자 하며, 동아시아 예술 속에 담긴 유가사상, 서양의 근대지식인들이 이해한 유교의 모습도 꼼꼼히 뜯어본다. 무엇보다 주목하는 것은 지배·흡수논리로 비판받는 신자유주의의 병리현상 치유를 위해 꼭 필요한 공존의 논리를 유학이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에 대한 신뢰와 사랑에 기초한 공자의 인(仁)사상, 개체적 존재론에 바탕을 두어 항상 갈등의 여지를 품고 있는 서양철학과 달리 인간 관계론에 중심을 둔 동양적 패러다임이 그것이다. 유학은 기술발달이나 정보화의 속도를 증폭시킬 수는 없지만, 기술개발과 정보와의 물결에서 표류할 수 있는 개인과 그러한 개인들이 만들어낸 사회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1만 4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체육회장 선거 파행 불가피

    오는 23일로 예정된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가 파행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검찰이 15일 이연택 현 회장을 토지 헐값 매입 의혹과 관련, 내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체육회장 선거는 지난 14일 출마를 공식선언한 이 회장을 비롯, 출마 의사를 밝힌 김정길 대한태권도 협회장(전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 박상하 대한정구협회장 등 현재까지는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하지만 체육계 주변에서는 박 회장은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선거는 이 회장과 김 회장의 양자대결로 판가름날 것으로 점쳐왔다. 이 때문에 이번 검찰의 수사로 인해 도덕성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은 이 회장이 직접적인 충격을 입게 됐다. 여기에 지난 연말부터 이미 정치권에서 김 회장을 노골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던 터라 이날 검찰의 발표에도 의혹이 일고 있다. 진작부터 내사를 해오다가 선거 일주일을 앞두고 터뜨린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김 회장측은 그러나 이같은 의혹과 관련,“설 이후 표 관리를 꾸준히 해왔는데 오히려 이번 검찰발표가 득표에 역효과를 낼까 우려된다.”고 일축했다. 어쨌든 체육계 수장을 뽑는 선거를 코앞에 두고 터진 이번 돌발변수는 선거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파행이 불가피하게 됐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서울광장] 고개숙인 민주노총 살길은/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고개숙인 민주노총 살길은/우득정 논설위원

    단병호 위원장 시절, 민주노총의 한 부위원장은 민심과 동떨어진 총파업 투쟁을 강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내부 선명성 경쟁을 꼽았다. 그는 민주노총을 달리는 자전거에 비유하면서 강경투쟁이라는 관성에서 이탈하려면 넘어지는 것, 즉 집행부 총사퇴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 지도부가 투쟁 일변도의 초기 노동운동을 고수하는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라고 단정하면서 민주노총도 시대흐름에 맞춰 변신하지 않으면 머잖아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로부터 5년 후, 그의 예언이 현실화되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 채용비리가 불거지더니 상급단체인 민주노총마저 대의원대회 폭력사태로 창립 10년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노조의 생명이 도덕성과 민주성이라면 두가지 가치 모두에서 최악의 추태를 연출한 것이다. 기아차 비리는 구조적인 병폐임에도 노사의 공동책임이라는 식으로 얼버무릴 수 있지만 민주노총의 ‘반민주적’ 폭력사태는 어떤 논리로도 변명이 안 된다.‘곪을 대로 곪은 것이 마침내 터졌다.’는 내부의 목소리처럼 총체적인 대수술을 단행하지 않으면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까.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이 민주노총 조직진단을 위해 각급 조직간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식조사 결과와 민주노총이 지난해 말 조직혁신위를 가동키로 하면서 내린 결론에서 단초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의식조사에서 응답자의 63.6%는 ‘민주노총이 위기’라고 진단했다. 조합원들의 이해는 아랑곳하지 않는 이전투구(泥田鬪狗)식 노선투쟁을 꼬집은 반응이다. 또 조직혁신위 가동의 당위론에서 제기했듯이 11%에 불과한 노조 조직률과 정규직을 중심으로 한 노조활동으로는 더이상 노동계급을 대표할 수 없다. 현장조직 약화로 대중투쟁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재정 압박, 조직 피로도 누적, 내부 민주주의를 둘러싼 갈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민주노총과 산하 대기업 강성노조의 시계바늘을 조합원과 국민에게 맞춰야 한다. 그래야만 권력화된 ‘귀족노조’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그들만의 노동운동’에서 대중과 함께하는 노동운동이라는 본연의 궤도를 되찾을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30여년 전 전태일 열사가 온몸을 불사르며 절규했던 노동정신이기도 하다. 민주노총은 강경파의 조직적인 방해로 세차례나 무산됐으나 이수호위원장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회적 협약 참여를 이행해야 한다. 노사정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 사용자와 머리를 맞대고 비정규직 차별시정 방안을 제시하고 노조 전임자문제와 복수노조 등 ‘노사관계로드맵’의 포장작업에도 동참해야 한다. 지금처럼 대화기구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 링 주변만 맴돌며 야유를 보내고 으름장을 놓는 식의 전략으로는 실리도 못 챙길 뿐더러 대중의 지지도 이끌어내지 못한다. 특히 기아차 사태에서 드러난 구조적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노조 회계의 투명성을 담보하는 방안도 하루속히 제시해야 한다고 본다.1997년 노동법 개정 이전처럼 행정기관이 감시·감독권을 보유하는 것은 노조의 자주성을 저해할 소지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지만 노조가 자율적으로 제3의 회계기관으로부터 검증받고 그 결과를 공표하는 것은 시도해볼 만한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사용자측으로부터 노조전임자 급여를 지원받는 관행도 손질할 필요가 있다. 기아차 비리와 민주노총 내부 환부가 한꺼번에 돌출된 것은 어찌보면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아직까지는 자정능력 복원을 통해 시정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임시봉합은 민주노총, 나아가 노동계 전체를 사지로 몰고가는 길임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기고] 미국이 거듭나야 세계평화 온다/김동규 고려대 명예교수·명예논설 위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일 새해 국정연설에서 전 세계의 폭정과 테러를 종식시키고 자유를 전 세계에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시 한번 미국의 세계화와 세계의 미국화 시대임을 선언한 것이다. 미국은 20세기 세계사의 큰 축 가운데 하나였던 소비에트 연방의 갑작스러운 붕괴 이후 21세기 들어 세계의 주역으로 등장했다. 이제 미국의 대외정책은 곧 세계 각국의 정치와 경제는 물론 문화에까지도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명실공히 세계사의 주역국가로서의 막대한 권한과 영광을 가지려면 그에 따르는 중대한 의무와 책임도 져야만 한다. 여기서 세계정부로서의 미국의 책임과 의무라는 것은 자국의 이익보다는 세계시민을 배려하고 이질적인 문화간의 대립이나 갈등을, 전쟁보다는 조화와 화합으로써 평화적으로 공존시키려는 노력인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미국의 일련의 대외정책과 세계화의 과정을 볼 때 많은 문제점을 느끼게 한다. 우선 지난번의 9·11사태에 대한 대처방식에 있어서도, 물론 폭력에 대한 분노는 당사자의 심정에서는 당연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에는 이로’라는 대응방식은 적어도 대국으로서의 올바른 선택이 아닌 것이다. 그때 만일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의 테러집단에 대하여 ‘지금까지의 모든 일들은 용서하지만 앞으로 만일 한번만 더 이런 일을 감행할 때는 가차없이 보복하겠다.’고 했다면 아마 지금과 같은 수많은 희생자를 내고있는 이라크 전쟁은 없었을 것이고 오히려 세계 각국으로부터도 역시 대국다운 미국이라고 평가되면서 존경을 받았을 것으로 믿는다. 그동안의 세계사는 전제 군주주의(Autocracy=A)에서 관료중심주의(Bureaucracy=B)로, 다시 공산주의(Communism=C)와 자본주의(Capitalism=C)에서 민주주의(Democracy=D)로 A→B→C→D의 길을 걸어왔으나 이제부터는 덕치주의(Ethicracy=E)와 환경주의(Environmentalism=E)가 더불어 요구되는 시대인 것이다. 이러한 기준에서도 그동안의 미국의 정책기조는 잘못된 길을 선택하고 있는 듯하다. 덕치주의에는 세계적 보편가치 즉, 자유와 평화, 그리고 인권 등의 개념과 함께 생태중심주의가 포함된다. 그리고 약자에 대한 강자의 포용성이다. 그러나 미국은 세계평화의 명목으로 전쟁을 택했고 따라서 인권의 최악인 살상을 할 수밖에 없는 길을 걸어가고 있다. 또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지구생태계 파괴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규제하자는 ‘교토의정서’의 서명을 끝까지 거부하는 환경정책으로 후진국들보다 못한 부도덕성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서 온실가스 배출량의 23.5%라는 최고수치를 차지하고 있는데도 국내산업의 보호라는 이기주의에 빠져 있는 것이다. 앞으로 미국이 세계 각국이 존경하고 따르는 국가가 되려면 적어도 다음과 같은 기본의무를 지켜야만 할 것이다. 우선 자국이익의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지구가족의 위치에서 이타주의적인 대외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러지 않고 이기적인 세계화의 길을 걷는다면 제2의 9·11사태의 위험에서 항상 불안한 미래를 살아 가야만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각국의 문화가치를 인정하고 조화와 공존의 역사를 만드는 가운데서 자유와 인권과 같은 보편가치의 실현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인류 멸종의 위기로까지 치닫고 있는 지구생태계 파괴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러한 새로운 미국이 탄생하는 날, 세계인은 미국의 영광을 축복해 줄 것이며 평화의 세계사가 창조될 것이다. 김동규 고려대 명예교수·명예논설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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