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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CCTV 인터뷰 조작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중앙방송(CCTV)이 인터넷 정화작업에 비협조적인 구글을 비판하는 보도를 하면서 내부인을 인터뷰해 물의를 빚고 있다. CCTV는 지난 18일 시사보도 프로그램인 ‘자오뎬팡탄’(焦点訪談)과 오후7시 종합뉴스인 ‘신원롄바오’(新聞聯報)에서 중국구글을 통한 음란물 유통 실태를 집중 보도했다. 문제는 자오뎬팡탄 제작진이 인터뷰한 ‘대학생 가오예(高也)’가 실제로는 자오뎬팡탄 제작에 관여하는 인턴으로 드러난 것. 가오예는 인터뷰에서 “인터넷 음란물에 관심이 많은 한 친구가 음란사이트를 들락거리며 정신이 매우 불안정해졌다.”며 “정부가 음란물 단속에 나서면서 다소 나아졌지만 최근 또 다시 구글을 통해 음란사이트 접속이 용이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음란물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글이 음란사이트를 링크해 놓음으로써 폐해가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가오와 함께 그가 언급한 “정신이 매우 불안정해졌다.(心神不寧)”는 말이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화제가 됐다. 중국 언론들은 21일 “취재결과 가오가 CCTV 자오뎬팡탄의 인턴으로 근무하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당장 CCTV의 부도덕성을 비난하는 여론이 급등하고 있다. 내부인을 전혀 별개의 대학생인양 인터뷰한 것은 시청자들을 속인 행위라는 것이다. 제작진은 “이 문제와 관련, 회사 내부적으로 조사에 들어간 상태”라며 언급을 피했다. stinger@seoul.co.kr
  • 이재오 “우리끼리 싸움 이제 끝내야”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각계에서 잇따르고 있는 시국선언에 대해 “세계의 변화 속에서 대한민국은 이제 우리끼리의 싸움과 투쟁, 아옹다옹하는 것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8일 한 호텔에서 열린 중앙대 행정대학원 고위정책과정 종강 기념 특강에서 “죽창을 들고 나오고 이런 것은…지금 우리가 민주주의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이 전 최고위원의 정계 복귀 시나리오와 관련해 입각설과 당권 도전설 등이 나돌고 있는 상황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현안에 대해 직접 발언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우리가 대통령을 투표로 뽑았지 쿠데타를 해서 뽑았느냐.”고 반문한 뒤 “민주주의는 선출 과정의 도덕성·정통성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은) 국민에 의해 뽑혔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를 성숙, 발전시키는 게 필요하다. 지금까지 투쟁을 통한 민주주의 건설에 바쳤던 제 삶을 앞으로는 조국의 꿈과 나라의 미래를 건설하는 데 바치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어 “한국은 자원·인구·군사력 등 하드 파워로 다른 나라들과 경쟁할 수 없는 만큼 소프트 파워로 경쟁해야 한다.”며 정의로운 국가, 공평한 사회, 행복한 국민을 ‘3대 소프트 파워’로 꼽았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씨줄날줄]케인스의 미소/오일만 논설위원

    ‘죽은’ 케인스가 구원 투수로 등판할 것 같다. 그는 경제학자로서 1930년대 대공황 극복의 일등 공신인 뉴딜 정책의 입안자다. ‘보이지 않는 손’의 자유방임을 비판하고 국가의 개입을 역설한 그가 금융위기와 경제불황의 해결사로서 화려한 복귀를 준비 중이다. 케인스를 다시 무대에 올린 것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다. 시장 만능주의의 무책임과 부도덕성을 개탄해 온 그는 ‘새로운 뉴딜’을 외치며 금융개혁에 나섰다. 그가 17일 내놓은 개혁안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강력한 감독 기능을 부여하고 규제·감독 체계를 투명화하는 새로운 금융규제 시스템 개편 방안이다. 대공황 이후 80년만의 대수술이라고 한다. 시장 자유화를 방패로 국제 금융시장을 교란해 온 헤지펀드와 파생 금융상품도 앞으로 FRB의 규제를 받도록 했다. 연내 의회 통과가 목표다. 오바마 대통령이 내심 수술대에 올리고 싶은 것은 무소불위의 신자유주의일 것이다. 그는 “개혁안의 목표는 탐욕과 무모함이 아니라 근면과 책임감, 혁신에 대해서 보상이 이뤄지는 시장을 복원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땀과 노력에 보상하고 권한만큼 책임을 지는 시장주의의 복원을 선언한 것이다. 오바마가 “월가에서부터 워싱턴 정계, 실물경제 현장에까지 뿌리를 내린 책임지지 않는 문화가 금융위기의 원인”이라고 질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불길한 징조도 있고 암초도 많다. 연방통화감독청(OCC)과 증권거래위원회(SEC),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통합이 무산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기관들의 ‘밥그릇 싸움’이 시작됐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 한은법 개정을 앞두고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가 ‘3각 기싸움’ 양상을 보이는 것과 비슷하다. 가장 큰 장애는 미 의회 통과다. 당장 개혁안 통과의 칼자루를 쥔 의원들은 “코끼리가 춤추면 풀밭이 망가진다.”며 정부의 권한 확대를 경계했다. 정부 보조금으로 간신히 살아난 금융기관들은 “시장의 창의성을 죽인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인다. 참 세상은 돌고 돈다.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몰려 ‘사망선고’를 받은 케인스 경제학이 30년만에 되살아나고 있으니, 세상일은 모를 일이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낮에는 버스 운전기사, 밤에는 포르노 스타

    벨기에에서 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는 한 여성이 실은 포르노 스타라는 사실이 회사 측에 알려져 해고 위기에 놓였다. 리에주(Liege)시에 사는 오드리(24·Audrey)라는 이름만 알려진 이 여성이 버스 운전기사가 되기 위한 6주간의 과정 끝에 모든 운전 시험을 통과한 것은 지난 달. 노력 끝에 버스 운전대를 잡게 된 오드리는 얼마 되지 않아 버스 회사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기사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그녀가 운전하는 버스는 거의 언제나 손님으로 꽉 찼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회사 측의 호출은 받은 오드리에게 인사담당자가 여러 장의 사진을 내보였다. 그 사진들은 오드리가 ‘2009 미스 누드 벨기에’로 뽑히는 등 유명 포르노 스타로 활동한 모습을 담고 있었다. 회사 측은 오드리에게 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는 동안은 밤에 다른 일을 할 수 없다며, 더 이상 누드 사진을 찍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라고 요구했다. 이미 결혼해 3, 4살짜리 아이 둘을 거느린 오드리는 “나는 내 일을 즐겼지만 생활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청구서를 지불하기 위해서는 버스 운전기사라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동정을 호소했다. 그녀는 “나는 아주 붙임성이 좋고 사람들과 접하는 걸 좋아해 언제나 버스 운전기사가 되고 싶었다.”며 “포르노 스타로 활동하는 것이 어째서 낮에 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는 것과 양립할 수 없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에 회사 측은 이번 조치는 도덕성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우리는 버스 운전기사와 손님의 안전에만 관심이 있다. 한밤중에 쇼를 끝내고 아침 6시에 버스 운전대를 잡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고 반박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문설주기자 spirit0104@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공정택 서울교육감 항소심도 당선 무효형

    공정택 서울교육감 항소심도 당선 무효형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박형남)는 10일 부인 명의의 차명계좌에 있던 4억여원을 재산신고에서 누락,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공 교육감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교육감직을 상실하게 된다. 재판부는 “공 교육감은 부인 명의의 계좌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부인 명의 계좌에 있는 돈은 어떤 식으로든 공 교육감과 관련돼 유입됐고, 차명예금을 선거자금으로 사용하는 과정에 공 교육감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 교육감은 후보자 등록 및 재산신고 이전에 차명계좌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 교육감은 즉각 상고 의사를 밝혔다. 공 교육감이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음에 따라 서울의 교육정책은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도덕성이 중시되는 교육감으로서 입지도 크게 좁아졌다. ●수준별 이동수업 확대 등 교육정책 변화 주목 서울시교육감은 한해 6조원대의 예산을 주무르는 서울의 ‘교육대통령’이다. 공 교육감은 지난 2004년 8월 학력신장을 기치로 제16대 서울교육감으로 취임했다. 이어 지난해 첫 직선제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만 5년째 이 자리를 지켜 오고 있다.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그는 취임 이후 학업성취도 평가시험 도입, 수준별 이동수업 확대, 특수목적고 증설 등을 추진하며 기존 평준화 교육의 틀을 깨는 정책을 펴왔다. 경쟁을 중시하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철학을 가장 잘 대변하는 교육감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전교조 등 진보진영 단체들은 공 교육감이 입시경쟁을 부추기고 사교육비 지출을 증가시킨다며 비판해 왔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이번 판결로 공 교육감의 교육정책에 대한 동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교조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공 교육감이 추진한 시교육청의 교육정책은 전면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청 관계자도 “현재 추진 중인 교육정책들이 제대로 굴러가기는 힘들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정부나 여당 또한 공 교육감과 교육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공 교육감의 거취는 공 교육감은 자진사퇴의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즉각 상고 의사를 밝혔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공 교육감이 재산신고 누락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억울해하는 측면이 있어 대법원까지 가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선거법 위반 혐의가 확정되면 선거비용 28억 5000만원을 선관위에 반환해야 하는데 쉽게 승복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월에서 9월 사이 보궐선거 사유가 발생하면 10월 마지막 주 수요일인 10월28일에 선거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잔여 임기가 1년 미만일 경우 선관위가 보궐선거 대신 직무대행체제를 명령할 수 있다. 기준은 오는 30일이다. 공 교육감이 이날 이전에 사퇴하면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10월에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 반면 사퇴를 거부하고 7월을 넘기게 되면 재선거는 치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유지혜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이용훈 “申대법관 감내하기 힘든 상황”

    이용훈 “申대법관 감내하기 힘든 상황”

    이용훈 대법원장이 5일 촛불 재판 개입 파문을 일으킨 신영철 대법관에게 한 엄중경고 조치에 대해 ‘대법관으로서는 감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는 ‘솜방망이 조치’에 그쳤다는 법관들의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우회적으로나마 신 대법관의 거취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최근 법원 안팎에서 법관의 재판상 독립에 대해 뜨거운 논의가 이어졌다.”면서 “각급 법원에서 단독·배석판사 회의가 연이어 열리면서 사법권 독립의 핵심인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스스로 확보하겠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는 등 이제 법관들의 의견이 무엇인지는 법원 내·외부에 충분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재판 개입’ 엄중 경고 의미 부여 또 “대법원공직자 윤리위원회에서는 다소 관대한 의견을 냈지만 저는 신 대법관이 재판의 진행이나 내용에 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엄중경고 조치를 했다.”며 “이는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한민국 최고법원 법관들의 뜻이 담긴 것이기도 하다.”고 엄중경고 조치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이 대법원장은 “(엄중경고 조치를 받은 것은)한 나라의 법이 무엇인지, 정의가 무엇인지를 최종적으로 선언하는 대법관에게는 더없이 무거운 것”이라면서 “명예와 도덕성을 생명으로 여기면서 평생 재판업무에 종사해 온 사람으로서는 감내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신 대법관에게 견디기 힘든 치명적인 윤리적 흠결이 생겼다는 의미로, 대법관으로서의 직무 수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간접적으로 표명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근무 편정제도 전면 개선키로 이날 회의에는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을 포함해 고등법원장과 지방법원장 등 32명이 참석했다. 법원장들은 재판 독립에 관한 법률을 신설해 재판 독립과 사법행정권의 한계를 명문으로 규정하는 게 적절하다고 뜻을 모았다. 또 평정 등급을 조정하는 등 근무평정제도를 전반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법조경력 5년 미만의 판사에 대한 평정과 평정표에 통계자료를 첨부하는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이후] 단절과 반목의 정치사

    우리 현대사에서는 정권 교체기마다 새 정권이 정책 기조 변경, 인적 자원 교체 등의 명목으로 지난 정권을 ‘청산’해왔다. 전 정권을 부정하고 심판하는 일이 뒤따르기도 했다. 정책의 과오는 물론 도덕성까지 도마에 올려졌다. 한나라당 정권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을 ‘공백’으로 규정했다.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구호 아래 지난 두 차례의 정권과 대척점에 섰다. 조세·교육·대북 문제 등에 얽힌 주요 정책은 물론 국가운영 시스템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생겼다. 단절은 정치 용어에서도 드러난다. 참여정부 때 부각된 ‘혁신’, ‘로드맵’이라는 용어는 이명박 정부 들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쇄신’, ‘계획’이라는 말이 빈 자리를 메웠다. 국정 운영시스템으로 보면 참여정부는 당정 분리와 상호 견제 시스템을 강조한 반면, 이명박 정부는 당정 융화를 통한 정책의 연속성과 신속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김대중 정부를 계승한 노무현 정부도 적지 않은 변화를 시도했다. ‘선(先) 지원’을 통한 대화 유도를 원칙으로 삼았던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은, 노무현 정부 들어 북측에 ‘선(先) 대화’노력을 요구하는 실용주의로 바뀌었다. 기업에 대한 제재와 과세를 통한 소득 불균형 해소 정책은, 상당부분 신자유주의 노선에 근접하며 규제 완화를 통한 성장 정책으로 변했다. 정치 계파간 단절과 반목의 정치도 계속됐다. 열린우리당의 붕괴가 대표적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전국 정당을 표방하며 출발한 열린우리당은 재·보궐 선거에서의 잇따른 참패 이후 와해 움직임을 보이더니 끝내 무너졌다. 당시 지지율 부진에 시달리던 여당이 대통령과의 단절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했던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역시 평생 비주류의 길을 걸으면서 단절의 정치를 시도했다. 자신을 정치인으로 발탁한 김영삼 전 대통령과 결별했고, 3김(金) 합당에 저항했다. 초대 이승만 정권과 군사정권을 거치며 생겨난 민주주의에 대한 갈증은 암울한 과거와의 청산이라는 순기능으로 나타났지만, 영남-호남, 보수-진보의 고질적인 편가르기를 낳기도 했다. 단순한 정쟁 차원에 그치지 않는 정권의 공세는 지난 정권의 핵심과 측근들을 겨냥한 사정(司正)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부정부패 척결과 단절의 정치가 동전의 앞뒤처럼 공존하며 정권의 성격이나 사정 강도에 따라 순기능과 역기능이 혼재하는 정치 풍토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단절과 반목의 정치풍토 끊자]① 정치문화 이대론 안된다

    [단절과 반목의 정치풍토 끊자]① 정치문화 이대론 안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우리 정치 문화에 일대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퇴임 대통령이 국민의 존경을 받는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도록 정치권의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진다. 보복의 정치 풍토가 되풀이 되어선 안 되며, 권력 주변의 비리를 방지하는 근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쏟아진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이를 감시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권력을 분산시키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대안 제시로 이어지고 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31일 “대통령의 권한이 절대적이어서 이에 기생하려는 부정한 기업인들이 생긴다.”면서 “제도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의원을 지낸 박세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대통령은 조선시대 때의 임금보다 더 과도한 권력을 가진 반면 그 권력에 대한 감시는 약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까지 포함해 권력에 대한 전반적인 모니터링 시스템도 필요하지만 앞서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에 이르게 된 데에는 우선 사생결단으로 싸우게 만드는 대통령 중심제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서 “부통령직을 두든, 내각에 더 많은 책임을 두든 제도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광옥 민주당 상임고문은 “대통령이 비리 스캔들에 연루되지 않도록 그 주변에 대한 사정(司正) 강도를 높이거나 새 사정 기구를 만들어야 할 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권 교체기 마다 되풀이되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흠집내기도 정치 문화 차원에서 시급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권력을 향한 유혹의 손짓이 많은 정치 현실 속에서 잘못한 게 있다면 당연히 수사와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면서도 “누가 봐도 긴박하지 않은 수사로 전 정권 인사들에게 보복을 가하고, 그것으로 현 정권의 결백함과 도덕성을 포장하거나 부각시키려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퇴임 이후 권력을 한순간에 잃고 맨몸으로 나서는 현실을 감안해 퇴임 이후의 대우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정권 교체기마다 되풀이된 정치보복 행태를 없애야 한다.”면서 “깎아내리고 헐뜯는 네거티브 경쟁에서 벗어나 장점 경쟁을 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에 이르게 된 문제의 본질과 원인을 분석해 보면 배제적 정치, 갈등적 구조, 과거회귀적 발상 등이 숨겨져 있다.”고 진단했다. 박 상임이사는 또 “정부는 소통과 통합을 토대로 모아진 국민의 목소리를 수렴해 발전과 통합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검찰의 과잉 수사와 언론의 과잉 정보 유출이 당사자에게 극도의 심리적 피해를 준 것이 사실이라고 본다면 그에 대한 마땅한 처리가 있어야 한다.”면서 “나아가 좀더 근원적으로 왜 이런 비극적 상황이 계속되고 있느냐에 대해 여야 모두 근본적으로 성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이어 “권력이 모이면 부패가 일어나기 마련이고 새 권력이 들어서면 이 허점을 물고 늘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면서 “권력이 과도하게 대통령에 집중되고 있는 헌정구조의 변화를 논의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현 정권에 대한 당부도 빠지지 않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권마다 여의도 정치를 무시하고 사정 당국에 의지하려는 마음이 생기곤 한다.”면서 “여당이나 의회가 완충지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권은 5년이지만 정당은 50년 이상 존재해야 한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편에서는 이같은 논의가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쪽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세중 연세대 교수는 “논의가 고인의 뜻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가서는 안된다. 여야는 물론이고 사회의 여러 세력간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석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은 “이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전·현직 대통령의 관계로 몰아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한 뒤 “고인(故人)이 꿈꾸던 희망을 이 사회에 실현하고 국민이 화합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민 화합을 위해 현 정부가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유감의 뜻을 피력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정부·여당이 국민의 공허한 마음을 읽고, 거기에 걸맞은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정부·여당이 국민과 맞서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진 허백윤기자 jhj@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꽃게는 잡지만 7년 전 악몽이 ☞핵우산 명문화 추진 왜 ☞장병은 줄어드는데 ★들은 늘어 ☞”소통이 곧 민주주의” 정부가 솔선해야 ☞유족들 대국민 감사글 전문 ☞민속마을 고택 사들여 술판 ☞뽀송뽀송하게 운전하려면 ☞”분양권 뜬다던데” 큰코 안 다치려면  
  • [CEO 칼럼] 진정한 승리/캔더스 김 할씨언 써치 인터내셔널 대표

    [CEO 칼럼] 진정한 승리/캔더스 김 할씨언 써치 인터내셔널 대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나라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었던 것 같다. 그래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는데 ‘얼마나 참기 힘들었으면 그런 비극적인 선택을 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아마도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상징이자 정치적 자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도덕성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현실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굴욕감을 느꼈을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며칠간 내내 필자의 마음에 떠올랐던 인물은 사기(史記)라는 불후의 역사서를 남긴 사마천이었다. 사마천은 지금으로부터 약 2000년 전 중국 한 무제 시대의 사람으로서 흉노족의 포로가 된 이릉이라는 장군을 두둔하다가 황제의 미움을 사서 ‘궁형’이라는 벌을 받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금이야 일부러 돈을 들여서 성전환 수술을 받는 남자들도 있고 성적 소수자들에 대해 비교적 관대해진 편이지만, 그 당시 궁형은 선비에게는 가장 치욕스러운 죽음보다 더한 형벌이었다. 세월이 지나 황제의 신임을 회복하여 옥에서 풀려나 환관으로서는 최고위직인 중서령이란 벼슬까지 올라갔음에도 당시의 사대부들에게 멸시를 당했다는 기록이 있는 걸 보면 궁형이란 형벌의 치욕스러움이 가히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아마 모든 사람들이 사마천이 궁형 대신 자결로 선비의 자존심을 지킬 거라 예상했을 것이고, 궁형을 당한 연후에는 치욕을 못 이겨서라도 자결할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어쩌면 주변의 가까운 지인들은 자결을 권유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마천은 차라리 자결하는 편이 낫겠다는 주변의 종용이나 온 세상 사람들이 던져대는 조롱과 잔인한 멸시의 돌을 맞고도 묵묵히 견뎌낸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결이라는 해결책을 택하여 모든 것을 끝내고픈 내적 유혹을 잘 이겨낸 것 같다. 아마도 사마천은 옥중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옥문을 나와서도 두문불출 세상과 담을 쌓고, 홀로 치욕을 곱씹고 눈물을 삼키며 책을 썼을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의 이름을 후대에 남겼다. 물론 궁형을 당한 치욕까지도 함께. 분노와 억울함, 부끄러움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이겨내겠다는 강한 삶의 의지가 녹아 들어간 역작인 ‘사기’를 보면서 과연 지금 어느 누가 사마천에게 차라리 죽음을 택하지 않았다고 그를 비웃고 돌을 던지겠는가? 역사는 그 당시 사마천을 비웃고 멸시했던 자들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치욕을 감수하고도 필생의 역작을 위해 삶의 의지를 불태웠던 사마천은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치욕과 억울함을 경험하게 마련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러한 치욕과 억울함을 훌륭하게 딛고 일어서는 것도 우리네 삶의 중요한 부분이다. 어떤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이 죽음이라는 마지막 승부수로 많은 것을 얻었다고 평가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어렵더라도 끝까지 살아남아서 얻을 수 있는 것과 노 전 대통령이 그토록 사랑했던 국민들에게 줄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성공한 퇴임 대통령으로서 노 전 대통령이 민주 시민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과 해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토록 허망하게 삶의 끈을 놓아 버렸는가를 생각하면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다. 앞으로 다시는 이러한 일로 비극적으로 삶을 등지는 정치인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캔더스 김 할씨언 써치 인터내셔널 대표
  • [특파원 칼럼] 노무현과 베레고부아/이종수 파리특파원

    [특파원 칼럼] 노무현과 베레고부아/이종수 파리특파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프랑스 교민 사회에도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주 프랑스 한국대사관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대표부, 한인회관 등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뒤 한국에서는 프랑스 정부 수반인 총리를 지낸 뒤 자살한 피에르 베레고부아의 삶이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의 극적인 인생이 너무 닮아서다. 물론 한국과 프랑스의 정치·문화 맥락은 다르다. 그래서 노 전 대통령과 베레고부아의 삶을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그러나 베레고부아의 삶을 찬찬히 뜯어보면 어느 사회에서나 존재하는 ‘기막힌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1993년 5월1일. 프랑스를 발칵 뒤집은 사건이 발생했다. 중부 도시 네베르의 시장이던 피에르 베르고부아 전 총리가 운하를 산책하다가 자살을 시도했다. 권총으로 자기 머리를 쏘아 혼수 상태이던 그는 헬리콥터로 파리 병원으로 이송되던 도중 숨졌다. 베레고부아의 삶은 ‘노동자 출신의 총리’로 압축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고교를 다니던 중 아버지의 병이 위독하자 공부를 접고 기계공 자격증을 따서 16세 때부터 직물공장 직공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국립철도회사에서 일하다 2차대전 때 레지스탕스로 활동한 뒤 전후 프랑스 사회주의 운동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이후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거쳐 재정경제부 장관 등을 거쳐 1992년 4월 총리에 오른다. 그야말로 자수성가의 대명사였다. 또 재경부장관을 지낼 때까지 자기 집 한 채도 갖지 않은 청렴한 정치인으로 프랑스인들의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1993년 2월 풍자 전문 주간지 ‘르 카나르 앙세네’가 베레고부아의 부도덕성을 꼬집는 기사를 보도하면서 불운이 시작됐다. 신문은 그가 재경부장관이었던 1986년에 사업가인 친구 로제 파트리스 펠라에게 무이자로 100만프랑(당시 환율·약 1억 4000만원)을 빌려서 파리 16구의 아파트를 샀다고 전했다. 베레고부아는 원금을 나눠서 갚았지만 언론은 무이자로 돈을 빌린 것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한 특혜였다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3월 총선을 앞둔 우파 야당은 이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결국 사회당은 577석 가운데 97석만 건지는 최악의 성적으로 참패했고 베레고부아는 예상보다 1년 앞서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두달 뒤 자살했다. 베레고부아의 자살은 큰 파문을 던졌다. 미테랑 대통령은 추모사에서 야당·언론·판사 등을 개에 비유하면서 베레고부아의 명예와 삶을 앗아갔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를 계기로 사회당 정권과 언론의 전면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베레고부아의 자살을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혹자는 자신의 정당함을 입증하려는 ‘도덕적 항거’로 본다. 총리 취임식에서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할 정도로 도덕성을 강조한 그에게 부패혐의는 견딜 수 없는 ‘주홍글씨’였을 거라는 시각이다. 또 총선 패배에 대한 자책감과 가족을 옥죄어 오는 수사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견해도 있다. 지인들의 말에 따르면 베레고부아는 총선 패배로 몹시 우울했고 당시 수사판사는 펠라에게서 각각 돈과 선물을 받은 혐의로 베레고부아의 딸과 아내를 조사했다. 기자는 베레고부아 기사를 쓰기 위해 자료를 찾다가 몇가지 ‘불온한 상상’을 하게 됐다. 그 가운데 하나가 프랑스에 흐르고 있는 주류의 비주류에 대한 보이지 않는 ‘선긋기’다. “베레고부아의 성(姓)에 ‘드’(De, 귀족 출신을 상징)가 들어갔더라도 야당이나 언론이 그렇게 몰아붙였을까?” 혹은 “그가 프랑스 엘리트의 산실인 그랑제콜 출신이었어도 그토록 궁지에 빠트렸을까.” 이종수 파리특파원 vielee@seoul.co.kr
  • 강남구, 지자체 첫 청렴인증제 도입

    강남구, 지자체 첫 청렴인증제 도입

    지방자치단체 공직자들의 불법·비리 혐의가 잇따라 터져나오는 가운데 서울 강남구가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청렴 행동강령 인증제’를 도입하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는 27일 “공직자들의 청렴 의식 제고와 실천을 위해 다음달 1일부터 청렴 행동강령 인증제를 실시한다.”며 “각종 인허가 업무와 관련한 불법·비리에 더이상 공직자들이 연루돼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만큼 이 제도가 도입되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렴 인증제는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총 15시간 이상 청렴 교육을 이수하도록 한 뒤 인터넷으로 시험을 보아 70점 이상을 받으면 청렴 인증서를 수여하는 제도다. 청렴 교육은 매번 15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1회 교육을 이수하기 위해서는 최소 15시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는 지속적인 청렴 교육을 통해 공직자의 도덕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여나가기 위한 조치다. 구는 청렴 인증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다각도의 인센티브도 검토하고 있다. 우선 구는 청렴 인증서를 받은 사람에게는 정기인사 때 원하는 부서를 선택하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개인의 근무평가와 부서에 대한 청렴도 평가 등에도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감사담당관이 실시하는 모든 직무 확인·평가에도 활용하고 개인적으로는 청렴 공무원으로 선정해 포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구가 실시할 예정인 청렴 교육의 내용은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8조에 따라 중앙부처, 지자체 등 공공기관의 공무원이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행동기준들이다. 주요 행동기준으로는 ▲공정한 업무수행 ▲부당이익의 수수금지 ▲업무 숙지 의무 및 이해관계자로부터의 독립성 유지 등을 꼽을 수 있다. 구는 또 직원들이 집에서도 인터넷으로 청렴 행동강령 교육을 받고 부조리와 관련한 제보 등을 할 수 있도록 구 홈페이지와는 별도로 청렴 웹사이트(http:/clean.gangnam.go.kr)를 구축했다. 이 사이트는 ▲구민 신문고 ▲청렴 교육 ▲청렴 자료관 ▲청렴 홍보관 ▲직원 게시판 ▲공직자비리신고센터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청렴 자료관에는 구와 각 부서에 대한 감사원·서울시 감사는 물론이고 자체 감사 결과까지 게재할 예정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행되는 제도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어느 정도 혼선도 따르겠지만 청렴도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갈 방침”이라며 “공무원 개인의 신상관리는 물론이고 각종 부서평가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깨끗한 공직사회 풍토를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열린세상]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분들께/박준철 한성대 교수ㆍ인문과학연구원장

    [열린세상]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분들께/박준철 한성대 교수ㆍ인문과학연구원장

    인간이 만들어낸 최고의 걸작은 언어다. 언어는 사물과 현상에 일정한 개념을 부여하고 나아가 다양한 추상적·관념적 인식을 가능케 하는 그야말로 경이로운 창조물이다. 인류사회가 이룩한 눈부신 진보 역시 언어라는 소통수단을 이용한 지식의 공유와 계승에서 비롯되었다. 문명의 근원인 언어를 가르치는 것은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모든 교육의 바탕이고, 품격 있는 말과 글은 언제나 지성과 교양의 상징이 된다. 유창한 언변과 수려한 문체를 연마하는 수사학(修辭學)은 고대 그리스에서 잉태되었다. 소피스트들은 여러 측면에서 수사학을 학문의 진수로 예찬하였다. 수사학은 개념과 용어의 미묘한 뉘앙스에 대한 감각을 키우고, 상황을 예리하게 분별하는 직관을 발달시키며, 판단력과 사고의 민첩성을 길러준다는 것이다. 소피스트들이 바라본 수사학은 바람직한 사회건설에도 더없이 소중한 학문이다. 뛰어난 말과 글은 상대방을 설득하고 감화시켜 품성과 행동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공동체의 도덕성까지도 개선시키는 으뜸가는 사회적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대의 많은 철학자들은 수사학을 저급한 학문으로 간주하였다. 그들은 무엇보다도 윤리성을 결여한 수사는 단연 사회의 해악임을 경험적으로 꿰뚫고 있었다. 세련된 언어로 자신들의 입신양명만을 추구하는 지식인들 앞에서 수사학의 오·남용을 절감하였고, 권력을 얻기 위해 화려한 달변으로 민중을 현혹하고 기만하는 정치가들이 결국 법과 질서와 공익을 유린하는 현장을 목격하였던 것이다. 말과 글의 순기능이 온전히 작동되기 위해서는 그 궁극적 목적이 도덕과 선과 정의의 추구에 있어야 함을 깨달았던 것이다.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도 명암이 공존하다. 재론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지만, 황우석 박사와 관련된 일화를 못내 소개한다. 배아줄기세포 연구로 세상의 이목을 한 몸에 집중시키고 있던 그는 KBS ‘열린 음악회’에 출연하여 청중의 심금을 울리는 멋진 말을 남겼다. 휠체어를 타고 무대에 등장한 가수 강원래씨를 일으켜 세우겠다는 것이었다. 과학의 위대함이 근사한 수사와 결합되는 광경을 바라본 시청자들은 당시의 감격을 잊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머지않아 드러난 영웅의 실체는 당시의 감격을 압도하는 좌절감을 국민들에게 안겨주었다. 진실을 감춘 유려한 수사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다. 얼마 전 세상을 작별한 장영희 교수는 덕성을 갖춘 수사의 진면목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는 일평생을 목발에 의지해 살면서도 세상의 아름다움과 삶의 감동을 절절한 언어로 노래했고, 암세포에 온 몸이 난타당하는 고통 속에서도 행복과 꿈을 잔잔히 써 나갔다. 그의 작품들이 주옥같은 언어의 향연으로 다가오는 것은 어둠 속에서도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오히려 세상을 환하게 밝히고자 했던 그의 휴머니즘 때문이다. 이제는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도 수사의 공과를 대비시킨다. 그는 정치인으로 걸음마를 막 시작할 무렵 남다른 능변으로 5공화국 실세들을 궁지에 몰아넣으면서 일약 ‘청문회 스타’로 부상하였다. 대통령 입후보자 당시 힘과 감성을 겸비한 그의 호소는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청와대의 주인이 된 후에도 그는 때로는 날선 논리로, 때로는 구수한 입심으로 중대 고비마다 봉착한 문제를 타개해 나갔다. 그러나 그는 때때로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둘러싸고 정치권과 학계에 수많은 말과 글이 난무하고 있다. 저마다의 논리가 있고 제각각의 명분이 있다. 그러나 각박한 이념에 예속된 현란한 언사는 남은 자들의 결속과 통합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타자에 대한 배려와 애정을 품은 말과 글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간이다. 박준철 한성대 교수ㆍ인문과학연구원장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이제 그를 편히 보내드려야 할 때” ”광화문에서 만납시다” 국민장 어떻게? ’盧의 21년 운전사’ 마지막 길에… 밤을 잊은 봉하마을 北 새달 정상회의때 도발 가능 개인컵쓰면 커피값 할인 강남~인천공항 1시간에
  • 28일 창립 20돌… 전교조 공·과

    28일 창립 20돌… 전교조 공·과

    “나는 아직 전교조를 사랑합니다.” 부산 A중학교 교사 박모(36)씨가 교직을 택한 건 20년 전 기억 때문이다. 무지막지한 폭력이 일상이던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첫날부터 모든 게 꼬였다. 이사장 훈화가 지겨워 장난치던 박 교사는 한시간을 내리 두들겨 맞았다. 대걸레 3~4개가 부러지고 나서야 폭력은 그쳤다. 이미 엉덩이는 피떡으로 변해 있었다. 그런 박 교사는 하필 가난했다. 수업료 납부는 매번 제때를 넘겼다. “또 너냐.” 선생님의 말은 어린 박 교사의 자존심을 다치게 했다. 엇나가던 그는 학교 대신 거리를 배회했다. 어느날 저녁, 특별활동 신문반 선생님이 집 앞에 서 있었다. 선생님은 말 없이 국수 한그릇을 산 뒤 어깨를 두들겼다. 그뿐이었다. 그러나 박 교사는 이날 선생님이 되기를 결심했다. “나를 찾아온 저 선생님처럼…” 그 선생님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였다. 전교조가 한때 10만에 가까운 조합원 수를 자랑할 수 있었던 건 이때의 기억들 공이 크다. 초창기 전교조는 촌지의 실체를 고백하고 권위적인 학교문화 타파에 앞장섰다. 학부모와 학생은 적극 호응했다. 1세대 전교조의 세례를 받아 교사가 된 ‘참교육 세대’는 당연한 듯 전교조의 주축이 됐다. 그러나 28일 창립 20주년을 맞는 전교조의 모습은 이들이 그리던 것과는 딴판이 돼버렸다. 여론은 전교조를 독선적 이익집단으로 낙인 찍었다. 성폭력 은폐 사건 등으로 도덕성에도 흠집이 났다. 위기는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전교조 8대 위원장이었던 이부영 서울시 교육위원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게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 위원은 “창립 첫해 1527명의 교사가 파면·해임되면서도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건 당시 시대가 요구했던 참교육 의제를 적절히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전교조는 1999년 합법화 이후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교원평가제 등을 둘러싸고 정부와 지속적으로 충돌하면서 교육보다는 정치 투쟁에 집착한다는 이미지가 굳어졌다. 1세대 전교조인 이왕길 전 인천지부장은 “명분과 원칙에서 어긋남이 없었지만 학부모·대중이 뭘 원하는지 성찰하고 함께 하는 부분에서는 소홀했던 걸로 보인다.”고 했다. 다수 전교조 교사들도 “NEIS 투쟁에 집착하면서 당시 학생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7차 교육과정개편 등에는 제대로 대응을 못했다.”고 털어 놨다. 한 전교조 관계자는 “합법화 이후 조합원 수가 급격하게 늘었는데 이때 다양한 성향의 교사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초창기 참교육 이념이 많이 희석됐다.”고 했다. 내부 소통의 부재도 원인으로 꼽혔다. 전교조 1세대 김민곤 전 부위원장은 “초창기 정신이 충분히 공유되지 못하고 외형만 성장하면서 조직원들 사이에 괴리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인천지부장도 “연이어 터지는 큰 이슈들에 매달리다 보니 조합원들의 작은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못했다.”고 했다. 진보신당 송경원 연구원은 “새 시대에 맞는 새 패러다임을 찾아 먼저 제시하고 활동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저소득층 학생들은 사교육비 면에서 불공정 경쟁을 해야 하는데 이런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을 만든다든지 피부에 와닿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오늘의 눈] 사과와 용서 그리고 화해/장형우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사과와 용서 그리고 화해/장형우 사회부 기자

    사과 없는 용서 없고, 용서 없는 화해 없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인종차별의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1996년 투투 주교가 이끄는 ‘진실과 화합위원회’를 출범시켰다. 2년 6개월 동안의 활동으로 감춰졌던 수많은 인종차별 피해자들을 찾아냈고, 그 결과 3500쪽에 이르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진실과 화합위원회가 ‘반쪽의 성공’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뭘까. 반인륜적 차별의 수난을 겪었던 흑인들은 새로운 미래를 위해 용서와 화해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과하는 백인은 없었다. 그래서 화합은 이루지 못한 채 진실만 밝혀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조문과 취재를 겸해 내려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기자들은 수난을 당하고 있었다. 노사모뿐만 아니라 빈소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언론이 노 전 대통령을 죽였다.”고 입을 모았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정권이 바뀐 지 1년만에 관례처럼 전 정권에 대한 강도높은 사정수사가 시작됐고, 언론사는 속보경쟁에 달려들었다. 검찰의 입에서 나온 말이면 다른 확인도 않은 채 그대로 기사를 써 내려갔다. 언론은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를 부추겼고, 검찰은 못 이긴 척 혐의를 흘려줬다. 뿐만 아니라 언론은 도덕성에도 상처를 주는 독한 말들을 내뿜어댔다. 힘을 잃은 세력을 마음껏 비난할 수 있다는 공식에 따랐다. 그래서 ‘정치적 타살’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언론은 마치 자신들은 아무 잘못 없는 객관적 관찰자인 양 우리 사회 전체를 향해 화해와 통합을 해야 한다고 되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화해는 용서를 전제로 한다. 그리고 사과 없는 용서는 있을 수 없다. 따라서 화해와 통합의 첫걸음은 가해자의 진정한 사과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언론이 누군가에게 화해와 통합을 당부하기에 앞서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할 이유다. ‘노 전 대통령님 죄송합니다. 저질 언론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십시오.’ 장형우 사회부 기자 zangzak@seoul.co.kr
  • [열린세상]못다 이룬 꿈 하늘에서 펼치시라/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열린세상]못다 이룬 꿈 하늘에서 펼치시라/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어릴 적 배고픈 꿈을 가꾸던 김해 봉하마을의 봉화산 부엉이 바위 위에 다시 선다. 인생의 고비마다 마음을 다지러 올랐던 곳 아닌가. 동이 터 오르는 하늘을 쳐다본다. 2002년 대통령으로 당선된 기쁨이 한 번 더 느껴진다. 아쉽다. 국가와 민족, 그리고 통일을 위하여 보다 더 많은 업적을 낼 수 있었는데. 모두 미안하다. 내 주장보다 다른 이들의 말에 좀 더 귀를 기울이지 못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이 퇴임 뒤 대북송금 특검으로 이처럼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무엇보다 퇴임 뒤 내 생명과 같은 가족과 친구, 그리고 나의 도덕성과 자존심을 지키지 못했다. 삶과 죽음이 자연의 일부이므로 나는 이렇게 먼 길을 떠난다.” 오욕으로 점철된 한국의 대통령사를 돌이켜보면 더 이상 반복되지 말아야 할 일이 또 벌어졌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망명지에서 세상을 떠났고, 윤보선 전 대통령은 5·16쿠데타로 자리를 내주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아끼던 심복의 흉탄에 운명했고,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은 퇴임 뒤 감옥에 들어갔다. 이제까지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큰 탈이 없었지만 대신 아들들이 감옥을 들락거렸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이렇게 돌을 던질 수 있었나 싶다. 과연 돌을 던질 만한 사람이 돌을 던졌느냐는 말이다. 퇴임 전에 결코 ‘집’에서라도 600만달러를 받지 말았어야 했다.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폭탄주를 즐기고 전별금도 두둑하게 챙겼으며 골프를 함께 친 인사를 내부에 두고 있었던 검찰이 이렇게까지 전임 대통령을 압박했어야 했을까.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아직도 머뭇거리고 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혐의 사실은 친절하게 있는 거 없는 거 다 공표해 버렸다. 그리고 일부 언론들은 앞을 다투어 사실을 부풀리고 온갖 추측으로 전임 대통령이자 한 인간에게 갖은 수치와 모멸을 안겨주었다. 정치란 사회의 제한적인 자원을 권위적인 방식으로 분배하는 것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권력을 가진 사람이 사회의 자원을 나눠주는 방식을 정하고 이에 따르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는 대화와 타협을 필요로 하지만 때로는 복종이나 굴복까지 요구한다. 전자를 택하는 정치가 민주적이라면 후자는 힘에 기초하는 후진적 정치이다. 한국의 정치는 아직 후자 쪽에 가까워 전임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인색하다. 게다가 ‘민주주의 2.0’이니 뭐니 하면서 정치와 직간접적으로 발을 담가두려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매우 부담스러운 존재였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직 인수 때부터 전임 대통령을 최선으로 예우하겠다고 하고 이 난리를 치르고 세상을 떠나보낸 뒤 다시 예우를 다하겠다고 말만 하면 무슨 소용인가. 한국 정치가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에 미래를 내다보기 쉽지 않지만 앞으로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그랬듯이 전통이란 하루아침에 쉽게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항간에는 필부였던 ‘봉하대군’에 비하여 상당기간 세력가로 군림한 ‘영포대군’에 줄을 대려는 사람이 많아도 한참 더 많았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에게는 진정성과 신뢰에 큰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잘 가시라, 노무현 전 대통령. 사나이 한 평생 화통하게 사시고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며 이렇게 떠나가시게 해 국민으로서 마음이 무겁다. 때로 의심하고 가혹하게 대한 세상을 모두 다 용서하고 훌쩍 가신 당신에게 평화만 있으라. 그곳에서 당신이 꿈꾸던 멋있는 세상을 만드시라. 마을 한편에 작은 비석 하나 세워달라고 했지만 온 국민의 마음에 남아 있으리라.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삼권분립에 앞장섰다고.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 가장 익숙한 ‘엄마’, 가장 낯선 ‘마더’

    가장 익숙한 ‘엄마’, 가장 낯선 ‘마더’

    ‘엄마’. 태어나 가장 먼저 배우는 단어이자 가장 처음 만나는 사람이다. 그만큼 가장 보편적인 단어이자 존재다. 때문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이자 너무 뻔한 소재여서 재미없을 수 있는 소재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은 가장 보편적인 ‘엄마’란 소재를 가장 특별한 영화적 소재로 끌어올렸다. 보편적이어서 매우 위험한 선택일 수 있었지만 영화 ‘괴물’로 부성애의 극치를 보여줘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호평 받은 봉 감독은 ‘마더’로 모성애의 극단을 선보이는 데도 성공했다. 자신이 잘못 먹인 약 때문에 아들 도준(원빈)의 인생이 힘들어졌다고 생각하는 엄마 혜자(김혜자)는 그런 아들이 안 보여도 불안하고 보여도 불안하다. 시골에서 약재상을 운영하며 동네 사람들에게 불법으로 침을 놓는 엄마의 모든 시간은 아들을 위해 움직인다. 감독은 엄마의 희생정신보다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환경과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 엄마의 실수나 그릇된 판단, 교육 등으로 아들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음을 꼬집기도 했다. 엄마의 아들에 대한 과잉보호와 사랑, 집착은 엄마와 아들의 도덕성을 함께 무너뜨릴 수 있음도 강조한다. 초반부터 관객들은 봉 감독의 속임수에 넘어갈 것이다. 탄성이 나올 만한 반전이 결말 가까이에서 드러난다. 완전한 스릴러 영화는 아니지만 감독은 관객에게 약간의 스릴과 서스펜스를 느끼게 한다. 약재상에서 작두로 약초를 자르는 엄마 혜자의 손이 작두에 잘릴 것 같은 클로즈업 장치나 도준이 살인 누명을 썼다고 믿는 혜자가 유추해낸 살인 용의자 진태(진구)의 방에 숨어들어 피 묻은 골프채를 들고 나오는 장면 등이 대표적이다. 김혜자와 원빈의 조화는 환상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혜자는 비뚤어진 모정을 보이는 엄마로, 원빈은 도회적인 이미지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스크린에서 순수한 시골 청년으로 거듭나 우리 알고 있던 ‘원조 꽃미남’ 원빈이 아니다. ‘마더’는, 배우들은, 관객이 스크린에 몰입하는 동안 민망하지 않게 한다. 아들 도준에게 집착하는 엄마 역을 연기한 김혜자는 더이상 드라마 ‘전원일기’ ‘엄마가 뿔났다’의 국민 엄마가 아니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성과는 관객들로 하여금 바로 배우들의 이전 모습을 떠올리지 않게 하는 것에 있다. 도준의 친구로 등장하는 배우 진구 역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다. 잔혹하리만치 사랑을 표현하는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다. 서로의 인생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 특히 이병우 음악감독이 만들어낸 암울한 음악은 영화의 슬픔을 관객에게 잘 전달하는 요소다. 28일 개봉. (사진제공=바른손) 서울신문NTN 홍정원 기자 cin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특별기고] 노 前대통령의 서거에 부쳐/이근배 시인

    [특별기고] 노 前대통령의 서거에 부쳐/이근배 시인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났다. 아니 대한민국과 그 구성원인 국민들은 만들지 말아야 할 역사적인 비극을 연출해 놓고 지금 객석에서 참담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누구도 예고하지 않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선택한 죽음은 어쩌면 예정된 한국정치의 수순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건국 이후 우리 국민은 직접 혹은 간접으로 열 분의 대통령을 뽑았다. 그 가운데 여덟 분이 임기를 채우지 못했거나 옥고를 치르거나 아들들을 감옥에 보내는 수모를 겪었다. 우리는 앞의 여덟 번의 국민적 비극으로 종지부를 찍기를 바랐고 또 그렇게 믿고 있기도 했다. 그러나 아홉 번째 노무현 전 대통령이 벼랑에서 몸을 던지는 극단적인 상황에 부딪히면서 왜 우리는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대통령을 가지면 안 되는 국민인가 하며 분노가 치민다. 지금 우리에게 과연 정치가 있는 것인가, 법이 앞서고 정치력이 실종된 현실이 이렇게 까지 몰고 가야 하는가에 대한 아픈 성찰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분명 민주주의 절차에 의한 공정한 선거로 국민이 뽑은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다. 가난한 농사군의 아들로 태어나 학비가 없어 장학금을 따라 상고를 졸업한 학력으로 사법고시에 합격, 판사로 나갔다가 법복을 벗었다. 이어 민권변호사로 민주화운동으로서 돈을 좇는 일보다는 자기신념에 투철했던 만나기 어려운 모험가였고 승부사였다. 그는 3당 합당에 반기를 들고 정치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서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고 지역주의 극복에도 앞장서 나갔다. 그의 대통령 당선은 지난해 미국이 선택한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신선한 충격에 앞선 것이기도 했다. 대통령에 취임하고서도 정경 유착의 고리를 끊기에 착수했고 금권선거를 제도적으로 차단하였으며 정보정치, 공안정치를 배제하여 대통령이 구사할 수 있었던 막강한 권능을 스스로 포기하는 ‘벌거벗은 임금님’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었다. 퇴임 후 고향 봉하 마을로 돌아가 주민들과 친환경 농사를 짓고 맑은 물, 깨끗한 흙을 가꾸며 살자고 했던, 높은 담장에 갇힌 귀족이 아니라 평범한 소시민으로 여생을 마치고자 했던 그에게 뜻하지 않았던 사정의 칼날이 목을 겨누고 있었다. 포괄적 뇌물수수죄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야 했고, 그가 평생토록 신념과 이상으로 내세웠던 청렴성과 도덕성은 돌에 맞은 항아리처럼 깨어지게 되었다. 누구보다도 법률을 잘 아는 그였기에 법정에서 방어하고도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내와 아들, 딸, 그리고 뜻을 같이했던 동료들이 연루된 마당에서 더욱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오직 하나 지키며 살아왔다고 자부해 왔던 도덕성이 받은 상처였으리라. “자기를 버려달라.”고 인터넷에 올렸고, 국민 앞에 “면목 없다.”고 눈시울을 붉혔으며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고 유서에 썼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 모든 이를 용서했으나 오직 자기 자신만은 용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제는 그를 용서하지 못한 우리가 그에게 용서를 빌고 우리 스스로에게도 용서를 빌어야 할 차례이다. 우리의 한 시대가 만들어 낸 지도자 노무현, 역사는 그가 민권의 수호자, 민주주의의 신봉자로 반독재 반권력 반부패의 실천가로 한국정치를 한 단계 끌어올린 국민의 희망이었던 대한민국 대통령이었음을 오래 새길 것이다. 이근배 시인
  • [피플 인 포커스] 쾰러 독일 대통령

    호르스트 쾰러(66) 독일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연임에 성공했다. 기민당(CDU) 후보인 쾰러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간접선출 기구인 연방총회의 1차 투표에서 전체 1224표 가운데 613표를 얻어 사민당(SPD)의 게지네 슈반 후보를 꺾고 5년 임기의 제1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24일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로써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은 9월 총선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 국제통화기금(IMF) 총재(2000~2004년)를 역임한 쾰러 대통령의 재선은 사실상 일찍부터 예견됐다. 지난 2004년 5월 실시된 대선에서 기민당·기사당(CSU) 연합과 자민당(FDP) 등 야당연합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그는 이후로도 꾸준히 높은 국민적 지지를 얻었다. 재임 3년이 지난 2007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여전히 가장 인기있는 정치인으로 선정됐을 정도. 그의 이같은 인기와 관련, 외신들은 상징적 권한만 갖는 대통령 자리에 있으면서도 도덕적 권위를 바탕으로 국정 전 부문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7월1일 새 임기를 시작하는 쾰러 대통령은 선거 후 연설에서 “중요한 것들을 지키고 필요한 것들을 변화시키는 데 일조할 것”이라면서 “향후 5년간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자신했다. 그의 새 임기 초반, 독일 정국구도에는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현재 기민당·기사당 연합은 사민당과 대연정을 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9월 총선 이후 자민당과 보수 연정을 구성할 계획이며, 사민당 역시 기민당·기사당 연합을 배제한 별도의 연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쾰러 대통령은 기민당, 기사당 외에도 자민당, 바이에른주의 미니 정당인 ‘자유 유권자’(FW)의 지지를 두루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노 前대통령 서거] 노무현의 공과 2

    [노 前대통령 서거] 노무현의 공과 2

    ■ 금권정치 극복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이 없는 사회” 2008년 1월 퇴임을 앞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바라던 사회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 돈도 계보도 없던 소수파 정치인이 대통령에 오르기까지 지켜 본 금권정치에 대한 환멸이 노 전 대통령의 마음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대선 후보시절부터 “특권과 차별을 시정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해 공정하고 깨끗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실제로 당시 대선에서부터 금권선거가 눈에 띄게 퇴색했다. 금품살포는 물론이고 청중을 대거 동원하는 유세작전도 거의 사라졌다. 이후 불거진 대통령 선거 자금 시비에서 “내가 만약 한나라당이 받은 불법 대선자금의 10분의1 이상을 받았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2003년 2월 취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은 “부정부패를 없애기 위해 사회지도층의 뼈를 깎는 성찰을 요망한다.”면서 “정치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임기간 중에도 “지난 수십년간 끊어내지 못했던 정치와 권력, 언론, 재계 간의 특권적 유착구조는 해체될 것이며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다가설 것”이라고 자부했다. 실제 참여정부는 정치개혁법을 통과시켜 돈 안 드는 선거를 제도화했다. ‘3김 정치’를 청산했다는 평이 뒤따랐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최대 무기인 ‘도덕성’은 친노 인사를 비롯해 형 건평씨,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이 정치자금법이나 뇌물수수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되면서 점차 힘을 잃었다. 결국 노 전 대통령과 가족마저 검찰에 소환되는 처지를 맞았다. 스스로의 표현대로 “임기 후 넘어야 할 ‘게이트의 고개’”를 넘지 못한 셈이다. 정치 지도자의 의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정치인과 그 주변의 의식 변화, 법 제도의 착근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지역주의 해소 “지역대결은 답이 없는 감정싸움이며 독재시대의 유산이다. 불신과 적개심을 부추겨 편을 가르고 분노와 증오로 반목하게 하는 것은 정치인이 발명한 득표수단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인 지난 2005년 2월 국정연설에서 여야 의원들을 향해 소선거구제를 개편해줄 것을 이렇게 호소했다. 후보자의 인물 됨됨이와 관계없이 특정 정당의 깃발만 흔들면 무조건 당선되는 선거제도를 바꿔야 망국적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고, 국민통합과 선진국가 진입이 가능하다는 논리였다. 정치적 의도가 있는지를 떠나 ‘정치인 노무현’의 언행에는 지역주의 해소라는 일관성이 담겨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은 1988년 부산에서 당선됐지만 이후 3당 통합을 거부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손을 잡았다. 김 전 대통령 시절 해양수산부장관을 지내기는 했으나 1992년 이후 연거푸 부산 지역에서 국회의원 및 시장 선거에 도전했다가 낙선, 국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바보 노무현’이란 수식어가 따르는 이유다. 2002년 대선 때에도 영남 출신으로 호남에 기반을 둔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지역주의 극복은 재임 기간에도 화두가 됐다. 지역간 균형발전을 목표로 기업도시,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행정수도 건설, 산업클러스터 정책 등을 추진했다. 그는 2003년 4월 국정연설에서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에서 3분의2 이상의 의석을 독차지할 수 없도록 선거법을 개정해달라. 이런 제안이 내년 총선에서 현실화되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 또는 정치연합에 내각의 구성 권한을 이양하겠다.”고 선언했다. 여대야소가 붕괴된 2005년 7월에는 “지역주의 극복은 내 필생의 과업”이라며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안했다. 한나라당이 진정성을 의심하며 거부하자 “대연정을 않더라도 선거제도만 고친다면 권력을 내줄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지역주의 극복은 여전히 미완의 숙제로 남아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노 前대통령 서거] “가족압박 등 10년전 방식 되풀이”

    “과거 거물의 입을 열 때 치사하지만 아들, 딸을 소환해 압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과학수사를 하는 중수부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올해 초 대검에 근무했던 한 검사장이 ‘박연차 게이트’ 수사전망을 하며 내놓은 말이다. 10여년 전에는 특수 수사의 최고봉이라는 대검 중수부도 가족을 압박하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과학수사가 발달한 현재의 대검 중수부는 ‘치사한’ 수사는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검찰은 수개월간의 수사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노 전 대통령 주변으로 640만달러의 돈이 흘러간 정황을 포착했다. 중수부는 이 돈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포괄적 뇌물’이라고 규정했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은 ‘몰랐던 일’이라고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수사가 검찰과 노 전 대통령 간 진실게임으로 변하자 검찰은 저인망식 수사로 노 전 대통령을 압박했다.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한 지난달 30일까지 검찰은 아들 건호씨를 다섯 차례나 불러 조사하고 조카사위 연철호씨도 체포해 조사했다. 또 권양숙 여사를 비공개 소환조사했으며 노 전 대통령 소환 이후에는 딸 정연씨와 사위까지 검찰로 불러 조사했다. 권 여사의 재소환도 계획하고 있었다. 가족들에 대한 꾸준한 압박이 이어진 셈이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가족을 압박하는 것이 효과적인 수사기법이기는 하지만, 사실 가장 비인간적이고 피의자를 벼랑 끝으로까지 몰고 갈 위험성이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도덕성’에 대한 결벽증까지 있는 노 전 대통령에게 충격적인 사실이 언론을 통해 나오기 시작했다. 노 전 대통령 부부가 박 전 회장으로부터 억대의 시계를 선물로 받았다거나 이 시계를 권 여사가 집 부근에 버렸다는 내용 등이었다. 검찰은 ‘나쁜 빨대’를 색출하겠다면서 강한 반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정연씨가 미국 뉴저지주에 160만달러짜리 아파트를 사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노 전 대통령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계약서는 정연씨가 검찰 수사에 대비해 찢어 버렸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결국 검찰은 박 전 회장의 진술 외에 640만달러가 노 전 대통령의 돈이었다는 점을 밝히진 못했다. 명확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노 전 대통령을 정신적으로 압박하기만 한 셈이다. 법원 형사재판부의 한 부장판사도 “법원은 진술에 의존한 뇌물 사건을 엄격히 심리하고 있으며 검찰이 진술의 구체성, 공여자의 진실성 등을 최대한 입증해야 한다.”면서 “이번 수사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뇌물을 수수하거나 이를 지시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할 검찰이 오히려 노 전 대통령 쪽에 정말 몰랐다는 증거를 대라고 입증 책임을 지우는 양상이 엿보여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고 전했다. 오이석 유지혜기자 ho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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