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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임기 2년짜리 감사원장?/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임기 2년짜리 감사원장?/최광숙 논설위원

    청와대가 감사원장 인선을 놓고 고심한다고 한다.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해서라는데, 그도 그럴 것이 낙마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웬만한 카드를 내밀어서는 국회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누구는 이래서 안 되고, 누구는 어디에 걸린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오는 걸 보니 4개월이 넘도록 공석인 감사원장감을 찾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선이 어려운 것은 ‘임기 2년짜리 감사원장’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단행된 인사가 번번이 실패한 것을 보면 현 정부가 감사원장 임기까지 멀리 내다보고 인사를 할 것 같지는 않지만 이 문제를 염두에 두고 인사하는 것이 훗날 시빗거리를 막을 수 있다. 감사원장은 임기가 4년이다. 그것도 헌법이 보장해 주는 임기다. 그런데 왜 이번 감사원장의 임기가 4년이 아닌 2년이란 말인가? 그 이유는 새 감사원장이 빠른 시일 내 임명절차를 거쳐 올해, 내년 열심히 일해도 2년 정도를 채우면 정권이 바뀌어 새 대통령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그가 감사원 위상에 걸맞은 도덕성과 자질을 갖추고 있다한들 그게 별로 중요하지 않을 ‘정치의 계절’이 온다는 것이다. 201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정권을 재창출하든, 야당이 정권 교체를 하든 어떤 경우든 새 대통령은 감사원장 교체 카드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 다행히 감사원의 독립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는 이가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다면 감사원장의 임기 4년은 보장될 것이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대통령 임기 동안 자신과 국정철학을 같이하는 감사원장을 뽑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정권교체기의 감사원장들을 보면 답이 나온다. 전윤철 감사원장이 꼭 그랬다. 노무현 대통령이 임명한 그는 2007년 11월 첫 임기가 끝난 뒤 중임됐다. 하지만 다음 해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자 사퇴압력을 받았다. 다른 부처들의 업무보고는 받으면서 감사원의 예정된 대통령 업무보고는 돌연 연기시켰다. 새 정부 출범 직후 ‘장·차관 워크숍’과 같이 대통령과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교감을 나누는 자리에도 감사원장은 부르지 않았다. 그를 흔들고 있다고 해석되기에 충분했다. 결국 그는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났지만 누가 봐도 권력의지에 밀렸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전 원장이 청와대 등 여러 채널의 여권 핵심인사로부터 사퇴권유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태우 대통령이 임명한 김영준 감사원장도 두번째 감사원장직을 수행할 때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되자 바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들의 경우 한번의 임기를 끝내고 두번째 감사원장에 임명됐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면 알아서 물러나라는 ‘정치적 묵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들이 정권교체기에 임기 도중 중도 하차하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 것도 사실이다. 대통령 직속기관이지만 행정부나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이 부여된 감사원의 수장이 이처럼 정권교체기마다 흔들리는 것은 감사원 입장에서도, 법치주의의 관점에서도 옳지 않다. 전 감사원장이 사퇴할 당시 감사원 내 일부 소장파 감사관들이 “헌법에 정해진 임기를 지키지 못하고 권력에 밀려 물러나는 것은 감사원의 위상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사퇴를 강하게 만류했던 것도 다 이런 것들을 걱정해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감사원장 자리를 흔든다면 조직의 기강은 물러지고, 그 여파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감사원이 권력에 코드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권력과 팽팽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행정부와 권력을 견제하도록 하려면 감사원장의 임기는 어떤 경우든 지켜져야 한다. 이번에는 정치색을 배제하고, 대통령 측근과는 거리가 먼, 그야말로 감사원장직을 제대로 수행할 인사를 뽑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새 정부 출범 후 감사원장의 거취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오를 수 있다. bori@seoul.co.kr
  • “의원 ‘허위사실 유포’ 면책특권 제한”

    “의원 ‘허위사실 유포’ 면책특권 제한”

    이명박 대통령이 권력구조 개편을 넘어 시대에 맞는 전면 개헌 필요성을 제기함에 따라 헌법 조문별로 개정 방향 등을 검토한 헌법 주석서가 주목된다. 이는 법제처가 발주하고 2007~2010년 한국헌법학회가 연구를 수행한 대한민국 최초의 헌법 주석서로, 130개 헌법 조항의 입헌취지·연혁·비교법적 의의·관련 판례 및 학설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우선 주석서에서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개헌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독일 헌법이 ‘비방적 모독’에 한해서는 면책특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나 명예훼손 등일 경우 면책되지 않는다는 단서조항을 넣자는 취지다. 국회 상임위원회 소위원회 회의를 비공개할 때 지금처럼 의결로 정하지 말고 비공개 사유를 구체적으로 법문화할 것도 제안했다. 최근 ‘청목회 입법로비’ 사건을 통해 의혹이 제기됐듯이 이익단체나 로비스트에게 이용 당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내란이나 외환의 죄를 저지른 경우에만 형사상 소추를 받도록 한 조항 역시 도덕성 고양을 위해 대통령 재직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 사소한 범죄 말고는 형사상 소추를 받도록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는 대법원장 임명 절차에 선거제를 적용하거나 법관추천회의 등 최소한의 독립적 합의체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현재 9명 중 6명 이상의 재판관이 찬성해야 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조건과 관련, 위헌 결정만 절대정족수로 결정하고 나머지 심판의 인용 여부 결정은 과반수로 하자는 안도 제기됐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정치 뉴스라인] 법사위, 박한철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국회 법제사법위는 28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박한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법사위는 경과보고서에서 “후보자가 헌정질서 수호 및 국민의 기본권 보호라는 막중한 역할을 하는 헌법재판관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 대다수 위원이 동의했으나 헌법적 소신 피력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박 후보자가 GOP에서 현역병으로 복무하고, 검사 재직 때 10억원 상당의 강남아파트를 노인 요양시설에 기부한 점 등에 대해선 “도덕성도 갖췄다.”고 평가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박한철 “고액급여 위화감 줘 송구스럽다”

    박한철 “고액급여 위화감 줘 송구스럽다”

    박한철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27일 고액 급여에 따른 전관예우 논란에 대해 “어렵고 힘든 분들 입장에선 위화감을 느낄 수 있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동안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2억 4500만원을 받았다. 또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된다면 퇴직 후에는 (김앤장으로 돌아가지 않고)사회봉사활동으로 여생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국회 법제사법위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김앤장’행(行)을 전관예우라고 따지는 여야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지난해 9월 김앤장에 들어가자마자 일도 안 하고 8000만원을 받았다.”며 전관예우 의혹을 제기하자 “공동사업자로 관여해 지분을 배당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같은 당 박우순 의원이 급여의 적정성을 문제 삼자, 박 후보자는 “(27년간 검사로 재직한)법조경력과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받은 것이다. 금융·경제 등 타 분야의 수준과 비교해 보면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 조금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헌법재판관 후보가 국가 기관이 아닌 김앤장 측의 도움을 받아 청문회 준비를 한다면 임명된 뒤에도 김앤장의 도움을 받아 판결할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제대로 된 답변을 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다.”며 사과했다. 여야 의원들은 도덕성보다는 경력 및 소신 검증에 더 주력했다. 박 후보자가 검사 재직 시절 10억원 상당의 강남아파트를 자선단체에 기부한 부분이 고려됐다. 사형제 및 국가보안법 존치 문제, 검찰의 촛불집회에 대한 과잉 수사 여부 등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박 후보자는 국보법에 대해선 “(위헌 소지가 없어)존치해야 한다.”는, 사형제에 대해선 “헌재의 합헌 결정 취지와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대법원과 헌재의 역할 혼선 때문에 개헌이 필요하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선 “헌재는 독립기관으로 있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편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던 김영무 김앤장 대표변호사는 미국 출장을 이유로 불참했다. 법사위는 28일 전체회의에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와 불출석 증인에 대한 고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홍성규·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 [사설] 인사청문회 도덕성·정책검증 따로 하자

    국무총리를 비롯한 고위공직자에 대한 국회에서의 인사청문제도가 2000년 도입된 이후 고위공직자가 되려면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는 등 나름의 성과도 적지 않다. 하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다. 이러한 점에서 서울신문이 그제 보도한 특임장관실의 ‘고위공직자 인사청문제도 및 운영 개선에 관한 연구’ 보고서는 참고할 만한 부분이 많다. 한국행정학회가 용역을 맡아 작성한 보고서는 “대통령실(청와대)은 사전 검증 강화를 위해 고위직 청문 대상이 되는 인재 데이터베이스를 보다 충실히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사청문 대상인 고위공직자의 도덕성 문제가 끊이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청와대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회의원, 특히 야당과 언론이 인사청문회를 전후로 정책보다 도덕성 검증에 힘을 쏟는 주된 이유는 국민의 관심도 주요 요인이지만 근본적으로 부적격자들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채 고위공직자 후보로 지명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폭넓게 인재를 구하지 않는 등 인재 풀(pool)도 빈약한 데다 그마저도 도덕성 검증이 부실하거나 소홀했던 탓이다. 인사청문회가 도덕성 위주로 흐르면서 고위공직자를 망신 주는 청문회가 됐다는 비판도 많다.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총리나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청문회 과정에서 나온 이런저런 흠 때문에 영(令)이 제대로 서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고위공직자 후보에게 장인, 장모의 학교 성적표 제출을 요구한 국회의원도 있다니 말문이 막힌다. 인사청문회가 정책 검증을 주로 하는 자리가 되려면 1차적으로 청와대의 도덕성 검증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고위공직자의 검증 기준이 장삼이사(張三李四)보다 더 높은 것은 당연하다. 청와대가 국회에 사전검증 자료를 제출해 1단계로 도덕성 검증을 한 뒤 인사청문회에서는 정책 검증을 주로 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인사 스스로 자리를 탐하지 않아야 인사청문회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인사청문회가 미국처럼 정책 검증을 하는 자리가 되려면 청와대의 검증 능력과 정치권의 수준이 모두 높아져야 한다.
  • “개인사 들춰내 뭘 얻겠다고” “정책검증만 하면 언론 외면”

    “개인사 들춰내 뭘 얻겠다고” “정책검증만 하면 언론 외면”

    특임장관실의 ‘고위공직자 인사청문제도 및 운영 개선에 관한 연구’는 인사청문회를 거친 고위공직자들의 불만을 심층면접을 통해 가감 없이 보여준다. 청문위원으로 참여한 국회의원들 역시 ‘할 말’이 많았다. ●“후보자 소명기회 없어 불만” 우선 언론의 가학적 보도를 비판했다. 현 정부의 A 전 장관은 “언론이 공직후보자의 사소한 개인적 문제를 부풀려 전달, 국민들이 큰 문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청문회 준비과정의 현실적 어려움도 많았다. 참여정부의 B 전 장관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위한 개인 경비가 가장 큰 문제”라면서 “식사비 등은 모두 후보자 개인자금으로 감당해야 하는데 1000만~1500만원가량 필요하다. 정치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큰 비용이다.”라고 말했다. 또 “요구자료가 많고 청문회에서 공격을 막아내려면 부처 실·국장까지 동원하게 되는데, 신세진 사람이 많아서 나중에 인사 단행에 어려움이 생긴다.”고 털어놨다. 지나친 자료제출 요구에 대한 불평도 쏟아냈다. 참여정부의 C 전 장관은 “국회에서 요구하는 항목들은 거의 개인자료밖에 없었다.”면서 “배우자, 아이들, 장인·장모의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성적증명서를 제시하라고 하는데, 뭘 얻고자 하는 것인지 알기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D 전 경찰청장은 “청문회? 지옥이더라. 초·중·고 시절 생활기록부까지 170여 항목에 대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면서 “교통스티커 발급 등 준법의식도 확인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공격적인 질문이 주를 이루고 후보자에게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주지 않는 청문회 진행 방식도 문제 삼았다. 현 정부의 E 전 장관은 “미국의 경우 상원에서 피청문자의 소명과 의견을 듣는, 문자 그대로 청문(聽聞)이 이뤄진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 국회에서는 장문의 질문에 단답형 답만 요구하거나 의혹을 추구하는 식으로 질의해 수사하듯이 진행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도덕성 검증과 관련해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 제기나 ‘흠집내기’ 위주의 청문회 진행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F 전 장관은 “병역은 국민정서상 상당히 큰 문제인데, 과거 병력자원이 남아서 보충역이나 병역면제 판정이 쉬웠던 점도 감안돼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가족관계에서 형과 아우 사이에 돈을 주고받는 경우 차용증을 쓰는 경우도 별로 없고 이자를 꼬박꼬박 받지도 않는데, 이를 증여로 봐야 한다는 것은 좀 이상하다.”고 말했다. ●“의원실 인력·시간 부족” 여야 청문위원들은 인력과 지원 측면에서 문제점이 많다는 반응을 보였다. G 의원은 “의원실의 특성상 인사청문만을 위한 특별인력 채용이 불가능하고, 보좌진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면서 “청문회 준비를 위해 출장비, 숙박비, 자료활용비 등이 별도로 사용되는데 수당지급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H 의원 역시 “개별 의원실 중심으로 준비가 이뤄져 인력, 시간이 부족하다.”고 현실적 한계를 토로했다. 후보자 쪽이 자료 제출 요구에 성실히 응하지 않는 것도 큰 불만이었다. I 의원은 “청문회 준비팀에서 정리된 문서로 보내주고, 원자료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문서의 신빙성에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J 의원도 “최소 수준의 자료를 마지막에 보내 실질적 검토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K 의원은 “한번만 지나가면 된다는 생각인지 자료제출 요구에 불응하고 부실하게 제출하는 경우가 많다.”고 비판했다. 청문위원들 역시 지나친 도덕성 위주 검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L 의원은 “후보에 대한 검증이 너무 개인사 위주로 가는 경우는 안타깝고, 좀더 정책적인 검증을 통해 후보의 자질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M 의원은 “정책검증만 하면 언론에 잘 안 나온다. 기자들이 알아듣지도 못하고 관심이 없어서 재미가 없다고 보도가 안 된다.”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선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했다. 국무위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구속력이 없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N 의원은 “결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더라도 임명권자가 강행할 경우 청문회의 의미가 퇴색한다. 청문회의 결과 존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심사는 서류 →청문 2단계로…대통령실장·공정위장 포함”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결과를 두고 여야가 대립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청문 대상을 늘리고, 고위직 청문 대상 인재 데이터베이스(DB)를 상시 가동하는 방향으로 인사청문회를 개선해야 한다는 정부 용역보고서가 나왔다. 20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특임장관실의 ‘고위공직자 인사청문제도 및 운영 개선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는 ▲지금의 청문 대상이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고위직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통령의 인사검증시스템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는 한국행정학회가 용역을 맡아 수행했으며, 인사청문제도가 도입된 2000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인사청문회를 거친 고위공직 후보자와 인사청문특별위원회 및 소관 상임위원회의 인사청문회 위원으로 참여한 국회의원 등을 대상으로 심층면접 등을 진행했다. ●국회 청문대상자 확대해야 보고서는 우선 국무회의 참석과 배석 여부를 기준으로 인사청문대상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부조직법 등에서 정무직으로 임명하게 돼 있는 대통령실장·국무총리실장·법제처장·국가보훈처장·공정거래위원장·금융위원장 등을 인사청문 대상에 포함시키자는 취지다. 또 대통령실의 사전 검증 강화를 위해 고위직 청문 대상이 되는 인재DB를 충실히 구축하고, 인사 충원 풀(pool)을 운영해 도덕성과 자질에 대한 상시적인 여과장치를 마련해야 오류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위공직 후보자 선정 단계에서 정부가 여야 지도부에 조언을 구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봤다. ●인재DB 상시 가동 필요 보고서는 인사청문회를 예비심사와 인사청문심사로 2단계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청와대가 사전검증 자료를 국회에 충실히 제출하면 1단계로 서류 심사를 하고, 2단계로 인사청문회를 열자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국가기관에 대한 자료 요청은 청와대가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보고서는 “인사검증 시스템을 개선하려는 수차례의 노력에도 매번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은 대통령실에서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국회에 제출했지만 인사청문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임장관실은 “보고서 내용에 대해 아직 정부 차원에서 논의되지는 않았고, 국회 차원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2월 임시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데스크 시각] 감사원장의 조건/이동구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감사원장의 조건/이동구 정책뉴스부 차장

    새해 벽두부터 국회의 인사청문회가 정국을 뒤흔들었다. 특히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사퇴하는 불상사를 겪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집권 여당이 갈등을 겪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등 국민들을 언짢게 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대검찰청 차장에서 로펌으로 옮긴 후 7개월 동안 무려 7억원이라는 큰 보수를 받아 일반적인 국민정서에 반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감사원을 이끌어 가기에는 능력이 부족해 보였을까. 아니다. 대부분의 언론과 국민들은 정 후보자의 개인적인 도덕성과 능력을 의심하기보다는 감사원장이라는 자리가 요구하는 기본 요건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컸다. 과도한 급여나 각종 의혹보다는 현 정부 인수위 간사와 민정수석을 지낸 그의 과거 경력이 높은 독립성을 요구받는 감사원장에 걸맞지 않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헌법 제98조와 감사원법 제2조에는 감사원의 권한과 지위를 규정하고 있다. ‘감사원은 대통령에 소속하되 직무에 관하여는 독립의 지위를 가진다. 감사원의 독립성이 최대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관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국민세금을 사용하는 정부 각 기관의 회계감사와 소속 공무원들을 감찰하는 감사원의 역할을 최대한 보호하고 존중해 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감사원장에게 높은 도덕성과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강한 의지를 함께 요구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공병천 목포대 교수(행정학과)는 “다른 선진국들보다 우리 감사원의 권위와 위상이 더 높다.”면서 “이는 공공부문에 대한 감사원의 역할과 중요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감사원장은 정부 각 기관을 다룰 수 있는 풍부한 경험과 함께 독립성을 유지하려는 강한 의지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장의 독립성 문제는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도 최대 쟁점이 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은 당시 김황식 원장이 재직시절 61건의 감사사항을 청와대에 보고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다소 과장된 측면도 없진 않았지만 감사원장은 행정부, 나아가 대통령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주장으로 받아들여졌다. 공동성 성균관대 교수(행정학과)는 “감사원장은 기관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책무인데 제도상으로 보장한다고 돼 있지만 대통령과의 관계 등에서 현실적으로는 완벽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공 교수는 “따라서 국민과 조직원들로부터 정당성을 부여받기 위해서는 감사원장이 살아온 과거 행적 또한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감사원이 이처럼 대통령과 정치권 등 외부권력으로부터의 강한 독립성을 요구 받으면서 원장 자리에는 법조인 출신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초기 1~3대 원장이 모두 군 출신인 데 비해 1990년대 이후 검찰, 법관, 변호사 등 법조인 출신이 5명으로 압도적이다. 15대 이회창 원장을 비롯해 16대 이시윤 원장, 17대 한승헌 원장, 18대 이종남 원장, 21대 김황식 원장이 모두 법조계 출신이다. 19~20대 원장을 지낸 전윤철 원장만이 경제관료 출신이었다. 하지만 이번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경우 현 정부, 대통령과 너무 가까운 법조인으로 낙인돼 인사청문회 전 사퇴라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던 것 같다. 현 정부는 유독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하는 인사를 많이 배출했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신재민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자,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등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모두가 대통령 측근들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감사원장 후보자를 지명해야 하는 상황에서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한번쯤 진지하게 되짚어 보아야 할 부분이 아닐까? yidonggu@seoul.co.kr
  • 문광위 與 단독 처리 지경위 개회도 못해

    문광위 與 단독 처리 지경위 개회도 못해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가 19일 여야 진통 끝에 한나라당이 단독 개최한 국회 문광위 전체회의에서 채택됐다. 그러나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야당의 사퇴 요구가 거세 관련 상임위조차 열지 못했다. 문광위의 경과 보고서는 “정 후보자는 11년간 문방위원으로 재직하는 등 전문성과 공직자로서의 도덕성 등을 갖춰 적격하다.”고 명시하면서도 “차기 총선에 출마한다면 장관 재직기간이 10개월에 불과할 수 있으며, 유류비 부당사용·불법 농지전용 및 부동산 실명제법 위반 의혹 등에 대해 납득할 만한 해명을 못했다.”는 내용도 담았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는 야당이 강하게 ‘보이콧’했다. 민주당 소속인 김영환 지경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청문보고서 채택에 전혀 협조할 생각이 없다.”며 “최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면 좋겠지만 안 되면 대통령이 임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그간 제기됐던 부동산 투기 및 탈세 의혹 등에 대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고, 최 후보자가 실물 경제에 대한 전문성도 부족하다는 이유로 회의 개최를 거부했다. 한나라당은 최 후보자에게 결격 사유가 없다고 자체 판단을 내렸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았다. 한나라당의 일부 의원은 최 후보자의 답변 태도 등을 문제 삼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한 초선의원은 “부동산 투기 등 재산 의혹들이 있지만 처가 문제로 생긴 일이어서 크게 문제 삼지 않기로 했지만, 최 후보자의 답변 태도에 의원들이 감정이 상한 면이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원도 “보고서 채택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야당 의원들의 뿔난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건 전적으로 후보자의 몫”이라고 선을 그었다.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나라당 간사인 김재경 의원은 “업무수행 능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다음주 초 회의를 열고 경과 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는 등 최 후보자의 낙마를 목표로 여론전을 벌이기로 해 최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에 진통이 예상된다. 인사청문회법은 인사청문요구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보고서를 채택하도록 하고 있다. 이 기한이 지나면 대통령은 이후 10일 이내에 별도의 조치 없이 임명절차를 밟을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보고서 채택과 무관하게 최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강주리·허백윤기자 jurik@seoul.co.kr
  • 여 “업무수행 능력 초점” 야 ‘4대 불법’ 철저 검증

    여 “업무수행 능력 초점” 야 ‘4대 불법’ 철저 검증

    국회가 이번주 국무위원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돌입하면서 여야가 날선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국회는 17일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18일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갖는다. 이어 오는 27일에는 박한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청문회를 실시한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이미 한 차례 타격을 입은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잇단 의혹 제기를 근거 없는 정치 공세로 몰아붙인다는 전략이다. 최근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제기한 안상수 대표 차남의 서울대 로스쿨 부정 입학 의혹이 허위로 드러났다는 점을 반전의 기회로 삼고 있다. ●한나라 “근거없는 공세 차단” 문방위 소속인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은 “(청문회는) 뒷조사한 내용을 터뜨리는 장소가 아니다.”라면서 “업무 수행을 위한 역량을 중점적으로 검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경위 한나라당 간사인 김재경 의원도 “이념적 색채가 옅고 실물 경제를 다루는 부처에서 지난해 8월 이재훈 후보자에 이어 이번 최중경 후보자까지 역량을 배제한 채 사생활만 연이어 문제 삼는다면 (여야 모두) 부담스럽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최·정 후보자의 의혹 검증에 주력, ‘제2의 낙마’를 벼르고 있다. 박 후보자는 대검 공안부장 시절 시국사건을 지휘한 경력 등을 들어 ‘부적격’ 낙인을 찍기로 했다.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의 고위공직자 후보자들은 모두 ‘4대 불법과목’(위장전입,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병역기피)을 이수하는 것이 필수요소가 된 듯하다.”면서 “두 후보자가 집권 후반기 문화관광체육 정책과 산업 정책을 책임지고 나갈 자질과 도덕성이 있는지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 최중경·정병국 의혹 검증 주력 이와 관련, 민주당 장병완 의원은 “국세청 부당공제 자진신고 내역에 따르면 정 후보자 부부는 2005~2009년 두 자녀에 대한 소득공제를 이중으로 받아 세금 300여만원을 부당하게 내지 않았다.”면서 “청문위원들이 소득공제 자료를 요구하자 정 후보자 부인이 지난 13일 부당 공제받은 세금을 납부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 측은 “이중 소득공제는 사실이다. 정 후보자가 3선의원인 데다 부인도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어서 세무사를 통해 세금 문제를 처리하다 보니 착오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의 청문회에서 경기 양평군 지역 토지에 대한 과다 보상, 허위 농업경영계획서 작성 의혹 등도 제기할 예정이다. 최 후보자의 경우 배우자의 충북 청원군 임야와 대전 유성구 그린벨트 내 밭에 대한 투기 의혹, 부동산 임대수입 탈세 의혹 등이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후보자는 각각 “투기 목적이 아니었다”, “임대 수입을 누락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구혜영·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최중경·정병국 청문회 D-2

    최중경·정병국 청문회 D-2

    12·31 개각에 따른 국회 인사청문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야권은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를 중도 탈락시킨 여세를 몰아 ‘가랑비 전략’으로 남은 후보자들에게 파상 공세를 벌이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이석현 의원의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아들 입학 비리 실언’을 기점으로 야당의 무차별 의혹 제기에 강력히 맞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14일 ‘이석현 실언 파문’을 신속히 수습하면서 오는 17~18일 열릴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무검증 폭로’를 자제하라는 경계령을 내렸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이 의원이 제기한 한나라당 안 대표 아들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부정 입학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지면서 야당의 검증되지 않은 폭로성 의혹 제기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민주당은 남은 기간 매일 한건씩 의혹을 제기하기로 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어떤 제보도 확실히 검증해 발표하겠다.”면서 “최 후보자와 정 후보자는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이 불충분하기에 계속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실수는 실수고, 청문회로 연계하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우리는 이번 청문 과정에서 실패한 인사에 대한 최종적인 종지부를 찍기 위해 노력하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후보자들의 해명에 재반박하기 위해 현지 실사를 벌이는 등 허점을 잡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부동산 투기 의혹과 세금 탈루 의혹 등이 주요 공격 대상이다. 정 후보자의 경우 경기 양평군 후보자 소유 토지의 불법 용도 변경에 따른 시세 차익 등이 집중 거론될 전망이다. 농지용 창고가 필요해 논에서 창고로 변경했다는 정 후보자 쪽의 해명과 달리 현지에는 창고가 없는 데다 창고가 사라진 이유가 홍수라는 천재지변이었다는 해명도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자신이 매입한 집을 후원자에게 되판 뒤 전세로 들어가 사는 점과 전세 자금의 출처에 대해서도 캐고 있다. 최 후보자의 경우는 처가에서 그린벨트 지역 내의 땅을 산 뒤 개발 예정 지역으로 변경, 상속돼 15배의 시세 차익을 남긴 부분, 수억원대 임대 수익 탈루 의혹, 필리핀 대사 근무 시절 한인학교 대신 5배나 비싼 국제학교에 아들을 보내며 수천만원의 국비 지원을 한 부분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김재균 의원은 이날 최 후보자의 배우자가 소유한 강남 오피스텔 면적을 고의로 축소, 신고했다 2009년 세무서에 적발되는 등 600여만원의 임대 소득을 탈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사전 검증을 거치지 않은 폭로전의 실상을 국민에게 알린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나라당 정옥임 원내대변인은 “두 후보자의 도덕성과 업무 능력을 꼼꼼히 보겠지만 야당의 선전과 선동, 유언비어, 무차별적 인격 모독과 명예훼손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정동기 사퇴 후폭풍] 후임인사 어떻게

    [정동기 사퇴 후폭풍] 후임인사 어떻게

    정동기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청와대는 후임자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12일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인사비서관실은 정 후보자 사퇴 직후 감사원장 후보군을 찾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번 인사 파동의 여파로 곧바로 후임 인선을 발표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4개월여 이상 끌어온 감사원장 공백은 더욱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고위 공직자 후보군에 대한 인재 풀이 마련됐고 이미 상당 부분 검증 작업도 이뤄지긴 했지만, 이번 논란을 계기로 원점에서 전혀 새로운 인물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 후보가 법률회사에서 거액을 받은 것도 문제였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수석비서관을 지낸 측근이었다는 점 때문에 감사원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었다는 비판 여론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후임 인사마저도 독립성과 도덕성, 자질 문제로 시비가 붙는다면 집권 4년 차에 접어든 이명박 정부는 더 큰 후폭풍에 휩싸일 수 있다. 때문에 류우익 주중대사,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백용호 정책실장 등 한때 감사원장 후보권에 들었던 이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은 이번에 후임 인선에서 모두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이들 측근 외에 그간 감사원장 인사에서 꾸준히 거론됐던 조무제 전 대법관을 비롯한 법조인 출신의 이석연 전 법제처장, 안대희 대법관, 이명재 전 검찰총장 등이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김경한 전 법무 장관과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여전히 가능성이 있는 후보군이다. 후보군엔 없지만 예상치 못한 의외의 인물이 전격적으로 기용될 수도 있다. 이번 감사원장 후임 인선에서 이 대통령의 인사 패턴이 바뀔지도 특히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번 인사 파동은 잘 알려진 대로 주변의 ‘아는 사람, 썼던 사람’을 다시 쓰는 이 대통령의 ‘돌려 막기 인사’에서 비롯됐다. 결국 인사 파동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여당에 통보하던 식에서 벗어나 당과 사전 조율하는 것은 물론이고 야당과도 소통하는 자세로 인사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무조건 우리 쪽 사람을 무리하게 꽂아 넣는 방식은 이제 버려야 하며, 여야 모두의 의견을 두루 듣고 정치색과 관계없는 인선을 해야 한다.”면서 “‘12·31개각’에서 삼고초려 끝에 국민권익위원장으로 발탁한 김영란 전 대법관이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공금 횡령’ 최열 환경재단 대표 징역 4년·추징금 1억여원 구형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송삼현)는 11일 공금을 빼돌려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최열(62) 환경재단 대표에게 징역 4년에 추징금 1억 3000만원을 구형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 김우진) 심리로 열린 최 대표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사회적으로 높은 도덕성을 지녀야 할 시민단체 대표가 거액의 공금을 횡령한 것은 사안이 중대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최 대표는 기업들의 기부금을 포함한 공금 5억원을 전용하고, 경기도에 친환경 산업단지 사업을 추진하던 부동산개발사에서 협조 요청과 함께 1억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2009년 4월 기소됐다. 그는 공금 전용 의혹에 대해 재단 이사회의 의결을 거쳤거나 환경센터 건립에 빌려준 돈을 돌려받아 쓴 것이라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부동산개발사에서 돈을 빌렸다가 갚은 적은 있지만 청탁 대가로 돈을 받지는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최 대표에 대한 선고공판은 28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사설] 언제까지 ‘인사파동’을 되풀이할 것인가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역풍이 드세다. 야당과 시민단체 등에 이어 한나라당조차 정 후보자와 선을 긋고 나섰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후보자는 감사원장으로서 적격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며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이명박 대통령과 이 정부를 위한 것”이라고 사실상 용퇴를 촉구했다. 지난 주말 국민의 뜻을 수렴한 결과 정 후보자가 감사원장으로 적격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 안 대표의 논거다. 다른 최고위원들도 여론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청와대에도 당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우리는 정 후보자가 지난 2007년 11월 대검차장에서 퇴임한 지 6일 만에 법무법인 바른으로 자리를 옮긴 뒤 7개월간 7억원의 소득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자 법적 문제와 상관없이 감사원장 후보자로 적절하지 않다는 사실을 지적한 바 있다. 전관예우 성격의 막대한 수입을 올렸음에도 행정부 최고사정기관의 장이라는 명예까지 누리려는 것은 국민의 감정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정 후보자에 대해서는 독립성 논란과 위장전입 논란 등이 줄줄이 불거졌다. 청와대는 잇따른 의혹 제기에 우군인 한나라당마저 동조하자 몹시 불편한 기색이다. 사실 여부를 따져보지도 않고 야권의 일방적인 정치공세에 한나라당이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 같다. 정 후보자로서도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의혹 가운데는 흠집내기용 공세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정 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해명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후보자가 자기관리에 실패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우리는 불과 4개월여 전 국무총리와 지식경제부·문화관광부장관 후보자들이 줄줄이 낙마하는 광경을 지켜봤다. 청와대는 당시 검증의 문제점을 인정하면서 앞으로 도덕성의 잣대를 한층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정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을 보면 아직도 멀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명박 정부는 지금이라도 국민의 눈높이에 걸맞은 기준을 세워야 한다. 공직자 재산등록제도가 도입된 문민정부 이래 부와 명예는 같이 해선 안 된다는 것이 국민의 일반적인 정서다.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윈터스 본’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윈터스 본’

    2008년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프로즌 리버’를 나란히 호명하련다. 2년 뒤 같은 영화제에서 같은 상을 받은 ‘윈터스 본’(winter’s bone)과 ‘프로즌 리버’가 여러모로 닮은 까닭이다. 동년배의 중년 여성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추운 겨울과 미국의 외딴 마을을 배경으로 삼았으며, 빈곤층의 여성(과 가족)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그들의 생활을 보노라면 그곳이 과연 미국인지 의심스럽다. 야생동물이나 탄산음료로 끼니를 대신하는 그들의 삶에선 최소한의 안락함이나 희망조차 느끼기 힘드니, 그녀와 주변인이 생존을 위해 설령 범죄에 빠지더라도 이해해 줘야 할 판이다. 주목할 부분은, 극 중 문제가 공히 아버지 혹은 남편의 실종에서 기인한다는 점이다. 두 영화는 가족을 지키는 전통적인 아버지상을 부정하는 자리에서 강인한 두 여성을 내세운다. 미국 미주리주 남부의 산악지대에 위치한 벽지가 ‘리 돌리’네 가족이 사는 곳이다. 정신질환을 앓는 엄마와 어린 두 동생은 17세 소녀가 책임지기에 버거운 짐이지만, 리는 억센 성품으로 헤쳐 나간다. 어느 날 보안관이 찾아와, 아빠가 법정에 출두하지 않으면 집과 땅을 잃을 거라고 통보한다. 아빠가 보석으로 풀려나고자 부동산을 담보로 잡은 탓이다. 단호한 목소리로 아버지를 찾겠노라고 대답했지만, 아버지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친구, 친척, 이웃을 방문해 도움을 요청하고 아버지의 뒤를 파헤치던 리는 폐쇄적인 산골마을의 특성으로 인해 난관에 부딪힌다. 그러나 차가운 시선과 외면을 받으면서도 포기할 줄 모르는 소녀는 범죄에 동조했던 어른들이 수치심을 느끼도록 만든다. ‘윈터스 본’을 감상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대니얼 우드렐의 원작을 각색하고 연출한 데브라 그래닉은 스릴러 장르라는 쉬운 방안보다 험한 길을 선택했다. 그녀는 드라마와 감상을 배제한 채 담담한 톤으로 영화를 전개시키고 있으며, 소녀가 진실에 이르는 과정을 아주 느린 속도로 뒤따른다. 더욱이 디지털 카메라가 포착한 사실적인 영상은 시각적으로 예쁜 할리우드영화의 그것과 전혀 다르다. 도무지 꾸밈이라곤 없어서, ‘윈터스 본’은 옛 서부영화에 나올 법한 원시적이고 황량한 공간을 목격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보는 각도에 따라 아주 불편하고 지루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유수의 영화제에서 이 영화가 환호를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대다수는 주연을 맡은 제니퍼 로렌스의 뛰어난 연기를 거론한다. 물론 그녀는 영화를 지탱하는 큰 기둥이다. 하지만 ‘윈터스 본’의 진정한 중요성은 서부의 역사를 새로 쓴 데서 나온다. 영화는 서부 역사와 문화의 근간인 공동체를 불러내고 그 속에 스민 비도덕성과 죄악을 지시한다. 그런데 구원자로 우뚝 선 존재는 영웅성을 과시하는 남자가 아닌 어린 소녀다. 소녀는 살아야 한다는 기본적이며 소박한 권리를 굳게 믿기에 지옥 같은 상황을 묵묵히 통과한다. 그녀의 저항하는 몸짓이 거의 신화적 단계로 나아갈 즈음, 억눌러온 감동이 마침내 폭발한다. ‘윈터스 본’과 2010년의 또 다른 걸작 ‘소셜 네트워크’는 어떤 면에서 대구를 이룬다. 전자가 공동체를 이루는 물질적 토대의 도덕성을 다룬다면, 후자는 가상의 토대 위에 건설된 공동체의 소외와 공허를 이야기한다. 어느 쪽이 진짜 현실에 가깝다고 말하기란 어렵다. 다만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두 영화에 대한 지지가 나뉠 것이다. 영화평론가
  • [경찰 수뇌부 ‘함바 비리’] ‘금품수수·인사청탁’ 투트랙 조준… 경찰조직 큰 타격

    [경찰 수뇌부 ‘함바 비리’] ‘금품수수·인사청탁’ 투트랙 조준… 경찰조직 큰 타격

    전직 경찰총수인 강희락 전 경찰청장을 비롯해 함바 비리의혹을 사고 있는 치안감급 이상 경찰 최고위 간부들의 명단이 줄줄이 흘러나오면서 검찰의 수사가 확대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함바운영업체 대표 유모(64·구속기소)씨의 진술로 촉발된 이번 사건은 경찰사상 최악의 스캔들로 비화될 조짐이다. 특히 임기내내 경찰개혁을 부르짖던 강 전 청장이 브로커 유씨에게 억대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경찰의 도덕성은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검찰의 수사는 경찰 수뇌부의 금품 수수와 유씨를 통한 경찰의 승진인사 청탁 등 ‘투트랙’으로 전개될 양상이다. 첫 번째는 ‘스폰서 검사’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경찰 고위간부들이 함바 영업체 대표인 유씨에게 거액의 돈을 받은 뒤 함바운영권을 따내는 데 도움을 줬거나 사건성 민원 해결에 도움을 줬는지 여부다. 두 번째는 강희락 전 청장 등이 유씨에게 금품을 받고 2009년 경찰관 승진 당시 인사에 개입했는지다. 검찰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인사청탁 뒤 승진 발령받은 총경 5명이 경찰청과 지방경찰청 등에 포진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자체적으로 이들의 신원 등을 파악하는 중이다. 검찰은 이들이 유씨에게 인사청탁 대가로 돈을 건넸을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경찰관들이 유씨에게 돈을 주거나 사건을 무마해주는 등 대가성 여부가 확인되면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지난달 24일 강 전 경찰청장과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이들의 혐의에 대해 상당한 물증을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검찰 수사 관례상 보통 내사를 벌인 뒤 혐의가 어느 정도 확인돼야만 출금조치한다. 검찰이 당시 정황을 조사한 결과 유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 수사에 착수했고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도 이런 해석과 무관치 않다. 검찰은 강 전 경찰청장이 유모씨가 운영권을 받을 수 있도록 건설사 관계자와 접촉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 초 강 전 청장을 소환해 수뢰의혹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인사청탁과 금품수수를 통한 함바 운영 비리 등 두 갈래 수사를 동시다발적으로 펼치면서도 선후(先後)를 고려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경찰 간부들이 금품을 받고 각종 이권 관련 청탁을 들어줬다는 의혹이 불거진 만큼 계좌추적과 건설사 대표 등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수뇌부를 향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이 양대 치안총감인 경찰청장과 해경청장을 비롯해 현직 고위간부까지 비리 혐의로 동시에 수사하는 것은 유례 없는 일로 경찰조직 전체에 미칠 파장도 가늠하기 어렵다. 백민경·김양진기자 white@seoul.co.kr
  • [문화계 블로그] 권력화된 교회의 부끄러운 속살

    그냥 교회가 아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자리잡은, 등록 교인만 7만명이 넘는 대형 교회다. 61명의 시무장로가 있고, 그중 한 사람이 현직 대통령이다. ‘고(려대)·소(망교회)·영(남) 정부’라는 신조어를 낳았을 정도로 정부 안팎의 시선이 집중된 곳이기도 하다. 소망교회다. 지난 2일 발생한 폭력 사태가 더 유감스러운 까닭이기도 하다. 김지철 담임목사와 전·현직 부목사가 새해 첫 주일 오전 교회 안에서 얼굴뼈가 함몰될 정도의 난투극을 벌였다. 소망교회의 주먹다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장로와 집사가 격하게 맞붙어 갈비뼈를 부러뜨렸다. 폭력사태만 벌써 세 번째다. 업무상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주고받은 고소·고발은 열 건이 넘는다. 소망교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또 다른 대형 교회인 서울 청파동 삼일교회의 스타목사 전병욱 목사는 지난해 11월 여자 신도를 성추행하려다 교회에서 ‘잠시’ 쫓겨나기까지 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송구영신 예배를 보던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는 담임 목사를 비난하는 유인물을 돌리던 다른 교회 목사들과 실랑이가 벌어지는 등 명예훼손 송사에 휘말린 상태다. 부끄러움이나 바깥 시선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이익집단의 모습 그대로다. 교인들조차 “권력화된 교회의 부끄러운 속살”이라며 고개를 떨구고 있다. 오죽했으면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제일은 주먹’이라는 비아냥이 교회 게시판에 올랐겠는가. 이는 교회를 목사 사유물로 여기는 교계의 오랜 관행이 빚어낸 부정적 산물이다. 목사가 바뀌면 ‘내 사람’을 심거나 자르려 하고, 그 과정에서 시정잡배들이나 하는 폭력도 서슴지 않는다. 소망교회 사태도 따지고 보면 신·구 목사 세력 간의 알력에서 비롯됐다. 일각에서는 그 원인을 200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가 찾기도 한다. 1970~1980년대 군부독재 정권 시절 주류 개신교계는 정·교 분리 원칙을 앞세워 사회현실에 개입하기를 꺼렸다. 그랬던 교단이 민주화가 이뤄지자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사회를 향해 발언하기 시작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는 ‘기독교인 대통령 만들기’에 열성적이었고, 성공했다. 남오성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은 5일 “소망교회 사태는 목사들의 윤리, 도덕성 수준이 오히려 일반인들보다 못하다는 것을 보여 줬다.”고 개탄한 뒤 “교단 제도를 정비하고 신앙공동체를 회복하지 않으면 이 같은 사태는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망교회는 전날 “하나님과 국민 여러분 앞에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사과 성명을 냈다. 이름값에 걸맞은 통렬한 반성과 성찰이 절실한 순간이다. 그래서 ‘낮은 데로 임하며’ 묵묵히 세상과 교감하는 목회자들과 마주쳤을 때, 더는 부끄럽지 않기를 주문해 본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새해초부터… 인사청문회 격돌 예고

    지난 연말 단행된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야가 칼끝 대치를 예고했다. 이번 개각이 ‘친이(친이명박) 실무형’이라는 평가가 상징하듯 이명박 정부 집권 하반기의 정책 기조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청문회 공방은 ‘여야 대치전’ 수준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새해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한 첫 관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종편 선정문제 등 도마 오를 듯 여당은 전문성과 도덕성에 초점을 맞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반면 야당은 예산안 정국 이후 집권여당의 독주를 제어하는 차원에서 후보자 개인에 대한 평가보다 현 정부 3년을 총체적으로 심판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2일 “국민을 위한 개각이 아니고 대통령 측근의 회전문 인사이기 때문에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고 깎아내렸다.특히 민주당은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파문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차영 대변인이 “밀어낼 인물은 확실히 밀어내겠다.”고 각오할 정도다. 감사원장의 정치적 중립성도 쟁점화하기로 했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정치인 입각, 종합편성채널 선정 문제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2008년 당시 고환율 정책 논란으로 물러난 전력 등을 거론하며 경제정책 책임론을 따져 묻기로 했다. ●“17일부터 청문회 시작” 그러나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이 같은 입장을 ‘정치 공세’로 간주하며 이번 청문회를 국회 정상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를 내세웠다. 배은희 대변인은 “근거 없는 흠집내기로 개각의 의미를 폄하하고,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민주당에 맞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인사에 대해서는 잘잘못을 평하는 것보다 결과를 놓고 말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음주부터 상임위를 열고 오는 17일부터 인사청문회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구혜영·이창구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새해엔 인사청문회가 ‘보고 싶은 뉴스’ 되기를

    고위 공무원 인사청문회가 ‘내년에는 보고 싶지 않은 뉴스’ 1위로 꼽혔다. 한국투명성기구 청소년 반부패 네트워크 청린(淸lean)이 서울시민 330여명을 대상으로 물은 결과다. 일반 여론조사 기준으로 보면 표본이 적지만 시사하는 바는 크다. 이명박 정부에서 인사청문회의 악몽은 올해도 되살아나 현재 진행형이다. 곳곳에 누적된 개각 요인들을 조속히, 그리고 제대로 정리해야 한다. 시민들이 인사청문회 뉴스를 가장 보고싶도록 탈바꿈시키는 게 청와대의 새해 첫 과제다. 이명박 정부는 청문회 공포증이라고 할 만큼 각료 인선에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국민권익위원장은 5개월째, 감사원장은 4개월째 비어 있는데도 청와대는 인선 중이라는 말만 거듭한다. 8·8 개각 때 물러나라고 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후임을 넉달째 뽑지 못하는 실정이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로부터 “이 대통령은 원래 결정을 잘 못한다.”고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각료인선을 제때 하지 못하고 시간을 끌고 있다. 청와대는 자신감을 갖고 청문회 공포증을 털어내는 길부터 찾아야 한다. 현 정부 들어 김태호 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인사청문회에 막혀 낙마한 후보자가 한둘이 아니다. 정권마다 혹독한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잣대가 엄격해진 탓도 있을 것이다. 국민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인사를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고민만 한다고 해서 해답이 나오는 게 아니다. 현 정부는 초기 단행한 조각 때 ‘고소영’ ‘강부자’로 상징되는 인선 실패를 뼈저리게 경험했다. 첫 실패의 교훈을 살리는 노력에 게을리한 결과가 이후의 실패로 나타났다. 실패 요인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일괄 인선이든, 순차적 인선이든 방식이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 열린 인선은 청문회 성공률을 높인다. 능력과 도덕성을 겸비한 인물을 찾으려면 ‘내 사람’을 고집하지 말고 더 넓은 시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도 회전문 인사와 도덕적 결함 인사를 배제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을 외면하면 더 어려워진다. 이명박 정부는 새해에는 4년차로 들어선다. 2년이 남은 만큼 개각을 하려면 몇번은 더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임하기를 바란다.
  • [데스크 시각] 공정사회, 실천·합리적 제도로/박현갑 사회2부 부장급

    [데스크 시각] 공정사회, 실천·합리적 제도로/박현갑 사회2부 부장급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는 공정사회가 화두였다.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됐던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 국무위원 내정자들의 도덕성 시비에다 유명환 전 외교장관 딸 특혜 채용 의혹 등이 잇따르면서 공정사회 바람이 사회를 휩쓸었다. 새해는 공정사회 화두가 구체화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공정거래위의 2011년 새해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공정사회는 법과 원칙에 의해서만 하는 게 아니고 법과 규정 이상의 문화와 윤리 같은 것들이 다 들어가야 한다.”면서 “우리가 한 단계 뛰어넘으려면 법을 뛰어넘는 문화와 윤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총리실은 내년 초 공정사회 실현을 위한 실천과제를 확정해 발표할 방침이다. 법을 뛰어넘는 문화와 윤리는 다름 아닌 실천하는 생활양식이다. 알면서도 행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착한 일을 하는 게 좋은 일이란 것은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얼마 전 중학생이 일가족 4명을 죽인 끔찍한 방화사건이 있었다. 청소년에 대한 인성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국감 무렵에 나왔다. 하지만 교과위 국감장에서 이를 문제삼는 질의가 있었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공정사회 구현을 위해 법을 뛰어넘는 문화와 윤리를 조성하려면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이다. 우리 주변에 자신은 지키지 않으면서 남에게는 지키기를 강요하는 모순된 행동양식이 얼마나 많은가. 지도층의 실천 못지않게 누구나 수용할 수 있는 법과 제도 운용도 중요하다. 얼마 전 김황식 총리가 지하철 무임승차의 문제점을 제기했다가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노인회 등의 즉각적인 반발을 샀지만 중요한 제도 개선의 단초를 엿볼 수 있다. 만 65세 이상 노인들은 현재 지하철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정부에서 만든 노인복지법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노인이 이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인프라의 하나인 지하철이 서울, 부산 등 전국 6대 도시에만 있어서다. 나머지 지역에 사는 노인들은 이 6개 지역으로 와서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는 한 같은 연령대의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한다. 말하자면 노인복지법은 국민차별보장법이나 다름없다. 도시에 거주하든 시골에 살든 같은 연령대, 같은 소득수준이라면 같은 수준의 복지혜택을 볼 수 있어야 공정한 사회에 산다고 느끼지 않을까. 돈 많은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서 자기 지역 주민들의 복지혜택을 늘리는 것은 별개로 하더라도 중앙정부가 법령에 근거해 지원하는 차별적인 현행 복지정책은 뜯어 고쳐야 한다. 입법부 행태에도 아쉬움이 있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국정감사철만 되면 입이 튀어나온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감사준비 때문이다. 행정안전위와 국토해양위는 해마다, 환노위는 이슈가 있을 때 서울시를 상대로 국정감사를 한다. 시는 여기에다 감사원 감사, 행정안전부 감사, 시의회 행정사무감사까지 받는다. 연말이면 감사 받다가 시간 다 보낸다는 푸념이 여기저기서 들릴 정도다. 국회는 중앙정부를, 시·도의회는 시·도 지방정부를 상대로 감사하면 되는 것 아닌가? 그게 지자체 도입의 취지 아닌가. 수도 서울의 특별한 지위를 감안해서 서울시 국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국정감사 관련 법에 이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국회가 서울시 국감장을 민원해소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이는 필요하다. 법과 제도 운용이 누구나 수긍할 만큼 합리적일 때, 대통령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이 공정사회 구현에 앞장설 때, 공정사회는 실현될 수 있다. 새해에는 유전무죄 무전유죄, 전관예우 같은 불공정 행위를 연상시키는 음울한 단어들이 더 이상 들리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agledu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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