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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13) 경남 하동군 청암면 논골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13) 경남 하동군 청암면 논골마을

    지리산 영신봉(1651.9m)에서 남하한 능선은 삼신봉(1289m)을 기점으로 두 갈래로 나뉘는데 동쪽은 낙남정간의 큰 줄기가 되어 김해 신어산까지 가닿고, 서쪽 가지는 형제봉(1115.2m)과 거사봉(1133m)으로 다시 갈래를 치며 그 세력을 확장한다. 형제봉은 신선대를 거쳐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19번 국도)로, 거사봉은 회남재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칠성봉과 구재봉으로 각각 나뉜다. 마치 알파벳 U자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듯한 이 말발굽형 능선은 악양면과 청암면의 경계가 되는데 논골마을은 그 경계 능선의 거의 꼭대기에 자리한 산마을이다. 논골을 달리 답동이라 부르는 걸 보면 이름 그대로 논이 있는 마을쯤으로 넘겨짚겠지만 원체 높은 곳인데다 가구수도 별로 없어 실제 농사를 짓는 집은 한두 집뿐, 작은 채마밭을 제하곤 벌을 치는 일이 주 소득원이다. 악양과 청암의 면계에서 청암쪽으로 치우친 까닭인지 청암의 너른 길(1003번 지방도)과는 달리 악양에서 오르는 길은 드문드문 비포장에다 구불구불 아찔한 산중 도로다. 형제봉∼회남재∼구재봉 또는 칠성봉 종주산행을 하는 산꾼이라면 모두 이 임도를 거쳐야 하는데, 식수가 떨어졌거나 부득이 탈출할 일이 생겼다면 악양보단 논골로 가는 것이 훨씬 가깝고 낫다. 3년 전 처음 비포장 임도를 타고 올랐다가 산중 너른 터에 안긴 마을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오죽하면 지리산 원로 산꾼 성낙건씨의 ‘아내 몰래 연인과 지리산으로 도망가 숨어 살기 좋은 곳 열 군데’ 중 한 곳에 그 이름이 올랐겠는가. 물론 이제는 그 열 곳 모두 세월의 수순대로 그 모습을 달리해 숨어살기 어렵게 되었으니 섣불리 도망가 살 생각은 마시길. 겨우 오후 2시를 넘겼을 뿐인데도 산중의 마을은 온통 잿빛이다. 하늘과 가까운 탓인지 낡은 지붕 위에 내려앉은 구름은 여느 곳보다 더 두껍고 무겁다. 드문드문 대략 10여가구가 흩어져 있는데 오늘은 어찌 된 일인지 버려진 마을처럼 고요하다. 한참을 이집 저집 기웃대다 개들에 놀라 뒷걸음질치길 두어 번. 아래쪽에서 들려오는 도끼질 소리에 겨우 걸음을 옮긴다.“면사무소 건물을 새로 지어서 다들 거기 점심 먹으러 갔소. 내일은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마을 전체 회의가 있어 아랫동네로 음식 장만하러 가기도 했고요.” 7∼8년 전쯤 뇌졸중 때문에 논골로 이주한 정태영(71세) 할아버지는 장작을 팰 만큼 기력이 회복됐다. 장작을 차곡차곡 쌓는 일이 겨울철 유일한 소일거리다. 딱히 할 일이 없으니 나무만 팬단다. 마을을 탈탈 털어 남자는 딱 세 명. 나머지는 할머니들뿐인데 남녀를 막론하고 거의 다 70대 고령이다. 부부가 사는 집도 정 할아버지 댁을 포함, 고작 두 집뿐이라고. “공기 좋고 물 좋겠다, 돈도 안 괴롭고 그저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 다만 휴대전화가 안 터져 외지인들이 고생을 하는데, 그럴 땐 괜히 내가 더 미안해지더라고.” 오후 내내 하늘이 우울하다 싶더니 결국 멀리 내려앉은 구름이 쥐어짜듯 눈발을 흩뿌려 놓는다. 할아버지는 두 손을 힘차게 쥔 채 멈췄던 도끼질을 다시 하기 시작한다. 또 그 댁 아궁이엔 뜨끈뜨끈 군불 때는 소리가 한가득하다. 글 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 기자 www.mountain.co.kr #가는 길 자가용의 경우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단성IC로 진입해 20번 국도를 타고 중산리 쪽으로 간다. 그 후 삼신봉터널을 지나 하동군으로 접어든다. 혹은 남해고속도로 하동IC로 들어서 청학동 이정표를 따른다. 악양에서도 논골로 갈 수 있지만 초행자라면 초입 찾기가 힘들뿐더러 아직은 길이 좋지 못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에서 구례∼화개를 거쳐 하동까지 가는 버스를 탄다. 하동에서 청학동까지 가는 버스는 있지만 논골을 오가는 군내버스는 없다.
  • [서울신문 신춘문예-희곡당선작] 별방/이양구

    [서울신문 신춘문예-희곡당선작] 별방/이양구

    등장인물 남자, 여자, 아들, 모(母), 부(父) 배경 단풍이 절정에 이른 가을, 오후, 외딴 산 속, 폐가, 마당 한가운데 튀어나온 바위 하나, 지붕과 마당·헛간에 낙엽 1 남자가 마당으로 들어온다. 고요히 폐가를 바라본다. 천천히 걸어가서 봉당에 앉는다. 잠시 시간이 흐르고 여자와 아들이 들어온다. 여자 : 아이구 다리야… 이 먼 데를 오자고…. 남자 : …. 아들 : 평소에 운동 좀 하세요. 많이 걸어야 건강하대잖아요. 요샌 웰빙이라고 다들 일부러도 많이 걸어요.(다리를 주물러 주며) 미국에서도 저녁만 되면 파크에 조깅하러 나온 사람들 많아요. 세상이 아무리 살기 좋아지면 뭐해요, 내 몸이 건강해야지. 여자 : 우리 아들 미국 갔다 오더니 유식해졌네. 그래도 건강하자고 이 산골을 오니? 남자 : …. 아들 : 좋은데요… 아버진 여기에서 초등학교까지 다니신 거예요? 남자 : …. 여자 : 그 놈의 별방, 별방, 술만 먹으면 말 안 하디? 아들 : 별방… 아버지 회사 이름… 이 동네 이름에서 따오신 거예요? 남자 : …. 여자 : 뭐 좋은 기억이라고… 이 산 구석에서 살았던 기억을 잊고 싶지 않대나 뭐래나. 저래 뵈두 니 아버지가 감상적인 데가 있다. 아들 : 자기 뿌리를 잊지 않는 건 좋은 거죠. 전 미국에 가 있으니까 도리어 조국에 대해서 생각하게 돼요. 나를 있게 해준 것에 대한 감사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요. 엄마는 어린 시절이 그립지 않으세요? 여자 : 똥구멍 찢어지게 가난했던 시절이 뭐 그리울 게 있어. 그런 건 빨리 잊어버려야지. 먹고 살기도 바쁜데. 쓸 데 없는 생각 하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 아들 : …아버지. 별방이 무슨 뜻이에요? 남자 : …. 아들 : 별… 방… 떨어져 있다는 뜻인가? 어쨌든 느낌이 좋아요. 왠지 별이 내려와 쉴 것 같은… 아랫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단풍 한 장 줍는다) …아버지. 아까부터 왜 그렇게 말이 없으세요? 무슨 걱정이라도…. 남자 : …조금 피곤해서. 여자 : 그렇게 한 번 와 보자더니. 와 봐야 뭐 있어. 그냥 폐가지. 근처에서 놀다 가자니까. 기어이 끌고 와서는… 다리만 아프지.…어머니도 어떻게 이런 데서 사셨을까…. 아들 : 할머니 할아버지 살아 계셨으면 같이 오고 좋았을 텐데…. 남자 : …. 여자, 뒤란으로 간다. 여자 : (소리) 웬 우물이래… 어머 대추 좀 봐. 아들, 뒤란으로 들어갔다 나온다. 손에는 대추 몇 알. 아들 : 이것 좀 드세요. 달아요. 남자 : …. 남자, 먹는다. 아들 : 달죠? 남자 : 그래…. 아들 : 어렸을 땐 많이 드셨겠네요. 남자 : 가을마다…. 여자, 나온다. 가방을 뒤진다. 아들 : 뭐 찾으세요? 여자 : …. 아들 : …놔두세요. 다람쥐들 먹게. 여자 : 두면 뭐해, 어차피 썩을 거. 아들 : 엄마…. 여자 : 시장 가서 사려고 해 봐. 얼마어친데. 여자, 두리번거리더니 막대기도 찾아서 뒤란으로 간다. 아들 : 엄마… 짐승 먹게 둬요…. 아들, 뒤란까지 갔다가 돌아온다. 남자 :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휴가 왔습니다. 아들이 미국 유학 갔다가 잠시 귀국해서요. 가족끼리 단풍 구경 왔습니다. 예… 우리가 고비 한 두 번 넘겼나요… 곧 결제하겠습니다. 아들 : 누구…? 남자 : 거래처. 결제해 달라고. 아들 : …요새 건설 경기 많이 안 좋다던데. 남자 : 밥걱정은 안한다. 아들 : …중견 건설회사 몇 개 무너졌다고. 남자 : 아버진 아직 괜찮아…. 아들 : …. 아들, 바위로. 바위를 발로 툭툭 찬다. 아들 : 마당 한가운데 바위라니… 흉물스럽게. 이거 왜 안 뽑았어요? 남자 : 생각보다 뿌리가 깊어. 아들 : 뽑아 봤어요? 남자 : 할아버지가. 너무 깊어서 다시 덮었대. 아들 : 어디… (뽑으려고 한다. 바위는 끄떡없다) 정말이네. 남자 : …. 아들, 바위에 걸터앉는다. 침묵 아들, 뭔가를 발견했다. 헛간 쪽으로 걸어간다. 동화책을 줍는다. 아들 : (툭툭 턴다) 동화책이에요… 전래동화.(넘겨본다) 아버지 건데요….5의 1 박상철…. 남자, 다가온다. 아들 : 기억나요? 남자 : …. 아들 : …. 남자 : …할아버지가 사다 주신 거야. 아들 : …. 남자 : …. 남자 봉당에 앉는다. 아들도 옆에 앉는다. 아들, 책을 읽는다. 뒤란에서 대추 터는 소리. 아들 : …밑줄이 있어요. 남자 : …. 아들 : (읽는다) 바위를 들추자 눈앞이 훤히 트이며 별세계가 펼쳐졌다… (뒤진다) 여기도 있어요. 눈을 떠보니 어느새 별세계에 와 있었다… 별세계… 별방… 별세계란 뜻이에요? 남자, 동화책을 받아서 넘겨본다. 아들, 바위로. 아들 : 어디, 다시 한 번. 힘을 준다. 꿈쩍 않는다. 남자가 온다. 아들 : 해보시게요? 남자, 바위로. 남자가 힘을 주려고 할 때 여자의 비명. 여자가 뛰어온다. 아들, 여자에게. 아들 : 왜요? 여자 : 쥐…. 아들 : 난 또…. 남자 : …. 여자 : 흰쥐였어…. 남자 : …. 아들 : 흰쥐가 이런 데? 남자 : …. 여자 : 여보. 남자 : …. 여자 : 뭐 해요? 아들 : 그게… 동화책. 여자 : 동화책? 아들 : 아버지가 어렸을 때 읽은 동화책에… 바위를 들추면… 남자가 바위를 힘껏 들춘다. 갑자기 쏟아져 나오는 백색의 햇살. 차차 빛이 사라지며 시간과 공간이 응고된다. 남자 : (소리) 밤마다 꿈을 꿨어. 자고 있으면 누가 날 자꾸 깨워. 일어나 보면 흰쥐가 한 마리 서 있어.…따라가 보면 하얀 길이야. 사위는 캄캄한데 멀리서 불빛이 한 점 보여… 어릴 때 학교 갔다 늦게 올 때면 엄마가 처마 밑에 달아놓고 나를 기다리던 불빛 같아… 엄마가 있나 싶어 걸어가면 자꾸만 내가 녹아내려서… 더 걸을 수가 없었어… 내 가슴 한 복판에 얼음처럼 꽁꽁 얼어 있던 것이 자꾸만 녹아내려서… 그 자리에 쓰러져 버렸어… 눈을 뜨면 나는 이 바위 앞에 와 있었어… 여기서 누가 날 부르는 것 같아서 오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어…. 남자, 쓰러진다. 암전 2 밤 같은 장소 남자가 바위 앞에 쓰러져 있다. 흰 옷을 입은 모가 방에서 나온다. 모 : …누구? 남자 : …. 모, 다가온다. 모 : …누구세요? 모, 깨운다. 남자, 정신을 차린다. 모 : …괜찮으세요? 남자 : 여보…? 모 : …. 남자 : 승우는…. 모 : …. 남자 : …우리 아들 못 보셨나요? 방금까지 여기 있었는데…. 모 : 누구… 같이 오셨어요? 남자 : 예… 아들하고 아내하고…. 다들 어디 갔나요? 모 : 못 봤어요. 소리가 나서 나와 보니까… 이렇게…. 남자 : 소리가 나서…. 모 : 예… 큰 소리가 났어요…. 남자, 주위를 둘러본다. 남자 : 그럼… 여기 계셨단 말인가요? 모 : 예… 우리 집이니까…. 남자 : 우리집… 그럼 아직도 사람이… 분명히 폐가였는데…. 모 : 폐가였어요. 그런데 바깥양반이…. 남자, 주변을 돌며 찾는다. 남자 : (큰소리로) 여보… 승우야…. 모, 화급히 남자에게 다가가서 모 : 애기가… 남자 : …. 모 : 애기가 깨요…. 남자 : …. 모 : 방에 애기가 있어요. 남자, 방문을 열어본다. 남자 : …방금까지 여긴 아무도 없었는데…. 모 : (근심) 애기가… 남자 : 예…. 남자, 집밖으로. 돌아와서 뒤란으로 갔다가 다시 마당으로. 손에 대추 한 알. 대추알을 씹어본다. 남자 : 그대로야…. 남자, 돌로 간다. 뽑으려고 한다. 안 된다. 남자 : 이걸 들었는데… 이걸…. 다시 힘을 준다. 모 : 안 뽑혀요. 바깥양반도 뽑으려고 했다가… 뿌리가 너무 깊어서…. 남자 : …뿌리가 너무 깊어서…. 남자, 모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모 : …왜? 남자,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난 듯 헛간으로. 뒤란으로. 다시 돌아온다. 다시 한 번 모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봉당에 가서 쓰러지듯 앉는다. 남자, 고개를 숙인 채 긴 침묵. 모, 부엌으로 가서 냉수 한 그릇 떠 온다. 모 : 이거…. 남자, 모를 빤히 바라본다. 냉수를 받아서 마신다. 한동안 말이 없다. 남자 : 이 물 맛… 기억나요. 어떻게 잊겠어요…. 모 : …. 남자 : …흰쥐를 따라서 왔었어요…. 모 : …. 남자 : 밤마다… 여길 왔어요…. 모 : …. 남자 : 꿈을 꿨죠…. 모 : …. 남자 : 어쩌면 이것도 꿈일지도 모르죠…. 모 : …. 남자 : …믿지 못하시겠지만… 전 아주 먼 데서 왔어요…. 모 : 먼 곳… 어디? 남자 : …아주 먼 데요…. 모 : …. 남자, 모에게 그릇을 준다. 모 그릇을 가지고 부엌으로. 남자, 마당을 거닌다. 모가 나온다. 남자 : 아버지는… 아니, 바깥 분은요? 모 : …아직 산에요…. 남자 : 그러시겠죠… 오늘도 찬합에 술빵을 넣어서 가셨나요? 모 : 그걸 어떻게? 남자 : 달이 중천은 지나야 돌아오시겠죠…. 모 : …. 남자 : …당신은 상철일 재워놓고 처마밑에 앉아서 기다리셨을 테고…. 모 : 어떻게 우리 애 이름을? 남자 : …. 모 : …누구세요? 남자 : 절 보세요. 모 : …. 남자 : 자세히 보세요. 누굴 닮았는지…. 모, 남자에게 가까이. 남자의 얼굴을 유심히 본다. 모 : (떨림) 닮았어요… 아버님? 남자 : …그런가요? …아버지도 할아버지를 닮았을 테니까…. 모 : …. 남자 : …. 모 : 그렇지만 아버님은 돌아가셨어요… 형제도 없으시고…. 남자 : …. 모 : 누구세요? 남자, 마당을 걷는다. 남자 : …저도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어요. 이게 꿈이 아니라면… 아니, 꿈이라 해도… 당신이 지금 내 눈앞에 있고… 당신이 꾸는 꿈이든 내가 꾸는 꿈이든…. 모 : …. 남자 : …간절히 바랐어요. 꿈이어도 좋으니까… 꼭 한 번 어머니를 다시 만나고 싶다고요…. 남자, 모를 본다. 남자 : 늙으신 어머니 대신, 이렇게 젊은… 우리 어머니를 만나다니…. 모 : …. 남자 : …어릴 적 아버지가 사다 주신 동화책 속에나 나오는 얘기가… 애기 적 나를 키우는 어머니를 만나다니…. 남자, 바위로. 돌을 들추려고 한다. 바위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남자, 다시 힘을 준다. 모, 남자에게 다가온다. 모 : …그러니까, 당신이 내 아들이란 말인가요? 남자 : …어머니께서 오십 년 넘게,…십년 전에 돌아가셨으니까… 사십 년 넘게 키운 아들이… (다시 돌에 힘을 준다) …이걸 들추고…. 남자, 안간힘을 쓰다가 넘어진다. 모 : …. 남자 : …. 모, 남자를 본다. 침묵 모 : …밤마다 같은 꿈을 꿨어요…. 남자 : …. 모 : …놀라서 잠을 깨면… 포대기에 싸둔 애기가 사라지고 없었어요… 문밖에서 애기 울음소리가 났어요…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애기가 먼 길 다녀온 사람처럼 지친 어깨로 서 있었어요….…얼굴이 늙어 있었어요…. 남자 : …. 모 : 늙은 애기가… 밤마다 찾아와서… 잘못했다고, 잘못했다고… 빌었어요…. 말도 못하는 우리 상철이가…. 남자 : …. 모 : …어떻게 이런 일이…. 침묵 모 : …그게 사실인가요? 남자 : …. 모 : …상철이가 빌었어요… 용서해 달라고…. 남자 : …. 모 : …돈이 필요했다고.…아니면 식구들 데리고 자기가 죽었을 거라고…. 남자 : …. 모 : …우리 상철이가… 어떻게 나한테… 그렇게 끔찍한 짓을… 모, 손으로 입을 막는다. 모, 남자 옆에 쓰러지듯 앉는다. 침묵 모 : …애들은 몇이나 돼요? 남자 : …. 모 : …몇이나 돼요? 남자 : 하나…. 모 : …공부는 잘 해요? 남자 : …. 모 : …건강하고? 남자 : …. 침묵 모, 남자 쪽으로. 모 : …손 한 번만 잡아 봐도 돼요? 남자 : …. 모, 천천히 손을 내밀어 조심스럽게 손을 잡는다. 모 : …이상해요.…정말 내 아들인 것 같아요…. 모, 남자의 손을 더 따뜻하게 쓰다듬어 준다. 천천히 머리로, 어깨로. 남자, 벌떡 일어선다. 헛간으로. 도끼를 찾아서 쥔다. 남자, 방으로 뛴다. 모 : 안 돼! 남자, 문 앞에서 멈춘다. 모 : …그 애가 없으면 내가 어떻게 살겠어요…. 그 애를 죽이는 건 나를 죽이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남자 : …. 모 : (손을 내민다) …어서. 남자 : …. 모 : 이리…. 침묵 모 : 어서…. 남자, 도끼를 떨어뜨린다. 모, 남자에게 다가온다. 도끼를 들고 밖으로. 남자, 힘없이 주저앉는다. 모, 빈손으로 돌아온다. 침묵 모 : …진지는? 남자 : …. 모 : …들어가세요. 남자 : …. 모 : …시장하실 텐데…. 남자 : …. 모 : 어서…. 모, 부엌으로. 주루막을 둘러멘 부(父) 들어온다. 남자와 부, 마주본다. 모, 나온다. 세 사람, 그 자리에. 암전 3 방안 호롱불 켜져 있고 세 사람 밥상에 둘러앉아 있다. 한쪽에는 포대기에 덮여 잠든 애기. 부 : …잡수세요…. 남자 : …말씀을…. 부 : …. 모 : …. 남자 : 말씀을 낮추셔야…. 부 : 그래도 어떻게…. 남자 : …. 모, 젓가락으로 더덕을 집어서 남자에게. 모 : …이것 좀…. 남자 : 이 귀한 걸…. 남자, 더덕을 집어서 모에게. 다시 한 젓가락 집어서 부에게. 모 : …. 남자 : …내다 파시지…. 부 : 또 캐면 되니까…. 부, 한 젓가락 집어서 남자에게. 남자 : …돌아가면 매일 먹을 텐데…. 남자, 한 젓가락 집어서 모에게. 모 : …. 남자 : …이보다 더 좋은 것도 매일 먹으니까…. 모 : …. 남자 : …고기도 매일…. 모 : …. 모, 남자에게 한 젓가락. 남자 : …. 부 : 귀한 손님인데…. 모 : 어서…. 남자, 망설이다가 한 입 떠 넣는다. 남자 : …두 분도…. 부 : …. 모 : …. 남자 : 두 분이 드셔야 저도…. 부모 : …. 부모 각자 한 숟가락씩 뜬다. 모, 숟가락을 놓는다. 남자 :…. 모 : 입맛이…. 침묵 남자, 수저를 놓는다. 부, 밥상을 옆으로 치운다. 침묵 남자, 지갑을 꺼낸다. 지폐를 꺼낸다. 부모, 손사래. 남자 : 전… 돌아가면 또 있으니까…. 남자, 다시 건넨다. 실랑이. 부, 돈을 받는다. 돈을 들여다보다 방바닥에 내려놓는다. 남자 : …. 모, 남편 가까이 와서 돈을 내려다본다. 모 : …. 부 : …. 남자, 돈을 다시 지갑 속으로. 침묵 남자 : …정말 그리 가면 돌아갈 수 있을까요? 부 : …가보기는 해야지요…. 모 : 옛날에도 그 굴로 들어간 사람이 있었다고…. 남자 : …. 부 : …온 뜻이 있으면 가는 뜻도 있을 테니…. 모 : …. 부, 일어선다. 부 : …한시라도 빨리…. 남자, 엉거주춤 일어선다. 모, 따라서 일어선다. 부 : 당신은…. 모, 애기 옆으로. 남자 : …어머니…. 남자, 절한다. 모, 어정쩡한 자세로 맞절. 남자, 일어선다. 남자 : 그럼…. 모 : …저기. 남자 : …. 모, 보따리를 내민다. 모 : 이걸…. 남자 : …. 모 : …승우를 만나면…. 남자 : …. 모, 남자의 손을 잡아준다. 모 : …다 잊고… 남자 : …. 모 : …우린 괜찮으니까…. 남자 : …. 모 : …승우를 생각해서…. 부와 남자 밖으로. 모, 마당으로 나와 둘이 사라진 쪽을 본다. 암전 4 같은 장소 황혼 여자와 아들 마당에. 남자, 집밖에서 들어온다. 보따리를 들었다. 여자 : 여보…. 아들 : 아버지. 남자 : …. 여자 : 어떻게 된 거예요? 남자 : …. 여자 : …당신 얼굴이… 머리에 웬 흰머리가? 남자 : …. 여자 : 그건 웬 보따리예요? 남자 : …. 여자, 보따리를 푼다. 더덕, 약초 등. 여자 : …이게 얼마어치야? 남자 : …. 여자 : 어떻게 된 거예요? 남자 : …어머니가…. 여자 : …. 남자 : 나… 당신한테 할 말이…. 아들 : …. 여자 : …. 남자 : …십년 전… 어머니 아버지 그 사고…. 여자 : 여보. 아들 : …. 남자 : 사실은…. 여자 : 여보! 아들 : …. 침묵 여자 : …너는 먼저 내려가. 아들 : …. 여자 : 어서. 아들 : 아버지. 하실 말씀이…. 여자 : 내려가라고. 아들 : …. 여자 : 아버지랑 내려갈 테니까. 아들, 밖으로. 남자 : …못 믿겠지만…. 여자 : 지나간 일이에요. 남자 : …. 여자 : 잊어요. 남자 : 당신…? 침묵 여자 : …굳이 확인하고 싶지 않았어요…. 남자 : …. 여자 : 그렇게라도 살아야 했으니까…. 남자 : …. 여자 : 우리 여길 떠나요. 남자 : …. 여자 : …승우가 있잖아요. 남자 : …. 여자 : 먼저 내려가 있을 게요. 남자 : …. 여자, 보따리를 챙겨서 밖으로. 남자 그 자리에. 남자, 마당 한 가운데 튀어나온, 바위를 본다. 막
  • [열린세상] 이제 아랍 땅에서 길을 묻다/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열린세상] 이제 아랍 땅에서 길을 묻다/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지난달 하순 교도통신은 충북 청원군 강외면 만수리 구석기유적의 연대가 56만년 전까지 올라간다는 일본의 한 국제세미나 발표 내용을 보도했다. 한양대 문화재연구소가 2006년 발굴한 이 유적의 연대를 밝히는 과학적 연구는 일본 도시샤(同志社)대학과 공동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를 보도한 교도통신은, 만수리 유적 지하 6m에서 나온 3점의 돌연모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는 고지자기측정법(古地磁氣測定法)이 응용되었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이 시기는 지질학적으로 대개 중기홍적세에 해당한다. 새로운 사람으로 진화했다는 뜻에서 신인(新人)이라고도 말하는 이른바 호모 사피엔스가 살았던 시대가 중기홍적세다. 이들은 쓸 만한 돌감을 골라 본때나게 다듬은 돌연모를 쓰기 시작한 인류였다고 한다. 두 날이 마주치는 돌 모서리를 계속 이어가면서, 끝을 날카롭게 한 주먹도끼 따위의 돌연모(兩面核石器:양면핵석기)를 만들 줄 알았던 호모 사피엔스의 솜씨에서는 생각하는 사람으로 진화한 인간다운 능력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이들이 만들어낸 주먹도끼가 아슐리안 돌연모 문화다. 북프랑스의 생타쉘 유적에서 따온 이름이지만, 이 문화는 아프리카에서 처음 일어나 유럽과 중동을 거쳐 인도까지만 퍼졌다는 학설이 한동안 세계를 사로잡았다. 미국인 고고학자 H 모비우스가 주장한 이 학설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전체가 아슐리안 문화의 양달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 동아시아의 아슐리안 문화 부재론은 마치 ‘내 손에 장을 지진다.’는 확신에 찬 한국식 신념처럼 보였다. 그러나 모비우스 학설은 1970년대를 끝으로 이내 묻혀 버렸다.1979년부터 발굴에 들어간 경기 연천군 전곡읍 전곡리 유적에서 ‘위대한 돌연모’라는 찬사가 따라붙었던 주먹도끼가 출토된 것이다. 모비우스가 세상을 떠난 1987년쯤에는 한탄강 유역의 전곡리 주먹도끼가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그리고 이달 들어서는 중원문화재연구소가 발굴한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운정지구 유적에서도 자갈돌로 만든 미끈한 주먹도끼가 공개되었다. 이제 한국의 고고학계는 한반도를 벗어나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2004년 고인류의 고향으로 유명한 동아프리카 리프트 밸리 중남부의 이랑가 지역 이시밀라 유적을 발굴한 한양대 문화재연구소가 지난 여름에는 이란 길란 지방의 구석기 유적을 조사하고 돌아왔다. 이란 고원의 사막지대와는 달리 카스피 해와 엘부르즈 산맥 사이에 자리한 좁고도 기다란 길란 지방의 지역적 여건은 비옥한 테라스를 이루었다고 한다. 이 지방에서 13군데의 동굴 유적과 3군데의 바위그늘 유적을 확인한 한양대 문화재연구소는 테스트피트를 포함한 몇가지 조사를 마무리했다. 해발 1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 자리한 동굴 유적에서는 무스테리안 돌연모와 더불어 짐승의 뼈화석을 거두었고, 층위가 가지런한 문화층도 확인되었다. 그리고 오늘날 이란 광야를 떠도는 양치기들을 만난 것도 이 동굴 유적들이라고 한다. 자못 목가적 풍경이 어른거린다. 길란 지방을 중심으로 구석기 유적 조사에 나선 까닭은 아프리카로부터 동아시아로 이동한 고인류의 길을 찾기 위해서다. 그러니까 한양대 문화재연구소는 지금 아랍 땅에서 고인류가 지나간 길을 묻고 있다. 이 대답은 새해부터 발굴할 길란 지방의 동굴 유적이 명쾌하게 들려줄 것이다. 세계 학계가 추정한 아프리카 고인류의 이동통로 가운데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은 연결고리가 흑해와 카스피해를 잇는 지역이고 보면, 길란 지방 구석기 유적 발굴의 뜻은 크다. 인류가 동쪽으로 이동한 오랜 세월 속에 자연에 순응한 문화변동을 밝히는 일은 인문학의 꽃으로 살아남을 고고학의 몫일 수도 있다.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 ‘연쇄 살인마’가 어린이용 달력에?

    ‘연쇄 살인마’가 어린이용 달력에?

    축제 그림 속 연쇄살인마를 찾아라? 독일에서 만든 어린이용 관광 홍보 달력에 희대의 연쇄살인마 그림이 삽입돼 논란이 되고있다. 독일 하노버시 관광청은 최근 어린이를 대상으로 홍보 달력을 제작했다. 이 달력에는 캐롤을 부르는 어린이들과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나무등 도시의 크리스마스 풍경이 그려져 있다. 이 달력이 도마에 오른 것은 나무 뒤에 숨어 한손에 도끼를 들고 있는 한 남성의 그림 때문. 그림 속의 남성은 1920년대 하노버시 전체를 공포에 떨게 했던 연쇄 살인범 프린츠 하르만(Fritz Haarmann)이다. ‘하노버의 뱀파이어’라고도 알려진 프릿츠 하르만은 14세부터 20세 남성들을 살해해 인육을 판매한 엽기적인 희대의 살인마로 1925년 사형 당했다. 피해자의 피를 마신 것으로 밝혀져 ‘뱀파이어’라고 불리게 됐으며 수백건의 살인이 의심됐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24명의 살인에만 유죄가 인정됐다. 하노버시 관광청의 한스 크리스티안 놀테(Hans-Christian Nolte)는 “프릿츠 하르만도 우리 시 역사의 한 부분” 이라며 “관광 가이드들은 이미 그의 이야기를 (관광객들에게) 전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ananova.com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깔깔깔]

    ●말하는 개구리 늙은 나무꾼이 나무를 베고 있었다. 개구리:“할아버지!” 나무꾼:“거, 거기…. 누구요?” 개구리:“저는 마법에 걸린 개구리예요.” 나무꾼:“엇! 개구리가 말을?” 개구리:“전 원래 선녀였어요. 저에게 입을 맞춰 주시면 사람으로 변해 할아버지와 함께 살 수 있어요.” 한데 할아버지는 개구리를 집어 나무에 걸린 옷에 넣고는 다시 나무를 베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개구리:“이봐요, 할아버지! 나와 입을 맞추면 사람이 돼서 함께 살아드린다니까욧!” 할아버지는 개구리 말을 못들은 체하며 계속 도끼질만 했다. 개구리:“왜 내 말을 안 믿어요? 나는 진짜로 예쁜 선녀라고요!” 나무꾼:“믿어.” 개구리:“그런데 왜 입을 맞추지 않고 주머니 속에만 넣어두는 거죠?” 나무꾼:“나는 예쁜 여자 필요없어. 너도 내 나이 돼 봐. 개구리와 얘기하는 게 더 재밌지.”
  • 특별성과급에 웃음꽃 핀 한화

    한화그룹이 모처럼 웃었다. 창립 55주년을 앞두고 모든 임직원에게 특별 성과급을 주기로 해서다. 지난해 ‘북핵 악재’로 취소해야 했던 불꽃 잔치도 올해는 예정대로 개최한다. 릴레이 봉사활동에도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의 풀죽은 모습 대신 “다시 태어난 한화를 주목해달라.”고 당당하게 주문한다. 한화그룹은 9일 창립 55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기본급 50%의 특별성과급을 지급한다고 8일 밝혔다.1996년 10대 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연봉제를 도입한 이후 특별 성과급을 지급하기는 처음이다. 그룹측은 “올들어 각 계열사들이 눈에 띄는 경영 실적을 거두고 있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에도 불구, 이런저런 악재로 임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진 점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에서 요양 중인 김승연 회장은 이날 전략기획실을 통해 발표한 기념사에서 “최근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저와 여러분 모두 크나큰 고초를 겪어야 했지만 이 또한 30년 전의 초심을 일깨워 한화가 더욱 크게 성장하는 전화위복의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올해는 김 회장이 경영에 합류한 지 꼭 30년 되는 해이다. 김 회장은 “강산이 세 번 바뀌는 동안 마부위침(磨斧爲針·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 정도로 부단히 노력)의 각오로 격랑의 파고를 헤쳐왔지만 아쉬움도 많았다.”며 “과거의 족쇄를 끊어내고 모두가 소속 회사의 대표라는 주인의식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의지를 실천하기 위해 그룹은 8일을 ‘한화 자원봉사 데이’로 정하고 연말까지 릴레이 자원봉사 활동을 펼친다. 첫 테이프는 남영선 사장 등 ㈜한화 임직원이 장애우들과 종이비행기를 날리면서 끊었다. 모태기업(화약)의 자존심과 기술력이 집약됐다는 세계불꽃축제는 13일 오후 7시30분 서울 여의도 한강 둔치에서 연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대단한 여사장님!…킬러 고용해 情夫 살해

    “정말 지독한 X네.정부(情夫)의 돈을 떼먹기 위해 깨끗이 살해버리다니!” 중국 대륙에 한 부동산업체 여사장이 외간 남자와 눈이 맞아 실컷 놀아난 것도 모자라 그 정부에게 빌린 거액의 돈을 갚지 않기 위해 조직폭력배들로 구성된 킬러를 고용해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경악하게 하고 있다. 중국 동중부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시에 살고 있는 부동산업체 사장인 장정(張晶·여)은 그동안 정을 통해오던 정부에게 빌린 돈 1779만 위안(약 21억 3480만원)을 떼먹기 위해 100만 위안(약 1억 2000만원)을 주고 조직폭력배들로 구성된 살인전문가를 고용,그를 살해했다가 덜미를 잡혔다고 안위상보(安徽商報)가 1일 보도했다. ‘정부 살해 사건’은 지난 2004년 여름 장이 난징 시내 부동산업체를 설립,운영하던중 자금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시작됐다.당시 부동산 매매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운영자금이 쪼들리던 그녀는 그해 9월 난징 시내서 사업을 하는 돈 많은 푸젠(福建)인 황(황)모씨를 알게 됐다.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불같은 사랑에 빠져들면서 동거생활을 하게 됐다.‘신선 놀음으로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다’보니 사업 자금의 흐름은 더욱 폐색되는 바람에 돈에 너무 쪼들리게 된 장은 자연히 손을 벌려 황씨로부터 돈을 꾸어 쓰게 됐다.이후 1년여동안 무려 1779만 위안이라는 거액을 빌렸다. 하지만 그녀는 시간이 지나면서 황씨에 대한 연모의 정이 급격히 스러지면서 또다시 돈 많은 푸젠인 우(吳)모씨를 만났다.장은 황씨를 처음 만났을때처럼 우씨를 만난 이후에도 곧바로 격렬한 사랑의 감정에 빠져들었다.자연히 황씨를 까마득히 잊어버린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부적절한 관계’의 늪에 빠진 장은 급기야 우씨와 결혼하기로 약속했다.우씨는 장에게 이미 남자가 있는 것을 알고 자신과 결혼하려면 황씨와의 관계를 끝내라고 요구했다. 2005년말에 이르러서야 그녀는 황씨와 관계를 끊으려고 작정했다.하지만 황씨와 관계를 끝내려면 빚을 갚아야 했다.그런데 막상 황씨에게 빚을 갚려고 생각하니 돈이 너무 아까웠다.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돈을 떼어먹어야 하는데,그렇게 하려면 살해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황씨를 살해할 계획을 세우던 장은 아무래도 살인전문 조폭들을 고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마음먹었다.해서 이전부터 알고 있던 이곳 조직폭력배를 불러 ‘황씨 살해 프로젝트’를 모의했다.이에 장은 이들 조직폭력배들에게 착수금조로 30만 위안(약 3600만원)을 제공했다. 돈을 받은 조직폭력배들은 황씨의 뒤를 미행,장시(江西)성 난창(南昌)·푸젠성 샤먼(厦門) 등지를 따라다니며 살해하려고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황씨는 그러나 자신이 킬러들로부터 몇차례 걸쳐 살해당할뻔 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러던중 2005년말 황은 장을 만나기 위해 난징 비행장으로 나갔다.이때 그녀는 난징 비행장으로 가는 대신 조직폭력배들에게 전화 연락,그곳에서 황씨와 만나기로 했으니 “해치워 버려라.”고 요구했다. 연락받은 조폭들은 곧바로 난징 비행장으로 달려가 잠복해 있다가 비행기에서 내려 난징 공항을 빠져나오던 황을 뒤쫓아가 살해해버렸다.법원은 장에게 고의 살인죄를 적용해 사형을 선고했는데,장은 여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이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토요영화]쿵푸허슬

    ●쿵푸허슬(KBS2 토요명화 밤 12시25분) ‘희극지왕’ 저우싱츠(주성치)가 어쩐지 조용하다 했을 즈음인 2004년,‘짜잔!’하고 다시 나타났다. 바로 제작, 각본, 감독, 주연 등 1인4역을 맡은 ‘쿵푸허슬’을 들고 관객 앞에 선 것.‘소림축구’로 배꼽을 잡게 만든 지 꼭 3년 만의 일이다. 한손엔 날 시퍼런 도끼, 한손엔 오색찬란한 막대사탕을 들고 있는 영화 포스터가 첫선을 뵀을 때부터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짐작했다. 이 ‘쿵푸허슬’이야말로 저우싱츠표 영화의 압축판이 될 것이라는 사실 말이다. 9살 때부터 리샤오룽(이소룡)의 쿵후를 꿈꾸며 연마해왔다는 저우싱츠의 정통 쿵후 액션은 코미디적 설정과 어우러져 단물 만난 물고기마냥 신나게 창공을 휘젓는다.‘와호장룡’,‘매트릭스’,‘킬빌’에서 할리우드 액션 안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무술감독 위안허핑(원화평)은 이 영화에서도 현란한 무술 파노라마로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영화의 배경은 1940년대 중국 상하이. 법보다 도끼가 더 위엄을 부리던 혼탁한 시기에 잔인하기 그지없는 도끼파와 하층민이 모여사는 돼지촌 주민간에 충돌이 벌어진다. 돼지촌을 접수해서 도끼파 보스의 눈에 들고 싶었던 싱(저우싱츠)의 협박이 목표달성은 못한 채 공연히 도끼파와 돼지촌 주민 간의 싸움에 불만 지핀 것. 그런데 놀랍게도 돼지촌에 숨어있던 고수들이 하나 둘씩 그 정체를 드러낸다. 예상치 못한 쿵후 고수들의 등장으로 위기를 느낀 도끼파는 킬러들을 고용하는 한편, 싱을 이용해 전설 속의 쿵후 달인 야수를 빼돌려 돼지촌을 칠 음모를 계획한다. 하지만 등잔 밑이 어두운 법. 도끼파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최고의 고수가 바로 그들 내부에 있었는데…. ‘쿵푸 허슬’의 SFX는 인간미가 풍기는 특수효과로 요약된다. 전방 수㎞의 모든 사물을 날려버리는 ‘사자후 음공기법’, 소리만으로 바위를 가르는 ‘거문고 음공권’ 등 공상 속에서나 등장하는 쿵후의 절대신권을 저우싱츠는 친근감 넘치는 색깔을 입혀 스크린에 옮겨놓았다.2004년 토론토 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에서 ‘기존 저우싱츠의 이미지와 상상력을 뛰어넘는 대작’으로 평가받는 등 개봉 당시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골고루 찬사를 이끌어냈다.101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변양균·신정아 파문 확산] 靑 “몸통‘몸’자만 나와도 전투…”

    ‘신정아씨 사건’이 청와대를 겨냥한 몸통 논란으로 비화하고 있다. 청와대는 13일 한나라당이 “신씨의 몸통은 청와대”,“높은 차원의 권력 실세”라며 압박하자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며 발끈했다. 하지만 청와대로서도 검찰 수사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예단할 수 없는 처지여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 최고위층의 연루설에 “자체적으로 알아봤는데 사실이 아니더라.”고 잘라 말했다. 정치권이나 일부 언론의 몸통·윗선 주장이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도 “‘믿었던 도끼’(변양균 전 정책실장)가 발등을 찍다 못해 악성 루머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청와대 최고위층과 관련해 ‘몸통’의 ‘몸’자만 언급해도 청와대는 바로 ‘전투모드’에 들어갈 것”이라는 으름장도 들려온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공식으로 선을 그었다. 그는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에서 몸통, 윗선, 친인척 비리를 주장한다.”고 전제한 뒤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변 전 실장보다 더 높은 차원의 권력실세가 누구인지 묻고 싶다. 많은 사람이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교묘한 말과 악의적인 기도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비겁한 발언이 계속되면 단호하게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부인과 항변에도 불구하고 의문은 가시지 않는다.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지난 11일 변 전 실장의 부인을 관저로 불러 오찬을 함께 한 점은 “위로와 인간적 차원”이라는 청와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부자연스럽다. 두 사람의 오찬 한 시간 전 노무현 대통령은 긴급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무척 힘들고, 할 말이 없게 됐다.”며 비통한 심경을 밝혔다. 노 대통령이 임기말 가장 힘든 시간을 갖던 그 시점에 굳이 변 전 실장의 부인을 다급하게 불러들일 필요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새정치연대 장기표 대표가 이날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노 대통령이 신정아 사건의 몸통”이라고 주장하며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에 신씨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도 파문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대꾸할 가치가 없고 황당하다.” “악의적인 상상”이라고 일축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변 전 실장과 청와대 관계자 사이에 또 다른 연결고리가 드러난다면 청와대로서는 더욱 치명적인 내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변 전 실장의 ‘거짓말’로 한차례 공황 상태에 빠진 청와대 비서실이 자체 검증 시스템을 제대로 가동할 수 없다는 점도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가와세 나오미, 앨런 챈, 박찬욱… 초가을 거장의 숨결

    ●제8회 서울국제영화제 16일까지 9월 첫 주 가을 문턱을 넘자마자 색다른 영화의 유혹이 시작됐다. 제8회 서울국제영화제가 16일까지 열린다. 온·오프라인과 모바일을 망라하는 유비쿼터스 영화제로,24개국 77편이 초청된 시네마 부문(오프라인 부문)은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점 3개관에서 진행되며, 넷부문(온라인 부문)에 출품된 35개국 170여편의 영화는 공식 사이트(www.senef.net)를 통해 선보인다.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모가리의 숲’이 소개되며 디지털 시네마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앨런 챈 감독의 단편 ‘밀에서 온 엽서’도 상영된다. 파벨 룽긴의 ‘섬’, 자크 리베트 감독의 ‘도끼에 손대지 마라’ 등 각종 영화제에서 호평 받은 거장들의 작품들과 인도, 프랑스, 브라질의 최신 영화들이 이어진다. 말론 브랜도, 오손 웰스, 키에슬로프스키, 빔 밴더스 등 명배우와 감독에 관한 작품도 마련했다. 국제경쟁 부문에 출품된 영화의 감독들이 대거 한국을 찾는다. 첫 장편 영화 ‘라 인풀루엔시아’에서 싱글맘의 우울한 내면과 일상을 섬세하게 포착한 스페인의 페드로 아귈레라, 스릴러 영화 ‘심문’으로 탄탄한 연출력을 자랑하는 불가리아의 여성 감독 이글리카 트리포노바, 스페인 단편 영화의 대부 하비에르 레볼로도 ‘롤라’를 들고 내한, 자신들의 영화세계를 보여준다.(02)518-4332. ●‘문화플래닛 상상마당´ 단편영화제 7일 홍대 앞에 문을 연 ‘문화플래닛 상상마당’은 지하 4층, 지상 7층 규모로 영화관, 갤러리, 영상 편집실, 카페 등 예술 전반을 포괄하는 복합문화 공간이다. 독립 저예산 영화들을 위한 전용 공간을 표방, 개관을 기념해 단편영화제를 19일까지 진행한다. 상영작은 모두 75편.9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주목받은 국내 우수 단편들과 ‘탱고 아르헨티나’‘겨울잠’ 등 클레르몽페랑 등 해외 영화제가 인정한 작품들이 준비돼 있다. 박찬욱 감독의 ‘심판’‘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 김태용·민규동 감독의 ‘열일곱’‘창백한 푸른점’, 정지우 감독의 ‘사로’‘생강’, 장준환 감독의 ‘2001 이매진’‘털’ 등 유명 감독의 독특한 감성이 배어 있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문소리, 양익준, 박혁권 등 이름 난 배우들이 직접 찍은 영화도 있다. 이들은 영화 상영 후 관객가 만나 대화의 시간도 갖는다.(02)330-6200.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주한미군이 이라크 모델이라고?”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최근 이라크 주둔군의 모델로 주한미군을 지목한 것과 관련,“이라크는 한국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칼럼이 게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워싱턴포스트가 발행하는 인터넷 매거진 슬레이트닷컴의 외교 칼럼니스트 프레드 카플란은 31일(현지시간) ‘이라크가 한국?’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전과 이라크전은 기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한국전은 38선을 넘어온 침입자를 응징하고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는다는 분명한 명분이 있는 전쟁이었지만, 이라크전은 미군이 ‘침공자’였으며, 전쟁의 목적도 미국의 힘을 일방적으로 확산하려는 것 말고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카플란은 “주한미군은 한국전쟁 발발 이후 57년간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에 미군을 2060년까지 주둔시킬 생각인가.”라고 반문했다. 카플란은 또 전쟁 이후 주한미군은 한국을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분명한 역할을 하고 있으나, 이라크 주둔군은 취약한 정부를 지탱하고 내전의 폭발을 간신히 막아내는 데 급급하다고 비교했다. 특히 이라크전은 국경도, 전장도 따로 없으며 누가 적이고 친구인지도 불투명한 곳이라고 지적했다. 카플란은 이에 따라 1953년 휴전이래 주한미군 사망자는 ‘8·18 도끼 만행’ 피해자를 포함해 90명이지만, 이라크에서는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에만 3000명의 이라크 주둔군이 사망했고 하루하루 그 숫자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플란은 한국전과 이라크전의 유일한 공통점은 두 전쟁이 모두 미국에서 인기가 없었다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카플란은 지금 시점에서 보면 한국전은 그리 나쁜 전쟁은 아니었다고 판단되고, 그 때문에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을 한국전에 비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카플란은 그러나 이는 부시 대통령이 역사를 바로 보는 것이 아니며 책임을 회피하고 현실을 수사학적으로 덮으려는 태도일 뿐이라고 비난했다.dawn@seoul.co.kr
  • [하재봉의 영화읽기] 아포칼립토

    [하재봉의 영화읽기] 아포칼립토

    당신의 심장이 정말 뛰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면 <아포칼립토>를 봐라. 심장 뛰는 소리가 탐탐북 소리보다 더 크게 들릴 것이다. 마야 문명이 태어난 원시림 속에서 벌어지는 거대한 생존의 혈투는, 생명력 넘치는 야성적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머리를 자르고 배를 가르고 심장을 꺼내는 일은 예사롭게 펼쳐진다. 그 끔찍한 잔혹함이, 폭력성과 선정성을 무기로 값싼 관심을 불러일으키려는 게 아니라는 것을 당신은 깨닫게 될 것이다. 잠시도 시선을 돌릴 수 없는 무서운 속도의 질주와 싱싱한 에너지가 화면에 가득 차 있는 멜 깁슨 감독의 <아포칼립토>. 호주에서 건너가 어느새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에서 이제는 문제적 감독으로까지 성장한 멜 깁슨의 연출력이 도드라지게 드러난 작품이다. <아포칼립토>는 배우 출신 명감독 반열에 우뚝 올라선 멜 깁슨의 야심과, 날것 그대로의 에너지가 화면을 압도하는, 의심할 바 없는 올해의 수작 필름이다. 멜 깁슨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 <브레이브 하트>가 아카데미를 휩쓸 때까지만 해도 감독으로서의 멜 깁슨 앞은 탄탄대로인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세 번째 연출 작품으로 예수의 삶을 소재로 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선택했다. 멜 깁슨 감독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그는 성서에 적힌 그대로 영화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지만 문제는 유대인의 반발이었다. 미국 사회에서 유대인 집단이 갖고 있는 엄청난 힘은 할리우드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제작 당시부터 처음 투자를 약속했던 투자자들이 유대인들의 압력을 받고 투자를 철회하면서 난관에 부딪쳤다. 시나리오를 검토한 사람들에 의해 이 작품이 유대인을 비하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멜 깁슨은 주장한다. 예수를 골고다의 언덕에 오르게 한 사람들은 유대인들이다. 성서에 의하면, 빌라도 총독과 헤롯왕이 예수에게 사형 언도를 내리는 것을 서로 피하기 위해 회피하다가 결국 군중들에게 묻는다. 진짜 살인범으로 사형 언도를 받은 죄수 바라바와 예수 중에서 한 사람을 풀어줄 텐데 너희들은 누구를 풀어주기를 원하느냐고. 군중들은 차라리 흉악한 사형수 바라바를 풀어주라고 외친다. 결국 바라바는 풀려났고 예수는 골고다 언덕까지 십자가를 메고 올라가 최후를 맞았다. 그 군중들이 유대인이다. 이런 내용이 알려지면서 결국 멜 깁슨 감독은 자신의 사재를 털어 제작을 해야만 했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이후 멜 깁슨에 대한 할리우드의 시선은 싸늘하다. 비록 그 영화가 엄청난 상업적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사재로 충당한 멜 깁슨에게 결과적으로 막대한 이익을 안겨 주었지만, 멜 깁슨에 대한 미국 영화계의 우호적 시선은 사라졌다. 멜 깁슨 감독이 만든 다음 작품 <아포칼립토>는 시선을 15세기 마야 문명이 꽃피고 있던 원시의 밀림으로 돌린다. <아포칼립토>를 지배하는 것은, 원시림 속에서 거의 발가벗은 채 살아가는 마야인들의 삶에 대한 호기심도 아니고, 날것 그대로 생생하게 재현되는 살인과 복수의 잔혹함도 아니다. 영화를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속도다. 숲 속에서 거의 알몸으로 살아가는 마야의 전사들은 멈추지 않는다. 처음에는 맹수를 사냥하기 위해서 그리고 숲을 파멸시키고 부족의 부녀자를 살해하며 힘센 남자들은 노예로 끌고 가려는 홀캐인 부족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서, 그 다음에는 복수를 위해서 달리고 또 달린다. 카메라는 그들의 격렬한 움직임을 어떤 때는 그들보다 먼저 달려가서 잡아내기도 한다. 멜 깁슨 감독은 마야 최후의 전사들에게 리얼리티를 부여하기 위해서 아직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신인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실시했다. 할리우드 경력이 거의 없는 배우들은 그러나 관객들에게는 실제로 마야 전사가 화면으로 등장한 것 같은 놀라운 충격을 주는 효과를 발휘한다. 원시의 숲 속에서 맹수를 사냥하며 자연과 함께 살고 있는 마야 부족의 리얼리티는 새 얼굴로 구성된 배우들과 그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감독의 용별술에 의해 싱싱한 에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부족장인 부싯돌 하늘과 그의 아들 표범발(루디 영블러드 분)을 중심으로 원시림 속에서 맹수들을 사냥하며 살아가는 마야 부족. 그러나 잔인한 홀캐인 부족이 마을을 습격한다. 쇠로 만든 날카로운 단검과 돌도끼와 돌몽둥이 등 선진무기로 무장한 홀캐인의 침략 앞에 마야 부족의 전사들은 속수무책으로 쓰러진다. 영화의 전반부를 장식하고 있는 홀캐인족의 마을 습격 장면은 놀라운 핏빛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문명인들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계산된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생존을 위해서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그들에게서는 화면에 묘사된 잔혹함 그 자체보다 더 큰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그러나 정말 우리들의 아드레날린을 솟구치게 하는 장면은 그 뒤로 이어지는 추격신이다. 생포된 남편의 눈앞에서 강간을 당하고 잔혹하게 죽어가는 여인, 아들의 눈앞에서 처참하게 살해되는 아버지. 홀캐인에게 생포된 남자들과 여자들은 숲 속에 건설 중인 거대한 사원 앞으로 끌려간다. 여자들은 인신매매 되어 노예로 팔려가고 남자들은 노동력을 착취당하며 노예로 이용된다. 허리에 화살을 맞았지만 탈출의 기회를 잡은 표범발은 필사의 힘을 다해 숲 속으로 도망친다. 그를 뒤쫓는 홀캐인 부족장들과 무리들. 생존을 위해서 쫓고 쫓기는 추격신은 그 어느 영화에서보다도 생생하게 만들어져 있다. 멜 깁슨 감독은 능숙한 조련사의 솜씨로 소재를 완벽하게 장악하고, 긴장의 지속과 이완의 짧은 순간으로 전체 내러티브의 완급을 조절하는 탁월한 감각을 보여! 준다. 영화의 백미인 표범발의 탈출신은 그를 쫓는 홀캐인 부족의 파괴력 있는 추격으로 더욱 빛난다. 머리 속까지 잠기는 늪, 나무 위로 도망쳤지만 거기에서 마주치는 표범, 그리고 독사의 공격까지 피하며 표범발은, 수직으로 만들어진 마른 우물 속에 숨겨 놓은 만삭의 아내와 어린 아들을 위해서 죽을 힘을 다해 달린다. 그러나 홀캐인의 추격자들 또한 용맹스럽고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멕시코의 열대우림 정글 지역인 라정글라에서 파나비전의 고감도 디지털 지네시스 시스템으로 촬영된 필름은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전사들의 미세한 동작까지 포착하고 있다. 또 국부만 겨우 가린 원시전사들이지만 각각 개성적인 헤어스타일과 이마까지 덮는 화려한 문신, 코와 입 등 얼굴 부위에 부착하는 장신구, 목과 허리 등에 걸치는 소품들이 어우러지면서 실제 마야 전사들을 보는 것같은 놀라움을 전해주는 <아포칼립토> 미술팀은 영화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 부족의 전사들이 끌려간 마야 제국. 제사장은 살아 있는 노예들을 신에게 바치면서 돌칼로 가슴을 자르고 뜨거운 심장을 한 손에 움켜쥐며 꺼낸다. 그리고 제물의 머리를 자르고 몸통을 계단 아래로 굴러뜨린다. <아포칼립토>의 이런 잔혹한 영상은 선정성으로 관객들을 유혹하는가 아니면 주제의 드러냄에 효과적으로 기여하는가 우리가 갈등할 필요는 없다. 야만과 폭력으로 얼룩진 역사는 외투만 다르게 걸친 채 현대까지 이어지고 있고 멜 깁슨 감독은 고대 마야를 배경으로 싱싱한 에너지가 넘치는 폭력적 세계의 모습을 창조해 냈다. 그가 타협하는 유일한 것은, 가족의 가치를 가장 높은 곳에 위치시키는 할리우드 전통을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오직 가족의 안전을 위해 자신의 숲으로 돌아가려는 표범발의 질주에 영화의 모든 것이 달려 있는 이유다. 글 하재봉 시인, 영화평론가, 동서대 교수     월간 <삶과꿈> 2007.03 구독문의:02-319-3791
  • 인간의 문제/마르틴 부버 지음 윤석빈 옮김

    집을 떠나본 사람치고 집이 그립지 않은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돌아갈 집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믿을 것이라곤 자기밖에 없을 것인즉, 결국 자기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작 자기가 누군지를 모른다면 어떻게 될까. 물론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히고 말 것이다. 돌아갈 집이 없는 인간으로서 자기가 누군지를 알아야 할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렇게 인간이 자신을 철학적 사유의 대상으로 삼게 된 것은 집을 잃은 탓이다. ‘대화의 철학자’ 마르틴 부버(M.Buber)는 그의 저서 ‘인간의 문제’(윤석빈 옮김, 길 펴냄)에서 서양철학의 역사를 ‘집이 있는 시대’(제1부)와 ‘집이 없는 시대’(제2부)로 나누면서 각 시대에서 인간이 어떻게 자기인식의 인간학적 문제를 성찰해왔는지를 밝힌다. 부버가 볼 때, 플라톤에서 헤겔까지 인간은 집이 있었다. 돌아갈 집이 있기에 인간은 자기가 누군지에 관한 인간학적 문제를 다루어도 그저 형이상학적, 종교철학적, 역사철학적 맥락에서 부수적인 문제로 다루어왔다는 것을 아리스토텔레스, 아우구스티누스, 스피노자, 칸트, 헤겔 등에 관한 비판적인 고찰에서 밝힌다. 유독 부버는 이 시대의 이단아 파스칼만은 높게 평가하는데, 그가 무한한 우주 어디에도 돌아갈 집이 없는 인간의 진지한 인간학적 사유를 미리 선보인 까닭이다. ‘신은 죽었다.’라는 니체의 말은 집 없는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선언이었다. 이 시대에는 다른 철학의 부속물로 전락해온 인간학적 문제가 비로소 자립성을 확보하면서 철학적 인간학으로 전개되기에 이른다. 부버는 이러한 인간학의 당당한 발걸음을 이끈 철학자로 니체, 포이어바흐, 마르크스, 키에르케고르, 하이데거, 셸러 등을 고찰하되, 개인주의적 인간학과 집단주의적 인간학의 두 가지 틀에서 논한다. 부버는 ‘인간 일반’을 놓치고 ‘사회’만을 분석한 마르크스의 집단주의도 비판하지만, 특히 하이데거의 개인주의를 매섭게 공격한다. 그의 개인주의는 인간의 실존적인 자기관계만을 고집하는 바람에 신을 향해 열린 개별자의 실존적인 자기관계를 제시한 키르케고르의 그것보다 못한 ‘닫힌 체계’라는 비판이다. 물론 하이데거의 실존이 존재 자체를 향해 열린 개방성임은 부인할 수 없다. 앞선 철학자들에 대한 지나친 비판은 대화론적 철학의 체로 걸러낸 부버만의 고유한 해석 탓이겠지만, 굳이 이것을 이 책의 결함으로 볼 필요는 없다. 어차피 앞선 철학을 자신의 눈으로 해석하는 것은 철학자의 특권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짧은 글 ‘전망’에서 부버는 두 가지 인간학을 대신할 대안을 인간의 ‘사이존재(Zwischensein)’에서 찾는다. 인간이 나와 너 ‘사이’의 열린 공간에서 이러한 “사이의 영역” 자체로 ‘존재’하면서 서로 나누는 대화가 인간의 존재론적 근본구조인 까닭이다. 이것은 집 없는 시대에 인간학이 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인간학적 사유의 이념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첨언한다면, 우리의 얼굴로 우리의 역사에서 나와 너 사이에서 성립하는 ‘서로주체성’의 이념을 모색하고 있는 전남대 철학과 김상봉 교수의 저서 ‘서로주체성의 이념’을 곁들여 읽기를 권한다. ■ 서평:권순홍(군산대 철학과 교수)
  • [어린이책꽂이]

    ●교과서와 함께 읽는 우리 근현대사(원병조 지음, 주니어김영사 펴냄) 간도는 만주의 지린성 동남부 지역을 가리킨다. 이곳은 옛날 고구려와 발해 때부터 우리 민족의 활동무대였지만, 거란족이 발해를 멸망시킨 후 오랫동안 북방 유목민족의 터전이 됐다.17세기 들어 청을 건국한 여진족은 간도 지방을 신성시하면서 이 지역에 여진족 외에 다른 민족이 들어와 사는 것을 금했다. 때문에 이 지역은 한동안 사람이 살지 않는 황무지가 됐고, 청나라와 조선 사이에 놓인 섬과 같은 땅이란 뜻에서 간도(間島)라 불리기 시작했다. 이 역사만화책에는 이처럼 밀도있는 배경지식이 가득 실렸다.9900원. ●국어 실력이 밥먹여 준다-초등낱말편2(김경원 등 지음, 열린박물관 펴냄) ‘돌’이 낱말 머리에 붙으면 어떤 뜻이 될까. 이때 돌은 바위나 돌멩이를 가리키지 않는다. 돌배, 돌미나리, 돌삼(야생인삼)처럼 논이나 밭에서 가꾸지 않은 야생식물을 낮잡아 말할 때 돌이 붙는다. 돌과 비슷한 구실을 하는 말이 ‘개’다. 개떡, 개나리, 개비름 등 별로 좋지 않은 것, 질이 낮은 것, 함부로 된 것을 일컫는다.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개나리도 나리 중에서 꽃이 작아 볼품이 없다는 뜻에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생각의 힘을 키워주는 국어풀이사전.8900원. ●식물의 힘(카트린 바동 엮음, 김동찬 옮김, 푸른나무 펴냄) 서양에 기독교가 생겨나기 이전의 종교였던 드루이드교 사람들은 숲 속에 있는 늙은 떡갈나무 아래로 가 금도끼나 금낫으로 겨우살이를 베어 왔다. 그리고 제사를 지내며 겨우살이의 신성한 능력을 얻을 수 있게 해달라고 신에게 기도했다.‘시어머니 방석’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둥근 공모양의 공선인장은 1m이상 자란다. 이 선인장의 열매는 튜나(tuna)라고 불리는데, 과즙이 많아 사막을 지나는 나그네들이 목을 축이기도 한다. 경이로운 식물들에 관한 이야기가 눈길을 끄는 책.9500원. ●빛나는 우리 발명품(햇살과나무꾼 지음, 해와나무 펴냄) 1231년부터 1259년까지 고려는 몽골에 여섯차례나 침략을 당했다. 그러자 고려 사람들은 부처님의 힘으로 몽골군을 몰아내기 위해 세상의 모든 불경을 목판에 새겼다.200자 원고지 25만장이 넘는 분량이다. 흙과 불이 빚어낸 고려시대의 푸른 도자기 고려청자도 자랑거리. 청자는 흙으로 빚어 800도에서 한번 구워낸 다음 철 성분이 든 유약을 발라 1300도 정도에서 한번 더 구워 만든다.‘옛 물건으로 만나는 우리 문화시리즈’ 가운데 한권.1만 3000원.
  • [美 교포학생 총기난사 파문] 조승희 팔 문신 ‘이스마일 액스’는 무슨 뜻?

    버지니아 공대 ‘학살’로 전 세계를 경악케 한 교포 학생 조승희씨는 ‘이스마일 도끼(Ismail Ax)´란 말로 무엇을 얘기하려 했을까. 그는 자신의 팔 안쪽에 붉은 잉크로 ‘이스마일 도끼’란 글을 쓴 채 범행을 저질렀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에는 이 어구가 ‘신의 처형’이나 ‘대량학살’을 뜻한다는 해석들이 올라오고 있다. 먼저 종교적인 해석. 이스마일(기독교의 이스마엘)은 이슬람교에서 유일신 알라를 믿기 시작한 이브라힘(기독교의 아브라함)의 아들로서 이슬람교도들의 조상으로 여겨진다. 이브라힘은 우상 숭배를 타파하기 위해 도끼를 들고 예배소에 올라가 작은 우상들을 모두 깨뜨리고 큰 우상의 목에 걸어두었다고 한다. 한 네티즌은 ‘이스마일 도끼’는 이슬람교와 관련된 것으로 ‘이스마일의 처형’이란 뜻이라고 분석했다. 이 문구가 성서적으로 ‘대량학살’을 뜻한다는 의견도 있다. 인터넷 사전 위키피디아에는 ‘Ishmael’이 고아나 망명자, 추방자란 의미로 조씨는 자신이 사회적으로 버려진 사람이란 메시지를 남기려 했다는 분석도 있다. 버지니아공대에는 ‘Alpha Chi Omega’라는 여성 동아리가 있는데 ‘AX’는 이 단체를 의미하는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무슨 일 했길래…” 어린소녀가 1억을 번 내막

    “어린 소녀가 도대체 무슨 일을 했길래,수개월 동안 1억원이라는 큰 돈을 벌었지?” 중국 대륙에 19살짜리 소녀가 불과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무려 1억원을 벌었다가 공안(경찰)당국에 붙잡히는 바람에 주변 사람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을 했길래….”라는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남부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시에 살고 있는 딩샤오옌(丁小艶·19)씨.그녀는 지난 6개월 동안 호텔에서 8600여차례의 매춘 행위을 알선해 100만 위안(元·1억 2000만원) 이상의 화대를 챙기다가 공안에 붙잡혔다고 도시쾌보(都市快報)가 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딩씨는 호텔 사우나에 근무하면서 안마사를 고용해 불법 매춘 행위를 통해 이익을 취하는 불법 매음조직단 구성 혐의를 받고 있다. 그녀는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쿤밍시 모 호텔 사우나에 근무하면서 6명의 안마사를 고용해 모두 8600여차례에 걸쳐 매춘행위를 알선한 뒤 모두 100만 위안의 이익을 취했다. 딩씨는 고등학교 졸업을 몇달 앞둔 지난해 3월,취업을 위해 동분서주했다.아리잠직한 모색에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데다 학교 성적 또한 상위권이어서 어렵지 않게 취업할 것으로 생각했다.특히 첨단산업으로 떠오른 IT관련 업체에 취업할 작정이었다. 그러나 취업은 그녀가 생각한 만큼 녹록치 않았다.희망하던 IT 업체는 커녕 일반 기업체 경리로도 번번이 고배를 들어야 했다.이리저리 면접을 본 곳만도 20여개 업체에 이르렀으나 같이 일해보자고 연락이 온 회사는 한 곳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모 고급 호텔에서 매니저를 뽑는다는 공고를 본 딩씨는 조금 흥분이 됐다.지원조건이 자신의 조건과 너무나 맞춤한 까닭이다.이 때문인지 그녀는 서류전형-심층 면접 등을 통해 20대 1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무난히 합격했다.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막상 출근하고보니 자신이 원한 호텔리어가 아닌,호텔 사우나의 안마소를 관리하는 잡역부나 다름없는 일이었다.특히 밤에는 링반(領班·룸살롱 마담) 역할까지 해야 했다.너무 실망한 나머지 그만두려고 여러번 사직서를 냈으나 상사가 “조금만 기달려 달라.”,“수습기간은 당연히 어려운 일을 해야 하는 법이다.”는 등의 달콤한 말로 꼬시는 바람에 눌러앉고 말았다. 그러던중 딩씨는 밤의 업무를 하면서 슬슬 재미를 붙였다.링반 업무를 하다보니 잘만하면 하룻밤에 한달 월급을 챙길 수 있는 등 큰 뒷돈이 생기는 덕분이다.이에 맛을 들인 그녀는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줄 모르고’ 링반 업무를 계속하다가 끝내 쇠고랑을 차게 됐다. 딩씨는 “갓 고등학교를 졸업해 사회 경험도 없고 법률 지식도 없어 범죄의 길로 들어섰다.”면서 “취업하려고 했으나 잘 되지 않은 상태에서 호텔 사우나에 취업하게 돼 이같은 일을 저지르게 됐다.”고 털어놨다.그녀는 “지나간 잘못에 대해 매우 후회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겠다.선처해 달라.”며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떨궜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산이 좋아 산으로] 경북 문경 대야산

    [산이 좋아 산으로] 경북 문경 대야산

    세속을 떠난 사람이란 말이 오히려 속된 느낌이 들 때가 있다.‘도(道)를 닦아서 현실의 인간 세계를 떠나 자연과 벗하며 산다는 상상의 사람’이란 본뜻보다는,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속담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산이 고단한 노동의 대상이었던 나무꾼에게 신선의 세계는 넘볼 수 없는, 아니 넘보아서도 안 되는 금기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선유동(仙遊洞) 역시 민중과는 거리가 먼 사대부들의 풍류의 공간 아니었을까. 이름난 계곡마다 전각 전시장처럼 바위마다 제 글씨 새기기에 급급했던 흔적이 굽이굽이 남아 있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이 나라에 선유동이란 이름이 붙은 곳이 하나둘이 아니지만, 산 하나에 선유동계곡을 안팎으로 품은 산은 대야산뿐이다. 백두대간 동쪽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의 선유동은 내선유동, 서쪽 충북 괴산군 청천면은 외선유동이다. 대야산은 속리산국립공원 구역 안에 있다. 백두대간이 통과하는 산으로 북쪽 희양산과 남쪽 조항산 사이에 있는데, 대간 종주자들은 문경 벌바위마을에서 대야산으로 올라가는 밀재와 922번 도로가 통과하는 버리미기재를 많이 이용한다. 산 전체가 속리산에 버금가는 빼어난 암릉들이 이어져 조망이 좋고 특히 산의 동쪽과 서쪽의 선유동계곡이 유명하다. 문경 선유동은 학천정부터 용추폭포까지의 계곡을 말하며, 특히 여름철 하트 모양의 소를 이룬 용추폭포를 찾는 관광객들이 많다. 괴산 선유동은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한 선유구곡인데, 대야산 등산로와는 직접 연결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대야산의 암릉과 계곡 모두를 즐기기 위해서는 용추계곡을 끼고 코스를 잡아야 한다. 대표적인 들머리는 문경 가은읍 완장리 벌바위마을로 용추폭포를 거쳐 다래골∼밀재∼정상으로 오르는 길과 피아골~정상, 또는 피아골∼촛대봉∼정상으로 오를 수 있다. 버리미기재에서 곰넘이봉∼촛대봉∼정상으로 오를 수도 있다. 벌바위마을에서 버리미기재까지는 승용차로 5분 이내(대중교통은 없다) 거리. 괴산 쪽에서는 청천면 삼송리 농바위마을에서 중대봉을 거쳐 대야산 정상을 오르거나, 밀재에서 정상으로 오를 수 있으나 현재는 국립공원에서 개방한 탐방로가 아니다. 숙박시설과 식당, 주차장 등 편의시설은 벌바위 마을에 집중되어 있다. 사계절 모두 다양한 경치를 즐길 수 있는 산이나 여름철 산 아래쪽 계곡을 찾는 관광객들이 특히 많다. 그러나 사계절 수량이 풍부하기 때문에 봄부터 초여름까지 신록과 꽃이 어우러진 계곡과 암릉을 즐기는 산행이 호젓하고 좋다. 암릉 구간에 위험한 곳은 로프가 매여 있지만 겨울철에는 미끄럽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능선 상에서는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이 없다. 어느 쪽 코스를 택하든 4∼5시간 이내로 산행이 가능하다. 봄철 산불예방기간에는 산행이 통제되므로 사전에 확인하고 떠난다. 그러나 비온 다음 날 같은 경우는 유동적으로 산을 개방한다. # 여행 정보 진남 교반 주변 진남역에는 옛날 석탄을 운반하던 폐 선로 왕복 4㎞를 달리는 철로자전거를 만들어 관광상품으로 만들었다.3월1일∼9월30일은 09:00∼18:00 운행(매표는 08:30∼17:00까지),10월1일∼2월28일은 10:00∼16:00 운행(매표 09:30∼15:00)하고,2명이 함께 타는 자전거 1대당 1만원(만 12세 이하는 2명 추가 승차 가능)이다. 단체(15대이상) 20%, 문경새재유스호스텔·청소년수련관과 불정자연휴양림 숙박자, 문경관광사격장, 문경석탄박물관 이용자는 영수증을 제시하면 당일에 한해 30% 할인해준다. 주말에는 가족 이용객이 많아 조기 매진된다. 신현리 진남역 (054)550-6478. 글 사진 이영준(월간 Mountain기자)
  • 3.5차원의 조각 vs 저항적 추상

    서울대 미대 조소과를 1977년 함께 입학한 조각가 윤영석과 박희선이 30년 뒤 보여주는 작품세계는 서로 많이 다르다. 오는 4월22일까지 서울 로댕갤러리(02-2259-7781)에서 ‘윤영석:3.5차원의 영역’이란 제목으로 개인전을 갖는 윤영석은 독일 유학 이후 미묘하고 개념적인 작업을 선보여 왔다. 금속, 돌, 나무 등 그동안 조각가들이 흔히 사용했던 소재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2003년부터 국내에서 독보적으로 시도했던 렌티큘러(입체사진) 작업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보는 방향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지는 렌티큘러로 눈동자의 움직임, 발레리나의 발동작, 움직이는 농구공 등을 표현했다. 전시회장 입구에는 당구큐대를 잡은 거대한 손인 ‘제로섬 게임을 넘어서’가 설치돼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손가락이 6개다. 복제양 돌리를 인용하여 과학과 문명에 대한 인간의 과도한 집착을 해석하는 ‘표본실의 양들’ 등 작가는 우리가 사는 3차원 공간을 넘어 시공간이 일치된 4차원에 도달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김종영미술관(02-3217-6484)에서 오는 4월26일까지 10주기 추모전이 열리는 박희선은 기억 속에서 다소 희미한 조각가이다. 41살의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작가는 ‘저항적 추상미술’이란 한국미술사에 독보적인 작품을 남겼다고 미술관측은 평가했다. 유족들이 10년 넘게 보관해오던 작품들은 여전히 서슬이 시퍼렇고 시대의식이 살아 숨쉰다.1980년대에 한반도의 역사, 통일, 생명과 같은 주제에 골몰했던 작가는 종류가 다른 여러 나무토막을 끼워 맞춰 작품을 완성하는 전통적 제작방식을 사용했다. 재료를 통째 깎는 것이 아니라 나무못으로 조각들을 끼워 맞춰 작품을 완성, 통일에 대한 염원을 표현하고 있다. 여린 나무 속살에 도끼를 찍어 넣은 작품 ‘한반도’는 시각적 충격과 아슬아슬한 위기감을 불러일으킨다. 윤영석은 “박희선이 전통적인 한국성에 천착했다면, 나는 조각의 영역 확장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같은 시대를 살았고, 비슷한 것을 배웠던 두 조각가가 어떻게 판이한 작품세계를 구축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We랑 외국어랑 놀자-일어] お風呂で(旅行19 )

    A:マイケルさんはいつごろ日本に ましたか.(마이께루상와 이쯔고로 니혼니 기마시타까.) 마이클 씨는 언제 일본에 오셨습니까? B:私は今年 1月に日本に ました.(와따시와 고또시 이찌가쯔니 니혼니 기마시따.)저는 올해 1월 왔습니다. A:日本の生活にもう慣れましたか.(니혼노 세-까쯔니 모- 나레마시타까.)일본의 생활에 이젠 습관이 되었습니까? B:はい,もう慣れました.しかし,初めは習慣が違うから,こまりました.(하이, 모- 나레마시따. 시까시, 하지메와 슈-깐가 지가우까라, 고마리마시따.)예, 이젠 익숙해졌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습관이 다르기 때문에 애먹었습니다. A:例えば,どんなことですか.(다또에바, 돈나 고또데스까.)예를 들면 어떤 것입니까? B:日本のお風呂はとても熱いです.初めてお風呂に入った時,とてもびっくりしました.(니혼노 오후로와 도떼모 아쯔이데스. 하지메떼 오후로니 하잇따도끼, 도떼모 빗꾸리시마시따.)일본의 목욕탕은 너무 뜨겁습니다. 처음으로 욕탕에 들어갔을 때, 매우 깜짝 놀랐습니다. A:あ-,そうですか.私もあまり熱いのは好きではありません.(아-, 소-데스까. 와따시모 아마리 아쯔이노와 스끼데와 아리마셍.)아-그렇습니까? 저도 너무 뜨거운 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세종외국어학원 일본어담당:윤 병 일 02)720-8587
  •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 교실’ 지상중계] (7) 주제별강의 및 첨삭 Ⅲ

    1번은 제시문에 나온 내용으로 풀 수 있다. 쉬운 문제다. 답에는 ‘혁신’이라는 어휘만 들어가면 된다.(가)에 있는 예들이 혁신의 어느 분야에 해당하고 어떻게 작용하는지만 알면 쉽게 풀 수 있다.(가)에 나오는 혁신은 무엇인가. 공급의 측면에서 볼 때 생산자 중심, 생산성 증대, 기업의 이익, 즉 들어가는 것보다 나오는 게 더 많으면 그 관계가 성립된다. 수요 측면에서는 소비자의 가치와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들 수 있다. 공통점은 이런 식으로 보여주면 된다. 그럼 이 제시문에서 수요 측면인지 공급 측면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거기에 답이 있다. 스타벅스에서 혁신이라고 한 부분은 고급문화를 제공하고 소비자의 만족을 얻어냈기 때문이다. 기업의 이익이 된다는 등의 얘기는 공급 측면으로 보면 된다. 혁신은 자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활동이다. 공급 측면에서 혁신의 정의를 내린 곳은 어디인가. 똑같은 자원을 투자하고도 다른 결과를 얻는 것이 혁신이다. 그럼 생각해 보자. 스타벅스에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커피라는 생산물에 새로운 문화를 더한 것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가치를 얻은 것이다. 스타벅스가 성공했던 이유는 이들의 기법이 수요 측면에만 해당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 서울시교육청 논술강의 녹취록&논술교재(7회) 바로가기 델을 보자. 어디가 핵심인가. 다이렉트 판매방식이다. 또한 소비자 중심이다. 맞춤형 PC를 직접 판매하는 모델을 창조한 곳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주기 위해서다. 이 또한 수요의 측면이다. 이것은 스타벅스의 예와 다르게 제품에 서비스를 얹은 것이다. 결론은 쉽게 내려질 수 있다. 결국 이 두 가지가 수요 측면임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의 공급 측면으로는 이익 창출이 한계에 부딪쳤기 때문에 수요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관점이 더 빛을 보는 것이다.(가)에서 여기에 속하는 것만 말하면 된다. 글의 순서는 상관없다. 중점을 두고 쓸 부분은 소비자들의 가치와 만족도를 높여주는 예이다. 요즘 기업들은 여기에 중점을 두고 나아가고 있다. 두번째 단락에서는 혁신에 대한 얘기 가운데 공급 측면에 한계에 부딪쳐 수요 측면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쓰면 된다. 혁신에 대한 설명이 여러 개 나오는데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 알아보자. 혁신은 무엇인가. 학교 수업시간에 나오는 것이 논술의 배경 지식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된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내신 공부를 하고 시험 끝나면 다 잊어버린다. 그러고 나서 수능 공부를 한다. 학원 열심히 다닌다. 수능이라고 내신과 동떨어져 있느냐. 기본적으로 수능의 배경지식도 내신 공부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를 벗어나지 않는다. 여러분은 한 번에 할 수 있는 공부를 따로 따로 하면서 시간과 노력을 버리고 있다. 학원은 기본적으로 이익 추구를 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내신, 수능, 논술등을) 쓸데없이 다 나눠서 가르친다. 수능은 암기적 사고,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를 요구한다. 하지만 여러분은 별개의 문제로 생각한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글쓰기가 들어갈 뿐이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것이 논술이다.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 있다. 학교에서 배경 지식을 잘 안 가르쳐 주는 이유는 교과 시간에 배우는 배경지식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수업 시간에 집중해라. 집에 가서 혼자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돌을 밀어보지도 않고 (해결책을)찾는 식의 공부는 안된다. 스스로 길을 찾는 식의 공부 방법을 찾아야 한다. 2번 문제를 보자. 박지원은 잘 알 것이고, 장자와 박지원은 연습문제에 자주 나온다. 이유는 지금 시대에 적용되는 사상을 당시에 미리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잘 맞는 한자가 온고지신(溫故知新)이다. 같은 말이 하나 더 있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이다. 옛것을 알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라는 뜻이다. 논술에서 배경지식을 왜 강조할까. 배경지식은 단순히 글의 자료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글을 쓰기 위한 귀한 재물이 된다. 이 문제에서도 여러분은 두 글에 나타난 삶의 태도나 사유 방식을 찾아야 한다. 둘의 평균을 찾아야 한다. 한 쪽에 치우치면 안된다. 두 가지를 다 아우를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 두번째는 인류의 역사와 문화의 발전에 기여한 사례를 논하는 것이다. 주장이 있고, 추출해 낸 사유방식으로 이어지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구체적인 사례다. 논술하고 싶은 내용은 많이 알지만 쉬운 것을 위주로 왜 그런지 설명해야 한다. 구체적인 설명은 예만 들어주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설명이 필요하다. 왜 설명하지 않을까. 이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자신이 아는 것은 다른 사람이 모두 안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실수다. 설명이 충분히 되어야 한다. 추측성 주장이거나 혹은 어느 한 쪽의 주장을 몰아갈 때 더욱 더 설명을 보장해 줘야 한다. 그러나 찬반 논의형 진행일 때 반박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한다. 즉 한정을 지어준다. 예를 들어 사람은 누구나 군대를 가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면 몸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혹은 군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하는 식으로 한정을 지어야 한다. 진도를 나가 보자. 두 사람을 아우를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나)를 보면 선귤자가 엄행수를 바라보는 태도, 예적 선생이라고 부르는 이유에서 삶의 방식이나 그의 사유 방식을 추론할 수 있다.(나)에서는 선귤자나 제자가 바라보는 방식이 다르다.(가)에서도 혜자와 장자가 바라보는 방식이 상반된다. 그러나 공통점도 있다. 장자와 선귤자이다. 이제 결정지어 주면 된다. 삶의 태도라고 할지 사유방식이라고 할지. 즉 남들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다. 두번째 질문은 인류의 역사와 문화발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구체적인 예를 통해 말하라고 하고 있다. 설명을 친절하고 자세하게 해줘야 한다. 불친절하면 점수를 잘 받지 못한다.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2007 서강대 수시 1차 논술문제 ●경제 문항 1: 30%,500~600자 다음 제시문 (나)는 오늘날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어떤 공통된 경영 활동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제시문 (나)를 근거로 하여 제시문 (가)가 담고 있는 의미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라. (가) 스타벅스는 커피와 문화를 결합하여 커피에 관한 경험을 재창조한 회사이다. 스타벅스의 최고 경영자가 된 하워드 슐츠는 1982년 스타벅스에 합류했다가 1987년에 스타벅스를 인수했다. 그는 단순히 최고급 커피원두를 소매로 파는 가게였던 스타벅스를 ‘고객이 바리스타(barista)라 불리는 매장 점원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커피를 마시면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오늘의 스타벅스를 일구어냈다. 또한 존경과 품위, 다양성의 존중, 사회와 환경에 대한 공헌 등의 원칙을 공유하는 문화를 키워나감과 동시에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프라프치노 등 고객의 새로운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상품을 적시에 선보였다. 그 결과 1987년 당시 6개 스토어에 100여명의 사원이 있던 수준의 회사를 10년만에 2,000여 개의 스토어에 25,000명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켰다.1992년에는 커피 판매 기업으로는 최초로 상장기업이 되었으며 2004년에는 5조 3천억 원의 매출과 6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델은 1984년 창업과 함께 컴퓨터업계 최초로 제조업체가 제작한 컴퓨터를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다이렉트 판매’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의 PC 판매는 생산자 중심의 관점에서 고객의 새로운 요구에 대한 직접적인 이해 없이 생산하고 중간유통을 거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델은 이러한 방식을 뛰어넘어 고객과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PC를 파악하고 맞춤형 PC를 직접 판매하는 모델을 창조한 것이다. 그 결과 1994년부터 7년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 37%를 기록하며 2001년에 세계 시장 1위의 사업자로 등극했다.2004년에 델은 42조 6천억 원의 매출과 3조 5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 AT 커니, 매일경제 Creative Korea 팀, ‘창조혁명 보고서´ (나) 인간이 자연 그대로의 자원에서 새로운 용도를 찾아내고 그것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기 전까지는 ‘자원’이라고 불릴 만한 것은 없다. 경제적 가치가 생기기 전까지는 모든 식물은 식물 그 자체이고, 모든 광석은 돌덩어리 일 뿐이다.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땅에서 스며 나오는 원유도, 알루미늄 원광인 보크사이트도 자원이 아니었다. 귀찮은 존재로서 토양을 망치기만 했다. 페니실린 곰팡이도 한때는 자원이 아니라 병균일 뿐이었다. 그러나 1920년대 영국의 미생물학자인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 곰팡이 ‘병균’이야말로 세균학자들이 찾던, 바로 그 박테리아를 죽이는 물질임을 확인함으로써 페니실린 곰팡이는 가치 있는 자원이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아무것도 아닌 것에 부를 창출하는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혁신인 것처럼 기존 자원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높여 더 많은 부를 창출하도록 하는 활동도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 경제학자 J.B. 세이는 “기업가는 경제적 자원을 생산성과 수익성이 낮은 곳으로부터 좀 더 높은 곳으로 이동시킨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빌리면, 혁신은 ‘자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혁신은 기업가정신의 구체적인 기능인 것이다. 똑같은 자원을 투입하고도 더 많은 양을 산출할 수 있는 활동이 곧 혁신이라는 뜻으로 공급측면에서의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의에 적합한 구체적 사례를 들어보면, 제철산업의 경우 종합제철공장에서 미니밀(mini-mill: 전기로)로 이동한 것은 공급측면에서의 혁신이다. 미니밀은 철광석을 녹이는 용광로 설비가 필요 없다. 고철을 녹여 철강 빔이나 철근 같은 소비제품을 만들어낸다. 최종 제품도, 용도도, 고객도 똑같다. 그러나 생산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추었기 때문에, 즉 같은 자원을 투입하고도 더 많은 양을 산출할 수 있도록 한 혁신인 것이다. 한편 혁신을 수요측면을 강조해 정의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혁신은 소비자들이 이제까지 느껴온 가치와 만족에 변화를 일으키는 활동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아이포드(i-Pod) 또는 디지털 카메라는 기술혁신이라고도 말할 수 있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와 만족도를 높인 혁신사례라고 할 수 있다. 헨리 루스가 1920년대에 ‘타임´,‘라이프´,‘포천´ 등을 창간하여 보여준 사회적 혁신이나,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에 개발된 머니마켓펀드(money market fund), 유니버설보험상품(universal life insurance product) 같은 금융상품의 성공적 혁신도 공급측면보다는 가치와 만족도라는 측면에서 훨씬 설명하기 쉽다. ― 피터 드러커,‘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혁신‘ ●인문 문항 2: 30%,500~600자 다음 두 제시문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삶의 태도 또는 사유방식을 추출하고, 그것이 인류의 역사와 문화의 발전에 어떠한 기여를 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논술하라. (가) 혜자(惠子)가 장자(莊子)에게 말했다.“위(魏)나라 왕이 나에게 큰 박씨를 하나 보내주므로 이것을 심었더니 닷 섬짜리 박이 열렸네. 그 속에다 장을 채워 두었더니 들 수가 없었네. 다시 두 쪽으로 쪼개어 바가지를 만들었으나 너무 넓어서 쓸 수가 있어야지. 텅 비어 크기는 했지만 나는 아무 소용없어 그것을 부수어버렸네.” 장자는 이렇게 대답했다.“자네는 참으로 큰 것을 쓸 줄 모르는군.…중략… 지금 자네는 닷 섬짜리 바가지를 가지고 있으면서 어째서 그것으로 큰 통을 만들어 강호(江湖)에 띄울 것을 생각지 못하고, 그것이 넓어서 쓸데가 없다고만 근심하는가? 자네야말로 아직도 몹시 옹졸한 생각밖에 가지고 있지 못하군.” 혜자는 장자에게 말했다.“우리 집에 큰 나무가 있는데 사람들이 가죽나무라 부르네. 그 밑동은 혹투성이라 먹줄을 댈 수가 없고, 그 작은 가지들도 꼬불꼬불해서 자에 맞지를 않네. 그것이 길가에 서 있으나 목수가 돌아보지도 않네. 지금 자네의 말은 이 나무와 같아 커도 소용이 없네. 따라서 여러 사람들이 돌보지도 않을 것일세.” 장자는 이렇게 대답했다.“…중략… 자네는 큰 나무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것이 쓸데가 없는 것을 걱정하지만, 왜 그것을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인 광막한 들에다 심어 놓고 그 곁을 방황하면서 무위(無爲)로 날을 보내고 소요하다가 그 밑에 드러눕지를 않는가? 그러면 그 나무는 도끼에 베어지지도 않을 것이고 아무에게도 해를 입을 염려가 없네. 쓰일 데가 없으니 또 무슨 괴로움이 있겠는가?” ― ‘장자´ (나) 선귤자(蟬橘子)에게 예덕선생(穢德先生)이라 부르는 벗이 한 사람 있었다. 그는 마을 안의 똥을 치는 일을 생업으로 삼고 지냈다. 선귤자의 제자가 자기 스승이 그 비천한 막일꾼의 덕을 칭송하여 선생이라 부르는 동시에 장차 그와 교분을 맺고 벗하기를 청하려고 하자, 제자로서 부끄러워 그의 문하를 떠나려고 했다. 그러자 선귤자가 말했다.“앉아라. 내가 너에게 벗을 사귀는 것에 대해 말해주마.…중략… 모든 사람들이 엄씨의 똥을 가져다 써야 땅이 비옥해지고 많은 수확을 올릴 수 있다네. 하지만 그는 아침에 밥 한 사발이면 의기가 흡족해지고 저녁이 되어서야 다시 한 사발 먹을 뿐이지. 남들이 고기를 먹으라고 권하였더니 목구멍에 넘어가면 푸성귀나 고기나 배를 채우기는 마찬가지인데 맛을 따져 무엇하겠느냐고 대꾸하고, 반반한 옷이나 좀 입으라고 권하였더니 넓은 소매를 입으면 몸에 익숙하지 않고 새 옷을 입으면 더러운 흙을 짊어질 수 없다고 하더군.…중략… 엄행수는 지저분한 똥을 날라다 주고 먹고살고 있으니 지극히 불결하다 할 수 있겠지만 그가 먹고사는 방법은 지극히 향기로우며, 그가 처한 곳은 지극히 지저분하지만 의리를 지키는 점에 있어서는 지극히 높다 할 것이니, 그 뜻을 미루어보면 비록 만종의 녹을 준다 해도 그가 어떻게 처신할는지는 알 만하다네.…중략… 선비로서 곤궁하게 산다고 하여 얼굴에까지 그 티를 나타내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요, 출세했다 하여 몸짓에까지 나타내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니, 엄행수와 비교하여 부끄러워하지 않을 자는 거의 드물 걸세. 그래서 나는 엄행수에 대하여 스승으로 모신다고 한 것이네. 어찌 감히 벗하겠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이유에서 나는 엄행수의 이름을 감히 부르지 못하고 예덕선생이라 부르는 것일세.” ― 박지원,‘예덕선생전´ ●다음주에는 ‘주제별 강의 및 첨삭4’ 강의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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