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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집·초등학교 앞 잇단 흉기난동 ‘공포’…나체 활보도

    어린이집·초등학교 앞 잇단 흉기난동 ‘공포’…나체 활보도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으로 3명이 다쳤다. 한 남성이 흉기를 들고 초등학교 인근에서 나체로 활보하다 체포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13일 연합뉴스 보도와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동경찰서는 이날 성동구 어린이집 입구에서 흉기를 휘두른 A(47) 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성동구 하왕십리동 어린이집 앞에서 손도끼를 휘둘러 한 원아의 할머니와 어린이집 교사, 근처 문화센터 강사 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3명은 모두 머리를 다쳤다. 피해자 중 할머니는 중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 형은 경찰에 “동생이 금전 문제로 자신을 찾아오는 길에 홧김에 흉기를 휘두른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형은 해당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교회에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전과와 정신병력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날 오전 8시 30분에는 서울 관악구 신대방역 인근에서는 흉기를 소지한 채 나체 상태로 거리를 활보한 50대 남성 B씨가 공연음란·경범죄처벌법 위반(흉기 은닉휴대) 혐의로 체포됐다. B씨가 범행한 신대방역 인근에는 초등학교가 있으며 당시는 초등학생들의 등교 시간이었다. 놀란 주민은 ‘남성이 나체 상태로 칼을 들고 다닌다’고 경찰에 신고했고 B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5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B씨는 사물 변별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어 경찰 조사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경찰은 B씨를 병원에 응급입원 조치하고, 주변인 등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서울 서대문구에서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40대 여성과 여성의 초등학생 아들을 흉기로 위협(특수협박)한 혐의로 C(40)씨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경찰은 C씨가 과거 조현병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응급입원 조치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어린이집 앞에서 40대 남성 흉기 휘둘러 3명 부상…원아 할머니 중상

    어린이집 앞에서 40대 남성 흉기 휘둘러 3명 부상…원아 할머니 중상

    어린이집 앞에서 괴한이 흉기를 휘둘러 원아의 할머니 등 3명이 다쳤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13일 오전 11시쯤 성동구의 한 어린이집 입구에서 흉기를 휘두른 A(47)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어린이집 앞에서 손도끼를 휘둘러 이 어린이집을 다니는 원아의 할머니와 어린이집 종사자 2명 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원아의 할머니는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음주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진술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라디오스타’ 이진호, MSG 없는 토크 대방출에 은지원 ‘당황’

    ‘라디오스타’ 이진호, MSG 없는 토크 대방출에 은지원 ‘당황’

    개그맨 이진호가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은지원에게 첫 만남부터 욕먹은 사연을 폭로한다. 은지원의 추천으로 ‘라스’에 입성한 그는 그 기대에 부응하는 대활약을 펼칠 예정이어서 기대를 한껏 끌어올린다. 오늘(12일) 밤 11시 5분 방송 예정인 고품격 토크쇼 MBC ‘라디오스타’(기획 김구산, 연출 최행호, 김지우)는 은지원, 규현, 위너 강승윤, 이진호가 출연하는 ‘만나면 좋은 친구’ 특집으로 꾸며진다. 이진호는 은지원과의 첫 만남 에피소드를 털어놓는다. 첫 만남에도 불구하고 거침없는 은지원을 보고 적잖게 당황했다고. MSG 하나 없이 세상 솔직한 에피소드 방출에 은지원은 “야! 칠 건 쳐!”라고 당황하며 웃음을 자아냈다는 후문. 강렬한 둘의 만남은 ‘라스’ 출연으로 이어지게 됐다. 이진호는 은지원의 추천 덕분에 ‘라스’에 함께하게 된 것. 그러나 정작 그들은 두 번 만난 사이라고 밝히며 어색해하는 모습을 보여 모두를 폭소케 했다고. 이진호는 규현과의 인연도 밝힌다. 알고 보니 둘은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낸 사이였던 것. 규현은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웃겼다며 그를 향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고. 이에 이진호는 규현의 취향을 저격했던 말장난을 선보이며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이어 이진호는 자신의 중국 팬 자랑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다. 심지어 그 팬의 ‘최애’가 자신이고, ‘차애’가 규현이라고.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은지원이 거침없이 독설을 날리며 그를 당황케 했다는 후문. 이진호는 SNS 스타를 노리는 ‘초간단 인터뷰’로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그는 직접 김구라와 은지원을 인터뷰하며 탁월한 센스와 입담으로 폭발적 반응을 이끌었다고.. 이진호는 소비 스케일도 공개하며 궁금증을 불러모은다. ‘개그계의 도끼’라고 불릴 정도로 엄청난 소비 습관을 자랑했던 그는 지금은 180도 달라졌다고 고백한 것. 그는 최근 공허함을 느낀다고 털어놔 애잔함을 자아낼 예정이다. 은지원의 ‘PICK’을 받은 이진호의 대활약은 오늘(12일) 밤 11시 5분 방송되는 ‘라디오스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독일 ‘석궁 사망 사건’ 사망자들 “중세시대 마니아들로 추정”

    독일 ‘석궁 사망 사건’ 사망자들 “중세시대 마니아들로 추정”

    지난 11일 발생한 독일 석궁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수사당국이 사실상 공동자살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dpa통신은 14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에른주 파사우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3명의 남녀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관이 사망자 두 명의 유언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수사당국은 부검 결과 사망자 간 서로 다투거나 제 3자가 개입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30세 여성 파리나 C가 53세 남성 톨스텐 W와 33세 여성 커스틴 E를 먼저 살해한 뒤 자신도 석궁으로 자살했을 가능성을 보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발견 당시 E와 W는 침대 위에서 마주 보고 손을 잡고 있었으며 가슴과 머리에 화살을 맞은 채였다. C는 목에 화살이 박힌 채로 같은 방바닥에 누워 있었다. 경찰은 청부 살인의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지 빌트는 파사우의 사망자들이 중세 시대 기사와 무기, 연금술 등의 마니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숨진 남성은 지난 5개월간 중세시대 칼과 도끼, 칼, 옷 등을 판매하는 가게인 ‘밀리테스 컨덕티우스’를 운영했으며, 이 가게에서는 밧줄에 묶인 채 마치 피를 흘린 듯 빨간색 페인트가 칠해진 마네킹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해당 가게는 검투 레슨 장소를 제공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같은 호텔의 투숙객은 남성은 기다란 흰 수염을 기르고 있었으며 두 여성은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며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회상했다. 지난 13일 E의 집에서 두 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견됨에 따라 독일 사회는 더욱 충격에 빠졌다. 파사우의 호텔에서 650㎞ 떨어진 니더작센주 비팅겐에 있는 C의 집에서 발견된 두 여성은 각각 19세, 35세로 알려졌으며 C의 파트너인 것으로 추정된다. 수사당국은 두 사람의 사망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앞서 발견된 세 사람처럼 화살을 맞고 사망한 것은 아니라고 BBC를 통해 전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드러나는 ‘석궁 주검’의 실체, 중세 무기 애호가들 극단의 선택

    드러나는 ‘석궁 주검’의 실체, 중세 무기 애호가들 극단의 선택

    기이한 사건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독일 남부 바이에른(바바리아)주 파사우 근교 호텔 객실에서 석궁 화살이 몸에 꽂힌 채 발견된 세 남녀 사건 얘기다. 숨진 여성의 북부 비팅겐 아파트에서 이틀 뒤 다른 여성 시신 두 구가 더 발견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영국 BBC의 14일 보도를 중심으로 사건 개요를 정리해본다. 먼저 파사우 근교 호텔에서다. 53세 남성 토르스텐 W와 33세 여성 커스틴 E, 30세 여성 파리나 C가 폭풍우가 몰아치던 10일 밤 10시쯤 사흘 동안 투숙하겠다며 체크인을 했다. 남성은 수염을 가슴에까지 늘어뜨렸고, 두 여성은 모두 검정색 옷차림이었다. 남성은 두 여성이 딸들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들은 저녁을 들지 못했다며 스낵류와 코카콜라, 생수 등을 구입했고, 다음날 조식을 주문하지도 않았다. 일행은 미심쩍은 눈치를 던지는 직원들을 애써 무시하며 객실로 빨리 올라가려고만 들었다. 11일 저녁 호텔 직원 둘이 객실 안에서 세 사람이 석궁 화살이 몸에 꽂힌 채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토르스텐과 커스틴은 손을 맞잡고 침대에 누운 채 석궁 화살에 가슴이 관통된 상태였다. 둘은 라인란트팔츠주 출신이다. 파리나는 목에 화살이 관통된 채 바닥에 누워 숨져 있었다. 두 대의 현대식 석궁이 옆에 놓여 있었고, 가방 안에는 세 번째 석궁이 있었다. 싸운 흔적도 없었고, 외부 침입의 흔적도 없었다. 유언장 둘이 발견됐다. 셋 모두 승마 기술과 함께 중세 무기를 다룰 줄 알아야 하는 국제 마상 창시합(jousting) 리그(IJL)의 홈페이지에 회원으로 이름이 올라가 있었다. 하지만 IJL 대변인은 과거에 등재됐을 뿐 자신은 그들을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파사우에서 650㎞나 떨어진 비팅겐의 파리나 소유 아파트에서 두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는데 35세 초등학교 교사와 라인란트팔츠주 출신으로 부모와 다툰 뒤 가출한 것으로 알려진 19세 여성이었다. 35세 여교사는 파리나의 룸메이트였다. 이들이 어떻게 목숨을 잃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석궁에 당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웃 주민이 파사우 사건 보도를 보고 아파트를 살펴보니 우편함에 우편물이 수북하고 아파트 안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경찰에 신고해 주검들을 발견하게 됐다. 이웃들은 제과점에서 일한 파리나가 바깥 출입을 거의 하지 않고 늘 검은 옷을 입고 있어 고딕 추종자로 추정되며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했다고 입을 모았다. 사망자 다섯 모두 독일인이다. 셋이 호텔에 주차한 흰색 트럭에는 석궁 사냥 클럽에 가입했음을 알려주는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는데 독일에서는 석궁 사냥이 불법이지만 18세 이상의 성인은 쉽게 석궁을 살 수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현지 타블로이드 빌트는 토르스텐이 서부 하켄부르크란 작은 마을에서 단도나 장검, 도끼 등을 파는 중세용품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슈피겔 온라인은 135만명을 회원으로 거느리고 있는 독일사격연맹(DSB)에 속한 석궁 동호인들이 3000명 정도 된다고 보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도끼와 칼이 미용도구’, 엽기적 스페인 미용사

    ‘도끼와 칼이 미용도구’, 엽기적 스페인 미용사

    지난 4일(현지시간) 도끼와 검으로 ‘무장한’ 두 명의 남자 미용사가 독특한 대결을 선보였다. 외신 뉴스플레어에 따르면 두 미용사는 자신들이 마련한 이벤트를 ‘결투’라는 이름으로 선보였다고 한다. 이들의 정체는 스페인 미용사로 각각 올메도와 루카스 보이에로란 이름의 남성. 결투에 걸맞는 중세풍 의상까지 차려 입고 ‘거사’에 임했다. 이들이 선보인 결투는 본래 직업에 걸맞게, 여성의 머리카락을 칼과 도끼만을 이용해 자르고 다듬는 것이다. 엽기적인 장관을 보기 위해 많은 관중이 모여들었다. 영상 속엔 칼과 도끼만으로 능숙하게 여성들의 긴 머리카락을 자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결투사를 가장한 이들 미용사들의 대결에서 누가 이겼는지는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소 두 여성 모델은 자신들의 머리카락만 ‘멋지게’ 다듬어진 채 살아남았다.사진 영상=Aaron 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피 토한다” “도끼날” 홍준표 닮아가는 ‘황교안의 독설’

    “피 토한다” “도끼날” 홍준표 닮아가는 ‘황교안의 독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언사가 최근 급격히 거칠어지고 있다. 이대로 나가다가는 ‘독설’의 대명사인 홍준표 전 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점잖고 정제된 언어를 구사함으로써 누렸던 기저효과를 다 까먹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황 대표는 6일 페이스북에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문재인 정권의 거짓말에 우리는 의분을 터뜨리고 피를 토한다”고 적었다. 앞서 지난 4일 광화문 장외집회에서 황 대표는 “죽을 각오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피를 흘리겠다”고 했고, 지난달 30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좌파독재에 맞서 저를 하얗게 불태우겠다”고 썼다. 결연함을 강조하기 위해 ‘죽음’과 ‘피’라는 단어를 동원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표현이 너무 섬뜩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 장관 출신인 황 대표는 지난 2일 청와대 앞 집회에서는 “국민의 분노가 청와대 담장을 무너뜨릴 것”이라며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발언을 불사했고, 지난달 27일엔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대해 SNS에 “이중 삼중 사중 도끼날의 야합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잔인하게 찢어버리고 있다”며 원색적이고 과격한 어휘를 동원했다. 지난 2월 말 당 대표에 취임한 직후 황 대표는 학자 출신인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보다는 날이 서 있으면서도 ‘독설가’인 홍 전 대표보다는 절제된 어휘를 구사했다. 그런데 그 중간쯤 있었던 황 대표가 최근 들어서는 홍 전 대표 어휘 수위로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거친 표현은 지지층을 속시원하게 하고 대중의 귀에 쏙쏙 박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지나치면 중도층을 멀어지게 하면서 혐오감과 함께 구태 정치인 이미지를 얻는 단점이 있다. ‘독설의 딜레마’라 할 수 있다. 즉각즉각 반응이 오는 독설의 위력에 중독되면 갈수록 더 독한 독설을 구사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황 대표가 제1 야당의 대표로서 정제되고 품격 있는 언어를 통해 정부를 비판해도 충분한데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하늘에서 떨어진 도끼 크기의 부억칼 피한 남성

    하늘에서 떨어진 도끼 크기의 부억칼 피한 남성

    한 발짝만 옆으로 걸었다면… 상상하는 것조차 끔찍하고 불쾌한 일이 한 보행자에게 벌어질 뻔했다.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은 지난 26일 중국 한 거리를 걷고 있는 남성 머리 위로 부엌칼이 떨어지는 모습을 전했다.영상 속, 좁은 거리에 한 남성이 걷고 있다. 순간 하늘에서 손도끼 크기 만한 부엌칼이 남성 왼쪽 바로 옆으로 떨어진다. 조금만 옆으로 걸었다면 매우 크게 다칠 뻔 한 순간이다. 다행히도 이 남성 외엔 아무도 길을 걷고 있지 않아 누구도 다치지 않았다.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거리였다면, 정말 상상하기 싫은 일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  아파트 관리인에 따르면 이 사고는 3층에 있던 가정부가 설거지 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떨어뜨렸다고 한다. 결국 관리인은 이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문에 철망을 설치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다.사진 영상=BTMG / 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모닥불 피워 놓고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모닥불 피워 놓고

    주말이면 도시생활의 각박함을 잠시 잊고자 가족끼리 친구끼리 가까운 캠핑장을 찾아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어스름 해가 질 때면 캠핑족들은 일제히 장작더미에 불을 붙이고 뭔가를 굽기 시작한다. 십중팔구는 삼겹살이다. 이쯤 되면 맘껏 연기를 피우고 삼겹살을 편하게 구워 먹으려고 떠나는 게 캠핑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모닥불 주위에 오붓하게 둘러앉아 노릇노릇 잘 구워진 삼겹살에 소주 한 잔 맛나게 걸치는 즐거움이 빠지면 굳이 텐트며 웬만한 부엌살림을 짊어지고 불편한 캠핑을 떠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모든 행복은 아주 오래전 다른 동물들이 두려워서 피하던 불에 가까이 다가섰던 용감한 우리의 조상들 덕분이다. 불을 마음먹은 대로 자유롭게 다룰 수 있게 된 것은 우리 선조들이 성취한 가장 획기적이고 성공적인 혁신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오늘날 불이 없는 삶이란 상상할 수 없다. 소화시키기 힘든 음식물이나 독성이 있는 식재료도 불에 구워 익혀 먹으면서 먹을 수 있게 됐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종류가 크게 확대됐다. 더구나 불에 구운 음식은 맛까지 좋았다. 모닥불을 피우면 한기도 견딜 수 있었고 한밤중에 접근하는 포식동물의 위협으로부터도 안전할 수 있었다. 삶의 질이 높아지고 생존에 더욱 유리한 환경을 불이 가져다주었던 것이다. 인류 조상이 불을 처음으로 접하게 된 것은 번갯불이나 자연건조에 의한 산불에 의해서였을 것이다. 이때의 불은 고인류들에게 삶의 질을 높여 주는 유용한 존재였다기보다는 공포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얼마 전 큰 피해를 준 고성 산불의 경우를 상기해 보면 거대한 산불이 가져다주는 두려움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케냐의 쿠비포라에서는 160만 년 전에 이미 불을 사용했다는 증거가 발견되됐다고 보고되고 있지만, 이때는 아직 불을 생활의 편의를 위한 도구처럼 자유자재로 다루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불 사용 흔적 중 하나는 이스라엘 북부 훌라 계곡 게셰르 베노트 야코브 유적에서 발견된 70만~80만 년 전의 모닥불 자리이다. 형태가 잘 갖춰진 화덕은 아니지만 주변에서 많은 나무 조각들이 발견됐다. 이는 불을 피우기 위한 땔감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모닥불을 피운 화덕 주변에서 주먹도끼나 찍개 같은 석기도 만들고 견과류나 물고기를 불에 구워 먹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 증거들도 확인됐다. 일상에 필요한 대부분의 활동이 불이 활활 피워 오르고 있는 모닥불 가까이에서 이루어졌음을 보여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매일 밤 모닥불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된 인류는 서로의 온기와 동료애를 나누면서 사회적 유대를 점점 더 강화할 수 있게 됐을 것이다. 이렇듯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 주위에 모여 앉아 서로 어울리는 장면은 인류의 진화에서 매우 중대한 전환점이 됐다.
  • [금요일의 서재]글쓰기로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금요일의 서재]글쓰기로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글 쓰는 일은 어렵다. 쓰고 나면 항상 뭔가 부족하다. 활자로 나온 글은 아쉬움이 더 크다. 10년 넘게 글을 썼는데, 글을 쓸 땐 언제나 제자리걸음을 걷는 느낌이 든다. 기자니까 글을 쓴다 하더라도, 업이 아닌 이들이 글을 쓰는 이유는 뭘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잘 쓸 수 있을까. 연결고리만 있으면 일단 엮는 ‘금요일의 서재’는 이번 주 글쓰기와 관련한 신간 3권을 묶었다. ‘쓴다 쓴다 쓰는 대로 된다’(비즈니스북스), ‘글쓰기의 태도’(심플라이프), ‘연필로 쓰기’(문학동네)다. ●뭔가 안 풀리면 연필을 들어봐=골치 아픈 문제가 생겼다. 머리를 굴려본다. 그래봤자다. 문제는 그대로고, 머리는 더 아프다. 습관 컨설턴트인 후루카와 다케시는 ‘쓴다 쓴다 쓰는 대로 된다’를 통해 인생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글쓰기를 추천한다. 걱정, 불안, 그리고 잡념에 사로잡힌 상태에서 벗어나 눈앞 일에만 집중하는 상태를 만들어야 하는데, 글쓰기가 제격이라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무작정 쓰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할 때 안정시켜주는 쓰기, 나 자신이 싫어지고 자책감에 빠질 때 우울함을 막아주는 쓰기, 자꾸만 일을 미루는 나쁜 버릇을 고치는 쓰기 등 18가지 워크 시트를 제안한다. 글쓰기마저 철저하게 분류하는 방법이 역시나 ‘일본답다’고나 할까. 직장에서,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 또는 카페에서도 좋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19가지 워크시트로 쉽게 글을 쓸 수 있다. 쓰면서 상황을 정리하고 혼란 상태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마음을 되찾아 보자. 매년 1000명이 넘는 개인 컨설팅을 진행하고, 기업과 정부의 강연 요청이 끊이지 않는 인기 강사인 저자의 조언대로 한 번 해봄직 하다. ●글쓰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봐=‘글쓰기의 태도’는 미국의 저명한 창의력 컨설턴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심리치료사인 에릭 메이젤이 제안하는 글쓰기 방법론이다. 가끔 아이디어가 번개같이 떠오르지만, 대개 글로 잘 옮기지 못한다. 도대체 왜 그럴까. 이유는 딱 2가지다. 좋지 않은 환경이나 마음 상태 때문에 ‘못 쓰고 있거나’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안 쓰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 무조건 쓰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30년 동안 글쓰기 코치를 한 저자는 자신이 겪은 실제 상담 사례를 들어 평범한 사람이 작가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준다. 40년 넘게 쓰고 싶다는 욕망을 외면해온 사람부터 어린 시절 부모에게 받은 비난 때문에 실패가 두려워 시작조차 못 하는 사람, 타인의 시선에 너무 집착해 내 글이 아닌 남이 원하는 글만 써온 사람 등의 이야기가 생생하다. 체력이나 주변 환경, 경험, 사유의 폭 등 글을 쓰지 못하는 환경에 관해 조목조목 짚어낸다. 여러 글쓰기 책과 달리 몸의 중요성, 소재로서 경험 만들기, 글감을 발견하는 과정, 사회적 관계와 역할에 대한 조언 등이 담겼다. 자신에게 딱 맞는 글쓰기 공간을 꾸미는 법, 무엇을 쓰고 어떻게 살지 의미 찾기, 나를 드러내는 것과 감추는 것 사이에서 중심 잡기, 사회적 이슈에 참여하기 등도 눈여겨보라. ●김훈이 연필로 눌러 쓴 글 읽어봐=제목에 속지 마시라. 김훈의 ‘연필로 쓰기’는 연필로 글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여전히 원고지에 연필로 글을 쓰는 저자의 산문을 묶은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1장 도입에서 ‘연필은 밥벌이의 도구’라고 말한다. “글을 쓸 때 연필이 구석기 사내의 주먹도끼, 대장장이의 망치, 뱃사공의 노를 닮기를 바란다”고 호기롭게 예전부터 풍겼던 ‘마초’ 냄새가 첫 장부터 묻어난다. 그러나 책의 산문들은 오히려 세밀함이 돋보인다. 호수공원, 꼰대, 이순신, 비틀스, 냉면, 신의주 등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연필로 진하게 눌러 썼다. 그가 예전에 ‘산문은 노인의 장르다’라고 말한 것처럼, 그의 산문은 노인을 닮았다. 예전에 비해 힘찬 느낌은 다소 떨어지나 사소한 것을 끝까지 붙잡아보려는 안간힘이 느껴진달까. 저자는 집필실 칠판에 ‘必日新(필일신, 날마다 새로워져야 한다)’ 세 글자를 써두고 글을 쓴다. 새로운 언어를 길어 올리려 연필을 쥔다. ‘라면을 끓이며’ 이후 3년 반 만에 나온 그의 글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책에 손이 갈 만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킬빌’ 비와이, 최종미션 작업 중 비상사태 “왜 비트를 못 타지?”

    ‘킬빌’ 비와이, 최종미션 작업 중 비상사태 “왜 비트를 못 타지?”

    빌보드의 문턱까지 온 비와이에게 예기치 못한 비상사태가 발생한다. 오늘(4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킬빌(Target : Billboard - KILL BILL, 이하 ’킬빌‘)’(제작 킹스엔터테인먼트, 이매진아시아) 9회에서는 마침내 최종 미션을 시작한 비와이가 일촉즉발의 상황에 부딪히며 역대급 난관에 봉착한다. 지난 주 방송에서 도끼와 비와이는 DJ칼리드의 곡에 작사를 한 후 뮤직비디오를 제작해야 하는 ‘킬빌’ 마지막 미션을 전달받았다. 미국 이곳 저곳에서 영감을 받아 가사를 작사한 비와이는 본격적인 녹음 작업에 돌입,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실수를 보이며 부스 밖을 한순간에 정적으로 물들였다는 후문이다. 결국 이를 바라보던 도끼는 고개를 조용히 가로젓는가 하면 급기야 타이거 JK마저 “왜 비트를 못타지?”라며 깊은 근심까지 보였다고. 이처럼 비와이의 순조롭지 않은 하루가 예고된 가운데, 과연 그가 이 위기를 이겨내고 최종미션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종 승리를 향한 두 래퍼의 배틀 에피소드는 오늘(4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킬빌’ 9회에서 공개된다. 본방송은 올레 tv 모바일에서 동시 방송되며 MBC PLUS의 MBC 뮤직, 에브리원, 드라마넷 채널에서 무삭제 버전으로 다시 만나볼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강간·갱뱅·칼빵…” 래퍼 김효은 ‘머니 로드’ 가사 논란

    “강간·갱뱅·칼빵…” 래퍼 김효은 ‘머니 로드’ 가사 논란

    래퍼 김효은(26)의 신곡 ‘머니 로드’(Money Road)가 폭력적인 혐오 가사로 논란이 되고 있다. 김효은은 지난 30일 온라인 음원 사이트 등을 통해 신곡 ‘머니 로드’를 발표했다. 브레디스트릿이 피처링한 노래에서 김효은은 돈을 주제로 랩을 하며 욕설과 폭력적인 가사 등을 쏟아냈다. ‘머니 로드’ 가사에는 ‘메갈년들 다 강간/ 난 부처님과 갱뱅’, ‘니 여친집 내 안방’, ‘내 이름 언급하다간 니 가족들 다 칼빵’ 등 선정적이고 과격한 표현들이 노골적으로 담겼다. 해당 곡의 가사는 온라인 음원 사이트 등에 그대로 노출돼 있고, 성인 인증을 받지 않아도 음원을 들을 수 있다. 네티즌들은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조장하는 게 한국 힙합인가”, “남자들끼리 뒤에서 약물강간하고 몰카찍고 돌려보는 것도 모자라 대놓고 범죄예고하는 나라가 됐네”, “이런 가사를 음원으로 서비스 하는 것에 문제의식이 없나” 등 비판을 쏟아냈다. 한편 앰비션뮤직 소속인 김효은은 최근 엠넷 ‘고등래퍼3’에 출연한 바 있다. 엠비션뮤직은 도끼와 더 콰이엇이 설립한 힙합 레이블 일리네어레코즈의 레이블로 창모, 해쉬스완 등이 소속돼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서울광장] “그들이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간다”/이순녀 논설위원

    [서울광장] “그들이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간다”/이순녀 논설위원

    “(해당) 기자는 국내 언론사에 근무하다 블룸버그통신 리포터로 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문제의 기사를 게재했는데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 당시에도 적잖은 논란을 일으켰다.”(13일 더불어민주당 논평) “한국당 국회의원 나경원은 토착왜구란 국민들의 냉소에 스스로 커밍아웃했다. 다시 반민특위를 만들어서라도 토착왜구는 청산돼야 한다. 역사의 법정에 세워야 한다.”(15일 민주평화당 논평) “독재 정권이 이제는 공포정치를 더욱 강화하고, 의회마저 좌파연합으로 장악하려 하고 있다. 사회주의 악법들이 국회를 일사천리로 통과하면서 세금은 치솟고, 기업은 문을 닫고, 경제는 완전히 폭망할 것이다. 일자리는 사라지고, 민생은 더욱 도탄에 빠지면서 대한민국이 베네수엘라행 지옥 열차에 올라타게 될 것이다.”(18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비상연석회의 발언) 내용은 둘째 치고, 마치 시계를 거꾸로 돌린 듯 시대착오적인 단어 선택에 놀랄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 시대에 나라를 팔아먹는다는 뜻의 ‘매국’이란 용어가 가당키나 하며, 어원도 불분명한 ‘토착왜구’라는 작명은 또 뭐란 말인가. 국어사전은 토착(土着)을 ‘대대로 그 땅에서 살고 있음’으로, 왜구(倭寇)를 ‘13세기부터 16세기까지 우리나라 연안을 무대로 약탈을 일삼던 일본 해적’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 둘을 엮어 일제강점기 전후에 득세했던 자생적인 친일 부역자를 ‘토착왜구’로 칭하는 모양인데, 역사책에도 안 나오는 기이한 용어를 끌어다 제1야당의 원내대표를 공격하는 창으로 활용하는 수준이 황당할 뿐이다. 정부와 여당의 실정을 비판하는 것이 야당의 본분이지만, 현 정국을 1970~80년대 횡행했던 ‘독재정권’ ‘공포정치’로 규정하고, ‘좌파연합’ ‘사회주의 악법’ 같은 이념적 딱지를 붙이는 것에 얼마나 많은 국민이 동의할지도 의문이다. 여의도의 말이 갈수록 거칠고, 저급해지고 있다. 정치권의 막말 논란이야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민주당이 격분한 ‘국가원수 모욕’ 발언도 역대 정부마다 등장했다. “공업용 미싱으로 입을 박아야 한다”, “국민정부를 짓밟은 쿠데타 정권”, “귀태”(鬼胎·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사람) 등의 발언이 정치권을 뒤흔들었다. 과거엔 일부 정치인의 돌발 실수가 파문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면 요즘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도를 넘는 표현을 써서 의도적으로 상대방을 자극하는 방식이 대세다. ‘외신기자 매국’ 논란만 해도 그렇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교섭단체 연설에서 지난해 9월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한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 됐다’는 기사를 인용한 것에 대해 집권 여당인 민주당 입장에선 충분히 항의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기자 개인 경력을 들먹이며 매국까지 운운한 건 언론 자유 침해일 뿐 아니라 매우 졸렬한 대응이다. 정치인의 발언은 그 자체로 정치행위다. 정치인의 막말 역시 남들은 비난해도, 내 편은 환호하니 양산된다. 상생과 협치의 국회라면 이런 하수 정치인은 도태되겠지만 지금처럼 당리당략에 매몰된 정치판에선 오히려 주목받는다.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전염성도 강하다. 정치 입문 초반만 해도 정제된 어법을 사용하던 황교안 대표의 발언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신선 노름에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른다고 막말이 막말을 낳는 악순환은 정치 혐오를 불러오고, 결국 공멸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그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어쩌면 성공한 막말 정치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례가 도덕 교과서 같은 얘기보다 정치인들에게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올지 모르겠다. 아무리 품격을 지키면 뭐하나, 결국 유권자의 선택이 중요한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들에게 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2016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했던 명연설을 상기시켜 주고 싶다. “우리의 좌우명은 그들이 저급해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간다는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모든 단어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을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의 말과 행동이 우리 딸들뿐 아니라 이 나라의 모든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가 이기고 지는 동네 아이들 말싸움에 불과하다면 모를까, 동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들의 삶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다면 여당이든 야당이든 “품위 있게 간다”는 선언을 해 주면 좋겠다. coral@seoul.co.kr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썩은 사과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썩은 사과

    우리는 땅을 딛고 산다. 땅은 흙이다. 흙에 기대어 농사도 짓도 집도 짓고 산다. 흙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지구는 알고 보면 거대한 돌덩이라는데 그 해답이 있다. 돌덩이가 부서져서 흙이 된다. 바위가 자갈이 되고 자갈이 모래가 되고 모래가 다시 흙이 되는 것이다.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는 과정이다. 흙은 어느 정도 쌓여야만 쓸모가 있다. 강물이 흙을 날라 와서 쌓이기도 하고, 산자락에서 조금씩 흘러내려 쌓이기도 한다. 그리고 바람이 흙을 실어 오기도 한다. 바람에 실려 날아올 정도의 흙은 입자가 아주 작고 고운 모래흙이다. 그래서 황사라고 부른다. 빙하지대나 사막에서 만들어진 황사는 바람을 타고 아주 멀리까지 날아간다. 이 황사가 수백만년 쌓이면 뢰스(loess)라고도 하는 아주 두꺼운 황토층이 된다. 중국 황허 중류의 황토고원에는 100미터가 넘는 황토층이 쌓여 있다. 우리나라의 구석기 유적에서도 중국에서 불어온 황사 먼지가 쌓여서 생성된 점토층이 확인된다. 이 점토층에서 주먹도끼가 나오고 찍개도 발견된다. 우리나라의 구석기 유물들은 황사 먼지가 쌓인 퇴적층에 묻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사는 바람의 세기에 따라 퍼지는 넓이가 다르다. 중국의 황토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강한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로 밀려드는 위성사진을 보면 지구적인 자연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는 한반도의 구석기시대 사람들에게도 골칫덩어리였을 것이다. 눈앞이 잘 안 보일 정도로 자욱한 황사 먼지 속에서 뭐라도 먹을거리를 찾으려고 헤매는 구석기 사람들을 상상해 보는 건 어렵지 않다. 왜냐면 요즈음 우리의 일상도 자욱한 먼지 속에서 시작되고 끝나는 날이 많기 때문이다. 요사이는 초미세먼지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물론 황사와는 구별되는 용어다. 원인도 좀 다르다. 황사를 날려 보내는 바람보다 약한 바람에 의해서도 초미세먼지는 한반도로 밀려들 수 있다. 더군다나 거기에는 여러가지 공해 물질이 섞여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전 지구적인 대기 시스템에 의한 공기의 흐름을 따라 황사라는 자연 물질 외에 인간이 만들어낸 각종 유해물질이 섞여서 우리나라까지 밀려드는 것이다. 산업사회 이전으로 돌아가기 전까진 초미세먼지의 공습을 피할 길이 없다. 서해안에 커튼을 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국경선이 의미가 없다. 그래서 환경 문제는 국가 간의 평화로운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네 탓 내 탓 논쟁은 소모적일 뿐이다. 올봄 지독한 초미세먼지의 공포가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길 바란다. ‘지구는 거대한 학살의 무대’라는 요시카와 히로미쓰의 경고가 떠오른다. 지구는 환경파괴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언제 멸종시킬지 시간 차이만 있을 뿐이다. 아주 작은 흠집도 결국은 사과 전체를 썩게 만든다. 초록별 지구가 썩은 사과가 되지 않기를 기도한다.
  • 이희진, 대체 누구? “도끼는 불우이웃” 130억 원 호화주택 봤더니..

    이희진, 대체 누구? “도끼는 불우이웃” 130억 원 호화주택 봤더니..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 씨의 부모가 살해된 채 발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때 방송까지 출연했던 그의 과거가 재조명됐다. 18일 불법 주식거래 및 투자유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 씨의 부모가 살해된 채 발견돼 충격을 안긴 가운데 그의 방송 출연 사실이 화제를 모았다. 이 씨는 지난 2013년을 전후로 증권 전문방송 등에서 주식 전문가로 활약했다. 이후 블로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남 청담동 고급 주택이나 수십억에 달하는 ‘슈퍼카’ 사진을 올리는 등 재력을 과시하면서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렸다.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패널로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올리기도 했다. 이희진 씨는 엠넷 예능프로그램 ‘음악의 신2’에 청담동 주식 부자로 등장했다. 이 씨는 당시 방송에서 부유한 일상을 SNS에 공개해온 래퍼 도끼를 겨냥해 “도끼는 불우이웃”이라고 발언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방송을 통해 호화롭게 치장된 자신의 집을 공개하며 “집 만드는 데만 130억 원 들었다. 수영장이 자동문”이라며 “4층과 5층에도 수영장이 있다. 약품을 타지 않고 자연적으로 정화가 된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그의 방송 출연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 씨는 동생과 함께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매매회사를 세워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천7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매매하고 시세차익 약 130억 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2016년 2월부터 8월까지 약 6개월간 원금과 투자 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투자자들로부터 약 240억 원을 끌어모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아울러 이씨 등은 2014년 12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증권방송 등에 출연해 허위 정보를 제공하며 총 292억 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4월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심규홍 부장판사)는 이씨에게 징역 5년과 벌금 200억 원, 추징금 약 130억 원을 선고하고, 이씨의 동생(31ㆍ구속기소)에게는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100억 원을 선고(벌금형 선고 유예)했다. 당시 재판부는 “이씨가 증권방송 전문가로서 회원들의 신뢰를 이용해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현재 이씨에 대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현장 행정] 고구려 품은 아차산 광진 ‘역사 1번지’로

    [현장 행정] 고구려 품은 아차산 광진 ‘역사 1번지’로

    2022년까지 유적 전시관 완공 추진 아차산성 순차적 발굴·복원 작업 계속“생각해 보십시오. 고구려 군사들이 이곳에 떡하니 버티고 자신들을 내려다보니 백제 위례성 주민들은 얼마나 압박을 느꼈겠어요.” 김선갑 서울 광진구청장이 홍련봉 보루(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구축물) 남쪽을 가리켰다. 한강은 물론이고 백제가 수도로 삼은 위례성이 자리잡았던 송파구 풍납동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홍련봉이 갖는 군사전략상 중요성은 유적 발굴 결과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홍련봉 1보루와 2보루는 규모부터 만만치 않다. 1보루는 둘레가 140m, 넓이는 950㎡나 된다. 2보루는 더 크다. 둘레가 204m, 넓이는 1506㎡에 이른다. 바로 이곳에 광진구가 야심 차게 준비하는 유적전시관이 들어선다. 김 구청장은 “유적전시관은 홍련봉 2보루 전체를 지붕으로 덮는 형태”라면서 “유적 발굴과 복원 과정을 관람객이 두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국내 첫 유적전시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 중”이라면서 “2022년에는 고구려의 살아 있는 역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역사교육장이 들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홍련봉 보루에서는 화살이나 도끼 같은 무기는 물론이고 농기구나 기와 등 다양한 유물이 쏟아졌다”면서 “유적전시관이 들어서면 그동안 여러 곳에 분산해 보관하던 고구려 유적을 한곳에 모아서 전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련봉 보루를 둘러본 김 구청장은 곧바로 아차산성 망대지 유적으로 향했다. 광진구 동쪽에 있는 아차산은 광진구를 대표하는 휴식공간이다. 시내에서 가깝고 높이도 적당해서 주말마다 가족 단위 등산객으로 붐빈다. 특히 아차산 능선을 따라 이어진 보루와 아차산성은 고구려뿐 아니라 삼국시대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윤성호 광진구 학예연구사는 “아차산성 일대에선 고구려와 백제, 신라 유물이 모두 나온다”면서 “특히 대형 건물이 여러 채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아차산성은 전체 1043m 가운데 현재 120m가량만 정비를 완료했다. 광진구는 아차산성 종합정비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아차산성 발굴과 복원을 계속할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아차산성은 말 그대로 삼국시대 역사를 압축해 보여주는 공간”이라면서 “광진구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역사·문화교육장으로 아차산 일대 유적을 가꿔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여야 “버닝썬 사건, 비리 종합판…뒷북 수사” 질타

    여야 “버닝썬 사건, 비리 종합판…뒷북 수사” 질타

    여야는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가 미흡하다며 민갑룡 경찰청장을 일제히 질타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클럽 내 단순 폭행사건으로 시작한 것이 눈덩이처럼 커져서 폭력, 마약, 성폭행, 경찰 유착 의혹까지 영화 같은 비리 종합판이 됐다”며 “경찰이 계속 뒷북을 친다는 지적이 너무나 따갑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일부 경찰이 범죄집단과 결탁해서 범죄를 은폐하고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고 피해자 폭행까지 했다”며 “국민을 보호해야 할 ‘민중의 지팡이’가 국민을 폭행하는 ‘몽둥이’가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도 “버닝썬과 관련한 카톡 메시지 제보자가 경찰 유착때문에 제보할 수 없다며 권익위원회에 제보했고, 권익위가 제보자의 의구심이 타당하다고 봐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하고 경찰청에 통보했다”며 “(경찰) 본인들이 수사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수사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버닝썬 공동대표였던 그룹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 클럽 직원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단톡방)에서 2016년 7월 한 참여자가 대화 도중 경찰 고위 인사의 비호 의혹을 불러일으킬 만한 언급을 한 사실이 전날 공개됐다. ‘옆 업소가 우리 업소 내부 사진을 찍었는데 경찰총장이 걱정 말라더라’라는 취지의 발언이 단톡방에서 나왔다. 업무보고를 위해 전체회의에 출석한 민갑룡 경찰청장은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버닝썬 등과 관련한 경찰과 업소 간 유착 의혹에 대해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조치하고 내용을 국민께 알리겠다”고 약속했다. 여야는 버닝썬 사건에 대한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한목소리로 촉구하면서도 이 문제를 각기 다른 현안으로 연결 지었다. 여당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 접대 의혹과 방용훈 코리아나 호텔 사장 부인 사망 사건 등도 거론하며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소병훈 민주당 소의원은 무혐의로 결론 났다가 검찰과거사위원회와 대검 진상조사단의 진상조사 대상에 오른 김 전 차관의 성 접대 의혹에 대해 “동영상에 김학의 차관이 아닌 사람들도 나오는 것을 (청장이) 보고받았을 것”이라며 “이번 기회야말로 경찰이 명예회복을 할 절호의 찬스”라고 말했다. 소 의원은 “장자연 사건, 김학의 사건, 버닝썬 사건 모두 청장이 충분히 보고를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나하나 철저히 수사해서 국민에게 알리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홍익표 의원은 “방 사장이 아내 이미란 씨 사망 후 (아내의 언니 집에 찾아가) 도끼와 돌을 들고 현관문을 두드렸는데 용산경찰서는 무혐의 처리를 했다”며 “‘방용훈 일가가 용산서를 거의 집사처럼 생각한다’는 말도 있는데 경찰 명예와 관련된 사건이다. 감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갑룡 청장은 “진상 확인조사를 하겠다”고 답했다. 야당은 ‘드루킹 사건’을 함께 거론하며 경찰이 이번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다면 검경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 도입 등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당 이채익 의원은 “지난번 드루킹 사건에서도 경찰이 부실수사로 결정타를 맞았다”며 “버닝썬 사건도 제대로 안 되면 검경수사권 조정은 물 건너가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윤재옥 의원은 “클럽에서 발생한 단순한 폭행사건으로 치부해 초동수사가 잘 안 된 것”이라며 “지휘관들이 처음부터 수사 지휘를 제대로 했어야 한다. 특히 간부들이 책임감을 갖고 수사할 수 있어야 수사권 독립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어디까지 가 봤니, 우리나라 아름다운 문화유산

    어디까지 가 봤니, 우리나라 아름다운 문화유산

    우리나라 구석구석에는 수만 년의 시간이 엮어낸 문화유산들이 산재해 있다. 문제는 아는 만큼만 보인다는 것. 그러니 여행가방에 안내책자 한 권 정도는 챙겨야 더욱 풍성한 여정을 꾸릴 수 있다. 새 책 ‘가볼까? 두근두근 문화유산여행’(콘텐츠하다)이 딱 그런 책이다. 우리 문화유산을 찾아가는 답사여행 코스북이자,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스토리북이다. 책은 ‘한눈에 보는 코스북’(1권), ‘미리 보는 스토리북’(2권) 등 두 권으로 구성됐다. 1권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답사 여행지를 지역별로 190곳을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 주먹도끼를 발굴해 서구 고고학계의 우월의식을 단박에 잠재운 경기 연천전곡리유적,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공주·부여·익산의 백제역사유적지구, 민주화 성지인 5·18 민주화운동 유적지 등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우리 문화유산과 역사적 인물에 얽힌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2권은 답사 여행지에 얽힌 이야기를 더 깊게 더듬어볼 수 있도록 스토리 중심으로 구성했다. 2권의 도드라진 특징은 답사여행이 살아 있는 역사 수업이 될 수 있도록 각 급 학교의 역사, 사회 교과서 내용과 연계해 구성됐다는 점이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질문을 던지고, 이에 답하는 형식으로 꾸려졌다. 또 여행지마다 연계 교과서 단원을 표기해 아이들이 교실을 넘어 우리 역사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 문화유산과 관련된 문화재야행 등 다양한 행사와 축제, 먹거리 등도 소개하고 있다. 더 돌아보기, 트래블팁 등 함께 둘러보면 좋을 명소와 유물들도 소개해 더욱 충실한 여행이 되도록 했다. 아울러 500여 장의 사진과 지도, 일러스트 등도 입체적인 여행 정보를 전해 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방용훈 어떻게 이겨..” PD수첩, 이미란 마지막 메시지 ‘올해 최고 시청률’

    “방용훈 어떻게 이겨..” PD수첩, 이미란 마지막 메시지 ‘올해 최고 시청률’

    5일 방송된 MBC ‘PD수첩-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 편이 가구 시청률 7.1% (닐슨 코리아 수도권 기준, 이하 동일), 2049 시청률 2.3%로 올해 최고 시청률을 달성하며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방용훈 코리아나 호텔 사장의 부인 고 이미란 씨 자살 사건을 다룬 이날 ‘PD수첩’의 보도는 충격적이었다. “4개월 지하실에서 투명인간처럼 살았어요...조선일보 방용훈을 어떻게 이기겠어요...” 투신자살한 이미란 씨가 남긴 7장의 유서 안에는 방용훈 사장과 네 명의 아들, 딸로부터 당한 고통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네 달 동안 지하실에 생활하며 고구마와 계란으로 연명하던 어느 날, 자식들이 부른 사설 구급차로 병원에 실려 갈 뻔 했던 이미란 씨. 옷은 찢기고 온몸은 멍투성이인 채, 맨발로 가까스로 친정으로 도망칠 수 있었다. 결국 투신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미란 씨의 죽음을 두고 방사장과 자녀들은 엄마가 평소 우울증이 심해서 자살한 것이라 진술했고, 경찰도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그녀를 지켜본 사람들의 진술은 충격적이었다. 가사도우미들은 평소에도 방사장이 이미란 씨를 폭행했으며 자식들마저 그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퍼부었다고 했다. 이혼조차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혼상담을 했던 변호사들 모두 소송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이 망할지도 모른다며 상담한 흔적조차 지워달라고 요구하는 변호사도 있었다고 했다.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이미란 씨를 찾지도 않던 방용훈 사장이 그의 시신을 인수한 다음날 오후 장례식도 없이 시체를 화장해버렸다는 것이었다. 이미란 씨의 친정 식구들은 인근의 납골당을 샅샅이 뒤져야만 했다. 어머니 임명숙 씨는 가족들에게 알리지도 않아 장례식도 치르지 못한 데 대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미란 씨가 죽고 난 후, 친정 식구들은 이미란 씨의 자녀들을 고소했다. 수사 결과 경찰이 공동존속상해혐의로 검찰에 사건을 넘겼지만, 검찰은 결국 그보다 훨씬 형량이 낮은 강요죄로 자녀들을 기소했다. 이미란 씨의 죽음 이후, 방용훈 사장과 큰 아들은 밤늦게 얼음도끼와 돌을 들고 이미란 씨 언니인 이미경 씨의 집으로 찾아가 문을 두들겼다. 그들의 모습은 CCTV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고 이미경 씨는 모든 자료를 들고 용산 경찰서로 찾아갔다. 하지만 경찰은 방용훈 사장이 술 취한 큰아들을 말리러 간 것일 뿐이라며 무혐의 처분했고 아들은 기소유예 처분했다. ‘PD수첩’은 매주 화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PD수첩’ 방용훈 사장 아내 故 이미란 죽음 의혹 추적.. “살아보려 애썼는데”

    ‘PD수첩’ 방용훈 사장 아내 故 이미란 죽음 의혹 추적.. “살아보려 애썼는데”

    ‘PD수첩’이 조선일보 대주주이자 코리아나 호텔 방용훈 사장의 부인 이미란 씨의 죽음에 대해 재조명했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방용훈 사장의 부인 고(故) 이미란 씨 사망 사건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이 발견됐다고 보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미란 씨는 지난 2016년 9월 1일 한강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고인이 사망 전 친오빠에게 남긴 음성메시지에는 남편 방용훈의 이름이 언급됐다. 고인은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썼는데 조선일보 방용훈을 어떻게 이기겠어요. 겁은 나는데 억울함을 알리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어요”라고 말했다. 방용훈 사장은 고 방일영 조선일보 회장 둘째 아들이자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동생이다. 그는 코리아나 호텔 사장이면서 조선일보 4대 주주다. ‘PD수첩’ 보도에 따르면, 이미란 씨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기 전 4개월 동안 지하실에서 지냈다. 고인은 유서에 “4개월 간 지하실에서 투명인간처럼 지냈고 강제로 끌어내 내쫓긴 그날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썼다. 또한 자녀들에 의해 사설 구급차에 실려 집에서 쫓기듯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제 시도가 실패할 경우 방용훈이란 남편이 어떤 가혹한 행위를 할지 죽기로 결심한 두려움보다 그게 더 무섭다”고 말했다. 방용훈 사장이 고인에게 폭행을 해 온 사실도 적었다. 이 상황을 목격한 전 가사도우미는 “사모님이 안 나가려고 소파를 잡자 (자식들이) ‘도둑년아 손 놔’, ‘손 잘라버려’라고 외쳤다”면서 “자기네는 1층에서 파티처럼 밥 먹고 깔깔댔지만 사모님은 지하실에서 아침에 고구마 2개, 달걀 2개 먹고 나중에는 입에서 썩은 내가 올라올 정도로 속이 비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방용훈 사장은 ‘PD수첩’ 측에 “우리 마누라가 애들을 얼마나 사랑한지 아세요? 우리 애들이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 부인이 죽고, 이모가 고소를 하고, 할머니가 애들을 고소하고. 그 이유는 왜 안 따져보는가? 제 입장이 한번 돼 보시라. 저는 한가지로만 말씀드리고 싶다. 사람하고 이야기 하고 싶다”고 반박했다. ‘PD수첩’의 보도에 따르면, 고인과의 가정 불화는 유산 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방용훈 아들 방모씨는 경찰 조사에서 20년 전 방용훈 사장이 어머니 이미란 씨에게 50억원을 맡겼는데 그 돈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미란 씨 언니는 “동생이 죽기 세 달 전쯤 너무 놀랐다고 말하더라. 남편이 자기한테 준 돈이 자기 돈이라고 생각하고 잊어버리다시피 했다. 그런데 (방용훈 사장이) 아들 돈이라고 말했다는 거다. ‘네가 알아서 (돈을) 찾아서 가져라. 엄마가 돈을 다 썼기 때문에 유산이 한 푼도 없다’고 (방용훈 사장은 아들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친정에서 돈 빼돌렸다는 말 밖에 할 얘기가 없을 것”이라며 “그래서 우울증으로 죽었다고 밖에는 할 얘기가 없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란 씨의 친오빠는 “이혼을 생각 안 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변호사들이 몸을 사렸다. 자신들에게 이야기한 내용도 없애라고 하더라. 법무법인이 망한다고”라고 했다. 경찰은 이 씨의 큰 딸과 큰 아들을 공동존속상해 혐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강요죄로 죄명을 변경해 기소했다. 이미란 씨의 사망 이후에도 문제는 계속됐다. PD수첩은 2016년 11월 1일, 방용훈 사장과 아들이 각각 얼음도끼와 돌멩이를 들고 고인의 친언니 집으로 찾아가 문을 두들기고 현관을 걷어차는 등 모습이 담긴 CCTV를 공개했다. 당시 방용훈 사장은 아들을 말리기 위해 왔다고 주장했지만, CCTV에는 오히려 아들이 방용훈 사장을 말리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용산경찰서는 방용훈 사장에게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을 냈다. CCTV 자료에서 방용훈 사장이 아들을 말리는 장면이 있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실제 CCTV 내용과 다른 결론에 제작진은 당시 수사를 했던 용산경찰서 이 모 경위를 찾아갔다. 하지만 이 경위는 CCTV 확인 요청을 거부했다. 외압이나 청탁이 있었냐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PD수첩’이 이 사건에 대해 방용훈 사장에 묻자 그는 오히려 하소연을 했다고 한다. 그는 “그렇게 사람을 나쁘게 만드는 게 쉽다”면서 “녹음하고 있을 테지만 편집하지 말고 확실히 해라. 살면서 언제 어떻게 만날지 모른다. 이건 협박도 뭐도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PD수첩’은 6.2%(이하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방송분 중 가장 높은 시청률 기록이다. 사진=MBC ‘PD수첩’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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