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도끼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 마을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 철도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 닭들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64
  • 경찰에 도끼 던진 50대 구속

    전북 익산경찰서는 교회 소유 나무에 불을 지르고 경찰관에게 흉기를 던진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로 A(50)씨를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추석 당일인 지난 13일 오후 2시쯤 익산시 한 교회 앞마당 나무에 불을 지르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손도끼를 던져 위해를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교회 마당에 있던 쓰레기를 모아 나무에 불을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이 제압하려 하자 B경위를 향해 소지하고 있던 흉기를 던졌다. B경위는 가까스로 이를 피했으나 옷가지가 찢어지는 피해를 보았다.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범행 동기 등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과거 정신병으로 치료를 받은 전력은 없다”며 “하지만 정신과 치료와 사회격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구속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가야유적 잇단 ‘국가사적’ 지정… 잠든 1600년 역사가 깨어난다

    가야유적 잇단 ‘국가사적’ 지정… 잠든 1600년 역사가 깨어난다

    경남 곳곳에 1600년 동안 묻혀 있던 가야유적이 경남도와 해당 시군, 연구기관 등의 적극적인 발굴·연구 조사에 힘입어 국가지정문화재(사적)로 잇따라 지정되고 있다. 국가사적으로 지정되면 발굴·복원·관리비 70%가 국비로 지원돼 안정적으로 복원·관리할 수 있다. 현재 경남지역 가야유적 544곳 가운데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곳은 창녕군 계성 고분군 등 모두 29곳이다. 특히 국가사적 고분 가운데 가치가 높은 김해 대성동, 함안 말이산, 창녕 교동·송현동, 고성 송학동, 합천 옥전 고분군 등 5곳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도는 합천군 삼가 고분군과 성산 토성을 비롯해 김해시 원지리 고분군, 함안 남문외 고분군, 창녕 영산 고분군도 국가사적 지정을 추진한다.●함안 가야리 유적 국가사적 지정 예고 경남도와 함안군은 함안군 가야읍의 ‘함안 가야리 유적’이 지난달 26일 문화재청 심의를 통과했다고 9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30일간 예고를 거쳐 의견을 수렴한 뒤 다시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해 사적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발굴조사, 가야시대 지배층 생활유적으로 확인됐다. 남강으로 흘러들어 가는 신음천과 광정천이 합류하는 일대 해발 45~54m 구릉에 있다. 그동안 5차례 지표조사로 토성 범위만 대략 확인됐다가 지난해 4월 경작지 조성 과정에서 토성벽 일부가 우연히 발견돼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발굴조사했다. 조사 결과 대규모 토목공사로 축조한 토성과 목책(울타리), 14동의 건물지 등이 확인됐다. 건물지 안에서 쇠화살촉과 작은 칼, 쇠도끼, 비늘갑옷 등이 나와 군사 성격 시설임이 밝혀졌다. 구릉 북쪽 가장자리에서 토성과 고상건물(바닥을 땅 위나 물 위에 높게 지은 건물), 망루 등도 확인됐다. 아라가야 전성기인 5세기에 조성돼 6세기 멸망 때까지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가야문화권에서는 처음으로 판축토성(판자를 양쪽에 대고 흙을 다져 성을 쌓는 건축방식) 구조물이 확인돼 우리나라 고대토성 축조수법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토성의 상태가 좋고 주변 가야 유적과 연계 경관도 잘 보존돼 아라가야 중심 왕도 모습을 잘 보여 주는 유적이라고 평가한다. 이 유적은 조선시대 함안지리지인 함주지(1587년 편찬) 등 각종 고문헌에 ‘가야국의 옛 도읍터’ 또는 ‘옛 나라의 터’ 등으로 기록돼 있다. 지금도 주변에 남문외, 대문천 등 왕성이나 왕궁과 관련된 지명이 남아 있어 아라가야 왕궁지로 전해 내려온 곳이다. 토성 주변에 아라가야 최대 고분군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과 남문외 고분군(도 기념물 제226호), 가야 최대 규모 굴립주건물(기둥을 세워 만든 건물)인 ‘당산유적’ 등 주요 가야유적들이 있어 가야읍 일대가 아라가야 왕도였음을 보여 준다. 지금까지 발굴된 토성 구간은 왕궁을 보호하기 위한 성곽과 군사시설 일부다. 도와 군은 앞으로 발굴조사와 심화연구를 더 진행해 아라가야 사람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가야사 복원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창녕 계성 고총 고분군 국가사적 지정 앞서 문화재청은 창녕군 계성면에 있는 계성 고분군을 지난 2월 국가사적 제547호로 지정했다. 계성 고분군은 영축산에서 서쪽으로 뻗어내린 구릉 사면부에 형성된 대규모 고총 고분군이다. 서북쪽으로 계성천이 흐르는 낮은 구릉에 봉분 261기가 분포해 있다. 이 고분군 축조집단은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사적 제514호)을 조성한 세력 이전 시기인 비화가야 초기 중심세력으로 확인됐다. 무덤 구조는 구덩식돌덧널무덤(竪穴式石槨墓)이다. 돌덧널 상부 덮개는 나무로 만들어 덧널무덤 단계에서 돌덧널무덤으로 변해 가는 양상을 잘 보여 준다. 고분군에서 창녕양식 뚜껑 있는 굽다리접시와 긴목항아리, 통모양그릇받침 등의 토기류, 금동관편, 금제 귀걸이와 은제 허리띠장식 등 장신구류, 말띠드리개(행엽) 및 발걸이(등자), 말안장 꾸미개(안교) 등 마구류, 무기류 등이 많이 출토됐다. 학계에 따르면 계성 고분군은 5~7세기에 걸쳐 장기간 축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5세기에 집중적으로 대형 고총 고분이 축조돼 창녕 비화가야 성립과 가야에서 신라로 이행해 가는 과정을 잘 보여 주는 중요한 유적이다.●합천 삼가 고분군·성산토성 국가사적 신청 도는 합천군 삼가면에 있는 도 기념물인 삼가 고분군과 합천군 쌍책면 성산토성도 지난 4월과 8월 문화재청에 사적 지정을 신청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7월 현지조사한 뒤 조사 및 자료 보완을 요청했다. 도와 합천군은 내년 2월쯤 추가 발굴 조사와 학술대회를 한 뒤 보완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삼가 고분군은 발굴 조사 결과 1~6세기 소가야권 가야집단이 조성한 고분군으로 대형 봉분 328기가 확인됐다. 아라가야 양식 철기류 등이 출토돼 당시 남강을 통한 활발한 문화교류를 보여 준다. 무덤은 목관묘에서 목곽묘, 석곽묘, 석실묘로 구조 변화가 확인된다. 24-1호분 안에서 굽다리접시, 그릇받침, 짧은목항아리 등 토기류와 각종 말갖춤새(마구), 쇠창과 쇠도끼를 비롯한 무기류 등 많은 유물이 나왔다. 쌍책면 성산리에 있는 성산토성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여러 차례 발굴조사에서 가야시대 다라국의 왕성으로, 옥전고분군을 조성한 최고 지배층의 5~6세기 취락유적 중심지로 조사됐다. 토성과 석성으로 이뤄진 성곽과 건물지, 제사유구 등 다양한 시설이 확인됐다. 유적 훼손이 적어 가야왕성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국가사적 지정 심의를 위해 다음달 현지조사한다. 박정혜 경남도 가야사복원 주무관은 “함안 남문외 고분군은 빠르면 올해 안에 국가사적 지정 신청을 하고 김해 원지리 고분군과 창녕 영산 고분군 등 2개 도지정문화재는 내년 하반기에 국가사적 지정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함안 남문외 고분군은 말이산 고분군과 가야리 유적 사이에 위치한 아라가야 최고지배층 고분군으로 43기의 봉분 분포가 확인됐다. 길이 7m 대형 석실묘가 발굴되고 가야·신라·백제 계통 유물도 출토됐다. 도와 함안군은 사적 신청에 앞서 오는 11월까지 중소형 석곽묘 10기 등을 추가 발굴조사할 예정이다.김해시 주촌면 원지리 고분군은 후기 가야 김해지역 최대 고총 고분군으로 조사됐다. 금관가야 최고 지배층 고총 고분군으로 그동안 발굴조사에서 김해지역 최대 길이(7.3m) 가야석실묘와 각종 유물 265점이 발굴됐다. 특히 일본과의 교류관계를 증명하는 자라모양 토기병 2점이 나왔다. 도와 시는 이달부터 M5호분 발굴조사를 할 계획이다. 창녕군 영산면에 있는 영산고분군은 비화가야에서 신라로 넘어가는 사회상을 보여 주는 대표 유적으로 꼽힌다. 연말까지 발굴 조사한 뒤 내년 11월 국가사적 신청을 할 계획이다. 도는 학술 가치가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채 묻힌 가야유적이 국가문화재로 승격될 수 있도록 발굴·조사·연구를 지원하는 사업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류명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발굴 조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도내 가야유적이 발굴 조사와 연구를 통해 국가사적으로 승격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남재우 창원대 사학과 교수는 “가야 각국의 발전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역적으로 편중됐던 발굴 조사가 평면적으로 확대돼야 하고 훼손이 심한 유적은 학술·발굴을 통해 성격을 규명하고 보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아라가야 중심지 ‘함안 가야리 유적’ 사적 지정예고

    아라가야 중심지 ‘함안 가야리 유적’ 사적 지정예고

    문화재청은 아라가야 중심지로 추정되는 경남 함안군 ‘함안 가야리 유적’을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26일 밝혔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남강으로 흘러들어 가는 신음천과 광정천이 합류하는 지점 인근 구릉에 있다. 주변에 말이산 고분군, 남문외 고분군, 선왕 고분군과 길이 39m, 폭 15.9m에 이르는 가야 최대 규모 굴립주 건물터 ‘당산 유적’이 자리한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해발 45~54m 구릉부에 사면을 활용해 토성을 축조하고, 내부에 고상건물과 망루 등을 지었다. 고상건물은 땅 위에 기둥을 세우고, 그 기둥 위에 바닥을 만든 건물을 가리킨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앞서 조선시대 읍지(邑誌)인 ‘함주지’(咸州誌)와 17세기 ‘동국여지지’ 등 고문헌과 일제강점기 고적조사 보고서에서 아라가야 중심지로 지목됐다. 문화재청은 2013년부터 지표조사를 거쳐 대략적인 범위를 파악하고, 이번 정부가 ‘가야사 문화권 조사·정비’를 국정 과제로 선정한 다음해인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발굴 조사를 하고 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앞선 조사에서 토성과 울타리 시설, 대규모 고상건물을 비롯해 건물터 14동을 확인했다. 건물터 안에서는 무기인 쇠 화살촉과 작은 칼, 쇠도끼, 비늘갑옷이 출토됐다. 유적 조성 시기는 아라가야 전성기인 5∼6세기로 추정된다. 특히 올해 조사에서는 가야 문화권에서 최초로 흙을 시루떡처럼 차곡차곡 쌓아 올인 판축토성(板築土城) 구조물을 찾았다. 문화재청은 앞서 가야 유적인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창녕 계성 고분군을 사적으로 지정했고, 장수 동촌리 고분군은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넥슨, 청소년 코딩 지원사업 확대…프로그래밍 대회·멘토링 콘서트

    게임 기업 넥슨이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청소년 코딩 지원 사업에 나섰다. 넥슨은 2016년부터 청소년들이 코딩 실력을 겨루는 대회인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NYPC)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이 대회에서는 넥슨이 제공하는 인기 게임의 콘텐츠가 활용된 문제가 출제되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온라인 게임 ‘마비노기’ 내에서 사용자들이 설치하는 캠프파이어의 간격을 어떻게 적정하게 유지하는지를 프로그래밍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모바일 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에서 돌도끼를 제작하는 과정을 프로그램으로 작성하는 문제도 관심을 끌었다. 넥슨은 2017년부터 코딩 경험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멘토링 프로그램인 ‘NYPC 토크 콘서트’도 개최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전문 분야에서의 코딩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고 프로그래머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조언을 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아울러 넥슨은 소규모 코딩 대회와 플랫폼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17년 5월과 10월에는 온·오프라인 알고리즘(코딩) 대회 ‘선데이코딩’을 공식 후원했다. 소프트웨어 교육 플랫폼 ‘엔트리’를 운영하는 ‘커넥트재단’에 온라인 게임 ‘메이플 스토리’의 인터넷프로토콜(IP)을 제공하는 등 코딩 경험 플랫폼 마련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아버지 잔인하게 살해한 세 자매 석방하라” 청원에 30만 서명

    “아버지 잔인하게 살해한 세 자매 석방하라” 청원에 30만 서명

    사진의 10대 세 자매는 지난해 7월 27일 저녁,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아파트에서 아버지를 살해했다. 수법이 잔인했다. 잠든 아버지를 흉기로 30군데 이상 찌르고 망치질을 하는가 하면 최루액을 뿌려대 죽음에 이르게 했다. 당연히 살인죄로 기소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무려 30만명이 석방 온라인 청원에 서명했다. 지난 6월 사흘 연속 자매들을 풀어주라는 집회가 모스크바 등에서 진행됐다. 역시 자매들을 석방하라는 시 낭송회, 콘서트 등이 전국에서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를 가장 뜨겁게 달군 논란은 왜 벌어진 것일까? 짐작할 수 있듯이 아버지 미하일 하차투리안(57)은 끔찍한 자였다. 그날도 크레스티나(당시 19), 안젤리나(당시 18), 마리아(당시 17) 세 자매를 차례로 자신의 방으로 불러 들여 아파트를 제대로 청소하지 않았다고 야단치며 얼굴에 최루액을 뿌려댔다. 분노한 자매들은 곧바로 잠들어 버린 아버지를 상대로 끔찍한 일을 저지른 뒤 경찰에 신고하고 자수했다. 수사 과정에 이 아버지가 2014년 초부터 3년 넘게 딸들을 끔찍하게 다룬 사실이 드러났다. 수시로 때렸고, 고문하고, 죄수처럼 가두고, 성적으로 유린했다. 아버지의 행각은 낱낱이 수사 기록에 담겼다. 인권단체들은 자매가 살인범이 아니라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로부터 빠져나가 도움을 받거나 보호를 받을 대안이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러시아에서는 가정폭력의 희생자를 보호할 만한 법 제도가 없다고 영국 BBC는 21일 전했다. 2017년 관련 법이 조금 손질됐는데 가족 구성원을 구타한 초범은 병원에 입원할 정도의 부상만 남기지 않으면 벌금이나 2주간 구류를 살면 그만이었다. 러시아 경찰은 가정 폭력을 “가족 문제”로 간주해 개입하지 않곤 한다. 자매들의 어머니 아우렐리아 던덕 역시 숱하게 남편으로부터 맞아 여러 차례 경찰을 찾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웃들까지 미하일이 무서워 제대로 증언해주지 않았다. 아우렐리아는 2015년 남편으로부터 쫓겨나 사건 당시 자매들과 함께 살고 있지 않았다. 남편은 자매들을 어머니와 만나게 하지도 않았다. 정신 감정 결과, 소녀들은 고립된 상황에 너무 익숙해져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었다. 수사는 더디게 진행됐다. 자매들은 구금되지 않았지만 취재진이나 다른 이에게 일절 사건에 대해 입을 열지 말라는 단속을 당했다.검찰은 자매들이 그날 아침 미리 흉기를 챙겨놓는 등 사전에 살인을 계획했다고 주장했다. 기소된 내용이 유죄로 인정되면 징역 20년형이 선고될 상황이다. 둘째 안젤리나는 망치를 휘둘렀고, 마리아는 사냥용 흉기를, 크레스티나는 최루액을 아버지에게 뿌리는 등 역할 분담까지 한 정황도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자매들의 변호인단은 자위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맞섰다. 사실 러시아의 형법은 자위권을 즉각적인 공격이 가해졌을 때 뿐만 아니라 이 자매들처럼 지속적으로 고문당하며 인질로 잡힌 상황에까지 자위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편이다. 러시아에서 얼마나 많은 가정폭력이 행해지는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략 네 가정 중 한 가정 꼴로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방송은 전했다. 질투심 때문에 도끼로 남편 손을 잘라버린 마르가리타 그라체바 같은 충격적인 소식이 이따금 전해진다. 일부 전문가는 러시아 교도소에 수감된 여성의 80%가 가정폭력에 자위권을 행사해 남성을 살해한 죄수라고 추정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2만 4000년 전 동굴곰 멸종 원인도 인간

    [사이언스 브런치] 2만 4000년 전 동굴곰 멸종 원인도 인간

    20세기 중후반부터 사람에 의한 자연환경 파괴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지구 전체 생태계가 급격히 변화되고 많은 동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해진 지금 과학자들은 현대를 ‘인류세’(世)로 부르길 주저하지 않는다. 독일 튀빙겐대 고고학연구소, 막스플랑크 인류학연구소를 중심으로 폴란드, 스위스, 프랑스, 세르비아, 이탈리아 등 6개국 15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빙하기 말 유럽 동굴곰(Cave bear)의 멸종이 사람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인류세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인간이 환경 파괴의 주범이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15일자에 실렸다. 신생대 4기인 홍적세에 유럽 일대에서 살았던 동굴곰은 몸길이 3~3.5m, 네 발로 걸을 때 어깨까지 높이는 1.7m 정도로 현존하는 큰곰(Brown bear)보다도 30% 정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유럽 14개 지역에서 수집된 동굴곰 뼈에서 59개의 샘플을 채취해 미토콘드리아 게놈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동굴곰들이 어디서, 어떻게 살았는지 조사했다. 분석 결과 동굴곰들은 45만 1000년 전에 공통된 조상에서 갈라져 유럽 곳곳으로 흩어져 살면서 약 4만년 전에 가장 번성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4만년을 기점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결국 마지막 빙하기가 시작되기 직전인 2만 4000년 전 지구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연구팀은 특히 4만년 전 동굴곰의 개체수가 감소하기 시작한 때가 현생 인류가 유럽 곳곳으로 확산돼 살기 시작한 때와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발굴된 다수의 동굴곰들의 뼈에는 창이나 도끼 같은 석기에 찔리고 맞은 자국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헤르비 보체렌스 튀빙겐대 고고학과 교수는 “철저한 채식 동물인 동굴곰은 빙하기가 가까워 오면서 먹을거리가 줄어들기도 했지만 동굴이라는 서식지를 공유하는 인류와도 공생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17일간 대장정 막내려

    ‘평화의 물결 속으로(Dive into Peace)’를 슬로건으로 내건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17일 간의 열전을 마치고 28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94개국 75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이번 대회에서는 수많은 인간 승리의 감동과 희망을 쏟아냈다. 엔트리 마지막 날까지 북한 선수단 참가의 문을 열어 놓기도 했으나 무산된 것은 ‘옥의 티’로 꼽힌다. 광주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명실상부한 세계속의 스포츠 도시로 우뚝 섰다는 자평이다. 그러나 대회 유치단계부터 불거진 정부와의 불협화음, 선수단 구성 준비 부족, 대회 운영 미숙,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클럽 붕괴사고’ 등은 오점으로 남는다. ●수영선수권대회 최대 규모 새역사 이번 대회는 194개국에서 7500여 명(선수 2537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국제수영연맹(FINA)이 주관하는 대회 가운데 역대 최다 출전국, 최다 출전선수 신기록을 세웠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권의 43%가 배정되면서 역대 그 어느 대회보다 명승부가 펼쳐졌다. 드레셀, 레데키, 쑨양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치열한 승부를 겨뤄 박진감이 넘쳤고 신예들의 돌풍 또한 거셌다. 기록도 풍년이었다. 평영 100m에서 영국의 아담 피티가 자신이 갖고 있던 종전기록을 0.22초 앞당긴 56초88로 세계신기록을 갱신했다. 남자 200m 접영에서는 19세의 크리슈토프 밀라크(헝가리)가 10년 동안 깨지지 않던 ‘수영황제’ 펠프스의 기록을 0.78초나 앞당기면서 역시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우리나라도 여자 400m 계영에서 3분42초58로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또 남자 자유형 50m 예선에서 양재훈(21·강원도청)이 22초26의 한국 신기록을 달성했고, 남자 계영 800m 예선에서도 7분15초05로 한국신기록을 갱신했다. 대최 초반 여자 다이빙 1m 스프링보드에서 김수지가 동메달을 획득한 이후 ‘노 메달’에 그치면서 세계 수영강국들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테러·재해·수송 대책 돋보인 대회 광주시는 대회기간 테러와 폭염·태풍 등의 재난재해, 감염병 등에 대한 대처에 ‘올인’했다. 시와 조직위는 대테러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군·경·소방 등 1일 28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철저한 사전 예방과 함께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은 약 1800여 명의 ‘전담경비단’을 발족해 1일 최대 1700여명을 투입했으며 시설별 경찰서비스센터와 지휘본부 운영했다. 소방관들의 구슬땀도 빛을 냈다. 이들은 경기장별 안전사고에 대비해 소방펌프차, 구조차, 구급차 등을 전진 배치했으며, 응급환자 발생 시 신속하게 현장 대응활동을 전개했다. 자원봉사자 등 민간 안전요원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지난 13일 관람객 보안 게이트에서 호신용 총기와 16일 등산용 손도끼 등을 적발했다. 또 지난 14일 선수의 특정부위를 촬영한 일본인도 민간안전요원이 경찰에 신고했고, 21일 AD카드를 위조해 제한구역을 출입한 중국인도 색출했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가장 공을 들였던 부분이 수송체계다. 실제 지난 9일 오전 8시20분, 인천공항에 입국한 스위스 다이빙 선수단 8명은 선수단 출입국 전용심사대를 통해 빠르게 빠져나와 인천공항역에서 9시28분에 출발한 광주행 KTX에 탑승해 단 4시간 만에 선수촌에 여장을 풀었다. 주요 거점 공항인 인천, 김포, 무안공항 등에 별도의 출입국 심사대를 설치해 선수임을 확인하면 바로 공항을 빠져 나가게 만들고 KTX 인천공항을 이용하거나 조직위에서 준비한 32대의 셔틀버스를 통해 쉽게 광주를 찾아왔다. ●시민의식 빛난 자원봉사·서포터즈 이번 대회의 주역은 1만5000여 명의 자원봉사자와 시민서포터즈이다. 자원봉사자는 8개 분야 2793명이다. 분야별로는 ▲통역 954명 ▲수송 672명 ▲일반 524명 ▲경기 보조 377명 ▲의료 128명 ▲의전 72명 ▲시상 55명 ▲미디어·보도지원 11명 등이다. 이들은 대회 기간 하루 8시간씩 자원봉사활동을 펼쳤다. 하루 일당 1만8000원을 받고 17일간 행사진행, 수송, 통역, 주차안내, 관광도우미, 의전, 청소 등 크고 작은 일들을 수행하면서 민간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저비용·고효율 대회 ‘외형보다 실속’ 이번 대회의 총사업비는 2278억원으로 평창동계올림픽 대비 5.24%, 인천아시안게임 대비 11%에 불과할 정도로 저예산이다. 주경기장인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의 관람석만 일부 확대했을 뿐 모든 경기장 시설을 재활용하거나 가설했다. 수구와 아티스틱수영, 하이다이빙 경기장 가설에 사용했던 자재와 시설들은 대회가 끝난 후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재활용한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사용했던 휴지통과 출입 차단벨트, CCTV, 카트, 침대시트 등 물품을 재활용해 7억5000여 만원 상당의 예산을 절약했다. ●태풍·폭염 악재 이겨냈으나 대회종반 ‘대형 악재’ 대회 중반 제5호 태풍 ‘다나스(DANAS)’가 북상하면서 조직위원회가 바짝 긴장했으나 다행히 서해안 인근에서 조기 소멸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둔 27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클럽에서 복층식 철골 구조물 붕괴사고로 내국인 2명이 숨지고 외국 선수 8명 등 16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해 오점을 남겼다. 외국 선수들이 쇼핑과 관광, 유흥 등 개인 일정을 이유로 선수촌 밖으로 빈번하게 외출하는 데도 안전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정부와 광주시의 갈등은 어려움으로 작용했다.6년 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광주시가 대회를 유치할 때 정부는 광주시가 공문서를 위조했다고 폭로했다. 광주시는 곧바로 검찰의 수사를 받는 등 어려움 끝에 국회의 도움을 얻어 최소한의 국비를 확보했다. ‘저비용·고효율’ 대회를 추구할 수 밖에 없는 속사정이다.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총사업비는 2278억원으로 다른 메가스포츠 예산보다 턱없이 부족했지만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며 “대회 막바지에 한 클럽에서 발생한 붕괴사고는 오점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오늘은 카페 가서 ‘신의 한 수’ 둘까

    오늘은 카페 가서 ‘신의 한 수’ 둘까

    바둑을 흔히 ‘두뇌 스포츠’라고 한다. 중장년층 이상 남성만 바둑을 즐길 것 같지만 의외로 생활체육으로서 바둑의 저변은 확대되는 양상이다. 바둑을 즐길 수 있는 대안으로 인터넷 카페가 등장하고, 각 기업의 사내 동호회와 사내 교육도 활성화되고 있다. 다채로운 바둑 공간을 통해 생활체육으로 확산되고 있는 바둑 인구의 변화상을 짚어 봤다.충북 청주의 한 기업 연구원인 홍준석(30)씨는 ‘2030 바둑클럽’의 운영자로 회원들과 ‘수담’을 나누는 재미에 주말을 고대한다. 2004년 문을 열었고 회원이 100여명인 이 클럽은 한 달에 두번씩 토요일마다 정기모임을 한다. 오후 1시쯤 모여서 회원들이 옹기종기 바둑을 두고 복기를 하다 보면 어느덧 저녁 먹을 때가 된다. 저녁 자리에서도 화제는 바둑이다. 정기모임 때마다 평균 20명이 넘게 모인다. 홍 클럽장은 아버지에게 바둑을 배웠다. 그는 “2011년 처음으로 지방 모임에 나갔다. 당시엔 사이월드에서 활동했는데 가입자만 4900명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20~30대 생활인들이 모여 바둑 두는 재미를 추구하는 곳”이라면서 “연구생 경험이 있는 이들도 많고 프로기사가 가끔 놀러 오기도 한다”고 소개했다.바둑을 사랑하는 20~30대가 모인 ‘오늘도 바둑’에서 활동하는 이승엽(28) 운영자 역시 최근 바둑에 관심 갖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걸 피부로 느낀다. 한국기원 연구생 출신이었고 바둑 강사가 정식 직업인 그는 “바둑을 즐기는 젊은 세대가 생각보다 많은데 그들이 모여서 바둑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 2017년 네이버 카페로 생긴 ‘오늘도 바둑’은 매주 주말 정기모임에 15~20명이 참석한다. 자유롭게 바둑을 두는 방식이지만 교육을 위한 강좌를 만든다거나 대회를 개최하는 이벤트도 자주 한다. 이 운영자는 바둑이 상당한 대중적 기반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20~30대 가운데 바둑을 배운 청년들이 의외로 많다. 다만 사회 생활을 하느라 혹은 바둑을 둘 곳이 마땅치 않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는 “생활체육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바둑이 중장년 이상에 쏠려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청년들의 유입이 늘고 있다”고 봤다. 강난희 바둑 강사도 “최근 대학에서 교양 수업으로 바둑 강의를 한 적이 있는데 수강생이 만원 사례를 이뤘다”면서 “일상 속에서 바둑과 만날 접점을 많이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생활체육으로서 바둑의 가치를 우연히 확인한 대기업도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5월 21일부터 7월 16일까지 매주 화요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사내 직원을 대상으로 한 바둑교실을 처음으로 개최했다. 바둑교실을 담당했던 최규석 한화생명 파트장은 “처음 준비할 때는 30명 규모로 생각했지만 막상 사내게시판에 올리고 보니 하루 만에 마감됐고 100명을 초과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최 파트장은 “담당 임원에게 보고했더니 ‘직원들 수요가 있는 것인데 인원을 늘려라’고 해서 정원을 100명으로 늘렸다. 그랬더니 이틀 만에 150명을 초과했다”면서 “결국 150명으로 다시 인원을 늘리고 대형 강의실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에선 이번 교육은 완전 초급자를 위한 입문과정으로 시작했지만 내년에는 입문II, 초급 과정으로 분리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최 파트장은 “장기적으로 정규인 직원교육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인사팀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생명 바둑교실에서 인상적인 대목은 참가자 가운데 20대가 49명, 30대가 47명, 40대가 40명, 50대가 14명으로 20~30대 비율이 압도적이라는 점이다. 거기다 여성 참가자가 78명으로 남성(72명)보다 많은 것도 눈에 띈다. 최 파트장은 “지원서를 받을 때 학습 동기를 확인했는데 자녀들과의 소통을 위해 배우고 싶다는 얘기가 가장 많았고, 호기심으로 바둑을 배워 보고 싶다거나 바둑을 좋아하는 부친과 바둑을 같이 두고 싶다는 이유도 많았다”고 소개했다. 바둑 동호회가 기업의 대표 사업으로 성장한 사례도 있다. 아이러브바둑, 통칭 기우회라고 부르는 삼성화재 바둑 동호회의 내부 대회는 이제 명실상부한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가 됐다. 현재도 이범 부사장 등 회원 25명이 매달 첫째주 금요일 퇴근 후 모여 바둑 사랑을 불태운다. 바둑을 왜 좋아하게 됐을까. 대부분 ‘차분하게 생각하는 즐거움’을 꼽는다. 홍 클럽장은 “인터넷 게임 등 대부분의 스포츠는 승부를 추구해 호흡이 빨라지지만 바둑은 반대다. 정중동의 차분한 분위기를 익히는 게 바둑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꼽았다. 이어 “내가 일하는 회사만 해도 임원들 중에서 바둑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은데 바둑이 젊은 직원들과의 세대 간 차이를 극복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 운영자 역시 “바둑은 자기 기력에 맞는 재미가 있다. 바둑을 배우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배운 사람치고 바둑이 재미없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고 자부했다. 바둑 동호인들은 바둑 대중화에 기여한 4대 분기점을 지목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꼽는 게 ‘이창호 9단’이다. ‘응답하라 1988’에서 이창호의 활약상을 모델로 한 에피소드가 등장했듯 이창호는 동시대의 30~40대에게 바둑을 확산하는 전도사 역할을 했다. 바둑은 중장년 남성만 좋아한다는 게 상식처럼 통용되지만 사실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바둑을 배운 젊은층이 꽤 된다. 이들 상당수가 ‘돌부처’ 이창호의 영향권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에 번역판으로 국내에 소개된 ‘고스트 바둑왕’은 또 다른 공신이다. 히카루라는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가 바둑을 배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바둑의 기본 개념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데다 내용 자체가 재미있어서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2012년부터 웹툰으로 연재를 시작한 ‘미생’도 바둑 용어를 직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과 연결시키면서 바둑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크게 높였다. 4차 산업혁명의 화두를 실감하게 한 2016년 3월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36) 9단의 대국은 지금 현재도 바둑을 퍼트리는 현재진행형 사건이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속담이 있을 만큼 바둑은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두뇌 스포츠’다. 치매 예방 혹은 여가 선용 등 다양한 장점도 있다. 하지만 바둑을 좋아하고 즐기는 이들이 반드시 주의할 점이 있다. 지나친 몰입이다. 이혜원 강북구청 언론팀장은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게 바둑”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그가 원래부터 바둑을 싫어했던 건 아니었다. 결혼하고 명절에 시댁에 가니 남편과 시아주버니들까지 넷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집안일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으면서도 바둑만 두는 데 학을 뗐다. 이 팀장은 “바둑에 몰두하느라 담배까지 피우는 건 좀 너무한 것 아닌가 싶다”면서 “바둑은 두더라도 할 일은 하고 건강뿐 아니라 주변인들과의 소통을 챙기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꼬집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극한 군사대치→평화의 장…66년 역사 ‘산증인’ DMZ

    비무장지대(DMZ)는 1953년 탄생한 이후 극한의 군사적 대치와 평화의 장으로 변화하기까지 모든 역사를 경험한 ‘산증인’으로 평가된다. 1953년 ‘한국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 제1조 제1항에 의해 탄생한 DMZ는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남북 각각 2㎞ 떨어진 북방한계선(NLL)과 남방한계선(SLL)까지의 공간을 의미한다. 서해의 임진강 하구에서부터 동해의 고성군 명호리에 이르기까지 길이가 약 248㎞에 달한다. ‘Demilitarized Zone’이라는 사전적 의미대로 군대의 주둔이나 무기 배치 등 군사활동이 금지됐다. 하지만 남북은 가장 가까이에서 총부리를 겨누며 군사적 긴장감을 극대화해 약 42만 건의 정전협정 위반 사례를 만들어 냈다. 1976년 8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서쪽에 있는 ‘돌아오지 않는 다리’ 부근에서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 중이던 미군 병사를 북한군이 도끼로 살해한 ‘도끼만행 사건’이 대표적이다. 또 2017년 11월 JSA에서 ‘오청성 귀순사건’이 벌어지며 귀순 병사를 추격한 북한군과 국군 사이에 근거리 총격전까지 벌어졌다. 이 외에도 크고 작은 군사적 충돌이 DMZ에서 발생해 긴장감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봄부터 남북 평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DMZ도 원래 약속한 ‘군사적 완충지대’의 모습을 되찾아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4월 사상 최초로 판문점에서 성사된 남북 정상회담은 분쟁의 상징인 DMZ에서 남북 정상이 평화를 약속한 최초의 회담으로 기록됐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2)과 군정위 소회의실(T3) 사이의 30㎝ 콘크리트 턱을 넘어 북측으로 ‘10초’ 깜짝 방문했다. 특히 지난달 30일 JSA에서 이뤄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은 정전협정의 당사자가 만났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당시 콘크리트 턱을 가볍게 넘어 북측으로 이동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MDL을 넘은 대통령이 됐다. 지난해 탄생한 남북 9·19 군사합의도 DMZ에 역사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남북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던 전방 감시초소(GP) 11곳이 철수되며 군사적 긴장이 완화됐다. 향후 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해 추가 GP 철수가 논의되면 DMZ에서의 완전한 ‘군사적 청정구역’도 가능하다. 더불어 남북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전술도로’도 지난해 최초로 화살머리고지에 연결됐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최초로 DMZ에서 6·25전쟁에 참전한 국군 병사의 유해가 발굴됐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이호준 시간여행] 대장간, 풀숲에 묻히다

    [이호준 시간여행] 대장간, 풀숲에 묻히다

    고향에 가면 일부러라도 꼭 들르는 곳들이 있다. 내가 태어나 자란 집 자리, 방앗간이 있던 곳, 징검다리가 있던 냇가, 그리고 키 큰 미루나무가 서 있던 자리…. 어릴 적 하나씩 뼈에 새겨진 뒤,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내 안에서 숨 쉬는 곳들이다. 또 하나 빼놓지 않고 찾아가는 곳이 대장간이 있던 자리다. 뜨거운 여름에도 메질 소리가 신작로를 달구던 그곳, 소리로 먼저 각인된 그곳은 이제 풀만 무성한 폐허가 됐지만 기억 속에서는 엊그제 풍경인 듯 여전히 생생하다. 어지간한 마을엔 대장간이 있었고, 대개 한갓진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땅땅거리며 마을을 휘젓는 소리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 고향의 대장간도 그랬다. 고개를 넘기 전 외딴곳에 누가 파먹고 버린 게딱지처럼 납작하게 엎드려 있었다. 하지만 그 움막 같은 곳도 막상 들여다보면 쇠를 다루는 데 필요한 건 모두 갖추고 있었다. 그곳에 가면 아내가 달아났다는 홀아비 대장장이가 웃통을 벗어던진 채 망치로 쇠를 아우르거나 치익치익 소리를 내며 담금질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담배 한 대 물고 먼 하늘을 멀거니 바라보는 모습도 낯설지 않았다. 나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대장간에 들르고는 했다. 어린아이가 그곳에 볼 일이 있을 턱은 없었다. 괜스레 좋았을 뿐이다.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쪼그리고 앉아 오랫동안 대장장이가 일하는 광경을 바라보고는 했다. 내 눈 속에 들어온 대장장이는 마술사처럼 신기한 사람이었다. 닳고 찌그러져 못 쓸 것 같았던 낫이나 괭이나 도끼, 쟁기의 보습이 그의 손을 거치면 생생하게 날이 선 새것이 됐다. 나는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게 즐거웠다. 쇳덩이가 괭이가 되고 칼이 되는 과정을 보는 건 산수 문제를 풀고 국어책을 읽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쇠메를 둘러메면 대장장이의 어깨와 팔뚝의 근육들이 아우성치며 일어섰다. 그 순간 누가 장래 꿈을 물었다면 분명 대장장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화덕에서 달궈진 쇠를 집게로 꺼내 모루 위에 얹고 쇠메를 내리치며 모양을 만들어 나갈 땐 숨조차 참으며 바라보았다. 파란 불꽃을 몸에 들여 빨갛게 달아오른 쇠는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대장장이의 작업은 단조롭게 반복됐다. 메질을 어느 정도 하면 물에 담그고, 그것이 식으면 다시 화덕에 넣어 풀무를 돌리고, 달궈진 다른 쇠를 꺼내어 메질을 하고…. 그런 반복 끝에 원하는 모양이 만들어지면 숫돌에 갈아 날을 세우고 자루를 끼웠다. 낫이나 도끼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쇠를 밀가루 반죽 주무르듯 하는 대장장이는 마치 접신한 무당 같았다. 세속의 번뇌를 떨쳐버리고 무아지경 속에 든 선승처럼 거룩한 얼굴이었다. 훗날 고향을 뜬 뒤 그때의 대장장이를 떠올릴 때마다 그는 어쩌면 쇠를 두드린 게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두드리고 담금질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는 했다. 살아도 살아도 헛헛하기만 한, 바람구멍 같은 가슴속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그렇게 쉬지 않고 두드려댄 건 아닐까. 오랫동안 멀리 하던 고향을 다시 찾았을 때 대장간은 흔적조차 지운 뒤였다. 게딱지 같던 움막과 풀무와 모루가 있던 자리에는 풀만 무성하게 자라 바람결에 고개를 내젓고 있었다. 그런 것들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이라도 하듯…. 대개의 시골이 그렇듯 지나다니는 강아지 한 마리 없어 대장간이 언제 사라졌는지 물을 길도 없었다. 산업화에 성공한 이 나라에서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를 찾기란 바다에서 바늘을 찾는 것만큼이나 어렵겠다는 자각에 유난히 걸음이 무거웠을 뿐이다.
  • 4000년 전 뇌 수술받은 유골 발견… “수 년간 생존했을 것”

    4000년 전 뇌 수술받은 유골 발견… “수 년간 생존했을 것”

    4000년 전 뇌 수술을 받은 선사시대 전사(戰士)의 유골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에 있는 고고학 및 민족학 연구소 측은 루마니아 동부의 공화국인 몰도바의 한 지역에서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한 유골을 발견했다. 해당 유골의 머리 부분에는 거의 완벽한 형태의 원형 구멍 2개가 발견됐다. 연구진은 두개골에 난 구멍 2개가 초기 뇌 수술의 흔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현대 기술과 비교하면 매우 단순하고 기본적인 수준이지만, 4000년 전에도 외과적 뇌 수술이 존재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고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선사시대에 살았던 두개골의 주인은 극심한 두통을 호소했을 것이며, 이를 치료하기 위해 청동으로 만든 도끼 등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한 뇌 수술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두개골에 난 구멍 주위로 아문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뇌 수술을 받은 뒤에도 수 년간 생존한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고고학 및 민족학연구소의 세르게이 슬립첸코 박사는 “이러한 두뇌 수술은 심한 두통을 완화시키거나 두개골 손상 후 혈종을 치료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또는 간질을 치료하거나 보이지 않는 악령을 쫓을 목적으로 수술이 시행되었을 수도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대마초가 확실한 마취제로 사용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유골과 마찬가지로 두개골에 구멍이 두 개나 나 있는 것은 매우 보기 어렵다. 다만 이것이 고대 인류가 행한 종교적 의식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뇌 수술을 했던 고대의 의사들이 대마초와 환각물질이 들어있는 버섯, 주술적 의미가 담긴 춤을 보게 하는 것 등을 통증 완화를 위한 마취제로 사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낙연 “분단 역사 바껴도 한미동맹 역할 바뀌지 않아”

    이낙연 “분단 역사 바껴도 한미동맹 역할 바뀌지 않아”

    이낙연 국무총리가 5일 “남북 분단의 역사가 바뀌어도 한미동맹의 기본역할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제5회 한미동맹포럼에서 “지금 남북과 미국은 한반도 분단 이후 역사를 바꾸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분단 이후 최초의 역사적 사건이 한꺼번에 일어났다”며 “판문점은 195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이 체결, 1976년에는 북한군의 도끼에 미군 2명이 살해된 곳이다. 그런 판문점에서 한미 정상이 평상복으로 최전방 감시 초소를 함께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장군인도, 무장경호도 없는 군사분계선에서 미 대통령이 북한 최고지도자를 만나서 군사분계선 넘어 북한땅을 밟았다”며 “남북과 미 정상이 한자리에서 만난 그 모든 일이 사상 최초였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그러나 분단의 역사는 바뀌어도 한미동맹의 기본역할 바뀌지 않는다고 저는 믿는다”면서 “한미동맹이 이제까지 한국의 평화를 지키고 번영의 토대를 놓았다면 평화를 뿌리내리고 평화를 확산하는 데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총리는 또 “입대 후 카투사로 배속돼 한미동맹을 최일선에서 경험했다”며 “일병부터 병장으로 만기제대할 때까지 29개월 동안 미8군 21수송대에서 주한미군과 함께 근무했다. 그것이 저는 자랑스럽다”고 소개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양국 간 문화적 차이가 존재하긴 하나 많은 사람의 생각보다 공유하는 공통 가치관도 많다”며 “그 공통된 가치관 중에는 자유를 향한 의지, 모든 사람은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뺏을 수 없는 권리가 있다는 신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또 “여러분께서 저희의 모토인 ‘같이 갑시다’를 잘 알 것이지만 단순히 범퍼에 붙이는 스티커 문구 아니다”며 “여러분은 모두 저희가 같이 가고 있기 때문에 편안히 주무실 수 있는 것이며 한미동맹은 철통과도 같고 절대 깰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구석기 외계문명설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구석기 외계문명설

    구석기 박물관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질문 중 하나는 이거 진짜 석기예요? 그냥 짱돌 아니에요?라는 질문이다. 일반인들이 보기에 석기와 그냥 돌은 쉽게 구분이 되지 않는다. 구석기를 전공하지 않은 웬만한 고고학 종사자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사실 석기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가 근무하는 전곡선사박물관은 주먹도끼로 유명한 박물관이다 보니 주먹도끼를 발견했다고 가지고 오시는 분들이 제법 있다. 그러나 죄송하게도 아직까지 한 분도 진짜 주먹도끼를 가져오신 분은 없다. 주먹도끼처럼 생긴 돌을 가져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뗀석기와 자연적으로 깨지거나 풍화된 돌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이렇게 석기의 진위를 판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구석기 날조 사건’까지 일어날 수가 있었다. 구석기 날조 사건은 후지무라 신이치라는 사람이 70만년 된 화산재 속에다 몰래 석기를 묻어 놓고 발굴했다고 사기를 쳐 일본의 구석기 연대를 7만년에서 70만년으로 뻥튀기했던 희대의 고고학 스캔들이다. 그가 발굴한 석기들은 진짜 유물이 아닌 새로 만든 가짜 석기들이었는데 구덩이를 파고 몰래 석기를 파묻는 모습이 신문기자의 망원렌즈에 잡히기 전까지는 아무도 가짜 석기인지를 알지 못했다. 구석기시대에는 국경도 없고 민족도 없었는데 후지무라는 자기 나라에서 오래된 구석기 유적을 찾는 것이 마치 국가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것이라고 잘못 생각했던 것 같다. 몇 해 전 제법 총기 있는 눈빛을 한 중년의 남성분이 자신이 쓴 책 한 권을 들고 전곡선사박물관으로 찾아왔다. 마주 앉아 얘기를 시작하자 뭔가 큰 비밀을 알려 주겠노라는 표정으로 외계의 과학문명이 이미 구석기시대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설명과 함께 책 속의 사진 몇 장을 결정적인 증거라며 보여 주었다. 문제의 사진은 흑요석으로 만든 돌날석기였다. 이 단단한 돌을 이렇게 흔적 하나 없이 예리하게 절단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아 고도의 과학문명이 이미 구석기시대에 존재했었고 그 문명은 바로 외계문명이라는 주장이었다. 정교하게 떨어져 나간 흑요석 돌날은 일견 외계인의 예리한 절삭도구로 잘려나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흑요석 돌날은 후기구석기시대의 석기 장인이 눌러떼기라는 진일보한 제작 방식으로 만든 석기다. 마침 15㎝가 넘는 커다란 흑요석 돌날을 눌러떼기로 떼어내는 장면을 직접 촬영한 영상이 있어 보여 주니 얼굴이 굳어지며 급히 자리를 떠났던 그분은 그 뒤로는 아무 소식이 없었다. 흑요석 석기의 정교함과 예리함을 유사과학으로 해석해서 빚어진 웃지 못할 사건이었다. 볼테르는 나는 당신의 주장에 하나도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자유는 존중한다고 말했다. 물론 사상의 자유는 존중하지만, 조작되거나 잘못된 증거들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현혹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이다. 그래서 가짜뉴스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 ‘호텔CEO’ 도끼 “삶은 마라톤, 뛰다보면 멀리 와있어”

    ‘호텔CEO’ 도끼 “삶은 마라톤, 뛰다보면 멀리 와있어”

    래퍼 도끼(30)가 호텔 CEO가 됐다. 도끼는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난 단지 부산에서 작은 외국인 학교를 다니던 아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작지만 큰 멋진 호텔을 소유하고 있다. 삶은 마라톤이다. 계속 뛰다보면 멀리 와있다”라고 적은 뒤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 도끼는 부산 광안리에 위치한 한 호텔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속 호텔은 도끼가 지난 2월 오픈한 부티크 호텔이다. 한편 도끼는 지난달 30일 래퍼 더콰이엇, 창모, 해쉬스완, 김효은, 빈지노 등과 함께 진행한 ‘일리네어레코즈X앰비션뮤직’ 전국투어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평화의 상징으로 급부상한 판문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남을 가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은 과거 북미 간 무력충돌도 발생했던 곳인 만큼 이번 두 정상의 만남으로 JSA가 분단의 상징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탈바꿈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JSA는 6·25전쟁 당시 1953년 정전협상을 하면서 유엔군과 중공군, 북한군이 원만한 회의를 하기 위해 합의해 군사분계선(MDL)상에 설정된 곳이다. 그동안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됐던 것과 동시에 남북 간 회담과 접촉을 위한 교류 장소로 활용됐다. 1976년 8월 북한군이 미군을 도끼로 사망케 하는 ‘도끼 만행 사건’이 발생하면서 언제든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당시 미군 병사가 JSA 서쪽에 위치한 ‘돌아오지 않는 다리’ 부근에 있던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하던 중 북한군이 도끼로 미군을 살해해 일촉즉발의 군사적 대치가 벌어졌다. 원래는 JSA는 ‘공동경비구역’이란 명칭 그대로 북한군 초소가 남측 경비구역에 설치가 돼 있었으나 도끼 만행 사건으로 인해 북측은 북한군이, 남측은 유엔군이 분할해 경비하는 지역으로 제한됐다. 하지만 지난해 남북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JSA의 분위기도 과거와는 달리 평화의 상징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4월 남북 정상회담이 최초로 판문점 남쪽 평화의집에서 만났다. 당시 문 대통령은 MDL을 넘어 북쪽 지역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모습도 보여 줬다. 이어 5월에 깜짝 개최된 남북 정상회담도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개최됐다. 특히 지난해 9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 남북이 군사합의에 합의하면서 군사적 긴장감은 대폭 줄어들었다. 권총을 차고 경비를 서던 경비 인원들의 모습은 이제 볼 수 없게 됐고 JSA 내에서 모든 화기들은 합의에 따라 철수했다. 남북은 민간인들의 JSA 자유 왕래도 합의하며 현재 남북 및 유엔군사령부가 공동근무수칙 등 관련 협의를 이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두 정상의 회담이 개최된 자유의집은 판문점의 남측 지역에 위치한 4층 건물로 북측 판문각과 마주 보고 있다. 1971년 ‘제1차 남북적십자예비회담’ 합의에 따라 자유의집과 판문각에 직통전화와 연락관이 배치돼 연락 채널의 역할을 담당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도끼, 공연 도중 111만 원 뿌렸다? 장면 보니..

    도끼, 공연 도중 111만 원 뿌렸다? 장면 보니..

    래퍼 도끼가 111만원의 돈다발을 뿌려 화제다. 도끼는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I will always give back to my people(난 언제나 내 사람들에게 돌려주겠다)”라며 “111만원, no flex pure lifestyle="과시하는 게 아냐. 순수하게 라이프 스타일일뿐"”이라는 글과 함께 영상 하나를 게재했다. 이날 도끼는 래퍼 빈지노의 ‘boogie on&on’ 무대 도중 주머니에 넣어둔 현금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이내 객석을 향해 돈을 뿌렸다. 돈을 뿌리는 행위는 고스란히 카메라에 잡혔다. 정확한 액수 등은 파악할 수 없지만, 도끼는 직접 111만 원이라고 언급해 이날 무대에서 뿌린 금액이 111만 원으로 추정된다. 한편 도끼는 현재 일리네어 레코즈·앰비션 뮤직 멤버들과 22일부터 전국투어 콘서트 중이다. 오는 2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 30일 부산 KBS홀을 마지막으로 투어를 마무리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이동현 서울시의원 “학교보안관 제도 확장해 어린이보안관제도 도입필요”

    이동현 서울시의원 “학교보안관 제도 확장해 어린이보안관제도 도입필요”

    서울특별시의회 이동현 시의원(더불어민주당, 성동1)은 제 287회 정례회에서 평생교육국을 상대로 국공립 초등학교·특수학교로 한정하여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 학교보안관 제도를 국공립 어린이집까지 확대 배치할 것을 건의했다. 이 의원은 지난 14일 서울시 내에서 발생한 ‘괴한이 어린이집을 불법 침입해 손도끼로 어린이집 교사와 원아의 할머니를 폭행한 사건’을 예로 들면서 국공립 어린이집에도 보안관 제도가 확대를 강력히 요청했다. 서울시 학교보안관 제도는 안전한 학교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및 ‘서울특별시 학교보안관 운영 및 지원 등에 관한 조례’ 에 따라 2011년부터 운영해 왔다. 2019년 현재 318억 원의 예산을 편성하여 국공립 초등학교 562개교 1193명과 국공립 특수학교 11개교 20명으로 총 573개교 1213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의원은 “서울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학교보안관 제도를 국공립 어린이집으로 확대해 어린이들과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것에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서울시 평생교육국에 해당사안에 대한 검토를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군주와 곤룡포 속의 도끼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군주와 곤룡포 속의 도끼

    창업보다 어려운 것이 수성이라 한다. 중국엔 2대로 단명한 왕조들도 있다. 조선 왕조 500여년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미래를 통찰하고 결단한 2대 태종과 함께 세종이란 걸출한 군주 덕분이다. 명장 김종서가 세종에게 양녕의 불찰을 자주 말했다. 세종은 김종서에게 ‘형 양녕이 양보하지 않았으면 왕의 자리에 오를 수도 없었다’며 무마했다. 백성들도 형제가 잘못하면 덮어 주고, 감옥에 가기라도 하면 뇌물을 써서라도 석방시키려고 하는데, 하물며 한 나라의 임금이 백성만도 못하게 형 하나를 감싸 줄 수 없겠냐며 오히려 다른 신하들에게도 알려 양녕을 비판하지 못하도록 했다. 세종은 신하들의 반대에도 정치가 아닌 가정사로 국한해 양녕을 끝까지 지켜 주었다. 이것이 아버지 태종과 아들 세조와 다른 점이다. 세종 23년(1441) 12월 3일 태조의 계비 신덕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세운 덕수궁 뒤쪽의 흥천사 사리탑이 기울어 수리한 후 잔치를 베풀려고 하자 대소 신료는 물론 유생들까지도 수십 일간 상소를 올리며 반대했다. 하도 반대가 심하자 세종은 “예전에도 불탑이 기울어 위태로우면 수리하고 잔치를 베풀었으며, 내가 처음으로 시작한 것도 아니고, 이런 일로 나라가 망하고 임금을 폐할 일이 아닌데도 하나같이 통곡할 만하다고 하는데, 과연 이것이 통곡할 만한 일이냐”며 개탄했다. 이어 “신하가 세 번 간해 임금이 듣지 아니하면 벼슬을 버리고 간다고 하는데, 경들은 어찌 물러나지 않냐”며 빗발치는 반대를 물리치고 잔치를 베풀었다. 또 자기 부모들이 집에서는 염불하고 경을 읽어도 내버려 두면서 조정의 자그마한 불사를 탓하는 것은 소인배의 짓이라며 신하들의 이중성을 꼬집었다. 한 남자로서 세종은 어떠했을까. 황제는 후궁을 3000명까지, 왕은 60명까지 둘 수 있었다. 임금은 구중궁궐에서 미색에 빠져 크게는 나라를 망치고 적게는 몸을 망치는 일이 다반사였다. 세종의 총애를 한 몸에 받은 어린 궁녀가 잠자리에서 작은 청탁을 했다. 세종은 자신이 총애를 해 그렇다며 아직 어린데도 이런데 더 크면 나라를 망칠 것이라며 다음날로 내보냈다. 세종은 공과 사를 엄격히 했다. 세종은 항상 글을 읽으면 반드시 100번을 채웠다. 특히 ‘춘추좌전’과 ‘초사’는 어렵고 난해해 200번을 읽었다고 한다. 하도 글을 많이 읽어 몸이 쇠약해지자 태종은 세자 방에 있던 모든 책을 치워 버렸다. 마침 송나라의 구양수와 소식이 주고받은 편지를 엮어 만든 ‘구소수간’이란 책 한 권이 병풍 뒤에 있었다. 과연 세종은 이 책을 몇 번이나 읽었을까. 무려 1100번이나 읽었다 한다. 진짜일까 하는 의문은 바로 풀렸다. 조선시대에는 왕이 죽으면 당연히 중국에 부고를 보냈지만, 왕비의 규정이 없어 사정에 따라 보내기도 하고, 안 보내기도 했다. 세종은 왕비가 죽자 신하들과 긴 논의 끝에 명나라에 부고를 보냈다. 국상 중 책을 읽다 왕비의 경우는 보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급히 부고를 중지시키고, 황희·맹사성·김종서·황보인 등 명재상들을 불러 “제발 책 좀 읽어라, 이게 무슨 나라 망신이냐”고 질책했다. 세종 때 한글이 만들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세종은 선대의 업적을 알아야 좋은 정치를 편다며 황희에게 아버지의 ‘태종실록’을 보자 했다. 황희는 만일 전하께서 실록을 보면 전례가 돼 후대 왕도 보게 될 것이고, 임금의 입맛에 맞게 쓰여질 수 있다며 반대했다. 이에 끝내 세종은 실록을 보지 않았다. 세종의 이런 면면은 군주는 모름지기 어떠해야 하는가를 보여 준다. 세종은 옳은 일에 대해서는 비록 자신의 권위가 손상될지라도 솔직하게 의사를 밝혀 관철시켰다. 이것이 소위 세종의 공론정치다. 군주는 엄격한 공과 사의 구분, 통치철학 및 역사관, 미래를 보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특히 임금의 곤룡포에 그린 도끼는 바로 군주의 결단력을 상징한다.
  • 어린이집 ‘손도끼 난동’…원아 53명·동료 지킨 보육교사

    어린이집 ‘손도끼 난동’…원아 53명·동료 지킨 보육교사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으로 3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어린이집 교사의 재빠른 대처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교사도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머리를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동경찰서는 전날 성동구 어린이집 입구에서 흉기를 휘두른 한모(47)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한씨는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성동구 하왕십리동 어린이집 앞에서 30㎝ 길이 손도끼 2개를 들고 난입해 한 원아의 할머니 위모(65)씨와 어린이집 교사 문모(30·여)씨, 근처 문화센터 강사 김모(33·여)씨 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씨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손녀에게 약을 가져다주고 나오던 위씨와 마주치자 돌연 손도끼를 휘둘렀다. 어린이집 옆 문화센터 강사 김씨도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아 머리를 다쳤다. 위씨는 중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육교사 문씨는 위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어린이집 밖으로 나왔다. 한씨는 문씨에게도 손도끼를 휘둘렀다. 문씨는 공격을 받으면서도 재빨리 어린이집 출입물을 잠궈 더 큰 피해를 막았다. 당시 어린이집에는 어린이 53명이 있었고 보육교사도 문씨를 포함해 9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씨 형은 동생이 금전 문제로 자신을 찾아오는 길에 홧김에 흉기를 휘두른 것 같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한씨의 전과와 정신병력 등을 조사 중이며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손도끼 난동·나체 활보… 어린이집·초교 앞, 대책 없이 당했다

    손주 약 주러 온 할머니 중상 등 3명 다쳐 등하원 시간 아니라 아이들 피해는없어 신대방역 인근 중년男 나체 흉기 난동 사물 변별 능력 떨어져 조사 불가 상태 서울의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인근에서 흉기를 든 남성이 난동을 부리거나 나체로 활보하는 사건이 잇달아 벌어져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이 과정에서 한 여성이 흉기에 맞아 중상을 입기도 했다. 13일 오전 10시 20분쯤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의 한 어린이집 앞에서는 A(47)씨가 흉기를 휘두르다 살인미수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A씨는 현장에서 손도끼 2개를 휘둘러 원아 할머니와 어린이집 교사, 근처 문화센터 강사 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3명 모두 머리를 다쳤고, 손주에게 약을 전달하고 나오는 길에 A씨와 맞닥뜨린 원아 할머니는 중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개원한 이 어린이집은 교회 건물 1층에 위치한 국공립어린이집으로 0세부터 만 3세 아이들 약 60명이 다닌다. 같은 건물 1층을 나눠 쓰고 있는 문화센터와는 출입구가 맞닿아 있다. 교회 관계자는 “어린이집은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금하고 있는데, 바로 옆 문화센터는 출입 제한 시스템이 없다”면서 “남성이 문화센터까지 들어가 난동을 피우고, 유치원 입구에 있던 원아 할머니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고 말했다. 난동 시점이 등하원 시간대가 아니어서 아이들이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구 관계자는 “간식을 먹고 수업을 준비하는 시간에 사건이 일어나 아이들은 상황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안다”면서 “사건 이후 학부모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어린이집에서 안내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A씨는 교회 관계자의 친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형은 경찰 조사에서 “동생이 돈을 빌려 달라고 했는데 거절했더니 찾아왔다. 나를 만나러 오는 길에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 A씨는 범행 직후 상왕십리 쪽으로 도망가는 형을 쫓아가다 경찰의 테이저건을 맞고 체포됐다. A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4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앞서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서울 관악구 신대방역 인근에서는 흉기를 소지한 채 나체로 거리를 활보하던 B씨가 공연음란·경범죄처벌법 위반(흉기 은닉휴대) 혐의로 체포됐다. 범행 현장 인근에는 초등학교가 있으며, 당시 등교 시간이었다. 경찰은 ‘남성이 나체로 칼을 들고 다닌다’는 행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B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5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B씨는 사물 변별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경찰 조사가 불가능한 상태다. 경찰은 B씨를 응급 입원 조치하고 신원을 파악해 주변인 등을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또 지난 11일 서울 서대문구에서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40대 여성과 이 여성의 초등학생 아들을 흉기로 위협한 혐의(특수협박)로 C(40)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C씨가 과거 조현병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응급 입원 조치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