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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칼럼] 매화에 대한 푸대접/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금요칼럼] 매화에 대한 푸대접/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사군자’라고 한다. 조선의 선비는 사군자와 소나무의 맑고 곧은 성정을 찬미하는 시문을 헤아릴 수 없이 썼다. 그중에서도 나는 매화시를 가장 좋아한다. 추위를 이기고 피어난 한 떨기 매화의 청향(淸香)이라니, 상상만 해도 어여쁘고 기특하다. 실학자 성호 이익은 매화에 관해 흥미로운 글 하나를 남겼다. ‘매화불입소’(梅花不入騷)인데, 중국의 옛 시인 굴원이 ‘이소경’에서 매화를 푸대접했다는 점을 기록했다(‘성호사설’, 제5권). 뜻밖의 사실이지만 중국 고대에는 소나무, 국화 그리고 대나무 세 가지가 문인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매화는 그 대열에 끼지 못했단다. 고매한 매화가 사랑받지 못한 것을, 이익은 한탄했다. 매화 시인으로 손꼽히는 퇴계 이황이야말로 옛사람의 편견을 크게 섭섭해했다. ‘절우사시’(節友社詩)에서 퇴계는 다음과 같이 한탄했다. “도연명은 소나무와 국화, 대나무 세 가지를 하나로 묶었으나 매화는 배제했는데, 왜 그랬단 말인가.” 그러고 나서 퇴계는 스스로 답했다. “도연명의 글에도 매화는 빠졌다네. 하지만 누구도 그것을 비판하지 않았으니, ‘이소경’만 탓할 일은 아니네.” 매화가 푸대접받은 이유가 궁금하다. 이익은 한 가지 일화를 통해 그 궁금증을 풀었다. 16세기 정구라는 선비가 있었다. 그는 동산에 매화를 많이 심어 놓고 백매원(百梅園)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어느 이른 봄날 최영경이란 큰선비가 그곳을 지나게 되었다. 최영경은 도끼를 가져다가 매화나무를 모두 베었다. “매화가 너무 늦게 피기 때문”이라고 했다. 선비들의 기대와 달리 매화가 눈 속에 꽃을 피우는 일은 없다. 옛날에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러하다. 아직 겨울이 가기도 전에 청향을 내뿜는 매화의 고고함은 선비의 가슴속에나 있을 뿐이다. 날카롭기 짝이 없는 성호 이익의 진단은 이러했다. “내가 매화의 성질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방안에서 조심스럽게 보호해 기르지 않는다면 그 꽃은 복숭아나 오얏과 함께 피어나더라. 봄철은 꽃이 흔하므로 ‘이소경’에는 봄꽃을 하나도 넣지 않은 것이다. 굴원이 ‘이소경’을 지을 때 매화를 빠뜨린 것도 그런 이유가 있었다고 짐작한다. 또 최영경으로 말하면 인품이 맑고 고상한 선비였는데, 그 역시 매화의 이러한 성질을 제대로 알았다고 생각한다.” 최영경은 남명 조식의 고제로 성품이 고고하고 절개가 있었다. 그 역시 눈 속에 함초롬히 핀 매화꽃을 고대했으나, 평범한 봄꽃에 불과함을 알고 실망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함부로 도끼질까지 할 필요야 있었을까. 이익은 최영경의 마음을 너그럽게 헤아렸다. 나는 조선 선비들이 쓴 매화시를 많이 읽었는데 “올해는 매화가 너무 늦게 피었다”라는 불평 아닌 불평을 하는 구절을 자주 보았다. 요즘은 지구온난화로 삼월 초순이면 매화꽃이 만개하는데 과거에는 사정이 달랐던가 보다. 매화의 식생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선비는 이익이었으나 그래도 그는 매화를 퍽 좋아했다. 그는 고전적인 느낌이 물씬한 시 한 편을 후세에 떡하니 남겨 놓았다(‘성호전집’, 제1권). 가장 사랑스러운 그대, 보는 이 없어도 스스로 피었네(最愛無人亦自芳) 꽃 중의 군자여, 그대와 함께 거닐고 싶소(花中君子與相羊) 가지 부여잡고 천천히 향기 마시면 밤 깊은 줄도 모를 것이오(扳條細嗅忘歸寢) 이 밤 내 걱정은 오직 하나, 그대 향기 놓칠까 봐 이는 조바심뿐이네(只怕通宵浪費香) 이익으로 말하면 퇴계 이황을 마음의 스승으로 삼았던 이라서 매화 사랑도 제대로 알았다. 그러나 세월은 모든 것을 바꿔 놓는 법, 이런 풍류를 아는 사람도 이제는 사라지고 없을 듯하다.
  • ‘또 핏빛 미얀마’ 최소 59명 사망… 양곤 6곳엔 계엄령

    ‘또 핏빛 미얀마’ 최소 59명 사망… 양곤 6곳엔 계엄령

    미얀마가 또 ‘피의 일요일’을 보냈다.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는 양곤 종합병원과 흘라잉타야 병원, 탄간준 병원 3곳의 자료를 취합한 결과 지난 14일 하루에만 군부의 총격으로 양곤에서 최소 59명이 사망하고 129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어 15일에도 군부의 발포로 최소 6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과 이날을 합해 실제 사상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위대는 군경의 진압에 대비해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 곳곳에서 모래주머니를 쌓고 철조망으로 바리케이드를 구축하고 시위를 벌였다. 전날 양곤 내 흘라잉타야와 셰피타 등 두 곳에 계엄령이 내려진 데 이어 북다곤과 남다곤, 다곤세이칸, 북오칼라파 등 4곳에 추가로 계엄령이 선포됐다. 계엄령이 내려진 이 6곳은 양곤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지역이다. 또 로이터에 따르면 제2도시 만달레이 일부 지역에도 계엄령이 내려졌다. 특히 전날 사망자 중 22명이 양곤의 산업지대 흘라잉타야에서 희생된 가운데 이곳에 입주한 중국 공장들도 피해를 입었다고 글로벌타임스가 이날 전했다. 미얀마 현지 중국 기업인들은 “쇠파이프와 도끼를 든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공장을 습격했다”고 주장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소식통 등을 인용해 “반중 세력이나 홍콩 분리주의자 등의 영향을 받은 현지 주민의 소행으로 추정된다”며 가해자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얀마에서는 군부 쿠데타 이후 중국대사관 앞에서 연일 반중 시위가 벌어지고 중국 제품 불매 운동도 진행되는 중이다. 미얀마 사람들이 중국이 군부 쿠데타의 뒷배경에 있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쿠데타 발생 직전인 지난 1월 미얀마를 방문해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을 면담한 사실 등이 ‘중국 배후설’로 작용했다. 한편 중국인 소유 공장들에 방화로 보이는 화재가 발생한 뒤 현지 한인회는 중국인 공장 오인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태극기를 배포하기로 했다. 양곤 흘라잉타야에는 30여개의 한국 봉제 기업이 진출해 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전쟁 알리는 신호탄 美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전쟁 알리는 신호탄 美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토마호크(Tomahawk)는 미국이 만든 순항미사일로 ‘전쟁을 알리는 신호탄’이란 별칭을 가지고 있다. 토마호크라는 이름은 아메리카 인디언이 사용하던 전투용 도끼에서 유래되었다. 미국이 군사개입을 하거나 전쟁을 할 때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개전 초기 적의 중요 목표물을 타격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지난 1983년부터 미 해군에 전력화 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걸프전쟁이 발발하고, 다국적군의 공습이 시작된 1991년 1월 17일(현지시각) 미 해군 구축함에서 처음으로 실전에서 발사되었다. 걸프전쟁 당시 발사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총 288발. 12척의 미 해군 핵잠수함과 276척의 수상전투함에서 발사된 이들 미사일들은 이라크 군의 중요 군사시설을 족집게 타격했고 이라크의 항복을 앞당겼다. 걸프전쟁부터 2018년까지 미국이 전쟁 혹은 군사개입을 할 때 사용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2100여 발로 알려진다.그렇다면 미국은 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선호할까? 일단 전투기를 이용한 공습에 비해 인명손실의 걱정이 없다. 또한 최신형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의 경우 한화로 16억 원 정도로 전투기를 이용한 공습에 비해 가성비가 뛰어나다. 이밖에 마음만 먹으면 단시간 내에 사용이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냉전시절 소련을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진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당시 다른 순항미사일들과 달리 정밀한 유도장치를 장착했다. 털컴(TERCOM)으로 불리는 지형 대응 유도 방식과 디에스멕(DSMAC) 즉 디지털 영상 대조 유도 장치가 그것이다.지형 대응 유도 방식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에 장착된 전파 고도계로 비행하는 지역의 고도를 측정하여, 미리 입력된 경로의 디지털 고도 정보와 비교하면서 비행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순항미사일이 저공비행을 할 수 있어, 적의 레이더에 발견될 확률이 적다는 점이다. 디지털 영상 대조 유도 장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에 장착된 카메라로 목표 지역을 촬영한 후, 미리 입력된 이미지와 대조하여 미사일을 유도하는 장치다. 특히 이 장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정확하게 목표물에 명중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러한 유도장치들 덕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최대 3~10m의 정확도를 가진다. 최신형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블록4(Block IV)의 경우 털컴과 디에스맥에 더해 데이터링크 장치를 탑재해 미사일이 비행 도중에도 목표물을 바꿔 공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전투피해평가 즉 목표물에 정확하게 명중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적 함선을 공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블록4a와 탑재된 탄두의 관통 및 파편효과를 높인 지상 공격에 특화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블록4b도 개발되고 있다. 이밖에 미 육군도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미국이 지난 2019년 중거리핵전력조약을 탈퇴하면서, 미 육군은 중국과 러시아간의 중거리 미사일 전력 차이를 메우기 위해 지상 발사형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1980년대 미 공군도 유럽에서 소련과의 중거리 핵미사일 경쟁 때문에 핵탄두를 탑재한 지상 발사형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인 그리폰(Gryphon)을 운용한 바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애인있어요” 자진신고… 해사생도 40명 중징계 

    “애인있어요” 자진신고… 해사생도 40명 중징계 

    해군사관학교가 1학년 때 이성교제를 했다고 스스로 신고한 생도 40여 명을 중징계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해군사관학교에 따르면 1학년 생도의 이성교제 금지 규정을 위반한 40여 명이 지난해 말 벌점과 함께 11주간 외출·외박이 제한되는 등의 근신 처분을 받았다. 해사 생활예규에 따르면 1학년 생도는 다른 학년 생도는 물론 동급생과의 이성교제도 제한된다. 이들은 작년 말 생도 자치위원회인 ‘명예위원회’가 정한 자진 신고 기간 관련 생활예규 위반 사실을 스스로 신고했다고 해사는 설명했다. 해사 관계자는 “1학년 생도의 이성교제 제한은 현재까지 육·해·공 3군 사관학교가 공통으로 유지하는 규정”이라며 “1학년 생도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육·해·공 3군 사관학교는 모두 1학년 생도와 상급학년 생도와의 이성교제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공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육사·해사에서 제한되는 1학년 생도끼리의 이성교제를 허용했다. 해사는 “2019년 이성교제 시 보고 의무를 폐지하는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해 왔다. 추가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따라 1학년의 이성교제 금지 규정 자체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육사 역시 훈육요원 및 교관·교수와의 이성교제를 제외한 모든 이성교제를 허용하는 쪽으로 관련 규정의 수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는 훈육요원 및 교관·교수와의 이성교제와 1학년 생도와 상급학년 생도의 이성교제를 제한하는 규정을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타이거 우즈 제네시스 GV80 몰다 전복사고…“과속”(종합)

    타이거 우즈 제네시스 GV80 몰다 전복사고…“과속”(종합)

    타이거 우즈 차량 전복사고 당해두 다리 심하게 다쳐…수술 받아음주·약물 징후 없지만 과속한 듯“제네시스 GV80 내부는 손상 적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제네시스 GV80를 몰다 전복 사고로 두 다리에 중상을 입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경찰과 소방당국이 이렇게 밝혔다고 AP 통신 등은 보도했다. 대릴 오스비 카운티 소방국장은 우즈의 두 다리 모두 심하게 다쳤다면서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다리가 복합 골절됐다고 밝혔다. 카를로스 곤살레스 카운티 보안관실 부국장은 우즈가 사고 당시 스스로 설 수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우즈 매니저 마크 스타인버그는 “우즈가 차 사고를 당해 다리 여러 곳을 다쳤다”며 “현재 수술 중이다. 우즈에게 지원을 보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경찰은 애초 알려진 차량 절단기가 아니라 도끼와 끌 등의 도구를 동원해 차량 앞 유리를 통해 우즈를 구조해냈다고 밝혔다.타이거 우즈 사고 현장 ‘스키드 마크’ 없어 경찰은 사고 원인과 관련해 우즈가 운전 장애 상태에서 차를 몬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알렉스 비야누에바 카운티 보안관은 우즈가 약물의 영향을 받았거나 술 냄새가 난다는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우즈가 사고 당시 과속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비야누에바 보안관은 “정상 속도보다 비교적 더 빠르게 달린 것 같다”며 차량 급제동의 흔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서는 급제동할 때 생기는 타어어 자국인 ‘스키드 마크’가 발견되지 않았다. 사고가 난 도로는 왕복 4차선 도로의 가파른 내리막길 구간이다. 비야누에바 보안관은 “사고가 난 도로는 내리막길에 곡선 구간”이라며 “이 도로는 사고 빈도가 높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우즈가 몰던 차는 현대자동차의 2021년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제네시스 GV80으로, 사고 당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전복했다. 경찰에 따르면 우즈가 몰던 제네시스는 중앙분리대를 넘어 여러 차례 구르며 반대편 차선의 연석과 나무 등을 들이받았고, 도로에서 9m가량 떨어진 비탈길에서 멈췄다.“제네시스 차량이 타이거 우즈의 쿠션 역할” 비야누에바 보안관은 에어백이 작동했고, 차량 내부 차체는 거의 파손되지 않았다면서 우즈는 사고 당시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차량 앞부분과 범퍼가 완전히 파괴됐다. 하지만 차량 내부는 거의 온전한 상태여서 우즈가 살아남을 수 있는 쿠션 역할을 했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치명적인 사고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지역 방송은 헬기를 띄워 사고 현장 상공에서 심하게 훼손된 차량을 촬영해 보도하기도 했다. 우즈는 최근 5번째 허리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상황에서 이번 사고를 당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미국프로골프(PGA) 이벤트 대회인 PNC 챔피언십에 아들 찰리와 함께 팀을 이뤄 출전한 뒤 허리 수술을 받았고, 골프 대회 출전도 보류했다. 그는 지난 주말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대회 주최자로서 최근 LA에 머물며 대회 시상식에 참석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씨줄날줄] 광화문 문배도/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광화문 문배도/서동철 논설위원

    설 연휴 광화문에 금갑장군이 그려진 문배도(門排圖)가 내걸렸다. 문배도는 액운이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정초에 대문에 붙이는 그림이다. 한 해 동안 나쁜 기운이 문턱을 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금갑장군처럼 문배도의 주인공이 과장된 표정과 몸짓을 하고 있는 것은 사람의 힘으로는 액운을 막아 내기가 그만큼 버겁기 때문일 것이다. 정조 시대 문인·학자 홍석모(1781~1857)의 ‘동국세시기’에도 ‘도화서는 황금빛 갑옷을 입은 두 장군상을 그려 임금에게 바치는데 길이가 한 길이 넘는다. 한 장군은 도끼를, 다른 장군은 도리깨를 들었는데 대궐문 양쪽에 붙인다’는 대목이 보인다. 광화문의 금갑장군 그림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미국 의회도서관에서 정초 광화문 사진을 발굴해 되살릴 수 있었다. 금갑장군은 집 안과 집 밖을 가르는 대문에 깃든 일종의 문신(門神)이다. 대문으로 들락거리는 잡귀를 막고 복을 들여온다. 남해대장군이라고도 부르는데 남쪽을 향한 대문에 깃든 신을 무관(武官)으로 보는 것은 중국의 영향이라고 한다. 사찰 초입에 사천왕문을 지은 것도 사천왕에 대문신 역할을 맡긴 것이다. 광화문의 금갑장군은 말할 것도 없이 전 세계적인 코로나19의 내습에서 올해만큼은 한 걸음 비켜나게 해 달라는 간절한 기원의 뜻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 대문신앙의 역사는 길다. 한국 최초의 문신은 처용이라 할 수 있다. ‘삼국유사’의 ‘처용랑과 망해사’ 조에는 신라인들이 처용 그림을 대문에 붙여 삿된 것을 피하고 좋은 일만 맞아들이게 됐다는 대목이 나온다. 처용이 누구이고 처용설화의 성격이 무엇인지는 그동안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지금은 상징성보다 ‘삼국유사’에 적혀 있는 그대로 집집이 전염병을 옮기는 역신(疫神) 그 자체로 해석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용은 조선시대에도 인기 있는 문신이었다. 대학자 성현(1439~1504)의 시문집 ‘허백당집’에 실린 ‘제석’에는 ‘아이들은 저잣거리에서 시끌벅적하고/도시 사람들은 밤놀이를 하네/문배는 울루 글씨요/창첩은 처용두상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새해를 맞아 대문에는 울루 글씨를, 창문에는 처용 그림을 붙여 나쁜 기운을 막고자 했다는 뜻이다. 울루는 중국의 대표적 문신이라고 한다. 대문은 물론 창문에도 액막이 그림을 내걸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처럼 문배도를 내거는 풍습이 되살아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이런 그림이 초월적 존재에 대한 일방적 염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거는 사람 스스로 마음 자세를 다잡는 역할을 한다. 문배도 같은 그림이 대량 소비되면 그림 시장도 활성화되지 않을까.
  • [씨줄날줄] 광화문 문배도/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광화문 문배도/서동철 논설위원

    설 연휴 광화문에 금갑장군이 그려진 문배도(門排圖)가 내걸렸다. 문배도는 액운이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정초에 대문에 붙이는 그림이다. 한 해 동안 나쁜 기운이 문턱을 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금갑장군처럼 문배도의 주인공이 과장된 표정과 몸짓을 하고 있는 것은 사람의 힘으로는 액운을 막아 내기가 그만큼 버겁기 때문일 것이다. 정조 시대 문인·학자 홍석모(1781~1857)의 ‘동국세시기’에도 ‘도화서는 황금빛 갑옷을 입은 두 장군상을 그려 임금에게 바치는데 길이가 한 길이 넘는다. 한 장군은 도끼를, 다른 장군은 도리깨를 들었는데 대궐문 양쪽에 붙인다’는 대목이 보인다. 광화문의 금갑장군 그림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미국 의회도서관에서 정초 광화문 사진을 발굴해 되살릴 수 있었다. 금갑장군은 집 안과 집 밖을 가르는 대문에 깃든 일종의 문신(門神)이다. 대문으로 들락거리는 잡귀를 막고 복을 들여온다. 남해대장군이라고도 부르는데 남쪽을 향한 대문에 깃든 신을 무관(武官)으로 보는 것은 중국의 영향이라고 한다. 사찰 초입에 사천왕문을 지은 것도 사천왕에 대문신 역할을 맡긴 것이다. 광화문의 금갑장군은 말할 것도 없이 전 세계적인 코로나19의 내습에서 올해만큼은 한 걸음 비켜나게 해 달라는 간절한 기원의 뜻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 대문신앙의 역사는 길다. 한국 최초의 문신은 처용이라 할 수 있다. ‘삼국유사’의 ‘처용랑과 망해사’ 조에는 신라인들이 처용 그림을 대문에 붙여 삿된 것을 피하고 좋은 일만 맞아들이게 됐다는 대목이 나온다. 처용이 누구이고 처용설화의 성격이 무엇인지는 그동안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지금은 상징성보다 ‘삼국유사’에 적혀 있는 그대로 집집이 전염병을 옮기는 역신(疫神) 그 자체로 해석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용은 조선시대에도 인기 있는 문신이었다. 대학자 성현(1439~1504)의 시문집 ‘허백당집’에 실린 ‘제석’에는 ‘아이들은 저잣거리에서 시끌벅적하고/도시 사람들은 밤놀이를 하네/문배는 울루 글씨요/창첩은 처용두상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새해를 맞아 대문에는 울루 글씨를, 창문에는 처용 그림을 붙여 나쁜 기운을 막고자 했다는 뜻이다. 울루는 중국의 대표적 문신이라고 한다. 대문은 물론 창문에도 액막이 그림을 내걸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처럼 문배도를 내거는 풍습이 되살아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이런 그림이 초월적 존재에 대한 일방적 염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거는 사람 스스로 마음 자세를 다잡는 역할을 한다. 문배도 같은 그림이 대량 소비되면 그림 시장도 활성화되지 않을까.
  • 유상호 경기도의원, 전곡선사박물관 주요사업 논의

    유상호 경기도의원, 전곡선사박물관 주요사업 논의

    경기도의회 유상호 의원(더불어민주당·연천)은 지난 2일 경기도의회 연천상담소에서 전곡선사박물관 관계자와 2021년 주요사업에 대해 정담회를 가졌다. 전곡선사박물관은 1978년 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발견되면서 세계 구석기 고고학에 큰 영향을 준 유적으로 인정받아 국가사적 제268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곳으로 선사문화의 다양한 모습과 다채로운 사계절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박물관이다. 전곡선사박물관 이한용 관장은 “2021년 전곡선사박물관 주요사업으로, 코로나시대를 맞아 주제별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선사문화 이해를 제고 시키고, 비대면 교육 운영과 함께 박물관 외연 확장 및 접근성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유상호 의원은 “전곡선사박물관은 선사시대 전곡으로 통하는 관문으로 연천군 문화관광 프레임과 연결되어야 하며, 이미 잘 알려진 전곡리 주먹도끼가 연천군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현재 심사숙고해서 한 시설과 스토리들이 즐거움과 함께 병행되는 프로그램 확대, 한탄강을 넘을 때 박물관 건축물이 부각 될 수 있는 야간 조명시설, 볼거리로 관광객을 위한 시대물 전시 확대, 구석기인들의 생활 모습을 재현하는 프로그램 등을 제안한다”고 전했다. 유의원은 “전곡선사박물관이 연천군 관광의 출발지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히며, 지역주민들의 동참을 유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선택과 집중으로 함께 하자”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집트서 4000년 전 왕비의 사원 발굴… “역사 새로 쓸 발견”

    이집트서 4000년 전 왕비의 사원 발굴… “역사 새로 쓸 발견”

    이집트 수도 카이로 인근 기자주(州)의 사카라에서 역사를 새로 쓸 정도의 높은 가치를 자랑하는 추모 사원 유적지가 발견됐다. 전 이집트 국립고대유물관리청 장관이자 가장 유명한 이집트 학자인 자히 하와스 박사가 이끄는 발굴팀은 사카라에서 깊이 12m 깊이에 매장된 수갱에서 이집트를 통치한 제6왕조의 첫 번째 왕인 테티 왕(기원전 2345년~기원전 2333년)의 아내를 위한 사원을 발견했다. 테티 왕의 아내였던 니어리트 왕비의 사원은 남편의 피라미드 주변에 있었다. 이 안에는 죽은 자를 위한 ‘사자의 서’와 고대 이집트의 지하 세계를 암시하는 주문 등이 적힌 4m 길이의 파피루스도 매장돼 있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장례식에서 썼던 가면과 아누비스 신에게 바치는 신전, 새 모양의 유물과 청동도끼들도 함께 발굴됐다. 특히 미라가 든 목관 52개가 함께 발견됐으며, 사카라 지역에서 3000년 이상 된 관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발굴팀은 “이번 발견은 신 왕국 시대 당시 사카라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을 정도다. 신 왕국의 테티 왕을 숭배했던 당시 시민들이 사후 왕가의 주위에 묻혔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카라는 테티 왕이 지배했던 신 왕국 시대에 왕가의 주요 매장지로 사용됐다. 이 때문에 이집트 최초의 피라미드인 계단 모양의 ‘조세르 피라미드‘(기원전 27세기)와 상형문자가 새겨진 우나스 피라미드 등으로 12개 이상의 피라미드로 유명하다. 이집트는 최근 몇 년 동안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고고학적 가치가 높은 유물 발굴에 힘쓰는 한편, 이를 세계 언론과 외교관 등을 통해 홍보하는데 열을 올려왔다. 지난해 11월에도 온전하게 보존된 목과 100여 개를 발견하고 이를 공개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현지 유물부장관은 “사카라에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고대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안철수 우연히 만난 홍준표 “YS처럼 빈구석 있어야 사람 몰려”

    안철수 우연히 만난 홍준표 “YS처럼 빈구석 있어야 사람 몰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11일 우연히 만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 빈 구석이 있어야 사람이 모인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평생을 낭중지추(囊中之錐)의 삶을 살고자 했는데 금년부터는 난득호도(難得糊塗)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요구를 하니 연초부터 참 난감하다”고 털어놓았다. 낭중지추란 주머니 속의 송곳으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남의 눈에 띄게 된다’는 뜻이다. 이에 비해 난득호도는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어리숙해 보이는 게 어렵다’는 의미로 바보짓하기 힘들다는 말이다. 난득호도는 주로 흘휴시복(吃亏是福)과 함께 ‘어리석기가 가장 어렵고, 손해 보는 것이 곧 복이다’란 말로 많이 쓰인다. 홍 의원은 “안철수 대표를 보니 그 말도 일리가 있다고 보여진다”면서 “빈구석이 있어야 사람이 몰려 든다는 것은 김영삼(YS) 전 대통령를 봐도 정치적으로 증명이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 대표는 새해 들어 보수 인사들과의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보수 야권의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는 안 대표는 이날 개인 일정으로 대구 동화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홍 의원을 만났고, 오후에는 부산에 내려가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을 만났다. 안 대표와 홍 의원은 우연히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대표는 오늘 개인 일정으로 대구 동화사를 찾아 종정 예하를 예방하고 새해 인사를 드렸다”며 “홍 의원은 동화사 측에서 새해 예방객 일정을 잡으면서 우연히 동석하게 되었을 뿐 사전에 약속된 바 없고 같은 예방 자리에서 새해 덕담과 격려를 나누었다”고 밝혔다.당 관계자는 “이 전 의원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라 시각과 장소는 공개하기 어렵다”며 “이 전 의원이 지난 2017년 대선에서 안 대표를 도왔고 이번 보궐선거에서 두 사람 다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서로 격려하는 차원서 방문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9일)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님을 찾아뵙고 새해인사를 드렸다”고 소개했다. 안 대표는 글에서 “박사님께서는 링컨의 사진 액자를 선물로 주셨다. 돌아오는 길에 선물해주신 액자를 마주하면서 ‘나무를 베는 데 6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도끼를 가는 데 4시간을 쓸 것’이라는 링컨의 말이 떠올랐다”며 “이제 나무를 베러 나서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주 중으로는 안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의 회동도 예정돼 있다. 오 전 시장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거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통합하지 않으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만나서 대화하면 제가 왜 그런 제안을 했는지 전달이 분명히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안 대표의 입당·합당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신동근 “與에 도끼질? 안철수, 태극기 집회서 볼 날 머지않았다”

    신동근 “與에 도끼질? 안철수, 태극기 집회서 볼 날 머지않았다”

    “중도 혁신 도리깨질 흉내도 못 냈으면서도끼질 하겠다 하니 위태롭다”“안철수에 가장 필요한 말, 너 자신을 알라”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1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뒤 야권후보 단일화를 강조하고 있는 것을 겨냥해 “태극기 집회에서 볼 날이 머지않았음을 느낀다”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입당해도 이상할 것 없다”“삼성 동물원 사육사된 거 아닌가” 신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대표가 최근 보수 인사로 알려진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나 정권 심판론 결의를 다진 것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안 대표가 혁신의 가면을 벗고 보수의 길로 접어든 지는 이미 오래 전의 일”이라면서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해도 이상할 것 없다”고 했다. 또 “안 대표가 정부 여당을 향해 분노의 도끼질을 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중도 혁신의 도리깨질 흉내도 제대로 못 냈던 사람이 도끼질을 하겠다고 하니 위태롭다”고 말했다. 이어서 “안 대표는 재벌 대기업의 지배력 남용을 들며 삼성 등을 질타하던 그 안철수가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삼성 동물원의 사육사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비판했다. 신 최고위원은 “안철수에게 가장 필요한 말은 테스형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라고 조소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安·吳 ‘서울시장 결자해지’ 주내 회동… 야권 재편 분수령

    安·吳 ‘서울시장 결자해지’ 주내 회동… 야권 재편 분수령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이번 주 만나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를 담판 짓는다. 오 전 시장이 ‘조건부 출마선언’을 내걸며 안 대표의 입당·합당을 압박하고 나서면서 범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판세가 2011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탄생과 밀접하게 관련된 이들의 ‘결자해지’로 귀결되는 모양새다.보수 진영에선 당시 무상급식 투표로 시장직을 던진 오 전 시장이 ‘원죄’가 있고, 박 전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안 대표도 일조했기 때문에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다른 후보로 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도 본선에서 박 전 시장에게 패했다는 점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오 전 시장 측은 10일 통화에서 “월요일까지로 예정된 안 대표의 지방 일정 이후로 회동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안 대표에게 후보등록 개시 전날인 오는 17일까지 입장 표명을 요구했었다. 둘은 배석자 없이 만날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간 국민의힘과 안 대표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렸던 만큼 단박에 결판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안 대표는 페이스북에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와 만난 사실을 알리면서 ‘철수’(撤收)의 꼬리표를 떼고 서울시장 선거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안 대표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사진 액자를 선물받았다며 “돌아오는 길에 ‘나무를 베는 데 6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도끼를 가는 데 4시간을 쓸 것이다’라는 링컨의 말이 떠올랐다”면서 “많은 시간 도끼를 갈고닦았지만, 얼마나 날이 서 있는지 잘 모르겠다. 썩은 나무를 베고 희망의 나무를 심기에 좋은 날이 머지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의 ‘조건부 출마선언’ 배경에는 대선을 두고 야권 재편의 총대를 멘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 양측에 걸친 안 대표의 존재감을 당 바깥에 둬서는 재보궐 승리와 정권 교체를 이루기 어렵다고 판단해 단일화를 조기에 해결하고자 나선 행보라는 것이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로 나서면서 한껏 고무된 안 대표가 국민의힘 입당을 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점에서 단일화 가능성은 불투명한 게 현실이다. 입당 순간 중도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지지자 상당수가 여론조사에서 안 대표를 지지하지만, 단일화를 전제로 힘을 실어준 만큼 그가 독자노선을 택한다면 무너질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안철수·오세훈 회동 주목…2011년 ‘결자해지’ 선거판 될까

    안철수·오세훈 회동 주목…2011년 ‘결자해지’ 선거판 될까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이번 주 만나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를 담판 짓는다. 오 전 시장이 ‘조건부 출마선언’을 내걸며 안 대표의 입당·합당을 압박하고 나서면서 범야권의 서울시장 후보판세가 2011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탄생과 밀접하게 관련된 이들의 ‘결자해지’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보수 진영에선 당시 무상급식 투표로 시장직을 던진 오 전 시장이 ‘원죄’가 있고, 박 전 시장에 후보직을 양보한 안 대표도 일조했기 때문에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다른 후보로 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도 본선에서 박 전 시장에게 패했다는 점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오 전 서울시장 측은 10일 통화에서 “월요일까지로 예정된 안 대표의 지방일정 이후로 회동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안 대표에게 후보등록 개시 전날인 17일까지 입장 표명을 요구했었다. 둘은 배석자 없이 만날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간 국민의힘과 안 대표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렸던 만큼 단박에 결판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안 대표는 페이스북에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와 만난 사실을 알리면서 ‘철수(撤收)’의 꼬리표를 떼고 서울시장 선거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안 대표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사진액자를 선물받았다며 “돌아오는 길에 ‘나무를 베는 데 6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도끼를 가는 데 4시간을 쓸 것이다’라는 링컨의 말이 떠올랐다”면서 “많은 시간 도끼를 갈고 닦았지만, 얼마나 날이 서 있는지 잘 모르겠다. 썩은 나무를 베고 희망의 나무를 심기에 좋은 날이 머지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의 ‘조건부 출마선언’ 배경에는 대선을 두고 야권 재편의 총대를 멘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 양측에 걸친 안 대표의 존재감을 당 바깥에 둬서는 재보궐 승리와 정권교체를 이루기 어렵다고 판단해 단일화를 조기에 해결하고자 나선 행보라는 것이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로 나서면서 한껏 고무된 안 대표가 국민의힘 입당을 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점에서 단일화 가능성은 불투명한게 현실이다. 입당 순간 중도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지지자 상당수가 여론조사에서 안 대표를 지지하지만, 단일화를 전제로 힘을 실어준 만큼 그가 독자노선을 택한다면 무너질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김동길 교수 만난 안철수 “썩은 나무 벨 시간 다가왔다”

    김동길 교수 만난 안철수 “썩은 나무 벨 시간 다가왔다”

    과거 자진사퇴에 ‘독설’ 김동길 교수 만나“희망 나무 심기 좋은 날 머지않아”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12년 자신의 대선후보 자진사퇴를 맹비난했던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나 서울시장 보궐선거 완주 의지를 다짐했다. 안 대표는 10일 페이스북 글에서 전날 새해 인사차 김 교수를 찾았다고 전했다. 그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사진액자를 선물받았다며 “돌아오는 길에 ‘나무를 베는 데 6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도끼를 가는 데 4시간을 쓸 것이다’라는 링컨의 말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많은 시간 도끼를 갈고 닦았지만 얼마나 날이 서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썩은 나무를 벨 시간이 다가왔다”며 “썩은 나무를 베고 희망의 나무를 심기에 좋은 날이 머지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안 대표가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과의 후보 단일화 논의 도중 자진사퇴하자 맹비난한 바 있다. 그는 안 대표를 향해 “만에 하나 대통령에 당선됐다 해도 임기 중에 암살을 당했거나 아니면 견디다 못해 쓰러지고 말았을 것”이라고 독설을 날렸다. 이번 만남은 ‘만년 철수정치’라는 꼬리표를 떼고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부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대표는 이번 만남에서 김 교수가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를 전폭 지지했다고도 했다. 안 대표는 “김 교수님이 어둡고 안타까운 나라 소식에 즐거운 날이 없었는데, 제 출마 소식이 무척 기쁘셨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서울시도 이제 박원순 전 시장의 어두운 죽음을 넘어 밝은 도시가 돼야 한다. 국가의 병을 치료해야 한다”며 “의사 출신 안철수가 그 역할을 꼭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안 대표는 전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었다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었다

    미크로파키케팔로사우루스같이 평생 외워도 못 외울 것 같은 공룡 이름들을 척척 알아맞히는 아이를 보며 세상의 많은 부모는 잠시나마 내가 천재를 낳았다는 흥분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옆집 아이도 뒷집 아이도 공룡 척척박사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비로소 정신을 차린다. 쥐라기와 백악기 지구의 지배자였던 공룡은 6500만년 전에 갑자기 멸종했다. 인류의 기원은 아무리 올려 잡아도 수백만년 전이니, 공룡의 시대는 우리에겐 너무나도 먼 과거이다. 그런데도 공룡과 같이 살아 본 적이 없는 호모 사피엔스의 아이들은 공룡에 열광하고 우리들은 남겨진 화석을 통해 공룡의 실체를 알아가는 중이다. 어쨌든 공룡은 그야말로 지질시대의 ‘넘사벽’ 인기스타다. 공룡의 멸종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이 있지만, 소행성의 충돌로 발생한 거대한 폭발로 지구 기온이 낮아지고 산소 농도가 변하면서 멸종됐다는 소위 ‘운석 충돌론’이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운석 충돌로 멸종한 공룡의 빈자리는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한 포유류들이 차지했으니 공룡에게는 멸종의 시련을 안겨 준 운석 충돌이 포유류에게는 새로운 생존의 기회를 가져다준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몇 년 전 말레이시아의 구석기 유적인 부킷 부누(Bukit Bunuh)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놀라운 것은 이곳에서 발견된 주먹도끼들이 운석 충돌에 의해 발생한 고온과 고압에 의해 용융된 물질들에 의해 새롭게 형성된 암석을 일컫는 슈바이트(Suevite)에 박힌 채 발견됐고 그 연대가 무려 183만년 전이라는 점이다. 마치 밀가루에 물방울이 떨어지면 동글동글 뭉치는 것처럼 동그랗게 뭉쳐진 바위덩이 속에 주먹도끼 같은 석기들이 박혀 있는, 정말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신기한 이 유적의 발견으로 말레이시아 연구자들은 “아프리카에서”(Out of Africa)가 아닌 “말레이시아에서”(Out of Malaysia)를 주장할 정도이니 이래저래 인류 진화의 퍼즐은 복잡해지고 있다고 하겠다. 최근 경남 합천의 초계분지라는 곳이 운석 충돌 때문에 형성된 독특한 지형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곳 지층에서 운석 충돌로 인한 강한 압력과 열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독특한 암석 구조가 발견됐다는 것인데 주목할 만한 것은 이 운석 충돌의 연대가 5만년 전이라는 점이다. 이때는 바로 구석기시대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지름 200m의 운석이 떨어지면서 생겼던 충격은 히로시마 원폭의 수만 배가 넘었을 거라고 하니 당시 한반도 남부에 살았던 구석기 사람들은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과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이 사람들은 우리와 같은 호모 사피엔스였을까? 아니면 다른 종의 사람들이었을까? 아직은 정확히 알지 못한다. 풀어야 할 흥미로운 숙제다. 언제 또 이 같은 운석이 충돌할지는 모른다. 그래도 매일 하늘을 쳐다보며 걱정하지는 말자. 이런 엄청난 시련을 이 땅의 구석기 사람들은 견뎌내 왔기 때문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었다.
  • 경기 지자체 사자성어 신년화두 의미

    2021년 신축년 ‘흰소의 해’를 맞아 경기도 기초자치단체는 사자성어를 신년화두로 올 한해 시정목표와 방향을 제시했다. 각 기초자치단체장 신년사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사상 유래없는 고통스런 한 해를 보내고 올해는 평범하고 소중한 일상으로 복귀하기를 소망하는 의미를 대부분 담았다. 지역의 현안과 숙원사업, 지역주민의 복지와 안녕이 연관된 화두도 신년사에 넣었다. 5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국회에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돼 내년 특례시 출범을 앞둔 고양시 이재준 시장은 지난 한해는 “놀이터에서 사라진 아이들 웃음소리, 활력을 잃은 텅 빈 도심 번화가, 노인정에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노인들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는 감당하기 힘든 한해였다”며 “돌봄의 공백에 놓인 취약계층, 폭주하는 업무량 속에 숨져간 수십명의 배달노동자, 폐업 위기에 놓인 영세 자영업자까지 코로나19는 우리 사회가 품고 있던 문제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회고했다. 역시 특례시 출범을 앞둔 수원시 염태영 시장은 신년사에서 자치와 분권을 강조하며 중앙과 광역지자체 권한, 재정 특례를 가져오는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올 한해를 전망했다. 수원시의 신년화두는 ‘安民濟生’(안민제생)이다.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경제적 어려움이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군포시 한대희 시장은 신년화두를 ‘磨斧爲針’(마부위침)으로 정했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아무리 이루기 힘든 일도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로 성공하고야 만다’는 의미다. 그동안 준비해운 미래전략사업을 끈기와 노력으로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한 시장은 군포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 노선 금정환승센터 복합개발 구상을 오는 6월까지 마무리해서 금정역을 수도권 최고의 교통과 문화 거점으로 발전시키고, 공업지역에 대한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을 수립해 4차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첨단 R&D 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하겠다고 선언했다. GTX-C 노선 인덕원 정차를 추진하는 안양시 최대호 시장은 한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苦盡甘來’(고진감래)를 올해의 화두로 언급했다. 최 시장은 “지난해는 참으로 어려운 시기였지만 순국선열을 떠올리며 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신축년은 코로나19가 하루 빨리 종식돼 슬픈보다 기쁨이, 눈물보다 웃음이 많은 한해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수도권 주택 확대 방안 후보지로 과천시민광장이 선정되지 천막 현장집무실을 설치하고 이에 반대하고 있는 과천시 김종천 시장은 올해 화두를 도덕경에 나오는 ‘愼終如始’(신종여시)로 정했다. 시에 추진하는 모든 시정을 마지막까지 처음과 같이 초심을 잃지 않고 신중을 기하겠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과천시는 과천도시공사를 통해 15% 지분을갖고 참여하는 과천과천지구 공공주택사업을 참여한다. 올해 하반기 ‘판교 콘텐츠 거리’사업에 착수하는 성남시 은수미 시장은 광주대단지 50주년이 되는 올해 ‘遠見明察’(원견명찰)의 의미를 새기자고 제안했다. 한비자(韓非子) 고분(孤憤)에 나오는 말로 ‘멀리 보고 깊이 살핀다’는 의미다. 성남시의 모체가 된 광주대단지는 서울시 빈민가 정비, 철거민 이주사업으로 조성된 위성도시를 말한다. 이 과정에서 1971년 8.10 광주대단지 사건이 일어났다. 20여만명의 입주민이 기본적인 생존권을 확보하려는 극단적인 행동의 표출이었다. 올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착공을 앞둔 용인시 백군기 시장은 신년화두로 ‘露積成海’(노적성해)를 꼽았다. ‘이슬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는 뜻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은 작지만 모이면 바다를 이룰만큼 커진다는 의미를 담는다. 용인시는 경강선 분당선 연장, 동탄~부발선 신설이 정부 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모든 시민들이 힘을 모아 줄 것을 요청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獨 드레스덴 녹색 금고 박물관 털어간 쌍둥이 형제 중 한 명 검거

    獨 드레스덴 녹색 금고 박물관 털어간 쌍둥이 형제 중 한 명 검거

    유럽 최대의 보물 컬렉션으로 통하는 독일 드레스덴의 녹색 금고(Green Vault, Gruenes Gewoelbe) 박물관에 지난해 11월 25일(이하 현지시간) 침입해 진귀한 보물들을 털어간 일당 가운데 쌍둥이 형제의 한 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베를린 경찰은 지난 14일 밤 모함메드 렘모(21)를 다이아몬드 보석류 수십 점을 훔친 혐의로 체포해 다음날 동부 드레스덴으로 압송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다른 쌍둥이 형제인 압둘 마제드 렘모를 체포하기 위해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범행에 가담한 일당 중 셋을 검거했던 경찰은 지난달 쌍둥이 형제를 체포하기 위해 비밀 작전을 펼쳤으나 형제는 교묘하게 수색망을 빠져나갔다. 모두 다섯으로 구성된 일당은 “무장 강도 한 건과 두 건의 방화” 혐의를 받고 있는데 베를린에 대대손손 이어진 범죄자 가문의 피붙이들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렘모 가문 사람들은 지난 2017년 베를린의 보데 박물관에 침입해 100㎞ 짜리 금화 동전을 훔쳐간 혐의로 연초에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범행 당일 아침 일찍 이들은 유리창의 철제 틀을 제거한 뒤 유리를 깨부수고 들어가는 대담한 수법을 동원했다. 미리 근처 변전기에 불을 질러 건물의 전력을 끊은 뒤라서 경보가 발령되지 않았다. 한 명은 도끼로 전시함을 부셨고, 다른 한 명은 다른 캐비넷에 접근하려고 여러 장비를 사용했다. 그날 나중에 드레스덴에서는 자동차 한 대가 불에 탄 채로 발견됐는데 일당이 타고 달아난 것으로 추정됐다. 세 가지 보석함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는데 루비와 에머랄드, 사파이어 등이었다. 아울러 다이아몬드가 들어간 칼, 유명한 49캐럿 짜리 드레스덴 흰다이아몬드가 들어간 숄더피스도 훔쳤다. 경찰은 이들의 검거를 돕는 제보자에게 50만 유로 현상금을 내걸었다. 이들이 훔쳐간 보물들은 전혀 회수되지 않았다. 유물 전문가들은 파손됐거나 앞으로도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박물관 측은 이들이 털어간 유물들이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고 말하고 있다. 작센 통치자였으며 나중에 폴란드 국왕에 오른 아우구스투스 대공이 1723년에 모은 이 컬렉션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힌다. 과거 왕궁으로 쓰이던 레지덴슐로스의 여덟개 방을 유물을 보관하는 전시실로 탈바꿈했다. 방 셋은 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의 공습으로 파괴됐다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복원됐다. 녹색 보석함이란 별칭은 방 일부가 청죽(靑竹, malachite green) 빛깔의 페인트로 칠해져 있어 붙여졌다. 가장 진귀한 유물들은 아래 층 역사 섹션에 보관돼 있었는데 보석류와 다른 보물들 3000여점으로 구성돼 있다. 러시아 페테르 대제로부터 선물받은 648캐럿 사파이어도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너무 쉽다’던 한국사 20번보다 더 쉬운 문제 있었다

    ‘너무 쉽다’던 한국사 20번보다 더 쉬운 문제 있었다

    한국사 20번 예상 정답률은 91~96%1번 예상 정답률은 98%로 더 높아“너무 쉬운 문제” VS “필요한 문제”지난 3일 시행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쉽게 출제돼 ‘변별력이 없다’는 의견이 나왔던 한국사 20번 문항은 응시생 100명 중 91~96명이 맞춘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한국사 1번문항은 100명 중 약 98명이 맞춘 것으로 추정돼 수험생에게는 20번 문항보다 더 쉽게 느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입시업체 이투스·메가스터디 등이 수험생의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분석한 수능 한국사 20번의 정답률은 91~96%(오전 7시 기준)였다. 10명 중 9명 이상이 맞췄다는 얘기다. 배점이 높은 편인 3점짜리인 이 문제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연설 일부를 제시한 뒤 연설이 행해진 정부에서 추진한 정책을 고르도록 했다. 정답은 5번 ‘남북 기본 합의서를 채택했다’였다. 그러나 정답을 제외한 나머지 보기가 ‘당백전을 발행했다’, ‘도병마사를 설치했다’, ‘노비안검법을 시행했다’, ‘대마도(쓰시마섬)를 정벌했다’ 등 현대사와 관련이 없어서 논란이 됐다.하지만 한국사에서 예상 정답률이 가장 높은 문제는 따로 있었다. 1번 문항이었다. 수험생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분석한 이 문제의 정답률은 약 98%였다. 이 문제는 ‘지금 보고 있는 유물은 OOO 시대에 제작된 뗀석기입니다. 이 유물은 사냥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라는 설명을 보여준 뒤 해당 유물로 가장 적절한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정답은 1번 주먹도끼였다. 다른 보기는 비파형 동검, 덩이쇠, 앙부일구, 상평통보 등 구석기 시대와는 관련이 없는 것이었다. 이 문제의 배점도 3점이었다.온라인 수험생 커뮤니티 등에서는 해당 문제들이 너무 쉬웠다는 점을 들며 ‘공부 안 해도 맞힐 수 있는 수준’이라고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학업 수준이 높지 않은 수험생 간에도 변별할 수 있는 문제가 필요하기 때문에 쉬운 문제가 1~2개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교육과정평가원의 이의신청게시판에는 아직 해당 문항에 대한 이의제기는 접수되지 않았다. 한편 민찬홍 수능 출제위원장(한양대 교수)는 지난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수능 출제 방향 발표 브리핑에서 “재작년에는 매우 어려운 문제가 있어서 사회적 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작년부터 수능 출제에서 초고난도 문항을 피하려는 노력은 이뤄졌고 올해도 지나치게 어려운 초고난도 문항을 피하려고 최대한 애썼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도끼 난동’ 출소 후…50대 남성, 이번엔 이웃 살해

    ‘도끼 난동’ 출소 후…50대 남성, 이번엔 이웃 살해

    피해자 흉기로 살해한 뒤 자수해 서울 노원경찰서는 이웃에 살던 60대 남성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로 50대 남성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1일 오후 9시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택가에서 피해자를 흉기로 살해한 뒤 자수했다. A씨는 지난 3월 도끼를 들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시민들에게 “죽이겠다”고 위협했다가 특수협박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으며 검찰이 불복해 항소심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구치소에서 출소한 사이에 또다시 범죄를 저질렀다”며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체급 키워 수도권에 맞서자” 광역단체끼리 ‘통합 러브콜’

    “체급 키워 수도권에 맞서자” 광역단체끼리 ‘통합 러브콜’

    김경수 경남지사 “부산시는 통합 동의”광주·전남도 연구용역 합의 등 잰걸음대구·경북, 2022년 목표로 기본 구상 끝충청권도 꿈틀… 丁총리 “바람직한 방향”‘뭉쳐야 산다.’ 전국 광역 시도마다 이웃한 시도끼리 “행정구역을 합치자”며 ‘행정통합’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갈수록 거대해지는 수도권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접 시도끼리 통합해 인구와 경제 규모를 불리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경북도와 광주시·전남도 등이 행정통합 논의를 본격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경남도도 부산시와의 행정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경남 행정통합 제안에 부산시도 동의했다”며 “경남은 행정통합추진단과 행정통합TF팀을 꾸려 부산시와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양 지방정부가 행정통합의 필요성에 공감한 만큼 속도를 높여 도민 의견을 수렴하고 공론화 과정을 조속히 진행하겠다”며 신속한 통합 추진을 밝혔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3일 도의회 본회의 시정연설에서 “경남과 부산도 행정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며 공식으로 처음 부산·경남 행정통합을 제안한 뒤 최근 간부회의에서 통합 추진 실무 준비를 주문했다.광주시와 전남도는 이용섭 시장과 김영록 도지사가 지난 2일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 합의문을 발표하고 통합 논의를 시작했다. 두 시도는 통합 연구용역 기간 1년과 검토 준비 기간 6개월을 거쳐 시도 통합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가장 먼저 통합 논의를 시작한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난 1월 행정통합연구단을 구성하고 기본 구상안을 마련해 지난 9월 21일 ‘대구·경북 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공론화위는 2022년 대구·경북 통합을 목표로 모두 5단계의 관문형 의사 결정 방식으로 공론화 논의를 진행 중이다. 관문형 의사 결정은 한 단계 조건이 충족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충청권 통합 제안도 나온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지난 7월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과 세종이 통합하면 행정수도 기반이 되고 국가균형발전을 이끄는 중부권 축이 될 수 있다”며 세종과의 통합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춘희 세종시장은 “행정통합 취지에는 찬성하지만, 아직 준비가 안 됐다”면서 “충청권 전체를 하나의 광역권으로 만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신중론을 폈다. 정부도 광역 시도의 행정통합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최근 KBS 광주방송 특별대담에서 “지역 주민들이 공감하고 협력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면 (행정통합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부도 적극 지원할 의향을 갖고 있다”며 행정통합 추진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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