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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술 마시던 지인 도끼로 내리친 60대 2심도 징역 18년

    함께 술 마시던 지인 도끼로 내리친 60대 2심도 징역 18년

    지인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 말다툼을 벌인 끝에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60대가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박재우 부장판사)는 18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지모(61)씨가 “형량이 무겁다”며 낸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지씨는 지난해 11월 강원 동해 자택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지인 A씨(51)를 도끼로 내리쳐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지씨는 “자고 일어나보니 사람이 죽어 있다”며 119에 스스로 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범행 수법 및 내용, 사용한 흉기, 피해자의 상처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피고인은 피해자의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여러 차례 폭력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심의 형은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내에 있고, 이 법원에서 형을 달리할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으므로 원심의 형이 무겁다고 볼 수 없다”고 지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흉기와 지씨의 옷 등에서 혈흔이 발견된 점 등을 토대로 이들이 다투다가 우발적으로 살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지씨를 긴급 체포했다.
  • 층간소음 호소하자… 손도끼 들고 ‘올라오라’ 공포

    층간소음 호소하자… 손도끼 들고 ‘올라오라’ 공포

    경남 통영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에 항의하는 이웃집 주민에게 도끼를 휘둘러 다치게 한 남성이 입건됐다. 18일 경남 통영경찰서에 따르면 통영시 한 아파트에서 아래층 주민을 다치게 한 혐의(상해)로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통영시 한 아파트 5층에 사는 A씨는 지난 14일 밤 자신이 사는 아파트 바로 아래층 주민과 말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들고 있던 손도끼로 손 부위에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아래층 주민은 ‘층간소음으로 인해 시끄럽다’고 항의 한 후 A씨의 ‘올라오라’는 말을 듣고 이 집을 찾았다가 봉변을 당했다. 지난해 이 아파트 4층에 이사온 가족은 1년 넘게 층간소음을 호소했지만 A씨는 소음을 낸 적이 없다고 맞서며 갈등이 이어져왔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피해 예방 차원에서 손도끼를 들고만 있었는데 B씨가 덤볐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가 도망가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없어 불구속 입건한 후 층간 소음 정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층간소음 민원은 4만 2000여건이 접수됐다. 환경부가 2012년부터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영상] 옆 운전자에 ‘도끼’ 던진 美남성...보복운전 끝판왕

    [영상] 옆 운전자에 ‘도끼’ 던진 美남성...보복운전 끝판왕

    미국의 한 남성이 같은 도로를 달리던 차량의 운전자에게 도끼를 집어 던지는 아찔한 장면이 블랙박스에 녹화됐다. 폭스뉴스 등 현지 언론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영상 속 남성은 지난달 27일 워싱턴주 시애틀의 한 도로를 운전하던 중 옆 차선을 달리는 여성 운전자에게 갑자기 화를 내기 시작했다. 이 남성은 차량의 창문을 내리고 여성 운전자에게 화를 내고 경적을 울리는 등 분노를 표출했다. 피해 운전자는 고속도로에서 문제의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를 피하기 위해 급하게 고속도로 출구로 나갔지만, 문제의 차량은 추격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문제의 차량 운전자는 중앙선을 침범해 피해 차량 앞을 추월해 길을 막아섰다. 여성 운전자도 덩달아 멈춘 사이, 문제의 남성은 차 문을 열고 내리자마자 여성의 차량으로 도끼를 집어던진 뒤 현장에서 곧바로 달아났다. 신고를 받고 조사에 착수한 현지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과 고속도로 CCTV 등을 토대로 문제의 운전자를 식별해냈다. 사건이 발생한 지 3일이 흐른 지난달 30일, 경찰은 시애틀의 한 공원에서 용의자인 47세 남성을 체포했다.이 남성은 보복운전으로 타인의 생명을 위협한 동시에, 피해자를 겨냥한 위협과 인종차별적 비방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남성은 중대한 증오범죄와 절도 협의, 1급 강도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경찰은 이 남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난달 발생한 절도 사건과 용의자 사이에 연관이 있음을 확인하고 추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보복운전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꾸준히 사회적 문제로 제기돼 왔다. ‘로드 레이지’(Road Rage)로 불리는 현지의 보복운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심각한 교통사고는 매년 1200건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주 별로 차이는 있으나, 미국에서는 전반적으로 보복운전을 징역형에 처할 정도로 엄하게 처벌하고 있다. 갑자기 속도를 높이거나 브레이크를 잡고, 끼어들기를 반복하는 등 상대 차량을 위험에 빠뜨릴 경우 징역 1년형이 선고될 수 있고, 이를 일종의 분노조절장애로 보고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하는 경우도 있다. 상대방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실제로 목숨을 앗아갈 경우, 살인미수 또는 살인죄가 적용되기도 한다.
  • 집행유예 기간에 이웃 살해한 50대...항소심서 징역 25년

    집행유예 기간에 이웃 살해한 50대...항소심서 징역 25년

    집행유예 기간에 이웃을 살해한 5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8부(배형원 강상욱 배상원 부장판사)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임모(52)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임씨는 지난해 11월 21일 오후 9시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택가에서 이웃 남성 A씨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임씨는 범행 이후에도 피해자 옆에서 태연하게 식사하는 등 태도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지난해 3월 노원구에서 도끼를 들고 길거리에서 시민들을 위협한 혐의(특수협박)로 구속 기소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된 상태였다. 임씨는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형량에 고려해달라고 했지만 이는 1·2심에서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반성의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특수협박 혐의 사건 형이 확정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원심을 직권으로 파기했지만, 형량은 징역 25년으로 1심과 같이 선고했다.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양궁의 세계/미술평론가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양궁의 세계/미술평론가

    양궁은 1900년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됐으나 참가국이 너무 적다는 이유로 1920년 폐지됐다. 양궁이 올림픽에 되돌아온 것은 반세기가 지난 1972년이었다. 여기에는 아마추어 궁수가 400만명에 달했던 미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미국은 20년 가까이 양궁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었으나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한국이 새 강자로 떠올랐다. 특히 한국 여자 선수들은 그 후 세상 모든 팀을 압도하고 있다. 궁술의 역사는 길다. 인류가 화살을 사용한 흔적은 기원전 6만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학에도 뛰어난 궁수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트로이 전쟁이 끝나고 십 년 만에 집에 돌아간 오디세우스는 불한당들이 자기 집을 점령하고 행패를 부리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는 화살로 열두 개의 도끼자루 구멍을 통과시켜 이들의 기를 죽인 다음 활을 쏘아 하나씩 처치한다. 화살로 열두 개의 도끼자루 구멍을 통과하는 게 실제로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 독일 작가 실러는 희곡 ‘빌헬름 텔’(1804년)을 써서 중세 북유럽 민담에 등장하는 궁수를 압제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전쟁에 총과 대포가 쓰이면서 궁술은 그 지위를 잃었다. 16세기 말 유럽 대부분의 군대에서 활과 화살이 사라진 후 궁술은 상류층의 취미생활로 명맥을 유지했다. 18세기 말 영국에서는 곳곳에 귀족 양궁 클럽이 생겨났다. 19세기 초 영국궁도협회가 여성의 가입을 허가하면서 양궁은 부유층의 소일거리로 전성기를 누렸다. 활쏘기는 여성에게 허용된 몇 안 되는 스포츠 활동 가운데 하나였다. 젊은 남성들은 여성에게 접근하려고 양궁 클럽으로 모여들었다. 시합이 열리면 화려한 옷을 입고 우아하게 활을 잡아당기는 숙녀들을 구경하려고 호기심 많은 군중이 몰려들었다. 빅토리아 시대의 유명한 풍속화가 퍼스는 자신의 세 딸을 모델로 여성들이 양궁을 즐기는 광경을 묘사했다. 선수가 활시위를 당길 때의 팽팽한 긴장감, 활을 탁 놓는 소리, 시속 240킬로미터로 날아가 과녁에 꽂히는 화살, 불과 몇 센티미터로 갈리는 승패. 양궁은 매번 관중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드라마를 연출한다.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미술평론가
  • 싱가포르 16살 소년이 학교서 13살 소년 도끼로 살해

    싱가포르 16살 소년이 학교서 13살 소년 도끼로 살해

    16살의 싱가포르 소년이 20일 같은 학교에 다니는 13살 소년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충격을 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날 지난 19일 싱가포르의 엘리트 학교인 리버 밸리 하이 스쿨(입화중학) 화장실에서 오전 11시 16분에서 11시 45분 사이에 고의적인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살인 방법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도끼를 확보했다. 살인 용의자는 이날 화상 통화를 통해 법정의 심리에 임했다. 용의자는 법적 절차 중에도 일체의 감정 동요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의 부모는 심리에 참여하지 않았다. 16살의 살인 용의자는 정신 감정을 끝내고 다음달 10일 다시 재판에 참여할 예정이다. 경찰 측은 살인 용의자가 이전에 자살을 시도한 다음 싱가포르 정신 건강 기관에 입원했다고 설명했다.싱가포르 청소년 및 아동법에 따르면 18살 이하 용의자의 실명은 공개되지 않는다. 경찰은 용의자와 피해자가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에서 살인 범죄에는 사형이 처해지지만 18살 미만은 종신형을 받는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학교에서 발생한 비극적 사건에 대해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13살 소년의 부모는 아이를 학교에 보냈을 뿐인데 갑자기 어떤 경고도 없이 그 소년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사고가 발생한 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것을 돕겠다면서 경찰이 조사를 끝낼 때까지 피해 가족의 상처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지켜보자고 당부했다. 리 총리는 싱가포르 교육 시스템은 학업 성과뿐 아니라 학생들이 행복하게 자라도록 돕는 것이라며, 코로나19의 유행이란 힘든 상황 속에서 서로를 돌보자고 권유했다.
  • [씨줄날줄] 구석기 비너스/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구석기 비너스/서동철 논설위원

    국립중앙박물관 선사실에선 다양한 모습과 재질의 주먹도끼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주먹도끼는 140만년 전 나타난 구석기시대 대표 석기로 오랫동안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다 1980년대부터 전국 각지에서 출토되기 시작해 지금은 우리나라가 ‘주먹도끼의 나라’로 불린다. 하지만 열과 성을 다한 전시에도 이 방에서 오래 머무는 관람객은 많지 않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호모사피엔스: 진화∞관계&미래’라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지혜로운 인간’이라는 뜻의 호모사피엔스는 현생인류와 같은 종으로 분류하는 학명이다. 특별전이 다루고 있는 시대는 바로 옆 상설전시관의 선사실과 다를 것 없는 구석기시대다. 그런데 700만년 전의 샤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 이후 인류가 분화하는 과정을 화석 복제품으로 보여 주는 첫 번째 방에 들어서면 갑자기 눈이 환하게 열린다. 전시의 주인공이 ‘도구’가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이다. 특별전에서는 다양한 ‘구석기시대 비너스’도 만날 수 있다. 구석기 비너스를 전시실 안내문은 이렇게 설명한다. ‘2만 6000년 전 무렵 기후는 더 추워지는데, 이 시기 유럽에서 만들어진 비너스는 나체 상태로 머리, 다리가 축소되고 늘어진 가슴, 과장된 배와 허리, 엉덩이 등이 특징이다. … 다수 연구자는 비너스가 다산, 풍요, 생식력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특별전에는 구석기 비너스를 대표하는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도 나왔다. 1909년 오스트리아 다뉴브 강가의 빌렌도르프에서 철도 공사를 하던 중 발견됐는데, 출품된 비너스는 오스트리아 자연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원본을 복제한 것이다.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는 유럽 사람보다 불교 조각이 친숙한 동양 사람이 더 큰 관심을 갖는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소라처럼 꼬아 올린 비너스의 머리 모양에서 누구나 절에 가면 쉽게 만나는 여래의 머리 모습을 떠올린다. 2017~2018년에는 전곡선사박물관이 ‘구석기 비너스가 부르는 노래’라는 특별전으로 글자 그대로 특별한 관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구석기 비너스가 무엇인지 그 실체를 밝히는 작업도 불교미술 연구가 활발한 동양에서 결정적 진척을 이룰 가능성이 없지 않다. 구석기 비너스를 대모지신(大母地神)으로 보는 강우방 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의 안목도 설득력 있다. 생산과 풍요의 어머니로 생명과 창조의 어머니인 대모지신은 원초적 신앙의 대상이다. ‘보주’라는 개념으로 생명의 무한 확산을 설명하는 그는 비너스의 머리와 여래의 나발이 응축된 생명력을 상징하듯 비너스의 둥근 몸체도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주먹도끼가 그랬듯 갑자기 우리 앞에 비너스가 나타날 날을 기다린다.
  • 블록 위 ‘어린이 왕국’… 해적선·우주선 타면 나도 만화 주인공

    블록 위 ‘어린이 왕국’… 해적선·우주선 타면 나도 만화 주인공

    ‘물 위의 어린이 왕국’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에 세계 어린이들의 동심이 집중되고 있다. 130여개 나라에서 창의적 완구로 사랑받는 레고랜드의 테마파크가 강원 춘천에서 내년에 문을 연다. 덴마크의 레고를 테마로 한 놀이공원이다. 스위스 루체른을 닮은 춘천 의암호에 만들어져 이달 준공된다. 호수에 있는 섬, 하중도 91만 6789㎡에 들어서며 테마파크만 28만 790㎡에 이른다. 세계적인 종합엔터테인먼트사인 영국 멀린사가 투자하고 강원도가 50년 무상으로 부지를 제공했다. 총사업비는 8825억원으로 테마파크에 5270억원, 하중도 관광지 기반 조성에 3555억원이 단계별로 투입되고 있다. 테마파크 1단계 조성 공사에는 멀린사가 2200억원, 강원도가 출자한 강원중도개발공사가 800억원을 들였다. 워터파크, 시라이프, 호텔 등 테마파크 2단계 공사는 멀린사가 2270억원을 투자해 5년 내 마무리한다. 개장 이후 춘천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상당할 전망이다. 레고랜드 테마파크에는 연간 200만명 이상의 가족 단위 방문객이 찾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 달 평균 16만 6670여명, 하루 평균 5376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일에는 하루 4000~5000명, 주말에는 1만 5000명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장훈철 강원도 레고랜드지원과 기획팀장은 14일 “주요 고객은 2~12세 어린이들로 부모가 동행하는 가족 위주의 관광객들이 주로 찾을 전망”이라며 “레고랜드 테마파크와 호텔, 휴양리조트, 상가시설 등에 9000여명의 고용이 이뤄지고 연간 6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 세계 레고랜드의 매출액 26%가 종사자들의 인건비로 지출되는 것에 비춰 보면 해마다 약 260억원이 춘천과 강원도 지역에 남게 되는 셈이다. 취득세·재산세 등 지방세수도 연간 44억원이 더 걷힌다. 인구 28만여명의 춘천에 굴뚝 없는 대단위 공장이 들어서는 셈이다. 레고랜드가 운영되고 있는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지역은 인구가 30% 이상 늘며 신도시까지 형성될 만큼 규모가 커졌다. 미국 캘리포니아 칼스배드도 상시고용 2100명으로 지역 인구가 7만명에서 11만명으로 증가하는 효과를 얻었다. 서울에서 춘천을 잇는 도로와 고속철도 등이 더 뚫리고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좋아지면 춘천은 중부권 최대 관광지로 도시 규모가 커지며 중부내륙의 중심도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7개 클러스터에 40개 놀이시설… 티켓값 미정 리조트에는 다양한 테마파크와 상가, 숙박시설, 판매시설 등이 들어선다. 테마파크는 모두 7개 클러스터로 건립됐다. 클러스터는 레고를 테마로 한 40여개의 놀이시설로 구성된다.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대부분의 시설은 미니어처로 꾸민다. 티켓 가격과 판매 시기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티켓은 연간회원권과 일일 입장권으로 구분해 판매될 예정이다. 주요 시설을 살펴봤다. ▲미니랜드 국가나 도시의 대표 상징물을 20분의1로 축소해 세운다. 약 40만~50만개의 레고 블록을 이용해 유명 건축물을 작고 섬세하게 재현한다. 테마파크 초입에 정교하게 만들어 상징물로 인기를 끌 전망이다. 우리나라와 강원도의 명소 등이 재현될 예정이다. 개장 전에는 어떤 시설인지 공개되지 않는다. ▲브릭토피아 어린이들이 레고 모형을 직접 조립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레고 브릭 전문 직원(마스터 모델 빌더)이 교육과 안전을 위해 상시 대기한다. 미국 MIT대와 연계해 개발한 ‘레고 마인드 스톰’ 체험도 가능하다. 레고 모형에 모터를 장착해 움직이는 레고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어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레고 닌자고 월드 TV 방영 중인 닌자고 만화 속의 각종 캐릭터와 시설물 등 관람객이 이 시리즈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놀이시설로 구성됐다. 다양한 기구를 가지고 만화 속 주인공 역할을 체험하며 재미와 흥미를 더할 수 있는 공간이다. ▲레고 시티 소방서, 시청, 학교, 마을 등을 레고 모형으로 조성해 관람객들이 실제로 레고 마을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한다. ▲레고 해적 해적과 물을 주요 테마로 한 공간으로 움직이는 레고 모형의 해적선과 물놀이 놀이시설(라이더)이 설치돼 어린이들이 상상의 나래를 펴며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레고 캐슬 중세시대 성 크기와 기사, 귀족문양, 무기 등을 레고 브릭으로 정교하게 조성해 놓아 실제 중세시대의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게 만든 공간이다. 롤러코스터 등 놀이기구를 타고 움직이는 등 흥미진진하게 꾸며 놓는다. ▲레고 호텔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에 건립되는 레고호텔은 4층, 154실 규모로 각종 캐릭터, 테마별(해적·기사·우주 등)로 다채롭게 꾸민다. 호텔 인테리어도 빨강·파랑·노랑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색과 레고 블록 모양으로 한다. ●강원국제전시컨벤션센터 2027년 완공 레고랜드와 연계해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강원국제전시컨벤션센터를 건립한다. 올해부터 시작해 2027년까지 1490억원이 투입된다. 레고랜드 테마파크 인근 5만 4200㎡ 부지에 3층, 주차장 500대 규모로 짓는다. 레고랜드는 물론 인근 애니메이션박물관, 토이로봇관, 인형극장, KT&G상상마당 등 지역관광 인프라와 연계해 운영한다. 국제회의(콘퍼런스)와 포럼 등의 컨벤션 행사를 결합한 모델을 적용해 레고 로봇대회, 키즈 박람회, e스포츠 행사 등도 개최할 예정이다. 강원도 내 강원의료기기전시회, 강원그린박람회, 춘천 국제물포럼, 춘천 토이페스티벌 등 다양한 모임 장소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전문회의시설로 건립해 대규모 시설이 없어 추진하지 못했던 행사 개최도 가능해지면서 강원도 내 행사 수요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청동 도끼·칼·귀걸이 등 8142점 이관 앞둬 하중도 문화재 발굴 과정에서 대량으로 쏟아져 나온 선사시대 유물을 테마로 유적공원(9만 4400㎡)과 유물박물관(1624㎡)이 세워진다. 내년 착공,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공원은 청동공원, 원삼국공원, 지석묘 보전구역으로 나눠 만든다. 유물박물관에는 전시실과 수장고가 들어서고 공원과 박물관을 잇는 공간에는 연결공원(5315㎡)이 별도로 만들어진다. 문화재 구간은 5년간의 발굴 조사 과정을 거쳐 문화재청 지침에 따라 보존 조치하기로 하고 유구보호를 위해 1.8~2.8m의 높이로 다시 흙을 덮는 복토와 성토 과정을 거쳤다. 섬에 마련될 유적공원과 박물관은 이곳에서 발견된 선사유적을 보존하고 관광객들에게 열린 문화휴게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테마파크와 함께 역사를 체험하는 교육 장소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춘천 시민들에게도 역사적 자긍심을 심어 주며 과거 중도의 향수와 미래의 희망을 함께 품을 수 있는 시민 모두의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최종모 강원도문화재연구소 소장은 “하중도에서 발굴된 청동 도끼와 청동 칼, 고구려시대 금귀걸이 등 8142점은 현재 국립춘천박물관에 보관돼 있다”며 “하중도 유물박물관이 완공되면 협의를 거쳐 이관 전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다섯달된 아들 둔 남성, 가정폭력으로 경찰 추격받자

    다섯달된 아들 둔 남성, 가정폭력으로 경찰 추격받자

    한 미국 남성이 여자친구를 잔인하게 폭행했다가 경찰의 추격을 받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장면을 인스타그램으로 생중계해 충격을 주고 있다. 앤젤 에르난데스 그라도(28)가 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쏘는 동영상은 삭제됐지만 경찰의 추격을 받자 눈물을 흘리며 친구들과 통화하거나 음악을 듣는 영상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의 인스타그램은 대부분 아들과 차 사진으로 채워져있다. 산디에고 트리뷴은 지난 26일 그라도가 경찰의 추격을 받자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그라도의 여자친구이자 다섯달 된 아들을 둔 여성에 대한 폭행 피해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그라도의 여자친구(25)는 자신이 이틀 동안이나 아파트에 감금당했으며, 남자친구로부터 도끼로 맞았다고 호소했다. 그라도는 여자친구가 아파트를 떠나면 죽이겠다고 위협했으나 폭행 피해 여성은 이웃들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다. 그라도가 사랑하는 아들을 낳은 여자친구를 심하게 폭행한 것은 불륜을 의심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전 1시 30분쯤 그라도의 차를 찾아냈고, 수시간 동안 산디에고 경찰과 고속도로 순찰대는 그를 추격했다. 경찰은 수차례 그라도와 협상을 시도했지만, 그는 경찰에게 전화로 자신이 총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라도는 오전 6시 30분쯤 두 대의 무장차량을 비롯해 수십대의 경찰차가 에워싸자 목숨을 끊는 선택을 했다. 경찰은 곧 그를 오렌지 카운티 병원으로 옮겼고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 그라도가 인스타그램에 마지막으로 올린 사진은 사망 당일 다섯달 된 아들을 자신의 BMW 차량 앞에서 안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아들에 대해 “얼마나 아들을 사랑하는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며 “그는 나의 전부이고, 너무 잘생겼으며 완벽하다”고 말했다. 그라도의 여자친구 역시 갈비뼈가 여러대 부러지고 온 몸에 멍이 들어 병원에 입원 중이다. 현지 언론은 경찰의 추격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문의 중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독일 드레스덴의 1조원 보석 도둑들… 마지막 5번째 용의자 검거

    독일 드레스덴의 1조원 보석 도둑들… 마지막 5번째 용의자 검거

    지난 2019년 독일 드레스덴의 츠빙거 궁전에서 발생한 1조원대 보물 절도 사건의 용의자를 지난 17일(현지시간) 체포했다고 독일 경찰이 18일 발표했다. 이로써 용의자 5명 전원 검거를 마쳤지만, 아직 잃어버린 보물을 찾지는 못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절도 사건은 2019년 11월 25일에 벌어졌다. 용의자들은 츠빙거 궁전 서관 1층에 마련된 전시관인 그뤼네 게뵐베(그린볼트)에 진입해 도끼로 전시함을 깨고 보석 공예품 3세트를 챙겨 도주했다. 그뤼네 게뵐베는 1723년 설립된 박물관으로, 이들이 훔친 보물은 1조원 안팎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의 소장품 등을 의식하며 작센 제후들이 경쟁하듯 대를 이어 모은 작품들로 2차 세계대전 뒤 소련이 전리품으로 가져갔다 1958년에 드레스덴에 반환한 보물들이다. 도둑들은 츠빙거 궁전 주변 건물 2곳에 화재를 일으켜 혼란해진 틈에 범행을 저질러 절도 혐의와 함께 방화 혐의도 받고 있다. 화재로 혼란해진 틈에 도둑들이 창을 깨고 진입할 때 경보가 울렸지만, 5분 만에 경찰이 출동했을 때 이미 범행을 마친 도둑들은 도주한 뒤였다.5명의 용의자 가운데 3명은 범행 1년 만인 지난해 11월 검거됐다. 독일 경찰은 이어 나머지 용의자를 특정해 붙잡았고, 이번에 마지막 한 명을 검거했다. 이날 검거된 압둘 마제드(22)를 비롯해 용의자 5명 모두는 같은 아랍 가문 출신의 독일 국적자이다. 용의자들의 또 다른 친척 중엔 지난 2017년 3월 베를린 보데박물관에서 100㎏ 무게의 대형 금화 절도 사건을 일으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은 이도 있다. 당국은 당시 이 금화를 회수하지 못했는데, 범인이 약 51억원의 가치를 지닌 이 금화를 잘게 잘라서 팔았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그뤼네 게뵐베의 보물 역시 보석만 떼어내 판매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피해자 옆에서 밥 먹었다…‘도끼 난동’ 집유 뒤 이웃살해 男

    피해자 옆에서 밥 먹었다…‘도끼 난동’ 집유 뒤 이웃살해 男

    1심 집행유예 받고 이웃 살해‘도끼 난동’은 2심에서도 집행유예 이웃 주민 살해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은 50대 남성이 살인 사건 이전의 ‘도끼 난동’ 혐의는 항소심에서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8일 서울북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이근영·노진영·김지철)는 특수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모(52)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임씨는 지난해 3월 14일 “도끼로 죽여달라”는 환청을 듣고 도끼 두 자루를 들고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에서 시민들을 협박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검찰은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은 1심 형량을 그대로 유지하고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남성은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난 지 4달 뒤인 지난해 11월 이웃을 살해했다. 살인죄에 대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도끼 난동에 대한 항소심 재판부는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대로 심신미약을 이유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한 것이다.1심 집행유예 받고 이웃 주민 살해 법조계에서는 임씨가 지난해 도끼 난동으로 구속기소됐을 당시 집행유예로 풀려나지 않았다면 이후의 살인을 막았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씨는 구치소에서 나온 지 4개월이 지난 지난해 11월 21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주택가에서 60대 남성인 이웃 주민을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했다. 범행 직후 임씨는 피해자 옆에서 태연하게 밥을 먹는 등 엽기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14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고충정)는 살인죄로 구속기소된 임씨에게 징역 25년과 전자발찌 부착명령 10년을 선고했다. 임씨는 ‘도끼 난동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웃 살인 사건’에 대해서도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 부장판사는 “(피고인이)조현병으로 인한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이날 특수협박 혐의에 대한 선고에서 항소심 재판부는 심신미약을 사유로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의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지난해 7월 1심 재판부는 “범행의 위험성, 피해자가 상당한 공포를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 회복이 되지 않은 점, 폭력 전력이 있는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면서도 “조현병으로 인해 환청을 듣고 범행에 이른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봤다”고 고 판시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황하의 물이 맑아지면 성인이 나타난다?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황하의 물이 맑아지면 성인이 나타난다?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폭포가 있다. 누런 강물이 도도히 흐르다가 강폭이 갑자기 좁아지면서 수십 미터 바닥으로 떨어지는 장관을 보여 주는데, ‘후커우폭포’다. 황하는 티베트 고원지대에서 발원할 때에는 맑은 물이지만, 황토 고원지대를 흐르면서 침식작용으로 강물이 누렇게 변한다. 그런데 최근 후커우폭포의 물이 맑아졌다는 보도가 중국 뉴스에 자주 보인다. 후커우폭포의 물을 생수병에 담으니 가라앉은 흙이 절반이나 되는 것을 직접 보았던지라 맑은 물이 쏟아지는 후커우폭포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다. 게다가 “황하의 물이 맑아지면 성인이 나타난다”(黃河淸 聖人生)는 말이 예부터 전해져 왔으니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보일 만하다. 언론에서는 그것을 황토 고원지대의 녹화사업 덕분일 것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역사를 통해 볼 때 황하의 물이 맑아지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상류에 가뭄이 들고 비가 내리지 않아 황토층이 깎여 내려오지 않을 때, 혹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얼었던 강물이 풀리면서 일시적으로 물이 맑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때론 지진 때문이기도 했다. 말하자면 ‘황하청’은 일종의 자연현상인 셈인데, 통치자들은 그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 맑아질 수 없는 누런 강물이 맑아지다니, 그것이야말로 상서로운 징조라고 하면서 통치자를 ‘성인’과 동일시했다. 중국 정부가 들어선 후 처음으로 추진된 거대 토목사업이 싼먼샤(三門峽)댐 건설이다. 싼먼샤는 황하가 북쪽에서 흘러 내려오다가 동쪽으로 방향을 트는 곳에 자리한다. 1954년에 그곳에 댐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부총리는 “6년이면 댐이 완성될 것이며, 마침내 ‘황하청’의 날이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저우언라이 총리가 주재한 회의에서 모두가 찬성 의사를 밝힐 때 유일하게 반대한 사람이 칭화대학의 황완리(黃萬里) 교수였다. 그는 “‘황하청’은 ‘공(功)’이 아니라 ‘죄’가 될 것이다”라고 하면서 황하의 침식작용을 무시한 댐 건설은 쌓인 황토를 가둘 것이고, 그것은 거대한 재앙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견해는 다수의 목소리에 묻혔고, 댐 건설은 진행됐다. 사실 싼먼샤는 흐르는 강 가운데 ‘세 개의 문’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신화 속의 치수 영웅 우(禹)가 강물을 다스릴 때 물길을 막는 방법이 아니라 트는 방법을 사용했는데, 이곳에 와 보니 거대한 바위가 강 가운데 솟아 있어 물의 흐름을 막고 있었다. 그래서 우가 커다란 도끼를 휘둘러 그 바위를 쪼개 세 개의 문을 만들어 강물이 잘 흘러가도록 했다고 한다. 물길을 ‘터서’ 잘 흘러가도록 만든 우의 신화가 서려 있는 싼먼샤에 물을 ‘가두는’ 댐을 만들겠다고 한 것이니 결과는 뻔했다. 댐을 만든 지 1년 반 만에 15억톤의 진흙이 쌓이면서 물이 역류했다. 하지만 댐이 완공된 직후 언론은 댐 아래 맑은 물에서 수영하는 사람들을 보여 주면서 ‘황하청’의 기억을 소환했다. 황하의 물이 맑아지면 출현한다는 ‘성인’이 과연 누구였을까. 이념의 시대에 그것이 누구를 가리키는 것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역대 왕조에서 그러했듯 20세기에도 황하의 맑은 물은 ‘성인’의 출현을 찬양하는 도구로 쓰였다. 황완리 교수는 계획안의 수정을 요청했지만 소용없었고, 문화혁명 기간에 많은 고초를 겪어야 했다. 싼샤(三峽)댐 건설에도 반대했던 그는 2001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가 떠난 2년 후 싼먼샤댐 인근에서는 50년 동안 볼 수 없었던 재앙을 가져온 홍수가 일어났다. 대약진운동이 한창이던 시기에 댐의 완공은 새로운 중국의 위대함을 알리는 표지로 ‘황하청’은 ‘성인’의 상징이 될 수 있었다. 싼먼샤댐의 건설은 정치적 의도가 얼마나 큰 재앙을 초래하는지 잘 보여 준다. 최근 후커우폭포의 물이 맑아진 것은 보기 드문 현상이라 흥미롭고 놀랍다. 모처럼 나타난 ‘황하청’이 이제는 ‘성인’의 상징 따위가 아니라 그들 말대로 생태환경의 복원을 위해 노력해 온 결과물이기를 기대한다.
  • 검찰 안팎 “충성도 최우선으로 한 보은 인사”

    검찰 안팎 “충성도 최우선으로 한 보은 인사”

    김오수(58·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차관이 3일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검찰 수장 후보자로 내정되자 검찰 안팎에서는 “충성도를 최우선으로 한 보은 인사”라는 반응이 나온다.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장관을 연달아 보좌하며 검찰개혁을 이끈 김 후보자를 기용해 임기 말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검찰 조직과의 잡음을 최대한 줄이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날 차기 검찰총장 후보 지명 소식이 전해지자 검찰 내부에서는 김 후보자에 대해 “검찰을 향한 정권으로부터의 외풍이 아닌 정권을 향한 외풍을 막는 방패 역할을 할 것”이라며 비판적인 평가가 나왔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지난해 추·윤 사태를 겪으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고 생각한 현 정부가 이번에는 충성심을 최우선으로 둔 것 아니냐”면서 “한 번이라도 정부에 반기를 든 이들은 모두 믿을 수 없으니 가장 말을 잘 들을 인사를 앉힌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김 후보자와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전직 검사장은 “김 후보자가 세간에 친정부 검사로 알려져 있지만 본인이 나서서 정치를 하는 타입은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업무 면에서 부지런하고 꼼꼼한 데다 큰 반발 없이 조직을 무난하게 이끌 리더”라고 말했다. 지방의 한 검사장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는 결이 다르다”면서 “윤석열 전 총장의 정치 행보에 대해 검찰에서도 우려의 시선이 있는데 김 후보자가 정부와 마찰을 줄이면서 분열된 조직을 정비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보다 연수원 3기수 선배인 김 후보자가 후임 총장이 되는 ‘기수 역행’ 인사로 인해 다음 검사장 인사에서 대폭 물갈이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부장검사는 “현재 검사장·고검장을 맡고 있는 23~24기들은 대부분 자리를 지키려 할 것”이라며 “역대 정부의 마지막 총장들은 대부분 임기를 못 채우고 ‘단명’하거나 조직 장악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별 힘을 못 쓰고 현상유지만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인류 최초의 거주 동굴?…남아공서 180만 년 전 도구·생활 흔적 발견

    인류 최초의 거주 동굴?…남아공서 180만 년 전 도구·생활 흔적 발견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노던케이프주(州) 쿠루만 구릉지 동쪽에 있는 한 동굴은 인류가 처음 거주하던 실내 공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곳에서 약 180만 년 전 인류가 사용하던 도구와 생활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히브리대 등 국제연구진은 남아공 칼라하리 사막 남쪽에 있으며 아프리칸스어로 기적을 뜻하는 ‘본데르베르크’(원더워크)라는 이름의 동굴에서 두꺼운 퇴적층을 분석해 선사시대 도구 등의 존재를 확인했다.연구 주저자인 론 샤르 히브리대 교수는 “이제 우리는 초기 조상들이 180만 년 전쯤 본데르베르크 동굴에서 간단한 올두바이 문화 양식의 석기를 제작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면서 “이 동굴은 약 260만 년 이후로 동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올두바이 유적 중에서도 특별한데 이유는 야외 유적이 아닌 동굴 내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고지자기와 매장 연대 측정이라는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해 길이 140m의 이 동굴에서 석기와 동물 유해 그리고 불 사용 흔적을 포함한 두께 2.5m의 퇴적층을 분석했다.샤르 교수는 또 “우리는 동굴 벽에서 몇백 개의 작은 퇴적물 표본을 조심스럽게 떼어내 자기 신호를 측정했다”고 말했다. 자화(Magnetisation)로 불리는 자기 신호는 선사시대 당시 동굴 바닥에 밖에서 들어온 점토 입자가 정착하면서 발생하는데 당시 지구의 자기장 방향을 유지한다. 이에 대해 샤르 교수는 “분석 결과 표본 중 일부는 오늘날 자기장 방향인 북쪽이 아닌 남쪽으로 자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런 자기 역전의 정확한 시기는 세계적으로 인정되고 있어 동굴 내부의 모든 층의 연대를 알아내는 단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연구 공동저자인 아리 매트먼 교수는 “초창기 인류가 언제 이곳에서 거주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차적인 연대 측정 방식에 의존했다. 모래 속 석영 입자에는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똑딱거리기 시작하는 지질학적인 시계가 내장돼 있다”면서 “우리 연구실에서는 이들 입자 중 특정 동위원소의 농도를 측정해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를 추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 동굴의 도구는 날카로운 조각과 자르기 도구였던 올두바이 도구에서 100만 년이 지나 초기 도끼의 형태로 변화 중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서는 또 초기 조상들이 의도적으로 불을 사용한 시기를 100만 년 더 이전인 18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했다. 야외 유적에서는 산불의 가능성이 있어 동굴 안에서의 불을 사용한 흔적은 중요한 증거가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동굴에는 불에 탄 뼈와 퇴적물, 도구 그리고 잿더미 등 불을 사용한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 동굴에서의 이번 발견은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서 인류 진화의 속도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면서 “동굴에 대한 시간 척도(연대)는 확고하게 확립돼 있어 우리는 인류 진화와 기후 변화 사이의 연관성, 그리고 초기 인류 조상들의 삶의 방식이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계속해서 연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성과는 국제 학술지 ‘제4기 과학 리뷰’(Quaternary Science Review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마이클 하잔/캐나다 토론토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씨줄날줄] 판문점/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판문점/박홍환 논설위원

    한국 현대사에서 판문점만큼 많은 슬픔과 감격의 기억이 공존하는 장소가 또 있을까. 경기 파주시 진서면 어룡리, 개성특별시 판문구역 판문점리. 남북의 상이한 행정구역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굳어진 지 벌써 68년이다. 정전협정 이후 판문점에서는 분단의 상처를 헤집는 사건사고가 그치지 않았다. 1976년 8월 여름 미루나무 가지치기를 하던 유엔군 장병과 작업자들을 북한군이 무참하게 살해한 ‘도끼만행사건’은 한반도를 다시 한번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뻔했다. 트럭 피습 사건(1968년 4월), 헨더슨 소령 구타 사건(1975년 6월), 소련 특파원 망명 사건(1984년 11월), 대성동 주민 납치 사건(1997년 10월) 등이 판문점에서 있었다. 가장 최근에는 2017년 11월 북한군 병사 오청성이 총탄 세례를 뚫고 판문점을 통해 탈출을 감행하기도 했다. CCTV 영상을 통해 그가 개성 방향에서 지프를 몰고 ‘72시간 다리’ 등을 질주하며 판문점 북측 지역으로 들어선 뒤 김일성 친필비와 통일각을 통과해 남측 지역으로 넘어오는 전 과정이 적나라하게 공개됐다. 북한군 병사들이 필사적으로 그의 남행을 막는 모습은 판문점이 언제라도 한반도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인들에게 다시 한번 각인시켜 줬다. 판문점에는 평화의 씨앗도 뿌려져 그 싹도 시나브로 고개를 내밀곤 했다. IMF 외환위기로 고통을 받던 1998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은 장중한 서사 드라마만큼이나 극적이었다. 두 차례에 걸쳐 1001마리의 소를 태운 트럭들이 판문점을 통과해 북측으로 향하는 모습은 남북 화해를 알리는 신호탄이 됐고, 결국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개설로 이어졌다. 불가능하게만 보였던 남북, 북미 데탕트의 역사도 판문점에서 시작됐다. 2018년 4월 27일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이 열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에서 손을 맞잡았다. 직박구리 등이 조율해 낸 차분한 배경음악을 뒤로한 채 남북 정상은 도보다리에서 단독회담했고, 그날 오후 발표된 ‘판문점선언’은 한반도의 봄을 세상에 알렸다. 이듬해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까지 포함한 남북미 정상이 한날한시에 판문점에 모여 한반도 평화를 약속했다. 하지만 판문점선언 3년, 지금 남북 및 북미 관계는 언제 그런 봄이 있었냐는 듯 차갑기만 하다. 김 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3년 전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기까지 했다. 판문점에는 소수의 관광객 외 인적도 끊겼다고 한다. 판문점에서 만들어지는 희망과 감격의 드라마는 또 언제쯤 볼 수 있을까. stinger@seoul.co.kr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주먹도끼의 나라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주먹도끼의 나라

    한 일본인 학자가 “한국은 주먹도끼의 나라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된 박력 있는 주먹도끼들을 보면 큰 감동을 느낀다”며 감탄하는 말을 들었다. 아마도 일본에서는 주먹도끼가 발견되지 않는 아쉬움 때문에 우리나라의 주먹도끼가 그에게는 더 감동적으로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국립중앙박물관의 선사·고대관에 들어서는 관람객을 처음 반겨 주는 유물이 바로 주먹도끼다. 전곡리유적 주먹도끼를 필두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출토된 주먹도끼들이 당당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황금빛 강자갈들을 두드려 깨서 만든 투박해 보이지만 정말 박력 있는 멋진 주먹도끼들이다. 현대인의 필수품 스마트폰과 비교될 정도로 구석기시대를 대표하는 유물로 손꼽히는 만능도구 주먹도끼는 약 160만년 전 처음 만들기 시작했다. 인류 최초의 석기가 최소한 250만년 전에 처음 나타난 것을 상기해 볼 때 주먹도끼는 석기를 만들기 시작한 지 거의 100만년이 지나서야 최초로 등장한다. 주먹도끼는 그야말로 오랜 시간에 걸친 혁신의 결과물이다. 1980년대 후반 군복무를 마친 필자는 몇 달간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거금을 들여 당시 최신형 286컴퓨터를 샀다. 최신식 도트프린터까지 당당히 거느린 이 286컴퓨터를 구경하기 위해 일부러 찾아온 친구가 “야~ 하드가 40메가나 되네” 하며 부러움의 감탄사를 날리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격세지감을 느끼는 시절이나 불과 30여년 전이다. 이제는 그 당시 슈퍼컴퓨터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가진 스마트폰을 모두 손에 꼭 쥐고 일상 생활을 하고 있다. 현대인의 만능도구가 된 스마트폰도 물론 어느 날 갑자기 ‘짠’ 하고 나타난 것은 아니다. 홍콩영화 속 벽돌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발전하는 데는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주먹도끼를 만들기 위해서는 100만년 정도의 준비 기간이 필요했다. 상상하기도 어려운 오랜 시간이다. 인류는 그 길을 묵묵히 걸었고 그 오랜 걸음은 오늘날 인류의 과학기술이 됐다. 전곡리 주먹도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주먹도끼는 대부분 두툼하고 투박하다. 그래서 서양의 얄팍한 주먹도끼에 비해 좀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받는다. 하지만 날렵하고 멋있어 보이는 서양의 주먹도끼를 잘 만드는 현대의 석기장인들도 단단한 강자갈을 두드려 깨서 납작한 서양식 주먹도끼를 만들지 못한다. 한탄강의 자갈돌로는 두툼하고 투박한 주먹도끼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기술력의 차이라기보다는 원재료의 차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주먹도끼를 만들기 위해서는 계획하고 상상하는 생각의 힘이 필요했다. 무려 160만년 전의 호모에렉투스들이 체계적으로 생각하며 주먹도끼를 만들기 시작했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우리에게 생각하고 상상하는 시간이 매우 낯설다는 것이다.
  • 창원에서 첫 구석기 유물·유적 확인…자갈돌망치, 긁개 등

    창원에서 첫 구석기 유물·유적 확인…자갈돌망치, 긁개 등

    경남 창원지역에서 처음으로 구석기 유적·유물이 발견됐다. 창원대 박물관은 창원지역 구석기시대 유적 학술조사를 통해 지난 2월 동읍 용잠리와 도계동에서 구석기시대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뗀석기를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뗀석기는 자연석을 깨뜨려 만든 선사 시대 생활 도구로 구석기 시대 사람들이 주로 사용했으며 타제석기라고도 부른다.창원대 박물관은 이번에 발견된 창원지역 구석기 유적은 그동안 구석기 유적이 발견되지 않아 공백 상태로 남아있던 창원의 구석기 역사를 밝히는 데 매우 중요한 성과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창원대 박물관은 그동안 목포대 박물관과 공동으로 창원지역 구석기 유적 조사를 진행했다. 두 대학 박물관은 특히 구석기 연구 권위자인 목포대 고고문화인류학과 이헌종 교수(한국구석기학회장)가 목포대 박물관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2월에 구석기 유적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고토양층이 있는 창원시 동읍, 도계동, 북면, 대산면 지역에 대해 집중 조사를 했다. 창원대 박물관은 당시 조사에서 구석기시대 뗀석기로 추정되는 석기를 소량 채집했으나 완전한 입증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창원대 박물관은 유물 존재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대한 학술조사를 해마다 진행해 올해 2월 동읍 용잠리와 도계동에서 구석기시대 중기에서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뗀석기들을 채집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창원대 박물관은 이헌종 한국구석기학회장과 함께 확인 과정을 거친 결과 창원지역 최초 구석기 유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확인된 동읍 용잠리 구석기 유적에서는 구석기시대 중·후기로 추정되는 자갈돌 망치, 모룻돌, 긁개, 도끼형 석기, 미완성 석기 등 9점이 지표상에서 채집됐다. 또 도계동에서는 석영제 여러면석기 1점이 채집됐다. 용잠리유적에서는 현재 과수원으로 이용되고 있는 낮은 구릉(해발25m)과 주변 경작지에서 뗀석기가 채집됐으며 토양쐐기층도 확인됐다.창원대 박물관은 따라서 용잠리뿐만 아니라 인근 봉산리 일대에도 구석기 유적이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도계동에서 발견된 구석기는 현재 도계동 고분군 보존구역 안에서 채집됐다. 채집된 여러면석기는 사냥때 1차 타격용으로 돌감은 석영이다. 자갈돌을 몸체로 둥근 자연면을 타격면으로 활용하고 예각, 직각, 둔각 박리 등을 통해 구형(球形) 지향성을 추구한 것이 확인됐다. 또 깨어진 면 마모가 심한 것으로 미뤄 석기가 지표면에 오랜 기간 노출된 상태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창원대 박물관은 도계동지역 토양분포로 보아 구석기 존재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이곳에서 멀지 않은 구릉지 어딘가에 있는 구석기 유적에서 이동돼 왔을 가능성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윤상 창원대 박물관장은 “창원지역에 구석기 유적 존재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은 결과 목포대 박물관 협조를 통해 구석기 유적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며 “그동안 공백 상태였던 창원의 구석기 역사를 새롭게 쓰는 중요한 유적을 확인하게 돼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헌종 한국구석기학회장은 “구석기 유적 불모지나 다름없는 창원지역에서 최초로 구석기 유적을 찾아낸 것은 지역 고대 역사를 새롭게 쓰는 매우 가치 있는 발견이다”고 평가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밀렵꾼의 최후…코뿔소 밀렵하려다 코끼리에 짓밟혀 사망

    밀렵꾼의 최후…코뿔소 밀렵하려다 코끼리에 짓밟혀 사망

    코뿔소 밀렵꾼으로 의심되는 한 남성이 단속을 피하려다 마주친 코끼리 무리에 짓밟혀 사망했다. ABC뉴스 등 해외 언론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루거국립공원 관리소 측은 정기순찰을 하던 중 코뿔소 밀렵꾼으로 의심되는 3명을 확인하고 추격전을 벌였다. 밀렵 혐의자들은 순찰대를 보자마자 동물을 유인하기 위해 준비한 식량과 도끼 등이 든 가방을 내던지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국립공원에서 서식하는 코끼리 무리와 마주쳤고, 이중 한 사람이 코끼리에게 밟히는 사고를 당했다. 또 다른 사람은 코끼리의 공격을 받고 눈에 부상을 입었지만 도주를 멈추지 않아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순찰대는 이번 일로 밀렵 혐의자 3명 중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유일하게 부상을 입지 않은 한 사람이 체포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눈에 부상을 입고 도주한 남성을 쫓고 있다. 순찰대 관계자는 “남성 3명 모두 코뿔소를 밀렵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소총과 도끼가 발견됐다”면서 “도주 중 코끼리 무리와 맞닥뜨린 밀렵 혐의자는 후에 심한 부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한편 사망사고가 발생한 크루거국립공원은 코끼리와 코뿔소 등 ‘아프리카 빅5’로 불리는 동물들이 서식하는 곳이자, 밀렵꾼들이 가장 자주 출몰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밀렵꾼들로부터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뒤 관광수입과 후원이 끊기면서 순찰대원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고, 이 틈을 탄 밀렵이 이전보다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프리카 보츠와나는 코뿔소의 밀렵을 방지하기 위해 뿔을 아예 잘라내기도 했다. 지난해 보츠와나 환경·천연자원 보전 관광부는 코뿔소의 뿔을 전기톱으로 잘라내 밀렵을 막고, 해당 종의 미래를 안전하게 지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번에 쿠르거국립공원에서 코뿔소 밀렵을 시도한 남성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코뿔소 밀렵꾼들은 암 치료 등에 효능이 있다고 믿는 중국 등지로 이를 판매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핵심은] 비혼모 가정은 비정상?…사유리 ‘슈돌’ 출연 논란

    [핵심은] 비혼모 가정은 비정상?…사유리 ‘슈돌’ 출연 논란

    “산부인과에서 ‘자연 임신이 어렵고, 지금 당장 시험관 (시술을) 하더라도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엄마가 되는 건 오랜 꿈이었지만, 그렇다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출산을 위해 무작정 결혼할 순 없었던 사유리씨는 고민 끝에 자발적 비혼모 되기를 택했습니다. 일본에서 정자은행을 통해 정자를 기증받아 지난해 11월 아들 젠을 출산했습니다. 돌아올 비난이 두려워 방송을 그만둘 각오까지 했다는 고백이 무색하게도 뜨거운 격려가 이어졌습니다. KBS 육아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슈돌)에서는 사유리씨가 혼자서 젠을 키우는 과정을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핵심 ① ‘비혼모=비정상 가족’이란 인식이 걸림돌 하지만 모두가 고운 시선을 보내는 건 아닙니다. 사유리씨의 출연 소식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비혼모 출산 부추기는 공중파(지상파 프로그램) 방영을 즉각 중단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29일 기준으로 2800여명이 동의했습니다. 청원인은 “한국은 저출산 문제도 심각하지만 결혼 자체를 기피하는 현실(이 더 문제)”이라며 “공영방송이라도 올바른 가족관을 제시하고 결혼을 장려하며 정상적인 출산을 장려하는 시스템과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유리의 방송 출연으로 인해) 청소년들이나 청년들에게 비혼 출산이라는 비정상적인 방식이 마치 정상인 것 처럼 여겨질 수 있다”면서 “바람직한 공영방송의 가정상을 제시해주시길 요청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통적인 4인 가족이 아닌 비혼 여성이 혼자 아이를 낳아 기르는 가정은 ‘비정상’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공영방송 KBS가 ‘올바른 가정의 형태’를 보여줘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글에서는 한국 사회가 지금까지 지켜온 가족의 가치가 훼손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묻어나옵니다. 이처럼 사회 규범이 무너지는 데 대한 위기의식을 사회학에서는 ‘모럴 패닉’(moral panic)이라고 합니다. 상식이라고 믿었던 도덕 기준이 흔들리면서 대중은 극심한 불안을 느끼는 것이죠. 여성, 성소수자, 이주민, 장애인 등 소수집단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런데 부부와 미혼 자녀로 이루어진 4인 가족을 아직도 전형적인 가족 모델로 볼 수 있을까요. 지난해 4인 이상 가구 비율은 2016년 25.1%에서 20.0%로 떨어졌습니다. 반면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가운데 39.2%(906만 3362가구)를 차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1인 가구와 2인 가구를 합한 비중도 전체 가구에서 62.6%에 이르렀습니다.▶ 핵심 ② 방송에서 더 다양한 가족 형태 볼 수 있어야 ‘가족이라 함은 혼인·혈연·입양으로 이루어진 사회의 기본단위를 말한다’(건강가정기본법 제3조) 4인 가족의 아성은 무너진 지 오래입니다. 관념 속에서만 ‘정상 가족’의 표상으로 존재할 뿐이죠. 그 형태는 점차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에서는 여성 두 명과 반려묘 네 마리로 구성된 ‘조립식 가족’이 소개되기도 합니다. 세계적으로도 가족의 개념은 확장되는 추세입니다. 독일에서는 민법에서 ‘혼인 외 자녀’라는 규정을 삭제하고, 동성혼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팍스’(시민연대협약)라는 제도를 도입해 꼭 혼인 관계가 아니어도 동반자로서 권한과 의무가 부여됩니다. 한국도 제도적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올해 1월 가족 정책의 방향과 과제를 제시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안)’을 확정하면서 “가족 다양성 증가를 반영해 모든 가족이 차별 없이 존중받고 정책에서 배제되지 않는 여건 조성에 초점을 두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청원인의 요청처럼 KBS가 현재 가족상을 제대로 반영하려면 비혼모 가정뿐만 아니라 동성 부부, 동거가족, 반려견·반려묘 가족 등 제도 밖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더 적극적으로 소개돼야 합니다. 실제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어린이 프로그램일수록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등장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코끼리 엄마가 아기 악어를 입양해 키우는 모습을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거나 프로그램에 세 명 이상이 출연할 땐 반드시 소수 인종을 포함하는 방식입니다. 인식의 변화는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오랜 세월 단단하게 얼어붙은 편견을 깨뜨리기 위해선 지속적인 도끼질이 필요합니다. 사유리씨 가족의 ‘슈돌’ 출연은 균열의 시작입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리뷰] “소원이 이뤄지면 행복할까?” 어른들을 위한 한 편의 동화…창극 ‘나무, 물고기, 달’

    [리뷰] “소원이 이뤄지면 행복할까?” 어른들을 위한 한 편의 동화…창극 ‘나무, 물고기, 달’

    둥근 무대 위에서 한 편의 동화가 펼쳐진다. 물고기, 소녀, 소년, 순례자, 나무들이 책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기듯 흰 바탕 옷에 각자의 색깔을 입혀 이야기에 노래를 덧댄다. ‘생각하는 대로 이뤄지면 우리는 행복할까?’ 귀엽고 재미있는 상상을 따라가다 보면 곧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나쁜 생각마저 그대로 일어나는 상상은 해 본 일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11일부터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 중인 창극 ‘나무, 물고기, 달’은 이렇게 참신한 고민을 관객들과 나눈다. 창극 ‘나무, 물고기, 달’ 속 이야기는 수미산 꼭대기 거대한 나무를 두고 그려진다. 생각하는 모든 것을 들어준다는 소원나무를 찾아 소원을 이루고 싶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함께 길을 떠나는 여정이다. 제주 구정신화 ‘원천강본풀이’와 인도 신화 ‘칼파 타루’ 등 동양 설화들이 바탕이 됐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리꾼, 달지기 3명과 함께 소원을 이루고 싶은 존재들이 하나씩 소원나무를 찾는 여정에 동참하면서 극이 전개된다.검은색을 배경으로 한 단출한 원형 무대를 빛내는 건 소리꾼들이다. 깨끗하고 단정한 흰색 옷을 입은 모두는 이야기꾼이자 앙상블이었다가 각자의 이야기를 할 때는 형형색색 옷을 흰 바탕 위에 얹어 입는 것이 독특하다. 무엇보다 올해 국립창극단에 처음 들어온 신입단원들을 비롯해 창극단의 젊고 매력있는 단원들이 각자에 딱 맞는 옷을 입고 저마다 특징이 뚜렷한 맵시를 다채롭게 선보인다. 이야기꾼 역할을 하는 달지기, 서정금, 이소연, 유태평양이 깊고 탄탄한 소리로 중심을 잡아주면 동화 속에서 나온 듯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소리꾼 배우들이 개성과 끼를 담아 마음껏 소리를 뽐낸다. 배고픔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녀(조유아)와 자신이 키우는 소 108마리가 아닌 형제와 가족을 찾고 싶어하는 소년(민은경), 천년의 고행을 끝맺고 깨달음을 얻고 싶은 수례자(최호성), 도끼로 베어진 가지만 남았지만 다시 한 번만 꽃 피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슴나무(왕윤정·김우정), 이들을 수미산 소원나무로 끌고 가는 영험한 물고기(김수인) 등 각자 걸친 옷 색깔처럼 하나 하나 또렷한 빛을 발한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가난한 우리네 살림살이. 아무리 간절히 기도를 해도 무정한 하늘은 대답도 없네.”(소녀) “진짜 가족 진짜 행복 진짜 가짜 진짜 행복, 그게 뭘까 진짜 행복 진짜 인연 진짜 가족”(소년) “몰라 몰라 암것도 몰라. 뭘 모르는지도 몰라 몰라. 아무것도 모르겠네. 아직도 아무것도 모르겠어. 이 세상은 텅 비어있고 괴로움도 없고 지혜도 없고 얻을 것도 없다니 이상도 하지.”(순례자)재치있으면서도 의미를 찾고싶어지는 노랫말에 입혀진 선율은 편안하고 발랄하게, 스며들 듯 마음에 콕콕 박힌다. 판소리 본연의 맛과 소리꾼들의 목소리, 캐릭터 특성들이 절묘하게 잘 짜여 그야말로 동화 속 장면들처럼 훌훌 읽어낼 수 있다. 객석에서도 “잘한다, 좋다!” 추임새가 절로 터져 나올 만큼 관객들과 호흡도 잘 맞는다. 끊임 없이 ‘지금’을 고민하며 관객들과 꾸준하고 활발하게 소통해 온 창작진들이 꾸민 무대임을 제대로 보여준다. ‘휴먼 푸가’, ‘노래하듯이 햄릿’, ‘하륵이야기’ 등 몸짓과 연기 본연에 집중하면서도 참신하게 무대를 꾸민 연극으로 관객들과 소통해 온 배요섭 연출가가 극본과 연출을, ‘사철가’, ‘노인과 바다’ 등 판소리로 더욱 넓은 세계를 그려온 소리꾼 이자람이 작곡과 작창, 음악감독을 맡았다. 배우들의 몸짓은 국가무형문화재 제7호 고성오광대 이수자인 허창열이 전통 탈춤 리듬을 기반으로 구성했다. 마스크에 가려진 입꼬리를 잔뜩 올리고 작품을 보다보면 어느새 마스크 위 두 눈에 힘이 들어가고 미간이 좁혀지기도 한다. 힘겹게 소원나무에 다다른 이들이 막상 수미산 봉우리에서 소원나무와 만났을 때 겪는 일이 어쩐지 남 일 같지가 않아서다. 마음먹은 모든 것을 이뤄지면 마냥 행복하고 모든 것이 풀릴 것 같았지만 소원나무는 머릿속 나쁜 생각까지 실제로 이뤄준다. 소원에는 희망 뿐 아니라 욕망, 불안, 공포, 결핍이 공존한다. 결국 모든 것은 내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정확히 짚어준다.“마음을 들여다본다, 가만히 들여다본다. 한 번에 한 가지 생각 가물가물 흔들리다가 슬금슬금 움직이는가. 좋을 것도 없고 나쁠 것도 없다. 좋고 나쁜 건 다 네 마음에서 생겨난 거라. 그저 바라보라, 너는 어디서 왔나. 안개가 걷히면 청산인 것을 보면 사라진다. 넌 아무것도 아니야.” 달지기들의 노래는 곧 객석을 채운 수많은 마음에 와 닿는다. 잠시나마 ‘나’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어른들을 위한 이 세련되고 감각적인 동화는 이내 그 마음들을 어루만진다. “행복도 잠깐, 불행도 잠깐, 지나가면 그뿐이라.”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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