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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일 TV 하이라이트]

    ●시네마 천국(EBS 오후 10시50분) ‘광식이 동생 광태’,‘바람난 가족’,‘가족의 탄생’ 등에서 발칙하고 재기발랄한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온 배우 봉태규. 애드리브를 싫어하고, 촬영 전에 스태프와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또 다른 모습의 봉태규. 데뷔작 ‘눈물’에서 최근작 ‘두 얼굴의 여친’까지 꾸준히 성장해온 배우 봉태규를 만나본다.   ●추석특집 W(MBC 밤 12시10분) 추석을 맞아 세계 10개국에서 다양한 분야의 이슈를 살펴보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한다.10주년을 맞는 다이애나 사망 사건,8회에 걸쳐 세계 미인대회를 석권한 스웨덴의 미스 스웨덴 대회의 변화, 내전 종결 5년을 맞는 시에라리온,4명의 부인을 허용하는 니제르의 일부다처제 등 분야별 주요 이슈를 들여다본다.   ●날아오르다(SBS 오후 9시55분) 진희는 빗속을 걸어가고 이를 바라보던 제임스는 우산을 씌워주며 빗속에서 우는 건 편한 게 아니라 비참한 거라고 말을 건넨다. 그때 달려가던 차가 흙탕물을 튀기고, 순간 제임스는 몸을 돌려 진희를 막아주는데 둘은 포옹하다시피 안는 모양새가 된다. 제임스는 또 뺨맞는 줄 알았다며 농담을 건네는데…   ●부부 클리닉-사랑과 전쟁(KBS2 밤 11시15분) 고아인 자신을 받아준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완벽한 아내이자 며느리 노릇을 하며 사는 윤숙. 하지만 최근 자꾸만 깜빡거리는 기억력 때문에 크고 작은 실수를 한다. 그러다 자신도 모르게 옷에 소변까지 보곤 깜짝 놀라 병원을 찾는데…. 뜻밖에 진단은 초기 치매. 윤숙은 혼자 괴로워한다.   ●6시 내고향(KBS1 오후 5시40분) 21일 서울 방학동 도깨비 재래시장에서 80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 고향의 풍성한 추석맞이 현장을 소개한다. 추석 무렵이면 더욱 풍성해지는 고향 들녘, 첫 수확을 앞두고 숨 쉴 틈 없는 벼 수확과 달콤한 배 수확현장을 찾아가 고향의 넉넉함을 전하고 추석이 되면 전통 대대로 해먹었던 고향의 맛을 느껴본다.   ●라이프 n 조이(YTN 오후 8시35분) 탐스럽게 영근 오곡백과가 풍성한 추석을 알린다. 한가위 보름달처럼 알찬 볼거리가 있는 충남 공주 여행.1500년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찬란한 우리 조상의 얼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토실토실 알밤을 수확하며 농부들이 흘린 땀의 소중함을 깨닫고 고향집 할머니의 푸근함을 느껴본다.
  • ‘칙칙폭폭’ 추억의 간이역

    ‘칙칙폭폭’ 추억의 간이역

    어렸을 적 기차역은 단순히 열차를 타고 내리는 곳이 아니었다. 한 고장의 삶과 꿈이 녹아 있는 시작과 끝(始終)의 공간이었다. 보따리 한가득 장에 내다팔 것들을 실은 어머니들에게는 가족의 하루 끼니를 책임지는 중요한 출발점이었고, 고향을 떠나 상경하던 젊은이들에게는 꿈의 시작이었다. 시작하는 이들에게 그 곳은 꿈의 출발점이었고, 결과가 어찌 됐든 도착하는 이들에게는 고향의 따뜻함을 느끼게 해 주는 첫 풍경, 첫번째 공간이었다. 지금은 퇴락한 채 서 있는 간이역이지만, 단순히 벽돌건물 한 채의 쓸쓸함만으로 치부할 수 없는 커다란 의미가 있다. 이제 곧 한가위. 많은 이들이 기차를 타고 고향으로 향할 게다. 이번 한가위엔 옛 모습을 온전히 간직한 간이역을 찾아 옛 일들을 추억해 보는 건 어떨까. 글 사진 박준규 기차여행전문가 traintrip.kr # 영동선 하고사리역 한국의 간이역들 중에는 특이하게도 마을주민들의 힘으로 만들어진 간이역이 있다. 영동선 양원역과 하고사리역, 지금은 폐역된 경북선 미룡역이 그 주인공. 하고사리역은 도계지역 석탄자원이 개발되면서 1966년 마을주민들에 의해 현재의 역사가 세워졌다. 기차역 하나만으로 사람들이 찾는 경우는 드물지만, 하고사리역은 예외다. 우뚝 서 있는 능수버들이 역무원 하나없는 역을 지키는 풍경이 마치 그림을 그려놓은 듯하다. 시인, 화가는 물론, 별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익히 알려진 곳. 철도를 주요 주제로 삼는 미술가 김지환씨는 지친 나그네가 머물 만한 쉼터로, 간이역을 노래하는 박해수 시인은 ‘물안개 피어나는 아침 물빛 영혼’으로 표현했다. 아름다운 간이역을 노래한 것이 어디 예술가뿐이랴. 철도여행 마니아들에게는 이미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지금은 열차가 정차하지 않지만, 버스 연결편이 잘 갖춰져 있다. 그림같은 간이역을 가보고 싶은 이들에게 ‘강추’. ▶가는 길 청량리역 안동행 열차→영주역 하차→강릉행 열차→도계역 하차→삼척·동해·강릉·속초행 버스. # 경북선 용궁역 이름처럼 용왕님은 없지만, 한적한 간이역의 정취를 한껏 머금은 곳. 주황색 지붕과 벽면, 의자의 아기자기한 색상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낭만적인 간이역으로 떠나려는 여행자들에겐 딱이다. 용궁역에 내려 따끈따끈한 박달식당 순대국밥을 먹는 건 용궁역 여행의 ‘기본코스’다.4000원이면 순대 한 접시와 느끼함 없는 따끈한 순대국밥을 맛볼 수 있다. 용궁면 소재지에서 택시로 10분 정도 가면 내성천 물줄기가 휘감고 도는 회룡포에 도착한다. 장안사와 회룡포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회룡대를 가는 것도 좋고, 공사장에서 쓰는 구멍뚫린 철판을 이어 놓은 ‘뿅뿅다리’를 따라 드라마 ‘가을동화’의 어린 시절 은서(송혜교)와 준서(송승헌)의 사랑이야기가 있던 회룡포를 거닐어도 좋겠다. ▶가는 길 서울역→동대구·부산·마산·진주행 열차→김천역 하차→영주행 열차 탑승→용궁역 하차.(버스의 경우 영주, 김천, 구미에서 용궁면 소재지까지 이용 가능) # 군산선 임피역 세월이 멈춰선 마을.70년 넘은 임피역이 호남평야 한 쪽에 고즈넉하게 서 있다. 한때 컸을 법한, 그러나 지금은 역무원이 철수한 소박한 간이역이다. 등록문화재가 된 덕에 갑자기 철거될 염려가 줄었으니, 낭만을 꿈꾸는 여행자들이라면 언제라도 찾으면 된다. 역전마을 안으로 접어들면 방앗간 시설물이 보이고, 조금 더 들어가면 ‘신생이용원’이라는 1970년대 간판을 만난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속으로 접어든 것 같은 느낌. 이 동네가 가장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던 1940년대에서 시간이 멈춰선 듯하다. 임피역 구내는 탁 트인 전망과 3칸짜리 통근열차의 왕래로 인해 제법 유명세를 얻었지만, 언제 가더라도 만날 수 있는 사람 수는 5명을 넘지 않는다.4월이면 커다란 벚꽃이,10월이면 노랗게 자란 은행나무 두 그루가 명물이 된다. 아름다운 경치는 어느 간이역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지만, 임피역이 지니고 있는 꾸밈없는 아름다움은 쉽게 접할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2006년 11월까지 근무했던 임피역의 ‘마지막 역무원’ 양선재씨의 말을 빌리자면 밤이면 시끄러워 잠을 잘 수가 없었단다. 두 그루 은행나무가 밤새 속삭이는 사랑이야기 때문. ▶가는 길 용산, 영등포역→광주·목포·여수행 열차→익산역 하차→군산행 통근열차→임피역. # 중앙선 능내역 정차하는 열차가 없어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곳. 서울에서 가까운 데도, 도시 분위기를 완전히 벗어나 한가한 시골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다산유적지 등 역 주변에 걸어서 갈 수 있는 곳들도 많다. ▶가는 길 청량리역에서 2228번 버스를 타고 능내역 하차. # 동해남부선 송정역 아담한 역사 앞 마을과 바다가 보이는 풍경이 인상적인 곳이다. 백사장의 곡선도 아름답고, 송정해변을 따라 달리는 기차를 타고 해운대까지 갔다오는 것도 재미있다. ▶가는 길 서울역→부전행 열차→부전역 하차→울산행 열차→송정역 하차(부산역, 부전역에서 시내버스로도 이동 가능). # 동해남부선 안강역 불국사역 역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역사를 문화공간으로 바꿨던 최해암 시인이 역장으로 있는 곳. 수시로 그림, 시 작품 전시회를 연다. 가끔 역장이 DJ로 등장해 멋진 음악들을 선사하기도 한다. 기차역의 고정관념을 확실히 깨주는 곳. ▶가는 길 서울→부산·동대구·마산·진주행 열차 탑승→동대구역 하차→포항행 열차→안강역. # 정선선 나전역 꼬마열차로 유명한 정선선의 4대 간이역 중 한 곳.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목조역사인데다, 예쁜 도깨비그림이 그려져 있어 철도마니아뿐 아니라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곳이다. ▶가는 길 청량리역→강릉행 열차→증산역 하차→아우라지행 열차→나전역. # 문경선 진남역, 불정역 진남역은 진남교반과 그 아래를 흐르는 영강의 경치가 일품인 곳.1960년대 지어진 목조 역사의 원형이 잘 유지돼 있다. 불정역은 침대차와 객차 등을 이용해 국내 최대규모의 ‘철도 펜션’으로 거듭날 계획이 추진중이다. 문경새재 등 주변 관광지와의 연계성도 좋다. ▶가는 길 서울역→부산·동대구·마산·진주행 열차→김천역 하차→영주행 열차→점촌역 하차→문경방면 시내버스→진남역(불정마을)하차.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광대인생50년 사물의 명인 김덕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광대인생50년 사물의 명인 김덕수

    일본 다이코(大鼓·큰북)의 명인 하야시 에데스는 ‘김덕수의 사물놀이’를 접하고 나서 이렇게 언급했다.‘처음 듣는 소리인데도 그리웠다. 알지도 못하면서 야단법석을 떨게 되었다. 작은 해협 저쪽에 부는 바람은 지금도 먼 옛날 사람들의 기억이나 통곡을 품고 거칠어지고 있는 것일까. 그 소리에 한번 칼날을 대면 선혈이 튀어 오르는 광경이 보일 듯하다. 이만큼 북받쳐 오르는 소리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사물놀이, 나는 그들을 계속 질투하고 있다.’ 과연 일본 최고의 명인다운 찬사다. 맞다. 사물놀이를 만나는 외국인들은 한결같이 감동의 메시지를 표현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최소한 인간의 혼을 마구 두들겨 깨어나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박자측정기로는 도저히 측정될 수 없는 음악, 그 ‘신명’을 몸 구석구석까지 카타르시스를 던져주니 말이다. 지금부터 29년 전 1978년 12월. 서울 원서동에 건축가 김수근이 세운 공간 사옥의 지하 소극장 ‘공간사랑’에서 ‘남사당의 후예’를 자처하는 김덕수, 김용배, 이광수, 최종실 등 네명의 청년이 등장했다. 이들은 북과 장구, 징, 그리고 꽹과리를 들고 나와 신들린 듯 두들겼다. 듣도 보도 못한 현란한 앙상블에 다들 넋이 나갔다. 그렇게 걸쭉한 난장판이 끝나자 민속학자 심우성씨는 ‘사물(四物)놀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마침내 세상을 울리는 ‘지구촌 사운드’가 탄생되는 순간이었다. ●5일 50주년 기념공연 ‘길-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김덕수(55) 사물놀이패 한울림 대표. 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이 국악계에서 하나의 ‘보통명사’로 굳어졌다. 다섯살 때 남사당의 무동으로 예인의 길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1978년 자신의 이름을 딴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창단, 국악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인생을 걸었다. 그동안 국내외 공연만 7000여회. 시장판에서는 일반 시민을 상대로, 또 1년이면 6개월은 해외로 나가 외국인들 앞에서 사물놀이로 지구촌의 혼을 흔들어 깨웠다. 그러기를 올해로 꼭 50년.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오는 5∼9일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길-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제목으로 예인 인생 50년 행사를 갖는다. 싱싱한 볼거리도 많다. 우선 국악과 서양음악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연희극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풍물, 버나, 살판, 소고놀이, 탈춤, 무당춤, 민요 등의 전통연희가 선보인다. 이어 비보이 댄스, 재즈, 힙합 등 서양의 춤과 소리가 한바탕 어우러진다. 사물놀이패 외에도 논버벌 퍼포먼스 ‘도깨비 스톰’의 이경섭, 비보이 그룹 드리프터즈 크루, 뮤지컬 배우 김사량, 래퍼 수파사이즈(김씨의 장남) 등 각 분야의 ‘꾼’들이 무대에 올라 ‘난장판’을 벌이는 것. 또한 새 음반 ‘길’이 2001년 ‘청배’ CD 이후 6년만에 등장한다.‘길’에는 ‘덩덕궁’‘비나이다’‘육자배기-흥타령’ 등 모두 10곡이 실렸다. 아울러 기념행사에 맞춰 자서전격인 책 ‘글로벌 광대 김덕수-세상을 두드리다’를 펴낸다. 공연 준비에 비지땀을 흘리던 지난 주 충무아트홀 지하 연습실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얘들아,(꽹과리 박자를 육성으로 흉내내며)갠지기갠지기갠지기 개갱∼갱, 요 템포로 하란 말야. 그리고 악센트가 없어 악센트가. 번개치고 나서 천둥소리 꽝 치란 말야. 다들 눈을 부릅떠. 전투신이야. 당나라가 평화로운 고구려를 짓밟았어. 자, 다시 갑시다. 갠지기갠지기갠지기 개갱∼갱.” 잠시 땀을 닦고 난 김 대표가 꽹과리를 두들기자 북, 장구, 가야금, 피리, 아쟁소리가 연이어 소리를 낸다. 그러는 사이 드럼, 전자오르간, 전자기타 등 서양 악기들이 국악기의 장단 속으로 들어와 멋있게 화음에 동참한다. 그러자 한쪽 무대에서는 상모돌리기 등 전통놀이가 흥겹게 펼쳐진다. 서양악기와 국악과의 절묘한 만남을 통해 연출된 농악놀이, 비록 연습실이었지만 많은 관객들을 상대로 한 무대 위에서라면 더욱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하리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콘서트+드라마=콘서트라마 선보인다 잠시 쉬는 시간을 이용해 김 대표와 마주앉았다.“뮤지컬, 오페라만 최고가 아니다. 전통 연희극이 얼마나 훌륭한지 꼭 보여줄 것”이라면서 이번 공연은 콘서트와 드라마를 합친, 즉 ‘콘서트라마’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서양악기가 우리 국악반주와 잘 어우러져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상 사람들이 편하게, 또 풍요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새로운 형식의 전통연희극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30년 전 사물놀이가 ‘지구촌 사운드’로 획기적인 파장을 일으켰다면 이번 ‘콘서트라마’는 한차원 업그레이드된 ‘사운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 50년 예인 인생을 ‘남사당­사물놀이’로 살아왔다면 앞으로는 개량화된 전통연희, 즉 ‘콘서트라마’로 새로운 인생의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 10년 전부터 대본을 직접 쓰고 틈나는 대로 제자들과 호흡을 맞춰왔다고 귀띔했다. 어찌보면 고전을 깨부수는 파격 시도 같지만 그는 “전통을 시대에 맞게 변화시키는, 즉 본질적 신명과 색깔을 창조적으로 계승하는 것 또한 우리 것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이렇게 개량된 사물놀이는 진정한 한류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젠 우리 것으로,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신명으로 뮤지컬과 오페라를 눌러야 합니다. 외국 오페라가 한국에서 수백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가버리는 일이 어디 한두번입니까. 저는 이번 ‘콘서트라마’가 이들과 견줄 새로운 모델이라고 확신합니다. 드럼으로 사물놀이도 하고 피리가락으로 색소폰소리도 내고, 그래야 세계인을 감동시킬 수 있지요. 광대인생 50년은 무척 중요한 전환점이자 아울러 새로운 글로벌 광대인생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이어 30년 동안 사물놀이로 세계 곳곳을 다녀 이제는 아프리카만 하더라도 사물놀이에 대해 모르는 나라가 없을 정도로 친숙해 있다고 했다. 이런 토양에 새로운 모델은 충분히 먹혀 들어간다고 거듭 자신했다. ●“세상 모든 음대에 우리 악기 놓겠다” 대전에서 태어난 그는 부친 김문학(벅구놀이의 명인)으로부터 남사당 예인의 기질과 재능을 이어받아 어려서부터 장구를 다루었다. 그러던 1959년 불과 일곱살의 나이로 ‘전국농악경연대회’에 참가하여 대통령상을 받아 일찍부터 ‘장구의 신동’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장구·쇠가락은 양도일·송순갑 선생 등을 사사하고, 이후에는 김소희, 정권진, 지영희 등 민속악계의 명인들로부터 넓은 음악세계를 접한다. 아울러 국악예술고에 진학하면서 체계적인 국악이론과 실기를 배운다. 국악예고 시절에는 2년 선배인 박범훈(현 중앙대총장)과 악기창고에서 자취하다시피 지내며 음악적 우정을 쌓기도 했다. 국악예고 졸업 후에는 전통예술공연단체의 일원으로 전세계 50개국 순회 공연을 가졌다. 이러한 자신감으로 1978년 ‘사물놀이’를 창단, 국악으로 세계를 누비는 새로운 역사를 쓴다.‘해방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김덕수의 음악적 실험은 1995년에 창단된 ‘한울림예술단’에서 비롯된다. 매년 150여회의 국내외 공연을 통해 클래식 오케스트라, 무용, 재즈, 팝, 월드 뮤직, 연극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를 넘나들며 전통예술의 다양한 가능성과 함께 ‘한국적인 월드 뮤직’을 다듬고 있다. “우리 전통이 글로벌화한 국제적 에너지로 옷을 갈아입을 때가 됐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적 환경조성이 중요합니다. 세계 각국의 음악대학에 우리 악기 한두개씩은 꼭 놓여 있는 그날을 생각해 보십시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2년 대전 출생. ▲70년 서울국악예술고 졸업. ▲57년 5세 때 남사당 무동으로 데뷔. 장구·쇠가락은 송순갑 등을 사사. ▲78년 김덕수 사물놀이패 창단. ▲82년 미국 댈러스, 세계 타악인대회 참가. ▲84년 캐나다 밴쿠버, 월드 드럼페스티벌 참가. ▲88년 서울올림픽 성화 봉송 축하 공연. ▲95년 사물놀이패 한울림 창단. ▲99∼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연희과 조교수. ▲2001년 전통문화벤처기업 난장컬처스 대표. ▲0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통예술위원. # 대표 음반 ‘난장-뉴호라이즌’(95),‘김덕수 사물놀이 결정판’(96),‘풍물 데뷔 40주년 기념 앨범-미스터 장구’(97), 김덕수 예인인생 50주년 ‘길’(07) 등.
  • [Zoom in 서울] 신설동에 세계적 풍물시장 선다

    [Zoom in 서울] 신설동에 세계적 풍물시장 선다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옛 숭인여자중학교 부지에 세계적 규모의 벼룩시장이 조성된다. 서울시는 21일 동대문풍물벼룩시장 자치위원회와 동대문운동장 내 풍물벼룩시장을 철거하고 이곳에 있는 894개 노점을 모두 옛 숭인여중 부지에 조성하는 ‘청계천풍물벼룩마켓’(가칭)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풍물시장 자치위와 이전 합의 최창식 서울시 행정 2부시장과 한기석 동대문풍물벼룩시장 자치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동대문풍물벼룩시장 이전 합의서에 서명했다. 풍물시장이 섰던 동대문운동장은 11월부터 철거되고 내년 3월 말에는 그 자리에 공원 및 월드디자인플라자를 짓는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사업을 시작한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사업 발표 이후 모두 845차례 상인들을 만나 이전을 설득한 끝에 합의를 했다.”고 말했다. 동대문운동장 풍물벼룩시장은 청계천을 복원하면서 ‘황학동 도깨비시장’ 등 주변 노점상가를 정리해 2004년 초 동대문운동장 축구장으로 이주시키면서 조성됐으며, 지난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사업을 발표하면서 이전 논의가 본격화됐다. 시는 동대문운동장 내 풍물벼룩시장을 철거하는 대신 내년 3월까지 시유지인 동대문구 신설동 109의 5 옛 숭인여중 부지 5056㎡에 새로 풍물벼룩마켓을 조성해 풍물시장 노점 894개를 입주시키기로 했다. 시는 3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다음달 청계천풍물벼룩마켓 계획안을 확정한 뒤 10월부터 공사에 착수, 내년 3월 개장한다. 풍물벼룩마켓에는 900여개 점포가 들어선다. 동대문풍물벼룩시장 상인 외에 독특한 상품 매장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나 시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일부 자영업자 등도 입주시킬 계획이다. 시는 청계천풍물벼룩마켓 입주 상인들을 위해 창업활동, 친절서비스 등의 교육과 홍보·활성화 및 시설 현대화 사업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창업자금이 부족하거나 판매품목 변경으로 자금이 필요한 상인들에게는 신용보증을 통해 특별융자도 병행한다. ●친절교육·창업자금도 지원 청계천풍물벼룩마켓은 지하철 2호선 신설동역에서 120여m, 청계천에서 100m 가량 떨어져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방태원 서울시 건설행정과장은 “청계천풍물벼룩마켓을 외국의 유명 벼룩시장처럼 서울 시민은 물론 외국관광객이 즐겨찾는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면서 “신설동 고가차도 철거와 맞물려 이 일대의 발전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풍물벼룩마켓에 입주하는 노점상은 시설비는 받지 않는 대신 건물 사용료와 토지임대료를 내야 한다. 또 기한은 3∼5년 내외로 책정하되 연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서울대공원 ‘도깨비박’ 열렸다

    서울대공원 ‘도깨비박’ 열렸다

    ‘어린이대공원에 뱀이 출몰한다(?)’ 서울시설공단은 16일 어린이대공원에 설치한 덩굴식물 터널에 보기만 해도 오싹한 ‘뱀오이’와 특이한 모양의 ‘도깨비박’ 등이 열매를 맺었다고 밝혔다. 3년째 120m 길이의 덩굴식물 터널에서 위용을 자랑하는 뱀오이는 뱀 머리를 뜻하는 사두(蛇頭)오이라고도 불린다. 모양과 크기, 색깔까지 큰 뱀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중국 남부지방에서 생산되는 열대성 작물인데 2m까지 자라며 식용도 가능하다. 맛은 일반 오이와 비슷하다. 도깨비박은 생김새가 도깨비 방망이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겉은 일반 박과 전혀 다르지만 속은 조롱박과 똑같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이렇게 달라졌어요] 종로구 ‘감고당·별궁길’

    [이렇게 달라졌어요] 종로구 ‘감고당·별궁길’

    종로구 화동 감고당길과 별궁길은 정겨운 우리동네 뒷길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정답’을 알려 주는 곳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인사동과 북촌한옥마을을 연결하는 두 길은 그동안 주민들의 버림을 받다시피했다. 파인 아스팔트에 오가는 자동차가 뒤엉키기 일쑤인 걷고 싶지 않은 길이었다. 이 길이 오랜만에 지나는 사람은 미처 못 알아볼 정도의 미로(美路)로 변신에 성공했다. ●전(前)=걷고 싶지 않은 길 감고당길과 별궁길은 안국동사거리에서 북촌길로 이어지는 각 450m,480m 길이의 골목. 건너편에는 인사동과 운현궁이, 길 왼쪽에는 경북궁, 오른쪽에는 창덕궁이 위치해 있다. 사방이 고궁과 명소로 둘러싸인 곳이다. 하지만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없어 양방향으로 자동차가 다니면서 6∼8m(감고당길) 도로에서 서로 ‘빵∼빵’ 경음기를 울리고, 사람은 자동차 사이를 요리조리 피하면서 다녔다. 도로는 울퉁불퉁 파이고 노점상들이 군데군데에서 장사진을 치면서 더 좁고 지저분했다. 주민 오형근(65)씨는 “광고전단이 덕지덕지 붙은 전신주에 전선은 아래로 늘어져 있고, 전신주 아래에는 취객들의 노상방뇨 흔적, 구토물 등이 방치돼 역겹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풍문여고 학생들은 등굣길에 늘 코를 쥐고 다녔다고 한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지난해 25억원을 들여 꼬박 1년 동안 두 길을 대대적으로 뜯어 고쳤다. ●후(後)=감동을 느끼는 길 아스팔트를 걷어 내고 고급스러운 검은색 아스콘 포장을 했다. 인도에는 흰색 화강석을 20㎝×20㎝ 크기로 깔았다. 감고당길은 안국동사거리에서 진입하고, 별궁길은 골목을 빠져 나오는 일방통행 길로 바꿨다. 차도와 인도 사이에 둔덕이 없어 급한 자동차는 앞 차를 추월할 수도 있게 배려했다. 모든 전선은 땅속에 묻었다. 소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등 4701그루를 촘촘히 심었다. 길을 지나다 쉴 수 있는 나무의자도 도깨비 등 모양으로 예쁘게 만들었다. 풍문여고의 담장을 허물고 공원처럼 꾸미자 시야가 확 틔었다. 작은 카페 등이 하나둘씩 등장했고, 몇몇 가게는 스스로 간판 등을 바꾸며 분위기를 맞췄다. 인사동을 둘러본 뒤 북촌한옥마을로 향하다 이 길을 지나던 외국인들의 입에서 “원더풀”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매듭박물관, 만화박물관, 부엉이박물관 등 근처 박물관의 관람객도 부쩍 늘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10일간 황금연휴 만든다

    국내든 해외든 시간 없는 직장인들이 어떻게 회사에 사표 내지 않고도 한 번에 10일씩 시간을 내 여행할 수 있을까.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여행 비용은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는지, 여행 마니아 조은정씨가 들려주는 ‘감동여행 10계명’을 숙지하면 꿈을 현실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 명절과 공휴일을 활용해 나만의 ‘황금 연휴’를 만들 것 발상의 전환만 하면 직장인이 한 번에 열흘씩 그것도 일년에 2∼3차례나 여행을 할 수 있다. 공휴일이 낀 징검다리 연휴 사이를 휴가와 월차 등으로 적절히 메우면 주말을 합쳐 9∼10일을 쉴 수 있다.2∼3년 전부터 미리 캘린더를 보며 장기 연휴에 대비해 계획을 세우면 여유 있고 경제적인 여행을 준비할 수 있다. (2) 중국·일본 등 가까운 지역은 주말을 이용할 것 우리나라 남도 지역이나 중국·일본 등을 여행하기 위해 휴가를 낼 필요는 없다. 미리 준비만 잘 하면 금요일 퇴근 뒤부터 월요일 출근 전까지 ‘1박3일’을 활용한 ‘도깨비 여행’으로도 충분하다. 동남아 일대도 주말에 하루 정도 월차를 덧붙이면 충실한 여행이 가능하다.9∼10일의 장기 연휴는 유럽·아프리카·중남미 등 먼 나라를 여행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3) 여행비용 마련을 위한 적금 혹은 펀드에 가입할 것 여행 비용은 계획성을 갖고 평소에 조금씩 모아둬야 한다. 여행비 마련을 위한 펀드나 적금에 가입한 뒤 ‘몰디브 여행을 위한 3년 펀드’나 ‘동해안 일주를 위한 1년 적금’ 등 스스로 이름을 붙여 놓으면 강제성도 부여되고 동기 유발에도 효과가 크다. (4) 평소 근검절약하는 습관을 기를 것 남들과 똑같이 월급 받고 남들과 똑같이 돈 쓰면서 ‘여행마니아’가 되겠다는 것은 과욕이다. 한정된 월급 속에서 여행이라는 즐거움을 맛보려면 다른 즐거움들은 반드시 포기해야만 하는 기회 비용으로 간주해야 한다. 남성이라면 술값이나 담뱃값 등을, 여성은 고가옷이나 명품 액세서리 등의 소비를 끊거나 크게 줄여야 한다. (5) 항공권은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최저가로 구입할 것 해외여행의 경우 항공권 비용이 여행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항공권을 최저가로 구입하는 것이 성공적인 여행의 ‘제1요건’이다. 최근에는 출발이 얼마 남지 않은 재고 항공권을 초저가에 판매하는 ‘땡처리항공권’사이트들도 생겨났다. (6) 항공사 마일리지 서비스를 잘 활용할 것 항공기 마일리지 서비스를 활용하면 돈 들이지 않고도 왕복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다. 신용카드 포인트 등 모든 서비스 혜택을 항공사 마일리지로 변환할 수 있는 방법도 알게 된다. (7) 유스호스텔 등 중저가 숙박시설을 잘 활용할 것 인터넷을 잘 뒤져보면 의외로 저렴하면서도 깨끗한 시설의 국내외 유스호스텔을 하루 1만∼3만원 정도로 이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값싸고 깔끔한 숙박업소에 대해 문화관광부가 인증한 ‘굿스테이’제도가 있다. 이렇게 항공권과 숙식비만 아끼면 여행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8) 여행공모전 등 공짜 여행 기회를 적극 활용할 것 요즘 어지간한 신제품 프로모션에 공짜 여행상품이 들어가 있지 않은 것이 없다.‘내가 응모한다고 당첨되겠어.’라는 마음을 버리고 응모전에 적극적으로 임하면 노력의 대가가 반드시 돌아온다. (9) 진정한 감동을 원한다면 패키지보다는 자유 여행을 할 것 여행에서 나만의 감동을 간직하려면 내가 좋아하는 유적이나 지역에 2∼3일이라도 머물러야 하는데 패키지 여행은 그런 여유를 누리기에 어려움이 많다. 여행전문가라면 자유여행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0) 여행 목적지에 대해 사전에 철저히 공부할 것 여행지에 대한 경제·역사·사회 등을 공부하지 않을 경우 그곳에서 보게 되는 것은 그저 ‘껍데기’뿐이다. 영국의 식민통치를 통해 이식된 극단적 자유주의 경제사상을 알지 못한 채 홍콩에 가면 왜 ‘백만불짜리’ 마천루 야경과 우리돈 1000원짜리 가짜상품이 가득한 ‘짝퉁시장’이 공존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한강 뱃길 100리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한강 뱃길 100리

    “1분 후 갑문이 열리면 경인운하에서 한강에 들어섭니다. 유속이 달라 배가 잠시 출렁일 수 있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해외 동포인 서한강씨는 배를 타고 서울로 가자는 아홉살 아들 녀석의 성화에 못이기는 척하며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카페리에 몸을 실었다. 경인운하를 따라 40여분이 지나자 넓은 한강 하구가 눈에 들어온다. 오늘이 2022년 7월16일이니 이민생활 15년 만에 다시 보는 서울이다. 경인운하 개통 후 열린 인천공항과 서울간 뱃길은 모두 1시간 10분가량 걸린다. 자동차나 기차를 타고 도심으로 들어오는 것보다 시간은 조금 더 걸리지만 볼거리가 많아 여행객에겐 인기다. 익숙하다고 생각한 한강의 모습이 생경하다. 강 주변은 거대한 녹색 띠를 두른 듯하다.15년 전 8m에 달하던 회색 시멘트 경사면이 사라지고 수초와 야생화가 자리를 잡고 있다. 덕분에 갑판 위까지 풀내음이 전해온다. ●3000t급 유람선 타고 서울 나들이 ‘부∼앙’. 경적과 함께 상하이에서 중국 관광객을 태우고 들어오는 3000t급 유람선이 모습을 보인다. 총 길이만 110m, 한번에 900명까지 탈 수 있는 이 배는 평균 수심 4m인 한강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배다. 한강에서 이렇게 큰 배를 보리라곤 기대하지 못했다. 승객은 금요일 밤 상하이를 출발해 서울에서 관광과 쇼핑을 즐긴 뒤 월요일 새벽에 돌아가는 젊은 중국인 ‘밤 도깨비’ 여행객들이 대부분이다. 서씨가 한국을 떠나기 전인 2006년 한 해 89만 7000명선에 머물던 중국 관광객 수는 15년 만에 무려 200만명까지 늘어났단다. 한강르네상스가 관광 기적을 일궈낸 것이란 평이다. 김포공항 인근인 서울 강서구 마곡지역을 지나니 안내방송이 나왔다. ●‘동양의 베네치아´ 마곡워터프런트 “오른쪽이 ‘동양의 베네치아’ 마곡 워터 프런트입니다. 고급 카페들과 연구시설, 다양한 주거단지가 있는 곳이죠. 한강엔 마리나(요트 계류장)가 3곳이 있는데 이곳이 4만㎡로 가장 큽니다.” 안내방송을 듣기라도 한 듯 70m 너비의 인공 물길 사이로 개인 요트들이 미끄러지듯 빠져나온다. 안내요원은 한강을 출발해 서해로 세일링과 바다낚시를 즐기러 나가는 배라고 설명했다. 유유히 바다로 향하는 요트의 행렬이 미국 보스턴의 찰스강을 보는 듯하다. 여의도 주변에 이르자 닻으로 물 위에 고정시킨 인공 섬들이 눈에 들어왔다. 물위를 걷듯 수면 위에 자리잡은 인공섬으로 들어가면 수상 정원이 펼쳐지는데 야외 조각작품과 놀이터, 수상카페 등이 있다. 이상하게도 새로 지어진 한강 주변 아파트들은 강을 향해 사선 모양으로 듬성듬성 자리를 잡았다. 전체적인 조망권을 고려하고 바람길도 열어주도록 주변 건축 허가가 강화됐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한강변 풍경에 감탄하는 사이 어느덧 배는 한강의 중심인 여의도 방향으로 향했다. 여의도와 노들섬, 용산으로 이어지는 세 지역은 한눈에 보기에도 한강을 대표하는 중심부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문화와 예술, 엔터테인먼트, 교통, 금융, 국제업무 지역으로 자리잡은 세 지역만으로도 어지간한 도심 구성이 가능할 정도다. 여의도 공원과 용산 선착장 그리고 노들섬 사이엔 전에 보지 못한 가느다란 다리가 생겼다. 모노레일이다. ●한강변 접근 쉽게 강북로 지하로 강변북로를 달리던 차량들이 갑자기 사라졌다가는 한참 뒤 나타난다. 시민들이 한강변을 오가기 쉽도록 강변북로를 지하화 한 것이다. 이런 작업은 올림픽대로에서도 진행됐다. 바로 여의도 선착장에 내렸다.‘SEOUL INTERNATIONAL PORT’(서울국제항)란 낮선 간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서울이 항구도시로 변했단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여의도에서 인터넷으로 예약해 둔 뮤지컬 티켓을 받기 위해 모노레일을 타고 노들섬으로 들어갔다. 노들섬 오페라하우스에선 12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유작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Ⅱ’의 공연이 한창이다. 영국 웨스트엔드와 동시공연 중인 이 작품은 뮤지컬의 거장이 노들섬 오페라 하우스 건립을 기념해 브로드웨이 대신 한국공연을 택한 작품이다. 극장 앞에는 표를 구하려는 외국인이 줄을 서 있다. 용산에 새로 생긴 120층짜리 호텔에 짐을 풀었다. 석양이 드리워지는 한강의 야경은 ‘낮’보다 아름답다. 첫날부터 서울에 취한 듯하다. 떠날 발걸음이 더 무거워질 것만 같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8대 워터프런트타운 개발 서울시가 이달 초 발표한 ‘한강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은 지금까지 단순히 보는데 그쳤던 한강을 즐기는 한강, 함께하는 한강으로 되돌리기 위한 중장기 계획이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한강 주변 8대 거점을 워터 프런트 타운(Waterfront town·수변도시)으로 개발하겠다는 것과 한강을 통한 주 운하를 열겠다는 것이다. ●용산 등 8곳 수변도시로 변신 마곡·상암·당인리·여의도·용산·흑석·행당·잠실 지구 등 한강변 8곳을 수변도시로 개발한다. 이 가운데 336만㎡ 규모의 마곡지구에는 한강물을 끌어들여 수로를 조성하고 수변에 컨벤션센터, 상업·문화·주거·연구시설 등 다양한 복합 시설물이 들어선다.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는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하면서 강변북로를 지하화해 그 위로 공원과 보행 통로를 낸다. 한강물을 끌어들여 배가 지날 수 있는 뱃길을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잠실은 서울의료원 이전과 잠실운동장 리노베이션, 강변북로 지하화를 통해 수변도시로 탈바꿈한다. 특히 코엑스∼서울의료원∼종합운동장∼한강을 잇는 보행 네트워크가 갖춰진다. 한국토지개발공사가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하는 7만 2000㎡ 규모의 행당지구는 한강 본류와 지천을 잇는 광역적 수상이용 기지로 육성한다. 흑석지구는 뉴타운과 연계해 수변문화공간을 조성한다. 이전 예정인 흑석 빗물펌프장 상부에 공원을 조성하고, 수상지원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인근의 흑석뉴타운도 확대하기로 했다. 지금부터 60여년 전까지만 해도 한강에는 배가 다녔다. 하지만 1943년 청평댐 건설로 상류 뱃길이 끊어졌고, 하류는 한국전쟁이 끝나던 1953년부터 군사적인 이유 등으로 중단됐다. 이런 뱃길이 다시 이어져 국내 각 항구는 물론 중국으로도 이어진다. 이를 위해 용산과 여의도에 한강∼황해 뱃길을 여는 국제광역터미널을 건설한다. 또 잠실과 김포 신곡 수중보에 갑문을 설치하고, 정부가 추진 중인 경인운하와 연계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한강 경관이 달라진다 건물이 제멋대로 들어선 한강변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방안을 수립해 지어지는 건물은 수변공간과의 조화를 이루도록 할 계획이다. 콘크리트로 된 한강 호안을 단계적으로 자연형으로 바꾼다. 오세훈 시장 임기 내인 2010년까지 전체 62㎞ 가운데 18㎞를 마무리짓는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최종협 한강사업본부장 “자연성 회복 숨쉬는 한강으로” 서울시가 야심차게 내놓은 ‘한강 르네상스’의 기획과 구상, 현실화 과정에는 올 1월7일 출범한 한강사업본부의 역할이 컸다.6개월간 거대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해 온 최종협 한강사업본부장에게 한강르네상스에 대해 들어봤다. ▶한강 르네상스 사업에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자연성 회복이다. 시멘트 인공 호안을 중심으로 치수기능에 중점을 두었던 한강을 생태가 숨을 쉬는 곳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목표다.1986년 완성된 한강 계획이 치수에 치중했다면 이젠 한강을 자연 친화적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또 수중보에 갇혀 호수로 전락한 한강을 강으로 이용하자는 것이다. 경인운하 등의 개발과 맞물려 뱃길을 열면 서울이 항구도시로 변화할 수 있다. ▶개발이 안정세로 들어선 부동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여의도, 용산, 난지, 뚝섬 등 한강르네상스 주요 중심지는 이미 여타의 요인에 의해 부동산 값이 움직인 곳들이다. 한강르네상스로 다시 영향을 받지 않으리라고 본다. ▶충분한 준비 과정이 있었나. -그간 학계와 시정개발연구원에서 한강개발에 관한 연구들이 꾸준히 준비해 왔다. 수상교통부터 환경문제까지 심도깊은 논의를 진행했고 전문가부터 일반인까지 각계를 아우르는 자문위원회를 구성, 다각도의 자문도 받았다. 한강르네상스 안이 단기간에 나온 것은 결코 아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서 쾌속여객선 타고 中간다 서울과 중국을 잇는 ‘한강 뱃길 재개통’은 언제 실현될까. 연구는 한창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는 시정개발연구원의 연구 용역안이 나오는대로 건설교통부, 환경부, 국방부, 인천시, 경기도 등과 본격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이는 반세기 동안 끊어진 한강의 운송 기능을 되살리려는 역사적인 작업이다. ●단둥 등 3개 항로 ‘구상´ 18일 서울시 한강사업기획단에 따르면 한강 뱃길은 임진강을 끼고 강화도 북쪽을 돌아 교동도를 거쳐 중국으로 향하는 항로와 신곡 수중보에서 굴포천을 지나는 이른바 ‘경인운하’를 거쳐 강화도 남쪽으로 황해에 진입하는 항로가 있다. 아울러 경인운하를 빠져 나와 막바로 남중국해 방향으로 가는 항로도 개발을 염두해 두고 있다. 우리나라 해역을 벗어난 항로는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중국 웨이하이(威海)부터 단둥(丹東), 칭다오(靑島), 상하이(上海)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길이 300∼500㎞ 구간이다. 서울시는 서울∼중국 항로를 운항할 배로 크기 3000t급 안팎의 여객수송선으로서 45노트(시속 81㎞) 이상의 속도를 기준으로 삼았다. 이 정도 속도이면 현재 인천에서 중국을 오가는 여객선의 두배 속력이다. 따라서 편도 4∼7시간이면 목적지에 닿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천국제공항에서 산둥반도 최동쪽 항인 웨이하이까지 비행기로 45분쯤 걸린다. 항공료는 대체로 편도 15만원 안팎이다. 따라서 서울∼중국 여객수송선의 운임은 3만∼4만원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터미널은 지난 3일의 서울시 발표대로 용산과 여의도를 우선 광역터미널로 정했다. ●준설·수중보 갑문 확장이 관건 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중국 뱃길을 잇는 공사 중 가장 큰 것은 한강 바닥 준설과 신곡 수중보의 갑문을 확장하는 공사다. 강 바닥에는 남북 분단 이후 배가 다니지 않고, 신곡 수중보의 갑문이 잠정 폐쇄된 뒤 모래가 많이 싸여 있다. 수로의 강폭은 현재 정도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큰 배가 다니려면 수심이 한강 본류(신곡∼잠실 수중보)는 4.0m 이상 필요하고 지류도 2.8∼3.0m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신곡 수중보는 한강과 임진강 등의 수면 높이를 맞추는데 꼭 필요한 시설이다. 예를 들면 용산이나 여의도에서 배를 타고 황해로 나갈 때 신곡 수중보 앞에서 한강 하류의 낮은 높이를 상류의 높이와 맞춰야 한다. 빠른 시간 안에 물 높이를 맞추려면 수문의 용량이 지금보다 훨씬 커야 한다. 서울시는 준설과 수중보 개량에 약 500억∼7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한강의 동쪽에 있는 잠실 수중보의 확장은 우선 급하지 않다. 큰 배가 한강다리 밑을 통과하는데 반포대교 서쪽의 다리도 큰 걸림돌이 아니다. 동작대교, 한강대교 등은 현재 규모로도 배가 통과할 수 있다. 정부가 준설작업을 시작하면 서울시는 이에 맞춰 수중보 개량 작업을 하면 착공 4년안에 모든 공사를 끝낼 수 있다. 정부가 언제 준설을 결심하느냐에 재개통 시점이 달린 셈이다. ●서울·인천 등 이해관계 조율 중 한강 뱃길 재개 사업은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 정부도 원한다. 경인운하는 현 정부를 포함해 역대 많은 대통령들도 한번쯤 경제성을 검토했던 사업이다. 경인운하 사업이 마침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맞물려 있어 이해 관계를 조율하고 있는 중이다. 환경단체와 국방부 등의 반대를 설득하는 게 난제로 보인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한강 개발 난제 ‘한강변의 경관을 개선하고, 곳곳에 친환경 수변도시를 만든다. 서해 뱃길을 만들어 서울을 국제항구도시로 재탄생시킨다.’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마스터 플랜’의 큰 그림이다. 계획만 보면 더이상 좋을 수 없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문제점이 예상된다. 환경 파괴와 개발에 따른 침수 피해, 남북 관계, 사업 연속성 등이 바로 그것이다. 환경론자들은 뱃길을 내기 위해 바닥을 준설하면 하천의 생태가 파괴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중랑천과 탄천까지 준설하면 환경생태의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환경연합 초록정책국 한숙영 간사는 “개발의 시각이 한강을 경제·사회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자원으로 보는 데에만 쏠려 있는 것이 문제”라면서 “특히 한강 하구는 멸종 위기종의 서식이 보고되는 등 우수한 생태계가 유지되는데 이곳을 준설하고, 선박을 운항하면 우리나라 환경생태가 손실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환경시장을 자임하는 오세훈 시장은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한강 활용을 극대화할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하지만 환경론자들은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80%가 넘는 콘크리트 호안(둑의 침식을 막는 시설물)을 단계적으로 걷어내고 수생식물과 자갈 등을 활용, 자연형 호안으로 바꾼다는 구상도 짚고 넘어갈 대목이다. 이도훈 경희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한강에 뱃길을 내려면 기술·경제·환경·안전상의 타당성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전제한 뒤 “환경을 따진다면 자연형 호안이 바람직하지만 치수 안전성을 놓고 보면 콘트리트 호안이 더 우수하다.”고 말했다. 예산 확보와 사업 연속성도 약점이다.2010년까지 단기·소규모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6726억원에 이른다. 나머지는 서해 뱃길을 준설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임진강 하구 모래를 팔아 개발 비용으로 충당하거나 민간자본을 유치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모든 사업이 맞물려 있어 하나라도 삐걱거리면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한강과 임진강 하루 접경지역을 열어 중국으로 통하는 뱃길을 내 서울을 항구도시로 만든다는 구상은 남북관계가 변수다. 중앙정부, 북한의 판단에 따라 사업이 좌우되는 점은 한강 뱃길 사업이 구상 단계에서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한강의 어제와 오늘 새우젓으로 유명했던 마포나루. 밤섬은 배 만드는 마을로 통했다. 광나루와 양화나루터에 펼쳐진 은빛 백사장과 뚝섬 버드나무 숲은 1945년 해방 전후로 보던 한강의 모습이었다. 한강 뱃길을 따라 곡물과 소금, 젓갈류, 뗄감 등을 실어나르던 황포돛단배도 흔했다. 한국전쟁 시절 한강은 피란민의 삶과 죽음을 가르기도 했다. 사람과 더불어 호흡하던 한강이었다. 그런 한강이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관상용’으로 전락했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뱃길은 1970년대 팔당댐 건설로 끊겼다. 밤섬 주민들은 쫓겨났다. 옛 나루터 자리에는 다리가 들어섰다. 1960년대 말 1차 한강개발은 한강과 시민 사이에 둑을 만들어 소통을 단절시켰다.1980년대 2차 한강개발은 회색 콘크리트로 한강을 도배질했다. 또 한강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환경 관련 규제들도 한강과 시민을 멀어지게 했다. 개발은 한강둔치 주변 곳곳에 ‘아파트 숲’을 세웠다. 또 강남쪽으로 올림픽도로를, 강북쪽으로는 강변북로를 새로 뚫었다.60년대 한강철교와 한강대교, 양화대교, 한남대교 등 4개에 불과했던 한강 다리는 1970년 마포대교를 시작으로 무려 10여개가 더 세워졌다. 그나마 잠실과 여의도 등 둔치 주변에 조성된 시민공원들이 소통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 1990∼2000년대는 한강 난개발의 후유증을 치유하기 위한 여정이었다. 한강을 시민 곁으로 돌려놓는 작업이었다. 최근 서울시가 내놓은 ‘한강 르네상스’ 사업도 한강 복원을 위한 개발이 중심이다. 복원은 한강의 물류 기능 회복에 맞춰져 있다.‘한강의 물길’이 도심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과거 서울의 교통로로서 큰 역할을 맡았던 한강이 10년 후에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올까.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일제시대 살인의 추억 ‘조선형사 홍윤식’

    일제시대 살인의 추억 ‘조선형사 홍윤식’

    ‘샤알록 홈즈’는 산 사람일까, 죽은 사람일까. 서대문경찰서 강력1반 사환 말희가 형사 홍윤식에게 묻는다. 홍윤식은 입술을 씰룩인다. “그래, 얘기 속에서만큼은 그럴 듯하게 살아 있으니까…그 얘기가 살아있는 한 쉽게 죽을 수가 없겠구나.” ‘조선형사 홍윤식’(9월 2일까지, 대학로문화공간 이다 2관)은 눈으로 확인한 것만 믿는다. 그게 그에겐 첨단과학이다.1933년 경성 죽청점(서울 충정로)에서 잘려나간 아기 머리통이 발견되자, 홍윤식이 제일 먼저 들여온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보여주는 현미경. 그러나 정작 사건은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이 해결해 준다. 순간, 홈즈의 실재를 부정하던 홍윤식은 말희의 말을 떠올렸을 게다.“그렇지만 도까비는 실제로 있었세요. 봤다는 사람도 있는 걸요.” 작품은 잔인한 소재로 먼저 ‘지르고’ 들어간다. 그러나 사근거리는 말희의 입말이 무거운 주제를 동동 띄운다.‘모단’에 눈떠가는 당시 일상의 세밀화도 볼거리다. 머릿수건 하나 집어던지며 아낙에서 여학생으로 변했다가, 가고시마산 고구마 소주를 훔쳐 달아나는 도깨비로 분하는 세 여배우의 넉살은 훈훈하다. 그대로 극장 밖으로 나가도 손색없을 노숙자 ‘뻐꾸기’의 과장되지 않은 웃음과 언어유희도 좋다. 이렇듯 ‘조선형사’의 외피는 모던보이의 유쾌한 걸음을 닮았다. 거기에 익숙해진 관객들은 돈 몇 푼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인물에도 별로 동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작품이 겨누고 있는 지점은 배꼽이 아니라 근대와 전근대, 일본과 한국, 빈부 사이의 모순이다. 새로 생겨난 도시의 흥성거림 속에서도 죽은 아이 묻을 돈이 없어 밤에 몰래 무덤을 파는 하층민이 있다. 본인도 ‘조선놈’이면서 “조선놈들은 닦달해야 말을 하는 습성이 있어.”라며 애먼 노숙자를 잡아패는 형사도 있다. 결말은 생경하지만,‘조선형사’는 장면장면에 깃든 이야기의 매력이 진하다. 홍윤식, 그도 얘기가 살아 있는 한 쉽게 죽을 순 없을 것 같다.‘샤알록 홈즈’가 그랬듯이….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비운의 왕 묻힌 곳에 860살 먹은 은행나무

    비운의 왕 묻힌 곳에 860살 먹은 은행나무

    ‘도봉 명소 10선’을 아시나요. 9일 도봉구에 따르면 지난해 말 주민 725명이 참여한 인터넷 설문을 통해 후보지를 선정하고 도봉미술협회 등 전문단체들의 현장답사 등을 통해 10곳을 최종 엄선했다. 도봉산이 으뜸으로 꼽혔다. 최고봉인 자운봉(739.5m)을 비롯해 만장봉·선인봉 등이 금강산을 축소한 듯한 절경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조선시대 비운의 왕으로 통하는 방학동의 연산군 묘와 그 앞에 우뚝 선 수령 860여년의 은행나무(서울시 지정보호수 1호)가 뒤를 이었다. 도봉서원은 서울에서 현존하는 유일한 서원으로 주변 경관이 빼어나다. 도봉산 만장봉 동쪽 기슭에 자리잡은 천축사도 이름을 올렸다. 태조가 신라시대 암자를 증축하면서 산세가 인도의 천축산을 닮았다고 해서 천축사로 불렸다고 한다. 주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방학천 변의 발바닥공원과 방학사거리의 방학4계광장도 포함됐다. 창동 열린극장과 쌍문동 옹기민속박물관도 빠지지 않았다. 지난 5월 국제 규격의 잔디 축구장으로 문을 연 창동 초안산근린공원의 창골 잔디구장에는 피크닉광장, 생태연못 등 주민 쉼터도 함께 있다. 마지막으로 대표적 재래시장인 방학동 도깨비시장이 10선에 포함됐다. 도봉구 관계자는 “초등학생들의 구정 투어에 10선 탐방을 포함하고, 홍보전단도 만들어 도봉구가 생태관광도시라는 이미지를 다지겠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Seoul In] 뮤지컬 ‘그건 도깨비’ 공연

    구로구(구청장 양대웅) 가족 뮤지컬 ‘그건 도깨비 마음이야’가 30일과 다음달 1일 이틀간 구로 문화화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서울어린이 연극상 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일본 순회 공연도 했다. 구 관계자는 “아이들뿐 아니라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따뜻한 소재의 공연을 선정했다.”면서 “동화속 세계를 체험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2회(오후 2시,4시) 공연한다. 관람료는 무료. 문화체육과 860-2276.
  • [김문기자가 만난 사람] 아코디언으로 제2의 인생 즐기는 이계익 전 교통장관

    [김문기자가 만난 사람] 아코디언으로 제2의 인생 즐기는 이계익 전 교통장관

    # 취미:누드 크로키, 아코디언 연주 # 별명:도깨비 # 특이사항:매년 마라톤 풀코스 2∼3회 완주(최고 기록 3시간40분), 지난 4월 에베레스트 실버원정대 이끌고 해발 5400m까지 오름. # 희망:실버 아코디언연주단 창단, 실버 마라톤클럽 조직. 그 외에도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음. 사회활동에서 떠난 후에는 과연 무엇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누구나 고민하는 매우 중요한 인생의 화두임에 틀림이 없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답이 잘 안 나오거든 다음을 주목해 보자. #문제:현역 시절을 ‘국영수’로 살았다면, 나이 들어서는? #답:‘예체능’이다. 맞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무수히 많은 철조망을 통과하기 위해 국어, 영어, 수학이 필요했겠지만 은퇴 후에는 예체능으로 재무장해야 인생을 90세까지 건강하게 끌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서적으로 여유있고 괜찮게 늙어가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여기 한 사람을 소개한다. 주인공은 바로 이계익(70) 전 교통부장관.1993년 8월 우리나라 고속철 차량 선정 때 최종 도장을 찍은 장관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평소 만나는 사람에게 “장관될 때까지 정말이지 ‘국영수’로 많은 관문을 통과했다.”면서 “이제는 예체능이야.”를 항상 강조한다.어느날 문득 그에게 준비하지 못한 ‘은퇴’가 찾아왔지만 곧바로 ‘국영수’를 버리고 ‘예체능’을 택했다. 적어도 비참하게 늙지는 않을 방법이라고 자신한다.그도 그럴 것이 아코디언 연주를 배우고 누드 그림을 열심히 그렸다. 시간이 날 때마다 “오늘도 걷는다마는∼” 하는 노랫말을 중얼거리며 뛰었다. 또 일주일에 한번씩 젊은 여인의 누드를 보면서 스케치북에 정성껏 옮기다보니 개인전을 두어번은 열 수 있을 정도로 부끄럽지 않은 작품들이 쌓였다. 정신·신체가 10년 전보다 더 건강해질 수밖에 없다. 머리가 맑고, 가슴이 따뜻해지고 또 다리가 튼실하니 충분히 그럴만도 할 터. 지난주 서울 종로구 내수동에 위치한 이 전 장관의 자택을 찾았을 때에도 그는 아코디언으로 ‘눈물젖은 두만강’을 연주하고 있었다.“악보도 없이….”라고 말을 건네자 “운전할 때 브레이크를 쳐다보고 밟느냐. 운전하다 보면 엔진도 보이고 하는 것이지….”라며 웃는다. 근황을 묻자, 소문대로 매주 화요일이면 서울 반포동 화실에 나가 아름다운 여인의 누드를 감상한다고 답했다. 회원이 15명으로 홍익대 미대 출신 전문가들과 자신처럼 아마추어도 몇명 포함돼 있단다.또 매주 토요일 아침 9시에 친구들과 함께 인천 강화도나, 경기 양평·장호원 등으로 풍경화를 캔버스에 담으러 떠난다. 아울러 일주일에 2,3회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마련한 아코디언 연주공간에 가서 무료로 아코디언을 가르쳐 준다. 교통부장관을 그만둔 직후 독일로 배낭여행을 갔을 때 악기점에서 아코디언을 구입, 독학으로 배운 실력이 어느새 강사 수준까지 이르렀다. 실제로 강사 노릇도 했다. 아코디언 연주시범을 보이며 “혼자 할 수 있는 유일한 오케스트라가 바로 아코디언”이라는 예찬론을 폈다. 그는 은퇴하면서 몇 가지 생활신조를 정했다. 남한테 욕 안 하기, 일주일에 서점 세번 들르기, 지하철 타면 서서 가기, 외출할 때 수염 깎고 넥타이 매기, 걸어서 가기 등이다. “양보하고 즐겁게 천천히 사는 방법을 터득했지요.나이들면 대개 자신이 살아온 지난날에 대해 알아주지 않는 것을 섭섭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면 새로운 변화에 저항하게 되지요. 다 허깨비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그는 현역시절 선생, 관료, 기자 등 안 해본 것이 없다면서 ‘그때’를 잊고 앞으로 90세까지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잘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이 중요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지나온 시절이 문득 떠올랐을까.6·25때 아픈 기억을 회고한다. 그러니까 배재중학 1학년때 6·25를 만나 천안집에서 가족과 함께 피란을 준비 중이었다. 갑자기 군인들이 나타나 아버지를 보자 총을 겨눴다. 마침 비오는 날이어서 아버지는 군용 우의를 입고 있었다. 군인들은 이런 차림의 아버지를 인민군으로 오인, 어린 이계익 등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총을 두발 발사했다. 이를 본 여동생은 충격을 받아 실신했고, 시름시름 앓다가 끝내 숨지고 말았다. 1951년 3월 어머니는 동생 하나를 더 낳았는데 몇 개월 안돼 굶어 죽었다. 어머니는 충격을 받아서인지 집을 훌쩍 떠나버렸다. 중학 1년생인 이계익이 동생 둘의 생계를 떠맡아야 했다. 다행히 먼 친척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천안시내 한복판에 좌판을 깔고 달러장사로 생계를 꾸렸다. 그러던 중 어머니의 소식을 전해들었다. 수소문 끝에 경기도 의정부 25사단 위병소까지 갔다. 하지만 말도 안 통하고 미군들이 자꾸 쫓아내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정처없이 걷다가 소양강가에서 힘없이 풀썩 주저앉았다. 이때 강가에 떠 있는 배 한 척을 문득 봤다.20인승 전마선, 주인은 70대 노인이었다. 번쩍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뱃사공을 하다 보면 어머니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노인한테 통사정을 했다. 이후 하루 종일 강을 건너는 ‘노젓는 뱃사공’이 됐다. 뱃삯으로 미군한테는 왕복 1달러, 민간인은 담배 1갑을 받았다. 사공 이계익은 전쟁의 포화 속에 ‘백마강 달밤에∼’를 부르며 피곤을 달랬다. 그러기를 3개월여, 이번에는 어머니가 어느 산골에 산다는 얘기를 들었다. 수소문 끝에 어머니와 상봉했으나 새 살림을 차린 것을 알고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냥 돌아서야 했다. 그때가 1952년 겨울. 이후 천안집으로 돌아온 그는 다시 서울로 올라와 양정중학 3학년에 편입한 뒤 양정고를 졸업하면서 새로운 인생길을 걷게 됐다. “우리 사회에서 실버가 짐이 될 수는 없습니다. 실버 아코디언 악단, 또 실버 마라톤클럽을 만들 생각입니다.인간의 DNA는 꾀가 많거든요. 열심히 하는 주인한테 그 DNA는 꼼짝 못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마라톤도 해보니까 되고, 그림과 아코디언도 해보니까 다 됩디다.노인들이 방안에 죽치고 앉아 있는 것보다 라콤파르시타를 연주하는 모습이 얼마나 보기에 좋습니까.”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37년 경기도 평택 출생 ▲56년 양정고 졸업 ▲61년 서울대문리대 철학과 졸업 ▲63∼75년 동아일보기자 ▲78∼81년 럭키금성그룹 이사 ▲81년 KBS해설주간 ▲86∼89년 한국관광공사 사장 ▲93년 교통부장관 ▲99년 문화일보 부사장 ▲2000년 디지털타임스 사장 ▲현재 호서대 객원교수 #주요 저서=소양강의 뱃사공(정우사,1978년), 이계익의 3분경제(한국방송공사,1985년), 세계화에 속고 달러에 울고(정우사,1998년)
  • [“선거법 위헌” 盧발언 파문] “감세하면 어떻게 복지하나”

    盧대통령 감세론 얘기하는 사람들, 복지 한다고 하는데 도깨비 방망이로 돈을 만드나, 흥부 박씨가 어디서 날아오나. 이명박씨의 감세론은 6조 8000억원의 세수결손 가져온다. 감세론, 절대로 속지 말라. 대운하, 민자로 한다는데 누가 민자로 들어오겠나. 연정하자고 했다고,“당신, 독재자의 딸하고 연정할 수 있느냐.”하는데 합당과 연정 구별도 못하는 사람들이 저를 공격하니 제가 얼마나 힘들겠나. 반응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 박형준 대변인은 “국민은 노 대통령의 무능과 오만에 속았다. 그런 대통령이 누구보고 속지 말라고 하는 것이냐.”고 일갈했다. 이어 “노 대통령이 이명박 끌어내리기에 집착하는 이유는 정부의 무능과 실정을 은폐하면서 국민 지지 1위 후보를 지속적으로 비판해 범여권 중심으로 자리잡으려는 정치적 노림수”라고 규정했다. 노 대통령이 이 전 시장의 감세 공약을 비판한 데 대해 박 대변인은 “우리의 도깨비 방망이는 성장”이라고 되받은 뒤 “정치공작용 기획보고서에 입각해서 하는 대운하 비판에는 더 이상 언급도 하고 싶지 않다.”고 일축했다. 박근혜 전 대표측 이정현 공보특보는 “이제는 마치 대통령이 스토커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대연정을 제안할 때에는 진지해 보였는데 그게 장난이었다는 말인지, 말이 말 같아야 가치가 있는 것이지 정말 대꾸할 가치를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 관계자는 “대통령이야 말로 합당과 연정도 구분하지 못하고 헷갈린 것 같다.”고 말했다. 손혁재 경기대 정치교육원장은 “법적으로 금지된 상황에서 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에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월남에 올땐 아가씨 팬티를

    월남에 올땐 아가씨 팬티를

    <서울신문사 초청 파월 모범용사> 상병·김영빈(金榮彬·백마 28연대) 중사·김영수(金榮洙·공군지원단) 중사·안용수(安龍守·맹호기갑 12중대) 하사·이석열(李錫烈·청룡2201부대) 병장·탁정철(卓正哲·백구810함) 게스트·중령 여운건(呂運虔·주월사령부) 매복작전때 갈증 못참아 오줌에 코피 타 마셨더니 여=우리 모범용사 1백명을 금년에도 그리던 고국으로 초청해준 서울신문사에 우선 감사의 뜻을 드리고-. 여러분들은 전부가 전투에서 공을 세운 유공장병들이니까 그간 월남에서 겪은 얘기가 많을텐데 이걸 한번 털어 놓으라 이 말씀인가 본데….(웃음) 안 =우리야 싸우는 군인이니까 전투 얘기 빼놓으면 말짱 헛것 아닙니까?(폭소) 우선 내가 겪었던 전투 경험담 하나를 털어놓지요. 번개1호작전 때 며칠을 매복,「베트콩」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데 이거 통 나타나야지요. 날은 덥지요, 가져갔던 물은 다 떨어졌지요. 할 수 있읍니까? 오줌을 받아 가루「코피」를 타 마셨더니 맛이 찝질씁쓸한게 묘하더군요.(폭소) 「베트콩」몇놈을 꼭 잡아가야 체면이 서겠는데 이놈들이 떨었는지 영 나타나지 않더니 얼마후 그래도 재수가 좋으려고 1개중대가 쓱 나타나더군요. 숫적으로는 우리가 분대 병력인데 저쪽은 중대병력이니 터무니없이 모자라지만「베트콩」쯤이야. 그대로 갈겼더니『따이한이다』하면서 혼비백산 도망가더군요. 5명밖에 못 잡았어요. 이=저도 하나 얘기 하지요. 승룡12호 작전때 입니다.「고노이」섬 탈환을 위한 작전이었는데 비행기에서 뛰어내려 앞만 보고 돌진하다가 엄폐물에 몸을 탁 의지하는 순간, 보니까 여자「베트콩」이 옆에 있지 뭡니까. 나도 모르게 그대로 갈겼지요. 한발 늦었더라면 내가 어떻게 되었을지? 얼굴도 삼삼하게 생겼더군요. 여=그런줄 알았으면 포로로 하지 그랬어?(폭소) 김수=도깨비작전 17호때 우리 소대원이 적 12명을 사살, 많은 장비를 노획했는데 장교놈 가방에서 비밀문서 한통을 발견, 펴 보았더니『한국군과는 되도록 전투를 하지말라. 한국군을 만나면 즉시 피해라』는 지령문서였어요. 여=그건 사실이야. 내가 상황실에서 오래 근무해서 잘 아는데 저놈들이 우리와 싸워 단 한번이라도 이겨본 일이 없으니까 되도록 우리와 싸우려고 하지 않는 것도 이해가 가는 얘기야. 탁=그런데 확실히 월남이 더운 지역이더군요. 우리배 갑판에 계란을 깨놓으면 금새「후라이」가 됩니다.(웃음) 이=거 불이 필요없어 좋겠군. 탁=한번은 우리가 배를 쥐고 웃은 일이 있읍니다. 고국에서 위문품이 왔는데 털장갑이 들었어요. 작년「크리스머스」때니까 아마 국민학교 어린이들 생각엔 월남의 군인아저씨도 겨울을 맞을줄 알았던가 보지요.『국군아저씨 추운데 얼마나 고생 하십니까』하는 편지와 함께 말입니다.(폭소) 몇달만에 본 서울 발전과 예뻐진 아가씨들에 놀라 여=이젠 우리 화제를 바꾸어「에피소드」같은거 얘기해 볼까요? 우선 나부터 하라면 무엇보다 월남에선 미군들이 우리 앞에서 꼼짝 못한다는 것인데 나와 같은 방에 있는 미군장교가『너희 한국군은 어쩌면 그리 강하냐?』고 하면서 이 친구, 외출때는 꼭 같이 나가자는거야. 왜냐고 했더니 한국군과 다니면 월남인들이 깔보지 못한다는 것이지.(웃음) 김빈=뭐니뭐니 해도 여자 또한 한국여자가 세계 제일입니다. 월남여자 말도 마세요. 비쩍 마른게 냄새는 어찌 그리 나는지 눈까지 피로하게 합니다.(폭소) 여=김상병은 이번 휴가에서 여자들만 쳐다보고 다녔겠군? 김빈=사실입니다. 쭉쭉 뻗은게 몇개월만에 와서 보니까 더 예뻐들 졌더군요.(웃음) 여=월남에 우리 위문단이 오면 정말 신나지. 한국노래 들으면 저절로 눈물이 나요. 이=지금 그말 하니까 생각 나는게 있는데 군인이 싸울때 여자「팬티」를 몸에 지니면 재수가 좋다고 하잖아? 그래서 우리 위문단 아가씨들 보고 속옷을 달라면 잘 주지요. (웃음) 앞으로 월남 위문 오는 아가씨들은 각별히「팬티」많이 가지고 오시도록 부탁드립니다. 여=이번엔 조국에 돌아와서 느낀 점을 얘기해볼까. 참 많이 달라졌지? 김빈=아이고, 말도 마세요. 우리도 잘 싸우지만 국민들도 놀라도록 발전을 이룩하고 있더군요. 아이구 건물들이 무척이나 섰더군요. 김수=나는 그것보다 말로만 듣던 청와대를 구경했으니 군대 와서 출세 톡톡이 한 셈입니다. 더구나 대통령각하와 악수까지 했으니 영광치곤 얼마나 큰 영광입니까. 탁=나는 대통령께서 화려하게 사시는 편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대통령께서 청자아닌 신탄진 담배를 태우시더군요. 정말 놀랐어요. 안=『이거 우리 국산담배인데 하나씩 태워봐 맛이 좋아』하시면서 담배를 권하시는데 대통령께선 국산품을 상당히 애용하시더군요. 여=보급품은 어떠냐? 애로는 없느냐? 요새 월남은 우기가 아니냐?는등 정말 자상하게 걱정을 해주시어서 고개가 숙어졌읍니다. 김수=또 전공담을 일일이 다 물으시면서 요새 국내 일부선「콜레라」병이 도니 음식에 각별히 주의 하라고 까지 당부하시더군요. 아버지 같은 인상이었어요. 김빈=머리가 많이 하얗게 새셨더군요. 아마 나랏살림에 걱정이 많으신 때문인가 보지요? 여=이 기회에 우리의 가족들이 월남에 가있는 우리 걱정이 대단할 텐데 실정을 솔직이 말해보지. 우리는 오히려 고국걱정 아가씨 편지 부탁합니다 안=자식은 그저 걱정덩어리인가 보지요? 배나 곯지 않느냐고 편지가 자주와요. 사실 음식이야 먹기싫어 안먹을 정도인데 말이지요. (웃음) 김수=고기엔 이제 신물이나 있는데 그걸 여기선 모르는가보지. 김빈=그리고 전쟁하는 곳이니까 위험한 곳인줄 아는데 생각보다는 그렇게 무서운 곳이 아니라는걸 알아주었으면 좋겠어요. 편히 있을때 죽지나 않았느냐는 식의 편지를 받을땐 도리어 죄송하기까지 하다니까요. 이=그저 바라고 싶은건, 아가씨들의 위문편지나 잔뜩 보내주었으면 제일 좋겠어요. (웃음) 여=사실 월남에 가 있는 우리가 고국 걱정이 더 한것 같아. 폭우다, 화재다, 하는「뉴스」를 들을 때마다 집안 걱정이 크잖아. 그저 국내에 있는 가족들이나 잘들있어주었으면 좋겠어. 탁=그건 사실입니다. 안=그런데 요새 월남에선「오토바이」도둑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는 모양이더군요. 여=그건 수입품에 갑자기 세금을 많이 올려「오토바이」없으면 다니지 못한다는 월남에서 값이 뛰어오르니 도둑이 늘 수밖에 없지. 눈 깜짝 할 사이에 없어지지. (웃음) 이=그러나 저러나 이번에 가면「베트콩」한 백명쯤 잡아 내년에 또 와야겠어요. 아 칙사대접 받는 기회를 놓칠수 있읍니까? 탁=이러다간「베트콩」많이 잡기내기 벌어 지겠는데요? (웃음) 여=이번에 돌아가면 모국의 발전상을 전우들에게 알리도록 하자. [선데이서울 70년 10월 4일호 제3권 40호 통권 제 105호]
  • [주말에 볼 만한 4色 공연]

    ●한여름밤의 꿈 전세계 11개국,38개 도시에서 288회 공연으로 세계와 통한 한국 연극 이다.2005년 영국 에든버러 축제에 참여한 뒤 폴란드 말타 국제연극제, 호주 시드니 페스티벌 등을 돌아 금의환향했다. 셰익스피어 원작을 한국적인 정서로 재해석했다. 깊은 산 속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도깨비들의 한바탕 사랑 소동이 흥겨운 군무와 노래로 펼쳐진다. 정해균 채국희 출연, 양정웅 연출.6월15일∼7월8일 화∼목 8시, 토 4시·8시, 일 4시 대학로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1만 5000∼3만원.(02)3673-5580.●유쾌한 거래 고전적 스타일의 코미디 연극에 슬랙 스틱을 가미한 작품. 사채를 마감하기까지 한시간밖에 남지 않은 사람들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이자 때문에 돈을 갚으려 도둑질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다. 각자의 비밀을 담보로 은밀한 거래가 벌어지는데…. 연극 ‘짬뽕’의 윤정환이 희곡을 쓰고 연출까지 맡았다.김성태 백지원 출연.31일∼6월17일 월∼금 8시, 토 4시·7시, 일 3시 대학로 쇼틱씨어터1관.1만 5000원.(02)762-9190.●플럭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로 이뤄진 현악 3중주단이 클래식과 마임을 결합한 코믹 퍼포먼스 를 선보인다. 다리를 꼬고 몸을 비틀며 심지어 바이올린을 불에 태우면서 연주를 한다. 비발디의 ‘사계’부터 등골이 오싹한 히치콕의 영화음악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조화된 음악을 들려준다. 플럭은 ‘현을 뜯다’란 뜻.27일까지 7시30분 롯데월드 예술극장.3만 3000원.29일∼6월10일 화∼금 8시, 토·일 3시·7시 서울열린극장 창동.3만원.(02)411-0668.●탭퍼스 국내최초의 창작 탭댄스 공연. 의류매장 개장 하루 전 야간공사현장의 좌충우돌 해프닝을 탭댄스와 코미디를 접목시켜 그렸다. 광고, 방송, 공연에서 맹활약중인 국내 최정상급 탭댄서들이 한시간동안 경쾌하게 마룻바닥을 굴러댄다. 30일∼6월10일 월∼목 8시, 금·토 4시·8시, 일 3시·6시 대학로 상명아트홀2관.1만 5000∼2만원.(02)762-9190.
  • ‘2007 춘천마임축제’… 28일~새달 3일

    ‘2007 춘천마임축제’… 28일~새달 3일

    “몸으로 말하는 움직임의 세계, 마임축제에 초대합니다.” 소리 없는 몸짓의 향연 ‘2007 춘천마임축제’가 2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강원도 춘천에서 펼쳐진다. 무대는 춘천 마임의 집을 비롯해 춘천예술마당, 봄내극장, 춘천문예회관, 춘천인형극장, 춘천평생교육정보관, 고슴도치섬, 브라운상가, 명동, 공지천, 강원대, 한림대 등이다. 실내와 거리 공연이 동시다발로 열려 시민, 관객들과 호흡을 함께한다. 19회를 맞는 올 축제에는 독일·러시아·미국·이탈리아·캐나다·일본·호주·타이완·태국·몽골 등 해외 10개국 13개 극단과 국내 80여개 마임극단 및 공연단체가 참가한다. 지난해 처음 열려 인기를 끌었던 개막난장 ‘아! 수(水)라장’을 시작으로 미친금요난장, 도깨비난장, 설치 및 전시, 체험프로그램, 아티스트 벼룩시장, 이외수의 무아지경, 도깨비열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아!수라장은 춘천마임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전야제(27일 오후) 행사로 춘천 중심지인 명동에서 시민들과 자원봉사자, 공연 참가자 모두가 어우러져 다양한 놀이와 거리공연을 선보인다. 주중에는 춘천시내 곳곳에서 공연이 펼쳐진다. 특히 국제 수상경력과 뛰어난 작품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러시아 극단 ‘데레보’와 서커스로 인정받고 있는 캐나다의 ‘7핑거스’ 등 해외 유명극단이 초청공연을 펼친다. 강릉단오제의 관노가면극과 울산학춤, 남사당 등 국내 전통공연과 일본의 부토 등이 함께하는 ‘아시아의 몸짓’도 별도 공연된다. 국내 마임협회 참가자들이 한국 대표 마임의 진수를 보여주고 신진 아티스트를 위한 ‘도깨비어워드’가 열려 수상작도 뽑는다. 고슴도치섬에서는 22개 공연팀이 ‘자유참가작’으로 축제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중·고 청소년들과 대학 동아리의 ‘아마추어 참가’공연도 이어진다. 금요일과 주말에는 고슴도치섬을 중심으로 각종 공연난장이 열린다. 미친금요난장은 금요일(6월1일) 저녁부터 토요일(2일) 새벽까지 고슴도치섬에서는 퍼포먼스와 영상, 음악 등 마음껏 자유를 발산시킬 수 있는 자유무한지대 공간이 펼쳐진다. 토요일(2일) 낮부터 일요일(3일) 새벽까지 역시 고슴도치섬 잔디밭에서 펼쳐지는 도깨비난장도 가족·연인 등 누구나 참가해 밤새 공연과 체험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참가자들이 마임을 하며 놀 수 있는 마임 놀이터, 캐릭터 몽돌이를 직접 만들고 그릴 수 있는 몽돌이존, 아티스트들이 만든 예술품을 사고 팔 수 있는 마임몰, 마임엽서와 우표를 보낼 수 있는 마임우체국, 촛불과 타임캡슐로 소원을 빌 수 있는 마임소원마당 등 관객은 물론 시민들과 함께하는 부대행사도 다채롭게 마련된다. 유진규 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은 “춘천마임축제가 세계 최고의 마임축제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찾는 관객을 위해 열차공연이 펼쳐지는 도깨비열차도 운영된다. 도깨비난장의 일정에 맞춰 6월2일 오후 1시에 청량리역을 출발하는 열차는 이튿날(3일) 서울로 올라가도록 일정을 정해 놓았다. 열차 예매는 (033)242-0551.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Seoul In] 충무아트홀서 어린이날 축제

    중구(구청장 정동일) 5일 충무아트홀에서 보육시설 어린이날 기념 대축제를 연다. 어린이집 46곳의 어린이 및 학부모 9000여명이 참석한다.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에서 ‘명작무대’팀이 도깨비와 함께 하는 한국 전래동화 뮤지컬을 공연한다. 1층 로비에서는 엄마, 아빠가 꾸며 주는 페이스 페인팅은 물론 소나무·다보탑·거북선 등 150점의 환경 재활용 창작품 등이 전시된다. 야외 마당에서는 먹거리장터가 개설된다. 먹거리 및 알뜰 장터 수익금은 중구 ‘행복 더하기’를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된다. 가정복지과 2260-2107.
  • ‘안타 행진’ 이병규는 ‘변태 타자?’

    ‘안타 행진’ 이병규는 ‘변태 타자?’

    이병규(33·주니치 드래곤스)는 ‘변태’ 타자? 이병규의 안타행진이 연일 한국과 일본 야구팬들의 화제가 되고 있다. 그의 안타가 화제가 되는 것은 특이하게(?) 안타를 만들어내는 능력 때문. 25일 벌어진 대 히로시마 전에서도 그의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8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우완 빅터 마르테가 던진 슬라이더를 받아친 이병규. 공은 홈플레이트 바로 앞을 맞고 공중으로 높이 솟구쳐 투수가 공을 잡았을 때는 이미 이병규는 1루에 나가 있었다. 투수 마르테는 안타를 맞은 직후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병규를 쳐다봤으나 이병규는 별일 아니라는 듯 계속 경기에 임했다. 이병규의 이러한 ‘같기道’ 안타 행진에 주니치 팬들도 ‘도깨비 타자’, ‘변태 타자’등의 별명을 붙이며 응원하고 있다. 아이디 Bqhk5x8b0는 “클린히트 필요 없다. 상대 투수를 좌절에 빠뜨리는 변태 안타를 양산해 달라.”, 아이디 bewj8yf0는 “이치로 와는 또다른 변태성.” 등 각종 게시판에는 이병규를 응원하는 메시지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오치아이 주니치 감독도 최근 컨디션에 대해 “이병규가 현재 좋은지 나쁜지 나도 모르겠다.”며 손사래를 쳤다. 나우뉴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HAPPY KOREA] 강원 영월군 ‘장릉마을’

    [HAPPY KOREA] 강원 영월군 ‘장릉마을’

    영월은 단종의 안타까운 죽음만큼이나 애절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땅이다. 산과 강 줄기가 애절함을 표현이라도 하듯 서로의 꼬리를 잡고 뒤엉켜 굽이굽이 돈다. 어느 것 하나 곧게 뻗은 것이 없다. 발이 닿는 곳마다 단종의 한과 넋이 남아 있다. 첫 유배지인 청룡포, 사약을 마시고 승하한 관풍헌, 주검이 묻힌 장릉 등 곳곳에서 한을 간직한 채 나그네의 발길을 기다린다. 이런 애절함을 담은 단종 임금이 요즘 주민 속에 살아났다. 왕릉 주변인 영흥 12리 일원 ‘장릉마을’이 살기좋은 지역만들기의 시범 지역으로 선정돼 새롭게 단장되고, 주민들은 승하한지 550년 만에 어린 왕의 넋을 달래기 위해 국장(國葬)을 재현하기로 했다. 영월군과 주민들이 추진하는 ‘사랑과 정이 있는 스위트 홈타운 영월읍 만들기 사업’을 들여다 보았다. ●올해 단종 승하 550주년… ‘국장´ 재현 준비 영월읍 시내에서 자동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장릉마을은 비운의 임금인 ‘단종’을 모시고 사는 사람들의 터전이다. 단종의 능인 ‘장릉’에서 유래해 ‘장릉마을’로 불린다. 장릉과 거의 붙어 있다. 그러다보니 주민의 삶은 단종 임금과 떼려야 뗄 수 없다. 마을 전체가 조용하고 잘 정돈된 느낌이다. 이 마을 이장 송대훈(44)씨는 “주민 대부분이 마을에서 태어난 사람들”이라면서 “태어날 때부터 단종 임금의 이야기를 듣고 생활을 해서 그런지 항상 마음속에 살아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주민들 사이에 단종을 기리는 마음이 남다르다. 장릉 주변을 정비하는 것도 어느덧 생활화됐다. 장릉을 중심으로 해마다 단종문화제를 열며 애절하게 생을 마감한 단종 임금을 기린다. 올해가 41회다. 특히 올해는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데, 승하 550년을 맞아 마을단위에서 ‘국장’(國葬)을 재현해볼 계획이다. 주민은 대부분 반농반상(半農半商)이다. 농사도 짓고 단종 임금을 추모하기 위해 찾는 외지인을 대상으로 음식 등 먹거리를 제공한다. 송 이장은 이곳에서 30년간 보리밥을 파는 식당을 운영한다. 채소나 된장 등 대부분의 재료가 유기농이다보니 찾는 이들이 많은 편이다. 그의 집 입구에는 마을 주민들이 내놓은 한약재와 특산품들이 새 주인을 기다린다. 봉지에 담아 5000∼1만원 정도에 판매하는데 수입금은 대부분 마을의 운영 경비로 쓰인단다. ●120가구 중 50대이하 40% ‘젊은 마을´ “사실 단결회가 정말 고맙지요. 다들 직장이 있는데 일만 있으면 만사를 제쳐두고 다 모이니까요.” 주민인 최만식(65)씨의 말이다. 마을 출신 젊은이들이 친목계 형식으로 ‘능말단결회’라는 모임을 만들었는데, 마을을 이끄는 중심세력으로 어느새 자리잡았다. 마을의 애경사가 생기면 회원들은 어김없이 달려와 힘을 보탠다. 이처럼 단결이 잘되는 것은 물론 젊은 층이 많기 때문이다.120가구 중 50대 이하가 40%로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편이다. 마을의 가장 큰 자랑은 공동체가 잘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이런 기류는 단종 임금을 기리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단결회 통해 마을 공동토지 구입 이곳은 다른 지역에서 보기 힘든 마을 공동 토지와 공동묘지가 있다. 힘을 모아 구입한 것이다.2000평 정도의 토지에서 나오는 소출은 마을 주민들이 겨울철에 마을회관에 모여 점심을 해 먹는 데 사용한다.30년 전에 3000평를 구입해 조성한 공동묘지는 마을에서 상(喪)이 생기면 안장되는 곳이다. 물론 상여를 메고 장례를 지내주는 것은 단결회의 몫이다. 무연고 묘를 별초하고 제사도 지내준다. 전통 장례 방식인 ‘도깨비 놀이’를 복원했는데, 경진대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2000만원의 상금을 따내기도 했다. 이 돈으로 마을회관 2층을 헬스클럽으로 꾸몄다. 영월에서 가장 잘된 헬스클럽이라고 주민들은 자랑한다. 또한 최근엔 웰빙 등산로를 꾸몄다. 장릉마을 뒤 4.5㎞ 구간이다.500년이 넘은 소나무가 이어지는 등 거의 소나무 숲으로 형성된 오솔길이다. 음이온이 많아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찾는 이들이 늘어 주민들은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 영월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장릉마을 이렇게 변해요 영월군과 주민들은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사업을 ‘사랑과 정이 있는 스위트 홈 영월읍 조성사업’으로 이름지어 추진하고 있다. 지역의 인적 및 물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어린이, 노인, 여성, 외국인 등 모든 구성원들이 ‘어울려 잘사는 마을’로 만든다는 것이 골격이다. 맑은 공기와 수려한 관광·문화자원을 토대로 교육·의료 시설과 여가와 문화 프로그램을 갖추면 주민과 외부인이 머무를 수 있는 곳으로 만들수 있다는 것이다. 하드웨어는 장릉마을에 조성하고 소프트웨어는 읍내에 배치, 전체 주민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능말연못 인근에 방치돼 있는 콘크리트 건물을 매입한 뒤 철거하고 아토피 치유센터를 조성한다. 지역에 식이요법과 생식 전문가가 2명 있는데 이들을 활용하면 휴식을 취하면서 아토피를 치유할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아토피 치유센터와 연계해 다목적 건강가족센터도 꾸며 전 가족 구성원이 참여하는 문화 교육, 인력 양성, 자원 봉사 등의 강좌도 열 예정이다. 어린이와 노인 등 모든 세대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가족 친화 및 돌봄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주민들이 민박형식으로 황토방을 꾸미는 일도 유도하고 있다. 노령층이 많은 점을 고려해 기념품 제작·판매를 통해 고령자들의 일거리로 제공한다. 장릉 주변에 2시간 정도 소요될 탐방로도 조성한다. 환자들의 산책로로 활용하기에 대단히 적합한 곳이다. 치료 목적으로 유익하다는 얘기다. 장릉 위쪽으론 10만평 정도의 숲이 있는데 생태공원으로 꾸밀 예정이다. 지역에 외국인 주부들도 꽤 있는 점을 고려해 이민 여성자들이 모여 대화를 할 수 있고 한국 문화를 익히도록 ‘수다방’도 조성할 예정이다. 능말연못 주변의 공간을 정비해 휴식 공간으로 만들고 마을 담장과 벽 등도 예술적으로 꾸미기로 했다. 마을 공동으로 주말 농장을 만들어 도시민들의 농촌체험 장소로도 제공한다. 영월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경기침체·인구감소 막자” 주민들 단결·의지가 큰 힘 “장릉마을을 시범지역으로 추천한 것은 주민들의 단결과 의지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박선규 영월군수는 “영월지역도 다른 농촌과 마찬가지로 인구가 줄고 있으며, 경기 침체로 살기가 어려운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주민들이 이대로는 못 살겠다고 한단다. 더 많은 이탈을 막기 위해 아름답고 쾌적한 곳으로 만들자는 주민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배경 설명도 덧붙였다. 박 군수는 “장릉마을을 살기좋은 지역만들기의 중심 지역으로 만든 것은 읍내에서 가까워 읍내 주민들도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이미 힘을 합쳐 웰빙 산책로를 꾸미는 등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을 자체적으로 추진한 경험과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군수는 “군에서 주민들이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시부활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는데,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사업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주민들 스스로 지역 특성에 맞는 마을을 만들도록 해서 걷고 싶은 지역, 머무를 수 있는 마을로 꾸미도록 한다는 것이다. 특화를 시키는 셈이다. 나무심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도시 공원을 정비한 뒤 남는 자투리 땅에 쌈지 공원이나 수변 공원을 조성하기도 한다. 이어 “지역에는 65세 이상 어른이 20%에 이르고 결혼 이주를 해온 외국인 주부도 180명이나 된다.”면서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문화 공간과 외국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모임에서 자연스럽게 정보를 공유하게 되는데 가장 큰 화두가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느냐의 문제란다. 영월군이 살기 좋은 지역 모델 유형을 ‘가족형’으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여성단체들의 의지가 강하다. 박 군수는 하드웨어는 장릉에 설치하지만 읍내에 소프트웨어를 갖추도록 해 전체 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다는 구상을 거듭 강조했다. 영월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역주행 수학여행버스 화물차와 충돌

    12일 오전 10시30분쯤 제주시 해안동과 애월읍 광령리 경계 우회도로에서 대구 송현여고 수학여행단을 태운 관광버스와 1t 화물차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화물차 운전자 고모(27)씨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수학여행을 온 여고생 권모(17)양과 관광버스 운전기사 송모(57)씨 등 11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이승학 인솔교사는 “학생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도로를 달리던 중 갑자기 역주행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마주 오던 화물차와 충돌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제주에 수학여행을 온 송현여고 2학년 학생 300여명은 이날 오전 관광버스 12대에 나눠 타고 1100도로에 있는 도깨비도로를 둘러본 뒤 한림공원으로 이동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경찰은 관광버스 운전기사 송씨와 교사, 학생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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