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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일의 어린이 책] “엄마는 동생만 예뻐해”… 심술난 도깨비의 ‘뚝딱’ 화풀이

    [이주일의 어린이 책] “엄마는 동생만 예뻐해”… 심술난 도깨비의 ‘뚝딱’ 화풀이

    도깨비 빙수/이효선 지음/황적현 그림/책먹는아이/40쪽/1만원 “너 때문에 다 망가졌잖아. 엄만 만날 동생만 예뻐하고. 다 미워!” 도깨비는 몹시 화가 났다. 가슴 안에서 빨간 용이 춤을 추는 것만 같았다. 자신의 물건을 망가트리는 동생과 그런 동생만 예뻐하는 엄마 때문이다. 화가 난 도깨비는 도깨비 방망이를 아무 데나 휘둘렀다. 자신의 마음처럼 모든 걸 뜨겁게 만들어 버리기 위해서다. “너도 더워 봐라, 뚝딱! 너도 뚝딱!” 도깨비는 마을의 어느 할머니 집에까지 갔다. 방망이로 나무를 내리치자 나뭇잎들이 금세 바싹 말랐다. 그것을 본 아이들(고미·다람이·폭신이·토실이)은 깜짝 놀랐다. “그러지 마. 안 돼!” 고미가 방망이를 마구 휘두르는 도깨비를 꽉 안았다. “이거 놔. 나 진짜 화났어, 씩씩. 다 뜨겁게 만들 거야.” “뭣 때문에 화가 났는데?” “엄마가 또 나만 잘못했다잖아. 아무것도 모르면서.” “도깨비야, 화 풀고 우리랑 놀자. 같이 놀면 기분이 좋아질 거야.”고미는 구석에 있던 절구와 방망이를 가지고 왔다. “이걸로 뚝딱대면 어때?” 다람이도 호주머니에서 땅콩을 꺼내며 “그래, 이걸 뚝딱뚝딱하면 되겠다” 하고 맞장구쳤다. 아이들은 화났던 일을 생각하며 뚝딱뚝딱 땅콩을 작게 만들었다. “나도 해볼래.” 지켜보던 도깨비도 도깨비 방망이를 내려놓고 뚝딱뚝딱 거렸다. “동생 미워! 엄마도 미워! 엉엉엉,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아.” 아이들은 어떤 식으로 도깨비의 화를 풀까. 어린아이들은 화가 나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관없는 사람을 괴롭히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 자신의 감정을 과격한 행동으로 표출할 때가 있다. 이때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아이를 다그치면 아이는 마음의 문을 닫게 된다. 이 책은 뚝딱뚝딱 땅콩을 절구에 빻고 포도 껍질을 놀이하듯 벗기고 수박을 내리쳐 쪼개는 등 도깨비가 화를 푸는 과정을 통해 화가 난 아이의 마음을 어떤 식으로 풀어 주면 좋은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한마디로 아이의 화난 마음을 가라앉히는 시원한 ‘레시피’라 할 수 있다. 5~7세.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시론]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성과와 과제/박철우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시론]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성과와 과제/박철우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전국에서 모두 17개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가동 중이다. 광역자치단체에 1곳씩 출범함에 따라 온라인 창조경제타운과 함께 오프라인 센터 구축까지 완성됐다.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주요 기능은 지역혁신 거점과 창업 허브를 지향하고 있는데, 1990년대 후반 북유럽의 혁신 클러스터 정책과 유사하다. 지역 산업 진흥을 위해 지역 단위로 산업분야를 특화하고, 사이언스파크를 기반으로 창업을 촉진하며, 중소중견 기업이 특화될 수 있는 지역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과거 우리도 유사한 정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무엇보다도 정부 정책의 변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의 몇 가지 성과를 살펴보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창업 컨설팅과 기술사업화, 단계별 금융지원 등 다양한 창업성장 단계 프로그램이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일원화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특히 금융부문은 아이디어 단계 투자 프로그램인 크라우드펀딩부터 성장 단계별로 지원하는 창조경제혁신펀드, 중소기업의 중견기업 도약을 위한 코덱스 제도 등이 단계적으로 구축된 것도 긍정적이다. 둘째, 지역 단위로 산업 분야를 특화하고 기술사업화 네트워크를 전문화한 점도 의미가 있다. 셋째, 전통적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차원에서 대기업의 참여가 긍정적이다. 과거 동반성장은 구조화된 대·중소기업 간 협력을 강조했다면 LG의 특허 공유나 SK의 투자 및 글로벌 사업화 지원 등과 같이 대기업의 기술, 투자, 사업 네트워크 지원 등이 창업 기업에 종합적인 엄브렐러 역할을 한다는 점과 대기업에도 창업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새 성장동력 아이디어를 얻을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개선해야 할 점도 보인다. 무엇보다도 지역별 혁신센터는 전문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데 너무 다양한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문제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우리 사회 모든 문제를 풀어 낼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다.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하나의 작은 정책 수단이다. 그런데 정부가 발표하는 많은 추진 정책에 자주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거론되는 것은 정책의 성공 가능성을 의심스럽게 한다. 제조업 특화 지역센터가 전통시장까지 지원해 성공 사례로 홍보되거나, 심각한 청년고용 문제 해소를 위한 선도적 역할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한 창업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데서는 오히려 사업 성공에 대한 조급함이 느껴진다. 창조경제가 과거 혁신경제와 다른 점은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는 제로섬 혁신보다 새로운 일자리,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는 보다 가치 있는 혁신, 즉 창조(창조적 혁신)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은 과거의 혁신 사례 데자뷔를 보고 있는 느낌이다. 일반적인 기술개발과 사업화 사례가 지면을 장식하니 과거와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좀 어려운 혁신, 창조적 혁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원격의료 비즈니스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사업 모델이지만 아직 이해관계자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음원시장도 잡음이 많다. 드론의 사업화도 규제를 넘어 비즈니스가 가능할지 의구심이 든다. 스마트TV는 이미 만들었지만 스마트폰을 뛰어넘는 비즈니스 플랫폼은 아직 만들어지지 못했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기도 하고, 뭔가 부족한 2%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도 설득할 수 있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할 수 없을까. 결과적으로 창조경제의 성공은 한 기업의 창업도 소중하지만, 파급효과가 큰 와해성 비즈니스 모델 발굴과 현실화로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 신산업 생태계 구축에 있다. 신산업 생태계는 제도 설계와 규제 개혁이 중요하다. 이미 자리잡고 있는 복잡한 법적 장애가 문제가 된다. 그러나 규제개혁 자체가 목적이 되는 정책으로는 정책의 효과가 미진할 수밖에 없다. 창조경제 시대 정책도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신산업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분명한 목적 의식을 갖고 최소단위 비즈니스 생태계를 대상으로 다양한 법에 얽힌 규제를 찾아 꾸러미로 개선하는 것이 스마트폰 앱 스토어와 같이 수많은 창업 기업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 구축에 만족하지 말고 보다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정부를 기대해 본다.
  • [어린이 책꽂이]

    [어린이 책꽂이]

    독도와 인어(김정현 지음, 마수민 그림, 고래가숨쉬는도서관 펴냄) 독도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쓴 신비로운 동화다.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 구구절절 말하지 않고 우리 땅이 당연한 독도를 배경으로 흥미로운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독도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전 이름 없는 외딴섬을 지키는 어린 인어 이야기를 통해 울릉도와 독도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다. 176쪽. 1만 2000원. 놀고먹는군과 공부도깨비(김리리 지음, 이승현 그림, 창비 펴냄) ‘왕자와 거지’ 등 명작에서 되풀이돼 온 ‘바꿔 살기’ 설정을 도깨비와 여우가 등장하는 창작 옛이야기로 흥미롭게 풀어 낸 작품이다. 도깨비와 바꿔치기해 실컷 놀기만 할 수 있게 된 놀고먹는군의 이야기는 현실과 다른 삶에 호기심을 느끼는 어린이들의 눈길을 끌 만하다. 92쪽. 9000원.
  • 판소리·인형극으로 만나는 친숙한 전래동화

    판소리·인형극으로 만나는 친숙한 전래동화

    친숙한 전래동화가 판소리와 탈춤, 전래동요, 인형극 등이 어우러진 소리극으로 재탄생했다. 여름방학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국립국악원의 어린이 소리극 ‘깨비 깨비 또깨비’다. 2006년 초연 이후 9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깨비 깨비 도깨비’는 전래동화 ‘혹부리 영감’과 ‘도깨비 이야기’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판소리 창법을 중심으로 전래동요에서부터 창작음악까지 어린이들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꾸몄다. 신명나는 연희와 꼭두각시놀음에 나오는 인형, 각종 탈들이 등장하는 춤까지 풍성한 볼거리가 극의 재미를 더한다. 내용은 전래동화의 주요 흐름을 그대로 따랐다. 혹부리 총각(영감)은 늙어서도 장가를 가지 못해 놀림을 받는다. 예쁜 각시를 만나 혼례를 올리지만 혹을 보고 놀란 각시는 바로 줄행랑을 친다. 혹부리 총각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다. 나무들이 말려 세상 등지는 것을 포기한 혹부리 총각은 열심히 일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며 착하게 살아간다. 어느 날 산에 올라 땔감나무를 하던 혹부리 총각은 우연히 도깨비 형제를 만나 혹도 떼고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도깨비 방망이도 얻게 된다. 도깨비 방망이로 많은 재물을 얻게 된 그는 점차 욕심 많은 사람으로 변해가다 결국 벌을 받게 된다. 송인현 극단 민들레 대표의 원작 대본을 토대로 지기학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이 각색·연출했다. 평생 어린이 연극에 매진해온 송 대표는 ‘연극계의 방정환’으로 불린다. 지 감독은 지난해 창작국악극대상에서 연출상을 받으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작곡가 지원석이 음악 작곡을 맡았고, 창극을 통해 다져진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단원들이 참여해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지 감독은 “기존 흥미 위주의 자극적인 내용과 음악으로 구성된 어린이 공연에서 벗어나 친근한 전통 소재와 국악기로 연주하는 자연스러운 음악을 통해 어린이들의 감성과 창의력을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달 8~16일, 국립국악원 예악당. 2만~3만원. (02)580-3300.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해외 사진 대가의 시선으로 담아낸 한국 골목 문화

    해외 사진 대가의 시선으로 담아낸 한국 골목 문화

    20일 밤 9시 방영되는 아리랑TV 다큐멘터리 ‘인 프레임’(In Frame)에서는 한국의 골목 문화를 집중 조명한다. 단순히 지나가는 좁은 길이 아닌 삶의 공간이자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골목 이야기를 담았다. ‘인 프레임’은 해외 유명 사진작가들의 시선으로 우리나라 관광명소를 재조명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방송에선 다큐 사진 세계에 컬러의 문법을 창조한 이미지의 대가 ‘앨릭스 웹’의 시각에서 우리나라 곳곳의 골목을 새롭게 되살린다. 웹은 서울 한남동의 ‘해맞이마을’로 시청자들을 가장 먼저 인도한다. 해맞이마을은 1960년대 경제 개발 시기 대표적인 부촌이었다. 재개발의 광풍 속에서도 살아남은 오래된 골목들이 옛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70년대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고, 도깨비처럼 왔다 간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도깨비시장도 옛 추억을 더한다. 웹의 시선은 대구로 향한다. 섬유 산업 발전과 함께 근대화의 상징이 된 대구에는 무려 1000여개의 골목이 있다. 반경 1㎞ 내에 이렇게 많은 골목을 보유하고 있는 도시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 양말 골목, 미싱 골목, 오토바이 골목 등 골목마다 다양한 삶을 품고 있다. 300여년의 역사를 이어온 골목도 있다. ‘약전 골목’이다. 약전 골목엔 옛 방식 그대로 약재를 만드는 향기가 은은하게 흐른다. 웹의 발길이 마지막으로 닿은 곳은 서울 ‘북촌’이다. 북촌은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있다. 과거 조선시대 상류층 양반들이 살던 곳으로, 지금도 옛 모습이 잘 보존돼 있다. 한국 최초의 대중목욕탕을 비롯해 500년 역사를 이어온,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골목 구석구석을 카메라에 담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夏~ 격정적인 오페라가 흐르는 밤에 ♪

    夏~ 격정적인 오페라가 흐르는 밤에 ♪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중 하나인 ‘리골레토’는 주세페 베르디(1813~1901)가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왕의 환락’에 깊은 감명을 받아 만든 것이다. 권력자의 부도덕성과 횡포, 왜곡된 신분 사회 시스템을 비판한 ‘왕의 환락’의 메시지는 ‘리골레토’에도 오롯이 담겼다. 호색한인 공작의 비위를 맞추며 살아가던 궁정의 어릿광대 ‘리골레토’가 공작으로 인해 딸 ‘질다’를 잃게 된다는 이야기다. 당국의 검열을 거치며 많은 내용이 축소됐지만 극적인 선율에 날카로운 비판 의식을 품은 오페라 최고의 비극으로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오는 16일 열리는 서울신문 창간 111주년 기념 음악회 ‘한여름밤 오페라의 향연’에서는 ‘여자의 마음’ 등 ‘리골레토’의 아름다운 아리아들을 들을 수 있다. 이뿐 아니라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비제의 ‘카르멘’의 아리아도 함께한다. 낯선 클래식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꾸며지는 ‘한여름밤 오페라의 향연’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오페라의 주요 아리아들을 쉽고 풍성한 해설과 함께 들려준다. 장윤성 지휘자가 지휘봉을 잡고 그가 이끄는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오른다. 대전시립교향악단, 울산시립교향악단 등의 상임지휘자를 역임한 장 지휘자는 선 굵은 오페라 해석으로 정평이 나 있다. ‘나부코’와 ‘운명의 힘’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베르디 오페라에 대한 탁월한 감각을 증명해 보이기도 했다. 군포프라임필하모닉은 국내의 대표적 클래식 축제인 ‘교향악 축제’에 5년 연속으로 참가한 유일한 민간 오케스트라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은 ‘리골레토’의 아리아로 문을 연다. 군포프라임필하모닉이 연주하는 서곡을 시작으로 ‘그리운 그 이름’, ‘악마야, 도깨비야’, ‘여자의 마음’ 등을 들려준다. 이어 공연되는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19세기 시칠리아 섬의 어느 마을에서 벌어진 치정극을 그린 단막 오페라다. 특히 간주곡이 뜨거운 사랑을 받아 영화 ‘분노의 주먹’,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등에 쓰이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간주곡과 아리아 3곡을 들려준다. 비제의 걸작 ‘카르멘’이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하바네라’, ‘세비야 성벽 근처에서’, ‘아무도 나를 두렵게 할 수 없어’ 등 강렬하고 격정적인 아리아들이 객석을 뜨겁게 달군다. 메조소프라노 김선정과 소프라노 김수연, 소프라노 남혜원, 바리톤 김동섭, 테너 신동원과 노비아스합창단이 무대에 오르며 장일범 클래식평론가의 해설이 더해져 클래식 초보자들에게도 오페라의 매력을 선사한다.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만~15만원. (02)2000-9752~5.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용의 입에서 무엇이 나오는가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용의 입에서 무엇이 나오는가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우리는 이미 용의 입에서 무량한 물이 나와 바다를 이루는 장관을 봤다. 그런데 다시 물을 가시화한 갖가지 영기문이 나오는 것을 봐야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상여의 용수판(龍首板)을 살펴보는 것이다. 우리나라 상여의 용수판은 문양의 보고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용수판이란 명칭이 전해 내려옴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귀면(鬼面), 혹은 귀면을 우리말로 바꾼 ‘도깨비’라고 불러 왔다. 이상한 일이 아닌가. 그토록 일본 문화의 속박에서 헤어 나오고 싶지 않은가. 근대화의 물결 속에 상여는 대부분 없어졌지만 다행히도 용수판만 따로 떼어 수집가들이 보존하고 있다. 목인박물관과 꼭두박물관에 훌륭한 용수판이 많다. 상여마다 용의 모습이 모두 다르며 온갖 영기문이 입에서 나오고 있으므로 용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더없이 중요한 작품들이다. 상여에는 용수판뿐만 아니라 다른 모습의 용들과 봉황, 여러 모습의 나무 인형 그리고 갖가지 영기꽃(보주를 발산하는 영화된 꽃) 등 헤아릴 수 없는 신령스러운 존재가 많다.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타고 가는 가마이므로 우주의 축약을 이보다 더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용의 입에서 만물을 화생시키는 갖가지 영기문이 나오거나 어떤 영적 존재가 화생하는 광경도 중요하지만 그런 일이란 용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고 마카라나 만병이나 보주나 영화된 연꽃 등에서도 생긴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문제는 쉽지 않으나 앞으로 단계적으로 다룰 것이다. 서양에서는 이른바 그로테스크로 분류하는 ‘괴력난신(怪力神)의 세계’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 그러나 동서양 모든 종교가 괴력난신을 표현하고 있다. 신화나 고대 조형예술의 세계는 모두 괴력난신의 세계다. 도저히 일상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불합리하고 괴이하고 놀랍기만 한 일이다. 괴력난신은 공자가 ‘논어’(語)에서 처음으로 말했다. 공자는 지극히 건전한 합리주의적 일생을 살다 간 성인으로, 결코 괴력난신이라는 말을 입에 담기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괴력난신을 이야기의 제재로 삼는 것을 공자가 말하지 않았으므로 낮춰 소설(小說)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된 것이다. 또한 공자는 성(性:인간 천부의 본질이나 성질)과 천도(天道:자연이나 인간 생명의 운행에 명령하고 지배하는 것으로 생각해 오던 초인간적인 절대력), 신(神), 천제(天帝) 등도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즉 “실증할 수 있는 근거가 없으면 믿지 않는다”고 공자는 강조했다. 이러한 태도는 술이부작(述而不作), 즉 함부로 새로운 것을 지어내지는 않겠노라는 공자의 말에서 문화와 전통에 대한 조심스럽고 진지한 태도를 잘 말해 주는 구절이라고 할 수 있다. ‘논어’의 ‘술이’ 편에 나온다. “전술(傳述)할 따름이지 새로운 것을 창작하지 않으며, 옛것을 믿고 좋아하니, 속으로 나를 노팽에게 비기는 바이다”라고 했다. 노팽(늙은이 또는 북치는 노인)이란 말에서 성인의 겸손함의 극치를 보는 듯하다. 이상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괴력난신이란 합리주의와 실증주의에 대한 반동으로써 불합리, 부조리 등을 인간의 본질로 삼는 경향으로 노장사상을 일컫는 것이며 ‘산해경’(山海經)도 포함된다. 그래서 필자는 공자의 영향으로 인간의 상상력이 억제돼 유교에서는 조형예술이 발달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예부터 상상력으로 괴력난신의 세계를 창조해 왔다. 무릇 경전의 세계와 신화의 세계가 모두 그렇지 않은가. 더욱이 고대로 갈수록 조형예술은 모두 그렇지 않은가. 용이야말로 괴력난신을 대표하는 존재라 할 것이다. 용의 입에서 만물이 탄생한다고 하면, 공자의 관점에서 보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야기다. 괴력난신이야말로 인간의 창조적 상상력과 초현실적 상상력을 마음껏 키운 성과다. 그것 없이는 종교도 성립할 수 없고 모든 종교가 남긴 위대한 조형예술도 남기지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엄밀히 말해 유교는 종교가 아니어서 종교미술을 남기지 못했다. 죽음을 말하지 않으니 어떻게 종교로 성립할 수 있겠는가! 용의 입에서는 제1영기싹, 제2영기싹, 제3영기싹, 또 이들이 각각 연이은 긴 영기문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① 용이 직접 만물을 탄생시키는 것이 아니고 영기문을 먼저 내어 만물을 탄생시킨다. 이 모두가 물을 상징한다. 물을 직접 내는 도상은 이미 봤다. 보주가 나오는 것도 있고 물고기를 물고 있는 용은 용의 입에서 물이 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② 물고기는 물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용이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이 아니다. 긴 제3영기싹을 두 손으로 잡고 있는 것도 있다.③ 제2영기싹이 연이어 있는 것도 있으며, 용 전체를 작은 공간 안에 표현한 것도 있다. ④ 사람 얼굴 모양의 입에서 제1영기싹이 나오는 것은 사람 얼굴이 용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⑤ 놀랍게도 분할묘사(分割描寫)를 표현한 용의 얼굴도 있다. 입에서는 안 나오나 주변에 온통 제1영기싹이 연이은 용수판도 있다. ⑥ 이처럼 용의 모습이 변화무쌍하다는 진리를 용수판은 보여 주고 있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프로축구] 도깨비에 막힌 최강희… 단일팀 최다승 타이 실패

    ‘도깨비팀’ 광주가 선두 전북과의 원정에서 무승부를 일궈내며 최강희 전북 감독의 단일팀 K리그 최다승 타이 기록 작성을 저지했다. 광주는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원정경기에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28분 조용태의 극적인 동점골을 끝까지 지켜 1-1 무승부로 귀중한 승점 1을 따냈다. 선제골은 전북이 넣었다. 후반 6분 문전 혼전 중 흘러나온 공을 페널티 박스 외곽에 버티고 있던 이주용이 잡아 오른발로 광주의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어이없이 승리가 날아갔다. 후반 28분 광주 이으뜸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낮은 크로스를 앞에서 최철순이 처리하지 못했고, 이를 조용태가 가볍게 차 넣어 동점골로 연결했다. 2005년 7월 전북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152승79무82패를 기록, 1승만 추가하면 수원에서 153승을 쌓은 단일팀 최다승 기록 보유자 김호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최강희 감독의 기록은 조용태의 동점골로 산산조각 났다. 2위 수원은 안방에서 후반 23분 서정진의 결승골로 전남을 1-0으로 제치고 전북과의 격차를 승점 5차로 추격했다. J리그 시미즈 S펄스행이 결정된 정대세는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정대세는 오는 12일 부산 원정을 끝으로 K리그와 작별한다. 제주는 자책골을 포함, 포항과 7골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4-3 역전승을 거뒀고, 울산은 최하위 대전을 상대로 4-1 대승을 거두고 5경기 무승(1무4패)의 긴 터널을 빠져나왔다. 김신욱은 김승준과 함께 나란히 2골을 넣어 이름값을 했다. 서울은 박주영의 시즌 5호골로 성남과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2만 1831개 ‘매의 눈’ 밤낮 잊은 사람들 1일도 당신을 지킵니다

    2만 1831개 ‘매의 눈’ 밤낮 잊은 사람들 1일도 당신을 지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인 지난달 25일 오전 5시 25분. 해가 막 떴을 무렵이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1층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엔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지시로 간부들이 한데 모였다. 이른 새벽부터 일찌감치 동원령이 떨어진 터였다. 앞서 이날 오전 2시 16분쯤 경기 김포시 고촌읍 전호리 제일모직 물류창고에선 화재로 건물이 타들어가고 있었다. 제법 큰 불길이었다. 게다가 샌드위치패널로 지은 건물이라 순간 섬뜩했다. 상황실 직원들은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참사를 떠올렸다. 이번과 같은 샌드위치패널로 지은 건물이라 그랬다. 지난해 2월 천장 붕괴로 204명이나 되는 사상자를 낳았기 때문이다. 상황실 오경룡 상황총괄 담당은 “겉으론 조용한 것 같지만 늘 긴장하며 일할 수밖에 없다”고 운을 뗐다. 이를 상황실 직원들은 “즉시성을 필요로 하는 직책”이라고 부른다. 당연하게도 예고란 있을 수 없는 재난 때, 특히 큰 사고일수록 “어떻게 해야 하지”라며 망설일 시간이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간 지난해 세월호 참사 때처럼 ‘골든타임’을 놓치기 일쑤다. 하마터면 소중한 목숨을 앗길 수도 있다. 무엇보다 바로 번뜩이는 감각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김포 화재 때 샌드위치패널을 떠올린 까닭이다. 안전처 산하인 상황실엔 국토교통부, 국방부, 환경부, 기상청 등 10개 부처에서 파견된 직원 119명이 근무한다. 총괄상황센터(48명)와 소방상황센터(27명), 해경상황센터(33명)로 나뉜다. 상황지원팀(11명)이 업무를 뒷받침한다. 24명씩 4교대로 번갈아가며 24시간 상황실을 빈틈없이 지킨다. 영상정보시스템에선 11개 부처 폐쇄회로(CC)TV 2만 1831대를 관찰한다. 전국 소방영상 323대와 해양경찰 함정 223척을 보여주는 영상, 서울 지하철, 댐, 철도 역사, 경찰 도로교통상황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세월호 참사 뒤로는 해군·공군과 관련된 장비도 들여놓아 재난안전 관리에 얼마나 힘쓰는지를 잘 나타낸다. 장관 주재로 열린 이날 긴급회의엔 박 장관과 이성호 차관, 조송래(소방총감) 중앙소방본부장 등 모두 10여명이 참석했다. 이른바 ‘상황판단 회의’라고 부른다. 직경 300인치, 가로 6.7m, 세로 3.1m나 되는 초대형 모니터(일명 큐브)를 보며 긴박감 속에 진행된다. 고명석 안전처 대변인은 “특히 상황판단 회의 땐 숨소리를 듣기 어렵다고 말할 정도로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인다”며 자못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큐브 좌우엔 도로공사, 전국 해경 및 소방관서 등에서 관리하는 CCTV 화면으로 빽빽하다. 너비 9m, 높이 4.5m인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다. 큐브는 5억원을 웃도는 고가 장비다. 아울러 상황판단 회의에 붙여진다는 것은 상황실에 보고되는 하루 수천건의 사건 중에서도 굵직한 사건이라는 점을 가리킨다. 나라의 안전을 거의 도맡다시피한 만큼 상황실 보안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중요하다. 그야말로 ‘철통’이다. 전체 구역이 국가정보원 관할이다. 군 작전망과 맞닿은 비상대비팀 방은 상시 통제구역이다. 상황판단실은 군 작전망 가동 때 통제구역으로 전환되는 가변 통제구역으로 나뉜다. 특히 상황판단실에선 외부로의 음향과 투시가 완벽하게 차단돼 있다. 정전에도 상황실은 끄떡도 하지 않는다. 다름 아니라 무정전 전압장치(UPS) 덕분이다. 만약 전기가 끊기면 다른 곳에선 자체 발전기를 가동할 때까지 잠깐이나마 공백기를 맞는다. 그러나 UPS는 정전과 동시에 전기를 공급하다 발전기 가동과 동시에 멈춘다. 중대 재난이 발생했거나 폭우, 폭설 등 대규모 이상징후 땐 ‘VIP’(대통령)가 이따금 불시(물론 직전이긴 하지만 연락은 온다)로 방문하기도 해 더욱 긴장감을 높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아프리카 순방을 마친 2011년 7월 11일 오후 5시 상황실을 찾아 직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집중호우로 비상이 걸린 마당이었다. 당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배석했다. 당시 호우로 10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직원들은 전직 대통령과 정부청사에 얽힌 에피소드 하나를 귀띔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0년대 초 청사 당직사령실을 찾아왔다가 잠시 야전침대에서 눈을 붙이고 있는 당직자를 겨냥해 “그렇게 잠을 잘 것 같으면 집에 있어야지 왜 남았느냐”고 호통을 쳤다. 상황실과 착각한 것이다. 당직사령실에선 근무자들이 번갈아 긴급전화를 주로 받고 나머지는 대기하는, 이제 낯설게 된 숙직 개념이라는 사실을 모른 게 탈이었다. 제일모직 물류창고는 최고 7층짜리, 4개 건물에 연면적 6만 2519㎡(1만 8912평)나 돼 걱정을 키웠다. 다행히 작업자 13명은 스스로 대피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장관까지 회의 참석을 독려할 수밖에 없었다. 6분 뒤 현장에서 3.5㎞ 떨어진 고촌안전센터 대원들이 출동했다. 초기에 자체적으로 진화를 시도하다 보안부서 직원 1명이 실종돼 상황실을 또다시 긴장 속으로 몰아넣었다. 결국 사망 1명에 280억원이라는 재산피해를 기록하고서야 3시간 40분 만에 진화됐다. 사흘 뒤인 28일 오전 1시 20분쯤 강원 화천군 사내면 용담리 곡운구곡 탐방로에선 전술훈련 중이던 군인들이 무더기로 추락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행군에 참여한 인원이 207명이나 됐다. 나무로 만든 데크가 중량을 이기지 못해 무너져 내렸다. 오전 1시 58분 119구조대가 도착해 구조활동을 벌였다. 중상 1명, 경상 20명이었다. 상황실 한 직원은 “마지막으로 수습된 현장을 확인할 때까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일이라 가끔씩 우울증과 비슷한 증세를 보여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까지 생각한다”며 웃었다. 처음엔 작게 시작한 사건·사고라도 언제, 어떻게 커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산불의 경우 불씨가 꺼졌다가 되살아나거나 도깨비처럼 튀어 뛰어다니며 다른 데로 번지기도 한다. 최규봉(3급) 상황실장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길어야 2년쯤 근무하면 다른 부서로 인사이동을 시킨다”며 “그나마 국민들을 구조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 보람을 느끼고 동료들끼리 웃으며 박수갈채를 보내기도 한다”고 밝혔다. 일요일인 31일 오후 3시 찾아간 상황실에선 대한민국 도처에서 올라오는 크고 작은 재난을 알리는 벽면 벨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큐브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폭염 대처상황 등을 알려주는 문서를 송출하느라 바빴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용의 입에서 탄생한 영기문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용의 입에서 탄생한 영기문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지금까지 17회에 걸쳐 용의 조형이 얼마나 다양하게 표현되는지 알았다. 그 결과 용이 어떻게 생겼는지 섣불리 말하기 어렵게 됐다. 그런데 정면용(正面龍)은 왜 그토록 몰라보았을까. 측면의 긴 모양만이 용이며, 그 모습은 그리 변화가 없지만, 정면에서 본 모습들은 끝없이 다른 모습으로 표현한 까닭에 사람들이 모든 용의 모습을 용으로 알아보지 못하고 귀면(鬼面), 도깨비, 도철(饕餮), 짐승얼굴(獸面), 심지어 치우(蚩尤·한족의 황제와 동이족의 치우천왕이 싸워 치우가 패함) 등 보는 사람마다 다르고 잘못된 이름으로 불러 왔다. 용을 정면에서 보아 표현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용은 천변만화(千變萬化)한다. 변화무쌍이란 말은 용을 두고 한 말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모든 중생의 다른 근기(根機)에 따라 각각 천백억화신(千百億化身)으로 나타나듯 용도 무한히 다른 몸으로 나타난다. 절대적이며 고귀한 존재일수록 무한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세상의 만물은 우주에 충만한 초자연적 에너지, 곧 영기의 화신이 아닌가. 종교·신화·전설 등에서 초월적인 존재가 인간이나 동물 등의 몸으로 탄생하거나 출현하는 것은 ‘현실적인 몸으로 변화(化身)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화신에 상대하여 화생(化生)은 그 반대로 인간 석가가 ‘초인간적인 존재인 절대적 깨달음을 성취해 여래가 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눈을 비비고 다시 보면 정면용 입의 좌우 대칭으로부터 ‘무엇’이 생겨나지 않는가. 측면용으로는 그런 표현이 불가하여 나오는 것이 없으니 정면용에서 생기는 것이 보일 리가 없다. 그런데 2000년 여름 귀신 얼굴이 용의 얼굴로 보이기 시작했을 때는 ‘용의 입에서 무엇이 나온다는 것’을 생각도 못 했고 보이지도 않았다. 용의 입에서 무엇이 나온다고 본 것은 몇 년 뒤였고, 그 입에서 나오는 다양한 조형들이 바로 ‘영기문의 탄생’이라고 인식한 역사적 사건은 또 몇 년을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아무도 보지 못했고 무엇인지 알 수 없으니 이름이 있을 수 없다. 마치 신(神)이 된 듯한 기분으로 수천 년 이름이 없던,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훨씬 많은 막대한 양의 조형들을 명명(命名)하기 시작했다. 대우주에 충만해 있는 기운을 ‘영묘한 기운’, 혹은 ‘신령스러운 기운’의 준말인 ‘영기’(靈氣)라 이름 지었지만, 실은 그보다는 영(靈)이라는 심오한 글자와 기(氣)가 서로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했다. 만물생성의 근원인 보이지 않는 영기를 시각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만든 일체의 무늬를 ‘영기문’(靈氣文)이라고 이름 지었으며, 그 영기에서 만물이 탄생하는 초현실적, 혹은 형이상학적인 탄생을 ‘영기화생’(靈氣化生)이라고 했다. 갖가지 영기문이 전개해 가는 원리를 파악하고 만물생성의 근원이라는 진실을 파악하는 데 수천 점의 영기문을 채색 분석해야 했다. 우선 통일신라시대의 용면와(龍面瓦)에서 영기문의 실마리를 찾으려 한다. 단지 용면와로 명칭이 바뀌었다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연못의 파동처럼 귀면이 용면으로 바뀌는 순간부터 세계 미술사학의 전체에 파동이 일기 시작한다. 월지(月池·안압지, 동궁 터의 못)에서 출토된 녹유용면와(釉龍面瓦)들은 그 당시의 최고 걸작이다①. 우선 녹색 유약을 입혔다는 것은 불상이나 중요한 것에나 가능한데, 바로 그 사실 하나로 용의 존재가 신(神)적임을 웅변한다. 귀신은 어림도 없다. 채색 분석을 해 보면 각 부분이 모두 제1영기싹, 제2영기싹, 제3영기싹, 그것들의 변형, 보주의 여러 형태들로 표현돼 있음을 알 것이다 ②. 그런데 입에서 양쪽으로 무엇인가 나오고 있다. 이것은 무엇일까. 이미 필자가 찾아 놓은 제1영기싹에서 또 하나의 제1영기싹이 전개해 나간 제2영기싹이다. 그 빨간색 영기문 끝에서 작은 영기싹(녹색으로 칠한 것)들이 몇 개씩 싹트고 있다. 말하자면 용의 입 양쪽으로 제2영기싹 영기문이 끊임없이 전개하고 발산하는 것을 상징한다. 정면상의 영기문들을 분해하면 우주에 충만한 영기를 나타내며 이들이 모여 용의 얼굴이 되는 것이다③. 양측면에는 양감 있는 복잡한 영기문을 돋을새김하고 있다 ④. 채색 분석하면 복잡 화려한 영기문이 된다 ⑤,⑥. 이 영기문을 간략화해 보면 결국 제2영기싹의 단계를 거쳐 제3영기싹 영기문으로 돼 만물생성의 근원을 이룬다. 제2영기싹 영기문에서는 갈래에서 생기는 빨간색의 만물이 생략돼 있을 뿐이다. 즉 용의 입에서 양쪽으로 발산하는 영기문은 정면상에서는 공간이 비좁아 짧고 간단히 표현할 수밖에 없어서 양측면에 다시 제2영기싹 영기문을 복잡 화려한 제3영기싹 영기문으로 표현해 두는데, 양측면의 영기문이 용의 입에서 발산해 생긴 것임을 알 수 있다. 단순한 장식인 당초문이 아니다. 용의 기운이 가장 충천하면 분노하는 듯한 모습을 띠며, 입을 가능한 한 크게 벌리는 것은 만물이 그의 입에서 생겨 나오기 때문이라는 것도 훨씬 후에 알게 됐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도철의 발원지를 찾아내다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도철의 발원지를 찾아내다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우리가 익히 아는 중국 요순(堯舜)시대 이후 하상주(夏商周)시대의 청동기에 표현된 짐승 얼굴이 용 얼굴이어야 하는 까닭이 있다. 그 근원을 찾으려면 신화시대 삼황오제(三皇五帝)의 상징세계를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왕이 정치를 하는 궁궐 정전(正殿) 안에 용 표현이 왜 그리도 많은지 의문을 가져 보아야 한다. 삼황오제는 최고의 신들이었으며, 그 가운데 ‘황룡(黃龍)의 몸을 한 신(神)인 헌원(軒轅)’은, 중앙의 황제(黃帝)의 명령을 전달하고 집행하는 역할을 해서 특히 주목해야 한다. 왜냐 하면 훗날 천하의 통치자인 황제는 황룡을 상징하므로 자연히 최고신인 황제의 이미지와 겹치기 때문에 ‘황제와 왕과 용’은 깊은 관계를 맺게 된다. 이상은 마음에 새겨 두어야 할 매우 중요한 대목이어서 더 자세히 설명해야 하지만 요약만 해 두고 몇 가지만 다음에 언급한다. 중국 전한(前漢)의 사마천이 서술한 ‘사기’(史記)에 의하면 신화세계의 황제는 백성들에게 동(銅)을 모아서 큰 솥(鼎)을 만들게 했는데, 솥이 다 만들어지자 갑자기 하늘에서 용이 내려와 황제를 맞이하여 하늘로 올라갔다고 한다. 그 전통은 그대로 내려와 한고조, 즉 유방은 그의 어머니가 용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며 그 황제도 솥을 만들었는데 역시 용이 맞이하러 오자 황제가 용을 타고 승천했다고 한다. 한무제도 보배로운 솥(寶鼎)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므로 ‘황제와 용과 청동 솥’은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런 연유로 훗날 중국이나 한국의 궁궐에 온통 용 조각이나 그림이 가득하며, 왕을 용과 동일시하여 왕의 얼굴을 용안(龍顔), 왕이 입던 옷을 곤룡포(袞龍袍)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나라의 청동기에 새긴 얼굴은 막연한 수면(獸面·짐승얼굴)이 아니라 용의 얼굴이어야 한다. 이렇게 얼굴을 정면으로 표현하면 중국학자들은 무조건 수면이나 도철(??)이라 하고, 일본과 한국의 학자들도 무조건 도철이나 귀면(鬼面) 혹은 도깨비라고 부른다. 모두가 옆으로 길게 그려야 비로소 용이라 알아본다. 그러므로 이상의 역사적 상황과 영기문을 알고 나면, 금방 정면 얼굴이 용의 얼굴로 보일 것이다. 상대 말기의 청동기 솥을 살펴보자. ① 세 점째 분석하여 보니 눈에 띄게 다른 점이 있다. 바로 뿔의 출현이다. 뿔은 용의 얼굴에서 강력하게 발산하는 제1영기싹 영기문이지 기록에서처럼 사슴뿔이 아니다. 커다란 눈(보주)이 있고, 눈 위에 눈썹(제1영기싹)이 있으며 귀(2개의 제1영기싹), 코(2개의 제1영기싹)도 있고 입 같은 부분도 보인다. 용의 얼굴에서 이목구비를 찾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나 분명할 때는 숨은 그림 찾기 놀이를 가끔 하는 것도 좋다. 그리고 짧은 몸 부분이 있어서 붉은 색조로 칠했는데 꼬리가 있고 발톱이 네 개 있는 다리 하나가 있다. 그런데 그 모든 굵은 면 영기문에 다시 가는 선 영기문을 부여한 셈이어서 더욱 강력한 영기문을 이루고 있다. 굵은 위아래 중심선은 청동기 주조할 때 내외 틀을 고정시키기 위한 필요한 이음매다. 이 조형만 보아도 용의 얼굴을 정면에서 표현한 것이지 분할묘사(Split Representation)가 아니다. 또 다른 서주시대(西周時代:BC 11세기~BC 771년)의 청동 솥을 보자. ② 매우 추상적인 조형으로 흥미 있는 구성을 하여 마치 서예의 예서체 맛이 있다. 그런데 이것은 각각 좌우에 용 얼굴과 몸의 측면 모습을 두었으며, 정면에서 보면 정면 얼굴의 효과가 있는 말 그대로 분할묘사의 예라고 할 수 있다. 중국학자는 비로소 처음으로 용 모습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시대가 지나면서 도철문이란 용어가 압도적으로 많아진다. 그 진원지가 어디에 있는지 오랫동안 추적하여 보았다. 여불위(呂不韋:?~BC 235)는 중국 전국시대 말기 진나라의 정치가로 장양왕 때 승상이 되었고 진시황 때는 최고의 상국(相國)이 되었는데, 전국 말기의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는 그의 ‘여씨춘추’(呂氏春秋)는 3000여명의 문객의 학식을 모아 편찬한 것이다. ‘여씨춘추’ 선식람(先識覽) 제4에 도철이란 용어가 역사상 처음이자 유일하게 나온다. 선식(先識)이란 미리 알아서 위기에 대비한다는 뜻이다. 그 문맥을 살펴보니 다음과 같다. 나라의 멸망을 재촉하는 요인으로 현자를 무시하여 민심이 이반하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하나라의 걸왕이나 상나라의 주왕 등은 탐욕이 심하여 곧 망했다는 예들을 들면서 나온 말이 도철이다. ‘주나라의 청동정에는 도철을 새겨 넣었는데 머리는 있으나 몸은 없고 사람을 잡아먹는데 아직 삼키지 못한 형상이었다. 남에게 위해를 가하면 피해가 자신의 몸에 미치는 것을 표현한 것인데, 선한 행위에는 보상이 따르나, 선하지 않은 행위에는 자신에게 피해가 따른다.’ 문맥상으로는 걸왕이나 주왕 같은 폭군을 도철에 비유한 것 같다. 즉, 탐욕스러워 사람을 먹기는 먹었으나 삼키지 못하는 것처럼 괴로운 일은 없다. 정치적으로 선행을 하지 않은 폭군들을 경고하는 문맥에서 갑자기 도철이 등장한 것이다. ‘여씨춘추’에 처음으로 청동기에 새겨진 도철이란 기록이 있자, 그 이후로 청동기의 얼굴 모두를 도철로 인식하게 되어 오늘까지 이르렀으니 인간의 어리석음이 끝이 없다. 한국의 번역자가 주(註)에 언급한 것을 보기로 하자. ‘도철은 털이 많고 머리에 돼지를 얹었으며 남의 곡식을 빼앗거나 탐욕스러운 인물로 문헌에 나온다. 청동기에는 본편에 묘사된 도철상과 일치하는 문양이 보편적으로 발견되고 있어서 본편의 설명이 정확하다는 것이 인정되고 있다. 상나라와 주나라의 청동기 문양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어서 이 구절이 중요한 자료가 된다.’ ‘여씨춘추’와 청동기의 문양, 후대의 주를 비교해 보면 후대로 갈수록 오류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전체 문맥은 보지 않고 ‘재물과 음식에 탐욕스러운 도철’에 관한 한 단어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어찌하여 천하 통치자인 황제가 천제(天帝)에게 제사할 때 쓰는, 가장 고귀한 음식을 담은 성스러운 예기에 흉측한 도철을 조각한단 말인가! 이처럼 여불위가 한마디 쓰니 그 이후 모든 사람들이 너도나도 주석을 달아 새로운 오류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 되어버리며 아무도 의문을 갖지 않았다. 최초로 의문을 가진 사람은 누구인가? 귀면에 대해 처음으로 의문을 가졌던 사람이다. 동양문화는 귀면과 도철에서 해방되어야 비로소 올바른 동양문화를 정립할 수 있다. 왜 그런지 차차 알게 될 것이다. 앞으로 엄청난 문제들이 풀려질 것이다. 세계문화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귀면, 도철, 그로테스크, 수면, 도깨비 등이다. 이 모두가 용이거나 용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그 모든 오류가 용으로 인식하게 되면 세계문화 해석에 큰 변화, 아니 변혁이 일어날 것이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엄마 아빠 손잡고 뮤지컬 보고 직업체험 즐기고…

    엄마 아빠 손잡고 뮤지컬 보고 직업체험 즐기고…

    제93회 어린이날을 맞아 5일 서울, 경기, 인천 등 전국 곳곳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클래식, 뮤지컬, 인형극 등의 공연을 무료로 볼 수 있는가 하면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서울시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놀거리, 즐길거리를 마련했다고 3일 밝혔다. 우선 세종문화회관이 운영하는 강북구 번동의 북서울 꿈의숲아트센터는 어린이 위생교육 뮤지컬 ‘튼튼이와 세균킹의 대결’과 전통 오브제 연극 ‘정신없는 도깨비’를 무대에 올린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어린이대공원 숲속의 무대에서 쇼스타코비치의 ‘축전 서곡’, 번스타인의 ‘교향악적 춤곡’ 등을 들려준다.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한성백제박물관은 백제 금동관모·칠지도 만들기, 백제 옷을 입은 백제인과 사진을 찍는 행사를 진행한다. 서울대공원에서는 사육사 이상림씨가 어린이와 함께하는 마술을 선보인다. 남산공원은 평일에 단체에만 개방했던 유아숲체험장을 어린이날 하루 개방한다. 경기도는 오전 11시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경찰, 소방, 군인 의상을 입어 보고 안전교육을 하는 ‘두근두근 직업체험’을 연다. 인근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에서는 어린이들이 영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8개 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인천시는 어린이과학관과 학생과학관에서 과학체험 부스를 운영한다. 인천해양경비안전서는 오전 10시부터 인천해경 전용 부두에서 경비함정 공개행사를 한다. 별도 신청 없이 1000t급 함정을 둘러볼 수 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거대 애완 감비아도깨비쥐와 노는 소녀 ‘경악’

    거대 애완 감비아도깨비쥐와 노는 소녀 ‘경악’

    거대 애완 쥐와 놀고 있는 소녀의 모습이 화제다. 최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인 데일리 픽스 앤 플릭스(daily picks and flick)는 지난달 29일 유튜브에 게재된 ‘거대 쥐와 까꿍놀이 하는 소녀’(Girl and Pet Playing Peek-A-Boo)의 영상을 소개했다. 2분가량의 영상에는 외국의 한 소녀가 바닥에 누워 거대한 감비도깨비쥐(Gambian pouched rat)와 까궁놀이를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소녀가 손으로 얼굴을 가리자 기다란 꼬리를 가진 거대 쥐가 달려들어 재롱을 부린다. 심지어 소녀는 자신의 애완쥐와 입을 맞추기도 해 보는 이들을 놀래킨다. 한편 감비아도깨비쥐는 몸길이 약 45cm, 꼬리 길이까지 합치면 1m에 육박하는 고양이보다 큰 쥐로 처음에는 애완동물로 길러지기 시작했지만 집단전염병의 원인 매개체로 의심받아 2003년부터 미국 수입이 금지된 동물이다. 원산지는 사하락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다. 사진·영상= DailyPicksandFlick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가정의 달 5월, 가족과 함께 ‘공연 나들이’ 가볼까

    가정의 달 5월, 가족과 함께 ‘공연 나들이’ 가볼까

    5월은 고단한 삶 속에서 잠시나마 가족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는 뜻깊은 달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맞아 자녀 혹은 부모님의 손을 잡고 공연장 나들이를 떠나 보는 건 어떨까. 어린이들의 동심을 두드릴 재기발랄한 음악극과 콘서트는 물론, 부모님의 향수를 자극할 정겨운 공연도 풍성하다. 가족 뮤지컬 ‘캣 조르바’는 중세 벨기에를 배경으로 명탐정 고양이 ‘조르바’의 모험과 활약을 그린다. 고양이의 도시 ‘이페르’에서 고양이들이 흑사병을 옮긴다는 소문이 퍼진 가운데, 조르바는 수학 퍼즐을 풀어 가며 한 엄마 고양이의 잃어버린 남편과 아이를 찾아 나선다. 중세 유럽을 옮겨 놓은 웅장한 무대 세트와 24인조 오케스트라가 녹음한 수준 높은 음악 등으로 어린이는 물론 부모들의 눈과 귀까지 사로잡는다. 올해로 초연 10주년을 맞은 어린이뮤지컬 ‘브레멘 음악대’는 그동안 대극장에서 공연됐던 작품을 300석 규모의 소극장으로 옮겨 새롭게 태어났다. 그림형제의 동명 동화를 원작으로 가수 유열이 설립한 유열컴퍼니가 제작한 창작뮤지컬이다. 당나귀, 개, 고양이, 닭 등 네 마리의 동물이 꿈을 찾아 떠나는 모험 속에 ‘꿈과 자존감, 함께’의 가치를 전한다. 서울발레시어터의 가족발레 ‘비밀의 인형 코펠리아’도 주목할 만하다. 엉뚱하고 기괴한 코펠리우스 박사가 세상을 떠난 아내를 생각하며 만든 태엽 인형 코펠리아를 사람으로 만들며 일어나는 이야기다. 희극발레 명작으로 손꼽힌다. 클래식한 원작 대신 화려한 색상이 돋보이는 무대와 의상, 말풍선 등을 소품으로 활용해 만화적 요소를 가미한 게 특징이다. 음악극 ‘솟아라 도깨비’에서는 판소리, 민요 등 구성진 우리 소리로 무장한 도깨비들을 만날 수 있다. 국립국악원과 ‘마당을 나온 암탉’ ‘이야기 심청’ ‘똥벼락’ 등 독창적인 어린이 연극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극단 민들레의 합작품이다. 무분별한 개발과 오염으로 더이상 땅속에서 살 수 없게 된 도깨비들이 환경을 오염시키는 인간을 골탕 먹이고 살기 좋은 세상으로 만들어 가는 내용이다. ‘2015 예술의전당 동요콘서트’는 주옥 같은 동요로 동심을 사로잡는다. 1920년대~1945년 해방 전 동요, 1945년 해방 후~1970년대 동요, 어린이날 인기 동요 퍼레이드 등으로 꾸며진다. 국내 최고의 어린이 합창단·중창단과 성악가들은 물론 가수 윤형주와 혜은이가 무대에 올라 감미로운 동요를 선사한다. 지난해 5월 첫선을 보인 뒤 대표적인 가족 공연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전래동요·동화에 클래식을 접목한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단의 ‘어린이 앙상블 마티네’도 놓치기 아까운 공연이다. 전래동화를 토대로 제작한 창작음악극 ‘흥부와 놀부’와 멀티미디어 창작극 ‘두부와 콩나물’로 구성됐다. ‘흥부와 놀부’는 판소리 소리꾼이 내레이터가 돼 극을 이끌어 가며 오케스트라의 다양한 악기 소리를 들려준다. ‘두부와 콩나물’은 일터에 나간 엄마·아빠를 기다리는 윤이와 윤이의 음악 친구들인 콩나물 삼 남매, 무담이가 펼치는 흥겨운 음악 놀이다. 5060세대의 추억을 끄집어내고 눈물샘을 자극하는 공연도 많다. 악극 ‘봄날은 간다’는 남편에게 버림받아 과부로 살아가는 여인 명자와 가족을 버리고 꿈을 찾아 떠난 남자 동탁, 이들과 함께하는 가극단 사람들의 기구한 인생을 그린다. 최주봉과 윤문식, 양금석 등 배우들의 열연에 9인조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 추억의 옛 가요들이 어우러진다. ‘그랜드 쇼단’이 보여주는 볼거리도 화려하다. ‘1970뮤지컬’을 표방한 ‘꽃순이를 아시나요’도 화제다. 19세 순이와 20세 춘호의 1970년 첫 만남에서 이들의 중년, 노년기까지를 1960~90년대를 풍미한 노래 30여곡과 엮었다. 김국환, 이미자, 김추자, 신중현, 이장희, 김정호, 심수봉, 조용필, 이용, 이문세, 이선희 등의 히트곡이 공연 내내 들려온다. 가수 권인하가 춘호 역을, 도원경이 순이 역을 맡았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국내여행 | 금빛 따라 서산 아리랑 타고 정선

    국내여행 | 금빛 따라 서산 아리랑 타고 정선

    보이는 것은 일렁이는 금빛물결이었고 들리는 것은 구슬픈 아리랑 노랫가락이었다. 기차를 타고 서산과 정선을 오고 가는 길은 더할 나위 없이 넉넉했다. ●서산에 다시 가야 할 이유 서해금빛열차 G-트레인 금빛물결이 일렁이는 서해안을 따라 기차를 타고 훑어 내려갔다. 단언컨대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가장 뜨끈뜨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열차가 G-트레인이다. 따뜻한 온돌마루에 오도카니 앉아 사색에 잠기자니 혼자 온 것이 외롭다. 1량 전체가 온돌마루실로 구성된 G-트레인에는 친구나 가족과 함께 삼삼오오 모인 이들로 그득했다. 혼자 온 것을 다시금 후회하며 조용히 족욕기에 발을 담근다. 온몸에 긴장이 풀리고 노곤해진다. 차창을 마주보고 앉아 있으니 휙휙 재빨리 지나가는 모든 것들처럼 시간도 빠르게 흘렀다. G-트레인은 아산, 예산, 홍성, 보령, 서천, 군산, 익산 등 서해안의 보석 같은 도시 7곳에 정차한다.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충북 서산에 가기로 결정했는데 아쉽게도 서산에는 기차역이 없다. 홍성역에서 내려 서산까지 30여 분을 차로 달려야만 하지만 여기는 충청도가 아니던가. 안으로 길게 포구가 나 있는 내포지방에 속하는 서산은 높은 산이 없고 넓은 들이 있어서 큰 자연재해가 거의 없단다. 속설에는 1년 농사를 지으면 3년을 먹고 살 수 있을 만큼 물산이 풍부한 곳이라는데 거기에 바다까지 끼고 있으니 여유롭고 풍요롭다. 그러니 가는 길마저 푸근하고 느긋하기만 하다. 서산에 도착해 가장 먼저 간월암에 간 것을 후회했다. 볼 간看, 달 월月. 간월담은 의미 그대로 석양이 비추고 달이 떠오를 때 가장 아름다운 바위섬이다.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바다 위에 떠오른 달을 보고 득도했다는 유래가 있을 정도니 대낮에 방문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 그러나 좋은 것도 있었다. 간월도 옆에 떨어져 자리한 작은 바위섬인 간월암. 썰물 시간에 맞춰 간 덕에 간월암으로 향하는 짧은 길이 열리고 간월사에 닿을 수 있었다. ‘고즈넉하다’라는 말을 진정으로 쓸 수 있는 작은 사찰이다. 조선시대 억불정책으로 인해 암자는 완전 폐쇄되었는데 현재 남아 있는 절은 1941년 만공스님이 중창하신 것이다. 본디 바닷가 근처에 있는 사찰들은 용왕전만 두고 산신전은 없는 것이 특징. 하지만 이곳은 금북정맥의 끝자락에서 그 기운을 받았다고 하여 산신전도 함께 두고 있다. 절을 중심으로 360도 바다를 조망할 수 있으니 가장 너른 바다를 품고 있는 절이다. 절 마당 가운데는 250년의 세월을 보낸 사철나무가 오롯이 서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 그보다 더 나이가 많다는 탱자나무가 오가는 이들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 서산의 여유로운 시간에 갇혀 잠시 넋을 놓았더니 밀물이 드리워지고 말았다. 간월암만큼 아쉬운 곳은 또 있었다. 마음을 열고 가는 절 ‘개심사’다. 마음은 열었는데 꽃길은 열리지 않았다. 개심사에 완연한 봄이 찾아오면 흐드러지게 핀 왕벚꽃과 산매화가 산길을 수놓는단다. 더군다나 개심사는 전국에서 가장 벚꽃이 늦게 피는 곳(4월 말~5월 초)으로 벚꽃놀이를 놓친 이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준다. 이곳을 너무 일찍 찾은 아쉬움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청벚꽃 때문이다. 어떤 이는 새하얀 꽃잎에 은은한 연둣빛이 물든 청벚꽃이 탐스럽게 피어나면 사람들의 마음뿐만 아니라 하늘과 땅의 마음을 흔들 정도로 아름답다고 칭송했다. 점점 다가오는 봄에 대한 기대로 마음이 설레었다. 조만간 서산을 다시 가야 할 이유가 생겼다. must go 교황님도 다녀가신 해미읍성 서산의 해미읍성은 우리나라에 남은 세 개의 읍성 중 하나로 성의 높이는 5m, 둘레 1,800m에 넓이만 약 20만 평방미터에 달한다. 신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국내 최대의 천주교 성지이기도 하다. 1866년 천주교 박해가 한반도를 휩쓸 때 약 1,000여 명의 신도들을 모아 해미읍성 안의 회화나무에 줄줄이 메어 놓고 고초를 가해 날마다 곡소리로 가득 찼다고.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장 먼저 옥사한 신도 두 명을 시복했다. 충청남도 서산시 해미면 동문1길 36-1 041-660-2540 바닷내음 듬뿍 서산동부시장 비린내가 반가운 곳, 서산 최대의 수산시장 서산동부시장이다. 날마다 싱싱한 각종 해산물로 가득한데 젓갈이나 밑반찬 등을 판매하는 곳도 여럿이다. 아직도 옛 건물의 모습을 간직한 골목길도 눈에 띈다. 크고 높은 천장 대신 판자로 지붕을 가리고 있는데 10여 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다. 고장이 난 물건을 뚝딱뚝딱 고쳐 주는 만물상 아저씨도, 둔한 날을 갈아 주는 칼잡이 할아버지도 그리고 마른 감태에 참기름을 발라 구워 주는 할머니도 왠지 친숙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인심도 후하고 가격도 착한 시장의 간식거리를 맛보는 재미도 반드시 누릴 것. 충청남도 서산시 시장3길 5-6 041-665-5478 ●이야기는 깊은 산골에 울려 퍼져 정선아리랑열차 A-트레인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그 애절한 노랫가락이 흘러나왔다. 600여 년 전 고려가 망할 당시 충절을 다짐했던 충신들의 비통한 심정과 여인네의 한이 묻어 있는 ‘정선 아리랑’이다. 기차에서 아리랑이라니 귀를 의심하면서도 정선으로 가는 길에 이만하면 센스 넘치는 배경음악이라며 내심 흡족했다. 그러나 사실 정선 아리랑은 낯설었다. 귀에 익은 아리랑 후렴구 몇 소절을 제외하고는 전부 생소했는데 정선 아리랑의 노랫말이 자그마치 8,000여 수나 된다는 사실에 위로가 됐다. 지역적인 특수성도 한몫한다. 산으로 둘러싸인 정선. 우뚝 솟은 태백산맥이 너무 높아 외부와의 단절이 심했기 때문에 구전 민요임에도 불구하고 몇몇 구절만이 어렴풋이 전해져 내려온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추전역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은 역, 해발 약 660m에 위치한 자미원역이다. 하나, 두울, 세엣… 이 역에서부터 정확히 일곱 개의 터널을 지나니 왼쪽 차창 너머로 대머리 민둥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가을이면 황금빛 억새의 향연이 펼쳐지는 민둥산은 아직 녹지 않은 눈을 입고 있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굽이굽이 어깨를 포개고 있는 산골짜기가 아찔하게 펼쳐져 있다. 그만큼 높은 지대를 달리고 있다는 의미다. 그 경관을 좀 더 느긋하게 담으라는 듯 열차는 서행하기 시작한다. 시원한 공기를 들이켜 볼까 창문을 열었다. 아직은 다소 차가운 기운에 몸이 부르르 떨렸지만 공기는 확실히 달고 맑다. 청량한 강원의 바람을 가득 실은 열차는 어느새 정선에 닿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정선에서 중요한 숫자는 2와 7이다. 정선은 아직도 5일장이 열리는 곳으로 정선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 ‘정선장터’는 매달 2와 7이 들어간 날, 장이 선다. 평소에는 한산하던 장터가 5일장이 열리는 날에는 각종 산나물과 생필품을 들고 나온 노점상들이 복닥복닥 800m 가량 길게 늘어서 있다. 서리를 맞은 콩 ‘서리태’와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는 ‘황기’, 향긋한 도라지 등 고랭지 정선에서 자란 건강한 농작물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부터 논이 적은 정선에서 가난한 이들의 주린 배를 채워 준 것은 곡식보다는 나물이었다. 그중에서도 곤드레 나물이 으뜸이었다. 한 번 씨를 뿌리면 한 번 뜯어 먹을 수 있는 곤드레 나물이 정선에서만큼은 세 번의 풍요를 베풀었단다. 정선이 품고 있는 건강한 땅의 기운을 받고 자란 곤드레 나물은 1m까지 자라는 만큼 영양분을 골고루 담고 있다. 특히 면역력을 증진시키고 항암 효과에 탁월하다는 사포닌 성분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나물이지만 약초의 역할을 한다고. 곤드레 나물 대신 쌉싸름한 흙내음을 품은 더덕 한 봉지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시장 한 켠 좁은 공간에서 커다란 고무대야에 한가득 쌓은 더덕을 다듬는 아지매로부터 더덕 몇 뿌리 더 얻는 것으로 가격 흥정을 대신했다. must go 아리랑의 현대판 아리랑극 <메나리> 연극 <메나리>는 정선 아리랑을 토대로 전통과 역사 그리고 동화 같은 장면들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꼭꼭 담았다. 정선에 발을 디딘 사람이라면 아리랑의 메아리를 마을 곳곳에서 들을 수 있지만 메나리 아리랑극에서 듣는 노래의 색은 다채롭다. 장면장면에 따라 때로는 구슬프게, 때로는 사랑스럽게 표현해 내는 전통극의 현대판 뮤지컬이다. 참고로 메나리는 강원도, 경상도, 충청도 등 일부 지방에서 전승되는 민요로 대표적인 메나리토리로는 ‘아라리’, ‘산유화가’, ‘어산요’ 등이 있다. 강원 정선군 정선읍 봉양리 267 033-560-2567 www.jeongseon.go.kr 정선아리랑 상품권 5,000원 신비한 다섯 가지 이야기 화암동굴 화암동굴은 크게 다섯 개의 테마로 나뉘어 있다. 1922년부터 1945년까지 약 22년간 강원도 지역의 생계를 책임졌던 천포광산을 당시의 모습 그대로 재현한 역사의 장을 지나면 365개의 계단을 따라 수직으로 90m를 내려간다. 다리가 꽤나 후들거리지만 동양 최대의 유석폭포와 석순, 석주가 가득한 천연 종유굴을 마주하면 켜켜이 쌓인 세월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금광 캐는 도깨비들이 안내하는 동화의 나라와 금의 역사와 종류, 제련 과정 등 금에 대한 모든 것을 모은 전시도 만나 볼 수 있다. 강원도 정선군 화암면 화암동굴길 12-8 033-562-7062 www.jsimc.or.kr 성인 5,000원 청소년 3,500원, 어린이 2,000원 ●철길 따라 달라진 여행지도 2013년 중부내륙관광열차 O·V-트레인을 시작으로 남도해양열차 S-트레인, 평화열차 DMZ 트레인 그리고 지난 1, 2월에는 정선아리랑열차 A-트레인과 서해금빛열차 G-트레인이 차례대로 개통했다. 마침내 코레일이 야심차게 준비한 ‘대한민국 5대 철도관광벨트’가 완성된 것. 이제 달라진 관광지도를 펼쳐 볼 시간이다. 평화열차 DMZ-트레인 서울에서 원산元山까지 223.7km를 잇던 경원선은 분단과 함께 허리가 끊겼다. 이후 용산에서 신탄리역까지만 운행하다가 2012년 11월에 백마고지역이 신설됐고 지난 2014년 백마고지역에서 평강까지 31km가량 운행 구간이 조금 더 늘어났다. 분단 역사의 현장으로 되돌아가는 타임머신 열차 DMZ-트레인은 전쟁이 남긴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화합과 평화를 싣고 달린다. 총 3량의 열차에는 철도와 전쟁·생태 사진을 전시한 갤러리도 있고 카페에서는 군용건빵과 주먹밥 등을 판매한다. 1일 1회 왕복 운행 중이다. DMZ-트레인 Pass 서울역-도라산역(경의선) 1만6,000원, 서울역-백마고지역(경원선) 2만3,000원(성인 기준) 서해금빛열차 G-트레인 지난 2월5일, 서해금빛열차 G-트레인이 운행을 시작했다. 용산을 출발한 열차는 예산·홍성·보령·서천·군산·익산 등 서해의 주요 7개 도시를 거치며 1일 1회 왕복 운행한다. 열차 내에는 3~6명 수용 가능한 온돌마루실 9개가 마련되어 있으며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신인 개그맨들이 출동해 신나는 공연도 펼친다. 차창 밖 풍경을 감상하며 따뜻한 족욕을 즐길 수 있는 족욕 카페도 매력적. 취향에 따라 습식·건식 족욕을 선택할 수 있다. 용산 출발 예산 1만5,900원, 홍성 1만7,900원, 군산 2만5,300원, 익산 2만7,400원(성인 기준) 남도해양열차 S-트레인 S-트레인의 ‘S’는 ‘South’의 약자로 남도해양관광열차임을 짐작케 한다. 그밖에도 바다Sea, 느림Slow 그리고 구불구불한 경전선과 남해안을 상징한다. 코스는 크게 두 가지다. 1코스는 부산에서 진영·마산·하동·순천·벌교·보성 등을 잇고 2코스는 서울역을 출발해 서대전·전주·남원·곡성·순천·여수EXPO를 1일 1회 왕복 운행한다. 열차는 힐링실, 가족실, 카페실 등 각종 테마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고 특히 전통 차를 ‘좌식’으로 즐길 수 있는 다례실도 마련해 즐거움을 더했다. 서울 출발 전주 2만5,200원, 여수EXPO 2만9,300원, 부산 출발 순천 1만9,500원, 보성 2만3,600원 (성인 기준) 정선아리랑열차 A-트레인 우리나라 열차 가운데 지역 명칭을 사용한 것은 정선아리랑열차가 최초다. 청량리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민둥산·정선·아우라지역을 1일 1회 왕복 운행한다. 매주 화·수요일은 운휴지만 정선 5일장이 열리는 날에는 특별운행하고 있으니 참고할 것. A-트레인은 넓은 전망창을 설치해 깨끗하고 맑은 강원의 청정자연을 감상할 수 있으며 창문을 여닫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레일바이크 코스와 정선 5일장 코스 그리고 이 둘을 함께 엮은 1박2일 코스 등 다양한 연계 여행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청량리 출발 민둥산 2만4,000원, 정선 2만6,100원, 아우라지 2만7,600원 A-트레인 Pass 4만8,000원(성인 기준) 중부내륙관광열차 O·V-트레인 코레일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철도관광벨트 중 가장 먼저 탄생한 열차다. O-트레인은 중부 내륙 3도인 강원·충북·경북 257.2km를 동그랗게 잇는 순환열차. 서울역을 출발한 열차는 제천역에서 시계 방향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나뉘어 1일 4회 순환 운행 중이다. 총 4량으로 구성된 열차는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담은 인테리어로 장식했다. V-트레인은 영동선 분천·비동·양원·승부·철암역 27.7km를 V자로 잇고 1일 3회 왕복 운행한다. O-트레인과 V-트레인이 개통되면서 작은 시골역에 불과했던 경북 봉화의 분천역 근처에는 식당가와 마을 장터가 생겨나고 산타마을까지 조성되는 등 조용했던 간이역들이 활기를 되찾았다. O-트레인 Pass 1일권 5만4,700원, 2일권 6만6,100원, 3일권 7만7,500원 V-트레인 분천-철암 8,400원, 영주-철암 1만1,700원(성인 기준) 글·사진 손고은 기자 취재협조 코레일 www.korail.com
  • 도깨비시장, 골목형 장터 부활

    도깨비시장, 골목형 장터 부활

    도봉구의 방학동 도깨비시장이 골목형 시장으로 재탄생해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도봉구는 중소기업청이 공모한 특성화시장 육성사업에서 방학동 도깨비시장이 ‘2015년 골목형 시장’으로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골목형시장 사업은 시장 경영 혁신지원사업의 하나로 도심과 주택가 등에 위치한 전통시장의 특화상품을 개발해 대표 브랜드로 키우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공모에선 방학동 도깨비시장 이외 전국 73개 전통시장이 선정됐다. 선정된 시장은 1년간 최대 6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구 관계자는 “7월부터 특화상품 개발, 핵심점포 육성, 커뮤니티공간 조성 등 맞춤형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선정된 도깨비시장은 도봉산 등 등산객 시장 유입을 위한 ▲도시락 등 먹거리 개발 ▲다문화 음식장터·벼룩시장 ▲여행객·주민 참여 프로그램 운영 ▲고객휴게공간 조성 등의 특성화 사업을 진행한다. 구 관계자는 “관광객과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골목형시장으로 육성해 도깨비시장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라면서 “도깨비시장 공모 사업 선정 외에도 지역의 전통시장들이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으로 지역경제의 거점으로 거듭나게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는 창동골목시장에 고객지원센터와 화장실, 휴게실, 교육장, 문화공간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이동진 구청장은 “방학동 도깨비시장의 골목형 육성사업 선정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더 강렬하게 돌아온 죽음에 대한 정의

    더 강렬하게 돌아온 죽음에 대한 정의

    국립현대무용단 안애순 예술감독의 역작 ‘이미아직’(AlreadyNotYet)이 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연출돼 관객들을 찾아간다. 지난해 초연 때보다 시각 이미지를 더 강화해 현실과 환상이 교차되는 경계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새롭게 꾸며졌다. ‘이미아직’은 전통 상례에서 상여를 장식하던 목각인형 ‘꼭두’를 모티프로 한 작품이다. 꼭두는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가는 망자와 동행하면서 그의 영혼을 위로하고 극락왕생을 축원하는 역할을 한다. 작품은 재난 및 재해로 갑작스럽게 죽은 이들을 위해, 아무에게도 관심받지 못한 채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이들을 위해 고통의 제의를 펼치면서 죽음을 삶의 교집합으로 끌어안는 한국 전통사회의 묵묵한 힘을 보여준다. 특히 작품 속 ‘잔혹놀이’는 주목할 만하다. 귀신, 도깨비 등 미지의 존재들과 인간의 놀이를 통해 인간이 자의적으로 만들어낸 위계, 폭력을 적나라하게 비판하면서 분열되고 쪼개진 인간 사회의 통합을 모색한다. 안 예술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죽음이 갖는 의미, 우리가 죽음을 어떤 방식으로 다루는지를 되새겨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적 그로테스크의 진수인 도깨비 유머와 몽환적 세계를 그려 온 작가 주재환, 음악동인 ‘고물’과 함께 전통 음악의 새로운 차원을 실험하는 작곡가 이태원, 프랑스 정상급 조명디자이너 에릭 워츠 등 국내외의 유명 아티스트들도 대거 참여한다. 지난해 5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4차례의 지역 순회공연을 거치며 호평을 얻었다. 내년엔 프랑스 샤요국립극장에서 공연한다. 다음달 24~2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3만~4만원. (02)3472-1421.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데스크 시각] 꼴찌에게도 박수를/조현석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꼴찌에게도 박수를/조현석 체육부장

    프로야구 10구단 kt 위즈가 지난 7일과 8일 시범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막내구단인 kt는 프로 첫 공식경기 두 경기에서 16이닝 동안 15실점을 기록하는 등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전력이 그리 강해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준우승 팀인 넥센과의 경기라고 하더라도 선수들은 경기력에서 크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다. 1차전에서는 넥센에 한점도 내지 못한 채 완봉패 수모를 당하는 등 프로의 쓴맛을 보았다. 2차전은 지난해 홈런왕 박병호에게 만루 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다. 비록 두 경기 모두 패하기는 했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2차전에서 두 자릿수 안타를 치며 넥센과 대등하게 맞서면서 희망을 보여 준 것이다. kt를 보며 프로야구 원년팀 ‘삼미 슈퍼스타즈’를 떠올렸다. 1982년 창단한 삼미는 인천뿐 아니라 경기, 강원을 연고지로 하는 거대 구단이었다. 어린 시절 삼미 경기가 있을 때면 가끔 수원야구장에서 가족들과 삼미 유니폼을 차려입고 경기를 관람했다. 하지만 그해 승률은 15승 65패(승률 0.188)에 불과했다. 이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는 프로야구 역대 최저 승률이다. 하지만 당시 팬들의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뜨거웠던 기억이 있다. 지는 경기가 대부분이었지만 누구 하나 얼굴을 찌푸리거나 선수들을 비난하지 않았다. 왜 다른 팀을 응원하지 않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올 법했지만 야구 그 자체를 즐기는 팬들이 더 많았다. 오히려 이길 수 없는 경기를 이기는 ‘도깨비팀’이라는 닉네임을 붙여 주며 삼미가 이기는 날에는 팬들이 마치 잔칫날처럼 들떠 그날 경기 장면을 되새겼다. 삼미는 3년이 조금 넘는 짧은 역사를 뒤로한 채 이후 청보 핀토스(1985년), 태평양 돌핀스(1988년) 등으로 매각되면서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그 이름은 소설과 영화로 다시 나타나 사람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다. 2003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라는 소설에 이어 2004년 삼미의 이야기는 ‘슈퍼스타 감사용’이라는 영화로 다시 만들어져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영화는 왼손잡이 투수가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프로에 입단한 감사용이라는 인물의 실제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꼴찌팀에서도 ‘패전 처리 투수’에 불과했다. 그는 영화에서 “니가 투수야? 니가 던져서 이겨 본 적이 있어? 선수 같지도 않은 게”라는 비난도 들어야 했지만 선발이라는 꿈을 향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프로야구가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장정에 들어갔다. kt는 오는 14일 홈구장인 수원 구장에서 두산과의 시범경기를 통해 홈 팬들에게 첫선을 보인다. 신생구단으로서 조직력이 기존 구단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지만 ‘적극적으로 패기 있게, 근성 있는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kt를 비롯해 10개 구단 선수들이 스프링캠프에서 열심히 훈련을 했지만 냉혹한 승부의 세계인 프로에서는 1등부터 꼴찌까지 순위가 정해지기 마련이다. 열심히 훈련을 했지만 생각만큼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고, 운이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 승패를 떠나 적극적이고 근성 있는 플레이를 선사하는 선수들에게는 뜨거운 박수가 전해지길 바라본다. 더 나아가 우리 사회도 1등뿐만 아니라 꼴찌에게도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세상이 되길 기대해 본다. hyun68@seoul.co.kr
  • 해외여행 | 싱가포르 아지트 Cool Agit in Singapore

    해외여행 | 싱가포르 아지트 Cool Agit in Singapore

    다양한 민족과 그들의 문화가 오밀조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싱가포르는 작은 도시 국가임에도 결코 작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그 다채로움 속에서도 마음에 쏙 드는 곳들이 있었으니 아지트 삼고 싶은 싱가포르의 틈바구니 속으로 퐁당퐁당. ●Green Green Grass of Singapore 클린clean & 그린green, 싱가포르는 정원 도시를 꿈꾼다고 했다. 단순히 도시 안에 많은 정원을 만들겠다는 게 아니라 도시가 정원 속에 자리한다는 개념이다. 굴곡진 시간을 지나 독립 50주년을 넘긴 싱가포르는 우리나라가 그러했던 것처럼 급박한 도시화를 겪었다. 때문에 싱가포르의 초록은 이 좁고 척박한 땅에서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들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싱가포르의 도시 계획 아래 10년 넘게 연구하고 차근차근 준비해 문을 연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는 싱가포르에 보기 좋은 구경거리 하나가 추가된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기둥 없이 수천장의 유리 패널을 연결해 만든 두 개의 돔은 각각 플라워 돔Flower Dome과 클라우드 포레스트Cloud Forest. 플라워 돔에서는 지중해, 아프리카, 호주 등 싱가포르에는 없는 기후 지대에서 자라는 꽃들이 피어난다. 한편 높이가 58m, 건물 7층 높이에 달하는 클라우드 포레스트 안에는 인공의 산이 들어앉았다. 꼭대기서부터 내려오는 동선은 높은 산에 올랐을 때의 긴장감과 함께 산중에서 느껴지는 바람, 절벽과 그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 등 열대기후의 싱가포르에서는 낯선 시원한 날씨와 산악 지형을 그려냈다. 야외 공원의 슈퍼트리Supertree는 나무를 형상화한 구조물인데 이 또한 범상치 않다. 다양한 식물이 구조물을 감싸 안으며 자라는 수직정원 그 자체도 멋있지만 그 안에서 싱가포르 전역에서 나오는 정원 쓰레기들을 태워 에너지를 만든다. 또한 비가 올 때면 빗물을 저장해 온실 용수로 활용하고, 밤에는 낮에 모은 태양열로 레이저쇼를 선보인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 세계 최대 규모의 식물원. 천천히 산책하듯 둘러보려면 3시간 정도 여유를 두는 것이 좋다. 18 Marina Gardens Drive, Singapore 018953 클라우드 포레스트 & 플라워 돔 09:00~21:00, 슈퍼트리 그로브 05:00~02:00 성인 SGD28, 3~12세 아동 SGD15(슈퍼트리 그로브는 무료) +65 6420 6848 www.gardensbythebay.com.sg 폭신폭신한 풀밭 위를 걷는다. 보도블록에 익숙해진 발바닥이 낯가림을 하는지 걸음새가 어색해졌다. 얼마 가지 않아 정수리가 따끔거리고 후끈한 공기에 이따금씩 큰 숨을 내쉬어야 했다. 그러나 참 오랜만에 싱그러운 초록을 맛본다. 조깅이든 체조든 기꺼이 땀 흘리는 사람들, 나무 그늘 아래로 소풍 나온 사람들, 그저 천천히 걷는 사람들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 푸름을 흡수한다. 보타닉 가든Singapore Botanic Gardens의 아침풍경은 어딘가 생산적이면서도 자연스럽다. 자연스럽다는 말을 곱씹게 된다. 말레이 반도 남쪽 끄트머리, 적도 가까이의 작은 섬. 그러니까 이 싱가포르는 자연환경만 놓고 봤을 때 서울시만한 좁은 땅에 이렇다 할 자원도 마땅찮은 이른바 ‘도시국가’로 익히 알려져 있지 않던가. 보타닉 가든은 개념적으로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대척점에 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가 싱가포리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자연자원들을 모았다면, 보타닉 가든은 싱가포르에 자생하는 수종들을 한데 모아 놓은 식물원이다. 보타닉 가든은 싱가포르가 영국의 영향권 아래 있을 당시부터 계획된 것이라 했다. 싱가포르 개발에 착수한 래플스경이 1822년 경제성 있는 작물 중심으로 보타닉 가든의 모태가 되는 실험적 정원을 조성해 수년간 공을 들였다고. 그러나 쉽지 않았다. 싱가포르는 토양이 다소 척박했다. 결과는 실패. 현재의 보타닉 가든은 이후 1859년에 다시 문을 열어 잠재적으로 유용한 식물을 끊임없이 수집하고 성장시키고 다양한 작법을 실험하고 뿌리내리게 함으로써 오늘날 이 자리에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하게 된 것이다. 한 바퀴 산책하는 데만도 두어 시간이 훌쩍 지난다. 150여 년이라는 역사만큼이나 보타닉 가든의 자연스러움은 놀라움으로 치환된다. 이곳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은 대체로 기념사진 담기 바쁜 여행자. 대부분의 싱가포리언Singaporean들은 훨씬 느긋하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시간을 누리는 듯 보였다. 오차드 로드에 빼곡한 쇼핑몰, 리버사이드에서부터 마리나 베이로 유유히 이어지는 야경까지 낮은 낮대로 밤은 밤대로 싱가포르는 언제나 화려한 빛을 반짝거린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것만 같은 싱가포르지만 나는 그 무엇보다 싱가포르의 초록이 조금 더 눈부시게 느껴졌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보타닉 가든Singapore Botanic Gardens 운동을 하거나 피크닉에 나선 싱가포르 현지인들이 많다. 그만큼 힐링이 되는 곳이란 방증. 1 Cluny Road, Singapore 259569 매일 05:00~00:00 무료 +65 6471 7361 www.sbg.org.sg ●What a Unique Place in Singapore! 19세기 싱가포르로 건너온 영국인들이 그들만의 리그로 즐기던 문화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경마다. 처음에는 사교 클럽으로 운영하다 1933년 부킷 티마Bukit Timah 지역에 경마장을 세우게 된다. 부킷 티마는 도심에서 가까우면서 싱가포르에서 가장 높은 구릉지로 당시 영국인들이 여가를 즐기기에 아주 적합한 장소였을 거라 충분히 짐작이 간다. 현재 경마장은 북쪽 외곽 크란지Kranji 지역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부킷 티마에 남은 도로명 ‘터프 클럽 로드Turf Club Road’와 함께 옛 경마장의 분위기는 여전하다. 오랜 기간 부유층의 비밀스런 장소였던 경마장 일대에 최근 감각적인 카페와 레스토랑 등이 문을 열면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마구간이 녹아든 신록의 풍경이라니, 상상만으로도 여유롭다. 브런치를 즐기기 좋다는 마말레이드 팬트리The Marmalade Pantry. 시원하게 낸 유리창으로 바깥 풍경이 가득 들어오는데 자연스럽게 등을 의자 깊숙이 기대게 된다. 지나는 사람과 시시때때로 어깨를 부딪치기 마련인 싱가포르 도심과는 확실히 다른 공기가 흘렀다. 입 안 한가득 컵케이크 또한 새콤달콤한 엔도르핀. 한편, 옛 경마장은 터프 시티Turf City라 명명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단장했다. 각종 식료품과 잡화를 판매하는 매장과 다양한 종류의 레스토랑이 밀집해 있어 대체로 조금 비싼 편이라지만 주말이면 드라이브 삼아 장을 보고 오거나, 느긋하게 점심을 즐기는 싱가포리언들이 많다. 특히 파사벨라Pasabella는 신선한 농산물과 함께 각종 식료품을 판매하고 한쪽에는 세계 각국의 대표 메뉴를 즉석에서 조리해 주는 레스토랑 구역이, 다른 한쪽에는 사탕 가게, 풍선 가게, 향초 가게 등 인테리어 소품과 생활 잡화 등을 다루는 숍들이 오밀조밀 들어차 있어 이것저것 들었다놨다 도무지 구경만 할 수 없게 만든다. 1930년대에 지은 주공아파트와 숍하우스가 그대로 남아 있어 도심에서 가장 오래된 주거 단지가 되어 버린 티옹 바루Tiong Bahru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다. 그 시작은 싱가포르의 예술가들 사이에서 유명했던 서점 북스 액츄얼리Books Actually가 2011년 티옹 바루에 정착하고, 호주 출신의 유명 바리스타 래그 그로버가 싱가포르의 유명 기업인 스파 에스프리 그룹Spa Esprit Group과 함께 론칭한 포티 핸즈 커피40 hands Coffee가 문을 열면서부터다. 북스 액츄얼리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어딘가 헌책방 분위기가 나는 정말로 작은 동네 책방이다. 죄다 새 책인데 왜 헌책방에 들어온 느낌이 들었을까. 나 역시 대형 서점이나 인터넷 서점 그리고 모니터를 통해 읽는 글이 더 익숙해졌기 때문이겠지. 책장을 넘길 때마다 풍기는 종이책 특유의 냄새에 코를 킁킁거리며 꼬부랑글씨의 책들을 휘리릭 넘겨 본다. 싱가포르 예술가들의 새로운 아지트가 되었던 이 책방을 따라 골목골목 규모는 작지만 개성 강한 숍들이 하나둘 간판을 내걸어 동네 분위기를 더욱 빈티지하게 물들이고 있다. 골목 어귀에서부터 크루아상 굽는 냄새가 절로 길을 인도하는 티옹 바루 베이커리Tiong Bahru Bakery는 시내 곳곳에 분점을 낼 만큼 인기 있는 동네 빵집. 주인의 취향에 따라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골라 놓은 셀렉트 숍이며 감각적인 소품으로 가득한 인테리어 숍, 그림책만으로 빼곡한 서점 등 한 집, 한 집이 여행자의 발길을 붙잡는다. 오래된 풍경 속에 어우러진 트렌디한 감각들. 물론 가게들 때문에 동네가 시끄러워졌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동네 어르신들도 많다지만, 덕분에 동네가 살아났다고 좋아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티옹 바루는 빛바랜 풍경이 빛을 발하는, 모순되지만 그만큼 재미있는 동네다. ▶Unique Agit 마말레이드 팬트리The Marmalade Pantry 부킷 티마 지역에 자리한 모던 비스트로. 다양한 양식 메뉴와 함께 컵케이크가 인기. 55 Fairways Drive, Singapore 286846 화~금요일 12:00~23:00, 토·일요일 10:00~23:00, 월요일 휴무 +65 6467 9328 www.themarmaladepantry.com.sg 파사벨라Pasabella 터프 시티 안의 복합매장. 식료품 매장, 레스토랑과 함께 인테리어, 주방 용품 등을 파는 다양한 팝업 매장과 꽃가게, 카페 등이 한데 모여 있다. 200 Turf Club Road, Singapore 287994 상점 09:30~19:00, 레스토랑 10:00~22:00 +65 6887 0077 www.pasarbella.com 북스 액츄얼리Books Actually 티옹 바루의 터줏대감 격이다. 싱가포르 예술가들 사이에서 사랑받다 이제 도심에 팝업 스토어를 운영할 만큼 싱가포르는 물론 세계적으로 입소문이 난 동네 책방. 9 Yong Siak Street, Tiong Bahru, Singapore 168645 월요일 11:00~18:00, 화~금요일 11:00~21:00, 토요일 10:00~21:00, 일요일 10:00~18:00 +65 6222 9195 www.booksactually.com 플레인 바닐라Plane Vanilla 꽃가게를 겸하고 있어서일까. 싱그러운 기운을 가득 담은 컵케이크 전문점. 1D Yong Siak Street, Singapore 168641 화~금요일 11:00~20:00, 토요일 09:00~20:00, 일요일 09:00~18:00, 월요일 휴무 +65 6465 5942 www.plainvanillabakery.com ●What Would You Like to Drink? 반갑지 않은 단골손님, 갈증이 찾아왔다. 바삐 움직이지 않더라도 무덥고 습한 싱가포르에서는 늘 목이 마르다. 가만, 꽤 오래 영국의 영향력 아래 있었으니 근사한 애프터눈 티Afternoon Tea를 즐길 수 있을 텐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TWG 티tea도 이곳 싱가포르 브랜드가 아니던가. 싱가포르에서는 하이 티High Tea라고 했다. 애프터눈 티가 오후시간 차와 함께 샌드위치, 스콘, 케이크 등 간단한 티 푸드를 곁들이는 다과라면, 하이 티는 차와 함께 저녁을 조금 일찍 당겨서 먹는 식사에 가깝다. 예전에는 전자를 귀족들의, 후자를 서민들의 티타임이라고 했는데 현재 싱가포르에서는 이 둘을 통칭하여 하이 티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식사를 겸하기에 티룸 하면 단박에 떠오르는 앙증맞은 3단 티어와 함께 뷔페를 제공하는 티룸도 여럿인데 점점 본래의 하이 티보다는 애프터눈 티 형식으로 그 차림이 단출해지고 있다고.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우아하게 즐기기에는 호텔 로비의 티룸도 좋지만 도심 곳곳 티 하우스 또는 티 살롱 간판을 내건 카페에서도 충분히 티타임을 가질 수 있다. 최대 번화가 오차드 로드만 하더라도 TWG 티 살롱 & 부티크, 아티스티크 부티크 티 하우스Arteastiq Boutique Tea House 등에서 다양한 종류의 차와 디저트를 맛볼 수 있었으니 지칠 수밖에 없는 여행지에서의 오후가 한결 가뿐해진다. 싱가포르로 향하는 비행기에서부터 이내 마음을 야릇하게 만들었던 싱가포르 슬링Singapore Sling도 제대로 맛보아야겠다. 핑크라기엔 보다 정열적이고, 빨갛다고 말하기에는 곱절로 세련된 빛깔이다. 적도로 넘어가는 싱가포르의 석양빛을 닮았다고 했다. 1915년 래플스 호텔에서 그 이미지를 토대로 처음 만들어낸 칵테일이 바로 싱가포르 슬링. 진을 베이스로 체리브랜디와 레몬주스, 시럽, 소다수 등을 일정 비율로 혼합하는데 재료가 같다고 맛도 같을까? 싱가포르 슬링이 탄생한 래플스 호텔의 롱바Long Bar에는 매일같이 전 세계 여행자들이 모여든다. 1920년대 말레이시아 농장의 분위기를 살린 홀과 영국 스타일의 클래식한 바 인테리어가 묘하게 어우러진다. 테이블마다 한 됫박씩 푸짐하게 땅콩을 서비스하는 것도 독특하지만 땅콩 껍질을 바닥에 버려도 되는 자유는 롱바만의 재미있는 전통이다. 그러는 사이 라이브 밴드가 연주를 시작하고, 연주자는 눈짓으로 춤을 권한다. 흔히들 롱바 그리고 싱가포르 슬링을 두고 ‘낭만적’이라 표현하지만 실제 그곳의 그 향과 맛과 분위기는 훨씬 유쾌하고도 흥겹다. 싱가포르의 기분 좋은 밤에 시원한 맥주 또한 빠질쏘냐.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타이거 맥주의 인기도 여전하지만 최근 싱가포르에서는 크래프트 비어를 맛볼 수 있는 소규모 브루어리brewery가 인기다. 브루워크Brewerkz처럼 캐주얼한 브루어리가 있는가 하면, 마리나 베이의 야경이 훤히 내다보이는 레벨 33Lever 33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브루어리로 웬만한 루프탑 바 못지않은 분위기를 뽐낸다. 브루어리마다 대표 맥주 또는 원하는 대로 대여섯 종의 맥주를 조금씩 맛볼 수 있는 샘플러 메뉴가 있어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선택지가 많아도 탈이다. 다양한 종류에 어떤 것이 좋을까 한참을 망설이게 되는데 고르기 힘들 때엔 망설이지 말고 브루마스터의 추천을 받으면 그만이다. 에디터 트래비 글 Travie writer 서진영 사진 Travie photographer 문미화 취재협조 싱가포르관광청 www.yoursingapore.com ▶Drink Agit TWG 티 살롱 & 부티크TWG Tea Salon & Boutique 리퍼블릭 프라자점, 마리나 베이 샌즈점, 아이온 오차드점, 타카시마야점 등 싱가포르 주요 지점에서 TWG의 티를 맛볼 수 있다. TWG 브랜드명 아래 1837년은 상공회의소가 설립된 해다. 이때부터 싱가포르가 동서양 차 무역의 중심지가 되었기에 이를 상징하는 의미로 브랜드 로고에 넣은 것이라고. 실제 TWG는 2007년에 론칭했다. 매일 10:00~22:00 티타임 1837 1인 SGD19 정도 www.twgtea.com 아티스티크 부티크 티 하우스Arteastiq Boutique Tea House 카페 한쪽 벽이 모두 오차드 로드의 푸른 가로수를 마주볼 수 있게 통유리로 되어 있어 도심 속에서도 숲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티룸. 아기자기한 분위기 또한 매력적이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하이 티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더더욱 반갑다. Mandarin Gallery, #04-14/15, 333A Orchard Road, Singapore 238867 매일 11:00~22:00 하이 티 2인 SGD52 정도 +65 6235 8370 www.arteastiq.com 롱바Long Bar 싱가포르 슬링이 탄생한 래플스 호텔의 바. 이곳의 인기는 낮밤이 따로 없다. 1 Beach Road, Singapore 189673 일~목요일 11:00~00:30, 금·토요일 11:00~01:30 +65 6412 1816 www.raffles.com/singapore 브루워크Brewerkz Microbrewery & Restaurant 캐주얼한 분위기의 브루어리. 4종류의 수제 맥주를 선택할 수 있는 샘플러 메뉴와 함께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오트밀 비어. 리버사이드, 뎀시, 스타디움 세 곳에 브루워크 지점이 있다. 30 Merchant Road #01-05/06 Riverside Point, Singapore 058282 월~목, 일요일 12:00~00:00, 금·토요일 12:00~01:00 +65 6438 7438 www.brewerkz.com 레벨 33LeveL 33 파이낸셜 센터 1층에서 전용 승강기를 이용해 단번에 33층 브루어리로 올라간다. 입구에 맥주가 무르익어 가는 현재의 상태를 보여 주는 모니터가 있어 더욱 현장감이 느껴진다. 8 Marina Boulevard #33-01, Marina Bay Financial Centre Tower 1, Singapore 018981 월~수요일 11:30~00:00, 목·금요일 11:30~02:00, 토요일 10:00~02:00, 일요일 12:00~00:00 +65 6834 3133 www.level33.com.sg ▶travel info Singapore 정리 Travie writer 서진영, 차민경 기자 AIRLINE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싱가포르항공, 스쿠트항공 등 다수의 항공사에서 인천-싱가포르 간 노선을 운항한다. 소요시간은 약 6시간 30분. AQUARIUM S.E.A 아쿠아리움S.E.A Aquarium 유명한 여행지마다 꼭 하나씩 있는 것이 아쿠아리움. 어디든 비슷비슷하지만 바닷속을 들여다보고 싶은 호기심에 그냥 지나치기는 아쉽다. 싱가포르의 S.E.A 아쿠아리움도 그렇다. 인도양과 남중국해에서 공수해 온 800종류, 10만 마리의 물고기가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200마리에 달하는 상어는 S.E.A 아쿠아리움의 가장 큰 자랑거리. 그저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직접 돌고래를 만져 보고 같이 수영을 할 수 있는 ‘돌핀 아일랜드’도 운영하고 있고, 워터파크인 ‘어드벤처 코브’도 지척이다. 8 Sentosa Gateway, Sentosa Island, Singapore 098269 매일 10:00~19:00 +65 6577 8888 www.rwsentosa.com SHOP 오일숍 여행에 지친 몸의 피곤함을 달래 주는 것은? 누군가에겐 시원한 커피가, 달달한 아이스크림이 될 수도 있지만 좋은 향기를 맡는 것도 기운을 북돋는 데 도움이 된다. 싱가포르의 아랍 스트리트에서는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는 오일과 향수를 만날 수 있다. 오일숍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을 현혹시키는 것은 손가락 크기로 만들어진 다양한 크리스털 오일병. 이슬람 왕국에 들어선 듯 이국적인 분위기를 가득 담고 있다. 일반적으로 6ml 단위로 오일을 판매한다. 6ml에 10달러, 크리스털 오일병은 12달러에서 50달러 선. 키퍼스Keepers 지금 싱가포르를 이끌고 있는 젊은 아티스트들을 만나고 싶다면, 당장 NS23서머셋역으로 달려가자. 의류는 물론 가방, 장신구, 그릇, 가구 및 인테리어 오브제를 판매하는 팝업스토어가 기다리고 있다. 싱가포르의 수많은 쇼핑몰들 중에서도 이곳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많다. 우선 이곳에 입점한 30여 명의 아티스트들이 모두 싱가포리언이라는 것. 그야말로 싱가포르에서만 만날 수 있는 물건들이 가득하다. 크고 작은 쇼에 3번 이상 출전해야 입점이 가능하다고 하니 뛰어난 물건들만 모인 것은 당연지사. 재치가 엿보이는 오브제부터 마음을 사로잡는 향수 등 매력적인 물건들이 많다. Orchard Green, Junction of Cairnhill Rd & Orchard Rd, Singapore 2015년 2월15일까지, 매일 11:00~22:00 +65 8299 7109 keepers.com.sg 콜롬비아나Kolombiana 말레이시아, 인도, 중국 등등 온갖 지역 사람들이 싱가포르로 모여들지만 싱가포르의 매력에 빠진 건 아시아 사람뿐만이 아니었다. 아기자기한 숍들이 모여 있는 하지레인 거리에서 원색의 간판을 뽐내고 있는 콜롬비아나는 남아메리카 콜롬비아에서 온 카렌 로드리게즈Karen Rodrigreg가 운영하는 편집숍이다. 콜롬비아의 문화를 알리고 싶어 1년 전 숍을 오픈하게 됐다고. 이곳의 물건들은 모두 콜롬비아에서 만들어졌다. 빨강, 노랑, 주황 등 원색을 과감하게 사용한 것이 매력적이다. 큼직큼직한 귀걸이나 반지, 편하게 매치할 수 있는 천가방, 높은 웨지힐 등 그야말로 남미의 냄새가 확 풍긴다. 64 Haji Lane, Singapore 매일 12:00~20:00 +65 9620 6039 www.kolombiana.com RESTAURANT 야쿤 카야 토스트Yakun Kaya Toast 카야 토스트는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아침식사 메뉴. 바삭하게 구운 식빵에 카야 잼과 버터를 발라 반숙 달걀과 연유를 듬뿍 넣은 커피 또는 밀크티를 곁들인다.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야쿤 카야 토스트는 카야 토스트의 원조. 야쿤이라는 중국계 싱가포르인이 1944년에 문을 열어 세계적인 프랜차이즈가 되었다. 카야는 말레이어로 달콤하다는 뜻. 18 China Street #01-01, Singapore 049560 월~금요일 07:30~18:30, 토·일요일 08:30~17:00 +65 6438 3638 www.yakun.com 레드 하우스Red House 토마토 칠리소스로 볶은 게요리 ‘칠리크랩’은 싱가포르 하면 단박에 떠오르는 음식. 매콤달콤한 칠리소스는 곁들여 먹는 번과도 궁합이 잘 맞다. 여행자들에게는 점보 시푸드가 절대적이지만 현지인들은 레드하우스를 선호한다고. 1976년부터 쭉 영업을 해오고 있으니 내공이 두둑하단 말씀. #01-14 The Quayside 60, Robertson Quay, Singapore 238252 월~금요일 15:00~23:00, 토·일요일 11:00~23:00 +65 6735 7666 www.redhouseseafood.com 채터박스Chatterbox 싱가포리언의 소개에 따르면 우리가 된장찌개, 김치찌개를 먹듯 싱가포르 사람들의 일상식 가운데 하나가 치킨라이스라고 했다. 닭을 푹 삶아낸 육수로 밥을 짓고 고기는 간장, 생강, 칠리소스를 찍어 반찬으로 먹는다. 만다린 호텔의 채터박스는 로컬푸드에 대한 자부심으로 치킨라이스를 고급화했다. 로컬푸드지만 삼계탕과 유사한 풍미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Level 5 Mandarin Orchard Singapore, 333 Orchard Road, Singapore 238867 일~목요일 11:00~01:00, 토·일요일 11:00~02:00 +65 6831, 6291 www.chatterbox.com.sg 원앨티튜드1-Altitude 싱가포르의 화려한 밤은 직접 즐길 때 더욱 실감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바bar 원앨티튜드를 찾는다면 밤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원앨티튜드는 원래플스플레이스 빌딩 꼭대기인 63층에 자리한 루프탑 바. 싱가포르의 야경을 360도로 즐길 수 있음은 물론 마리나 베이 샌즈를 내려다볼 수 있다.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매일 저녁 열리는 레이저쇼를 감상하기에 단연 좋은 장소다. 좌석을 예약할 경우엔 1명당 SGD100지만 곳곳에 스탠딩 테이블이 있으니 입장료(SGD30)만 내고 입장해도 괜찮다. 매주 수요일은 여자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레이디스 나이트’니 참고하자. 그래도 가장 뜨거운 날은 금요일과 토요일이라고. 1 Raffles Place, Singapore 048616 18:00~03:00 +65 6438 0410 www.1-altitude.com 인도친IndoChine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돔에서 형형색색의 식물들을 보는 것도 경이롭지만, 진짜 우아한 풍경은 멀리서 두 개의 돔이 유려한 곡선을 뽐내며 둥그스름하게 누워 있는 모습. 그리고 이것을 가장 환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 있으니 공원 한가운데 자리한 가장 높은 슈퍼트리 꼭대기다. 50m 높이, 건물으로 치자면 15층 높이인 이곳에는 프렌치 스타일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인도친 레스토랑이 있다. SuperTree by IndoChine, 18 Marina Gardens Drive, Gardens by the Bay, #03-01, Singapore 018953 일~목요일 10:00~01:00 무렵, 금·토요일 10:00~02:00 무렵 +65 6694 8489 www.indochine.com.sg 할리아The Halia 꾸미지 않은 멋스러움이 있는 이곳은 래플즈 호텔에 자리한 레스토랑, 할리아다. 바질, 타임, 생강 등 아시아 향신료를 이용한 유러피안 음식을 선보인다. 추천 메뉴는 칠리크랩 위드 스파게티. 칠리크랩은 직접 손으로 속을 발라먹는 것이 일반적. 할리아의 메뉴는 속을 발라낸 칠리크랩에 스파게티를 더해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아시아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1 Beach Road, #01-22/23, Raffles Hotel, Singapore 189673 월~금요일 12:00~21:30, 토요일 11:00~22:00, 일요일 11:00~21:30 +65 9639 1148 www.thehalia.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길섶에서] 동화책/정기홍 논설위원

    밤늦게 동화책 두 권을 읽었다.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 첫날밤에 방귀 뀌고 소박맞은 색시 이야기 등 전래 동화와 외래 동화를 조각 내 역은 책이다. 이야기는 스무 가지가 너끈히 됐다. 도깨비방망이 글을 읽을 땐 “금 나와라 뚝딱!” 하면 금은보화가 금방 쏟아질 것만 같다. 나이 오십줄에 야밤을 마다하고 동화책을 잡은 건 누가 봐도 어깃장이다. 다 아는 허구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이 나이에 읽어야 할 책”이라며 고개를 제법 끄덕여 보았다. 무엇보다 풀어 놓는 이야기들이 솔직한 게 맛이다. 책꽂이에 버린 자식처럼 꽂아 둔 동화책의 재발견이다. 뽑아들었으니 망정이지 십수 권의 동화책을 애가 있는 친척에게 몽땅 줄 뻔했다. 만 가지 버릴 것 없다는 건 진리다. 생각을 거둬야 하겠다. 작고한 동화작가 정채봉씨는 “동화책은 ‘정신적 칼슘’과 같다”고 평을 했다. 아이의 물렁한 뼈가 칼슘으로 단단해지듯 동화가 정신적인 뼈대를 만든다는 뜻이다. 오드득 하는 무릎뼈 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이쯤에서 동화책과의 만남은 필연인가. 칼슘을 보충해 좀 제대로 살라는 것 아닌가. 외출길에 동화책을 낀 모습을 생각해 본다. 그러면 착하고 젊은 어른이 될까.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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