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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 파리-서울 오간 e메일

    “할아버지,건강하시죠.어제 스페인과 경기 때 할머니가 사주신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길거리에서 막 응원했더니 목이 쉬었나봐요.-서울에서 손자 올림.” “사랑하는 재우야,우리 선수들이 피로를 회복하고 독일전에 이길 수 있도록 빌자꾸나.-파리에서 할아버지가.” 월드컵을 놓고 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는 서양화가 오천용(62) 화백과 고국의 외손자가 주고받는 이메일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두 사람의 편지에는 연이은 한국팀 승전보에 따른 감격과 프랑스 현지 표정 등이 그대로 담겨 있다.외손자 유재우(16·고1)군은 지난 14일 한국이 16강에 진출하자 그 감동을 할아버지한테 전했다. “…할아버지,한국이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했다는 것이 너무 기뻐서 어쩔줄을 모르겠습니다.한국은 지금 모두 기쁨의 도가니입니다.할아버지도 기뻐해 주십시오.” “…재우야,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외치는 ‘대∼한민국’을 이역만리 떨어진 나의 집에서도 듣고 있다.반대로 프랑스는 네가 말하는 대로 지금 침울하기 짝이 없다.우리나라팀 선수들의 패기와 이기고야 말겠다는 투지는 정말 어느 나라 팀이라도 무서워하게 됐구나.한국 이겨라! 재우야 힘차게 응원하자.” 한국이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오르자 유군은 승리의 기쁨을 참지 못해 강남 압구정동의 로데오거리로 뛰쳐나갔던 얘기,모든 사람들이 밖으로 쏟아져나와 길이 꽉막혔다는 얘기 등을 할아버지에게 전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프랑스 축구전문가들도 조심스럽게 한국의 우승가능성을 점치기 시작했다.”며 “그러나 모든 경기는 항상 승자와 패자가 있기 마련이며 승패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는 충고를 보내왔다.두 사람의 대화가 어떻게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문 박지연기자 km@
  • [오늘의 눈] ‘축제의 장’으로 승화된 금남로

    한국 축구팀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광주 시민들의 감회는 남달랐다. 80년 5월,터질 듯한 긴장감과 분노의 함성으로 뒤덮였던 전남도청앞 금남로가 이날은 환희와 기쁨의 장으로 변했기 때문이다.누구도 드러내놓고 얘기하기를 꺼리며 비극의 현장으로만 각인돼 있던 이 거리에서 신바람나는 굿판이 벌어졌다.혀를 깨무는 울분이 아니라 모두 다함께 어깨춤을 추며 외쳐댄 한마당 축제의 장이었다. 이날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빛고을 광주에서 쏘아올릴 것인가.’에 5000만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렸다.광주는 그때 5월처럼 들끓었다.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은듯,‘가자 금남로로,오라 도청앞으로’가 다시 한번 연출됐다.정오를 넘어서면서 20여만 인파로 금세 붉게 물들었다. 광주 시민들이나 전국 방방곡곡에서 달려온 붉은악마들이 민주화 성지에서 ‘히딩크 신화’가 이어지기를 바라는 염원을 맘껏 토해냈다.마침내 태극전사들이 120분 혈투에 이어 승부차기로 스페인 무적함대를 격침시키는 순간,지축이 흔들리는 함성이 활화산처럼 터져나왔다.감당할수 없는 붉은 열기는 금세 금남로와 충장로를 적시고 광주 시가지 전체를 온통 열광의 도가니 속에 빠져들게 했다. 금남로가 어떤 곳인가.군부독재 타도를 외치며 광주 민중항쟁의 불을 지폈던 역사의 현장이 아니던가.이곳에서 젊은이들은 민주화와 정의를 외치다 스러졌고 아직도 자식 잃은 어머니의 울부짖음이 귓가에서 망령처럼 떠도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22년의 세월이 흘러 꿈에나 그려보던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어 냄으로써 이제 광주는,아니 금남로는 희망과 공존의 마당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했다.종래의 ‘광주시민만의 행사’라는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어 ‘우리 민족은 하나’라는 거대한 외침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광주 월드컵 구장을 찾은 손님들이 “광주시민들은 정말 남다르다.”고 감탄했다.격정의 환희와 열정을 고스란히 가슴 속에 쓸어담는 지혜에 놀랐다고 혀를 내둘렀다.밤늦게까지 시내 곳곳에서 저마다 승리의 감격을 가슴에 안은 채 차에 올라타 태극기를 흔들며 질주하는 소동을 벌이고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오∼필승 코리아’를 외쳐댔지만 이날만은 그 흔한 안전사고 한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남기창/전국팀 기자kcnam@
  • 월드컵/한국축구 첫승서 4강까지/‘이변 아닌 실력’ 입증

    ‘첫 승에서 4강까지’ 숨가쁘게 진행된 한편의 드라마였다.한국축구는 그동안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해 왔지만 국제 축구계에서는 변방에 불과했다.그러나 2002한·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폴란드와 포르투갈을 꺾으면서 이변을 만드는 ‘경이의 팀’으로 급부상했다. 더구나 지난 18일 3회 우승 관록을 지닌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강인한 근성과 체력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내 단숨에 세계 축구의 중심권으로 진입했다.22일 ‘무적함대’ 스페인마저 120분의 사투와 승부차기 끝에 침몰시키고 4강에 뛰어 올라 신화창조의 행진을 이어 갔다.한국은 이제 유럽 남미와 함께 세계 축구계의 당당한 한 축을 이루게 됐다. 한반도를 열광과 환희의 도가니로 몰아 넣고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격동의 19일’ 가운데 하이라이트는 지난 18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16강전. 경기 시작 5분만에 안정환의 페널티킥 실축,전반 18분 크리스티안 비에리의 선제골로 출발이 좋지 않았다.파상공세에도 빗장수비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후반 43분.설기현의 왼발 슛이 그대로 그물을 갈랐다.분위기는 휘어 잡았지만 연장전에서도 아주리의 빗장은 좀체 열리지 않았다.코칭스태프가 승부차기 키커를 정하려는 순간 이영표의 센터링을 안정환이 번개처럼 솟아 헤딩슛. 8강 골든골이었다.연장전 후반 11분이었다.120년 한국 축구의 집념이 담긴 한판 117분이었다. 지난 14일 인천 문학경기장.1무1패로 벼랑끝에 몰린 포르투갈이 불맞은 멧돼지처럼 덤벼들었다.지축을 뒤흔드는 듯한 함성이 한반도를 감싼 것은 후반 25분 박지성의 왼발 슛이었다.16강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나흘전인 10일 대구월드컵경기장.미국은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5위 유럽 강호 포르투갈을 3-2로 꺾는 이변을 일으킨 팀.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전반 24분 미국의 클린트 매시스가 선제골을 넣었다.시간이 지날수록 입술이 바짝바짝 타들어갔다.패색이 짙어지는 듯 한 후반 33분 이을용의 왼발 프리킥을 안정환이 골문을 향해 머리로 살짝 넘겼다.이길 수 있는 경기를 비겼다는 아쉬움보다는16강에 갈 수 있다는 신념을 심어준 한판이었다. 지난 4일 설렘과 긴장속에 맞은 폴란드와의 첫 판.전반 26분 ‘황새’황선홍이 왼발 논스톱 슛으로 선제골을 안기면서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은 물론 한반도 전체가 달아올랐다. 후반 8분 유상철이 쐐기를 박는 2번째 골을 작렬시켰다.그토록 목말라한 월드컵 1승을 움켜 쥔 순간이었다.바로 한국이 세계를 뒤흔든 ‘축구 반란’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이기철기자 chuli@
  • [월드컵 관전기] 뚝배기 기질의 승리

    그렇게도 열망하던 4강 신화를 드디어 광주구장에서 이루어냈다.민주화의 성전인 ‘광주’로 4강전의 무대가 옮겨졌을 때부터 국민 정서는 최상의 기운을 예감할 수 있었다.히딩크라는 탁월한 지도자 아래 똘똘 뭉친 선수들의 뜨거운 투혼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22일 한국의 승리,4강 돌파는 무엇보다도 탁월한 지도력에 의해 다져진 선수들의 뛰어난 체력과 기동력이라는 두 요소가 투혼을 불지르면서 이루어낸 값진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기분이 찢어지게 좋은 감동의 날도 우리 역사에서 그리 흔치 않았다.이날의 감격이 국민 개개인의 가슴에 영원히 새겨질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4700만 국민은 물론 570만 해외동포까지 한마음으로 일치단결한 성원 또한 이 기적을 이루어낸 밑거름이다.조국 광복을 맞아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던 그날 이후 반세기 만에 한반도를 들썩이게 한 함성은 광기도,거품도 아니었다. 6월의 ‘붉은악마’돌풍은 이 땅에서 질곡의 한 역사를 씻어냈다.이른바 레드 콤플렉스를 날려버린 것이다.이 기세로 한반도통일이라는 국운진작으로까지 그 기맥이 뻗쳐나가기를 소원해 본다. 부정부패로 얼룩진 정치 현실과 지역감정을 극복하는 대안으로서도 오늘의 승리는 더욱 값진 교훈을 남기게 될 것이다. 한국의 승리에 앞서 길거리 응원 인파가 500만명을 넘어섰다는 사실만으로도 전세계가 깜짝 놀랐다고 한다.결코 허풍도 과장도 없이 일치단합한 민족 정신의 힘을 새롭게 과시한 것이다.월드컵 시작전 한 설문조사의 통계에서는 지구촌 시민의 한국 인지도가 채 20%도 안 됐다고 한다.이런 점에서 이번 4강 진출은 전지구촌 가족의 안방에 ‘한국’이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어 놓은 계기가 되었을 줄 믿는다. 한국,한국인이 결코 쉽게 끓고 쉽게 사그라드는 ‘냄비기질’이 아니라 신바람만 타면 이루어내지 못할 것이 없는 전통적 ‘뚝배기 기질’을 가진 민족임을 보여줬다는 데서도 큰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FIFA랭킹 5위,6위,8위까지 깨끗이 꺾은 한국은 이제 4강전을 치르게 되는 상암구장을 넘어 결승전을 향해 또 한번 일본 열도로 진출하는 결실을 예감하게 된다.지금 온 국민은 거리로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여 있다.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리를 쟁취한 것이야말로 그 ‘뚝배기’기질의 발현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광주 월드컵의 승리,반신반의했던 그 신화가 이루어짐으로써 지금 광주는 승리의 환호로 들끓고 있다.태극무늬의 금발 아가씨와 붉은악마로 금남로와 충장로가 뜨겁다.민주화의 상징 광주가 이제 또 20여년 만에 새로운 역사의 현장으로 떠오른 것도 기쁨을 감출 수 없게 한다. 그러나 온 국민이 흥분에 들끓고 언론마저 흥분에 휩싸인 이때 조금은 생각해 볼게 있다.이제 진정하고 가라앉히는 이성의 힘,지성의 논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16강전만 가도 성공”이라던 국민적 기대 수준은 이미 만족시켰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팀의 경기결과를 보도하지 않는 데 대한 북한측의 태도에 대해 자극적인 발언들이 나오는 것도 퍽 우려스럽다.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네덜란드인 하멜 일행이 최초로 제주도에 상륙해 강진 병영성에서 7년간 생활했던 것을 기려 하멜 기념관을 짓겠다는 공약(空約)성의 공약을 하는 후보도 있었다.하멜이 ‘하멜표류기’를 남겼다면 이후 히딩크가 한국에 와 또 하나의 기적을 남긴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끝을 모르는 히딩크 열풍도 이성의 힘,지성의 논리로 다시금 생각해야 할 때다. 피를 말리는 120분간의 혈전,드디어 우리는 해냈다.전차군단(독일)과 만나서는 스페인보다는 더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자만심도 버려야 한다.피 말리던 120분 동안의 순간들을 되새기면서 다시 한번 생각한다.이제부터는 뱀처럼 차가운 피를 수혈할 필요가 있다. 송수권/ 시인.순천대 객원교수
  • 월드컵 지구촌 표정/브라질 전역 “삼바 삼바” 춤파티

    “4년 전 프랑스에 빼앗겼던 우승컵을 찾아오자.”브라질 축구대표팀이 21일 잉글랜드를 꺾고 4강에 진출하자 잠도 잊은 채 새벽 3시30분(현지시간)부터 경기를 지켜보던 브라질 국민들은 우승 길목을 막던 최대장애를 뛰어넘었다며 마치 월드컵트로피를 거머쥔 듯 기뻐했다.반면 런던 도심 트라팔가 광장에 모여 대형 스크린을 통해 세기의 일전을 지켜보던 영국 축구팬들은 선제골의 환희가 슬픔으로 바뀌어 모두 눈물을 흘렸다.이들은 36년만에 노리던 월드컵 우승의 꿈이 날아가버렸다고탄식했다. ●삼바 판으로 변한 브라질=21일 브라질의 아침은 광란의 도가니였다.브라질 전체가 삼바를 추는 국민들로 거대한 무도장으로 변했고 곳곳에서 울려퍼지는 드럼소리는 귀를 막게 만들었다. 21일 브라질이 잉글랜드를 꺾고 4강에 오르자 브라질 국민들은 밤새도록 거리를 가득 메운 채 삼바춤을 추며 승리를 자축했다.이들은 춤추는 동안에도 서로 끌어안고 누구 가릴 것 없이 “다섯번째 우승!”을 외쳐대기도 했다. 브라질은 아직 두번 더 이겨야만 우승할 수있지만, 이날 브라질 국민들은 잉글랜드를 넘어선 브라질의 앞길을 막을 나라는 더이상 없다며 우승은 이미 손에 들어온 것이나 다름없다며 기뻐했다. 그러나 일부 축구팬들은 이날 역전골을 성공시킨 호나우디뉴가 퇴장당해 다음 경기에 뛸 수 없게 된 것과 관련,“주심의 판정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선제골의 환희가 슬픔의 눈물로=잉글랜드의 역전패는 영국 전체를 비탄에 잠기게 했다.오전 7시 반부터 열린 브라질과의 경기를 보기 위해 전국적으로 5만명이 넘는 팬들이 2만 5000개의 술집에 몰려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런던 남부 퍼트니에 있는 래릭 술집에서 응원하던 크리스 멜롯(34)은 주장 데이비드 베컴이 골키퍼 데이비드 시먼을 위로하는 것을 보고 기어코 울음을 터뜨렸다.멜롯은 “창자가 뽑힌 느낌”이라면서 “그러나 2006년에는 이길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아침식사 시간이 훨씬 지나도록 술을 마시고 있던 스티브 스테이시(34)는 “말로는 지금 느낌을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직장 면접시험을보러가기 위해 티셔츠를 양복으로 갈아입은 토마스 헨슨(24)은 “지금은 면접을 볼 기분이 아니다.”고 말했다.영국지도를 머리에 새긴 웨인 호킨(21)은 “브라질이 10명으로 줄었음에도 점수를 내지 못한 점이 가장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유럽 정상 회담에 참석중인 토니 블레어 총리는 “(영국의 패배로)황폐화됐다.”면서 “누가 이런 결말을 생각했겠는가?”라고 소감을 밝혔다. ●“유럽 자존심 지키자.”=흥분한 독일 계속된 8강 탈락의 징크스를 깨고 독일이 4강에 진출한 21일 독일 전역은 순식간에 축제분위기로 바뀌었다. 베를린 포츠담광장에 모인 수천명의 축구팬들은 90년 우승에 이어 12년만에 다시 우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들떠 서로 얼싸안으며 흥분된 모습이었다.독일 언론들도 프랑스,포르투갈,이탈리아,잉글랜드,스웨덴,덴마크 등이 탈락한 가운데 독일이 유럽 축구의 자존심을 지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한편 슈피겔은 경기 후 골키퍼 올리버 칸을 “천개의 손을 가진 사나이”라고 추켜세웠다. ●지고도 열광=미국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의 로버트 케네디 스타디움에 설치된 대형스크린 앞에 모여든 4000여명의 열성 축구팬들은 “또한번 기적을 기대했지만 기적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그래도 미국이 명예스러운 패배를 당했다.”고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대부분 성조기를 두르고 얼굴에 페인팅을 한 이들은 미국이 결과적으로는 패했지만 독일보다 우세한 경기를 했고 기량면에서도 독일보다 우수했다면서 졌지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매트 귀니(26)라는 한 팬은 “많은 사람들이 미국은 이 자리에 설 자격이 없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이번 월드컵대회는 훌륭했고 미국은 꿈을 이루었다.”고 말했다. ●한국,이제 공포의 대상=한국팀이 처음에는 관심의 대상이었다가 그 다음에는 경의의 대상이 됐으며 이제는 이탈리아를 이기고 공포의 대상이 됐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팀은 당분간 거의 무적의 상태라며 아직까지는 우승할 것으로 기대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무적행진이 어떻게 멈춰질지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박상숙 채수범 김유영기자alex@
  • [기고] 광주 ‘4강 성지’ 새역사를

    오∼필승 코리아,오∼대한민국,이순신 장군 후예들아,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침시켜라. 드디어 오늘이다.광주 월드컵 경기장.태극 전사들은 스페인 무적함대를 만나 4강진출을 놓고 대해전을 벌인다.무적함대는 서구 열강의 식민지 쟁탈전 과정에서 스페인 국왕 펠리페 2세가 1588년 5월 영국 정복을 위해 전함 127척,수병 8000명,육군 1만 9000명,대포 2000개로 편성해 출전한 대함대다. 그러나 영국 엘리자베스 1세가 ‘바다의 영웅’으로 치켜올린 F 드레이크 제독에게 크게 완패해 본국으로 돌아갔던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다. 바로 이런 역사를 안고 있는 스페인 축구 대표팀을 맞아 광주는 지금 한국인들의 열망을 응집시켜 엄청난 빛을 내뿜고 있다.4700만 국민들이 하나되어 ‘코리아’를 외친다.1980년 5월,그때처럼 전세계의 눈과 귀가 한반도 남녘 땅 빛고을 광주로 모아지고 있다.그러나 오늘은 축제의 시작이다. “스페인의 젊은이들이여,오라 광주로.오라 코리아의 민주주의 성지 광주로.” 헤밍웨이의 작품인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에 나오는 현장.광주는 1937년 내란에 휩싸인 스페인을 알고 있다.일찍이 평화와 자유를 위해,인간의 아름다움을 위해 싸운 나라가 스페인이다.무력으로 정권을 강탈하기 위해 자국 국민들을 대량으로 학살했던 파시스트의 대명사 프랑코 장군에 맞섰다. 피카소가 “다시는 내 조국 스페인의 땅을 밟지 않으리라.”라고 통곡하며 그렸던 불멸의 대작 ‘게르니카의 학살’ 현장과 ‘5월 광주’는 너무나 닮은 모습이었다. 시인 로르카가 그렇게도 사랑하며 노래했던 나라 스페인,그리고 그의 고향 그라나다의 산과 강.조국을 너무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죄목 때문에 프랑코 장군의 병사에게 총살당했던 로르카의 시편은 그래서 지금도 읽는 이의 가슴을 울린다.‘벌거숭이 산 위에 홀로 선 십자가.아 눈물의 안달루시아 사라져버린 마을이여!’ 20세기를 넘어서면서 어쩌면 역사적 상처가 너무나도 유사한 스페인과 한국,이 두나라가 자랑하는 대표 선수들이 하필이면 ‘광주’에서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되었으니 기막힌 아이러니요,운명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그러나 이번사건은 비극이 아니라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축제 중의 축제가 아닌가. 부산에서 폴란드를 2대0으로 격파,2002 한·일 월드컵 주최국으로 멋지고 통쾌하게 출발했던 코리아.미국과는 대구에서 1대1로 멋진 싸움을 보여줬고 인천에서는 세계축구연맹(FIFA) 랭킹 5위인 포르투갈을 1대0으로 꺾고 목말라하던 16강에 올랐던 한국 대표팀.‘아주리 군단’이라 하던가,지중해 파도를 일으키며 달려든 ‘로마제국의 병사’를 2대1 역전승으로 물리치고 꿈에나 그리던 8강에 진출했다.전국은 연일 열광과 환희로 달구어진 도가니다. ‘Be the Reds’라고 새겨진 붉은 티셔츠를 입고 경기장과 경기장,거리와 거리를 채우며 거대한 바다인 듯이 출렁이는 코리아,코리아 사람들.도시와 농촌을 가리지않고 온 나라가 하나됨의 마음과 열정으로 넘실넘실 물결치는 모습을 볼 때,정말 그 누군들 감격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 올해 6월의 대한민국이다. 정말 어디에서 이런 저력,이런 폭발적인 에너지가 나오는 것일까.선수들은 물론이고,4700만 국민들 모두삶의 자신감으로 부풀어 오른다. 우리들 스스로도 알 수 없는,놀라지 않을 수 없는 빛나는 공동체 정신이 어디에 고스란히 숨겨져 있다가 저렇듯 아름다운 힘으로 솟구쳐 나오는 것일까? 축구 대표팀과 모두 하나가 된 코리아,코리아 사람들.그렇다,바로 오늘이다.한국이 80년 5월 광주를 통해서 한국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썼듯이,2002년 6월22일 오늘,한국은 광주에서 다시 ‘코리아 4강 진출’이란 새 기록을 월드컵 역사에 남길것이다.‘아아 우리 사랑 한반도,코리아 파이팅’. 김준태/ 시인.조선대 초빙교수
  • 월드컵/화끈한 뒤풀이 승리를 부른다

    단순한 승리의 세리머니가 아니었다. 환희와 흥분의 도가니를 연출한 1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선 유럽과 남미의 축구 선진국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화려한 세리머니가 연출됐다.130년 이상의 클럽전통을 갖고 있는 나라들에서도 전례를 찾기 힘든 관중과의 일치된 호흡은 외국인조차 혀를 내두르는 장관이었다. 특히 안정환의 골든골로 승부가 갈린 직후부터 펼쳐진 10여분의 세리머니는 한국대표팀의 성격을 압축한 영화의 한 장면처럼 감동 그 자체였다. 이날 페널티킥 실축으로 인해 지옥을 다녀온 안정환은 골든골이 터진 순간 예의 ‘반지 세리머니’를 연출하며 코너킥 지역으로 달려와 몸을 솟구쳤고 이내 달려온 동료 선수들은 그에게 다이빙,사람 키만한 산이 쌓여졌다. 연장까지 117분의 혈투를 방금 끝낸 선수들은 힘이 남아 도는지 그라운드를 내달렸고 관람석을 꽉 채운 4만 1000여 ‘붉은악마’들은 선수들에게 태극기와 붉은 머플러 등을 던져 주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트레이드 마크격인 ‘어퍼컷 세리머니’를 두번이나 연출한뒤 잔디 위에 어깨를 걸고 깡총깡총 뛰고 있던 선수들을 맞았다. ‘약방에 감초’인 이천수 차두리 등 신세대 스타들이 다음 차지였다.둘은 몸에 태극기와 머플러를 휘감은 채 그동안 갈고 닦아온 현란한 춤솜씨를 마음껏 과시했다.히딩크 감독은 벤치에 편안한 동작으로 앉은 채 이런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권위주의적인 축구 문화가 지배하던 시절에는 꿈도 못 꿀 일.히딩크 감독은 “우리는 서로를 믿고 있고 이것이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말해왔다.한국 축구의 오늘을 있게 한 ‘붉은악마’를 비롯한 국민들에 대한 보답의 뜻이 세리머니에 담겨 있었다. 대전 김성수기자 sskim@
  • 월드컵/대한매일광장 응원 명소로

    서울 태평로 대한매일신보사 사옥의 광장이 월드컵 응원의 명소로 떠올랐다. 지난 10일 대한매일의 양면 전광판을 통해 월드컵 미국전을 생중계하면서부터 이곳에는 ‘붉은악마’를 비롯한 응원 인파가 대거 몰려 열렬한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양면 전광판을 통해 생생히 중계되는 태극전사들의 투혼은 거리의 ‘붉은 응원단’을 한껏 달아오르게 했다. 10일 첫 중계 때부터 1300여평 규모의 광장을 가득 메운 1만여명의 붉은 응원단은 14일 포르투갈전,18일 이탈리아전 때도 드라마 같은 멋진 한판의 승부를 만끽했다.오는 22일 4강 진출을 겨룰 스페인전도 생중계한다. 특히 국내에서 유일한 18m 높이의 양면 전광판은 붉은 응원단들의 위치 선정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대한매일 광장을 비롯,서울 파이낸스센터 광장,서울시 의사당 앞길,서울시청 옆 인도에서도 최적의 상태에서 시청이 가능하다.때문에 다른 곳보다 더 질서정연하게 응원전이 펼쳐진다.또 광화문과 시청 앞에서 이뤄지는 응원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도 하고 있다. 대한매일은 전광판 아래에 임시무대를 설치,‘붉은악마’들의 응원에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현란한 조명 속에서 대형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대∼한민국’ 응원 구호나 ‘오 필승 코리아’ 응원가는 붉은 응원단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한다. 화장실 이용에도 거의 불편이 없는 점이 장점이다.사옥 내 화장실이나 이동식 화장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중계 때마다 대한매일 광장을 찾고 있는 덕성여대 3학년 박선영(22)양은 “다른 거리의 응원에 비해 쾌적한 공간에서 응원단이 맘껏 어울릴 수 있어 진짜 ‘축제’에 참석한 듯한 착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월드컵/극적 역전 8강 오르던 날, 투지…저력…5천만이 이겼다

    “장하다.태극전사들아!” 한편의 드라마였다. 한국팀이 특유의 끈기와 체력으로 벼랑 끝에서 회생한 뒤 끝내 기적같은 8강 신화를 이뤄내자 전국은 심장이 멎는 듯 환호와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 들었다. 거리응원에 나섰던 420여만명의 군중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대∼한민국’을 외쳤다.전국 곳곳은 아리랑과 애국가 소리로 밤새 들썩거렸다.젊은이들은 태극기를 휘날리며 거리를 질주했으며,차량들도 흥겨운 경적소리를 울려댔다. -건국 이래 최대 인파= 사상 최대 인파인 420여만명이 모인 길거리 응원은 전국 352곳에서 열렸다.서울시청 앞 55만명,세종로·광화문 일대 55만명 등 서울 지역에만 177만명이 몰려 역사적인 ‘한밭 대첩’의 진한 감동을 지켜 보았다. 전반 이탈리아에 선제골을 내주고 우리 선수들이 좀처럼 승기를 잡지 못할 때에도 길거리 응원단은 전혀 흔들림 없이 ‘괜찮아!힘내라’를 외쳤다.직장 동료 10여명과 단체로 휴가를 내 광화문에서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통∼일한국’을 외친 강태훈(33)씨는 “북한이 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이룬 8강 신화를 우리팀도 일궜다.”면서 “한민족의 저력을 가슴깊이 느낀다.”며 울먹였다.서울시청 앞에서 직원 6명과 함께 손수 만든 ‘히딩크 만세’,‘8강 진출’이 적힌 머리띠 4만장을 나눠준 의류봉제업자 이민석(42)씨는 “이제 4강 진출을 위한 머리띠를 다시 만들겠다.”고 기뻐했다. 한국인들의 특이한 응원 문화를 느끼려는 외국인들이 많았다.태극기와 네덜란드 국기를 함께 들고 나온 시민들도 많았다.이탈리아계 호주인 존 리어리(51)는 “붉은 악마의 열광적인 응원이 이탈리아의 가장 큰 패인”이라고 말했다. -잠못 이룬 환희의 밤= 국민은 승리의 기쁨을 두고두고 간직하려는 듯 밤새 불을 끄지 못했다.아파트 지역에는 시민들이 내건 태극기가 밤새 펄럭였다. 태극기로 민소매 티셔츠를 만들어 입은 대학생 이혜선(21·여)씨는 “친구들과 밤새 승리로 가득찬 서울의 공기를 마시고 싶다.”고 말했다.경기 성남시 성남동 주민 40여명은 동네 떡집에서 TV를 함께 보며 잔치를 벌였다.서울 노원구 중계동 대림아파트의 일부 주민도 같은 층 이웃집에 모여 ‘오∼필승,코리아’를 외쳤다.독거노인,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서울 강북구 번3동 주공아파트 2단지 주민들은 단지내에 대형 스크린을 마련,집단 응원을 펼쳤다. 이날 성숙한 시민의식은 더욱 빛을 발했다.길거리 응원에 나섰던 시민들은 너나없이 거리를 깨끗이 청소해 승리보다 더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했으며,술에 취한 젊은이들도 과격한 행동을 자제했다.그러나 박진감 넘치는 경기에 몰입한 일부 응원단이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실려갔으며,헹가레를 치다 허리를 다치거나,박수를 치다 손목과 어깨를 다치는 등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바닷물에 뛰어든 시민들= 28만여명의 붉은 악마와 시민들이 열띤 응원을 펼쳤던 부산 아시아드경기장과 해운대 해수욕장 등 부산시내 23개 길거리 응원장은 안정환 선수의 역전골이 작렬하자 ‘골인'이라는 함성이 메아리쳤다. 부산 아시아드경기장에서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치며 선수들을 독려하던 7만여명의 붉은 악마와 시민들은 양팔을 높이 들고 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며 열광했다.여성들은 감격에 겨워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붉은 악마 응원단원 최숙경(24·여·대학생)씨는 “기적의 드라마가 만들어졌다.”며 어쩔 줄 몰라했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지켜보던 3만여명의 응원단은 수천발의 폭죽을 쏘며 서로를 얼싸안고 환호했다.100여명의 젊은이들은 바다로 뛰어들어 흥분을 식혔고,태극기를 든 수백명의 붉은 악마들은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시민들 사이로 질주했다. 설기현 선수를 배출한 강원도 강릉 지역은 설기현이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넣자 온 시내가 떠나갈 듯한 함성과 열기로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강릉시내 한 가운데인 강릉역 광장에 모여 열띤 응원을 하던 수천명의 응원단들은 마침내 설기현이 동점골을 넣자 ‘설기현'을 연호하며 뜨거운 함성을 토해냈다. 설기현의 어머니 김영자(47)씨가 거주하는 강릉시 입암동 현대아파트 단지에서는 설기현이 골을 넣은 뒤 안정환의 골로 승리하자 ‘와'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흥분의 도가니 한밭벌= 안정환의 연장전 골든골이 터지는 순간 대전은 폭발할 듯한 응원단의 함성으로 금방이라도 떠나갈 듯했다.골이 터지자 길거리응원단들이 경찰의 경계망을 뚫고 대전시내 곳곳을 질주했다. ‘아아∼’.응원단들은 어떤 말도 못하고 신음을 내뱉듯 이같은 소리를 지르며 끼리끼리 떼를 지어 도로를 달렸다. 대전엑스포과학공원 앞 고수부지에서는 불꽃놀이 축포가 밤 하늘을 뚫고 치솟아 올랐다.전국에서 달려와 격전지 응원에 나선 이곳 15만여명이 쏟아내는 환호성이 공중에 넓게 퍼지는 불꽃처럼 하천을 온통 뒤덮었다.‘가자! 8강으로’라고 적힌 대형 축구공 애드벌룬들이 불꽃놀이 빛에 반사돼 반짝였다. 대전역∼충남도청간 1.4㎞의 중앙로에 모인 10만여명의 응원단도 승리감에 도취돼 자리를 박차고 거리를 질주하기 시작했다.서대전시민공원에 모여 경기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줄지어 중앙로로 합류하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차량들도 경적을 울리며 응원단과 호흡을 맞췄다. 둔산지역 아파트 단지도 들썩였다.승리를 확인한 주민들이 몰려 나오면서밤인지 낮인지 구분이 안됐고 아이들은 밖으로 뛰쳐나와 ‘대∼한민국’을 외쳐댔다. 엑스포과학공원 갑천 고수부지에서 응원을 하던 일부 열혈 축구팬들은 하천 물속으로 뛰어들어 기쁨을 만끽했다. 대전 이천열·이창구 윤창수기자 sky@
  • 월드컵/ “8강신화 한밭서”들썩, 대전은 벌써 흥분의 도가니

    ‘한밭벌에서 다시 한번 온국민의 승리를 이끌어낸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오는 18일 이탈리아와 월드컵 16강전을 벌이는 대전이 경기 사흘을 앞두고 벌써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들고 있다. 대전경기장 주변에는 입장권을 구입하려는 열혈 축구팬들의 텐트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고,대전시는 전국의 길거리 응원단을 위한 대형 전광판을 어디에 설치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입장권 좀 파세요= 호남고속도로 유성IC 앞 대전경기장 임시판매소로부터 300m쯤 떨어진 장대삼거리까지 입장권을 사려는 축구팬의 텐트 70여채가 줄을 이었다.텐트에 거주하고 있는 축구팬은 대략 500명. 이들은 “입장권이 완전 매진됐다.”는 월드컵 대전운영본부의 방송에도 불구하고 “대구나 인천경기 때와 같이 3000여석은 남아 있을 것”이라며 막무가내로 버티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지난 14일 오후 10시30분 대전경기장에서 열린 미국-폴란드전이 끝난 뒤 곧바로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대전운영본부 관계자는 “포르투갈과 경기를 치른 인천에서 텐트를 치고도 표를 구하지 못해 한이 맺힌 팬들이 16강 격전지로 대전을 꼽고 아예 미국-폴란드전을 보고 경기장 입구를 선점한 사람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이날 대전월드컵 홈페이지에는 한국팀의 16강전 입장권을 놓고 흥정하는 팬들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12만 8000원인 3등석 한 장이 최고 100만원까지 호가하는 등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일부 팬들은 “24평짜리 아파트 한 채와 입장권 1장을 바꾸자.” “2000년식 뉴그랜저 승용차를 줄 테니 입장권 한 장을 달라.”는 장난스러운 글도 올렸다. ●길거리 전광판을 어디에 설치할까요= 대전시에 초비상이 걸렸다.설마설마했던 16강전이 대전에서 열리자 대전시는 이날 아침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가장 문제가 된 것이 길거리응원단을 위한 대책. 대전시는 인천의 경우 10만명 이상이 거리로 몰려와 한국팀을 응원한 점으로 미뤄 국토의 중심부에 있고 경기의 비중이 더 큰 대전에는 30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대전엑스포 과학공원 앞 갑천 둔치에 대형 전광판을 달아 길거리 응원단을 유치키로 했다.또 서대전 시민광장,한밭종합운동장,엑스포 남문광장 등에도 대형 전광판이 설치된다. 대전시 관계자는 “당초 월드컵 16강전이 예정돼 있어 다른 문제는 없으나 한국팀의 16강전이 치러지면서 별도 대책이 없었던 길거리 응원단 때문에 상당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철도청도 한국팀의 경기가 열리는 18일 서울∼대전간 열차 14대(새마을호와 무궁화호)를 추가로 투입하고 2대는 객차를 늘려 운행한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현장칼럼/ 하나된 한·일 젊은이들 대합창

    도쿄 신주쿠(新宿) 하늘에 태극기와 일장기(히노마루)가 휘날렸다.한국,일본 16강동시진출이 확정된 14일 밤의 일이다. 일본 응원가가 울려퍼지면 ‘대∼한민국,대∼한민국’의 대합창이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코리아,닛폰,닛폰,코리아’. 이날 풍경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경기 1시간 전.도쿄의 ‘코리아 타운’쇼쿠안도리는 2000명이 넘는 한국 응원단의 빨간색으로 온통 뒤덮였다.“일본과 함께 16강에 갑시다,파이팅.” 오른쪽 뺨에는 태극기,왼쪽 뺨에는 일장기를 그려넣은 빨간티셔츠 차림의 한 한국 유학생은 말한다. 한국전 TV중계를 보러 왔다는 한 일본인 남성은 “단결력이 엄청나다.”면서 뒤늦게 온 한국인 응원단에게 자리를 양보했다.일본-튀니지전을 응원하고 코리아타운을 찾았다는 여자 고교생.킥 오프 직전 ‘아리랑’의 합창이 시작되자 따라 부른다. 놀라서 “일본사람이냐.”라고 묻자 태연스럽게 “그렇다.”고 한다.“아리랑 잘 부르네.”라고 하자 그녀는 유창한 한국말로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공부했어요.한국이 너무 좋아요.고맙습니다.”라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그녀뿐 아니다.가까이 있던 한 직장여성(25)도 ‘대한민국,이겨라,이겨라’를 한국말로 외친다.“남자 친구가 재일 한국인이어서 배웠어요.사람도 음식도 너무 좋아요.” 경기가 끝나자 일순 흥분의 도가니.취재로 알게 된 한국 유학생을 우연히 만난 필자는 “잘했다.”면서 그를 껴안고 말았다. 태극기를 든 한국 응원단의 행진은 신주쿠역 광장으로 이어지고 ‘붉은 악마’와‘울트라 닛폰’이 뒤섞였다. 한데 어우러져 펄럭이는 태극기와 일장기.양국의 젊은이가 껴안고 ‘닛폰,코리아’‘대한민국’을 외친다.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있었던가.없다.두 나라 지도자가 아무리 입으로 한·일 우호를 다짐한들 이런 일이 일어날까.아닐 것이다.‘월드컵 한·일 공동개최’는 바로 이렇게 양국 젊은이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지는 게 아닐까. 간노 도모코/ 대한매일 객원기자ktomoko@muf.biglobe.ne.jp
  • 월드컵/ 16강 오르던 날, 승리의 거리엔 밤이 없었다

    “아들들아,드디어 해냈구나!” 그토록 바라던 48년의 꿈이 실현된 감격의 밤이었다.월드컵 16강 진출의 비원(悲願)을 이루자 4700만 국민은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감동과 기쁨에 얼싸안고 환호하며 어쩔줄 몰라했다.집에서 TV를 보던 시민들도 거리로 뛰쳐나와 이웃들과 승리의기쁨을 나누는 등 전국은 온통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감격의 도가니,길거리 응원= 전국 223곳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 앞에서 응원을 펼친 300여만명의 응원단은 날이 샐 때까지 ‘대∼한민국’을 외치며 열광했다.후반25분 쯤 박지성 선수가 포르투갈 수비수를 제치고 그림같은 골을 터뜨리자 서울 광화문에서 제주 탑동 대광장까지 이어진 길거리 응원단은 목이 쉬도록 ‘대∼한민국,박지성’을 연호했다. 세종로와 태평로를 가득 메운 응원단은 경기가 끝난 뒤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일제히 발을 구르고 손을 흔들며 ‘아리랑’을 목청껏 불렀다.시청 앞과 상암동 월드컵공원,잠실야구장에서는 16강 진출을 자축하는 불꽃놀이가 장관을 이루었다.도심 건물에서도 TV를 지켜보던회사원들이 창문을 통해 태극기를 흔들며 기뻐했다.서울의 아파트촌도 환호의 도가니로 변했다. 승리가 확정되자 아파트 베란다 곳곳에 태극기가 휘날렸다. 서울에서만 150여만명이 길거리 응원을 펼쳤다.대한매일신보사의 양면 전광판을 비롯,5대의 대형 전광판이 설치된 광화문과 서울시청 앞에서는 90여만명이 ‘붉은 함성’을 토해냈다.한강시민공원과 대학로 등에도 각각 10만명 안팎의 시민이 몰려 열기가 고조됐다.특히 그동안 길거리 응원을 주도한 젊은층 말고도 가족 단위 응원객들이 대거 참여해 길거리 응원이 전국민의 축제로 승화했음을 보여줬다. 5살 난 손자의 손을 잡고 광화문에서 ‘대∼한민국’을 외친 김영수(60)씨는 “내평생 이렇게 기분좋은 날은 처음”이라고 말했다.서울시청 앞에서 태극기를 앞치마처럼 두르고 응원을 한 심소연(15)양은 “하루 종일 우리 팀이 16강에 오르는 생각만 했다.”면서 “오빠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며 울먹였다.10만여명이 몰린 대학로에서 목이 쉬도록 응원한 대학생 하성석(20)씨는 “한민족의 위대한승리”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일본인 엔도 히사노(24·여)는 “일본과 함께 조1위로 16강에 진출해 너무나 기쁘다.”고 축하했다.영국에서 월드컵을 보로 온 스티브 파울리(41)는 “한국이 16강에 오른 원동력은 거리의 응원 열기”라면서 “축구 종가 영국에서도 이같은 장관은 볼 수 없다.”며 감탄했다. ◇잠못 든 대한민국= 승리의 기쁨은 날이 새도록 이어졌다.서울 세종로,태평로,강남대로 등 도심 주요도로는 ‘대∼한민국’을 외치며 활보하는 인파가 끊이지 않았다.젊은이들은 오토바이에 태극기를 달고 거리를 달렸고,차량들은 일제히 응원 손뼉소리에 맞춰 ‘빠방빵 빵빵’하는 경적 소리를 울려댔다.버스 위에 올라가 태극기를 흔드는 젊은이도 있었다. 주민과 학생들이 집단응원에 나섰던 대학가도 밤늦게까지 잔치판이 이어졌다. 오는 8월 토토컵 국제 여자축구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파주에서 합숙훈련 중인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간판 스타 이지은(24·숭민원더스) 선수는“마치 내가 경기장에서 뛴 기분”이라면서 “오빠들이 한국축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고 감격해 했다. ◇‘열광의 바다’ 인천= 인천시청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으로 경기를 관람하던 2만여명은 전반 25분 포르투갈 핀투 선수가 과격한 태클로 퇴장당하자 “이제는 됐다.”며 일제히 함성을 질러댔다.후반 25분 박지성 선수가 멋진 왼발슛을 성공시키자 관중들은 “이제는 진짜 16강”을 외치며 서로 부둥켜안고 승리의 기쁨을 나누었다. 경기가 끝난 뒤 ‘붉은 악마’ 회원을 비롯한 시민들은 축포가 터지는 가운데 떼를 지어 문학경기장∼문학플라자∼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인천시청으로 이어지는 녹지벨트를 행진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 12일부터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경기장 앞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한 이상일(21·학생)씨는 “2박3일간 야영을 하면서 인연을 맺은 축구팬들과 함께 겪은 16강 진출의 감동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대구·광주·전주지역 붉은 악마 회원들은 이날 오후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에서 집결,경기장으로 이동한 뒤 영호남 ‘화합 응원’을 펼쳤다. ◇빛난 시민의식= 밤늦게 수십만명이 지하철역과 버스 정류장으로 몰렸지만 큰 불상사나 무질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서울소방방제본부에 따르면 이날 자정 현재 서울지역 길거리 응원과 뒤풀이 과정에서 85명이 다쳤으나 중상자는 없었다.시민들은 너나할 것없이 깔고 앉았던 신문지를 주웠다.일부 시민들이 술에 취해 거리를 쏘다니는 등 사소한 소란이 있었지만 16강의 기쁨 앞에는 ‘애교’ 수준이었다. ◇북한 땅에서도 환호성= 금강산에서도 태극전사를 응원하는 함성이 울려퍼졌다.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한국-포르투갈전을 위성 TV로 시청한 ‘6·15 공동선언 2주년 민족통일대축전’ 남측 대표단은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다. 한국전력 직원과 합동 시공단,협력업체 직원 등 함남 금호지구 경수로 건설 근로자 700여명도 이날 밤 열띤 응원을 펼쳤다. 주한미군은 이날 한국과 미국의 16강 동반 진출을 크게 반겼다.주한미군은 미국팀이 폴란드에게 덜미를 잡혀 탈락 위기에 놓였으나,한국팀이 포르투갈을 침몰시키면서 16강에 동반 진출하게되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고 미군 관계자가 전했다. 인천 김학준 이창구 윤창수 기자 kimhj@
  • [데스크칼럼] 美 흔들리는 ‘멜팅 폿’

    미국의 많은 식자들이 스스로 미국 사회를 가리켜 ‘멜팅 폿(melting pot·도가니)’이라고 부른다.사실이 그렇다. 오늘의 미국을 건설한 것은 잉글랜드계 백인 기독교도들만의 힘이 아니다.무엇보다 아프리카 흑인들의 절대적인 희생과 힘이 있었고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인 철도노무자,아일랜드인,러시아인,독일인,사탕수수밭 인부로 진출했던 한국인이 있었다. 각양각색의 피부색과 종교,이질 문화가 쇳물처럼 녹아들어 오늘의 미국을 이루게된 것이다.종교간 불화가 끊이지 않는 중동과 달리 회교사원과 유대교 시나고그,불교 사원과 기독교 교회가 동네마다 자리를 같이하는 게 미국사회다. 9·11테러 이후 이 ‘멜팅 폿’에 금이 가고 있다.미국인들은 9·11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그런데 이 만행을 향한 분노와 증오가 이슬람에 쏟아지며 아랍계 아메리칸들이 ‘담장 밖’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테러 이후 미국의 크고작은 도시에서 아랍인들은 요주의 인물로 낙인찍혔고 멀쩡하게 잘 지내던 어린 학생들까지 급우와 교사들에게서 경원당하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테러 정보와 첩보를 제때 입수해 대처하지 못한 당국은 자신들의 태만과 부주의를 모면하려는 듯 이 증오심에 기름을 붓는 조치들을 계속 내놓고 있다. 미국을 방문하거나 미국땅에 사는 수십만명의 아랍인들이 지문날인과 거주신고를 하도록 강요받게 된다.그리고 20만명에 가까운 요원을 거느리고 국가안보에 관련된 모든 정보를 총괄하는 국토안보부가 만들어진다.여야가 반대하지 않으니 이르면 연내에 이 ‘빅 브라더’가 예정대로 출현할 것이다.이 거대 조직의 임무는 쉽게 말해 미심쩍어 보이는 이슬람교도들을 모두 추적,조사하는 것이다. 이런 조치가 얼마나 무모하고 비효과적인지는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다.20만명 아니라 200만명이 나선다고 죽기를 작정한 테러범을 다 막을 수 있을까.그 과정에서 죄없는 시민들이 영문도 모르고 겪어야할 불편함과 부당함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일차적인 대상은 아랍인들이지만 결국은 아시아인을 포함한 모든 유색인들이 잠재적인 범죄자 취급을 당하게 될지 모른다. 테러범들을 향한 증오심이 이렇게 미국의 위정자,식자층,일반 시민들의 눈을 멀게 하고 있다.이런 조치들은 미국내 테러범들의 은신처를 더 비옥하게 만들고 더 많은 동조자를 양산하는 부작용을 가져온다는 것을 왜 모를까.증오는 더 큰 증오를 낳을 뿐이다. 타이거 우즈,오프라 윈프리,콜린 파월,그리고 이란 이민의 딸인 걸출의 방송기자CNN의 크리스티안 아만푸르…미국의 많은 유색인 젊은이들이 이들을 보며 자신의 미래를 키운다. 지금이라도 미국은 미국에 증오심을 가진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는,보다 근원적인 작업에 눈을 돌려야한다.친이스라엘 일변도의 외교를 바로잡고 이슬람에 대한 뿌리깊은 편견을 고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그것이 아랍인들의 지문을 모두 찍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 안타깝게도 지금 미국은 ‘멜팅 폿’이 아니라 그 반대인 해체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이기동/ 국제팀장yeekd@
  • [굄돌] 스님과 ‘붉은악마’

    지난 4일 폴란드를 완파해 전국이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을 때 우리 산사도 예외가 아니었다.나는 세상 사람들과 좀 거리가 가까워서,‘붉은 악마’응원복을 입은 600여 청년불자들과 함께 조계사 대웅전 앞에 특별히 설치한 멀티비전으로 월드컵 중계를 보며 어울렸다.그러나 깊은 산중에 사는 스님들에게도,건국이래 최초의 큰 잔치이며 우리 생애 또 있을지 모르는 행사이기도 하고,우리의 16강 진출이 가능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어 모두들 텔레비전 앞으로 모여들었다. 그런데,두 가지 해프닝이 생겼다.이 기간이 하안거 결제 중인데 결제는 전통적인 용맹정진 수행기간이라서 그 기율이 자못 엄격하다.그래서 예전에는 결제 중에 돌아 다니는 승려는 죽여도 괜찮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있을만큼 엄격히 출입을 제한하고,신문이나 TV는 물론이고 경전을 보는 것마저 금할 정도다.그런 선방의 수좌들이 축구경기 시청을 허용한 사건이 그 하나이다.두번째는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축구경기를 보던 수많은 대중,특히 스님들이 골인할 때와 2대0으로 승리가결정되었을 때 청년불자들과 어울려 덩실덩실 춤을 춘 것이다. 사실 우리가 행자생활을 마치고 승려가 되는 첫 관문인 사미계를 받을 때 반드시 지키겠다는 맹서를 하고 받는 사미10계 중의 하나가 춤추고 노래하는 데는 구경도 가지 말라는 것이었다.그런데 구경이 아니라 직접 춤까지 추었으니 어떠했겠는가.너무나 좋아서 같이 뛴 사람들은 그러지 않았지만,세상 사람들이 다 같은 것이 아니어서 조용히 관전하다시피한 응원객 중에는 스님들이 좀 가볍지 않은가 하는 반응을 하는 이가 있었다. 부처님 당시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부처님께서 영취산에서 설법을 하시자 하늘에 사는 음악의 신인 건달바가 멋진 선율로 탄주를 하였다.다들 그윽히 음악에 취해있는데 부처님보다도 나이가 많은,그래서 무게를 잡아야 했던 사리불이라는 제자가 갑자기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춘 것이었다.사람들이 나이값도,수행값도 못한다고 수군대자 부처님께서는 건달바의 음성공양에 맞춰 사리불은 춤공양을 한 것이며,전생에 악사를 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이야기해서 대중을 진정시켰다. 나도 건달바의 음악과 사리불의 춤이 신심과 정진 의지를 북돋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또,부처님께서는 아함경에서 기쁠 때 껄껄 웃고 슬플 때 꺼이꺼이 우는 것이 바람직한 삶이라고 하셨다.아쉽게 비긴 미국과의 경기에 이어 포르투갈과의 경기도 대중과 어울려 경기를 보고 이기면 신나게 춤을 추어야겠다.아예 ‘붉은 악마’티셔츠도 입고 할까? 법현 스님/ 불교종단협 사무국장
  • 월드컵/스타플레이어 - 日 결승골 이나모토

    일본에 월드컵 첫 승의 감격을 안겨준 이나모토 준이치(24·아스날)는 지난 4일 벨기에와의 첫 경기에서도 역전골을 터뜨려 일본열도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수비형 미드필더.일본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월드컵에서 2골을 기록했다. 게임메이커이자 핵심 공격수인 나카타 히데토시의 뒤에서 공격과 수비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찬스가 생길 때마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고 있다.181㎝,75㎏의 날렵한 체구로 정확한 볼 컨트롤과 폭넓은 시야를 갖췄으며 강력한 몸싸움으로 미드필드에서 상대를 압박하는 첨병역할을 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수비와 공격에서 모두 발군의 활약을 하고 있으며 벨기에전에서 선보인 대포알 같은 중거리슛이 장기다. 지난해 7월 스포트 라이트를 받으며 일본선수로서는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강인 아스날로 이적,최고의 해를 맞았으나 출장횟수가 고작 4경기에 불과해 팬들의 기대에는 못미쳤다.이번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다음 시즌 아스날의 주전자리를 꿰차겠다는 게 본인의 희망이다. 이적 당시의 계약 기간은 1년.오는 7월부터 계약서에 담긴 4년 계약 옵션을 놓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그러나 아르센 웽거 아스날 감독은 이나모토가 벨기에전에서 골을 넣은 뒤 “월드컵에서 골을 넣었다고 해서 팀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아직은 높은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지난 2000년 2월5일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고 지금까지 25경기에 나서 3골을 터뜨렸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월드컵/ 지구촌 이모저모- 크로아티아 우승한듯 열광

    크로아티아가 우승후보로 이탈리아를 꺾고 극적으로 16강 진출 희망을 되살리자 크로아티아 국민은 온통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외신들은 이탈리아의 “빗장수비가 무너졌다.”며 또한번의 이변을 긴급 타전했다. ●크로아티아 열광의 도가니= 수도 자그레브에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TV를 시청하던 시민들이 크로아티아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자 일제히 “우리가 해냈다.이탈리아를 이겼다.”며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를 껴안았다.이들은 거리로 뛰쳐나가 서로 얼싸안고 국기를 흔들며 2라운드 진출도 확정짓지 못한 크로아티아가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기뻐했다. 경기가 끝나자 한 라디오 방송국은 길거리 파티를 열겠다며 모든 시민들에게 중심가로 나오도록 촉구했다.어떤 청년들은 연못에 뛰어들기도 했으며 맥주를 뒤집어 쓰기도 했다.레스토랑에서 경기를 지켜본 한 남성은 “이탈리아가 강적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이길 수 있으리라 확신했었다.”고 말했다. ●충격에 빠진 이탈리아= 이탈리아가 1-2로 역전패한 8일 경기를 지켜보던 로마 시민은 “어째이런 일이…”라며 망연자실해했으며 이탈리아의 2연승을 지켜보기 위해 TV 앞을 떠나지 않았던 국민들은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시내 중심에 있는 파르네제 광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지켜본 30대 남성은 “심판 때문에 이탈리아가 졌다.3-2로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영국은 지금 ‘축제중’= 영국 국민의 75%가 아르헨전을 시청한 것으로 추산됐다.이에 따라 전국 대도시들은 유령도시를 방불케 했다.런던의 블랙캡 택시들은 잠시 운행을 중단했으며 열차회사들도 “기관사 부족” 등을 이유로 일부 구간의 열차운행을 취소했다.런던 중앙형사법원도 배심원들에게 경기 시청을 허용하는 등 경기시간중 웬만한 도시기능은 올스톱됐다. ●일본,바이롬사의 호텔 예약 대량 해약에 분통= 일본 호텔업계는 월드컵 티켓판매대행업체인 영국 바이롬사가 뒤늦게 호텔 예약을 무더기로 해약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바이롬사는 결승전이 열리는 요코하마 시내의 주요 호텔에 잡아놨던 2만 5000여 객실에 대한 예약을 막판에 무더기로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바이롬사는 월드컵이 개막된 뒤에도 도쿄의 호텔들에 대한 예약 70건을 사전통보없이 일방적으로 취소했으며,위약금 전액 지불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동티모르서 미니 월드컵= 신생 독립국 동티모르에서 미니 월드컵이 열린다.유엔 사무국 부대변인 S 두자릭은 7일 동티모르에 파견된 한국과 일본의 평화유지군이 월드컵 개최와 때맞춰 현지의 40개 축구클럽이 참가하는 미니 월드컵을 주최한다고 밝혔다.40개 클럽이 참가하는 축구경기의 우승팀은 오는 30일 한·본 연합팀과 결승전을 갖는다.또 동티모르 주둔 한국군은 오에쿠시의 본부 부근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주민들이 월드컵을 생중계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독일 기업들,1조 2000억원 손해= 독일 직장인들이 근무시간에 월드컵을 시청함으로써 기업이 입는 손해는 최소 10억유로(약 1조 2000억원)에 이른다고 독일 경영컨설팅사의 조사결과 나타났다.독일이 4강에 진출할 경우 추가로 3억 1200만유로(약3700억원)의 손해가 발생한다. 김균미기자 kmkim@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월드컵 12번째 선수의 역할

    세계인의 축제,월드컵 축구대회가 갈수록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한국은 반세기만에 본선 진출 첫승이라는 값진 선물을 안았다.국민 모두가 흥분의 도가니다. 이제 남은 것은 16강 진출이다.우리는 16강 진출이라는 국민적 염원을 달성하기 위해 그라운드에서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 선수들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다.자랑스럽고 믿음직스러운 이들을 아낌없이 칭찬해주고,반드시 16강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밀어주어야 한다. 아울러 운동장 밖의 12번째 선수,바로 우리 국민들이 해야 할 일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월드컵 성공의 열쇠는 바로 12번째 선수인 국민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가 이뤄내야 할 일은 다름 아닌 ‘질서-친절-안전-교통’이 어우러지는 네박자 하모니다.투혼을 불사르는 선수들의 피와 땀에 비하면 수고로움이 덜한 일이지만,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뛰는 모습과 함께 12번째 선수들의 장외 월드컵 경기도 전파를 타고 세계로 중계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국민 모두는 질서와 친절을 몸소 실천하고,정부는 안전과 교통대책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볼 때이다.장외 선수들이 엮어가는 네박자 하모니가 맞아 떨어질 때 세계인은 비로소 우리의 월드컵에 찬사를 보낼 것이다. 이미 지구촌 곳곳에서 온 각국 선수단과 응원단,체육계 인사,보도진,각국 정상들이 항공·철도·버스·지하철 등을 이용해 개막식장과 개최도시의 경기장,관광 명소 등을 찾고 있다.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좋은 면과 나쁜 모습을 모두 보고 있다.우리나라 12번째 선수들의 장외 경기 모습을 관전하고 있는 것이다.88년 서울올림픽을 치르면서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이번 월드컵 개최를 선진국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질서 수준과 친절을 지구촌 모든 사람에게 보여 주는 계기로 삼아야한다. 개막식 이후 지금까지 월드컵은 성공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그동안 해외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불편한 점의 하나로 흔히 교통문제를 지적했다.그러나 월드컵 경기가 있는 날의 개최도시에서는 교통 관계자와 시민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수치스러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교통이 잘 발달된 유럽등 선진 외국에서도 대규모 국제행사 개최 때 대중 교통편을 늘리고 주변 교통을 통제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자동차 강제 2부제 등을 시행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우리는 도로,지하철,철도 등이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까닭에 부득이 시민의 불편을 초래하는 방안을 시행할 수밖에 없다.월드컵 교통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주무 장관으로서 국민들께 송구하면서도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낄 뿐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계속된다면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월드컵이 동서양의 문화를 한데 어우르는 소통의 장이자,세계인들에게 성공적인 대회로 기억될 것이다.이제 대표 선수들은 투혼과 페어플레이로,12번째 선수인 국민 모두는 밝은 미소와 친절로 저마다 코리아의 저력을 전 세계에 펼쳐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임인택 건설교통부 장관
  • “앗싸! 코리아” 4700만 축제의 밤, 월드컵 첫승 전국 표정

    ‘골!,골!,이겼다!’‘대∼한민국,대∼한민국’ 승리를 축하하는 함성이 온 국토를 뒤흔들었다.태극 전사들이 월드컵 첫승을 따낸 4일 밤 국민들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축배를 들고 밤을 하얗게 지새며 기쁨을 만끽했다.시민들은 평생 가장 감격스런 날이라며 환호했다.너 나 할 것 없이 하나가 돼 ‘오∼코리아’를 외치며 열광했다. 부산,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의 거리와 사무실,식당,집에서 대형전광판이나 텔레비전 앞에 모여 목이 쉬도록 ‘대∼한민국’을 외친 시민들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일제히 얼싸안았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부산은 열광의 도가니= ‘붉은 전사’들이 하늘을 찌를듯한 응원을 펼쳤던 아시아드경기장과 부산역 광장,해운대 해수욕장에 마련된 야외중계장 등은 마침내 한국팀이 승리하자 온통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해운대에서는 백사장을 가득메운 5만여 응원단의 함성과 폭죽이 밤하늘을 뒤흔들었다.웨스틴 조선 비치호텔 앞 백사장에 설치된 5×4m 대형 스크린 앞에 모인 시민들은 모두 한 몸으로 ‘대∼한민국’을외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골이 터질 때마다 터진 폭죽의 굉음,박수와 함성이 바다와 하늘은 진동을 치듯했다. 아들(11)과 함께 이곳을 찾은 최포춘(41·부산시 금정구 남산동)씨는 “오늘처럼 기분좋은 날이 없었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남은 경기도 최선을 다해 16강을 넘어 8강,4강까지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부산역 광장을 꽉 메운 시민들도 종료 휘슬이 울리자 ‘이제는 16강’이라며 서로 얼싸안았다.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부산역 월드컵 플라자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앞에 모인 5000여명의 시민들은 ‘붉은 악마’들의 선도로 “오∼코리아”를 외치며 90분 내내 목이 터져라 태극전사들을 응원했다.최진환(23·진주시 판문동)씨는“월드컵 50년의 한을 풀었다.”면서 “가장 껄끄러운 폴란드를 이겼으니 이제 16강은 문제없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전국 방방곡곡 환호의 물결= 부산 말고도 서울,인천 문학터미널,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강원 원주 강변 로아노크 광장,제주시 탑동해안광장 등 전국 방방곡곡이 기쁨의 열기로 넘쳤다.경찰은 “서울에만 12곳,34만6000여명 등 전국 52곳에서 51만8000여명이 길거리 응원에 나섰다.”고 추산했다. 서울에서는 광화문,대학로,여의도 한강공원 등에 모여 응원을 하던 수십만명의 길거리 응원단은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광화문에는 8만여명이 대형 전광판 3개를 통해 ‘극적인 드라마’를 지켜봤다.인도를 가득메운 응원단은 광화문 네거리의 왕복 16차선 가운데 8차선까지 점령해 ‘축구 해방구’의 장관을 연출했다.서상만(62)씨는 “60평생 이런 감격은 처음”이라면서 “국민 모두의 승리”라고 감격해했다.문모(22·여)씨는 한국팀의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정신적인 충격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고 깨어나기도 했다. 대학로에도 5만여명이 모여 거리가 떠나갈듯 응원가를 불렀다.지하철을 통해 한꺼번에 인파가 몰리자 혜화역측은 급기야 역을 폐쇄하기에 이르렀다.한기계(18·명훈고 3학년)군은 “오늘 만큼은 친구들과 밤새 응원을 하고 싶다.”고 흥겨워했다.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앞에 온가족 5명을 데리고 나온 김창석(38)씨는 “이정도 실력이면 8강도 가능하다.”면서 “오늘 밤은 우리 가족에게 가장 아름다운 밤으로 남을 것”이라고 즐거워 했다.이성민씨(29)는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전율을 느낀다.”면서 “마치 짝사랑하던 여자친구와 사귀게 됐을 때만큼 짜릿하다.”고말했다. 3만명이 운집한 잠실야구장에서도 야구가 아닌 축구 응원이 펼쳐졌다.야구 해설가인 하일성(54)씨는 “역시 노련한 홍명보 선수가 게임을 잘 조율해줬다.”면서 “미국전도 반드시 이겨 숙원을 풀길 바란다.”고 말했다.두산 베어스 홍성흔(27)씨도 “만루홈런을 날린 기분”이라고 말했다. ●잠 못 이룬 밤= 부산 서면과 남포동 등 부산 도심에서는 시민들이 몰려나와 맥주파티를 즐기며 기쁨을 만끽했고 광안리해수욕장 등에서도 시민들이 밤늦도록 축배를 들며 승리를 자축했다. 해운대 특급호텔 칵테일바 등은 이미 만원인데도 손님들이 계속 밀려 들어 종업원들이 진땀을 흘렸다.소주방과 호프에도 자리다툼까지 벌어질 정도로 손님들로 꽉차 한국팀 승리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사상 최대의 응원전이 펼쳐진 서울 광화문과 대학로 등에서도 한밤중까지 시민들이 거리를 행진하며 ‘대∼한민국’을 외쳤다. 이날 광주 신세계백화점 정문 광장과 광주 북구청소년 수련관 운동장 등에서도 수백명의 시민들이 잠을 자지 않고 승리를 만끽하며 환호성을 질러댔다. ●공짜 술 제공= 서울 시내 일부 음식점과 술집은 술과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선심을 아끼지 않았다.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의 한 식당은 한국팀이 한골을 넣을 때마다 손님 전원에게 맥주 500cc와 안주를 공짜로 줬다. 시내 호텔 바들도 ‘술,안주 일괄 30% 할인’문구를 내걸고 고객을 기쁘게 했고,지배인이 ‘골든벨’을 울리며 손님들에게 술잔을 돌리는 곳도 있었다. 대학로,광화문,홍익대 주변 등의 일부 음식점들도 ‘월드컵 승리 축하주’를 내놓았다.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한 호프집도 골을 넣을 때마다 손님들에게 맥주 500㏄와 2만∼3만원의 스페셜 안주를 제공했다.광진구 구의동의 한 한정식집은 5일 점심 때 손님들에게 냉면을,이웃 중국음식점은 자장면과 짬뽕을 공짜로 제공하겠다고했다. 광주 충장로와 금남로 등 도심 호프집과 술집 등에서 맥주와 안주를 무료 제공했다.광산동의 한 술집은 한국의 승리가 확정되자 손님들이 마신 맥주값을 받지않겠다고 선언했다. 부산 이정규 김정한 강원식·이창구 이영표 윤창수기자 window2@
  • 월드컵/ 한국 월드컵 첫승 도전사 - ‘14전15기’ 48년恨 풀었다

    이 땅에 축구가 도입된 지 1세기,14전 무승(4무10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 나선 2002월드컵 폴란드와의 맞대결에서 감격의 첫 승전보를 알리기까지는 좌절만이 점철된 역사가 자리하고 있다. 17회째를 맞은 월드컵에 여섯 차례,5회 연속으로 출전하면서 일군 영광이다.이전까지는 본선에서 모두 14경기를 치렀지만 단 한 번의 승리도 거두지 못한 채 5회 모두 1라운드 탈락이라는 비운을 곱씹어야만 했기에 ‘6·4 승전보’는 더욱 감격스럽기만 하다. 높기만 한 세계축구의 벽을 뛰어넘어 목타게 기다린 1승 염원을 이루고 16강 진출이란 또 다른 쾌거를 향해 달릴 아쉬움이 남는 한국월드컵 도전사를 되짚어 본다. ●54년 스위스대회= 1승이 아니라 과연 골을 터트릴 수 있느냐가 문제였다.헝가리전 0-9,터키전 0-7 대패는 이를 잘 말해준다. 전쟁의 상처가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사상 첫 본선무대를 밟은 한국은 참가에 의의를 둘 수밖에 없었다. 일제 식민통치에서 벗어난 지 10년 남짓한 한국이 지역예선에서 숙적 일본을 꺾으며 본선행을 확정지으며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했지만 극동의 호랑이 한국은 세계최고의 무대에선 우물 안 개구리였다. ●86년 멕시코대회= 무려 32년 만에 본선에 진출하는 감격을 누렸다.그러나 첫 승리와 16강을 겨냥해 멕시코 고원으로 떠난 한국에 최악의 대진이 기다리고 있었다. 전 대회 챔피언 이탈리아,마라도나를 앞세워 당시 우승컵을 차지한 아르헨티나와 같은 B조에 속했기 때문이다.결국 한국은 1무2패로 16강 진출이 좌절됐지만 특유의 투지와 근성을 보여줬다. 아르헨티나전에서 0-3으로 뒤진 후반 박창선이 터트린 통쾌한 중거리 슛은 한국의 월드컵 본선 첫골로 기록됐다. ●90년 이탈리아대회= 86아시안게임,88서울올림픽 등으로 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월드컵 2회 연속 진출이라는 쾌거속에 16강에 대한 기대가 유난히 컸다.예선 무패(9승2무)의 성적으로 세계 축구전문가들은 한국의 돌풍을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참담했다.벨기에 스페인 우루과이에 모두 져 3패 기록만 남겼을 뿐이다.2회 연속 진출국 치고는 창피하기 이를 데 없는 성적이었다.스페인전에서 황보관이 날린 시속 114㎞의 총알 같은 골 정도가 위안이었다. ●94년 미국대회= 두 장의 본선 티켓이 배정된 지역예선부터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각국이 마지막 1경기씩만 앞둔 상황에서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승점 5점,한국이 승점 4점.93년 10월28일,승부조작을 막기 위해 마지막 3경기(한국-북한,사우디-이란,일본-이라크)는 동시에 치러졌다.사우디는 이란을 4-3,한국은 북한을 3-0으로 이겼다. 한편 일본은 2-1로 이라크를 이기고 있는 가운데 ‘어디셔널 타임’이 적용되고 있었다. ‘끝났구나.’싶던 순간,한반도는 갑자기 함성으로 들썩였고 일본열도는 비탄에 잠겼다.이라크가 동점골을 터뜨린 것이다.이처럼 극적인 상황에까지 몰리며 한국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3회 연속 본선에 진출한 나라가 됐다.하지만 스페인 볼리비아 독일을 맞아 2무1패라는 역대 월드컵 최고성적을 거두고도 16강에 진출하지는 못했다. ●98년 프랑스대회= 감독이 중도하차하는 가슴 아픈 기억을 남겼다.차범근 감독의 전격경질을 불러온 네덜란드전(0-5패) 맞대결의 장본인이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을 이끌고 첫 승을 일궈낸 거스 히딩크 감독이다. 1라운드 멕시코전은 ‘왼발의 달인’ 하석주가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선취골을 터뜨려 온 나라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골을 지켜내려는 욕심이 지나쳤던가.흥분이 채 가라앉기도 전인 2분 뒤 무리한 백태클로 퇴장을 당했고 결과는 3-1 패배였다.이어진 경기는 네덜란드전 참패였고,마지막 벨기에전은 유상철의 골에 힘입어 1-1 무승부를 이뤄 4회 연속 출전국으로서의 체면을 겨우 세웠다. 송한수기자 onekor@
  • 월드컵/ 日 “아쉽지만 잘했다”

    자리를 뜰 줄 몰랐다. 사이타마(埼玉) 경기장을 푸른색으로 가득 메운 울트라 닛폰 응원단 5만여명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건만 감동에 겨운 듯 한동안 선 채로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2-2.유럽의 강호 벨기에와 무승부로 경기를 끝낸 일본은 ‘해낼 수 있을까.’하는 경기 전 막연한 기대감을 어엿한 자신감으로 바꿨다. ●들뜬 일본 열도= 4일 오후 6시부터 2시간.월드컵 두 번째 출전 첫 경기에서 일본이 첫골을 기록하자 열도는 환호,환호였다. 도쿄 도심의 사무실 곳곳에서는 퇴근도 미룬 채 회사원들이 삼삼오오 TV 앞에 몰려 앉아 일본 전사들의 활약을 지켜봤다. 전반 29분 첫골을 선제당하자 시민들은 “역시 졌다.”고 낙담했으나 곧바로 동점골을 넣자 일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퇴근길 직장인들이 한잔하러 많이 모이는 신바시(新橋) 등의 가게에는 ‘TV 시청가능’이라는 벽보를 붙여 놓고 손님을 끌기도 했다. 한 시민은 “9일의 러시아전에서는 일본이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흥분하기도 했다. ●사이타마 경기장 주변= 경기가 끝난뒤 서둘러 경기장을 빠져 나오는 사람도 있었지만 상당수는 경기의 여운을 즐기려는 듯 바깥으로 나올 줄 몰랐다. 우라와(浦和)에 사는 회사원 미사와 마사코(62·여)는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은 이나모토의 골은 정말로 유감이지만 일본팀이 지지 않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도쿄에서 온 30세의 한 회사원은 “일본은 첫 경기에서 언제라도 득점할 수 있다는 근성을 보여줬다.”면서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경기가 끝난 뒤 벨기에 응원단과 일본 응원단은 사이좋게 사진을 찍는 등 서로의 선전을 축하하며 “결승에서 만나자.”고 덕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도쿄 요요기 국립경기장 주변= 대형 화면이 설치된 도쿄 요요기(代代木) 국립경기장에는 이날 일본팀을 응원하는 대규모 이벤트가 열렸다.4만 8000명이 운집한 이날 행사에서 일본이 전반 동점골을 기록하자 감격한 나머지 눈물을 흘리는 팬들도 눈에 띄었다.후반 들어 이나모토가 역전골을 터뜨리자 경기장은 그야말로 광란의 도가니.‘닛폰 차차차’가 울려퍼지며 지축이 흔들리는 듯했다. 경기 종료.아쉬움의 탄성이 일제히 이곳저곳에서 터진다.한 대학생은 “(득점으로 인정하지 않은)일본팀의 3점째 골은 확실히 들어간 것”이라면서 “한국팀도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 줬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김 현·간노 도모코 객원기자·사이타마 신인하 객원기자 marry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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