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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 땀·방귀 이어 코로나 확진… 트럼프와 함께, 뉴욕 영웅의 추락

    검은 땀·방귀 이어 코로나 확진… 트럼프와 함께, 뉴욕 영웅의 추락

    9·11 당시 리더십 발휘… 美전역서 주목트럼프 불복 소송 맡은 이후 각종 구설마스크 없이 확진자들과 접촉 후 감염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복 소송을 맡아 30년 만에 법정에 복귀한 루디 줄리아니(76) 변호사가 각종 구설에 이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9·11 테러 당시 뉴욕시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해 ‘미국의 시장’으로 불렸지만, 이제 ‘엉망진창 변호사’로 언론의 조롱을 받는 처지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국 역사상 가장 부패한 선거를 폭로하며 지칠 줄 모르고 일해 온 줄리아니가 중국 바이러스(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썼다. 감염 시기는 명확하지 않으나 그의 아들 앤드루가 지난달 20일에 확진이 됐고, 마스크 없이 함께 장시간 기자회견을 했던 트럼프 캠프의 보리스 엡슈타인 고문도 닷새 뒤 양성 판정을 받았다. 줄리아니는 현재 워싱턴 조지타운대 병원에 입원 중이다. 뉴욕시장(1994~2001년)을 지내고 2008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섰던 줄리아니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나서면서 망신을 자처하고 있다. 지난달 7일 대선 부정선거를 폭로한다며 ‘포시즌스’로 기자들을 불렀는데, 알고 보니 호텔이 아닌 필라델피아 외곽의 ‘포시즌스 랜드스케이핑’이란 이름의 조경회사 주차장이었다. 현재 이곳이 유명 관광지가 됐을 정도로 황당한 촌극이었다. 2주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선 개표 문제를 지적하던 도중 염색약이 섞인 검은색 땀이 뺨을 타고 흘러 회견 내용보다 더 관심을 받았고, 지난 2일 미시간주 하원 청문회에서는 부정선거 공방 중 두 차례 방귀를 뀐 게 마이크를 통해 ‘중계’되기도 했다. 불복 소송전 실적은 ‘1승 34패’로 처참한 지경이다. 이에 워싱턴포스트(WP), 뉴요커 등은 “줄리아니는 ‘미국의 시장’이 아니라 엉망진창”이라고 비아냥댔다. 1980년대 뉴욕 검사로 마피아 소탕 작전에 성공했고, 2001년 9·11 테러 때 뉴욕시장으로서 솔선수범 현장을 누벼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로 뽑혔을 정도인데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줄리아니는 왜 트럼프의 소송에 매달릴까. 거액의 수임료, 언론의 관심, 정치 복귀 행보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연루돼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선제적 사면’을 바라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줄리아니 청문회서 방귀 ‘뿡뿡’ 옆에 있던 변호사 ‘흠칫’

    줄리아니 청문회서 방귀 ‘뿡뿡’ 옆에 있던 변호사 ‘흠칫’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대선 불복 소송을 대리하는 대리하는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이 청문회서 흥분해 연이어 방귀를 뀌었다. 5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줄리아니는 지난 2일 미시간주 하원에서 열린 대선 불복 청문회장에서 민주당 소속 대린 캐밀러리 미시간주 하원의원과 질의응답을 주고 받았다. 미시간주 대선 결과는 사기라는 줄리아니에게 캐밀러리는 최근 뉴욕타임스(NYT) 보도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 검찰 수사를 받는 줄리아니가 트럼프 퇴임 전 미리 사면을 받으려 대선 불복의 총대를 멨다고 공격했다. 흥분한 줄리아니는 캐밀러리가 중상모략을 한다면서 청문위원장에게 항의했고, 마이크에는 ‘뿡’하는 소리가 함께 흘러나왔다. 캐밀러리는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최근 대선 결과를 바꿀 어떤 중대한 사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줄리아니를 거듭 압박했다. 이때 줄리아니의 방귀 소리가 청문회장에 퍼졌고, 줄리아니 옆에 앉아있던 제나 엘리스 변호사는 흠칫 놀라며 곁눈질로 줄리아니를 바라봤다. 이 순간을 담은 트위터 영상은 360만 회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캐밀러리는 트위터에 “줄리아니가 청문회에서 실례를 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미시간주 공화당이 줄리아니의 청문회 증언을 허용했다. 이 모든 것은 초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줄리아니의 망신살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7일 트럼프 대통령이 필라델피아 포시즌스 호텔에서 줄리아니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공지했음에도, 줄리아니는 성인용품점 옆 ‘포시즌스’ 조경회사 앞 공터에서 회견을 열어 미 언론의 조롱을 받기도 했다.여배우 몰카에 속아 호텔 따라가 지난 10월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줄리아니 전 시장은 코미디 영화 ‘보랏2’ 제작진이 꾸민 가짜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카자흐스탄 출신 여기자로서 영화 주인공 보랏의 딸 역할을 맡은 연기자는 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가 끝난 뒤 줄리아니 전 시장에게 “침실에서 이야기를 계속하자”고 말했고, 줄리아니 시장은 흔쾌히 동의했다. 여기자의 손을 잡고 외모를 칭찬하기도 한 줄리아니 전 시장은 침실에 간 뒤 침대에 비스듬히 기대 자신의 바지 속에 손을 넣었다. 이 장면은 주인공 보랏이 침실에 등장해 “내 딸은 15세밖에 되지 않았다”고 외치면서 마무리됐다. 보랏2 개봉에 앞서 이 장면의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자 줄리아니 전 시장은 강하게 반발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바지 속에 손을 넣은 행동에 대해선 인터뷰가 끝난 뒤 옷에 부착된 마이크를 제거하고 셔츠를 고쳐 입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터뷰 과정에서 전혀 부적절한 행동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보랏은 영국 출신 코미디 배우 사샤 바론 코엔이 카자흐스탄 언론인으로 분장해 미국을 여행하면서 겪는 일들을 극본 없이 다큐멘터리식으로 편집한 영화다. 2007년 1편이 공개돼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이후 13년 만에 속편이 제작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어딜 감히

    어딜 감히

    미국프로풋볼(NFL)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리처드 로저스(왼쪽)가 30일(현지시간) 시애틀 시호크스와의 경기에서 볼을 낚아채려는 수비수 K J 라이트를 거칠게 밀고 있다. 시애틀이 23-17로 이기면서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7연승을 이어 갔다. 필라델피아 AP 연합뉴스
  • “年 700만 달러·6년 계약 김하성, 美 연착륙할 것”

    “年 700만 달러·6년 계약 김하성, 美 연착륙할 것”

    김하성(25·키움 히어로즈)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 계약 규모가 ‘연평균 700만 달러(77억원) 이상, 계약 기간 6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CBS스포츠는 29일(현지시간) 김하성에 대해 ‘메이저리그 연착륙 가능성이 큰 선수’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CBS스포츠는 “김하성은 향후 5년 동안 매 시즌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WAR) 4 정도를 찍을 선수다. 이 정도면 1억 달러의 가치가 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메이저리그 구단의 재정이 악화한 터라 김하성이 1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할 수는 없다. 그래도 연평균 700만~1000만 달러, 6년 계약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하성은 유격수와 3루수로 뛸 수 있는 공수에서 안정된 기량을 갖춘 데다 젊다는 게 이 같은 몸값 산출의 기준이 됐다. 김하성은 올해 KBO리그에서 타율 0.306, 출루율 0.397, 장타율 0.523, 30홈런으로 활약했다. 25번 도루를 시도해 23차례 성공했다. 김하성에게 관심을 보일 구단으로는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카고 컵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텍사스 레인저스, 신시내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등 8개 구단이 꼽혔다. 한편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이날 “KBO에 나성범의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공시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진흥고, 연세대를 졸업하고 2012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0순위로 NC에 입단한 나성범은 통산 8시즌 동안 타율 0.317, 179홈런, 729타점을 기록했다. 나성범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KBO로부터 서류를 전달받은 뒤 30개 구단에 공시하면 그 즉시 30일 동안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트럼프 불복소송 또 기각…법원 “트럼프 주장 가치 없어”

    트럼프 불복소송 또 기각…법원 “트럼프 주장 가치 없어”

    트럼프가 임명한 판사조차 “구체적 근거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캠프가 핵심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주의 개표 결과 인증을 막기 위해 낸 선거 불복 소송이 연방 2심에서도 실패했다. 2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의 제3연방고등법원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승자로 선언되는 것을 막아달라며 트럼프 캠프가 낸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소송을 기각하며 트럼프 캠프 측을 질타해 눈길을 끌었다. 재판부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는 우리 민주주의의 생명선”이라며 캠프 측이 주장한 혐의는 심각하다면서도 “그러나 선거가 불공정하다고 부른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혐의에는 구체적인 주장과 증거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다”며 “캠프의 주장은 가치가 없다”고 질타했다. 재판부 “유권자가 대통령 선택…납을 금으로 못 바꿔” 질타 재판부는 “변호사가 아니라 유권자들이 대통령을 선택한다”며 “소송 서면이 아니라 투표가 선거를 결정한다. 연금술은 납을 금으로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곳의 투표용지는 펜실베이니아 선거법에 의해 관리된다. 어떤 연방 법률도 투표 참관자를 요구하거나 투표 집계 때 그들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또는 얼마나 가까이 서 있을 수 있는지를 명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한 연방 법은 주법상 경미한 결함이 있는 투표용지를 집계할지 또는 유권자가 그런 결함을 치유하도록 할 것인지도 규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캠프는 펜실베이니아주 카운티들이 우편투표 용지를 일관성 없이 처리했다면서 소송을 냈다. 이는 일부 카운티는 유권자가 투표용지와 관련한 사소한 결함을 수정하도록 허용했지만, 다른 카운티는 그렇지 않다는 주장 등을 토대로 한 것이다. 트럼프 캠프는 필라델피아 등 민주당이 우세한 7개 지역에서 150만표를 무효로 만들거나, 선거 인증을 취소하고 공화당이 이끄는 주 의회가 선거인단을 선출할 것을 주장했다. 3명으로 이뤄진 이날 재판부 의견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스테파노스 비버스 판사가 썼다. 나머지 2명도 공화당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했다. 1심에서 소송을 기각한 매슈 브랜 연방지법 판사 역시 “이 소송은 법익과 추론적 의혹도 없이 제기된 부자연스러운 송사”라며 “(원고의 논거는) 마치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처럼 무턱대고 짜깁기됐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트럼프 캠프, 판결 불복…대법원 상고 입장 밝혀 트럼프 캠프는 판결 직후 불복 입장을 밝혔다. 캠프 법무팀의 제나 엘리스 변호사는 트위터에 “미국 연방 대법원으로!”라고 적어 상고 방침을 밝히고 법원이 대규모 사기 혐의를 계속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캠프는 그동안 불복 소송을 대법원이 판단해야 한다면서 보수 절대 우위 구조인 대법원에 기대를 걸어왔다. 그러나 대법관들이 법리적 문제에서 정치적 성향대로 판결할지는 미지수다. 캠프의 승소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미 언론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판결은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에 또 다른 중대한 좌절을 안겼다고 전했다. A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측은 6개 경합주에서 소송을 쏟아냈다. 그러나 지금까지 10여곳의 다른 법원에서도 패소했다. 50개 주는 선거인단 투표일인 12월 14일 이전에 대선 결과를 인증해야 하며 이에 대한 이의 제기는 내달 8일까지 해결해야 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달나라 여행 후 골골… 우주인 ‘세포공장’이 문제였다

    달나라 여행 후 골골… 우주인 ‘세포공장’이 문제였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16일 오전 9시 27분 미국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우주비행사 4명이 탑승한 유인 우주선 ‘리질리언스’를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리질리언스에 탑승한 4명의 우주인은 ISS에 6개월간 머물며 식품 생리학, 유전자 실험, 작물 재배 실험 등을 수행하고 내년 5월 지구로 귀환한다. 이번 발사 성공은 ‘민간 우주 수송 시대’의 막을 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우주 선진국들은 달, 화성 등 유인 우주탐사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과학적 호기심도 있지만 ‘제2의 지구’를 찾겠다는 실질적 목표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오랜 시간 우주를 여행하고 머물 때는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2016년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우주방사선 ▲고독감 ▲우주곰팡이 ▲미세중력 ▲인적 오류 등 5가지가 우주 시대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우주비행사들이 우주 공간에서 다양한 생물학적 변화를 겪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런 변화를 일으키는 메커니즘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영국 벨파스트 퀸스대,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UCSD),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항공우주국(NASA) 존스우주센터, NASA 에임스연구센터, 스탠퍼드대, 라이스대, 듀크대 의대,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등 22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우주인들이 흔히 겪는 근골격계 약화, 면역기능 장애, 심혈관 이상 등의 문제가 미토콘드리아 결함과 이상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26일자에 발표했다.미토콘드리아는 ‘세포 공장’이나 ‘세포 엔진’이라고 불리는 세포 내 소기관이다. 혈액으로 운반된 산소로 세포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와 활성산소를 생산하고 세포 간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토콘드리아에 이상이 발생해 활성산소가 과다 생산되면 체내 대사기능이 떨어져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에는 당뇨, 심혈관 질환, 암, 각종 유전질환의 발병 원인이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과 관련돼 있다는 연구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연구팀은 우주인의 생물학적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동물 실험연구 자료, ‘진랩’(GeneLab) 플랫폼을 포함해 NASA에서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우주생물학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했다. NASA 자료에는 역대 우주비행사 59명의 각종 생물학적 데이터, 쌍둥이 우주인 프로젝트 결과 등이 포함돼 있다. 광범위한 데이터 분석 결과 우주인의 건강 이상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핵심 요인은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과 변이로 확인됐다. 미토콘드리아 이상으로 인한 인체의 과잉 대사반응이 면역 약화와 각종 신체기관 이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장기간 우주에 머물다가 귀환한 우주인들에게서 생체주기 이상이 발생하는 것도 미토콘드리아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밝혀졌다. 미토콘드리아 이상은 지금까지 많은 우주생물학 연구에서 주목되지 않은 부분이었다. 생물정보학자인 아프신 베헤시티 NASA 에임스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우주여행과 관련된 건강상 위협 대부분이 미토콘드리아 때문이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 주고 있다”면서 “기존의 미토콘드리아 장애 개선 약물들이 우주인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미 연방총무청, 바이든 정권 인수 개시 통보-트럼프 “협조는 하는데”

    미 연방총무청, 바이든 정권 인수 개시 통보-트럼프 “협조는 하는데”

    미국 연방총무청(GSA)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정권 인수 작업을 개시해도 좋다고 통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시간주에서의 대선 결과 인증에 충격을 받고 에밀리 머피 GSA 청장에게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일을 하라”고 밝힌 것이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앞서 CNN 방송은 머피 청장이 23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바이든 인수위원회에 보낸 편지를 입수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정권 인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이었다. AP 통신은 GSA가 바이든 후보가 대선의 “엄연한 승자”라고 확인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의 정권 인수 길을 연 것이라고 전했다. GSA가 그동안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공식적으로 승인하지 않아 바이든 인수위가 정권 인수를 위한 자금과 인력을 받지 못해 국가안보 등 정부 업무의 연속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 소송과 별개로 미시간주 공화당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부른 직후 바이든이 승리한 주 선거 결과를 인증한다는 발표가 나와 트럼프 대통령의 상심이 더욱 컸을 것으로 보인다. 미시간주 개표참관인위원회는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로 예측된 개표 결과 인증을 위한 투표를 진행, 4명의 위원중 3명이 찬성표를 던져 통과됐다고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 한 명은 기권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와 미시간주 공화당은 지난 21일 미시간주 개표참관인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개표 결과 감사가 필요하다면서 이날로 예정된 인증을 2주 늦춰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주 정부 측은 주법상 결과 인증 전에는 감사를 허용할 수 없다고 발표하고 이날 인증을 강행했다. 이로써 지난 3일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당선인 확정에 기준인 선거인단 과반(270명)을 훨씬 넘겨 306명을 채운 바이든 당선인이 232명에 그친 트럼프 대통령을 누르고 3주 만에 정권 인수 작업에 나서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권 이양에 협력하라고 GSA와 참모들에게 지시했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그는 “우리의 (대선 개표 결과에 대한) 소송은 강력하게 계속될 것이며, 우리는 잘 싸울 것이고, 이길 것이라고 믿는다”면서도 “우리나라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나는 에밀리(GSA 청장)와 그의 팀이 원래의 절차에 따라 필요한 일을 하도록 권고한다. 내 팀에도 그렇게 하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아울러 “에밀리 머피의 국가에 대한 헌신과 충성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면서 그녀나 그 가족, GSA의 직원들이 위협받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한편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한 것으로 예상된 주요 경합주의 개표 결과 인증을 다음달 14일까지 하지 못하도록 지연시켜 공화당이 장악한 주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것으로 뒤집는 것을 트럼프 캠프는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연이어 이런 노력이 좌절되고 있다. 미시간주와 경계를 이룬 위스콘신주에서는 트럼프 캠프의 요청에 따라 부분 재개표가 진행 중인데 개표 관계자들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재개표 작업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가 하면 트럼프를 지지하는 일부 참관인들이 일일이 재개표하는 과정에 참견해 일부러 개표 진행을 지연시키려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펜실베이니아주의 공화당 지지 성향 판사마저 지난 21일 트럼프 캠프가 어떤 실체적인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바이든 당선인 측이 “700만표 가까이를 탈취하려 한다”고 주장한다며 소송을 기각했다. 트럼프 변호인들은 필라델피아 순회항소법원에 항소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이 주에서 8만표 차이로 이겼는데 이를 뒤집으려는 법적 노력도 좌절했다. 트럼프 캠프는 조지아주에서 첫 재검표 결과 승부를 뒤집지 못하자 두 번째 재검표를 요청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불복 시위에 ‘엄지 척’… 분열 부추기고 골프 치러 간 트럼프

    불복 시위에 ‘엄지 척’… 분열 부추기고 골프 치러 간 트럼프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엄호’하기 위해 그의 지지자들이 14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집회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시위대 앞에 나서 이들의 행동을 독려하는 듯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등 ‘최악의 분열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여 줬다.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이날 ‘백만 마가 행진’(Million MAGA March), ‘트럼프를 위한 행진’(the March for Trump),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 등 여러 단체가 프리덤 플라자에서 집회를 열었다. MAGA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뜻한다. 참가자들은 “승리를 도둑맞았다”, “다시 싸우자”, “합법적 투표만 집계돼야 한다”고 외쳤으며, 집회 후 대법원 청사까지 2.4㎞를 행진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당선인 승리를 가장 먼저 예측한 보수성향의 폭스뉴스에 대해 “꼴도 보기 싫다”(sucks)라거나, 바이든과 그의 아들 헌터에 대해서는 “감옥에 가둬라”는 구호도 터져 나왔다. 전날 트윗을 통해 이날 집회에 들르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10시쯤 차를 타고 천천히 집회장소를 지나며 수백명의 시위대와 인사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자 지지자들은 “4년 더”라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길로 버지니아주 스털링 골프장에 간 뒤 오후 3시가 넘어 백악관에 복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들은 부정부패 선거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고,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100만명 이상이 대통령을 위해 행진했다”는 트윗을 올렸다. 그러나 바이든을 지지하는 CNN과 워싱턴포스트 등은 참가자가 ‘수천명’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위에서 트럼프 지지자와 바이든 지지자 간 충돌이 벌어졌고, 경찰은 폭행 및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20명 이상을 체포했다.주최 측에 따르면 워싱턴DC뿐 아니라 뉴욕, 보스턴,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도시 51곳에서 집회가 열렸다. 플로리다주 델레이비치에서는 ‘사회주의 정권에서는 살 수 없다’는 팻말을 든 수백명이 행진을 벌였다. 미시간주 랜싱의 주 의사당 앞에서도 바이든 당선인의 역전을 인정할 수 없다며 일부 총기를 소지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었다. 애리조나 주 의사당 인근에도 1500여명이 모여 부정선거를 주장했다. 하지만 불복 지지 시위에도 트럼프의 소송전엔 먹구름이 짙게 깔리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소재 연방항소법원이 선거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9300표)의 개표를 막아 달라는 공화당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는 등 전날 하루에만 9건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불복 소송을 맡았던 로펌도 발을 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책임자로 임명했다. 이날은 애리조나·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등 초접전으로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한 4개 주의 공화당 주 의원들이 선거인단 선정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트럼프 “어느 행정부가 될지 누가 알겠느냐, 시간이 말해줄 것”

    트럼프 “어느 행정부가 될지 누가 알겠느냐, 시간이 말해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어느 차기 행정부가 들어설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백악관의 백신개발팀인 ‘초고속 작전팀‘(오퍼레이션 와프 스피드)의 성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참모들과 함께 30분가량 열었다. 이 회견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이후 8일 만에 나서는 공개행사로 지난 7일 대선 패배 결정 이후 첫 공개 발언 무대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패색이 짙어지던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고 주장했지만, 이후에는 침묵을 지켜왔다. 지난 11일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국립묘지 참배에 나섰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부정선거, 사기투표 의혹을 제기하고 각종 소송전에서 나서는 등 이번 선거를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을 이어왔다. 그는 트위터에서 “필라델피아와 피츠버그에서 70만표의 개표 현장 참관이 허락되지 않았다”면서 “헌법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우리가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과 백신 개발 노력을 자찬하며, 이르면 내년 4월 전체 미국인에게 백신이 활용 가능해지길 기대한다면서 제약사 화이자의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허가가 매우 빨리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억제를 위해 국가적 차원의 봉쇄 조치는 하지 않겠다고 강조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나면 누가 대선에서 이겼는지 알 수 있다는 뉘앙스로 언급했다. 그는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간에… 어느 행정부가 될지 누가 알겠느냐, 나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나는 이 행정부는 봉쇄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분에게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당선인이 자신의 뒤를 이을 수 있음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 같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분간 진행된 회견 후 취재진이 선거 패배를 인정하느냐고 외치며 질문했지만 이에 답하지 않고 문답없이 자리를 떴다. 주요 언론들은 대선 개표 결과 538명의 선거인단 중 바이든 당선인이 306명을 확보해 232명의 트럼프 대통령을 74명 차이로 이겼다고 보도했다. 한편 폭스뉴스 기자인 제랄도 리베라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현실주의자’라고 칭하면서 모든 합법적 투표의 집계가 이뤄지면 “올바른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백악관, 또 ‘코로나 진원지’…개표파티 참석자 잇따라 확진

    백악관, 또 ‘코로나 진원지’…개표파티 참석자 잇따라 확진

    ‘트럼프 대통령 만들기’ 일등공신도 확진 판정 미국 백악관이 ‘대선 개표 파티’를 매개로 또 다시 코로나19 확산 진원지가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을 비롯한 백악관 인사들이 줄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또 다른 측근이자 대선캠프 선임고문인 코리 루언다우스키도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12일(현지시간) 보도됐다. 그가 어디서 감염됐는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 역시 최근 확진자가 속출한 3일 밤 백악관 파티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파티는 3일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뒤 개표를 함께 지켜보기 위한 자리였다. 루언다우스키는 전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자신의 상태가 “좋다”고 밝혔다. 그는 백악관 파티에 이어 지난 7일에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의 기자회견에도 참석한 바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그는 대선일 이후 선거 결과 이의제기 등으로 대부분 펜실베이니아에 있었다”며 “트럼프 궤적 내에서 감염된 가장 최근 사례”라고 전했다. 루언다우스키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을 지냈고,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캠프 고문으로 남았다. 올해 캠프 선임고문으로 합류했다. 공화당 내 쟁쟁한 주류 후보들을 제치고 ‘아웃사이더’ 트럼프를 대선 후보로 만든 일등공신이다. 캠프의 법적 대응 업무를 맡은 데이비드 보시도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백악관 파티 참석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더힐은 전했다. 선거 당일 백악관 야간파티 참석자들의 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메도스 비서실장 외에도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보시 선거고문이 감염된 데 이어 힐리 바움가드너 정치고문, 브라이언 잭 백악관 정무국장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시 백악관 파티에서는 상당수 참석자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거리 두기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9월 말 백악관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지명 행사 직후에도 적지 않은 감염자가 발생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바이든 시대’ 맞아 굳건한 한미동맹 재설정하자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어제 첫 정상통화를 갖고 한반도 현안에 대해 협력하고 동맹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을 위해 긴밀히 소통하자”고 말했고 바이든 당선인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한미 간 공조가 절실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이 이날 통화로 북핵 해결을 위한 긴밀한 협력에 공감대를 이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바이든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대통령에 취임하는 즉시 멈춰 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면서 이를 진전시키기 위한 한미 간 움직임이 이어졌으면 한다. 특히 두 정상의 통화 내용 중 관심을 끄는 대목은 바이든 당선인이 “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번영에 있어 핵심축(린치핀·Linchpin)”이라면서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확고히 유지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한 대목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에도 한미 관계에 사용된 ‘린치핀’은 마차나 수레, 자동차의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축에 꽂는 핀인 만큼 외교적으로 꼭 필요한 동반자로 해석된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이 당선 확정 후 첫 외부행사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기념공원의 기념비를 찾은 것을 주목해야 한다. 바이든 당선인은 동맹을 돈으로 환산하는 행태를 보여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한국을 갈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방위비 분담과 전작권 전환 등에 대한 갈등이 조기 해소되길 기대한다. 냉전의 군사동맹에서 포괄적 가치동맹으로 발전한 한미동맹이 일시 기복은 있을지언정 근본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두 정상은 전 세계에 보여 주길 바란다. 20여년 만에 한미 진보정권이 호흡을 맞추게 된 만큼 한반도 평화 완성이라는 결실로 이어져야 한다. 미 새 행정부와 빈틈없는 대북공조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이끌어 낼 책무가 문 대통령에게 주어진 셈이다.
  • 미국 대통령 선거 승패 가른 ‘인종·지역·교육수준의 분절’

    미국 대통령 선거 승패 가른 ‘인종·지역·교육수준의 분절’

    미국 대통령 선거는 아직 많은 우여곡절이 남아 있지만,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승리로 정리되고 있다.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관심은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높았다. 방송을 비롯한 주요 언론사들은 실시간으로 미국의 개표 동향을 보도했다. 미국이 전 세계에 큰 영향을 주는 국가임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독특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대선에 대한 과도할 정도의 관심은 미국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세계가 4년 동안 많은 변화를 겪어 왔는지를 반증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파리 기후변화협약 탈퇴부터 시작해 세계무역기구(WTO), 세계보건기구(WHO) 등 다자간 국제기구의 무력화 등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결정과 기존 체계의 무시가 지속되면서 세계 각국은 미국이 주도했던 종전의 국제질서가 모두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민주주의와 인권, 다양성, 다자간 협력 등 보편적 가치들 위에서 움직이던 그 시기가 소중했음을 새삼스럽게 인식하게 됐다.민주당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굳어지면서 향후 미국 정책의 변화 및 이러한 변화가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대한 예측과 분석 보고서가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매번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날 때마다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사실 돌이켜 보면 이러한 예측과 전망은 큰 의미를 찾기 어려웠다. 수많은 돌발 변수들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하나의 정책이 가져오는 파급효과와 이에 대한 반작용 등이 등장하고, 미국 내 정치권의 교착상태 등이 어우러지면서 흐지부지되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변화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현시점에서는 선거를 통해 확인된 미국 사회의 변화와 특성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정치에서 인물 위주의 접근에 익숙한 관계로 후보자 개인이 아닌 사회의 변화 자체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이 강하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는 국민의 의식과 힘의 균형을 보여 주는 창문 역할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2016년 미 국민의 선택으로 선출됐기 때문에 무엇이 그를 대통령으로 이끌었으며, 2020년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미국 사회의 향후 변화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다.●대선 투표율 66.9%… 120여년 만에 최고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전체 유권자 2억 3900만명 가운데 66.9%인 1억 6000만 2000명이 투표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이는 1900년 공화당 소속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이 민주당의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을 때의 73.7% 이후 120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것이다. 높은 투표율은 유권자의 적극적 참여를 상징하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양측 지지자들의 동원이 과거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통해 본 미국 사회의 모습은 ‘분절’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 인종, 지역 및 교육수준 등에 따라 미국 사회는 철저하게 분절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첫 번째 분절은 인종이다. 통상적으로 민주당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비롯한 유색인종의 지지율이 높으며, 공화당은 백인 지지율이 높은 정당으로 인식돼 왔다. 특히 2016년 트럼프는 고졸 이하 백인 유권자들의 열광적인 지지에 크게 힘입어 당선됐다. 이러한 인종에 따른 분절 현상은 2020년에도 큰 틀에서는 유지됐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전통적인 인종에 따른 투표 성향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지속되는 백인 인구 비중의 감소는 장기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투표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수도 있음을 보여 주었다. 비백인 유권자 가운데 고졸 이하의 학력을 보유한 경우 트럼프에 대한 지지는 2016년 20%에서 25%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플로리다와 텍사스에 거주하는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트럼프는 예상 외의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히스패닉계 전체로는 트럼프와 바이든이 30% 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보였지만 쿠바에서 이주해 온 히스패닉계는 트럼프에게 과반의 지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각종 여론조사 추세를 보면 2016년 이후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8% 이상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은 점차 내부적으로 계층 분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자산을 축적해 교외 지역으로 이주한 경우 백인과 유사한 행태를 보여 주었다. 특히 종교적으로 낙태를 인정하지 못하는 가톨릭과 백인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의 묘한 연합이 이루어지면서 히스패닉계가 백인과 유사한 투표 행태를 보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반면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민주당에 대한 적극적 지지를 계속 유지하면서 비백인 유권자 사이에서의 분절과 변화 추세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애플·MS 진출한 네바다 민주 지지층 확대 두 번째 분절은 지역이다. 미국 정치의 도시와 농촌이라는 지역적 차원의 분절이 상당한 수준임을 극적으로 드러내었다. 전통적으로 2000년 이후 동부와 서부의 해안 지역은 민주당, 중부와 남부는 공화당으로 양분돼 왔다. 승자 독식제의 선거제도를 채택한 상황에서 일부 경합주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주는 20년간 변함없는 색깔로 표시되면서 정치적 역동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었다. 하지만 단조로운 색깔 밑에서는 산업구조의 변화와 인구의 이동 등에 따라 지속적인 정치적 환경의 변화가 지속됐다. 1990년대 이후 대도시를 중심으로 경제성장이 집중되면서 대졸 이상의 젊은층이 유입됐으며, 점차 대도시의 정치적 성향은 민주당 쪽으로 변화해 왔다. 반면 소규모 도시와 농촌은 인구 감소 및 기존 산업의 약화 등으로 인해 보수화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2200개 선거구의 득표율을 살펴보면 인구밀도가 평방마일당 100명 미만인 선거구 가운데 바이든은 평균 30% 내외의 득표율을 얻은 데 비해 인구밀도가 평방마일당 2000명이 넘는 170개 선거구에서는 55% 수준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선거구별로 쏠림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1992년 선거에서는 특정 후부가 80% 이상을 득표한 선거구 비중은 1% 미만이었다. 또한 전체 선거구 가운데 민주, 공화 어느 한쪽에 60% 이상의 쏠림 현상을 보인 비중 역시 1992년에는 35%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전체 선거구의 절반 수준으로 증가했다. 후보들이 비슷한 수준으로 표를 나눠 가진 경합 선거구는 40%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변화는 민주당 쪽에 보다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0년간 민주당은 농업 지역의 정당에서 도시 중심의 정당으로 변화해 왔으며, 1980년대 이후 진행된 대도시의 성장은 더욱 유리하게 작용하게 됐다. 1916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우드로 윌슨에 대한 농촌 지역의 지지는 도시 지역의 지지보다 훨씬 높았다. 정확히 1세기 이후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 10대 대도시 가운데 9곳에서 승리했으며, 그 가운데 뉴욕·보스턴·덴버·애틀랜타·필라델피아·시카고에서는 과반 득표를 했다. 2020년 선거에서 바이든은 이러한 추세에 더해 대도시와 인접한 교외 지역의 지지를 이끌어 냄으로써 트럼프가 농촌 지역에 대한 장악력을 더욱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주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지역적으로 보면 전통적으로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간주됐던 지역들에서 민주당으로의 변화 흐름이 강하게 나타났다. 네바다주의 경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등의 기업들이 진출한 지역을 중심으로 대학을 졸업한 젊은층이 증가하면서 민주당 지지층이 확대되고 있다.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던 텍사스주의 경우 댈러스, 휴스턴, 오스틴 등 대도시에 동부와 서부에서 이주한 대졸 젊은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과거와 다른 접전 양상을 보여 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세 번째 분절은 교육수준이었다. 교육수준에 따른 투표율 변화는 극적으로 나타났다. 유권자의 20% 이상이 대졸 이상의 학력을 보유한 선거구의 경우 바이든에게 투표한 비중이 2016년보다 3.4% 증가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바이든에 대한 투표율이 0.5% 상승하는 데 그쳤다. 대졸 유권자들의 민주당 지지는 2016년에도 뚜렷하게 드러난 바 있다. 당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대졸 비율이 가장 높은 50개 선거구에서 2012년보다 9% 가까운 지지율 상승을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현상은 2020년에도 반복됐다. 일반적으로 투표 성향과 소득수준의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간주되지만,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소득보다는 대학 졸업 여부로 대표되는 교육수준에 따른 투표 성향의 차이가 보다 두드러지면서 교육에 따른 분절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인구밀도가 낮은 교외 지역과 소도시에 위치한 고졸 이하의 히스패닉 및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인종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고졸 이하 백인과 좀더 비슷한 투표 양상을 보인 반면, 도시에 거주하는 대학을 졸업했지만 소득수준은 낮은 20대들은 소득수준이 높으며 대학을 졸업한 유권자들과 유사한 투표 패턴을 보여 주었다. 세 가지 분절 가운데 시간의 경과에 따라 완화될 것으로 보이는 분절은 가장 분명하게 느껴지는 구별인 인종이다. 이제 백인 노조원들은 민주당의 확실한 지지자가 아니며, 자산을 축적해 교외에서 거주하고 있는 히스패닉 유권자 역시 점차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임을 이번 선거는 보여 주었다. 반면 지역적 분절은 대도시 중심의 성장이 진행되면서 향후에도 계속 강화되며, 이러한 성향은 고학력자들의 대도시 선호로 인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트럼프 닮은 포퓰리스트 재등장 가능성 바이든의 당선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당선을 가능하게 했던 사회적 환경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와 유사한 포퓰리스트 정치인이 다시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1990년 이래 지속돼 온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소외돼 왔던 계층과 지역들은 상실감에 시달려 왔으며, 기존 질서에 대한 불만을 키워 왔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남미 등의 지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은 이러한 포퓰리즘 등장의 흐름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으며, 앞으로도 조직화되고 더욱 강력한 발언권을 획득할 것으로 전망된다.미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역시 점차 다양한 측면의 분절이 강화되고 있다. 전통적인 영·호남 지역갈등 구조가 계속 유지되고 있지만, 수도권의 압도적인 영향력 강화 속에서 점차 수도권과 지방의 대립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소득의 양극화는 교육 및 거주 공간의 분절로 이어지고 있으며, 과거 존재했던 공통의 경험과 기억 대신 적대감을 키우고 있다. 복지 수요의 증가는 이미 문화적으로 단절된 세대들을 더욱 대립 구도로 몰고 갈 것이다. 정치가 이러한 분절의 확대 속에서 이를 부추길 것인지, 아니면 다시 통합의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에 따라 많은 것이 결정될 것이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한국은 린치핀… 북핵 긴밀협력”…삐걱거리던 한미동맹 재건한다

    “한국은 린치핀… 북핵 긴밀협력”…삐걱거리던 한미동맹 재건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2일 첫 정상통화에서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 평화 정착을 위해 긴밀히 소통하자”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와 번영의 핵심축(linchpin)”이라며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을 확고히 유지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은 오전 9시부터 14분간 이뤄진 통화에서 이런 대화를 나눴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당선인 신분인 만큼 현안을 둘러싼 구체적 해법이 오간 것은 아니지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굉장히 우호적이었고 편안했다”고 말했다. 특히 양측은 트럼프 정부에서 삐걱거리는 듯 비쳤던 동맹의 중요성에 인식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필라델피아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최근 언론에 기고문을 보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첫 외부 공식 일정으로 필라델피아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은 점을 언급한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린치핀’이란 표현을 써 가며 한미동맹 강화를 언급한 것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주한미군 주둔 문제 등과 관련, 트럼프 정부와는 달리 긴밀한 소통을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인도·태평양 지역’이란 표현을 두 차례나 쓴 데서 보듯 동맹을 강조하면서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을 우회적으로 요청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양측은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대응에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같은 날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한국이 매우 훌륭히 코로나에 대응한 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며 “미국이 한국과 같이 대응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아울러 바이든 당선인 취임 후 가능한 한 조속히 만나 직접 대화하기로 했다. 한편 동맹 재건 행보를 이어 가고 있는 바이든 당선인은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 앞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도 통화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포토] 필라델피아 한국전 기념비에 헌화하는 바이든 당선인

    [포토] 필라델피아 한국전 기념비에 헌화하는 바이든 당선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1일(현지시간)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필라델피아의 한국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바이든, 첫 외부행보로 한국전 기념비 헌화…한미동맹 복원 기대

    바이든, 첫 외부행보로 한국전 기념비 헌화…한미동맹 복원 기대

    美 ‘재향군인의 날’ 맞아 헌화‘당선 재확인·동맹복원’ 의미트럼프 대통령도 국립묘지행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인으로서 첫 외부 공식행보로 1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했다. 미국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차기 대통령으로서 공식 행보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이를 위한 장소로 때마침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선택했기에 그 의미가 주목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일방주의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전통적인 동맹 관계를 파탄냈다며 동맹의 복원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이날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첫 외부 공식행보로 택한 것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기념일을 맞은 행보로 차기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하고, 나아가 동맹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는 메시지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오전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의 기념비를 찾아 15분간 머물렀다. 바이든 당선인은 질 바이든 여사와 손을 잡고 성조기와 태극기가 머리 위로 펄럭이는 광장의 검은 대리석 기념비에 도착했다. 현지 의장대가 국기를 게양하고 엘버트 엘 일병의 기도에 이어 충성의 맹세 암송이 이어졌다. 이 행사를 주재한 필라델피아 판사인 패트릭 듀건과 짐 케니 필라델피아 시장에 이어 바이든 부부가 세 번째로 기념비에 헌화했다. 또 기념비 앞에 잠시 서서 묵념했다.바이든 당선인은 행사에 참석한 일부 인사들과 사진 촬영에 응했지만 공식 발언이나 기자들과 문답은 진행하지 않았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은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트위터 글에서 “오늘 우리는 미국 군대의 제복을 입었던 이들의 봉사를 기린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자랑스러운 참전용사들에게 나는 여러분의 희생을 존경하고 봉사를 이해하며, 국방을 위해 그렇게 용감하게 싸운 가치를 결코 배신하지 않는 최고사령관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별도 성명에서 “여러분이 마땅히 받을 만한 존경에 못 미치는 어떤 것으로 여러분이나 가족을 절대 대우하지 않을 것”이라도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전사자를 ‘루저’(Loser), 즉 패배자라고 언급했다는 보도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장남인 보 바이든이 과거 이라크전에 참전했을 당시 마음 졸이던 상황을 언급하며 “군인 가족의 일원이 된다는 것이 정말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보는 2015년 뇌암으로 사망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승리 이틀 만인 9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시작으로 전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로부터의 잇단 축하 전화를 받았다. 대서양 연안국가, 즉 미국과 유럽의 동맹 재활성화 의지를 다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일방주의가 동맹의 균열을 초래하고 미국의 국제사회 주도권을 약화했다는 인식 하에 이를 폐기하겠다는 것이 바이든 당선인의 구상이다. 그 연장선에서 이날 한국전 기념비 참배는 다시 한번 한미동맹의 가치를 되새겨 한국 정부와의 진정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인근의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전몰장병을 기렸다. 그 역시 선거 패배 보도 이후 첫 외부 공식 일정이었다. 바이든 당선인의 이날 행보는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희소식이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승리 이튿날인 8일 트위터를 통해 당선을 축하하면서 역시 “같이 갑시다”라는 수사로 화답한 데 이어 9일에는 바이든 측과 다방면으로 소통해 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나아가 이르면 이날 바이든 당선인과 통화를 통해 상호 간의 동맹 의지를 직접 확인하는 등 공감과 협력의 폭을 넓혀 나가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당선인이 동맹으로서의 한국에 대한 가치 평가와 더불어 코로나19 대응을 높게 평가하는 것도 양국 간 교집합을 만들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최악으로 평가하면서 이를 차기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꼽은 바 있다. 물론 한미 간 협력관계는 강화될 수 있어도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강경 노선에 기반한 전략적 인내를 구사해 온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적자라는 측면도 있어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난제가 쉽사리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역시 엄존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바이든은 한국전 참전기념비 찾고 트럼프는 알링턴 묘지에 거수경례

    바이든은 한국전 참전기념비 찾고 트럼프는 알링턴 묘지에 거수경례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는 재향군인의 날인 11일(이하 현지시간)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근처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했다. 바이든 후보는 질 바이든 여사와 손을 잡고 성조기와 태극기가 펄럭이는 광장의 검은 대리석 기념비에 도착했다. 의장대가 국기를 게양하고 엘버트 엘 일병의 기도에 이어 충성의 맹세 암송이 이어졌다. 이 행사를 주재한 필라델피아 판사인 패트릭 듀건과 짐 케니 필라델피아 시장에 이어 바이든 부부가 세 번째로 기념비에 헌화한 뒤 묵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행사에 참석한 일부 인사들과 사진 촬영에 응했지만 공식 발언이나 기자들과의 문답은 진행하지 않았다.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따금 박수를 치고 환호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다수는 이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다고 풀 기자단은 분위기를 전했다. 바이든 후보는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트위터에다 “오늘 우리는 미국 군대의 제복을 입었던 이들의 봉사를 기린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자랑스러운 참전용사들에게 나는 여러분의 희생을 존경하고 봉사를 이해하며, 국방을 위해 그렇게 용감하게 싸운 가치를 결코 배신하지 않는 최고사령관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별도 성명에서 “여러분이 마땅히 받을 만한 존경에 못 미치는 어떤 것으로 여러분이나 가족을 절대 대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전사자를 ‘루저’(Loser), 즉 패배자라고 언급했다는 보도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어 장남인 보 바이든이 과거 이라크전에 참전했을 당시 마음 졸이던 상황을 언급하며 “군인 가족의 일원이 된다는 것이 정말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보는 2015년 뇌암으로 사망했다. 미군 참전용사의 희생과 봉사를 기리는 목적이 강해 보이지만 한국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한 점이 주목된다. 바이든 후보가 승리 확정 이후 해외 우방국 정상과 잇따라 통화하며 “미국이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등 동맹 복원과 미국의 주도권 회복에 주력해 온 점의 연장 선에서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또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앞두고 한국전 참전기념비를 추모했다는 점은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패배 이후 첫 외부 일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백악관은 처음에 이날 오전 11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해 행사를 시작한다고 사전 공지했지만,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1시 25분이었다.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행사장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로버트 윌키 보훈부 장관과 함께 나란히 서서 헌화와 묵념 등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행사장 입장부터 퇴장까지 10여분 비를 맞으며 정면만을 응시한 채 서 있었다. 구호에 맞춰 펜스 부통령과 윌키 장관은 가슴에 손을 얹어 예를 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거수 경례를 세 차례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백악관 나가면 줄소송·빚독촉… 패자 트럼프 벼랑 끝 ‘불복정치’

    백악관 나가면 줄소송·빚독촉… 패자 트럼프 벼랑 끝 ‘불복정치’

    “불법 선거” 이틀째 골프장서 폭풍 트윗전문가 “감옥·파산 피하려 버티는 중”CNN “멜라니아도 남편에 승복 설득”두 아들은 불복… 공화당 내부도 균열제46대 미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한 지 2일째인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째 골프장을 찾아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선거 결과를 부정하고 불법선거를 주장하는 20개에 육박하는 트윗을 올리는 등 불복 의사를 다시 강하게 내비쳤다. 부인 멜라니아가 사위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복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가족·참모·공화당을 막론하고 ‘불복과 승복’으로 의견이 갈리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도시의 기계는 부패했고 이것은 도둑맞은 선거다”, “필라델피아 같은 도시에 1억개 이상의 우편투표가 있다는 게 걱정스럽다” 등 불법선거를 주장하는 8개의 트윗을 게재했다. 트위터는 바로 해당 글 대부분에 경고 문구를 붙였다. 여기에다 개표 관리 결함, 부적격자 투표 참여, 우편투표 사기 등을 다룬 보수 성향 매체인 폭스뉴스 및 브레이트바트의 기사 11건도 무더기로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절대로 승복하지 않는 것은 대통령 임기가 끝나 면책특권을 상실하면 소송과 빚 독촉 등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뉴욕주 맨해튼시 검찰은 그에 대해 형사사건 2건과 민사소송을 포함해 모두 12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또 대선 종료와 함께 그의 개인 부동산 담보 대출 상환 시기가 돌아와 자산을 매각하지 않으면 빚을 갚기 어려운 상황이다. 티모시 스나이더 예일대 교수는 “대통령을 감옥과 하우스푸어에서 구제해 주는 것이 대통령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그가 스스로 사면권을 행사하는 ‘셀프 사면’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트위터에 “나는 많은 법학자들이 이야기했듯 나 자신도 사면할 수 있는 절대적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글을 적어 논란이 된 바 있다. 소송전 의지를 다지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가족은 물론 측근들도 분열하고 있다. 이날 CNN은 “멜라니아와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받아들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했지만 두 아들(에릭·도널드 주니어)이 반대하면서 트럼프 진영 내부가 분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해당 보도 이후 멜라니아는 분열에 대한 시선을 의식한 듯 트위터에 “불법이 아닌 모든 합법적 투표를 세야 한다”며 남편의 주장에 동조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제이슨 밀러 대변인도 트위터에 “(쿠슈너 보좌관은) 가능한 모든 법적 조처를 추구할 것을 권했다”며 부인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분열은 보수 진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미 공화당 내에서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밋 롬니 상원의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은 불복 전략에 우려를 표했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측근 대다수가 패배를 받아들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과 함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팸 본디 전 플로리다 법무장관, 2016년 선거책임자였던 코리 레반도프스키 등은 소송전을 부추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백악관 나가면 줄소송·빚독촉… 패자 트럼프 벼랑 끝 ‘불복정치’

    백악관 나가면 줄소송·빚독촉… 패자 트럼프 벼랑 끝 ‘불복정치’

    “불법 선거” 이틀째 골프장서 폭풍 트윗전문가 “감옥·파산 피하려 버티는 중”CNN “멜라니아도 남편에 승복 설득”두 아들은 불복… 공화당 내부도 균열제46대 미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한 지 2일째인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째 골프장을 찾아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선거 결과를 부정하고 불법선거를 주장하는 20개에 육박하는 트윗을 올리는 등 불복 의사를 다시 강하게 내비쳤다. 부인 멜라니아가 사위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복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가족·참모·공화당을 막론하고 ‘불복과 승복’으로 의견이 갈리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도시의 기계는 부패했고 이것은 도둑맞은 선거다”, “필라델피아 같은 도시에 1억개 이상의 우편투표가 있다는 게 걱정스럽다” 등 불법선거를 주장하는 8개의 트윗을 게재했다. 트위터는 바로 해당 글 대부분에 경고 문구를 붙였다. 여기에다 개표 관리 결함, 부적격자 투표 참여, 우편투표 사기 등을 다룬 보수 성향 매체인 폭스뉴스 및 브레이트바트의 기사 11건도 무더기로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절대로 승복하지 않는 것은 대통령 임기가 끝나 면책특권을 상실하면 소송과 빚 독촉 등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뉴욕주 맨해튼시 검찰은 그에 대해 형사사건 2건과 민사소송을 포함해 모두 12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또 대선 종료와 함께 그의 개인 부동산 담보 대출 상환 시기가 돌아와 자산을 매각하지 않으면 빚을 갚기 어려운 상황이다. 티모시 스나이더 예일대 교수는 “대통령을 감옥과 하우스푸어에서 구제해 주는 것이 대통령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그가 스스로 사면권을 행사하는 ‘셀프 사면’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트위터에 “나는 많은 법학자들이 이야기했듯 나 자신도 사면할 수 있는 절대적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글을 적어 논란이 된 바 있다. 소송전 의지를 다지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가족은 물론 측근들도 분열하고 있다. 이날 CNN은 “멜라니아와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받아들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했지만 두 아들(에릭·도널드 주니어)이 반대하면서 트럼프 진영 내부가 분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해당 보도 이후 멜라니아는 분열에 대한 시선을 의식한 듯 트위터에 “불법이 아닌 모든 합법적 투표를 세야 한다”며 남편의 주장에 동조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제이슨 밀러 대변인도 트위터에 “(쿠슈너 보좌관은) 가능한 모든 법적 조처를 추구할 것을 권했다”며 부인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분열은 보수 진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미 공화당 내에서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밋 롬니 상원의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은 불복 전략에 우려를 표했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측근 대다수가 패배를 받아들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과 함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팸 본디 전 플로리다 법무장관, 2016년 선거책임자였던 코리 레반도프스키 등은 소송전을 부추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승리 눈앞 바이든의 ‘반쪽’, 풀타임 교직 병행하는 첫 퍼스트 레이디 될듯

    승리 눈앞 바이든의 ‘반쪽’, 풀타임 교직 병행하는 첫 퍼스트 레이디 될듯

    조 바이든(78)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현지시간) 프라임타임대 연설을 통해 대선 승리를 선언할지 초미의 관심을 끄는 가운데 핵심 참모들이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이렇게 조심스럽고 극도로 신중한 행보를 하는 가운데 그가 당선의 영광을 누린다면 부인 질 바이든(69) 여사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백악관에서의 내조와 풀타임 직장을 병행하는 퍼스트레이디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여성 잡지 마리끌레르가 전했다. 바이든 후보는 7일 오전 8시(한국시간) 현재 조지아(99% 개표), 네바다(92% 개표), 애리조나(94% 개표), 펜실베이니아(96% 개표) 4개주 모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앞서고 있다. 조지아는 표 차가 4182표, 펜실베이니아는 1만 4541표, 네바다는 2만 137표, 애리조나는 3만 9400표다. 여전히 대선 승리에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 가운데 253명만 확보한 상태다. 여러 주에서 재검표 요구가 잇따르고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불복을 재다짐한 상황이어서 그녀의 남편이 당선인으로 불리는 일은 더욱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세는 이미 기울었다. 사실 퍼스트 레이디의 역할은 느슨하게 규정돼 있고 처우도 열악하다. 봉급이라고는 한푼도 없고, 4년이나 8년 동안 내리 공적 임무만 잔뜩 부과된다. 행사 계획을 짜고 만찬 준비를 하는 등 허드렛일만 널려 있다. 역사상 뚜렷한 족적을 남긴 퍼스트 레이디라면 힐러리 클린턴이 남편 빌에 의해 백악관 건강보험 태스크포스 팀장을 맡은 것, 로라 부시가 어린이 문맹 퇴치 캠페인과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여성들 억압에 대해 의회에 나와 연설한 일, 미셸 오바마가 소아 당뇨병을 퇴치할 캠페인을 벌이고 여성의 교육 기회를 개선하는 것과 군인 가족을 지원한 일이 손에 꼽을 만한데 질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눈길이 간다. 1951년 뉴저지주에서 질 트레이시 제이콥스로 태어난 그녀는 필라델피아 외곽에서 어린 시절 대부분을 보냈다. 다섯 자매의 맏이로 달리기를 아주 좋아했고, 장난꾸러기로 악명을 떨쳤다. 브랜디와인 주니어 칼리지 대학에서 패션산업을 공부한 뒤 델라웨어 대학으로 편입, 영어를 전공했다. 공립 고교와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영어 읽기를 가르쳤고, 정신병원에서 10대 청소년들에게 역사를 가르쳤다. 읽기와 영어로 석사 학위를 땄고, 2007년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석사 과정이던 1970년 빌 스티븐슨과 결혼했으나 4년 뒤 이혼했고 일년 뒤 막 상원의원에 당선된 조를 만났다. 조의 남동생 프랭크가 다리를 놓았다. 질은 2008년 잡지 보그 인터뷰를 통해 “그가 문에 들어섰는데 스포츠 코트에 슬리퍼를 끌고 왔다. 난 속으로 ‘주님, 이런 남자랑은 백만년이 돼도 엮일 것 같지 않아요’라고 생각했다. 더욱이 그는 나보다 아홉 살 위였다! 하지만 우리는 필라델피아 극장에 영화를 보러 갔다. 집에 돌아와 문앞에 섰는데, 70년대 사내들은 문앞에서 추근대곤 했다. 뭐 난 그리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쨌든 그는 악수를 하더니 잘 자라고 인사했다. 난 계단을 올라가 엄마를 불렀는데 새벽 1시가 넘었더라. ‘엄마, 마침내 신사 분을 만났어’라고 말씀드렸다”고 털어놓았다.1977년 6월 17일 뉴욕에서 결혼했는데 다섯 번째 프러포즈를 받아들인 결과였다. 그녀가 올바른 선택을 하는지 자신이 없어서 뿐만 아니라 그에겐 (대선 막판까지 아버지를 힘들게 했던) 헌터와 (2015년 악성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보 두 아들이 딸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 부인은 1972년 비극적인 교통사고로 언니와 함께 먼저 세상과 작별했다. 질은 보그 인터뷰를 통해 “난 그들에게 또 한번 엄마를 잃게 할 수 없었다. 그리고 100% 확신했다. 커다란 일보였다”고 돌아봤다. 두 아들과 1981년 6월에야 함께 살게 된 친딸 애슐리를 양육하느라 직장을 잠시 쉰 그녀는 곧바로 교직에 돌아오면서 동시에 학위 공부에 매진했다. 남편 조가 반세기 상원의원으로 일하는 내내 교직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부통령 부인으로 미셀 오바마를 도왔지만 노던 버지니아 커뮤니티 칼리지(NOVA)에서 영어 교수 일을 계속했다. 세컨드 레이디가 바깥 일을 병행하며 월급을 받은 것도 그녀가 처음이었다. 미셸도 그녀가 두 일을 병행하는 데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털어놓곤 했다. 2016년 한 인터뷰를 통해 “질은 늘 시험지를 채점하고 있었다. 재미있게도 난 까먹다가 ‘아 그렇지, 낮에도 직장을 다니시지!’라고 탄성을 지르곤 했다. 그러면 그녀는 시험지를 덮었다. 그러면 난 ‘보세요! 당신은 직업이 있잖아요! 말해줘요! 그게 어떤 일인지 말해줘요!’라고 말하곤 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질은 커뮤니티 칼리지를 돕거나 미셸을 도와 군인 가족을 응원하는 캠페인을 함께 주도했고, 올해 암 환자들의 고충을 듣는 투어를 남편과 함께 했다. 올해 대선 유세에 적극적으로 합류해 처음으로 교직 일을 여러 차례 휴가를 내 빠졌다. 그녀는 CNN 방송에 “남편이 늘 날 응원했다. 그리고 이번은 알다시피 나도 변화를 원하기 때문에 그를 응원할 결정적 기회다. 난 새로운 대통령을 원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퍼스트 레이디가 된 뒤에도 마찬가지로 여러 일을 병행할 것이라고 했다. CNBC 인터뷰를 통해 “교육이 올바로 서야 한다. 그 다음 군인 가족이다. 난 전국을 돌며 공짜로 커뮤니티 칼리지를 다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좋은 읽기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학교에서의 평등이 요구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데 있어서도 미국의 지위가 지금보다 나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유세를 하면서도 온라인 교직 훈련 과정에 참여했다고 일간 워싱턴 포스트가 전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다. 연초에 CBS 선데이 모닝 인터뷰를 통해 “백악관에 들어가도 난 계속 가르칠 것이다. 난 사람들이 교사를 평가하고 그들의 기여를 알게 하며 그들의 직무를 고무시키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우투 사기’ 주장 동조없는 공화당 협박하는 트럼프 가족들

    ‘우투 사기’ 주장 동조없는 공화당 협박하는 트럼프 가족들

    미국 대선에서 우편투표의 완결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이 동조하지 않자 그 가족들이 5일(현지시간) 협박에 나섰다. 트럼프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트위터에 “2024년 대선 유망자들의 사실상 행동하지 않는 것은 매우 놀랍다. 그들은 싸우는 능력과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완벽한 플랫폼을 가지고 있지만 미디어에 겁먹었다”고 조롱했다. 차남 에릭 트럼프도 트위터에서 “공화당은 어디 갔느냐. 우리 유권자들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고 트위터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다음 대선에서 나서겠다면 지금 나서라는 협박이다.트럼프의 전 선거참모 브래드 파스칼은 “만약 2024년에서 공화당원으로서 이기고자 한다면 지금부터 뭔가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줄곧 “불법적으로”, “뒤늦게” 행사한 우편투표 때문에 백악관이 도난당하고 있다고 근거 없이 주장하고 있다. 우편투표가 현장 투표 이후 개봉되면서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 등에서 트럼프의 표를 잠식하거나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트럼프를 추월했다. 트럼프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공화당 지도부가 비판하거나 침목을 지키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서 “합법적으로 행사된 투표 집계에 시간이 걸릴는 것은 사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메릴랜드 주지사 래리 호건은 “대통령의 발언은 민주적 절차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오히려 비판했다.공화당 지도부가 침묵을 지키거나 애매하게 말하는 것은 위험 회피 전략으로 꼽힌다. 2024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 꼽히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트위터에서 “우리 모두 상원과 하원, 주의회 승리에는 (트럼프에게) 빚지고 있다. 그와 미국인은 모든 투표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개표되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침묵을 지키다 공격받자 “필라델피아 선거는 뱀처럼 사악하다”며 소송비용으로 50만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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