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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셔틀콕 고수’ 서울 대회전

    ‘셔틀콕의 별’들이 한국으로 몰려온다.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장충체육관에서 제15회 ‘요넥스코리아오픈 국제배드민턴대회’가 열리는 것. 지난해까지 차이나와 인도네시아, 홍콩 오픈과 함께 25만달러의 상금을 내걸었지만 올해는 총상금을 30만달러로 올려 명실상부한 최고 대회로 거듭났다. 풀린 ‘돈보따리’ 만큼 선수단도 양과 질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됐다.20개국 300명이 출전했던 지난해와 달리 33개국에서 370명의 ‘셔틀콕 전사’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홈그라운드의 잇점을 안은 한국은 복식에 기대를 건다. 특히 더 이상 차세대라고 부르기엔 너무 커버린 ‘에이스’ 이용대(화순실고3)가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의 키를 쥐고 있다. 주니어와 시니어무대를 넘나드는 그의 최근 활약은 자못 눈부시다. 지난달 5일 아시아주니어선수권에서 남복과 혼복, 단체전을 휩쓸며 3관왕에 오른데 이어 지난달 30일 태국오픈에선 남복과 혼복 우승을 거머쥐었다. 세계랭킹 10위 가운데 9개조가 출전하는 남복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 하지만 정재성-이용대(4위)조와 이재진-황지만조가 찰떡호흡을 뽐내 에릭슨 엔스-마틴 룬가르드 한센(1위·덴마크), 말레이시아의 찬총민-쿠킨킷, 충단푹-리완와조와 명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혼복 역시 간판 이재진-이효정(3위)조와 ‘젊은피’ 이용대-황유미조가 노바 위디안토-리야나 나트서(3위·인도네시아)를 비롯한 톱랭커들과 뜨거운 경합을 벌인다. 여복에는 이경원-이효정(3위)조가 중국의 양웨이-장지웬(2위)조, 잉글랜드의 엠스 게일-켈로그 도나(4위)조와 힘겨운 싸움을 예고했다. 남자단식에는 당초 출전을 약속했던 ‘지존’ 린단(1위·중국)이 갑작스레 불참해 아쉽지만 2인자인 리총웨이(2위·말레이시아)와 코리아오픈 3회 우승자 피터 게이드(3위·덴마크),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히다얏 타우픽(11위·인도네시아)이 나선다. 올 전영오픈 준우승의 쾌거를 일군 이현일(5위·김천시청)과 아테네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손승모(19위·밀양시청)의 선전이 기대된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농업 희망을 쏜다] (17) 네덜란드·덴마크 ‘협동조합’ 성공 비결

    [농업 희망을 쏜다] (17) 네덜란드·덴마크 ‘협동조합’ 성공 비결

    바다보다 수면이 낮은 네덜란드는 습지가 많아 천혜의 농업국은 아니다.500여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덴마크도 황무지와 모래밭 등의 척박한 땅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전업농 소득이 1억원을 넘는 농업 선진국으로 성장했다.‘풍차’와 ‘바이킹’의 나라로 유명하지만 우리에겐 미래 농업의 길을 밝힐 ‘벤치마킹’의 대상이다. 각각의 영토는 한반도의 5분의1 수준. 좁은 땅 덩어리 때문에 ‘강소국’을 지향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 미국이나 호주의 농업보다 훨씬 가깝게 다가온다. 두 나라 농업 모델의 성공 비결을 3차례에 걸쳐 싣는다. ●농민이 주인된 조합 방식으로 생산과 유통을 전문화 유럽 최대의 가공우유 업체이자 세계 5위 낙농업체인 알라푸드는 2000년 스웨덴과 덴마크의 협동조합이 합병해 탄생했다. 하지만 그 역사는 1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1882년 덴마크에서 처음 치즈를 생산하는 협동조합이 생긴 이래 1세기가 넘도록 낙농조합들이 통합의 과정을 거쳤다. 현재 덴마크 젖소농가 5197곳과 스웨덴 젖소농가 5360곳으로부터 우유를 공급받아 치즈, 버터, 유기농 우유 등을 생산하고 있다. 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젖소농가는 10% 정도다. 덴마크에서 사육되는 돼지의 92%를 공급받아 82%를 수출하는 세계적인 육가공업체 대니쉬 크라운도 협동조합이다. 한때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돼지고기가 국내에 수입돼 논란을 일으킨 기업이기도 하다. 국내 목우촌과 도드람 양돈조합이 협동조합 체제이지만 브랜드 지명도나 시장 점유율은 대니쉬 크라운을 따라갈 수가 없다. 검역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에서도 ‘대니쉬’는 최고의 육가공 브랜드로 통한다. 안네 빌레모스 대니쉬 크라운의 홍보실장은 “농가의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선 생산과 유통, 판매가 각각 전문화돼야 한다.”면서 “중간상인이 아니라 농민이 주주인 조합에 농산물을 공급해야 최고의 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네덜란드나 덴마크에서 혼합농의 비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네덜란드를 ‘꽃의 왕국’으로 만든 세계 최대의 알스미어 화훼경매장 역시 90년 전통의 협동조합이다.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 대신 구조조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네덜란드와 덴마크 정부는 과거 농산물 가격을 지지하기 위해 수매 정책을 폈다. 하지만 농산물 공급이 넘쳐나면서 가격지지 정책으로는 재정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결국 이 정책을 폐지하고 농업 전문화와 구조조정을 위한 농업 규정을 강화했다. 정부 지원은 브랜드 홍보나 연구 등의 간접적 지원으로 바뀌었다. 덴마크 유틀란트 반도 남동쪽의 프레데리치아에서 젖소 200마리를 키우는 켈 크리스텐슨은 260㏊의 농장을 갖고 있다. 하지만 키울 수 있는 젖소는 260마리로 한정됐다. 환경보호를 위해 분뇨를 묻을 수 있는 땅을 소 1마리당 1㏊씩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돼지는 2마리당 1㏊의 농지가 필요해 크리스텐슨의 경우 돼지를 520마리까지만 키울 수 있다. 이같은 규정은 결국 농장의 대규모화로 이어졌다. 또한 농지가 10㏊ 이상이면 대학에서 교육을 받도록 해 영농의 경영화와 기술개발을 유도했다. 유럽연합(EU)의 농업공동정책에 따른 조치이다. 네덜란드의 경우 보조금은 생산량과 관계없이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식품안전과 친환경 유기농 등에 투입된다고 김종철 EU대표부 농무관은 설명했다. ●산학연 공조체제로 농업기술 진보 ‘실습을 통한 교육’을 모토로 삼고 있는 네덜란드의 실습훈련센터(PTC)는 낙농, 축산, 원예, 농작물 등에서 애완동물에 이르기까지 농업과 관련된 모든 교육을 책임진다. 정부 주도로 세워진 농업센터 10여개가 1991년에 3개로 통합되면서 농민단체와 관련협회 등이 직접 운영을 맡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남쪽으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세르토헨보스의 ‘그린 비즈니스 스쿨(GBS)’. 이곳은 세계 각국의 학생들이 온실에서 식물을 직접 재배하며 원예기술을 배우는 고등농업학교이다.4∼8명이 한 팀이 돼 1년간 파종에서 품종개량, 수확 등의 전 과정을 거친다. 학생들의 실습 시간은 수업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이론보다 현장을 중시한다. 대니쉬 크라운은 돼지를 도축하는 전 과정을 일반인에게 공개한다. 견학을 안내한 비에드 뮬러는 “대니쉬 크라운이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 비결 가운데 하나는 도축대학교의 역할에 있다.”고 말했다.1950년대 축산농가들에 지급된 보조금을 기반으로 설립된 뒤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도축기술 ▲육질을 부드럽게 하기위한 칼질 ▲내장과 살코기를 정확히 도려내는 기법 등을 연구하고 있다. 돼지 연구가 그만큼 철두철미하다는 뜻이다. 암스테르담·코펜하겐 백문일특파원 mip@seoul.co.kr ■ 산·학·연 잇는 덴마크 ‘농업 클러스터’ 덴마크와 네덜란드에서 농업기술이 발달한 데에는 ‘농업 클러스터’의 역할이 컸다. 덴마크 유틀란트 반도 남동부 해안지역 빌레주는 ‘아그리콘밸리’로 불린다. 빌레와 프레데리치아, 콜딩이라는 3개 도시 사이의 삼각지역으로 농업단지를 뜻한다. 세계적 낙농업체 알라푸드와 육가공업체 대니쉬 크라운, 빅홀름농업대, 도축대학교 등 500여 산학연 관련 단체와 기업이 입주했다. 제인스 에이비 아그리콘밸리 프로젝트매니저는 “기업과 대학, 연구소, 농민 등을 가장 효율적으로 네트워킹시켜 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개발을 위해 필요한 것과 ▲누구에게 자문을 구해야 하며 ▲창업은 어디에서 하는지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해 준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낙농이나 돈육 등의 분야에서 6일 동안 농장, 연구소, 기업, 슈퍼마켓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이후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투자한다. 네덜란드에도 암스테르담 남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화훼 클러스터인 ‘웨스트랜드’가 조성돼 있다. 알스미어 화훼경매장과 유리온실 농가, 농업대, 연구소 등이 밀집해 있다. 우리나라는 전국에 걸쳐 풍기인삼클러스터 등 20여개가 조성됐지만 지역별로 쪼개져 규모가 작은 데다 기술도 걸음마 단계이다. 김정호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구조연구센터장은 “기존의 영세농 구조로는 농업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클러스터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빌레(덴마크) 백문일특파원 mip@seoul.co.kr ■ “농사도 이젠 기술력 시대 실습위주 영농교육 주력” 네덜란드 농업교육의 메카인 실습훈련센터(PTC)의 벤 반 덴 브링크 프로그램 매니저는 “환경이 바뀌고 에너지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농업에도 늘 새로운 기술이 요구된다.”면서 “이를 등한시한 나라는 농업 경쟁력이 떨어지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암스테르담 남동부 에드의 PTC 연구실에서 브링크 매니저를 만났다. 그는 한국도 농가당 영농규모가 1∼2㏊에서 5∼20㏊로 확대되려면 기술의 선진화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농업 전문가 153명을 강사로 둔 이곳에는 매년 국내외에서 농업 종사자 2만여명이 다녀간다. 중국과 인도 등 50개국에 PTC 지점을 두고 있으며 국내 지자체와도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무엇을 가르치나. -특정 작물에 대한 구체적인 재배법으로 이론과 실습으로 나뉜다. 수업은 8∼10명으로 구성된 1개 그룹별로 진행되며 프로그램은 ▲원예와 농작물 경작 ▲가금류와 돈육 등 축산기술 ▲낙농과 농촌개발 ▲애완동물과 말 관리 ▲농작기술과 가공기술 ▲판매와 마케팅 전략 등 6가지로 분류된다. ▶누가 얼마 동안 배우나. -농작물, 화훼, 축산 등 생산농가와 수출입 업체, 가공업체 종사자가 주요 고객이다. 특히 신품종 재배에 필요한 온도나 습도, 토양 등에 관한 기술을 집중적으로 배운다. 수업기간은 하루에서 3∼6개월 등 다양하다. ▶농과대학과 다른 점은 -PTC는 실습 위주의 단기과정이다. 무엇보다도 사업 마인드가 기본이다. 학위를 얻고자 하는 게 아니라 농사지어 돈을 버는 게 목적이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가. -농업 기술과 지식에 대한 욕구가 늘면서 1991년 정부 주도의 단체가 통합된 뒤 농민단체와 기업들이 주체가 돼 PTC를 운영하고 있다. 재원은 주로 수강료를 통해 마련하며 비용은 합숙 1주일에 1600∼2000유로(230만원) 정도이다. ▶한국에서도 수강생이 다녀갔는가. -몇년 전 농업계 교수들이 3개월 코스를 밟았다. 하지만 이곳에서 배운 기술을 한국에서 가르친 것 같지는 않다. 한국 농민들도 1주일 과정으로 자주 온다. ▶농업인들이 PTC를 찾는 이유는. -농업 환경의 변화는 농가의 생산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새로운 농기술뿐 아니라 농가의 경영방식에도 늘 혁신이 요구된다. 에드(네델란드) 백문일특파원 mip@seoul.co.kr
  • [녹색공간] 농업공무원은 상상일까?/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우리나라에는 교육공무원이라는 제도가 있다. 대학교와 전문학교의 교원 2만명 정도를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30만명이 약간 안 되는 숫자가 초등과 중등 과정에서 ‘선생님’으로 교육현장에서 일하고 계신다. 요즘은 서울의 일부 잘 사는 동네 혹은 잘 살고 싶어 하는 동네를 중심으로 이러한 공교육의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점점 높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공교육 제도가 아예 무너진다면 소위 ‘기회의 균등’이라고 정의되는 ‘형평성’ 자체를 무너뜨리고 국민들이 국가라는 제도를 중심으로 같이 살아가기 위한 기반 자체를 무너뜨리게 된다. 시장 사회에서 교육을 국가가 담당하는 것은 바로 이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장치이기 때문이다. 사립학교가 존재하고 사교육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교육공무원이라는 제도를 국가가 운용하는 이유는 그만큼 교육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기능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이 질문을 똑같이 농업에 대입시키면 어떻게 될 것인가? 현 정부에서는 10년간 119조원을 투입해서 농업을 회생시킨다고 소위 농정로드맵 10개년 계획이라는 것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지만, 실제로 들어가는 돈의 대부분은 6㏊ 즉, 1만 8000평의 농사를 짓는 7만가구를 육성하는 것에 대부분의 예산과 정책이 집중되어 있고, 나머지 대책들은 농업이 아니라도 했어야 하는 정책들을 더해놓은 장식품에 가깝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고령농들이 농사를 그만두는 데 대해서 지급하는 휴경직불제 같은 것들이다. 사회적으로 나쁜 취지는 아니지만 농사짓지 않는데 지불된 돈은 체계화되지 않은 휴경제와 연결되어 결국 2∼3년 농사를 쉰 땅이 힘을 되찾고 다시 농사를 짓게 되기보다는 도로나 개발시설물을 유치하게 된다. 농촌지역에 대규모 공사나 몇 번 하다가 결국 지역공동체도 깨어지고, 농사도 못하게 될 뿐더러, 외지인들이 농업은행이니 각종 장치를 통해서 농지투기하는 용도로 전락하게 되어버린다는 것이 지난 2년 동안에 현실이 보여준 교훈이다. 우리 농업은 선진국의 추세에 따라 적절하게 유기농업으로 전환하는 것과 함께 어떻게 다음 세대가 농업에 진입할 수 있게 해줄 것인가라는 두 가지 과제를 가지고 있는 셈인데,1%도 채 되지 않는 현재의 유기농 비율 상황에서 식품안전과 농업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길은 사실상 막막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개입하는 방법과 기업에 농업을 개방하는 두 가지 길이 있는데, 기업농 형태의 정책을 시도했던 일본의 경우는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했고, 세계무역기구(WTO)하에서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생태보조금이나 조건불리지역 직불제 같은 새로운 재정지원 방식을 개발하고, 교육훈련과 기술개발에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늘린 영국과 스위스, 그리고 덴마크가 나름대로는 성공한 편이다. 상상이지만 젊은이들의 농업진출을 촉진하기 위해서 정부가 농업공무원이라는 제도를 도입하면 어떨지에 대해서 자꾸 생각해보게 된다. 정부가 제시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대책은 정년과 월급이 보장된 공무원 자리 아닐까? 9급 별정직 정도라도 소정의 시험과 교육을 통과한 젊은이들에게 적절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게 지원한다면 매우 빠른 시기에 유기농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농촌회생의 전기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어차피 현 정부가 농업을 회생시킬 수 없다면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위해서 100명만이라도 선발해서 시범사업을 펼쳐본다면 농업공무원 제도라는 새로운 틀을 위한 대전환이 가능할 것 같다.20대 젊은이들에게 농업으로 국가에 이바지하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여러 가지로 좋을 것 같아 보인다. 사회적 기능은 국토생태보전과 국민보건이고, 추가적으로 우리나라의 농지가 거대한 일자리로 변하게 된다. 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 약물파동에 휘청거리는 국제스포츠계

    약물파동에 휘청거리는 국제스포츠계

    세계 스포츠계가 금지약물 파문으로 시끌벅적하다.2006 투르 드 프랑스(프랑스도로일주사이클대회) 우승자 플로이드 랜디스(미국)에 이어 최근 육상 남자 100m 세계타이기록(9초77)을 수립한 저스틴 게이틀린(미국)도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스포츠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둘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조만간 최종 결론에서 사실로 드러나면 선수 생명이 끊길 수도 있다. ●금지약물, 그 달콤한 유혹 금지약물 복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육상, 역도, 사이클 등 기록경기에서 두드러진다.1988년 서울올림픽 남자 100m에서 9초79의 세계기록으로 우승한 벤 존슨(캐나다)은 이후 금지약물 복용사실이 밝혀져 타이틀이 박탈됐다. 한때 이 종목 세계기록보유자였던 팀 몽고메리(미국)는 금지약물 복용의혹으로 불명예 은퇴했다.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도 여자포환던지기 로베르트 파제카스(헝가리)가 금메달이 박탈되는 등 많은 선수들이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였다. 프로스포츠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프로야구 현역 최고의 거포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등 다수 강타자들이 약물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선수들은 장기적으로 심리적, 육체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성적에 대한 열망으로 약물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대한육상연맹 전인상 차장은 “금지약물은 경기력 향상 효과가 금방 나타나기 때문에 선수들이 유혹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면서 “새 기록 작성으로 자신에게 돌아오는 부와 영광이 큰 것도 약물에 손을 대는 이유”라고 말했다. ●200여종의 금지약물 금지약물은 종류가 다양해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현재로선 200여종으로 알려져 있다. 도핑은 1960년 덴마크 사이클 선수 쿠르트 옌센이 정신흥분제인 암페타민 과다복용으로 사망하고,1967년 투르 드 프랑스에서 한 선수가 역시 이 약으로 숨지면서 금지약물 리스트가 만들어졌다.1968년부터 올림픽에서 본격 약물검사가 시행됐다. 우리나라에서도 1985년 도핑콘트롤센터가 설립됐다. 이후 1999년에는 반도핑 검사를 독자적으로 시행하는 반도핑기구(WADA)도 창설됐다. WADA에서 금지하는 약물은 항시 금지약물(근육강화제, 호르몬제, 이뇨제 등)과 경기기간중에만 금지하는 약물(마약성 진통제, 흥분제 등)로 구분된다. 랜디스와 게이틀린이 사용한 것은 테스토스테론으로 항시 금지약물인 근육강화제의 일종이다. 근육강화제는 근육과 근력을 증가시키고 체지방 비율을 감소시킨다. 그러나 부작용은 생각보다 심각해 간암이나 심근경색을 초래할 위험이 높고 심리적으로 공격 성향을 띠게 된다. 다른 종류의 금지약물도 이와 유사한 부작용을 동반한다. ●안전지대는 없다 미국이나 유럽 등 스포츠 선진국에 견줘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아직 금지약물 안전지대에 속한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특히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고의적으로 금지약물을 복용하는 것보다 무의식적으로, 음식 등을 통해 섭취하는 경우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1995년 육상 중거리스타 이진일은 한국선수 최초로 금지약물 복용,4년 자격정지를 당했다. 세계주니어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주가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불시에 WADA의 도핑검사를 받았다. 당시 독감으로 감기약을 먹었던 이진일은 거리낌 없이 도핑에 응했지만 결과는 금지약물인 베타-2 아고니스트 양성반응으로 나왔다. 감기약에 포함된 것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이후에도 경보의 신일용, 스피드스케이트의 백은비가 금지약물 의혹을 받았지만 모두 무혐의 처리됐다. 국제적으로 도핑이 강화되자 국내에서도 도핑 강화 추세다. 지난해 울산 전국체육대회에서 보디빌딩, 역도, 사이클, 근대5종 등 모두 12명이 금지약물을 사용한 것이 확인되는 등 국내에서도 더 이상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것이 입증됐다. 다가오는 도하아시안게임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더욱 철저한 관리로 사전 예방에 힘쓰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英 “정자가 부족해”

    “조국이 당신의 정자를 필요로 한다.” 영국이 대대적인 정자기증 운동을 펼쳐야 할 형편이다. 최근 정자은행의 ‘비축량’이 급감, 수천쌍의 불임부부들이 출산의 희망을 접어야 할 처지에 놓인 까닭이다. 불임시술 지원단체들은 ‘국가적 위기’를 경고하며 관련법의 신속한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최근 영국 전역의 정자 기증자가 한 달 평균 10∼12명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 추세라면 불임부부 한 쌍이 시술을 받기 위해서는 최장 5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불임 클리닉들은 지금의 ‘정자 위기’가 정부의 섣부른 법률 개정 때문에 빚어졌다고 비난한다. 노동당 정부가 최근 법률을 바꿔 시험관 아기가 성인이 된 뒤 ‘생물학적 아버지’와 만나는 것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실시된 ‘정자 실명제’도 기증을 막는 족쇄가 되고 있다는 게 관련단체들의 주장이다. 영국 불임시술 네트워크의 클레어 브라운 의장은 “신원 공개를 꺼리는 기증자들의 정자 샘플 수만병이 폐기될 처지”라고 전한 뒤 “심각한 국가적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사립 시술병원의 ‘정자 사재기’도 문제가 되고 있다. 기증자 모집 광고에 예산을 투입할 여유가 있는 일부 병원들이 기증자를 싹쓸이함으로써 서민층 불임부부들이 주로 찾는 건강보험 클리닉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기관인 인간생식태생학관리국(HFEA)의 앨런 퍼세이는 “정자를 모으고 있는 시술병원들은 모두 사립시설”이라고 말했다. 정자 확보가 어려워지자 정자은행들은 미국과 덴마크에서 냉동정자를 수입하고 있다. 인공수정을 위해 해외로 나가거나 인터넷으로 정자를 구입하는 불임부부들도 늘었다. 인터넷 정자제공 알선업체를 운영하는 요한 곤살레스는 “법률 개정 뒤 문의자가 3배 가까이 늘었다.”고 귀띔했다. 영국 보건부는 그러나 관련 법률을 개정할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보건부 대변인은 “건강보험 클리닉들도 사립 시술병원들의 성공적인 모집 캠페인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쇠고기수입 호주산이 최다

    올해 상반기 동안 수입된 축산물 가운데 쇠고기는 호주산이, 돼지·닭고기는 미국산이 주로 소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쇠고기 수입물량(검역기준)은 1년 전보다 7.2% 늘어난 7만 7735t이었다. 이 가운데 호주산은 5만 4235t으로 69.7%를 차지했다. 이어 뉴질랜드산(2만 1967t)과 멕시코산(1533t)이 뒤를 이었다. 돼지고기 수입물량은 10만 3533t으로 1년 전보다 2.3% 줄었다. 이 가운데 미국산은 3만 4459t이 수입돼 가장 많은 비중(33.28%)을 차지했다. 특히 1년 전보다 비중이 7.7%나 높아졌다. 그 뒤로는 캐나다 1만 2566t, 벨기에 9252t, 칠레 9093t, 프랑스 8960t, 덴마크 5370t, 네덜란드 5167t 등으로 나타났다. 닭고기도 3만 1245t이 수입돼 1년 전보다 물량이 47.3%나 늘었다.특히 미국산은 1년 전보다 18배가 늘어난 2만 4845t이 수입돼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브라질산 4486t, 덴마크산 1913t 등이 뒤를 이었다. 농림부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재개되면 호주산 수요의 대다수가 상대적으로 값싸고 품질 좋은 미국산으로 선회할 것이 확실시돼 국내 수입 축산물 시장은 미국산이 점령할 것”으로 내다봤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책꽂이]

    ●성인교육철학(폴 버거빈 지음, 강선보 등 옮김, 원미사 펴냄) 성인교육에 대한 본격 연구서. 진보주의 성향의 성인교육 철학자인 저자는 덴마크와 인근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덴마크 시인 그룬트비의 평민대학(folk high school) 개념을 소개하며 토착적인 성인교육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룬트비에 의하면 인간은 세가지 기본적인 욕구, 즉 신에 대한 사랑과 사람에 대한 사랑 그리고 흙에 대한 사랑을 추구하는 존재다.1만 2000원.●한자놀이 이야기(이강렬 지음, 전통문화연구회 펴냄) ‘열반경’에 줄탁동기란 말이 있다. 병아리가 부화시기가 돼 밖으로 나오려 할 때 알 속에서 쭉쭉 빠는 소리를 내면 어미 닭이 이를 감지하고 병아리가 나올 수 있도록 껍질을 쪼아주듯, 스승과 제자의 시절인연(時節因緣)이 맞아떨어져야 깨우침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선가에선 참선 수좌들의 견성도 이처럼 스승과 제자가 줄탁이 맞아야 한다고 본다. 옴니버스식 소설 식으로 꾸민 한자학습서.1만 2000원.●New 초등학생 학습혁명(김숙희 지음, 랜덤하우스중앙 펴냄)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워주는 자녀교육 길라잡이. 아이의 특성에 맞는 학습지도 방법과 학년별·과목별 학습 포인트를 소개한다.1만원.●경영, 사람을 향해 진보하라(이만중 지음, 고즈윈 펴냄) “은의(恩義)를 광시(廣施)하라. 인생하처불상봉이랴. 수원(讐怨)을 막결(莫結)하라. 노봉협처(路逢狹處)면 난회피니라”(은혜와 의를 널리 베풀라. 사람이 어디선들 만나지 않으랴. 원수지거나 원망 살 일을 만들지 마라. 길이 좁은 데서 만나면 피하기 힘드니라.) 의류사업의 불모지인 중국 패션업계를 선점한 (주)보끄레머천다이징 사장인 저자는 ‘경행록’의 이 구절을 늘 마음에 되새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적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저자의 신뢰경영의 비법이 담겼다.1만 1800원.●자녀심리학(와이즈멘토 지음, 리더스북 펴냄) 아이가 버릇처럼 선생님 욕을 한다면 그런 마음가짐은 곧 선생님에 대한 태도로 나타나고, 이런 태도는 습관으로 굳어진다. 사소한 사건 하나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는 ‘나비효과’(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다음달 미국 뉴욕에서 폭풍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과학이론)는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부모는 말 한마디도 천금같이 무겁게 해야 한다.“문제아란 없다. 존재하는 것은 문제 부모뿐이다.”라는 영국의 교육학자 닐 포스트먼의 말도 새겨둘 만하다.1만원.
  • [Book Review] 안데르센 평전

    순수한 동심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진 덴마크의 동화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하지만 그는 정작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을 위한 작가’이기를 거부했다. 성인 독자를 염두에 두고 환상과 염세주의적 세계관을 거침없이 그려낸 그의 작품은 영어 혹은 독일어로 번역되면서 달콤한 이야기로 변질됐다. 스스로 “나의 인생사가 나의 작품에 대한 최상의 주석”이라고 했듯, 안데르센의 삶을 들여다 보면 그의 작품이 왜 복잡다단한 성격을 띨 수밖에 없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영국 출신의 안데르센 연구가 재키 울슐라거가 쓴 ‘안데르센 평전’(전선화 옮김, 미래M&B 펴냄)은 근대 동화의 개척자 안데르센의 삶과 문학세계를 조명한 평전이다. 안데르센의 생애를 다룬 책으로는 ‘안데르센 자서전’이 국내에 나와 있지만, 이 책은 많은 사실들이 왜곡되고 어두운 내용이 빠져 있어 “은폐의 걸작”이란 말을 듣는다. 안데르센은 마치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처럼 10년마다 새로 자서전을 써냈다. 구두수선공인 아버지와 알코올중독자 세탁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안데르센이 써놓은 글을 보면 상류층과의 친분관계에 몰두하느라 헐떡이는 그의 가쁜 숨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안데르센 평전’은 자서전과는 명백히 구분된다. 저자는 덴마크어로 씌어진 편지, 일기, 평론 등 다양한 문헌들을 통해 안데르센의 복잡한 내면과 창작의 비밀을 밝힌다. 책은 부자들의 틈바구니에서 느꼈던 소외감과 분노, 양성애적인 욕망, 병과 죽음에 대한 공포, 글쓰기의 괴로움 등 안데르센이 평소 지닌 감정의 무늬들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안데르센은 인상부터 예사롭지 않다. 못생긴 데다 눈치까지 없던 안데르센을 어느 작가는 이렇게 묘사했다.“키가 크고 말라서 살도 없고 뼈도 없어 보이는 사람이었다. 초롱같이 긴 턱과 창백한 얼굴로 도마뱀처럼 구부린 채 꿈틀거리며 다녔다. 행동은 단순하고 아이처럼 순진하여 어딘가 바보 같았다.” 기괴함마저 안겨주는 쓸쓸한 영혼의 모습이다. 책에는 자신의 후원자인 요나스 콜린의 아들 에드바르 콜린을 비롯, 젊고 매력적인 남성들에게 느꼈던 안데르센의 동성애적 감정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도 실려 있어 관심을 모은다. 그러나 안데르센은 우리에게 무엇보다 200편이 넘는 동화를 쓴 작가로 기억된다. 안데르센 이전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나 독일의 그림 형제가 구전민담을 수집해 정리한 데 반해, 안데르센은 처음으로 옛이야기를 문학적 양식으로 소화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그런 점에서 안데르센은 근대 동화의 창조자라 할 만하다. 안데르센은 자신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자기 삶에서 나온 것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그의 말대로 의붓누이 카렌 마리는 동화 ‘빨간 구두’의 카렌으로, 한 때 사랑한 여인 리보르는 ‘팽이와 공’의 공으로 형상화됐다. 자신의 영혼의 자화상을 동화 속에 그려놓은 것은 물론. 안데르센은 성공한 ‘미운 오리새끼’이자 사랑에 목숨을 건 ‘인어공주’였으며,‘꿋꿋한 양철 병정’이자 왕의 사랑을 받는 ‘나이팅게일’이었다. 우울한 ‘전나무’, 불쌍한 ‘성냥팔이 소녀’, 악마 같은 ‘그림자’도 모두 안데르센의 분신이다. 책은 안데르센이 주변 인물이나 경험을 동화에 어떻게 끌어들였는지, 어떤 식으로 작품의 초고를 수정해갔는지 소상히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안데르센 동화의 원전도 만날 수 있다. 중역과 축약 번역, 번안으로 접하던 안데르센 동화와는 또 다른 감흥이 독자들을 기다린다. “어른들을 위한 글을 쓸 수 있는 작가만이 어린이를 위한 작품을 쓸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안데르센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안데르센은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양수겸장’의 작가다. 저자는 안데르센 특유의 구어체와 수다스러운 어투, 비약과 유머, 풍자정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오는 번역상의 오류가 안데르센을 단순한 동화작가의 범주에 가두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2002년 덴마크 오덴세 시가 수여하는 ‘안데르센 특별상’ 수상작.3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北미사일 파장]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이사국 7개국 지지 서명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난하고 제재를 가하는 내용의 대북 결의안 표결을 둘러싸고 10일(현지시간) 막바지 절충을 벌였다. 안보리 이사국들은 10일 시작된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방북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북 결의안 처리 방향 등을 최종 조율했다.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은 9일 안보리의 15개 이사국 가운데 11개국의 외무장관 및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안보리에서의 북한 문제 처리와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 중국 외교부는 리 부장이 12개국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지역의 평화, 안정과 안보리의 단결에 유리한 행동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은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촉구했다.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부 정무차관은 9일 NBC 방송에 출연,“북한 정권이 6자회담에 복귀하고 미사일 시험을 끝내도록 중국이 북한 정권에 영향력과 압력을 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번스 차관은 대북 제재를 포함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과 관련,“어느 나라로부터도 최종 입장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6자회담 참가국 가운데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안이 통과되는 것을 지지하는 국가는 미국과 일본뿐이라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지난 7일 비상임 이사국인 일본이 발의한 결의안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덴마크, 그리스, 슬로바키아 등 7개국의 지지 서명을 받았다.dawn@seoul.co.kr
  • [녹색공간] 식품산업의 하이엔드 경향/ 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최근 우리나라 식품산업의 현황과 수출입 구조를 살펴보면, 추세적으로는 원재료 즉 ‘가공되지 않은 재료’에 대한 수입에 비해서 ‘가공식품’의 비율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양으로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증가하는 반면 금액으로는 미국 식품의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 즉 값싼 농산물은 중국에서 많이 유입되고 값비싼, 소위 고부가가치 식품의 수입은 미국산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영국과 호주 혹은 덴마크의 제품들도 생각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추세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식품시장도 이른바 ‘하이엔드’ 경향을 가진 게 아닌가 싶다. 하이엔드 마켓은 약간의 품질 향상을 위해 대단히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시장을 의미한다. 스피커나 앰프와 같은 하이파이보다 고가의 시장을 하이엔드라고 지칭하면서 생겨난 말이다. 약간의 음질 향상을 위해 오디오 마니아들이 추가적으로 지불하게 되는 비용은 수천만원 이상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나라의 식품산업도 점차적으로 이러한 하이엔드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식품에 대해서 사람들이 많은 돈을 지불하는 ‘품질’은 맛과 안전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나누어서 생각해볼 수 있다. 미식가들이란 새로운 맛 혹은 원래의 맛을 느끼는 데 많은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고급스러운 퓨전 레스토랑은 시장이론으로 따지자면 이런 새로운 맛을 중심으로 형성됐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안전이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하이엔드 마켓은 최근 급격히 성장하는 이유식 시장과 같은 경우를 꼽을 수 있다. 국내산 친환경 농산물은 국내 총공급의 3% 정도를 구성하고, 실제 유기농은 1%가 채 안 된다. 그러므로 안전한 음식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높아지는 것과 동시에 국내 공급체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높아지는 사회적 인식을 따라갈 수 없다. 자연히 수입산이 그 빈 자리를 채우게 된다. 최근의 국내 유기농가공품 역시 원재료나 중간재료가 상당부분 수입산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물론 식품을 수입한다고 해서 그 자체를 문제삼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유통기한의 문제나 소위 지역순환형 물질시스템이라는 관점에서 아무래도 국산이 여러 모로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국내 공급능력이 따라가지 못하는 걸 어쩔 것인가! 수입이라도 하는 수밖에…. 아직까지는 위험한 수준을 넘어선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수입하면 싸진다.”는 일반적인 농산물에 대한 상식 대신 고가수입품으로 전환되고, 국내 생산기반을 잃은 국내산 농산물은 전형적인 하이엔드 마켓의 현상을 보이게 될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매우 값비싼 가격을 지불해서라도 안전한 국내 유기농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은 아마 구매에 필요한 소득을 확보한 소수에 한정될 것이다. 이처럼 극소수에게만 국내의 안전한 농산물이 공급될 수 있는 상황은 전체 국민의 처지에서는 그리 행복한 균형이 아니다. 그렇다고 농민들에게 친환경 농산물의 생산만을 마냥 늘리라고 하기도 여의치 않다. 우선 농업의 특성상 생산량을 공산품처럼 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돈 된다고 생산이 특정부문에 집중되면 시소현상에 의해서 농민들만 눈물흘리는 일이 벌어진다. 이래저래 1년 혹은 6개월 단위로 공급되는 농산물의 조정에 관한 정책은 예나 지금이나 어려운 과제이다. 미국의 식품산업계는 한국을 중요한 수출시장 중의 하나로 이해하고 있다. 그들은 한국시장에 진출할 때 대체로 비가공식품보다는 가공식품으로, 성인시장보다는 유아와 아동용 시장에 집중하는 게 좋다는 기본전략을 가지고 있다. 무서운 일이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한국 소비자들이 매우 큰 지불의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훤하게 꿰뚫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 과제에 대한 미세조정이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식품산업의 하이엔드 마켓이 미래에 대한 위험한 징후로 느껴지기도 한다. 장기적 안목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 대륙별 스타일 ‘한눈에’

    여기 30년 가까이 세계 곳곳을 누비며 10만여점의 예술품을 수집한 사람이 있다. 가치 있는 물건을 찾아 떠돌아다니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수집가가 됐다는 김민석 ㈜솔로몬 대표가 주인공이다. 그가 그동안 모은 수집품 가운데 60여개국에서 건져올린 400여점을 엄선, 처음으로 책으로 묶었다. 나라별 독특한 스타일을 가장 잘 표현하는 수집품들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세계의 모든 스타일’(디자인하우스 펴냄)은 그의 30년 수집 인생에서 묻어나는 취향과 안목, 세계 각국의 역사와 전통, 지구촌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선물 보따리를 선사한다.●귀족·실용·용맹 등…. 수집품을 통해 본 나라별 독특한 스타일 1980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집한 ‘사막의 장미석’을 계기로 시작된 그의 수집 인생은 어느새 대륙별 스타일을 대표할 만한 오브제를 모두 갖추기에 이르렀다.유럽·아시아·아메리카·아프리카 등 4개 대륙 60여개 국가의 개성 넘치는 스타일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다. 화려함의 극치인 베네치아풍 가면과 중세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영국 빅토리안 스타일의 가구, 견고함의 상징인 1900년대 독일의 대형 카메라, 에로틱한 느낌의 네덜란드·덴마크 장식품, 종교적인 색채가 많이 묻어나는 아시아 예술품들, 세계 빈티지의 전시장인 캐나다의 실용품들, 에티오피아·줄루·말리·자리에·앙골라 등 그동안 많이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아프리카 오브제 등이 눈길을 끈다.저자는 “오랜 역사를 지닌 문명·국가들의 오브제는 다듬어져 정제된 이미지만 살아남아 하나의 패턴으로 존재한다.”면서 “벽화에서 가구의 손잡이, 건축물의 기둥, 전통 의상의 패브릭 등 각 스타일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말한다. 각양각색의 이미지에 얽힌 흥미로운 경험과, 수집품과 관련된 지구촌 사람들의 이야기는 독자들의 상상의 나래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여행도, 수집도 가치 중요`오브제란 그것을 만들고 오랫동안 유지한 사람들의 생활과 가치관의 투영´이기에 수집 중에 만난 현지인들과의 끈끈한 인연을 생생하게 풀어냈다. 또 낯선 곳에서 겪은 해프닝, 밀수꾼으로 오해를 받는 등 청천벽력과도 같았던 아찔한 순간들도 고백한다. 수집을 위해 많은 설움과 배고픔을 겪었지만 구입 후 가치의 상승으로 수익을 안겨준 수집품에 대한 경험, 주목을 받지 못하던 변방국가들을 여행하는 도중 눈에 띄어 산 것이 현재 인테리어 트렌드의 중심이 된 기쁨 등이 자신을 위해 돈을 써보지 못한 저자의 고생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듯하다. 20대에 단돈 20달러로 시작한 호기심 가득한 수집 인생도 시행착오가 많았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 저자는 “안목도 재산인 시대가 됐으며, 여행과 수집도 발품을 팔고 투자를 해야 어떤 물건이 가치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조언한다. 책 마지막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위한 11가지 조언’도 눈여겨 볼 만하다.2만원.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한국 휘발유값 미국의 7배

    휘발유 관련 세금 부담이 높아 우리나라의 소득 대비 휘발유값이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2일 정유업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국(스위스, 터키, 노르웨이, 네덜란드, 아이슬란드 제외)의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의 휘발유 가격 동향과 관련 세금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국민총소득(GNI) 대비 휘발유값 부담률을 100(%)으로 놓고볼 때 우리보다 높은 나라는 슬로바키아(179.3), 폴란드(177.5), 헝가리(137.6), 체코(121.0)뿐이었다.미국은 14.0으로 가장 낮은 부담률을 보였고, 호주(17.8), 룩셈부르크(20.7), 캐나다(27.4), 일본(28.1), 덴마크(34.4)도 부담이 적었다. 소득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휘발유 가격만 비교해도 우리나라(ℓ당 1473원)는 영국(1548원), 핀란드, 이탈리아, 벨기에, 덴마크 다음으로 높았다.호주는 507원에 불과했고 멕시코(606원), 미국(611원) 등도 기름값이 쌌다. 우리나라의 휘발유 1ℓ당 세금은 878원으로 소득 대비 세 부담이 슬로바키아, 폴란드, 헝가리, 체코, 포르투갈 다음이었다. 일본은 504원으로 소득대비 부담이 우리의 21.7%였고 미국은 120원으로 4.6%에 불과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혀 꼬부라진’ 유럽 새싹들

    ‘혀 꼬부라진’ 유럽 새싹들

    “국가통제가 필요한 정도의 위험 수위”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유럽 대륙에 ‘10대 술꾼’이 넘쳐나고 있다. 유럽연합(EU) 성인 1인당 술 소비는 전세계 평균보다 2.5배 이상 많은 11ℓ, 그 다음인 미국보다 50% 가량 많다.EU는 규제 방안 마련에 나섰지만 주류회사의 반발 탓에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26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따르면 최근 25개 EU 회원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15∼16세 청소년 90%가 술을 마시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처음 술을 입에 대기 시작한 시기는 평균 12세6개월,14세가 되면 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북유럽 국가들이 심각하다. 덴마크에서는 15세 남학생의 50%, 여학생의 37%가 매주 술을 입에 대는 것으로 밝혀졌다.16세 청소년의 89%는 만취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영국과 스웨덴 사정도 비슷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술로 인해 낭비되는 사회적 비용도 만만찮다.2003년 회원국들이 음주와 관련된 각종 사고와 질환으로 인한 사망·부상자에 지출한 비용이 1560억달러(약 156조원)가 넘었다.15∼19세 사망자의 27%는 술 때문에 죽었다. 월드컵 등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가 상황을 더 악화시키기도 한다. 영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잉글랜드의 독일월드컵 첫 경기가 열린 10일 런던의 구급차 호출 횟수는 평소보다 1500건 정도 늘어난 5000여건에 달했다. 시당국은 월드컵 기간에 주요지역을 도는 구급차를 운영하고 있다. EU는 회원국 정부에 술광고 제한과 경고문구 부착, 주세 인상, 구매 가능연령을 18세로 올리는 등 규제를 강화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회원국 정부들은 소극적이다. 전세계 알코올의 4분의 1, 와인의 절반 이상이 유럽에서 생산될 만큼 역내 경제에서 주류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몇몇 나라의 조치만으로는 국경이 개방돼 있는 EU에선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주류업계 대표들로 구성된 ‘책임 있는 음주를 위한 유럽포럼’은 최근 성명을 내고 “성인 다수는 책임감을 갖고 술을 마신다.”면서 “(청소년 음주에 대한) 해법은 술 자체가 아닌 명백한 위험들에만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World cup] 프라이 vs 솁첸코 두 킬러 발끝 봐라

    [World cup] 프라이 vs 솁첸코 두 킬러 발끝 봐라

    ‘검은 별’ 가나와 더불어 2006독일월드컵 최고 다크호스로 꼽히는 ‘알프스의 복병’ 스위스(FIFA 랭킹 35위)와 ‘동유럽의 자존심’ 우크라이나(45위)가 격돌한다.27일 새벽 4시 쾰른 슈타디온쾰른에서 16강전을 치르는 것. 스위스는 프랑스와 한국이 버티고 있던 G조에서 당당하게 1위 티켓을 거머쥐며 12년 만에 조별리그 통과의 기쁨을 누렸다. 우크라이나는 H조에서 ‘무적함대’ 스페인에 이어 조 2위를 차지하며 본선 첫 출전에 16강에 나서는 기염을 토했다. 무엇보다 골을 넣고 이겨야 8강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양 팀 스트라이커 대결이 시선을 끈다. 스위스의 알렉산더 프라이(27·렌)와 우크라이나의 안드리 솁첸코(30·첼시)다. 프라이는 토고전에서 선제골을, 한국전서 쐐기골을 터뜨리며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다부진 체격(179㎝,73㎏)을 바탕으로 힘의 축구를 구사한다. 몸싸움과 돌파에 능하며 정확하고 힘 있는 슈팅이 장점.2003년 1월 프랑스 리그 렌으로 이적한 뒤 첫 시즌 19골, 다음 시즌에는 20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다. 유럽 지역예선 10경기에서 7골을 폭발시키며 스위스를 12년 만에 본선으로 이끌었다. 이에 맞서는 첸코는 ‘득점 기계’라는 별명이 모든 것을 설명해준다. 조별리그 스페인전에서 0-4로 패배해 흔들리던 팀을 추슬러 16강에 올랐다. 사우디전에서 월드컵 첫 득점의 감격을 누렸고, 튀니지전에서 페널티킥 결승골을 낚으며 역시 2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98∼99챔피언스리그 득점왕,99∼00·03∼04세리에A 득점왕 등 유럽의 최고 공격수다. 유럽클럽대항전 통산 52골로 스페인의 라울 곤살레스(29·레알 마드리드)를 한 골차로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동안 월드컵과 인연을 맺지 못하다가 이번 지역예선 9경기서 6골을 뽑아내며 유로2004챔피언 그리스,2002월드컵 3위 터키,2002월드컵 16강 덴마크 등을 차례로 격침시키고 본선무대를 밟았다. 스위스는 미드필더 트란퀼로 바르네타(21·레버쿠젠)의 빠른 발을 이용한 속공이 돋보이고, 우크라이나는 킥이 정교한 막심 칼리니첸코(27·스파르타크 모스크바)를 활용한 코너킥·프리킥 등 세트피스가 위협적이다. 그러나 양 팀 모두 조별리그의 상처가 있다. 한국전서 헤딩 선제골을 작렬시켰던 수비수 필리페 센데로스(21·아스널)가 오른쪽 어깨가 탈골돼 최소 2주가량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아 전력에서 이탈했다. 우크라이나는 주전 수비수인 안드리 루솔(23·드니프로)과 뱌체슬라프 스비데르스키(27·아르세날 키에프)가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책꽂이]

    ●경계를 넘는 여행자(지명관 지음, 다섯수레 펴냄) 전쟁과 혁명의 시대를 살아온 저자(전 한림대 교수)의 자서전. 저자는 해방의 날의 한 풍경을 이렇게 적고 있다.“…주어진 해방이라는 상황에 감사할 뿐이었다. 이미 교실에는 중국 동북부 만주에서 철수해온 일본인들이 거처하고 있었는데 우리는 교실 벽에서 ‘가미다나(神棚·집안에 신을 모셔놓은 감실)를 끌어내려 운동장에서 불태웠다.” 정주보통학교에 입학해 공산주의자인 정품인 선생과 인연을 맺었지만 이데올로기 문제로 결별한 일, 한·일협정 반대운동의 중심에 섰던 ‘사상계’를 창간한 장준하와의 인연 등을 들려준다.1만 2000원.●고백록(아우구스티누스 지음, 정은주 풀어씀, 풀빛 펴냄) 루소, 톨스토이의 ‘고백록’과 더불어 세계 3대 고백록으로 꼽히는 작품. 로마제국 말기 청년시절을 보낸 아우구스티누스는 서른 네 살에 세례를 받고 기독교로 회심하기까지 마니교, 회의주의, 신플라톤주의 등 만만찮은 사상적 여정을 거쳤다. 육체적 쾌락에도 흠뻑 빠졌다. 이 책은 그 젊은 날의 방황과 아름다운 구원을 보여준다. 기독교 사상의 핵심인 삼위일체 문제, 천지창조에 대한 해석, 예정설 등을 다룬다.9000원.●유럽의 폭풍, 게르만족의 대이동(페터 아렌스 지음, 이재원 옮김, 들녘 펴냄) 일반적으로 게르만족의 대이동은 훈족이 유럽에 침입한 서기 375년에 시작돼 롬바르드족이 이탈리아를 정복한 568년에 끝난 것으로 돼있다. 그러나 이미 기원전부터 북유럽에 살던 게르만족들이 척박한 환경을 피해 로마를 침략하는 일이 빈번했으며, 갈리아지방을 비롯한 로마제국의 영토에 정착해 동화된 부족들도 많았다. 이 책은 게르만족이 역사에 등장한 초기부터 서기 800년 프랑크 왕국의 샤를마뉴 대제가 신성로마제국 황제에 즉위함으로써 유럽이 탄생할 때까지 대략 1000년에 걸친 유럽의 초기 역사를 다룬다.1만 3000원.●일연을 묻는다(고운기 지음, 현암사 펴냄) 고려 충렬왕 때의 승려 보각국사 일연은 칭기즈칸이 몽골을 통일하고 황제에 즉위한 해인 1206년에 태어났다. 나면서부터 준수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의표가 단정하고, 걸음걸이는 소와 같고, 호랑이의 눈을 지녔다고 하니 예사 소년은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세상 밖으로 벗어나기를 꿈꿨던 소년은 고향 경산을 떠나 광주 무등산의 무량사로 들어갔다. 그리고 학문과 신앙을 두루 갈고 닦아 삼국유사라는 기념비적 대작을 남겼다. 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약소국의 비애를 절감한 13세기 지식인 일연의 일대기를 다룬다.1만 5000원.●스칸디나비아 국가의 거버넌스와 개혁(남궁근 등 지음, 한울아카데미 펴냄) 스칸디나비아 국가는 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 3국을 일컫는 말로, 보통 핀란드는 여기서 제외된다. 핀란드를 포함한 4개국을 묶어 북유럽국가(Nordic Countries)라 부르기도 한다. 이 책에선 국내에 널리 알려진 대로 핀란드까지 포함한 4개국을 스칸디나비아 국가라 부른다. 발트해와 북해 주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지난 20여년간 진행해온 거버넌스 개혁 사례들을 소개.2만 5000원.●인류의 미래사(워런 와거 지음, 이순호 옮김, 교양인 펴냄) 사회주의권의 몰락으로 전 세계가 극단적인 자본주의 체제로 뒤덮인 1995년부터 2200년까지의 역사를 다뤘다. 대부분의 미래학 책들이 과학기술문명을 중심으로 하는 것과 달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영역을 포괄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미국의 미래학자인 저자는 탐욕스러운 자본주의체제에 뒤이어 인류의 염원이 담긴 두 사회가 차례로 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1만 8000원.
  • [World cup] 佛~안한 토고전

    한국에 파상 공세를 쏟아붓고도 1-1 무승무의 불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든 ‘레 블뢰 군단’ 프랑스가 벼랑 끝에 몰렸다. 프랑스는 24일(새벽 4시) 토고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챙긴 뒤에 같은 시간에 열리는 한국-스위스전의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아트사커’의 엔진인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과 철벽수비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왼쪽 풀백 에리크 아비달(올랭피크 리옹)이 경고 누적으로 토고전 출전이 물 건너 갔기 때문. 지단의 노쇠화가 뚜렷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프랑스의 공격은 그의 발끝에서 시작된다. 지단은 한국전에서도 최전방의 티에리 앙리(아스널)에게 결정적인 킬패스를 찔러주는 등 건재를 과시했다. 전성기에 비해 둔해지긴 했지만 대인마크에 나선 수비를 등지고 자연스럽게 몸을 틀며 제쳐버리는 움직임도 여전했다. 아비달은 A매치 경력은 10경기에 불과하지만 G조 조별리그 두 경기 모두 90분 풀타임을 소화할 만큼 레몽 도메네크 감독의 신임이 두텁다. 윙포워드와 중앙수비까지 두루 볼 만큼 빼어난 센스를 가진 아비달은 탁월한 스피드로 상대의 측면 침투를 봉쇄하는 한편 위협적인 오버래핑 능력까지 지니고 있다. 일단 지단의 ‘대역’으로는 샛별 프랑크 리베리(마르세유)가 유력하다.175㎝의 단신인 리베리는 현란한 드리블과 폭발적 스피드를 앞세워 차세대 지단으로 꼽히고 있다. 아비달의 공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미카엘 실베스트르가 채울 것이 유력하다. 실베스트르는 지난 1일 덴마크와의 평가전에서 아비달과 교체투입돼 포백라인을 튼실히 지켜낸 바 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경기도 2억 8400만달러 외자 유치

    |헬싱키 김병철특파원|첨단기업유치를 위해 미국과 유럽을 방문중인 경기도 투자유치단은 14일 세계적인 대기업인 3M과 에어 프로덕츠 등으로부터 모두 2억 8400만달러의 투자를 이끌어 냈다. 임기를 보름 정도 남겨놓고 있는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이날 오전(현지시간)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스위스 ‘아이언 본드’, 덴마크 ‘리퀴테크’사로부터 모두 1400만달러의 투자유치를 성사시켰다. 이날 투자협약에 서명한 ‘아이언 본드’는 화성시 장안2단지 2000평 부지에 1000만달러를 투자, 자동차 및 산업용 특수 코팅제조시설을 건립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손 지사는 이에 앞서 12일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3M본사에서 1억 4000만달러, 보스턴에서 에어 프로덕츠와 1억 3000만달러 등 모두 2억 7000만달러의 투자협약(MOU)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3M은 7월 중으로 화성시 장안외국인전용공단에 정전화부직포(Meltblown)를 이용한 방진마스크 생산공장을 착공, 내년 2월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3M은 앞서 장안단지에 6000만달러를 들여 LCD 고휘도 평판필름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어서 앞으로 장안단지는 3M의 새로운 국내 거점으로 부상하는 동시에 모두 600여명의 신규 고용창출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산업용 가스 및 에너지 전문기업인 에어 프로덕츠는 파주 LG필립스 LCD단지에 가스생산시설을 건립, 내년 7월부터 TFT-LCD 생산을 위한 초고순도 질소가스, 특수가스를 공급하게 된다.에어 프로덕츠의 이번 투자 결정으로 100여명의 고용창출효과는 물론 국내 LCD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손 지사 일행은 또 기업정보 저장 및 관리시스템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보스턴 소재 EMC를 방문, 성남 분당에 조성 예정인 ‘글로벌외국기업 R&D센터’에 R&D시설 개설문제를 협의했다. 이번 경기도투자유치단에는 김문수 도지사 당선자가 동행, 손 지사의 외자유치기법을 전수받았으며 미국 현지 업체 관계자들에게 지사 취임 후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kbchul@seoul.co.kr
  • [World cup] 시작부터 득점왕 경쟁

    초반부터 득점왕 경쟁이 뜨겁다. 독일월드컵 개막 4일째인 13일 새벽(한국시간) 현재 모두 11경기에서 2골 이상 몰아친 선수들이 대거 등장, 치열한 득점왕 레이스를 예고했다. 현재 2골 이상 넣은 선수는 모두 5명.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같은 기간 때보다 2명이 더 많다. 개막전에서 나란히 2골을 넣은 미로슬라프 클로제(독일)와 파울로 완초페(코스타리카)를 선봉으로 오마르 브라보(멕시코), 팀 케이힐(호주), 토마시 로시츠키(체코) 등이다. 지난 대회 초반 11경기까지는 첫 경기에서 2골 이상 넣은 선수가 사우디아라비아를 8-0으로 대파하는 과정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클로제, 크리스티안 비에리(이탈리아), 욘 달 토마손(덴마크) 등 3명이었다.32개국이 모두 1차전을 치른 시점에서도 2골 이상 득점자는 이들뿐이었다.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첫 경기에서 2골 이상 터뜨린 선수들이 늘어난 데다 강력한 골든슈 후보인 호나우두·호나우지뉴·아드리아누(이상 브라질), 티에리 앙리(프랑스), 안드리 첸코(우크라이나) 등이 아직 1차전도 치르지 않아 득점왕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한편 골은 지난 대회 같은 기간에 견줘 4골이 줄었다. 한·일월드컵에서는 초반 11경기에서 모두 31골(경기당 평균 2.81골)이 터져나왔으나 이번 대회는 지금까지 모두 27골이 나와 평균 2.45골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페널티킥 득점이 없다는 점도 이채롭다.지난 대회에서는 같은 기간에 페널티킥 골이 4개 나왔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지구촌 금리인상 도미노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금리를 인상하면서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신흥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달러화가 급등했다. 8일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4.2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유럽중앙은행(ECB)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덴마크 등이 연쇄적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ECB는 인플레이션이 수용범위인 2%를 넘어섬에 따라 금리를 2.75%로 0.25%포인트 올렸다.ECB는 하반기에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중앙은행(RBI)도 기준금리를 5.5%에서 5.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이에 앞서 지난달 24일 캐나다가, 지난 7일에는 태국과 터키가 각각 금리를 올렸다. 터키중앙은행은 5년만에 리라화 급락과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1.75%포인트 오른 15%로 인상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의 진원지인 미국도 오는 29일 열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공개시장위원회에서 또다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17차례 연속 금리를 올리게 된다. 일본은행(BOJ)도 제로금리를 종료할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다. 시장에서는 7월13∼14일과 8월10∼11일로 예정된 정책회의에서 제로금리 정책이 폐기될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최근의 주가 급락이 경제와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를 감안, 시장여건에 보다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정책 선회로 구리, 알루미늄, 아연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락세를 보였다. 국제원자재 시장과 함께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2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9일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이번주(5∼10일) 글로벌 펀드에서는 신흥시장 중심으로 3주째 자금 유출이 이어졌다. 유출 규모는 전주와 비슷한 규모였다. 앞서 신흥시장 투자정보제공업체인 ‘이머징 포트폴리오 펀드 리서치’도 지난달 24일까지 주간 단위로 50억달러가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최근 2년 사이에 최고치다. 지난달 중순 이후 이머징마켓 주식시장이 급락세를 보이자, 서둘러 차익을 실현하려는 욕구로 펀드 환매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바클리에즈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러스 쾨스테리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신흥시장에서의 주가 하락으로 투자자들은 대형주나 채권 등 덜 위험한 자산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앞으로 몇 개월간은 채권 투자 수익률이 주식투자 수익률을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숨을 곳을 찾으려 할 것이고, 이 경우 시가총액이 큰 미국의 대형 주식이 피난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이런 가운데 달러화가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면서 미 달러화는 이번주 들어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2%이상 상승했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WORLD CUP] 첸코, 서른살 잔치는 시작됐다

    우크라이나는 FIFA 랭킹 45위의 월드컵 본선 처녀 출전국이다. 같은 H조인 스페인(5위) 튀니지(21위) 사우디아라비아(34위)보다 외견상으로 뒤처진다. 그런데 전문 도박사들이 점치는 우크라이나의 우승 확률은 32개국 가운데 중상위권이다.16강 진출도 장밋빛이다.‘득점 기계’ 안드리 첸코(30·첼시)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9일 세리에A 파르마전에서 무릎을 다쳐 우크라이나 국민은 물론 세계 축구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득점 기계’의 활약을 끝내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우려를 자아냈던 것. 그가 한 달여만에 다시 일어섰다.9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룩셈부르크와의 마지막 수능에 후반 교체 멤버로 나서 그라운드를 누비다 후반 38분 부활 득점포도 가동해 팀의 3-0 승리에 힘을 보탰다. 98∼99챔피언스리그 득점왕,99∼00·03∼04세리에A 득점왕,02∼03챔피언스리그 우승,03∼04세리에A 우승,2004년 유럽 올해의 선수 수상 경력이 말해주듯 탁월한 골 결정력과 화려한 개인기로 유럽을 뒤흔들었던 첸코는 정작 월드컵과 인연이 없었다. 95년 열아홉 나이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으나 98프랑스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크로아티아에 밀려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졌고,2002한·일월드컵 예선에선 12경기를 통해 10골을 폭발시켰으나 역시 플레이오프에서 독일에 패해 눈물을 뿌려야 했다. 세계 최고 실력을 지녔으나 시간과 장소를 잘못 타고난 탓에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던 조지 베스트(북아일랜드),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스페인), 조지 웨아(라이베리아) 등 비운의 영웅들 뒤를 잇는 듯했다. 우크라이나가 걸출한 스트라이커 한 명으로는 유럽 예선을 통과하기가 버거워 보였던 까닭이다. 하지만 이번 독일월드컵 예선 9경기서 6골을 뽑아내며 유로2004챔피언 그리스,2002월드컵 3위 터키,2002월드컵 16강 덴마크 등 강호를 차례로 격침시키고 우크라이나를 독일로 이끌었다.서른 살이 돼서야 꿈의 무대에 등장하게 된 첸코. 부상에서 회복한 그가 비운의 영웅에서 월드컵 영웅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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