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당뇨등 대학병원급 진료 / 보건소가 달라졌다
‘가격은 보건소,서비스는 대학병원급?’
전염병 예방 등 방역활동이 주업무로 알려진 보건소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최첨단 진료시설을 갖추고 주민속으로 파고 들고 있다.특히 관절염,당뇨,치매 등 일반 병원을 이용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특정 전문분야를 특화하면서 주민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기관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70% 이상이 일반인
주부 김현자(56·서울 광진구 광장동)씨는 21일 보건소를 찾아 골밀도 검사를 받았다.대퇴부,허리,손목 등을 정밀촬영,진단하고 상담을 마치기까지 불과 40여분밖에 걸리지 않았다.하지만 이날 검사를 위해 김씨는 2개월 전에 예약했다.예약 당시 검진 대기자가 500여명이나 밀려 있었다.보건소에 예전처럼 생활보호대상자가 아닌,김씨와 같은 일반인이 몰리고 있다.광진구 보건소 김일호 팀장은 “건강검진자의 50%,골밀도 검진자의 70%,모자관리실 진료자의 95% 등 보건소 이용객의 70% 이상이 평범한 주민들”이라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최첨단 진료
보건소를 이용하는 이들이 느끼는 매력은 싼 진료비에도불구하고 대학병원 못지않은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성동구보건소는 요통환자를 위한 최첨단장비인 ‘매덱스(Mdx·요부근력측정 및 단련기)’를 갖춰 주민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광진구보건소도 2억여원을 들여 전자동 혈액학분석기,발광효소면역검사장비,골밀도 검사기 등을 갖췄다.동네 병·의원 수준을 넘어 대학병원 등 종합병원에 뒤지지 않는 장비들이란 평가다.소화기계통의 암을 비롯해 췌장암·난소암·자궁암 등 대부분의 암과 골다공증을 피 한방울로 진단할 수 있다.
마포구보건소를 비롯한 대부분의 자치구 보건소가 이같은 종류의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나머지 보건소들도 평판을 듣고 서둘러 도입하는 중이다. 진료비는 엄청 싸다.암 검사비 2만 1600원,골다공증 검사비 1만 2100원 등으로 일반 병원 진료시 자기부담액의 30% 수준에 불과하다.병원에서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지만 보건소에서는 실비만 받기 때문이다.
●관절염,치매 관리 등 특화
보건소들은 지역실정에 맞는 특화진료로 주민들의 환심을 노리고 있다.
강북구보건소는 매주 월·수·금요일 ‘관절염 자조교실’을 열어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에게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관악구보건소는 올 3월부터 ‘치매관리센터’를 운영해 벌써 1000명이 넘는 환자진료 및 가족상담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체계적인 다이어트와 체력관리로 눈길을 끄는 곳은 성북구보건소.최첨단 장비를 갖춘 체력측정실에서 심전도,폐활량검사뿐 아니라 체지방,근력·근지구력·심폐지구력 등을 정밀측정,주민 개개인의 정확한 체력과 다이어트법을 찾아내 처방해 주고 있다.
●서비스,병원보다 앞서
이처럼 보건소는 공익성을 내세우며 일반병원이 담당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노원구와 관악구 등 일부 자치구는 보건소 진료정보를 개인의 휴대전화로 알려주는 문자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강남구 보건소는 인터넷을 활용한 ‘원격 영상 진료’를 도입했다.방문간호는 이제 모든 보건소의 필수사업이 됐다.성동구보건소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주는 ‘귀가서비스’도도입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