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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주요 IB, 소프트 브렉시트에 무게…“브렉시트 데드라인 연기될 듯”

    해외 주요 IB, 소프트 브렉시트에 무게…“브렉시트 데드라인 연기될 듯”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관련 영국이 일정 분담금을 내고 관세동맹에 일시 잔류하는 ‘소프트 브렉시트’로 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영국과 EU의 완전한 결별인 ‘하드 브렉시트’의 가능성은 낮고 브렉시트 시점도 연기될 것이라는 판단이 많다. 1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브렉시트에 대해 “‘딜 브렉시트’의 가능성이 여전히 가장 높다. 단 브렉시트 시한은 6월말로 연기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유럽 경제분석가 에이드리언 폴은 연구 보고서를 통해 “더 온건하고 늦은 브렉시트, 나아가서는 브렉시트 취소까지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일본 최대 증권사 노무라는 “파운드화 가치가 지난 6개월 평균 수준을 나타내는 것은 금융시장도 뉴딜 또는 노딜 브렉시트, 제2의 국민투표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브렉시트 관련 리스크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티은행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불신임안 부결 및 모든 정파와의 협상 노력 등은 소프트 브렉시트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면서 “기업 신뢰와 투자 지출 등에 상당한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판단했다. 정부 불신임 위기를 넘긴 메이 총리는 17일(현지시간) 야당 대표 등을 만나 브렉시트 합의안의 대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앤드리아 레드섬 하원 원내총무는 메이 총리가 오는 21일 브레시트의 향후 계획을 담은 성명과 이른바 ‘플랜 B’를 내놓을 것이며, 하원이 29일 토론과 함께 투표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원 의원들은 메이 총리의 ‘플랜 B’에 대한 수정안 제출도 가능하다. 메이 총리가 야당과의 논의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아직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메이 총리는 노동당 등에서 요구하고 있는 EU 관세동맹 영구 잔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면 영국이 제3국과 독자적으로 무역협정을 체결할 수 없어서 브렉시트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이유다. 총리실 대변인은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와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시점 연기 등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무한 경쟁 버린 외교원… 예비 외교관들, 자발적 토론·학습 늘었다

    무한 경쟁 버린 외교원… 예비 외교관들, 자발적 토론·학습 늘었다

    과거 외무공무원법은 국립외교원의 외교관 후보자 선발 규모를 ‘채용 인원의 150% 범위 내’로 정해 교육(1년)이 끝나면 기계적으로 일정 인원을 탈락시켰다. 정부는 지난해 입장을 바꿔 “외교관으로 채용할 규모 만큼만 국립외교원 외교관 후보자로 선발해 연수생의 외교관 임용을 보장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외교원 선발 시험이 사실상 외무고시가 됐다”, “100% 채용을 보장받았기 때문에 공부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렇다면 현재 외교원의 진짜 모습은 어떨까. 15일 서울신문은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새내기 외교관 4명을 만났다. ●“자율적 학습 분위기에 독서모임도 활발” 지난해 12월부터 동북아2과에서 일하는 연동현(28) 사무관은 “임용 보장이 안 됐을 시기에 외교원 연수를 받은 게 아니어서 정확히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100% 임용을 보장받았음에도) 모두가 적극적으로 학습하는 모습에 놀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외교원 합격생들이 열심히 공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이라는 얘기다. 연 사무관은 “독서모임을 만들어 토론을 하는 등 자율적인 학습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며 “동기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정말 책을 많이 읽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임용 경쟁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레 동기 간 교류도 많아졌다고 한다. 글로벌환경과학과에서 근무하는 오지영(29) 사무관은 “외교원에서 영어와 제2외국어 등 어학 능력을 키우기도 했지만 가장 큰 수확은 좋은 동기들을 얻은 것”이라며 “경쟁 체제에 있었다면 친해지기 어려웠을 텐데 그런 부담이 없어 쉽게 마음을 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하는 과목 듣고 현장 실습 활동 외교원에 들어온 합격생들은 꽉 짜인 교육일정 아래 바쁜 나날을 보낸다. 외교원에 들어가면 한 학기에 2개의 선택과목을 고를 수 있다. 나머지는 필수과목으로 일정에 따라 정해진다. 이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선택해 심도 있게 공부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한다. 공보팀 용경민(26) 사무관은 “외교문서 작성이라는 수업이 특히 도움이 됐다”며 “수업 시간마다 외교문서 전문을 썼는데 실전에서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오 사무관은 지역학 수업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같은 중심 국가가 아닌 중남미나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국가를 공부하는 시간이었다”며 “해당 지역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교수님의 살아 숨쉬는 경험을 직접 들어서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외교원에는 실습을 위한 시간도 있다. 오 사무관은 “지난여름 행정고시 합격자와 합동 연수가 있었다. 다른 정부부처와 합동으로 일할 수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외국에 있는 재외 공관을 직접 찾아가는 과정도 있다. 지난해 5월 말에 시행된 이 교육은 2인 1조로 교육생을 편성해 20개 정도의 국외 공관에서 진행됐다. 인도를 다녀온 문준기(29·정책공공외교과) 사무관은 “베일에 가려진 나라라는 생각에 두려움이 컸지만 파견을 다녀온 뒤로 그런 생각을 모두 지울 수 있었다”며 “실제 외교관이 어떻게 일하고 한국 본부와 어떤 식으로 소통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잠시나마 공부에서 해방돼 숨통을 틔울 기회도 있다. 연 사무관은 “지난해 9월 동기들과 MT를 다녀왔다”며 “공부로 쌓인 스트레스에서 해방될 수 있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용 사무관은 “동기들과 오케스트라 공연을 준비해 올린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외교원 생활을 마무리한다는 느낌으로 모두가 열심히 준비했다”고 회상했다. ●고시 스트레스로 이명에 대상포진까지 외교원은 올해 일반외교 32명,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러시아 등 지역외교 6명, 외교전문 2명 등 모두 40명을 선발한다. 일반외교는 1차 시험으로 언어논리영역과 자료해석영역, 상황판단영역, 헌법영역을 치르고, 2차 시험으로 국제정치학, 국제법, 경제학 등 전공 평가와 통합논술을 치른다. 지역외교도 일반외교와 마찬가지로 1차 시험을 치르지만 전공 평가와 통합논술은 면제된다. 외교전문 분야는 1차 시험만으로 선발한다. 신입 사무관들은 외교원에 입직하기 위해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과도한 스트레스에 몸이 아픈 이도 많았다. 오 사무관은 “외교관 준비 2년차까지 운동 없이 공부만 했더니 나중엔 이명이 들리고 대상포진까지 왔다”며 “정신력으로 버티면 된다고 하지만 침대에 누워만 있으니 오히려 정신력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필라테스 수업을 등록해 운동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오 사무관은 “필라테스 첫날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정신은 오히려 또렷해졌다. 이후 건강 관련 문제 대부분이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암기 위주의 잘못된 공부 방식을 고치는 것도 난관이다. 연 사무관은 “내 공부 방법이 틀렸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귀띔했다. 학창 시절 객관식 위주로 공부한 탓에 외교관 시험도 암기 위주로 했지만 매번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고 한다. 그는 “외교관 시험은 맥락을 아는 게 중요하다”며 “그 전에는 달달 외우기만 했는데 나중에는 목차를 보면서 이해하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소개했다. 용 사무관은 그룹형 스터디의 도움을 받았다. 그는 “처음 준비할 때 공부량이 너무 많아서 막막했는데 스터디 사람들과 차근차근 정리해 나간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남과 비교 말고… 1년치 계획 세워 공부” 이들은 오랜 기간 수험 생활을 한 덕분에 나름의 공부 비법을 갖고 있다. 문 사무관은 ‘계획파’에 속한다. 그는 하루 단위로 1년치 계획을 미리 세운 뒤 이를 꾸준히 실천하며 수험 생활을 보냈다고 했다. 그는 “계획을 미리 짜놓고 목표를 달성하는 식으로 하면 하루하루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수험 생활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며 “다만 계획을 세우되 너무 무리한 일정을 짜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연 사무관은 자신만의 ‘반복적인 공부 습관’(루틴)을 세울 것을 권장했다. 그는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분량의 공부를 하면 나중에는 그 시간에 그 공부를 안 하는 게 어색한 느낌이 든다”며 “안 되는 한 과목을 하릴없이 붙잡고 있는 것보다 이 방법이 훨씬 효율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반면 용 사무관은 ‘각개격파형’이다. 그는 “정복하기로 마음먹은 책을 정하면 2주 안에 독파하는 방식으로 공부했다”며 “시한을 정해 데드라인을 넘기지 않고 수험서 하나하나씩을 독파한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외교관에 도전하는 수험생들에게 “다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차근차근 고시 생활에 임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연 사무관은 “주변에서 한두명씩 붙기 시작하면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게 된다”며 “모두 각자의 길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마음가짐을 다잡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사무관은 “초등학생이 됐다는 심정으로 처음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수험 생활 초기만 해도 경제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어 암담했는데 (외교원 시험은) 벼락치기 공부가 아닌 만큼 긴 호흡으로 준비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미·중, 오는 30∼31일 워싱턴서 장관급 무역협상 예정”

    “미·중, 오는 30∼31일 워싱턴서 장관급 무역협상 예정”

    미국과 중국이 오는 30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미 워싱턴에서 장관급으로 격상한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경제참모인 류허(劉鶴) 부총리가 30∼31일 후속 무역협상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0일 전했다. 류 부총리는 이번 방미 기간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만날 예정이다. 소식통들은 다만 미 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따라 류 부총리의 방미 일정이 다소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중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미·중은 앞서 7∼9일 제프리 게리시 USTR 부대표와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이끄는 양국 대표단이 베이징에서 실무 협상을 벌였다. 미 무역대표부는 협상 종료 후 발표한 성명에서 “농산물과 에너지, 공산품 등 상당한 양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중국 측의 약속에 논의를 집중했다”고 말했고, 중국 상무부도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서로 관심을 둔 문제 해결을 위한 기초를 쌓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적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등의 핵심 쟁점에서는 이견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 고위급 협상에서 이를 둘러싼 논의를 다시 벌일 예정이다. 므누신 장관은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달 내로 류 부총리가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미·중 장관급 후속 협상이 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면서 “연방정부 셧다운은 아무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 예상한다”며 “우리가 협상단을 중국에 보낸 것과 같이 앞으로도 이런 만남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 정부 셧다운이 장기화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2일부터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 참석을 취소함에 따라 미·중 무역협상도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달 말 류 부총리가 예상대로 미국에 방문한다면 무역협상을 위해서는 두 번째 방문이 된다. 류 부총리는 지난해 5월 워싱턴에서 미·중 무역협상 벌여 상호 관세 부과를 보류하기로 합의했으나 이후 미국측이 돌연 500억 달러(약 55조 8000억원)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는 바람에 합의가 무산됐다. 무역협상 데드라인이 7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미·중 무역협상을 책임지는 고위 관료들이 참석하는 협상이 열리는 만큼 핵심 쟁점을 둘러싼 치열한 논의와 공방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초 정상회담에서 상호 추가관세 부과를 중단하고 오는 3월 1일까지 90일간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국판 ‘복면가왕’ 시청률 대박…첫 탈락자 ‘히포’ 정체는

    미국판 ‘복면가왕’ 시청률 대박…첫 탈락자 ‘히포’ 정체는

    MBC ‘복면가왕’의 미국 버전인 폭스TV의 ‘더 마스크드 싱어’가 첫 방송에 900여만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으는 등 대박 행진에 나섰다. 미 연예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지난 2(현지시간) 폭스에서 첫 방송된 미국판 복면가왕인 ‘더 마스크드 싱어’가 미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총 시청자수는 936만 명으로 동 시간대 1위는 물론 광고주가 가장 선호하는 18~49세 시청률 3.0%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 미국 내 한창 인기 있는 시트콤 ‘빅뱅이론’이 시청률 1.0%, 총 시청자수 691만 명인 것에 비춰 본다면 미국판 복면가왕은 거의 ‘대박’ 수준이다. ‘더 마스크드 싱어’는 MBC의 복면가왕을 그대로 리메이크했다. 복면가왕과 마찬가지로 유명인들이 다양한 인형 가면을 쓰고 나와 노래 실력을 뽐내는 경연대회 형식이다. 경연을 평가하는 패널 4명에 의사 출신 한국계 미국 배우 켄 정이 포함됐다. 첫 경연에는 미프로풋볼(NFL)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와이드 리시버 안토니오 브라운이 선글라스 낀 하마 가면을 쓰고 나와 열창한 뒤 얼굴을 공개했다. 앞으로도 ‘더 마스크드 싱어’에는 그래미상·에미상 수상자 등 쟁쟁한 실력파 연예인들이 대거 출연할 예정이다. 워싱턴의 방송가 관계자는 “더 마스크드 싱어는 노래를 듣는 재미뿐 아니라 가면을 벗을 때 예상치 못한 인물의 깜짝 등장이라는 이벤트가 더해지면서 시청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시청률 대박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PK민심 풍향계… 여야 ‘4·3 보궐선거’ 혈투 예고

    PK민심 풍향계… 여야 ‘4·3 보궐선거’ 혈투 예고

    故노회찬 의원 지역구 경남 창원성산 이군현 의원직 상실 경남 통영고성 현역 14명 재판 중… 1~2곳 추가될 수도 文지지 하락 큰 지역…與, 필승후보 전략 한국당 “의석 사수” 정의당 “盧정신 계승”여야가 기해년(己亥年) 새해 시작과 함께 오는 4월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일까지 4·3 보궐선거가 확정된 지역은 지난해 7월 사망한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성산과 지난해 12월 27일 의원직을 상실한 이군현 전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통영고성 등 2곳이다. 이 전 의원은 정치자금 불법 수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보궐선거가 확정된 지역 모두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폭이 가장 큰 부산·경남(PK) 지역이다. 또 현재 진행 중인 현역 국회의원 14명의 재판 속도와 결과에 따라 보궐 지역이 추가될 수 있다. 선거일 30일 전까지 형이 확정돼야 해 추가 지역은 1~2곳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노 의원의 영향력이 큰 창원성산과 전통적 약세 지역인 통영고성에서 선거가 치러져 부담이 만만치 않다.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이 불리하다는 속설을 깨고 2013년 4·24 재보선과 10·30 재보선, 2014년 7·30 재보선에 이어 2015년 4·29 재보선까지 압승을 거둔 바 있다. 민주당은 창원성산에 권민호 지역위원장과 한승태 전 한주무역주식회사 대표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통영고성 지역구는 아직 예비후보가 나오지 않았다.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이지만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시장·군수 당선자가 나온 만큼 필승 후보를 물색한다는 전략이다.한국당은 창원성산에 19대 지역구 의원인 강기윤 전 의원이 재출격한다. 통영고성에는 김동진 전 통영시장, 서필언 전 행정안전부 1차관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소속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반드시 의석을 사수한다는 목표다. 정의당은 창원성산 사수에 사활을 걸었다. 일찌감치 여영국 경남도당위원장이 출마를 확정하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 정호진 대변인은 이날 “4월 선거는 노회찬 의원의 정신을 계승하는 선거”라며 “정의당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2곳 모두 예비후보 등록조차 하지 못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은 “조직국에서 현재 보궐이 확정된 지역과 추후 재판으로 추가될 지역을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라며 “정무적 판단을 포함해 종합적 분석이 끝나면 이달 내로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4월은 선거제도 개혁의 데드라인”이라며 “보궐에서 1석을 얻는 것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도입을 완수하는 데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트럼프 “난 관세맨… 진짜 합의 아니면 노딜” 中에 다시 강공

    트럼프 “난 관세맨… 진짜 합의 아니면 노딜” 中에 다시 강공

    “합의 불발 땐 관세폭탄 재개” 선전포고 시진핑 겨냥 “함께 저녁한 날부터 90일” 中상무부도 “합의 내용 실행 자신있다” 美 요구한 ‘지재권 절도’ 처벌 조치 내놔 독일차 빅3 “투자 확대” 트럼프에 백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90일 시한부 무역협상을 앞두고 대중국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관세맨’(Tariff Man)으로 자처하며 전면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폭탄 재개를 경고하는 등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우리는 중국과 ‘진짜 합의’를 하거나, 아니면 아무런 합의도 하지 않을 것(노딜)”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이어 “(중국과 합의가 불발되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에 대해 중대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90일간의 협상이 결렬되면 곧바로 전면적인 관세 폭격을 개시한다는 사실상의 ‘선전포고’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오전에도 트위터에 “중국과 협상은 이미 시작됐다. 연장되지 않는다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저녁 식사를 한 날로부터 90일 후에 끝날 것”이라며 내년 3월 1일이 데드라인이라는 걸 재차 상기시켰다. 그는 “기억나지 않는다면 (다시 말하는데), 나는 ‘관세맨’”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시 주석에게 직접 보내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도 이날 CNBC에 “그들(중국)이 트럼프 대통령과 한 말을 충실히 이행한다면 모두가 정말 행복해질 것”이라면서 “중국 측이 합의를 위한 세부 사항을 정확히 밝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1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밝힌 미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와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약속을 실행하라는 압박이다. 중국 상무부는 5일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1일 회담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 합의 내용 실행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측 경제무역 대표단이 90일 안에 명확한 시간표와 로드맵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며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덧붙였다. 특히 중국은 이날 미국의 핵심 요구 사항 중 하나인 ‘지식재산권 절도 행위’를 한 중국 기업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하는 처벌 조치를 내놨다. 선제적 조치를 통해 협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판단된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4일 인민은행과 국가지식재산권국, 최고법원 등 38개 부문 공동으로 지식재산권을 상습적으로 침해하거나 특허 출원할 때 허위 서류를 낸 기업이나 개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조치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압박에 독일차 3사가 백기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BMW와 폭스바겐, 다임러 등 독일 자동차 빅3 업체 경영진을 불러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요구했다. 이에 독입 업체들은 대미 투자 확대 가능성을 내비치며 관세 면제를 요청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선거제·세수결손 합의 평행선… 시한 넘긴 예산안 협상 헛바퀴

    선거제·세수결손 합의 평행선… 시한 넘긴 예산안 협상 헛바퀴

    여야 이견 커…내일 본회의 처리 불투명 한국당 “4조 세수는 대국민 사기극” 반발 3野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릴레이 시위 홍남기·김상환 청문보고서 채택도 ‘불발’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사흘이나 넘긴 5일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이어 갔지만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김성태 자유한국당·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3당 예산결산특위 간사 협상이 진행된 국회 본청 3층 운영위원장실에선 종일 고성이 흘러나왔다.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정부가 사기를 치는 것이냐”며 “김용진 차관이 사기를 쳤어”라고 소리를 질렀고, 홍 원내대표는 “대체 뭐가 사기냐. 말을 가려서 하라”고 맞받았다. 여야는 ▲남북경제협력기금 ▲일자리 예산 ▲공무원 증원 문제 ▲4조원 세수 변동 ▲특수활동비 등 다섯 가지 쟁점을 두고 맞섰다. 특수활동비는 대통령비서실과 경호처, 국무조정실, 관세청 특활비를 두고 여야가 대립 중이다. 한국당은 북한산 석탄 위장 반입 책임을 물어 관세청의 특활비 대폭 삭감을, 정부와 여당은 마약 밀수 단속 등에 특활비가 필수라며 맞섰다. 특히 야당이 예산안 심의 초반 협상력을 끌어올리고자 지렛대로 삼았던 4조원 세수 변동 문제를 협상 막판 거세게 밀어붙이면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야당의 주장대로 정부가 수정예산안을 제출하려면 국무회의 의결 등 절차를 거쳐야 해 7일 본회의 예산안 처리가 불가능하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예산 사고”라며 “결국 마지막 대책이 국채 발행인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오후 8시쯤 마지막 협상을 빈손으로 종료한 후 “최악의 상황”이라며 “내일(6일) 정오 이전에 합의가 끝나지 않으면 예산안을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함께 협상을 벌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데드라인까지 안 되면 (기재부가) 남아 있을 필요가 없다”며 “철수하겠다”고 했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도입과 예산안 처리를 연계하면서 상황은 더욱 어렵다. 전날부터 로텐더홀 릴레이 농성에 들어간 야 3당은 이날 청와대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청와대가 한병도 정무수석을 직접 국회로 보내 야 3당의 서한문을 전달받고 의견을 들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하겠다는 뜻을 밝혀 청와대 앞 기자회견은 취소됐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예산안은 예결특위에서 다루고 선거제도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다루는 별개의 사안인데 연계해 다루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대단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 대표를 겨냥해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정치에서 예산안을 당면한 정치 현안과 연계시킨 것은 오랜 관행”이라고 맞받았다. 한편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지난달 20일 본회의를 통과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함께 ‘윤창호법’으로 불린다. 반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는 해당 상임위가 결론을 내지 못해 원내지도부 협상으로 넘어갔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잘해봅시다” 며칠 뒤 찬성 vs 반대 ‘팽팽’…데드라인 넘긴 광주형일자리 ‘산 넘어 산’

    “잘해봅시다” 며칠 뒤 찬성 vs 반대 ‘팽팽’…데드라인 넘긴 광주형일자리 ‘산 넘어 산’

    금세 풀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광주형일자리’ 사업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협상 주체인 광주시와 현대자동차 간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은 탓이다. 양측은 주말인 17일과 18일에도 실무진 차원의 협상을 이어 갔으나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시가 ‘데드라인’으로 정했던 지난 15일 “협상이 주말을 넘길 수도 있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구체적 이유에 대해 일절 함구했다.광주시의 협상 일정이 이처럼 빗나가면서 사업 자체가 장기화 또는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시와 현대차가 이달 들어 6~7차례 테이블에 앉았으나 번번이 합의 도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 13일 밤 지역 노동계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3차 회의에서 이뤄진 ‘투자유치단 합의문’을 토대로 현대차와의 협상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임금과 근로 시간 등 두세 가지 쟁점에 대해 양보 없는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 청와대 등이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수차례 공개 천명했는데도 협상은 겉돌고 있다. 여기에 현대차 노조와 민주노총 등이 총력 저지 투쟁을 선언한 게 또 다른 변수로 등장했다. 고용 없는 성장 시대에 반값 연봉과 대규모 일자리 창출의 새 패러다임으로 주목받는 광주형일자리의 쟁점과 추진 과정, 전망 등을 살펴봤다.●핵심 쟁점은 광주시와 현대차 간 핵심 쟁점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적정 임금·적정 노동시간, 지속 가능성 방안 등 두세 가지 사안이다. 적정 임금·적정 노동시간 논란은 시와 현대차가 지난 9월 협약서 초안에 명시한 ‘주 44시간, 연봉 3500만원’ 부분이다. 애초 완성차공장 노동자 평균 연봉 9000만원의 절반 수준인 4000만원 정도가 광주형일자리의 적정 임금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시와 현대차는 협상 과정에서 초임 노동자 평균 연봉을 3500만원선으로 합의했고, 노동계는 “더 좋은 일자리가 아니다”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노동계는 특히 근로기준법상 1일 8시간 주 40시간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협약서에 주 44시간을 넣는 것은 상위법을 위반하는 내용인 만큼 ‘법대로’ 하자는 것이다. 다만 임금 부분은 법인 신설 후 경영수지 분석을 통해 정하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현대차는 주 44시간이 아니라 40시간으로 하자는 건 특근비를 따로 지급하라는 것이라며 인건비가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노동계는 주 40시간으로 하고 초과근무는 ‘금전’이 아니라 ‘시간’으로 보상하는 ‘근로시간계좌제’를 도입하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지난 5월 광주시가 현대차에 제안했던 ‘5년간 임금·단체협약 협상 유예’ 조항 삭제도 쟁점이다. 당초 취지는 노사별로 ‘상생노사발전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협의회에서 결정한 사항은 최소 5년간 유효성이 보장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와 노동계는 최근 투자유치추진단 회의에서 이를 삭제했다. 이 부분이 5년간 임금을 동결하거나 노사 협상이 없는 것으로 해석된 탓이다. 그 대신 ‘적정 임금’은 ‘자주적인 노동 이해대변체’가 주체가 돼 교섭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러자 현대차는 5년 계약 기간 노동조건이 쉽게 바뀌지 않는 구조, 노사 갈등을 겪지 않을 것으로 보고 투자를 결정했는데 시가 약속을 뒤집었다며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의 지속 가능성 부분은 신설 공장에서 생산할 1000㏄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수익성 여부다. 광주시는 국내시장이 포화 상태인 경형 SUV 생산의 지속성이 불투명하다는 판단에 따라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로 변경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임금교섭과 하청업체의 납품 단가를 연동하고 적정 단가를 보장하는 장치를 마련한다는 조건도 추가됐다. 노동자 임금을 올릴 때 협력사 납품 단가도 올려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차는 기존 노조가 반발하고 합의문 조항이 협약서 초안과 달리 노동계 의견이 너무 많이 반영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광주형일자리란 광주형일자리는 한마디로 ‘노사 상생’을 지향한다. 2014년 민선 6기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공약으로 내걸면서 민선 7기까지 이어졌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전임 시장이 계획했지만 내용이 좋은 만큼 계속사업으로 이어 가겠다”며 투자유치 성사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광주형일자리는 독일 폭스바겐의 ‘AUTO5000’을 참고했다. 폭스바겐은 2001년 경제침체로 생산량이 급감하는 등 위기가 닥치자 별도의 독립법인과 공장을 만들자고 노조에 제안했다. 본사 공장이 있는 볼프스부르크 지역사회와 노조가 “공장 해외 이전은 안 된다”며 회사의 제안을 수용했다. 5000명의 실업자를 기존 생산직의 80% 수준인 월급 5000마르크(약 300만원)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독립회사로 설립된 AUTO5000은 이후 정상적인 궤도에 올랐고, 위기가 끝난 2009년 1월 폭스바겐 그룹에 다시 통합됐다. 광주시는 이같이 노사가 한 발짝씩 물러나 위기를 극복한 폭스바겐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핵심 내용 역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적정 임금 ▲적정 노동시간 ▲노사책임경영 ▲원하청 관계 개선 등이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임금이 줄어들지만 일자리를 나누는 방식으로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업체 노동자의 임금에 미치지 않는 부분은 정부와 지자체 등이 임대주택 제공 등으로 일부 지원한다. 제조업체도 노동자의 경영 참여와 하청업체의 기술 지원 등을 통해 투명성을 높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 광주형일자리가 고용 절벽시대에 청년실업 문제를 풀고 노사 상생을 꾀하는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는 이유다.●공장 설립과 기대효과 광주형일자리 모델을 처음 적용하는 현대차 완성차 공장 설립은 언제쯤 가능할까. 광주시는 오는 30일을 투자협상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다. 국회 예산심사가 다음달 초면 끝나기 때문에 이 기간 안에 협상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정부도 이미 공장이 들어서는 산업단지 진입로와 임대주택 건설 등 관련 예산 3000여억원을 해당 부처별로 확보해 놓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 완성차 공장을 착공, 2021년 상반기 중 첫 완제품 자동차를 생산한다는 복안이다. 협상이 끝나면 광주 광산구 빛그린 산업단지 전체 407만여㎡(약 123만평) 가운데 1단계 지구(264만여㎡) 내 62만 8000여㎡에 현대차 공장이 들어선다. 빛그린 산업단지는 내년 이후 조성되는 2단계 지구 142만 7000여㎡를 포함해 전체 면적의 33%가량이 지원시설, 공공용지, 주거용지, 공원·녹지 등으로 이뤄졌다. 이들 지역에 근로자의 숙소, 어린이집 등 각종 생활 지원 시설이 잇따라 들어선다. 합작법인 설립 역시 내년 상반기로 잡고 있다. 완성차 공장 법인은 자기자본금 2800억원 중 광주시가 590억원(21%)을, 현대차가 530억원(19%)을 각각 투자한다. 나머지 1670여억원은 협력업체와 지역 경제계로부터 조달한다. 여기에 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차입금 4200억원을 보태 총 7000억원을 투자한다. 현대차는 연간 7만~10만대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위탁업무를 맡는다. 경영은 형식상 1대 주주인 광주시의 몫이다. 완성차 공장이 설립되면 직접고용 1000명, 협력업체 등 간접고용 1만 1000여명 등 총 1만 20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 노동자는 시와 현대차 간 협상으로 결정되는 초임 외에도 임대주택 등 각종 정부 지원금을 보태 1인당 700만~800만원의 추가 임금을 받는 꼴이다. 이 사업이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 산업·노동 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게 된다. 노·사·민·정 합의를 토대로 결정된 ‘새로운 일자리 모델’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광주형일자리를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 이유이다. ●걸림돌 광주시와 현대차 간 투자협상 이견 말고도 노조의 반발 등 걸림돌이 산적해 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현대차 노조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광주형일자리를 억지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현대차가 광주형일자리 투자협약을 할 경우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기아차 노조도 이에 가세하고 나섰다. 노조는 자동차 과잉공급 상태에서 10만대를 추가 생산하면 국내 완성차와 부품사의 붕괴를 가져올 게 불을 보듯 뻔하고 광주형일자리로 노동자 임금이 반값으로 낮춰질 경우 지역 간 저임금 하향 평준화 경쟁에 기름을 붓는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스포츠 이슈] 감동·환희·아쉬움… ‘5인의 코리안 메이저리거’ 내년이 더 기대된다

    [스포츠 이슈] 감동·환희·아쉬움… ‘5인의 코리안 메이저리거’ 내년이 더 기대된다

    2018년 시즌 메이저리그가 모두 끝났다. 7개월간 감동과 환희, 절망과 슬픔이 교차하는 치열한 승부의 현장이자 감동의 물결 속에 놓인 30개팀, 1000여명 선수 중에는 5명의 한국 선수도 있었다. 5명의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겪은 2018년 시즌의 변화를 정리해 본다.류현진 2013년 시즌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했던 20대 팔팔한 청년 류현진은 LA 다저스와 6년 계약의 마지막 해인 2018년, 부상이 염려되는 30대 베테랑 투수가 되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한 가지. 경기에 나올 수만 있다면 류현진은 언제나 ‘좋은 투수’다. 5월초 사타구니 부상으로 시즌의 절반이 넘는 3개월 이상을 치료와 재활의 터널 속에서 보냈지만, 경기에 나선 류현진은 부상, 구속 저하, 나이 같은 걱정거리는 훨훨 날려버릴 투수였다. 특히 LA 다저스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던 정규시즌 마지막 3경기에서 3승 무패, 19이닝 1실점, 방어율 0.48의 엄청난 위력투로 LA 다저스의 6년 연속 NL 서부지구 1위 사수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2018년 시즌 LA 다저스 포스트 시즌 첫 경기인 디비전 시리즈 1차전 선발 투수의 막중한 임무는 클레이튼 커쇼가 아닌 류현진에게 돌아갔다. 천지개벽에 가까운 뉴스였다. 1년 전,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으며 팀의 월드시리즈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처지였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였다. 디비전 시리즈 호투를 이어가지 못해 챔피언십월드시리즈에서 결과가 썩 좋지 못했으나, 류현진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기엔 무리가 있었다. 막판 활약과 대담한 피칭으로 팀의 신뢰를 받은 류현진 투수에게 LA 다저스는 2019년 시즌 1년 1790만 달러의 퀄리파잉 오퍼를 제안했다. 지난 6년간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인 사례는 총 73건 중 고작 5건이었다. 2019년 시즌 역시 부상만 없다면 어떤 팀에서 어떤 역할을 맡든지 ‘좋은 투수’ 류현진일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추신수 추신수 선수는 시즌 초반 썩 좋지 못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빅리그 13년차 선수의 경험은 거저 얻은 게 아니었다. 지난 5월 13일(미국 시간) 시작한 추신수의 연속 출루는 올스타전이 끝난 7월 20일까지 무려 두 달, 52경기에 걸쳐 이어졌다. 메이저리그 기록인 테드 윌리암스의 84경기 연속 출루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현역 선수 중에서는 최고인 대단한 기록, ‘52경기 연속 출루’였다. 타율, 홈런, OPS 등 다른 기록들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그리고 추신수는 2018년 마침내 꿈에서 그리던, 올스타전에 참가할 기회를 얻었다. 전성기가 지났다는 일부의 평가를 비웃듯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뽑히는 영광을 누렸다. 한국인 야수 중에서는 최초, 전체로서는 박찬호, 김병현에 이어 세 번째로 올스타에 뽑힌 한국 선수가 되었다. 정규시즌 후반기는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후반기 212타석에서 고작 홈런 3개를 추가하는 데 그치며 시즌 21개 홈런으로 개인 최고 기록인 22홈런의 벽도 넘지 못했다. 이제 추신수와 텍사스 레인저스의 남은 계약은 2년이다. 본인은 손사래를 칠 단어이겠지만, 슬슬 ‘마무리’라는 단어를 떠올려도 좋을 시간이 되었다. 추신수 선수의 선수로서 황혼기가 어떻게 잘 이어질지 흥미롭다. 최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은 슈퍼스타 출신이다. 오승환, 류현진, 강정호 선수처럼 KBO 리그에선 더 오를 곳이 없을 업적을 달성한 슈퍼스타였거나 봉중근, 추신수의 경우와 같이 고등학교 시절에 이미 야구 천재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사이에 소문이 자자한 예비 스타는 되어야 하는 것이 보통이다. 최지만은 그 정도 스타는 아니었다. 2009년 만 18세 나이로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야구 시장에 진출했다. 부상과 수술, 출장정지와 같은 악재들까지 최지만을 덮치며 그의 외롭고 긴 싸움을 더욱 어렵게 만들기도 했다. 미국 진출 후 무려 7시즌이 지난 2016년 시즌이 되어서야 룰5 드래프트 제도를 통해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하고, 이듬해 뉴욕 양키스에서 짧은 메이저리그 선수 생활을 하긴 했지만, 여전히 최지만은 마이너리거에 가까운 선수였다. 2018년 시즌을 앞두고 밀워키 브루어스와 계약하고 개막전 메이저리그 로스터에도 오른 뒤에도 마이너리그-복귀-트레이드를 거쳐 탬파베이로 이적했다. 최지만은 이후 상승 모드를 탔고, 2018년 9월 월간 타율 .270. 5홈런. 15타점. OPS .977을 기록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미국에 건너온 지 10년, 마침내 메이저리그에서 시즌 10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되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019년 시즌에는 맹활약을 기대해도 좋아 보인다. 2019년 시즌 활약이 기대되는 코리안 메이저리거로 첫손에 꼽아도 좋을 선수가 최지만이다. 오승환 지난 2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생활을 정리하고 FA가 된 오승환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새로운 계약을 맺고 2018년 시즌을 맞았다. 문제는 오승환이 아니라 소속 팀 토론토 블루제이스였다. 시즌 내내 하위권을 전전했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맞춰 오승환은 NL 서부지구 순위 다툼이 한참인 콜로라도 로키스로 트레이드되었다.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콜로라도 로키스 쿠어스 필드로 옮겼지만 여전히 오승환이었다. 산전수전, 공중전, 지상전은 물론 돔구장 격전까지 다 겪은 베테랑 오승환의 품격은 해발 1600m 쿠어스필드라고 결코 희박해지지 않았다. 2점대 방어율과 1.00에 가까운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을 꾸준히 유지했고, 승부의 고비처마다 감독이 만지작거리는 불펜카드로 오승환만한 카드는 세상 어디에도 드물다. 추신수와 동갑으로 적지 않은 나이지만, 출장 경기 수와 홀드에서 메이저리그 톱 20에 드는 성적까지 남겼다. 돌부처는 변함없이 든든한 모습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정호 2016년 시즌 강정호는 103경기에서 21개 홈런을 기록한 ‘소중한’ 거포 내야수였다. KBO 리그의 낯선 내야수에게 했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투자는 대성공인 것만 같았다. 하지만 시즌 종료 후 음주운전 사태로 강정호는 기약 없는 공백기에 접어들었다. 강정호는 2018년 정규시즌 마지막 시리즈에 다시 빅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신시내티와 3연전 6타수 2안타의 기록을, 2018년 메이저리그 기록지에 남겼다. 구단과 팬들의 신뢰를 저버린 그에게 시련은 끝나지 않은 듯 보인다. 피츠버그 구단은 강정호에게 구단 옵션을 실행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약속하기 힘든 불안한 FA가 되었다. 강정호는 일단 새로 뛸 팀을 찾는 게 급선무가 되었다. 과연 강정호는 무사히 야구로 돌아올 수 있을까? 피닉스·덴버·로스앤젤레스■이강원 스포츠 작가 전직 스포츠 마케터. 스포츠 마케팅사 스포티즌, 브리온 등서 임원 역임. ‘하룻밤에 읽는 메이저리그 시리즈’ 2014, 2015, 2016, 2017 저술. 매년 메이저리그 및 NBA, EPL, NBA 등 스포츠 현장 취재, 저술.
  • 英·EU 2년간의 이혼 마침표 ‘체커스 구상’에 달렸다

    英·EU 2년간의 이혼 마침표 ‘체커스 구상’에 달렸다

    이혼 합의금·아일랜드 국경 절충안 마련 공산품 동일 규제, 서비스는 산업별 협약 ‘소프트 브렉시트’ EU 수용이 최대 관건 합의돼도 의회 승인 남아…최종 사인 먼길영국과 유럽연합(EU)이 어떤 조건으로 갈라설까. 영국이 EU로부터 탈퇴하는 ‘브렉시트’의 주요 조건을 둘러싼 양측의 막판 쟁점 줄다리기가 뜨겁다. 양측 정상들은 오는 17~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혼’ 조건과 절차를 놓고 최종 담판을 벌이게 돼 ‘포스트 브렉시트’의 유럽 미래가 나올지 주목된다. 영국의 브렉시트 발효일은 내년 3월 29일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할 경우 영국과 EU가 ‘전환협정’ 없이 이혼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의 파국 가능성도 없지 않다. 양측은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지난 2년 동안 이혼 조건을 협의해 왔지만, 타협 시한인 10월 말 시점까지 몰렸다. EU는 이번 회의의 파국을 우려해 11월 특별 정상회의를 열 수 있다는 복안도 마련해 놓았다. 그렇지만 데드라인에 봉착한 양측의 절충안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전했다. 핵심 관건은 EU 측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내놓은 ‘체커스 구상(계획)’을 어디까지 받아들일지 여부이다. 메이 총리는 지난 7월 총리 별장인 체커스에서 EU 탈퇴 이후에도 공산품·농산물 등에 EU와 동일한 상품 규제체계를 유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실상 EU 관세동맹에 잔류하겠다는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이다. 그러면서도 금융 등을 포함한 서비스업에서는 산업별로 각기 다른 협약을 체결하자고 제안했다. 프랑스 등은 이에 대해 유리한 규정만 적용하고 필요한 측면만 챙겨가는 ‘체리 피킹’이라고 반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탈퇴한) 영국이 EU 회원국만 갖는 권리를 골라 선택하려는 시도를 막는 것이 남은 협상의 우선순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브뤼셀에서는 15~16일 EU 27개국 회원국 담당 장관들이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브렉시트 관련 안건을 최종 정리한다. 마크롱 대통령 같은 강경 입장은 수그러들고, 절충안이 힘을 얻는 추세이다. 이혼 합의금 격인 영국의 EU 재정분담금 400억~450억 유로(약 52조~58조 5000억원) 지급도 타결됐다. 영국과 EU의 협상 타결을 가로막은 쟁점 중 하나였던 아일랜드 국경 문제와 분쟁해결 절차 등도 절충안을 마련했다. 영국은 본토에서 북아일랜드로 이동하는 제품에 대한 규제·점검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유럽사법재판소(ECJ) 분쟁해결 중재자 역할 여부에 대한 이견도 양측은 분쟁해결 공동위원회 출범으로 의견을 좁혔다. 그러나 여전히 EU 전체 회원국들의 최종 입장이 어떻게 조율될지는 미지수이다. 또 이번 회담에서 합의를 이뤄도 영국 및 유럽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브렉시트 협상이 최종 합의돼 갈 길은 멀다. 체커스 계획에 반발해 사임한 스티브 베이커 전 영국 브렉시트부 정무차관도 “보수당 하원의원 중 최대 80여명이 체커스 구상에 반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해 영국 내 반발도 만만치 않은 사정을 보여준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출구 안 보이는 ‘유은혜 정국’…靑, 임명 강행할까

    출구 안 보이는 ‘유은혜 정국’…靑, 임명 강행할까

    청와대 ‘데드라인’ 1일 지나면 임명 가능성 ↑야당 반대 심해 여야 갈등 깊어질 듯교육단체들도 유 후보자 임명에 ‘시큰둥’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여부를 두고 야당 측이 강경한 반대 입장을 거두지 않는 가운데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할지 주목된다. 청와대가 국회 입장을 기다리는 ‘데드라인’(마감시한)을 다음 달 1일로 잡은 만큼 직후 임명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돌아온 다음 날인 28일 “유은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다음 달 1일까지 보내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임명 강행을 위한 형식적 절차일 가능성이 크다. 자유한국당은 물론 바른미래당 등 야당들이 유 후보자의 자진 사퇴와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인사 청문 과정에서 야당들은 유 후보자의 딸 위장전입, 남편 재산신고 축소, 피감기관 상대 갑질 등 여러 의혹을 제기했고, 유 후보자가 2020년 4월 총선에 출마하게 된다면 임기가 1년 정도에 불과해 “이력쌓기용으로 장관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해 무산된 바 있다. 현 정부 들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현역 의원 7명 중 처음 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이런 배경 탓에 청와대가 인사 청문 보고서를 보내달라고 다시 요청했지만 야당 측에서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결국, 청와대가 정한 데드라인 직후인 2일쯤 국회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임명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유 후보자에 대한 일부 야당의 반대는 악의적이며 국정운영을 발목 잡겠다는 태도”라는 입장이다. 2005년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현역 의원인 후보자가 낙마한 사례는 없기에 여당 측 입장도 강경하다. 문 대통령이 국회 동의없이 장관을 임명해도 법규상 문제는 없다. 다만,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실의 ‘재정정보 유출’ 논란 등과 맞물려 여야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가능성이 크다. 교육 관련 시민단체들도 유 후보자 지명에 대해 반대하거나 시큰둥한 반응이 많다. 보수 성향인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 등 교육시민단체들은 28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 후보자는 현장경험이나 정책 이해도가 부족해 교육부 장관으로 갈등을 해소할 전문성이 떨어진다”며 지명 철회를 주장했다. 진보 성향인 교육단체들은 유 후보자 지명 철회를 직접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지만 “정치인 출신 장관이라 반드시 해야하는 교육 개혁을 뚝심있게 추진하기보다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 인기영합적 정책만 펴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유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된다고 하더라도 매우 부담스러운 조건 속에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트럼프 “시간싸움 안 한다” 비핵화 속도조절

    트럼프 “시간싸움 안 한다” 비핵화 속도조절

    김정은 비핵화 의지 확인… 검증 집중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북한과) 시간 싸움을 하지 않겠다”면서 “2년이 걸리든, 3년이 걸리든 혹은 5개월이 걸리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별도의 마감 시한을 설정하지 않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면밀하게 검증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의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얼마나 오래 걸리느냐’는 질문에 이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이어 “북·미 협상을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시간 싸움을 하지 마라’고 지시했다”며 양국 비핵화 협상의 ‘속도’보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지난 19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021년 1월까지 비핵화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목표”라며 ‘비핵화 데드라인’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그들(북한)을 멈추게 했다. 그들은 (핵·미사일 관련) 공장을 해체하고, 많은 다른 실험장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특히 그들은 더 많이 해체할 것이다. 스스로 앞서 나가고 싶진 않지만 여러분이 곧 알게 될 것”이라며 북한의 추가 비핵화 조치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지금 핵실험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발언도 덧붙였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속도를 조절하고 나선 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는 판단과 더불어 대북 강경파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김부선 “14일 재출석” 일정 일방 변경…경찰 “난감하다”

    김부선 “14일 재출석” 일정 일방 변경…경찰 “난감하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여배우 스캔들’ 당사자인 김부선 씨가 10일 이전 재출석하겠다던 말을 번복하고 14일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혀논란이 일고있다. 김씨는 5일 오후 경기 분당 경찰서 관계자에게 일정이 있어 14일 출석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그리고 6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익적인 일정이 있어 9월 14일 오후 2시 분당서로 갑니다. 경찰에 양해를 구하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김씨는 지난달 22일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에 출석해 30분 만에 조사를 거부하면서 “변호사 입회하에 고소장을 만들어 정식 진술하겠다”며 이달 10일을 넘기지 않겠다고 시한을 못 박았다. 김씨는 페이스북에 “아직 변호사 선임 못했다”라는 말을 남겨 김씨가 일정을 바꾼 이유가 변호사 선임이 늦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그러나 이달 10일이라는 재출석 데드라인도 김씨가 일방적으로 정한 데 이어 일정도 변경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10일 이전까지 오는 것으로 알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5일 오후 갑자기 일정을 바꾸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또 SNS에 글을 올려 난감하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데스크 시각] 국회는 또 헌법을 파괴할 것인가/홍지민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국회는 또 헌법을 파괴할 것인가/홍지민 사회부 차장

    원래대로라면 올해 우리 사법부에는 여러 잔칫상이 차려질 터였다. 사법부 70주년에 행정법원 20주년이 겹친다. 60주년 때를 떠올려 보면 당시 이용훈 대법원장은 사법부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과거의 잘못된 판결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며 박수를 받았다. 축하 분위기 속에 법원 전시관도 대대적으로 문을 열었다.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 시대의 판결을 뽑아 전시하기도 했다. 사법농단의 수렁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올해는 어떤가. 잔치는커녕 초상집 분위기에서 기념식을 치러야 할 판이다.올해는 헌법재판소 30주년이기도 하다. 1987년 민주화 과정에서 태동돼 이듬해 국민 기본권 보호와 헌법 수호를 위해 문을 연 헌재가 9월 1일 서른 번째 생일을 맞는다. 지난해 헌정 사상 전무후무한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리며 촛불의 정점을 찍었기에 더욱 의미 있는 30주년이 될 법한데 상황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추석 직전인 새달 19일 헌법재판관 9명 중 이진성 헌재 소장을 포함해 5명이 한꺼번에 퇴임하기 때문이다. 재판관 공백이 없으면 좋으련만 아직 안갯속이다. 헌법재판관 9명은 대통령 임명 3명, 대법원장 지명 3명, 국회 선출 3명으로 구성된다. 이번에 새로 임명돼야 하는 재판관은 대법원장 몫 2명과 국회 몫 3명이다. 대법원장은 이미 이석태 변호사, 이은애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를 후임 재판관으로 내정해 인사청문회가 잡혔다. 큰 흠결이 없다면 임명에 무리가 없어 보인다. 대통령과 대법원장 몫 재판관은 국회 동의 없이도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헌재 소장이나 국회 몫 재판관은 국회 동의나 표결을 거쳐야 한다. 국회 몫 3명이 문제다. 통상 여당 1명, (제1)야당 1명, 여야 합의 1명으로 선출해 왔다. 더불어민주당은 데드라인을 20일 앞두고서야 뒤늦게 김기영 서울동부지법 수석부장판사를 여당 몫 후보로 추천했다. 야당 몫과 여야 합의 몫 후보자 추천은 감감무소식이다. 여야 합의 몫을 바른미래당 몫으로 돌렸다는 이야기가 있는 정도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차기 헌재 소장으로 유남석 헌법재판관을 내정했다. 자유한국당 등은 이석태ㆍ김기영ㆍ유남석으로 이어지는 ‘진보 러시’에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박한철 전 헌재 소장과 이정미 전 재판관 퇴임 후 벌어진 헌재 소장 및 재판관 공석 사태가 다시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여야 간 전운이 감도는 상황에서 국회 몫 재판관이 제때 임명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재판관 단 한 명이 공석이 돼도 문제이지만 3명 이상 늘어나면 심각한 상황이 발생한다. 헌재 기능이 사실상 멈추게 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법 제23조 1항은 ‘재판부는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반드시 7명이 있어야 사건 심리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2012년 9월이 떠오른다. 여야 정쟁으로 2011년 7월부터 재판관 1명의 장기 공백이 이어지다가 재판관 4명이 동시 퇴임하며 무려 5명의 공백이 생겨나 6일간 이어졌다. 국회가 헌재를 사실상 무력화시킨 셈이다. 그간 예기치 못한 낙마 등으로 인한 재판관 공백을 피하기 위해 신임 임명 절차를 전임의 정년 또는 퇴임 시기보다 2~3개월 전에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 또한 끊이지 않았으나 여전히 ‘쇠귀에 경 읽기’가 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 제6장에 규정된 헌법기관이다. 국회가 게을러, 또는 정쟁으로 헌법기관의 임무 수행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국회 스스로 헌법을 우습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다. 국회는 또다시 헌법 파괴 행위를 할 것인가. icarus@seoul.co.kr
  • ‘비핵화 데드라인’ 밝힌 폼페이오…명확한 北제재·적극적 관여 압박

    ‘비핵화 데드라인’ 밝힌 폼페이오…명확한 北제재·적극적 관여 압박

    기존 제재 틀에서 압박 강도는 유지 北방치 오바마 ‘전략적 인내’와 달라 종전선언 등 주도권 수싸움 분석도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청문회에서 ‘인내하는 외교’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는 북·미 협상을 서두르지 않고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외교적 관여를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대북 제재를 이어 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미 조야와 현지 언론의 조급한 성과 요구에 대한 반론으로도 풀이된다. 복잡한 북핵 문제를 단지 2~3번 만남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트럼프 정부의 최근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 인내하는 외교는 버락 오바마 전 미 정부의 ‘전략적 인내’와 일견 비슷해 보이지만, 기존 제재의 틀과 압박의 강도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전략적 인내는 ‘북한을 그냥 두고 보는 것’으로 사실상의 ‘방치’라고 보는 편이 맞다”면서 “반면 인내하는 외교는 명확한 제재와 적극적인 관여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해석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북한의 비핵화 시점을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말인 2021년 1월로 못박았다. 비핵화의 디테일한 일정을 담은 ‘비핵화 시간표’는 아니지만 비핵화의 데드라인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압박하는 동시에 강력한 대북 정책 추진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결국 인내하는 외교에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될 ‘종전선언·평화협정’ 대(vs) ‘완전한 북한의 비핵화’ 협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수싸움’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해체에 나서며 종전선언 등 체제 안전 보장 조치를 요구하자, 미측이 ‘아직 김 위원장이 약속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지 못했다’며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 촉구로 맞받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날 강경해진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이 의회 등을 겨냥한 국내용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뜸 들이기’에 나서면서 미 조야에서는 ‘빈손 방북’ 논란뿐 아니라 ‘북한의 전술에 트럼프 행정부가 당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폼페이오 장관이 의회에서 직접 북한에 분명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의원들의 우려를 불식하고 국내 여론을 달래려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이날 외교위에서 강경 발언을 하는 폼페이오 장관의 모습이 CNN 등을 통해 미 전역에 생중계됐다”면서 “사실 북한 등 중요한 안보 문제를 다루면서 생중계한다는 것 자체가 미국 내 여론을 달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국회 원 구성 협상 다음주 시작할 듯

    유민봉도 “차기 총선 불출마”… 5명으로 친박계 25일 김성태 퇴진 연판장 돌릴 듯 이르면 다음주 후반부터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위한 여야 협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김성태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2일 “다음주 후반쯤 원 구성 협상에 나설 수 있다”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언론에 밝혔다. 앞서 민주당 관계자는 “원 구성 협상 마지노선을 이달 말로 보고 있다”며 “한국당을 제외한 3당이 우선 협상에 들어가면 한국당도 다음 주중으로는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김 권한대행이 원 구성 협상에 나서는 것은 친박(친박근혜)계의 사퇴 압력을 피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친박계인 김진태 의원은 이날도 김 권한대행을 향해 페이스북에 “정치생명을 연명할 생각 말고 쿨하게 사퇴하라”고 했다. 오는 25일 초·재선 연석회의에서 친박계가 김 권한대행의 퇴진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릴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돌면서 다음주 정면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민봉(비례대표) 의원은 이날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수석을 역임한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있다”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거나 가능성을 시사한 한국당 의원은 김무성·김정훈·윤상직·정종섭 의원을 포함해 5명으로 늘었다. 한편 추미애 대표는 이날 열린 민주당 6·13 지방선거 당선자 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광역의원, 기초의원 구성에 있어 당이 경험 전수 및 가교 역할을 해 주고 부정부패와 연결 고리를 갖지 않도록 엄정하게 해 달라는 당부를 했다”고 소개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평양·워싱턴 연락사무소 개설 관측 … 단계적 북·미 수교 가능성

    [6·12 북미 정상회담]평양·워싱턴 연락사무소 개설 관측 … 단계적 북·미 수교 가능성

    양국 정상 “새로운 관계” 천명 연락사무소 교류·소통 ‘상징’ 美, 北 비핵화 이행 감시 가능 北, 정상국가 발돋움 효과 커 ‘세기의 담판’이라고 불린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은 70년 적대관계를 유지해 온 양국이 ‘관계 정상화’의 물꼬를 텄다는 데 의미가 있다. 도널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날 서명한 공동성명 1항에는 “미국과 북한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로 약속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동성명에는 ‘새로운 관계 수립’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 명시되지 않지만 전례로 봤을 때 연락사무소 설치가 첫 단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향후 북한의 비핵화 이행 정도에 따라 연락사무소를 대사관으로 격상하는 등 북·미 수교가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데드라인’을 구체적으로 못박지 않은 만큼 북·미 수교까지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상당히 오래 시간이 걸릴 것”라며 “북·미 수교는 가능한 한 빨리하기를 원하나 지금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워싱턴·평양 간 연락사무소 개설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락사무소 설치는 대립과 불신을 이어 온 북한과 미국이 교류와 소통의 채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북·미 간 긴밀한 연락 시스템이 구축되면 이번 정상회담 이후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대화와 협력의 동력을 이어 나갈 수 있다. 미국은 리비아를 비핵화시켰을 당시 연락사무소를 통해 비핵화 과정을 지켜본 경험이 있다. 미국은 2004년 6월 리비아에 연락사무소를 먼저 설치한 뒤 2005년 10월 리비아 핵 프로그램 중단을 발표하자 2006년 이를 대사관으로 승격했다. 반면 북한은 미국 등과의 교류 확대를 통해 김 위원장이 지향하는 정상국가화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 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27 정상회담에서 개성 지역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합의했다. 2000년 조명록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미국을 방문해 빌 클린턴 대통령과 연락사무소 설치 문제를 논의했지만 북·미 관계가 악화되면서 좌초됐다. 만약 연락사무소가 개설된다면 북·미 관계 진전에 따라 대사관으로 격상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대사관 설치는 양국 사이 정상적인 국교가 성립됐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북한 평양에 성조기가, 미국 워싱턴DC에 인공기가 각각 휘날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다만 대사관 설치는 의회의 승인를 얻어야 하는 만큼 북한의 확실한 비핵화 조치가 전제돼야 한다. 현재 미 대사관이 없는 국가는 북한과 부탄, 이란 등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평양 문수동 외교공관 단지 등에는 중국, 러시아 등 24개국의 대사관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 대사관이 설치된다면 장소는 문수동 일대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에 미국 대사관을 세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미 정치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지난 9일(현지시간)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비핵화를 전제로 평양에 미국 대사관 설치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북·미 관계 정상화의 종착지는 북·미 수교다. 북한의 국가적 숙원 과제인 북·미 수교는 김정은 정권이 경제 협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식 외교 관계 수립까지는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과거 베트남, 중국 등 적대국과 관계 정상화를 추진했을 때도 4~8년이 걸렸다. 북·미 수교 논의가 이뤄진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의 마지막 해인 2020년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북한과의 후속 회담을 다음주에 개최할 예정이다”, “우리(김 의원장)는 여러 번 만날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북·미 관계 정상화 논의가 진전될 여지가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북·미 수교로 가는 단계를 밟을 것”이라면서도 “어느 시기에, 어떻게 되는지는 향후 실무 논의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김정은, 종료시점 못박아…트럼프도 귀국길 앞당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6시간 가량의 짧은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마친 뒤 귀국길에 나섰다. 김 위원장이 이번 회담의 ‘데드라인’을 미리 확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 일정도 단축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김 위원장의 의중에 관심이 쏠린다. 정상회담을 마친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15분(한국시간 오후 3시 15분) 북측 대표단이 머물러 온 싱가포르 세인트리지스호텔에 도착했다. 오전 8시 13분 정상회담을 위해 호텔을 빠져나간 지 약 6시간 만이다. 앞서 지난 10일 북한에서 싱가포르로 김 위원장을 태운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소속 보잉 747기가 이날 오후 베이징에서 이륙했다. 김 위원장은 이 항공편과 전용기 ‘참매 1호’ 등을 동원해 북한으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종료 시점을 미리 확정해 트럼프 대통령의 출발 일정도 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잘 진행되면 얼마든지 싱가포르에 더 머무를 생각이 있었지만, 김 위원장이 출발 일정을 못박으면서 그에 맞춰 당일날 떠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13일 오전 싱가포르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결국 이날 오후 6시 30분쯤 김 위원장보다 먼저 귀국길에 올랐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이번 회담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기 때문에 이 수준에서 충분하다는 고려가 이뤄진 것”이라며 “회담을 더이상 질질 끌 필요가 없고 나머지 문제는 추후 회담에서 논의해도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이 사전에 일정을 공개적으로 밝힌 첫 해외 방문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혈육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동행한 데다 최룡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북한을 ‘대리 관리’하는 상황에서 권력 공백 가능성과 군에 대한 통제가 우려돼 귀국 일정을 앞당겼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싱가포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문수·안철수 “먼저 연락할 이유 없다” 평행선

    정치권 “가능성 점차 희박해져” 선거 막판 3등 자진 사퇴 변수로 6·13 지방선거 날이 다가올수록 서울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먼저 연락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자신이 단일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굽히지 않고 있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는 6일 국회에서 “박원순 시장의 7년 실정을 심판해야 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니 자꾸 합쳐 보라고 하는 말은 이해한다”면서 “현재 상태에선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 만날 계획도 없고 단일화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로 단일 후보를 결정하는 방법에 대해선 “통상의 방식이 아니라 제가 관두는 식, 처음 듣는 방식이다”라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김 후보는 “아예 단일화를 안 하냐라고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니다”라고 말해 안 후보의 결단을 요구했다. 안 후보도 “제가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다”며 ‘김문수 양보론’을 이어 갔다. 서울 강동구 유세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안 후보는 “제가 지지율이 (김 후보에 비해) 높게 나오고 있다”며 “2등을 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자구도에서 지지율이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박 후보를 이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연락할 가능성에 대해선 “계획이 없다”고 잘랐다. 두 후보가 서로의 양보를 요구하기만 할 뿐 여론조사 등 단일화 방식에 대한 논의를 이어 갈 의지는 없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단일화의 데드라인인 사전 투표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아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7일부터는 여론조사의 공표가 불가능하고 8일 사전투표가 시작된다. 다만 선거 막바지에 3등 후보가 자진 사퇴할 가능성은 변수로 남아 있다. 김 후보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김선동 의원은 “3등으로 전락한 후보가 스스로 정치적 졸업장을 받아들이며 그대로 갈 것인지 대의를 봐서 ‘드롭’할 것인지 그게 마지막 현실적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팩트 체크] 노동계 “최저임금 올라도 월급 그대로”… 영세업체도 “효과없다”

    [팩트 체크] 노동계 “최저임금 올라도 월급 그대로”… 영세업체도 “효과없다”

    TF권고안보다 후퇴했다는 재계 “상여금 쪼개기 노조 동의 힘들어” 최저임금위원회 심의파행 불가피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골자로 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최저임금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노동계가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반발해 사회적 대화 기구 불참 등 대정부 강경 투쟁을 예고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논의에 비상등이 켜졌다. 최저임금 개정안의 핵심은 기존 기본급(직무수당 포함)에 ‘상여금과 수당’을 얼마나 포함하느냐였다. 개정안은 매월 정기상여금과 현금지급 복리후생비에서 각각 그해 월 최저임금액의 25%와 7%를 초과하는 금액까지 포함했다. 예컨대 월 상여금 50만원과 복리후생 수당 20만원을 받는 노동자의 최저임금은 기본급 157만원(2018년 월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 초과분인 11만원(50만원-39만원)과 복리후생 초과분 9만원(20만원-11만원)을 더한 177만원이 된다. 노동계는 “저임금 근로자에게 사형선고”라며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를 탈퇴했다. 재계는 “미흡한 안”이라며 맞섰다. 양측의 핵심 쟁점을 짚어 봤다.→산입 범위가 늘었는데 재계는 왜 반발하나. -애초 최임위 권고안보다 후퇴했다는 논리다. 권고안에는 ‘25%·7%’라는 제한비율이 없이 현금성 수당 등이 다 들어갔었다. 수당을 최저임금에 많이 포함할수록 기업이 유리하다. 대신 개정안 부칙엔 ‘효력에 대한 5년 적용 특례’가 포함됐다. 즉 상여금의 경우 2019년엔 25%지만 2020년엔 20%, 2021년 15%로 줄어드는 식이다. 재계 입장에서는 2024년까지 기다려야 모든 월 상여금과 복리후생비가 다 최저임금에 포함된다. 거기다 상여금을 2~3개월마다 주는 기업도 많은데 개정안은 매달로 한정했다. 이걸 매달로 쪼개 주려면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그렇다면 노동계의 주장은. -최저임금 산입 범위가 늘어나면 ‘내 월급은 그대로인데 최저임금 기준이 되는 임금만 는다’는 것이다. 기본급을 올리면 월급에 그대로 반영되는데 기존에 받던 상여금 등을 쪼개 포함하면 손해란 의미다. 거기다 자영업자나 영세업체도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상여금이 없거나 매우 적은 경우가 많아서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상여금보다는 숙식비 등의 수당을 주는 경우가 더 많은데 개정안에서 상여금이 최저임금에 더 많이 반영됐다는 논리다. 결국 범위 확대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반감됐으니 최저임금을 당장 1만원으로 올리자고 하거나 인상 폭을 더 올리자고 할 수 있다. 한국노총은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 7510원으로 인상해야 할 것으로 추산하지만 경영계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재계와 경영계의 절충안 찾기가 그렇게 어려운가. -노동계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최임위는 아직 제대로 회의도 열지 못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법 개정안 처리와 최임위 운영을 연계할 움직임이다. 최저임금위원은 노동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이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되는데 노동계를 대변하는 근로자위원 9명 가운데 한국노총 추천위원만 5명이다. 나머지 4명은 민주노총 추천위원이다. 여기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3일 제기한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조절론’까지 부상하면서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앞으로 일정은.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임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다음달 28일까지 확정해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통보해야 한다. ‘데드라인’에 맞추려면 다음달 14일 이후 2주간 전원회의를 통해 최종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무사히 결론이 나면 개정안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하지만 한국노총 추천위원이 전원 사퇴하고 민주노총도 보조를 같이할 경우 심의 파행이 불가피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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