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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손 자금 대거 은행으로

    투신권에서 빠져나온 돈이 안전한 은행으로 몰리면서 올 상반기 예금은행의 수신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5억원을 넘는 거액계좌수는 9만600개로 지난해말보다 2만3,600개가늘었다. 한국은행은 1일 정기예금·금전신탁·CD(양도성예금증서) 등 예금은행 상품에 몰린 총수신이 49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6월말 현재 490조1,680억원으로,지난해 말보다 무려 38조970억원이 불었다. 투신상품 약세 여파로 은행의 금전신탁도 상반기에 19조2,000억원이 빠졌지만 저축성예금에 워낙 돈이 몰리는 바람에 총수신을 대폭 끌어올렸다.저축성예금은 상반기에만 54조2,000억원이 증가했다.계좌수도 1억4,458만개로 지난해말보다 467만개나 늘어났다. ‘큰손’들도 은행으로 대거 옮겨왔다.5억원이상 계좌수 전체에서 0.06% 비중에 불과하지만 금액으로는 161조9,450억원으로 전체 은행수신의 36.7%에 이른다. 한편 ‘정기예금’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면서 예금의 단기화 추세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저축성예금에서 단기성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말 55.7%에서 올 6월 53.7%로 줄었다. 안미현기자
  • 中꽃게 처리 고민

    납이 들어 있지 않은 중국산 꽃게는 폐기시켜야 하나, 유통시켜야하나. 해양수산부는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22일부터 지금까지 인천항과 부산항에서 출고 대기 중인 중국산 냉동꽃게 3만8,000상자 383t에 대해 금속탐지기 검사를 실시한 결과 837상자에서 864마리의 납 꽃게를발견했다.꽃게 한 상자에 30∼40마리가 들어 있음을 감안할 때 납 꽃게는 대략 1,750마리당 한 마리꼴로 발견된 것이다. 납 꽃게가 한 마리라도 든 상자를 폐기하는 데는 해양수산부 등 관련 기관 사이에 이견이 없지만 납 꽃게가 발견되지 않은 나머지 상자처리에 대해서는 누구도 감히 말을 못하고 있다. 중국산 꽃게 전체를 폐기할 경우 수입업체들이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것이 뻔하고,납이 들어 있지 않은 것이라고 해서 유통시키면국민 정서가 용납할지 걱정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양수산부는 중국산 꽃게 반출을 일단 보류시킨 채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질의를 요청한 상태다. 식약안전청은 인체에 치명적인 납 덩이가 무차별 발견된 만큼 국민정서를 고려해 중국산 꽃게전량을 폐기 처분하는 게 마땅하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납이 들어 있지 않은 꽃게는 업자들의생계를 위해 유통시키거나 반송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hjkim@
  • [사설] 불법대출 의혹 밝혀야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에 대한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정부와 검찰은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나서 대출과정의진실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다시는 이런 비(非)상식적인 금융관행이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불법대출의 문제점을 파악해야 한다.또 있을지 모르는 관변(官邊)의 부정부패를 일소하는 차원에서도대출과 관련된 외압설의 실체를 밝힐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의 문제는 ▲3개의 소수 업체가 은행지점 대출잔액의 3분의 1이 넘는 466억원의 거액 대출을 받은데다 ▲은행 자체의대출 내부 감시기능이 제대로 발동되지 않은 데서 드러난다. 따라서핵심인물인 박혜룡씨가 위조된 신용장으로 대출받은 경위에 검찰은수사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또 박씨와 함께 불법대출을 받은 다른 2명의 업자가 대출금중 상당액을 박씨에게 건네주었다는 점에서 이들간에 뒷거래가 있었는지도 가려내야 한다. 이같은 거액의 불법대출이 과연 지점 자체의 결정으로 이루어질 수있는지를 석연치 않게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이 적극 나서설명하기 바란다.보통 은행 지점은 수억원의 대출에 한해 자체 재량권이 있을 뿐 그 이상의 대출은 본점의 승인이 필요하다.따라서 한빛은행 불법대출에는 은행 상부층의 지시나 묵인이 있었으리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실정이다.불법대출이 지난 6,7월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는데도 본점이 뒤늦게 알았다면 은행의 여신감독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이야기가 된다. 특히 세간의 의혹어린 눈길이 쏠려 있는 외압설과 관련해 정부와 검찰은 앞장서 적극 밝힐 필요가 있다.박씨의 대출보증을 거절한 전(前) 신용보증기금 지점장이 “청와대 고위인사로부터 대출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박씨의 동생인 전 청와대 행정관은 이를 부인하고 있어 사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만에 하나,정부 관리들이 사적인 이익 때문에 공권력을 악용해 금융기관에 불법대출을 해주도록 압력을 가했다면 명백한 권력남용이다.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련 당사자를 수사해야 할 것이다.행여 이런 행위가 사실로 드러나면 유사한 월권행위를 막기 위해서라도 사회 정화차원에서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 또 은행의 한 지점장을 상대로 청와대 사직동팀이 내사한 배경도 그것이 정상적인 조사였는지 아니면 세간의 의혹처럼 박씨 형제가 영향력을 행사한 때문인지도 당국이 투명하게 밝힐 것을 촉구한다.검찰은불법대출 수사에서 한 점 의혹없이 진실을 규명해 불필요한 의혹이증폭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사태에 이르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 지자체 IMF이전 도입 外債 “배보다 배꼽이 크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의료장비 도입과 하수종말처리장 신설 등 현안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외자(外資)를 도입했으나 IMF이후의 환율 급등등으로 인해 상환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차관을 갚기 위해 나름대로 긴축예산을 편성하는 등노력하고 있으나 일부의 경우 갚아야할 금액이 당초 차관액보다 많아지면서 엄청난 재정압박을 받고 있다. 강원도는 94년 보건복지부를 통해 IBRD(국제부흥개발은행)로부터 575만3,862달러(당시 51억7,800여만원)의 차관을 들여와 춘천·원주·강릉의료원 등에 의료장비를 지원했다. 도는 9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원금과 이자 등 모두 126만695달러(15억8,900여만원)을 상환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상승로 인해 당초 차관액보다도 많은 53억9,100여만원(449만달러)을 남겨둔 실정이다. 춘천시는 하수종말처리장 신설을 위해 86년 일본에서 해외협력기금27억6,909만엔(당시 143억원)을 들여와 올 상반기까지 모두 21억5,249만엔(204억여원)을 갚았다.하지만 앞으로 갚아야할 금액이 차관도입 당시보다도많은 211억원에 이른다.차관 도입 당시 100엔에 512원이던 환율이 1,000원대로 뛰었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현재 서울시가 안고 있는 순수 외채는 9,278억원으로 전체 부채 6조2,865억원의 15.5%수준이다.이중 지하철 건설을 위해 끌어쓴 외채가 7,883억원으로 전체 외채의 85%를 차지한다. 서울시 역시 IMF 이후 환율변동으로 외채부담이 크게 늘어 지하철과관련한 외채만도 추가 부담액이 2,000억원을 넘는다.당초 외채규모보다 25∼30%정도 는 것이다. 이처럼 추가 상환부담이 늘면서 서울시의 경우 1∼2기 지하철 외채상환 및 운영개선 등에 대해 엄두를 내지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울산시는 시가지를 통과하는 철도 이설작업을 위해 88년부터 92년까지 재경부를 통해 일본으로부터 7년 거치 18년 균등분할 상환조건으로 37억엔(당시 204억원)의 외자를 유치했다. 시는 그동안 원금 104억원과 이자 120억원을 갚았지만 환율 변동으로 당시 원금보다 많은280억원이 빚으로 남아 있다.2008년까지 갚아야할 이자만도 80여억원에 이른다. 전북 전주시는 81년 하수종말처리장 건설을 위해 일본으로부터 11억6,000만엔(당시 73억3,900만원)을 차관으로 들여왔다.상환조건은 연리 4%에 7년 거치 18년 분할 상환 조건이다. 88년부터 원금과 이자등 88억원이나 갚았지만 앞으로도 2005년까지 33억6,000여만원을 더갚아야 한다. 대구시는 96년부터 지난해말까지 일본 등으로부터 모두 2조4,000여억원의 외자를 들여와 2009년까지 상환해야 하는데 상환 시기가 2001년과 2002년에 몰리는 바람에 다시 빚을 얻어 빚을 갚아야할 처지다. 시는 2002년까지 갚아야할 부채 원리금이 총 부채의 절반인 1조2,000여억원에 이르자 지방채 발행 및 상환시기 연장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자치단체 관계자들을 “IMF이후 환율변동으로 인해 차관상환에 애를먹고 있다”면서 “악성채무 해결을 위해 지방채를 발행하거나 상환연기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전국종합 bell21@
  • [외언내언] 인터넷 등급제

    국내 한 케이블 TV가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에로티시즘 역사를 다큐멘터리로 방영한 적이 있다.100년전 50센트짜리 극장에서 상영된 초기 흑백 무성영화에 무희가 허리를 흔들고 중년의 남녀가 키스하는장면이 나오자 종교·시민단체가 “인간을 타락시킨다”며 일제히 반발하는 내용이 소개된다.경찰서장이 손수 검열에 나서고 시장은 아예모든 극장에서 이 영화 상영을 금지시켜 버린다.영화 검열의 시작인셈이다. 국내에서는 얼마전 시민단체가 영화 ‘거짓말’ 개봉에 맞춰제작자와 감독을 음란물 제작·배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성표현과 이를 규제하려는 윤리규범의 공방전은 영화 탄생 이후 100년이 넘도록 종지부를 찍지 못한 진행형의 역사이다.‘아날로그시대100년의 역설’이기도 하다. 지난 1996년 2월8일 인터넷에는 다소 과격한 선언문이 올랐다.선언문은 이렇게 시작된다.“산업세계의 정권들,너 살덩이와 쇳덩이의 지겨운 괴물아,나는 마음의 새 고향 사이버공간에서 왔노라.미래의 이름으로 너 과거의 망령에게 명하노니,우리를 건드리지마라.너희는환영받지 못한다.네게는 우리 영토를 통치할 권한이 없다…”.미국의정보자유주의자들이 주창한 이른바 ‘사이버 독립선언’이다. 사이버공간은 인간이 살아가는 현실공간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배타적자유를 부르짖고 있다.아날로그 세상에서 제대로 누리지 못했던 표현의 자유를 디지털시대에서 맘껏 펼쳐 보이자는 뜻이 배어 있다. 디지털시대의 화두(話頭)가 자유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익명성과다양성, 자발성을 토대로 구현되는 가상사회가 다름아닌 사이버공간이기 때문이다.그런 사이버공간도 어두운 측면을 안고 있다.음란·폭력물과 프라이버시 침해,욕설·비방,원조교제,사이버 성폭력,온라인도박 등이 그것이다. 정보통신부가 추진중인 ‘인터넷 내용등급제’가 네티즌들의 거센반발을 사고 있는 모양이다.유해성 정보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인터넷 콘텐츠마다 등급을 매기자는 것이 네티즌들에게 사이버 자유를 속박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 듯하다.급기야 정통부 홈페이지가 등급제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에게 무차별 공격을 당하는 불상사까지 빚어졌다. 물론 “사이버시대에서 자유의 꽃인 인터넷상의 의견개진에 검열이웬 말이냐”는 네티즌들의 항변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그러나사이버세계가 비록 시공의 한계를 초월하는 자유의 공간일지라도 기본적으로 인간에 의해 영위되는 삶의 공간일 수밖에 없다.자유와 책임,권리와 의무가 질서있게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아날로그시대의 역설’은 또다른 100년 뒤까지 되풀이될지 모를 일이다. 박건승 논설위원 ksp@
  • 집중취재/ 중국산 수입 농수산물 검역 ‘구멍’

    *실태·문제점. 중국이 어느새 우리의 먹거리 농장이 돼버렸다.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우리의 농수산물 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하고 있다.하지만 중국산 먹거리는 수입되기까지 유통기간이 길다보니 안전성 문제가 끊임없이제기돼 왔다.중량을 늘리기 위해 꽃게에 납을 주입한 사건은 중국산식품에 상상 이상의 비상식이 진행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수입 중국 농수산물의 안전성을 집중 점검해본다. 지난 13일 서울의 한 수산물 수입업체는 5,390달러를 들여 중국에서 냉동복어 780㎏을 수입했으나 전량 폐기처분되고 말았다.검역 과정에서 선도가 문제됐기 때문이다.또 한 업체는 지난달 냉동꽃게 31t을수입했으나 색깔 및 외관불량으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올들어 지난 7월 말까지 국립수산물검사소 인천지소에 의해 불합격처분된 중국산 수산물은 모두 45건에 217t.불합격 사유는 선도불량(14건) 폐사(5건) 수입금지 품목(3건) 등 대개 눈으로 확인이 가능한것들이다. 꽃게 납 주입이 문제가 되기 전부터 중국의 어민 또는 수집상들이무게를 늘리기위해 어류 뱃속에 쇠·돌덩이·개흙 등을 넣고 있다는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러나 검역 과정에서 적발된 적은 거의 없다.반입 수산물 가운데 29%에 대해서만 정밀검사와 표본검사가 이뤄질뿐 나머지는 서류검사또는 육안검사로 대체하고 있다.정밀검사는 최초로 수입한 경우에 한해 실시하고 그뒤는 2개월마다 한번씩 한다.표본검사도 샘플 추출이100∼150박스당 1개 박스꼴이어서 정확성을 기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같은 규정만 제대로 지켰어도 납 꽃게는 검역 과정에서 적발됐을 것이라는 지적이다.인천지검에 검거된 중국 현지 수집상 양원세(梁元世)씨는 모든 꽃게 박스에 1∼2마리꼴로 납꽃게를 담았다.따라서 표본검사만 제대로 했어도 납꽃게 파동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뒤늦게 금속탐지기를 도입해 모든 수산물에 대해 중금속 함유 여부를 검사하겠다는 것은 안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전형적인 ‘사후약방문’이라는 비난은 피하기 어렵다. 농산물에 대한 검역 실태는 이보다 더하다.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이 올들어 인천항을 통해 수입된중국산 농산물을 검사한 결과 부적합 판정이 내려진 것은 잔류농약 허용기준을 위반한 1건(10t)뿐이다.농산물의 장기보존을 위해 중국 현지에서 약품처리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현실에 비해서는 미미한 실적이다.이같은 현상은 농산물 검사 또한 85%가 서류검사라는 데에서 비롯된다.잔류농약외에도 곰팡이균이 생성하는 독소인 아프라톡신 검사가 있지만 전국적으로 적발 사례가 없고,이산화항 검사도 검사가 실시된 이래 10여건 정도만적발됐을 뿐이다. 이같은 검사 부실은 중국산 식품 안전성에 대한 무감각이 주원인이지만 검사기관의 인원과 장비 부족,수입절차의 간소화 추세 등도 한몫을 하고 있다.국립수산물검사소 인천지소 관계자는 “정밀검사를할 수 있는 직원은 3명에 불과한데도 하루 검역 물량은 30여건에 달하고 있어 내실을 기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hjkim@. *수산물 무방비상태. 중국산 수입 냉동꽃게에 담겨 시중에 유통된 납(Pb)은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이다.납은 일단 몸에 흡수되면 빠져나가지 않은채 콩팥등 장기 속에 축적돼 서서히 신경계통을 마비시키고 성장을 저해하며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인체유해 성분으로 분류된다.특히 임산부가 납 성분을 흡수할 경우 쉽게 발견되지도 않을 뿐더러 그대로 태아에게 전해져 기형출산이나 선천성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납 중독증을 ‘발견하기 어려운 질병’이라는 의미의 스텔스병(stealth disease)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맹독성 납을 채워넣은 냉동꽃게가 시중에 버젓이 유통될 수있었던 것은 사람의 생명을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돈을 버는데만 혈안이 된 빗나간 상혼 때문이다.그러나 악덕 수입업자들을 탓하기에앞서 허술하기 짝이 없는 현행 검역체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수입 수산물 검역을 총괄하는 국립수산물검사소는 그동안 금속탐지기 하나없이 육안 샘플검사로만 일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문제가 된 꽃게의 경우도 적합성 검사를 하면서 외관의 손상이나 변형 유무,신선도 등 외형에 대한 형식적인 관찰만 하고 신고필증을내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 때문에 올들어 인천항을 통해 수입된 중국산 꽃게 964t 가운데 32t만이 신선도가 떨어지거나 표피색이 불량하다는 이유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을 뿐 유해성분 함유량이 높아 불합격된 사례는 단 1건도없었다.한마디로 겉만 멀쩡하면 독약을 넣어도 무사통과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결국 허술한 검역체계가 수입업자의 부도덕한 행위를 불렀고,이로인해 애꿎은 국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김재순기자 fidelis@. *반입 실태. 인천항을 통한 중국산 수산물 수입은 98년 4,090만7,000달러어치에서 지난해 8,121만9,000달러어치로 98% 급증했다.올들어서도 급증 추세가 계속돼 지난 7월까지 7,780만1,000달러어치가 수입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늘어났다. 품목도 다양해져 꽃게·소라·조개류가 주종을 이루던 것이 장어·민어·복어·잉어·아귀 등 수십종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들어 꽃게·장어 등의 국내 어획량이 급격히 줄어든데다 중국과 우리나라의 수산물 가격차가 커 수익성이 보장되기때문이다. 세관측은 국내 어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산 수산물에 대해 고율의관세를 부과하고 있다.이에 따라 농어는 평균 관세율 8%에 비해 8배가 넘는 70%,미꾸라지 60%,민어 80%,꽁치 50%의 높은 관세율을 매기고 있지만 수산물 수입 증가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중국산은 칭따오·위하이·단둥·다롄항 등을 통해 인천·부산·목포항 등으로들어오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산 농산물 수입은 지난해부터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98년 19억9,468만달러어치였던 것이 지난해 14억720만달러어치로 29% 줄어들었으며 올들어서도 지난 7월까지 6억5,295만달러어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됐다. 이는 한동안 쏟아져 들어오던 참깨·고추·콩류의 수입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대신 최근에는 양파·마늘·배추 등의 수입이 늘고있다.인천세관 관계자는 “중국산 수입 품목과 반입량은 국내 작황과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수시로 변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유통과정. 중국산 농수산물은 ‘송화주’로 불리는 현지 수집상들에 의해 수집,선적돼 국내 수입업자에게 보내진다.송화주는 상당한 자금력 및 현지민들과의 유대를 갖고 있는 한국인이나 조선족인 경우가 많다.그러나 이번에 꽃게에 납을 넣은 것으로 밝혀진 양원세(梁元世)씨처럼 갑자기 수집업에 뛰어든,브로커성 경향이 강한 수집상들도 중국 단둥을중심으로 다수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 검찰의 분석이다. 수산물은 포구 등지에서 수집해 비교적 기일이 많이 걸리지 않지만농산물은 먼 지역까지 가서 수집을 해야 하기 때문에 10일 이상씩 걸리기도 한다.물건을 선적하는 과정에서 1∼2일이 걸리고 인천항까지운송에는 3일 정도가 소요된다.통관 절차가 전에 비해 많이 간소화되었지만 입항을 위해 대기하고 검역하는데 시간이 상당이 걸려 인천항에서도 1∼2일이 소요된다. 검역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은 검역이 세밀하게 진행되어서가 아니라 대부분 검역소 직원을 기다리는 시간이다.검역소측은 사람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여러 건이 접수되어야만 현장에 나타나기 때문에 반나절 이상 기다리게 하기 일쑤다. 그러나 일단통관이 된 이후는 신선도를 생명으로 하는 농수산물은급속도로 전국으로 퍼져 나간다.유통과정도 농수산물시장과 중간상,도·소매상이 혼합된 형태여서 일정한 패턴이 없다.검찰이 꽃게 납주입 사건 이후 긴급히 해당 수입업체가 유통시킨 물품 수거에 나섰지만 30t 가운데 200㎏밖에 거둬들이지 못한 것은 이같은 사정 때문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 [대한광장] 팔월의 하루

    팔월 중순의 날씨치곤 너무 덥다.투르판의 화염산 천불동 계곡을 걸을 때와 같은 열기가 방 안까지 밀고 들어온다.TV 화면은 울음바다이다.50여년만의 만남은 젊음을 빼앗겨버린 주름진 얼굴과 굽은 등만보여준다.잃은 것이 젊음뿐이랴.흐르는 눈물은 침침해진 눈을 더욱흐리게 하고,오열은 아물지 않은 가슴을 다시 헤집는다. 꿈에 그리던 만남을 지켜보노라니 꼭 짚어낼 수 없는 답답함이 가슴에 가득해진다.다실로 나와 침향을 사르며 구레츠키의 3번 교향곡 ‘슬픈 노래의 심포니’를 듣는다.가슴 속에 묻은 아들을 위해 기도하는 어머니의 애절함이,그 애절함을 승화시키는 소프라노 돈 업쇼의노래가 그레고리안 성가처럼 침향의 향내음을 타고 가슴으로 밀려온다. 비라도 내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뜰에 나섰으나 타는 하늘은 구름 한 점 허락하지 않는다.나무들은 땀 흘리다 지쳤는지 축 늘어져 있고,늦게 피기 시작한 목백일홍만 빨갛게 익었다.옹기 속 수련은 졸고 있고,무궁화는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땅으로 곤두박질 한다.개들은 숨쉬기도 귀찮은지 나무그늘 아래 땅에다 주둥이를 박고 있다. 맑은 날씨 덕분에 공항이 마당처럼 가깝다.저기 ‘고려항공’의 북녘 비행기가 와 있단다.다시는 넘지 못할 것처럼 생각했는데,몇 십만V의 고압선이 보이지 않게 하늘을 가로막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용케도 북쪽 비행기가 바로 넘어 왔단다.하긴 하늘에 무슨 남과 북이 있으랴.모두가 어리석은 사람들의 허망한 장막일 뿐이지. 출가 이후 부처님 전에 서면 늘 해왔던 ‘국운융창 국태민안 남북평화통일속성취’의 축원 속에 나는 늘 바랑을 지고 금강산 묘향산을오르내렸다.그러나 뱃길로 금강산이 열리고 중국으로 백두산 길이 열렸어도 나는 아직 가지를 않았다.가끔 차를 몰고 자유로를 달리며,길게 가로막은 철조망을 보면서 용케도 걸리지 않고 넘어오는 확성기소리를 듣기는 했다.‘그래 언젠가 이 자유로를 달려 개성과 평양으로 가리라’ 다짐만 하면서. 내가 줄곧 꿈꿔온 통일은 이런 것이었다.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갈수 있는 북녘 땅을 지프를 몰고 임진강을 건너,산과 강,작은 포구와 외진 두메산골까지두루 밟아본 뒤,이윽고 허허로운 만주벌판을 떠돌다가 중국의 끝으로 가리.그리곤 뜨겁고 거친 사막을 넘어 혜초스님 가셨던 길을 따라가며 히말라야의 지붕에서 밤하늘의 별을 헤어보리.그리하여 한반도는 더이상 한 조각의 땅덩이가 아닌,온전히 세계와 하나임을 확인해보리. 푸드득 까치가 나는 소리에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눈을 들어보니 능소화 꽃송이가 곧장 머리로 떨어져 내렸다.자태 그대로 툭 떨어지는 능소화는 꽃의 귀족이다.그 꽃송이를 주워들고 다실로 돌아와차를 달이며,프리치 분덜리히가 부른 슈베르트의 ‘시든 꽃’을 듣는다.가수는 35년 전 36세의 젊은 나이로 고인이 되었건만 그 목소리는 남아 지금 이렇게 심금을 울린다. “그녀가 준 꽃이여.나와 함께 무덤 속에 들어가자.너희들은 내 모양을 안다는 듯이 그렇게 슬프게 나를 보는구나” 노랫말과 함께 많은 영상이 스쳐간다.특히 김정일의 그 당당한 모습이,마음만 먹으면 내일이라도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하는 그 모습이. “너희들은 왜 그렇게 시들고,바래고,눈물에 젖어 있느냐.아아,눈물도 5월의 녹색을,지나간 사랑을 되살리지는 못해.봄이 오고 겨울은가 들에 꽃이 피어도 그녀가 준 꽃은 내 무덤에 들어가 있는 거다” 다시 깊게 패인 주름 위에 눈물 흘리는 모습과 그들이 들고 있는 빛바랜 옛 사진들이 떠오른다. “그녀가 언덕을 헤매면서 ‘그 사람은 진실했었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면 그때야말로 꽃이여,모두 피어라.5월이 되고 겨울은 간 것이다” 노래가 끝나고,나는 찻잔을 비운다.통일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지금있는 것 그대로 다 놓아버릴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송강 개화산 미타사 주지
  • 유해식품사범 처벌 대폭 강화된다

    식품위생사범에 대한 형사처벌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25일 중앙청사에서 안병우(安炳禹)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법무,행정자치,농림,해양수산부와 관세청 등 관계부처·청의 차관·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납꽃게’,‘황산 참기름’ 등 최근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 유해식품 근절대책을 논의했다.정부는 이날회의에서 유독·유해물질이 포함된 식품을 제조·판매하거나 가공·수입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는 방침 아래 식품위생법의 개정도 검토키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현행 식품위생법은 식품위생사범에 대해 5년 이하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처벌강도를 강화,인체 유해식품의 제조·판매를 원천적으로 차단해나갈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한 검찰 수사결과 중국 산지에서 꽃게에 납덩이를 넣은 것이 확인되면 외교통상부와 협의를 거쳐 중국에 대해 수출 농수산물에대한 사전 검사증 첨부 등 예방책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서 해양수산부는 수입 냉동꽃게에 대해 전량 금속탐지기검사를 실시하고 복어, 홍어 등 이물질 주입이 가능한 수산물에 대해서는 몸체 절단검사를 실시하며 표본검사 비율도 현행 10∼15%에서 30%로 확대하겠다고 보고했다. 관세청은 컨테이너 내부를 검사할 수 있는 컨테이너 X-레이 검사기를 내년중 도입,수입 농수산물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운기자 jj@
  • 중국산 복어에도 ‘납덩이’발견

    중국산 냉동꽃게에 이어 냉장복어에서도 납덩이가 발견돼 모두 폐기됐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4일 인천항을 통해 수입하려던 중국산 냉장복어295상자(5,350㎏)가운데 22상자에서 상자당 1∼2마리의 복어속에 마리당 6∼40개의 낚시용 납추를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해양부는 이번에 발견된 납덩이도 무게를 늘리기 위한 것으로 판단돼 국내 가격이 높은 조기와 아귀 등 중국산 모든 수입수산물을 금속탐지기로 검사하기로 했다. 냉동꽃게에서도 납덩이가 추가로 발견됐다. 해양부가 22∼24일 서울,인천,부산의 7개 수입업체 보유물량 26.2t에 대해 금속탐지기로 검사한 결과 15상자 6.8t에서 납덩이 46개가발견됐다.5∼10상자당 1마리 정도에서 납이 1∼17조각 검출됐다. 해양부는 창고에 보관중인 냉동꽃게 200여t도 전량 금속탐지 검사를실시해 납덩이 등이 나올 경우 모두 폐기하기로 했다. 손성진기자 sonsj@
  • [사설] 공적자금 투입 줄이려면

    정부와 여당이 공적자금을 연내 추가로 조성해 부실 금융기관에 투입키로 했다.규모는 10조∼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과연 ‘밑 빠진 독’처럼 계속 쏟아부어야 하느냐는 그 타당성에 대한 논란도있지만 불가피하다는 점은 받아들여야 한다.새로 늘어난 부실을 그대로 놔두고는 은행 등 금융기관의 정상경영이나 금융구조개혁도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모두 국민의 세금이라고 볼 수 있는 공적자금이 제대로 회수되지 않고 계속 들어가는 데 있다. 환란 이후 모두 107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지만 금융기관 부실은 계속 늘고 있다.즉 잠재된 기업의부실이 새로 드러나 금융기관으로 전가되고 금융기관들은 누적된 부실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공적자금을 새로 조성하고 투입하기에 앞서 이미 투입된 자금을 회수하는 데 정부는 우선 나서야 한다.부실 금융기관 임직원뿐아니라 부실 기업주를 상대로 철저히 책임을 추궁해 그들의 재산을환수해야 한다.이제까지 공적자금 회수 규모가 18조원에 불과한 것은 문제이다.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공적자금의 적극 회수에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기업개선(워크아웃)작업에 들어간 상당수기업의 오너들이 회사 재산을 빼돌린 것으로 최근 적발된 사례는 정부와 금융기관의 감시 태만 탓이다.이런 사례가 재발돼서는 안된다. 또하나 짚고 넘어갈 것은 공적자금 투입이나 금융개혁문제를 단순히 금융 차원에서만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금융 부실의 일차적인 원인 제공자인 기업의 부실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를 산업정책 측면에서 고려해야 한다.즉 부실 기업을 퇴출시키되 경쟁력 있는 대체기업의 창출을 고려해야 하며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이 잘 돌아가야 향후 부실 여지가 줄어들어 금융기관의 정상화도 앞당겨질 것이다. 지금처럼 자동차와 건설 등 국가의 주요 산업들이 계속 흔들릴 경우 나라 경제의 앞날이 밝지 않은 것은 물론 금융기관의 부실 규모 역시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다.부실 기업을 정리하더라도 구조조정 이후의 대안을 마련하는 장기적인 산업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그런데도우리나라를 지탱하는 기간산업을 어떻게 끌고갈지에 대한 청사진이 정부 내에서 결여된 것처럼 보여 우려된다.심지어 금융정책 따로,산업정책 따로 돌고 있는 형국이다.기업과 금융 구조개혁 이후의 산업 경쟁력을 높여야만 기업 부실이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지고 국민의 세금을 공적자금으로 투입하는 등의 악순환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 [환승역 상권] 건대입구역

    지하철 6,7호선 환승역 상권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21세기컨설팅 상권조사팀과 함께 지역 거점 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는 6,7호선 환승역을 찾아 핵심 상권과 시세 흐름 등을 점검하고 유망업종을 알아본다. 건대입구역 상권은 언제나 젊은이들로 북적댄다. 5∼6년전부터 번창하기 시작한 이곳 상권은 지하철 7호선 완전 개통과 더불어 확실한 ‘영파워’(young power)상권으로 자리잡았다. 경기침체와 외환위기로 대부분의 상권이 시들해진 것과는 대조적으로 건대입구역 상권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최근 2∼3년동안 권리금과 임대료가 해마다 20%이상 뛰고 점포를 얻으려는 수요자들이 늘 대기하고 있는 곳이다. ◆핵심 상권=이곳의 핵심 상권은 능동로 건대입구역에서 어린이대공원앞 네거리까지.1㎞에 큰 길가와 이면도로까지 젊은층을 끌어들일수 있는 점포가 몰려있는 곳이다. 먹자골목은 대부분 기존 주택을 개조한 것이어서 점포 규모가 20∼30평형으로 작다.먹자골목이 먼저 성장했고 다음에 큰 길가 건물들이들어서면서 상권이 번졌다.대로변은 50∼80평 정도의 상가가 많이 모여있다. 넓게는 화양동,성수동 상권과 연결돼 서울 동부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노른자위 상권으로 꼽힌다.주요 고객은 10∼20대.대학생이 많고성수동 공단 젊은이들도 찾는다. ◆시세=20∼30평짜리 점포마다 대개 1억∼2억원의 권리금이 붙었다. 대로변 권리금은 먹자골목에 비해 2배정도 비싸다.외환위기이후 상가 임대료가 폭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 점포 임대료는 꾸준히 올랐다.3년전에는 50평짜리 상가를 얻는데 보증금 2,000만원에 월 80만∼100만원이면 가능했다. 권리금과 임대료는 그동안 널뛰기 행진을 거듭,지금은 큰 길가 1층30평짜리 점포를 구하는데 권리금으로 2억원,보증금 7,000만원에 월300만원 임대료를 줘야 한다.50평 정도의 2층 점포 시세는 권리금 2억원에 보증금 6,000만원,월세 250만원 수준이다. 이면도로 먹자골목 1층 25평 음식점 자리는 권리금 1억∼1억5,000만원에 보증금 4,000만원,월세 200만∼250만원을 호가한다.2층 25평짜리 호프집은 권리금 1억원에 보증금 3,000만원,월세 200만∼250만원을 부른다. 먹자골목에서 조금 더 들어간 코너 1층 25평짜리 고기집은 보증금 3,000만원,월 임대료 150만원정도다.권리금은 1억원이면 충분하다. ◆유망업종=큰 길가는 액세서리,의류,화장품 가게가 즐비하다.2층은커피숍이나 호프집,이면도로는 소주방,식당 등이 밀집해 있다.젊은층을 상대로 하는 장사라면 업종을 가릴 필요가 없다. 류찬희기자 chani@
  • 불량 꽃게·홍어·식용유…식탁 겁난다

    농수산물과 식품에서 납 등 갖가지 이물질이 쏟아져 나와 국민 건강안전에 비상이 걸렸다.특히 수입 농수산물의 경우 원산지 수출업자와 국내 수입업자가 무게를 늘리기 위해 넣은 이물질이 검출돼 검역체계의 문제점도 드러내고 있다. 이와관련,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는 24일 관계부처에 실태파악과대책을 세우라고 긴급 지시했다.정부는 25일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근절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최근 중국산 꽃게에서는 납덩이가,칠레산 홍어에서는 돌덩어리가 무더기로 발견되는가 하면,국내에서는 황산을 넣어 식용유를 가공하고,묵에서 암을 유발하는 성분이 검출되는 등 국민의 건강을 해치는 불량식품이 국내외를 불문하고 거의 무차별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농수산물 및 식품에서 이물질이 검출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근절되지 않는 것은 식품가공업체의80%가 영세업체인데다 업주들의 한탕주의가 불량식품을 양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입농수산물의 검역체계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검역체계가 농림부등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어 총괄적인 점검이 어려운데다,검역인원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수출입 동물 및 축산물 검사는 농림부 산하의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담당한다.서울 인천 부산 군산 제주 등전국 5개 지원에서 주로 검사를 전담하는 실정이다. 또 수입농산물 중 식물에 관한 검역이 이원화돼 있는 것도 문제다. 식물이 병에 걸려있는지 여부는 농림부 산하 국립식물검역소에서,수입식품에 유해화학물질이 있는지,농약잔류,사람에게 전염되는지 여부 등은 복지부 산하 식약청에서 맡고 있다. 전국 공항과 항만에 5개 지소와 18개 출장소를 보유한 식물검역소는 수입농산물중 우리나라에 없는 병이나 해충이 묻어서 들어오는지 등을 검사하고 안전조치를 취한다.검역원 관계자는 “취급 영역이 지나치게 방대한데다 식물중에서도 호르몬,농약잔류 여부는 식약청 산하의 검역소에서 따로 맡고 있다”면서 “식물검역은 무역을 규제하는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 국제기준에만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방옥균 식품안전국장은 “농수산물은 의약품과달리 전문성이 필요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불량식품을 만들어 낼 수있다”면서 “불량식품을 적발하려면 현장을 연 1회 이상 방문해 실사해야 하나 규제완화로 지금은 최종제품만 무작위로 수거해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상덕 김성수기자 youni@
  • ‘납 꽃게’ 수협직판장서도 발견

    납을 넣은 중국산 꽃게가 수협직판장에서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나섰다. 23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22일 오후 강서구 발산동 수협직판장의 K상회에서 팔다 남은 꽂게 1마리에 길이 4.5㎝의 납 덩이가 들어 있었다. K상회 주인 임모씨(56·여)는 경찰에서 “납이 든 꽃게는 지난 6월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구입한 중국산 꽃게 200㎏의 일부”라면서 “당시 들여온 꽃게 대부분이 팔렸지만 소비자들로부터 납이 들어 있다는 항의는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노량진수산시장과 대규모 직판장에 이미 많은 중국산 ‘납꽃게’가 유통된 것으로 보고 꽃게에 납을 넣은 수입업자와 도매상을 추적하는 한편 꽃게의 유통 경로 등을 조사 중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이번엔 ‘돌덩이 홍어’ 충격

    수입산 냉동 꽃게에서 납(Pb)이 나온 데 이어 수입산 홍어에도 돌을 넣는 사례가 많아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물 먹인 외국산 아귀와복어도 국내에 다량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어시장으로 유명한 전남 나주·영산포 일대 상인들에 따르면 최근 칠레산 일부 홍어의 뱃속에 어린이 주먹 크기만한 돌덩이 2∼3개씩이 들어 있는 것을 발견,수입 업체에 항의를 했다. 상인 정모씨(63)는“돌이 많이 발견될 때는 하루에 4∼5마리에서 돌덩이가 나오는데 마리당 나오는 돌 무게가 1㎏은 족히 넘는다”고 말했다. 또다른 상인 김모씨(56)는“수입 생선은 냉동 상태에서 수입되기 때문에 현지에서 작업을 할 때 넣어야만 가능하다”며“수입업자와 현지 작업자들이 공모를 했거나 아니면 생산 어민들이 장난을 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불법행위는 수산물 검사가 외관 손상이나 변형,표피에 이물질이 붙어 있는지 여부 등 육안검사만으로 통관이 가능해 통관과 검역 과정에 대한 전면적인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편 국립수산물검사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전국에 수입된냉동 아귀와 냉동 복어는 각각 1만2,611t(4,511만9,000달러)과 4,512t(1,061만9,000달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모두 30∼37% 늘어났다. 올해 수입된 것들 중 부적합 판정을 받아 반송되거나 폐기된 냉동 아귀는 324t,냉동 복어는 201t이다. 광주 남기창·인천 김학준기자 kcnam@
  • [외언내언] 먹거리에 납을 넣다니

    노란 알이 들어찬 꽃게는 게장으로 담가 먹어도,탕으로 끓이거나 찜쪄 먹어도 한결같이 입맛을 돋우는 ‘밥도둑’이다.우리나라가 3면이바다로 둘러싸이긴 했지만 꽃게라면 알이 실하고 살이 쫀득쫀득한 서해 것을 최고로 친다.그래서 지난해 6월 ‘서해교전’이 발생했을 때와 이달 초 ‘한·중 어업협정’이 타결됐을 때 호사가들은“어허,꽃게 값이 오르겠는 걸”괜한 걱정을 하며 입맛을 더욱 다시곤 했다.우리는 어족 보호를 위해 꽃게잡이를 매년 4∼6월과 9∼11월에만 허용하기에 수요의 많은 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한 냉동꽃게가 대신한다. 그런데 그 중국산 냉동꽃게에 일부러 납덩이를 ‘심어’ 팔아온 수입업자가 구속됐다.꽃게 값이 워낙 비싸고 무게에 따라 가격차가 큰까닭에 값을 더 받으려고 게 몸통에 납 알갱이를 넣었다는 것이다.참으로 상상조차 못할 극악한 범죄다.중금속 중에서 독성이 가장 강한납이 체내에 흡수되면,배설되지도 않으면서 신경장애 등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상식에 속한다.게다가 조리를 하려고 열을 가하면 납 증기가 발생해인체에 흡입될 가능성이 한결 높아진다고 한다.막상 구속된 업자가 그런 극악한 범죄를 통해 추가로 벌어들일 돈은 검찰 추정으로 400여만원에 불과하다니,그 정도 더 벌자고 이같은 일을 벌인업자야말로 인면수심(人面獸心)의 본보기다. 우리 사회에서는 먹거리와 관련해서 ‘가짜’가 넘쳐나는 실정이다. 가짜 한우에 가짜 생수는 물론이고 두부 한모,콩 한줌을 사려고 해도중국산 또는 유전자 변형한 미국산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그래서다가오는 추석처럼 명절에 차례상을 차릴 때면 “조상님은 외제만 드신다”는 서글픈 객담까지 오가는 상태가 됐다.그러나 외국산 농수산물을 국산이라고 속아 사는 일이야 맛과 돈에서 손해보는 정도로 끝난다.알 대신 납을 품은 게를 먹는 일은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단순한 손해 차원이 아니다. 검찰은 그 수입업자를 식품위생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그래봐야 그가 법정에서 받을 최고형은 ‘5년 이하 징역’이다.검거 전에 이미 수도권에 풀어놓은 꽃게 32t이 국민 건강에 미칠 피해에 견주면 지나치게 낮은 형벌이다.수입하는 수산물에 납이 포함됐는지를세관·수산물검사소에서 세밀하게 검사하는 일은 행정력의 효율성에비춰 전혀 가능하지 않다고 한다.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다. 다수 국민에게 치명적인 건강상 위협을 끼친 극악한 식품위생 사범에게는 극형에 가까운 벌을 주도록 관련 법규를 강화하는 것뿐이다.이제 우리는 게 한마리,고등어 한손을 사고도 뱃속을 일일이 뒤져봐야하는 세상에 살게 됐는가.의사들이 벗어던진 가운 위에 게의 환영이겹치면서 우리는 괴담(怪談)에나 나올 법한 사회에 산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
  • ‘이동하는 몸, 흔들리는 땅’展 29일부터

    오늘날 예술가들에게 지역적 정체성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문화 지형이 나날이 평준화되어 가고 있는 요즘,지역미술의 개념에도 적잖은 변화가 일고 있다.서울작가니 지방작가니 하는 구분은 이제 별 의미가 없다.세계를 하나로 이어주는 거대 정보통신망은 지리적·문화적거리를 한순간에 무색케하며 지역공동체의 역할과 유대를 느슨하게하고 있다.‘집’이나 ‘땅’은 이미 농경시대의 절대적 권위를 상실한 지 오래다.작가들은 정주민적 사고보다 유목민적 사고에 더 익숙하다.이런 현실은 전시개념의 틀까지 바꿔 놓았다. 29일부터 9월 19일까지 서울 동숭동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미술회관에서 열리는 ‘이동하는 몸,흔들리는 땅’전은 그 대표적인 예다.이 전시는 본래 각 지역의 우수한 작가들을 발굴,그들의 자생적 정체성을찾아주고 창작의욕을 북돋워준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그러나 작가들이 지역의 정체성과는 상관없이 사고하고 행동한다는 판단에서 전시의 방향을 바꿨다.이에 따라 전시 초점은 ‘지역에 뿌리박힌 작가’가 아니라 ‘흔들리는 땅’위를걷는 ‘이동하는 몸’으로서의 예술가에 맞춰졌다.전시를 주최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은 각 지역대표로서의 작가가 아니라 오히려 지역과 유리된 개인으로서의 작가를 발굴하는데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번 ‘예술행위의 탈중심’작업에는 20대에서 40대에 이르는 현역작가 16명이 참여했다.강용석 권순환 김석환 김수범 김영길 김영호박동주 박민석 박상화 박이창식 윤진숙 이문형 정주하 차경섭 허강황경희 등이 그들이다.사진,비디오,웹,설치,회화 등 다양한 장르의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1전시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땅,역사적·사회적 관점에 의해 재정의되는 땅,문명을 수용하며 변형되는 땅,가상공간을 통해 이동하는 땅 등 ‘흔들리는 땅’의실존적 형상을 표현한 작품들로 꾸며진다.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최근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매향리 폭격장에 대한 다큐멘터리 사진작업. 동두천 양공주 사진작업으로 잘 알려진 강용석은 거리두기와 톤 조절기법 등을 적절히 사용,매향리 문제에 대해 감정적인 접근을 배제하고 냉정한 시선을 유지한다.무거운 주제의식과 인화된 화면이 주는쾌락적 요소가 서로 충돌하는 그의 화면에는 분단의 비극이 숨어 있다.바로 그 지점에서 이 사진의 사회적 소명은 완수된다.황폐해진 흙덩이를 웅장한 산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김영길의 스트레이트 사진도색다르다.허구와 실제를 교란하는 카메라의 눈을 통해 인간의 시각적 인식능력과 이미지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한다.김영호의 간판그림도 주목되는 작품.그에 따르면 무질서한 간판숲은 천민자본주의의 극치다.그는 형형색색의 간판들을 일정한 크기로 나눠 캔버스에 옮긴다.현대도시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 유혹에 이끌리는 도시인의 감수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모호하고 중층적이며 아이러니컬하다. 2전시실에서는 변형되고 조작된 신체나 떠돌아다니는 몸 등 ‘이동하는 몸’을 주제로 담론을 벌인다.이문형은 철망부처와 철망변기작업을 통해 안과 밖,형태와 그림자,있음과 없음이 교류하는 경계의 현장을 보여준다.유전자복제 문제를 다룬 작품도 있다.차경섭은 유전자복제 사이보그에 대한 공포를 그물에 갇힌 괴물 형태의 게로 형상화한다.생명의 신비를 박탈하고 인간의 유전인자조차 욕망의 제물로 삼으려는 거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절망과 저항이 담겼다.이밖에 출품작가중 가장 젊은 윤진숙(26)은 현기증 나는 과학문명의 질주,그속에 내던져진 존재인 인간의 무관심을 주제로 한 인터액티브 영상작업을 펼친다.(02)760-4602. 김종면기자
  • 남북이산상봉/ 北아내 만난 李桓溢·崔成祿씨

    이환일(李桓溢·82)씨는 16일 전날에 이어 숙소인 고려호텔에서 헤어졌던 아내 최옥견씨(80),아들 웅섭(54),딸 경숙(61)씨를 만나 네가족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51년 1·4후퇴때 혈혈단신 월남한 이씨는 남쪽에서 재혼한 아내 한정오씨(73)가 북에 가면 가족들에게 끼워주라며 자신의 목걸이를 녹여 마련해 준 금반지 3개를 아내와 아들,딸에게 차례로 끼워주며 진한 가족애를 나눴다.하지만 노환으로 귀가 먹고 말도 못하는 아내 앞에선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았다.이씨는 “반갑긴 한데 무슨 말을해야 할지.말 못하는 게 너무 안타까워”라며 아내 손을 꼭 잡았다. 최성록(崔成祿·79)씨도 “니 어쩌다 손이 이리 쭈글쭈글됐나”라고장탄식을 하며 아내 유봉녀씨(75)에게 금가락지를 끼워줬다. 그리고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최씨는 “내가 죄인”이라고 연신 흐느꼈다.최씨는 아내에게 목걸이를 걸어주고 “이건 며느리 줄라고 준비한건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1·4후퇴때 핏덩이였던 외아들은 이미‘저 세상’ 사람이었다. 최씨와 유씨는 헤어진 후각각 남과 북에서재혼했지만 둘 다 지금은 배우자와 사별한 상태.두 사람은 “오래 살아 다시 만나자”며 작별의 정을 나눴다. 평양 공동취재단
  • [대한포럼] ‘현대’에 주는 苦言

    엊그제 친구 몇명과 모처럼 저녁을 함께 한 적이 있다.처음에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남한 언론사 사장단간의 만남을 얘깃거리로 올렸지만 화제가 곧 현대사태로 바뀌었다.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친구가 먼저 “현실여건을 감안할 때 그 정도의 자구안(自救案)이면 되는 것 아니냐”며 현대에 다분히 동정적인 투로 운을 뗐다.그러자 증권사에 다니는 친구가 대뜸 세상물정을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표정을 지으며 손을 내저었다.이 친구는 “현대가 경제외적 무기를 앞세워서둘러 봉합한 것일 뿐”이라며 “현대문제는 계속 물밑에 잠복되어있다”고 했다.묵묵히 술을 마시던 다른 친구도 여기에 맞장구를 쳤다.현대가 두차례나 시장을 속인 전력(前歷)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자구안 실천여부를 좀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그렇다.현대가 자구안을 내놓고 이행방침을 밝혔는데도 여전히 많은사람들은 현대의 ‘공언’을 미덥지 못한 것으로 여기는 실정이다. 시장관계자들도 현대사태가 해결된 것이 아닌 진행형이란 반응을 보인다.현대가 어느덧‘양치기 소년’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마저 든다.물론 그 굴레는 자신들이 만든 것이다.서울 여의도 증권가에는 지난4월 이후 달마다 ‘월말 괴담설’이 나돌았다. 현대가 늘 진원지였다.현대가 겉포장만 화려한 자구안을 내놓은 채 실천을 미적거리는 바람에 주가가 곤두박질친다는 것이다.현대는 지난 4월27일 현대투신에대한 정부지원 대가로 첫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대투신의부실을 해결할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 주식시장을 크게 실망시켰다. 5월31일에는 ‘3부자 동반퇴진’이란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함으로써증시를 또 한차례 출렁이게 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현대의 그동안 약속파기 행적이 시장의 심판을받아 이미 퇴출된 기아·대우와 너무나 닮은 꼴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자구노력 이행에 미적거리며 허송세월한 대목은 기아·대우와 그토록 같을 수가 없다.우선 기아의 행적을 살펴보자.97년 6월 표면화된 기아사태는 한마디로 당시 오너의경영실패가 자초한 것이었다.따라서 기업회생을 위해 새 자금을지원해야 하는 금융기관으로서는 최소한 신뢰할 수 없는 경영진을 사퇴시켜야만 했다.그런데 오너가 사퇴를 거부하면서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1년반만에 12조원에 육박했다.결국 기아는 98년 12월에 부채탕감액 7조원을 국민부담으로 떠넘긴 채 제3자에게 매각됐다.그러나 국민과 정부,채권단,기아 모두 큰 손실을 본 뒤였다.기아와 현대는 모두나쁜 쪽으로 같은 행태를 보였다.우선은 시장에 켜진 빨간 신호등을무시하며 버티기로 허송세월한 점이 그렇다.시장의 신뢰를 구하는 최소한의 확실한 조치,예컨대 부실경영의 핵심인사를 퇴진시켜야 하는데도 이들이 계속 버티고 있는 모양새도 똑같다. 대우는 어떠했는가.대우는 98년 12월 주채권은행과 계열사 축소 및부채비율 감축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이어 지난해 4월에는 중공업과 조선부문의 매각을 골자로 하는 추가 구조조정안을 내놓았다.급기야 7월 ‘구체적 실천방안’이란 이름의 자구계획까지 발표하기에 이르렀다.문제는 대우의 구조조정안이 ‘선언’과‘발표’만 있었을 뿐이지실천은 전혀 뒤따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간 현대가 보여준 행태와 너무 닮은 대목이다. 분명한 것은 현대사태는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란 사실이다.현대가 이번에도 자구실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기아·대우와똑같은 ‘최후’를 맞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그렇다면 현대 경영진은 당장 기아·대우의 ‘퇴출 일지(日誌)’를 들춰내어 정독해야 할일이다.그래서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어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같은실수를 반복할 수밖에 없으며, 그 결과는 몰락으로 통하는 길임을 현대 경영진은 알아야 할 것이다. 박건승 논설위원 ksp@
  • ‘고철 덩어리’ 무궁화위성 인터넷 덕에 ‘복덩이’로

    한때 ‘고철덩어리’로 통했던 무궁화위성이 인터넷 시대를 타고 ‘우주의인터넷 기지’로 탈바꿈했다.일반 고속인터넷은 물론,인터넷방송·홈쇼핑 등으로 이용범위가 확대되면서 우주와 사이버 공간을 잇는 ‘효자 위성’으로부상하고 있다. 한국통신이 지금까지 발사한 무궁화위성은 모두 3기.94년 8월 국내 최초로데이터와 통신서비스가 동시에 가능한 ‘멀티미디어 위성’ 무궁화 1호가 발사됐고,각각 95년 1월과 지난해 9월에 2,3호가 쏘아올려졌다. 무궁화위성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이용률이 극히 저조해 ‘우주의 애물단지’로 불렸다.그러나 올들어 인터넷 열풍이 불면서 인터넷 사업자들의 임대신청이 쇄도,최근에는 여유 위성중계기가 없을 정도로 이용률이 높아졌다.덕분에 지난해 4,000만원에 그쳤던 무궁화위성의 인터넷 관련 매출은 올해에는25억원으로 60배 이상 뛰어오를 전망이다. 한국통신은 현재 Ku-밴드(14∼12GHz대역)와 Ka-밴드(20∼30GHz대역)를 통해위성인터넷을 제공하고 있다.‘메가패스 위성인터넷’을 통해 직접 가입자망서비스를하는 동시에 유니텔 등 다른 사업자들에게도 중계기를 임대해주고있다. 유니텔은 위성저속데이터통신(VSAT)서비스 및 위성 홈쇼핑·위성 인터넷(DirecPC)서비스를 제공 중이다.미래온라인과 한독은 곧 본격적인 초고속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아이비샛은 위성인터넷·원격강의·실시간증권정보를,아이링크커뮤니케이션은 위성인터넷·동영상 서비스를 준비중이다.한별텔레콤도 다음달부터 고속 인터넷 및 원격강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GCT코리아와 애니셋은 Ku-밴드를 통해 양방향 위성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 2000여름 멋진 몸매 만들기 열풍

    ♣다이어트 사이트에 넘치는 절규. 나 165cm 64kg 여고생.다이어트 말만 들어도 이젠 치가 떨린다.굶어보고,살빠지는 크림도 발라보지만 그때뿐,밀려오는 식욕….얼마전엔 내가 아끼던 청바지 지퍼가 터져 버렸다.이젠 거울 보기가 무섭다. 나 20대 직장여성.여름휴가때 큰맘먹고 단식원에 10일 다녀왔다.참가비 50만원.7일은 생수만 먹고,3일은 죽 먹으며 사우나,쑥뜸을 했다.5kg이 빠졌지만집에 온 뒤 하루에 1kg씩 다시 찐다.살들아,이제 제발 좀 떠나다오. 인터넷 다이어트사이트엔 ‘살과의 전쟁에 대한 보고서’가 처절하다.서로비법을 나누며,동지애를 키워간다.‘마음과 체중’이 맞는 다이어트 친구를구하는 글이 게시판마다 빼곡하다. ♣‘쭉쭉-빵빵’ 열풍. 노출패션이 절정에 달하는 이맘때면,남의 눈에 아무리 무심한 사람도 한번쯤제 몸을 되돌아보게 된다. 감춰보려 해도 얇은 여름옷을 비집고 나오는 야속한 살집.노려도 보고 꼬집어도 보면서 여름은 무르익어 간다. 이제 성형외과를 찾은 여성들도 ‘최진실 눈’‘황신혜 코’대신 ‘이소라엉덩이’‘한고은 허리선’을 주문하는 세상이 됐다. 21세기 최고의 화두라는 ‘몸’.나의 상품가치를 높이는 수단이자 나를 표현하는 언어가 되어버린 몸.남자라고 해서 예외는 없다.정색하고 훑어내리는여성들의 눈길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몸매는 결혼조건에도 우선순위로 등장한다.결혼정보회사 선우가 최근 미혼남녀 300명을 조사한 결과 남성의 42%,여성의 52.7%가 이성의 얼굴보다 몸매를먼저 본다고 응답했다. ♣아령을 든 여자들. 직장인들이 퇴근하기 시작하는 오후6시 서울 무교동 프라임 헬스클럽.남성들틈새로 의연하게 운동하는 여성헬스족이 꽤 눈에 띈다.전신거울로 몸매를 감상하며 덤벨(아령)과 봉 체조로 몸 만들기에 한창이다.헬스가 몸매를 예쁘게만들어준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헬스클럽의 여자회원은 2∼3년새 거의 30%비율에 육박하고 있다. 최근 명동에 문을 연 캘리포니아피트니스센터는 신규회원 3,000명중 여성이 70%나 된다.프라임헬스클럽 창용찬이사는 “헬스클럽창업자들을 위한 코치아카데미에도 수강생이 넘친다”고 귀띔한다. 못생긴건 용서해도 뚱뚱한 건 용서못하는 시대.품성보다 얼굴,얼굴보다 몸매인 시대.오늘도 여성들은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그까짓 1kg 때문에. ♣남자들에게 돌아온 부메랑. “난 차승원 몸매가 좋더라”“좀 밋밋하지 않아,클론의 구준엽 정도는 돼야지”여자 몸매를 은밀히 탐색하던 시선이 이제 남자들에게 되돌아와 꽂힌다. 몸매에 대한 강박은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남자들에게도 재력·학력에 못지않게 갖춰야할 재산이 되고 있다. 최근 직장 근처의 헬스센터에 등록한 40대초반의 문모씨.운동을 시작한 ‘대외적’이유는 건강이지만 진짜 원인은 회사 여자후배가 스치듯 건넨 한마디. “선배님,배가 거의 임신6개월이네요”너무 삐쩍 말라 고민인 대학2년생 김모군.“살들아,제발 내게로 와 붙어다오”를 외치며 운동을 시작한지 한달째다.여자들은 마르고 싶어 굶고 난리라지만 그건 정말 ‘배부른’소리다.운동을 시작한 뒤 체중이 오히려 줄어 걱정이지만 포기하지 않을 작정이다.‘한 근육’하는 그날까지. ♣몸의 사회학,몸매의 여성학. 21세기는 ‘몸이 자기표현의 마지막 수단’인 시대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이대 사회심리학과 이동원교수는 남자들까지 몸매열풍에 가세한 배경에 대해 “이미지 지배시대에 나타난 사회적 전염(social contagion)이자 유연해진 성역할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얼마전 자신의 다이어트체험을 바탕으로 석사논문을 쓴 한설아씨(이대 여성학 박사과정)는 “남자들의 몸매 관심을 성평등적 현상으로 보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다.“우리사회는 여성들에겐 ‘빈약함’을,남성들에겐 ‘근육질’을 요구한다.결국 치명적 하중을 받는 건 여성”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허윤주기자 rara@. *연예인 ‘육체미’는 필수?. ‘몸매 열풍’의 진원지는 근육질의 남자 연예인들(?). 지난 94년 MBC 드라마 ‘사랑을 그대품안에’에서 탤런트 차인표가 울퉁불퉁한 근육을 드러내며 뭇 여성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이래,이제 ‘육체미’는연예인들이 성공을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 됐다. 실제로 여의도 방송국 주변 헬스클럽에선 연예인들이 자주 눈에 띈다.가장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 소문난 이는 탤런트 최수종.‘여성에게나 있을 법한 속눈썹’에대한 콤플렉스 탓인지 그는 열심히 뛰고 있다.이미지 보다는 바쁜 스케줄과야간촬영 등을 버텨내기 위한 체력 연마에 무게를 주고 있다. 지난해 여성의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이미지에만 갇혀있던 탤런트 구본승이단단한 근육의 상반신을 드러내는 청바지 광고로 이미지를 180도 전환시킨것은 눈여겨볼 대목.그는 “중성적 이미지에 갇혀있던 나를 해방시키고 싶었다”고 했다.하루 3시간씩 1년동안 훈련한 덕에 팔뚝의 힘줄이 선명히 드러날 정도로 몸매를 바꾸었다.그의 광고는 ‘영혼을 가두는 감옥’으로만 여겨지던 몸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 가수 유승준은 공연도중 태권도로 단련한 상반신을 벗어제쳐 팬들의 열광을이끌어내는데 지난해 뮤직비디오는 아예 권투장면을 담아 냈다.인기 듀오 클론 또한 잘 발달된 근육과 검게 그을린 피부를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워 지난해 구준엽은 한국과 대만에서 화보집을 냈다.그는 언제 옷을 벗어제칠 것인가를 머리속으로계산하는 치밀성까지 갖췄다. 여자 연예인이라고 뒤처질 수는 없는 일.몸이 생명이자 무기인 모델계 대표주자들,이를테면 박둘선·이소라 등은 다이어트 비디오를 낼 정도로 이 방면에 밝다. 여기에 갸녀린 몸집의 탤런트 김원희,이승연,황신혜 등이 열심히 땀을 빼고있고 건강미를 더욱 가꾸는 축으로는 김혜수 등이 꼽힌다.여기에 사람들은다소 의외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가수 이소라도 러닝머신에서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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