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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 대북사업 순항할까

    현대의 대북사업이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98년 11월 시작된 금강산관광사업이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개성공단사업도 북한측이 투자보장협정 등에 대한 가시적인 조치를 내놓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북사업 현황] 현대가 심혈을 기울인 금강산 관광사업은 한 해 50만명 가량의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그러나 지금까지 유치한 관광객수는 고작 36만여명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의 금강산 사업은 올 상반기까지 2억600여만달러(2,500여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북한에 제공한 관광사업 대가(관광객 1인당 200달러 제공)가 절대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현대는 금강산관광사업을 따내면서 6년3개월동안 9억4,2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약속했으며 올 8월까지 2억9,400만달러를 지급했다. 앞으로도 6억5,000만달러 가량을 추가로 지급해야 할 판이다. [현대의 주장] 관광사업의 수지를 맞추기 위해서는 내국인 카지노사업 등 수익사업을 정부가 과감히 허용해 줘야 한다고 말한다.부대 수입이 없는 한 갈수록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적자폭을 메울 수 없다는점 때문에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북한 측에 제공하는 관광사업 대가도 현대의 어려운 실정을 감안해정부가 적극 나서주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정부의 입장] 남북관계에 일조한 현대에 대해 정부로서도 다소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대북사업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정부가 특정 업체에 특혜를줄 경우 삼성 롯데 등 후발주자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줄 수 밖에 없다는 점이 고민스런 대목이다.대북사업은 현대가 북한 측과 1대1대로터놓은 사안인 만큼 당사자끼리 협의를 통해 해결했으면 하는 입장이다. 주병철기자 bcjoo@
  • 선수협사태 “타결이냐” “장기화냐”

    프로야구 선수협의회(회장 송진우) 사태가 이번 주를 고비로 새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24일 현재 선수들의 무더기 가입으로 선수협의 세가 크게 불어나고있는 가운데 선수협과 각 구단을 대표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성탄절 연휴 이후 대화의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또 가입선수 확산으로 힘을 얻은 선수협이 ‘대표성 시비’를 일축하기 위한 이번 주전체 회원 모임을 계획하고 있어 주목된다. 우선 지난 22일 선수협의 공식 요청으로 열릴 대화 창구는 무난히개설될 것으로 보인다.다만 선수협은 파트너로 박용오 총재를 못박은반면 KBO는 실무 책임자인 이상국 사무총장을 내세워 다소 견해차를보이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바라고 있어 대화의 성사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태 해결 전망은 밝지 않다.‘사단법인화’를둘러싼 선수협과 구단간의 입장이 워낙 판이하고 완강하기 때문이다. 사태의 장기화 우려를 낳고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불과 28명의 선수로 초라하게 새출범했던 선수협이 대표자 6명에 대한 자유계약선수 공시 이후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동조에 이어가입 선수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주도권을 일단 쥐게 됐다. 게다가 선수협은 “프로야구 선수들의 명실상부한 대표 단체로 입지를 다졌다”면서 연내 전체 회원이 참석하는 모임를 개최,결속 강화와 세 과시는 물론 구단을 압박할 카드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KBO는 “선수협이 세불리기에 치중하기보다는 8개 구단 선수대표의합의로 하루빨리 선수협을 재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28명으로 지난 18일 총회를 가진 선수협의 회원수는 LG 43,해태 24,SK 32명이 가입한데 이어 롯데 34,한화 41,두산 35명이 추가합류,모두 209명으로 늘어났다.현재 KBO 등록선수 375명의 절반을 넘는 숫자다.이로써 선수협의 대표성 시비는 수그러들 전망이다. 김민수기자 kimms@
  • 2000 과학계 10대뉴스

    2000년 과학계의 최대 성과는? 단연 유전자 암호를 해독,인간 생명의 비밀을 담은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게놈지도 초안의 완성이다.미국 과학잡지 사이언스 최신호는 22일 올해 과학계의 10대 업적을 선정,발표하면서 게놈지도 초안의완성을 ‘100년만의 쾌거’라고 평했다.다음은 2000년 10대 과학뉴스. ◆6월 게놈 연구의 5개국 공공 컨소시엄인 인간게놈프로젝트(HGP)와미국 생명공학기업 셀레라 제노믹스의 인간게놈지도 초안 공동 발표. ◆단백질 합성이 이뤄지는 리보솜내에서 리보핵산(RNA)의 작용에 관한 연구성과. ◆그루지야에서 발견된 170만년 전의 두개골 화석.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에서부터 전세계로 퍼저나갔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물증. ◆전기 전도성을 띤 플라스틱의 개발. ◆골수를 뇌세포로 바꾸는 것처럼 인간의 세포를 조작,다양한 형태의 다른 세포로 변형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화성 표면이 한때 물로 뒤덮였을 가능성이 있으며 현재 물이 얼어있는 웅덩이가 여전히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사진이 궤도우주선에 의해 촬영된점으로 화성에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을 뒷받침하고있다. ◆열기구에 장착한 망원경을 통해 빅뱅 이후의 마이크로웨이브 잔광(殘光)을 포착해낸 것.이로 인해 현재의 우주가 편평한 구조로 돼 있으며 무한히 팽창할 것이라는 가설이 힘을 얻게 됐다. ◆암과 심장병,당뇨병 등의 발병 과정을 규명하는데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다줄 것으로 여겨지는 호르몬 수용체 역할에 관한 새로운 연구.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지구근접소행성랑데뷰(NEAR) 탐사선인 ‘슈메이커’가 ‘소행성 433 에로스(Eros)’에 접근,6개월간 탐사활동을 벌인 것. ◆양자 분야에 관한 새로운 연구로 새로운 유형의 컴퓨터와 전자회로 개발의 지평을 개척한 점. 이동미기자 eyes@
  • [오늘의 눈] 정부 개입 빅딜 정부가 책임져라

    빅딜은 과연 성공했나?산업자원부는 지난 19일 한국철도차량의 책임경영체제 조기 구축과한국항공우주산업의 추가 금융지원방안을 발표했다.그러면서 빅딜이완료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산자부의 이러한 발표와 달리 빅딜이 마무리됐다고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빅딜의 시너지 효과는 찾아보기 어렵고 후유증만 도드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빅딜은 과잉·중복투자 해소와 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논리에 따라추진됐다. 살을 도려내는 아픔 뒤에는 선진국 수준의 경쟁력이라는과실이 따를 줄 알았다.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누구도 대기업 빅딜이 성공작이라고 평가하지 않는다. ‘빅딜 1호’ 한국철도차량을 보자.98년 9월 통합법인이 출범했지만1사·3노조라는 ‘한지붕 세가족’ 생활이 계속되고 있다.70여일째파업이 이어지고 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등 빅딜의 후유증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정부가 뒤늦게 주인 찾아주기에 나섰지만 한국철차의 경영정상화는 아득해 보인다. 빅딜은 알려진대로 대기업간 사업 맞교환을 말한다.과당경쟁,중복투자 등을 줄일 수 있어 수긍할 만한 점이 없는 게 아니다.그러나 정부주도의 강제적인 빅딜은 부작용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문화와 정서가 다른 기업을 인위적으로 합친다고 시너지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서울은행과 신탁은행이 합병 이후 오랫동안 후유증을 앓아온 것이 단적인 예다. 자유기업원 한 연구원은 “사업구조조정도 일종의 M&A(인수·합병)”라며 “우리의 기업관행과 정서상 M&A는 성립이 불가능한데도 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접근했다”고 지적했다.즉 ‘밀어붙이면 되겠지’하는 낙관적 생각이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빅딜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토록 필요한 것이었고,그래서정부가 개입한 것이라면 마무리도 책임있게 해야 한다.지금이라도 걸림돌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해 제거하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 마침 신국환(辛國煥) 산자부 장관은 국민의 정부 초기에 빅딜 당위성에 목소리를 높였던 박태준(朴泰俊) 당시 자민련 최고위원의 경제특보였다.신 장관의 결자해지(結者解之)를 기대해본다. 함혜리 디지털팀 차장lotus@
  • 가볼만한 ‘겨울바다 겨울섬’ 울릉도

    울릉도는 아직 신비스러움이 남아 있는 억센 시골처녀 같았다. 제주도가 알 것 다 알아버린 마누라의 펑퍼짐한 엉덩이라면 울릉도는 일 많이 한 시골처녀의 손마디처럼 지형은 험했지만 골짜기를 흐르는 물은 맑고 풍부했다.포항에서 3시간 남짓 배를 타고 도착한 겨울 울릉도는 쓸쓸했다. 울릉도를 방문하는 연평균 20만명 정도의 관광객 가운데 반 이상은7,8월 휴가철에 울릉도를 찾는다.그러나 진정 바다를 아는 자는 겨울바다를 찾는다고 했다.호젓한 섬에서 갈매기를 벗삼아 떠오르는 태양 앞에서 새로운 한 해를 살아갈 기운을 얻고 돌아왔다. 도동항에 내리면 언덕배기에 자리잡은 마을의 풍경이 정겹게 느껴진다.울릉도에서 가장 큰 마을인 도동이란다.제일 높은 건물이 5층짜리 아파트로 야트막한 집들이 좁은 골목길을 따라 옹기종기 모여 있는모습이 옛 정취를 불러 일으킨다. 도로 경사가 심한데다 좁고 험하다 보니 택시는 갤로퍼였다.특히 해안에서 나리분지로 들어가는 태하령길은 12굽이를 돌 정도로 경사가급해 속옷에 오줌을 지릴 지경이다.울릉도 총각들이 처녀를 오토바이에 태워 이 길을 넘으면 “오빠,시키는대로 다 할께”하며 매달린다는 우스개소리도 있다. 울릉도가 안고 있는 또 하나의 섬 죽도는 마치 영화 ‘러브 어페어’에서 워렌 비티와 아네트 베닝이 사랑의 불꽃을 지핀 섬같다.35년째 죽도에 살고있는 ‘호수산장’ 주인 김길철씨(62) 가족 4명이 유일한 주민이다.초록색 뾰족지붕의 호수산장에 닭백숙을 예약해놓고섬 둘레를 따라 나있는 오솔길을 천천히 걸으면 30분 쯤 걸린다. 죽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쭉 뻗은 대나무를 양쪽에 끼고 쪽빛 바다를 바라보며 흙길을 밟아 가노라면 두 발은 어느새 피안의 세계를 거닐고 있는 듯 하다.호젓한 산책로는 연인끼리 밀어를 속살거리거나,철학자인양 쓰잘 데 없는 공상에 빠지기 딱 알맞다. 호수산장 김씨가 내놓는 쫄깃한 닭살코기와 고구마처럼 달콤한 더덕이 어우러진 맛은 섬을 돌아보느라 출출해진 배를 즐겁게 하고도 남았다. 이 땅에서 눈이 가장 많이 오는 울릉도 겨울의 참맛은 성인봉. 묵고 있던 여관의 하얀 강아지 범돌이를 앞세우고 성인봉을 올랐다. 등산길은 4개가 있는데 도동에서 오르기 시작해 나리분지로 내려가면 성인봉의 모든 얼굴을 만날 수 있다.2시간30분 쯤 오르는 길이지만범돌이가 빨간 혀를 빼물고 할딱거릴 정도로 경사가 급하다. 울울창창한 대나무가 열병하듯 늘어선 산길의 하얀 신설(新雪) 위로 발자국을 콕콕 찍노라면 기분은 마냥 새로워진다.여기는 해발 984m정상.성인봉(聖人峯)이라 새겨진 비가 등산객을 맞는다.나리분지로내려가는 길에는 너무 높은 데라 일본인도 손을 못 댔다는 너도밤나무 원시림이 있다.밧줄을 잡고 원시림의 신비를 넘어 나리분지에 도착하면 ‘이런 평지가 숨어있었구나’하는 느낌이 드는 찰나 그 광활함에 입이 딱 벌어진다. 눈이 오면 꼼짝없이 갇혀버려 우데기,설피 등을 만들었던 나리동 사람들.긴긴 겨울을 보내며 입심도 늘어 ‘나리촌닭백숙’ 주인 아주머니와 달콤한 머루주를 앞에 놓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술이 바닥나는줄 모른다. 울릉도는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이기도 하다.도동약수공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망향봉에 올라 수평선 위로 굼실굼실 떠오르는 시뻘건 해를 보면 내 몸 정수리에서도 기운이 솟아오른다. 밤새 바다를 밝히며 어화(漁火)를 연출했던 오징어잡이 배가 들어오면 신새벽의 항구에는 아주머니들이 앞다투어 몰려든다.먼저 자리잡고 일하는 사람에게 그날 일당이 나오기 때문이다.오징어를 할복하고 대나무에 꿰는 손이 찬 바닷바람에도 재빠르다. 싱싱한 항구의 생명력은 여행객에게도 스며들어 울릉도를 떠나오는뱃길에서는 멀미도 안 난다. 벌써 다 저문 2000년.울릉도에서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며 한 해의 각오를 다지는 것은 어떨까. 글 울릉도 윤창수기자 geo@. **울릉도 가는 길. ◆울릉도 가는 길=포항,동해,후포,속초 등에서 배가 뜨지만 겨울에는 경북 포항에서만 안정적으로 매일 울릉도행 배에 오를 수 있다.포항발 썬플라워호는 하루 한번,오전 10시에 출발한다.돌아오는 배는 오후 3시 출발.폭풍에 발이 묶이는 경우가 많으므로 여비를 두둑히 준비해야 한다.동해에서는 카타마란호가 비정기적으로 뜬다. 썬플라워호를 운행하는 대아여행사(02-514-6766)는 서울 지하철 3호선 신사역에서 밤 12시에 출발하는 전세버스를 포항까지 제공한다.포항 호미곶에서 일출도 감상할 수 있다. 죽도행 배는 도동항과 저동항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2시만마다 1편씩 뜬다.새해 첫날에는 오후 2시 독도를 둘러보는 배가 도동항에서 뜬다.왕복 3만7,000원. ●맛집=자생약초를 먹고 자란 약소불고기,오징어회,생선물회,홍합밥,따개비밥,명이나물 등 뭍에선 상상할 수 없는 맛이 기다리고 있다.쌀로 빚은 술 ‘東海’도 울릉도에서만 즐길 수 있어 좋다. 선창회식당(054-791-1148)에서 약소불고기와 함께 먹는 명이나물 맛은 쉽게 잊을 수 없다.나리촌닭백숙(054-791-6082)의 감자전과 머루주도 맛있다. 윤창수기자
  • 연말 숙취 체질맞춰 푸세요

    새 천년 첫해가 저물어가는 세밑,제2의 IMF위기다 구조조정이다 해서 사회가 불안하지만 망년회,송년회,동창회 등 각종 술자리는 여전하다. 평소 술을 즐기는 ‘주류’는 물론 별로 마시지 않던 사람들까지도 한해를 정리한다는 분위기에 젖어 자칫 과음하게 되고 이로 인해 건강을 상하기 쉬운 시기가 바로 요즘이다. [연말 음주 요령] 연말 모임때문에 술을 불가피하게 마셔야 하는 경우 체력과 주량에 맞춰 알맞게 마시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방법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능력을 넘어선 음주를 삼가야 한다. 과음은 두통,메스꺼움,구역질,어지러움,설사 등 숙취로 인한 다양한 증상으로 이어지고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크다. 어쩌다 한번 술을 마시는 사람이라면 잠시의 괴로움으로 끝날 수 있지만 연말 모임이 잦고 술실력이 보통이거나 약한 사람의 경우는 술자리에서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 따라서 부득이 술자리에 참석할 때는 우선 빈속에 술을 마시는 경우를 피해야 한다.음주전 음식물을 조금이나마 먹어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울러 주량에 맞게 천천히 마셔 심장순환계가 적응할 여유를 주어야 한다. 대화를 많이 하면서 마시는 것도 덜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안주는 흰살 생선 등 단백질이 많고 지방질이 적은 것이 좋다. 해장술은 숙취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잊게 해주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간장과 위장의 부담을 가중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숙취해소법] 너무 많이 마셔서 참을 수가 없는 지경이라면 위속에남아 있는 알콜 찌꺼기를 토해내는 것이 상책이다. 구토뒤 위장약을먹는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체질이 소음인 사람은 숙취해소 음식으로 파를 많이 넣어 끓인 북어국이 최고이다.얼큰한 국을 즐기는 취향이라면 찹쌀 고추장을 풀어 끓인 북어국도 좋다. 인삼차나 생강차,대추차를 마시는 것도 숙취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땀을 내서 숙취를 해소하는 방법은 기를 너무 소모하므로 소음인에게는 금기이다. 소양인은 음주후 배추국,복지리를 섭취하거나 구기자차,당근즙을 마시면 도움이 된다.태음인은 두부를 넣은 콩나물국이나 된장국,미역국,무국으로 속을 풀거나 칡차를 마시는 것이 숙취해소에 좋으며 가능한 땀을 많이 내는 것이 도움이 된다.태양인은 조개국과 모과차가 숙취를 푸는데 좋다. [도움말 김영철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제1내과 교수,김호순 구고 한의원 원장] 유상덕기자 youni@. * 숙취해소 음료 얼마나 효과있나. 연말을 맞아 각종 숙취해소음료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컨디션’,‘여명808’,‘필’ 등 각종 숙취해소음료는 이번 겨울에 모두 600억원 어치가 팔릴 것으로 추정된다.그러면 이들 숙취해소음료는 취기를 깨우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아직 정답은 없다.그러나 이들 음료 가운데 콩나물에 들어있는 아스파라긴산이나 북어국에 있는 타우린 등이 들어있는 음료가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즉 한약재로 만들었다는 음료보다는 식품에서 추출한 음료가 효능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 의대의 박상철 교수(생화학)는 “아스파라긴산,타우린 등 알코올 분해작용을 도와주는 성분을 집중적으로 섭취하면 숙취에서 깨어나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그러나 소주 1병이상을 마시면 별로소용이 없다”고 밝혔다.이와함께 “숙취해소 음료를 믿고 더 마시면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숙취가 더 오래갈 수도 있다”면서 “술을 더마시는 방편으로 숙취해소음료를 이용하면 몸에 해롭다”고 경고했다. 김호순 구고한의원 원장은 “최근 많은 사람들이 음주 전후에 숙취해소 음료를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들 음료들은 장의 소화,흡수,운동 기능을 돕는 역할을 하지만 간,위장,신장 등 장기에 작용하는 것은 아니어서 직접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숙취해소음료의 효능인정 기준과 관련,식품의약품안전청의 한관계자는 “아직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밝히고 “기준을 만들려면 숙취를 일으키는 체내의 아세트 알데히드를 직접 측정하는 방법등이 필요한데 현재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해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유상덕기자. *술에 관련된 상식 6가지. ▲음주후 사우나를 하면 술이 빨리 깨는가. 결론적으로 음주후 사우나는 술을 일찍 깨는 것과 아무 상관없다.일정시간이 지나 알코올이 완전 분해돼야 술이 깬다. ▲술마신 뒤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이 건강한가. 알코올은 신체에서 아세트 알데히드로 분해되고 다시 산으로 분해돼밖으로 배출된다. 아세트 알데히드를 분해시키는 효소가 부족한 사람은 술을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붉어진다. 따라서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술에 약한 사람이다.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란. 과다한 알코올 섭취로 뇌속의 기억 입력장치에 문제가 생겨 아예 기억이 되지 않은 것을 말한다. ▲적절한 음주는 심장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데. 여러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하루 한두잔의 술은 심장질환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담배를 끊거나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식물성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 규칙적 운동을 하는 것이 적정음주보다 심장질환 예방에 더 효과가 있다. ▲술을 마시면 잠을 푹 잘 수 있나. 그렇지 않다.술을 마시고 잠을 자면 알콜이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에수면시간이 길어도 잠이 깨었을때 개운하지 않고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해장술은 어떤가. 해장술은 뇌의 중추신경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숙취의 고통을 느낄수 없게 한다. 그러나 간세포와 위세포가 손상된 상태이기 때문에 간과 위를 더 해롭게 한다. 유상덕기자. *외모·체형으로 체질 진단. 대부분의 사람들은 체질진단이라고 하면 오링테스트나 근력테스트,약물테스트 등을 연상하지만 이는 사상의학의 창시자인 이제마가 적용했던 진단법은 아니다. 이제마의 방법 가운데 중요한 것은 얼굴의 형태와 이목구비,체형 등을 보고 체질을 판단하는 것이다.다시말해 이목구비 등 인상과 가슴넓이 등 체형으로 체질을 진단하는 것이 기초이다. 최근에는 설문조사 등을 통해 체질을 알려주는 인터넷 사이트(www.hanmedi.com 또는 www.newmedi.com)도 등장했다. [소음인] 엉덩이가 크고 가슴이 빈약하고 좁다. 체구는 작은 경우가많고 이목구비 역시 작으며 오밀조밀하다.피부는 치밀한 편이며 걸을때 앞으로 수그러 지는 사람이 많고 야무져 보인다. 예민한 성격으로일을 정확히 하며 빈틈없이 보인다. 연예인 최진실,김희애,전유성 등의 이미지가 이에 해당된다. [소양인] 가슴과 흉곽부위가 발달하고 엉덩이가 작아 상대적으로 상체가 좋은 편이나 하체는 약하다.걸을 때 가슴을 쭉 펴고 다니지만상체가 쉽게 흔들려 안정감이 떨어진다.눈매는 날카롭고 입은 크지않고 입술이 얇고 턱이 뾰족하며 머리가 앞뒤로 나온 사람이 많다.연예인으로는 차인표,서태지,김희선,황신혜,채시라의 모습이다. [태음인] 허리가 굵고 목덜미가 가늘다.상대적으로 체구가 크고 기골이 장대하며 뚱뚱하고 건장한 사람이 많다.걸음걸이는 느리고 안정성이 있으나 허리를 흔드는 편.얼굴은 윤곽이 뚜렷하고 이목구비가 크고 선명하며 입술과 피부가 두텁다.김형곤,이영자,최불암,한석규의이미지.정치인으로는 김대중 대통령의 외모가 태음인에 가깝다고 한다. [태양인] 눈에 광채가 있고 머리,목덜미가 상대적으로 발달했다.허리가 가늘다. 마른 편이며 오래 걷거나 서 있기를 힘들어 한다. 박정희전대통령의 이미지가 이에 해당한다는 의견이 있다. 유상덕기자. *체질따라 술고르는 방법. ‘내 체질에는 어떤 술이 잘 맞을까’소음인은 찬 기운이 있어 열을 많이 내는 소주,인삼주,고량주,감초주가 좋다. 소양인은 흉격(심장과 비장사이의 가슴부분)에 열이 많아 독한 술보다는 차가운 기운이 있는 맥주 또는 도수가 낮은 포도주가 좋다.성격이 급한 편이므로 천천히 마시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태음인은 다른 체질에 비해 술에 강한 편이나 대장 기능이 약하고몸이 차가운 편이어서 맥주와 같은 차가운 술을 피해야 한다. 또 사과,배추,양배추,오이 등 찬 기운이 있는 안주를 먹으면 배탈이나 설사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오미자주가 가장 좋다. 태양인은 술에 강한 편으로 포도주,머루주,다래주 등 과실주가 잘어울린다. 유상덕기자
  • [외언내언] 보물선 환상

    누구나 한번쯤은 어린 시절 해적과 해적선을 다룬 영화나 만화를 보고 보물에 대한 꿈과 욕망을 가져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그래서 어른이 돼서도 보물선이라고 하면 그저 상상만 해도 가슴이 설레기 마련이다.깊은 바다 속의 보물이야말로 인간에게 남겨진 마지막 일확천금의 대상일지 모른다. 마르코스 필리핀 전 대통령은 보물을 발견함으로써 인생이 확 달라진 대표적 사례로 회자된다.그는 1952년 변호사와 지역의회 의원으로일하며 알게 된 왕위군 병사로부터 군기지 부근 웅덩이에 일제때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2t이 넘는 금괴를 손에 넣는다.또 일본 정치인 등을 통해 다른 지역 보물지도를 입수한 뒤 이를 이용해 1965년 대통령에 오른다.이 보물들은 일본 패망 직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에서 제25군 사령관으로 활약하던 일본군 대장 야마시타 도모유키가 숨겨 놓은 것이다.그는 1942년 전세(戰勢)가 불리해지자 전후 복구비 마련을 위해 한반도·중국·인도에서 금괴를 약탈해 배에 실어 일본 운송을 시도했다.하지만 운송선의 상당수가 연합군의 폭격을 받아 필리핀 근해에서 침몰했다. 이렇듯 보물선은 예로부터 약탈 또는 전쟁과 밀접한 연관을 지닌다. 초창기 보물선 탐사는 영국 R. L 스티븐슨의 소설 ‘보물섬’에서처럼 해적들이 숨겨놓은 무인도의 금은 보화를 추적하는 형태였다.러·일 전쟁 때 울릉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러시아 전함 드미트리 돈스코이호는 20세기의 보물선으로 알려져 왔다.이 전함은 1905년 5월 제정러시아의 마지막 ‘차르’ 니콜라이2세의 명령을 받아 일본으로 향하던 중 동해안에서 침몰했다. 돈스코이호는 앞서 침몰한 나히모프호라는 순양함으로부터 상당량의 금괴를 옮겨 실은 것으로 러·일 해전사는 전한다. 최근 동아건설이 이 돈스코이호를 발굴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때아닌 ‘보물선 신드롬’이 거세다.이 때문에 퇴출 위기에 몰린 동아건설 주식이 연일 상한가 행진을 벌이다 주식매매 중단 조치를 당하는기현상이 벌어졌다.러시아측은 벌써부터 이 보물선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서는 등 후유증도 만만찮다.그러나 아직까지 발굴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보물선 소동은 해프닝으로 끝날 공산이 커보인다.가뜩이나 온갖 설(說)이 난무하는 판에 난데없는 ‘보물선 발굴설’까지 불거져 국민을 헷갈리게 하는 것은 딱한 일이다.행여 퇴출위기에 몰린 회사측이 주가 관리의 방편으로 이런 설을 흘렸다면그 무책임한 처사는 비난받아 마땅하다.투자자들도 좀더 냉철해져야할 것 같다.과거 증권시장에 떠돈 ‘금맥 발견설’이나 ‘물로 가는자동차 개발설’의 피해자가 결국 누구였는지를 곱씹어 보아야 한다. 박건승 논설위원 ksp@
  • 겨울 브라운관 여성들 ‘진군나팔’

    여성들아,일어나라!한겨울 브라운관에 여성들 진군나팔소리가 요란하다.남편이며 남자친구 뒷바라지하느라 제 한몸 먼지구덩이 속에 쳐박아두다시피 했던 드라마속 여성들이 너도나도 툭툭 털고 일어나 ‘자아찾기’에 부심중이다. 한 남자를 위해 순애보를 바쳤건만,돌아오는 것은 바보취급이요,꿈에도 생각못한 배신뿐.더 이상 이렇게 살수 없노라고 불불 일어서는 여성들 결기로 안방극장이 들썩인다. “그래,팔은 안으루 굽지,도울 마음이 있다면 저러실수 있어?…흥,다 덤비라 그래,돕겠다 그래두,됐네요,그럴 참이야” 여성 자아찾기 선봉장은 단연 아줌마 원미경.한주를 시작하는 월·화요일,MBC ‘아줌마’에서 삼숙 아줌마의 일대 반란기를 엮어나가고있다. 시국을 고뇌하는 대학생인줄 알고 몸도 마음도 다 주고 결혼한 남편 진구(강석우).알고보니 교수직을 돈주고 산 무능 학자에다 이를 덮으려 양심선언사건까지 조작한 양심불량,바람피우다 들킨 주제에 ‘결혼과 연애는 별개’라고 궤변을 늘어놓는 뻔뻔남이다. 더욱 기가 찬 건 이때까지 며느리손에 밥먹고 옷입으며,손하나 까딱않던 시댁식구들이 은공은 모를망정 온통 진구곁에 붙어 위자료 적게 줄 궁리뿐이란 점.“덤벼라 덤벼” 선전포고하는 삼숙을 보며 시청자들은 한편 속시원하고 또 한편 가면을 뒤집어 쓴 주변인물들에 공분한다.삼숙과 함께 울고 웃으며 마음껏 카타르시스한다. 그 아줌마가 다음주를 기약하고 나면 수·목요일엔 SBS ‘여자만세’의 다영(채시라)이 바통을 잇는다. “나,새로 시작할래.정말 변하고 싶어.이제까지 너무 나태하고 멍청했어.결혼만하면 다 해결될 줄 알았으니까”돈많은 여자 찾아 7년 사귀던 자기 뻥차고 가버린 남자친구 정석(변우민).울고불고 매달려봤지만 이젠 아니다.친구의 새여자 농간으로회사마저 쫓겨날 판이 되자 띠두르고 피켓들고 전사로 돌변하질 않나,바짓가랑이 부여잡는 엄마를 뿌리치고 당당히 주거독립을 선언한다. 그렇지만 다영은 아직도 옛 남자친구 다정한 한마디에 툭 눈물 흘리는 푼수같은 여자.그렇기에 그 ‘변신선언’마저도 꼭 우리얘기같고응원가는 더욱 높아가는지 모른다.두 드라마 모두 30%를 넘나드는 시청률로 안방극장을 맹공중. 손정숙기자 jssohn@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5)유배지의 한 끼니

    *'별사탕'과 함께 나온 건빵 최고의 간식거리로. 훈련병 시절에는 말할 것도 없고 기간사병이 된 이후에도 교육을 받을 기회가 생기는데 보통 때에는 군대의 세 끼니를 지겨워하던 녀석들도 꼭 피교육자 신세가 되면 두 가지 병이 돋힌다.하나는 앉으면저절로 눈이 감기는 조름병이요 둘은 주는 대로 먹기는 했지만 식사를 하자마자 시작되는 허기증과 배고픈 병이다.이 허기증은 먹어도먹어도 끝이 없어 교육 기간이 끝날 때까지 뭘 배워야할 내용은 들어오지 않고 온통 먹을 것 생각만 하다가 끝난다.전쟁을 다룬 소설이나영화에서도 먹는 타령은 세계 공통이다. 대개 훈련병 시절이나 재교육 기간이나 기다려지는 게 주말의 면회시간인데,모두들 잔뜩 벼르다가 식구나 친지를 만나는 자리라 우선반가운 인사는 대충 치워 버리고 그들이 들고 온 보퉁이에만 정신을판다.갈비며 불고기는 초창기의 일이고 몇 차례 거듭되다 보면 가족들도 눈치가 있어서 허드레일지언정 부피 많고 양 많은 것으로 싸오기 마련이다.시루떡 인절미 같은 떡에서 전붙이와 호빵 만두 김밥 심지어는 찐고구마 등속인데 이런 것들을 잔뜩 먹고나서 허리춤에 싸들고 들어온다.숨겨 들여오는 음식을 전우들에게 나누어 주는 경우도있겠지만 대부분은 침상 밑에 감추어 두고 혼자서 배고플 때 야금야금 먹어 치우려는 속셈에서다. 교육 기관의 하사관들도 모두 이런 사실을 알고 있어서 몇 가지 기합으로 통과의례를 준비해 둔다.우선 내무반에 들어서자마자 신고도 받지 않고 ‘쪼그려 뛰기’부터 실시한다.몇번 뛰지 않아서 허리춤에차고 온 먹거리들이 툭툭 떨어지고 즉각 압수 처리된다.전우애를 발휘시켜 주기 위하여 다른 소대원들에게 분배되는 건 물론이다.그리고면회자는 거의 절반 정도가 이튿날 배탈이 나거나 설사로 훈련에 지장을 주기가 십상이고 그대로 취침 시켰다가는 위경련이나 급체로 위생실에 실려가는 사고도 발생하기 마련이라 특별한 기합이 준비되어있다.즉 ‘침상 배치 붙어’라는 동작이 실시된다.이층 침대의 끝에다리를 대고 물구나무 서기를 시키는 것이다.아까 면회실에서 열을맞추어 귀대할 때부터 벌써 허리띠를 제대로 채운 놈이 하나도 없고모두들 목구멍에까지 음식물이 차오른 느낌으로 헐떡거리며 바지는배꼽 아래 간신히 걸려있는 판인데 아! 거꾸로 서라니,용코로 걸린셈이다.참지못한 어느 병사가 먼저 꾸역꾸역 토해내면 그 냄새와 전염으로 참고있던 녀석들도 줄줄이 내놓아 버린다.물론 일어선 다음에 귀잡고 뺑뺑이로 마지막까지 반납하고 나서야 통과의례는 끝난다.즉각 내무실을 청소하고 일주일 동안 화장실 청소까지 전담해야만 했던 것이다. 군에서는 가끔 발생하는 일이지만 내가 훈련 받을 때에도 과식 사고가 있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비상식량으로 건빵이 나왔는데 별사탕이 섞여있고 아삭아삭하게 구운 것이 밥 보다더 맛이 있었다.이것을 기간사병들에게 돈 주고 사거나 지급 받은 물품과 바꿔 먹기도 하였다.어느 훈련병이 무려 다섯 봉지를 구해다가낮에는 다른 녀석들 시선 때문에 먹지를 못하고 취침 시간에 개인 침낭 안에다 몽땅 털어 넣고 오물오물 먹기 시작했다. 그런 짓은 나도 가끔 해보았고 나중에 사회에 나와서도광주에서 10. 26 직후에 계엄법 위반으로 상무대 감방에 갇혀 있을 때에 겪은 적이있었다.내 독자라는 헌병이 가끔씩 요기 하라고 건빵 한봉지 씩을 주었는데 주위에 몇 알씩 나눠 주고나서 담요를 둘러쓰고 건빵을 한알씩 넣고 천천히 씹어 먹었다.아무리 조용하게 먹으려 해도 와삭거리는 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마치 천둥 소리 같았다. 그 병사도 남들이 모두 깊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먹기 시작했음에틀림없을 것이다.하여튼 와사삭 와사삭 씹어서 그 건빵 다섯 봉지를새벽녘에 모두 해치웠건만 취침 시간에 화장실을 가도 신고를 해야되는 터에 물을 마실 재간은 없었나 보다.건빵이 비상 식량인 것은뱃속에 들어가면 몇배로 불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다.위장은커녕 식도가 꽉 막힐 수 밖에.그래서 한 젊은 병사는 행복하게 숨을 거두었다. 나의 유년 시절은 전쟁 기간이었다.아니 태어나서 얼마 후에 해방이되어 미군이 들어왔으니 미제 먹을 것에 대한 선망과 추억이 어린 나를 온통 사로잡고 있었다.환상적인 갖가지 색깔의 드로프스가 그렇고묘한 향내나는 젤리에 형용할 수 없이 혀끝을 사로잡던 초코렛이며츄잉껌이 그랬다.그리고 무엇 보다도 이 모든 것들이 골고루 들어있던 시레이션은 천국의 선물이었다. 전쟁 직후에 농촌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보리 개떡에 밀기울이 고작이었건만 그래도 도회지에는 미군부대가 있어서 아무리 양식이 떨어져도 학교에 가면 우유죽도 나오고 옥수수죽도 배급했다.시장 모퉁이에서는 ‘꿀꿀이 죽’이 언제나 끓고 있었다.미군 부대에 청소원으로 나가는 이들이 음식 쓰레기를 내다가 파는데 성한 고깃덩이나 빵이나 통조림 음식은 좀 더 값을 쳐서 팔고 이것 저것 합쳐서 내버린 음식 찌꺼기들을 한데 몰아서 무조건 끓이는 것이었다.이게 단돈 십원이었다.시장 장사치에서부터 지게꾼이며 아주머니며 아이들까지 균일하게 십원 한 장이면 한 그릇씩 퍼 주었다. 형편없는 콩나물 소금국만 마시다가 월남 파병에 끼어 배를 타자마자미군의 급식을 받게 되면서 저 황홀함이 되살아나던 것이다. 스테이크에서 포오크며 닭과 칠면조에 이르기까지 온갖 고깃덩이와 케이크후식으로 주던 캘리포니아 도장 박힌 오렌지의 맛은 전쟁터로 간다는두려움을 대번에 날려 보낼 정도였다.야전에 나가서는 시레이션이 나왔는데 우리가 먹던 것은 이차대전 때의 보급 전형이고 당시는 개량형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한 두 번이지 나중에는 모두가 질려서 김치 생각만 하게 되었고 이 틈을 탄 군납업자들이 케이 레이션이란 국산 야전식을보급하게 되었다.고추장,멸치볶음,김조림,꽁치와 고등어,김치 등속의깡통이었는데 이것들과 미제 레이션 깡통의 프랑크푸르트 소시지 햄등속을 넣어 찌개를 끓여서 탄약 통에 밥을 해먹었다.나중에 베트남전쟁이 끝난 지 얼마 뒤부터 경기도의 기지촌 부근에서부터 처음에는 미국 대통령 이름을 딴 ‘존슨탕’이네 ‘카터탕’이네 하면서 미제 깡통 고기와 김치며 면을 넣은 찌개가 나와 돌더니 아예 ‘부대찌개’라는 어엿한 이름을 달고 일종의 퓨전요리로 정착하게 되었다. 이 찌개는 일찍이 내 목숨을 살린 적이 있어서 요새도 소주 반주하며 즐겨 먹는다.바탄간반도 작전이라는 데를 끌려 갔는데 우리는 운좋게 해안방어 소대라상륙부대의 후미에서 베이스캠프만 지키고 있었다.가끔씩 밤에는 적의 박격포나 로켓포가 날아들었지만 낮에는 평온한 해수욕장 같은 곳이라 단독무장도 풀고 아주 기합이 빠져서 벙커에서 그야말로 ‘해골만 굴리고’ 있었다.취사당번이 내 차례였는데밥과 찌개를 실탄 통에 담아서 불을 지펴 놓고 뒤가 무둑해서 야전삽을 들고 볼일을 보러 모래언덕 위로 갔다.그곳은 우리네 벙커 보다지대가 높아서 나쁜 냄새가 해풍에 불려 날아가는 지점이라 소대원들이 정해 놓은 장소였다.자리를 잡고 먼 바다를 내다보며 느긋하게 볼일을 보는데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돌아보니 찌개가 넘치고있는 중이었다.실탄 통은 처음에만 뚜껑을 닫고 일단 끓기 시작하면얼른 열어 주어야 하고,만약 그대로 두었다가는 고무 바킹이 열리면서 찌개가 사방으로 터져 나가던 것이다.아뿔싸,저걸 열어야겠구나. 나는 얼른 바지를 올리고 바삐 모래언덕에서 뛰어 내려오는데 어디선가 귓가에 쌔액!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나는 야전에서의 본능대로 얼른 아래로 미끄러져 슬라이딩을 하면서 엎드렸다.꽝,하는 폭음과 함께 화약 연기와 모래가 나를 덮어 씌웠다.한참이나 엎드려 있다가 말짱하게 일어나서 돌아보니 모래 언덕은 없어지고 거기 엄청난 구덩이가 패었다.해상에 떠 있던 함정에서 밀림으로의 지원사격이랍시고 함포를 오폭해버린 것이다.물론 구원 받지 못한 찌개도 뒤이어 터져 버렸다. 황석영
  • 여자프로복싱 아줌마 바람

    ‘여자는 약하나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이 사각의 링에서 입증되고있다. 여자프로복싱에 ‘아줌마 바람’이 거세다.남자선수였다면 벌써 은퇴했을 나이지만 아줌마 복서들은 전성기를 구사하며 사각을 달구고있다.특히 이들 아줌마들은 한결같은 남편의 외조로 불굴의 투혼을발휘,가정의 귀감이 되고 있어 더욱 돋보인다. 선두주자는 한국계 미국입양아 출신인 34살의 킴메서.메서는 결혼 11년째의 아줌마다.그러나 지금도 ‘Fire Ball(불덩이)’로 불리며 남자못지 않은 화끈한 경기로 관중들을 사로잡고 있다.지난 8월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에 오른 메서는 1차방어전도성공적으로 치르는 등 지칠줄 모르는 힘을 과시,팬들을 매료 시킨다. 메서의 1차방어전(11월19일) 상대였던 영국의 미셸 셧크리프(30)는두 아이의 엄마.셧크리프는 서른의 나이답지 않게 탄탄한 실력과 놀라운 체력을 과시하며 팬들에게 ‘아줌마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헤비급 전 세계챔피언 조 프레이저의 딸 재키 프레이저 라이드는 ‘불혹’에 가까운 만38살이다.변호사로서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라이드는 그러나 현재 4전승(3KO)을 거두며 ‘무쇠주먹’을 자랑하고있다. IFBA 페더급 챔피언을 지낸 산드라 야드(미국)는 ‘불혹의 나이’를넘긴 42살의 최고참 아줌마 복서다.그녀는 비록 지난 10월 자신보다20살이나 어린 맥카터(미국)에게 아깝게 타이틀을 내주었지만 두차례의 세계타이틀 방어전을 화끈하게 끝냈고 지금도 랭킹4위에 올라있다. 이런 ‘아줌마 파워’의 원동력은 남편의 내조와 자식들의 열띤 응원때문이다.셧크리프와 라이드의 아이들은 경기장에 빠짐없이 찾아와‘엄마 파이팅’을 목청껏 외친다.킴메서는 남편 마크 덕에 챔피언을 거머쥔 케이스.격투기도 남편을 만나면서 처음 접했다.특히 마크는 메서가 프로복싱에 뛰어들자 하던 일을 모두 제쳐놓고 메서의 복싱 트레이너를 자처하며 세심한 외조를 하고있다. 박준석기자 pjs@
  • [사설] 환율, 시장개입 말라

    최근 원화의 대(對)달러 환율이 뛰자 정부가 외화 수급조절을 통해환율 상승을 막으려 하고 있지만 이는 위험한 발상이다.정부는 최소한의 미(微)조정 외에는 개입을 자제하고 환율을 시장흐름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22일 현재 환율은 1,170원대로 지난 1주간 40원 정도 올랐다.환율상승은 수출에는 좋지만 물가상승과 외채이자지급 증가 등의 문제를 초래한다.이런 부담 때문에 정부는 환율이 한꺼번에 오르지 않도록 유도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공기업들의 연말 환전수요를 앞당기고 정유사의 달러현금 결제시기를 분산시키는 한편 은행에도 협조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외화수급 조절에는 한계가 있다.3년 전 외환 보유고를털어 환율급등을 막으려다 결국 실패하고 환란으로 간 쓰라린 경험을정부는 잊지 말아야 한다.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율급등을 부채질하는 원인을 세심히 검토하는 일이다. 최근 환율 상승은 국내정치 불안,구조조정 지연과 일부 대기업의 외자유치 실패 등 국내 요인과 함께 동남아시아의통화불안,대만의 주가 급락 등 국외요인이 동시에 초래한 것이다.특히 올 들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통화가 각각 20% 정도 급락한 가운데서도 안정세를 유지해온 일본 엔화의 가치가 최근 하락한 것이 원화 환율 급등의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일본 엔화가 불투명해진 자국 경제회복과 정치불안으로 계속 흔들릴 경우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 동반하락은 피하기 어려우며 한국 원화라고 예외가 되기는 힘들다. 엔화가 안정되면 다행이지만 본격 하락을 점치는 예상도 나오는 만큼 외환시장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진념(陳稔)재정경제부장관은 원화투기세력을 “정상적으로 보기 어려운 움직임”이라고 지적했지만이를 경시해선 안된다.투기세력은 한순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으며 국제 투기꾼들의 통화공격은 집요해 어느 정부도 이기지 못했다는 것은 역사를 봐도 알 수 있다.정부가 환율을 무리하게 방어할 경우 ‘결국 환율이 오를 것’이라는 투기적 예상만 키우고 투기판의시간만 더 늘려줄 위험이 있다.오히려 시장의 힘에 따라 환율이 결정되는 대로 내버려두는 것이 투기를 제풀에 수그러들게 하는 지름길이다. 다행히 최근 외국인의 주식매입 자금은 크게 이탈하지 않고 있으며외환 보유고는 933억달러에 달해 웬만한 외화유출은 감당할 수 있다. 만에 하나 대량 외화유출 사태가 빚어지는 데 대비해 정부는 외국중앙은행과의 협조 채널 등 긴급장치를 점검해야 한다.또 예정된 기업자산의 해외매각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
  • “농사 지을수록 빚만 수확… 파산 직전”

    격렬한 농민시위가 하루 지난 22일 농민들은 ‘땀흘려 농사를 지으면 지을수록 손해’를 보는 답답한 현실을 개탄했다. 시위가 과격해졌던 경남의 한국농업경영인 경남도연합회 양차정(梁且汀·50)회장은 “악성 부채와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농민들은 파산직전에 있다”면서 “정부는 위기에 처한 농촌의 현실은 외면한 채공염불만 늘어 놓고 있다”고 성토했다. 전남지역에서 만난 한 농민은 연말인 요즘 농협으로부터 각종 자금을 갚으라는 독촉이 빚발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충북도 농업경영인연합회를 비롯한 10여개의 농민단체들은 이번 시위는 농촌살리기보다는 정치논리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땜질식 처방에분통이 터진 것이라고 평가한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유승환(柳承煥·32)총무부장은 “구조적인 모순 때문에 해마다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농가 빚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농가부채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유부장은 “일부에서 말하는 ‘농가부채 탕감’은 도덕적으로 맞지 않는 이야기”라면서 “특별법으로 상환기간을연장하는 등 피부에 와닿는혜택이 따른다면 농민들도 부채를 책임지고 갚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20일 발표한 농가부채 경감 기본계획에 대해서 연대보증에 대한 대책이 없고 농협이 부채를 탕감토록 한 것은 적자에 시달리는 일선 농협의 실정을 모르는 ‘말뿐인 대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농민들은 97년 대선공약인 마사회의 농림부 이관을 실천하라고목소리를 높인다.농업전문가인 김기태(金寄泰·32·경남 창원시)씨는“내년부터 쇠고기 수입자유화가 되면 정부가 사업권을 잃게 돼 축산발전기금 조성 여력이 없어진다”면서 “마사회를 문화관광부에서 농림부로 이관,축산지원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산물 값 하락에 따른 불만도 작지 않았다.방울토마토를 재배하고있는 전남 장흥농민회 위두환(魏斗煥·37)씨는 “정부가 시설채소를권장했지만 정확한 수요예측이나 분석없이 권장,가격하락을 불러왔다”면서 “토마토를 수확하는 것이 아니라 빚을 수확하는 것 같다”고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농업경영인 충북도연합회 이종원(38)부회장은 “농민들은 더이상 정부 정책을 신뢰하려고 하지 않는다.정부가 권장한 작목을 재배하면 여지없이 손해만 보니 그럴 수밖에 없다”며 농민들이 살 방도를 되물었다. 더구나 농촌지역에 그나마 있던 분교마저 폐교되기 일쑤고 보건지소나 파출소마저 폐지되는데 누가 농촌에 남아 있겠느냐는 항변에는 농촌현실에 대한 분노가 숯불처럼 이글거리고 있었다. 창원 이정규,광주 남기창,청주 김동진기자 jeong@
  • 설치작가 조덕현-소설가 이인화 佛 진출

    설치작가 조덕현(43)이 소설가 이인화(34)와 손 잡고 프랑스 미술계에 진출한다.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이들은 27일부터 내년 1월21일까지 파리의 국립 주드 폼므 미술관에서 ‘아슈켈론의 개-낯선 신을 향한 여행’이라는 전시를 함께 연다. 이번 파리전은 올 봄 전남 영암군 군서면 구림리에서 열렸던 설치미술전 ‘구림마을 프로젝트’의 해외판인 셈.조덕현은 구림리 가마터옆 정자에서 개 형상의 철제 유물 수십기가 발견됐다는 가공의 싱황을 설정해 발굴작업을 벌인 바 있다.이 작업을 지켜본 주드 폼므 미술관의 디렉터 다니엘 아바디는 그 신선한 발상에 끌려 파리전시를제안했다.조덕현은 추리기법의 역사소설을 써온 이인화에게 또다른‘발굴사건’ 이야기를 의뢰,이를 토대로 공동작업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번 전시는 이인화의 대본으로 한층 탄탄한 서사성을 갖게 됐다.기원전 301년에 멸망한 아슈켈론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사랑과 평화의 의미를 살펴본다는 게 그의 의도.아슈켈론은 이스라엘 남동부와지중해 해안가에 자리잡은 무역항으로 페니키아인과 그리스인,페르시아인,이집트인들이 들끓었던 곳이다.이번 설치작품전은 프랑스 왕 루이 9세가 아슈켈론의 개 신상을 전쟁중 파리 시내 튈르리 공원에 묻은 것을 발굴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발굴팀은 가로 4m,세로 6m,깊이 3m 구덩이에 20마리의 철제 개 조각물을 묻은 뒤 이를 다시 골라낸다.매장된 개 조각들은 26·27일 발굴돼 대부분 땅 위에 드러난 상태에서 전시된다.발굴작업에는 발레리 쿡 등 프랑스 고고학자들도 참가할 예정이다. ‘설치미술과 고고학의 대화 혹은 가로지르기’.조덕현의 미술적 상상력으로부터 출발한 이 작업은 상처난 곳을 혀로 핥아 아픔을 치유하고 위로하는 아슈켈론의 개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신이라는 깨우침을 안겨준다. 김종면기자
  • 메서 18일 1차방어

    한국계 미국 입양아 출신 여자프로복서 킴 메서(34)가 고국에서 1차방어전을 갖는다.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 메서는 19일 서울강남터미널 센트럴시티에서 영국 미셸 셧크리프(30)를 맞아 2분 10라운드의 타이틀전을 펼친다. 12전9승(2KO)1무2패의 메서는 남자선수 못지않은 화끈한 경기로 ‘불덩이(Fire Ball)’이란 별명을 얻었다. 도전자 셧크리프는 7전 4승3패에 불과하지만 킥복싱에서 12전 전승으로 영연방 타이틀을 보유중인 강타자로 불꽃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킴 메서는 지난 8월 서울에서 열린챔피언 결정전에서 다카노 유미(일본)를 꺾고 타이틀을 획득했다. 박준석기자 pjs@
  • 현대미술의 새로운 미래를 본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는 ‘올해의 작가 2000-노상균,이영배’전이 국립현대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의 작가’전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 95년 이후 매년 마련해온 기획전.95년 전수천,96년 윤정섭,97년 황인기,98년 권영우,99년김호석에 이어 2000년에는 노상균과 이영배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됐다. 이들은 서로 다른 소재를 사용하지만 철저하게 장인적인 작업방식을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노상균은 반짝이를 이용한 조형물을,이영배는 숯덩이를 재료로 한 입체작품을 보여준다.숯작업은모든 색채를 흡수해버리는 블랙홀처럼 주변의 색깔을 허용하지 않는것이 특징.한없이 깊은 검은 색이 주는 강렬함이 자연의 원초적인 기운과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전시는 12월 30일까지 (02)2188-6047김종면기자 jmkim@
  • 대우車 워크아웃 1년3개월 이자감면등 2조원 날려

    대우자동차의 최종부도로 1년3개월간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은물거품이 됐다.이로 인한 금융권의 손실은 얼마나 될까.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금융권은 워크아웃을 단행함으로써 약 2조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26일 대우차의 워크아웃을 개시하면서 금융권이 단행한조치는 크게 3가지.원금상환을 유예해주고 이자를 깎아주었으며 신규자금을 추가로 지원했다.이중 워크아웃으로 인한 직접 손실은 이자감면과 신규자금 지원이다. 금융권은 대우차의 기존대출금에 대해 ‘우대금리-1%’의 금리를 적용해주었다.당시 은행들의 평균 우대금리가 연 10%였으므로 9%의 이자가 적용된 셈이다.워크아웃 개시 이전 대우차의 대출금리는 연 13%.즉,금융권은 가만히 앉아서 연 4%포인트의 이자를 날린 셈이다.모시중은행 대우차 담당자는 “기존 대출금 9조7,000여억원 중에 일반대출·어음대출·부동산저당대출 등 이자감면 대상 여신은 약 5조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따라서 지난 15개월 동안 이자감면 조치로 인해 금융권이 날린 돈은 약 2,500억원이다. 워크아웃 개시 이후 신규지원한 돈도 워크아웃이 없었다면 안 물어도 됐을 손실이다.금융권은 10월4일 현재까지 2조1,772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했다.금융당국은 워크아웃 이후 신규여신에 대해 65%의 충당금을 쌓을 것을 지시했다.채권회수율을 35%로 가정한 것이다.따라서 1조6,329억원은 못 건지게 된다는 얘기다. 최종 부도로 기존대출금의 회수전망도 불투명해졌다.법정관리가 개시돼 봐야 정확한 수치가 나오겠지만 금융당국이 가정한 25% 채권회수율을 적용하면 금융권은 기존대출금중 6조3,554억원은 날리게 된다. 대손충당금도 추가 적립해야 한다.법정관리 기업은 50∼100%를 쌓게 돼 있어 적게는 5,000억원,많게는 1조원 이상을 새로 적립해야 한다. 이로 인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도 손실중의하나이다.만약 대우차의 법정관리 신청이 기각돼 청산될 경우 금융권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지게 된다. 안미현기자 hyun@
  • 대한매일을 읽고/ 지방의원 해외연수 사전승인 필요

    지방의원 해외연수방식 바꾼다(대한매일 11월1일자 32면)는 기사를읽었다.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가 임기 중 1회에서 연수비 한도액 제한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라고 한다.지방의회와 지역발전을 위해 선진국의 지방행정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 제공을 위해 마련된 지방의회 의원의 해외연수가 실속없는 장기연수와 나들이 행사로 전락한 지오래다.지방의 재정자립도가 극히 미약하고 부채가 눈덩이 같은 현실에서 수천만원의 혈세를 뿌리고 다니는 해외연수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 의문이다.지금은 인터넷 등을 통해 세계가 하나의 정보를 공유하는 세상인데,원하는 정보를 직접 찾아가서 얻어야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약하다.지방자치제도가 그 지방의 특성에 맞는 행정을 하자는것이지 남의 나라 행정을 모방하자는 것도 아닐텐데,전혀 준비도 없이 며칠 동안의 눈요기식 연수로 무엇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인지도 의문이다.설득력 없는 해외연수를 계속할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연수라면 외부인사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사전승인과 연수비용 사후정산방식 등을 도입해 문제의 해결책을 찾았으면 한다. 천윤진[전북 완주군 용지면]
  • [외언내언] 중국의 센서스

    중국 전국시대에 법가(法家)사상을 집대성한 한비자(韓非子)는 경제학자 맬더스보다 2,000년이나 앞서 ‘인구론’을 설파했다.즉 “지나치게 빠른 인구증가는 생활수준을 떨어뜨린다”고 본 것이다.그 연장선상에서 나온 부국강병책이 인구 억제책이었다.그러나 한비자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중국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가 총인구 조사를 하고 있는 요즈음 중국도 센서스(인구 및국세조사)를 실시중이다. 조사요원만도 작은 나라의 총인구 수준인 600만명이 된다니 놀랍다.이번 센서스는 중국 건국 이후 최대 규모다. 내년에 시작되는 야심찬 제10차 경제·사회 5개년계획에 대비한 포석이다. 중국 전통 의상중 ‘치파오’가 있다.엉덩이 아래부터 옆이 터져 허벅지살이 허옇게 드러나는,아름답지만 도발적인 옷이다.중국과 정상회담 때 베이징을 방문한 미국의 닉슨 전 대통령 부인 패티여사에게치파오를 본 소감을 묻자 “중국 인구가 이처럼 많은 이유를 이제야알았다”고 답한 비화도 있다.이처럼 중국 인구는 세계적 관심사다. 인구전문가들은 현재 중국 인구를 12억5,000만∼13억명으로 추산한다.그러나 일각에선 이미 15억을 돌파했다는 주장이다.‘1가구 1자녀’라는 법규에 따라 호적에 못올린 ‘헤이하이즈’(黑孩子)와 엄청난유동인구를 근거로 한 추정이다. 이번 센서스에서 정확한 통계치가 나올지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도있다. 가공할 인구 규모나 광대한 국토,다민족 사회라는 특성 등 제약조건이 많은 탓이다.조사 과정에서 벌써부터 갖가지 불협화음이 빚어지고 있다 한다.당국의 한자녀 정책을 위반한 사례나,혼외정사로얻은 자녀들을 호적에 올리기 위해 남성들이 이혼을 요구하는 경우가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인구의 5분의 1이 넘는다는 중국은 우리에게는 공룡과 같은 이웃이다.세계 각지의 화교를 포함해 중국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영어사용자의 두 배가 휠씬 넘는다.중국사회과학원은 얼마전 현재의 성장률을 유지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에서 2010년에는 일본을,2030년에는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근래에 중국에 대한 대비가 여러모로 소홀해진 듯하다.반세기 분단으로 대륙과 단절되는 바람에 미국·일본쪽만 쳐다본 결과일 것이다.많은 사람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달라이 라마의방한이 무산된 데 아쉬움을 느낀다.그러나 정작 중국이 그의 방한을집요하게 반대하는 속셈에 대해선 제대로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같다.중국의 이번 센서스를 우리는 거대 이웃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계기로 삼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
  • EBS 본격 ‘잠자리 다큐’ 제작 한창

    최고 비행속도 시속 98㎞.볼 수 있는 눈의 각도는 273도,후진비행이가능할 정도로 비행에 완벽한 체형을 갖고 있는 곤충.바로 잠자리다. 초등학교 시절 대표적인 숙제 가운데 하나가 ‘잠자리 채집’이었을 정도로 흔하던 잠자리가 점점 도심에서 사라지고 있다.그러나 잠자리의 생태에 대한 정확한 연구도 아직 국내에는 없는 실정이다.EBS가 잠자리에 대한 본격적인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된 것도 바로 이런이유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전남 곡성군의 한 논두렁에서는 EBS 다큐멘터리 ‘잠자리’(가칭)의 촬영이 한창이었다.제작진은 물기가 적당한 곳에 1m가량 구덩이를 판 뒤 ENG카메라를 특수 보호장비에 넣어 파 묻었다.언제 알을 낳을지 모르기 때문에 제작진은 이틀째 같은 자리에서 잠자리의 ‘눈치를 보며’ 대기 중이었다. 잠자리가 번식하기 위해서는 맑은 물이 필수적이다.늪지대나 저수지,계곡이 있으면 더욱 좋다.지난 4월부터 제작에 들어간 제작팀이 2개월 이상 전남 곡성군에서 머물고 있는 것은 곡성 주변에는 오염원이없어 물이 맑고 섬진강유역에 늪지가 형성돼 있어 전세계에 분포된160여종의 잠자리 가운데 20여종의 다양한 잠자리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곡성군에서는 곡성읍 장선리 일대 약 10만평의 땅에 ‘잠자리생태공원’을 조성하기로 했으며 곧 본격적인 생태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제작팀이 공개한 촬영필름 속에는 그동안 잘 모르고 지나쳤던 잠자리의 다양한 모습이 담겨 있다.물 속에서 성장하던 왕잠자리 애벌레가 성충이 되기 위해 뭍으로 나와 탈피하는 모습은 생명의 신비로움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크기가 채 2㎝도 안돼 이름도 ‘꼬마잠자리’라고 붙여진 종(種)은 수십 년만에 곡성에서 관찰된 희귀종이다.제주도에만 사는 황줄외잠자리가 이끼 속에 알을 낳는 모습,마치 기관총을 발사하듯 산란하는 깃동잠자리의 모습 등이 아름다운 경치를 배경으로 필름에 펼쳐졌다.짝짓기를 하는 도중 슬그머니 다가온 개구리에게 암컷이 잡아 먹히는 보기드문 장면도 포착됐다. 한편 잠자리가 자동차 유리창을 물로 착각하고 알을 낳는 장면은 인간이 잠자리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있음을 상기시켜 줬다.다큐 ‘잠자리’는 연말까지 편집과정을 거친 뒤 내년초 방송된다. 제작을 맡은 이의호 PD는 “잠자리는 하루평균 500∼700마리의 모기를 잡아먹는,인간에게 이로운 곤충이면서 먹이사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잠자리의 정확한 생태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이 저절로 잠자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악성루머에 기업들 ‘몸서리’

    정부와 채권단이 퇴출기업 선정에 들어가면서 ‘회생 가능한’ 기업들마저 악성 루머에 휘말리고 있다. 루머의 진원지는 금융권과 여의도 증권가.“A기업이 퇴출된다더라”“B기업은 퇴출이 확정됐다”는 등 근거없는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2일 증권가에는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살생부’까지 나돌았다.상장기업 30여개와 비상장기업을 포함,모두 43개 기업들이 거론됐다. 워크아웃 진행중인 신동방 관계자는 “현재 매각을 위한 실사작업을진행중”이라며 “퇴출대상에 포함됐다는 것은 의외” 라고 말했다. 명단에 포함됐던 신호제지 관계자도 “3자 배정방식으로 주당 5,000원(주가 775원)에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채권은행단에서 이를 인수,출자전환했으며 1,700억원의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자구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시멘트 제조업체인 성신양회는 최근 현대건설과 동아건설 등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잇따라 터진 악재에 파편을 맞은 경우.주채권은행인산업은행을 비롯한 6개 거래은행 대부분이 최근 ‘정상’판정을 내렸지만 근거없는 소문 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이 회사는 국민은행이 채권은행단 회의에서 “추가 여신전환은 불가능하다”고 밝힌 것이 와전돼 퇴출기업 리스트에 오르내렸다. 쌍용양회도 사정은 마찬가지.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과의 약속을 지금까지 성실히 이행해왔지만 최근 “퇴출이 굳어졌다”는 소문이 돌면서 평소 거래해오던 제2금융권에서 자금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최근 일본 태평양시멘트로부터 3억5,000만달러의 자금을 유치했지만 주가는 계속 곤두박질쳤다. 이날 금융권에서 회생판정 입장을 밝힐 때까지 회사 임직원들은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괴소문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기업들까지 선의의 피해를 보고 있다”며 “근거도 없이,‘아니면 말고’식의 루머가 계속된다면 살아남을 기업은 하나도 없을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강선임 김재천기자 sunn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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