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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란물중독 중학생 상습성폭행

    한 중학생이 인터넷에서 본 음란 동영상을 흉내내 초등학생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5일 여자 초등학생들을 흉기로 위협,돈을 빼앗고 성폭행한 A(15)군에 대해 강도강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군은 지난 24일 오후 9시40분쯤 서초구 대로변에서 B(12)양 등 초등학생 2명을 인적이 뜸한 길가 웅덩이 쪽으로 끌고가 1만 5000원을 빼앗고 B양을 성폭행하는 등 지난해 8월부터 모두 4차례에 걸쳐 비슷한 수법으로 초등학생들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A군은 경찰에서 “인터넷에서 본 음란 동영상이 생각나 성폭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조사 결과 A군은 중학생을 대상으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우리도 이제 3학년’이라는 동호회 회원으로,이 동호회에 오른 음란 동영상을 자주 본 것으로 드러났다.이 동호회는 회원 가입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아 모두 7400여명이 가입했으며,자료실에 포르노 동영상 수십편을 저장해 놓고 회원이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했다.중학생이 아닌 어른도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실제 어른 회원도 다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사이트의 음란동영상이 게재된 메뉴는 일본어로 만화를 뜻하는 ‘망가’라는 이름으로 돼 있고,처음 클릭하면 지도 사진이 뜨고 몇번 더 클릭하면 성인 동영상과 사진을 볼 수 있도록 돼 있어 성인물이 아닌 것처럼 교묘하게 위장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 메뉴에 성인물을 게재한 회원들은 A군 또래의 학생들인 것으로 밝혀졌으며,A군은 다른 성인용 사이트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경찰은 “A군은 학급 성적이 10∼15등 정도이며,학교생활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어머니의 눈을 피해 방에 있는 컴퓨터로 동호회에 접속,하루에 한 두편씩 음란 동영상물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경찰은 이 사이트를 폐쇄했으나,비슷한 사이트가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
  • 소설가 서영은이 본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The Passion of Christ·새달 2일 개봉)가 개봉 전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지난달 미국에서 개봉됐을 때에도 유대인에 대한 비판적 시선과 예수에 대한 잔혹한 고문 장면 등으로 거센 논쟁을 낳았다.독실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소설가 서영은씨가 영화를 본 뒤 글을 보내왔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어둠이 가장 깊은 때 열리는 것은 상징적이다.지상은 단순히 밤이어서 어두운 것이 아니다.사탄이 그분에게 두려움을 부추겨 불순종을 획책함을 암시한다.예수는 하나님이 시키신 일-인간의 죄를 대신 짊어지라 하신 일을 해야 할 때가 왔음에,심히 두려워하는 자기와 싸우며 기도한다. “할 수만 있다면 이 잔을 내게서 옮겨주소서.” 예수는 정말 사탄의 시험에 무릎 꿇려는 것일까.홀로 사악한 어둠에 맞서 기도하는 그 몸에서 피땀이 흘러내린다.“하지만 제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 드디어 예수가 사탄의 시험을 이기고 하나님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며 “준비됐나이다.”했을 때,인류에겐 구원의 문이 열린다. 지금까지 기독교인들은 인간의 죄를 대신 짊어진 예수의 십자가 고난을 신성(神聖-말씀)의 관점에서만 이해해왔다.하지만 그 고난은 말씀이 아닌,육신의 고난이 아니었던가.이 지점에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자 각본을 쓰고 감독한 멜 깁슨의 메시지가 집중된다.영화는 누가복음(22∼24장)에 기록된 사실을 충실히 재현하는데,특히 예수가 심히 매질 당하여 자신이 못박힐 십자가를 메고 골고다 언덕에 이르기까지,그 외롭고 고통스러운 수난의 길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매질로 살점이 찢겨 피투성이가 되어가는 예수의 육신,무자비하게 채찍을 휘두르는 군졸들의 야만스러운 얼굴,대제사장 가야바의 선동에 흥분한 군중,그 군중이 던지는 돌덩이,예수를 비웃고 조롱하는 금장지팡이와 화려한 옷으로 치장한 제사장과 서기관들의 모습이 스크린 전체를 가득 메운다.잔혹한 고문 장면 등은 슬로 동작으로 처리한다. 감독의 메시지를 읽어보자.먼저 총독관저의 뒤뜰.혼절할 만큼 매질을 당한 예수를 병사들이 끌고 나간 뒤 피가 흥건히 고인 바닥에는 예수의 몸이 만든 핏자국이 피륙처럼 펼쳐진다.빌라도의 아내가 가져다준 깨끗한 세마포로,슬피 울고 있던 성모마리아와 막달라 마리아는 그 핏자국을 닦는다.그저 말없이 경건한 제의를 치르는 듯한 장면은 그 피가 죄없는 예수가 인간의 죄를 피로 산 증거임을 보여준다.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지은 가롯 유다가 자살하는 현장에도 감독의 의도는 오롯이 묻어난다.죄책감에 파먹히어 정신분열에 이른 그의 곁에 구더기가 들끓고 있는 짐승의 시체가 있다.예수가 피값을 내고 그 죄를 사지 아니한 인간의 말로는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구더기의 밥일 뿐이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려 탈진한 예수를 대신해서 십자가를 짊어지게 된 구레네 사람 시몬의 등장도 의미가 깊다.그는 이리떼처럼 흥분해 날뛰는 구경꾼들을 둘러보며 소리친다.“명심하시오.내겐 죄가 없다는 것을.” 하지만 시몬은 예수와 함께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힘겹게 골고다로 걸음을 옮기는 동안 깨닫게 된다.“죄 없다.”한 자신의 죄가 주홍빛처럼 붉어 할 말이 없다는 것을.핍박하는 자의 자리에서 핍박당하는 자리로 옮긴 그가 경악하며 바라본 것은,수난의 길 양쪽에 늘어서 날뛰며 소리치는 인간군상의 포악함과 어리석음이었을 것이다.이 영화는 태초 이래로 하나님을 알지 못한 모든 인간이,예수가 본을 보인 십자가의 길을 따르지 않으면 아비규환에 머물다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그것이 영화 속의 예수가 인간의 구원을 위해 몸으로 치러내는 혹독한 고통과 하나로 포개어진 멜 깁슨 자신의 소명이다. 미국에서 개봉됐을 때 반(反)유대주의와 잔혹한 고문 묘사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는데,이는 영화의 의미를 축소한 게 아닐까.단순히 유대인을 비판하기보다는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예수를 부정하는 속성을 은유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나을 성싶다.또 ‘잔혹한 고문’ 장면도 즉자적인 해석으로 보인다.지금까지 신성시하느라 말씀으로만 담고 베일로 가렸던 부분에 ‘상상의 리얼리티’를 부여함으로써 예수가 걸었던 고난의 길이 더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탈진한 예수는 채찍을 맞을 때마다 땅바닥에 엎어지고 쓰러진다.느린 동작으로 스크린을 가득 메운 피투성이 몸은 ‘살아 있는 십자가’다.땅에 누운 그 십자가는 서로 증오하고 모함하고 비난하는 인간 사이를 이어주는 ‘용서의 다리’다.예수가 피로 젖은 자신의 몸으로 인간의 틈새를 이을 때마다,그 자리엔 뉘우침·부끄러움이 싹트고 깨달음이 자란다.때문에 예수의 수난은 고통으로 시작되어 평화와 사랑으로 열매맺는다. 마침내 골고다 언덕.커다란 못으로 십자가에 고정시킨 예수의 몸이 수직으로 세워진다.운명의 시간이 가까워진다.무지한 사람들은 “하나님의 택하신 자 그리스도여든 네 자신을 구원하라.”며 예수를 조롱하고 비방한다.하지만 예수는 운명하기 직전까지도 자기를 핍박한 자들을 위해 기도한다.“아버지여 저희를 용서하여 주옵소서.자기의 하는 짓을 알지 못함이니다.” 이 기도는,고통받은 그의 몸이 수직으로 세워져 하나님과 인간을 이어주는 다리가 된 것처럼 부활한 그분이 지금도 성령으로 우리의 죄를 하나님께 중보(仲保)하고 있음을 뜻한다.그리고 그것은 현재형으로 살아 있다.˝
  • “경주 ‘나정’은 신라 신궁터”

    사적 제245호 경주 나정(蘿井)유적에서 신라시대의 제사시설로 보이는 팔각건물터가 발견된 데 이어 이번에는 내부에서 원형건물터가 확인됐다. 신라 제2대 남해왕 때 시조인 박혁거세의 묘를 세우고,제22대 지증왕 때 시조가 탄강(誕降)한 나을(奈乙)에 신궁(神宮)을 지어 제향했다는 ‘삼국사기’의 기록과 완전히 일치한다. 나정 유적을 발굴조사중인 중앙문화재연구원(원장 윤세영)은 “팔각건물터는 신성시되던 원형유구를 국가적 차원에서 확장하고 정비한 흔적”이라면서 “나정은 혁거세가 태어난 신궁터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나정은 이미 조선시대부터 박혁거세의 탄강신화가 깃든 곳으로 알려져 지난 1975년 사적 제245호로 지정됐다.이병도 박사 등은 나(奈)와 나(蘿)는 신라의 라(羅)처럼 ‘나라’를,나을의 을(乙)은 우물(井)의 옛말인 ‘얼’을 나타낸다고 풀었다.나라의 우물이라는 뜻으로 나을은 곧 나정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이견도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02년 나정의 성격을 명확히 밝히기 위한 발굴조사 결과 한 변 8m,지름 20m짜리 신라시대 팔각건물터를 확인하여 신궁터일 가능성을 높였다. 이어 지난해 6월 이후 추가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팔각건물터의 내부에서 지름 14m,너비 2m 안팎의 원형건물터를 다시 찾아내 나정이 곧 신궁으로 기정사실화됐다. 한편 팔각건물터와 원형건물터의 복판에서는 각각 우물터가 발견됐다.팔각건물을 새로 지으면서,원형건물의 우물은 흙으로 메우고 우물을 상징하는 구덩이를 중앙에 다시 만들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서동철기자 dcsuh@˝
  • [대학생 신용관리 주의할 점] 솔깃한 ‘카드대납’ 신용불량 지름길

    서울 A대학에 다니는 임모(21)양은 기숙사로 날아드는 신용카드 명세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아르바이트를 그만둔 뒤 휴대전화 사용료와 유흥비 조달을 위해 카드를 긁다 보니 결국 빚더미에 오르는 처지가 됐다.친구에게 급전을 빌려 일부를 갚았지만 신용불량자로 등록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청년 실업자’ 못지 않게 ‘청년 신용불량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말 26만명이던 20대 신용불량자는 해마다 급증해 지난해 말 현재 73만명으로 전체 신용불량자의 20%에 육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조성목 비제도금융조사팀장은 “신용불량자로 등록되면 회사 취직에 제약을 받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되기 때문에 대학생 및 사회초년생의 신용관리 중요성은 더욱 강조돼야 하지만 20대 대다수가 ‘신용카드=빚’이라는 기본 인식을 간과하고 있다.”면서 “젊을 때 신용관리가 평생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올바른 카드 사용 등 신용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바르게 사용하기 신용카드 사용이 생활화되면서 자신의 변제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카드 사용을 남발하다가 신용불량자가 되는 경우를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신용카드로 인한 신용불량자는 2000년 말 44만명으로 전체 21%에 그쳤으나 지난해 말 240만명으로 전체 65%를 차지할 만큼 급증했다.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면 신용판매(결제)·현금서비스 한도를 최소한도로 설정하고 현금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한도를 해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주로 사용하는 카드를 제외한 나머지는 폐기하거나 카드사에 해지 요청을 해야 무분별한 사용도 막고 분실·도난으로 인한 부정사용도 피할 수 있다.최근 전화상으로 경품에 당첨됐다며 카드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는 경우가 빈번한데 비밀번호 유출로 인한 부정사용 피해는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카드대금이 연체됐을 때 인터넷·정보지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불법 연체대납업체를 찾는 것은 신용불량자로 가는 지름길이다.당장 연체금은 갚을 수 있으나 대납업자들이 카드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카드가 사용돼 결국은 수백배가 넘는 고리대금에 시달리게 된다. 카드거래를 가장해 허위매출을 발생시켜 돈을 융통해주는 ‘까드깡’업자에게 카드를 맡기고 돈을 빌리는 것도 범죄에 가담하는 행위다.까드깡 이용으로 적발되면 신용불량자의 ‘최고형’인 금융질서문란자로 등재돼 최장 12년간 신용거래시 불이익을 받는다. 조 팀장은 “평상시 자신의 변제능력을 고려해 카드를 쓰고 결제금액에 대해서는 미리 변제계획을 짜 상환해야 한다.”면서 “결제액이 과다해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때는 부모와 상의하거나 은행 등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변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사채·다단계업 유혹 주의 카드빚을 갚기 위해 불법 대납업체나 까드깡업체가 아닌 사채업자를 찾아가는 20∼30대가 전체 사채 이용자의 70%를 넘는다.그러나 등록된 사채업자라도 연 66%까지 고금리를 물려 이를 갚지 못할 경우 채권추심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에 ‘돌려막기’를 위해 사채를 쓰다가는 일생을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위험이 크다.조 팀장은 “대학생이나 경제력이 없는 사람이 사채로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면 부모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지름길”이라면서 “불가피하게 사채를 이용할 경우 반드시 시·도에 등록된 대부업체를 이용하고 계약내용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규모 자금을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해 준다며 접근하는 다단계업체 등 불법 자금모집업체의 유혹도 물리쳐야 한다.대학생 등 젊은층이 단기간에 돈을 벌어 카드빚을 갚으려는 마음에 다단계업체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이들은 예금자보호법 대상도 아닐 뿐더러 고액의 물품을 구매하도록 강요받아 결국 카드빚만 키우는 결과를 초래한다. ●신용불량자에서 탈출하려면 단일 금융회사에 빚을 지고 있다면 은행 등 창구를 통해 적극적으로 만기연장 등 채무 재조정을 논의함으로써 신용불량자 등록을 피해야 한다.1개 금융회사에 채무가 있는 단기 소액신용불량자도 해당 회사와의 채무 재조정,취업알선 등을 통해 신용불량자에서 탈출할 수 있다. 여러 금융기관에 채무가 있는 신용불량자의 경우,모든 금융기관이 참여해 만든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한 개인워크아웃(신용회복) 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채무자가 도덕적 해이에 빠지지 않고 성실하게 채무를 상환할 경우 금리인하나 원리금 부분감면 등 인센티브를 받을 수도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길섶에서] 狼 狽/오풍연 논설위원

    한 소년이 웅덩이를 건너다 잘못하여 넘어진다.한순간 운동화와 양말은 물론,넘어지면서 손으로 물을 짚는 바람에 가슴팍까지 흙탕물이 튄다.흙탕물에 빠진 낭패감에 눈물을 흘린다.그러나 그것도 잠시,거기 서 있는 사람들이 쳐다보고 있다는 걸 느끼자 얼굴이 달아오르고 마음이 급해진다.빨리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지난 주말 제주엘 갔다가 비슷한 경험을 했다.날씨까지 활짝 개어 육지 손님을 맞이했다.해질 무렵 일행과 함께 식당으로 가는 길이었다.집안끼리 자주 왕래하는 형님이 제주에 살고 있는데 때마침 전화가 걸려왔다.“서울에서 손님이 내려와 소주 한 잔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미리 연락을 안 드려 가슴이 철렁했지만 서울에 있는 양 호들갑을 떨었다. 그런데 웬걸.음식점에 도착해 보니 그 형님이 있지 않은가.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다.전화 통화를 한지 5분도 안돼 나타났으니,형님은 끝내 노여움을 풀지 않았다.형수에게 저간의 사정을 얘기하고 도움을 청했다.“삼촌,그것 보세요.” 낭패(狼狽)를 보면서도 교훈을 얻는 게 우리네의 일상생활인가 보다. 오풍연 논설위원˝
  • 남산 ‘개구리일병’ 구하기

    서울 남산 개구리알이 14년 만에 발견됐으나 실종된 시민의식으로 수난을 겪고 있다.자칫 잘못하면 개구리알이 고갈될 위기에 처했다. 일부 시민들이 보신에 좋고 희귀병을 치료하는 데 특효가 있다는 속설에 따라 마구잡이로 퍼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시민들은 이는 ‘남산 제모습 찾기 운동’ 등을 꾸준히 펼쳐 10여년 만에 되살아나는 남산 생태계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면서 개구리가 남산에 더욱 많이 서식할 수 있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시 공원녹지관리사업소는 지난 13일부터 ‘남산에서 개구리알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잇따르자,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이 개구리알을 가져가 공익근무요원을 감시인력으로 배치했다고 19일 밝혔다. 공원녹지관리사업소 홍보담당 온수진(33)씨는 “기록차원에서 사진을 찍으러 개구리알이 발견된 웅덩이에 갔는데 일부 시민들이 페트병에 개구리알을 퍼 담아갔다.”면서 “상당부분이 훼손돼 남은 것이라도 보호할 필요성을 느껴 감시인력을 급파했다.”고 말했다. 공원녹지관리사업소는 지난 15일부터 개구리알이 발견된 남산공원 남서쪽(한남동 방면) 계곡에 위치한 물웅덩이 3곳에 공익근무요원 9명을 ‘남산 개구리알 사수대’로 편성,배치했다.3곳에 각각 1명씩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3교대로 근무한다.개구리알은 약수터 샛길에서 30m,산책로에서 100m정도 떨어져 있어 접근이 용이하다.알은 보신용이나 학습교재로 사용하기 위해 담아간 것으로 알려졌다.속설에 따르면 개구리알은 허리병 치료에 좋고 경칩에 개구리나 두꺼비의 알을 먹으면 불로장생을 누린다는 원시신앙도 있다. 박인규 공원녹지관리사업소장은 “지난해부터 개구리가 남산에서 일부 목격되면서 개구리의 천적인 뱀까지 나타나는 등 남산의 생태계가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그러나 자연을 자신의 소유물로 만들려는 일부 시민들 때문에 좋아진 생태를 있는 그대로 공개하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 1990년 ‘남산 제모습찾기’를 통해 남산에 개구리의 존재를 확인했으나 이후 개구리의 존재여부에 대한 조사를 한 적은 없어 아직까지 공식적인 자료는 없다.남산은 지난 2001년 한 환경단체가 개구리 생태지도를 만들면서 ‘잠재 서식지’로만 분류됐다.개구리는 환경지표동물로 그 지역의 생태환경지수를 나타낸다.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남산에 개구리알이 나타났다는 것은 자연생태계 복원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는 일”이라면서 “적극적인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
  • 경상흑자 ‘눈덩이’

    경상수지가 수출호조에 힘입어 지난 1월 23억 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데 이어 2월에는 3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됐다.그러나 해외여행과 유학·연수가 늘어나면서 서비스수지 적자 폭은 확대일로를 치닫고 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1월중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경상수지 흑자는 23억 4000만달러로 작년 12월(24억 5000만달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경상수지는 작년 4월 2억 6000만달러 적자에서 5월 10억 8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선 후 9개월째 흑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조성종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수출 호조세로 2월 경상수지 흑자폭은 30억달러 가량에 이르러 1∼2월에만 벌써 50억달러를 넘어섰다.”면서 “올 1·4분기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연간 전망치인 6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이어 “이같은 추세라면 4월쯤 경상수지 전망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의 상품수지 흑자는 29억 8000만달러로 작년 12월(26억 1000만달러)보다도 3억 7000만달러가 늘었다. 그러나 서비스수지는 7억 7000만달러 적자로 전월의 4억 3000만달러에 비해 적자 폭이 크게 확대돼 작년 8월의 9억 8000만달러 이후 5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이는 동남아 운임수입이 줄어들고 겨울방학을 맞아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과 유학·연수생이 늘어난 반면 외국인 입국자수는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는 5억 4000만달러 적자로 작년 12월(3억달러)에 비해 적자 폭이 확대돼 역시 작년 8월 이후 가장 큰 적자를 보였다.특히 유학·연수의 대외지급액이 2억 1000만달러로 작년 11월의 1억 2000만달러,12월의 1억 9000만달러에 이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소득수지는 3억 5000만달러 흑자로 전월(4억 7000만달러)에 비해 줄었으며 증여성 대외송금 등으로 구성되는 경상이전수지 적자 폭은 1억 9000만달러에서 2억 2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자본수지의 경우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37억 7000만달러 순유입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나 전체적으로는 2000만달러 유출 초과를 나타냈다.작년 7월의 2억 8000만원 유출초과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순유출로 돌아섰다. 외국은행 국내 지점의 본국 송금액이 31억 7000만달러에 달하는 바람에 자본수지가 적자로 반전됐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트레이닝복 세련되게 연출하기

    ‘추리닝’,입기 편한 만큼 발음도 편하게 했던 추리닝 하면 떠오른다.개나리 같은 노란색 상하의에 검정색 옆선이 들어간 이소룡식 체육복이나 80년대 동네 태권도장에서 볼 수 있었던 남색 바탕에 빨간색 라인이 한줄 들어간(반드시 왼쪽 가슴에는 태권동자의 주먹이 있어야 한다) 운동복.운동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면서 추리닝은 ‘트레이닝복’이라는 제 발음을 찾고 어느새 하나의 패션인 ‘스포츠룩’으로 뿌리내렸다.지난해처럼 트레이닝복 패션이 거리를 활보한다고,패션 리더라면 맵시 있는 트레이닝복을 입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스포티즘’은 이미 생활 속에 자리잡았기 때문이다.이제 나만의 멋을 표현할 수 있는 틈새를 노려야 하는데…. 웰빙이 삶의 목적이 되고,웰빙의 방법인 스포츠가 각광받자 스포츠 브랜드뿐만 아니라 여성 영캐주얼,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들도 다양한 스포츠룩을 선보였다.해외 유명 디자이너들은 스타를 위한 스포츠웨어를 비롯해 섹시한 스타일,귀여운 스타일 등 스포츠웨어를 다양한 각도로 해석했다. ●피트니스 웨어를 일상복으로 스포츠룩의 장점은 다양한 소재,화려한 디자인 등으로 진화하면서 입는 장소와 코디 아이템에 따라 놀라운 변신이 가능하다는 점.다양한 실험을 시도하는 젊은층 입맛에도 딱 맞아 떨어질 뿐 아니라 감각있는 40·50대가 도전하는 데도 무리가 없다. 라피도 김회정 디자인실장은 “최근에는 요가 헬스 풋볼 복싱 발레 등을 모티브로 한 스타일이 등장했다.”며 “디테일(세부장식)과 기능성을 결합한 피트니스 웨어를 일상복으로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용 부츠컷 스타일 강세 올해 트레이닝복은 옆선을 어깨-손목,등,가슴,목 등에 다양한 형태로 활용했다.브랜드 로고나 와펜(문장)을 응용한 그래픽으로 기존 트레이닝복의 단조로움을 해소시켰다. 소재는 지난해 열풍이었던 벨로어와 함께 타올지,면,새틴(반짝이는 소재) 등 다양해졌다.색상도 옐로,오렌지,핑크,그린 등 한층 밝아졌다. 바지는 남자의 경우 주머니 같은 디테일 활용도가 높은 실용적인 스타일이 새롭게 선을 보이고 있으며 여자는 일자형보다는 엉덩이에서 무릎까지 달라붙고 무릎 밑으로 퍼지는 부츠컷 스타일이 강세다. 주목할 것은 상의는 허리부분이 아져 살짝 노출되고,하의는 타이트해 몸매가 많이 드러나게 디자인된 것이 많다는 점.평범한 트레이닝복을 섹시코드로 풀어냈다. ●청바지·청재킷과 코디하면 실패 안해 유행하는 스타일을 알았으니 이제 남은 과제는 내 몸에 적용하는 것이다.어떻게? 멋지게,폼나게,제대로! 휠라코리아 김미연 디자인실장은 “아무리 예쁜 트레이닝복도 코디에 따라 섹시미를 강조한 패션이 될 수도 있고,학교 체육복 스타일이 될 수도 있다.”며 몇 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김 실장은 “트레이닝복을 위아래 한벌로 입지 말고,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소재와 섞어 입는 ‘믹스 앤드 매치’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며 “스포츠룩 초보자라면 청바지,청재킷 등의 진 제품과 코디하면 실패는 없다.”고 조언했다. ●벨트등 액세서리 이용하면 더 좋아 바지의 밑위 길이(허리∼가랑이)가 짧은 바지에 트레이닝 재킷을 걸치거나,하늘하늘한 시폰 블라우스에 날렵한 트레이닝 바지를 입는 것도 추천 코디.여자는 한 치수 작은 것을 선택해 가슴이나 배꼽이 보이도록 입고,반대로 남자는 한 치수 큰 것으로 골라 헐렁하게 입으면 섹시미를 더할 수 있다.또 트레이닝복과 함께 핸드백,하이힐,머플러,화려한 벨트 등의 액세서리를 함께 이용하면 세련돼 보인다. 트레이닝복의 줄무늬는 움직임을 더욱 역동적으로 할 뿐만 아니라 팔,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므로 다리가 짧거나 상체가 뚱뚱한 사람은 줄무늬를 이용해 날씬한 효과를 주는 것도 김 실장이 제안하는 코디다. 최여경기자 kid@˝
  • [세상에 이런일이] 따따시키다…

    동급생을 집단 폭행한 것도 모자라 폭행 장면을 디지털카메라로 찍고,이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협박한 ‘무서운 여중생’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달 28일 오후 6시30분쯤 대구에 사는 중학교 3학년 유모(15)·최모(15)양 등 7명이 이모(15)양 등 동급생 3명을 대구 시내의 한 초등학교로 불러냈다.이들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 이양에게 “왜 우리 친구를 왕따시키느냐.”며 집단으로 폭행을 하기 시작했다. 먼저 피해 학생 3명에게 ‘엎드려 뻗쳐’를 시킨 뒤 우산으로 엉덩이를 때렸다.또 “집에 가고 싶으면 다리 밑으로 기어 가라.”고 협박을 했다.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무려 3시간 30분 동안이나 번갈아 가며 이양 등을 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유양 등은 갖고 있던 디지털카메라로 폭행 장면을 고스란히 찍은 뒤 ‘인터넷에 올려 망신을 주겠다.’고 협박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그러나 사진을 실제로 인터넷에 올리지는 않았다. 대구 5개 여중에 각각 재학 중인 이들 7명은 채팅 사이트를 통해 만나 ‘대구아들’이라는 불량서클을 만들었다.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동급생과 하급생 등을 상대로 자주 폭력을 행사해 또래 학생들로부터 두려움의 대상이 돼 왔다.”고 밝혔다.대구 남부경찰서는 이들 7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날씬한 몸매 살린 ‘웰루킹’ 속옷 눈길

    ‘건강하고 날씬한 몸매라인,우리가 책임진다.’ 봄을 맞아 거추장스러운 디자인을 벗어버린 속옷이 새롭게 출시되고 있다.봄이면 화려해지는 겉옷처럼 디자인,레이스 등을 강조한 예년과 달리 속옷도 건강하고 날씬한 몸매라인을 만들어주는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웰빙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트렌드로 떠오른 ‘웰루킹(Well-Looking=well-being+looking)’의 영향이다. 비비안의 ‘슬리밍브라’는 브라 옆 날개에 ‘3단계 컨트롤윙’을,컵에는 ‘헬씨 메모리패드’를 적용해 가슴 모양을 예쁘게 잡아주고 옆선을 날씬하게 정리하도록 했다.제품에 들어간 옥 성분은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또 얇지만 신축성이 강한 원단을 사용해 엉덩이 라인을 돋보이게 하는 ‘슬리밍 거들’도 함께 선보였다.엉덩이 부분을 몰딩 처리해 이상적인 ‘히프 업’ 스타일로 만들어준다. 비너스가 내놓은 ‘메모리폼 브라’는 브래지어 컵에 사용한 메모리폼이 가슴 모양에 따라 밀착돼 가슴을 편안하고 볼륨있게 살려준다.신축성있는 파워 원단에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봉제선 없는 물결모양의 ‘누디 옆날개 디자인’을 적용해 옆선을 매끄럽게 다듬는다. 쌍방울 샤빌의 ‘뷰라인 텐 브라’는 가슴 사이의 간격을 10㎝로 좁혀 가슴을 안쪽으로 모아주고,컵 안쪽에는 녹차가공 처리한 패드를 삽입했다.몸매 라인을 깔끔하게 처리하기 위해 브라 날개 가장자리를 신축성이 좋은 햄 원단으로 처리한 것이 특징. 좋은사람들 ‘제임스딘’도 자신의 가슴 형태에 맞게 컵을 조절할 수 있는 ‘컨트롤 와이어 브라’를 선보였다.가슴의 모양을 잡아주는 와이어를 사용자가 가슴 모양에 따라 다듬을 수 있어 가슴의 압박을 완화해준다. 이와 함께 체형보정속옷 전문브랜드 ‘BBM’은 피부를 보호해주는 알로에 성분이 함유돼 있고,체형 보정기능이 뛰어난 브래지어와 거들·팬티 제품을 출시했다.체형 보정력이 강한 파워네트 원단에 피부가 닿았을 때 감촉이 좋은 알로에 성분을 입혔다. 비비안 우연실 디자인실장은 “봄 속옷은 가볍고 착용감이 뛰어나고,체형보정 기능은 뛰어난 제품이 많다.”며 “얼짱· 몸짱 등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추구하는 웰루킹 트렌드가 강하게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여경기자 kid@˝
  • 대전시민들 ‘악몽의 3일’

    악몽의 3일을 보낸 대전시민들은 대전이 더 이상 재해무풍지대가 아님을 확인했다. 분지형 도시인 대전은 그동안 태풍·폭우 등 수해와 강원도의 설해를 TV 등에서나 볼 수 있는 ‘먼나라 얘기’로 여겼다. 하지만 49㎝라는 기록적인 3월 폭설로 시민들의 일상생활이 정지되자,안부전화를 서로 주고받는 등 당황해하고 있다. ●세미나 취소사태… 호텔음식 쓰레기로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대전은 계룡산·식장산·계족산 등에 둘러싸인 분지형 도시로 눈과 비가 비교적 안정되게 내리는 도시였다.”며 “이같은 적설량은 개청 이래 처음”이라고 말했다.지난 1991년 1월7일 내린 25.2㎝의 눈이 개청(1968년) 이래 최고기록이었으며 3월에 많이 내려야 대설주의보 수준인 10㎝ 안팎이었다. 난생 처음 겪는 폭설에 시민들은 대부분 집에서 한발짝도 나오지 않았다. 주부 문모(42·중구 문화동)씨는 “차를 가지고 나가기가 겁이 나 3일 내내 집에 있다.”고 말했다. 대덕구 중리동 최생귀(38·자영업)씨는 “외지에 사는 가족과 친척들로부터 안부전화가 빗발쳤다.”며 “이런 일은 난생 처음”이라고 말했다. 주말이면 붐비던 롯데백화점과 타임월드,할인매장 등은 고객이 10분의1로 격감해 휴업상태나 마찬가지였다.백화점과 할인매장으로 통하는 도로가 눈으로 막혀 진입이 봉쇄됐고 시민들도 나들이를 극도로 꺼렸기 때문이다. 유성호텔 등 각 호텔에는 각종 세미나 등 예약을 취소하는 전화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당일 제공될 예정이었던 음식들이 한 순간 쓰레기로 변했다. 레전드호텔 관계자는 “세미나가 5건 정도 취소된 상태이고 예약이 취소되면서 남겨진 150∼250명분의 음식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지었다. ●재해 무방비에 시민들 불만고조 유성구 세동·금탄동 등 외곽지역은 시내버스가 3일째 끊겨 행정기관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들끓었다.시내 지역도 계룡로 등 간선도로를 제외한 대부분의 도로가 제설작업이 제대로 안돼 시민들이 분통을 터트렸다.박기영(48·사업)씨는 “도시가 아수라장으로 변할 때까지 시에서 한 일이 무엇이냐.”며 시의 늑장대응과 무대책을 질타했다. 공무원들도 “그대로 넋놓고 당할 수밖에 없었다.”며 고백했다. 유성구청의 Y(48)씨는 “제설차량이라고 해봤자 각 구청에 덤프차량(15톤) 한대밖에 없다.”면서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민간장비 동원도 도로 사정상 여의치 않았다.그레이더를 이용해 눈을 한쪽으로 밀어내고 싶어도 맨홀뚜껑에 톱날이 망가져 여의치 않았다.때문에 염화칼슘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다.눈이 어느정도 치워지지 않은 상황에서 염화칼슘을 뿌려봤자 별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염화칼슘이 있는데도 다 사용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시내 도로는 눈덩이가 중앙분리대를 만들었고 차들이 엉금엉긍 기어갔다.쌓인 눈더미가 치워지지 않아 도로변을 채우면서 4∼6차선 도로가 2∼3차선으로 좁아져 심한 정체가 이어졌다. ID를 임승현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서구 내동쪽은 차들이 올라가지 못해 기어가는 상태인데 제설작업은커녕 보고만 있는 건가요.해도해도 너무 하네요.’라며 분통을 터트렸다.한 네티즌은 ‘시 공무원을 갑천에 쓸어넣어 버리자.’고 흥분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폭설대란] 피해키운 정부 늑장대응

    정부의 늑장·안일 대응으로 인해 ‘폭설’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고속도로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발이 묶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자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100년 만의 폭설이 ‘고속도로 대란’을 불렀던 1차적인 원인이지만,결국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기 때문이다.한마디로 ‘인재’라는 얘기다. 최대 30시간을 고속도로에 갇혀 밤새 추위에 떨어야 했던 일부 국민들은 “도대체 이 나라에 제대로 된 정부가 있느냐.”며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건교부등 홈페이지에 비난글 연이어 고속도로 운영의 1차 책임기관인 한국도로공사와 건설교통부 홈페이지에는 정부의 늑장대처를 비난하는 글 1000여건이 연일 빗발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고속도로에 11시간 갇혀 있다가 추위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고속도로 한가운데를 걸어서 탈출했다.”면서 “도로공사측의 안일한 대처로 입은 재산상,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네티즌은 “최근 내린 폭설을 보면서 과연 대한민국에 정부가 존재하는지 의문이 들었다.”면서 “정부는 총선만 신경쓰지 말고,재발 방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성기오씨는 “도로공사에 경멸보다는 비애를 느낀다.도공 사장은 책임지고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박천길씨는 “26시간 만에 출발지로 되돌아왔는데 통행료를 내라고 한다.우리나라 행정에 염증이 난다.고속도로 안내판에는 불통안내 대신 요금인상 안내만 나온다.미친X들….”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처럼 파문이 수그러지지 않자 도로공사는 6일 홈페이지에 ‘국민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올렸다. 공사측은 “죄스러운 마음에 머리를 들 수 없다.”면서 “이번 일을 거울 삼아 두번 다시 고속도로가 멈춰서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高총리 “재해본부 3번이나 들렀건만…” 고건 국무총리도 정부가 ‘폭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관계자들을 강도높게 질타했다.6일 오전 중앙청사에서 열린 ‘폭설대책 관계장관회의’에서다. 고 총리는 “폭설 초기 중앙재해대책본부를 세번이나 들러 철저한 대처를 지시했지만,초기에 안일하게 대응했다.”면서 관계자들을 크게 나무랐다. 이어 “긴급구호도 조직적으로 해달라고 부탁했으나 그렇지 못했다.”면서 “기술 전문성이 없고 무계획적이고 구태의연하고 희망적인 관측에만 매달려 결과적으로 긴급 제설대책의 실효성이 없었다.”고 안일한 자세를 질책했다. 특히 제설작업에 대해 “왜 실효성이 없었는지 자성하고 대책을 보완해야 한다.”며 ‘반성’을 촉구한 뒤 “부족하고 미흡했던 부분을 하나하나 체크해서 재해 관련 대책을 효율적으로 시스템화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 총리는 또 음료수,비상식량,담요 등이 균등하게 배분되지 못한 점,정체 도로에선 500m 등 일정 간격으로 공무원을 배치해 승객들에게 정보와 안내를 제공하지 못한 점,구호물자를 곳곳의 정체 구간으로 체계적으로 나눠줄 수 있는 ‘보급지휘소’가 없었던 점 등을 일일이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관계장관회의가 6일에서야 열렸다는 사실은 고 총리에게도 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김용수 조현석기자 dragon@˝
  • 기습폭설에 중부지방 ‘폭삭’

    세기적인 ‘3월 폭설’이 쏟아진 5일 충청도와 경북 등 전국적으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전국 1400개 가까운 학교가 휴교에 들어간 가운데 고속도로에선 제설에 따른 교통통제로 오도가도 못한 차량들이 장기 정차해 있다 연료가 떨어지는 풍경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초·중·고교에 대학까지 휴교 대전과 충남·북의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6일 임시 휴업한다.밤새 내린 눈이 쌓인 경북 북부 11개 지역 315개교도 쉰다.쉬는 학교는 전국에서 1387개에 이른다. 대덕지역 일부 출연연구기관들도 토요 휴무에 들어간다. 앞서 5일 오후 4시 현재 많게는 50㎝에 육박하는 적설량을 보인 대전·충청지역에서는 79개 초·중·고교가 휴교령에 들어갔다.특히 대전에서는 대전대와 우송대,목원대가 전면휴강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고속도로 대란’에 사건·사고 빈발 한국도로공사는 제설작업을 위해 이날 오후 2시부터 경부 및 중부고속도로 일부 구간을 폐쇄했다.폭설로 경부 및 중부고속도로 통행이 금지되기는 처음으로,폐쇄구간은 6일 새벽이 돼서야 풀렸다. 그러나 폐쇄구간에 있던 차량들은 12시간씩 옴짝달싹 못해 장기정차로 연료가 떨어지기도 했으며,운전자들은 휴게소 주유소까지 30분 넘게 걸어가 기름을 사오기도 했다.도로공사 관계자들은 폐쇄구간에는 눈이 승용차의 보닛 높이까지 쌓였다고 말했다. 차량통행이 폐쇄된 경부고속도로 구간은 하행선의 경우 목천IC∼청원IC 36.8㎞구간,상행선은 신탄진IC∼청주IC 11㎞구간이다.추풍령휴게소 부근에서 황간휴게소까지 50여㎞구간도 차량 통행이 전면 중단됐다.중부고속도로는 하행선 오창IC∼남이분기점 13.5㎞구간,상행선은 남이분기점∼서청주IC 5.3㎞구간이 폐쇄됐다.충청권 고속도로 인터체인지에서는 진입이 아예 통제됐다. 이용객들은 “도로공사가 늑장대처해 ‘고속도로 대란’이 발생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이미 4일 오후부터 큰 눈이 내린 데다 많은 눈이 예상된 상황에서 충분한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특히 남이분기점에서 오전 7시부터 엉키기 시작한 고속도로 정체현상이 오전 내내 이어졌지만,도로공사는 오후 2시에야 인터체인지 진입통제를 시작했다.도로공사 직원들은 고속도로에 갇힌 탑승자들에게 빵과 우유를 제공했으나 분노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청주농고의 버섯재배사,청주기계공고 체력단련실 등이 완파됐고,충북도내 총 9000여가구가 정전됐다. 이날 오전 5시40분쯤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옥천 톨게이트 인근에서 화물차 등 차량 5대가 연쇄 추돌,화물차 운전사 오모(42)씨가 숨졌다. 충남에서는 이날 오전 10시쯤 논산시 광석면 왕전리에서 젖소 100마리를 사육하는 축사의 천장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붕괴되는 등 13곳의 축사 지붕이 무너져내렸다.방울토마토 집단 재배지인 부여군 세도면 등 시설하우스 142동이 붕괴됐다. ●천연기념물도 수난 천연기념물 103호 충북 보은 정이품송과 천연기념물 352호 정부인 소나무도 피해를 입었다. 정이품송은 정상부의 몸통에서 서쪽으로 뻗은 직경 15㎝,길이 3.7m짜리 줄기 1개와 잔가지 2개 등 3개가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러졌고,정부인 소나무도 서쪽으로 뻗은 직경 40㎝,길이 1m쯤의 줄기 1개와 잔가지 9개 등이 부러져 나갔다. 이날 오전 6시쯤 청주시 상당구 명암동 청주동물원 내 물새장(총면적 6400여㎡)의 높이 40m짜리 철기둥과 그물망 등이 밤사이 내린 눈으로 붕괴돼 1억 8000여만원(시 추정)의 재산피해가 났다.피해규모는 충남지역에만 410억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점정집계됐다. 전국 이천열기자 sky@˝
  • 병아리주부 닭요리 도전

    가장 대표적인 서민 음식을 들라 하면 닭고기가 후보 가운데 하나로 꼽힐 게 틀림없습니다.한집 건너 통닭·찜닭·닭갈비·삼계탕·치킨 집이 있잖아요.이런 닭고기가 심하게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조류 독감 탓으로 가격이 뚝 떨어졌다가 요샌 수직 상승입니다.손님 대접이나 잔치상에 거의 빠지지 않는 닭고기.우리나라에선 삼국시대부터 먹어왔습니다.장모가 사위에게 씨암탉을 대접한댔잖아요.맛도 좋고 몸에도 좋기 때문이겠지요.이번 주말엔 내손으로 만들어 더욱 안심인 닭고기 요리,어때요? “치킨을 ‘졸라’(무척) 좋아해요.하지만 할 줄 아는 게 없어요.그래서 오빠(남편)한테서 타박도 듣고.” 닭고기 요리를 못해 체면을 구긴 결혼 4개월의 ‘왕초짜’ 주부 주미화(27·서울 북아현3동),결혼 2년차의 이정미(29·강서구 등촌1동)씨.자존심 회복을 위해 닭고기 요리 고수를 찾아 나섰다. 이들이 찾은 곳은 서울 신길1동 대신시장옆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음식을 가르치지 못해 안달이 난 요리의 달인 안승춘(56) 회장을 찾았다.이들의 지도 요청에 안 회장은 기꺼이 응했다.현재 맡고있는 식생활개발연구회장과 조리직업전문학교 이사장에서 보듯 ‘과외 수업’에 질렸을 만도 한데 전혀 그런 기색이 없다. 성급한 주·이씨,“‘센님’(선생님),어떻게 하면 음식을 잘 할 수 있어요?”.안 회장은 대답 대신 웃으면서 손을 들어보였다.얼핏 보니 안 회장의 손이 곱지를 않다.물 마를 날이 없던 36년간의 요리 경력이 오롯이 녹아든 듯하다. 5개월 된 딸을 업은 이씨,“오빠가 삼계탕과 닭도리탕(닭매운찜)을 ‘넘’(너무) 좋아해요.”,“주말마다 치킨집에 전화를 건다.”는 주씨.이들은 닭고기를 무척 즐기지만 닭요리엔 젬병이라고 털어놨다. “조류독감 파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양계 농가에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었거든요.근데 요샌 닭 값이 넘 올랐어요.”.라고 입을 모은 이들에게서 알뜰 주부의 자질이 엿보였다. “닭고기는 핏물을 잘 빼야 맛을 낼 수가 있어요.1시간가량 찬물에 담가두면 돼.물은 한두 번 갈아주고.” 주·이씨가 싱크대에 서자마자 강의가 시작됐다. “어떤 닭을 사야 돼요?”(주) “음식은 재료를 고르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요리의 기본은 싱싱한 재료를 고르는 안목이거든.”.안 회장은 닭고기는 고르는 요령을 설명했다.눈으로 봤을 때 깨끗하고 선명하며 윤기가 있으며,손으로 만져 봤을 때 탄력이 있는 닭이 좋다.냉동된 것보다는 냉장된 고기가 더 좋단다.“이건 닭고기뿐만 아니라 다른 고기를 고를 때도 만찬가지야.”.과외수업를 받는 주·이씨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뭘 만들지요?”(이) 이들이 도전할 요리는 닭 별미전.이탈리아 요리 피카타를 응용한 것으로 매운 맛을 뺐단다. “닭가슴살을 넓게 포를 떠서 칼등으로 살살 두들겨 밑간에 10분가량 절여두면 돼.밑간은 후춧가루·청주·소금을 조금씩 섞으면 되지.”그래야 닭고기 특유의 노린내가 나지 않는다는 게 안 회장의 설명이다. “닭 껍질도 함께 써요?”이씨는 다소 놀란 모습이다.“껍질이 얼마나 맛있는데,콜레스테롤이 높다고 다들 피하고 있지.껍질보다는 껍질과 살 사이의 흰 부분을 제거하면 돼.이게 바로 지방 덩어리거든.”(안) 그러면서 닭고기가 고단백·저칼로리로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이란 게 안 회장의 말이다.닭고기 열량이 100g당 126㎉.삼겹살(310㎉)이나 소고기 등심(224㎉)보다 낮다. 그리고 파슬리를 곱게 다져 물에 헹궈 꼭 짠 다음 달걀과 가루 치즈에 잘 섞었다.“파슬리가 없으면요?”(이) “그땐 파를 다져 써도 돼.”(안) “어떤 치즈가 좋을까요?”(주) “가루로 된 파마산 치즈야.아무 치즈나 잘게 다지면 돼.”(안) 이들은 살코기에 밀가루를 묻히고 달걀에 담갔다가 밀가루 옷을 ‘열라’(열나게) 입힌다.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밀가루 옷이 자꾸 떨어져요.”(이) “닭고기 표면의 물기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아서 그래.물기를 잘 제거해야 되는데 키친 타월로 살살 누르면서 닦아주면 돼.”(안) 그러곤 불을 최대한 높여 팬을 달궈 지져내면 된다.고소한 냄새가 나면서 노릇하게 변했다.“생선전처럼 보이지.자 한번 먹어봐.뜨거우니 조심하고.”(안) “노오란데 파릇한 파슬리가 섞여 있으니 넘 예쁘고 맛있어요.”(주),“치즈가 들어가선지 퍼석한 느낌도 전혀 없어요.”(이) “어떤 요리든지 레서피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자기 입맛에 맞게 만들어 먹는 게 중요해.” 안회장의 마지막 당부다.이번 주말엔 닭 별미전을 만들어 ‘닭살돋는’(?) 주말을 맞겠다는 주·이씨.닭요리에 자신감이 붙은 눈치다. ■ 닭요리 제법 하는 집들 서울 강남역 시티극장 뒤쪽의 닭익는 마을(558-2718)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참숯 닭불구이 전문점.다리살만 이용하는 구이에는 담박한 맛을 내는 흰살구이,매콤달콤한 양념구이,소갈비 맛이 나는 고추장구이가 있다.각 6500원씩이다.점심 메뉴로는 닭개장(5000원)과 닭살 만두뚝배기(5500원)가 있다.특이한 것은 닭도리탕을 한 냄비가 아니라 1인분에 6000원으로도 판다. 홍대앞 던킨도너츠 골목의 다락투(324-0983)는 닭곰탕(4000원)국물 맛이 일품.닭을 푹 끓여 뼈를 골라내고 다시 끓여 국밥식으로 만 것이다.냉장 닭을 이용해 살이 쫀득하다.무엇보다 35년동안 2대째를 잇고 있는 것이 큰 자랑이다. 남산 케이블카 타는 곳 조금 아래쪽의 촛불(755-1777)은 닭고기를 이탈리아식으로 내놓는다.닭 반마리를 구워 내는 주방장 특선 닭요리(1만 4000원)와 치킨 리조토가 인기다.78년 오픈한 것을 기념해 78년생에겐 와인 1잔을 무료로 제공한다. ■ 나도 매콤달콤 닭 요리사 ●닭고기 인삼 롤찜 재료 닭고기(가슴살) 400g(4쪽)인삼 4뿌리,청피망·홍피망·파프리카·당근 1개씩,적채 3잎,표고버섯 2장,다진 돼지고기 100g,대추 10개,완두 20알,소금·후추·식용유 약간씩,인삼칠리소스(인삼원액·녹말 1큰술씩,칠리소스),돼지고기 양념(다진 파 ½큰술,다진 마늘 1작은술,다진 생강 ½작은술,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1) 인삼은 손질하여 잔뿌리와 큰 것 1뿌리를 끓여서 인삼액을 만들고 나머지는 가늘게 채썬다.(2) 닭고기는 칼집을 넣어 살과 껍질을 분리하여 가슴살을 얇게 포를 떠서 두드려 소금,후추를 뿌려둔다.(3) 당근·파프리카·표고버섯·적채는 채썰어 적채를 제외한 재료들을 각각 기름으로 볶아 소금으로 간한다.돼지고기는 양념하여 볶아 볶아낸 표고버섯과 섞는다.(4) 김발 위에 닭껍질을 놓고 그 위에 닭가슴살을 편 후 청피망·홍피망·파프리카·당근을 놓고 그 위에 인삼채를 고루 뿌린다. 그 위에 (A) 넓이로 돼지고기 볶은 것을 깔아준다.(5) 돌려깎기한 대추 속에 완두콩을 채워 말아 돼지고기가 깔린 자리의 시작점에다가 일자로 연결시켜 깔아준다.위의 재료들이 밀리지 않게 잡고 김발로 김밥 말듯이 말아준다.(6) 김이 오른 찜통에 넣어 20분정도 찐다.(7) 칠리소스에 인삼원액을 섞어 끓이다가 물녹말을 넣어 걸쭉하게 만든다.(8) 요리가 완성되면 약간 식힌 후에 썬뒤 소스를 뿌린다. ●닭 별미전 재료 닭가슴살 400g,(파마산)치즈 50g,달걀 2개,파슬리 10g,맛소금 12 작은술,후춧가루 1/6 작은술,밀가루·식용유 적당량씩 만드는 법 (1) 닭살은 넓게 포를 떠서 두드려 소금·후춧가루·청주로 밑간을 하여 10분정도 재워둔다.(2) 파슬리를 곱게 다져 물에 행궈 꼭 짠 후 달걀·치즈 가루와 잘 섞는다.(3) (1)의 닭살에 밀가루를 묻히고 (2)의 달걀에 담갔다가 건져 식용유를 두른 팬에 노릇하게 지져내면 완성. ●닭고기 땅콩소스 냉채 재료 닭가슴살 200g(2쪽),오이 (B)개,당근·대파 ½개씩,마늘 3쪽,생강 ½쪽,청주 ½큰술,양파 ¼개,땅콩소스(다진 땅콩·식초 2큰술씩,설탕·갠 겨자·꿀 1큰술씩,물 ½컵,간장·참기름½큰술씩,소금·흰 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1) 닭 가슴살은 하얀 기름덩이를 잘라내어 손질해둔다.(2) 냄비에 물 3컵을 붓고 팔팔 끓으면 닭 가슴살과 대파·마늘 저민 것,생강 저민 것,청주를 함께 넣어 닭고기를 익힌다.(3) 닭가슴살을 꼬치로 찔러 보아 핏물이 나오지 않으면 건져내어 차게 식힌 다음 손으로 가늘게 찢는다.(4) 오이와 당근은 4㎝길이로 돌려 깎기하여 채썰어 찬물에 담가두고,양파도 가늘게 채썰어 찬물에 담가두었다가 싱싱해지면 건져 물기를 제거한다.(6) 땅콩 소스 재료를 모두 섞어 땅콩 소스를 만들어 차게 둔다.(7) (3)의 닭살과 양파·오이·채썬 당근을 접시에 소복하게 담고 차게 둔 땅콩소스를 뿌린다. ●닭 산적 재료 닭다리 5개,대파 ½뿌리,붉은 고추·풋고추 1개씩,양념장(다진 마늘·청주·식용유 1큰술씩,고춧가루·참기름 1작은술씩,설탕(또는 물엿)·생강즙 ½큰술씩,후춧가루 ¼작은술,간장 2큰술,마늘 2쪽) 만드는 법(1) 닭은 뼈를 발라내고 닭살만 얇게 포를 떠서 칼등으로 두들겨 놓는다.(2) 마늘은 가늘게 채썰어 놓고 양념장 재료는 섞어 놓는다.(3) 대파는 가늘게 채치고 붉은 고추와 풋고추는 씨를 털어내고 가늘게 채친다.(4) 팬을 달구어 생강즙을 넣고 생강 냄새가 나면 (1)의 닭을 넣고 앞뒤로 익혀 닭의 기름기를 빼낸 후 (2)의 양념장에 재운다.(5) 팬에 (4)의 닭을 놓아 익히면서 (3)의 재료를 얹어 같이 익혀낸다. 글 안승춘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장 (02-833-1623) 사진 강성남기자 snk@˝
  • [종하랑 선영이의 배낭메고 60개국](6) 베트남 라오스 돈뎃섬

    사실 베트남에서 라오스 국경을 넘을 때만해도 걱정이 태산이었다.‘말라리아 약을 안 먹어서 모기에 물리면 곧 죽을지도 모른다.’‘그곳엔 사람보다 닭이 더 많다던데 여행자 조류독감 환자 1호가 될 수도 있겠다.’‘얼마전에 푸쿤이라는 곳에서 게릴라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던데.’….라오스에 대해 편협한 지식을 가지고 있던 우리는 마치 사지로 쫓겨 들어가는 사람들처럼 긴장에 또 긴장을 했다. 그런데 막상 이곳에 와 보니 그 모든 걱정들이 기우였구나 싶다.사람들은 이전처럼 평화롭게 살고 있고,또 사람들은 아름다운 자연을 찾아,순수한 사람들의 미소를 따라 여행을 하고 있다.아쉬운 건 라오스의 별미인 닭칼국수와 닭죽을 못 먹어본다는 것 정도이다. 라오스는 영국과 거의 같은 크기의 땅덩이에 인구가 540만명밖에 안 된다.인구밀도가 우리나라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낮다.라오스에서 가장 큰 도시 비엔티엔도 수도라고 하기에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사람이 없고,차도 드물다.그래서인지 이곳 사람들은 아직 그다지 각박해지지 않은 것 같다.옛날 우리의 시골처럼 인심도 후하고 인상들도 선하다. 우리가 라오스에 들어올 때 예상했던 여행지는 북쪽의 방비엥이나 루앙프라방 같이 한국의 여행자들에게 많이 알려진 곳들이었지만,막상 라오스를 여행해 본 여행자들은 하나같이 남부 라오스를 가보기를 적극 추천한다.할 수 없다.계획수정,비엔티엔에 도착한 다음 날 바로 남부로 내려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우리가 간 곳은 앙코르와트의 초기유적지가 있는 참파삭과,남쪽으로 더 내려가 4000여개의 섬이 있는 돈콩,돈뎃이라는 섬이다.참파삭에서는 유적지라도 볼 수 있었지만 돈콩,돈뎃 섬은 정말 할거리,볼거리가 없는 곳이다.특히 돈뎃 섬은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해만 지면 칠흑 같이 어두워지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구경할 게 없어도 지루하지 않고 할 일이 없어도 죄책감을 갖지 않는 장소가 또 이곳이다.아침에 해뜨면 자전거를 빌려 강변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섬을 한바퀴 돌아 방갈로로 돌아온다.메콩강물로 등목하고 육지에서 공수한 귀한 맥주 한 잔을 들고 강변으로 난 방갈로 발코니의 그물침대에 누워 강물을 보거나,음악을 듣는다. 하릴없이 오후를 보낸 뒤 해질 녘에 다시 산책하면서 주민들에게 인사도 건네고 사진도 찍어준다.서울에서는 잠시라도 가만히 있으면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아 초조·불안하고,인생의 낙오자가 될 것 같은 안달에 사로잡혀 살았는데,이곳에서는 그런 모든 세상사가 참 덧없이 느껴진다.‘이래도 한평생 저래도 한평생’인데 이렇게 유유자적하며 살 수는 없는 걸까. 이곳을 벗어나면 우리는 또다시 알 수 없는 시간의 힘으로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야 하겠지만,적어도 이곳에서만큼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기로 했다. ■ 돈뎃에서 만난 할아버지 전기가 안 들어오는 이곳은 해가 지면 말 그대로 칠흑 같은 어둠뿐이다.초저녁에는 그나마 울타리 입구에 발전기를 이용한 메추리알만한 전구를 하나 켜놓는데 옆집 할아버지는 날마다 삼십분 정도 전구 불빛을 향해 날아드는 수천,수만마리의 날벌레들을 짚단에 불을 붙여 휘휘 저으며 잡는다.해도 해도 계속해서 날아드는 그 날벌레들을 하염없이 잡고 있는 할아버지가 안쓰럽기도 하다. 할아버지와 날마다 손짓,발짓,영어,한국어,라오스어를 섞어가며 유쾌한 대화를 나누었다.할아버지는 별로 찾지 않던 섬에 낯선 이방인 여행객들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하니까 마냥 신기하기만 한 것 같다.별로 할 말이 없어도 자주 들러 이것저것 알려주고 돌아가시곤 했다.돈뎃에서의 3박 4일동안 좋은 친구가 되어주셨다. “난 배타고 키낙(돈뎃에서 가까운 육지로 아침장이 선다.)까지는 나가 본 적이 있지.(태국 그림엽서를 꺼내며)이건 여행객이 주고 간 건데 방콕에는 이렇게 높은 건물이 있다는데 한국에도 높은 건물들이 있수?” 우리가 방콕보다 더 많다고 하자,손가락으로 6을 가리키며 “6층짜리 빌딩도 있다구?”하신다.한참 웃다가 “63층짜리 건물도 있어요.”하니까 거의 뒤로 넘어가신다.까올리(라오스어로 한국)에 대해 많이 아느냐고 여쭤 보니 “남한은 미국이랑 친하구,북한은 중국이랑 친하구,맞지? 한국사람들은 싸움 잘해.”하며 양 엄지손가락을 높게 세워든다.칭찬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총 쏘는 흉내를 내는 걸 보니 베트남전에 대해 아시는 것 같다. 이곳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영어는 ‘same same’,‘No Problem’이다.무슨 말이건 대부분 이 두 마디로 해결하는데 재밌는 건 또 그런대로 다 말이 통한다는 것이다.뭘 부탁해도,혹은 뭐가 잘못될까 걱정해도,뭘 잃어버려 미안해해도 무조건 ‘노 프로블럼’이다.그리고 식당에서 음식이 주문한 대로 안 나오거나 서로 말이 잘 안 맞으면 나중엔 그냥 웃으며 무조건 ‘세임세임’이다. 프랑스랑 영국은 같은 서양사람이니 ‘세임세임’이고,방콕이랑 서울은 둘 다 높은 건물이 있으니 ‘세임세임’이다.생선 요리를 시켰는데 물고기가 없으면 돼지고기를 가리키며 ‘세임세임’이니까 그냥 그걸 먹으라고 한다.우리도 재미있어서 한동안 그 두마디로만 대화를 나누었다.조금 엉뚱하긴 하지만 생각할수록 이보다 더 긍정적이고 위트있는 말이 있을까 싶다.˝
  • 요가+스트레칭 필라테스

    “몸을 쭉 늘인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위로 하나,둘,셋…”,“숨을 천천히 내 쉬면서 아래로.” 경기도 평촌의 한 피트니스 클럽에서 30여명의 아줌마(?)들이 맨손 체조와 비슷한 필라테스를 배우며 비지땀을 흘린다. 필라테스에 2년째 푹 빠졌다는 김은미(37) 주부는 “몸이 유연해지고 보디라인이 살아나요.저도 ‘몸짱’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하고 웃으며 “몸무게는 많이 줄지 않았지만 몸이 다져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이 운동을 하면 몸 전체가 꽉 조여지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그녀는 일산의 몸짱아줌마 정도는 안 되어도 아이를 세명이나 출산한 아줌마(?)의 몸매는 절대 아니었다. 유연하고 ‘선’이 아름다운 몸을 만들기 위해 여성들 사이에서 ‘필라테스’ 배우기가 무섭게 퍼지고 있다.이 운동은 복장과 자세 등을 살펴보면 맨손체조나 요가와 비슷하다.마인드컨트롤을 중시하는 동양의 요가와 서양의 스트레칭이 접목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3개월째 운동을 하고 있는 노윤희(29·여)씨는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지만 10여분만 하면 땀이 흐르기 시작합니다.하나 하나 동작에 집중하면서 호흡을 맞추면 머리가 상쾌해지고 몸도 가벼워집니다.”라며 예찬론을 늘어 놓는다. 필라테스는 1900년대 초 요제프 필라테스에 의해 독일에서 처음 시작된 운동으로 정신 수련법과 호흡법,근육운동을 접목한 것이다.인체 생리학을 공부한 그가 요가와 고대 로마인의 체력단련법,정신수양법을 바탕으로 새로운 운동을 만들었다.1차 세계대전 당시 부상당한 군인들의 재활치료 목적으로도 사용되었다. 이 운동의 기본은 파워하우스와 시각화 훈련,호흡이다.파워하우스는 단전(아랫배),엉덩이,허리 등에 있는 근육들을 통칭하는 말로 필라테스의 모든 동작은 여기서 나오는 힘을 이용한다.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들을 강화하며 특히 복부 근육을 잘 발달시켜 모델이나 발레리나처럼 섬세한 몸매를 원하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또한 시각화 훈련은 아무 생각없이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용수철이 늘어나듯이 다리를 쭉 뻗고’,‘땅속에 가슴을 집어 넣는다는 느낌으로’ 등 머릿속으로 상상을 하며 운동을 한다.그러면 각 동작에 몰입을 할 수 있으며 신체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호흡의 리듬 또한 중요하다.단전을 눌러 준다는 기분으로 폐에 있는 나쁜 공기까지 완전히 토해낸다.그래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몸이 정말 유연해 진 것 같아요,요가에 비해 동작도 어렵지 않고요.특히 장운동이 많이 되어서인지 몸이 새털처럼 느껴져요.또한 모든 근육을 쓰기 때문에 스트레칭으로도 그만이에요.”라고 필라테스의 효과를 이야기하는 이민정(31·여)씨는 근육운동이든 달리기든 모든 운동의 기본이 된다고 강조한다. 필라테스 강사 김은경(30·여)씨는 “이 운동의 가장 큰 매력은 신체의 모든 근육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잔근육 하나하나까지 사용하므로 운동량이 많아 다이어트 효과는 물론 자세와 몸매를 교정할 수 있습니다.‘몸짱’요,열심히 필라테스를 하면 누구나 될 수 있어요.”라며 “허리가 안 좋거나 유연성이 떨어지는 남성들에게 특히 좋습니다.다소 정적으로 느껴지지만 근육의 이완과 경직을 반복하면서 하는 이 운동은 신체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현대인에게 적합한 운동입니다.”라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 여기서 배워요 국내에 많지 않다.피트니스센터 중에서 락시웰니스 센터 평촌,분당점(www.roxywellness.com,031-380-5553)과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과 강남점 문화센터(culture.shinsegae.com)에서 정식으로 배울 수 있다.또 책과 비디오가 여럿 출시되었다.‘균형잡힌 몸매를 만든다.필라테스30분’,‘파워필라테스’,‘신비의 스트레칭 요가 필라테스 바디’등을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다.인터넷 다음,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 동호회가 있다. 글 한준규기자 hihi@˝
  • [여자가 본 여자] (상)일상에서

    “쯧쯧,여자들이란….” 남성들의 이 말 속에는 비하와 비난이 그득하다.여성들도 말한다.“저 여자,왜 저래?”,“저 여자 정말 (꼴보기)싫어!”.이는 남자들이 “저 남자 싫다.”라고 비난하지 않는 것과 대비된다.왜 여자가 싫을까.남성들이야 자신과 달라 이해할 수 없어서 경원시할 수도 있다고해도,여성이 여성이란 사실을 콕 찍어 비난하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면이 있다. 물론 여성들도 여성을 전혀 이해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여자 팔자가 다 그렇지.”라는 여성 비하를 담았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일상에서,직장에서 여성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과 여성들 사이를 흐르는 거리감의 정체를 상,하로 나눠 해부해 본다. ‘시샘이나 하는 소인’이란 여성에 대한 편견은 유교에 뿌리하고 있는 것같다.칠거지악·씨받이·남아선호 등 여성을 억압하는 갖가지 풍습은 결국 이 땅의 여성들을 무능하게 만들었다.늘 약자는 강자의 논리에 휘둘리게 마련이었다. 그래서 ‘여성의 적은 여성’이란 지극히 남성적인 시각으로 본 편견의 말을 거리낌없이 여성들은 차용하면서 남성의 시각으로 여성을 보고 건너편 여성을 경멸한다. ●고부 갈등은 삼각 관계인가 여자가 싫은,싫을 수밖에 없는 연결고리는 고부 갈등이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하늘로부터 내려온다.’는 시어머니의 ‘심술’.이는 결혼생활을 ‘매운 시집살이’로 바꿔놓는다.20대 여성들이 모이면 주제는 ‘시집 흉’이고,30대는 ‘과외’라든가. 결혼을 하고나면 “나도 친정에서는 귀한 딸이었다.”는 넋두리가 연습이라도 한 양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은 바로 며느리로서 받게 되는 불평등 때문이다.그 불평등은 남성인 남편보다는 여성인 시어머니로부터 시작되게 마련이다. 김성자(68·서울 도봉구 수유6동)씨는 호된 시집살이를 이야기하면 지금도 어젯일인 양 넋두리가 나온다.“가난한 집안의 큰딸이라 7살부터 어머니를 도와 부엌일도 하고,동생도 키워 웬만한 고생엔 이골이 났지.그래도 17살에 시집 가서는 시어머니의 구박 때문에 못 살겠지 뭐야.이혼이나 가출은 언감생심 생각도 못했고 몇 차례나 아이를 들춰업고 목 맬 생각을 했는지 몰라요.그때마다 아이의 자지러지게 우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살았지.새벽같이 일어나 일해도 내 입에 들어가는 보리밥 한덩이를 아까워하는 시어머니를 내가 45년이나 모셨어.돌아가시면서는 그래도 ‘미안하다.’고 말씀해주시더만.나는 시집와서 웃음을 아예 잃어 버렸어요.요즘같은 세상이었으면,나…안 살았어.” ‘시어머니 노릇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는 김씨,그러나 그의 며느리 윤자혜(47)씨도 시어머니는 여전히 어렵다.“시할머니가 시어머니에게 유난했던 것은 저도 알아요.그래서 나는 우리 시어머니가 안됐고,잘 해드리고 싶어요.하지만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집착’이 대단하세요.‘무거운 것,아비에게 들게 하지 마라.’는 등 아들을 남편마냥 섬기시지요.나는 아들을 내 마음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킬 생각이에요.그게 마음대로 될지….” 고부 갈등은 여전히 부부 갈등의 중요한 요소이자,이혼의 중요 변수가 되고 있다.한국가정법률상담소 곽배희 소장은 “상담소의 이혼통계 가운데 가장 많은 이혼 사유가 되는 6호 사유(민법 제840조 6호)를 보면,고부갈등은 4.1%정도이지만 여기에 시가와의 갈등(2.6%),생활양식차이(0.9%),혼수시비(0.2%),마마보이(0.1%) 등을 합치면 8%에 이르는 내용들이 시가와 연결돼 있다.여기서도 시어머니로 대표되는 시가와의 갈등관계가 부부갈등의 중요한 원인임을 확인하게 된다.”고 일러줬다.한 남성을 사이에 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는 가히 ‘삼각 관계’라 할 만하다. ●남자가 되고 싶어 프로이트에 따르면 3∼5세의 여자 아이들은 자신에게는 오빠나 아버지가 갖고 있는 성기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남성을 부러워 하는 한편 자신에게 남성 성기를 주지 않은 어머니를 원망한다고 한다.그래서 딸은 아버지에게 애정을 품고 어머니를 경쟁자로 인식하여 반감을 갖는 경향이 생긴다는데,이를 ‘엘렉트라 콤플렉스’라 한다. 정신분석학자 이론의 틀에 우리를 가둘 필요는 없겠다.그러나 ‘남자가 아니기 때문에’ 겪는 불평등에 대한 분노를 느낀 여성은 자신만은 여성이 처한 부당한 현실에서 빠져 나오고 싶은 이기심을 갖게 되는 것만은 사실이다.“나는 여자로 살기 싫어.”라는 외침과 “여자가 싫다.”는 말은 어쩌면 동의어인지도 모른다. 폭력 가정에서 자랐던 김순진(가명·42)씨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다.어머니를 늘 구박했던 폭군 아버지를 보면서 자란 김씨.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이상하게도 어머니에 대한 미움이 먼저 떠오른단다.“아버지가 부당하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에요.엄마가 불쌍하기도 했고….그러나 내 속마음은 아버지보다 엄마가 더 싫었어요.고교시절까지 사회적으로 문제없는 아버지가 유독 어머니와의 관계에서만은 이렇게 이상하게 된 것은 처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어머니 탓이란 생각을 했고,어머니의 태도가 못마땅했어요.지나고 보니 폭력에 의해 어머니는 판단 능력을 잃었던 것인데….그래서 난 내가 여자인 것도 싫었고,아버지를 닮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요.”그는 결혼생활이 10년이 넘으면서,이제야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자신은 당당하게 사회생활을 해도 남편의 가부장적인 태도 때문에 상처받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남편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했던 지난 시대의 내 어머니가 어떤 마음으로 사셨을지 조금은 알겠어요.” 사춘기의 딸들이 어머니의 잘못을 조목조목 짚어낼 때면,어머니들은 말했다.“너도 살아봐라.”.어머니의 말씀처럼 ‘(결혼해서)살아본’ 딸들은 이제사 여성의 지난했던 삶을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그 이해란 ‘여자의,어머니의 희생이 오늘의 자신을 있게 했다.’는 것 일뿐,여성에 대한 자부심이나 애정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더욱이 성숙해졌다고 지난 시대의 여성을 좋아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요즘의 딸들은 어머니와 전혀 다른 삶을 살기 위해 몸부림친다.경제력을 갖지 못한 채 살았던 어머니의 딸들은 “절대로 직장생활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살아간다.반면 일하는 어머니 때문에 사랑을 듬뿍 받지 못하고 자랐다고 생각하는 딸들은 “어머니와는 다른 삶을 살겠다.”고 선언한다.그래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선택하기보다 ‘어머니와 다른’ 삶을 택한다.반항하듯. 이혜정(4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씨는 결혼 후 병치레가 심한 아이를 위해 교사생활을 접었다.“아플 때,엄마가 내 곁에 없었던 외로움을 알기 때문에 아무런 미련없이 직장을 떠났어요.엄마로서의 역할이 가장 크다는 생각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겁니다.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제 행동은 어머니에 대한 반발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열심히 사신 내 어머니에 대해 왜 나는 긍지를 가질 수 없었을까,이제 돌이켜 보면 내 겉은 여자이지만 속은 남자인 채 살아온 것 같아요.”이씨는 중2 딸이 “나는 직장을 가진 멋진 엄마가 더 좋은데 1등만 했다는 엄마가 왜 직장도 없느냐?”고 물으며,자신은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말한단다.“내 삶이 ‘전면 부인’해야 할 만큼 무의미한 것이 아님을 딸에게 보여주는 것,그것이 딸의 인생을 행복하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동서,따지고 보면 남인데… 결혼한 여성들이 겪는 갈등 중 하나는 동서와의 갈등이다.어떤 의미에서는 시누이와 올케의 관계보다 더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한다. 부유한 집 출신으로 결혼할 때 시어머니의 마음을 흡족하게 한 동서가 시집온 후 시어머니로부터 적잖은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는 김진숙(38·서울 서초구 서초동)씨,그는 “‘동서’가 가족이냐.”고 물었다. “솔직하게 동서는 남이지 않아요? 전통 사회에서야 시집가면 친정 식구와는 모두 떨어졌고,한 울타리에서 설움받는 존재였던 동서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것일 뿐,현대 사회에서 동서지간을 가족으로 묶는 것은 우스운 것이죠.그러니 이 정도 떨어져서 서로 좋게 지내면 되는 것이지,그 이상을 요구하는 것은 곤란한 것 같아요.” 4남매의 장남과 결혼해 동생들을 모두 결혼시킨 정유선(51·경기 고양시 일산구 마두동)씨는 아직도 큰아들네에서 얻어서 동생들에게 주려고 애쓰는 시어머니의 행동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고 했다.“남편이 어렵게 자랐지만,사회에 나와 빨리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그리 어려움 없이 우리는 집사고,재산불리고 살았어요.그래서 동생들에게도 잘 하려는 남편 마음에 맞춰 왔어요.하지만 이젠 동생들도 40대에 들어서면서 자리잡았는데도 여전히 시어머니는 내게 ‘뜯어서’ 동생들에게 갖다주는 게 낙이죠.그러면서 늘 나더러 욕심 많다고 흉보고….나 이렇게 말하면 나쁘지요? 하지만 제 속마음이에요.” 부모에게는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 없다는 ‘자식’이지만,엄연히 며느리에게는 ‘남’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여성들은 알고 있다.다만 입에 올리면 나빠지기 때문에 쉽게 말하지 못할 뿐.이 역시 철저하게 남성 중심의 생각이라는 것이다. 물론 동서와 친자매 이상 가깝게 지낸다는 여성들도 있긴 했지만,이들도 ‘새로 만난 친구’정도라는 개념일 뿐,그것을 가부장적인 시각으로 규정하는 것에는 부정의 뜻을 밝혔다. ●남성의 눈으로 보면 “여자는 참 이상해” ‘공자가 죽은’ 이 시대에 여전히 우리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고스란히 신봉하고 있다.남성들의 시각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비판하지만,정작 여성들의 시각 역시 남성의 시각과 다르지 않다.철저하게 남성의 눈으로 여성을 바라본다. 이에 대해 여성학자 박혜란씨는 명쾌한 답을 한다.“내가 여성학을 배운 39살 이전에는 내 주위에는 온통 ‘이상한 여자’투성이었다.그러나 내가 여성을 알고,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본 여성들은 온통 당당하고,겸손하고,자신만만하면서도 결코 오만하지 않은 여성들이었다.그 여성들을 알게 된 것이 행복하다.여성들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남성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여성을 보기 때문에 그런 편견이 생기는 것이다.” 허남주기자 hhj@˝
  • 토지 稅부담 ‘눈덩이’

    지난해 전국 땅값이 20% 가까이 올랐다.건설교통부는 올 1월1일을 기준으로 전국 50만 필지의 ‘표준지 공시지가’를 산정한 결과 평균 19.56% 상승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11.14%)보다 8.4%포인트 높은 것이며,96년 공시지가 전산화 이후 연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땅값 급등 원인은 ▲신행정수도 이전 추진 ▲신도시개발 시행 ▲개발제한구역해제 ▲저금리로 인한 부동산 투자수요 증가와 집값 상승 등으로 분석됐다.시·도별로는 충남이 27.63%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경기(25.92%),강원(25.63%),대전(21.59%),경남(21.51%),인천(20.74%) 등이 뒤를 이었다.서울은 15.52% 올랐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은 서울 중구 명동 우리은행 명동지점의 대지로 평당 1억 2500만원을 기록했다.지가가 가장 낮은 곳은 전북 남원시 산내면 덕동리 임야(평당 230원)로 조사됐다. ●연기군 땅값 2배 이상 오른 곳도 전국 땅값 상승률 랭킹 10곳 가운데 5개 지역을 ‘충청권’이 차지했다.연기군은 82.80% 폭등,전국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관리지역은 2배 이상 올랐다.신행정수도이전 기대감과 그린벨트해제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오진우 벤처부동산사장은 “대전∼조치원 1번 국도 주변 땅값은 실거래가와 호가 모두 공시지가 상승률보다 훨씬 높다.”면서 “신행정수도 후보지 결정에 따라 추가 상승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규모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과 판교신도시 개발의 영향을 받은 분당구는 57.84% 급등했다. 미군기지 이전 기대감과 도시계획재정비가 있었던 오산시는 55.63%,신도시 조성과 고속철도 개통 재료가 있었던 아산시는 55.53% 뛰었다.강원도 정선(47,96%)·평창군(46.31%)도 동계올림픽 유치 추진,카지노 확장 등의 영향을 받아 큰 폭으로 움직였다. 신도시 개발지인 김포시(45.73%),신행정수도 이전 후보지로 떠오르는 청원군(45.65%)도 땅값 상승 순위 앞자리를 차지했다.천안시(41.68%),유성구(39.35%)도 오름세가 만만치 않았다. 서울에서는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강남(24.15%,),강동(23.58%),서초(21.37%),송파(21.13%)등 ‘강남권’4개구와 용산구(20.05%)가 20% 이상 상승했다.그린벨트를 풀어 국민임대주택단지를 조성하는 수도권 택지지구 주변도 큰 폭으로 올랐다.행신2지구(36.94%),하남 풍산지구(32.26%),시흥 능곡지구(31.65%)등이 대표적인 지가 상승 택지지구다. ●세금·보상비 부담 증가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은 6월말 확정되는 전국 2750만 필지의 ‘개별 공시지가’에 그대로 반영된다.따라서 종합토지세,취·등록세 등 각종 세금 부담도 큰 폭으로 오르게 됐다. 신도시·택지지구 개발,도로개설 등에 따른 땅값 보상 부담도 커졌다.당장 신행정수도 이전 비용과 택지지구 보상비가 당초 계획보다 엄청나게 불어날 수밖에 없게 됐다.또한 땅값 폭등으로 기업의 생산성 저하도 우려된다.건교부는 “지난해 각종 개발계획이 발표되면서 땅값이 급등,공지지가 상승률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의가 있는 땅 주인은 이의신청서를 작성,3월30일까지 건교부에 제출하면 재조사를 거쳐 4월30일까지 결과를 통보받을 수 있다. 류찬희기자 chani@˝
  • [성인 우화] 타조는 타조다

    새들은 늘 배가 고팠어.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너무 많이 먹어서 뚱뚱해지면 곤란했거든.무거우면 날 수가 없을 테니까. ‘언제 한번 배가 뽈록 나오게 양껏 먹을 수 있을까?’ 그러나 그건 쉬운 일이 아니었어.하늘을 날아다닌다는 것은 참으로 굉장한 일이고,날기 위해서는 끝없이 긴장해야 했기 때문이야. 타조도 다른 새들과 마찬가지였어.아니,다른 새들보다 더했지.몸집이 조금 큰 편인 타조는 어떻게든 몸무게를 줄여야 했어.참으로 고통스러웠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어.나는 것이 서툰 편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타조도 새인 것이 분명하고,새는 당연히 하늘을 날아야 한다고 모두들 생각했으니까. 어느 날이었지. “와,신난다!” 먹이를 찾던 타조의 입이 헤 벌어졌어.좋아하는 열매들이 오보록하게 떨어져 있는 구덩이를 발견했거든. “아이구,맛있어!”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어.너무 배가 고팠고,너무 좋아하는 먹이였기 때문에…. “아함…” 타조는 행복했어.배가 봉긋해진 타조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어.그러다가 몇 걸음도 못가서 그 자리에 우뚝 서 버렸지. “아이고,내가 지금 걷고 있구나!” 오랜만의 일이었어.날개가 미처 돋기도 전인 아주 어렸을 때를 빼고는 한번도 걸어본 적이 없었지.타조는 아주 기분이 이상해졌어.땅위를 걷는 기분은 뭐랄까,조금 어색하고 그리고 생각보다 편안했지. 타조는 문득 생각했어. ‘나는 왜 지금까지 무조건 날려고만 했을까,이렇게 걸어서 움직여도 되는데?’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목소리들이 나서서 대답을 했지. ‘그걸 말이라고 하니? 넌 새야.’ ‘날개가 있기 때문이야.그러니까 날아야지!’ 그렇지만 어느 것도 충분한 대답은 아니었어.날개가 있으니까 날아다녀야 한다면,다리가 있으니까 걸어다녀야 한다는 것도 맞는 말이 될 테니까. 이제 타조는 자리잡고 앉아서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어. ‘나는 걸어다닐 수도 있고,뛰어다닐 수도 있다.어느 것이 더 내게 알맞은,나다운 방법일까?’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를 어지럽혔어. 날개를 잘 움직이기 위해서는 근육의 힘을 늘리고 몸무게를 줄여야 했지.그래서 새들은 근육의 구조를 바꾸고 뼛속을 비웠어.쉬운 일이 아니었어.아니,끔찍하리만치 어려운 일이었지.좀더 잘 날기 위해 새들은 대를 이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셈이었거든. 그런데 오늘,타조는 문득 생각한 거야. “왜,반드시 ‘다리’를 버리고 ‘날개’를 취해야 하는 거지?” 날아야 한다는 생각만 버리면 우선 먹는 일에서 자유로워질 수가 있을 거야.편안하게 먹고 많이 움직이고….그러면 무턱대고 적게 먹고 기운 없어 하는 것보다 훨씬 건강해질 수도 있겠고. 그리고 또 적들이 오면 다른 동물들처럼 재빨리 달아나면 되지 않겠어?튼튼한 두 다리로 막 달리면 누구도 쉽게 잡을 수는 없을 거야. 타조는 새삼스레 자신의 다리를 내려다 보았어.그러고는 다시 날개로 눈길을 돌렸지.억세고 튼튼한 두 다리,그리고 작은 날개…. “아! 나는 아무 생각없이 습관적으로 날아오르려고 했구나! 새들은 물론 날아다니는 것이지만 내 상황은 조금 다른데….” 타조는 비로소 머릿속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지. 날이 밝자,타조는 날개를 잘 추슬렀어.그러고는 성큼성큼 걷기 시작했지. “아,나는 내식대로 살 테야.무턱대고 날으려고 애쓰느니보다 이렇게 발을 쓰는 게 훨씬 낫겠어.훨씬 건강하게 살아갈 수가 있겠어.물론 나는 새지만,더 자세히 말하면 새 중에서도 타조거든.” 글 이윤희 그림 김세온 파랑새 어린이 ‘뚜벅뚜벅 타조우화’에서 ●작가의 말 이렇게 말할 수 있는 타조가,남들이야 뭐라든 당당하게 걷기를 선택한 타조가 부럽습니다.정말 부럽습니다.˝
  • [조류독감 2개월-나주를 가다] 가동재개 닭공장 르포

    19일 오전 전남 나주시 금천면 고동리 ㈜화인코리아(회장 나원주) 가공공장.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자욱한 수증기에 실려 온 구수한 삼계탕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막 쪄낸 삼계용 닭을 비닐봉지에 포장하느라 라인에 선 10여 아주머니들의 손놀림이 잽싸다.표정도 밝고 웃음소리도 들렸다. 전국 최대 삼계용 닭과 오리 공급업체인 이 회사가 조류독감 여파로 지난해 12월19일 부도난 뒤 지난 16일부터 다시 가동에 들어갔다.소비가 늘고 중단됐던 일본 수출이 재개되면서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요즘 하루 평균 생산량은 평소 3분의 1 수준으로 삼계용 닭 3000∼4000마리다.이 회사는 최대 1일 닭 30만마리,오리 9만마리를 생산하는 설비를 갖췄다.이달 말쯤 수출용 닭 50t이 선적돼 회사 정상화에 속도가 더해진다. ●하루 3000~4000마리 가공·이달말 50t 수출 화인코리아는 정규직 200명 등 근로자 600여명에 연간 매출액이 16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삼계용 닭과 오리 공급업체.본사인 나주에 가공공장 등 3개.충남 천안과 경기 여주에 1곳씩 원종장이 있다.이곳에서 닭과 오리를 길러 납품하는 농가는 전국적으로 400여곳이다.‘치키더키’라는 상표를 달고 납품되는 거래처는 1500여곳이다.지난해 일본·타이완·홍콩·호주 등으로 삼계닭 212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하지만 지난 2002년 최신설비를 갖추느라 무리하게 확장한 게 화근이 됐고,소비 감소로 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여기다 지난해 12월12일 충북 음성에서 조류독감이 처음 발생하면서 결정타를 맞고 쓰러졌다.이때 선적하던 일본 수출물량(200만달러)이 공중에 떠버렸고 이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던 은행권도 고개를 저었다. ●“3개월 밀린 월급 받을 수 있겠죠” 공장이 돌아가면서 공장 옆 2층 사무실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3개월째 월급을 못 받고 죄인처럼 지내오던 직원들도 자신감을 얻었다.찾아오는 사람도 많아졌다.지역경제를 염려하는 지역주민과 차량수송업자,사육농가,밀린 돈 때문에 의료보험공단 관계자 등.1주일 전만 해도 성난 채권자들로 살벌했던 사무실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졌다. 주문 전화도 빗발친다.광주와 전남 등 곳곳에서 주문량에 맞춰 포장하고 배달하느라 떠들썩했다.안이석(39) 총무팀장은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회사 안팎에서 이뤄져 희망이 있다.당장 운영자금 확보도 급하지만 현 경영진 퇴진을 촉구하는 채권단의 양보와 협조가 급선무”라고 조건을 달았다. 현재 재가동 공장은 닭 가공공장 1곳이다.작업자는 부도전 3분의1 수준인 30여명이다.원료인 닭은 저장된 재고로 충당한다.공장 바로 옆 닭 처리공장은 병아리 입식농가가 없어 여전히 멈춰 서 있다. 가공공장도 생기가 넘친다.생닭을 씻어 플라스틱 상자에 담아 이동운반대로 옮긴다.군대 잔반처럼 한 판에 88마리씩 삶은 닭이 실려 나온다.2인 1조로 삶은 닭을 옮기고 이를 라인에 올려놓으면 10여명이 비닐팩에 담아낸 뒤 마지막으로 살균처리장으로 보낸다.문광이(47·여·나주시 남평읍) 작업반장은 “이 공장에서 4년 정도 일했는데 요즘처럼 기분 좋은 적이 없다.”고 웃었다.이렇게 포장된 닭은 ‘치키더키’라는 상표를 달고 전국 유통망으로 퍼져나간다. ●두달간 21만7000여마리 살처분 나주공장 가운데 닭과 오리를 잡아 씻어내는 제2공장은 여전히 철문이 굳게 잠겨 있다.공장 주변에 수송용 차량 20여대도 시동을 끄고 세워둔 지 오래됐다.성난 채권자들이 던진 생채기인 정문 수위실 유리창이 깨진 채 방치되고 있다.사육농가 대책협의회는 현 경영진 퇴진을 선결조건으로 내세우면서 회사측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20일 전남 나주시 산포면 매성리에서 조류독감이 발생,나주시 전체 오리와 닭 등 692만여마리(375농가) 가운데 21만 7000여마리(24농가)가 살처분됐다.이들 농가에 보상금으로 마리당 400∼4200원까지 7억 8000여만원,생계안정자금으로 농가당 평균 500만원씩 1억 7500여만원이 나갔다. 글 나주 남기창기자 kc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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