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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모델이 전하는 쭉쭉빵빵 프로젝트

    슈퍼모델이 전하는 쭉쭉빵빵 프로젝트

    9일 가까운 설연휴 동안 TV 앞에서 부침개 집어먹으며 뒹굴뒹굴 했다간 연휴 마지막 날, 이스트 먹고 젖은 수건 뒤집어 쓴 듯한 얼굴에 좌절하고 말 것이다. 살찌지 않고 연휴를 보내는 비결을 슈퍼모델 3명으로부터 들었다. ●송은지 “설날 차례상에서는 과일만 먹어요. 약과, 전, 튀김, 동그랑땡은 손도 대지 말아야죠.” 지난해 8월 슈퍼모델대회 합숙기간동안 다른 후보자들과 마찬가지로 다이어트와 전쟁을 벌였던 은지씨. 하루 종일 녹차만 마신 적도 부지기수였다. 최근 탄력있는 몸매가 각광받는 추세이지만 역시 모델에게 다이어트는 필수. 경험상 은지씨에겐 몸매 관리에 음식조절만한 것이 없다. 고구마, 배, 사과, 감자, 강냉이, 오이 등이 다이어트용 추천음식.“강냉이만 먹으면 수분을 빨아들여 변비에 걸릴 수 있으니까 녹차와 함께 먹어야 해요. 오이도 좋은 다이어트 식품이지만 속이 허한 단점이 있죠.” 생선은 붉은살 생선보다는 열량이 낮은 흰살 생선이 좋다. 초콜릿과 같은 단 음식은 절대 사절이다. 수분이 많은 과일로 배를 채우면 다른 음식은 먹고 싶은 생각이 사라진다. ●김은영 “체중이 1∼2㎏씩 늘 때마다 자신감이 줄어요. 살이 찌기 쉬운 연휴 기간에는 세뱃돈 들고 매일매일 헬스센터에 갈 계획이에요.” 은영씨에겐 연휴기간에도 문을 여는 헬스센터가 너무나 고맙다. 집에 있으면 TV를 보고, 누워서 쉼없이 음식을 먹어 쉽게 몸이 불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곳에서만 하려면 싫증이 날 테니 학교 운동장과 집 옥상 등 곳곳을 돌아다니며 체형조절을 할 계획이다. 러닝머신은 20분을 달려도 힘들지 않지만 그냥 달리기는 5분만 해도 땀이 난다. 옥상에서는 구보-줄넘기-맨손체조-스트레칭 순으로 30분∼1시간 정도 운동을 한다. 줄넘기는 모듬발뛰기만 하면 재미없으므로 2단뛰기,X자뛰기 등 다양하게 한다. 노래를 부르며 하면 더 재미있다.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다 보면 숨이 차서 그만두고 싶어지죠. 그럴 때는 전자판에 소모된 칼로리 숫자가 오르는 것을 지켜보세요. 오기가 생겨 끝까지 하게 되죠. 힘겹게 소모한 후에는 음식에 쉽게 손이 가지 않지요.” ●주홍선 “TV 보는 시간을 활용하세요.TV를 보면서 할 수 있는 요가와 스트레칭으로 체형을 유지할 수 있죠.” 홍선씨의 몸매 관리법은 요가와 반신욕. 요가를 하면 안 쓰는 근육과 함께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스트레스가 풀린다. 높은 구두를 신어 몸이 피로해지는 ‘하이힐 피로’도 말끔히 퇴치된다. 홍선씨는 모델인 만큼 다리에 집중한 요가 자세를 많이 한다. 업드려 뒷다리를 차는 자세나, 영화 ‘올드보이’에서 유지태가 했던 일명 메뚜기 자세는 엉덩이를 예쁘게 올려주는 효과가 있어 빠뜨리지 않는다. 요가를 한 뒤에는 15∼20분 정도 반신욕을 한다. 너무 오래하면 어지럽다. 피곤할 때는 잠깐 욕조에서 눈 붙이고, 책을 보며 지루함을 이겨낸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는 것이 중요해요. 전 헬스보단 수영을 더 좋아하죠. 몸매의 선을 살리기 위해선 요가를 해야죠.” 늦잠의 유혹도 뿌리쳐야 한다. 연휴라고 이불에서 빈둥대기보다 평소대로 일어나 물을 마시고 집청소를 하면서 칼로리를 소비하는 게 좋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프로농구 올스타전] 용병 민렌드 ‘별중의 별’

    특급 용병 찰스 민렌드(32·KCC)가 한국 땅을 밟은 지 2시즌만에 코트에서 가장 찬란한 별로 빛났다. 민렌드는 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04∼05시즌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매직팀 소속으로 나서 30점 14리바운드 9어시스트의 트리플더블급 활약으로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약사’출신으로 화제를 모은 민렌드는 화려한 개인기는 물론 성실성까지 갖춰 03∼04시즌에 이어 연속해서 팬투표로 ‘베스트5’에 꼽혔고,MVP까지 차지해 농구인생에서 최고의 하루가 됐다. 개인적으로는 02∼03시즌 이스라엘리그 올스타전 MVP에 이어 두번째. 올들어 가장 추운 날씨였지만 선수와 8000여 관중이 내뿜는 열기로 한기를 느낄 수 없었다. 어이없는 ‘패스 미스’도, 슛이 림에 닿지도 않는 ‘에어볼’이 나와도 함성과 박수는 그칠 줄 몰랐다. 평소 같으면 감독이 분통을 터트리고 선수의 표정도 굳었겠지만, 적어도 이날 하루는 어떤 플레이도 용납되는 ‘농구 해방구’였다. 3쿼터가 시작되자 관중석에서 왁자지껄 웃음이 터져 나왔다. 드림팀 전창진(TG삼보) 감독이 가드를 빼고 조우현(190㎝) 현주엽(195㎝) 김주성(205㎝) 애런 맥기(196㎝) 자밀 왓킨스(204㎝)로 이어지는 ‘장신군단’을 투입한 것.5분28초를 남기고는 김승현(178㎝) 신기성(180㎝) 양동근(181㎝) 황성인(180㎝) 양경민(193㎝)등 포인트가드 4명을 앞세운 ‘꼬마 라인업’을 투입, 또 한번 즐거움을 선사했다. 신기성과 김승현은 번갈아 센터처럼 엉덩이로 툭툭 밀고 들어가 포스트 플레이를 펼치며 웃음을 자아냈다. 재미는 드림팀(모비스 오리온스 LG KTF SK)이 선물했지만, 우승트로피는 103-99로 이긴 매직팀(삼성 전자랜드 SBS SK KCC)이 가져갔다.78-82로 뒤진 채 4쿼터에 나선 매직팀은 민렌드와 양희승(18점)이 4쿼터에서만 19점을 합작하는 활약에 힘입어 승리를 낚아챘다. 한편 3점슛 콘테스트 결선에서는 양희승이 ‘다크호스’ 이병석을 15-12로 제치고 리그 3점슛 1위다운 실력을 뽐냈다. 토종 석명준(KTF)과 용병 왓킨스(TG삼보)는 각각 최고의 ‘덩크 아티스트’로 뽑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Doctor&Disease] 혜민병원 인공관절센터장 이인묵 박사

    [Doctor&Disease] 혜민병원 인공관절센터장 이인묵 박사

    “아직도 절개 부위를 최소화한 이른바 ‘최소피부절개 인공관절수술’이 불완전하다며 이를 기피하고, 이런 의술을 도외시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정직하게 말하자면 기술 습득이 어려워 회피하는 것이지 효과가 좋지 않아서 피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만 하더라도 이 기술은 이미 일반화돼 있습니다.” 혜민병원 인공관절센터 센터장 이인묵(43) 박사. 그는 젊다. 생리적 나이도 젊지만 외국의 앞선 기술을 열린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흡인성이 젊고, 절박감에 사로잡히기 쉬운 환자들을 향해 항상 가슴을 여는 그 양식이 젊다. 자신에게 치료받은 환자들에게 건넬 생활수칙을 딱딱한 유인물 대신 편지로 직접 만들어 전달하는 모습에서 질환과 환자를 보는 그의 진지함을 엿볼 수 있다. ●일부 의사 기술때문에 회피 얘기할 주제가 인공관절인데, 느닷없이 인공관절의 최신 수술법부터 들고 나왔다. 무슨 까닭인가. -환자의 1∼2% 정도가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일반 정형외과와 달리 내 경우 인공관절 전문이라 환자의 50%는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된다. 내 경우 앞서 거론한 최소피부절개술이 수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일부에서 이 수술법의 효용성에 대해 아직까지 이론을 제기해 그걸 먼저 짚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일부 의사들은 ‘그 방법이나 재래식 방법이나 효과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근육 손상과 출혈량, 환자 고통이 적고 회복이 빠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상식 아닌가. 인공관절을 두고 얘기를 시작하자 기술의 원리에서 통계 자료까지 막힘이 없다. 지금까지 그가 집도한 수술만 무려 1800여건. 국내에서는 가장 많은 수술례를 가진 의사 중 한명이다. 그에게 자신의 수술 성공률을 묻자 성패를 가르는 잣대가 애매해 환자의 만족도를 따지는 게 일반적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제 경우 95%는 만족합니다.2∼3%는 통증이 잘 가시지 않지만 인체가 인공관절에 적응하면 대부분 사라집니다. 나머지 1∼2%는 감염합병증이 있는 경우로 일반적인 감염률이지만 환자나 의사 모두에게 안좋은 경우이지요.” 인공관절 치환술이란 어떤 치료법인가. -인체 주요 부위의 관절이 망가져 약물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이로 인해 척추 등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 망가진 관절을 인공관절로 바꿔 통증을 없애는 수술이다. 어떤 질환에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한가. -대표적인 질환이 관절염이다. 류머티즘·퇴행성관절염, 외상 후 생기는 후외상성관절염, 골관절염 등이 여기에 속한다. 또 대퇴골두 무혈성괴사, 대퇴경부 골절 등 관절내 골절도 많다. 그런 질환의 최근 발병추세는 어떤가. -노후 관절염의 경우는 그렇더라도 젊은 층 환자가 부쩍 늘고 있다. 지나치게 격렬하거나 무리한 운동이 원인일 텐데 그런 현상이 좀 걱정스럽다. ●수술후도 수영·조깅·골프 가능 서구처럼 비만이 결정적인 원인이 아닌데도 관절염 등 관절질환이 많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가부좌가 일상화된 좌식생활일 것이다. 또 우리 가사노동을 보면 안타까울 만큼 관절을 혹사시키는 경우가 많다. 역설적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생활양식이 바뀐 사람들이 ‘관절염 덕분에 침대에서 자고, 소파에도 앉아본다.’는 우스갯소리도 하곤 한다. 문제는 인공관절의 유효성일 텐데, 이걸로 바꾸고도 불편이 없나. -운동능력을 보면 인공관절을 달고도 골프나 조깅, 수영, 걷기 등은 전혀 무리없이 할 수 있다. 단, 관절에 부하가 많이 걸리는 농구나 테니스, 격투기는 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무릎보다 엉덩이 관절은 탈구가 잦아 극단적인 자세는 피해야 한다. 영국에서는 인공관절을 단 사람이 유도대회에서 우승도 한다. 그런 정도로 보면 된다. 인공관절의 수명도 문제가 될 텐데. -최근에 주로 사용하는 재질이 세라믹, 금속, 강화 폴리에틸렌 제품인데, 마모도를 보면 세라믹은 예전 플라스틱의 100배, 금속은 50배가 넘는다. 운동 등 개인 활동량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20∼30년 정도로 본다. ●인공관절은 마지막 선택으로 그렇더라도 인공관절이 가진 한계는 있지 않겠나. -물론이다. 인공관절은 마지막 선택이다. 다른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그 방법을 먼저 적용한다. 그러나 관절질환에 투여하는 약제의 부작용을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환자들이 수술을 원하기도 한다. 특히 아직은 초보단계지만 자신의 조직을 배양해 이식하는 연골이식술 등은 젊은 층의 선호도가 무척 높은 편이다. 이 박사는 우리 국민의 참을성에 혀를 내두른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 인체조직을 더 많이 보존할 수 있는 반치환술이 가능한데도, 참고 견뎌 증상을 키우는 바람에 병원을 찾은 대부분의 환자에게 전치환술을 적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 그렇다고 모든 환자에게 수술이 적용되는 건 아니다. 이런 에피소드도 있다. 그에게 약물 처방을 받은 환자가 “약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느냐.”며 인공관절의 유효성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고 소개했다.“향후 1∼2년을 살 수 있다면 인공관절은 필요없다.5∼10년을 살 수 있다면 누구도 쉽게 필요성을 판단하지 못한다. 그러나 10년 이상을 살 수 있다면 수술을 권한다.” 영국 왕립 정형외과센터에서 50여회의 관절면 치환술을 치러내기도 한 그에게 인공관절의 효용성을 물었다.“아무래도 자신이 꿈꿔온 일상생활을 향유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겠지요. 그러나 이 점은 알아야 합니다. 인공관절이 60대를 40∼50대로 바꿔주지는 못합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 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이인묵 박사는 ▲한양대의대 및 대학원(박사)▲을지의대 을지병원 교수(정형외과)▲영국 엑시터대 의대 인공관절센터, 영국 버밍햄정형외과 인공관절센터 연수▲미국 세인트 룩스병원 연수▲대한정형외과학회, 고관절학회 정회원▲대한정형외과 학회지 논문교정위원▲내비게이션을 이용한 인공슬관절모임 창립회원. ■ 인공관절 수술 어디에 인공관절 수술이란 낡거나 다쳐서 망가진 관절을 들어내고 그 자리에 금속이나 세라믹, 강화 폴리에틸렌으로 만든 관절을 맞춰넣는 치료법이다. 충치로 망가진 치아 겉면을 매끈하게 다듬어 인공치아를 덧씌우는 것과 흡사하다. 인공관절 무게는 부위에 따라 달라 엉덩이 관절인 고관절용은 500g, 무릎용은 320g 정도이나 익숙해지면 무게감은 느끼지 못한다. 인공관절로 치료할 수 있는 관절 부위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아직은 고관절과 무릎관절이 95% 정도로 압도적이지만 어깨나 팔꿈치, 발목관절은 물론 최근에는 손가락에 문제가 생긴 경우에도 인공관절을 삽입한다. 일부에서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신장염 등 만성질환이 있으면 인공관절 수술이 어렵다고 알고 있으나 이런 질환을 미리 치료해 안정적이라는 판단이 내려지면 얼마든지 수술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한쪽 관절을 수술한 뒤 2∼3주 시차를 두고 다른쪽 관절을 수술하지만 이 박사는 미국 등지에서처럼 양쪽을 동시에 수술한다. 이럴 경우 추가수술에 따른 심리적 고통을 덜 수 있고, 생리적, 경제적 부담이 줄며, 합병증과 진료비도 경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별한 문제만 없으면 수술후 7∼10일 뒤 퇴원이 가능하며, 안정기에 들어가면 휘어진 안짱다리도 교정돼 정상인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가 된다. 수술비는 한쪽 관절 400만원, 양쪽 관절을 모두 수술할 경우 600만원 정도 든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산하기관 탐방] 수산물품질검사원

    [산하기관 탐방] 수산물품질검사원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은 불량 수산물 수입 차단, 수출 수산물 품질향상과 원산지 표시 등을 감시·감독하는 해양수산부 산하 기관이다. 또 수산물이나 수산가공품의 품질인증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고, 수산물 대외경쟁력을 강화하는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수산물품질검사원의 위치와 기능에 대해 아는 일반인은 드물지만 검사원의 13개 산하 지원중 한 곳인 인천지원이 지난 2002년 중국산 수입꽃게에서 납덩이를 적발해 낸 ‘납꽃게’ 사건은 전국민적인 관심을 모았었다. ‘납꽃게’ 사건에서 보듯 검사원의 첫째 기능은 검사와 검역이다. 검사관들이 수출입 수산물의 서류검사와 관능검사(형태·색·선도·온도 등) 뿐 아니라 물리·화학·미생물학적 정밀검사를 수행한다. 이를 위해 히스타민·포르말린 검출기인 ‘분광광도계’, 수산물 질병검사에 쓰이는 유전자증폭기, 수은·납·비소·구리 등 유해 중금속을 측정하는 원자흡광광도계 등 20여가지 첨단 정밀검사장비를 보유, 가동하고 있다. 검사원은 또 국내산 수산물의 위생관리를 위해 생산·저장 및 출하 후 거래되기 전 단계에서 중금속·항생물질 함유 여부나 식중독균·패류독·복어독 검사를 실시, 부적합의 경우 출하연기나 용도전환, 폐기조치를 취한다. 국산으로 둔갑하는 외국산 수산물 원산지표시, 유전자 변형 수산물의 유통관리와 정보 제공업무도 수행한다. 품질검사원 이상남 검사과장은 “지난해 중금속·세균·독소가 검출됐거나 물을 주입한 조기·낙지 등 410건 1016만 달러어치의 부적합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국내산 수산물 생산 감소와 수입 증가로 같은 기간 검사실적은 9만 5000여건에 이르러 2003년 8만건에 비해 20%나 증가했다. 고양 품질검사원 1층 로비는 톱날꽃게·목탁가오리·꺼끌복 등 희귀 수산동물과 국내산과 외래산 수산물을 비교 진열한 수백개의 박제를 전시한 유리 표본실로 꾸며져 있다. 특별한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지만 학생들을 포함, 누구든 견학이 허용된다.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의 인터넷 홈페이지(www.nfpqis.go.kr)도 흥미롭게 꾸며져 둘러볼 만하다. 우리수산물 식별요령을 외국산과 대비해 영상으로 자세히 설명한다. 또 유사품종 구별, 수산물 요리 안내와 함께 수산물 방언집, 쇼핑몰도 갖췄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미로’ 갔다 ‘말로’ 올뻔

    |파리 연합|프랑스 오트 피레네 지방에서 40대 남자가 미로로 뒤얽힌 동굴에 섣불리 들어갔다 35일 만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 지방 도시 마디란의 노동지원센터에서 모니터 요원으로 일하는 장 뤽 조쉬아(48). 두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지난달 18일 왠지 마음이 울적해져 조용히 혼자 있고 싶은 생각이 든 나머지 동굴 초입까지 승용차로 간 다음 걸어서 더 깊숙이 들어갔다 그만 ‘미로의 덫’에 걸리고 말았다. 그는 과거 버섯 재배용 공간으로 쓰이다 2003년 폐쇄된 복잡한 동굴 안에서 결국 방향을 잃고 헤맸고 나뭇가지 끝을 씹어 먹거나 심지어 흙덩이까지 삼키면서 사투를 벌였다. 기진맥진해 죽음을 눈앞에 둔 그가 살아날 수 있었던 계기는 뜻밖에도 교사들의 파업이다. 지난 20일 파업으로 수업이 없자 이 지역 고등학생 3명이 동굴 탐험에 나섰다 승용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 하루 뒤 조쉬아는 무사히 구출됐다. 지역 신문의 제목처럼 ‘암흑에서 기적을 만난’ 이 사람은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몸무게가 18㎏이나 빠져 평소 고민거리였던 비만 문제가 해결됐다고 한다.
  • [Anycall프로농구] 서장훈 ‘뒷심’ 빛났다

    ‘국보 센터’ 서장훈이 삼성의 3연승을 이끌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가능성을 밝혔다. 삼성은 26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04∼05시즌 프로농구 경기에서 서장훈(17점 14리바운드)의 골밑 장악과 막판 결정적인 자유투에 힘입어 모비스를 76-72로 누르고 시즌 팀 최다 연승 타이인 3연승을 기록했다.18승20패가 된 삼성은 모비스와 함께 공동7위가 됐다.4연승을 노리던 모비스는 삼성의 높이를 넘지 못해 SBS 삼성 SK 등과 힘겨운 플레이오프 티켓 싸움을 계속하게 됐다. 3쿼터까지는 모비스의 우세. 천신만고 끝에 데려온 ‘복덩이’ 다이안 셀비(26점 13리바운드)의 현란한 개인기에 말려 삼성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셀비는 수비수 2∼3명을 쉽게 따돌리는 드리블과 재치있는 리바운드로 초반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그러나 삼성에도 셀비 못지 않은 ‘테크니션’ 알렉스 스케일(28점)이 있었다. 스케일은 2쿼터 중반 그림같은 원핸드 덩크슛 2개로 모비스의 상승세를 차단했고,3쿼터에서도 탄력 넘치는 리버스레이업을 잇달아 선보였다. 54-51로 뒤진 채 맞이한 마지막 쿼터에서 서장훈의 진가가 발휘됐다. 좀처럼 역전 기회를 살리지 못하던 삼성은 서장훈이 의외의 3점슛으로 59-61까지 쫓아갔고, 이규섭의 골밑슛과 추가 자유투로 역전에 성공했다. 서장훈은 종료 2분15초 전 5점차로 달아나는 정확한 미들슛을 꽂은 뒤 결정적인 가로채기까지 해냈다. 셀비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하며 74-72까지 쫓긴 종료 9.8초전. 서장훈은 귀중한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힘들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원주 경기에서는 개인 통산 4번째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신기성(11점 14어시스트 10리바운드)을 앞세운 선두 TG삼보가 LG를 88-70으로 누르고 5연승을 달렸다.LG는 5연패에 빠지며 플레이오프 진출은 물론 ‘탈꼴찌’마저 힘들게 됐다. 신기성은 승부처였던 3쿼터에서 역전 3점포와 빼어난 어시스트를 날리며 ‘특급가드’ 역할을 톡톡히 해 냈다.TG의 아비 스토리와 LG의 데스몬드 페니가는 극렬한 몸싸움으로 동반 퇴장당했다. 조상현(21점·3점슛 5개)의 슛이 폭발한 SK는 전자랜드를 70-63으로 누르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전자랜드는 4연패에 빠졌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기차 타고 떠나는 겨울 하루여행

    기차 타고 떠나는 겨울 하루여행

    하얗다. 하·얗·다. 황량하던 겨울 풍경이 눈을 만나 새로워졌다. 머리에 눈을 인 겨울풍경은 어디나 둥글둥글, 모가 없어 좋다. 아득하게 내달리는 백두대간의 얼굴도, 충주의 아름다운 호수의 모습도, 지나쳐가는 조그마한 간이역도 더욱 정겹다. 겨울의 낭만을 흠뻑 느끼려면 기차로 떠나라.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밟으며 사랑을 약속한다면, 그 사랑은 더 오랫동안 가슴에 남으리. 그 약속은 눈위의 발자국처럼 선명하게 남으리니…. ●새벽에 떠난 여행 아직 어둠이 채 가시도 전, 아침 7시에 청량리역에 도착했다. 오랜만의 기차여행은 ‘아저씨’인 나마저도 들뜨게 했다. 게다가 눈을 보러 떠나는 여행이라 더 기대감이 컸다. 붉게 물든 동녘을 배경으로 기차가 미끄러지듯 청량리역을 빠져나갔다.7시45분. 연인, 친구, 가족…. 눈꽃을 맞으러 가는 들뜬 마음을 품은 사람들이라 여행이 더 즐겁다. 환상선 눈꽃순환기차는 편안했다. 자동차 처럼 막힐 것을 염려할 필요도 없다. 의자를 살짝 젖히자 일상이 까마득하게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새 떠오른 햇빛이 눈을 간지럽혀 커튼을 쳤다. 달리는 기차소리가 자장가로 들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아침햇살에 눈부신 팔당호가 눈에 들어온다. 푸른 물이 넘실대던 아름다운 팔당호가 잠깐 숨을 참는 것처럼 보였다. 하얀눈을 덮은 팔당호에선 태곳적 적막감마저 느껴졌다. 풍경의 아름다움에서 깨어나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서둘러 카메라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냈다. 무심한 기차는 팔당호를 지나 양평으로 향한다.‘아, 자동차라면 세울 수 있는데‘잠깐 기차여행의 아쉬움을 느꼈다. 카메라에는 담지 못해 함께할 수 없는 것이 마냥 아쉽다. 흐르는 올드팝과 잔잔한 가요가 삭막하기만 겨울풍경과 어우러졌다. ●얼어붙은 단양팔경, 넉넉한 시골인심 10시 45분.“단양역에서 약 30분간 정차를 하겠습니다. 주민들이 마련한 먹을거리와 얼어붙은 남한강 상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시고 11시20분까지 기차로 돌아와 주십시오.”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쏴∼한 바람을 맞으며 단양역에 내렸다. 지역단체에서 우동, 떡볶이, 국밥 등을 판다. 마치 기차역에서 우동을 허겁지겁 먹고 기차에 오르듯 추운 날씨에 그냥 서서 우동이며 국밥을 먹는다. 역시 우동은 서서 먹는 것이 꿀맛이다. 육개장 4000원, 우동 3000원. 식당 옆에서는 손마디가 굵은 할머니들이 앉아 나물 더덕 마늘을 판다.“이게 단양 6쪽 마늘인데 사가면 돈 버는 거야. 단양은 마늘이 최고야.”하며 시선을 끈다.“좀 싸게 주세요.”하자 “내 남는 것도 없다. 기분이다 1000원 빼준다.” 할머니의 눈매가 선하다. 시장의 훈훈한 인심까지 맛보니 금상첨화. 길을 건너 남한강쪽으로 갔다. 얼어버린 충주호. 여름의 화려함은 사라지고 앙상하게 몸을 드러낸 바위와 차디찬 얼음바닥이 멋스럽다. 다시 기차에 올랐다. 관광버스처럼 출발전에 인원을 체크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낭패겠다.’혼잣말이 나왔다. ●순수의 오지마을로 기차가 달려 온지 4시간. 기차는 소백산 자락으로 들어선다. 아이들과 여성들의 감탄사가 정겹다.“정말 아름답다!!”. 차창밖으론 순백의 세계가 펼쳐졌다. 뛰어내려 눈밭에 뒹굴고 싶어졌다. 대강터널로 기차가 들어갔다. 순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터널을 돌아 나왔지만 똑같은 풍경이 또 펼쳐졌기 때문이다. 대강터널은 똬리굴, 열차가 오르기 힘든 가파른 곳을 뱀이 똬리 틀듯 한바퀴 돌려 뚫은 똬리굴, 즉 루프식 터널이다. 신기하고 재미있다. 어느새 기차는 백두대간을 통과해 영주 땅으로 들어선다. 영주에서 중앙선을 벗어나 영동선으로 들어선 열차는 머리를 돌려 북진한다. 멀리 서쪽으론 흰눈으로 뒤덮인 백두대간의 소백산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꽁꽁 얼어붙은 낙동강을 거슬러 오르던 열차가 숨을 고르며 멈추는 곳은 경북 봉화땅의 승부역.“하늘도 세 평, 땅도 세 평, 마당도 세 평”이라고 하는 승부마을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기차에서 내리자 제일 먼저 반겨주는 것은 흰백의 눈밭.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도시에선 좀체 들을 수 없도록 청아하다. 발목까지 눈에 빠진다. 아이부터 머리가 하얀 할아버지까지 동심으로 돌아간 듯 목소리가 높아졌다. 발그레 물든 얼굴들이 모두 행복해 보였다. 눈싸움을 하고 눈밭에 뒹굴기도 하는 사람이 보였다. 간이역은 오랜만에 눈을 만난 도시인들로 잔치분위기였다. 승부마을은 1998년에 환상선 순환열차가 운행되면서 일반인들에게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도 열차가 아니면 오기 어렵다는 낙동강 상류의 깊은 산골마을이다. 이 마을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친필로 쓰여진 ‘영암선 개통기념비’가 서있다. 영암선은 경북 영주에서 강원도 철암간(87㎞)의 철도를 이르던 이름이다.1955년 태백의 석탄 등을 수송하기 위해 순수한 우리 기술로 험준한 산줄기를 뚫어 33개의 터널을 만들고 험한 강에 55개의 다리를 놓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가장 높은 기차역 아쉬운 10분이 금세 지나간다. 다시 기차에 올라 승부역을 떠났다. 열차가 낙동강 상류를 거슬러 오르며 태백 철암으로 들어선다. 산처럼 쌓인 검은 석탄과 그 주변을 덮은 하얀 눈이 빚은 흑백의 절묘한 조화가 펼쳐진다. 태백을 지난 열차는 몇 개의 터널을 통과하며 언덕을 힘겹게 오르는 듯하더니 추전역으로 들어선다. 오후 2시30분. 해발 855m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열차역인 추전역은 한여름에도 밤이면 난로를 피워야 할 정도로 기온이 낮다. 찬바람을 맞으며 역사 한쪽의 눈밭을 거니니 발아래 하얀 눈모자를 쓴 백두대간이 눈에 들어온다. 표지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다. 기찻길 옆 펑퍼짐한 언덕은 자연 눈썰매장이다. 비닐포대를 타고 언덕을 미끄러져 내려오는 아이들의 환호성이 어른들을 미소짓게 한다. 나도 한번 빌려 탔다. 엉덩이만 아프고 별 재미가 없다. 한쪽에는 얼음썰매장이 있다. 모두 썰매를 타며 시간을 보냈다. 역 한 쪽에 마련된 간이음식점에서 부침개와 막걸리를 시켰다. 서서 혼자 마시려니 좀 허전했다. 그러나 할머니가 부쳐주시는 부침개는 고소했다. 추전역에서 10분거리에 있는 용연동굴까지 셔틀버스가 운행한다. 입장료를 포함 4000원. 한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열차가 다시 출발신호를 울린다. ●돌아오는 길도 감미로워 추전역을 벗어난 열차는 이내 백두대간을 관통하는 정암터널(4.5㎞)로 진입했다. 이 터널은 난공사로 여겨지던 태백선 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공사구간으로 꼽혔다. 방송에선 열차가 굴을 벗어나는 데 5분이 걸린다는 설명이 곁들여진다. 정암터널을 벗어난 열차가 탄광의 도시 고한, 사북을 지날 무렵 잿빛 하늘에서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소리 없이 눈도 내리고, 어둠도 내려앉기 시작한다. 기차의 네번째 칸에서는 라이브 무대가 펼쳐진다.“저 어둔 밤하늘에 가득 덮인 먹구름이 밤새 당신 머릴 짓누르고 간 아침…”정태춘의 ‘북한강에서’가 한껏 기분을 돋운다. 공연은 1시간정도 이어졌다. 13시간의 눈꽃여행이 끝나간다. 허리가 아프고 좀 답답했다. 사랑하는 이는커녕, 말상대도 없이 혼자 떠난 여행이라 그럴까. 저녁 8시40분, 기차가 청량리에 멈춰섰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이렇게 가세요 환상선 눈꽃열차는 아침 7시45분, 청량리역을 출발해 단양역(10:50∼11:30)에 잠시 정차한 후 승부역(오후 1시부터 오후 1시10분), 추전역(오후 2시20분부터 오후 3시50분까지)에 들른 뒤 밤 8시45분 청량리역으로 되돌아온다. 2월27일까지 운행.(단 2월5일부터 12일까지는 운행하지 않는다.)요금은 청량리역 출발(어른 1인)기준으로 3만 1900원이다. 주말 표는 늦어도 일주일 전에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다. 자세한 정보는 철도청 홈페이지에 있다.www.korail.go.kr,1544-7788.
  • 儒林(271)-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儒林(271)-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청량리를 출발한 무궁화호 열차가 단양에 도착한 것은 오전 10시 40분쯤이었다. 아침 6시 50분에 기차가 출발하였으니 거의 4시간 가까이 걸린 셈이었다.4시간이라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소요시간인데, 충청북도의 경계역인 단양에 4시간가량 걸린다는 것은 지금은 볼 수 없는 거의 완행열차의 속도수준이었다. 과연 기차는 웬만한 역은 모두 섰다. 지금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고속열차가 생겨나 2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는 광속(光速)시대에 역이면 역마다 서고 한없이 느리게 가는 열차의 속도는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무슨 피란열차를 탄 느낌이었다. 느림의 미학. 속도의 무한경쟁시대에 있어 요즘 유행되고 있는 화두, 느림의 아름다움. 나는 그 느림의 아름다움을 오랜만에 맛보기 위해 승용차를 타지 않고 신새벽에 일어나 청량리 역으로 나아가 무궁화호열차를 탔는지도 모른다. 청량리역. 청량리역에 대한 추억은 아득한 옛 기억과 맞닿아 있다. 고등학교 때의 무전여행을 떠날 때에 군용배낭에 쌀 한줌과 마른 건빵 같은 비상식품을 싣고 지도 속에서만 보던 낯선 역을 찾아 무작정 떠날 때의 두려움과 또 한편의 기대 같은 것. 그것은 마치 흔들거리는 이를 빼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불안감과 쾌감 같은 것이었다. 새벽녘 근처에는 항상 사창가에서 나온 할머니들이 슬그머니 다가와 이렇게 유혹하곤 했었지. “젊은이 놀다가, 좋은 색시 소개해 줄게.” 군대에 있을 무렵에도 휴가 나왔다 돌아가던 곳이 청량리역이었다. 그 무렵 버스의 여차장들은 이렇게 소리를 지르곤 하였었지. “청량리 중랑교가요.” 그 소리를 잘못 들으면 이렇게 들려오곤 했었다. 차라리 죽는 게 나요―차라리 죽는 게 나요― 차라리 죽는 게 나았던 청량리, 청량리역. 그 역의 이름은 저 암울했던 50,60년대의 청춘시대와 연결된다. 아직 6·25전쟁의 상처가 채 가시지 않았던 참혹했던 전후의 계절, 차라리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져 자살하고 싶은 심경으로 무전여행을 떠나고 시골 간이역에 기차가 멎을 때면 달리는 열차에서 뛰어내려 무임승차를 하였었지. 항상 사람들로 넘쳐나고, 냄새나는 변소 앞에 쭈그리고 앉아서 꼬박 밤을 새우던 완행열차. 한참을 자다 눈을 떠도 경기도를 벗어나지 못한 석가여래의 손바닥 안이었지. 때로는 휴가병 열차이기도 했었다. 새벽에 나왔다가 30분정도 시간이 남으면 사창가의 노파 손에 이끌려 판잣집에 끌려가 군화 끈을 풀지도 않고 혁대를 끄르고 엉덩이를 내린 후 눈 깜짝할 사이에 번개 같은 섹스를 했었지. 그럴 때면 지금은 할머니가 되었을, 아니 이미 죽었을 무성영화에 등장하는 엑스트라와 같은 여인들이 내 엉덩이를 때리며 이렇게 놀려댔었지. “아따 급하기는, 번개 불에 콩을 튀겨먹었나.” 요강에 오줌을 누고 도망치듯 달려가는 청량리역사. 그때 내 가슴에 줄곧 이런 말이 떠오르고 있었다. ―차라리 죽는 게 나요. 청춘시절의 잠재된 기억은 평생을 가는 것일까. 몇 십 년 만에 중앙선열차를 타는 청량리역은 옛날의 흔적은 전혀 찾을 수 없는 초호화판의 현대식 건물이었고, 사창가가 있던 건물은 눈부신 상가로 급변해 있었지만 여전히 내 귓가에는 버스차장의 목쉰 절규소리가 아득히 들려오고 있었다. 차라리 죽는 게 나요. 차라리 죽는 게 나요―.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고정적 수입 없으면 회생 아닌 파산신청

    Q. 활자를 뽑아 배열하는 식자공으로 10년 동안 신문사에서 일하다 외동딸을 대학에 진학시킬 때 퇴직하였습니다. 퇴직금 5000만원으로 정육점을 인수하면서 급한 마음에 권리금은 사채로 충당했습니다. 월세와 이자로 매월 100만원이 나갔지만, 주변에 대형할인점이 들어설 때까진 그럭저럭 살만 했습니다. 그러나 광우병 파동을 겪으면 수요가 줄어 전세집을 빼서 월셋방으로 옮겼습니다. 가게 월세를 신용카드로 돌려막다 보니 카드빚만 7000만원이 됐습니다. 올해 초 정육점을 접고 막노동을 시작했지만, 불경기로 일거리마저 없어 월수입은 고작 120만원입니다. 딸아이는 대학을 그만뒀고, 세 식구 살기에도 버겁습니다. 저도 개인회생을 신청할 수 있을까요.-한수동(58) A. 변화는 모두에게 같은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는 듯 합니다. 기술발전과 경제성장으로 대부분 생활수준의 향상을 경험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쓸모없게 된 분야의 사람들은 희생되게 마련입니다. 정직하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재정적 위기에 빠질 수 있습니다. 수동씨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구제하려고 지난 9월23일부터 우리나라도 개인회생제도를 시작했습니다. 법원에서 이 제도를 허가하면 5년 동안 열심히 돈을 갚은 채무자는 나머지 채무를 면제받을 수 있지요. 그러나 수동씨는 개인회생을 신청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개인회생제는 미래의 고정적 수입이 확인돼야 하는데 수동씨는 부정기적인 막노동을 하고 있으니까요. 안정된 직장을 가진 근로자나 부동산 임대업자 등만이 가능한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수동씨에게 길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개인회생은 개인파산의 변형된 형태입니다. 일부에선 파산을 ‘인생의 종착역’이라 표현하며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는 ‘오해’입니다. 빚 독촉에 시달리던 하나의 인생이 끝나면 채무에서 해방된 또다른 인생이 시작됩니다. 얼마 안되는 수입으로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수동씨에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파산을 한다해도 모든 것을 다 내놓는 것이 아니며, 월세집, 생활도구, 옷가지 등 반드시 필요한 물건에는 강제집행을 하지 않습니다. 막노동으로 돈을 모아 카드빚 7000만원을 갚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자 때문에 빚은 눈덩이처럼 늘어갈 것입니다. 그렇다고 목숨을 끊거나 강도질을 저질러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순 없습니다. 용기를 갖고 파산을 신청하십시오. 희망은 꿈꾸는 자에게만 찾아옵니다. (파산·개인회생 전문 변호사)
  • 화상환자들의 희망 전도사 조엘 소넨버그 방한 특강

    화상환자들의 희망 전도사 조엘 소넨버그 방한 특강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보다 내가 더 아픈 것 같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이 잃었기에 더 많이 줄 수 있었습니다.”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노인센터. 여느 사람과 ‘다른’ 외모를 가진 한 청년이 강단에 섰다. 주인공은 어렸을 적 교통사고로 전신의 88%에 3도 화상을 입고 50여차례의 수술을 받은 끝에 살아남은 미국인 조엘 소넨버그(26). 강당을 가득 채운 화상환자·가족과 의료진 등 100여명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가 겪은 고통에 대해 물었지만, 조엘은 입술이 없어 벌어진 입으로 누구보다 밝게 웃으며 희망을 이야기했다. 이날 강연과 문답의 통역은 조엘의 한국인 친구 전자연(27·여)씨가 맡았다. ●생존 가능성 10%…“바라던 것 이상” 희망 안 버려 조엘이 교통사고를 당한 것은 생후 20개월째 되던 1979년. 가족과 바닷가로 휴가를 즐기러 가는 길에 40t 트럭이 뒤에서 차를 들이받았다. 유아용 의자에 앉아 있던 조엘은 기저귀를 차고 있던 부분만 빼고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 화마는 조엘의 두개골까지 파고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손가락과 발가락, 눈꺼풀, 코, 입, 귀가 떨어져 나갔다. 의사들은 생존 가능성이 10%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숯덩이가 되어 버린 조엘을 지켜본 그의 부모는 오히려 바라던 것 이상의 가능성이라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조엘은 “어릴 적 기억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붕대로 감고 하루에도 몇 차례씩 드레싱을 했던 것밖에 없다.”면서 “내가 모든 것에 있어 성공할 것이라고 믿어준 부모가 없었다면 그 외로운 고통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모의 기대대로 농구, 야구, 산악자전거, 사격 등 여러 분야에 도전해 성공했고,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에는 학생회장으로 뽑혔다.”면서 “농구를 할 때 드리블을 할 수는 없었지만, 내가 손을 휘두르면 놀라 피하는 것을 이용해 수비수로 활약하기도 했다.”고 웃었다. ●“증오는 비극만 나을 뿐”…사고운전자도 용서 그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분노와 증오가 아니라 용서와 희망을 먼저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대학 시절 경찰로부터 뺑소니친 트럭운전사를 잡았다는 전화를 받았다. 트럭운전사는 불륜 관계의 여성이 타고 있던 차를 일부러 받았고, 그 때문에 조엘 가족의 승용차 등이 연쇄추돌 사고를 당한 것이었다. 조엘은 “하지만 나와 가족은 법정에 나가 그를 용서한다고 얘기했다.”면서 “그가 준 불행보다 내 가족이 보여준 사랑이 더 컸기에 그가 한 짓을 용서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남은 삶 동안 증오를 가지고 살고 싶지 않았다.”면서 “한 사람을 증오하며 시간을 보내기보다 내가 지금 처한 상황에 집중하며 살아왔다.”고 말했다. ●“흉터는 나를 기억하게 하는 큰 기회” 조엘은 그를 보고 놀라는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했느냐는 환자들의 질문에 “어떤 사람도 나 같은 사람을 만난 적이 없으므로 당황하거나 놀라는 것은 내 책임”이라면서 “내가 그들의 반응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당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질문을 수억번이 넘게 받고도 처음인 것처럼 대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 흉터는 사람들이 한번 보면 나를 잊지 못하도록 하는 큰 기회”라면서 “그래서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지금 가장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엄지손가락밖에 없지만 글씨도 쓸 수 있고, 운전도 할 수 있으니 필요한 건 다 갖고 있다.”면서 “나를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가 있는데 무엇을 더 바라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여러분이 무슨 일을 겪든 그것을 극복해낼 수 있다. 왜냐하면 내가 그렇게 해냈기 때문”이라면서 “앞으로는 나 같은 사람을 만나면 눈을 보고 미소지은 뒤 ‘안녕’이라고 말하라.”고 환하게 웃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예상보다 빨라지는 고령화속도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 특별 추계결과’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2003년 1.19명)이 가져올 가공할 모습을 예시하고 있다. 지난 2000년 65세 인구가 7% 이상인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이후 당초 예상보다 1년 빠른 2018년에 고령인구가 14% 이상인 고령사회에 진입한다.2026년에는 고령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 즉 ‘늙은 한국’이 된다. 저출산율로 인해 고령화 진전 속도도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4년 전 추계 때보다 인구가 정점에 도달하는 연도도 3년이나 앞당겨졌다. 저출산율을 그대로 방치하면 2050년에는 15∼64세의 생산가능 인구 1.4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성장 잠재력 확충은 이미 사치스러운 단어가 돼버리고 국가의 지속가능성에 비상등이 커지는 것이다. 재정이 감당해야 할 공적연금은 말할 것도 없고, 미래 세대의 조세부담률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생산성이니 성장률이니 하는 단어 역시 사전속 용어로만 남게 될 것이다. 정부가 뒤늦게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구성하고 장단기 대책 마련에 돌입했지만 피부로 느끼기에는 아직도 극히 미흡하다. 정부가 내놓고 있는 현금 또는 의료지원책만으로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 일본의 사례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출산비용에서 임금이나 인적자본 축적 손실이라는 기회비용의 비중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가족친화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고 본다. 직접적인 지원 못지않게 근로와 출산이 양립할 수 있게 간접적인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외환위기가 출산율 저하에 결정적인 심리요인이 됐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길섶에서] 가로변 까치집/우득정 논설위원

    출근길 버스에 쪼그리고 앉아 졸린 시선을 창밖으로 던지는 순간, 가로수 한가운데 둥지 튼 까치집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고 보니 가로수마다 하나씩 까치집을 이고 있다. 지난봄 눈이 맞은 암수 한쌍이 가로수마다 주소록을 새기며 부지런히 보금자리를 만들었으리라. 그래서 시인은 앙상한 가지 사이를 헤집고 내리던 눈이 까치집마저 온통 눈덩이로 단장하던 날 까치집에 나뭇잎 몇장을 덮어주고 싶은 욕구가 치밀어 올랐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시인은 ‘저 까치집에 날아들어 밀리고 밀린 잠을 자고 싶다. 그리고 인간으로 깨어나 다시 인간에게 미래의 말을 걸고 싶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어떤 시인은 도심 빌딩 숲 가로수에 자리잡은 까치집에 희뿌연 겨울석양이 비치자 소름돋을 정도의 외로움을 느꼈다고 한다. 도심 재개발지역에 미처 철거되지 않고 방치된 판잣집을 연상한 것일까. 추위가 몰아닥치기 전까지 까치집을 머리에 인 가로수 밑에서 까치가족과 함께 소음을 견디며 끈질기게 자리를 지키던 중년의 노숙자를 떠올린 것일까. 예전에는 늦가을 가지치기를 할 때 까치집도 수난을 당했던 것 같다. 가로수마다 온전히 남아있는 까치집에서 새봄을 그려본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문학의 머문 풍경] 박경리 ‘토지’의 무대 하동

    [문학의 머문 풍경] 박경리 ‘토지’의 무대 하동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우리나라 문학사에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주무대로 나오는 지역이다. 하동읍에서 구례 쪽으로 섬진강을 거슬러 국도 19호선을 따라 15㎞쯤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넓은 들판이 눈에 들어온다.60여만평에 이르는 ‘무딤이들’이다. 옛날 걸인들이 이 고을에 들어오면 1년은 걱정 없이 얻어먹고 지낼 수 있었던 ‘걸인 천국’으로도 전해진다. 소설 토지 속에서 만석지기 최 참판댁은 이 일대 들판을 소유해 대지주로 군림한다. 무딤이들 뒤쪽은 별당아씨와 구천이가 눈이 맞아 달아났던 지리산 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앞쪽은 맑은 섬진강. 평사리 앞에서 유달리 넓고 고운 백사장 정취가 평화롭다. 한겨울 햇빛이 하얗게 반사돼 눈이 부신 강물 양편 가장자리에는 희끗희끗 얼음이 얼어 있다. “한창 추웠을 때 강물 가장자리에 두께가 제법 되는 얼음이 얼었는데, 날씨가 풀리면서 깨진 얼음덩이는 햇빛에 희번덕이며 둥둥 떠내려 가더니, 그것마저 다 녹아버리고 강물은 물거품을 몰고와서 강변 모래밭에 찰싹대고 있었다.” 30여년 전 쓴 토지(1부 1편 9장) 속에 1890년대 겨울 섬진강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 그대로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처럼 와닿는 토지 내용은 작가가 6·25 전 외할머니로부터 들었던 거제도의 누런 벼와 호열자(콜레라) 이야기에서 탄생시킨 허구다. 박경리는 평사리와 아무 연고가 없다. 심지어 토지 집필을 끝내고 난 뒤에도 한동안 방문한 적조차 없었던 낯선 마을이었다. 토지를 쓰기 전 꼭 한번 평사리 앞을 스쳐 지나간 적이 있었다. 그때 얼핏 평사리의 넓은 들판이 눈에 띄었다. 큰 강과 넓은 들, 작가가 구상하고 있던 토지의 배경이 바로 그런 곳이었다. 그래서 평사리는 토지 무대가 됐다. 비록 토지 내용이 평사리와 관계 없고 최 참판댁도 실존 인물이 아니지만 평사리에 가면 소설 토지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다. 하동군은 무딤이들 넓은 평야와 섬진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좋은 명당 3000여평에 소설에 나오는 그대로 한옥 10동을 갖춘 최 참판댁을 복원해 놓았다. 윤씨부인과 서희가 기거했던 안채, 별당아씨가 구천이와 도망치기 전에 사용했던 별당채, 최치수가 기거하다 교살당한 초당을 비롯해 사당·뒤채·행랑채·중문채·사랑채·문간채 등이 만석지기 최 참판댁의 위세를 짐작케 한다. 귀녀와 칠성이가 밀회 장소로 이용했던 삼신당·물방앗간·바위를 비롯해 우물·텃밭·대숲·꽃나무 등도 소설 속 그대로 조성했다. 토지를 비롯해 하동과 관련된 문학작품 등을 살펴볼 수 있는 평사리 문학관도 최 참판댁 뒤쪽에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하동군과 하동 문학회·작가회에서는 토지의 문학적 성과를 기리는 전국 규모의 토지문학제를 지난 2001년부터 해마다 10월이면 최 참판댁에서 갖고 있다. 첫 행사 때 박경리가 참석, 최 참판댁 안주인 윤씨부인과 서희의 거처장소였던 안채에서 하루를 묵었다. SBS가 토지를 드라마로 만들어 지난 11월부터 방영하는 등 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요즘 평사리에는 전국 곳곳에서 관광객이 몰려든다. 주말과 휴일에는 수천명, 평일에도 수백명이 찾는다. 군은 드라마 세트 및 관광자원을 겸해 최 참판댁 주변에 20여동의 초가집과 초가로 된 장터를 지어 평사리를 토지마을로 꾸며놓았다. “토지 제1부를 현대문학에 연재 중이던 1971년 8월,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은 일이 있다. 정작 죽음의 공포, 암이라는 병에 대한 불안은 가을, 회복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모든 생명, 나뭇잎을 흔들어주는 바람까지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목숨이 있는 이상 나는 또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고, 보름만에 퇴원한 그날부터 가슴에 붕대를 감은 채 토지의 원고를 썼던 것이다. 백장을 쓰고 나서 악착스러운 내 자신에 나는 무서움을 느꼈다.” 박경리가 토지 1부를 끝내고 1973년 6월3일 밤에 쓴 서문에서 밝힌 심경이다. 한국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거장으로 서게 한 토지 집필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치열했는지 짐작케 한다. 박경리는 1969년 8월부터 94년 8월까지 25년에 걸쳐 토지를 썼다. 원고지 4만장 분량에 5부로 구성된 대하소설이다. 1897년부터 해방까지 격변했던 혼란기에 대지주 최 참판댁이 4대에 걸쳐 재산을 잃었다가 다시 찾는 과정을 실제 역사적 사건과 연결해 가며 평사리·간도·서울·진주 등을 무대로 그렸다. 수백명의 등장인물 등을 통해 당시 민중들의 파란만장한 삶과 생활모습·문화 등을 간결한 대화, 판소리가락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생생하게 재현한 민족의 서사시로 평가된다. 긴 집필기간만큼 연재도 여러 지면을 전전했다. 현대문학에 연재를 시작해 문학사상·독서생활·한국문학·정경문화·월간경향을 거쳐 문화일보에서 완결했다. 최근 단행본으로 2002년 나남출판사가 21권으로 묶어 발간했다. 박경리는 1926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진주여고를 졸업했다.55년 김동리의 추천으로 등단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서울지하철공사 자본잠식서 ‘탈출’

    서울지하철공사 자본잠식서 ‘탈출’

    엄청난 건설부채로 만성적인 경영난에 시달려 온 서울시 지하철공사가 시의 건설비 대납과 자구노력으로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지하철공사는 18일 지난해 경영실적 결과 자산규모가 부채보다 많아 1994년 이후 10년째 계속돼온 자본금 완전 잠식 상태에서 탈피했다고 밝혔다. 공사에 따르면 자산에서 부채를 뺀 자본금은 2003년 마이너스 1306억원에서 지난해에는 플러스 2221억원으로 돌아섰다.2002년 자본 잠식규모는 7296억원이었다. 당기순손실도 2003년 2690억원에서 1652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2002년 3조 5609억원에 달하던 부채도 2003년 3조 352억원, 지난해 2조 912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수익금은 2002년 6876억원,2003년 7722억원, 지난해 8241억원으로 늘어났다. 지하철공사는 출범부터 건설비 2조 3000억원 가운데 73.7%인 1조 7000억원을 부채로 떠안아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악순환을 반복했다. 지난 2001년 건설부채만 2조 3000억원에 이르는 등 공사가 부실 공기업의 대명사가 됐다. 이에따라 서울시는 경영의 발목을 잡는 부채를 대신 갚아주기로 해 경영정상화의 계기를 마련했다. 서울시는 2003년 7115억원, 지난해 4247억원 등 2010년까지 남은 부채 1조 3250억원을 포함, 모든 건설 부채를 상환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하철공사는 지난 2003년 민간기업 출신 CEO를 영입하는 등 자구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요금인상으로 590억원을 거둬들인 것을 비롯, 광고와 상가임대 등에서 140억원을 벌고, 감량경영과 계약제도 개선, 인력감축 등에서 500억원을 절약했다. 이밖에 역세권 건물과 지하철 역사를 연결해 임대료를 받는 등 지하철 영업외 수익으로 100억원을 올렸다. 또 고리의 단기대출금을 저리의 장기대출로 바꾸는 등 금융구조 개선을 통해 318억원을 절감했다. 올해는 손실규모를 지난해에 비해 600억원가량 더 줄인 1061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척추협착증이란…걷지도 못할 만큼 다리 저려

    박 박사는 평균 연령의 증가와 급속한 노령화로 나타나는 퇴행성 척추질환중 척추협착증의 증가를 가장 두드러진 특성 중의 하나로 꼽았다. 척추협착증이란 척추가 노화하면서 주변 조직이 변형돼 뼈와 관절의 압박이 커지게 되고 이 때문에 신경다발의 통로가 좁아져 나타나는 증상. 이런 증상이 30대를 전후해 나타나면 선천성이나 발육형,50대 이후에 나타나면 퇴행형일 가능성이 높다. 노인들이 다리가 저려 오래 서있거나 100∼200m도 걷지 못하는 것이 가장 특징적인 증상이다. 요통과 다리 부분에 나타나는 방사통, 즉 저리는 증상 때문이다. 이 경우 요통이 자주 나타나고 여기에서 시작된 통증이 엉덩이와 항문 부위로 전이되는 것이 추간판 탈출증과 다른 점이다. 이런 경우 소염제와 진통제, 근이완제 등 약물을 투여하거나 물리치료, 보조기 착용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도하나 이런 치료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신경감압술을 적용한다. 척추불안정성이 두드러져 수술이 부적합한 환자는 신경감압술과 금속보조기를 고정시키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박 박사는 “다른 질환이 그렇듯 척추 퇴행도 20세를 넘기면서 서서히 진행되는 만큼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부자연스러운 격렬한 운동이나 허리에 무리가 가는 직업적인 동작의 반복, 지나치게 무거운 짐을 무모하게 옮기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충고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Doctor&Disease] 서울복지병원 박경수 원장

    [Doctor&Disease] 서울복지병원 박경수 원장

    “세월을 거스를 수 없듯 나이 들어 겪는 인체의 퇴행도 숙명 같은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인체의 내구성은 생각보다 유효 기간이 짧다고 봐야죠.” ‘원칙주의자’라는 평판 속에 평생 의료현장을 지켜온 서울복지병원장 박경수(58·신경외과) 박사는 퇴행성 척추손상의 불가피성을 이렇게 요약했다. 척추의 퇴행성 손상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삶의 통과의례’ 같은 질병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치료를 통해 얻어지는 의학적 성과가 또한 삶의 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기도 하다. ●전 인구의 80%가 요통 경험 척추의 퇴행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흔히 고혈압이나 당뇨병만을 생활습관병(성인병)으로 여기는데 우리 몸이 노쇠해서 나타나는 퇴행성 척추손상도 생활습관병으로 이해해야 한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직립보행을 하는데, 이 때문에 척추에 지속적으로 충격이 가해져 어느 시점에 이르면 물렁뼈인 추간판의 탈수, 탄력성 상실 등의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 경우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 -대표적인 증상이 허리와 둔부에 느껴지는 요통이다. 요통은 전 인구의 80%가 일생에 한번 이상 경험하고, 이 중 50%는 재발한다. 통상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지만 구체적인 요인의 80∼90%는 몸의 불균형이나 나쁜 자세, 척추의 혹사에 기인한다. 이런 증상이 2∼3개월간 계속되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요즘에는 일반인들이 접하는 질병정보가 워낙 다양해 환자가 줄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지 않다. 생활양식의 변화, 즉 입식생활의 증가와 운동부족 혹은 과잉운동, 평균연령의 증가 등으로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의료비 중 10%가 요통에 따른 직·간접 지출이라는 보고도 있었다. 발병 추세도 노동·사무직을 가리지 않는다. ●척추퇴행 대표적 질환이 디스크 박 박사의 지적처럼 직립보행이 초래한 척추의 문제는 심각하다. 원래 우리 몸의 장기(臟器)는 덕장의 명태처럼 가로지른 척추에 수직으로 매달려야 하는데, 직립보행을 하면서부터 옷걸이에 옷 걸리듯 해 척추의 수직하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됐다. 예컨대 체중의 3분의2가 척추에 하중으로 작용한다고 보면 70㎏인 사람은 46㎏ 정도의 짐을 평생 척추에 얹고 사는 격이다. 이러니 척추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게 이상하다는 설명이다. 척추의 퇴행이 초래하는 질환은 어떤 것들이 있나. -대표적인 게 우리가 디스크라고 부르는 추간판 탈출증이다. 또 척추분리증, 척추 전방전위증, 척추협착증 등도 빈발하는 질환이다. ●추간판 탈출증, 기침만 해도 통증 심해 그는 척추질환을 이해하려면 우선 척추의 구성을 알아야 한다며 이렇게 설명했다.“척추는 7개의 목뼈와 12개의 등뼈, 각 5개의 허리뼈와 엉덩이뼈,3개의 꼬리뼈로 구성됩니다. 이 뼈 사이 사이에 디스크라는 연골판이 있어 충격을 흡수하고 몸통의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죠. 연골판은 신경이 없어 통증을 못느끼지만 이게 옆으로 삐져나와 옆의 신경을 건드리면 그때 통증이 나타납니다.” 발병 빈도가 특히 높다는 추간판 탈출증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이 질환은 90%가 4∼5번 허리뼈 사이,5번 허리뼈와 1번 엉덩이뼈 사이에서 생긴다. 연령별로는 활동이 왕성한 장년기에 많지만 최근에는 10∼20대에도 많다. 우리 체중은 70%를 척추의 앞 부분이 감당하는데, 척추에 무리한 압력이 가해지거나 노쇠현상으로 연골의 수핵이 뒤로 밀려나면서 척추 뒤쪽의 신경다발을 눌러 통증이 유발된다. 증상은 어떤가. -요통과 함께 눌린 신경다발에 연결된 다리가 찌릿거리거나 불에 덴 것처럼 화끈한 통증이 느껴진다. 이 경우 기침만 해도 통증이 오고, 허리를 구부리기가 어렵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통증보다 신경의 3대 기능인 감각·운동·반사기능이 마비되면서 감각이 둔해지고 발가락과 발목의 힘이 빠지며, 다리근육 위축, 괄약근 약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디스크 환자의 10% 정도만 수술 필요 진단은 어떻게 하나. -환자의 증상이 기본이다. 좀 더 정확한 증상을 알기 위해서는 조영술이나 CT(컴퓨터 단층촬영),MRI(자기공명영상) 등이 필요하나 처음부터 이런 방법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통상 3∼4주 정도 약물 및 물리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관찰한다. 치료법도 소개해 달라. -요통은 75% 정도가 수주 이내에 자연치유되며 적극적인 치료, 즉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전체 요통환자의 1%, 디스크 환자의 10% 정도다. 이 질환은 통증을 없애 일상생활을 무리없이 하는 게 목적이므로 수술보다 척추유연성 운동을 통한 자세 교정, 약물 및 물리치료, 통증치료 등으로 상당 부분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수술은 어떤 경우에 적용하는가. -통증으로 거동이 어렵거나 일반적인 치료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때, 신경근의 기능에 문제가 있을 때 적용한다. 증상에 따라 단순한 디스크 감압술이나 추간판 제거술을 시행하기도 하나 척추 불안정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의학기기를 이용한 척추고정술이나 인공디스크를 삽입하기도 한다. ●최소침습 수술은 적용대상 한정 박 박사는 최근 관심을 끄는 최소침습적 수술치료에 대한 우려도 덧붙였다.“흔히 말하는 최소침습 수술법은 만능이 아니라 적응 대상이 제한돼 있으며, 경우에 따라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마취상의 문제만 없다면 칼로 째는 수술이 안전하고, 비용도 저렴하며, 효과도 우수하다고 봅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박경수 박사는 ▲서울대의대 및 대학원(박사)▲국립 경찰병원 원장 겸 신경외과 과장▲서울대의대·고려대의대·가톨릭의대·한양대의대 신경외과 외래교수▲서울 고등법원 조정위원▲현 서울복지병원장
  • 儒林(266)-제2부 周遊列國 제6장 孔子穿珠

    儒林(266)-제2부 周遊列國 제6장 孔子穿珠

    제2부 周遊列國 제6장 孔子穿珠 사기에 나오는 ‘…마침내 진나라 시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전국시대에는 온천하가 다투었던 시대이니 이로 인해 유술(儒術)은 이미 사라져버린 셈이었다.’라는 구절은 이른바 천하통일을 한 진나라의 시황제가 저지른 ‘분서갱유(焚書坑儒)’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 사건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기원전 222년 제나라를 끝으로 6국을 평정하고 전국시대를 마감한 시황제는 주왕조 때의 봉건제도를 폐지하고 사상처음으로 중앙집권제를 채택하였다. 그리하여 중앙집권제인 군현제를 실시한 지 8년째 되던 해 BC 213년, 시황제가 베푼 함양궁(咸陽宮)의 잔치에서 순우월(淳于越)이란 박사가 ‘현행 군현제도 하에서는 황실의 무궁한 안녕을 기하기가 어렵다.’고 봉건제도로 환원할 것을 진언하였다. 시황제가 신하들에게 순우월의 의견에 대해 가부를 묻자 중앙집권제의 입안자인 승상 이사(李斯)가 대답하였다. “봉건시대에는 제후들 간의 침략전이 그치지 않아 천하가 어지러웠으나 이제는 통일되어 안정을 찾았사오며 법령도 모두 한곳에서 발령(發令)되고 있습니다. 하오나 옛 책을 배운 선비 중에는 그것만을 옳게 여겨 새로운 법령이나 정책에 대해 비난하는 선비들이 있습니다. 하오니 차제에 그런 선비들을 엄단하심과 더불어 아울러 백성들에게 꼭 필요한 의약(醫藥), 복서(卜筮), 종수(種樹:농업)에 관한 책과 진나라 역사서 외에는 모두 수거하여 불태워 없애소서.” 시황제가 이사의 진언을 받아들여 관청에 제출된 무수한 책들을 속속 불태웠는데, 이 일을 가리켜 ‘분서(焚書)’라 한다. 당시는 종이가 발명되기 전이었으므로 책은 모두 글자를 적은 댓조각을 엮어서 만든 죽간(竹簡)이었다. 그래서 한번 잃으면 복원할 수 없는 귀중한 것들이었다. 또한 이듬해 아방궁(阿房宮)이 완성되자 시황제는 불로장수의 신선술법을 닦는 방사(方士)들을 불러들여 후대했다. 그들 중에는 특히 노생(盧生)을 신임하였으나 그는 많은 재물을 사취한 후 시황제의 부덕을 비난하면서 종적을 감추어버렸다. 시황제는 크게 진노하였는데, 이번에는 시중에 염탐꾼을 감독하는 관리들로부터 ‘황제를 비방하는 선비들을 잡아가뒀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노여움이 극도에 달한 시황제는 엄중히 심문한 끝에 460명의 유생들을 산 채로 구덩이에 파묻어 죽였는데, 이 일을 가리켜 ‘갱유(坑儒)’라 하였던 것이다. ‘책을 불사르고 선비를 산 채로 구덩이에 파묻어 죽인다.’는 ‘분서갱유’는 바로 여기서 비롯된 말. 이로 인해 사기에 기록된 대로 유술은 이미 사라져버린 셈이었던 것이다. 만약 맹인이었던 자하가 논어를 저술하지 않았더라면 공자의 사상은 이처럼 불타고 생매장되어버림으로써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행히 공자의 고향이었던 노나라와 제나라에서는 유학자가 그치지 않았고, 마침내 공자의 사후 100년 후에 태어난 유교의 중시조라고 할 수 있는 ‘맹자(孟子)’에게 바통터치를 함으로써 비로소 공자의 유가사상은 공맹사상으로 계승발전 될 수 있었는데, 만약 맹인 자하가 없었더라면 유교의 파도는 맹자에까지 이르지 못하였을지도 모른다. 여기에는 맹인 자하와 더불어 또 한 사람의 일등공신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증삼(曾參)으로 자는 자여(子輿)라 불린 제자이다. 그는 노나라사람으로 공자보다 46세가 아래로 자하와 더불어 막내제자였는데, 따라서 맹인 자하와 증삼은 흔히 공자의 사상을 전파한 두 사람의 쌍두마차라고 불리고 있다.
  • 복부비만 겨울 다이어트가 효과 ‘딱’

    복부비만 겨울 다이어트가 효과 ‘딱’

    모든 비만은 복부로 통한다. 단언컨대 허리가 날씬한 뚱보는 없다. 뱃살이야말로 모든 비만의 시작이요, 귀착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여성들이 살을 빼고 싶어하는 부위 중 단연 1위가 바로 ‘똥배’로 불리는 뱃살일 만큼 복부비만은 골칫거리다. 이유가 있다. 복부비만은 외모를 결정할 뿐 아니라 건강에도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한번 자리 잡으면 웬만큼 노력해서는 빠졌다는 표도 나지 않는 뱃살, 올 겨울 이 뱃살의 고통에서 벗어나 보자. ●복부비만이란 남성의 경우 엉덩이 대 허리 비율이 0.9 이상, 여성은 0.85를 넘으면 복부비만으로 분류한다. 또 이와는 별도로 허리둘레가 남성의 경우 90㎝, 여성은 80㎝를 넘으면 비만 후유증인 대사합병증이 발생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복부비만이 시작되면 급격히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군데군데 군살이 뭉치듯 부풀면서 옆구리와 허리 뒤쪽의 골격 윤곽이 사라지는데, 특히 여성의 경우 임신 출산으로 생긴 군살이 일년 안에 빠지지 않으면 그대로 굳어지기 쉽다. ●남성은 내장지방, 여성은 피하지방 복부가 굵어지는 원인은 내장지방과 근육층 지방, 그리고 피하지방이 원인이다. 이 중 내장지방과 근육층 지방은 운동이나 다이어트를 할 경우 비교적 빨리 분해되나 피하지방은 좀처럼 줄지 않는다. 이 때문에 내장비만이 많은 남성은 조금만 운동을 해도 효과가 눈에 띄지만 피하지방이 많은 여성은 살 빠지는 속도가 매우 더디다. ●임신과 출산이 결정적 사춘기를 거치면서 여성은 남성보다 체중은 덜 나가지만 지방은 상대적으로 많아진다.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체내에 지방이 축적되고, 체형이 출산·수유가 가능하게 바뀌기 때문이다. 특히 임신은 여성의 체형변화에 결정적이다. 식욕을 촉진시키는 프로게스테론, 비만과 관련있는 인슐린 분비량이 증가하고, 지방세포의 크기와 숫자도 늘기 때문이다. 출산 후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산후 비만을 피하려면 임신 중에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살찌는 부위, 나이에 따라 달라 나이가 들면 기초대사량의 감소, 영양섭취의 불균형, 호르몬의 변화 등으로 체지방이 증가하는 대신 근육양은 감소한다. 다시 말해 체중은 젊었을 때와 같아도 체구성과 체형이 바뀌기 때문에 배가 나오고 팔다리는 가늘어진다. 여성의 경우 체중 변화가 없어도 젊었을 때 입었던 옷을 못입게 되는 것은 이처럼 나이에 따라 지방이 축적되는 부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살 빼기 좋은 겨울 생명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 소모율을 뜻하는 기초대사율이 높을수록 신진대사와 지방분해가 빠르다. 기초대사율은 유전적인 영향이 크지만 근육량이나 식생활 등 생활습관도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적정 체중을 유지하려면 기초대사율을 높이는 것이 필수. 평소 운동량이 적으면 식사량이 많지 않아도 기초대사율이 낮아 비만 위험이 큰 반면 똑같은 체중을 가진 사람도 체지방이 적고 근육과 골격이 크면 기초대사율이 높아 살이 잘 찌지 않는다. 겨울에는 추위를 이기느라 칼로리 소모가 많아져 여름에 비해 10% 이상 기초대사율이 증가하기 때문에 살 빼기에 유리하다. 그러나 반대로 과식의 여지가 많고, 추위 때문에 활동량이 줄어 겨울에 살찌는 사람도 많다. ●다이어트의 시작은 식습관 바꾸기 현대인의 비만, 특히 복부비만은 과식, 폭식, 결식과 고칼로리의 인스턴트식품을 즐기는 식습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패스트푸드는 지방, 당도, 염도가 높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콜라 등 설탕이 많은 인공음료나 소주를 곁들인 삼겹살도 비만의 주범. 다이어트를 결심했다면 가능한 한 오후 7시 이전에 저녁식사를 마치고, 이후 금식하되 허기를 느낄 경우 저지방우유나 물을 마셔서 해결하면 좋다. ●유산소운동을 하라 그러나 다이어트 감량은 기초대사율을 떨어뜨려 요요현상을 부르기 쉽다. 요요현상은 지방을 복부에 집중시키기 때문에 근육량이 적은 여성은 다이어트보다 유산소운동이 살빼기에 좋다. 전문의들은 “특정 부위의 운동을 한다고 그 부위의 지방만 선택적으로 제거되지는 않는다.”며 “운동 중에는 지방 이용을 촉진하는 호르몬이 많이 분비돼 체지방을 연소시키는 역할을 하는 만큼 뱃살을 빼겠다며 윗몸일으키기처럼 부위별 운동을 하는 것보다 조깅, 수영, 자전거타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 도움말 박종안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고 향 길/김명수

    고 향 길 김명수 내 몸은 나무 불덩어리 속을 지나갑니다 내 몸은 불덩어리 물구덩이 속을 지나칩니다 어젯밤 새소리, 저 새소리 고향은 멀지만 멀고 멀지만 내 가지에 깃든 저 새소리
  • [그 영화 어때?]‘청연’ 야외촬영현장 액션

    [그 영화 어때?]‘청연’ 야외촬영현장 액션

    20세기초, 암울한 식민지시대 조선땅에 ‘푸른 하늘을 나는 제비’를 동경하는 한 소녀가 있었다. 열여섯이 되던 해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간 그녀는 비행학교에 들어가 온갖 차별을 딛고 수석으로 졸업했다. 일본 비행사중 유일한 여성이었던 그녀는 1933년, 마침내 꿈에 그리던 고국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그리고 갑자기 몰아닥친 폭풍우에 휘말려 자신의 분신인 ‘청연(靑燕)’과 함께 산화했다. 조선 최초의 여성 비행사 박경원(1901∼1933)의 삶을 조명한 영화 ‘청연’(감독 윤종찬, 제작 코리아픽쳐스)은 그녀의 드라마틱한 삶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제작 과정으로 화제를 불러모은 작품. 지난해 4월 크랭크인해 한국 영화 최초로 항공특수 촬영에 도전하는가 하면 미국 LA, 일본 나가노현, 중국 창춘 등 4개국을 오가는 험난한 대장정을 거쳤다. 와중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제작비로 지난해 12월 제작사가 전격 교체되기도 했다. 하지만 강한 신념으로 역경을 이겨낸 박경원처럼 영화 ‘청연’도 현재 80%가량의 촬영을 마치고 연착륙을 준비중이다. 그래서일까. 지난 6일 부천 야외촬영 현장에서 만난 ‘청연’제작진의 얼굴에는 장거리 비행의 종착지를 눈앞에 둔 이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기분 좋은 피곤함과 만족감, 설렘 등이 복합적으로 어려있었다. 부천 판타스틱스튜디오의 ‘야인시대’세트장에서 진행된 이날 촬영분은 학비를 벌기위해 도쿄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는 경원(장진영)이 한국 유학생 치혁(김주혁)을 기차역까지 태워주고 헤어지는 장면. 짧은 단발머리에 검정색 유니폼, 검정색 단화를 신은 장진영과 얼굴에 상처 분장을 한 김주혁은 한 테이크가 끝나고, 윤종찬 감독이 ‘컷’을 외칠 때마다 모니터앞으로 달려와 연기를 체크했다. “100억원짜리 영화에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건 드문 일”이라는 윤 감독의 말마따나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이끌어가야하는 장진영으로선 누구보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실존 인물을 연기한다는 점에서 걱정이 앞섰다.”고 말문을 연 그녀는 “한장면 한장면이 전부 새롭고, 매순간 한계에 도전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경원의 남성적인 면은 현장에서 일할 때 자신의 모습과 많이 비슷해 동질감을 느꼈다고. 지난해 6월 일본 촬영을 마치고 아타미를 방문했을 땐 박경원의 비석앞에서 눈물을 펑펑 쏟기도 했다. 김주혁이 맡은 치혁은 경원을 연모하면서도 그녀의 꿈을 위해 사랑을 포기하는 순정파. 비행장교가 된 그는 경원의 든든한 후원자가 된다. 김주혁은 “그동안 푹 빠져서 촬영했다. 앞으로 15회차 정도 남았는데 끝나면 무척 섭섭할 것 같다.”는 말로 영화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이들외에 경원의 친구이자 일본 여성비행사인 기베 마사코역에 유민, 다치가와 비행학교 수석교관역에 나카무라 도오루 등이 출연한다. 윤 감독은 “실존 인물이지만 영웅의 모습이 아니라 하늘을 날고자 하는 꿈을 꾸고, 그 꿈을 현실로 이뤄가는 한 사람의 치열함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청연’은 2월말 모든 촬영을 마치고 컴퓨터그래픽 등 후반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부천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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