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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리카의 원시생태’ 다큐 6부작

    ‘아프리카의 원시생태’ 다큐 6부작

    디스커버리채널은 19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광대한 대륙 아프리카의 자연과 생태를 담은 다큐멘터리 6부작 ‘야생 아프리카’를 방영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디스커버리 채널이 영국 BBC 자연사 파트와 손잡고 만든 것. 지난 1999년 9월부터 18개월간 22개국을 돌면서 만든 대형 프로젝트다.1500롤(약 183㎞)의 필름을 썼으며,26명의 카메라맨과 15개의 프로덕션팀,140여명의 과학자 등이 참여했다. 아프리카 대륙을 산, 사바나, 사막, 해안, 정글, 호수ㆍ강 등 6개의 분야로 구분해 아프리카의 자연과 생태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1부 ‘산’에서는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산과 화산 활동으로 생겨난 에티오피아 고원, 사하라의 호거 산맥 등을 찾아 특이한 산악 생물들을 보여준다.2부 ‘사바나’는 풀과 나무로 덮인 아프리카 사바나 탐사를 통해 동물들이 생존을 위해 어떻게 적응해 왔는지를 카메라에 담았다.3부 ‘사막’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해안사막 나미브에서부터 북부의 카루, 칼라하리 그리고 가장 넓은 사하라 사막까지 돌아 보면서 생명들이 가혹한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는지 보여준다.4부 ‘해안’에서는 총 연장길이 2만 9000㎞의 장대한 아프리카 해안에서 산호초와 바다 위에 떠있는 맹그로브 늪지, 사막 해안과 강풍이 몰아치는 절벽을 카메라에 담았다.5부 ‘밀림’에서는 아프리카 대륙 한가운데 자리잡은 거대한 녹색 띠 ‘정글’로 들어간다. 시안화물(청산가리)을 먹는 원숭이와 개미군단을 이용해 스스로를 보호하는 식물, 코끼리의 발자국이 만든 조그만 웅덩이에서 평생을 사는 물고기 등 희귀 동물의 세계를 엿본다. 마지막 6부 ‘호수ㆍ강’에서는 아프리카 최대의 호수 말라위호와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빅토리아 폭포 등을 찾아간다. 세계 최대의 습지 방궤울루 범람원에서 저어새와 검은왜가리가 합심해 물고기를 가둬놓은 희귀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길섶에서] 이젠 잊어주세요/이호준 인터넷부장

    ‘이제 그만 잊어주세요’ 아침에 지운 e메일 제목 중 하나다. 이 정도는 눈길도 안 줄 만큼 스팸메일에 익숙해졌다. 유혹하는 단어는 이것뿐 아니다.‘re:안녕하세요’는 기본이고 팔자에 없는 ‘오빠’가 되기도 한다. 스팸단어를 설정해서 거를 수도 있지만 중요한 메일을 놓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감수하고 있다. 스팸도 세태나 경기를 반영한다. 요즘은 음란성보다 ‘카드대납’‘저금리 대출’등 사채광고가 많아졌다. 여기도 현란한 문구가 동원된다.‘초저금리’‘당일대출’‘무방문’‘누구나’는 고정 메뉴다. 제목대로라면 돈 때문에 고민할 사람은 없을 것같다. 이런 스팸이 하루에도 수백 통이다. 그렇다고 e메일 의존도가 높은 업무특성상 통째로 지울 수도 없다. 모래에서 사금 고르듯 눈을 부릅뜨는 수밖에 없다. 그러다 내게 온 메일을 발견하면 금덩이라도 주운 듯 반갑다. 스팸이야말로 문명의 선물에 덤으로 딸려 온 애물단지인 셈이다. 정부의 규제도 한강에 돌 던지기다. “이제 제발 좀 잊어주세요.” 무차별로 살포하는 이들에게 호소라도 하고 싶다. 이호준 인터넷부장 sagang@seoul.co.kr
  • 신석기때도 도토리묵?

    신석기때도 도토리묵?

    신석기시대의 생태환경을 파악케 해주는 저습지 유적이 경남 창녕에서 국내 최초로 확인됐다. 또 당시의 편물기술을 알려주는 망태기 유물도 처음으로 출토됐다. 국립김해박물관은 경남 창녕군 부곡면 비봉리 일대에서 동물뼈와 씨앗류 등 유기물이 포함된 신석기시대 저습지 유적과 대규모 도토리 저장시설,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망태기 유물을 발굴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에따라 그동안 토기와 석기 중심으로 진행되던 신석기 문화연구를 유기물을 통한 생업이나 옛 환경, 생태계의 연구, 복원 등으로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박물관측은 밝혔다. 창녕의 저습지 유적은 지금까지 알려진 대표적 저습지 유적인 광주 신창동 유적(기원전 1세기)보다 훨씬 오래된 것으로, 나무·풀을 비롯한 유기물(동물뼈·식물유체·씨앗류 등)이 다량으로 출토됐다. 박물관에 따르면 이곳에서 출토된 망태기는 두 가닥의 날줄로 씨줄을 꼬는 ‘꼬아뜨기 기법’으로 제작된 것으로, 신석기시대 편물(編物) 기술을 알려주는 최초의 자료이다. 일부(10×15㎝)만 남아 있으나, 일본 아오모리(靑森)시 산나이마루야마(三內丸山) 유적에서 출토된 망태기와 비견될 만하다는 것이다. 도토리 저장시설은 모두 16군데가 확인됐다. 이들 구덩이는 지름 0.4∼1.5m 규모로, 등고선 방향과 나란하게 열(列)을 이루고 있다. 구덩이 안에선 도토리·가래·솔방울·씨앗류 등이 출토됨으로써 식료와 관련된 시설임을 엿보게 한다. 또 함께 출토된 갈돌과 갈판의 존재로 볼 때 저장공간으로서의 기능 외에도 가공공간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선 또 음식물로 추정되는 제분된 도토리 탄화물도 최초로 확인됐다. 박물관 관계자는 갈돌과 갈판을 이용해 제분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당시의 먹을거리를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길섶에서] 좌골신경통/심재억 문화부 차장

    한쪽 다리가 저리는 할머니의 병명은 좌골신경통이었다. 공교롭게도 그 저림은 왼쪽 다리에만 나타났으므로 좌골의 ‘좌’는 의심할 것도 없이 ‘左’였고, 그 때부터 나는 좌골신경통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 사람의 왼쪽 다리를 훔쳐보게 되었다. 그 좌골이 왼쪽을 말하는 ‘左骨’이 아니라 골반의 엉덩이뼈를 뜻하는 ‘坐骨’이며, 그게 척추질환임을 안 것은 나중이었다. 그런 할머니에게 왜 다리가 아프냐고 묻자 할머니는 어린 손주의 볼을 쓸며 “그게 다 사람이라서 받는 벌이란다.”고 하셨다.‘사람이라서 받는 벌’이 무슨 뜻인지를 그 때는 이해하지 못했다. 얼마 전 미국의 유명한 신경외과 의사인 프랭크 T 버토식 주니어 박사가 쓴 ‘통증의 자연사’라는 책을 읽다가 우연히 답을 구했다. 좌골신경통은 인간에게만 있는 질환이며, 그 원인(遠因)은 두 다리로 서는 직립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두 다리로 서려니 간이나 허파 같은 장기가 기둥에 내건 메주처럼 아래로 매달려 좌골신경통 같은 병증을 만들 수밖에…. 호사다마이듯 세상에 오로지 좋은 일은 없으며, 그러니 오로지 불행한 사람도 없다. 이치가 이러니 세상 일도 생각하기 나름 아니겠는가.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신사임당·황진이 우주에서 만나요”

    ‘별에 내 이름을 붙이고 싶다면 혜성을 찾아라.’ 천체에 이름을 붙이는 작업은 현재 국제천문연맹 천체명명그룹이 맡고 있다. 일반적으로 별자리 이름은 ‘Scorpius’(전갈자리) 등 라틴어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나 별자리에 속해 있는 별은 그야말로 무수히 많아 이름을 짓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특정한 규칙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α,β 등 그리스문자의 소문자를 그 별이 속한 별자리의 라틴어 명칭 약어 앞에 붙인다. 또 24개의 소문자를 다 쓰면 다시 그 앞에 아라비아 숫자를 넣는다. 혜성의 경우 최초 발견자의 이름을 3명까지 붙일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인 가운데는 혜성을 발견한 사람이 아직 없다. 또 소행성은 발견자가 이름을 붙이지만, 자신의 이름을 넣지 않는 것이 관례이다. 이 때문에 한국천문연구원이 발견한 5개의 소행성은 각각 최무선·이천·장영실·이순지·허준으로 명명됐다. 일본인이 발견한 뒤 한국 이름을 넣은 세종·관륵(일본에 천문학을 전수한 백제시대 승려) 등도 있다. 여기에 천문학자인 연세대 나일성 교수와 전상운 전 성심여대 총장의 성을 딴 나·전 등의 소행성도 있다. 태양계 행성의 운석 구덩이에도 각각의 이름이 있다. 문학가나 예술가의 이름을 붙이는 수성에는 윤선도·정철, 여자의 이름을 따오는 금성에는 신사임당·황진이, 신들의 이름을 활용하는 목성의 위성에는 환인(위성 레다) 등이 있다. 화성의 경우 운석 구덩이에 도시이름을 붙여 진주·나주·장성, 계곡에는 낙동 등 강 명칭을 활용하고 있다. 한편 올 봄에는 태양계 행성 가운데 목성과 토성이 태양과 반대쪽에 위치, 천체망원경을 통해 관측하기가 쉬울 것으로 보인다. 관측시간은 목성의 경우 일몰부터 일출까지, 토성은 일몰부터 새벽 2시까지이다. 달과 화성은 지구와 거리가 가까워 지표면의 세부적인 모습까지 살필 수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춤으로 듣는 음악’ 만나보세요

    ‘춤으로 듣는 음악’ 만나보세요

    1990년대 이후 유럽 현대무용의 강자로 급부상한 벨기에. 안 테레사 드 케이르스마커(45)는 그 중심에 서있는 무용가중 한명이다. 그녀가 이끄는 로사스(Rosas)무용단이 14∼16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로사스 무용단을 특징짓는 키워드는 두 가지다.‘미니멀리즘’과 ‘춤과 음악의 완벽한 합일’. 머리나 엉덩이, 발, 손 등 무용수의 신체 부분을 강조함으로써 인간의 사소한 제스처가 전하는 아름다움을 부각시키는 안무 스타일은 안 테레사만의 개성적인 미니멀리즘을 확립시켰다. 또한 작품에서 사용하는 음악을 움직임의 관점에서 완벽히 재해석해 ‘춤으로 듣는 음악’이라는 독자적인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작품은 2003년작인 ‘비치스 브루/타코마 협교(Bitches Brew/Tacoma Narrows)’.1960년대 후반 전설적인 재즈 뮤지션 마일스 데이비스의 명반 ‘비치스 브루’와 1940년 미국 워싱턴주에 건설된 지 4개월 만에 무너진 ‘타코마 협교’의 움직임에서 영감을 얻었다. 미니멀한 특징보다는 자유로운 즉흥연주에 온몸을 내맡기는 즉흥무용의 성격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작품이다.‘비치스 브루’앨범에 참여한 연주자 숫자와 똑같은 13명의 무용수들이 무대에 올라 재즈 리듬에 맞춰 즉흥으로 몸을 움직인다. 이어 어둡게 조명이 꺼진 무대위로 타코마 협교가 붕괴되는 모습이 투사되면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한순 흐트러지고, 불안정하게 흔들린다. 안 테레사는 1992년 로사스무용단이 벨기에 모네극장의 상주 무용단이 되면서 안무가로 발탁된 이후 지금까지 극장측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목·금 오후 8시, 토 오후 6시.3만∼7만원.(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스포츠 포커스] ‘격투기 챔프’ 꿈꾸는 스타들

    [스포츠 포커스] ‘격투기 챔프’ 꿈꾸는 스타들

    현재 케이블방송 등에서 방영하는 각종 격투기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마니아층은 대략 2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이종격투기가 일시적 유행이 아닌 ‘스포츠’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방증. 이에 발맞춰 유도, 레슬링 등의 ‘태릉선수촌’ 출신 엘리트들도 사각의 링으로 속속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종합격투기 진출 ‘러시’ 지난 3월 ‘K-1 서울대회’에서 우승한 최홍만이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실력보다는 ‘씨름 천하장사’라는 상징성을 이용한 일본측의 마케팅 전술이 악화된 한·일관계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실력으로 보면 오히려 화려한 아마추어 경력을 지닌 최무배(35·베이징아시안게임 레슬링 100㎏급 동메달)나 김민수(29·애틀랜타올림픽 유도 95㎏급 은메달),‘비운의 유도스타’ 윤동식(33·히로시마아시안게임 유도 90㎏급 금메달) 등이 관심을 끈다. 이들은 메달리스트로서의 명예와 안정된 직업을 뿌리치고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들이 실전에서 실력을 입증한다면 잠재자원이 풍부한 아마추어 투기종목 선수들이 봇물처럼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내에선 ‘치고받고 피 흘리는 게 무슨 스포츠냐.’며 편견이 많지만 외국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가운데 많은 스타들이 이미 이종격투기에 뛰어들었다. 프라이드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요시다 히데히코(일본·바르셀로나올림픽 유도 78㎏급)와 롤런 가드너(미국·시드니올림픽 레슬링 120㎏급),K-1의 카람 이브라힘(이집트·아테네올림픽 레슬링 96㎏급) 등이 대표적이다. ●돈 때문만은 아니다 100여개 국에서 10억명의 시청자가 지켜볼 정도로 일본을 넘어 전지구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K-1이나 프라이드FC에서 성공할 경우 막대한 금전적인 보상이 따른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계약금만 8억원 가까이 받은 것으로 알려진 최홍만과 그 이상으로 추정되는 윤동식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화려한 커리어는 곧 ‘대박’을 보장한다. 물론 이후의 성적과 흥행성에 따라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도 있다. 최고 5억원의 파이트머니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미르코 크로캅이나 레미 본야스키 등이 1년에 4∼6경기를 치르며, 상금과 CF로 올리는 수입이 훨씬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프로 종목의 스타들이 부럽지 않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의 ‘종합격투기 러시’를 돈으로만 설명하기는 곤란하다. 그보다는 투기종목 선수라면 누구나 그렇듯 가장 강한 상대와 맞붙어 ‘넘버1’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호승심’과 올림픽 때만 효자종목으로 떠받들고 나머지 3년11개월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국내의 척박한 토양을 들 수 있다. 지난달 26일 밥 샙과 K-1 데뷔전을 치른 김민수는 ‘연금도 있고, 코치로 편하게 살 수 있는데 왜 그러느냐, 돈 때문이냐.’면서 주위에서 많이 말렸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 해보고 싶던 일이었고, 난생 처음 수만명의 환호 속에서 경기를 하면서 잃어버렸던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고 종합격투기에 뛰어든 이유를 설명했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때만 언론이나 관중들이 끓는 한국과 달리,K-1에서는 수많은 관중들이 유도인 김민수를 알아보고 응원해 준다.”는 그의 말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내수 침체에 재고 ‘눈덩이’

    내수 침체에 재고 ‘눈덩이’

    수출호조와 내수침체의 명암이 엇갈리면서 제조업체들이 회사에 쌓아놓는 재고자산의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쪽에서는 판매물량 증가에 맞춰 많은 양을 비축하다 보니 재고가 늘고 다른 한쪽에서는 물건이 안 팔려 제품이 쌓인다. 이에 더해 유가·원자재 가격 급등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재고자산이 늘어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재고자산이 지나치게 많아질 경우,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제조업체 재고자산 2년새 40% 이상 증가 10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386개 상장 제조업체의 재고자산은 작년 말 34조 2063억원 규모로 전년(28조 7349억원)보다 19.0%가량 늘었다.2년 전인 2002년 말(24조 979억원)에 비해서는 무려 41.9%나 증가했다. 반면 총자산 증가율은 2002년 말 298조 5263억원에서 2003년 말 322조 9627억원,2004년 말 353조 8737억원 등 평균 9%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총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8.07%,2003년 8.90%,2004년 9.67%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내수침체 업종 재고회전 둔화 재고자산의 회전기일(제조에서 판매까지 걸리는 기간)도 자동차가 2002년 19.1일에서 2003년 23.9일,2004년 25.5일로 늘어나는 등 내수침체의 영향이 큰 업종을 중심으로 컸다. 의류(86.9일→129.6일→154.6일), 출판(57.6일→62.5일→76.8일) 등도 비슷한 이유로 크게 증가했다. 석유정제품, 금속·철강 등은 원유 및 철강재 가격 상승에 대비한 비축분 증가 등으로 재고가 늘어났다. 반면 가구(59.1일→56.4일→39.9일), 음식료(62.5일→57.0일→51.5일), 의료정밀(72.3일→51.0일→41.5일) 등은 감소했다. 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수출호조로 매출이 늘면서 기업들의 생산이 늘어난 게 재고자산 규모의 1차적인 이유이지만 자동차, 섬유 등은 경기침체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기업별 재고자산 증가액은 삼성전자가 6743억 6000만원(전년대비 27.2%)으로 가장 많았고 포스코 5494억 2200억원(35.2%),INI스틸 3639억 4200만원(77%), 동국제강 3026억 3500만원(99.9%), 대우조선해양 2627억 4200만원(117.3%) 등이 뒤를 이었다. ●올 들어서도 재고자산 증가 지속 재고자산의 증가는 올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2월 생산자제품의 재고는 반도체 등에서 크게 늘면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9.1% 늘었다. 특히 생산자제품 재고율(출하물량에 대한 재고물량의 비율)은 102.4%로 2003년 7월(102.9%) 이후 1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반도체가 전년동월 대비 57.5%나 급등했고, 영상음향통신(휴대전화 등) 34.6%, 제1차 금속(철근·강관 등) 27.2% 등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재고가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증가세 자체만 놓고 나쁜 사인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면서 “출하가 늘어나면서 재고도 함께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엉덩이의 재발견/장 뤽 엔니그 지음

    ‘욕망’은 퇴폐일까 휴머니즘일까. 지금 이 시대에는 아무래도 휴머니즘쪽에 가까운 모양이다.‘엉덩이의 재발견’(장 뤽 엔니그 지음, 이세진 옮김, 예담 펴냄)은 부끄러운 욕망의 대상으로 바지와 치마 속으로 항상 가려져 있던 엉덩이를 말 그대로 ‘재발견’하겠다고 나선 책이다. 요즘 들어 부쩍 유행을 타고 있는 ‘문화사’ 서적이다.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의 문화부장인 저자는 예술과 인문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엉덩이에 얽힌 에피소드를 풀어놓는다. 엉덩이의 기원에서 엉덩이를 씻는 행위, 문학과 예술 속에 투영된 엉덩이의 이미지, 엉덩이를 노래한 에로틱한 풍자시, 엉덩이를 성(性)에 적극적으로 이용한 남성들, 엉덩이 고문, 엉덩이 성형이나 사이버 섹스 같은 최근의 관심사까지 빼놓지 않고 조명하고 있다. 동시에 예술에 남은 엉덩이의 흔적을 추적하기도 한다. 원서에는 없었지만 한글판을 내면서 찾아 넣었다는 각종 도판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10개국에서 번역돼 70만부 이상 팔려나간 베스트셀러다.1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길섶에서] 호박구덩이/심재억 문화부 차장

    모든 생명, 모든 생산의 시작이 구덩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길어질 얘기라서 오늘은 호박 구덩이만 말하는 게 낫겠습니다. 농사를 짓고 살지 않아도 주말농장에 호박 한번 심어보겠다고 작정하신 분이라면 지금쯤 호박구덩이를 파고 밑거름 듬뿍 해야 실한 호박을 얻을 수 있습니다. 호박 이게 넉넉한 생김처럼 거름발깨나 따지거든요. 꽝꽝 언 대지가 녹아 흙이 고슬고슬 새 숨을 쉴 이 즈음, 텃밭 가장자리에 구덩이를 팝니다. 큰 호박 하나 족히 들어갈 만큼 판 구덩이에는 겨우내 뒷간에서 삭힌 인분을 퍼붓지요. 요새야 똥얘기도 금기인 세상이지만 옛날이야 숫제 똥판 아니었습니까. 그러니 구린내쯤이야 나는 줄도 모르고 살았지요. 농투성이라서 그런 게 아니고 원래 사람은 그렇게 적응하며 사는 동물이니까요. 호박씨가 싹을 틔우고, 넌출넌출 넝쿨이 자라 허기진 사람들 마음의 배를 불립니다. 그게 다 ‘똥발’이라는 걸 농사 지어본 사람들은 다 알지요. 그래서 땅은 정직하다고들 말하지만, 호박 구덩이는커녕 천지간에 몸 하나 누일 땅이 없어 그런 정직마저도 겪을 일이 없으니 허튼 생각으로 땅투기라도 해보고 싶은 날입니다.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교황, 2000년 물러나려 했다”

    지난 2일 서거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로마 가톨릭 교회가 새천년에 진입하는 2000년에 교황직에서 물러나는 문제를 심사숙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내용은 교황이 즉위 다음해인 지난 1979년부터 시작해 26년동안 모국어인 폴란드어로 써온 15쪽 짜리 유언장을 교황청이 7일 공개함으로써 밝혀졌다. 교황은 2000년 작성한 유언장의 한 대목에서 81년 겪은 암살 시도 사건을 거론하며 자신이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라고 적었다. 이때 교황은 파킨슨씨병에 걸려 엉덩이와 무릎에 엄청난 통증을 느꼈었다. 그는 이 해가 명백한 고뇌의 시간이었다고 말해 퇴임할 의사가 있었음을 암시했다. 나중에 바티칸 당국에 의해 이탈리아어로 번역된 이 유언장에는 교황이 암살 시도 이듬해인 82년에 고향인 폴란드의 크라쿠프에 묻히길 희망했지만 나중에는 추기경단의 결정을 따르기로 마음을 바꿨다는 사실이 기록돼있다. 교황은 또 “관 속이 아니라 땅 밑에 묻히길” 희망했다. 교황은 또 사적으로 한푼의 재산도 남기지 않을 것이며 자신이 남긴 모든 개인 기록들을 소각하도록 주위에 당부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문서에는 또 단 2명의 생존 인물만이 언급돼 있는데 개인 비서였던 스타니슬라브 드위즈, 86년 로마의 유대인 예배당(시나고그)을 방문했을 때 그를 반겼던 수석 랍비 엘리오 토아프였다. 시나고그를 공식 방문한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가 처음이었다. 토아프는 4일 교황 시신을 대면했을 때 존경의 염을 담아 팔을 들어올렸다. 교황은 하느님이 1978년 10월 16일(즉위일) 나에게 소명을 내리신 그 임무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필요한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고 적었다. 또 동서냉전이 핵무기 발사와 같은 극단적인 충돌 없이 종식된 것은 신의 섭리였다고 기록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톱 셀러]잘 고른 운동기구 효과 두배

    [톱 셀러]잘 고른 운동기구 효과 두배

    봄철은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주말을 맞아 야외 곳곳에서 겨우내 옹동고라졌던 몸을 활짝 펴고 가볍게 몸을 풀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레포츠 용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김덕열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문화스포츠팀 바이어는 “최근 늦추위가 풀리면서 레포츠용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평소보다 두배 이상 늘어났다.”며 “처음부터 격렬하고 몸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빡빡한 운동 일정을 세우기보다 줄넘기·조깅 등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하거나, 인라인 스케이트와 같이 재미와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운동으로 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용품은 인라인 스케이트·퀵보드·스케이트보드·자전거·배드민턴·훌라후프·줄넘기 등.2∼3년전부터 붐을 형성하기 시작한 인라인 스케이트는 요즘들어 최고의 인기 레포츠용품으로 등장했다. 심폐기능 개선 효과가 있고 엉덩이·허벅지, 정강이 등의 하체 근력과 유연성 향상에 효과적이다. 두바퀴가 달린 롤러스케이트에 비해 고난이도의 기술을 펼 수 있는데다 속도감을 낼 수 있는 것 등이 최대의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 ●추위 풀리자 레포츠용품 불티 이 덕분에 인라인 동호회가 활성화되고 인라인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는 장소도 크게 늘어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며칠만 배우면 쉽게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배우기 쉽고 자녀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어 중장년층으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동용이 2만 8000∼8만원대, 성인용은 7만 9000∼28만원대이다. 퀵보드는 모험심이 강하고 짜릿한 쾌감을 즐기는 젊은층으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간단히 접어서 편리하게 갖고 다닐 수 있고, 손잡이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균형 감각을 키우는 데도 좋다는 것이 장점이다. 가격은 8만 5000∼15만원대. 스케이트보드는 겨울철 스노보드를 즐기던 마니아들이 눈이 없는 봄∼가을철 즐기는 레포츠이다. 무릎을 주로 사용하는 운동이어서 반드시 무릎 보호대를 갖춰야 한다. 인라인 스케이트보다 더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고 더욱 과격한 운동이다.2만 6000∼3만 8000원대이다. ●인라인스케이트·퀵보드·자전거 인기 하체 단련이 좋은 자전거는 일반용과 산악용, 사이클용 등으로 나뉜다. 일부 마니아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벼운 운동용으로 사용하는 만큼 일반용 자전거로도 충분하다. 요즘 들어서는 가족끼리 가까운 놀이동산이나 가족공원에서 즐길 수 있는 접이식 자전거가 인기다. 차 트렁크에 간편하게 운반이 가능하고 나이와 신장에 관계없이 전 가족이 탈 수 있는 것은 물론, 일반 자전거와 동일한 운동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아동용 7만∼13만원, 성인용 12만∼69만원대이다. 혼자서 하기보다 둘이서 같이 즐길 수 있는 배드민턴은 저렴한 가격에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레포츠. 티타늄 소재의 제품이 가볍고 튼튼해서 많이 찾는다. 가격은 1만∼6만 8000원대이다. 훌라후프는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근육을 이완시키는데 안성맞춤이다. 특히 표면이 울퉁불퉁한 매직 훌라후프는 후프 안쪽에 돌기가 부착돼 있어 배와 허리의 경혈과 경맥을 자극해줘 지압효과가 뛰어나고 운동량도 더 많은 것이 최대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1만∼1만 2000원대. ●훌라후프·줄넘기 움츠렸던 근육 풀어줘 줄넘기는 근육이완에 좋은 운동이다. 줄넘기 회전수를 세어서 운동량을 쉽게 조절할 수 있게 해줘 편리한 디지털 줄넘기와 손잡이에 무게를 두어 기초체력 단련이나 에어로빅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손 에어로빅용 줄넘기도 나와 있다. 가격은 8000원대 안팎이다. 한정석 그랜드백화점 영업전략팀장은 “포근한 날씨로 인해 실내운동보다 야외 운동을 선호하고 있는데, 본인의 체형이나 특징을 살려 운동기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혼자서 하는 운동이라면 인라인스케이트나 퀵보드 등이 좋고 둘이나 단체로 하는 운동이라면 배드민턴 등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송선미의 필라테스]

    [송선미의 필라테스]

    이번에는 탄력있고 슬림한 허리를 위한 동작입니다. 복부, 허리, 엉덩이 부분을 이르는 ‘파워하우스’를 강화하기 위한 필라테스의 기본이 되는 운동입니다. ■ 협찬 : FnC코오롱 헤드 ●헌드레드(Hundred) 머리와 어깨를 들고 시선을 배꼽에 고정시켜 운동하는 것으로 처음할 때는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동작. 그러나 이 동작만으로도 뱃살을 단련시킬 수 있으니 꼭 마스터해야 한다. 허리가 좋지 않은 사람은 다리를 구부려서 해도 좋다. ●롤업(Roll-up) 파워하우스를 강화하기 위한 윗몸일으키기 동작이다. 좌우 균형을 유지하면서 호흡조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 하나하나를 운동시키는 느낌으로 움직인다.
  • ‘모래석유’ 아시나요

    ‘모래석유’ 아시나요

    캐나다는 지난 2003년 세계 2위의 석유매장량 보유국으로 뛰어올랐다. 그동안 방치됐던 오일샌드(oil sand)가 매장량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전에는 10위권 밖의 에너지 소국이었다. 지난 1월1일 현재 캐나다의 채굴가능한 석유매장량은 1788억배럴이다. 사우디아라비아(2594억배럴)에 이어 2위이나 기술발전으로 가채매장량이 더 늘어나 사우디를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일샌드란 말 그대로 ‘모래와 기름이 버무려진’석유다. 모래, 물, 중질유가 섞여있고 아스팔트처럼 끈적끈적한 검은 흙이다. 석유를 뽑아내려면 원유 1배럴당 25달러가 필요해 채산성이 맞지 않아 그동안 방치돼왔다. 그러나 고유가 시대가 되고, 추출기술도 발달하면서 유전개발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국내기업인 SK㈜도 미국의 석유재벌인 헌트오일과 함께 오일샌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캐나다 북동부 앨버타주에 중질유를 뽑아낼 수 있는 세계 최대 샌드오일 광산이 있다. 우리나라의 충청·전라·경상도를 합한 넓이에 1조 6000억배럴이 묻혀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하루에 100만배럴이 생산되는데 캐나다는 2012년까지 300만배럴로 늘릴 계획이다. 베네수엘라 오리노코강 유역에서도 매장이 확인됐으나 아직 본격적인 추출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일샌드가 땅에 묻혀 있으면 증기를 쏘여 땅을 부드럽게 한다. 그러면 석유가 미리 파놓은 웅덩이로 모여든다. 또 오일샌드가 지표면에 땅과 섞여 있으면 땅을 파서 트럭에 싣고 정제공장으로 옮긴다. 여기서 모래에 열을 가하면 석유가 모래 위로 떠오르는데 이 때 석유를 모으는 방법이다. 오일샌드 100㎏을 정제해야 평균 11㎏의 원유가 나온다. 석유추출에는 엄청난 양의 물이 요구된다. 석유 1ℓ당 물 1.8ℓ다. 석유추출에 쓰인 물에도 약 2% 정도의 중질유가 포함돼 있어 이를 회수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다른 석유보다 많은 것도 추출의 어려움을 겪는 요인이다. 캐나다의 국립에너지위원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석유 50배럴을 생산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1t이다. 그러나 오일샌드의 경우 현재 기술로는 8배럴을 만드는데 1t의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즉 오일샌드는 다른 석유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6배가 넘는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규제한 도쿄의정서를 2002년 12월 비준한 캐나다로서는 오일샌드 추출 기술을 혁신적으로 개발하거나 개발자체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캐나다는 도쿄의정서 비준으로 오는 2012년 이산화탄소 배출을 1990년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차보다 사람…걷고싶은 서울로

    차보다 사람…걷고싶은 서울로

    #싱가포르 오차드거리 ‘벌금 공화국’으로 불리는 나라이지만 무단 횡단자들은 유난히 많다. 현지 관계자는 “횡단보도 보행자를 보호하지 않는 운전자에게는 180 싱가포르달러(약 16만원)의 벌금을 매기지만, 무단 횡단만큼은 용인하고 있다.”며 “차량보다 사람 중심인 나라임을 방증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차도가 도로 폭의 절반도 안되는 보행자 중심의 거리다. 폭 15m의 널찍한 보도가 펼쳐지고,1.9㎞ 구간에 횡단보도가 43개나 있다. 길 하나 건너려면 지하도를 들락날락거려야 하는 우리나라 도심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서울 시내에서도 보행자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걸어다닐 수 있는 권리인 ‘보행권(步行權)’이 강조되고 있다. 보행로를 넓히고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등 도로의 주인이 차량에서 사람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국민소득이 1만달러이면 자가용을 주로 타지만 1만 5000달러를 넘어서면 보행·대중교통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통설이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풀이한다. ●사람이 주인인 거리로 ‘보행권 되찾기 운동’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곳은 ‘광화문∼시청∼숭례문∼서울역 숭례문’ 구간(태평로·세종로)이다. 지난 30일 오후 1시. 서울시청 앞 광장 횡단보도에는 테이크 아웃 커피를 들고 산책하는 직장인들로 붐볐다. 서울광장 앞과 세종로 사거리 주변에 횡단보도가 설치돼 무교동·다동·북창동 등에서 걸어오는 사람들은 지하도를 거치지 않고도 정동길에 닿을 수 있다. 오는 5월에는 태평로·남대문로 보행로도 기존보다 2∼5m 넓어진다. 회사원 김형진(34)씨는 “횡단 보도가 만들어진 뒤 점심식사를 마치고 덕수궁 옆 돌담길을 걸으면서 서울시립미술관, 정동교회 등 명소들을 둘러보는 재미가 생겼다.”며 “시야가 탁 트이니 도시 자체가 생기발랄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덕수궁 돌담길의 시간당 보행량은 2400명으로 전년(828명)에 비해 무려 3배 이상 늘었다. 청계천 주변 무교동길·돌우물길·종로구청길도 이달 말까지 차선을 줄이는 대신 보행로를 넓히고 나무를 심는다. 이런 과정을 거쳐 10월 청계천 복원 공사가 끝나면 ‘광화문∼숭례문’뿐만 아니라 서울광장·청계마당·숭례문광장까지 묶이는 ‘걷기 좋은 도심’이 탄생하게 된다. 특히 청계천 바로 옆 산책로는 도심 속 자연을 ‘논스톱’으로 산책하는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뚜벅이가 환영받는 공원 승용차가 없으면 가기 힘들었던 공원도 ‘뚜벅이’들에게 개방되고 있다. 남산공원은 오는 5월부터 ‘국립극장∼서울타워∼남산도서관’으로 이어지는 남쪽 순환도로 3.1㎞ 구간의 차량 출입을 아예 금지한다. 대신 충무로역, 동대입구역을 서는 남산순환버스(이용료 500원)가 운행되면서 찾기 편리해진다. 이미 91년부터 차량통행을 제한한 북쪽 순환로는 산책·조깅 명소가 됐다. ‘월드컵공원∼선유도∼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를 운행하는 ‘맞춤버스’(이용료 지선버스와 동일)가 주말에 운영되고 있다. 특히 주말에 선유도공원에는 차량이 출입할 수 없다. 차량을 통해 드라이브만 할 수 있었던 ‘북악산 스카이웨이’에도 오는 6월 말까지 산책로(성북 구민회관∼팔각정)가 마련될 예정이다. ●볼거리가 있는 거리 지역별로 가꾸는 특화거리도 보행환경에 부쩍 신경쓰는 분위기다.‘2호선 이대입구역∼이대∼신촌역 구간’는 올해 말까지 ‘찾고 싶은 거리’로 조성된다. 이대 앞도 전선을 땅에 묻고 이대거리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설치된다. 지역 주민들은 도로변 건물 53개 동의 외관을 정비하면서 270여개 입주 점포의 간판을 모두 바꾸는 사업을 벌인다. 대학로의 ‘이화사거리∼혜화로터리’구간은 25개의 조각작품들로 유명하다. 원통형으로 사람들이 통과할 수 있도록 만든 ‘애벌레 터널’, 인분 모양으로 앉아서 쉴 수 있도록 만든 ‘더 푸프 테일(The Poop Tale·엉덩이의 우화) 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디카족’도 간간이 눈에 띈다. 밋밋한 직선길을 점토 벽돌이 촘촘히 쌓인 곡선길로 바꾸고 마로니에 공원 뒷골목은 주말에 ‘자동차 없는 골목’으로 만들었다. 이밖에 광진구 뚝섬유원지∼어린이대공원 능동로, 석촌호수길(석촌호수 남측), 방아다리길(해태백화점∼길동자연생태공원), 광나룻길(어린이대공원역∼구의사거리), 강남대로(양재역∼양재 시민의 숲) 등 20여곳도 걷고 싶은 거리로 조성돼 시민들이 즐겨찾고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그곳을 걷고 싶다… 숨은 산책로 연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봄이다. 굳이 교외까지 나가서 폼나는 드라이브를 할 필요는 없다. 서울에도 연인과 오붓하게 손잡고 거닐 수 있는 아담한 산책로가 군데군데 숨어 있다. 서대문 안산 신촌 연세대 옆 봉원사가 자리잡은 야트막한 언덕길. 해발 300m 남짓되는 정상의 언덕 전망이 일품이다. 경기대 뒤편 금화터널 윗길을 거쳐 홍제동으로 돌아 내려오는 4㎞ 남짓의 산책로가 된다. 올림픽공원·몽촌토성길 40여만평의 대지 위에 아기자기하게 펼쳐진 산책로. 야외조각공원의 200여 조각품을 감상하며 걷는 것도 좋다. 몽촌토성길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따라 걸으면 운동도 된다. 낙산공원 서울 한복판에 숨어있는 능선길. 동대문에서 대학로 뒤편 혜화문으로 이어지는 낙산 능선을 잇는 성곽을 따라가면 된다. 낡은 골목 사이로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청계산 천연림에 조성된 서울대공원 산림욕장은 다음달 1일 문을 연다.5개 구간으로 구성된 7㎞ 구간의 오솔길에서 각종 야생동식물을 볼 수도 있다. 남산 국립극장 뒤편에서 남산시립도서관 어귀까지 남쪽 순환로도 봄이면 각종 꽃들이 만발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필동 남산 한옥마을까지의 20∼30분 산책하는 코스도 괜찮다. 여의도 윤중로 벚꽃길로 유명한 곳은 단연 왕벚나무 1400여그루가 심어진 윤중로다. 특히 벚나무 아래에서 빛을 쏘는 투광조명 354개가 운치를 더한다. 하천변 중랑천(벚꽃), 양재천(왕벚나무·개나리), 안양천(유채·철쭉류) 등에서 꽃내음을 맡으며 물길을 따라 산책할 수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여의도의 맛집들

    [뒷골목 맛세상] 여의도의 맛집들

    누가 뭐라고 해도 여의도는 우리나라 정치와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국회가 있고, 증권가가 있으며 게다가 방송 3사가 한꺼번에 몰려있다. 이런 식이라면 권력과 금력을 비롯한 무소불위의 강력한 힘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셈이다. 아니, 또 있다. 단일교회로는 그 크기나 신도의 숫자에 있어서 세계에서 으뜸으로 꼽힌다는 순복음 중앙교회가 있으며, 가장 높은 63빌딩이 있다.1970년대만 해도 고작 군용비행장이 그 쓰임새의 전부였던 넓고 황량한 모래벌판이 30년이 조금 넘는 기간에 나라의 중심을 차지하는 땅이 될 줄 누가 알았으랴. 권력이며 금력이 모여 있는 여의도에 자연스럽게 맛집들 또한 넘쳐나지 않을 수 없다. 얼핏 보면, 하늘이 낮다고 치솟은 금융가의 빌딩들, 고급아파트단지 일색의 살벌한 풍경 속에 어디 한 구석 사람냄새라고는 맡을 수가 없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보면 빌딩 사이사이의 내면 도로 안에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맛집들이 넉넉하게 숨어 있다. 사람냄새가 풍기는 맛집에 어찌 도타운 정이 없으랴. 그리하여 샐러리맨들을 위시한 여의도 주민들은 마치 캄캄한 어둠 속에서 불을 찾아 모여드는 불나방이처럼 기꺼이 정이 도타운 맛집들을 찾아서 모여든다. ●살벌한 풍경속 도타운 인심 자랑 여의도 백화점 앞 백상빌딩 1층에 율도(02-784-8877)라는 일식집이 있다. 실내 디자인이며 객실 분위기는 얼핏 보기에 여느 일식집과 다를 바 없는 그저 평범한 일식집일 뿐이다. 그러나 주인 내외를 만나는 순간 율도의 인상은 전혀 달라진다. 안주인 마정수씨도 그렇지만 특히 바깥주인 이춘형씨를 만나는 순간, 대뜸 끌려드는 끈끈한 정을 어쩔 수가 없다. 무엇보다도 순박하고 착한 표정이며 충청도 사투리의 어눌한 말투가 사람으로 하여금 보자마자 전혀 스스럼없이 마음을 열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테면 그이는 타고난 천성이 사람을 좋아하여 누구와도 격의 없이 어울리는 다정다감한 이다. 그리하여 그이는 손님과 인사만 나누었다 하면 열이면 열 그 자리에 합석하여 함께 즐기는 이다. 율도를 처음 찾는 이라도 그곳에서 주인 되는 이춘형씨에게 바가지를 씌우기란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다. 그저 그이를 자리에 불러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술을 한잔 건네면 된다. 만일 어느 정도 드나들어서 서로 얼굴을 아는 이라면, 주인 되는 이가 먼저 술병을 들고 손님을 찾는 일도 드물지 않다. 그리하여 술이 몇 순배 돌면, 그이가 먼저 종업원을 부른다. “꽃게 간장이 잘 익었던데, 그것 좀 가져와요. 생태깍두기도 잊지 말고.” 그러면 이번에는 종업원 대신에 안주인 마정수씨가 어린아이 머리통만한 꽃게장이 담긴 접시를 들고 나타난다. 그러고는 그이 또한 싱글벙글 웃으며 기꺼이 손님이 건네주는 술잔을 받는다. 그리고 안주인이 다시 한번 종업원을 부른다. “아무래도 회가 부족한 것 같은데, 도미나 방어뱃살로 한 접시 더 가져와요.” 일찍이 1970년대 우리나라 일식업계의 대부격이라고 할 수 있는 북창동의 미조리에서 갓 스물의 젊은 나이로 소위 ‘칼질’을 처음 배워서 ‘이다바’가 되었다가 마침내 여의도의 일식집 주인까지 오른 이춘형씨는 술이 취하면 농담 한 마디를 빼놓지 않는다. “지가유, 충청도 유구 촌놈으로 마침내 여의도까지 입성했구먼유, 저그 저 지하도를 못 건너가서 그렇지유.” 이춘형씨가 가리키는 지하도 저편에는 물론 국회가 있다. 그런데 그이가 국회를 들먹이는 데는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암울한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율도를 드나들며 거의 공짜로 먹고 마시던 소위 운동권 인사이자 한편 백수건달인 많은 이들이 1990년대가 되자 너나없이 국회의원이 되어 지하도를 건너간 것이었다. 이해찬, 임채정, 김근태, 김부겸, 이길재, 유인태, 원혜영, 유시민, 배기선, 설훈 등등. 그런가 하면 시인 신경림을 위시해서 소설가 현기영, 극작가 안종관 등의 문인들이나 동아투위 출신의 기자로 연합통신 사장을 지낸 김종철이며 출판사 사장 김학민도 모두 그이가 ‘거둬 먹인’ 이들이었다. 횟집 주인 이춘형씨가 뜬금없이 운동권인사들과 어울리게 된 것은 순전히 그이의 외삼촌 되는 성래운 교수 때문이었다. 몇 해 전에 벌써 고인이 되었지만, 연세대학교에서 교육학을 가르치던 성래운 교수가 하루아침에 해직교수가 되어 감옥까지 가게 된 것은 박정희 시절에 전남대학교의 송기숙교수 등과 어울려 발표한 ‘우리의 교육지표’ 때문이었다. 이른바 이 땅의 민주화교육을 위한 지침으로 여겨지는 이 ‘우리의 교육지표’ 때문에, 성래운 교수는 참으로 오랫동안 일자리를 잃고 교단이 아닌 운동권 인사들과 어울렸는데,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의 술자리로 자연스럽게 조카 이춘형씨의 율도를 제공한 것이었다. ●‘거둬 먹인’ 인사들 이젠 정·관계 주역 운동권 시절 성래운 교수는 교육학 전공 교수보다는 낭송시인으로 더 유명했는데, 그이는 무려 100여편에 이르는 시들을 모두 암송하여 민주화 운동의 무슨 행사에서는 물론, 뒤풀이 자리에서도 낭랑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기꺼이 낭송을 하고는 했다. 그이의 시낭송은 거기에서도 끝나지 않고, 조카 이춘형씨의 결혼식 주례를 맡고서도 주례사 한 마디 없이 양성우 시인의 ‘겨울공화국’을 낭송하는 것으로 끝마쳐 신혼의 부부는 물론 하객들을 아연 긴장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서슬 푸른 유신시절 양성우 시인은 바로 ‘겨울공화국’이란 시 때문에 감옥에 가있고, 시인 고은과 조태일마저도 다름 아닌, 겨울공화국을 시집으로 펴냈다는 이유 때문에 역시 감옥살이를 하는 중이었다.‘…총과 칼로 사납게 욱박지르고/논과 밭에 자라나는 우리들의 뜻을/군화발로 지근지근 짓밟아대고/밟아대며 조상들을 비웃어대는/지금은 겨울인가/한밤중인가/논과 밭이 얼어붙는 겨울 한때를/여보게 우리들은 우리들은/무엇으로 달래야 하는가….’ 결혼식에서 주례가 잘 살으라는 주례사는 하지 않고 불온한 시나 낭송해대니 앳된 신혼부부는 얼마나 무서웠으랴. 율도의 자랑은 점심 때 나오는 율도정식이다.1인분 3만 5000원의 율도정식에는 모듬생선회에다가 제주갈치탕이라는 다른 집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탕에 제주갈치구이, 초밥, 새우튀김, 메로구이 등이 뒤따른다. 제주갈치탕은 이춘형씨가 제주도의 갈치국에 전라도의 갈치조림을 충청도식의 탕으로 변형시켜낸 것인데, 무, 감자, 시래기, 토란대, 호박에 청양고추며 파, 마늘을 넣어 끓여낸 갈치탕은 갈치국의 시원한 맛과 갈치조림의 진하고 고소한 맛을 함께 살려낸 셈이다. 또 하나 자랑은 도시락인데, 소위 1997년 IMF초기의 김대중 대통령당선자 시절에 임창렬 부총리와 함께 국회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점심이며 저녁까지 도시락으로 때울 때, 바로 하루에 100여개 이상씩 공급했던 일화가 있는 도시락이다. 이밖에도 점심메뉴로는 장어구이, 도미머리구이, 장어덮밥, 회덮밥, 전복죽, 은대구탕 등이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율도의 으뜸은 단연 회 뜨는 솜씨에 있다. 이춘형씨의 칼잡이로서의 30년을 훌쩍 뛰어넘는 경력 끝에 나오는 회는 다른 집보다 두터우면서 길고 가는 회뜨기가 자랑인데, 회뜨기 자체만으로도 입안 가득히 감겨드는 맛은 일품이다. 저녁에 나오는 특생선회는 1인분에 7만원인데, 방어뱃살, 도미뱃살, 도미, 농어뱃살, 광어, 광어뱃살, 전복 등이 오르고, 곁들여 나오는 안주에는 키조개, 뿔소라, 개불, 문어, 고둥, 곰피, 붉은 새우에 비단멍게, 홍삼, 홍어내장, 산마 등이 따른다. 원효대교를 건너 여의도를 접어들어 직진하면 KBS별관과 인도네시아 대사관이 나오는데, 그 직전의 네거리를 넘어서는 왼편 가각 우정빌딩 1층에 서글렁탕집(02-780-8858)이 있다. 지금부터 30년 전 여의도의 절반 정도가 개발이 되지 못하고 아직은 황량한 벌판으로 남아있을 때, 일찍 자리를 잡은 서글렁탕집은 여의도에서는 그야말로 터줏대감 같은 맛집일 터이다. 처음에 설렁탕집을 했는데, 설렁탕과 발음이 비슷하면서도 주인이 서글서글 인상이 좋다는 손님들의 한 마디에 힌트를 얻어 서글렁탕집으로 했다는 이 맛집은 뜻밖에도 삼겹살 양념구이로 유명한 집이다. ●공짜로 먹기엔 미안한 선지해장국 모르기는 해도 삼겹살을 양념간장에 발라 숯불에 석쇠를 올려 구워먹는 식으로는 전국에서 처음일 것이라는 주인의 단언이 그대로 수긍 가는 집이기도 하다. 원래 삼겹살을 간장에 발라 숯불에 구워먹는 식은 청주와 충주 일대에 옛날부터 전해오고 있었는데, 우연히 그 맛을 본 주인이 서글렁탕집만의 양념간장을 개발한 것이다. 삼겹살에 바르는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양념간장은 손님들 사이에서는 양념소스로 더 알려졌다. 계피, 흑설탕, 초콜릿, 마늘, 파 등의 양념에 간장을 부어 만드는데, 바로 이 간장에 서글렁탕집만의 숨겨진 비밀이 있는 모양이다. 서글렁탕집의 주인은 모두 4명이다. 형 홍정원, 동생 홍동원 형제에다가 형의 부인 손승인, 동생의 부인 장덕순 이렇게 4명이서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사이좋게 홀이며 주방을 맡아 식구끼리 운영하고 있다. 아니, 또 있다. 형의 아들 홍주성이 대학을 휴학하고 홀에서 서빙을 하며 서글렁탕집의 비법을 전수받고 있는 중이다. 어쩌면 이런 가족끼리의 운영이 서글렁탕집의 도타운 정과 함께 1인분 7000원짜리 삼겹살 치고는 양이며 질이 넘쳐난다 싶게 풍성한 이유인지도 모른다. 이런 풍성함이 옛날 TBC시절부터 직원들의 입소문을 타고 번져 서글렁탕집을 일약 유명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서글렁탕집에서는 삼겹살을 시키면 상추며 깻잎 같은 야채와 파무침에 곁들여 선지해장국 한 그릇이 공짜로 나오는데, 그 진하고 고소한 국물맛이며 뚝배기에 가득한 선지덩이가 어쩐지 공짜로 먹기에는 미안한 기분이다. 그뿐이랴. 삼겹살을 먹다보면 어느새 대형 콜라 한 병까지 터억, 탁자에 놓이기 마련이다. 이 콜라도 공짜인 것은 물론이다. 서글렁탕집에서는 삼겹살 이외에도 등심이며 염통과 콩팥도 있고,4000원하는 설렁탕과 내장탕, 그리고 3000원하는 선지해장국도 있다. ■김치요리 모두 모인 ‘김치방’ KBS별관을 따라 골목을 돌아들면 오른편으로 두일빌딩이 나오는데, 이 두일빌딩 1층에 김치방(02-780-2489)이 있다. 김치방은 상호 그대로 김치로 만든 요리 일색인 김치 전문집이다. 김치전골, 김치국밥, 김치국수, 김치주먹밥, 김치전, 두부김치, 김치해물전, 그리고 하다못해 묵은 김치에 돼지고기와 홍어를 곁들여 먹는 삼합까지, 얼핏 김치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거의 다 있는 셈이다.2만 4000원짜리 삼합을 빼고는 가격이 저마다 3000원에서 5000원 안팎인데, 그중에 김치국수와 김치국밥은 김치방에서 자랑스럽게 내놓는 메뉴이다. 김치국수는 주인 되는 김진주씨의 시부모님이 함경도 출신인데, 겨울이면 집에 손님이 올 때마다 시어머니가 갖은 전과 함께 만들어 내놓는 김치국수를 어깨 너머로 배운 솜씨에다가 본인의 손맛을 가미한 것이다. 먼저 김치를 담글 때 김치통이 절반 못 담기게 양을 조절하여 김치를 담고, 그 위에 돌을 눌러놓은 다음에 맑은 생수를 부어넣는 식이다. 그렇게 김치를 숙성시킨 다음에 보름 정도 냉장으로 보관했다가 국수사리에 김치국물과 김치를 얹어낸다. 그이는 김치국수의 국물 맛을 내기 위하여 처음에는 여러 가지로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김치에 사골육수를 붓거나 멸치국물을 부어보고, 새우국물도 부어본 중에 가장 맛깔스러운 것은 뜻밖에도 아무런 가미 없이 생수만 부은 김치였다. 돼지고기를 넣는 김치전골과는 달리 김치국밥은 해물을 위주로 한다. 굴, 홍합, 새우, 오징어를 넣고 멸치국물을 육수로 하여 김치와 콩나물을 넣어 끓여 내는데, 그 담백함이란 얼핏 상상이 안 될 정도이다. 이렇듯 김치국밥이나 김치국수에 3000원짜리 김치주먹밥까지 곁들이면, 주인 되는 이의 넉넉한 품성과 함께 먹는 일의 즐거움이 새삼스러울 터이다.
  • 경상흑자 10억弗 ‘11개월만에 최저’

    경상흑자 10억弗 ‘11개월만에 최저’

    지난 2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11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휴대전화 칩 등 외국에 지불하는 특허권 사용료가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 서비스 수지의 적자폭이 늘어나고 있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5년 2월중 국제수지동향(잠정)’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수출입 흑자폭의 축소에 따라 흑자 규모가 전월보다 28억 6000만달러 급감한 10억 1000만달러에 그쳤다. 이에 따라 1∼2월중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48억 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3월의 9억 1000만달러 이후 11개월만에 가장 적은 액수다. 상품수지는 설 연휴가 지난해에는 1월이었으나 올해는 2월로 옮겨와 통관일수가 줄고 선박 통관·인도가 1월로 앞당겨지면서 흑자폭이 전월보다 27억 8000만달러 줄어든 17억 1000만달에 머물렀다. 이는 2003년 7월의 14억 5000만달러 이후 가장 낮다.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적자가 축소됐음에도 특허권 사용료 지급 증가 등으로 기타 서비스수지 적자가 확대됨에 따라 적자폭이 전월보다 1억 6000만달러 확대된 10억 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허권 사용료는 2002년 21억 6700만달러,2003년 22억 5900만달러, 지난해 26억 6000만달러로 적자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월별로는 2월의 특허권 사용료가 무려 5억 400만달러로 전년 동월(8750만달러)보다 6배 가량 늘었다. 휴대전화 칩 등의 특허료 지불이 대부분이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송선미의 필라테스] 스파인 스트레치 포워드 & 쏘

    [송선미의 필라테스] 스파인 스트레치 포워드 & 쏘

    필라테스 교육용 DVD타이틀을 선보이고 필라테스 전도사로 나선 배우 송선미씨가 주말매거진 We를 통해 다양한 필라테스 동작을 가르쳐드립니다. 1900년대초 독일의 조셉 필라테스가 개발한 정신수련법이자 근육운동인 필라테스는 요가와 기예, 스트레칭 등 다양한 기법이 접목돼 자세와 몸매 교정에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마돈나, 카메론 디아즈, 리브 타일러의 몸매 관리 비법으로 알려져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송선미씨와 함께 손쉽게 할 수 있는 필라테스 주요동작을 익혀보세요. 이번 동작은 ‘스파인 스트레치 포워드 & 쏘’ 로서 등 근육과 척추를 곧게 펴주는 동작입니다.5∼8회 반복하세요. ■ 협찬 FnC코오롱 헤드 □상체를 숙일 때 과도하게 가슴을 허벅지나 바닥에 붙이려고 애쓰면 엉덩이가 들릴 수 있다. 스트레칭 효과를 보려면 다리와 엉덩이가 매트에서 떨어지지 않게 고정시켜야 한다.
  • [강동석 건교 사의표명] 의혹 눈덩이… 아들문제로 끝내 ‘하차’

    [강동석 건교 사의표명] 의혹 눈덩이… 아들문제로 끝내 ‘하차’

    결백을 주장하던 강동석 건설교통부장관이 사퇴 표명으로 급선회한 것은 언론의 연이은 폭로에다 자신의 아들 입사청탁설까지 불거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진위 여부를 떠나 자식의 문제가 부패방지위원회를 거쳐 감사원에 보내지자 사퇴 결심을 굳혔다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건강을 염려한 가족들의 의견도 영향을 미쳤다. 강 장관은 고혈압으로 중풍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에 희생된 것이란 동정론도 있다. 이런 식이라면 제대로 장관직 수행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이다. ●인천공항 前임원 투서가 도화선 처제 이모씨와 고교동창 황모씨의 인천공항 인근 땅 매입건과 아들 상균(37)씨의 입사청탁건은 모두 투서에서 비롯됐다. 땅 매입건은 이미 지난해 상반기에 불거졌었다. 정부 관계자는 “당시 인천공항공사에 근무하다가 퇴사한 한 임원이 강 장관 처제 및 동창이 인천지역 땅을 매입했다는 투서를 청와대 등 정부기관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때 이씨는 조사를 받았지만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아 마무리됐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교육의료팀장(5급 계약직)으로 근무 중인 아들 상균씨의 입사청탁건은 올해 초 부방위 등에 접수됐다. 접수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계약직으로 근무하다가 동료와의 싸움이 문제가 돼 퇴사한 중간 간부가 조직에 불만을 품고 투서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휴가 11일째인 지난 26일 아픈 몸을 이끌고 출근해 결백을 주장했으나 아들 상균씨의 입사청탁건이 계속 불거지자 27일 오전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혈압 등 건강악화도 한몫 강 장관의 사퇴 결심에는 건강문제도 한몫했다.66세인 강 장관은 지난 2003년 12월 취임 이후 4차례나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특히 지난해 말 이라크 자이툰부대를 방문했고, 열흘 뒤인 1월 초에는 쓰나미 피해를 입은 동남아를 방문하는 등 강행군을 했다. 3월 초에는 심혈을 기울였던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이 통과되자 긴장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감기몸살과 함께 고혈압으로 가벼운 뇌졸중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열흘 이상 출근하지 않아 의혹을 키운 것도 신체 일부기능에 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강 장관은 건강이 거의 회복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유로 오는 6월을 전후해 사퇴의사를 피력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측근은 전했다. ●일부 “마녀사냥에 희생” 동정론도 강 장관 지인의 인천공항 땅 매입 및 아들의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입사는 4년여의 시차를 두고 발생했다. 하지만 이들 문제는 동시에 불거졌다. 음해설의 배경이다. 모 언론에서 부동산 투기설이 보도된 날 또 다른 언론사에 강 장관 아들 입사청탁건이 제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제에 강 장관을 낙마시키고자 하는 배후세력이 있지 않으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인사문제나 정책방향을 놓고 여권 젊은 층과 잦은 충돌이 있었다는 얘기도 나돈다. ●“청탁·외압 받은 사실 없다” 아들 상균씨의 입사청탁설과 관련, 면접시험을 총괄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간부는 최근 부방위로부터 조사받는 과정에서 “강 장관 아들이 응시한 사실을 알고 청 운영에 도움이 될 것 같아 합격시킬 것을 면접관들에게 얘기한 사실은 있으나 청탁이나 외압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상균씨는 이보다 두 달 전인 2003년 11월 같은 채용시험에 응시했다가 서류전형에서 탈락했었다. 첫번 응시 때는 강 장관이 한전 사장이었고, 두 번째 응시한 2004년 1월은 장관으로 취임한 바로 뒤였다. 상균씨가 어떻게 두 달 만에 경력요건을 갖춰 같은 직종에 합격했는지가 의문이었던 것이다. 공항 땅 문제는 인천공항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던 1999년 인천시 중구 을왕동 일대 밭 1118평과 680평을 각각 매입한 사실이 의혹을 받았다. 이 땅은 용유·무의 관광단지개발 계획에 따른 강제수용지 바깥에 자리잡고 있으며 서로 지번이 인접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26일 출근해 “처제와 동창의 인천공항 주변 땅 매입은 개별적인 행위로 나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면서 “처제와 친구 황씨는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말했다. 김성곤 진경호기자 sunggone@seoul.co.kr
  • 봄을 심자…물오른 묘목판매장

    봄을 심자…물오른 묘목판매장

    “아버지, 올해엔 복분자 나무를 심어 복분자주를 직접 담가 볼까요?” 앞마당에 심을 나무를 고르기 위해 부모님을 모시고 나무전시판매장에 나온 김성혜(35·여)씨는 “이곳에 나오니 일반 화원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나무들을 많이 볼 수 있어 좋다.”며 “식목일에는 정원에 특이한 나무를 심어 가꿔보고 싶다.”고 말했다. 강남대로에서 성남방향으로 차를 타고 가다 염곡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200∼300평에 나무들이 빼곡히 심어져 있는 나무전시판매장이 나온다. 양재동 화훼시장 한 편에 마련된 이곳에서는 150여종,40만 그루의 나무가 전시·판매되고 있다. ●산림조합 판매장 시중보다 20~30% 저렴 “조합원들이 직접 재배한 나무들을 중간유통 과정 없이 소비자들에게 직접 공급하기 때문에 시중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산림조합 박용훈팀장은 “크기가 작은 꽃나무부터 큰 유실수까지 다양한 나무들이 있는 덕분에 나무심을 공간이 좁은 가정의 소비자들도 적당한 나무를 골라서 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곳에서 소비자들에게 나무를 선택하고 심는 방법, 기르는 방법까지 상담해주는 ‘임업기술지도원’ 역할을 겸하고 있다. 나무를 한번도 심어보지 못한 사람이라도 여기에 오면 박씨와 같은 기술자들에게 친절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나무의 가격은 한 그루에 대부분 1만원을 넘지 않고, 비싸도 5만원이면 충분히 살 수 있다. 반송 1만∼2만 5000원, 매실나무 5만원, 복분자나무 2000원, 은행 접목 5000원, 민두릅 3000∼4000원, 자두나무 4000원, 밤나무 3000원, 동백나무 2만원, 상왕대추나무 7000원 정도. 전시돼 있는 나무 앞에 가격 표시판이 꽂혀 있어 일일이 물어보지 않아도 금방 얼마인지 알아볼 수 있다. ●아파트엔 분재·키 작은 꽃나무 어울려 박 팀장은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가격이 떨어진 편이지만, 동해의 피해를 입은 감나무와 사과나무는 생산량이 줄어들어 가격이 약간 올랐다.”며 “감나무는 한그루에 5000원, 사과나무는 7000원 정도에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정원이 있는 가정은 대추·감·모과·살구·자두 등 열매가 열리는 유실수를 심으면 열매를 따는 재미가 쏠쏠하다. 단풍나무·느티나무·둥근 소나무 등 관상수와 장미·철쭉·매화·목련 등 꽃나무를 심어도 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아파트의 경우 꽃사과·소사나무·단풍나무 등 분재로 키울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철쭉·매화·자산홍·동백 등 크기가 작은 꽃나무를 작은 화분에 심어 햇빛이 잘 드는 베란다에 내놓으면 쉽게 키울 수 있다. 한편 산림조합은 식목일을 맞아 오는 4월2일 탑골공원, 보라매공원 등지에서 1인당 3그루씩, 모두 2만 그루를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줄 계획이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잔뿌리 많고 가지 고른 것 묘목은 잔뿌리가 많고 가지가 사방으로 고루 뻗어 있으며 묘목의 눈이 큰 것이 좋다. 병해충의 피해가 적고 상처가 없는 것을 골라야 한다. 꽃나무는 꽃봉오리가 탐스러우면서 봉오리수가 적게 달린 것이 병충해에 강하고 꽃도 잘 핀다. 밤나무와 호두나무 등 유실수는 품종 계통이 확실한 것이 좋으며, 상록수는 잎 색깔이 짙을수록 영양 상태가 좋은 것이다. 가지에 흠집이 있는 것은 병충해의 피해를 입은 것이므로 피해야 한다. 접목묘의 경우 접목 부위를 흔들어 보았을 때 단단하게 고정돼 있는지 확인하고, 넓게 펴져 있으면서 잔뿌리도 많은 것을 구입해야, 옮겨 심어도 잘 자란다.새싹들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있다.‘푸름’을 좀더 가까이서 만끽하고 싶다면, 집안의 정원이나 아파트 베란다에 나무를 심어보는 것은 어떨까. 산림조합중앙회는 다음달 24일까지 전국 133개소에서 ‘나무전시판매장’을 운영한다. 유실수와 관상수, 꽃나무 등 150여종의 나무를 시중보다 20∼3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1만원 정도만 들여도 몇개월 후 싱싱하고 푸른 잎과 열매가 흐벅지게 달린 나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봄볕이 따스했던 2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나무시장을 찾았다. ■ 나무 눈 트기전에 심어야 다 자란 나무를 고를 때는 이식하기 위해 뽑아낸 다음 장기간 보관하지 않았는지 살펴봐야 한다. 뿌리에 흙덩이가 많이 붙어 있거나 뿌리와 분리되지 않은 것을 선택하면 된다. 나무를 심는 시기는 수종과 지역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이른 봄 얼었던 땅이 풀리면 될 수 있는 대로 나무의 눈이 트기 전에 심는 것이 좋다. 옮겨 심었을 때는 3∼4일에 한번씩 양동이에 물을 가득 담아 부어줘야 뿌리가 안착할 수 있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두는 것이 좋다. 이밖에 나무를 심는 자세한 방법과 관리 요령은 산림조합 홈페이지(www.nfcf.or.kr)를 참조하면 된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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