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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중 기자의 교육 talk] (10) 올해 시행 효 인성교육

    “온몸이 불덩이네.” 토요일 새벽 2시. 아내의 걱정스러운 목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끙끙거리는 큰아이의 이마에 손을 올려봅니다. 뜨겁습니다. 목덜미도 뜨끈합니다. 손발도 마찬가지입니다. 체온계를 겨드랑이에 넣고 온도를 재봤습니다. 40도가 넘습니다. 순식간에 잠이 달아납니다. 아내가 찬물에 적신 수건을 준비했습니다. 얼굴과 목을 닦아내 봤지만 아이의 몸은 다시 뜨거워집니다. 뜬눈으로 밤을 보낸 뒤 이른 아침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습니다. 감기라고 합니다. 약을 지어 왔습니다. 하지만 열이 떨어진 것은 약을 먹은 직후 몇 시간뿐이었습니다. 며칠 동안 고열로 끙끙대는 아이를 보면서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든 아이를 보며 “잘 돌봐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얼마 전 친구가 카카오톡으로 동영상 주소를 보내줬습니다. 40개월 미만 자녀를 둔 젊은 아빠들을 대상으로 한 몰래카메라 형식의 동영상입니다. 젊은 아빠들에게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휴대전화나 지갑에 아이의 사진은 몇 장이나 있는지’, ‘아이에게 사랑한다고 마지막으로 말한 건 언제였는지’ 등의 문항이 담긴 질문지를 줍니다. 아빠들은 흐뭇하게 웃으며 답변을 술술 써내려 갑니다. 질문지의 단어를 ‘아이’에서 ‘아버지’로 바꿔 다시 줍니다. 그러자 아빠들이 당황합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아버지의 사진은 몇 장이나 가지고 있는지, 아버지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건 언제였는지 고개를 갸웃거려 봅니다. 아빠들은 생각이 잘 나지 않습니다. 이때 앞에 설치된 TV 화면에 젊은 아빠들의 아버지가 보낸 영상편지가 나옵니다. 아버지들은 “부족하게 해 준 것 같아 항상 미안하다”, “크게 도와주지도 못했는데 잘 커 줘서 고맙다”고 말합니다. 화면을 본 아빠들은 아이처럼 눈물을 흘립니다. 이 동영상은 KB금융그룹이 제작한 것입니다. 유튜브에 올리고 나서 1000만명이 넘게 이 동영상을 봤습니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 아버지에 대해 특별히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저는 커지고 아버지는 작아지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되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아이 때문에 힘들 때 아버지를 떠올립니다. 당신도 나 때문에 얼마나 힘드셨을까. 아이의 미래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해 줄 수 있을지 고민할 때 아버지를 돌이켜 봅니다. 당신의 젊음을 희생하면서 자식을 키워 낸 아버지의 노력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교육부는 이번 달 ‘인성교육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합니다.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어떻게 시킬지 구체적인 밑그림이 나올 예정입니다. 이 계획은 2014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인성교육법에 근거해 만들었습니다. 인성교육법은 학생들에 대한 인성교육을 강화해 올바른 인성을 갖춘 국민으로 기르겠다는 게 목표입니다. 올해부터 학교에서 인성과 관련한 여러 덕목을 가르칩니다. 부모와 자식 간의 ‘효’(孝)에 대해서도 가르칩니다. 이 덕목을 과연 어떻게 가르칠지 궁금합니다. ‘부모에게 효도하라’는 식의 당연한 이야기만 할까 우려스럽습니다. 인성교육법이 만들어지면서 대입 시장도 들썩거린다고 합니다. 학원들은 “대학들이 실시할 인성면접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대입에서 통하는 팁을 가르쳐 주겠다고 유혹합니다. 자칫 거짓말쟁이들만 잔뜩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gjkim@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1] 노인들이 자살하는 나라의 이야기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1] 노인들이 자살하는 나라의 이야기

    글의 제목을 ‘노인들이 자살하는 나라의 이야기’라고 적고 보니 왠지 느낌이 이상합니다. 자살을 미화하려는 것도 아니고, 권장하려는 건 더더욱 아닌데, 그런 나라의 이야기라니 이상하게 여길 법도 합니다. 세상 일 다 보고, 생각하기 나름이듯 이 글도 ‘노인이 자살하지 않는 나라’ 쯤으로 하면 좋으련만 그런 식상한 접근이야 우리 사회에서 다른 주제로도 이미 일반화 돼있고, 또 사회적으로 수도 없이 다뤄져 온 자살의 실상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그냥 처음 생각 대로 가려 합니다. 바로 우리의 이야기이니까요.  모든 생명이 희구하는 본원적인 가치는 삶입니다. 삶이란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생명활동을 이어가는 것이기도 하고, 권리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본질적이고 천부적 권리인 생존권의 실체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한 사회의 법과 제도, 윤리와 관행이 망라된 모든 역량이 개개의 삶을 지지하고, 보호하고, 신장해야 합니다. 이는 중세 이후 인본주의의 태동으로 인간 자체에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하면서 비로소 시작된 가치체계이지만, 그렇다고 그 전에 인간에 대한 성찰이나 인식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가장 간명하게 설명할 수 있는 요소가 바로 종교라고 생각됩니다. 서양의 기독교는 물론 동양의 불교와 유교 등 거의 모든 종교는 인간에 대한 배려를 근본으로 삼고 있으니까요. 역사학자들이 암흑기라고 말하는 그런 시대에 비하면 확실히 지금은 인본주의의 절정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상, 어떤 이념도 인간이라는 주체적 가치를 뛰어넘지 못합니다. 인간의 의미는 절대적입니다. 누구도 훼손할 수 없고,변질시킬 수도 없습니다. 이전의 시대와 비교하면 놀라운 변화이지만, 아무도 놀라워 하지 않습니다.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칼하게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 사례는 늘어가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생기는 것일까요? 비단 자살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100년 전, 200년 전, 그보다 더 오래 전에 비해 지금이 비자연적인 사망자가 더 많습니다. 물론 시대마다 절대 인구가 달라서 단선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한 개인이 태어나 천수를 다하고 죽는 것을 자연적인 사망이라고 한다면, 자살이나 전쟁 등으로 죽는 소위 비자연적인 죽음이 많다고 여겨지는 것은 또 무엇 때문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옛날에 비하면 정말 살기 좋다”고들 말하는 세상인데 말이지요. ●더는 ‘사람의 것’이 아닌 세상 많은 전문가들은 그 이유 중 하나로 인간 소외를 꼽습니다. 자살이란 절망의 극단적인 표현 방법입니다. 절망이란 더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인데, 문제는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집단적으로 절망을 느끼는 상황에 처해 있는 지금의 상황입니다. 예전에 비해 국부는 엄청나게 늘었고, 시민 권익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면서 아동이든, 노인이든, 여성이든 누릴 수 있는 다양한 복지정책이 준비돼 있습니다. 살려고 하면 어떻게든 살 방법이 있는 세상이지요. 그런데도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절망하고, 그 절망을 이겨내지 못해 무참하게 스러지고 마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견해를 내놓고 있습니다. 우울증 등 신경정신 분야의 질병을 말하는 사람도 있고, 죽음을 죄악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고 믿는 사회문화적 풍조를 드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간 소외가 자살을 부른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게 들립니다. 필자의 생각에는 모두 다 맞는 진단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자살의 원인을 중요도에 따라 서수화할 수 있다면 저는 사람과 사람, 사회와 사람 사이에 형성된 관계의 해체와 새로운 관계의 재구성이 주는 문제를 가장 앞머리에 두고 싶습니다. 관계의 해체란 레고를 재조립하듯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일종의 변혁입니다. 나이가 한 사오십 쯤 된 사람이 어떤 이유 때문에 지금까지 자신을 중심으로 형성된 모든 인간관계를 해체, 정리한다고 생각해 보면 거기에서 오는 파장이 얼마나 클지 상상하기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관계란 아무리 개인적이라도 사회적인 특성을 갖습니다. 왜냐고요? 개인이란 혼자를 말하지만, 그런 개인과 개인이 어떤 형태로든 관계망을 형성한다는 것 자체가 바로 사회를 구성하는 일이기도 하고, 또 사회라는 게 관계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런 개개인의 관계가 확장된 단위일 뿐이니까요. 그런데, 한국전쟁 이후 급속한 산업화를 거치면서 베이비부머를 중심으로 한 앞뒤 세대들이 바로 이런 관계의 해체에 직면하게 됩니다. 대가족제도의 해체에 따른 가족의 분화, 여기에서 비롯된 부양체계의 붕괴와 노후 소득의 중단, 도시화에 따른 생활방식의 변화 등은 필연적으로 부적응의 문제를 낳고, 전통적인 삶에서 떨어져 나온 사람들을 고립무원의 상태로 몰아 넣습니다. 이 세대에게 세상은 예전처럼 외로울 때 누군가가 보듬어 주고, 힘들 때 누군가가 부축해 주는 생활공동체, 운명공동체가 아니라 걸핏하면 뒤통수를 호되게 얻어맞거나 진흙 구덩이에서 짓밟히고 마는 전쟁터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먹고 자고 입고 쉬고 노는 일이 모두 자신이 체득해 왔던 그런 일들이 아니게 되었고, 누군가와 소통하고 교류하는 일이 모두 벽에 막히게 되었습니다. 그 세대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되는 일은 아무 것도 없는 세상이 되고 만 것이지요.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냐’는 격언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세상, 예전에는 ‘사람의 세상’이었지만, 어느 새 ‘세상의 사람’이 되었고, 그렇게 삶의 주체와 객체가 바뀐 세상에서 그들은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이 외길로 내몰리게 됐지요. 그래서 그들은 가장 극단적이이만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믿는 선택을 한 것입니다. ●‘자살공화국’의 실상 필자는 시골에서 낳고 자랐습니다. 시골이라도 100호쯤 되는 제법 큰 동네였는데, 당시는 대가족이 대세여서 한 집당 식구가 보통은 5∼6명, 많은 집은 10명도 넘었으니 어림잡아도 족히 수백명이나 되는 주민들이 어우러져 함께 살았지요. 생각해보면, 집집마다 조부모, 부모, 자식 등 3대는 보통이었고, 더러는 자녀들이 결혼해 애를 낳은 4대 집안도 있었습니다. 사람이 많으니 별별 일들이 많았지요. 더러는 다투기도 했고, 그러다 화가 받쳐 목을 매거나 농약을 들이키는 ‘아주 놀랍고 특별한’ 사단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만, 살림살이가 어려워 먹고 사는 일에 지쳤다고, 의지가지가 없어서 외롭다고, 술이나 도박에 빠져 패가망신했다고 함부로 목숨을 버리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제가끔 받아서 태어난 명(命)은 다 하고 가는 게 사람의 도리라고들 여겼고, 사는 일 바빠서 그럴 짬이 없었는지 우울증처럼 자칫 죽음을 부르는 병을 가진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런 우리나라가 최근 10년이 넘도록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연간 자살인원은 인구 10만 명당 29.1명이나 됩니다. 세계 평균인 12.4명을 두 배나 넘는 규모이지요. 이 중에서 노인 자살률만 따로 떼어서 보면 더 놀랍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4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70세 이상 노인 10만 명당 116.2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더군요. 이런 자살 규모는 최소 5.8명에서 최대 42.3명에 그치고 있는 다른 나라의 노인 자살률과 비교하면 최대 20배가 넘습니다. 필자가 왜 ‘노인이 자살하는 나라’를 제목으로 특정했는지 이제 이해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아시겠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가장 빨리 진행되는 나라입니다. 노인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고, 그래서 노후를 고립된 상태로 맞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노인의 자살은 치명적이라는 특성도 갖고 있지요. 젊은 층과 달리 노인들은 첫 자살 시도로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노인자살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지지부진하고, 사회적 관심사에서도 한참 벗어나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자살공화국’이라고 말하면 실상을 모르는 사람들은 “도대체 얼마나 죽기에…”라거나 “다른 나라라고 크게 다르겠어?”라고 말하기 쉽지만, 앞서 제시한 자료를 보면 젊은 층이라도 막연하나마 위기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노인 자살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노인 자살에는 나름의 사회적 함의가 응축돼 있기 때문에 그 심각성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이제는 원인을 찾아 방책을 마련하자는 것입니다.  ●자살을 생각하는 노후 이런 조사 결과를 보면 또 어떤 생각이 들까요?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팀이 이런 조사를 했습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노인 자살 문제의 원인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호트(cohort)조사를 통한 전향적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코호트 조사란, 특정 집단(코호트)을 미리 정한 뒤 이후의 경과와 결과를 조사해 미래에 발생할 현상을 예측하는 전향적 조사방법을 말합니다. 예컨대, 한 마을을 조사 대상으로 정한 뒤 이 마을에서 발생하는 현상들을 종합적으로 취합, 분석해 향후 일어날 일들을 예측해 내는 방식이지요. 세계기분장애학회 공식 학회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최신호에 실린 이 조사 결과에는 주목할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연구팀은 경기도 오산시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노인 655명을 대상으로 2010년 2월부터 2013년 1월까지 국제신경정신분석도구(Mini-international Neuropsychiatric Interview)를 이용해 개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노인의 자살 성향, 자살 시도 등의 문제와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서였지요. 인터뷰에는 숙련된 간호사를 투입, 노인별로 1개월에 걸쳐 자살 행동경향을 인터뷰하고, 이들의 일상을 추적 관찰했습니다. 그렇게 수집한 자료를 연령·성별 보정과정을 거쳐 표준화한 결과, 한 달 간 자살 충동을 느낀 노인을 연간으로 환산하니 1000명당 70.7명이나 됐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실제 자살을 시도한 노인이 연간 1000명 당 13.1명에 달했고, 자살을 시도한 노인 9명 중 1명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점을 보면, 길거리에서 또는 공원이나 지하철에서 우리 곁을 무심히 지나치는 많은 노인들이 실은 남모르게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르는 일이고, 그래서 그들을 더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이해해 주고, 관심을 가져줘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됩니다. 물론 노인 자살이 갖는 사회적 함의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그들도 국민인데, 왜 국가는 그들의 죽음을 거의 방치 수준으로 외면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통렬한 반성과 성찰이 있어야 합니다. 정부는 나름대로 많은 노인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좋은 정책이란 선거 때 공약으로 제시했다가 나중에 적당히 물을 타서 생색만 내거나, 결국 흐지부지 되는 그런 공약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그들의 삶을 껴안을 수 있는 것이라야 합니다. 정부가 ‘그래도 주어진 여건 하에서 우리는 최선을 다 하고 있다’거나 ‘재정 여건이 그런데 어쩌라는 말이냐’고 항변하는 건 후안무치한 일입니다. 사람의 목숨과 무관한 일에는 아까운 줄 모르고 돈을 펑펑 써대는 정부가 한다는 변명이 이 정도라면, 이는 정책이 노인복지의 최소한에도 못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에 다름 아니니까요. 물론 아무리 잘 해도 자살 없는 사회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갖고 노력하면 자살률 세계 1위라는 부끄러운 오명에서는 벗어날 수 있고, 오명의 문제보다 더 값진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 있습니다. 자살률이라는 게 많은 사회지표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지만, 이것이야 말로 정치인과 고위 관리들이 입에 달고 사는 국격의 중요한 잣대이기도 하다는 점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노인들이 자살하지 않는 나라를 위해 자살은 무서운 일입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누군가가 자신의 삶을 통째로 지우고 없애려 한다는 것은 아픔입니다. 사회적 또는 경제적 관점의 ‘손실’ 때문만은 아닙니다. 하나의 공동체로 형성돼 있는 우리 사회에서 누군가가 ‘더는 살아낼 수가 없다’거나 ‘죽는 게 낫다’고 판단해 자살을 선택한다는 것은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더할 수 없는 충격이고 상실입니다. 한 사람의 죽음을 실체적으로 받아들이든, 그렇지 않든 이는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렇게 자살로 야기되는 충격과 상실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김기웅 교수팀의 조사 결과, 자살 성향의 발생은 우울증이 있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3배 이상 높았습니다. 자살의 상당 부분이 실은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 셈이지요. 우울증에 대한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료인들의 주장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우울증 환자가 상시로 죽음을 생각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주변 여건이 한 개인을 삶보다 죽음 쪽으로 내모는 측면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타이완의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1989년 영화 ‘비정성시(悲情城市)’에서 드러나는 비인간적인 도시화의 한 단면이기도 할텐데, 여기에서 중요한 요인이 바로 경제적으로 자활 능력이 없다는 점과 자신이 구축해 온 관계의 해체입니다. 관계의 해체야 익히 아는 일이지만, 경제적 요인이 노인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는 사실 역시 충분한 근거가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은 일단 자살 성향이 발생하면 만성화될 위험이 2배 이상 높았으며, 자살 성향이 있는 노인들 중 혼자 살거나 알코올 남용에 빠진 경우 자살 시도의 위험이 무려 6배 이상 높게 나타나기도 했으니까요. 그렇다고 대책이 없지는 않습니다. 먼저, 자살에 취약한 노인 계층의 빈곤 대책이 있어야 합니다. 꼭 노인이 아니더라도 먹고 사는 일에 지치면 누구나 죽음을 생각합니다. 홀로 사는 노인들에 대한 사회관계망 형성도 중요한 숙제입니다. 자살은 자기 곁에 아무도 없다거나 의지처가 없다고 느낄 때 주로 결행하니까요. 고독한 노후의 외로움을 술로 달래는 노인들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관리도 당연히 필요하겠지요.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적절한 운동이 이런 자살 성향을 3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따라서 지역사회에서 개별 노인들의 신상을 정확히 파악해 적절한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의미있는 자살 예방책이 될 수 있겠지요.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선거 때만 되면 난무하는 노인정책 공약이 실은 푼돈으로 노인문제를 덮겠다는 방식이라면 ‘자살공화국’에서 벗어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다시, 김기웅 교수의 제언을 듣습니다.“안타깝게도 높은 노인 자살률이 떨어지지 않고 있는데, 이는 홀로 사는 노인과 빈곤한 노인의 증가와 이에 따라 발현율이 점점 더 높아지는 우울증에 대한 소극적 대처와 자신의 삶에 대한 애착의 상실이 주요인이다. 따라서, 노인에 대한 경제·사회적 안전망 강화와 함께 일상적으로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노인 자살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jeshim@seoul.co.kr
  • 세계에서 가장 큰 공룡 화석 발견…뒷다리 비밀의 열쇠

    세계에서 가장 큰 공룡 화석 발견…뒷다리 비밀의 열쇠

    세계에서 가장 큰 공룡 화석이 남미에서 발견됐다. 아르헨티나 쿠요국립대학 고생물학 발굴팀이 세계 최대로 추정되는 초대형 티타노사우루스의 화석을 발굴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공룡화석이 발견된 곳은 아르헨티나 지방 멘도사의 말라르구에라는 곳이다. 화석은 지금으로부터 약 8600만 년 전인 백악기의 것으로 보이는 돌덩이들 사이에서 발견됐다. 발굴된 화석은 등뼈와 엉덩이뼈, 앞다리와 뒷다리, 골반, 상박골 등이다. 뒷다리 화석은 완전체로 남아있었다. 현지 언론은 "티타노사우루스의 뒷다리를 해부학적으로 연구하는 데 소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여 학계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쿠요국립대학 관계자는 "티타노사우루스의 뒷다리는 발달하기는커녕 시간이 흐르면서 오히려 작아졌다는 학설이 있다"면서 "공룡의 다리와 관련해 아직 풀리지 않은 많은 미스테리를 푸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박골의 길이가 1.76m에 달하는 등 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모두 자이언트급이다. 발견된 화석의 크기로 추정할 때 공룡의 키는 최고 28m, 몸무게는 최대 60톤 정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몸무게만 보면 코끼리 9~13마리를 합친 것과 같다. 발굴팀 관계자는 "지금까지 발견된 공룡화석 중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화석에는 '남쪽에 살던 자이언트'라는 의미인 노토콜로수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공룡화석은 2015년 4월 발견됐다. 하지만 최근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리면서 발견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쿠요대학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리얼한 여덟 시선… 살아 꿈틀대는 민중미술

    리얼한 여덟 시선… 살아 꿈틀대는 민중미술

    예술은 그 자체만으로도 좋지만 그 시대의 정치·사회적 흐름과 맥을 같이할 때에 더욱 의미가 있다. 시대정신을 담은 예술은 억압된 현실에서 분출력이 더욱 거세진다. 민주화의 격랑 속에서 1980년대 중반 진보적 미술인들이 활화산처럼 내뿜었던 민중미술과 리얼리즘 운동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올 한 해 국내 미술계에서 활발하게 펼쳐진다. 가나아트는 1980년대 한국 리얼리즘 대표작가 8명의 주요 작품 100여점을 선보이는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Ⅱ-리얼리즘의 복권’전을 연다.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28일부터 2월 2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전환의 시기였던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리얼리즘 미술을 재조명한다. 권순철, 신학철, 민정기, 임옥상, 고영훈, 황재형, 이종구, 오치균 등 역사와 현실, 현장성에 천착했던 리얼리즘 계열 작가들이 참여한 전시는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공동 기획했다. 유 교수는 “단색평면회화의 열풍이 지나간 1980년대 제도권 밖에서 군부독재에 항거하며 조형적으로 반항하거나 이념으로 무장한 민중미술계열 그룹과 묵묵히 리얼리즘을 고수한 작가군이 있었다”면서 “한국의 자생적 리얼리즘은 한 시대를 휩쓴 사조였지만 당시엔 인정받지 못했다. 작품의 예술성과 작업의 진정성이 제대로 평가받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 작가들에 대해 “80년대 변혁의 에너지와 흐름을 같이하지만 화가가 직업이었던 전업 작가, 대작에 대한 도전, 우직하고 고지식한 성격, 정통 회화 작가, 다른 사조에 흔들리지 않았던 공통점이 있다. 특히 이들은 테크닉의 달인들이었다”고 소개했다. 신학철은 근대사 시리즈와 농민시리즈로 잘 알려진 민중미술의 대표작가다. 그는 역사의 이미지와 농촌의 서정을 놀라운 필력과 콜라주기법으로 표현했다. 임옥상은 ‘붉은 웅덩이’, ‘어머니’에서처럼 리얼리스트로서 작가적 존재감이 강하게 드러나는 게 특징이다. 강원도 태백의 탄광마을에서 작업하는 황재형은 막장의 풍경과 인생 등 현장 정서를 포기하지 않는 작가다. 민정기는 이발소 그림 같은 친숙한 그림으로 소외라는 주제를 그려냈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화가 권순철은 이미지의 해체로 인간과 사물의 본질에 접근하고, 핸드페인팅으로 유명한 오치균은 거친 마티에르로 이미지의 승화를 보여준다. 80년대 리얼리즘 미술운동 초창기인 1982년 태동한 예술가그룹 ‘임술년-구만팔천구백십이’의 창립 멤버였던 이종구는 농촌의 현실을 극사실기법으로 그려냈다. 쌀부대에 아크릴로 그린 농민의 초상화 연작은 프랑스의 미술평론가도 깜짝 놀랐을 정도로 예술성이 강한 민중미술의 고전으로 꼽힌다. 고영훈은 신문지나 책 등을 활용한 극사실적 리얼리즘을 보여준다. 유 교수는 1986년 진보적 미술인 150여명이 모여 만든 민족미술협회(민미협)의 상설전시 공간이던 그림마당 민(1994년 폐관)의 운영위원장으로 민중미술을 지지하는 평론 활동을 했다. 그는 “그림마당 민의 개관전 주인공이었던 목판화 작가 오윤 30주기를 맞아 ‘오윤과 그 친구들’이라는 제목의 대대적인 민중미술전을 열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이호재 가나아트 회장은 “해외 미술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단색화 작가들은 대부분 80대이거나 작고한 작가들이다. 뜨거운 시대를 살았던 50~60대의 작가들을 통해 해외에 한국 미술의 다양함을 보여주고자 지난해 단색화에 이어 올해 리얼리즘 전시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민중미술을 소개하는 전시들이 잇따라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소문 본관 2층 천경자 전시실 옆에 약 200㎡ 규모의 가나아트 기증작품 전시실을 4월 개설한다. 2001년 기증받은 민중미술 대표작 약 200점이 상설 전시된다.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미술관에서는 5월 10일부터 약 2개월 동안 ‘사회 속 미술’전(가제)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시는 가나아트 기증작과 2~3세대 포스트 민중미술 작가들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학고재 갤러리는 민중미술 1세대 서양화가 주재환(3월)과 신학철(9월)의 전시를 열 계획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1천 만원 줘도 수술 안돼” 名醫 ‘척추’를 말하다

    [메디컬 인사이드] “1천 만원 줘도 수술 안돼” 名醫 ‘척추’를 말하다

    김기택 강동경희대병원장의 소신, 그리고 철학 “난 운동 강요 안해” 건강비결 속에 숨겨진 과학 여기 ‘이상한’ 의사가 있습니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오면 “주사 한 대 맞고 그냥 집에 가서 푹 쉬세요”라고 말하곤, 바로 다음 환자를 만납니다. “밤낮으로 허리가 아파 죽겠는데 그냥 가라고 하다니.” 애타는 마음을 몰라주는 의사 때문에 속상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어렵게 입원한 환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진 돌다 만나면 여지없이 주사 맞고 당장 퇴원하라고 합니다. “1000만원이든 2000만원이든 달라는 대로 낼 테니 최신 수술 좀 해 달라”고 매달려 보지만 결국에는 병원을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환자 입장에선 당혹스러운 이런 행동에도, 그의 진료실 앞에는 늘 환자들로 장사진을 이룹니다. 좀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전국에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몰려듭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이런 상황, 무언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궁금해진 저는 그를 직접 만나기로 했습니다. ●“난 척추건강 95점” 비결은 ‘자세’ 한파가 기승을 부린 24일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강동경희대병원. 척추 질환 3대 명의(名醫)로 꼽히는 김기택(59) 강동경희대병원장을 어렵게 만났습니다. 경희대 의대 10회 출신으로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기획진료부원장, 협진처장 등을 맡다가 지난달 제5대 병원장에 취임했습니다. 교수로 활동할 때도 고난도 수술에, 하루 200~300명의 환자를 만나 밥 한술 제대로 뜰 시간이 없었지만, 병원장이 되고 난 뒤에는 더 바빠졌다고 합니다. 미소 뒤에 담긴 철학이 궁금했습니다. ‘고집’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곧은 원칙은 어디서 나온 걸까. 인사를 나누자마자 숨 돌릴 틈도 없이 시쳇말로 ‘돌직구’ 질문을 꺼냈습니다. “원장님은 스스로 척추 건강 점수가 몇 점이라고 생각하십니까.” 2초도 지나지 않아 답이 돌아왔습니다. “전 95점 정도 됩니다. 전혀 불편함이 없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려는데 먼저 말을 꺼냅니다. 김 원장은 “나는 첫째로 앉아 있지 않고 계속 진료실과 병실을 걸어 다닌다”면서 “다행히 외과의사라서 수술실에 들어가니까 앉아 있을 일도 별로 없다. 앉아서 수술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했습니다. 허리 건강을 위한 운동에도 관심이 많을까. 그런데 예상과 다른 답변이 나왔습니다. 그는 “특별히 허리와 관련한 운동을 하진 않는다. 최근에는 환자에게도 아예 권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곤 “자세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합니다. 20, 30대는 스트레칭이나 허리 운동으로 근력을 강화할 수 있지만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40대 이상은 운동보다는 자세가 훨씬 중요하다고 합니다. 척추뼈 완충기관인 ‘추간판’(디스크)은 15세가 넘어가면 이미 노화가 시작될 정도로 빨리 쇠퇴하는 기관 중 하나입니다. 60대는 과도한 스트레칭도 주의해야 합니다. 추간판 압력을 줄이려면 눕는 게 제일 좋고, 그다음이 서 있는 것이며 제일 나쁜 자세는 앉아 있는 자세라고 합니다. 바닥에 늘 앉아 생활하는 우리 ‘좌식 문화’는 척추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김 원장은 “특히 바닥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파 까고 마늘 까는 주부들의 자세는 척추 건강에 정말 나쁘다”고 표현했습니다. ●꼿꼿하게 서서 빨리 걸어야 하는 이유 어쩔 수 없이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직장인이라면 배를 적당히 내민 상태로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늘 힘을 줘야 한다는데요. 허리에 힘을 빼고 엉거주춤 앉거나 옆으로 기대는 행동, 특히 여성들이 많이 하는 다리 꼬는 자세는 허리 건강에 치명적이라고 합니다. 허리 건강에 제일 중요한 근육은 뒤쪽의 ‘기립근’이라고 하는데요. 동물은 이 근육이 발달돼 있지 않기 때문에 네 발로 다닙니다. 김 원장은 “운동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근육을 좁혔다 늘렸다 하는 것이 있고, 근조직을 움직이지 않고 꾸준히 힘만 주는 운동이 있다”면서 “평소에 기립근에 긴장을 주지 않고 근육이 약해지면 허리가 굽어지고 늘 아프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허리 근육은 손 근육처럼 섬세해서 격한 운동을 한다고 해서 바로 울퉁불퉁 발달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습관적으로 꼿꼿하게 허리를 펴야 하는데요. 걸어 다닐 때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합니다. 김 원장은 “두 번째로 중요한 근육이 엉덩이 근육인 ‘대둔근’인데 빨리 걸어야 실룩실룩 움직이며 발달한다”면서 “환자에게도 늘 허리 쭉 펴고 빨리 걸으라고 강조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제서야 그가 인터뷰 내내 엉덩이를 뒤로 빼고 배를 내민 자세로 허리를 쭉 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저도 인터뷰에 집중하느라 구부정해진 허리를 펴게 됐는데요. 이번에는 화제를 척추 수술로 옮겼습니다. 김 원장은 현재 대한정형외과학회 이사장으로 척추 분야의 권위자입니다. 또 강직성 척추염 교정 수술, 척추암 수술 등 고난도 척추 수술 분야에서도 세계가 주목하는 외과의사입니다. 그런데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니, 환자들이 의아해할 수밖에 없는데요. “병원에 오지 말고 쉬면서 진통소염제 좀 사 먹으면 된다”고 합니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도 1년에 2~3차례씩 너무 자주 하지 말라고 하는데요. 대부분의 환자에게는 경막외주사, 신경차단술 등 통증·염증 치료용 주사 처방을 하고 2~3개월 경과부터 본다고 합니다. ●환자에게 불친절 신고까지 당한 ‘소신’ 김 원장은 “의사는 신이 아니다”라면서 “10년 동안 아프다고 MRI 10차례를 찍었는데 뭐라도 깨지고 터지고 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데 아무렇지 않다면 그냥 팔자려니 하고 집에 가서 쉬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급성 요통을 호소하는 환자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은 생활습관 교정과 비수술적 치료로도 상태가 좋아진다고 합니다. 심지어 다른 병원에서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환자를 조사한 결과 3분의2가 비수술적 치료로 통증이 완화됐다고 했습니다. 그는 “신체 구조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면 인내심을 갖고 생활습관을 바꿔 스스로 고쳐야 한다”면서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해도 비수술적 치료부터 해보고 한 박자 쉬었다 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수술을 무조건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2~3개월 안에 단박에 해결하려는 조급증이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어렵게 지방에서 올라왔는데 그냥 가라고 하니 화가 나 김 원장을 ‘불친절 직원’으로 신고하는 이도 있었다고 합니다. 김 원장은 “통증은 정말 주관적이기 때문에 민감도가 환자마다 다를 수밖에 없고 병원을 전전하고 의사에게 목매다 보면 병이 더 난다”면서 “다만, 발가락을 올릴 수 없다든지 대소변이 그냥 나온다든지 항문 주위 감각이 없을 정도로 마비가 되면 수술을 바로 시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수년 전부터 유행하는 전액 본인 부담의 일부 고가 비수술치료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약간만 절개한다’, ‘마취가 없다’, ‘당일 퇴원한다’고 하니 환자가 혹할 수밖에 없다. 국가에서 정상적인 수술 보험수가의 70%만 주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의사들이 하지 않아도 되는 시술에 매달린다”면서 “약간의 효과가 있을지는 몰라도 통증 주사 맞으면서 2~3개월 지내는 것과 비교하면 가격만 비싸고 효과는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위클리 우주+] 숨겨진 9행성·토성 위성·보석같은 성단

    [위클리 우주+] 숨겨진 9행성·토성 위성·보석같은 성단

    우주를 향한 인류의 여정은 최악의 한파와 눈폭풍 속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이번주 민간 우주선 개발업체 스페이스X는 재활용로켓 팰컨 9를 쏘아올렸으나 절반의 성공에 그쳤고 우리 머리 위에 떠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우주인들은 아름다운 오로라와 미 동부지역을 강타한 눈폭풍 모습을 사진으로 전했다. 금주에 벌어진 우주 관련 주요 소식을 정리해봤다. - '절반의 성공' 팰컨 9 로켓 발사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스페이스X가 발사한 재활용로켓 팰컨 9는 기후변화를 정밀분석하는 위성 제이슨 3호를 무사히 우주 궤도에 올려놓는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던 1단계 추진로켓은 태평양에 떠있는 플랫폼 도크 위로 내려 앉았으나 갑자기 균형을 잃고 옆으로 쓰러지며 폭발했다. 현재까지 조사로는 착지 장치의 다리 부분이 부러져 일어난 사고로 알려졌으며 완벽한 성공을 눈 앞에 둔 상황에서 벌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 아름다운 지구의 오로라 지난 20일 유럽우주국(ESA)의 영국인 우주비행사 티모시 피크가 ISS에서 촬영한 아름다운 오로라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지구 위로 붉은색과 녹색으로 이루어진 신비로운 커튼이 바로 오로라다. 피크에 따르면 사진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에 있는 코목스와 스트라스코나 일대 상공에서 촬영됐다. - 환상적인 토성의 두 위성 지난 20일 NASA는 토성탐사선 카시니호가 촬영한 위성 테티스와 야누스의 모습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사진 속 반달 모습으로 하얗게 빛나는 위성이 테티스, 그 뒤 못생긴 돌덩이처럼 보이는 것이 바로 야누스다. 테티스(Tethys)는 지름 1062km로 전체가 얼음 덩어리로 구성돼 있으며 표면은 어떤 물체와 충돌하면서 생긴 커다란 ‘상처’(크레이터·crater)가 있다. 로마신화에서 따온, 두 얼굴을 가진 신으로 유명한 야누스(Janus)는 지름 179km의 작은 위성으로 모양이 불규칙하고 표면이 얼음으로 덮여있다. 흥미로운 점은 야누스가 인근에 위치한 형제 달 에피메테우스(Epimetheus)와 공전 궤도를 공유하지만 서로 충돌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같은 특징 때문에 전문가들은 과거 한 몸이었던 위성이 운석과 충돌해 두 개로 나눠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 과연 태양계에 숨겨진 행성이 있을까? 지난 20일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 등 공동연구팀은 명왕성 너머에 새로운 9번째 행성이 존재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발표해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연구팀은 망원경으로 직접 관측한 것이 아닌 6개의 작은 천체가 같은 각도로 타원형 궤도를 도는 모습으로 이를 추론했으며 행성이 최대 지구보다 10배는 클 것으로 예상했다. - 우주에 떠있는 아름다운 보석  우주에 떠있는 수많은 보석 같은 별들의 향연도 한 장의 사진에 담겼다.지난 21일 NASA는 마치 물감으로 그린듯 환상적인 색채로 빛나는 성단의 사진을 공개했다. NASA와 ESA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허블우주망원경에 포착된 이 성단(星團·수백 개~수십만 개의 별로 이루어진 별들의 집단)의 이름은 ‘트럼플러 14’(Trumpler 14). 겨울철 남쪽 하늘에서 보이는 별자리인 용골자리(Carina)에 위치한 트럼플러 14는 지구에서 약 8000광년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 무시무시한 거대한 눈폭풍 최근 미국을 마비시킨 사상 최악의 한파와 눈폭풍 모습도 우주에서 관측됐다. 23일 오전 ISS에 머물고 있는 미국인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는 미국 동부 지역의 한파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모두 안전하기를"이라는 글을 남겼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스텔라 ‘찔려’ 첫 컴백 무대 보니... 슬쩍슬쩍 이건 뭐지?

    스텔라 ‘찔려’ 첫 컴백 무대 보니... 슬쩍슬쩍 이건 뭐지?

    걸그룹 스텔라가 ‘엠카운트다운’을 통해 방송 첫 컴백 무대를 가졌다. 21일 방송된 Mnet ‘엠카운트다운’(엠카)에는 스텔라, 달샤벳, 라붐, 럭키제이, 신혜성, iKON, 여자여자, 크로스진, 틴탑, 퍼펄즈, 플래쉬 등이 출연했다. 스텔라는 몸매가 부각되는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이날 스텔라는 신곡 ‘찔려’로 관능적인 매력과 함께 청순미를 자랑하는 한편 발랄함이 넘치는 안무로 화려한 무대를 선사했다. 스텔라의 이번 ‘찔려’ 안무에는 EXID의 ‘위아래’와 카라의 엉덩이춤, 걸스데이의 멜빵 춤 등을 히트시킨 ‘야마&핫칙스’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텔라의 이번 신곡 ‘찔려’는 모두가 한 번씩 겪을 사랑이 끝나가는 지점을 이야기하는 노래로, 이별을 말하지 못해 우물쭈물하는 남자와 그런 상황이 두렵지만, 진심을 알고 싶은 여자의 심정을 담아낸 곡이다. 트로피컬 하우스 스타일의 악기와 리듬이 기존 스텔라가 가진 섹시한 분위기와 완벽하게 매치를 이루며 오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는 평이다. 한편 스텔라의 이번 컴백은 시작부터 큰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지난 18일 정오 공개된 ‘찔려’(Sting)의 뮤직비디오는 현재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 뮤직비디오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영상=M COUNTDOWN(스텔라 ‘찔려’ 무대)/네이버tv캐스트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대부업 등록 취소됐는데 계약 유효? 헌재, 법적 지위 유지 여부 심리 착수

    2010년 5월 서울에 사는 신모(71)씨는 자신이 소유한 빌딩의 입주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A대부업체로부터 연리 49%로 8100여만원을 빌렸다. ‘급전’을 구해 입주자를 내보냈지만 정작 새 입주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그사이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해 7월 대부업의 법정 최고 이자율이 연 44%로 인하됐지만 빌린 시점이 그 이전이라 적용을 받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13년 3월 A대부업체가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을 어겨 당국으로부터 등록 취소 처분을 받고 문을 닫게 됐다. 신씨는 A대부업체 전 대표 B씨를 상대로 “이자율을 낮추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 2심에서 패소를 했고 지난해 12월에는 대법원에서도 원심을 유지하는 판결을 했다. 법원은 대출 계약서상의 ‘거래 종결 시점’까지는 대부업자의 법적 지위를 보호해 주도록 한 법률조항(대부업법 14조)을 근거로 삼았다. 신씨는 이자로만 원금의 3배 이상을 물게 되는 상황이 빚어지자 헌법재판소에 “대부업체가 등록 취소됐음에도 법률상 대부업자로서 혜택을 누리는 것은 국민의 행복추구권 및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해당 법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이 사건에 대해 사전 심사를 거쳐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갔다고 21일 밝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스텔라 ‘찔려’ 뮤직비디오…뮤비 차트 1위 차지

    스텔라 ‘찔려’ 뮤직비디오…뮤비 차트 1위 차지

    작년 여름 ‘떨려요’로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걸그룹 스텔라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지난 18일 두 번째 미니앨범을 들고 컴백한 스텔라의 이번 신곡 ‘찔려’(Sting)의 뮤직비디오는 21일 현재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 뮤직비디오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더불어 기존에 공개됐던 ‘마리오네트’(marionette)와 ‘떨려요’ 뮤직비디오 역시도 차트를 역주행하며 뮤비 차트 상위권에 진입했다. 이번에 공개된 스텔라의 ‘찔려’ 뮤직비디오 콘셉트는 역시나 ‘섹시’다. 뮤직비디오는 편안한 복장을 한 스텔라 멤버들의 신체 곳곳에 카메라의 시선을 두는 등 관음증적인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한 ‘찔려’라는 노래 제목에 맞게 화살표나 가시, 벌레가 등장, 이것들이 만들어내는 아찔한 분위기 또한 눈길을 끈다. EXID의 ‘위아래’와 카라의 엉덩이춤, 걸스데이의 멜빵 춤 등을 히트시킨 ‘야마&핫칙스’가 만들어 낸 관능미 넘치는 안무도 눈여겨 볼만하다. 싸이, EXID 등의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유명한 ‘디지페디’(digipedi)가 연출했다. 타이틀곡 ‘찔려’는 모두가 한 번씩 겪을 사랑이 끝나가는 지점을 이야기하는 노래로, 이별을 말하지 못해 우물쭈물하는 남자와 그런 상황이 두렵지만, 진심을 알고 싶은 여자의 심정을 담아낸 곡이다. 트로피컬 하우스 스타일의 악기와 리듬이 기존 스텔라가 가진 섹시한 분위기와 완벽하게 매치를 이루며 오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는 평이다. 스텔라의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찔려’를 포함 ‘두 유 히어 미’(Do You Hear Me?), ‘인섬니아’(Insomnia), ‘러브 스펠’(Love Spell), ‘신데렐라’, ‘떨려요’ 등 총 6곡이 담겼다. 사진·영상=스텔라(Stellar) - 찔려(Sting) MV/Official STELLAR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이웃 사랑 샘솟는 최참판댁 별당 연못

    박경리 선생의 소설 ‘토지’의 무대인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 별당 연못 속에 관광객들이 던져 놓은 사랑의 동전 157만여원이 불우 이웃 돕기 성금으로 쓰인다. 하동군은 20일 최참판댁 별당 옆에 있는 연못 안 절구통 주변에 쌓여 있던 동전 157만 5010원을 최근 거둬들였다고 밝혔다. 절구통 안팎에 있던 10원~500원 동전은 최참판댁을 찾은 관광객들이 사랑이나 건강을 빌며 절구통을 향해 던진 것이다. 하동군은 2014년 7월 연못 안에 돌로 만든 절구통을 설치해 관광객들이 사랑과 소망을 비는 스토리텔링 공간을 만들었다. 별당 옆 연못은 절구통이 놓이고서 최참판댁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꼭 거쳐 가는 곳이 됐다. 누구나 한두 개씩 동전을 던져 보고 지나간다. 관광객들은 최참판댁 근처 토지 마을에 있는 일명 ‘복덩이 바위’에도 오며 가며 소망을 비는 동전을 얹어 놓는다. 복덩이 바위에도 23만 1950원의 동전이 쌓였다. 하동군은 연못 안 절구통과 복덩이 바위 두 곳에서 거둬들인 동전 180만 6960원을 불우 이웃 돕기 성금에 보태 어려운 이웃에게 고루 나눠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청사에서 알몸으로 사랑 나눈 공무원…CCTV 포착

    청사에서 알몸으로 사랑 나눈 공무원…CCTV 포착

    남미 볼리비아가 남녀 공무원의 섹스스캔들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에는 CCTV 화면을 캡처한 사진 몇 장이 올랐다. 사진에는 사무실에서 포옹하는 남녀가 등장한다. 두 사람은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듯 거리낌없이 스킨십을 나눈다. 여자의 엉덩이를 쓰다듬는 남자의 손도 그대로 CCTV에 포착됐다. 급기야 두 사람은 알몸으로 격렬한 오피스사랑을 나눴다. 남녀는 사무실에 단 둘이었지만 CCTV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깜빡했다. 인터넷에 사진이 오르자 볼리비아 누리꾼들은 바로 신상털기에 나섰다. 누군가 "남녀가 사랑을 나눈 곳은 오루로 주정부 청사의 한 사무실"이라고 하자 분명하다는 댓글이 꼬리를 물었다. 두 사람이 공무원일 수 있다는 설이 나오면서 급기야 현지 언론이 사건을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엘데레르 등 현지 언론은 "오루로 주정부청사에서 공무원들이 사랑을 나눈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사진을 실었다. 인터넷에는 "사진 속 남자는 주정부의 시스템을 관리하는 XXX, 여자는 최근에 사직한 공무원 OOO"라는 확인글이 돌면서 사실상 남녀의 신상이 공개됐다. 오루로 민심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공무원이 주민을 위해 일할 생각은 않고 사무실에서 섹스나 하는 게 말이 되나?" "출근해서 섹스하고 월급 받는구나"라는 등 비판이 빗발쳤다. 일각에선 주지사 소환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등 파문은 정치스캔들로 확산될 조짐을 보였다. 파문이 커지면서 곤혹스러워진 건 오로루의 빅토르 우고 바스케스 주지사다. 현지 언론은 바스케스 주지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그는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파문이 확산되면서 공무원과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페이스북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테러에 맞선 ‘의로운 죽음’

    테러에 맞선 ‘의로운 죽음’

    케냐와 파키스탄에서 극단주의 테러에 맞서다가 희생당한 의인들의 사연이 전해져 지구촌을 숙연하게 했다. 20일(현지시간) 파키스탄 탈레반 소속 무장 괴한 4명이 이날 오전 북서부 차르사다에 있는 바차칸대학에 난입, 무차별 총격을 가해 교수와 학생 등 최소 20명이 숨지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이 학교에는 학생과 교직원 등 3000명 이상이 머물고 있었다. 괴한들이 기숙사, 강의실 등을 돌며 총을 난사한 가운데 한 교수가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권총을 들고 테러범에게 맞서다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주인공은 화학을 가르치는 시에드 하미드 후사인(34) 교수. 그는 총성이 들리자마자 제자들에게 건물 안에 있으라고 당부한 뒤 권총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학생들이 대피할 시간을 벌던 그는 결국 테러범의 총격에 쓰러졌다. 현장에서 그가 테러범과 맞서던 모습을 목격한 학생들은 “후사인 교수가 총에 맞아 쓰러지자 테러범들이 행정실로 들어갔고, 그 틈을 타 우리는 달아날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영국에서 유기화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사인 교수는 이 학교에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파키스탄 네티즌들은 후사인 교수의 사망 소식을 트위터에 올리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케냐에서는 기독교인을 골라내 살해하려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에 맞서다 총상을 입은 무슬림이 지난 18일 한 달여 만에 사망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북부 만데라에서 초등학교 교감으로 재직하던 살라 파라는 지난해 12월 21일 수도 나이로비에서 만데라로 향하는 시외버스에 타고 있었다. 당시 소말리아 무장단체 알샤바브로 추정되는 괴한들이 그가 탄 버스를 납치하고 60여명의 승객을 내리게 하더니 무슬림만 버스로 돌아가라고 명령했다. 파라는 다른 무슬림 승객들과 함께 “기독교인을 죽이려면 우리 모두 죽여라”라고 외치며 테러범들에게 저항했다. 시간이 지체될까 우려한 괴한들은 도주하려던 승객 2명만을 사살한 뒤 황급히 자리를 떴다. 파라의 용감한 행동이 더 큰 인명 피해를 막은 셈이다. 괴한들이 버스를 납치하는 과정에서 손과 엉덩이에 총격을 입은 파라는 이튿날 나이로비의 케냐타 국립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 왔으나 결국 생을 마감했다. 다섯 자녀의 아버지인 그는 이달 초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한 병상 인터뷰에서 “무슬림 형제들에게 부탁하건대, 기독교인들을 잘 돌봐 줘라. 그래야 기독교인들도 우리를 잘 돌볼 것이다. 서로 돕고 더불어 평화롭게 살기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케냐 경찰은 그의 시신을 고향 만데라로 옮길 때 특별기를 제공하는 등 의인의 죽음에 예우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4가지 중국의 아킬레스건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5년 만에 최저치인 6.9%를 기록하면서 ‘세계의 엔진’이 식어 가고 있음이 입증됐다. 중국 경제가 직면한 4대 위기를 분석했다. 1. 신뢰 위기 시진핑 ‘만기친람’ 투명경제엔 毒… 통계 마사지 의혹 지난 18일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 측과 ‘핫라인’ 통화를 했다. 그런데 이날 카운터파트는 국무원 경제 담당 부총리인 왕양(汪洋)이 아니라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류허(劉鶴)였다. 류 주심은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개념을 설계한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경제 브레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핫라인 변경은 시 주석이 경제 전반을 다 챙기겠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FT의 해석이 맞다면 경제 책임자인 국무원 총리 리커창(李克强)의 자리는 더 위축된 셈이다. 하지만 시진핑의 ‘만기친람’(온갖 일을 임금이 친히 보살핌)은 투명성이 생명인 경제에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최고 권력자 보위를 위해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숨겨야 할 게 많아지기 때문이다. 과거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내 관도 준비돼 있다”며 구조조정 정책을 밀어붙이는 등 경제에 관한 한 전권을 행사했다. 환율이 춤을 추고 주가가 폭락해도 당국은 “우리 경제는 합리적 구간에서 운용되고 있다”는 앵무새 발언만 한다. 경제 운용이 불투명하니 국가 통계는 늘 ‘마사지’ 의혹을 받는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신뢰하는 통계는 차이신(財新)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뿐이다. 정부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경제 매체 차이신과 영국 시장조사회사 마킷이 공동으로 발표하기 때문이다. 2. 기업 줄도산 위기 철강·조선 등 ‘공급 측 개혁’… 300만 실업자 발생 우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의 최대 목표를 ‘공급 측 개혁’으로 잡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투자 설비가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리스크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정부도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부실기업 정리는 대량 해고 사태를 부른다. 지난 12일 신화통신이 보도한 중국국제금융공사의 보고서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철강·석탄·조선 등 생산능력 과잉 업종이 20~30% 감산에 나서면 300만명의 실업자가 생길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는 과잉 문제를 해소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대로 가다가는 경제구조를 변화시키기도 전에 기업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 신용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기업 도산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달 오주조선이 국유 조선사로는 처음으로 파산을 신청했고, 중국 2위 철강사인 우한강철은 6000명 감원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1월까지 중국 조선업계 신규 수주 물량은 2319만t(적재중량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9.1% 급감했다. 상하이·선전 증시에 상장된 2700여개 기업 가운데 순익이 3년 연속 마이너스인 좀비기업은 전체의 10%에 가까운 266개다. 이들의 부채 총액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1조 6000억 위안(약 290조 4000억원)에 이른다. 3. 통화정책 위기 위안화 방어하려다 주가 폭락… 1000억弗 자본만 유출 지난 12일 홍콩 자본시장에서는 처절한 ‘환율 전쟁’이 벌어졌다. 위안화 가치를 더 끌어내리려는 글로벌 헤지펀드들과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려는 인민은행 간의 전쟁이었다. 헤지펀드들은 역외시장인 홍콩에서 위안화를 투매해 가치를 끌어내린 뒤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은 상하이 역내시장에서 차익을 얻고 있었다. 인민은행은 막대한 외환보유액(달러)을 홍콩 시장에 풀어 위안화를 싹쓸이했다. 환율 전쟁은 인민은행의 승리로 끝났지만 기업으로 흘러들어 가야 할 달러는 환율 방어에 소진됐다. 더욱이 중국은 지난해 말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통화바스켓에 포함된 이후 강세 조짐을 보이자 수출 증대를 위해 위안화 고시 가격을 낮게 책정, 약세를 유도했다. 하지만 환율이 급등하자 불과 2~3주 만에 위안화 방어에 나서는 모순을 연출했다. 이 과정에서 주가는 폭락했고 1000억 달러가 넘는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갔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과 위안화 방어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졌다”고 경고했다. 경기 둔화를 막고 기업과 가계의 부채 부담을 줄이려면 환율을 올리고 금리는 내려야 하지만,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해 이 같은 카드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4. 디플레 위기 소비자물가지수 1.4% 머물고 생산자물가 46개월째 추락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6.9%나 되는 중국이 물가하락 속 경기침체 현상인 디플레이션 수렁에 빠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과도한 비약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속사정과 글로벌 경제를 살펴보면 디플레 위기로 점점 빠져들어가는 것은 분명하다.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지난해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전년보다 1.4% 상승하는 데 그쳐 정부 목표치인 3%를 크게 밑돌았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공장의 출고가를 나타내는 생산자 물가지수(PPI)의 하락이다. 지난달 이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9%를 기록했다. 2013년 3월 이후 46개월째 떨어져 공급 측면에선 이미 디플레가 진행 중이다. 결정타는 유가의 끝없는 추락이다. 유가 추락은 제품 단가를 수직 낙하시키고 있다. 이는 수출 감소로 연결되면서 기업 실적을 악화시킨다. 기업 실적 악화는 부실기업 파산을 부르고 내수 위축으로 이어져 결국 디플레에 이르게 된다. 중국사회과학원 위융딩(余永定) 명예교수는 “경제가 다시 확장 단계에 진입하려면 재고 축소, 생산능력 축소, 부채 축소, 신성장엔진 발굴 등 4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중국은 이제 막 2단계를 시작했다”면서 “앞으로 3년 동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디플레로 빠질 수도 있고, 새로 도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우주를 보다] 베일 듯 예리한 토성 고리…위성 테티스와 야누스

    [우주를 보다] 베일 듯 예리한 토성 고리…위성 테티스와 야누스

    신비로운 토성의 고리를 배경으로 태양빛을 받아 빛나는 두 위성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20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토성탐사선 카시니호가 촬영한 위성 테티스와 야누스의 모습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사진 속 반달 모습으로 하얗게 빛나는 위성이 테티스, 그 뒤 못생긴 돌덩이처럼 보이는 것이 바로 야누스다. 테티스(Tethys)는 지름 1062km로 전체가 얼음 덩어리로 구성돼 있으며 표면은 어떤 물체와 충돌하면서 생긴 커다란 ‘상처’(크레이터·crater)가 있다. 로마신화에서 따온, 두 얼굴을 가진 신으로 유명한 야누스(Janus)는 지름 179km의 작은 위성으로 모양이 불규칙하고 표면이 얼음으로 덮여있다. 흥미로운 점은 야누스가 인근에 위치한 형제 달 에피메테우스(Epimetheus)와 공전 궤도를 공유하지만 서로 충돌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같은 특징 때문에 전문가들은 과거 한 몸이었던 위성이 운석과 충돌해 두 개로 나눠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마치 두 위성을 잘라버릴듯 날카롭게 보이는 토성의 고리는 대부분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주 먼지와 화합물이 약간 섞여있다. 특히 이 얼음 때문에 전문가들은 태양계 초기 토성이 ‘물 많은’ 혜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토성의 강한 중력으로 산산히 쪼개져 생긴 위성의 잔해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토성의 주요 고리는 3개로 바깥 쪽부터 A, B, C라 칭해졌으며 이후 추가로 D, E, F, G고리의 존재가 확인됐다. 사진의 중앙을 반으로 가르는 가장 긴 고리가 바로 A다.   이 사진은 지난해 10월 27일 촬영됐으며 카시니호와 테티스와의 거리는 130만 km, 야누스와의 거리는 95만 5000km다.   사진=NASA/JPL-Caltech/Space Science Institute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너 오늘 제삿날!” 남편 내연녀 강에 쳐박는 브라질 여성

    “너 오늘 제삿날!” 남편 내연녀 강에 쳐박는 브라질 여성

    “내 남편에게서 떨어져!” 1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브라질에서 남편 내연녀를 붙잡아 강물에 내던지는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영상에는 남편 내연녀 머리채를 휘어잡고 무자비한 폭행을 가하는 분노의 여성 모습이 담겨 있다. 필사적으로 아파트 문에 매달린 내연녀를 흥분한 아내가 머리끄덩이를 한 채 끌고 간다. 몹시 흥분한 아내가 친구의 도움을 받아 내연녀를 끌고 간 곳은 개울가 다리 위. 두 여성은 있는 힘껏 내연녀를 개울 아래로 내던진다. 다행스럽게도 얕은 물에 빠진 내연녀가 괴성을 지르며 울음을 터트린다. 이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불륜은 절대 용서 못 해요”, “아내분이 정말 화가 많이 난 모양입니다”, “그래도 정도가 좀 심한 듯하네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영상= Liveleak / CNN NEWS CHANNEL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허리디스크와 증상 유사한 좌골신경통, 비수술적 통증치료로 극복

    허리디스크와 증상 유사한 좌골신경통, 비수술적 통증치료로 극복

    엉덩이와 다리 통증을 동반하는 ‘좌골신경통’은 좌골신경, 즉 궁둥뼈 신경에 발생한 손상이나 염증 등이 원인이다. 엉덩이, 다리 통증 외에도 허리 주변 근육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허리디스크와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좌골신경통은 허리디스크 통증과는 달리 허리, 엉덩이, 대퇴부, 다리, 발 등 좌골신경과 관련이 있는 부위 전반에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저리거나 힘이 빠지고,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 등이 나타나는 좌골신경통은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수 개월 동안 통증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진료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화인마취통증의학과 성북점 백동진 원장은 “좌골신경통을 방치하면 추간판 탈출증이나 척추관 협착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대퇴부나 엉덩이, 다리 등이 저리고 무뎌지는 증상이 일정기간 계속된다면 이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좌골신경통은 DNA주사, 운동(슬링)치료, 도수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방법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DNA인대성형시술이라고도 불리는 DNA주사는 인대를 증식시키는 방법으로 통증 완화를 이끌어낸다. 즉 결합조직부전 상태인 조직에 증식제를 주사해 약해진 조직을 증식, 강화시키는 재생치료이며, 세포재생단계에서부터 관여하기 때문에 보다 확실한 재생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운동(슬링)치료는 통증의 원인이 되는 부위를 강화시키거나 이완시켜 통증을 해소시키는 방법이다. 궁극적으로는 통증의 재발을 방지하고, 통증 없이 안정된 몸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흔들리는 줄, 보조도구를 이용하며, 바르지 못한 정렬로 인한 각종 통증과 손상, 무릎 재활 등에 큰 효과를 나타낸다. 도수치료는 숙련된 전문 치료사들이 환자의 신체 이상을 손으로 직접 치료하는 비수술적 통증치료다. 카이로프랙틱, 이완요법, 관절가동술 등 여러가지 도수치료 기술을 활용해 통증을 없애는 것과 더불어 재발을 방지한다. 이 치료법은 근골격계, 척추질환, 인대손상, 수술 후 재활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한편 성북구 길음역 인근에 위치한 화인마취통증의학과 성북점은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신경외과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비수술적 통증치료를 시행해 환자들의 통증을 완화시키고, 재발을 방지해주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경제 CEO 2016 인터뷰] (11) 이원태 수협은행장

    [한국경제 CEO 2016 인터뷰] (11) 이원태 수협은행장

    “올해 중견은행으로의 성장과 사업구조개편(수협중앙회와 은행 분리)이 맞물리면 ‘100년 수협은행’을 위한 기반은 모두 마련하는 셈이죠.” 이원태(63) 수협은행장은 17일 서울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가 ‘제2의 창업’ 원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취임 이후 3년 가까이 추진 중인 수익 다변화와 사업구조 개편이 어느 정도 가시화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수협은행은 자산 성장과 내실 다지기란 ‘두 마리 토끼’를 거머쥐었다. 자산(신탁 포함)은 지난해 말 기준 30조 473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7조 7892억원) 대비 9.7% 늘어났고, 순이익(세전)은 같은 기간 612억원에서 780억원으로 27.5%나 증가했다. 이 행장 취임 직전이던 2012년 말 1.99%였던 고정 이하 여신 비율은 지난해 말 1.76%로 0.23% 포인트 감소했다. 이 행장은 “취임 직후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자산 30조원을 목표로 내걸었는데 이미 지난해 30조원 고지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선 통상 은행자산 30조원을 중견은행으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최소 자본으로 여긴다. 이 행장은 “부산·대구·경남은행 등 지방은행들도 자산 30조원을 발판 삼아 중견은행으로 본격 도약했다”면서 “눈사람을 만들 때 처음엔 힘들지만 어느 정도 크기가 되면 그저 눈덩이를 굴리기만 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설명했다. 이 행장이 올해 만들기로 한 ‘눈사람’은 경남은행(총자산 약 38조원)을 넘어서는 크기다. 이처럼 이 행장이 은행의 규모를 강조하는 이유는 사업구조 개편 때문이다. 수협은행은 오는 12월 국제결제은행(BIS)이 정한 자본 규제인 ‘바젤III’ 적용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선 수협중앙회의 신용사업(수협은행) 부문에서 자회사로 분리하고 나서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시중은행들은 이미 2013년 12월부터 바젤III가 적용되고 있지만 수협은행은 사업구조 개편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금융 당국에서 3년간 유예 기간을 뒀다. 큰 산을 넘고 내년에 ‘순익 증가율 50%’를 달성하는 게 다음 목표다.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수협은행의 사업구조 개편 내용을 담은 수협법 개정안이 지난해 발의됐지만 정기국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이 행장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않는다면 법안이 폐기된다”며 “수협은행 모든 직원들이 3년 동안 매일같이 준비해 온 사업구조 개편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국회가 최대한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제 관료 출신이기도 한 이 행장은 금융권의 획일적인 호봉제 문화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모든 산업계를 통틀어 단일 호봉제를 적용하는 곳은 금융권이 유일하다”며 “당연히 도입해야 할 성과주의를 정부가 나서서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은행이 자체 경쟁력부터 길러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성과주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획일적인 해외 진출에 대해선 비관적인 전망을 제기했다. 이 행장은 “대형 은행들이 새 먹거리를 찾는다며 순이자마진(NIM) 5~7% 수준인 미얀마나 동남아로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면서 “당장 몇 년은 재미를 볼 수 있겠지만 현지 사정에 따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채널로 자리잡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부부싸움 중 ‘방귀’ 뀐 남편에 스페인 법원 벌금형

    앞으로 스페인에선 부부싸움을 할 때 방귀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부부싸움을 하던 중 부인에게 방귀를 뀐 남자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법정까지 간 사건은 부부가 집에서 말싸움을 벌이던 중 발생했다. 언쟁이 벌어진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부부싸움에서 특히 목소리를 높인 건 부인이었다. 속사포 같은 부인의 공격에 수세에 몰린 남편은 한동안 말을 끊고 있다가 갑자기 부인을 향해 등을 돌렸다. 그리고는 엉덩이를 내밀고 시원하게 '뿡~'하고 가스를 분출했다. 웃음으로 사태를 수습하려는 생각이었는지 모르지만 방귀는 불난 집에 가스를 뿜어낸 꼴이 됐다. 부인이 더욱 화를 내며 남편을 고발해버린 것이다. 부인이 주장한 남편의 죄목은 '여성 모독죄'. 심각하게 부부싸움을 하고 있을 때 자신을 향해 방뀌를 뿜어낸 건 인격체로서의 여성을 비하한 것이라는 게 법정싸움을 건 부인의 주장이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남편도 법원이 사건을 심리하기로 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남편은 마침 생리적 현상이 왔을 뿐이라며 여성을 비하하거나 부인에게 모욕감을 줄 의도는 없었다고 무죄를 주장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엉덩이를 내밀고 부인에게 방귀를 꾼 것은 상대방에게 충분히 모욕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동"이라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한편 사건이 보도되자 현지 누리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법원이 공감할 만한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누리꾼이 많지만 "방귀까지 여성모욕이라니 스페인이 여성독재국가가 되어가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영상) 스텔라 ‘찔려’ 뮤비, 신체 곳곳 찌르는 섹시미?

    (영상) 스텔라 ‘찔려’ 뮤비, 신체 곳곳 찌르는 섹시미?

    걸그룹 스텔라가 신곡 ‘찔려’를 통해 컴백했다. 스텔라는 18일 정오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와 유튜브, 네이버tv캐스트 등을 통해 타이틀곡 ‘찔려’(Sting)의 뮤직비디오(이하 뮤비)를 공개했다. 공개된 스텔라의 신곡 뮤비 콘셉트는 역시나 ‘섹시’였다. 그러나 이번 ‘찔려’에서 보여준 ‘섹시’는 앞서 스텔라가 보여줬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지금까지의 콘셉트가 아찔한 퇴폐미에서 비롯됐다면 이번의 섹시함은 청순함에서 기인한다. 스텔라의 말을 빌리자면 그동안의 모습이 ‘밤 섹시’라면 ‘찔려’는 ‘아침 섹시’인 셈. 앞서 스텔라는 사진작가 ‘로타’와 함께한 티저 이미지로 눈길을 끈 바 있다. 로타는 ‘미소녀 시리즈’로 이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작가로 이번 스텔라의 티저 이미지에서도 야릇한 상상력을 부추기는 포인트로 눈길을 끌었다. 공개된 ‘찔려’ 뮤비는 더 나아가 편안한 복장을 한 스텔라 멤버들의 신체 곳곳에 카메라의 시선을 두는 등 관음증적인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한 ‘찔려’라는 노래 제목에 맞게 화살표나 가시, 벌레가 등장하는 한편 이것들이 만들어내는 아찔한 분위기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EXID의 ‘위아래’와 카라의 엉덩이춤, 걸스데이의 멜빵춤 등을 히트시킨 ‘야마&핫칙스’가 만들어 낸 안무도 청순 발랄하면서도 섹시한 스텔라만의 관능미를 강조하는 데 한몫했다. 한편 ‘찔려’ 뮤직비디오는 싸이, EXID 등의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유명한 디지페디(digipedi)가 메가폰을 잡았다. 스텔라의 이번 신곡 ‘찔려’는 모두가 한 번씩 겪을 사랑이 끝나가는 지점을 이야기하는 노래로, 이별을 말하지 못해 우물쭈물하는 남자와 그런 상황이 두렵지만, 진심을 알고 싶은 여자의 심정을 담아낸 곡이다. 스텔라의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찔려’를 포함 총 6곡이 담겼다. 사진·영상=스텔라(Stellar) - 찔려(Sting) MV/Official STELLAR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연못에 살던 어린 용의 ‘수호신’ 도전기

    [이주일의 어린이 책] 연못에 살던 어린 용의 ‘수호신’ 도전기

    경복궁 어린 용/조대현 지음/배종숙 그림/예림당/58쪽/9500원 얼마나 찌뿌둥했는지 몰라요. 연못 진흙 속에 100년 넘게 웅크리고 있어야 했으니까요. 내내 잠만 자고 있었던 건 아니에요. 꿈을 꾸고 있었답니다. 코발트빛 잉크를 쏟아부은 듯 시퍼렇게 넘실대는 동해 바다 용궁으로 날아갈 꿈을요. 아직도 기억해요. 뜨거운 쇳덩어리로 나를 만들며 대장장이 할아버지가 하시던 말을요. “저 깊은 동해 바닷속 용궁에 살아야 할 용이 고작 궁궐 연못 속에 있다니…. 하지만 네가 진짜 용이 된다면 바다로 날아갈 수 있지.” 19년 전 연못에서 건져 올려지던 날, 난 온몸의 비늘을 부르르 떨었어요. 진짜 용이 된 줄 알았다니까요. 하지만 난 150㎝ 길이의 쇳덩이에 지나지 않았어요. 바깥 세상도 백년 전과는 영 딴판이었어요. 인왕산 기슭 올망졸망 모여 있던 기와집은 어디로 갔나요. 순하고 느긋하던 사람들의 눈빛은 왜 불안으로 번뜩이고 날이 서 있는 걸까요. 온몸에 멍이 박히도록 날아가려 애썼어요. ‘죽어야 산다’는 장인의 말만 떠올리면서요. 어느 날 장인 할아버지와 눈빛이 비슷한 소년이 다가왔어요. “너도 뱀처럼 허물을 벗어 봐.” 맞아요. 나는 1997년 경복궁 경회루 연못에서 발견된 청동 용이에요. 고종 할아버지가 임진왜란 때 불탄 경복궁을 다시 지으면서 불이 나지 말라고 묻어두었죠. 나는 물의 신이니 불을 막을 수 있다면서요. 내가 정말 수호신이 될 수 있을까요. ‘나’를 벗고 날아갈 수 있을까요. 응원해 주세요. 초등학생 이상.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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