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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AI 컨트롤타워… ‘AI 강국’ 어떻게

    [사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AI 컨트롤타워… ‘AI 강국’ 어떻게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겸 부총리가 어제부터 국가인공지능(AI)전략위원회 상근 부위원장 자리를 겸직한다. 임문영 전 부위원장이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 출마로 사직한 데 따른 임시 방편이다. 청와대에 신설된 AI미래기획수석으로 임명됐던 하정우 전 수석도 지난달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출마로 자리를 비웠다. 정부 출범과 함께 야심차게 마련된 자리들을 1년도 지키지 못한 것이다. 326개 과제가 담긴 ‘대한민국 AI 행동계획’ 점검과 부처 간 협업, AI 입법 프레임워크 설계 등 갈 길이 여간 바쁘지 않다. 컨트롤타워 공백은 당장 예산 확보, 인재 양성, 국제 공조 차질로 이어진다. AI 국가 사령탑이 이토록 가볍게 흔들려서 되는 일인지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우리 반도체 기업들은 전대미문의 기록적 수익을 내고 있으나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정부가 약속한 ‘AI 3강’을 실현하겠다면 지금은 기업 투자 재원을 탄탄히 확보하고 데이터센터, 전력망 등 인프라를 보강할 방안을 찾느라 바빠야 할 때 아닌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전 국민에게 환원돼야 한다”고 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초과세수의 국민 환원”을 뜻하는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AI 국민배당금’을 놓고 갑론을박하지만, AI 시대에 우리 반도체가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기에 그나마 가능한 공방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초과 이윤을 어떻게 나눠 쓸지보다 지금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AI 강국으로 도약할 발판을 어떻게 만들지 그 고민을 먼저 해야 한다. 주요국들은 AI 청사진을 짜서 시한을 정해 밀어붙인다. 미국은 10기가와트 데이터센터를 미 전역에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중국은 화웨이 칩과 딥시크를 잇는 생태계 자립에 나섰고, 유럽연합(EU)은 AI 기가팩토리 5곳 건설 계획을 못박았다.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 [열린세상] 한·UAE 파트너십의 ‘사우디 변수’

    [열린세상] 한·UAE 파트너십의 ‘사우디 변수’

    올해 상반기는 ‘아랍에미리트(UAE) 열풍’으로 기억될 만하다. 연초 화제를 모은 두쫀쿠(두바이 쫀득쿠키)는 한국에서 만든 과자이지만, ‘럭셔리’의 상징으로 소비되는 두바이의 이미지 덕분에 큰 인기를 끌었다. 이어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이후에는 UAE의 정치 중심지인 아부다비까지도 주목받고 있다. 아부다비 통치자이자 전체 UAE를 이끄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체제 아래 이 나라가 이스라엘과 연계해 공세적인 노선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아브라함 협정 이후 UAE는 사우디의 그늘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지정학 플레이어로 부상했다. 탈석유 시대를 대비해 금융·물류 허브 전략을 추진해 온 UAE는 제벨알리 항구를 기반으로 예멘·소말릴란드·수단으로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며 해상 물류망 장악에 나섰다. 이란 전쟁은 UAE가 펼쳐 온 공세·확장 정책의 시험대가 되었다. 미군 기지는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세례에 제대로 된 억지력을 제공해 주지 못했다. 오히려 이란은 UAE가 의존하는 담수화 시설과 유전 등을 타격하겠다고 위협하며 UAE가 얼마나 취약한 기반에 서 있는지를 입증해 주었다. 소국이라는 한계를 넘어 중동의 핵심 국가로 도약하려는 UAE의 야심은 에너지·방산·건설 분야에 강점을 가진 한국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바라카 원전 건설과 천궁 지대공미사일 수출 등을 통해 UAE와 긴밀한 전략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으며, 자강 필요성을 절감하는 UAE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확보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코스피 상승세와도 맞물린다. 천궁 수출 기업인 LIG넥스원은 이란 전쟁 이후 주가가 두 배 가까이 뛰었다. UAE가 데이터센터·암호화폐·인공지능(AI) 산업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면서 한국 기업들의 협력 가능성 역시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UAE가 본격적으로 야심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한·UAE 파트너십 역시 기회만큼이나 리스크를 동반하는 관계로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사실상 형제 국가에 가까웠던 사우디와 UAE 사이에도 균열이 나타났고, 예멘에서는 양측이 지원하는 세력이 직접 충돌하기까지 했다. UAE가 이스라엘과 함께 중동의 불안정 속에서 전략적 기회를 확대하려는 성향을 보이는 반면 더 큰 영토와 인구, 그리고 상대적으로 무거운 재정 부담을 안고 있는 사우디는 무엇보다 지역 안정이 절실한 입장이다. 최근 사우디가 수니파 핵심 국가들인 이집트, 튀르키예, 파키스탄과 함께 중동 공동 안보 구상을 추진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이란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기보다 이제는 이란 못지않게 위협적 변수로 부상한 이스라엘·UAE 연합에 대응하며 자국의 전략적 주도권과 안보 이익을 방어하려는 동기가 강하게 작용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UAE가 제공하는 경제적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되 걸프 지역에서의 활동이 더는 단순한 비즈니스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한국 기업의 투자와 무기 수출, 인프라 협력 하나하나가 모두 정치적 메시지로 읽힐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UAE가 한국산 무기와 인프라를 기반으로 군사·전략적 역량을 강화할수록 사우디 등 인접 국가들의 경계심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사우디와 카타르도 한국에 매우 중요한 경제·에너지 파트너라는 점이다. 호르무즈 위기가 보여 주었듯 오늘날은 국가 전략과 안보, 산업과 금융이 긴밀하게 얽혀 움직이는 ‘지경학’(geoeconomics)의 시대다. 경제협력이 곧 외교적 신호이자 안보적 선택으로 해석되는 만큼 한국 역시 각 지역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더욱 세심하게 읽어 내야 한다. 단기적 사업 기회에만 집중하기보다 우리의 행동이 현지 권력 균형과 지역 질서 속에서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지를 치밀하게 계산하는 전략적 감각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임명묵 작가
  • [한영민의 우주路] 누리호의 다음 진화를 기대하며

    [한영민의 우주路] 누리호의 다음 진화를 기대하며

    올해 3분기 5차 발사를 앞둔 누리호의 미래는 얼마나 발전적 진화를 이룰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의 집 열 자식 부럽지 않은 잘 키운 자식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 업그레이드와 반복 발사로 누리호의 성능과 경제성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 개발 과정을 보자. 스페이스X는 추력 43t급 멀린 엔진 한 개로 1단을 구성한 팰컨1 개발 당시 세 번 연속 실패를 겪은 끝에 2009년 네 번째 시도에서 발사에 성공했다. 이후 애초 계획했던 팰컨5를 건너뛰고 불과 1년여 만인 2010년 1단에 9개 엔진을 클러스터링한 팰컨9을 발사했다. 팰컨9의 멀린 엔진은 약 12년 동안 계속 개량되면서 추력이 43t에서 86t으로 증가하는 등 성능과 신뢰성을 높였고 발사체 역시 여러 버전을 거치며 진화를 거듭했다. 그 결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기존 발사체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지금의 팰컨9 경쟁력은 확정된 단일 발사체 모델이 아닌 지속적인 성능 업그레이드로 진화해 가는 발사체 모델에서 나온 것이다. 2015년 도입된 재사용 발사체는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발사 횟수를 비약적으로 늘리며 글로벌 발사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팰컨9과 비교해 10배의 수송 능력을 가진 초대형 발사체 스타십 개발로도 이어졌다. 스타십의 랩터 엔진 또한 계속 업그레이드되면서 최고 수준의 기술을 구현해 냈다. 스타십 역시 빠르게 반복 시험과 개선을 거치며 ‘개발→운용→개선’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이것이 스페이스X의 진화형 개발 로직이다. 누리호는 대한민국이 처음으로 독자 개발한 발사체로서 기술적 성과를 입증했다. 이 성과가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발사 신뢰성 검증, 발사 서비스 시장 진입, 가격 경쟁력, 고객 확보 등 많은 단계가 남았다. 이를 위해서는 반복 발사, 부품 수 감소, 제작 공정의 표준화, 3단 재점화, 엔진 비추력 증가, 구조비 개선 등을 통한 저비용화와 성능 개량이 이루어져야 한다. 5차 발사까지 오는 동안 각각의 위성에 맞춘 탑재와 분리를 위한 위성 탑재부의 최적화가 진행됐고 위성 분리를 확인하는 탑재 카메라 추가 등의 설계 변경이 있었지만, 이제는 비용과 성능에 직결된 보다 근본적인 진화가 필요한 시점이 도래하고 있다. 우주발사체의 경쟁력은 결국 “얼마나 자주, 얼마나 값싸게, 얼마나 안정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가”로 결정된다. 누리호 역시 반복 발사를 통해 계속 데이터를 축적하고 그 과정에서 개선을 멈추지 않는 ‘진화형 시스템’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스페이스X가 보여 주는 것은 닫힌 체계로의 완성된 기술이 아니라 실패를 자산으로 바꾸는 진화형 개발 철학의 열린 체계이다. 이제 누리호도 우리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 지속적 혁신으로 우주 경제를 견인하는 스테디셀러 발사체로 나아갈 것인지, 기술적 성과를 이룬 데 만족하고 그칠 것인지 갈림길에 서 있다. 한영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연구소장
  • [천태만컷] 도심 속 초록

    [천태만컷] 도심 속 초록

    거리 한복판을 가득 메운 초록빛 나무들이 바쁜 하루에 잠시 쉼표를 건넵니다. 칙칙한 도시 사이에 그려진 자연의 풍경이 무심히 지나치던 거리에 계절의 숨결과 작은 여유를 더해 주는 듯합니다.
  • ‘한미관계 발전 기여’ 밴플리트상에 젠슨 황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26 밴 플리트상’ 수상자에 선정됐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의 압도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과 공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글로벌 기술 혁신을 주도한 점을 인정받았다.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는 13일(현지시간) 젠슨 황 CEO를 올해의 수상자로 발표하고, 엔비디아와 한국 혁신 기업들의 협력이 글로벌 기술 환경의 미래를 만들고 한미 경제 동맹을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황 CEO는 오는 9월 28일 뉴욕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직접 참석해 수상할 예정이다. 밴 플리트상은 한국전쟁 당시 미 8군 사령관이었던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1995년 제정됐다. 역대 수상자로는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등이 있다.
  • 고양, 작년 대형 콘서트로 125억 벌었다

    고양, 작년 대형 콘서트로 125억 벌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경기 고양시가 대형 공연 유치를 통해 지난해 125억원 규모의 세외수입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에만 의존하던 기존 재정 구조에서 벗어나 공연 산업을 새로운 자주 재원으로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양시는 14일 “지난해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세계적 대형 공연 등을 통해 125억원의 세외수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고양콘’으로 불리는 공연 유치 사업은 최근 서울 잠실주경기장 공사 이후 수도권 공연 수요가 고양으로 이동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 공연에 이어 올해 방탄소년단(BTS) 월드투어 공연까지 잇따라 열리며 수십만 명이 고양을 찾았다. 공연 기간 주요 호텔은 대부분 만실을 기록했고, 대화역과 킨텍스 일대 음식점과 상가도 특수를 누렸다. 시는 공연 관람객 소비를 지역경제로 연결하기 위해 ‘고양콘트립’과 ‘지역경제 살리기 빅세일’ 행사도 운영했다. 공연이 단순 대관 사업을 넘어 도시 전체 소비를 움직이는 경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양시 재정자립도는 32.94%로 도내 특례시 가운데 낮은 수준이다. 시 관계자는 “대형 공연이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도시 재정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공연 산업을 고양의 핵심 자주 재원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단독] “한전, 공사 다 끝나고 전력망 연결 거부”… 태양광 사업자 분통

    [단독] “한전, 공사 다 끝나고 전력망 연결 거부”… 태양광 사업자 분통

    인허가 절차를 정상적으로 밟아 태양광발전소 설치 공사를 마친 민간 사업자에게 한국전력공사가 뒤늦게 지역 내 허용 전력량 초과를 이유로 전력망 연결을 허가하지 않아 공사비 수억 원을 날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간 사업자는 무책임한 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 여주시 가남읍에서 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을 추진해온 백모(49)씨는 한전의 전력수급계약 불허 결정을 재검토해 달라는 탄원서를 국민신문고에 제출했다고 14일 밝혔다. 백씨는 2023년 10월 설비용량 198KW급 발전사업 허가를 받아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한전에 판매하기로 했다. 이후 한전은 기술 검토를 거쳐 전력 인입 지점을 직접 확인하고 표준시설분담금(한전 불입금) 납부를 고지했다. 백씨는 지난해 7월 수천만 원을 납부한 후 한전이 요구한 절차에 따라 전주와 변압기 설치 등 관련 공사를 최근 완료했다. 발전소 가동을 앞두고 전력망 연결만 남겨 둔 상태다. 그러나 한전은 최근 백씨에게 “해당 지역 허용 전력량이 초과돼 전력망 연결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백씨는 “처음부터 이 같은 내용이 고지됐다면 공사를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한전의 안내를 믿고 거액을 투자해 공사까지 마쳤는데 이제 와서 연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실상 사업을 백지화하고 손실을 감수하라’는 말과 다름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백씨는 시설분담금을 받고 공사를 진행하도록 한 뒤, 뒤늦게 전력망 연결을 거부한 점을 가장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공공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행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현행 제도상 태양광발전사업자는 정부와 전력회사의 허가를 받아 발전소를 설치한 뒤 전력망에 연결돼야만 전기를 판매하고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력망 연결이 무산될 경우 그동안 투자한 비용 대부분을 회수하기 어려워 사실상 사업 자체가 좌초될 수밖에 없다. 여주시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 행정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국가 기조와도 충돌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경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백씨가 발전사업 준비기간을 연장받는 과정에서 해당 권역에서 생산할 수 있는 허용 용량이 초과됐다”며 “사전 안내와 구제 노력이 충분하지 못했던 점은 있으나 한전에만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또 “가능한 구제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 이태원 한남2구역, 1311가구 아파트로 변신

    이태원 한남2구역, 1311가구 아파트로 변신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정비촉진계획(조감도)이 확정됐다. 노후 저층 주거지가 1311가구의 대규모 주거단지로 바뀐다. 서울시는 전날 제4차 도시재정비위원회에서 ‘한남2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으로 이태원 주변 노후 저층 주거지가 공공주택 197가구를 포함한 총 1311가구의 단지로 거듭난다. 공공주택은 지하철 이태원역 등 기반시설 접근성이 편리한 위치에 우선 배치할 예정이다. 시는 기반시설을 효율적으로 재구성해 인근 이태원 관광특구와 조화를 이루도록 계획했다. 공원, 사회복지시설 등 공공청사 하부 공간은 321면 규모 공영주차장으로 활용해 상습적인 주차난을 완화할 계획이다. 또한 어린이공원을 보광초교 연접부에 배치하고 보광로 폭을 넓힌다. 한남2구역은 지난 1월 이주를 시작해 올해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계획 변경에 따라 사업시행계획 변경 등 행정 절차를 밟게 됐다. 시 관계자는 “한남2구역 사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한남지구의 나머지 구역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착공까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 날 제8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는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및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 결정 변경안’이 수정 가결됐다. 그동안 경부간선도로로 활용도가 제한됐던 서초동 코오롱 스포렉스 부지가 지상 38층 복합 시설로 개발된다.
  • 12시간 150㎜·24시간 210㎜ 강우 땐 대피

    기후변화로 산사태 발생 위험이 커지면서 대피 기준을 구체화하는 등 국민 안전이 강화된다. 산림청은 14일 주민 대피 여부를 현장에서 판단할 수 있는 행동 지침 개선안 등을 담은 ‘2026년 산사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여름철 강우량은 변화가 없지만 시간당 50㎜ 이상 집중호우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중호우 일수는 2000년대 22일에서 20년 만인 2020년대 31일로 늘었다.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한 7~8월 산사태 발생도 2015~2019년 521건에서 지난해 2637건으로 5.1배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산사태 취약 지구는 지난해 말 기준 3만 1345곳에 이른다. 산림청은 이를 근거로 선제적 위험 관리 및 대피, 피해지 신속 복구 등을 위해 주민 대피 판단을 위한 정량적 기준을 마련해 지방정부에 전달했다. 기준에는 산사태 발생과 연관성이 높은 토양함수량과 12시간·24시간 누적 강우량을 반영했다. 산사태 피해지의 경우 즉시 대피 시점으로 12시간 누적 강우량 150㎜, 24시간 누적 210㎜를 제시했다. 또 그동안 시군구 단위로 실시하던 대피 훈련을 읍면동 단위로 확대하고 산불·산사태·산림병해충 등 산림 재난별로 운영하던 대응 인력을 ‘산림재난대응단’으로 통합해 가동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760명이던 산사태 대응 인력이 9272명으로 대폭 늘게 됐다. 산사태 피해지는 산림 소유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복구를 거부하면 강제 복구가 가능해진다. 박은식 산림청장은 “산사태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며 “위험 시기에는 긴급재난 알림에 관심과 실천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 곡성, 농어촌 기본소득發 훈풍 분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사업 대상지인 전남 곡성에 소비 확대와 창업 증가의 훈풍이 불며 지역 상권과 공동체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14일 곡성군에 따르면 매월 15만원씩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시범 사업을 통해 소비가 늘면서 지역 곳곳에 신규 가게가 문을 여는 등 지역 상권에 활력이 돌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곡성의 농어촌 기본소득 신청자는 2만 4544명이며 총지급액 139억원 중 71.9%인 100억여원이 지역 내에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가 늘면서 곡성 곳곳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4월 말까지 안경점, 치킨 전문점, 마트, 식육 식당 등 35개 업소가 새로 문을 열었다. 특히 농촌 지역을 순회하며 생필품을 판매하는 이동 장터 차량도 생겨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1069곳이었던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도 이날 현재 1245곳으로 176곳이 늘었다. 인구 역시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4월 사이 3.5%(950명)가 늘었다. 군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본소득과 연계한 창업과 사용처 확대 등 주민들이 정책 효과를 더욱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발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씨줄날줄] 베이징 톈탄과 서울 환구단

    [씨줄날줄] 베이징 톈탄과 서울 환구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어제 베이징의 톈탄공원을 함께 걸었다. 천자(天子)가 ‘아버지’ 하늘에 제사 지내는 공간이다. 고대 중국은 세상의 근원인 하늘이 특정인에게 지상의 인간을 다스릴 권한을 부여한다고 생각했다. 천명(天命) 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톈탄으로 초대한 배경에도 ‘중국 지도자가 하늘과 소통하는 유일한 중재자’라는 상징성을 과시하겠다는 의도가 있다. 시진핑 주석이 2017년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번째 베이징 정상회담 때 쯔진청을 친교의 장소로 고른 것도 궤를 같이한다. 중국 건국 이래 외국 정상을 쯔진청으로 초대해 공식 만찬을 가진 것은 처음이었다. 미국 언론은 전에 없던 환대라며 국빈 방문을 넘어선 ‘국빈 방문 플러스’라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쯔진청은 명·청 시대를 잇는 황제의 공간. 환대를 가장한 ‘천자 외교’에 다름 아니었다. 황제의 제단인 톈탄은 크게 환구단과 황궁우로 이루어져 있다. 환구단이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 중심이라면 황궁우는 일월성신의 위패를 모시는 공간이다. 1420년 세워진 톈탄은 199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우리 제천 의례는 상고시대 이후 줄곧 국가적 차원에서 시행됐다. 고려시대에도 이어졌던 환구단 제천 의식은 조선 세조 10년(1464년)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명나라와 책봉·조공 관계가 성립되면서 조선의 왕은 더이상 ‘하늘의 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환구단이 부활한 것은 고종이 대한제국을 창건하고 황제에 즉위한 1897년이다. 서울광장 동남쪽에 있는 환구단도 환구단과 황궁우로 이뤄져 있었다. 하지만 국권을 일본에 빼앗기면서 환구단은 헐리고 1913년 철도호텔이 들어섰다. ‘황제국’의 역사를 지우려는 의도가 담긴 것은 물론이다. 그 결과 오늘날에는 황궁우만 남고 환구단 자리에는 여전히 조선호텔이 있다. 미중 정상회담이 우리 역사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서동철 논설위원
  • [세종로의 아침] 미국 홀린 K뷰티, 롱런하려면

    [세종로의 아침] 미국 홀린 K뷰티, 롱런하려면

    한국 아이돌 그룹을 소재로 한 미국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이 거셌던 지난해 미국에 머물렀을 때 가장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건 ‘K뷰티’였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의 화장품 판매 순위 1위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 메디큐브였다. 10위권 안에도 여러 한국 브랜드가 이름을 올렸다. 미국 소비자가 남긴 수만개의 리뷰는 제품의 경쟁력을 보여 주기에 충분했다. K뷰티는 더이상 일부 마니아층의 전유물이 아닌 미국 소비자의 일상에 스며든 주류 소비재가 돼 있었다. 미국 상무부와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실제 한국은 지난해 미국 화장품 수입국 1위에 올랐다. 샤넬·랑콤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앞세운 프랑스와 일본까지 제쳤다. 미국의 한국산 수입액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반면 프랑스(3위)와 일본(9위)은 각각 20.2%, 17.4% 감소했다. 한국이 전통 뷰티 강국들을 넘어 미국 시장 정상에 섰다는 건 K뷰티가 일시적 유행을 넘어 산업 경쟁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은 전년보다 12.2% 증가한 114억 1800만 달러(약 17조 2500억원)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경신했다. 올해 1분기 수출도 31억 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 늘었다. 10년 전인 2015년(29억 3100만 달러)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특히 미국은 중국을 제치고 한국 화장품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21억 8400만 달러로 전체 화장품 수출의 약 5분의1을 차지했다. 일본 수출 역시 10억 8700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정부는 한류 확산을 바탕으로 미국·일본을 넘어 동남아·유럽·중동까지 시장을 넓히는 화장품 산업을 대표 소비재 수출 산업으로 보고 20대 주력 수출 품목에 포함시켰다. 화장품은 소비재 가운데 자동차 다음으로 수출 비중이 큰 품목이다. K뷰티 수출 급성장 배경에는 아마존·틱톡숍 등 글로벌 플랫폼을 통한 직접 판매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일본이 대기업 중심의 보수적 유통 구조를 유지하는 사이 한국 화장품 기업들은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유행을 빠르게 반영하고 제품 출시 주기를 단축했다. 여기에 K팝·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가 더해지며 글로벌 팬층이 소비자로 연결됐다. 다른 회사 제품을 대신 개발·생산해 주는 한국콜마·코스맥스 같은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들이 세계적 수준의 생산 인프라를 구축해 중소 브랜드의 시장 진입과 수출을 뒷받침한 점도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다. 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과 달리 상대적으로 관세·공급망 부담이 적고, 문화 콘텐츠와 결합해 적은 자본으로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 역시 K뷰티의 경쟁력이다. 그러나 불안 요소도 적지 않다. 유행은 빠르게 바뀌고 플랫폼 알고리즘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브랜드 경쟁력보다 일부 히트 상품의 아마존 노출이나 틱톡 바이럴에 의존하는 구조로는 알고리즘 변화나 경쟁 제품 증가 시 수출이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발 ‘미투 상품’ 확산에 따른 저가 출혈 경쟁 우려도 나온다. 빠르고 저렴한 ‘가성비 K뷰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선 ODM 중심 생산 구조가 브랜드 정체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의 표시·인증 강화 등 화장품 규제 강화 역시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결국 K뷰티의 진짜 경쟁력은 ‘브랜드 체력’이다. 화장품은 반복 구매 산업인 만큼 소셜미디어(SNS) 유행을 넘어 “믿고 쓰는 브랜드”가 돼야 오래 살아남는다. 샤넬·에스티로더처럼 강한 브랜드는 플랫폼이 아닌 브랜드 자체로 소비자를 끌어온다. 아마존 인기 상품과 소비자가 일부러 찾는 브랜드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게 K뷰티의 다음 과제다. 문화와 제조업, 디지털 플랫폼이 만든 K뷰티 성장세도 결국 브랜드 철학과 품질 신뢰가 뒷받침돼야 지속 가능하다. 인도·튀르키예·남미 등 화장품 수요가 높고 한류에 관심 많은 신흥 시장 공략으로 수출 저변도 넓혀야 한다. 강주리 경제정책부 기자(차장급)
  • “원팀·유연성, 퍼거슨 리더십 배워야”

    “원팀·유연성, 퍼거슨 리더십 배워야”

    한준희 ‘세계의 축구 명장’ 강연“끊임없이 인재 발굴해 팀 개혁”지도자 장기적 안목·철학 강조 “세계 축구 역사에서 ‘최고의 지도자’로 꼽히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한 번도 전술적 유행을 선도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축구의 흐름에서 뒤처진 적도 없습니다.” 축구에 관한 역사와 지식으로 최고의 전문성을 인정받는 한준희(56) 쿠팡플레이 축구해설위원이 기업을 비롯한 조직이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사점을 ‘세계의 축구 명장’을 통해 풀어냈다. 한 위원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1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신문 광화문라운지 강연에서 역대 월드컵 우승국을 열거한 뒤 “시대와 국가별 상황은 달라도 이들의 우승 배경에는 언제나 ‘원팀’과 ‘유연성’이라는 공통점이 있었고, 이는 장기적인 안목과 철학을 가진 지도자가 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프랑스 대표팀은 ‘백인’ 중심에서 벗어나 흑인과 아랍계 등 다인종으로 구성되면서 극우 정당의 거센 비난을 받았지만 결국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면서 “스페인 대표팀 역시 물과 기름처럼 서로 절대 섞일 수 없는 앙숙이었던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을 주축으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서 우승하며 ‘무적함대’ 시대를 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두 나라의 성공은 에메 자케(프랑스)와 비센테 델 보스케(스페인)라는 걸출한 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뛰어난 기량의 선수들이 있더라도 이들을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 하나의 팀으로 녹여 내고,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지도자가 없었다면 월드컵 우승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위원은 박지성의 스승으로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친숙한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을 리더십의 모범사례로 제시했다. 한 위원은 “퍼거슨 감독은 뛰어난 선수도 아니었고 대단한 전술가도 아니었지만 그 어떤 지도자보다도 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면서 “그 비결은 조직을 하나로 아우르고, 외부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던 그의 리더십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은 “그는 매 시즌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인재를 직접 발굴해 영입하며 팀을 개혁했고, 누구보다 세계 축구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맨유라는 클럽은 물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전체를 세계 최고의 리그로 올려놨다”고 평가했다.
  • “정책국장 자리 약속” 녹취록 공개…전북교육감 후보 단일화 대가 논란[우리동네 선거는]

    유성동 측 “정치 거래 없었다”천호성 측 “악의적 편집·왜곡”이남호 측 “사실무근 허위 주장”전북 교육 수장을 뽑는 전북교육감 선거가 후보 간 고소·고발과 원색적인 비난이 난무하는 진흙탕 싸움으로 가열되고 있다. 14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2파전으로 굳어진 전북교육감 선거에서 이남호(전 전북대 총장) 후보와 천호성(전주교대 교수) 후보가 자질 논란, 후보 단일화 과정을 둘러싼 폭로전을 이어가고 있다. 공직공익비리신고 전국시민운동연합은 지난 11일 천 후보와 유성동 전 예비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유 전 예비후보가 천 후보와의 단일화 대가로 교육청 정책국장 자리를 약속받았다는 의혹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며 인사 거래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이에 유 전 예비후보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과정에서 정치적 거래나 대가 약속은 없었다”며 “오히려 이 후보 측에서 자리 제안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천 후보 측도 “악의적인 편집에 의한 왜곡”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사실무근의 허위 주장”이라며 반발했다. 이 후보의 전북연구원장 재직 당시 칼럼 대필 의혹, 천 후보를 둘러싼 표절·연구년제 논란 등도 재거론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천 후보가 과거 논문 표절을 비판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 역시 기고문 10여 편의 표절 정황이 드러났다”며 “교육자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천 후보는 이 후보의 과거 기고문 대필 의혹으로 맞불을 놨다. 소속 연구원들을 시켜 대필한 게 맞다면 갑질이자 저작권 침해 행위라는 주장이다. ‘가짜 민주 후보’ 논란도 제기됐다. 천 후보가 올해 초 민주진보 단일 후보 경선에 참여 신청서를 냈다가 스스로 신청을 철회했던 전력이 문제가 됐다. 후보들 간 난타전을 바라보는 지역 교육계와 학부모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전북 지역의 정체된 학력 신장, 인공지능(AI) 기반 학습 확대 등 정책 논의는 실종된 채 서로 치부 들춰내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폭로와 고소로 얼룩진 선거가 계속되면 누가 당선되든 교육 현장의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 AI 시대의 역설, 권력이 된 ‘읽기’

    AI 시대의 역설, 권력이 된 ‘읽기’

    듣고 말하는 음성, 문자로 치환돼방대한 정보의 가치 판단 어려워독해 통한 의미 설정 중요성 부각 사회 곳곳에서 문해력이 강조되고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읽기 능력이 성적을 좌우한다는 이야기가 들릴 때마다 아이들에게 “책 좀 읽으라”며 달달 볶고 애걸도 해보지만 그럴 때마다 보란 듯이 스마트폰을 켜고 몇 초 짜리 짧은 영상에 빠져든다. 독서 인구가 줄고 출판계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책 읽는 것이 멋져 보인다고 해서 너도나도 책을 들고 다니는 ‘텍스트힙’이 유행이다. 이런 모순된 상황을 만날 때마다 어느 것이 진짜인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왜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맞닥뜨렸을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요즘 출간되는 책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얇지만 여느 벽돌책만큼이나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다. 저자는 독일의 대표적인 미디어문화학자 크리스토프 엥게만이다. 그는 책이라는 매체를 읽는 사람이 줄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메신저, 댓글, 리뷰, 게시물 등의 형태로 생산되는 텍스트 양은 어마어마하게 증가했고 사람들은 책 대신 이런 텍스트를 읽고 있다고 밝힌다. 인쇄술의 발달로 지금까지는 지식의 습득과 지적 담론 과정에서 문자 언어가 지배적인 위치를 점했다면 이제는 ‘구술 언어’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유튜브와 쇼츠, 팟캐스트 등은 검색 가능한 구술 언어를 만들어 냈고 인공지능(AI)이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 광고를 매칭하고 데이터를 축적한다. 인간이 듣고 말하는 모든 것이 기계가 읽는 텍스트로 변환돼 플랫폼 자산이 되고 있다.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과거에 비해 발간되는 책 자체가 너무 많아졌다는 점이다.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인간의 본능에 생성형 AI의 등장이 더해져 누구나 손쉽게 책을 낼 수 있게 되면서 읽을 가치가 없는 책들도 늘어났다. 그런 쓸모없는 책들의 홍수 속에서 진짜 책들이 휩쓸려 가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저자 역시 ‘방대한 양의 책과 텍스트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길을 잃게 만들 때가 많다’고 설명한다. 그러다 보니 무슨 책을 읽어야 하고, 책에서 무엇을 읽을 수 있고 읽어야만 하는지 설명해 줄 수 있는 전문가를 찾게 된다. 책에 관해 이야기하는 방송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채널이 인기를 끌고 여럿이 모여 책을 읽는 독서 모임이 활발한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저자는 성인의 연간 평균 독서 시간만 보더라도 한국과 차이를 보이는 독일 사례를 들어 현상을 설명하고 있어 우리 현실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기는 하지만 시사점은 분명하다. 책을 읽는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은 새로운 권력 관계이자 계층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현상을 엥게만은 ‘새로운 라틴어의 등장’이라고 이름 붙였다. 중세 라틴어가 과거 소수 성직자와 지배층의 언어였다면 새로운 라틴어는 모두에게 열려 있어 누구나 읽을 수 있지만 실제로는 소수만이 읽는 ‘텍스트’ 그 자체다. 읽는다는 행위와 텍스트 작업은 성직자들의 전유물이 됐던 것처럼 텍스트를 직접 다루는 새로운 전문가 신분이 등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AI에 지배당하느냐 마느냐는 읽는 능력을 갖췄느냐의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래도 안 읽어 볼 텐가.
  • 철혈 리더십•재사용 로켓, 머스크가 쏘아올린 ‘우주 혁명’

    철혈 리더십•재사용 로켓, 머스크가 쏘아올린 ‘우주 혁명’

    단 한 대의 로켓도 발사하지 못하던 회사는 어떻게 2.2일에 한 번씩 우주에 로켓을 쏘아 올리는 회사가 됐을까. 미국의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우주 산업 전문 작가인 에릭 버거는 미국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실패부터 영광까지 결정적 순간들을 소개한다. 스페이스X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언젠가 인류를 화성에 정착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꿈을 안고, 재사용할 수 있는 로켓과 우주선을 만들기 위해 2002년 설립한 회사다. 이 대담한 목표의 중심에는 재사용 발사체 기술이 있다. 머스크는 로켓을 우주 공간으로 운반하기 위한 발사 시스템을 한 번 쓰고 버리는 기존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되돌아오는 발사체를 통해 그는 로켓 발사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한다. 스페이스X가 운용하는 초대형 발사체 팰컨 헤비의 2018년 2월 첫 발사 순간을 두고 저자는 “현재가 미래를 앞지른 순간”이라고 기록한다. “로켓은 곧 시야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하늘에 두 점이 나타나더니 점점 밝아졌다. 사이드 부스터가 해안에 있는 착륙장으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중략) 그날 그 장면을 본 사람들은 정말 공상과학 소설을 본 기분이었다.” ‘테슬라 CEO가 자기 소유의 다른 회사를 이용해 거대한 장난감을 만든다’는 비아냥 속에서도 머스크는 낡은 우주 산업의 문법을 깨뜨리고 제2의 우주 산업 시대를 열었다. 팰컨 9의 재착륙, 팰컨 헤비의 발사, 드래곤의 국제우주정거장 도킹 등은 단순한 기술적 성취를 넘어, 인류가 우주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놓았다. “그는 우주를 흥미롭고 재미있으면서도 가능성이 넘치는 곳으로 만들었다. 그는 낡고 진부한 우주 비행의 구시대적 질서를 대부분 허물고 대담하고 역동적인 새 질서로 대체했다. 한때는 불가능해 보였던 일이 이제 더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인간은 여러 별 가운데 있다. 장벽이 하나하나 무너지고 있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된다.” 저자는 스페이스X의 혁신을 기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성장 이면에 혹독한 조직 문화와 리더십이 있었음을 밝힌다. 그는 머스크의 리더십이 가진 양면성을 정면으로 다룬다. 머스크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직원들은 때로 극한의 노동과 압박 속에서 불가능해 보이는 기술적 과제를 해결해야 했다. 직원들은 일주일 80시간 이상 근무를 감내했고 성과를 내지 못하면 곧바로 도태될 수 있다는 압박이 일상이었다고 증언한다. 이런 환경은 내부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했는데, 일부 직원이 머스크의 리더십을 비판하는 공개서한을 썼고 그 여파로 해고된 일도 있었다. 우주개발사를 다룬 책이지만 저자는 단순한 기업, 기술의 성공담을 그리는 데 멈추지 않는다. 혁신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이 요구되는지를 묻는다.
  • 부산 찍고 여수~ 밤바다… 200만 관광객 몰려온다

    부산 찍고 여수~ 밤바다… 200만 관광객 몰려온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글로벌 선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방한 크루즈 200만 시대’에 도전한다. 2024년 133.5만명, 지난해 160여만명에서 대폭 늘려잡았다. 17만t에 길이 347m에 달하는 로얄캐리비안의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호가 부산과 전남 여수항에 잇따라 입항하며 방한 크루즈 관광의 확대 가능성도 재확인했다. ●길이만 347m… 승객 7000명 탑승 승객과 승무원 등 7173명을 싣고 지난 10일 중국 상하이를 출발한 이 배는 12일 오전 7시 부산항에 입항해 12시간 머물렀고, 13일에는 같은 시간 동안 전남 여수항에 기항했다. 세계 최대 크루즈 선사의 여수항 기항이 10년 만에 재현됐다는 점에서 지역 관광업계의 높은 관심이 이어졌다. 관광공사는 동북아 크루즈 노선 재편 흐름을 타고 일본 중심 노선 일부를 한국 기항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선사에 제안했고, 신규 기항지로 여수를 포함시켰다. 관광공사와 선사가 함께 프리미엄 체험상품도 선보였다. 부산에서는 부산항과 서면 메디컬 스트리트를 오가는 셔틀버스 5대를 운영해 K뷰티와 K의료관광을 선보였다. 여수에선 승객 25명이 구례 화엄사를 찾아 템플스테이와 사찰음식 체험에 나섰다. ●부산 K뷰티 체험·여수 템플스테이 템플스테이를 체험한 영국인 에마 데이비슨은 “거대한 불상이 안치된 공간에 들어섰을 때 느꼈던 그 압도적인 평온함은 잊을 수가 없다”며 “진정한 휴식을 얻은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호주에서 온 크레이그 앤더슨은 “사찰 음식 만들기 체험을 하면서 신선한 재료뿐만 아니라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깊이 공감하게 됐다”고 전했다. 로얄캐리비안의 한국 기항은 지난해 9회에서 올해 66회로 7배 이상 확대될 예정이다. 공사는 이를 통해 관광객 약 25만명을 추가 유치하고, 약 630억원의 소비 진작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전체 방한 크루즈 유치 목표도 올해 823회 기항에서 949회로, 유치 목표 인원은 200만명으로 설정했다. ●중국 최대 국영 선사와 협력 강화 시장별 특화 마케팅도 전개한다. 중화권·일본은 대형 크루즈 선사와의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고, 선원 비율이 90% 이상인 동남아 시장에는 짧은 기항에 맞춘 ‘K스피드 상품’을 개발해 주요 기항지에 적용한다. 씀씀이가 큰 구미·대양주 시장에는 아자마라, 윈드스타 등 럭셔리 선사와 공동 마케팅을 확대한다. 중국 최대 국영 선사인 아도라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아도라 크루즈의 한국 기항은 2025년 101항차에서 올해 212항차로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지역 자생력 확대… 630억 소비 효과 한여옥 관광공사 국제관광콘텐츠실장은 “크루즈 관광은 숙박과 교통 인프라가 취약한 지방 도시에 대규모 관광객을 즉각 유입시킬 수 있는 수단”이라며 “별도의 숙박 시설 확충 없이도 수천 명의 외래객을 지방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의 자생력을 높이는 ‘지방 시대’의 핵심 모델인 만큼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로얄캐리비안과의 공동 마케팅이 고부가 상품의 지평을 열었다면, 아도라 선사와의 협력 확대는 방한 크루즈 시장의 압도적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크래프톤도 1억 지원 통했다… 아이 울음소리 2배 커졌다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파격적인 저출생 대책이 실제 출산율 증가라는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부영그룹에 이어 게임 업계 대표 주자인 크래프톤에서도 ‘자녀당 1억원’ 지원책 도입 이후 사내 출생아 수가 2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14일 밝혔다. 크래프톤은 출산·육아 지원 제도 도입 1년 성과를 이날 공개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크래프톤 사내 출생아 수는 총 4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제도 강화 전인 2024년(21명)과 2025년(23명)의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2배 증가한 수치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2월부터 저출생 극복에 기여하기 위해 지원책을 강화했다. 2025년 이후 출산한 구성원에게 자녀당 생애 최대 1억원을 지급하는 현금 지원을 단행했다. 또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2년으로 연장하고 대체인력 채용을 자동화하는 등 비현금성 지원도 병행했다. 서울대학교 인구정책연구센터와의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1억원의 장려금은 회사의 ‘진정성’을 전달해 조직 신뢰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오히려 실제 출산 의향을 자극한 것은 ‘자녀 돌봄 재택근무’나 ‘산전 검사 휴가’ 같은 비현금성 지원 제도였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환경 조성이 구성원들의 심리적 장벽을 낮춘 셈이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결단으로 2024년부터 자녀 1인당 1억원을 지급해온 부영그룹 역시 제도 도입 전 연평균 23명 수준이던 출생아 수가 올해는 전년 대비 28% 늘어나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
  • 너른 평원 속 미지의 기호들…‘주름의 사유’를 열어젖히다

    너른 평원 속 미지의 기호들…‘주름의 사유’를 열어젖히다

    수많은 주름이 얽힌 나스카 대지새로운 사건 생성한 감응의 동력예술 작품·철학 긴밀한 상호작용예리하고 넉넉한 문장으로 탐구 불타는 세계에서 문학은 구원이 될 수 있을까. 문학평론가 우찬제 서강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신작 비평집 ‘숭고의 주름’(문학과지성)은 그 가능성을 향한 절실한 탐구처럼 읽힌다. 생태와 문학 사이의 긴장 혹은 조화는 우 교수 평론의 오랜 화두였다. 신작에서 그는 동시대 예술이 담고 있는 종말과 희망의 예감을 예리하게 읽고 넉넉한 문장으로 풀어내고 있다. 책 제목에 있는 ‘주름’의 사유는 우 교수가 직접 페루를 여행하며 만난 ‘나스카 지상화’에서 길어 올린 것이다. 너른 평원에 그려진 미지의 기호들. 평론가는 그것을 “숭고의 주름”으로 치환한다. “그 주름들은 단순한 경계가 아니라, 서로 다른 차원이 접촉하는 사건의 표면이었고, 이질적 층위들이 교차하며 새로운 사건을 생성하는 감응의 동력이었다. 그러니 나스카의 대지는 그저 평평한 무대일 리 만무하다. 수많은 주름이 기이하게 얽힌 가운데 감각의 재배치를 요구하는 미세한 지형이며, 정동의 스파크가 튀는 장(場)이다. 그곳은 수천 년을 관통해 아직 언어화되지 못한 감성의 미립자들이 서로 스며들고 엉기며, 때로는 미끄러지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감성의 지형도였다.”(‘나스카의 숭고한 주름들, 그 횡단 미학의 풍경’ 부분) ‘문학’평론가임에도 우 교수는 결코 문학만을 비평의 대상으로 삼지는 않는다. ‘정동의 스파크’를 틔우는 것이라면, 미술이나 영화, 음악도 그의 비평적 시선에 포착될 수 있다. 그가 자신의 비평 작업에 ‘횡단’이라는 말을 붙인 이유다. 기실 어떤 예술이 존재하는 방식 자체가 그렇다. 오롯이 시로 존재하는 시는 없고 오롯이 음악으로만 존재하는 음악도 없다. 소설은 언제든 영화가 될 수 있으며 어떤 회화는 무용의 영감이 되기도 한다. 우리 앞에 있는 예술 작품은 다채로운 형식과 철학이 서로 긴밀하게 상호작용한 결과다. 표제작 ‘숭고의 주름’에서 우 교수는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루도비코 에이나우디를 소환한다. 에이나우디는 2016년 자작곡 ‘북극을 위한 비가’를 실제 노르웨이에 있는 빙하 지대에서 연주한 바 있다. 우 교수는 이를 “기후 위기에 직면하여 대전환의 상상력을 일깨우려는 상징적 퍼포먼스”라고 평하며 오늘날 새롭게 빚어지고 있는 ‘숭고’의 지평을 열어젖힌다. “칸트의 숭고는 자연의 압도적 힘 앞에서 이성이 스스로를 초월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숭고는 인간이 만든 재난의 압도적 규모 앞에서 발생한다. 루도비코 에이나우디가 ‘북극을 위한 비가’를 연주했던 북극 빙하의 붕괴는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산업과 소비의 결과다. 따라서 숭고는 이제 초월적 감정이 아니라, 내재적 생성의 운동 속에서 다시 이해되어야 한다. 숭고는 무력감과 책임의 감정으로 변형되며, 이는 주름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획득한다.”(‘숭고의 주름’ 부분) 동시대 가장 ‘뜨거운’ 텍스트, 한강의 글에서 우 교수는 ‘법열’(法悅)의 에너지를 읽어낸다. 법열이란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렀을 때 오는 초월적 희열을 말한다. ‘오월의 광주’와 ‘사월의 제주’라는 압도적이고 무한한 고통을 글로 써낸다는 건 무엇일까. 한강이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를 통해 수행한 그 작업은 어떻게 가능했던 걸까. 그 의미를 우 교수는 이렇게 짚고 있다. “한강은 있는 이야기, 있었던 과거를 단지 그대로 재현하는 작가가 아니다. 있었던 사건에서 고통받은 이들의 차가운 손을 어루만지고, 이미 식어버린 영혼 안으로 스며들어 시리면서도 뜨거운 감각의 실존을 수행한다. 스며든 순간에 몰입하여 시나브로 엑스타시의 절정으로 치닫는다. 그 법열의 에너지와 감수성으로 말미암아, 한강이 스며든 어떤 인간이나 사물도 단지 홀로인 존재의 차원을 넘어선다. 다른 존재와 관계를 맺게 되는, 더 나아가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더불어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는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된다. 죽은 이도 새롭게 시선과 목소리를 지니게 되며, 가장 고통스럽고 속절없는 서발턴 혹은 벌거벗은 호모 사케르들의 눈물 속에서도 청량한 생명의 메시지를 얻게 된다.”(‘고통의 법열과 깊은 주문’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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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꽂이]

    사대문 안 인구 30만 프로젝트(황두진 지음, 해냄) 2024년 10월 기준으로 서울 종로구·중구 인구는 약 26만명으로 그중 약 10만명이 사대문 안에 살고 있다. 건축가인 저자는 이를 30만명까지 끌어올리자는 목표를 제시한다. 사실 도심 공동화는 도시 구조가 만든 사회적 병폐다. 장거리 출퇴근의 일상화는 환경 문제를 심화하고, 시민들은 도심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게 하는 만큼 저자는 문제의 해결책으로 ‘직주(職住) 근접 도시’라는 청사진을 제시한다. 244쪽, 1만 9500원. 현대미술 디알로그(박정현 지음, 연립서가) 빈센트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 마르셀 뒤샹, 프리다 칼로 등이 현대미술 작품을 접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엉뚱한 상상으로 시작한 이 책은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들조차 현대미술 앞에서 당혹감을 드러낼 것이라고 단언한다. 현직 중학교 미술 교사인 저자는 1980년대 이후에 제작된 동서양 현대미술 작품을 직접 선정해 소개한다. 거장들이 작품을 두고 나누는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현대미술이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278쪽, 2만 2000원. 퀀텀 2.0(폴 데이비스 지음, 김영태 옮김, 바다출판사) 1926년 양자역학 탄생 후 100년이 흘렀다. 20세기에 등장한 ‘거의 모든’ 기술은 ‘양자 1.0’ 위에 세워졌다. 현재 양자 기술 발전 속도는 눈부시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다. 그래서 다가올 ‘양자 2.0’ 시대는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저자는 예측한다. 양자컴퓨터, 양자 센싱, 양자 인공지능(QAI) 등 ‘현재 진행형’인 ‘양자 2.0’ 기술이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336쪽, 2만 5000원. 매일 저녁 90초를 위한 시간(심수미 지음, 클) 기자가 취재한 내용은 신문 지면이나 90초짜리 방송 보도에 모두 담기지 못한다. 이 책은 뉴스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엿볼 수 있게 한다. 2016년 국정농단 사건 보도로 이름을 알린 저자는 테러 위협과 재판, 그로 인한 공황, 안면마비 등 고단했던 일상을 담담하게 풀어놓는다. 사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실패와 실수, 그렇지만 이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과정을 통해 보이는 ‘마감 노동자’로서 모습은 여느 직장인의 일상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기자란 무엇인가’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256쪽,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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