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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최대 노동단체 된 민주노총의 책임

    합법화에도 불구하고 ‘법외노조’로 남기로 선언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민주노총에 가입함에 따라 노동계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당장 민주노총은 창립 11년만에 한국노총을 제치고 조합원 규모면에서 제1노총으로 떠올랐다. 특히 단일노조로는 조합원 14만여명으로 최대 규모이자 강경투쟁노선을 견지해온 전공노가 민주노총에 가세함에 따라 노사관계가 더욱 대립적인 갈등국면으로 내닫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무게의 중심이 제조업에서 공공부문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주도권 다툼이 선명성 경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는 이러한 노동계 지형변화에 대비한 정부의 대책 강구를 촉구한 바 있다. 법과 원칙을 허물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유연성을 발휘토록 주문했다. 동일한 맥락에서 최대 노동단체로 부상한 민주노총도 지금까지의 투쟁일변도에서 벗어나 사회적 책임을 공유하는 형태로 변신을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 자신의 주장과 행동에 대해서는 책임을 분명히 지라는 뜻이다. 국가적인 당면과제인 양극화 해소라든가 빈부격차 해소 등에 목소리만 높일 것이 아니라 ‘참여’를 통해 사회적 약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이끌어내야 한다. 노동운동은 지금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조직률에서 보듯 총체적인 위기 상황에 내몰려 있다. 노동계 지도부의 투쟁노선이 도덕성과 대중성을 상실한 채 외따로 놀아난 결과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노총은 최대 현안인 비정규직 보호법과 노사관계로드맵에 무작정 결사반대 구호만 외칠 게 아니라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규모에 걸맞은 책임주체로 탈바꿈하느냐 여부에 한국 노동운동의 미래가 달려 있다.
  • 국립대총장 첫 징계 진통

    교육인적자원부가 국립대 총장 징계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장관급인 국립대 총장 징계는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다. 대상은 전북대 두재균(52) 총장. 그는 평교수 재직 당시 연구비를 빼돌려 개인채무 변제 등에 사용한 혐의(사기)로 기소돼 지난 12일 전주 지방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전북대 교수협의회나 시민단체 등에서는 두 총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반면 두 총장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항소했다. 교육부가 지난 23일 전북대 구성원들을 상대로 여론을 파악한 바에 따르면 교수회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총장직 유임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왔다. 한 관계자는 “총학생회 등 8개 관련 단체들을 만나본 결과, 이렇게 나왔다.”면서 “총학생회는 두 총장이 개방적이고 개혁적인데다 대학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 총장직을 계속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소개했다. 반면 교수협의회(회장·이중호 윤리교육과 교수)는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 회장은 “어느 조직보다 도덕성과 명예를 중시해야 할 대학총장이 무죄추정의 원칙을 내세우며 자리에 있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교수협의회는 2월1일 두 총장 징계요구건을 안건으로 채택, 대통령에게 직위해제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장관급인 국립대 총장에 대한 해임 등 징계는 전례가 없다. 국립대 총장으로서 개인신상 등의 문제로 물러난 경우는 서울대 선우중호·이기준 총장이 있으나 이들은 스스로 사퇴했다. 교육부는 설날 이후 두 총장 징계위 구성 문제를 검토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사상 초유의 국립대 총장 징계위 구성 및 징계 수위가 주목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 감정적인 흑백 사고의 위험성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 감정적인 흑백 사고의 위험성

    지난주에 우리는 세상사가 의지적 선과 악으로 그렇게 확연하게 양분되는 것이 아님을 보았다. 그러면서 그런 세상사 앞에서 무슨 생각을 가져야 할 것인지를 음미했다. 오늘은 흑백적 사고와 감정적 단세포의 위험성을 들여다보자. 인간세상의 온갖 양상을 하나의 복잡한 이야기로서 잘 묘사한 것이 소설 ‘삼국지’가 아닌가 한다. 유비, 관우, 장비, 제갈량, 조조 등 기라성 같은 역사의 실제 인물들이 등장한다. 유비는 그 어진 덕성으로, 관우는 불굴의 의리정신으로, 장비는 천하용장으로, 제갈량은 천하제일의 작전 귀재로, 그리고 조조는 지모의 전략가로 다가온다. 이런 가치 때문에 그들은 모두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다. 그런데 이들이 지닌 그 가치의 장점들이 그들을 실패하게 한 단점들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즉 유비의 어진 덕성이 오히려 어리석은 판단을 하게 하는 장본인이 되고, 관우의 의리정신이 그로 하여금 일을 그르치게 하는 편협성을 낳게 하고, 장비의 무쌍한 용기가 난폭함으로 변해 그로 하여금 비명횡사케 하고, 제갈량의 명석한 두뇌 역량이 그의 건강을 상하게 하고 자기보다 못한 다른 이들에게 일을 분담하는 마음을 빼앗아 버리게 하여 실패의 원인을 만들고, 조조의 재빠른 머리회전이 그로 하여금 자승자박에 빠지게 하는 결과를 낳게 했다. 물론 소설 ‘삼국지’의 원저자인 나관중(羅貫中)은 이런 이면의 사실을 밝히지 않고, 독자가 행간에서 그런 가치들의 이면을 읽도록 하였다. 지난주에도 우리는 모든 가치가 그 이면에 반(反)가치의 찌꺼기를 동시에 함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치와 반가치가 서로 별개의 다른 것으로 분리되어 있지 않고, 동전의 양면처럼 한 사실의 이중성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인식이다. 즉 우리를 성공시키는 복스러운 요인이 동시에 우리를 실패케 하는 재앙으로 늘 작용할 수 있으므로, 지혜있는 사람들과 국민은 복(福)과 화(禍)의 양면을 다 고려하여 세상일을 감정적으로, 단세포적인 택일의 심정으로 처리하지 않는다. 감정적인 택일의 기분은 화끈하게 흑백으로 세상을 양분하여 이것은 전적으로 옳고 좋은 것이고, 저것은 전적으로 그르고 나쁜 것이라고 단정짓는 마음의 태도를 말한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구절이다.‘화여! 복이 의지하고 있는 바이고, 복이여! 화가 엎드리고 있는 바이다. 누가 그 끝을 알겠는가? 정사(正邪)가 없다. 바른 것이 바르지 않은 것이 되고, 선이 다시 재앙이 된다.’ 노자의 이 말은 세상의 일을 일정한 고정적 가치로서 교조적으로 봐서는 안되고, 선명하지 않은 중도의 미덕으로 상황을 다 아우르는 것이 중요함을 언명한 것이겠다. 이것은 모든 상관성을 거두절미하고 절대적인 외곬의 가치로서 어떤 것을 단세포적으로 읽어서는 안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저것과 무관하게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고, 저것은 이것과 무관하게 절대적으로 나쁜 것으로 주관적 감정을 실어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저것이 아무리 나쁜 것이라 하여도 이것이 없었는데 저것이 혼자 생길 수 없으므로 세상사는 다 서로 얽혀 있다. 사람들의 생각이 단세포적일수록 선동가의 흑백적 사고가 설친다. 선동가의 흑백적 사고는 곧 독재적 사고방식과 다르지 않다. 교조적인 흑백적 사고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철학과 문학예술은 숨을 거두고 만다. 그렇게 세상이 단순하면, 세상은 바보들의 행진곡으로 요란하게 된다. 바보들이 일희일비하면, 세상은 한꺼번에 이리 쏠리고 저리 밀린다. 흑백적 사고는 감정적으로 선악을 심판한다. 감정적인 선악관이 선명할수록, 그는 대중을 쉽게 쥐고 흔든다. 왜냐하면 대중은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독일의 현대철학자인 하이데거가 세상 사람들을 지배하는 정서가 ‘남 따라 장에 가는’ 성질로서의 대중성(Offentlichkeit)이라고 말한 것을 유념해야 하겠다. 노자를 다시 말한다. 감정적인 흑백적 사고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 길을 노자는 화광동진(和光同塵)이라 했다. 그것은 빛만을 좋아하고 먼지는 더럽다고 버리는 택일이 아니라, 빛과 먼지와 다 함께 친화하고 동거하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내 생각이나 세상사를 택일적 선명성으로 갈라놓아 이원적 적대감정으로 채색해서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이나 세상사가 다 이중적이어서 화광동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저 구절이 일깨운다. 내 생각이나 세상사에 다 (선/악)과 (흑/백)이 뒤엉켜 있다. 우리나라에 자기가 100% 선과 백의 화신인 것처럼 생각하는 지도급의 사람들이 더러 있는 것 같다. 이런 이들은 불가피하게 사회적인 위선을 짓는다. 흑백적 사고는 마음과 세상의 이중적 사실을 간과하기에 위선을 부른다. 노자는 정의라는 이름아래 위선적으로 심판하는 흑백논리를 피하기 위하여 습명(襲明)이라는 생활태도를 제시한다. 습명은 너무 밝은 것을 약간 감추기 위하여 옷으로 시신을 염하듯이 싸는 것을 일컫는다. 밝기와 어둠의 중간에서 세상을 흑백으로 나누지 말라는 것이다. 자기가 이중적이라는 사람이 훨씬 덜 위선적이고 덜 투쟁적이며, 세상을 위하여 모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좋은 경영자가 될 수 있겠다. 왜냐하면 자기가 습명처럼 이중성의 중간에 서있기에 선과 백의 화신보다 덜 독선적일 뿐만 아니라, 또한 스스로 불선과 흑의 위험성이 자기자신과 사람들에게 있음을 알기에 조심하고 또 조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식한 감정적 생각으로 복합적인 세상을 쉽게 흑백으로 판단하는 교조적 마음보다 오히려 나의 단순소박한 가치관이 세상에 반가치의 괴로움을 주지 않았는지 세상을 전체로서 보살피려는 사람을 지도자로 삼아야 하겠다. 노자가 잘 봤듯이,‘생각이 방정하면 남을 자르게 되고, 청렴하면 남에게 상처를 입히게 되며, 강직하면 방자해지고, 영광스러우면 휘황찬란해진다.’ 평균적으로 한국인이 가장 애송하는 시가 윤동주의 ‘서시’라고 한다. 대단히 아름답고 조촐한 시다.‘죽는날 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스치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 했다.(…)’ ‘맹자’의 ‘진심상’에 나오는 군자의 세가지 즐거움 중에서 두 번째의 즐거움으로 ‘우러러 하늘에 부끄럼이 없고, 굽어 사람에 부끄럽지 않음’이라고 한 말이 연상된다. 그토록 일말의 부끄럼도 없는 마음은 지순한 사람의 극치를 상징한다. 지극하도록 순결한 마음이므로 잎새에 스치는 바람에 잎새가 다칠까 괴로워한다. 해맑게 흐르는 계곡의 투명한 물이 떨어지는 낙엽에 오염될까봐 마음 졸이는 사춘기의 순수성을 맛본다. 평균적으로 한국인이 저 시를 그렇게 좋아한다는 것은 한국인이 깨끗한 심성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보여준다. 본디 물이 맑은 나라의 마음이라고 할까. 그러나 저 순수성의 가치도 반가치의 배설물을 토해낸다. 이것이 세상의 엄연한 사실이다. 그 순수의 배설물은 이른바 어떤 혼융을 싫어하고 잡동사니를 배척한다는 점이다. 순수성은 섞임과 혼융을 불순하다고 여겨, 순수를 고집하면서 편협성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순수성의 가치는 편협성의 반가치를 필연적으로 동반한다. 순수의 가치를 지키려는 의지가 맹렬한 경우에 그 가치 수호는 쉽게 배타적인 독선으로 나아가면서 타자에 대한 혐오감을 노출하게 된다. 율곡이 금강산에서 불교와 접종한 것은 유교의 순수성을 더럽히는 참을 수 없는 이단적 행위로 간주된다. 그래서 율곡은 스스로 불교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을 참회하는 글과 생각을 여러 번 나타냈다. 살아남기 위한 방편인듯 싶다. 조선 인조 때에 유학자였던 장유(張維)가 ‘계곡만필’에서 중국에는 유학이외에 불학과 단학(도가)이 있고, 유학도 정주학과 육왕학이 다 공존하는데, 조선에는 오로지 주자학만 있어서 무식한 자나 유식한 자나 오로지 입으로 주자만을 봉독하는 편협한 풍토를 개탄한 적이 있었다. 순수성의 반가치가 흑백적 사고로 이어지는 것 같다. 주자학이 편협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주자학은 다양하게 불교의 심학과 노장의 자연학을 다 아우르면서 유교의 문화를 철학적으로 한 단계 끌어올린 풍요한 사상이다. 다만 그 주자학을 편협하게 공부한 조선조의 전통적 문화풍토와 그 습기(習氣)가 문제였다. 세상을 흑백적 감정으로만 읽는 사람들은 세상을 본의 아니게 내편과 네편으로 갈라 놓는다. 그런 편가르기는 다 순수와 불순의 대결구도에서 생긴다. 어떻게 올바른 순수가 더러운 불순과 섞일 수 있는가? 이런 흑백적 사고가 우리를 편협하게 만든다. 세상의 모든 사실은 서로 얽히고 설켜 있는 복합적 전체의 구조인데, 단순한 감정적 흑백심리는 세상을 그 전체에서 이익되게 하는 데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우리는 감정상의 흑백심리보다 전체를 이익되게 하는 지혜를 터득하도록 애써야 한다. 맹자가 말한 ‘하늘과 사람에 대해서 부끄럼이 없는’ 마음은 진토(塵土)의 세상을 살아가는 구체적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일이겠다. 인간이 살아가는 조건은 하늘의 빛과 땅의 흙먼지가 서로 공존하는 중간지대다. 그래서 노자가 ‘화광동진’이나 ‘습명’이라고 부른 것은 인간이 행복하게 살기 위한 조건을 말함이겠다. 습명은 자기 속에 있는 밝음만 보지 말고 어둠을 보면서 어둠의 반가치가 재앙을 피우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말이겠다. 세상의 균이 소탕되지 않는다. 건강한 사람은 무균자가 아니고 보균자다. 보균자는 병원체를 몸에 늘 지니고 있다. 몸을 늘 보살피는 자가 건강한 사람이다. 우리도 우리의 역사에서 누가 추상적으로 더 순수했던가 하는 기준보다, 누가 우리 모두를 편가르지 않고 구체적으로 더 잘 보살피려고 했던가를 우리의 영웅으로 섬기는 법을 배워야 하겠다. 우리는 우리 모두가 복을 짓는 지혜를 배워야 한다. 하늘이 우리에게 주려는 복도 차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한다면, 이것이 천추(千秋)의 한(恨)이 아니겠는가!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대우건설 인수 ‘불꽃경쟁’

    대우건설 인수 ‘불꽃경쟁’

    20일 실시된 대우건설 예비입찰 마감 결과 금호그룹-산업은행, 유진그룹-신한은행, 두산중공업-두산산업개발의 3파전으로 유력 후보가 압축된 가운데 한화그룹이 변수로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을 비롯해 대우자동차판매. 프라임산업, 삼환기업, 대주그룹, 경남기업(한신공영 포함) 등 총 10개 컨소시엄이 제안서를 냈다. 이달말 예비입찰 후보로 선정되면 4∼6주간 대우건설을 실사한 뒤 오는 3월말 우선협상대상자를 가리는 본입찰에 참여한다. ●예비입찰 탈락 업체 1∼2곳 불과할 듯 이번 예비입찰은 구속력이 없다. 경쟁자가 많아야 매각 가격도 높아지는 만큼 상징적으로 1∼2개 업체만 탈락시킬 것이란 관측이다. 주채권단인 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제안서를 낸 10개 컨소시엄에는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를 합해 총 53개사가 참여했으며, 재무적 투자자는 여러 컨소시엄에 중복해 들어가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이날 계열사가 부실하거나 도덕성 시비에 휘말렸던 회사들을 ‘인수 부적정 기업’으로 지목해 조만간 리스트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채권단인 자산관리공사측은 “예비입찰엔 특별한 심사기준이 없는 만큼 컨소시엄 참여 기업의 윤리성 부문은 살피지 않는다.”면서 “향후 본입찰에서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기준을 정해 우선협상대상자를 가릴 것”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이번 예비입찰에서는 인수가격을 매각 예상가보다 낮게 써내거나 그 정도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 보이는 회사 정도만 걸러지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지분 50%+1주’의 조건으로 매각하는 만큼 주식 시가와 ‘+α’인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 예상가격은 최소 3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군인·교원공제회 ‘끝까지 재보자’ M&A시장의 최대 투자자로 꼽히고 있는 군인공제회와 교원공제회는 본입찰 전까지 속내를 드러내지 않을 방침이다. 이날 예비입찰을 신청한 업체들은 인수가격과 간략한 자금 조달 계획 정도만 써내면 되는 만큼 군인공제회와 같은 재무투자자들은 아직 파트너를 고를 시간이 남아 있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가장 좋은 조건을 주는 후보를 고르겠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일반 투자자처럼 ‘돈 놓고 돈 먹는’ 단체가 아닌 만큼 공익성도 고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과거 금호타이어의 M&A에 참여해 외국 자본으로부터 국내 기업을 보호했다는 명분을 얻었던 게 좋은 예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그룹측은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현재 도시개발 사업을 진행중인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인천공장 부지 72만평중 절반과 시흥시 정왕동 군자매립지 등을 매각해 1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했다.”며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구청에 출근하는 연예인들

    구청에 출근하는 연예인들

    영화 ‘마파도’와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 주었던 배우 이정진(28)씨가 공익근무요원으로 소집된 지 10개월여 만에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구청이 주관하는 공식 행사장이 아니라 자신이 근무하는 곳에서 일상의 모습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스타 이정진이 아닌 공익근무요원 이정진씨의 하루를 밀착 취재했다. ●광진구 어르신들에게 사랑받는 ‘정진이’ 지난 12일 오전 광진구 보건소의 50평 남짓한 체력단련실. 머리가 히끗히끗한 마을 어르신 10여명이 구슬땀을 흘리며 운동삼매경에 빠졌다. 두터운 겨울옷 몇벌을 걸어둔 옷걸이가 갑자기 ‘툭’하며 쓰러진다. 옷을 주섬 주섬 걸쳐 입던 60대 어르신이 누군가를 찾는다.“어, 정진이 어디갔어. 이거 정진이가 있어야 고치는데, 원….” 이정진씨의 임무는 고장난 옷걸이나 운동기구를 고치는 것은 물론 운동기구에 기름칠하고 청소하기, 서울 수돗물 ‘아리수’를 받아다가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공급하기 등 말 그대로 ‘잡일’이다. 보건소에서 비만이나 당뇨에 관한 설명회라도 열리는 날은 환자들이 앉을 의자를 배열하고 자료도 복사하며 쓰레기도 버리고 심부름도 하느라 더 바쁘다. 그가 일하는 체력단련실은 광진구 보건소 당뇨·고혈압 교실에 등록된 50대 이상 노인들이 주로 찾는다. 적당한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하는 당뇨·고혈압 환자들을 위해 광진구는 이들에게 체력단련실을 무료로 내주었다. 이날도 체력단련실을 찾은 어르신들은 그와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며 운동을 시작했다.“‘배우’라는데, 나야 모르지, 그냥 애가 착하고 웃으면서 인사 잘 하니까 좋지 뭐.”라고 말을 하며 할아버지 한분이 운동을 시작했다. 또 다른 어르신은 체력단련실 문을 열고 들어오며 그에게 껌한통을 건넨다. 매일 아침 보는 청년에 대한 친근감의 표시였다. 그를 편히 여기는 50·60대 아줌마·할머니 이용객들이 가져다 주는 주전부리도 쏠쏠하다. 배와 곶감, 삶은 감자와 고구마 여러개를 이씨 손에 쥐어주고 가면 함께 일하는 공익근무요원들과 나누어 먹는다고 했다. ●일본 여성 팬들 찾아와 난처한 적도 많아 오전 7시 출근, 낮 12시 점심식사, 오후 1∼2시 운동기기 점검, 오후 4시 퇴근. 퇴근 후에는 2시간 가량 운동을 하고 집에서 쉰다. 여느 공익근무요원과 똑같은 일상이다. 요즘은 노인들을 상대로 생활하다 보니 하루가 조용히 가지만 처음에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많았다. 그는 광진구에 처음와서 3개월 동안 자원봉사센터에서 근무했다. 자원봉사센터에서는 관내 초·중·고교에서 자원봉사에 대한 특강을 진행한다. 공익근무요원은 강사 보조 역할을 하지만 여중·여고를 방문하는 날이면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그를 보러 몰려든 학생들 때문에 학교 측에서는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며 정중하게 그를 쫓아낸 적도 여러 차례 있다. 그가 체력단련실로 근무지를 옮긴 뒤에 이런 해프닝은 사라졌지만 예상치 못한 또 다른 방문객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바로 일본 여성 여행객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로 영화배우 권상우씨가 일본에서 유명세를 타면서 이정진씨가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한다는 사실도 전해졌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잘 타일러서 돌려 보내기라도 하겠지만 말도 안 통하는 일본인 아줌마 관광객들에게는 대책이 없다.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열심히 운동하는 체력단련실에서 이정진씨의 공익근무 사실을 알리는 일본 신문을 들고 찾아온 아줌마 팬들과 멀뚱멀뚱 바라만 보며 민망한 시간을 보낸 적도 여러차례 있었다고 한다. ●“당분간 배우 이정진 잊어주세요.” “근무 시간에는 사인이나 사진 촬영은 안합니다. 쟤는 2년 동안 사진이나 찍고 갔어라는 말이 들린다면 연예인에 대한 특혜로 비춰지겠죠.” 배우 이정진씨가 우려하는 것은 바로 그 부분이었다. 그는 지난 2003년 MBC 드라마 ‘다모’에 출연하기로 했다가 계약을 파기해 손해배상을 치르고 공식적으로 사과한 적이 있다. 드라마에 말타는 장면이 많았는데 말만 타면 이유없이 몸에 열이 나고 아팠다고 한다. 그는 이를 계기로 종합검진을 받았고 그 결과 자신이 천식을 앓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동물 알레르기에 천식까지 겹쳐 드라마 촬영도 포기했고 신체검사에서도 공익근무요원 대상자로 판정 받았다. “천식 때문에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는데 사람들은 연예인인 제가 공익근무요원이 된 것도 특혜라고 생각하겠죠. 그래서 근무 시간에는 일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소집 해제되면 어떤 배역을 맡고 싶냐는 기자의 질문에 “잘 모르겠어요.”라며 짧게 답한다. 항간에 떠도는 여가수 모씨와의 열애설에 대해서도 “그냥,‘설’이잖아요.”라며 대수롭지 않게 웃어 넘겼다. 그러면서 애인은 없다고 했다. 남들처럼 미팅과 소개팅도 꼭 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스타 공익근무요원으로 어려운 점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는 “사람들이 연예인에게 대단한 도덕성을 요구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진씨는 이번 인터뷰에서도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무척이나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공익근무요원 신분에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행동이 보도되면 오해를 살 것을 염려한 것이다.1년 가까이 남은 근무 기간을 무사히 마치고 이정진씨가 다시 영화팬들의 품으로 돌아올 날을 기다려 본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스타 공익근무요원 활용방안 스타급 연예인 공익근무요원은 이정진씨 외에도 탤런트 소지섭(29)씨와 한재석(33)씨가 더 있다. 지난해 3월 마포구청에 배속된 소씨는 현재 구청 문화체육과 공보팀에서 일한다. 각종 행사를 진행하고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문화체육과에서 소씨는 보조 업무를 담당한다. 신문에 난 구청 관련 기사를 스크랩하고 각종 행사 촬영 비디오 테이프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도 한다. 야외 행사가 있는 날에는 청중이 앉을 의자를 배열하는 등 잔심부름을 한다. 마포구청 직원들은 소씨가 민첩한 편이어서 업무 처리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했다. 반면 말수가 적고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연예인이라고 의식하는 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 한다고 전했다. 2004년 11월 병역기피 파문에 연루됐던 한재석씨는 현재 송파구청 재난관리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한씨는 당초 교통지도과에 배치돼 주차 단속과 과태료 통지서 발부 등의 일을 맡았으나 결국 대민 접촉이 적은 부서로 이동했다. 송파구 관계자는 “한씨를 구청 홍보에 적극 활용할 방안을 고려했지만 병역 기피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민원인과 접촉이 덜한 부서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뀌띔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씨 역시 언론과 인터뷰를 일절 사절하고 구청 행사에 공식적으로 나서는 것을 매우 부담스러워하는 등 일반적인 공익근무요원과 똑같이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스타급 연예인 공익근무요원들이 구청에서 담당하는 업무는 주로 행정 보조 및 잡무다. 비슷한 시기에 군에 입대한 god 전멤버 윤계상씨와 탤런트 박광현·홍경인씨처럼 연예 병사들이 국방부 근무지원단 홍보지원반에 소속돼 특기를 살려 군 생활을 하고 있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국방홍보원 기획과 안병호 홍보팀장은 “가수 유승준씨 사건을 계기로 군도 연예인에 대한 시각을 달리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들은 얼굴이 알려졌다는 이유로 군대에서 겪는 어려움과 입대와 동시에 팬들에게 잊혀질 것에 대한 두려움 등이 크다.”고 말했다. 안 팀장은 이어 “연예인들을 적극적으로 군 홍보에 활용해 보니 그 효과가 대단하다.”면서 “이들이 국민에게 다가서는 친근한 군의 이미지를 심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연예인 공익근무요원들을 획일적으로 구청의 잡무를 보도록 할 것이 아니라 이들의 부가가치를 적극 활용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마포구청에는 소지섭씨를 보려는 일본인 여성팬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일주일에도 수차례씩 구청을 방문하고 있다. 이들은 소씨를 기다리는 중에 일본어와 중국어로 제작된 마포구 홍보 자료를 꼼꼼히 챙겨 보며 관내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얻어간다는 것이 구청 관계자의 말이다.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한은경 교수는 “소지섭씨와 같이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한류 스타에게 잡무를 시키는 것은 구청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손해”라면서 “소씨가 마포구청에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일본 관광객들에게는 마포구청의 이미지도 덩달아 좋아지는 후광효과가 있으니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인적 브랜드 자산 가치가 있는 스타 공익근무요원들을 잘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서울시는 물론 해당 자치구들이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공익근무요원 실태 서울시에서 일하는 공익근무요원(지난해 10월 현재)은 모두 8423명에 이른다. 서울시 본청에 1800명, 서울시 각 자치구에 6623명이 근무하고 있다. 대부분 구청·동사무소에서 문서를 수발하거나 도로에서 차량을 단속하는 공익근무요원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덕수궁 앞에서 매일 3차례 ‘수문장 교대의식’을 하는 ‘조선시대 병사’들도 알고 보면 공익근무요원들이다. 병무청은 공익근무요원에 대해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 및 사회복지시설의 공익 목적수행에 필요한 경비, 감시, 보호, 봉사 또는 행정업무의 지원과 국제협력 또는 예술, 체육의 육성을 위하여 병역의무의 한 형태로 운영하는 제도”라고 정의하고 있다. 공익근무요원은 행정관서요원(2년 2개월), 국제협력봉사요원(2년 6개월), 예술·체육요원(2년 10개월)으로 나뉘는데, 공익근무요원의 99.5%가 행정관서요원으로 일하고 있다. 행정관서요원의 월급은 일반 사병과 같다.▲6개월차(이등병에 해당) 5만 4300원 ▲7∼13개월차(일등병에 해당) 5만 8800원 ▲14∼21개월차(상등병에 해당) 6만 5000원 ▲22개월차(병장에 해당) 7만 2000원을 받는다. 올해부터는 연말 보너스 200%가 월급에 반영됐다. 여기에 하루 식비 4000원, 차비 1600∼2000원이 지급된다. 또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주5일 근무를 하며, 상황에 따라 특근·야근을 하기도 한다. 신체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이들은 “일반 군대에 비해 덜 힘든(?) 일을 하고 있다.”는 놀림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공익근무요원들의 인터넷카페 ‘참공익’은 “총 대신 사회 구성원을 앞에 두는 이들, 우리는 이렇게 우리의 젊음을 그렇게 바칩니다.”라면서 공익으로서의 자부심을 표현하고 있다. 김유영 정은주기자 carilips@seoul.co.kr
  • [씨줄날줄] 인사청문회/한종태 논설위원

    미국에서는 장관들이 취임 전에 상원 해당 상임위에서 대략 이틀에 걸쳐 철저한 검증을 받는다. 고위공직자로서 충분한 자격과 도덕성을 갖췄는지, 언행 불일치는 없었는지, 국가발전을 위한 비전은 있는지 등등을 알아보는 것일 게다. 우리나라도 마침내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법을 개정, 국무위원 전원이 국회 청문회 대상이 되도록 했다. 우리 정치문화를 업그레이드할 바람직스러운 일로 대부분 여겼다. 그런 장관 인사청문회가 처음부터 단추가 잘못 꿰어지는 모양새다. 신년초 개각명단에 오른 5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첫 국회 청문회가 무산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다. 사학법 반대 장외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청문회 때문에 ‘회군(回軍)’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열린우리당은 야당이 불참하는 ‘반쪽 청문회’는 개최하지 않겠단다. 첫 장관 청문회를 여당 단독으로 진행할 경우 쏟아질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것 같다. 이런 추세로 가면 청문회 기간만 허송세월하는 꼴이 된다. 쓸데없이 개각 부처의 행정 공백만 초래하고서 말이다. 신년초라는 중요한 시기에, 그것도 한달 이상의 공백이라니…. 장관 청문회 도입은 지난해 1·4 개각 파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교육부총리에 임명된 이기준씨의 부적격성이 연일 도마에 오르면서 청와대가 결국 인사검증시스템의 문제점을 시인하고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을 전 국무위원으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여당 내부에서 국정·행정 공백과 청문회가 정쟁으로 흐를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럼에도 임명장은 대통령한테 받지만 국회에서 엄격한 자질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여론의 힘이 앞섰고, 결국 인사청문회법이 개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는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이 엉망이기 때문에 반드시 국회가 대신 걸러줘야 한다.”고 말했었다. 정부가 인사청문요청안을 12일 국회에 제출할 모양이다. 법에 따라 내달 10일까지 시간은 있다. 여당도 야당 핑계만 대지 말고 청문회의 유산 방지에 적극 나서고, 한나라당도 청문회의 착근을 위해 국회에 돌아오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러지 않으면 어렵게 시작한 장관 청문회의 무용론이 불거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경인지역 새민방 25일쯤 선정

    경인지역 새민방 25일쯤 선정

    경인 지역 새 민영방송 사업자 선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재작년 말 방송위원회가 iTV에 재허가 추천을 내주지 않으면서 진행되어온 새 사업자 선정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방송위가 설 연휴(28∼30일) 전에 모든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원칙을 내놓은 점을 감안하면 중순쯤 15명 정도의 심사위원회 구성에 이어, 사업자 신청을 낸 5개 컨소시엄으로부터의 의견청취,4박5일간의 합숙 심사를 거치게 된다.25일을 전후해 심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업자 선정인 만큼 내달로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공정심사, 방송철학 검증 철저히 컨소시엄 당사자들이 잔뜩 긴장해 있는 가운데 각계로부터 다양한 목소리들이 쏟아지고 있다. 방송위도 지난해 12월21일부터 1월3일까지 의견을 접수했다.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공정심사, 그리고 방송철학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주요 내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언론단체들은 대부분 외형적 자금력보다는 주주의 투자 의지, 경영 투명성, 권력의 부당한 간섭 배제, 지역성 구현 등을 중요한 요소로 지적한다. 한국프로듀서연합회는 iTV 정파(停波) 사태의 원인을 지역성 구현 실패, 경영 투명성 부재, 정치권력의 부당한 간섭 등으로 꼽고 이같은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 컨소시엄이 뽑혀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인천연대’도 새 방송이 추구해야 할 3대 정신으로 지역성과 공익성, 시민 참여 활성화, 소유와 경영 분리, 경영 투명성 등을 꼽았다. 최근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경인지역 새 방송 올바른 선정 방향은 무엇인가’란 주제의 토론회에서 반현 인천대 교수도 “지역성 구현이 가장 중요한 선정 이유가 되어야 한다.”며 “iTV의 재허가 추천 거부의 외형적 이유는 재정능력 악화였지만, 근본적으로는 지역 시청자를 외면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새 방송 사업자 누가 될까 새 방송사업자 심사 대상은 태경산업 등이 대주주로 참여한 Good TV,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중기협)가 최대주주인 경인열린방송(KTB), 영안모자가 최대주주인 KIBS, 국내 대표적 벤처기업인 휴맥스가 최대주주인 TVK, 한국단자공업이 최대주주인 나라방송(NBC) 등 5개 컨소시엄이다. 자본금 규모로는 KTB가 1500억원으로 가장 유리하고, 그 뒤를 TVK,Good TV,KIBS,NBC가 따르고 있다. 하지만 당시 iTV의 대주주였던 동양제철화학과 대한제당이 투자여력이 있음에도 추가 증자 의향을 밝히지 않아 정파사태를 불렀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단순 외형적 자본규모보다는 주주의 경영 의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소유구조 문제와 지역성 구현 측면에선 Good TV가 유리할 전망. 태경산업과 황금에스티, 기전산업 등이 각 15% 지분으로 공동 참여하고, 시민주가 10%에 이르는 등 민영방송의 고질적 문제점인 소유구조 집중 문제에서 가장 자유롭다.iTV 정파 이후 기존의 노동조합원을 중심으로 새 방송 준비를 해왔던 ‘새방송 창사 준비위원회’(창준위)도 이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NBC 컨소시엄은 iTV 시설과 장비를 인수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 조속한 방송 재개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설립자본금(575억원)이 지나치게 적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TVK 컨소시엄은 탄탄한 자금력과 대주주인 휴맥스의 셋톱박스 사업을 통해 SO(유선방송사업자)를 통한 역외 재전송에 유리하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방송사업 경험 부족이 약점이다. ●정치적 로비설 등 변수 이런 와중에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의 도덕성 문제, 일부 정치권 로비설 등이 제기돼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TVK 컨소시엄의 최대주주인 휴맥스는SO인 남인천방송의 2대주주인 채널선과의 지분 관계 논란에 휩싸여 있다. 방송법상 지상파방송사업자와 SO는 서로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 방송위는 이런 문제를 의식해 지난달 29일 5개 컨소시엄에 SO 등 방송사업자 출자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자료제출을 요청했다. 일부 컨소시엄은 정치권 로비설에 시달리고 있다. 청와대 지지설, 사전 내정설 등을 유포하고 다니다가 경고를 받거나, 국회 문화관광위에서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서울광장] 노조전임자 숫자부터 줄여라/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노조전임자 숫자부터 줄여라/우득정 논설위원

    지난 4일 한국노동연구원 주최로 열린 ‘이념적 좌표를 통해 본 노동운동의 미래’라는 토론회에서 학계 인사들은 노조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파당 정치가 심화되면서 노동운동의 위기가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노동운동내 정파들이 정책경쟁은 뒷전으로 제쳐둔 채 이념논쟁에만 골몰하면서 노동자 대중들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조직률이 해마다 줄어들다가 지난해에는 사상 최저 수준인 10.6%로 떨어진 것이 단적인 예다. 그럼에도 노동계는 아직도 원인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반노동정책’의 선봉장으로 지목해 퇴진운동을 벌였던 김대환 노동부장관이 이번 개각에서 낙마하자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에서 이러한 기류가 읽혀진다. 김 장관은 틈만 나면 “노동계의 위기는 내부에서 온다.”며 노동계 지도부를 겨냥했던 만큼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김 장관이 물러가고 이상수 내정자가 노동장관에 취임한다고 해서 사정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노동계에서조차 의견이 갈라진 비정규직 보호법을 비롯, 노동계가 악법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노사관계 로드맵)은 이 내정자로서도 소명감을 갖고 처리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특히 34개항에 이르는 노사관계 로드맵은 노동운동의 대중성 이탈을 불러온 ‘전투적’‘대립적’ 노사관계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법제화돼야 한다. 특히 로드맵의 핵심인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허용’이 내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법 개정작업은 이뤄져야 한다. 조합원 300인 이하의 영세 노조가 87%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현행법대로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을 금지하고 지급시 사용자를 처벌하면 노조가 완전히 무력화된다는 노동계의 우려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노조전임자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노동자들의 권익 개선 항목까지 걷어차버리려는 지금의 접근방식은 잘못됐다. 오히려 노조전임자의 숫자를 국제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 올바른 자기 혁신이다. 지난 2002년 노동연구원과 국제노동기구(ILO)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노조전임자는 단체협약상 조합원 118명당 1명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101(노조 답변)∼104명(인사노무 답변)당 1명이었다. 우리와 같은 기업별 노조체제인 일본이 500∼600명당 1명, 산별체제인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각각 800∼1000명당 1명,1500명당 1명인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노조전임자가 5∼15배가량 많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노조전임자의 임금 지급문제가 노조원들로부터 그다지 공감을 얻지 못하고 ‘귀족노조’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는 것도 바로 과다한 숫자 때문이다. 따라서 노동계가 앞장서 선진국 수준으로 노조전임자 숫자를 줄인다면 임금의 족쇄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리고 임금을 사용자가 지급하는 것이 한국적 관행이라는 노동계와 ‘무노동 무임금’이라는 국제적 원칙이 준수돼야 한다는 사용자와의 대립구도도 쉽게 해소될 수 있다. 현재 노조전임자에 대한 회사의 임금 지급비율은 96%, 상급단체에 파견된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비율은 100%에 이른다. 회사돈으로 노동운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노조 회계의 투명성도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회사 의존적 임금구조를 ‘목숨을 걸고 고수하겠다.’고 목청을 높이는 것은 한마디로 자가당착이다. 노동운동의 생명인 대중성과 도덕성을 되찾는 첫 단추는 노조전임자 숫자 줄이기에서 시작돼야 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청문회서 보자” 野와 협공태세

    “청문회서 보자” 野와 협공태세

    숱한 논란과 격렬한 반대, 심지어는 청와대를 향한 읍소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의 유시민 의원이 끝내 보건복지부장관에 내정된 뒤 정치권 관심은 이제 ‘인사청문회’로 옮아가기 시작했다. 대통령도 ‘고유 권한’인 인사권을 발휘했으니 ‘유시민 카드’에 부정적인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회의 ‘고유 업무’인 인사청문회로 ‘한판 붙어보겠다.’는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유 내정자의 ‘친정’인 열린우리당은 물론이고, 한달 남짓 길거리 투쟁을 벌이는 한나라당 역시 ‘서면질의’를 해서라도 철저히 따지겠다고 벼르고 있다. ●우리+민노=11명… 과반은 확보 유 내정자 인사청문회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리게 된다. 현재로서는 한나라당이 국회 등원을 거부하고 있지만, 열린우리당(10명)과 이미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 민주노동당(1명)만으로도 복지위 전체 20명의 과반이 돼 청문회 개최에는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은 민주당의 동참도 적극 독려할 계획이다. 청문회에서는 유 내정자를 향한 여권 다수의 격정적인 반발이 고스란히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가까운 예로, 그는 황우석 교수의 논문조작 의혹이 불거지자 MBC PD수첩팀을 향해 “참여정부 들어서 언론 자유가 너무 만발해져 냄새가 날 정도”라고 공격한 적이 있다. 한 복지위원은 “복지부 업무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부분인데 이렇게 경솔하게 말했던 전력이 있으니 이런 것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벼운 말만으로 장관 잘하기 어려워” 복지위의 열린우리당 이기우 간사는 “유 내정자는 그동안 현안이 생기면 가벼운 말 한마디로 처신해 왔는데, 수많은 직능단체 사이에서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할 복지부장관직에 맞는지 모르겠다.”면서 “정치는 말로 하지만, 행정은 그런 게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짚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양극화 해소와 저출산 극복처럼 올해 가장 가장 중요한 국정과제를 유 내정자가 해낼 수 있는지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유 내정자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정동영계는 용서할 수 없다.”며 퍼부었던 독설을 기억하는 의원들은 “진정한 개혁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검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여당 복지위원 가운데 문병호·김선미 의원은 4일 청와대의 ‘유시민 입각 발표’에 반발해 유례없는 성명서까지 발표한 초·재선 18명에 포함돼 있다. 한판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나라 “서면질의 통해 따질것” 한나라당은 장외투쟁 중이어서 청문회에 직접 참석은 않겠지만, ‘서면질의’를 통해서라도 따질 것은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박재완 간사는 “‘공격적인 스터디’를 통해 정책수행 능력은 물론이고, 도덕성 문제도 제기할 것”이라면서 “서면질의를 받아보고 자질이 없다고 판단되면 임명철회 성명서나 건의안을 한나라당 명의로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4개부처 개각] 정치권 반응

    2일 개각에 대한 정치권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여당은 “일하는 정부의 진용을 갖췄다.”고 반겼지만, 야당은 ‘코드개각’‘면죄부용 개각’이라며 날을 세웠다. 정세균 의장과 이상수 전 의원 등 당내 인사 2명을 입각시킨 열린우리당은 크게 환영했다. 전병헌 대변인은 “풍부한 국정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분이 주요 내각에 포진, 집권 후반기에 더 큰 결실을 이룰 것”이라면서 “두 장관을 임용함으로써 민생 체감형 경제 활성화를 이루고,21세기형 노사 화합의 새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총선 때는 총선 징발, 지자체 선거 땐 지자체 징발을 하고 있고, 장관직을 지자체 선거나 대권 후보들 경력 관리용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단 한 사람의 국무위원도 제 몫을 하지 못하므로 전원 교체해 조각 수준으로 개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원칙도, 도덕성도 없는 수준 이하의 개각”이라면서 “특히 노동부 장관은 불법 대선자금 관련자에 대한 보상차원의 인사이고, 보건복지부 장관은 여당 내에서조차 반대가 심한 인물을 임명하기 위해 시간을 번 것”이라고 비꼬았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도 “대권 수업을 마친 두 장관이 빠져나간 자리를 메우기에 급급한 땜질형 개각, 측근 참여형 개각일 뿐”이라면서 “정치적 비전과 그랜드 플랜도 없다.”고 지적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5·31 지방선거 누가 뛰나] 참신·도덕성 후한 점수 시민운동가 ‘태풍의 눈’

    [5·31 지방선거 누가 뛰나] 참신·도덕성 후한 점수 시민운동가 ‘태풍의 눈’

    시민단체 출신들이 올 지방선거에 대거 출마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민운동을 통해 얻은 인지도와 전문지식을 지니고 있어 ‘태풍의 눈’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북지역의 대표적인 시민운동가인 최형재(42) 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전주시장 출마를 준비 중이다.‘광주 흥사단’ 사무국장인 김전승(45)씨는 광주 북구청장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할 태세다. 인천 시민단체인 ‘민주개혁을 위한 시민연대’는 1월 중 지방자치위원회를 열어 회원 가운데 출마를 원하는 사람들을 후보로 옹립하고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은주(42) 공동대표는 “현재 3∼4명이 지방의원에 진출할 뜻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개로 안희태(48) 인천 ‘남동시민모임’ 공동대표는 남동구 의원 출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원도에는 변지량(47) 전 ‘춘천경실련’ 사무처장이 춘천시장에 출마할 예정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제한이 따르지만 사면된다면 열린우리당으로 출마할 전망이다. 나창덕(56) ‘국제키비탄 태백클럽’ 운영위원장은 태백시장 출마를 위해 한나라당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조정식(50) ‘생명의 숲’ 공동대표도 무소속으로 태백시장에 출마할 뜻을 비춰 시민운동가끼리 격돌이 예상된다. 허남욱(43) 전 ‘삼척청년회의소’ 회장, 정상철(60) ‘민족통일 양양군협의회’ 회장은 각각 삼척시장과 양양군수 무소속 출마를 고려 중이다. 이들은 기성 정치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참신성과 도덕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방자치제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비정치성과 객관성에 존립 기반을 두는 만큼 직접 현실정치 참여가 순수성을 훼손시킨다는 시각도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공교육 정상화… 지금 학교에선] (5)관심 높아지는 대안학교

    [공교육 정상화… 지금 학교에선] (5)관심 높아지는 대안학교

    최근 대안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안학교의 매력은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다양한 체험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제는 이른바 ‘문제아’들의 집합소가 아니라 인성교육은 물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지닌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의 터전으로 자리잡고 있다.‘교육 실험’에서 벗어나 교육의 엄연한 한 축으로 부상하는 대안교육 현장을 찾았다. 용인 헌산중학교 “야∼” “오∼” “정말 아깝다.”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용인 헌산중학교 2층 강당에 모인 58명 학생들의 입에서 한숨과 환호성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이날은 이 학교 연례 행사의 하나인 학생 대표를 뽑는 날이었다. 회장과 부회장으로 선출된 학생 외에도 낙선한 학생들과 친구들은 모두 축제처럼 행사를 즐기고 있었다. 회장으로 당선된 2학년 기평호(15)군은 “화장실과 샤워기 등 친구들에게 학교생활의 불편한 점을 개선하겠다고 호소한 것이 설득력이 있었던 것 같다.”며 쑥쓰러워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이날 행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학생회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서다. 말 그대로 학생들이 지켜야 할 규정이나 제반 사항을 학생회가 스스로 결정한다. 학생들은 모두 선생님과 함께 기숙사에서 공동체 생활을 한다. 하루 종일 학생과 교사가 함께 지내다 보니 공동체 생활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은 기본이 됐다. 에피소드 하나. 지난 2003년 한 명이라도 반찬을 남기면 모두 하루를 굶기로 결정한 뒤 한 명 때문에 학생은 물론 교사 모두 하루를 쫄쫄 굶기도 했다. 이후 반찬을 남기는 학생은 사라졌다고 한다. 학생들은 매일 일기쓰기 등 마음공부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공부보다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저녁마다 ‘마음 대조일기’를 쓰고 매주 한 차례 전교생이 모여 발표하고 의견을 나눈다. 친구들과 다툰 사소한 일에서부터 걱정거리, 선생님에게 서운했던 점까지 서로의 발표를 듣다 보면 그동안 부정적인 감정이 눈녹듯 사라진다고 한다. 재학생 대부분은 경기도와 서울,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집이 있는 학생들이다. 일반 중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지만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쫓아 이 곳을 찾은 학생들도 20%나 된다. 대안교육 특성화학교로 지정된 덕분에 일반 중학교에서 배우는 교육과정은 6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풍물과 태껸, 사진, 수영, 재즈댄스 등 특성화 수업으로 구성돼 있다. 행정적인 부분만 담임이 맡고 하루 대부분의 생활지도는 교장과 교감을 제외한 9명의 교사가 3∼8명씩 맡아 책임진다. 방과후 활동에서부터 용돈 관리, 고민 상담, 공부, 놀이 등 모든 것을 24시간 내내 담당 교사와 함께한다. 서울 덕수정보산업고에 진학이 결정된 한은주(16)양은 “일반 학교에서는 하기 어려운 여러가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대안고등학교인 경주 화랑고로 진로를 결정한 오초이(16)양은 “무엇보다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 대안학교를 선택했다.”면서 “사회복지사가 되어 내가 배운 것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원 경기대명고등학교 “우리 아이들은 태풍과 같은 존재입니다. 겉으로는 거칠고 대하기 힘들지만 들여다 보면 태풍의 눈처럼 조용하고 심성이 고운 아이들입니다.” 경기 대명고 김용길 교감은 학생들을 이렇게 평가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아’지만 주위에서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면 ‘훌륭한’ 아이들이라고 했다. 수원 당수동에 있는 경기 대명고는 국내 유일의 공립 대안학교다. 지난 2002년 경기교육청의 인가를 받아 문을 연 뒤 올해 초 25명의 졸업생을 처음 배출했다. 현재 재학생은 94명. 모두 일반계 및 실업계 고등학교는 물론 부모조차 감당하기 어려워할 정도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23일 이곳에서 만난 학생들은 언제 그랬느냐는듯 한결같이 밝은 얼굴이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경기도 수원, 안산, 군포, 안양, 의왕 등에 있는 학교에서 전학왔다. 학부모나 학생 모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이 곳을 찾는다. 그렇다고 교육과정이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학업이 뒤처진 경우가 많아 고1 때 마쳐야 할 국민공통 기본교과를 1·2학년 때 나눠서 이수하는 점이 다를 뿐이다. 정규 수업 외에 실용음악이나 조리, 태권도, 골프, 헤어미용 등 다채로운 특성화교과 수업도 학생들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켜주고 있다. 학생들이 이 학교를 다니면서 보이는 가장 큰 변화는 ‘뭔가를 할 수 있고, 해야겠다.’는 자신감과 적극성. 지난 2월 졸업한 25명은 모두 대학에 합격했다. 내년 2월 졸업할 30명도 21명이 이미 대학 진학이 결정된 상태다. 특히 선생님들은 올해 수원과학대 실내건축 디자인과에 합격한 김모(20)양을 잊을 수 없다. 지난달 어머니와 함께 학교를 찾아와 감사 인사를 전한 김양이 이 곳으로 온 것은 지난 2002년 4월. 항상 불만에 차 있었고, 반항이 심했다. 건축 일을 하는 아버지의 실직으로 가정형편도 어려웠다. 그러나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3학년 때 1년여 동안 위탁교육을 받으면서 김양의 생활은 달라졌다.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컴퓨터설계(CAD) 자격증까지 땄다. 대학에 합격한 뒤에는 아버지와 함께 작은 가게도 열어 직접 1억 5000만원짜리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서준석 교사는 “학교생활이 엉망이던 아이들도 믿어주고 또 믿어주면 졸업 후 반드시 사회에서 자신의 몫을 한다.”면서 “‘안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한 발짝 떨어져서 아이들 편에 서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용인·수원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자녀들 다양한 욕구부터 이해 학교와 자녀 믿는게 가장 중요 헌산중 오병갑 교장 “자녀들의 다양한 욕구부터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경기도 용인 헌산중의 오병갑(54) 교장은 대안학교를 염두에 두고 있는 학부모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사회에서, 아이들의 욕구도 그만큼 다양할 수밖에 없는 만큼 부모들도 자녀들을 대하는 자세를 달리 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자녀를 대안학교에 보낸 뒤 학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게 성적입니다. 자유로운 분위기는 좋지만 성적이 뒤처져 대학 진학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며 걱정합니다.” 오 교장은 “이런 걱정 때문에 학교를 다시 옮기는 학생들이 매년 서너명은 된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다르다.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인성은 물론 학생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와 학교를 믿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갈수록 사회가 다양해지고 도덕성이 강조되는 현실에서 학교역할도 지적 능력만 키워주는 데서 벗어나 더욱 다양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나 자유로운 교육과정을 원하는 아이들을 위한 학교는 물론 아이들의 다양한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학교가 세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정부의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대안교육 특성화학교로 지정됐다고 하더라도 특성화 교과에 드는 비용은 학부모가 별도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이중부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부모들이 요구하는 교육 수준이 다양해지고 있어 이에 따른 국가적 지원도 다양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용인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대안학교는 어떤곳대안학교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봤다. ▶대안학교는 모두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나. -아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대안학교는 100여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중학교 6곳과 고등학교 19곳 등 25개교만 해당 학력을 인정해주고 있다. ▶비인가 학교도 앞으로 인가를 받을 수 있다고 하던데. -교육부는 대안학교의 학력 인정 폭을 넓혀주기 위해 지난 3월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했다. 내년 상반기 중에 시행령이 개정되면 현재 학력을 인정받지 못한 학교들도 일정한 절차를 거쳐 신청하면 학력을 인정받는 각종 학교로 구분돼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학력인정이 되지 않은 대안학교에서 학력을 인정받으려면. -해당 학력에 해당하는 검정고시를 치러야 한다. ▶대안학교에 입학했다가 다시 일반학교로 전학갈 수 있나. -그렇다. 학생측에 큰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대부분 받아준다. 반대로 일반학교에 다니다가 대안학교로 전학가려면 대안학교에 결원이 생기는 경우에 한해 받는 경우가 많다. 결원이 생기면 보통 한 달 전에 공고를 낸다. ▶대안학교에 입학하려면. -대안학교는 대부분 전국 단위에서 학생을 모집한다. 그러나 기숙사가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 등·하교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신입생을 선발하는 기준은 학교별로 모두 다르다. 중학교 다닐 때의 출결 상황이나 생활 등을 보는 곳도 있다. 학부모나 학생 본인의 면접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학생과 학부모의 의지가 중요하다. ▶모집시기는. -대부분 매년 10월쯤에 신입생을 뽑는다. 고등학교의 경우 실업계 고등학교보다 앞서 신입생을 모집하므로 미리 확인해야 한다. ▶대안학교의 학비는. -기본적으로 일반 학교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곳은 일반 학교와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받지 못하는 곳은 서너배 이상 비싸다. 특히 기숙사가 있는 경우 별도로 숙식비를 내야 한다. 학교별로 학부모가 별도로 내야 하는 비용도 있으므로 해당 학교 홈페이지에서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대안학교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은데. -이우학교의 이우교육연구소(www.2woo.re.kr)와 대안교육연대(www.psae.or.kr)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우교육연구소는 학력 인정 대안학교 관련 정보를, 대안교육연대는 비인가 대안학교 관련 정보를 주로 다룬다. 학교별로 방학 기간에 운영하는 계절 학교를 활용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진학하고자 하는 학교에서 생활하면서 2∼3일 동안 미리 경험해볼 수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메가트렌드 2010/패트리셔 애버딘 지음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메가트렌드(Megatrend)가 분명 존재한다. 이런 메가트렌드를 제대로 읽어 낸다면 다가오는 미래사회를 조금이나마 내다볼 수 있지 않을까. 메가트렌드란 10년 혹은 그 이상의 기간동안 개인, 사회, 세계적 삶을 형성하는 크고 중요한 방향성을 의미한다. ‘메가트렌드 2010’(패트리셔 애버딘 지음, 윤여중 옮김, 청림펴냄)은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메가트렌드를 끄집어 내고 있다. ●깨어있는 자본주의 저자인 미래학자 패트리셔 애버딘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는 기업을 중심으로 그 실상을 파헤쳐 미래에 다가가고 있다. 미국 기업체의 사원으로부터 조직에 이르기까지 영성(spirit)의 힘으로 운영되는 기업 활동을 다양하게 분석했다. 하지만 이는 기업에 국한된 변화가 아니다. 기업이라는 변화의 큰 줄기를 통해 그것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는 21세기 사회는 ‘깨어있는’ 자본주의로 전망한다. 현재와는 다른 자본주의의 모습이다. 사회·경제적 트렌드뿐만 아니라 영적인 트렌드 즉 내적인 트렌드가 자본주의를 새롭게 변신시킨다는 설명이다. ●영혼이 있는 기업의 승리 그는 현시대의 메가트렌드를 크게 7가지로 요약한다. 먼저 종교와는 다른 의미를 갖는 영성의 발견이다. 명상과 요가가 뜨고, 성스러운 존재가 비즈니스로 흘러 들어간다. 영적인 CEO들이 기업을 변화 시킨다. 또 새로운 자본주의의 탄생을 예고한다. 지금까지 자본이 단순히 이익에 집중했다면 앞으로의 자본은 주주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까지 배려하는 깨어있는 자본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타벅스. 자신의 상표를 전 세계에 알리는 한편 품질과 환경등을 상승시키는 커피 재배업자들을 우수 공업자로 인정한다. 이어 고액 연봉을 받는 카리스마적인 CEO들이 빠르게 사라지며 중간 계층이 부상한다. 지난 20세기는 중간관리자를 불필요한 존재로 보아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여겼으나 이제는 중간관리자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한다. 특히 영혼이 있는 기업의 승리를 강조한다. 기업이 이윤만을 추구한 결과 도덕성을 상실했고, 그로 인해 더 많은 비용이 소모되면서 많은 이들이 영적 가치의 추구를 통해 기업에 희망을 불어 넣고 있다고 밝힌다. 각 기업들이 자체적인 영성 센터나 영적 리더들을 기업 내부에 기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소비자도 바뀐다. 단순히 편리함을 추구하던 이들이 이제는 사회, 환경, 나아가 세계를 고려하는 깨어있는 가치를 추구하는 핵심세력이 된다는 설명이다. 요가, 명상, 용서프로젝트, 비전 퀘스트등 다양한 테크닉들도 메가트렌드의 한 흐름이다. 마지막으로 꼽은 메가트렌드는 바로 사회책임투자 시대의 도래다. 기업들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가치를 두고 있는 곳에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1만 5000원.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서버 마비 ‘대입 大亂’

    서버 마비 ‘대입 大亂’

    2006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마감일인 28일 원서접수 대행 사이트에 수험생이 몰리면서 서버가 마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날 원서접수를 마감하는 대학들의 마감 시한을 하루 연장해 29일까지 대학별로 사정에 따라 원서접수 마감 시간을 대학 홈페이지 등에 공지하고, 필요하면 창구접수도 받도록 각 대학에 긴급 지시했다. 서버 마비로 원서접수 기간이 연장된 것은 처음이다. 원서접수를 이날 마감하려던 대학들은 원서접수 시한을 29일까지로 하루 더 연장했다.29일 낮 12시까지 마감하는 대학은 건국대 고려대 덕성여대 명지대 서강대 성균관대 성신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다.29일 오후 2시까지는 홍익대며 오후 3시까지 연장한 대학은 서울여대 숙명여대다. 한편 사태가 확산되자 교육부에는 학부모와 수험생들의 문의 및 항의전화가 폭주해 업무가 마비됐다. 김재천 이효연기자 patrick@seoul.co.kr
  • [씨줄날줄] 上火下澤/이용원 논설위원

    교수신문이 올해 한국의 사회상을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上火下澤’(상화하택·위에는 불, 아래는 못)을 선정했다는 뉴스에 당황한 이가 적지 않을 것이다. 사자성어(고사성어)에 자신 있는 사람이라도 上火下澤은 처음 보는 단어일 터이기 때문이다.上火下澤은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사자성어가 아니다. 따라서 사전에도 실려 있지 않다. 이 단어는 주역의 한 괘인 ‘火澤睽’(화택규)를 넉 자로 풀어쓴 것이다. ‘주역’(周易·역경)은 중국 주나라때 만든 역서로 천지만물이 변화하는 원리를 설명하는 책이다. 지금은 역술가들이 많이 사용해 점치는 책 정도로 알려졌지만, 본래는 시경·서경과 함께 유학의 3경을 이루는 철학서이다. 주역에는 모두 64가지 괘가 있으며 火澤睽는 38번째 괘이다.火澤은 불이 위에 있고 못이 아래에 있는 형상을 말하며,睽는 괘의 의미를 나타낸다. 곧 불이 물 위에 있으니 물이 끓을 리 없어 불은 불대로, 물은 물대로 따로 노는 상태인 것이다.睽는 ‘서로 반목한다.’는 뜻. 우리사회가 온갖 갈등과 반목 속에 올 한해를 보낸 걸 생각하면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을 찾기 힘들다. 그러면 주역의 괘에서 火澤睽와 반대 되는 건 무얼까.49번째 괘인 ‘澤火革’(택화혁)이다. 물이 위에 있고 불이 아래에 있는 형국이다. 그러니 불이 자연스레 물을 끓여 그 결과 革, 변화와 개혁이 일어나는 것이다. 예로부터 동양철학에서는 백성을 흔히 물에 비유했다. 예컨대 공자는 ‘백성은 물과 같아 배(왕)를 띄우기도 하지만 한번 성나면 배를 가라앉힌다.’고 해 백성을 두려워하고 백성의 뜻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澤火革이 무조건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물을 끓일 때는 속도와 강약을 잘 조절해야 한다. 불이 너무 세면 물이 졸거나 솥이 타기 일쑤이고, 때로는 물이 넘쳐 불을 죽이기도 한다. 반면 불길이 너무 약하면 어느 세월에 물이 끓겠는가. 새해 2006년에는 우리사회 각 구성원이 화합하고 협력해 긍정적인 변화를 이루어 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불(火)인 지도자가 먼저 능력과 도덕성을 가다듬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래서 내년 이맘때면 火澤睽가 아닌 澤火革이 화두가 되고, 교수신문에서는 ‘上澤下火’(상택하화·위에는 못, 아래는 불)가 한해의 사자성어로 뽑히기를 기대한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브로드캐스트 뉴스(EBS 오후 11시30분) 최근 ‘PD수첩’ 보도로 방송계가 홍역을 앓고 있다. 이 영화는 겉보기에는 멜로지만 방송국 내부의 피말리는 경쟁을 다루는 한편, 뉴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는 도덕성 문제까지 진지하게 거론하고 있다.‘애정의 조건’(1983년)으로 데뷔한 제임스 L 브룩스 감독의 연출력이 빛난다. 윌리엄 허트와 홀리 헌터는 이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유명해졌다. 잭 니콜슨과 조안 쿠삭의 모습도 잠깐 만날 수 있다. 캔자스 시골 출신 톰(윌리엄 허트), 보스턴 출신 아론(앨버트 브룩스), 네브래스카의 제인(홀리 헌터)은 같은 방송국에서 일하고 있다. 제인은 맹렬 여성 PD, 아론은 재능있는 뉴스 앵커, 톰은 무명 기자다. 어느 날, 톰은 강간 피해여성의 인터뷰를 감동적으로 전달하며 톱 뉴스 앵커로 승진한다. 뒤처진 아론은 톰이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렸던 장면이 연출됐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이 사실을 제인에게 알려준다. 평소 톰을 흠모하고 있던 제인은 크게 실망하고, 번민 끝에 그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게 되는데….1987년작.127분. ●이퀼리브리엄(SBS 오후 11시55분) 오우삼 감독이 빚어낸 비장미 넘치는 홍콩 누아르의 총격 장면을 뛰어넘는 것이 있으리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오락영화로서 다른 면은 제쳐두고라도 이 영화의 총싸움 장면은 신선한 충격 그 자체다. 미국에서 개봉했을 당시 ‘매트릭스´(1999년)의 아류 등 혹평이 퍼부어졌으나, 비주얼로 보면 재미가 넘쳐나는 작품이다. 국내에서 개봉했을 때 카피가 ‘매트릭스는 잊어라!´였다. 권법이나 검술 동작이 총과 멋드러지게 결합해 총기 무술 ‘건 카타´가 창조됐다. 액션 시나리오에 일가견을 보이고 있는 커트 위머 감독이 연출했다.‘태양의 제국´(1987년) 아역으로 얼굴을 알렸고,‘아메리칸 사이코´(2000년)의 성격파 배우에서 ‘배트맨 비긴즈´(2005년)를 통해 액션스타로 거듭나고 있는 크리스찬 베일의 무표정 연기가 인상적이다. 인류는 제3차 세계대전 이후 강력한 법 체계를 지닌 사회 ‘리브리아´를 만든다. 총사령관이라는 독재자가 통치하는 곳이다. 모든 사람들은 ‘프로지움´이라는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며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 사회의 법을 보호하는 ‘그라마톤 성직자´는 투약을 거부한 반역자와 감정을 유발시킬 수 있는 책, 예술, 음악 등을 없애는 것이 임무다. 그라마톤 성직자의 최고 요원인 존 프레스턴(크리스찬 베일)은 임무 수행 과정에서 우연한 사건들을 접하며 몰래 ‘프로지움´을 멀리하고, 자신에게 감정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괴로워하는데….2002년작.107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선생님과 함께하는 초등논술] (2) 동화로 논술형평가 준비하기

    동화는 어린이들의 동심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 또 어린이들의 잠재된 상상력을 무한히 끌어낼 수 있는 환상의 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동화가 상상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고 해서 논술과 거리가 먼 것은 아니다. 어린이들은 동화를 읽으면서 무한한 상상력을 동원해 동화 속의 주인공이 되어 보기도 하고, 자기 마음대로 이야기를 바꾸어 보기도 한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은 서툴기는 하지만 동화 속 인물이나 인물의 한 일에 대한 나름대로의 비판적이고 종합적인 생각이나 느낌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동화를 소재로 한 논술형 문제 실제로 요즈음 저학년 학생들의 동화를 학습제재로 한 학습 내용을 살펴보면 종전과는 달리 동화를 단순히 이해하고 분석하기보다는 동화속의 인물이 되어 인물이 한 일에 대해 내 생각을 말하거나 글로 써 보는 활동,‘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상상해 이야기의 일부분을 바꾸어 보는 활동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오늘은 이러한 동화를 평가제재로 하여 2학년에서 제시될 만한 논술형 평가 문제를 예시로 들고, 출제 의도나 논술의 주안점, 가정에서 대비할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하여 간략하게 소개해 보려고 한다. 2학년 2학기 말하기 영역의 둘째 마당 학습제재 중 ‘꽃씨와 소년’을 듣고,‘이야기에 나오는 인물이 한 일에 대한 내 생각을 쓰시오.’라는 논술형 문제를 제시할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이야기의 줄거리를 소개하면, 사람들이 정직하게 사는 나라를 만들고 싶은 임금님이 백성들에게 꽃을 피울 수 없는 볶은 꽃씨를 나누어 주고 이 꽃씨로 꽃을 잘 피우는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꽃을 피우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벌을 주겠다고 말한다. 그 꽃씨가 볶은 꽃씨인 줄 모르는 백성들은 벌을 받지 않으려고 모두 꽃집에서 꽃을 사다가 심는다. 그러나 임금님을 속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 한 소년만이 벌을 받을 줄을 알면서도 꽃을 피우지 못한 화분을 내 놓게 된다. ●인물의 행동에 대한 의견 정리 이렇게 이 이야기는 벌을 피하기 위해 거짓을 꾸며내는 인물과 정직하게 대처하는 인물의 대비를 그려낸 것이다. 따라서 인물이 한 일에 대한 내 생각을 쓸 때는 비판적인 관점에서 상반된 두 인물이 한 일을 비교해 내 생각이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쓸 수 있는지가 평가의 주안점이 된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정직한 소년이 옳고, 거짓을 행한 백성들은 나쁘다는 관점만을 정답으로 요구하지는 않는다. 극단적으로 ‘벌을 받을 줄 알면서도 꽃이 피지 않은 화분을 내놓은 소년은 어리석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꾀를 내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썼더라도 어린이의 생각이 분명하고 그 생각에 대한 이유나 근거가 타당하면 그 논리에 대한 도덕성과 상관없이 어린이의 수준에서 수용해 줄 필요도 있다고 본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에 대한 도덕적인 가치에 대한 판단은 주입이 아닌 다양한 삶의 비교를 통해 점차로 이해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역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고 그에 대한 이유나 근거가 뚜렷하게 들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평소에 가정에서 동화를 읽고 동화 속 인물이 한 일에 대해 가족끼리 독서토론이나 토의를 해 본다면 다양한 삶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과 도덕적인 판단력을 키워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서울교대부설초등학교 교사 허득실
  • [사회플러스] 이휴상 서울노총前의장 구속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14일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서울노총) 이휴상 전 의장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했다. 이 전 의장은 200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서울시로부터 받은 지원금 11억원 중 3억 7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의장은 “돈을 쓴 사실은 있지만 노조를 위해 조직관리비로 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검찰은 전했다. 지난 9월 서울노총 단위노조 간부 등으로 구성된 ‘서울노총의 도덕성회복과 올바른 개혁을 위한 연대’는 이 전 의장을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 [대입 정시모집 지원 전략] 덕성여자대학교

    나군과 다군으로 분할모집하며, 일반·특별전형과 정원외 전형을 통해 모두 1004명을 선발한다. 일반전형 인문사회·자연계열은 수능 70%와 학생부 30%를, 예체능계열은 수능 40%, 학생부 30%, 실기 30%를 반영한다. 특히 다군의 ‘수능 100% 전형’은 2005학년도부터 시작한 전형으로, 학생부 성적이나 논술·실기고사 없이 수능성적만으로 213명을 뽑는다. 다군에서는 또 농어촌학생전형 47명과 실업계 고교출신자전형 38명을 정원외로 선발한다. 수능성적은 계열별로 3개 영역의 백분위 점수를 반영한다. 인문사회·예능계열은 언어, 외국어 또는 수리, 사회탐구영역(2과목)을, 자연계열은 언어 또는 외국어, 수리 ‘가’또는 ‘나’형, 과학탐구영역(2과목)을, 약학부는 외국어, 수리 ‘가’형, 과학탐구영역(3과목)을 각각 반영한다. 자연계열 지원자 가운데 수리 ‘가’형 응시자에게는 백분위 성적에 가산점 10%를, 약학부 지원자 가운데 화학Ⅱ, 생물Ⅱ 응시자에게도 각각의 백분위 점수에 가산점 10%를 준다. 원서는 24∼28일 인터넷 접수한다. 이광수 교무처장
  • [부고]

    ●이영수(SL인베스트먼트 대표)미자(정신여고 교장)씨 모친상 이인호(LG애드 회장)이석노(전 일본지바현 거류민단 단장)임승일(뢰벤브로이코리아 대표)배홍갑(이하우징 〃)씨 빙모상 1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5일 오전 9시 (02)3010-2262●박원재(태양물산 회장)원세(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부회장)원순(우수학원 원장)정미(한국가톨릭대 교수)씨 모친상 김인응(사업)조홍렬(해암한의원 원장)씨 빙모상 12일 서울 강남성모병원, 발인 15일 오전 7시 (02)590-2352●우덕환(건국대 사범대 부속중 행정실장)국환(고양시 화수초등학교 교감)현숙(의료보험공단 서울지부 심사3과)씨 부친상 13일 건국대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02)2030-7905●주재만(한국의약신문 편집국장)재승(코리아엠뉴스 취재부장)씨 모친상 김남훈(대한한방병원협회 사무총장)백남현(사업)한명호(덕성철강 대표)씨 빙모상 1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5일 오전 9시 (02)3010-2233●윤의선(한국HP 대리)씨 부친상 1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5일 오전 6시30분 (02)3010-2261●김만경(서울청소년세상 이사장)씨 부친상 1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5일 오전 5시 (02)3010-2239●신현진(현대산업개발 사업기획팀 과장)씨 부친상 김규태(KBS 시사정보팀장)권오겸(중앙전자 대표)씨 빙부상 13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병원, 발인 15일 오전 7시 (031)906-4199●원덕연(전 동아타이어 사장)씨 별세 동준(서울위생병원 진료부장)동훈(서울예대 교수)동현(ING생명 부장)동욱(한국교통연구원 책임연구원)씨 부친상 임동수(임신경정신과의원 원장)씨 빙부상 김미경(김미경정신과의원 원장)씨 시부상 1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02)3410-6918●안효선(삼성화재 신바람대리점 대표)효석(호남석유화학 과장)효택(삼성정밀화학 〃)효중(보명실업 차장)효숙(대전고등법원)씨 모친상 1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4일 오전 7시 (02)3010-2291●곽의순(전 코트라 동우회장)씨 별세 배재현(베트남 대사관 공사)박상길(LG전자 엔트워프법인 차장)씨 빙부상 12일 서울대병원, 발인 15일 오전 7시 (02)2072-2011●이원강(전 연암공대 교수)씨 상배 동상(신동에너지 대표)동형(대학 강사)동원(캐나다 거주)동연(미국 거주)씨 모친상 1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6일 오전 7시 (02)3410-6912●노광기(STX조선 경영기획본부장)씨 부친상 13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15일 오전 7시30분 (02)2001-1096●백남수(네오미디어 대표)남원(삼성건설 과장)경희(한국외대 직원)씨 모친상 1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5일 오전 6시 (02)3410-6917●유욱종(전 원자력안전기술원 감사)씨 부친상 승우(두산 부장)씨 조부상 13일 영주 성누가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054)635-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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