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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하버드 ‘천재 총장’이 실패한 까닭/이덕연 연세대 교수

    지난달 하버드대학의 로런스 서머스 총장이 사임하였다. 그 이유와 배경에 관해 말들이 많지만, 한마디로 말한다면 학부 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혁 프로그램이 교수들의 반발로 무산된 것이다. 대학에 대하여 정치만큼이나 경쟁력이 없다는 ‘심한’ 비난과 함께 개혁 요구가 집중되는 우리 상황에서 대학개혁과 그것을 둘러싼 갈등 자체는 새삼 관심거리가 될 것이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고, 학생 1인당 교육비가 우리나라 유수한 대학의 10배이상인 하버드대학의 일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대학의 심각한 문제점에 대한 인식과 진단 및 구조개혁 처방은 이미 과잉상태이기 때문이다. 대학이 왜 그리고 무엇을, 어떤 방향으로 개혁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더이상 재론이 필요 없을 정도로 충분히 논의되었다. 우리 교수들은 말할 것도 없고, 서머스가 최우선 개혁 대상으로 관심을 가졌던 커리큘럼이 어떻든간에 매킨지그룹이나 골드만삭스 같은 유수한 기업으로부터 초임 연봉으로 9만달러를 제의받는 졸업생을 배출하는 하버드의 교수들도 대부분 문제인식은 공유하고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잘 모르겠지만, 정치개혁·정부개혁·의회개혁·사법개혁·교육개혁·식단개혁 등등 개혁의 홍수 속에서 교수 생활을 하는 한 시민으로서 이번 ‘하버드 스토리’를 굳이 소개하는 까닭은 조금 생뚱맞지만 ‘사람’과,‘사람관계의 다발’인 세상이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브랜드 가치에서 둘째 가라면 서운해 할 하버드의 교수들, 특히 전통적인 연구 중심의 대학구조와 운영체제 속에서 학부 강의시간을 최소로 유지하면서 연구를 우선해 온 정년보장 교수들에게 강의부담이 가중되는 방향의 학부 커리큘럼 개혁이 달갑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치열한 스타교수 영입경쟁에서, 돈보다는 자유로운 연구활동을 위한 적은 강의부담이 최선의 유혹수단이 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서머스의 개혁구상은 총론적으로는 맞지만,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좀더 신중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정작 ‘서머스 개혁’이 실패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다른 데 있었던 듯하다. 그의 아버지는 펜실베이니아대학, 어머니는 와튼경영대학원의 교수를 지냈고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MIT의 폴 새뮤얼슨과 케네스 에로 스탠퍼드대 교수가 삼촌과 외삼촌이다.28세 최연소로 하버드대 정교수에 임명되었고,1993년 차관으로 재무부에 들어가 44세인 99년 장관이 되었다. 이어 2001년 하버드대 총장에 취임하기까지 서머스 자신도 말 그대로 승승장구했다. 최고의 경제학자 집안 출신에, 탁월한 능력과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인 만큼 아마도 세상에 무서울 게 없었을 터. 그는 세간의 기대에 한치의 어긋남 없는 재승박덕의 천재 악동(惡童)식 행태로 유명하였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마돈나와 순결의 관계만큼이나 그와 겸손은 거리가 멀다.’라 하고, 루빈은 재무부장관 재직 중에 가장 즐거웠던 일이 ‘서머스 길들이기’였다고 너스레를 떨 정도였다. 루빈의 길들이기가 효과를 봤는지 장관 재직 중에 많이 순화되었다는 평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점잖은 하버드 교수들에게 ‘나를 따르라!’는 식으로 개혁을 주도하는 젊은 총장 서머스는 여전히 ‘짝이 맞지 않는 양말을 신고, 셔츠 끝자락이 삐쭉 튀어나와 있는’ 똑똑한 철부지에 불과하였던 듯하다. 그에게 2% 부족했던 건 나이나 식견이 아니었다. 개혁의지도 아니었다. 사람과 세상에 대한 겸손과, 겸손하지 않고는 결코 가질 수 없는 덕성과 유연함, 바로 ‘사람’이었다. 러플린 총장 주연의 ‘카이스트 스토리’의 갈등구조는 어떤 것인지, 바빠서 어렵겠지만 혹시라도 우리 ‘개혁공화국’과 ‘개혁대학’의 리더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적잖이 궁금하다. 이덕연 연세대 교수
  • [이슈 따라잡기] ‘공직자 추문 릴레이’ 그 원인과 배경은

    [이슈 따라잡기] ‘공직자 추문 릴레이’ 그 원인과 배경은

    공직자들에게 2,3월은 기억하기도 끔찍한 달이 될 성 싶다. 최근 공직자들이 잘못된 처신으로 구설에 오르면서 파문이 꼬리를 물고 있기 때문.‘공직자 추문 릴레이’와 그 사회적 파장을 되돌아 보면서 원인과 배경 등을 짚어 본다. 지난 달 이종헌 청와대 행정관의 외교기밀문서 유출로 ‘문’을 연 ‘파문 릴레이’는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이라는 ‘쓰나미’를 일으켰다. 최 의원은 사건 발생 3일 뒤인 지난 달 27일 탈당 뒤 ‘의원직 사퇴’ 압박에 맞서 보름여 잠적 기간 내내 논란의 핵심에 있었다. 이어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3·1절 골프 파문’이 터졌다. 이 전 총리측은 해명 과정에서 엇갈린 진술로 의혹을 키우다 함께 라운딩을 한 사업가들의 로비 의혹이 제기되면서 ‘낙마’했다. 숨쉴 틈도 없이 이명박 시장의 ‘황제 테니스 논란’이 뒤를 이었다. 한국체육진흥회의 ‘비용 요구’로 촉발된 뒤 테니스 과정을 둘러싼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 와중에 국가청렴위원회의 ‘골프 자제령’ 3일 뒤 청와대 김남수 비서관의 주말 골프 파문이 터져 결국 사퇴로 이어졌다. 이어 허남식 부산시장 부인이 공무원을 사적 용무에 데리고 다닌 사실이 밝혀지면서 ‘공직자 파문’은 전국으로 번져갔다. 현 정권에서 ‘TK(대구·경북)맹주’로 꼽히는 이강철 청와대 정무특보는 청와대 앞에 횟집을 오픈하는 문제를 놓고 ‘처신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공방이 난무했고 국민들의 ‘공직자 혐오’는 극에 달한 양상이다. 마치 ‘공직자 추문 공화국’인 양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 전문가나 시민단체들은 ‘릴레이 추문´ 배경으로 공직자에 대한 국민들의 도덕적 잣대가 높아졌음을 꼽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입법국 이강원 국장은 “사회가 투명해지면서 용인되는 도덕성의 기준이 높아졌다.”며 “고위 공직자의 부적절한 처신과 도덕적 해이는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를 지방선거를 앞둔 정당들의 정쟁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지나치게 정략적이고 무차별적 흠집내기 측면도 있는데 정치권이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표피적인 보도 관행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은 “최근 보도된 공직자들의 처신은 잘못된 것이지만 언론이 정책·업무수행 능력 등 전반적 기준으로 리더십을 검증해야지 도덕성만 갖고 평가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도덕성 문제 제기는 한 부분인데 마치 그것만이 국가적 이슈인 것처럼 벌떼처럼 비판하고 우왕좌왕하는 것은 국가 차원의 인식 수준이 저급함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 사회학자는 “자신이나 소속 집단에는 지나치게 관대하고 타인이나 다른 가치 집단에 대해선 가혹할 만큼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는 문화도 한 원인”이라고 해석했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공복(Public servant)의식의 부재’로 진단한다. 그는 “사태의 본질은 공직자들의 자기 역할·기능에 대한 몰이해와 공직자에 대한 철저한 사전·사후 검증시스템의 부재가 맞물려서 ‘자리 만능주의’나 도덕적 해이를 낳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지나친 온정주의나 느슨한 법적용도 한 원인”이라며 “제2의 최 의원 파문이 발생하지 않게 윤리특위가 의원을 제명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국회가 방관하는 것이 그 전형”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수 황장석 기자 vielee@seoul.co.kr
  • 김유해 궁·능 관람 도우미 씨가 들려주는 ‘선정릉 이야기’

    김유해 궁·능 관람 도우미 씨가 들려주는 ‘선정릉 이야기’

    “가까운 궁·능에 들러 한 바퀴 천천히 돌아보세요. 궁·능에 얽힌 이야기를 조금만 알고 보면 우리 문화유산을 즐기는 감흥이 달라집니다. 물론 건강에도 좋지요.” 오랜만에 서울 강남구 삼성동 도심 속에 파묻힌 선정릉(사적 제199호)을 찾았다. 문화재청이 지난달 70세 이상을 대상으로 선발한 ‘궁·능 관람안내 지도위원’ 10명 중 이달 초 선정릉에 배치된 김유해(72) 지도위원을 만나기 위해서다.‘관람 도우미’로 일한지 한 달이 된 그의 점퍼에는 안내 마이크가 달려 있었다.2시간 동안 능을 함께 거닐며 나눈 그의 삶과 선정릉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한평생 우리 역사와 문화를 사랑한 할아버지의 연륜을 느낄 수 있었다. ●역사교사에서 관람 도우미 ‘제2의 인생´ 1998년 덕성여고 역사교사를 끝으로 40년간 몸담은 교단을 떠난 그는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퇴직 후 시민대학, 사회교육원 등을 통해 고적답사를 다니며 이론이 아닌 현장 속의 역사를 체험하게 됐다. 내친 김에 문화재청 지도위원에 응시,10대1의 높은 경쟁률을 뚫었다.“학생들에게 교과서를 주로 가르쳤지만 이제는 현장에서 살아있는 역사와 문화를 가르칠 수 있게 돼 보람이 큽니다.” 지난해 말부터는 국립중앙박물관 자원봉사팀에 참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물 설명도 하고 있다. 그는 건강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특히 매일 아침 선정릉에 일찍 나와 능을 2∼3바퀴 정도 돌며 쓰레기를 줍는 등 주변을 정리하는 것이 건강관리의 비법이라고 귀띔했다. ●성종·정현왕후·중종 묻힌 선정릉 동네 주민들과 근처 사무실 직원들이 주로 찾는 선정릉은 도심 속 작은 공원이다. 그러나 여기에 조선 제9대 성종(선릉)과 제2계비 정현왕후 윤씨(정현왕후릉), 성종의 둘째 아들인 제11대 중종(정릉)이 함께 묻혀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김 지도위원은 “능의 주인공과 그들의 관계, 능과 기와에 담긴 역사 이야기를 조금만 알게 된다면 돌 하나도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선정릉 입구인 홍살문에 섰다. 재미있는 선정릉 이야기가 펼쳐진다.“오른쪽에 놓인 돌은 ‘배위’라고 하는데 무덤에 절하는 자리이지요. 홍살문에서 뻗은 길이 왜 2개일까요? 신이 지나가는 길(신도)과 왕이 지나가는 길(어도)로 나뉜답니다. ”나도 모르게 신이 지나가는 길을 택했다. 왕의 길은 조심스럽게 걷기 위해 울퉁불퉁하게 만들어졌기 때문. 걷다 보니 제사를 지내는 정자각이 나왔다. 정자각을 오르는 계단도 역시 2개다. 그런데 내려오는 길은 1개. 신은 정자각에 모셔지고 왕만 내려오기 때문이다. 정자각 뒤편의 능으로 향하는 길이 나온다. 길을 타다가 아래를 내려보니 정자각과 수복방, 신도비각 등 기와건축물에 달린 용이 보인다. 김 지도위원은 “용은 물과 가까워 화재 예방의 의미를 갖고 있어 기와마다 용 머리를 달았다.”고 말했다. 또 정자각 기와에 놓인 손오공·저팔계·삼장법사 등 서유기 주인공들은 잡신을 막는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조선왕릉 특징 모두 갖춘 모범적 무덤 마침 선릉이 개방되는 시간이 됐다. 선정릉측은 지난해 7월부터 관람객이 능을 가까이 볼 수 있도록 선릉에 한해 하루 3차례 개방하고 있다. 능까지 올라가는 길은 산책길로도 손색이 없었다. 선릉 앞 곡장의 문을 열고 능 앞에 서자 석양·석호·석마·문관석인·장명등 등 다양한 석조물들이 우리를 맞이했다. 우람한 선릉을 받치고 있는 병풍석과 지대석, 난간석은 선릉의 역사를 말해주듯 일부 닳았거나 색깔이 바랬다. 병풍석에는 12개 각 면마다 연꽃과 십이지신이 새겨져 있다.“연꽃은 능 앞에 놓인 장명등과 함께 조선시대에도 불교적 요소가 이어졌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머리가 아닌 엉덩이를 능쪽으로 향한 석양과 석호는 괘씸죄가 아니던가. 그러나 “머리를 밖으로 용맹스럽게 향하고 있어야 능을 수호할 수 있다.”는 김 지도위원의 말에 그들을 용서하기로 했다. 선릉은 조선 왕릉의 특징을 모두 갖춘 모범적인 무덤으로 손색이 없다는 설명이다. 중국 무덤들과 비교할 때 규모는 작지만, 조선 왕실의 검소함이 묻어난다고. 무덤 내 석실이 없어 도굴의 위험은 없지만 임진왜란 때 훼손되는 수모도 겪었다. 선릉에서 아래를 내려보니 층이 진 잔디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잔디를 넘어 홍살문까지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우리 조상의 기개와 숭배정신이 느껴지는 가장 좋은 자리인 것 같았다. 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촌지 교사 추방 판결 환영한다

    부산지법 제5형사부가 학부모에게서 금품을 받은 초등학교 교사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우리가 이 판결에 주목하는 까닭은, 촌지를 받은 교사를 교직에서 추방하게끔 법적으로 재단한 판결이 처음 나왔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학부모에게 적극적으로 뇌물을 요구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교사직을 계속 유지토록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면서 이같이 판시했다. 우리는 이 판결이 교직사회의 촌지 수수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국민적 염원을 수용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적극 환영한다. 우리사회는 전통적으로 교직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 만큼이나 교사들에게 남다른 도덕성을 요구해 왔다. 아울러 교사 처우를 꾸준히 개선해 이제는 교사가 배우자 감으로서 인기순위 1·2위를 다툴 만큼 사회·경제적으로 안정된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도 소수의 교사들은 아직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촌지를 수수받거나 학생들에게 성폭력, 언어·신체적 폭행을 저지르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근 중학교 교사가 기간제 여교사를 성폭행한 사건이 공개돼 성폭력 교사를 교단에서 영구 추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는 것처럼 촌지를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교사 역시 교단에서 추방하자는 것은 당연한 사회적 요구이다. 최근 모 입시전문학원이 설명회를 열어 참석 교사들에게 촌지를 돌린 사건이 불거졌다. 당초 중징계 방침을 밝힌 교육부는 어제 관행적으로 거마비 조의 금품이 전달되었다면서 수사 결과에 따라 경고 조치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꼬리를 내렸다. 이같은 미온적인 태도가 교육계 비리를 조장한다는 사실을 교육부는 언제쯤 깨달을 텐가.
  • 야호~ 놀토다! 봄 캐러 가자!

    야호~ 놀토다! 봄 캐러 가자!

    봄에 쑥국을 세번 먹으면 문지방도 못 넘는다는 말이 있답니다. 얼마나 토실토실하게 살이 오르면 방문턱도 못 넘을까요? 그만큼 몸에 좋다는 것을 과장스레 표현한 얘기겠지요. 지금 우리네 산과 들엔 봄나물들이 그야말로 ‘제철’을 만났습니다. 시기가 조금만 지나도 뻣뻣해져서 먹을 수가 없다네요. 그냥 보내기엔 너무나 아깝지 않을까요?하루쯤 가족들과 들로 산으로 나가보세요. 봄나물들이 지천입니다. 경기도 양평의 생태산촌마을(ecosanchon.invil.org)로 봄나물을 캐러갔다. 산촌마을은 온갖 나물들이 많기로 유명한 통방산을 끼고 있어 봄나물 산행을 나선 행락객들이 많이 찾는 곳.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호위하듯 서있는 화서 이항로 선생의 생가를 지나 야트막한 고개를 넘고 나니 서울근교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만큼 산골냄새가 물씬나는 마을이 눈앞에 펼쳐졌다. 벽계천(檗溪川)이 휘돌아나가며 만들어 놓은 벽계구곡은 이 마을의 자랑거리. 아는 사람들만이 즐겨찾는 숨겨진 명소다. 글 사진 양평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산나물 많이 나는 곳을 안다며 앞장을 선 이장댁 김진호(10), 준호(8)형제 뒤를 따라 통방산에 올랐다. 간간이 나물캐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요즘 뜯을 수 있는 나물은 냉이와 씀바귀, 쑥 등 주로 들나물. 특이 냉이는 조금만 신경써서 보면 어디에서건 쉽게 찾을 수 있을 만큼 지천으로 널려 있다. 쑥은 이제 겨우 여린 잎 몇쪽을 내놓고 있어 뜯기엔 손이 부끄러운 크기. 동행한 남상림(71)할머니가 한마디 거든다.“쑥은 아직 일러.4월초 봄비 한번 내리고 나면 금방 올라오지.”두릅이나 더덕 등의 산나물은 4월 중순쯤이면 채취가 가능하단다. 1시간정도 캤을까. 준비해간 바구니엔 벌써 냉이가 수북하게 쌓였다. 저녁 반찬거리로는 충분한 양. 통방산 산나물에 대해 귀동냥이나 할 생각으로 남 할머니와 함께 산자락 한쪽에 앉았다.“예전엔 장어만한 도라지를 캔 적도 있었어.4∼5월쯤 통방산에 올라가면 산나물들이 널려있어.”참나물과 취나물, 두릅 등이 이 산에서 많이 나는 산나물. 더덕은 봄나물 체험차 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을 위해 산중턱에 따로 식재해 놓기도 했다. 남 할머니가 특히 좋아하는 산나물은 혼잎나무로 알려진 화살나무의 어린 잎.“이파리를 삶아서 들기름에다 간장 넣어 무치면 그 맛이 일품이여.” 산촌마을은 봄나물체험은 물론, 다양한 농사체험을 해볼 수 있는 체험형 마을. 표고버섯이나 더덕, 장뇌삼 등은 내방객들을 위해 산 한쪽에 따로 심어놓기도 했다. 사전에 예약을 하면 두릅 등의 산나물이 많이 나는 곳을 안내해 주기도 한다. 예약번호는 (031)773-6440. 산촌마을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것이 시골백반과 토속약주. 시골백반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공동식당에서 맛볼 수 있다. 이 지역에서 나는 청정 농산물이 주재료다. 가격은 5000원. 토속약주는 농사일 하는 홍성숙(54)씨가 제사상에 올리는 약주처럼 갖은 정성을 다해 만든다는 전통약주다. 오가피와 솔잎을 얹어 wldms 밥에 누룩과 엿기름, 효모 등을 첨가해 항아리에서 숙성시키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제조된다. 홍씨가 주장하는 ‘손익분기점’은 1.8ℓ짜리 한통에 2만원. 두가지 모두 예약이 필수다. 특히 토속약주의 경우 최소한 3주전에는 예약을 해야 제맛을 볼 수 있다. # 가는 길: 양수리 읍내서 삼회리 방향 우회전, 363번 지방도-문호리지나 수입교에서 노문리, 명달리 방향 우회전 # 나물캐기 체험마을 ▶ 경기도 포천 교동마을(pcs21.net) 문의 관인 농협 031-533-9082 ▶ 강원도 화천 토고미마을(togomi.invil.org) 문의 (033)441-2719 ▶ 강원도 삼척 너와마을(neowa.invil.org) 문의 (033)552-5967 ■ 독초 구별 이렇게 하세요 (1) 식물의 잎이나 줄기를 따서 냄새를 맡아 보면 나물은 향긋한 냄새가 나지만, 독초는 역겨운 냄새가 난다. (2) 꽃잎에 반점이 있거나 번뜩이는 광택이 있으면 일단 유독식물로 보아야 한다. (3) 식물에 상처를 내 불쾌한 냄새가 나거나, 불쾌한 짙은 빛깔의 즙액이 나오면 독초일 가능성이 많다. (4) 종류-진범, 미치광이풀, 앉은부채, 박새풀, 천남성, 동의나물, 투구꽃, 은방울꽃, 현호색, 애기똥풀 등. 특히 진범 등은 맹독성 식물이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 이 산에 봄나물 많아요 국내의 산들은 어디라 할 것 없이 봄나물이 많이 나지만, 그중 많이 알려진 산들을 모았다. 간혹 봄철 산불예방차원에서 입산통제를 하기도 한다. 출발에 앞서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또 지정된 등산로 이외의 곳에서 산나물을 채취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니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인천 강화도 마니산 수도권과 인접한 강화도 마니산에는 취나물과 고사리, 참나물 등이 많다. 서해바다를 바라보며 등산도 하고 산나물도 뜯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상방리와 덕포리 등의 마니산 자락에 산나물들이 많이 자란다. 불은면 신현리, 덕성리 등의 작은 야산과 농로 등에서는 쑥이나 씀바귀, 냉이 등을 채취할 수 있다. 현재 입산통제는 안 되고 있지만 4월 초순에 부분적으로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 문의 강화군청(ganghwa.incheon.kr)환경녹지과 (032)930-3421∼2. ▶경기도 양평군 용문산 용문산은 가족단위로 산나물을 캐러가기에 좋은 곳.4월 중순쯤이면 계곡주변에 산나물이 지천으로 돋아난다.3시간 정도 걸리는 산행을 끝낸 뒤 양평장을 찾아가면 다양한 산나물을 살 수도 있다. 산더덕 등의 산나물로 유명한 양평장은 매달 3과 8로 끝나는 날에 열리는 5일장. 백안리에서 새수골에 이르는 구간만 입산이 가능하고 다른 코스는 통제중이다.6월께 해소될 예정. 문의 용문산 관리사무소 (031)770-2710. ▶경기도 포천시 광덕산 광덕산은 산세가 완만해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많이 찾는다. 해발 1046m에 달하는 정상에 가까울수록 참나물과 모시대 등의 산나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참나물은 곰취 등과 더불어 최고의 쌈거리로 사랑받는 산나물. 광덕리와 명월리 방향에 산나물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의 포천시청(pcs21.net, (031)531-4242. ▶강원도 인제 점봉산 점봉산으로 산행을 떠난다면 반드시 병풍취를 찾아볼 것. 병풍모양의 잎을 가진 병풍취는 ‘산나물의 여왕’으로 불릴 만큼 독특한 향과 맛을 자랑한다. 특히 곰배령 일대는 산나물밭으로 알려질 만큼 곰취, 신선초 등의 산나물들이 지천이다. 점봉산 인근의 방태산도 봄나물이 많기로 유명한 곳. 점봉산과 방태산 모두 입산통제 중이다. 오는 5월15일께 해소될 예정. 문의 인제군청(inje.gangwon.kr)산림녹지과 (033)460-2071. 이외에도 경기도 포천의 백운산, 청계산, 명성산, 가평의 명지산, 강원도 홍천의 공작산, 평창의 계방산 등도 산나물로 많이 알려진 명산들이다.
  • 우리銀 ‘김재록 불똥’ 차단 안간힘

    ‘김재록 스캔들’의 한복판에 서 있는 우리은행이 김씨와의 인연을 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황영기 회장(행장 겸임)은 28일 주주총회 직후 김씨의 로비 대상으로 우선 거론되고 있는 ‘이헌재 사단’과 관련해 기자들이 “이헌재 사단이 김재록씨 사건과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굳은 표정으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황 회장은 “(김씨가 대출로비를 한 의혹이 있는) 부천쇼핑몰 T사 대출은 잘 된 것으로,325억원 가운데 100억원이 이미 상환됐고 나머지도 연말까지 상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S사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금융주선을 해준 것이고 최종적인 투자자는 일반인”이라면서 “실무자들이 검찰 조사에서 충분히 설명하겠지만 내가 알기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금융의 사모투자펀드(PEF)인 우리PEF는 김씨가 전 대표였던 인베스투스파트너스와 결별하기로 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펀드에 투자하려는 국내외 투자자들의 문의와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면서 “인베스투스파트너스가 담당했던 국내자금 조달은 다른 회사에 맡기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회장도 “우리PEF와 인베스투스, 워싱턴글로벌펀드(WGF)가 함께 자금을 모아 펀드를 설립하기로 했었다.”면서 “그러나 인베스투스가 김씨의 검찰 수사로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자금 조달이 안 되면 같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금융의 LG카드 인수 작업과 관련해 자문계약을 한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톤(CSFB)도 애초 인베스투스에 한국내 카드 시장 조사를 맡겼지만 최근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우리의 주간사인 CSFB가 김씨 문제가 불거지자 도덕성에 의심이 가는 컨설팅 업체와는 거래를 할 수 없다며 자진해서 계약을 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공무원을 부인 비서로 쓴 부산시장

    허남식 부산시장이 시청 총무과 여직원을 2년 가까이 자기 부인 비서로 써 온 사실이 드러났다. 운전기사가 딸린 시 업무용 고급승용차를 부인 개인용도로 써왔고, 심지어 지난달부터는 다른 직원 1명을 부인 수행비서로 배치했다고 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제왕적 행태와 의식수준이 어느 지경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하겠다. 허 시장은 2004년 6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시장공관 대신 사저에 머물겠다고 선언했고, 이를 지켰다. 부지면적 1만 7975㎡의 호화로운 시장공관은 시민들에게 개방해 ‘열린행사장’으로 활용해 왔다. 잘한 일이고, 시민들의 박수도 받았다. 그러나 뒤로는 그동안 시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시청직원을 부인의 사적 용도에 활용해 온 것이다. 도덕적으로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이자, 법적으로 엄연히 혈세를 유용한 불법행위가 아닐 수 없다.“1970년대 후반부터 내려온 관행이었다.”는 허 시장측 해명에는 말문마저 막힌다. 진작 바로잡았어야 할 불법행위임에도, 도리어 관행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비난여론을 피해 보려는 발상이 그저 딱할 뿐이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골프 파문과 이명박 서울시장의 테니스 논란이 잇따르면서 고위공직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공직자들의 도덕성을 다시 세워야 한다. 이를 위해 이번 허 시장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명백한 진상규명과 함께 사법적 심판이 이뤄져야 한다. 설령 그가 5월 지방선거에 다시 출마하더라도 시민들이 올바로 판단할 근거는 마련돼야 하는 것이다. 나아가 이번 기회에 다른 지자체장들의 유사한 사례도 철저히 가려내야 할 것이다.
  • 민간 싱크탱크 ‘희망제작소’ 출범

    시민사회단체 출신 인사를 주축으로 한 민간 싱크탱크 ‘희망제작소’가 27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창립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민간연구소인 희망제작소는 시민의 생활 속 아이디어를 가공, 정부 정책에 반영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사장으로 김창국 전 국가인권위원장을 비롯해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 이옥경 내일신문 전 편집국장 등 쟁쟁한 시민 사회단체인사 18명이 참가했다. 희망제작소는 이날 창립선언문을 통해 “18세기 명분과 관념에 사로잡힌 양반사회 속에서 실학이라는 희망의 싹이 돋아났듯이 현대사회를 바꿔나갈 ‘21세기 실학운동’을 펼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한 “선거기간만이라도 당적 포기”

    열린우리당 한명숙 의원의 국무총리 후보 지명에 대해 야당은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지속적으로 촉구한 ‘당적 포기’가 선결되지 않은 채 한 의원이 총리로 내정되자 강력 반발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까지 당적을 정리하기를 바란다.”며 “당적을 안 버리면 한나라당의 청문회 참여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인사청문회 보이콧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상징적인 의미’에서 선거기간만이라도 당적을 포기할 것을 주문했다. 이방호 정책위 의장도 “지방선거 중립성을 위해 법무장관에게도 당적 포기를 요구하고 있는데 총리 지명자에 대한 요구는 당연한 것”이라며 “만약 당적을 정리하지 않으면 여야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충남 민생정책토론회에 참석 중이던 박근혜 대표는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립적 인사를 계속 요구해 왔다.”며 “여자·남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선거를 제대로 치르겠다면 중립 의지가 중요하다.”고 원칙을 되풀이했다.이에 대해 한 지명자는 “당적 포기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당적 포기 요구는 총리 인준의 전제조건이 될 수 없다.”고 일축해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다른 야당은 ‘조건부 환영’의 표정이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청문회에서 국정수행 능력·도덕성 등을 꼼꼼히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사회 양극화 해소라는 국가 과제에 적임자인지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 지명자가 총리로 취임하려면 국회의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표결 등 임명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회는 13명으로 구성된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대통령의 임명동의안 제출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실시해야 한다. 특위는 최대 3일 동안 인사청문회를 실시한 뒤 3일 이내에 의장에게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제출하고 본회의에 보고한 뒤 표결에 부친다. 동의안은 재적의원의 과반 출석과 과반 찬성으로 통과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월가 접대문화 성차별 논란

    미국 월가의 고객들은 시간당 400달러(약 40만원)의 스트립 바에서 ‘랩 댄스’를 추는 반 나체의 댄서들과 비비적대는 접대를 받는 게 어려워질 전망이다. 미국 USA투데이는 23일(현지시간) 미국증권업협회(NASD)와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고객 접대에 대한 법규 초안을 만들어 5000개 회원사로부터 의견을 받았다고 전했다. 두 기관은 1999년 한 고객에게서 연간 100달러 이상의 선물을 받지 않도록 했고 식사와 스포츠·극장 관람 등을 제공하는 것도 엄격히 제한했다. 최종안은 1회 접대비용을 일인당 350달러 수준으로 규제하거나, 접대 장소를 구체화하는 내용이 될 전망이다. 이 안이 미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으면, 사규를 만들어 따르지 않는 회사는 견책을 받거나 회원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 현금뿐 아니라 유흥성 접대까지 규제한 것은 월가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이 문제를 직장내 성차별 관행으로 제소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스트립 바로 상징되는 월가의 마초(macho·남성우월주의) 문화가 승진과 보너스 등 모든 분야에서 여성들을 뒤지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2004년 매릴린치를 성차별로 고소해 220만달러(약 22억원)를 받은 재정 컨설턴트 하이디 섬너는 “스트립 바, 골프장, 사냥터에서 이뤄지는 비즈니스를 통해 맘이 맞는 (남성)직원들만 승진시키기 때문에 차별이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NASD가 고객 접대 규정을 강화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2003년 몇몇 증권사들이 피델리티 증권사의 한 트레이더에게 회사 돈으로 총각 파티를 열어준 사건이었다. 월가의 몇몇 금융사들은 “NASD의 접대 규정이 너무 부담스럽다. 도덕성을 법제화하려 하다니 섬뜩하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반면 여성들은 스트립 바에서의 고객 접대는 “도덕성의 문제가 아니라 기회에서 소외당하는 불균형의 문제”라고 지적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크리스천 아카데미·여성민우회 인사등 포진

    크리스천 아카데미·여성민우회 인사등 포진

    24일 한명숙 열린우리당 의원이 첫 여성 총리로 지명됨에 따라 여성계가 주목받고 있다. 한 지명자는 1970년대 크리스천 아카데미 교육 간사와 여성민우회·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를 거치는 동안 여성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혀왔다. 한국 여성 네트워크의 허브라 할 만하다. 한 지명자와 여성계의 인연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신시절,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양극화 해소를 위해 기독교 사회교육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던 크리스천 아카데미에서 한 지명자는 여성사회 교육분야의 책임 간사였다. 한 지명자 스스로 이 활동으로 맹렬한 여성운동가가 됐다고 고백할 정도다. 당시 함께 수강생을 지도했던 여성 간사로는 신인령 이화여대 총장과 남성인 이우재 전 의원이 있다. 김희선 열린우리당 의원은 주부로서 한 지명자의 수강생이었다.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은 산업교육 수강생이라 한 지명자의 제자는 아니지만 함께 고난의 길을 걸었다. 한 지명자는 크리스천 아카데미를 용공·불온서클로 규정한 정권에 의해 1979년 구속돼 모진 고문을 이겨내며 2년 6개월 동안 전주교도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그 뒤 이화여대 대학원 여성학과를 졸업, 강사를 거치며 1990년부터 4년 동안 여성민우회 회장을 맡았다.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과 이경숙 열린우리당 의원, 여성학자 오한숙희, 장필화 이대 교수 등과 민우회 선후배로 인연을 맺었다.1993년에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를 맡았고, 열린우리당 이미경·홍미영·유승희 의원 등이 함께 활동한 동지들이다. 한 지명자는 여성단체 대표자를 맡는 동안 성평등법과 가족법 개정에 주력하며 양성평등 사회의 바탕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김근태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의 부인 인재근 여사와도 각별한 관계로 알려진다. 김 최고위원이 1985년 민청련 의장이었던 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자 한 지명자는 인재근 여사와 함께 교도소를 찾았다. 인 여사는 “한 지명자가 구속됐을 때 감옥에서 덮었던 담요를 남편에게 전해주는 것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지금도 부부 동반 모임을 가지며 고생하던 시절을 떠올린다.”고 돌아봤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황제테니스’ 청문회된 장관인사 청문회

    이명박 서울시장의 이른바 ‘황제테니스’ 논란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당대 당’ 전면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여당은 23일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도 이를 집중 거론했다. 이 시장이 서울시체육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것과 관련, 문화부가 체육정책 주무 부처란 논거였다. 반면 한나라당은 당 차원의 ‘이명박 감싸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날 문화관광위 인사청문회에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이 시장에게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포문은 이경숙 의원이 열었다. 이 의원은 “문화부에서 서울시체육회에 매년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서울시체육회장을 서울시장이 겸하면서 사조직화하고 있다.”며 ‘황제테니스’ 논란을 인사청문회 쟁점으로 끌어들였다. ●李시장 정치적 용퇴 요구 김재홍 의원은 “‘황제테니스’ 사건은 국민들의 스포츠 향유권을 시장이 독과점했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서 “체육정책 주무장관으로서 조사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또 “이해찬 총리는 사퇴했는데, 이 시장은 같은 케이스임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서 “정치적으로 용퇴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노웅래 의원은 “이 시장이 남산테니스장의 토요일 전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전일을 독점 사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테니스협회와 계약했다.”며 문화부의 전면 조사를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이 시장의 이번 파문과 관련,‘신중한 관찰’에서 ‘적극 방어’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한나라 ‘이명박 감싸기´ 나서 이계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여당이 사건의 본질을 침소봉대하고 부풀려서 정치 공세를 하고 있다.”면서 “이는 이해찬 전 총리의 골프 회동으로 불거진 정경유착 의혹을 희석시키고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략적인 공격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도가 지나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정현 부대변인도 “오늘부터 이 시장을 전면 지원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이같은 변화는 여권의 전방위적 ‘이명박 공략’을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치공세로 보고 파문 확산을 막으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김명곤 내정자 “스크린쿼터 축소재론 반대”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측은 김 내정자가 그간의 소신이었던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 축소 반대 입장을 바꾼 점을 비롯해 탈세·투기·국민연금 미납·자녀의 위장전입 의혹 등 도덕성을 집중 공격했다. 김 내정자는 국민연금 미납과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선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종수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사설] 성폭력교사 교단서 영구 추방해야

    중학교 교사가 기간제(임시직) 여교사를 집으로 초대해 술을 먹인 뒤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파렴치범이 어떻게 교직에 나갈 수 있었나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비롯해 사건을 공개·전파한 네티즌들의 인민재판식 행태, 구속된 교사가 속한 전교조의 뒤늦은 유감 표명 등 이 사건을 보는 주안점은 시각에 따라 다양하다. 그 가운데서도 우리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구속교사의 교단 복귀 가능성에 대해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우리사회는 부적격 교원의 퇴출에 관한 오랜 논의 끝에 사립학교법·교육공무원법 등의 개정안을 마련해 현재 국회에 넘겨 놓은 상태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성범죄와 관련해서는 그 상대가 미성년자일 때만 가해 교사를 교단에서 영원히 쫓아낼 수 있게 했다. 따라서 이번처럼 성년 여성이 범죄 대상이면 그 교사는 파면을 당하더라도 5년 후 교직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이다. 이에 관해 일부에서는 영구 추방이 다른 공무원과의 형평성에 어긋나고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교육이라는 특수 분야에 종사하는 교사에게 다른 공무원보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고도 정당한 국민의 권리이다. 이달 초 영국에서는 성범죄자를 학교는 물론 어린이를 접촉하는 직종에 종사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지난해 국정감사 때 공개된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년8개월간 강제추행·청소년 강간·성매매 등을 저지른 교사는 35명이나 됐지만 교직에서 쫓겨난 사람은 17명뿐이었다. 나머지는 가벼운 징계를 받고 다시 교단에 섰다. 언제까지 성범죄에 관대할 것인가. 성범죄를 저지른 교사는 교단에서 영구 추방해야 한다.
  • 이용섭 행자장관내정자 청문회

    21일 이용섭 행정자치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회 행정자치위 인사청문회는 5·31지방선거의 ‘전초전’ 양상을 보였다. 열린우리당은 이명박 서울시장의 ‘황제테니스’ 의혹을 집중 부각시키면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 비리와 부패상에 초점을 맞췄다. 한나라당은 장관의 선거차출 문제 등을 앞세워 이 내정자의 ‘선거중립 의지’ 확인에 총력을 기울이면서도 “현 정권이 중앙정부의 비리와 무능을 호도하기 위해 지방정권 심판을 부르짖고 있다.”고 반격했다. 한나라당 유기준·정진섭 의원 등은 “선거 출마 권유를 받은 적이 있는 이 내정자가 선거 중립성을 지킬 수 있겠느냐.”며 공정한 선거 관리의 의문을 표시했다. 같은 당 김무성 의원은 선거 출마를 위해 개각 대상에 오른 장관들의 잇단 선거법 위반 사례를 지적하면서 “현 정부가 관권선거를 조장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한나라당 유정복 의원은 “한나라당은 10년간 지방자치단체의 44%를 차지했는데 열린우리당은 85%를 장악했다고 통계를 왜곡, 기만하고 있다.”며 여당의 지방정권 교체론의 허구성을 짚었다. 이에 이 내정자는 “5·31지방선거가 헌정 사상 가장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엄정 중립 자세를 견지, 법과 원칙에 따라 엄격히 대처하겠다.”고 야당의 공세를 비켜갔다. 반면 열린우리당 최규식·강창일 의원 등은 ‘황제 테니스 의혹’을 부각하면서 “지자체의 비리와 부정은 심각한 상황이며 이는 특정 정당이 지자체와 지방의회를 독점, 적절한 견제수단이 없기 때문”이라고 합동감사 강화를 촉구했다. 최 의원은 “이 서울시장의 황제테니스에 대한 즉각적인 감사를 촉구하며 ‘이명박 때리기’에 주력했다. 이 내정자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골프를 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난해 공직자들과 한번 쳤지만 내기골프는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내정자는 지난 2003년 국세청장 취임 당시 청문회를 거쳤기 때문에 개인의 자질·도덕성 문제에 대해서 큰 무리 없이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성폭행 교사’ 5년뒤 다시 교단에?

    최근 한 중학교에서 일어난 현직 교사의 기간제 여교사 성폭행 사건으로 부적격 교원 기준을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K중학교 교사 W(28)씨는 지난 1월 초 같은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기간제 여교사 C씨와 같은 학교 남자 교사 두 명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회식을 했다.소주와 양주 2명을 나눠 마신 뒤 W씨는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C씨를 성폭행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최근 W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서울시교육청도 21일 W교사를 직위해제하고 검찰 조사가 끝나는 대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파면이나 해임 등 중징계할 방침이다. 그러나 W씨의 경우 교육인적자원부가 마련한 부적격 교원의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해 계류돼 있는 교육공무원법과 사립학교법 개정안에는 부적격 교원을 성적조작이나 금품수수, 폭력, 성폭력 등 4가지로 규정하고 이후에 신규임용이나 특별채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성폭력의 경우 피해자의 대상을 미성년자로 제한, 이번 사안의 경우 부적격 교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따라서 파면이나 해임을 당하더라도 각 5년과 3년이 지나면 다시 교단에 설 수 있게 된다.교육부 강정길 교원정책과장은 “공무담임권을 제한할 경우 다른 공무원과 형평성에 어긋나고,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많다는 법조계의 다수 의견을 받아들여 일단 대상을 미성년자로 제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문제의 교사를 교단에서 영구 추방해야 한다.”고 밝혔다.한재갑 대변인은 “정확한 범죄 사실이 드러날 경우 교사 간에 일어난 일이라 하더라도 부적격 교원의 범주에 당연히 포함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전국교직원노동조합 임병구 대변인은 “법률적인 부분을 검토해야겠지만 이에 앞서 파렴치한 범죄자에 대해서는 다시는 교단에 설 수 없도록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김정명신 회장은 “교원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이 특별한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공론화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교사와 학부모간 시각 차이가 좁혀졌으면 좋겠다.”며 부적격 교원의 범위가 재조정되기를 기대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李시장 테니스 ‘의문 남는 해명’

    李시장 테니스 ‘의문 남는 해명’

    이명박 서울시장이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황제 테니스’ 논란 등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이 시장은 “시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으나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며 전면 부인했다. 그동안 제기됐던 주요 쟁점에 대한 이 시장 의혹의 해명과 남은 의혹들을 짚어 본다. ●황제 테니스 vs 아니다 황제 테니스는 발단이자 이 시장의 도덕성과 관련된 핵심 쟁점이다. 서울 남산 테니스장을 위탁운영하던 한국체육진흥회의 공문에 따르면 2003∼2004년 이 시설의 주말이용을 예약한 선모 전 서울시테니스협회장이 진흥회측에 “시장님이 토·일요일 언제라도 오셔서 운동할 수 있게 독점 사용하겠다.”고 요청하면서 황제 테니스 논란이 불거졌다. 그러나 이 시장은 동호인들의 경기에 초청을 받아서 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시장은 이날 “2003년초 선 회장이 동호인들이 주말에 남산 테니스장에서 테니스를 치니 부담없이 나오라고 제안했다.”면서 “이를 선의로 받아들여 시작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왜 처음부터 돈을 내지 않았는지’와 ‘그동안 이를 몰랐는지’,‘비서실에서 전화가 오면 경기 상대로 테니스 선수를 대기시켰다.’는 주장도 풀어야 할 과제다. 이 테니스장은 과거 노태우 대통령부부 등 VIP들만 이용했던 곳이다. ●공짜 vs 600만원 지급 이 시장은 2003년 3월∼2005년말까지 토·일요일 주말을 이용해 월 1∼2회꼴로 3년간 1회에 평균 3시간씩 모두 51회를 쳤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자신이 친 시간을 계산해 지난해말 600만원을 냈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지난해말 사용료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는 비서진 얘기를 듣고 즉시 정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진흥회가 테니스협회에 청구한 요금은 2003년 4월∼2004년 8월 2800여만원과 2005년 하반기 요금 830여만원이다. 특히 이 시장이 받은 영수증에는 ‘일금 600만원,2005년 하반기 사용요금’이라고 적혀 있는 것과 관련,“영수증을 뗄 때 편의상 그렇게 한 것일 뿐 3년치를 모두 낸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설득력이 떨어진다. ●잠원동 테니스장 특혜 vs 정당한 절차 잠원동 테니스장은 도시계획시설상 학교용지로 지정된 부지에 학교용지 해지절차를 밟지 않은 채 가설 건축물로 완공된 것. 이에 대해 이 시장은 “강북 창동 체육공원에 실내테니스장이 있고 강남에도 비슷한 시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서초구에서 (학교용지 해지)절차를 밟고 있으며 주민들과도 수차례 면담을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고 말했다. 운영권과 관련, 서울시가 서초구에 공문을 보내 “서울시체육회가 운영권을 갖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힌 점에 대해서는 “현재 서초구와 협의중에 있고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테니스 로비 vs 없었다 이 시장은 “멤버는 의사, 교수 등 전문직과 전직 선수 등 12∼13명 선”이며 “건설업자 등은 없으며 어떤 청탁이나 부탁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취임후 선 회장은 전혀 시 업무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초 선 회장을 “모른다.”고 했다가 “이름을 잘 모른다고 한 것 뿐”이라고 번복했다. 이 시장은 서울시체육회 부회장직을 신설해 과거 선거캠프에 있었던 이모씨를 앉혔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선거캠프에서 일하지 않았다.”며 부인한 뒤 “서울시체육회 이사회에서 요청해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4개부 장관 인사청문 업무능력 ‘무난’ 코드인사 ‘쟁점’

    4개부 장관 인사청문 업무능력 ‘무난’ 코드인사 ‘쟁점’

    국회는 21일부터 사흘간 이용섭 행정자치부(21일), 노준형 정보통신부(22일), 김명곤 문화관광부, 김성진 해양수산부(이상 23일)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은 ‘코드인사’와 ‘도덕성 논란’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철저한 정책 능력 검증과 함께 야당의 정치 공세를 차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용섭 내정자 지난 2003년 국세청장 후보 당시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사 통과’한 전력이 있는 만큼 도덕성이나 자질 등 개인 검증에서는 무난히 통과될 것 같다. 열린우리당은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선거 공정관리 여부와 다수의 비리가 드러난 지방자치단체 감사 결과 및 비리 근절방안 등을 물을 방침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지방선거 주무장관으로서 관권선거 방지대책과 지자체 편파 감사 등을 집중 추궁한다는 입장이다. ●노준형 내정자 지난 1994년 최초로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도입하고, 참여정부의 대표적 정보통신(IT) 정책인 ‘IT 839’를 실질적으로 이끈 인물이기 때문에 장관 업무 수행 능력은 여야 모두 인정하는 대목이다. 다만 노 내정자가 대통령직 인수위에 파견 근무한 뒤 3년 만에 정통부 국장(2급)에서 장관 후보까지 ‘특급 승진’을 거듭한 배경에 대해서는 다양한 질문이 쏟아질 전망이다. ●김명곤 내정자 문화현장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데다, 국립중앙극장 극장장을 맡아 행정가로도 역량을 평가받은 만큼 장관 업무 수행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다만 김 내정자가 노무현 대통령과 비교적 가까운 예술인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코드 인사’ 문제가 야당의 주요 공략 포인트가 될 것 같다. 또 행정 경험과 관료조직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은 검증 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진 내정자 기획예산처·중소기업청 등을 두루 거친 경제 관료로서 업무 수행 능력에는 큰 하자가 없어 보인다. 또 재산 형성 과정이나 병역 문제도 깨끗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여야는 해양수산부의 정책 현안인 한·일, 한·중 어업협정 후속 대책을 비롯해 여수 해양엑스포 유치 방안, 부산·광양항 물동량 대책 등 정책 검증에 포인트를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與 집중포화 한나라 곤혹

    열린우리당이 작심한 듯 이명박 서울시장을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20일에는 이 시장의 테니스 관련 5대 의혹을 제기하고, 진상규명과 당국 조사, 서울시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한나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인 이 시장을 ‘지방선거 심판론’의 도마에 올려 정치적 흠집을 남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3·1절 골프’파문으로 낙마한 이해찬 전 총리의 전례에 빗대 이 시장의 도덕성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당내 ‘황제테니스 뇌물의혹 진상조사단’(단장 우원식)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특혜·접대·탈법·거짓말·로비’ 등을 이 시장의 5대 테니스 의혹으로 꼽았다. 김낙순·유기홍·최재천 의원 등이 참여한 진상조사단은 문제가 된 남산·잠원 테니스장을 이날 현장 조사한 데 이어 21일 서울시 체육회·한국 체육진흥회 등을 방문, 각종 의혹의 실체를 검증하는 등 파상 공세를 펼 계획이다. 우 의원은 “조사 결과 로비 사실 등이 확인되면 관련 당사자를 고발하고, 필요시 국정조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일제히 이 시장을 겨냥했다. 김근태 최고위원은 “남산테니스장의 소유권이 지난 95년 국가정보원에서 서울시로 넘어갔다.”면서 “시민에게 돌아온 건물을 독점사용한 것은 국민을 배신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김혁규 최고위원은 “황제테니스는 고발해야 할 사안”이라고 거들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시장자리를 내놓고 이민이라도 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진상조사단에 속한 이규의 부대변인은 “수시로 말을 바꾸고 거짓말을 하는 것은 권경유착 등 말못할 사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논평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곤혹스러운 표정 속에서도 공식 반응을 일단 자제하고 있다. 가뜩이나 ‘부자당’이니 ‘웰빙당’으로 묘사되고 있는 현실에서,‘황제 테니스’논란까지 곁들여지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심해질 것을 우려해서다. 때문에 논란은 철저하게 이 시장 ‘개인’ 문제로 국한시키고, 가능한 한 당 전체에 불똥이 튀지 않도록 차단하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이 “5·31 선거에서 부패한 지방권력을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열린우리당의 ‘이 시장 때리기’의 이면에는 한나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의 도덕성 문제를 부각시켜 여당의 선거전략인 ‘지방정부 심판론’을 확산시키려는 전략적 고려도 담겨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이 시장이 스스로 기자회견에서 해명한 만큼 논란이 종식되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박찬구 박지연기자 ckpark@seoul.co.kr
  • [대우건설 인수 누가 뛰나] 두산그룹

    [대우건설 인수 누가 뛰나] 두산그룹

    두산그룹은 기업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거나 인수한 기업에 근무했던 경험자들이 전면에 나섰다.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과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합병 과정에서 M&A 성공 노하우도 쌓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대우건설 M&A 전략과 집중력이 다른 경쟁자보다 뛰어나다. 두산은 대우건설을 인수, 플랜트설계(두산중공업)-건설(대우건설)-중장비(두산인프라코어)로 이어지는 중공업 수직계열화를 완성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지난달 사내인사로 전열 정비 두산그룹이 지난달 말 단행한 대폭적인 사장단 인사에는 대우건설 인수에 대한 의지가 그대로 담겨 있다. 정지택 전 ㈜두산 사장을 두산산업개발사장으로, 이남두 전 두산엔진 사장을 두산중공업 사장으로 발령냈다. 정 사장은 행시 17회 출신으로 기획예산처 예산관리국장을 거친 엘리트 관료출신이다.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2001년 매킨지와 두산이 합자한 컨설팅업체인 네오플럭스의 사장을 맡으면서 두산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네오플럭스는 박용만 부회장이 OB맥주를 1조원 가량에 외국기업에 매각한 뒤 성장엔진 발굴을 위한 M&A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만든 회사다. 부산상고 출신의 이 사장은 1976년 한국중공업에 입사, 두산엔진 부사장과 두산엔진 사장을 역임하는 등 중공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대우건설의 장점인 토목·플랜트 등 대규모 사업을 겨냥한 인사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전략개발과 측면지원은 트라이C팀이 주도 인적 네트워크가 풍부한 정 사장과 이 사장이 대외적인 업무를 맡는다면 전략개발 등 내부적인 업무는 그룹 전력기획담당 이상하 상무가 담당한다. 이 상무는 M&A 전담 ‘트라이C팀’을 이끌고 있다. 매킨지 출신들로 이뤄진 트라이C팀은 올 초 대우건설 예비심사 때도 인수가격 산정과 자금조달 계획 등 인수제안서 작성과 전반적인 전략면에서 세련된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대우종기 인수전을 진두지휘했던 김대중 두산중공업 부회장은 지난달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대우건설 인수에 측면지원을 할 계획이다. ●종합 중공업 그룹으로 성장 두산그룹 관계자는 “단순히 건설사를 인수한다는 전략에서 대우건설 M&A를 추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공업 수직계열화를 완성한다는 M&A에 따른 전략을 갖고 접근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두산산업개발은 주택사업에만 집중돼 있어 토목과 플랜트 사업에는 약점이 있다. 두산중공업은 담수 플랜트와 발전설비에 특화돼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장비 및 기계 부문에 강점이 있다. 결국 두산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중공업 계열사들이 연합해 일관 수주가 가능해지며 플랜트설계-건설-중장비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두산그룹도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오너 일가의 도덕성 문제다. 이에 대해 두산그룹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로드맵을 통해 도덕성 논란을 없앨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사설] ‘황제 테니스’ 로비의혹도 밝혀야

    이명박 서울시장이 남산 실내 테니스장에서 2년여 동안 주말 황금시간대에 공짜 테니스를 쳤다는 ‘황제 테니스’ 논란이 이제 로비 의혹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 시장이 서울시 테니스협회의 ‘배려’로 테니스를 친 시기에 서초구 잠원동 등 실내 테니스장 세 곳의 건립이 결정됐고 시가 42억원을 지원했음이 밝혀진 것이다. 완공을 눈앞에 둔 잠원동 테니스장의 운영권을 서울시 테니스협회에 넘기도록 시가 서초구에 권유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밖에 잠원동 테니스장을 학교용지에 편법으로 지었다는 등 갖가지 의혹이 나돌고 있다. 우리는 먼저 차기 대권주자의 하나로 꼽히는 이 시장의 언행에 실망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2년이 넘도록 황금시간대에 도심의 테니스장을 공짜로 독점 사용하고도 문제의식이 없었다면 이는 심각한 특권의식의 발로로 해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대방의 초청을 받았으므로 사용료를 낼 책임이 없다고 한 해명에도 거짓이라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됐다. 따라서 이 시장이 사용료의 일부인 600만원을 뒤늦게 자진납부했다고 해서 끝날 일은 결코 아닌 것이다. 방미 일정을 취소하고 지난 주말 급거 귀국한 이 시장은 “사려 깊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라는 말로 자신의 잘못을 일부 시인했다. 그러나 이같은 어정쩡한 태도로는 국민을 납득 시키지 못한다.3·1절에 부적절한 인사들과 돈내기 골프를 친 이해찬 전 총리는 책임을 지고 총리 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우리 국민이 고위 공직자에게 요구하는 도덕성의 수준이 그처럼 높은 게 현실이다. 이 시장이 먼저 솔직한 해명을 하는 게 순서이지만, 그와 별도로 감사원이 감사에 나서 행정절차상의 적법성 등 문제점을 철저하게 파헤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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