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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공항공사 임금삭감 다른 공기업 확산되길

    공항들을 관리·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가 최근 노사합의로 임금 6.8% 삭감 잠정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이 안이 노사간 최종합의에 이르려면 아직 절차가 남았으나, 노동조합원들이 투표를 통해 이렇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더구나 이런 사례는 공기업 가운데 처음이어서 앞으로 다른 공기업들에 대한 파장도 클 것으로 보인다.공기업들은 그동안 천문학적인 부채와 순익 급감 상황에서도 높은 임금과 성과급을 지급해 왔다. 최근 국회예산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4개 주요 공기업들의 금융성 부채 총액은 126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도 지난해 1인당 평균 임금은 5533만원이나 됐다. 이는 제조업 평균 임금인 3238만원보다 70%나 높은 수준이다. 결국 공기업들은 돈벌이는 시원찮으면서 국민 혈세로 흥청망청 돈잔치를 벌여온 셈이다. 경영이 아무리 어려워도 경영진과 노조가 짜고 치면 해마다 임금인상은 식은 죽 먹기였던 것이다.공기업의 도덕성 해이와 분수에 넘치는 씀씀이가 지탄받아온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제는 좀 달라져야 한다. 국민 세금으로 공기업의 돈잔치를 마냥 도와줄 수는 없는 일이다. 이번 공항공사의 임금삭감 결정은 공기업 선진화를 위한 작은 변화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의미는 작지 않다고 본다. 민간기업들은 생존과 고용유지를 위해 마른 행주를 짜듯 하면서 어려운 경제상황을 버텨 나가고 있다. 임금을 깎기가 쉬운 일은 아니나, 다른 공기업들도 동참해서 국민의 부담을 줄여 주는 게 도리일 것이다.
  • 추미애 고집에 발목잡힌 노동부장관 청문회

    추미애 고집에 발목잡힌 노동부장관 청문회

    ‘불량 상임위’가 결국 장관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해야 할 청문회마저 무산시켰다.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비정규직법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갈등의 후유증으로 16일 임태희 노동부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열지도 못했다. 그러고는 네탓 공방만 이어갔다. 환노위는 지난해 6월 18대 국회가 문을 연 이후 아직 법안심사소위조차 구성하지 못했다. 소위 내 여야 의원 비율 문제를 둘러싼 여야 간 힘겨루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는 불량 상임위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이번 갈등은 추미애 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사퇴촉구 결의안과 국회 윤리위 제소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비롯됐다. 한나라당에 비정규직법을 일방적으로 상정한 것을 사과하라고도 했다. 전날 여야 원내대표단이 만나 결의안 철회 등에 합의했지만 환노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이 “추 위원장의 직무유기에 따른 조치였다.”며 이를 거부하고 법안심사소위 구성을 요구하면서 또다시 꼬였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추 위원장이 몽니를 부린다며 비난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위원장 한 사람의 독단과 독선으로 국회가 마비되고 발목 잡히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라고 말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장관 후보자를 검증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잃었다. 하루빨리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조원진 간사를 비롯해 환노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추 위원장의 사과 요구에 대해 “개인 명예만 중시하겠다는 억지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들은 “쟁점이 없다는 미명 아래 위원장 개인의 철학에 부합하는 법안만 상정되고 나머지는 미상정 상태로 남아 있는 기이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성토했다. 앞서 오전에는 환노위 민주당 간사인 김재윤 의원이 기자간담회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한 위원장에게 어떻게 상임위를 열라고 하느냐.”며 추 위원장의 입장을 두둔했다. 법안심사소위는 “여야 동수 제안을 수용하면” 구성할 수 있다고 했다. 여야는 청문회 일정을 다시 협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인사청문회법은 청문요청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청문을 마치도록 돼 있다. 부득이한 사유로 청문회를 마치지 못하면 대통령이 10일 이내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김 의원은 “오는 22일까지 청문회와 보고서 채택을 마쳐야 하지만, 청와대에 여야 간사가 요구하면 열흘간 연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21일이나 23일 중 반드시 청문회를 열도록 합의하겠다.”고 밝혔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청문회서 드러난 선량들 도덕성

    청문회서 드러난 선량들 도덕성

    ■주호영 특임 후보자 “6억 매입 은마아파트 1억3500만원에 신고 과표따른 신고” 해명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선량(選良)들의 도덕성이 도마에 올랐다. 국회의원 출신인 주호영 특임장관, 최경환 지식경제부장관 후보자가 대상이었다. 위장 전입, 소득세 고의 누락, 다운계약서 작성 등 의혹이 꼬리를 물었다. 민주당 박선숙 의원 등은 정무위원회에서 주 후보자를 대상으로 2003년 6억 5000만원에 서울 강남 은마아파트를 구입하고 매매신고가를 1억 3500만원으로 신고해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경위를 추궁했다. 배우자 재산이 2004년에 비해 올해 9억여원 정도 늘었으나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은 것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20대 초반의 장남과 차남이 1년 전에 비해 예금이 5000만원씩 늘어난 것은 편법 증여가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주 후보자는 “다운계약서에 탈법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당시 과표는 1억 3000만원으로 과표보다 높게 신고했다.”며 탈세 의도를 부인했다. 두 아들의 예금 증가와 관련해서는 “두 아들 명의로 펀드와 보험 등에 가입한 것과 아르바이트 급여, 친지가 준 용돈 등이 섞여 있어 분류해 내기 힘들다.”면서 “증여를 목적으로 입금한 돈이 아닌 만큼 문제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배우자 재산에 대해서는 “소득이 생기면 전부 아내에게 갖다 줘 아내가 관리했다. 아내의 재산이 이렇게 늘어났는지 이번에야 알게 됐다.”고 비껴갔다. 지난 17대 국회에서 20차례나 청문위원을 맡았던 주 후보자는 의원들이 다운계약서 등에 대해 계속 추궁하자 “비난을 피하지 않겠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수정할 수 있으면 하겠다. 세무 당국의 판단을 받아 보겠다.”고 사과했다. ■론스타·지역구 선거때 수천만원 후원금 받아… 최경환 지경 후보자 “대가성 없다” 일축 지식경제위에서 열린 최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는 고액 후원금, 종합소득세 고의 누락 의혹 등이 제기됐다. 민주당 주승용 의원은 “최 후보자가 ‘론스타 매각’이 사회적 이슈였을 당시 국회 재경위에서 문서 검증반으로 활동하면서 관련 기관으로부터 고액의 후원금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외환은행을 심사한 모 회계법인의 부대표에게 320만원, 외환은행을 인수할 의사를 갖고 있던 모 은행 부행장에게 500만원 등 모두 세 차례에 걸쳐 92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며 직무관련성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최 후보자는 “대학동창이고 친구 사이라서 후원해 준 것”이라고 일축했다. 주 의원은 또 2005년 최 후보자 지역구의 시장·군수 재선거 예비후보자 6명에게 3000여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을 놓고 “공천을 염두에 둔 대가성 후원금이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나 최 후보자는 “당시 공천은 중앙당 공천심사위에서 했기 때문에 공천권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무소속 최연희 의원은 “2006, 2007년 배우자의 인적 공제가 제대로 안 됐고, 종합소득세에 임대소득을 누락했다.”며 종합소득세의 고의 누락 의혹을 제기했다. 야당 의원들의 날선 검증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최 후보자를 보호하느라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은 “동료의원이 입각했는데 인간적으로 축하해 주고, 심각한 하자를 갖고 있다는 확고한 판단이 설 때만 지적하는 게 맞다.”고 감쌌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 경찰병원 수익금 나눠먹기 논란

    경찰병원 수익금 나눠먹기 논란

    국립경찰병원이 최근 3년 동안 11억여원을 직원포상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상금은 병원장을 제외한 전 직원들에게 지급됐다. 15일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태원 의원에게 제출한 ‘2006~08년 결산 심사자료’에 따르면 경찰병원은 최근 3년간 초과수입금 가운데 11억 5300여만원을 ‘직원 포상금’ 명목으로 지급했다. 경찰병원의 ‘초과수입금’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진료수입이다. 경찰병원의 진료수입은 2006년 62억 2000여만원, 2007년 14억 2000여만원, 2008년 18억 1700여만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급내역을 보면 2006년에는 전체 직원 594명에게 본봉의 75%씩 6억 8300여만원을, 2007년에는 648명에게 1억 9400여만원을, 지난해에는 674명에게 2억 7500여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경찰병원의 포상금 지급은 정부 보조금을 받는 공공기관으로서 도덕성 문제도 제기된다. 경찰병원은 2006년 310억 8000여만원, 2007년 340억 6500여만원, 2008년 349억 5800여만원을 정부로부터 보조금으로 받았다. 경찰병원은 해마다 발생한 초과수입금을 ‘진료실 증설 및 노후 진료실 개선’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 성능개선’ ‘의약품 구입’ 등에 써오고 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연말에 수입금을 배분하기 위해 초과수입금 집행내역을 줄였다는 의혹도 있다.”면서 “해마다 수백억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서도 초과수입금을 분배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 돈으로 시설 등을 개선한 경찰병원이 건강검진이나 일반인 진료 등으로 상당한 영업수입을 올리고 있는 만큼 병원 운영 전반에 대한 정확한 관리감독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찰병원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의 세부 지침(초과수입경비지침세부기준)에 따라 자체 위원회를 구성해 심의한 뒤 직원 보상적 경비로 지급했다.”면서 “전체 초과수입액의 20% 내에서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사설] 국회 인사청문 능력검증에 무게 두라

    오늘부터 국회는 민일영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9일 동안의 릴레이 인사청문회 일정에 돌입한다. 민 후보자에 이어 15일부터 4일간 신임장관 후보자 5명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21, 22일에는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민주당은 ‘제2의 천성관 사태’를 만들어 제1야당의 존재감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여당은 폭로성 의혹제기에 적극 대응해 안정적 집권 2기 국정운영을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뜨거운 공방은 불가피하다. 우리는 이번 인사청문회가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폭로전이나 정략적 흠집내기의 차원을 넘어 후보자들이 직무를 수행할 만한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철저하게 따지는 제대로 된 청문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번 인사청문회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고위층이 지켜야 할 높은 도덕적 의무) 검증에 무게가 실릴 것이 예상된다. 특히 정 총리 후보자의 경우 ‘세종시 수정추진’ 발언이 야권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고 병역면제, 교수 재직시 기업체 고문 겸직, 논문 이중게재 등 도덕성과 관련한 여러 가지 의혹들이 불거진 상태여서 여야 공방은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다른 후보자들에게도 위장전입, 배우자 이중소득공제, 연구업적 부풀리기 등 청문회 자리에서 문제가 될 만한 소지는 많다. 후보자들은 제기된 여러 가지 의혹들에 대해 진솔한 자세로 국민 앞에서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의도성이 있었는지, 직무수행에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지를 꼼꼼히 따지되 무차별 폭로전, 비방전으로 흐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도덕성 검증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도덕성 검증을 핑계로 한 비생산적인 정쟁으로 시간을 소모하느라 능력검증을 소홀히 한 선례들이 많다. 본말이 전도되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온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세금이 아깝지 않도록 내실 있는 인사 검증을 당부한다.
  • 도박에 빠진 한국… 성인 359만명 중독

    도박에 빠진 한국… 성인 359만명 중독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염모(44)씨는 15년 전 지인의 소개로 경마장에 발을 들여놓던 순간을 일생일대의 실수로 여기고 있다. 일주일에 5일씩 경마장과 경륜장을 찾았던 염씨는 20여억원을 고스란히 날렸다. 식당을 처분하고 가족과도 헤어진 염씨는 몇번이고 자살을 기도했다. 그러다 현재 ‘중독예방치유센터’에서 재기를 다지고 있다. 도박 중독자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도박 중독은 자신의 의지로 도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잃게 돼 개인과 사회의 도덕성을 파괴하는 상태를 말한다. 우울증과 불안증이 뒤따르는 것은 물론이고 가정 해체와 각종 범죄로까지 이어져 복합적인 문제를 낳고 있다. 10일 국무총리실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에 따르면 2008년 말 현재 국내 19세 이상 성인의 9.5%인 359만명이 도박 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 평균 도박 중독률 4%의 2배가 넘고 1.9%의 영국과 비교하면 5배 가까이 높다. 보호 치료가 시급한 ‘병적 중독’ 유병률은 2.3%인 81만명 수준이다. 사감위 산하 중독예방치유센터의 조현섭 센터장은 “30~40대 남성 자영업자들이 도박 중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이같은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행산업의 급성장은 도박 중독자 양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사행산업의 매출은 2000년 6조 6977억원, 2006년 12조 1321억원, 2007년 14조 5928억원 등으로 늘어나 지난해에는 16조 40억원을 기록했다. 불법도박 단속이 강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합법도박으로 이동한 것도 사행산업을 키운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사감위는 올해 처음으로 ‘도박 중독 예방주간’(10월14~19일)을 지정하고 도박 중독 예방과 치유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감위는 이 기간 동안 서울 명동, 강남, 종로 일대 등 번화가를 돌며 홍보활동을 펼치고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도박 예방을 위한 연극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박중독이 다양한 사회문제의 시발점이 된다는 점을 경고하면서 근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서울 중독심리연구원 김형근 소장은 “정부가 세원 확보를 위해 사행산업을 대거 승인하면서 도박 중독자가 양산되는 빌미를 제공했다.”면서 “사행산업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절도, 폭력, 지능형 범죄(사기) 등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는 만큼 정부가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인혜 강원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행산업위원회법을 강화해 상습 도박성이 의심되는 사람들은 사행사업장에 출입을 금지시키고 53조원에 이르는 불법 도박시장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활동에 그치고 있는 사감위의 권한을 확대해 실질적인 단속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감위 관계자는 “사감위는 사행사업장 출입이 유난히 많거나 지출액이 많은 사람들을 도박 중독자로 의심해 해당 사업소에서 출입을 차단하도록 공지하고 있지만 잘 실행되지 않고 있다. 사행사업위원회법은 합법적인 사행산업만을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불법도박에 대해서는 손을 쓸 수 없는 실정”이라며 제도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정운찬, 기업 고문겸직 공무원법 위반”

    민주당이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를 향한 공세 수위를 한껏 높이고 있다. 개각 발표 직후 민주당은 열린우리당 시절 대선후보로 영입하려 했던 인연 때문에 한때 우물쭈물했지만, 청문회 일정과 청문위원이 결정되면서 집중 포화를 이어가고 있다. 11일에는 자질과 도덕성을 도마에 올렸다. 논문 이중게재 및 병역 면제 논란에 이어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새로 제기했다. 민주당 청문위원인 최재성 의원은 이날 “정 후보자가 서울대 교수 재직 당시 대학당국의 허가 절차 없이 영리업체의 고문을 맡아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는 서울대 총장 퇴임 후 교수로 재직하던 2007년 11월1일부터 지난 4일까지 인터넷 도서판매업체인 ‘예스 24’의 고문을 맡으면서 총 9583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현행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이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소속 기관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서울대 규정에도 ‘예스24’와 같은 벤처기업의 임직원을 겸직할 때는 단과대 인사위원회를 거쳐 총장의 허가를 받도록 돼 있다. 최 의원은 서울대 교무처에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관련 법에 규정된 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2005년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의 경우 서울대 총장시절 규정을 어기면서 기업체의 이사를 겸직해 문제가 됐고, 이를 포함한 도덕성 문제로 3일 만에 사퇴했다.”고 상기시켰다. 이에 정 후보자 쪽은 “고문은 자문역에 불과해 직무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가 고령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은 것도 문제 삼고 있다. 정 후보자는 대학 1학년이던 1966년 신체검사를 받고 다음해 보충역 판정을 받았으나 1968년 ‘부선망 독자’(아버지를 일찍 여읜 외아들)라는 이유로 한 차례 징병검사를 연기한 뒤 1970년 재검을 통해 다시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그는 이어 1972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1977년 컬럼비아 대학 조교수로 재직하던 당시 31세라는 고령을 사유로 소집을 면제받았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정 후보자가 고의로 병역 의무를 지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정 후보자는 “부선망 독자는 평시에는 소집되지 않고 비상시에만 소집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후 미국 유학 기간에 나이 제한인 31세를 넘길 때까지 병무청으로부터 입영통지가 없었다.”면서 “병역을 면제받은 사실에 대해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제대로 된 검증을 했다.’, ‘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힘을 모으겠다.”며 ‘거센’ 청문회를 예고했다. 홍성규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정신적 양극화가 가장 큰 사회문제”

    “정신적 양극화가 가장 큰 사회문제”

    “제도보다 사람의 본성을 다스릴 수 있어야 세상이 바뀝니다.” 제13대 국회의원을 지낸 허만기(80) 유림본산 성균관 명예관장이 한국 사회의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기 위해 도덕성회복운동에 나섰다. 허 관장은 지난해 ‘도덕성 회복 국민연합’을 출범시키고 현재 대표직을 맡고 있다. 이 모임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한나라당 박희태 전 대표·정병국 의원 등 전·현직 국회의원과 조완규 전 서울대 총장 등 사회지도층 인사 100여명이 뜻을 함께하고 있다. 허 관장은 9일 “좁은 이해관계로 나라가 사분오열된 지금은 대륙(중국)과 해양(일본)에서 적은 쳐들어오는데 당쟁에만 매몰됐던 조선의 모습과 흡사하다.”면서 “이같은 자중지란으로 사회가 후퇴할까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허 관장은 ‘정신적 양극화’가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대 사회가 점차 다극화돼 대립은 심화되는데 이를 조정하는 타협의 문화는 성숙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어 “반대자를 무시하면 세상의 절반을 잃은 것”이라면서 “남을 존중하고 대의를 따르는 타협 정신은 개인의 도덕성 회복에서 시작될 수 있다.”며 운동 취지를 설명했다. 도덕성 회복을 위해서는 청소년기부터 유교적 예절관을 확립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덕성 회복 국민연합은 이를 위해 각 시·도에서 중·고등학생들을 상대로 ‘유교예절과 도덕성 회복운동’ 강연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40여회 벌인 강연회를 이어가는 한편 초·중·고교에 직접 찾아가 예절교육에 나서기로 했다. 교육을 담당할 예절지도사로는 40~50대 퇴직자들이 나설 예정이다. 허 관장은 “고학력 조기 퇴직자들은 경륜과 지식을 사회에 돌려줄 의무도 있다. 이들을 모아 교육시킨 뒤 학교 현장에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관장은 “윗사람의 몸가짐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백성은 행동한다. 하지만 몸가짐이 바르지 못하면 호령해도 백성은 따르지 않는다.”는 논어 구절을 거론하며 사회 지도층이 도덕성을 회복해야 국민들의 신임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관장은 지난달 유학고전 속 명구를 뽑아 엮은 잠언집 ‘고전 속의 도청도설(道聽塗說)’을 출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철도노조 8일 24시간 시한부 파업

    코레일이 24시간 시한부 파업에 돌입한다. 철도노조는 7일 사측의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성실교섭을 촉구하며, 8일 0시부터 24시간 시한부 경고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최근 감사원 감사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성과급 환수 조치로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이 과정에서 노조의 재심요구를 코레일이 거부하자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면서 대립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노사는 파업 책임을 상대방에 전가하며 비난에 나서는 등 이전투구를 벌이는 중이다. 노조는 사측이 7월20일 이후 본교섭에 응하지 않고 허준영 사장 취임 이후 6개월간 상견례를 포함, 본교섭이 두 차례 열리는 데 그쳤다며 불성실한 교섭 행태에 불만을 토로했다. 노조 관계자는 “1년 넘게 진행돼 온 단체협약 갱신을 조기 타결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서 “승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수유지 업무담당 조합원은 파업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이번 파업은 기관사들만 참여하는 ‘지명파업’ 형태로 이뤄진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시한부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기로 했다. 파업 강행시 대체인력 490명을 투입해 열차의 운행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파업시 화물열차 운행을 줄이고 KTX·통근열차·수도권전철(출근)에 집중 배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새마을과 무궁화 등 일반열차와 수도권전철 운행률이 평시 대비 80%대로 떨어져 이용객 불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번 파업은 철도선진화·해고자복직 등 사측이 수용할 수 없는 사안을 관철시키려는 수단”이라며 “불법태업에 이어 또다시 파업으로 국민의 발을 묶으려 한다.”고 노조를 비난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접시·머그잔 등 ‘바늘 도둑’ 문화재 약탈 ‘큰 도둑’ 겨누다

    접시·머그잔 등 ‘바늘 도둑’ 문화재 약탈 ‘큰 도둑’ 겨누다

    “어느 날 엄마가 말했다. 너 그러다가 죽을 때 죄 덩어리가 발목에 묶여서 하늘에 못 올라 가는 거, 그거 아니?” 해외로 여행을 떠날 때마다 음식점이나 호텔, 커피숍 등에서 접시, 후추통, 커피컵, 머그잔, 버터나이프, 촛대, 타월 등 잡동사니를 훔쳐와 작업을 하는 작가 함경아(43)에 대해 그의 어머니는 이런 걱정 어린 한마디를 건네곤 했다. 하지만 어머니의 걱정은 함 작가의 손끝에서 고스란히 작품이 되고, 작품의 제목이 됐다. 하늘 높이 솟구치려는 젊은 여인의 가느다란 발목에는 발목만큼 굵은 밧줄이 꽁꽁 묶여 있고, 그 밧줄들은 다시 그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훔쳤을 잡동사니들을 꽁꽁 싸매고 있다. 아무래도 함 작가도 죽어서 천당에는 못 가지 않을까 우려한 듯하다. ●佛·英·獨·美 등 여행하며 ‘슬쩍’한 것 전시 함 작가의 개인전 ‘욕망과 마취’가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2·3층에서 열린다. 2층 전시장에 들어서면 첫눈에 대형 유리 진열장 안에 전시하고 있는 접시, 나이프, 컵 등이 보인다. 할로겐 램프 아래서 반짝거리는 이들은 신상품으로 고급 물건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어딘지 낡고 깨진 구석도 있고 심지어 ‘○○매장에서만 사용합니다.’라는 글씨까지 써 있다. 이것들은 2000년부터 지난 10년간 함 작가가 한국은 물론 프랑스, 영국, 독일, 미국 등 전 세계를 여행하며 카페와 호텔, 비행기 등에서 ‘슬쩍한’ 것들을 모아 ‘뮤지엄 디스플레이’라는 작품으로 내놓은 것 들이다. 함 작가는 어머니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작업을 했을까. 함 작가는 영국 대영박물관과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 미국 뉴욕의 소위 메트로폴리탄 등 소위 대형 미술관을 관람하면서 장소와 소장품 간의 이질감을 느꼈다고 한다. 67년간 이집트를 통치하며 이집트 최고의 전성기를 이룩한 파라오 람세스 2세를 왜 대영박물관에서 봐야 한다든지, 람세스 2세의 아버지 람세스 1세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는 것 등이 그렇다. 대영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은 어떠한가. 독일 베를린의 페르가몬 박물관에서는 터키 페르가몬의 ‘제우스 신전’을 통째로 볼 수 있고, 바빌론 최고의 유산인 ‘이슈타르의 문’도 관람할 수 있다. 그러니까 혹시 중동 여행길에 이슈타르의 문을 봤다면 그것은 복제품인 셈이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 중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조선시대 ‘직지심체요절’도 사실 마찬가지 상황이다. 대규모의 수장품과 미술품을 자랑하는 영국, 프랑스, 미국 등의 3대 박물관은 결국 18~19세기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식민지를 발굴하면서 각국의 보물을 훔쳐서 전시하고 있는 것이다. 훔친 물건을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전시하면서도 그것이 국가의 힘이라고 자랑하고, 문화적 위상을 높이고 있으며, 대규모 관광 수입까지 벌어들이고 있으니 어찌 아이러니가 아닌가. 권력의 이름으로 이뤄진 약탈에 대응해 함 작가는 개인적·예술가적 차원에서 소소한 물건들을 훔친 뒤 그 물건들을 모아 전시함으로써 영국, 프랑스, 미국 등의 박물관을 향해 ‘당신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하고자 한 것이다. 한국에서 주문한 카푸치노 잔을 훔친 뒤 프랑스에서 카프치노를 주문해 잔을 바꿔 놓고 찍은 사진, 에어프랑스에서 제공한 일회용 컵과 한국에서 가져간 금도금 잔을 바꿔 놓고 찍은 사진, 사무실 기숙사에서 엷은 노란색 잔과 기숙사 근처 사무실에 비슷한 잔을 바꿔 놓고 찍은 사진 등 이런 사진을 모아서 함 작가는 ‘뒤바뀐 훔친 물건들 시리즈’(Switched Stolen Object Series)를 작품으로 내놓았다. 훔친 물건들로 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를 흉내낸 ‘스틸라이프(Steal life)’라는 제목의 작품도 있다. 정물화를 나타내는 영어표현 ‘스틸라이프(Still life)’에서 차음한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작은 물건을 훔치고도 엄청난 죄의식으로 고통받는데 선진국의 박물관들은 왜 그렇지 않은가 묻고 있다. ●자칭 ‘문화 선진국’ 이면 고발 그는 또한 스틸라이프 연작 중에 이렇게 묻는다. ‘만약 전 세계 모든 약탈 문화재가 일시에 반환된다면? 대영박물관, 루브르박물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 3대 박물관은 모두 문을 닫아야 하겠지?’ 스틸라이프에서 함 작가는 그리스 정부는 1980년대부터 전 세계 8개 박물관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파르테논 신전 조각을 회수해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 전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대영 박물관은 강력한 반대를 보내고 있다는 소식도 전한다.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고대 유물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원상회복은 어려운 상황이다. 3층의 영상작업에서 이런 조치를 생각해 보게 한다. ‘사기꾼과 점쟁이’는 17세기 프랑스 화가 조르주 드 라 투르의 회화 장면을 영상으로 만든 것인데, 관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기꾼과 부도덕한 점쟁이가 나온다. 투르의 평면은 사기와 부도덕성만 보여 주지만 함 작가의 영상은 여기서 더 나아가 피해자가 분노를 폭발시키는 것이 나온다. 영상에서 사기는 물론 폭력과 살인이 벌어지지만 관객들은 무표정하게 지켜보고 그 현장을 떠난다. 약탈 문화재 반환문제 등에 무관심한 우리들 역시 약탈에 동조하고 있는 것이라는 비판이 담겨 있다. 함 작가의 이같은 작업은 전시회를 앞두고 화구들이 도착하지 않아 평면 작업 대신 아이디어를 낸 설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 설치는 이제 함 작가의 대표적인 작업이 됐다. 10월25일까지 관람료 3000원. (02)733-8945.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정운찬 내각 화두는 화합·소통·개혁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총리로 지명하고, 6명의 장관 내정자를 발표했다. 정 전 총장은 총리후보군에 들어있던 인물이지만 과거 경력에 비춰볼 때 그를 새 총리로 고른 것은 여러 정치적 해석을 낳는다. 이렇듯 관심이 큰 만큼 그의 행보에 기대를 갖게 된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눈길도 있음을 잊지 말고 학자로서, 서울대 총장으로서 쌓아온 명망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정 총리 내정자와 6명의 장관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현 정부 들어 도덕성 시비로 공직 내정자들의 낙마가 잇따랐다. 이번에는 사전 인사검증이 철저했기를 바라는 한편으로 국회와 언론의 엄정한 추가검증이 있어야 한다. 정 총리 내정자는 경제학을 전공한 교수로서 서울대 총장 시절 대학개혁을 주도했다. 경제난국을 극복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자격을 갖췄다고 보지만 현 정권과 평소 소신이 달랐던 부분은 빨리 조율해야 한다. 또 충청권 출신의 총리 기용은 지역감정을 누그러뜨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는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범여권의 대선후보 물망에 오를 정도로 지금의 야당측과 가깝다. 그러나 이런 강점이 잘못 발휘되면 정치 분란이 일어난다. 차기 대권후보로 다시 부각되면서 야당과 마찰은 물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측과 신경전이 벌어져 여권내 분열상이 심해질 수 있다. 정 총리 내정자가 정식 취임한 뒤 정치행보를 자제해야 하는 까닭이다. 같은 맥락에서 정치인 입각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게 한다. 이번에 최경환 지경·임태희 노동·주호영 정무 등 3명의 국회의원이 장관 내정자로 지명됨으로써 모두 5명의 정치인 장관이 내각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민심을 내각에 제대로 전달하고, 당정 소통에 힘쓰는 게 그들에게 주어진 책무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내각을 정치로 물들게 해서는 안 된다. 이번 총리·장관 내정자들이 취임하면 내각의 평균연령이 50대로 낮아진다. 젊은 내각이 중도실용주의·친(親)서민 정책을 펼치는 데 강한 추진력을 보여야 한다. 화합을 깨지 않으면서 변화와 개혁을 이끄는 게 중요함을 명심하기 바란다.
  • [인사]

    ■대법원 ◇전보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김용헌△〃 부장판사 원유석 이한주△특허법원 수석부장판사 김명수 ■조달청 ◇서기관 승진 △대변인실 전종석△감사담당관실 박용주△전자조달국 물품관리과 연창흠△국제물자국 원자재총괄과 염광희△구매사업국 구매총괄과 임병철△〃 장비구매과 박철웅△시설사업국 시설총괄과 오영수△〃 토목환경과 이종기△〃 건축설비과 정영철△서울지방조달청 경영관리과 한윤자 ■덕성여대 △홍보실장 송혁준△방송국 지도교수 이향주△휘트니스센터 〃 김근영△기숙사 사감 정하숙△중앙실험관리실장 강금지△차미리사연구소장 김은희△식물자원연구〃 김건희 ■성신여대 △대외협력처장 오경환 ■아주대의료원 △병원장 소의영△기획조정실장 박명철△제2진료부원장 김흥수 ■기업은행 ◇부서장 전보 △녹색성장지원단 녹색경영지원팀장 오상수◇지점장 전보△문래하이테크 신동표△시흥유통상가 오상선△여천 박덕규 ■신한생명 ◇지점장 △수성 윤상경△포항WINNERS 여종렬△양산 김도복△한솔WINNERS 심규봉△청운WINNERS 김상기 ■알리안츠생명 △대림지점장 신한식△청평〃 김광집△공릉〃 양민수
  • [부고] 최명숙 전 여성민우회 대표

    최명숙 전 한국여성민우회 대표가 1일 오전 10시40분 지병으로 별세했다. 46세. 최 대표는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덕성여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한국여성민우회 홍보부 간사를 시작으로 여성계 활동을 시작해 민우회 여성노동센터 사무국장, 민우회 사무처장을 거쳐 2005~07년 한국여성민우회 대표를 지냈다.장례식은 여성장으로 치러지며 장의위원장은 권미혁·김인순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와 남윤인순 한국여성연합 상임대표가 맡았다. 2일 오후 7시에 영결식장에서 추도식이 열린다.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은 3일 오전. (02)2227-7556.
  • [사설] 靑개편 국민통합·소통강화 계기돼야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 체제를 일부 개편한 뒤 참모진을 중폭 수준으로 교체했다. 체제 개편을 통해 그동안 지적되어온 청와대 운영 상의 문제점을 시정하려는 의도는 바람직하다고 본다. 정책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와 일관성을 위해 정책실장 직책을 만들어 윤진식 경제수석이 겸임하게 했다. 국제경제보좌관을 신설해 급변하는 국제경제 상황에 적극 대처토록 했다. 업무 구분이 모호했던 대변인실과 홍보기획관실을 홍보수석실로 합치고, 청와대 인사검증의 구멍을 메우는 차원에서 인사기획관제를 도입한 것도 각계의 충고를 받아들인 조치다. 그럼에도 청와대 체제가 참여정부와 비슷해지면서 기구가 늘어난 것은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기존에는 ‘1실장·8수석·1기획관·4특보’ 체제였는데 이번 개편을 통해 ‘2실장·8수석·3기획관·6특보’가 되었다. 대부분의 전임 정권들은 출범 초에는 청와대 기구를 축소했다가 시간이 지나면 기구를 확대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현 정부는 출범 후 세번째 참모진 진용을 갖추면서 자리배분을 위해 기구를 늘렸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소관 업무를 명확히 하고 일의 성과로써 존재감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새로 출범한 청와대 진용은 50대 전문가 그룹이 주축이 되어 있다. 대부분 해당 분야에서 업무능력을 검증받은 이들이다. 이번에는 사전 인사검증이 철저히 이뤄져 도덕성 논란이 재연되지 않기를 바란다. 정권이 중반에 들어서면 기강이 해이해질 우려가 있는데, 도덕 재무장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한다. 현 정부가 최근 중도실용과 친서민 행보를 펼치면서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올라가고 있다. 새 참모진은 국민통합과 소통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내각 위에 군림한다든지,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려서는 안 된다. 국민이 바라는 바를 대통령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그것이 내각의 정책을 통해 실현되도록 매개하는 역할을 그림자처럼 수행해야 한다.
  • [서울광장] 신뢰의 정치경제학/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신뢰의 정치경제학/오일만 논설위원

    신뢰가 단순히 도덕적 덕목인 시대는 끝났다. 신뢰의 의미가 21세기 들어서 국가 발전의 주요한 경제 자산으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사람이 서로를 신뢰할 때 성장지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 박사의 명언이다. 서로를 신뢰하지 못해 생기는 ‘불신과 갈등의 비용’이 줄어들어 조직의 생산성이 급증한다는 논리다. ‘임상실험’ 가운데 ‘도넛가게’ 이론이 있다. 직장인들을 상대로 도넛과 커피를 파는 1인 점포다. 고객들은 아침과 점심시간에 몰려든다. 거스름돈을 주고받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스스로 계산토록 지폐와 동전을 준비했다. 다소의 손해를 각오했지만 신뢰의 힘은 고객을 두 배로 늘렸다.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나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등 거물들도 사업 초기 목전의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고객의 신뢰를 택한 일화는 수없이 많다. 신뢰가 주는 효용은 개인이나 회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가 정책도 마찬가지다. 천금매골(千買骨), 즉 천금의 거액을 주고 죽은 말의 뼈를 산다는 의미다. 중국 연나라 곽외라는 참모가 소왕(昭王)에게서 천리마를 구하도록 명을 받고 전국을 헤맸다. 결국 찾지 못하자 꾀를 내어 죽은 천리마의 뼈를 오백금에 샀다. 이 소식이 듣고 전국의 천리마 주인들이 떼를 지어 몰려왔다. 아무 소용도 없는, 죽은 뼈에 거금을 투자한 구매자에 대한 신뢰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시장의 신뢰’인 것이다.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해 실패한 정책은 부지기수다. 역대 정권의 부동산 정책이 대표적이다. IMF 외환위기 직후 국민의 정부는 경제살리기 명목으로 분양가 자율화, 분양권 전매제한 폐지는 물론 장기 임대주택 100만가구, 판교 신도시 등을 건설했지만 실패로 막을 내렸다. 부동산 문제만은 반드시 잡겠다는 참여정부의 공언에도 불구, 서민들은 등을 돌렸다. 현 정권 역시 ‘8·23 부동산 대책’의 강수를 던졌지만 정부를 비웃듯 아직까지 집값 상승세가 꺾일 줄 모른다. 일관성을 무시한 잦은 정책 변경 때문에 시장이 정책을 신뢰하지 않는다. 부동산 정책을 경기 부양책으로 시장이 인식하는 한 어떤 투기 억제책도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다. 국정 운영 역시 국민의 신뢰가 기반이 된다. 불신의 정치는 너무도 많은 비용을 치르고 생산성과 효율도 떨어진다. 정책 집행도 쉽지 않다. 문제는 신뢰를 얻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신뢰의 제 1항목은 정직성과 성실성이고 제2항목은 능력과 성과다. 한마디로 도덕성과 능력을 겸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경유착 구조로 부정부패의 늪에 빠진 일본 자민당이 경제도 망쳤으니 정권교체는 필연적 수순이다. 참여정부는 높은 도덕성에도 불구하고 ‘아마추어 정권’이란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제 2항목인 능력과 성과 면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연유다. 이명박 정권은 지금 집권 2기 개각을 앞두고 있다. 집권 1기에 ‘고소영 강부자’ 내각이란 비아냥을 들었다. 신뢰의 기본조차 충족하지 못한 까닭에 엄청난 역풍을 만났다. 집권 2기의 방향을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우리는 지금 분열과 냉소, 좌절과 실망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서로 신뢰가 없는 탓에 쓸데없는 소모전과 불신의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명박 정권이 어떻게 불신의 시대를 종식하고 신뢰의 시대를 열어갈 것인지 집권 2기 내각의 어깨가 무겁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지방시대]건설기업들 윤리경영으로 무장하라/박창호 부산도시공사 감사

    [지방시대]건설기업들 윤리경영으로 무장하라/박창호 부산도시공사 감사

    “건설회사가 망하니 전화기와 책상밖에 안 남더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건설업에 발을 디뎠던 사람이라면 귀에 별로 설지 않을 것 같다. 우리 건설업계가 그만큼 인적 네트워크에 치중하며 살아왔다는 방증이다. 그래서 이 말은 건설업계에 창조적 경영 시스템보다 사람이 스쳐간 흔적만 남는다는 극단적인 표현으로도 읽힌다. 물론 인적 네트워크의 당위성과 장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건설과 비건설, 기업과 비기업을 막론하고 인적 네트워크의 본령은 휴머니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물신주의에 오염된 인적 네트워킹이다. 정당한 절차를 통해 차츰 숙성되어야 할 인적 네트워크가 변질, 악용되는 경우는 적지 않다. 기업과 기업인의 윤리관을 황폐화시키는 추태의 단면은 볼썽사납다. 1960, 70년대에 베트남과 중동 진출을 통해 성장의 기틀을 다졌던 우리 건설업계지만, 그들의 성장 뒷면에는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최근 터진 경기 파주 교하신도시 비리를 비롯해 턴키입찰을 둘러싼 잡음에는 지역 구분이 없다. 전국 어디서, 어느 기관이 발주하더라도 불공정 심의 논란이 제기될 개연성이 높다. 지난해 부산에서도 유사한 경우가 있었다. 과학기술센터 턴키입찰 공사와 관련, H기업의 심사위원 로비 의혹은 아직 진실이 분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건설업계가 무분별한 로비를 척결하는 자정의 결단을 하지 않으면 업계의 미래는 암담하고 피곤해질 것이 뻔하다. 글로벌 경쟁력은 투명성과 상호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건설업계가 음습한 부패의 족쇄를 차고 있다면 말이 안 된다. 투명성이 본질인 윤리경영은 시대의 테마다. 사실 윤리경영은 경제 위기 때마다 재무장됐다. 경제위기일수록 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하고 한탕주의가 만연하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도덕적 해이에 대한 반성으로 윤리경영이 태동했던 것이 이와 무관치 않다. 윤리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20세기에 강한 기업이 살아 남았다면, 21세기에는 착한 기업이 곧 ‘좋은 기업’이다. 소비자의 신뢰는 기업 이미지에서 싹튼다. ‘단기적으로 손해와 불편이 있더라도 윤리경영을 하겠다.’는 CEO가 89%에 이른다. ‘임직원 인사와 협력업체 선정 때 윤리성을 반영하겠다.’는 경영진도 90%를 넘는다고 한다(이상 기업사회연구원 조사). 윤리경영에 대한 공감대는 성과를 거둔 모델 기업에서 형성된다. 2001년부터 윤리경영에 매진한 유한양행은 2006년 말 기준 매출액이 23% 늘었다. 순이익은 39% 증가했다. 신세계는 1999년부터 윤리경영을 경영이념으로 선포한 이래 연평균 매출 32.7%, 주가 7배 상승에다 사내 부정 사고율이 1.1%에서 0.5%(2006년 말 기준)로 줄었다는 보고를 내놓고 있다. 윤리경영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등식이 허언이 아님을 실감케 한다. 윤리경영의 성패는 최고 경영자의 의지에 달렸다. 역동성과 추진력이 요구되는 건설기업일수록 더하다. 마침 부산은 경계표가 될 마천루와 관광단지, 혁신도시, 그리고 산업단지를 만드는 건설현장이 곧 시동을 걸게 된다. 건설 기업인의 윤리 지수가 부산지역 건설 현장의 건강성을 담보하고 시민의 신뢰도와 직결되는 것이다. “탁월함 즉, 경쟁력은 도덕성과 양립할 수 있다. 오히려 나는 모든 경쟁력에서 도덕성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건설기업은 잭 웰치 전 GE 회장의 말에 진짜 공감할 수 있도록 경영의 방향타를 ‘턴키(Turn-Key)’하기 바란다. 박창호 부산도시공사 감사
  • 총리 강현욱·김종인 등 4~5명 압축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청와대 참모진을 개편한 뒤 늦어도 다음달 4일까지 개각을 단행하기로 했다. 교체범위는 청와대와 내각 모두 중폭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30일 총리 후보와 관련, “아직도 후보자는 복수로 검토 중에 있다.”며 “총리의 컨셉트는 통합과 화합, 도덕성이 주된 개념이고 검증의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현욱 전 전북지사, 민주당 출신인 김종인 전 의원과 함께 그동안 언론에 거론되지 않았던 새 인물 2∼3명을 포함해 4∼5명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지사는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새만금대책특별위원장을 맡았고 현재 새만금코리아 이사장에 재직 중이어서 가장 앞서 있다. 여성 후보도 유력후보군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6~7명의 예비후보에 거명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 소속 정치인은 2명 안팎이 입각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친박(친 박근혜)계인 진영, 최경환 의원이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 정무장관직이 신설되면 한나라당 주호영·임태희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법무부, 노동부, 환경부, 여성부 장관도 교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5~6개 부처의 장관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청와대 개편과 관련해 대변인과 홍보기획관을 통합한 홍보수석에는 이동관 대변인이, 정무수석에는 박형준 홍보기획관이 내정됐다. 민정수석에는 권재진 전 서울고검장이 유력시 된다. 교육과학문화수석에는 진동섭 교육개발원장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사회정책수석에는 이상석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장과 양옥경 이화여대 교수, 박승주 전 여성부 차관, 김태기 단국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신설되는 수석비서관급의 인사기획관에는 김두우 정무기획비서관과 김명식 인사비서관이 검증을 받고 있다. 김두우 비서관은 역시 신설이 유력시되는 메시지기획관으로도 물망에 올라 있다. 대변인에는 노무현 정부 때처럼 홍보수석실 산하 비서관급이 임명된다. 박선규 언론2비서관과 김은혜 제1부대변인이 공동으로 맡게 된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생쥐와 해바라기 / 이동렬

    [엄마와 읽는 동화] 생쥐와 해바라기 / 이동렬

    생쥐네 집은 재원네 집 마당 끝에 있었습니다. 마당과 밭이 잇닿는 밭둑 굴속이 생쥐네 집이었습니다. 주변에는 먹이가 많았기 때문에 생쥐네 창고는 언제나 먹이로 가득했습니다. 덕분에 생쥐들의 털빛도 늘 윤이 났습니다. “아빠, 이게 무슨 곡식이에요?” 호기심 많은 막내 생쥐가 콩알만 한 먹이를 물고 와 아빠 생쥐한테 물었습니다. “글쎄다! 이런 곡식 낟알은 나도 처음 보는데? 이건 생긴 모양이 콩도 아니고 그렇다고 팥도 아니고……. 무슨 곡식 모양이 꼭 수류탄같이 생겼을까?” 아빠 생쥐는 고개를 갸우뚱거렸습니다. “그건 위험한 먹이일지도 모르니 그냥 창고에 놔둬라.” “그렇게 할게요. 그런데 이런 먹이가 달렸던 곡식은 어떤 모양인지 궁금해요.” 막내 생쥐는 이상하게 생긴 먹이를 굴 속 창고 한 쪽에 놓았습니다. 놓고 돌아서면서도 궁금증은 가시지를 않았습니다. 잠시 후 밖에 나갔던 아빠 생쥐는 조금 크고 넓적한 씨앗을 물고 들어왔습니다. 그리고는 신바람이 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얘들아, 내가 호박씨를 구해왔다. 저 밭둑에 잘 익은 큰 호박이 썩었지 뭐냐. 그래서 내가 그 호박 속으로 들어가 씨를 먹어보니 그렇게 고소할 수가 없었어. 우리 다 같이 호박씨를 더 가지러 가자.” “나도 그 호박을 어제 봤어요. 가는 김에 그 옆에 있는 해바라기 씨도 따옵시다. 고소하기로는 해바라기 씨가 더 고소하지요.” “해바라기 대궁을 타고 올라가 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맛은 어떻고요. 우리는 땅으로만 기어 다녀 높은 곳에서 멀리 바라보는 재미를 전혀 모르잖아요. 우물 안 개구리라고요. 더 넓은 세상을 구경해야 해요. 우리 대궁에 올라가 멀리 내다볼래요.” “그런 데 함부로 올라가면 안 돼. 실수로 떨어질 수도 있고, 들고양이나 너구리한테 걸리는 날에는 끝장이라구.” “그래도 저는 올라갈 거예요. 해바라기 대궁을 타고 꽃에 올라가 먼 세상을 바라보면 가슴이 탁 트여요. 새로운 꿈도 생기고요. 온 세상이 다 제 것 같은걸요.” 막내 생쥐는 자꾸 고집을 부렸습니다. “꿈도 좋지만 여기 밭둑이 어때서 그러니? 배부르면 그만이지. 자자, 그만 하고 어서 호박씨나 가지러 가자.” 아빠 생쥐의 말에 온 식구들은 뒤를 따랐습니다. 막내 생쥐도 따라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생쥐네 식구들은 쉬지 않고 호박씨를 물어다 이리저리 파놓은 땅굴 창고마다 쌓았습니다. 그리고 처음 보는 낟알도 많이 물어다 쌓았습니다. 깨알보다 더 작은 씨앗들은 젖은 호박씨에 묻어오기도 했습니다. 가을이 가고, 겨울도 갔습니다. 드디어 봄이 되었습니다. “아빠, 우리가 창고에 쌓아 놓은 먹이에서 싹이 나와요.” “그래! 그럼 먹지 마라. 싹이 나지 않은 새로운 곡식이 얼마든지 널려 있는데 굳이 그걸 먹을 필요가 없지.” 생쥐네 창고 먹이에서 싹튼 새싹은 땅밖으로 고개를 쏙 내밀고 커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밖으로 나가던 엄마 생쥐가 놀라서 들어오면서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얘들아, 지금은 위험하니 나가지 마라. 재원이 할머니가 이리로 오고 있어.” 그 말에 생쥐네 식구들은 모두 귀를 쫑긋 세우고는 죽은 듯이 엎드렸습니다. “참 이상하다! 아무도 여기다 화초 씨를 심지 않았는데 이렇게 여러 가지 꽃모가 나오다니! 이건 분꽃, 이건 채송화, 이건 봉숭아, 그리고 이건 해바라기네! 어이구, 호박과 옥수수, 땅콩도 싹을 내밀었네! 이 씨앗들이 바람에 날려 왔나? 그렇지 않으면 누가 흘렸나? 나도 미처 만들 생각을 못했던 꽃밭이 생기다니…….” 재원이 할머니는 꽃모 사이에 난 풀을 일일이 뽑아주며 떠날 줄을 몰랐습니다. 그 새 생쥐네는 정말로 쥐 죽은 듯이 가만히 엎드린 채 할머니가 다른 곳으로 가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할머니는 꽃밭의 풀을 다 매고야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여보, 우리가 물어온 것들 중에 꽃씨가 많았던 모양이에요?” “그런가 보구먼.” “애들아, 앞으로는 지금보다 훨씬 더 조심해야 한다. 알았지? 저 할머니가 꽃밭에 자주 올 거야. 그러면 너희들이 할머니의 눈에 띌 수도 있잖니?” “그것뿐이 아니야. 이곳에는 들고양이와 너구리들이 늘 찾아오는 곳이야.” 생쥐 부부는 아기 생쥐들한테 단단히 일렀습니다. “그래도 해바라기 꽃에는 올라가 보고 싶어요. 저는 거기서 먼 세상을 보면서 해바라기 꽃처럼 크고 아름다운 꿈을 키울 거예요.” “그건 위험한 일이라고 했지!” 아빠 생쥐가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생쥐네 식구들은 그날부터 조심해서 먹이를 찾으러 다녔습니다. 햇살이 점점 따뜻해졌습니다. 낮의 길이도 점점 길어졌습니다. 그러자 꽃모들의 키도 몰라보게 커갔습니다. 생쥐들은 거기서 어떤 꽃이 필지 몹시 궁금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흥분한 재원이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이고, 그새 분꽃이 폈네! 어머나, 맨드라미와 봉숭아꽃도 피었네! 야, 꽃 색깔이 곱기도 하다! 여긴 호박이 두 개나 맺혔네! 옥수수도 곧 달리겠고…….” “할머니, 어느 게 봉숭아고 어느 것이 맨드라미예요?” 쪼르르 달려 나온 재원이의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여태 그런 것도 모르니? 이 닭 벼슬처럼 생긴 빨간 꽃이 맨드라미고, 빨간 꽃잎이 여럿 뭉쳐 핀 건 봉숭아지. 이 할미가 어려서는 봉숭아 꽃잎을 찧어서 손톱에 물을 들였단다. 손톱에 물을 들이면 악귀와 병마를 물리친다고 했지. 그리고 이 분꽃 좀 봐라. 꼭 작은 나팔 같지? 이 나팔 모양의 꽃이 지면 까만색의 작은 수류탄 같은 열매가 열린단다.” “정말요?” “그럼. 그런데 귀신 곡할 노릇이다. 우리 식구 중에 누구도 꽃을 심은 사람은 없는데 이렇게 훌륭한 꽃밭이 됐으니. 히야, 저 키 큰 해바라기는 곧 꽃을 피우겠는걸!” 생쥐네 식구들은 굴속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입이 간지러웠습니다. 금세라도 달려나가 자기네가 심었다고 말하고 싶었거든요. “아아, 해바라기 꽃요! 그 꽃이 해님을 따라서 고개를 돌린다는 꽃인가요?” “그렇지. 해바라기는 비가 오거나 날이 흐린 날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해만 나면 고개를 바짝 쳐들고 해만 바라보고 있지. 한평생 해님을 사모하며 쳐다보는 그 모습이 얼마나 멋지다구.” 해바라기에 대해서 자세히 안 것은 재원이뿐이 아닙니다. 굴속에서 엿듣고 있는 생쥐들도 그 사실을 알았습니다. “아, 나는 뭘 존경할까? 해바라기 꽃이 평생 사모하는 해님처럼 하늘에 떠 있는 별을 사모할까. 아예 내가 하늘에 올라 생쥐별이 되면 어떨까.” “그건 아주 위험한 일이야. 이뤄질 수도 없고.” “형, 위험한 일이라도 나는 해보고 싶어. 그 꿈을 향해 더 큰 생각을 하고 싶어.” “왜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니?” 생쥐 형제는 티격태격 말씨름을 했습니다. 생쥐네 꽃밭은 여름 내내 풍성했습니다. 생쥐들이 오줌과 똥을 싸 거름이 됐는지 꽃모들은 아주 튼튼하게 자랐습니다. 피어난 꽃들도 오래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해바라기의 꽃잎이 마르고 얼굴에 박힌 씨앗이 여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어디선가 까치 한 쌍이 날아왔습니다. 날아온 까치들은 해바라기 얼굴에서 잘 익은 씨앗만 콕콕 쫘서 빼내 까먹었습니다. 그 광경을 본 아빠 생쥐는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 해바라기를 가만 두지 못해! 그 해바라기는 우리가 씨를 물어다 여기 심어서 키웠단 말이야!” “생쥐야, 너도 이제 보니 아주 쓸 만한 녀석이구나. 우리를 위해 그렇게 좋은 일을 미리 한 것을 보니.” 까치는 하얀 뱃바닥과 어깻죽지를 흔들어대면서 비아냥거렸습니다. “그러면 너희를 잡아먹게 부엉이나 수리를 불러온다. 과일농사를 다 망쳐놓은 이 도둑까치들아!” “농작물 망치기로 치면 고라니나 멧돼지들이 더하지. 그래도 그 녀석들은 사람들한테 보호만 받으면서 살던데? 사람들이 너희 생쥐한테는 도둑이라 불러도 우리에겐 그렇게 부르지 않아.” “흰소리는! 그러니까 ‘까치 뱃바닥 같다.’는 속담까지 생겨났지.” “입은 살아서 나불대기는. 가만히 있다가 우리가 먹고 남은 찌꺼기나 차지하시지. 저 잡아먹을 들고양이가 다가온 것도 모르는 주제에 뭐 우리를 어쩌고 어째!” 막내 생쥐는 들고양이란 말에 정신이 퍼뜩 들었습니다. 그래 아래를 내려다보자마자 하얗게 질려버렸습니다. “야옹, 캭!” 살금살금 다가온 들고양이는 높이 점프하여 앞발로 막내 생쥐를 쳐냈습니다. 그리고는 생쥐와 같이 떨어지면서 생쥐를 한입에 물었습니다. “찍찍, 찌지직! 찍” 막내 생쥐는 고양이한테 꼬리를 잃고 정신없이 굴속으로 도망쳤습니다. “아니, 막내야! 어머머, 배와 등에 난 이 들고양이 이빨 자국 좀 봐! 흑흑…….” “막내야! 우리들이 뭐랬어? 엉엉엉…….” 생쥐네 식구들은 막내 생쥐의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라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막내 생쥐는 아픔을 이기지 못해 괴로워했습니다. 감긴 눈을 뜰 줄 몰랐습니다. “나는 이제 살아나기는 틀렸어요! 그러니 내 혼이라도 해바라기를 타고 별나라로 가게 해바라기 뿌리 밑에 묻어 주세요!” “얘얘, 정신 차려! 죽으면 안 돼! 너는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 했잖아?” “미안해요! 하지만 내 영혼은 틀림없이 해바라기를 타고 별나라에 오를 거예요. 거기 가면 힘없는 생쥐들끼리만 모여서 행복하게 사는 곳이 있을 거예요! 자기 꿈을 맘 놓고 키우며 사는 행복한 마을이……!” 막내 생쥐는 마지막 말을 마치고는 몸을 사시나무 떨듯 하더니 이내 숨을 거두었습니다. 남은 생쥐들은 슬픔 속에서도 막내 생쥐의 유언대로 해바라기 뿌리 밑에 묻어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조심조심 들고양이와 너구리를 피해 해바라기 씨앗을 물어다 먹지 않고 굴속에 묻었습니다. 이듬해도 꽃을 피워 막내 생쥐의 영혼이 별나라로 가는 것을 돕기 위해서. 몇 년 후부터 생쥐 가족에게는 이상한 버릇이 생겼습니다. 밤마다 해바라기의 대궁을 타고 꽃에 올라가 하늘을 보며 막내 닮은 별을 찾곤 했습니다. 생쥐네 꽃밭에는 해가 갈수록 해바라기 수가 자꾸 늘어만 갔습니다. ●작가의 말 생활동화가 널리 읽히는 때라 일부러라도 순수 동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 않는 이야기면서도 결국은 사람이야기인 것을. 그런데 맘만큼 잘 써지지 않았다. 꿈을 갖고 실천하려면 넓은 세상을 봐야 한다. 그리고 도전하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 현재의 환경이나 행복에 만족해서는 더 나은 생활, 더 넓은 세상에 나가 꿈을 펼칠 수가 없다. 설사 자기 꿈을 이루지 못할지라도 도전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도전을 포기한다는 것은 희망을 포기하는 것이다. ●약력 1950년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에서 출생해 성장했으며, 197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에 동화가 당선되었다. 세종아동문학상· 이주홍아동문학상·소천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동화책으로 ‘위대한 그림’, ‘새가 되어 날아간 할아버지’ 외 다수와 전공서적 ‘동화창작의 실제’, ‘아동 글쓰기 지도의 이해와 실제’, ‘그림동화 한 편 써 보자’ 등이 있다. 현재 장안대· 협성대·덕성여대 대학원 등에 출강하고 있다.
  • [사설] 전교조 본령은 정치가 아니라 교육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교원평가제와 관련, 그동안 고수해온 반대 입장을 거둬들였다. 전교조는 엊그제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새로운 대안적 교원평가방안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그동안 선(先)근무성적평가 개선 등 온갖 조건을 내세우며 교원평가를 기피해 온 전교조가 뒤늦게나마 입장을 바꾼 것은 다행한 일이다. 전국 40만 교원의 45%가 가입해 있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수용키로 한 데 이어 교원의 15%를 대표하는 전교조도 합류함에 따라 교원평가제는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교원평가제는 교원의 63%, 일반국민의 76%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벌써 실시됐어야 할 당위적인 제도임에도 일부 강경파 ‘정치교사’들에 휘둘려 발목이 잡혀 온 것이다. 이제 교원평가제가 실질적인 공교육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엄정한 평가방식을 확립하는 일이 시급하다. 아울러 교원평가제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차제에 인사·승진 등과 연계된 명실상부한 피드백 시스템을 갖춰나가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이번 전국대의원대회에서는 또 내년 지방선거 등 각종 선거에도 적극 개입하기로 했다. 전교조의 끝없는 정치행보는 스스로의 처지를 더욱 옹색하게 할 뿐이다. 민노총 성폭력사태 등으로 심각한 도덕성 몸살을 앓고 있는 마당에 ‘합리적’ 선거운동 운운은 교직의 신성성을 훼손하는 행위다. 정치마당이 아니라 교육현장을 지켜야 한다. 전교조의 존재 이유는 교육에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 [관가 포커스] 靑 인사수석실 만드나… 행안부 속앓이

    “청와대에 인사수석실을 또 만든다고?” 최근 검찰총장 후보자 낙마 등과 관련, 인사검증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을 받은 청와대가 ‘인사수석’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신설됐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 ‘코드인사’ 논란 등으로 폐지된 지 불과 2년 만에 재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공직인사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시어머니격’인 인사수석실 재등장에 전전긍긍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전문가들도 부처 내부 인사에까지 전권을 휘둘렀던 예전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청와대 개편에서 인사수석실이 재신설되면 현재 1급인 인사비서관 위에 차관급인 인사수석이 생기게 된다. 인사수석실은 장·차관 등 정무직과 공기업 기관장의 인사 등만 전담 처리한다는 복안이다. 기능이 부여되는 만큼 인력도 12명에서 20명으로 10명 정도가 보강될 전망이다. 이 같은 움직임을 바라보는 공직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전문가들도 고위공무원 인사에 관해 독립적인 업무를 수행 중인 부처에 청와대 인사수석의 ‘입김’이 또다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과거 3급 이상 고위공무원들을 일일이 분석해서 ‘걸러내는’ 역할을 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26일 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인사수석이 독립적으로 일을 수행하는 부처의 ‘시어머니’ 노릇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인사가 잘못됐다고 해서 무조건 인력, 예산 늘리기 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정무직 인사철 이후 ‘입맛대로’ 인사간섭이 이뤄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민정수석실을 통한 검증시스템 강화와 한시적 인사검증위원회 설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상전인 청와대 인사수석실의 눈치를 보게 될 행안부는 속앓이가 심할 수밖에 없다. 행안부 관계자는 “인사 때 청문회 검증팀을 만들어 보완하면 되는데 굳이 수석실을 신설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권력 남용이란 지적과 함께 부작용도 생기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옛 중앙인사위원회 고위관계자는 “정권의 도덕성 검증과 정책 추진에 부담감이 작용할 것”이라면서 “부처 내부 인사에 관여하지 말고 절제된 운용의 미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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