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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자·육상산 ‘아호사 논쟁’ 支離 vs 簡易

    살아 생전 학문적, 사상적으로 주자의 최고 라이벌은 상산(象山) 육구연(陸九淵·1139~1193)이었다. 강서 출신의 육상산은 집안 내력이나 출신 성분, 철학적 태도 및 학문에 대한 관점 등 여러 면에서 주자와 대비되는 인물이었다. 주자와 육상산은 당대에 이미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며, 만나기를 기대했다. ●평생 라이벌… 1175년 역사적 만남 그리고 주자와 육상산의 역사적인 만남은 마침내 1175년 주자의 친구 여조겸의 주선으로 강서(江西) 지방 신주(信州)에 있는 아호사(鵝湖寺)에서 이루어졌다. 만남의 형식은 육상산 형제와 그의 제자들이 모여있는 아호사로 주자가 방문하는 형식이었다. 수일에 걸친 만남 동안 논점은 학문하는 방법에서 예각화되었다. 주자는 평소 자신의 소신대로 학문의 근본은 널리 보고 넓게 관찰하게 한 후에 요약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육상산-이때 육구연의 형 육구령도 함께 있었다-은 학문이란 사람의 본래적인 덕성(德性)을 밝히는 데 그 목적이 있을 뿐임을 강조했다. 두 사람의 의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마침내 주자는 육상산의 학문 태도가 지나치게 ‘간이(簡易·너무 간단하고 쉬움)’하다고 평가했다. 육상산은 주자의 태도야말로 너무 ‘지리(支離·흩어져서 갈피를 잡을 수 없음)’하다고 논평했다. 지리함과 간이함! 이 짧은 한마디가 주자와 육상산의 학문적 성향을 대변한다. 주자와 육상산의 대립은 죽을 때까지 합치되지 못했다. ●도문학·존덕성 분기로 이어져 아호사에서 이루어진 이들의 논쟁은 이어지는 신유학의 역사 속에서 도문학(道問學·이치의 탐구)과 존덕성(尊德性·도덕본성의 중시)의 분기로 전개되었다. 요컨대 도문학은 주자 식의 이학파(理學派)로, 존덕성은 왕양명 식의 심학파(心學派)로 나뉘어 발전했던 것이다. 논쟁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차이는 전근대 시기 중국의 사상사가 한층 섬세하고 풍부한 철학 논변으로 나아가는 튼튼한 재산이 되었다.
  • [정치이슈 Q&A] Q : 7·28 재·보선 한달 앞… 지방선거 민심 이어질까

    28일이면 7·28 재·보궐선거가 꼭 한 달 앞으로 다가온다. 6·2 지방선거 이후 처음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로 규모가 큰 데다 여야의 지도부를 결정하는 전당대회가 재·보선 전후라 선거 결과가 정치 지형에 미치는 영향도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7·28 재·보선의 표심을 가를 주요 이슈와 변수 등을 미리 점검해 봤다. Q 7·28 재·보선이 중요한 이유는 A 민심 변화 가늠자 7·28 재·보선은 6·2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던 정부·여당의 다짐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판단하는 평가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패배가 재·보선으로까지 이어지면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정책 추진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야당으로서는 지방선거를 통해 가까스로 쥐게 된 정국주도권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현재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의 의석 수가 92석으로 재·보선 선거구 8곳에서 야당이 모두 승리하면 개헌저지선인 100석을 달성하게 된다. Q 지방선거의 민심 이어질까 A 가능성 높다 지방선거 후 불과 두달 뒤에 치르는 선거인 만큼 ‘선거 관성의 법칙’이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재보선 선거구 8곳 가운데 민주당 지역구였던 곳이 5곳이나 되고, 해당 지역의 단체장을 대부분 야권이 석권했다는 점에서도 상대적으로 야권에 유리한 선거다. 하지만 정부·여당의 인적쇄신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Q 관심 지역은 A 은평을과 충주 선거가 열리는 지역은 서울 은평을, 충북 충주, 충남 천안을, 인천 계양을, 강원 철원·화천·인제·양구, 원주, 태백·영월·평창·정선, 광주 남구다. 이 가운데 현 정권 실세라는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출마가 확실시되는 은평을이 최대 관심 지역이다. 통상적으로 재·보선은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데, 친이계의 핵심인 이 위원장이 출마한다면 구도가 보다 명확해진다. 충주는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출마가 확정적이라 야권에서 승부를 벼르는 곳이다. Q ‘이재오 대항마’는 A 자천타천 후보들만 난무 민주당에서는 장상·윤덕홍 두 최고위원이 이미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후보로 뛰었던 이계안 전 의원과 한광옥 상임고문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신경민 MBC 선임기자 등의 이름도 거론된다. 국민참여당 천호선 최고위원, 민주노동당 이상규 서울시당 위원장도 예비후보등록을 했거나 할 예정이다. 야권 단일화가 가장 주목받을 수 있는 지역이지만, 후보 난립으로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Q 여야 공천 원칙은 A 당선 가능성 최우선 한나라당에서는 상징적 의미가 큰 은평을과 보수색이 짙은 강원 지역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지역별 컨셉트를 다르게 잡겠다는 입장이지만, 원칙은 당선 가능성과 도덕성이 높은 인물이다. Q 야권연대 계속되나 A 원칙적 합의 야4당 대표는 지난 25일 오찬회동을 갖고 야권연대를 2012년 대선까지 지속하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확인했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자평하는 민주당이 얼마나 적극적인 태도로 임할지가 관건이다. 특히 한 지역에서 국회의원 1명만 뽑는 이번 재·보선에서는 지방선거와 달리 서로 양보를 할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기 때문에 야권연대의 핵심인 후보단일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Q 선거 이슈는 A 4대강 사업에 전작권 연기 부상 지방선거를 흔들었던 전국적 이슈는 재·보선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거 무렵 천안함 사건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응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다시 관심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4대강 사업과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는 지역들이 대부분이라 오히려 정치이슈로 인식, 냉정한 찬반 입장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연기 역시 새로운 안보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 Q 선거 결과가 여당 새 지도부에 미치는 영향은 A 순항 여부 결정 한나라당의 7·14 전당대회 직후 치러지는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또 패배한다면, 새 지도부는 탄생하자마자 충격파를 맞게 되는 셈이다. 반대로 승리를 거두거나 선전한다면 지도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Q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 미치는 영향은 A 정세균 ‘독주’ 여부 결정 지방선거에 이어 재·보선까지 야당의 승리로 마무리된다면 민주당의 정세균 대표 체제는 굳히기에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 방어전에 성공하는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지방선거에서의 성과가 있기 때문에 정 대표에게 유리한 구도가 구축될 것이다. 유지혜·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도움말 주신분 ▲김욱(배재대 정외과 교수) ▲김형준(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신율(명지대 정외과 교수) ▲윤희웅(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 ▲전병헌(민주당 정책위의장) ▲조해진(한나라당 대변인). 순서는 가나다순.
  • [열린세상] 검찰과 경찰,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성낙인 서울대교수·한국법학교수회장

    [열린세상] 검찰과 경찰,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성낙인 서울대교수·한국법학교수회장

    전·현직 검사들의 소위 ‘스폰서’ 파문으로 수십명의 검사들이 집단적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는 특별검사법까지 제정하여 검찰은 사상 유례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 검찰은 공익의 대변자로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는 그야말로 형사사법체계상 막강한 권력기관이다. 바로 그 때문에 검찰은 다른 그 어느 공직보다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된다. 그런데 검찰 수사권의 일부 양수를 통한 수사권독립 논쟁의 주체가 돼야 할 경찰도 비리에 휩싸여 있기는 매한가지다. 서울의 심장부인 강남 유흥업소를 주름잡으며 수년간 천문학적인 세금을 포탈한 사람이 법의 그물망으로부터 벗어나 있었다. 조직적인 은폐가 없었다고 믿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사건 현장의 초동수사단계에서 인신보호의 현장이라 할 수 있는 경찰서에서 발생한 고문사건은 강압적인 자백 확보라는 전근대적인 수사단계에 있음을 여실히 보여 준다. 수년전 서울지검 강력부에서 조직폭력배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발생한 고문치사사건으로 현직 검사가 구속되는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고문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경찰은 수사권독립뿐 아니라 경찰관직무집행법을 개정하여 불심검문(不審檢問)을 강화하려 한다. 모든 국민들을 잠재적 피의자로 전락하게 하는 불심검문은 오히려 축소해야 한다. 여기에 더하여 국무총리 산하 공직자윤리지원관실은 공직자에 대한 감찰을 넘어서서 민간인에 대하여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동영상을 올렸다는 이유로 불법사찰을 자행하여 새삼 국민적 분노를 자아낸다. 지금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해서 비밀에 가려져 있지만 한때는 소위 청와대 사직동 팀이라는 곳에서는 정상적인 경찰조직과는 완전히 절연된 채 청와대 부속 경찰조직으로 대국민 사찰을 자행한 적도 있다. 권위주의 시절 국민들은 정보기관으로부터 인권침해를 당한 아픈 추억을 잊지 못한다. 지금의 국가정보원에 해당하는 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는 우는 아이의 울음도 그치게 했다고 할 정도로 국민생활에 깊숙이 개입한 무서운 존재였다. 군사정보의 수집과 분석을 담당해야 할 국군보안사령부(현 국군기무사령부)도 민간인 사찰에 개입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이들은 경찰, 검찰뿐 아니라 관공서나 민간기관까지 출입하면서 불법적인 개입을 자행한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일이다. 민주화 이후에 국정원이나 기무사 같은 특수정보기관이 제자리로 돌아간 공백은 경찰과 검찰의 몫이 됐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특수정보기관의 개입은 경찰과 검찰에 대한 견제기관의 역할을 일정부분 수행한 긍정적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 특수정보기관이 떠난 자리를 독차지한 경찰과 검찰이 아직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으니 새삼 제3의 통제기관 창설 논의가 제기된다. 우선 검·경의 내부감찰을 강화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껏 검·경이 보여준 제 식구 감싸기 식의 내부감찰에 국민들은 식상해한다. 그렇지만 내부감찰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검·경의 특성상 외부감찰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도저도 안 되면 결국 제3의 외부통제기관을 신설할 수밖에 없다.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의 신설에 찬성하고 있다. 민주화 이후에 독점적 사정기관인 검·경에 대한 국민적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새로 창설될 조직이 현행 형사사법체계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과 옥상옥의 우려를 피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내부감찰제도의 정립이 필요한 이유다. 이제 검·경에 자체 정화의 마지막 기회가 부여되었다. 스스로 정화하지 못하면 결국 외부의 손길이 미치기 마련이다. 국가의 기본적 책무는 19세기 야경국가가 단적으로 적시하는 바와 같이 공공의 안녕질서의 유지에 있다. 그런데 공안의 사령탑인 검·경이 무너지면 결국 국민들만 불편해진다. 이제 검·경은 자세를 가다듬고 새출발을 하여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안심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 기무사터 ‘미술관 건립’ vs ‘종친부 복원’ 솔로몬 해법을 찾아라

    기무사터 ‘미술관 건립’ vs ‘종친부 복원’ 솔로몬 해법을 찾아라

    미술계의 15년 숙원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분관이 150년 전의 ‘조선시대 종친부’ 암초를 만나 ‘솔로몬의 해법’이 필요해졌다. 종친부는 왕실 계보와 초상화 등을 관리하던 기관이다. 회원 수 1300여명의 ‘기무사에 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1986년 진입로조차 마련되지 않은 경기 과천에 국립현대미술관이 생겼을 때부터 서울 도심 한복판에 ‘제대로 된’ 미술관이 있어야 한다며 서울관 건립을 추진해왔다. 1995년 서울 소격동에 있던 기무사 이전설이 처음 대두되자 미술계는 기무사 터 ‘확보’ 운동에 본격 발벗고 나섰다. 15년을 싸운 끝에 미술관 건립으로 결론나면서 꿈을 이룬 듯 했다. 2012년 완공한다는 구체적 청사진까지 나왔다. ●미술관을 다른 곳으로 옮기자는 주장도 하지만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다. 지난 18일 한강문화재연구원 발굴지도위원회가 “기무사 터를 발굴 조사한 결과, 조선후기 유적을 비롯해 종친부 건물 터가 원형 그대로 나왔다.”며 종친부 복원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유인촌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은 지난 9일 종친부를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미술관은 미술관대로 짓고, 설계를 다소 변경해 종친부 건물도 복원하겠다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구상이었다. ‘기무사에 미술관을…모임’은 “문화부 구상대로라면 미술관 연건평이 당초 설계안보다 약 3분의 1 줄어들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술관의 기형적 설계가 불가피한 만큼 아예 미술관을 다른 곳으로 옮기자는 주장도 나온다. 당사자 격인 국립현대미술관의 배순훈 관장은 서울 송현동 덕성여중 자리로, 일각에서는 이전이 추진 중인 문화부 세종로 청사로 옮기자는 의견을 내놓는다. 하지만 문화부 청사 부지도 땅을 파면 유적이 나오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덕성여중 자리도 대로 변이 아니어서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미술관이 들어서기에는 좁다는 반박이 따른다. 일본의 아오모리 미술관처럼 유적을 보존하면서 미술관을 세운 예가 외국에 없지는 않다. 종친부 유구가 발굴된 터를 유리 등으로 보존하고 그 위에 전시 공간을 마련하는 등의 ‘건축적 묘안’ 해법도 거론된다. 하지만 문화재위원들은 지금의 정독도서관으로 옮겨진 전각을 포함해 아예 종친부 건물을 통째로 복원해야 한다는 태도다. 미술계가 문화재연구원 발굴 설명회를 방해하는 등 양측의 갈등이 점점 더 심화되는 양상이다. 미술계는 “문화재 복원의 원칙이 없다.”고 공격한다. 1982년 기무사 테니스장 건립을 위해 종친부 건물의 정독도서관 이전을 승낙한 장본인이 바로 문화재위원들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 15년간 미술계가 기무사 터에 미술관을 짓자고 주장할 때는 내내 침묵하다가 이제 와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다. ●종친부 복원 여부 다음달 최종 결론 정준모 국민대 초빙교수(미술평론가)는 “중요한 것은 국립현대미술관이 국민의 공간이란 사실이며, 국민의 문화 향수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서울 도심에 왕조 관련 업무를 하던 관아를 복원하는 것이 나은지 국민의 창의성 향상에 기여하는 미술관 건립이 나은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종친부 복원은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일”이라며 “미술이 중요하다면 역사와 문화재도 소중하다.”고 반박했다. 서울시 문화재위원회는 다음달 말 종친부 복원 여부를 최종 결론 낼 예정이다. 윤창수·강병철기자 geo@seoul.co.kr
  • [부고] 1세대 사회학자 이만갑 서울대 명예교수

    [부고] 1세대 사회학자 이만갑 서울대 명예교수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자 한국 사회학 1세대인 이만갑 서울대 명예교수가 19일 오전 8시4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89세.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4년 도쿄제국대학 문학부 사회학과를 졸업했으며, 1986년 정년퇴직 때까지 서울대 교수로 봉직하며 학문 연구와 후진 양성에 매진해 왔다. 고인은 한국의 발전에 농촌 문제가 중요하다고 보고 이 분야 연구에 매진했으며 1977년부터 1981년까지 서울대 새마을운동종합연구소 소장을 지내며 새마을운동을 학문적으로 뒷받침하기도 했다. 고인은 ‘의식’이 사회변화를 초래하는 데 중요하다고 보고 이에 주목한 많은 사회학 연구성과를 내놓았다. 저서로는 ‘학문의 여적(餘滴)’ ‘한국농촌사회연구’ ‘공업발전과 농국농촌’ ‘자기와 자기의식’ 등이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정재룡(85)씨와 아들 성진(재미 사업)·상섭씨, 딸 성자·은애(덕성여대 교수)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2일 오전 8시40분. (02)3410-6912.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경찰 고강도 개혁안 실천이 관건이다

    경찰이 내부 비리·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외부 인사로 구성된 민간감찰위원회를 도입하고, 비리 경찰관의 징계양정 기준을 법령으로 규정해 엄격히 적용하는 등 감찰기능을 대폭 보강한 개혁안을 내놨다. 경찰관 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식의 임기응변으로 대처하고, 징계나 처벌은 제 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에 그쳐온 관행에 대한 여론의 비난을 수용한 고강도 처방전이다.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수사 이의 심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징계 전력자만을 대상으로 하던 인적 쇄신 교육프로그램을 직무수행능력이나 성실성, 도덕성이 떨어지는 이들에까지 확대한 점도 수사 신뢰 확보와 경찰관 자질 점검 차원에서 긍정적인 방안이다. 경찰 개혁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국무회의에서 검찰 개혁과 함께 국가 기강 확립 차원에서 강도 높은 자정과 변화를 주문한 사안이다. 비리와 범죄를 단죄해야 할 경찰관 일부가 시정잡배처럼 비리와 불법을 공공연히 저지르고 있는 게 우리 경찰의 부끄러운 현실이다. 경찰청이 최근 실시한 특별복무점검에서 금품수수와 공금유용, 직무 태만 등 복무 규율 위반 경관 516명이 적발된 것만 봐도 경찰 개혁의 당위성과 중요성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다. 경찰은 조직 내 공짜 문화를 없애 비위가 비집고 들어갈 틈을 막고, 순환근무제를 통해 토착세력과의 유착 가능성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제도는 개혁의 틀일 뿐 성공의 관건은 조직원 개개인의 치열한 자정 노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수철의 초등생 성폭행 사건을 경찰이 의도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한 경찰 신뢰 회복은 요원하다. 경찰은 이번 개혁안을 계기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환골탈태의 각오로 결연한 실천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개혁의 주체에서 대상으로 전락하는 건 시간문제다.
  • “내속에 욕망의 괴물” 김수철 그는 왜…

    “내속에 욕망의 괴물” 김수철 그는 왜…

    “일요일 밤에 생전에 한 번도 안 꾸던 부모님 꿈을 꿨어요. 좋은 일인 줄 알았는데 수철이가 그런 짓을 했을 줄이야….” 서울 영등포 초등생 성폭행 피의자 김수철의 형 김민철(50·가명)씨는 고개를 떨궜다.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10대 때부터 누나·형·여동생 모두 공장을 다니며 일했지만 4남매 중 김수철은 달랐다. 제철소에서 일하다 민철씨가 사고로 오른손이 절단되는 상황에서도 “일하기 싫다.”며 내빼기 일쑤였다고 한다. 15일 부산에서 만난 김의 형은 수척해 보였다. 초조한 듯 계속 줄담배를 피웠다. 동생에 대한 연민과 분노가 섞인 듯했다. 동생편을 들다가도 “누나랑 여동생이 그렇게 잘해줬는데…, 이 자식이….”라면서 속상해하기도 했다. 민철씨는 “수철이가 2002년 출소한 다음에 ‘형님, 저는 감옥이 제일 편해요.’라고 말했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일하기 싫어했는데, 감옥에서는 일 안 해도 되니 좋다고 말해서 기가 찼다.”고 전했다. 이내 “그때라도 마음을 잡을 수 있도록 제대로 가르쳐야 했는데 먹고살기 바쁘다 보니 못했다.”며 울먹였다. “나야 내 동생이니 안타깝지만 인간으로 못할 짓 했으니 벌 받아야 한다.”고 담담하게 말하기도 했다. ●“인간으로 못할 짓 했으니…” 피해자 가족에게는 “애를 왜 그렇게 했는지…, 너무 죄송하다. 조금만 잠잠해지면 피해자 가족에게 가서 꼭 사죄하고 싶다.”면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한편 이날 서울 신길동 모 초등학교 일대에서 오전 6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된 현장검증에서 김수철은 “내 속에는 욕망의 괴물이 있어서 그런 (나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은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에서 “술에 취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술이 원수” “캔맥주 3캔, 소주 1병, 병맥주 1병을 마셨다.” “핑계같지만 술이 취해서 경황이 없었다.”면서 시종일관 ‘술’ 얘기를 꺼냈다. 또한 A(8)양을 운동장에서 만났을 때는 흉기로 위협했고, 집까지 데려오는 동안 흉기를 주머니에 넣어뒀다가 집으러 들어가 다시 위협했다고 말했다. 김은 “A양을 납치하기 10분 전 같은 학교에서 다른 여학생을 성추행하려고 시도했지만 도망가서 실패했다.”고 답했다. 경찰 수사 결과 당초 김이 주장한 10대 임신설은 사실 무근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12월부터 2달가량 김과 함께 동거한 10대 여성은 1회당 2만원을 받고 30차례 성매매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청소년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16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른 아침부터 현장검증을 지켜본 주민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일부는 “모자를 벗기라.”면서 김에게 달려들기도 했다. 주민 이모(52)씨는 “저런 인간은 죽여야 한다.”면서 “왜 모자를 씌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모(70·여)씨는 “얼굴 보며 알고 지내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돼 나타나니까 더 무섭다.”면서 “옆에 이런 사람이 같이 살았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고 말했다. ●도덕성·충동 조절력 약해 ‘욕망의 괴물’ 발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김이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거나 이를 숨기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현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자기 보호·방어를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면서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듯한 발언을 해 타인에게 혼란을 주기 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진심으로 말한 것인지도 알 수 없다. 검거 이후의 발언들이 오락가락해 종잡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김은 잘못을 알고 있으면서도 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회화 과정에서 도덕심, 충동조절 능력이 발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이민영·부산 김양진기자 m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단체장 당선자들에게/박현갑 사회2부 부장급

    [데스크 시각] 단체장 당선자들에게/박현갑 사회2부 부장급

    7월1일은 민선5기 지방자치가 출범하는 날이다. 새로운 인물들이 많이 들어왔다. 민선4기와 달리 야당 소속 단체장들도 대거 입성했다. 이들은 7월1일 취임 전까지 인수위원회 등을 꾸려 업무보고를 받으며 자신의 구상을 구체화하느라 여념이 없다. 어떻게 하면 주민들로부터 호응 받는 단체장이 될 수 있을까? 우선 광역단체장이든 기초단체장이든 지역주민의 입장에서 행정을 해야 한다. 특히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주당 한명숙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한 유권자들의 뜻을 받들여 시민들과 소통하겠다고 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야당 소속 정치인 출신 광역단체장들의 경우, 정치적 이념을 떠나 행정가로의 변신이 요구된다. 이들은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려는 세종시나 4대강 정비사업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는 4대강 사업은 전면 중단하고 재설계해 낙동강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시종 충북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염홍철 대전시장 당선자등은 세종시 반대를 기치로 소속 정당은 다르나 연대하기로 했다. 중앙정부와의 갈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국책사업을 둘러싼 여야 입장차이는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단체장이 된 이상 중앙당이 아닌 지역주민의 입장에서 대화하고 소통하려는 자세를 잊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행정안전부에서는 시·도지사협의회를 통해 지방정부와의 업무협의를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해야 한다. 228명 기초 단체장들의 경우, 지역살림을 꾸려가는 행정가라는 인식을 더욱 가져야 한다. 중앙정부나 광역지자체와의 업무협의가 필요한 경우도 기본적으로 지역주민의 삶의 질 개선때문이다. 기초 단체장들은 선관위에 제출한 공약이행서를 토대로 4년간 살림계획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광역지자체나 이웃한 기초지자체와의 업무협의, 예산배정의 우선순위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실천방안부터 마련해 보자. 이를 토대로 차근차근 일 한다면 재선은 보장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려되는 것은 전시행정 가능성이다. 과거 예를 보면 멀쩡한 관용차를 새로 교체하거나 지역주민의 삶과 관계 없는 이벤트 행사에 예산을 낭비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의 시장직 인수위원회는 인천시의 최근 3년간 축제행사 예산투입액이 6개 광역시 가운데 가장 많았다고 공개했다.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가 이벤트성 축제를 개최해 왔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주민 간의 유대감 강화 등이 명분이었다. 지역의 정체성과 관계 없는 지역축제는 단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주민들로부터 정체성을 얻어내기 힘들다. 새로운 행정수요를 발굴하고 구체화할 때 전시성으로 흐를 가능성은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 비리에 연루될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도 잊어선 안 된다. 4년 전 뽑았던 기초단체장 230명 가운데 부정과 비리 등으로 48%인 110명이 기소됐다. 공직의 임명, 승진, 보직과 관련된 금품 수수행위 등이 문제였다. 자치행정에 정통한 한 관료는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돈 받고 공무원을 승진시키거나 특채하는 등 인사비리가 만연한 실정”이라고 귀띔한다. 민종기 당진군수의 경우, 시 승격에 필요한 인구 15만명을 채우기 위해 직원들에게 위장전입을 지시하고 내연녀를 통해 10억원대 비자금을 관리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게다가 전주언 광주 서구청장 당선자는 6·2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구속된 단체장 당선자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전 당선자는 지난해 9월 집무실에서 5급 승진 대상자인 직원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같은 전철을 밟지 않고 도덕성으로 무장된 청렴한 단체장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agleduo@seoul.co.kr
  • [정세욱 풀뿌리 정치]6·2지방선거 평가와 과제

    [정세욱 풀뿌리 정치]6·2지방선거 평가와 과제

    6·2 지방선거는 한나라당 참패, 민주당 대(大)약진으로 끝났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의 역풍을 맞아 2004년 4월 총선에서 대패한 뒤 심기일전, 그 후 두 번의 재·보선, 2006년 지방선거, 2007년 대선, 2008년 4월 총선에서 연승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2008년 여름 광우병 촛불시위에 시달린 후 지난해 4월과 10월 치러진 재·보선에서 연패하며 내리막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집권세력은 경고신호를 감지하지 못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대통령 지지율이 50%에 가까운 데다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선거와 관련한 다른 정치이슈들이 묻혀버렸기 때문이다. 결국 민심은 한나라당을 호되게 심판했다. 민주당은 한껏 고무되어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잘해서 압승한 게 아니라 집권세력에 대한 견제의 통로로 민주당을 활용했다고 보여진다. 정권으로부터의 민심 이반에 따른 반사적 이익을 얻은 민주당이 마치 개선장군처럼 ‘내각 총사퇴’를 주장하는 것은 도를 벗어난 행위다. 6·2 지방선거는 숱한 교훈과 과제를 남겼다. 지난해 재·보선에서 패배한 후 한나라당에는 세종시 수정안과 4대강 사업을 국민과의 소통 없이 밀어붙이지 말라, 권력의 오만함을 버리라, 친이·친박계 간의 분열을 봉합하라는 등 국정쇄신 요구가 쏟아졌지만 지금까지도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선거의 직접적 패인은 여기에 있다. 세종시 문제로 친이·친박은 더 갈렸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지방권력을 장악함으로써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춰야 할 시험대에 올랐다. 그동안 민주당은 수권능력을 가진 제1야당이라기보다는 ‘대안 제시 없는 투쟁,’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정치집단으로 국민에게 각인됐다. 툭하면 국회 회의장을 점거하고 물리력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했고, 세종시 수정안, 미디어법, 한·미FTA 등 쟁점이 불거질 때마다 거리로 뛰쳐나갔다. 의회정치의 주역이기를 포기하며 당격(黨格)을 추락시켰다. 이제는 반대에만 집착하지 말고 지난해 5월 발표한 ‘뉴 민주당 플랜’에 담긴 약속과 다짐을 실천하여 수권정당으로 달라진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여야의 정당공천은 국민을 분노케 했다. 민선 4기 기초단체장 230명 중 113명(49.1%)이 인·허가와 공무원 채용·승진 등 비리혐의로 재판을 받았고, 그중 45명(19.6%)이 물러났다. 막대한 헌금을 받고 공천을 한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기초단체장의 비리를 부추긴 셈이다. 하지만 지역구 국회의원 누구도 책임진 적이 없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그랬다. 후보의 도덕성·능력·당선가능성을 무시하고 고액의 공천헌금 납부자나 ‘자기 사람’만 공천했고, 이로 인해 도처에서 공천잡음이 일었다. 특히 한나라당, 민주당 깃발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영·호남에서 심했다. 영·호남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기초단체장에 당선된 수는 경북 6명, 경남 6명, 전남 7명이다. 전남 4개 대도시 중 여수·순천·광양의 현·전 시장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당선된 것은 정당공천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여야는 잘못을 인정하고 기초단체 정당공천을 금지해야 한다. 이번 선거도 지방이 실종된 지방선거였다. 세종시, 4대 강에 이어 천안함 침몰이란 돌발변수까지 겹쳐 과거에 비해 중앙정치가 더 소용돌이쳤고 지역쟁점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후보자 개개인의 신상과 그들이 제시한 지역공약도 가려졌고, 차분한 정책경쟁은 찾기 어려웠다. 이번 선거에서 같은 기호의 후보자에게 찍는 ‘줄투표’ 행태는 다소 줄었다. 서울시장은 한나라당 후보를, 구청장은 25명 중 민주당 후보 21명을 뽑았고, 강원도지사는 민주당 후보를, 시장·군수는 18명 중 한나라당 후보 10명을 뽑은 것이 이를 입증한다. 정부·여당은 이번 선거결과를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평가로 받아들여 환골탈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정권의 향방이 갈릴 것이다. 민주당도 변해야 할 때 변하지 못하면 민심은 민주당에서 떠나갈 것이다. 경남 도지사는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고, 한나라당 광주시장과 전북·전남 도지사 후보는 10% 넘는 득표를 했다. 6·2 지방선거는 정당들에 보내는 국민의 공개경고라고 보아야 한다. 민심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 정치가 아내, 심은하 패션 뜯어보니…

    정치가 아내, 심은하 패션 뜯어보니…

    여배우는 항상 패션 화제의 중심에 서 있지만 이는 은퇴 뒤에도 성립함이 심은하를 통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지난 2일 서울시장 후보였던 남편 지상욱씨와 함께 투표소에 모습을 드러낸 심은하는 정치가의 아내다운 패션을 선보였다. 심은하는 감색 양복에 파란색 넥타이를 입은 남편과 맞추어 짙은 남색 원피스에 아이보리색 반소매 코트, 하늘색 가방, 베이지색 구두를 신어 단아하면서도 깔끔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파란색은 색채학에서 냉철한 이성과 도덕성, 부당한 억압에 대한 저항을 뜻한다. 그 때문에 특히 정치인들이 파란색 넥타이를 자주 착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전성기 때의 청초한 외모를 잃지 않아 카메라의 집중 세례를 받은 심은하 패션을 꼼꼼히 뜯어보면 서민들은 ‘헉’ 하고 입이 벌어지는 명품들이다. 먼저 아이보리색 코트는 100% ‘메이드 인 이탈리아’를 고집하는 이탈리아 브랜드 피아자 셈피오네로 가격은 120만원대다.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에서 이미숙이 부잣집 계모가 되고 나서 기품 있는 모습을 연출하고자 착용한 드레스와 코트도 피아자 셈피오네였다. 그가 든 하늘색 가방은 타조 가죽으로 만든 에르메스의 버킨 백. 에르메스 측은 “원하는 색깔과 크기, 가죽을 고객이 직접 골라 주문제작으로 만들어지는 버킨 백은 주문 대기가 밀려 현재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돈이 있어도 사기 어렵다는 얘기다. 알려진 가격은 1000만~3000만원대. 베이지색 구두는 앞 코만 뾰족하게 검은색으로 처리되어 다리가 길어 보이는 제품으로, 샤넬의 이번 계절 신상품이다. 가격은 100만원대. 꼬집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명품으로만 치장한 것은 정치인 아내로서는 한국 정서상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모델과 가수 출신으로 프랑스의 영부인이 되어 우아한 ‘프렌치 시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카를라 브루니가 연상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미국의 값싼 실용 패션과 신인 디자이너들의 옷을 잘 섞어 입어 영부인 패션의 새로운 모범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 미셸 오바마는 정치인 아내 패션의 좋은 실례다. 패션 홍보대행사 apr의 이시은씨는 4일 “원피스 위에 코트를 입은 심은하의 패션은 유럽의 왕족들이 결혼식장 등의 공식석상에서 자주 선보이는 스타일로 예의를 갖춘 품격 있는 옷차림”이라고 설명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어? 뱃속에 핀셋을 깜빡했네?” 황당한 의료사고

    황당한 의료사고를 낸 의사가 철창에 갇힐 궁지에 몰렸다. 문제의 의사는 뒷돈을 주고 사고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도덕성까지 의심받고 있다. 남미 볼리비아의 의사 다니엘 카르데나스가 건망증을 탓하기엔 너무 큰 사고를 내고 만 비운의 주인공. 지난 4월 그는 28세 산모의 제왕절개 수술을 집도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뤄져 산모는 건강한 아기를 갖게 됐지만 마무리 단계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수술용 핀셋의 산모의 뱃속에 넣고 꾀매버린 것. 산모는 이 때문에 복막염을 일으켜 다시 병원으로 실려왔다. 뱃속에 핀셋이 든 걸 확인한 병원이 부랴부랴 다시 산모를 수술대에 올리고 문제의 수술기구를 꺼냈지만 현재 그는 여전히 중환자실에 누워있다. 어처구니없는 사고에 화가 치민 남편은 의사를 사법당국에 고발했다. 남편은 3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발로 사태가 커지자 문제의 의사가 사건을 무마하려 돈을 주겠다고 했지만 사랑하는 아내의 건강을 돈과 맞바꿀 수 없어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고를 낸 의사가 책임지고 아내에게 건강을 돌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볼리비아 언론은 “사법당국이 조사를 시작했다.”면서 “문제의 의사가 최고 6개월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檢, 시·도지사 등 당선자 65명 수사

    檢, 시·도지사 등 당선자 65명 수사

    검찰이 6·2지방선거가 종료됨에 따라 선거사범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신종대)는 3일 선거범죄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해 1개월 내에 신속히 사건을 마무리할 것을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다. 또 기소된 선거사범에 대해서는 수사검사가 공판에 직접 참여해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도록 했다. 대검에 따르면 선거일인 2일까지 검찰은 선거사범 1667명을 입건해 이 가운데 66명을 구속했다. 유형별로는 금품살포 등 ‘돈선거’가 596건(35.7%), ‘거짓말선거’ 247건(14.8%), ‘불법 선전’ 153건(9.1%) 순으로 여전히 금권선거 사범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선거사범의 신분별로는 현직 단체장 125명(구속 2명)을 포함해 공무원 433명(구속 9명)을 입건했고, 104명(단체장 28명)을 기소했다. 특히 자치 행정 및 교육 수장의 당선자 상당수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광역단체장 당선자 8명, 기초단체장 당선자 54명, 교육감 당선자 3명 등 65명에 대해 검찰이 집중 수사하고 있다. 이들의 당선이 무효화될 경우 대대적인 재보궐 선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신종 선거범죄도 등장했다. A씨는 공천과정에서 여론조사에 대비, 단기전화 508회선을 개통해 특정 번호로 착신시켜 여론조사에 응하는 등 공천업무를 방해했다. B씨는 다른 사람의 아이디를 도용, 인터넷에 특정 후보의 홍보성 선전문구를 무차별적으로 올려 후보자의 인지도를 높이는 수법을 사용하기도 등장했다. 트위터를 통해 특정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을 한 유형도 있었다. 한편 지방선거 국면에 접어들면서 검찰이 그동안 보류했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수사 재개 여부도 주목된다. 검찰은 당초 지방선거 이전이라도 한 전 총리에 대한 수사를 계속한다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선거국면에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판단으로 수사를 잠정 보류해 왔다. 한 전 총리 수사 재개와 관련, 검찰 안팎에선 여론의 역풍을 우려했다. 한 전 총리가 젊은 층의 지지로 의외의 선전을 한 데다 검찰 자신도 ‘스폰서 검사’ 의혹으로 도덕성에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선택 6·2-주요 격전지 스케치] 박빙승부 2곳

    ■ <충북지사> 이시종 초반뒤지다 반전 성공 충북에서는 재선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정우택(57) 후보와 이를 저지하려는 민주당 이시종(63) 후보가 숨막히는 접전을 벌였다. 개표율이 75%를 넘어선 3일 오전 1시 현재, 이 후보가 51%로 정 후보(46.1%)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여유있게 앞섰지만, 개표 결과는 초박빙이었다. 2일 오후 6시 KBS·MBC·SBS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서 이 후보가 49.6%로 정 후보(48.5%)를 근소하게 앞서며 반란을 예고했다. 자신만만하던 정 후보 캠프는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고, 이 후보는 반전에 성공했다며 들떴다. 개표 내내 접전은 계속됐다. 개표 초반엔 정 후보가 5%포인트 정도 앞섰지만, 오후 11시45분쯤 개표율 47%를 전후해 이 후보가 48.7%로 정 후보(48%)를 역전하기 시작했다. 선거 운동 내내 알 수 없던 민심이 표심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 현재 재임 중인 정 후보는 여당후보를 선택해야 지역이 발전한다는 ‘힘 있는 집권당론’과 ‘경제특별도 완성’을 내세우며 승리를 자신했다. 대전·충남에서 경합열세인 한나라당은 충북에 ‘배수의 진’을 치며 정 후보에 힘을 실었다. 반면 이 후보는 세종시 원안수정과 4대강 반대를 앞세운 ‘정권심판론’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이 후보는 이번 선거를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국민투표 성격으로 규정지으며 “세종시 수정안을 반대한다면 민주당 후보 이시종을 뽑아달라.”고 목소리를 드높였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지난달 31일 나란히 청주를 찾아 마지막 바람몰이에 나설 정도로 공을 들였다. 좀처럼 속내를 알 수 없는 충청 표심이라지만, 결과는 역시나 예측하기 어려웠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제주지사> 투표율 최고… 우근민 도백 컴백 공당에 ‘버림받은’ 무소속 후보간 대결로 관심을 모은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선거는 우근민 후보가 현명관 후보를 1.2%포인트 간발의 차이로 누르며 승리했다. 3일 1시 40분쯤 개표가 마무리돼 우 후보는 41.4%, 현 후보는 40.6%로 집계됐다. 제주 민심은 관선과 민선을 합쳐 4차례나 제주도지사를 지낸 우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우 후보는 우여곡절 끝에 다시 ‘도백(道伯)’으로 환향했다. 비관료 출신의 ‘최고경영자(CEO)’형 도지사를 표방한 현 후보와 달리 ‘관료형’의 우 후보는 판이하게 다른 색깔로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했다. 현 후보는 금품살포 의혹으로, 우 후보는 성희롱 논란으로 유력 후보의 도덕성이 의심받았지만 최종 투표율은 65.1%로 전국 최고였다. 전국 평균 최종 투표율은 54.5%로 집계됐다. 초접전의 선거 양상이 투표율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북풍이나 노풍 등 중앙정치 이슈가 비껴갔고 도덕성 논란으로 정책선거가 실종된 자리를 대신 차지한 것은 ‘인물론’이었다. 우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민선 지사 재직시 이룬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과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정, 저가항공사 합작설립 등을 업적으로 꼽으며 표심을 자극했다. 전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메시지를 남겨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임을 암시하기도 했지만 최후의 승자는 우 후보였다. 삼성종합건설과 삼성물산 CEO를 지낸 현 후보는 “제주의 경제를 살릴 후보를 선택해 달라.”며 ‘CEO형 도지사’를 세일즈했지만 다시 한번 분루를 삼켜야 했다. 현 후보는 4년전 지방선거에서 당시 무소속으로 나선 김태환 현 도지사에게 1.6% 포인트 차로 패한 바 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객원칼럼] 새 자치단체장에게 꼭 하고픈 쓴소리/박명재 CHA의과학대 총장· 전 행정자치부 장관

    [객원칼럼] 새 자치단체장에게 꼭 하고픈 쓴소리/박명재 CHA의과학대 총장· 전 행정자치부 장관

    이백 마흔 네 사람의 새로운 지방 자치단체장들이 선출되었다. 해가 거듭될수록 자치단체장의 권한과 기능이 더 커지고 막중해지고 있다. 주민의 위임을 받은 4년간은 본인의 큰 과오가 없다면 안정된 신분보장 속에 지역발전을 위해 소신껏 일할 수 있다. 이제 당선자들은 저마다 좋은 시장·도지사·군수가 되기 위하여 정식 취임까지 여러 가지 생각과 구상들을 하게 될 것이다. 당선 축하와 함께 취임 전에 꼭 새기고 간직해야 할 몇 가지 사실을 간곡히 강조하고 당부하고 싶다. 첫째, 자치단체장은 그 지역과 조직의 CEO(최고경영자)인 동시에 최고의 리더이다. 지나간 20세기는 관리자의 시대로, 시장(지사)·군수는 최고 관리자로서의 기능과 역할이 필요했다. 관리자는 계층적 조직 구조 속에서 조직원들에게 지시와 명령을 내리고 조직원들을 잘 복종케 하는 것이 조직 관리의 핵심이었다. 이 경우 자치단체장은 팔로 미(follow me, 나를 따르라)라는 일방적·권위적 관리자가 된다. 그러나 지금은 리더의 시대이다. 오늘날은 조직구성원 모두가 리더인 동시에 팔로어(follower)이다. 조직 상층부에 위치한 사람은 조직의 목표와 전략을 담당하는 전략적 리더이고, 중간층은 팀을 이끄는 팀 리더, 그리고 조직 저변에 있는 사람들은 실무적 리더·기능적 리더이다. 자치단체장은 조직을 이끄는 리더인 동시에 주민의 뜻과 중앙 정부 내지 상급 조직의 뜻을 따르고 뒷받침하는 팔로어이다. 이 팔로어의 본뜻은 단순히 따르는 자가 아닌 돕는 자, 후원하는 자의 뜻이다. 이 경우 자치단체장은 리더십과 팔로십의 바탕 위에 레츠 고(Let‘s go, 우리 함께 갑시다)라는 상호적·동반적 지도자가 된다. 일방적인 명령·지시보다는 지역과 조직의 이해와 갈등을 조정하는 ‘코디네이터’, 주민의 애로를 듣고 상담·해결하는 ‘컨설턴트’, 조직이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코치’, 그리고 모르는 것을 깨우치고 알려주는 ‘멘토’ 기능을 수행하여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주민과 조직 구성원의 맹목적인 복종이나 무관심이 아닌 헌신적 참여(commitment)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러한 조직 관리와 운영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관점과 깊은 이해가 먼저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자치단체장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고찰이다. 물론 지역이 처해 있는 상황, 현안, 본인의 구상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자치단체장의 기능은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은 지역과 조직의 나아갈 비전과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치밀한 전략과 관리를 통해 주민과 직원들의 참여와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여, 계획한 지역발전과 조직 관리의 목표와 성과를 달성하고 창출하는 것이다. 그런데 꼭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재임 기간 중 새로운 정책과 사업을 구상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평가기준과 저울대가 되어주는 것이 바로 ‘지속 가능한 발전기반(sustainable development)의 조성’이라는 요소와 항목이다. 이것은 수많은 자치단체장들이 자신의 재임기간 중 한건주의·업적주의·인기주의·인근 단체와의 경쟁주의에 치중하여 무리하고, 실속 없는 정책과 사업 추진으로 엄청난 재정적 손실과 부실투성이의 사업을 만들어 수년에 걸쳐 지역과 주민의 우환 덩어리를 만드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의 유바리(夕張)시 나카타 시장이 재임기간 중 화려한 각종 행사 유치와 분식회계 등으로 24년간 시정을 운영한 후 새 시장이 당선되어 실제 내막을 들여다 봤더니 무려 353억엔이라는 천문학적인 빚더미에 쌓여 결국 파산 신청을 한 것은 우리가 잘 아는 예이다. 그렇다. 자기 재임 기간 중 하는 정책과 사업이 진정 지역과 주민, 나아가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기반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냉철히 분석·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자기 임기 중인 당대만 생각하는 행정이 아닌 면면히 이어나갈 지역 발전과 다음 세대를 위한 역사의식과 책임정신을 의미하는 것이다. 공직은 결코 자기 한 사람의 전유물이나 영속적인 것이 아니다. 재관여빈(在官如賓)이란 말처럼 언젠가는 떠날 손님처럼, 주인의식과 역사의식을 동시에 가지고 항시 내가 하고자 하는 일과 정책이 참으로 지역과 주민 미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것인지를 가늠하고, 고심하고, 판단한 후에 추진하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수많은 난관과 반대를 무릅쓰고 포스코(POSCO)를 비롯한 중화학산업단지 조성과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여 오늘날 한국이 세계 속으로 뻗어나갈 국가발전의 지속가능한 기반을 만든 것이 바로 그 좋은 예이다. 셋째, 조직의 훌륭한 CEO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훈련과 연마, 그리고 엄격한 절제와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오늘날 리더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업무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전문적인 지식이 있을 때 리더로서의 권위가 확보된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고 창조하는 ‘훈련 마인드’와 ‘창조적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아는 만큼, 배운 만큼 발전하고 혁신하기 때문이며,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최고로부터 배워야 하며, 그래야만 자기 시·군을 전국 최고, 전국 유일의 으뜸 자치단체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취임과 동시 가장 급선무가 선거 후유증으로 불거진 지역 내 갈등과 민심을 수습하고 포용하는 일이다. 자치단체장은 결코 정치인이 아닌 지역 행정가이다. 정치인은 정치적 이상과 정책·노선을 달리할 수 있지만 단체장은 행정가로서, 지역 내 큰 살림꾼·큰어른으로서 내 사람, 남의 사람, 이쪽 저쪽 하는 식의 편 가르기를 해서는 안 되며, 여와 야 지지자와 반대자 모두를 포섭하고 끌어안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사 생활에 있어서 윤리성과 청렴성이다. 이것은 리더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자 자질이다. 도덕성에 발목이 잡히면, 임기 내 어떤 일도 소신 있게 추진할 수 없고 지역 주민과 조직원들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없을뿐더러 자기 자신과 자기 조직 모두를 망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번에 새롭게 선출된 자치단체장 모두가 높은 ‘윤리적 마인드’로 무장되어 어느 한 사람 중도에 낙오하거나 법망에 걸려 희생되는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이것은 한 개인의 몰락인 동시에 그 지역, 전 국민의 비극이기 때문이다. 21세기는 지방이 곧 국가이며, 도정·시정·군정이 바로 국정이며, 국가의 경쟁력은 도시의 경쟁력, 즉 지방 자치단체 경쟁력의 총합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 번 새로이 선출된 이번 자치단체장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더 절실하고 긴박하다 하겠다. 좋은 자치단체장을 가진다는 것은 한 지역의 행운인 동시에 전 국민의 축복이며, 성공적인 지방 행정의 수행은 대한민국을 선진 일류국가로 만드는 첩경이 되기 때문이다.
  • [인사]

    ■국세청 ◇서기관 승진 <국세청>△대변인실 정삼진△운영지원과 임재원△정책조정담당관실 김오영△전산기획담당관실 김성근△감사담당관실 이청룡△감찰담당관실 정효섭△심사2담당관실 박노길△국제협력담당관실 강성팔△징세과 유영필 이화순△소득세과 김상윤 김경수△법인세과 조태복△부동산거래관리과 김재웅△조사1과 이장춘△세원정보과 손창성△소득지원과 주기섭<서울지방국세청>△운영지원과 천영익△감사관실 권도근△납세자보호담당관실 김규상 김관동△신고관리과 한창욱△조사1국 조사1과 장호강△조사2국 조사2과 한창수△조사3국 조사관리과 남진현△조사4국 조사관리과 장순남<중부지방국세청>△운영지원과 이기열△납세자보호담당관실 신현숙△조사1국 조사1과 조이현△〃 조사2과 고정욱△조사2국 조사관리과 이기철△조사3국 조사관리과 정동주<대전지방국세청>△운영지원과장 서정화△조사2국 조사관리〃 박영자<광주지방국세청>△신고분석2과장 김성철<대구지방국세청>△운영지원과장 박재한△신고분석1〃 한창욱<부산지방국세청>△조사1국 조사1과장 박종태△조사2국 조사관리〃 임영인<국세공무원교육원>△교수과 장철호◇기술서기관 승진△국세청 전산운영담당관실 이제우 ■한국시설안전공단 △기술본부장 한재희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비상임이사 정정호 (6.3일자)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본부장 임용 △전략기획본부장 이희재 ■한국행정연구원 △기획조정부장 서원석△정책서비스연구부장 박경돈△성과감사실장 이광희 ■한국전기연구원 △선임시험본부장 박경엽△스마트그리드연구본부장 명성호△전기환경&송전연구센터장 양광호△대전력평가1실장 류형기 ■시티신문 ◇승진 <광고마케팅국>△광고기획팀 부국장 전용배△광고관리팀 부장 이원주 ■한국일보 △편집국 미디어전략실 전략부장 겸 인터넷한국일보 온라인 에디터 홍진석 ■중앙일보 △광고본부 SNP실 부국장 정선구 ■아시아경제신문 △편집제작담당 전무 겸 스포츠투데이 대표이사 최범△편집국 온라인뉴스본부장 박종인△스포츠투데이 편집국장 황용희 ■RTN부동산TV △보도국 국장 김덕성 ■동부증권 ◇임원 승진 <상무>△강서지역본부장 황봉구△중부호남〃 허병문◇임원 및 본부장 전보 <상무>△영업추진본부장 이윤하△마케팅담당 이종우△채널영업담당 이근갑△W/S사업부장 강석호<이사>△리서치센터장 용대인<본부장>△기업분석본부 이민희◇부점장 전보 <부서장>△채권전략팀장 황광숙△IT산업〃 권성율△서비스개발〃 심성열△마케팅〃 김성수△채널영업〃 이용△영업추진〃 김현국△happy+센터〃 정찬삼△종합기획〃 최종천<지점장>△영업부장 강석윤△동부금융센터장 김익준△강남금융〃 배성수△방배지점장 이정△서현〃 김병철△종로〃 김지훈△인천〃 유성수△평촌〃 김정식 ■유진투자증권 ◇보임 △자산운용본부장 강병주△기업분석1팀장 변준호△기업분석2〃 주익찬◇신규채용△SF3팀장 박재범 ■하나대투증권 ◇임원 선임 <이사대우>△창원지점장 조홍래◇지점장 전보△괴정역지점장 김경훈 ■나라신용정보 ◇신규 선임 <지사장>△대구지사(일반) 신헌주
  • [씨줄날줄]신사의 나라/곽태헌 논설위원

    우리나라 고위층의 도덕성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좋지 않은 편이다. 국무총리나 장관, 대법관의 청문회 등을 보면 깨끗하게 정도(正道)를 걸어온 공직자보다는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 탈세 등 문제 있는 공직자가 훨씬 많다. 교수 출신이라면 여기에다 논문표절이 추가된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병역의무를 하지 않은 고위층과 고위층 아들도 많다. 지난해 9월 M 대법관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 문제가 나왔다. M 대법관의 배우자는 야당의 공격적인 대변인이었다. 그 대변인은 위장전입 문제가 밝혀지기 한 달 전 “위장전입 한 번도 하지 않고 자녀를 키우고 있는 나는 부모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인지 자괴감마저 든다.”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의 위장전입과 관련한 멘트였다. 겉과 속이 다른 대변인의 뻔뻔함에 국민들은 할 말을 잊었다. 한국에서는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찾기 쉽지 않지만 영국은 다르다. 영국 왕실에는 오랜 군 복무 전통이 있다. 찰스 왕세자는 1970년대 조종사로 복무했다. 앤드루 왕자는 헬기 조종사로 1982년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에 참전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은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이기도 하다. 영국은 신사(紳士)의 나라다. 중세 후기 영국에서 귀족은 아니지만 실력과 재산을 가진 존경받는 사람들은 젠트리(gentry)로 불렸다. 젠트리는 좋은 가문의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교양 있고 예의 바른 남성을 의미하는 젠틀맨(gentleman)의 어원이다. 이달 초 실시된 총선을 통해 의욕적으로 출범한 보수당과 자민당의 연립정부에서 비신사적인 일이 나왔다. 연립정부의 핵심인 데이비드 로즈 재무부 수석국무상(예산담당 장관)이 동성애 파트너의 집에 살면서 4만파운드(약 7000만원)의 주택수당을 의회에 청구해 받은 게 드러나 그제 물러났다. 로즈 장관은 엄청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연립정부가 최우선으로 추진 중인 각료임금 삭감을 포함한 62억파운드나 되는 공공지출 절감대책을 지휘해왔다. ‘허리 띠 졸라매기’에 앞장서야 할 주무장관의 파렴치한 행태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배신감은 어떨까. 지난해 5월 하원의원들이 주택수당을 부당 청구해온 사실이 공개되면서 마이클 마틴 하원의장이 사퇴하고 당시 집권 노동당의 지지도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신사의 나라도 이 지경이라는 데 우리나라 국민들이 위안을 삼아야 할까.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 기억 나시죠, 명동예술극장의 낭만

    기억 나시죠, 명동예술극장의 낭만

    2010년 6월5일은 명동예술극장이 재개관한 지 1주년이 되는 날이다. ‘명동의 낭만’을 되살리겠다는 극장 부활의 취지에 맞게 ‘추억을 그리고, 꿈을 그리고’를 주제로 1주년 기념 공연이 마련됐다. 지금은 연극전용극장으로 쓰이지만, 1934년 ‘명치좌’로 지어진 이래 ‘시공관’ 혹은 ‘명동국립극장’(지금 남산 기슭의 국립극장은 1973년 지어졌다)이란 이름으로 당시 걸음마 수준이었던 연극, 클래식, 무용 등 무대예술 전반을 선보였던 곳이다. 이 때문에 1주년 기념작은 연극 이외 작품이 선정됐다. 우선 다음달 3일 오후 7시30분 경원음대, 서울음대 학장을 지내고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으로 뽑힌 피아니스트 신수정이 나선다. 그는 1956년 3월28일 열네살의 나이로 시공관에서 색동저고리를 입고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0번을 연주했다. 오랫동안 음악적 동지였던 소프라노 박노경, 바이올리니스트 김민, 피아니스트 김영호, 첼리스트 나덕성 등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5~6일 오후 3시에는 국립발레단의 ‘해설이 있는 발레’가 선을 보인다. 무용 팬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클래식 발레 ‘백조의 호수’와 한국 대표 무용으로 꼽히는 ‘왕자 호동’ 두 작품이다. 대표적 무용수 고혜주, 이영철, 김주원, 김현웅 등이 무대에 오른다. 단, 전막 공연은 아니고 두 작품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하이라이트 부분만 공연한다. 국립오페라단은 26~27일 이틀간 창작 오페라 ‘아랑(阿娘)’을 무대에 올린다. 아랑은 성폭행당한 채 무참히 버려진 사건이 지방 수령에 의해 파헤쳐진다는 대표적 해원(解寃) 이야기로, 장화홍련전의 뿌리로 꼽히는 아랑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세 공연 모두 2만~5만원. 1644-2003. 7월에도 1주년 기념행사가 하나 더 예정되어 있다. 명동국립극장 시절을 주름잡았던 배우들이 총출동, 하루 날을 잡아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온종일 떠들어대는 무한수다의 시간이다. 원로배우들을 섭외 중이라는데, 최불암 등 모두들 흔쾌히 나서겠다고 한단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KTDS, 자매마을 고구마 심기 봉사활동

    KTDS, 자매마을 고구마 심기 봉사활동

    KTDS는 농번기의 농촌 일손을 돕고 사원 가족들에게는 농촌체험 기회를 제공하고자 1사1촌 자매마을인 강화군 불은면 덕성리 마을을 찾아 고구마 심기 봉사활동을 실시했다고 29일 밝혔다.이번 봉사활동에는 KTDS 사원과 가족 50여명이 참가했으며 약 1000m2의 고구마 밭에 고구마 모종을 심으며 농촌사랑을 실천했다. 봉사활동 이후에는 자매마을에 위치한 사적 제227호 광성보를 답사하는 등 ‘자매마을’을 알아가는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KTDS는 이번 봉사활동을 생산과 수확은 물론 구매까지 이어지는 농촌 교류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확철인 10월에는 ‘고구마 캐기’ 봉사활동을 마련, 현장에서 수확한 고구마를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KTDS 김종선 대표는 “농촌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1사1촌 자매결연을 맺고 꾸준히 자매마을과 교류하고 있다.”며 “평소 자연과 가깝게 지내고 싶었던 사원들을 비롯해 자녀를 둔 사원 가족들에게는 현장체험을 통한 학습효과까지 누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한편 KTDS는 ‘행복과 희망을 나누는 IT 세상 만들기’라는 슬로건으로 지난해 6월 강화군 불은면 덕성리 마을과 1사 1촌 자매결연을 맺고 농산물 구매 및 일손돕기 봉사활동을 진행해 왔으며, 이밖에 IT나눔 교육 프로그램 운영, 사랑나눔 봉사단 활동, 소년소녀가장 학자금 지원, 소외이웃 학습 멘토링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오고 있다.사진=KTDS서울신문NTN 차정석 기자 cj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원복② “데뷔 48년차 원로…제자는 문하생 아냐”

    이원복② “데뷔 48년차 원로…제자는 문하생 아냐”

    ☞<1부에서 계속>  ● 먼나라 이웃나라 ‘초대박 스테디셀러’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만화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을 그렸다. 주인공들이 전세계를 다니며 각국 역사와 특성들을 소개한다는 내용으로 ‘먼나라 이웃나라’의 모태가 된 작품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구할 방법이 없다. 여러 자료에 따르면 1980년대 이 교수가 그림 표절을 인정(치바 테츠야의 ‘오뚜기행진곡’)하고 작품을 폐기했기 때문이다.  그는 독일에서 만화 활동도 하면서 또 다른 업적을 쌓았다. 1984년 독일 일간지 ‘알게마이네 차이퉁’ 창간 150주년 기념 포스터와 기념 만화를 그리게 된 것. 이 교수가 서양미술사 박사 과정을 밟을 때 만화 스타일로 일러스트레이션 졸업 전시회를 했는데 ‘신선하다.’고 화제를 모았고 그 소문이 이 신문사 사장에 들어간 뒤 만화를 그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1981년부터는 소년한국일보에 ‘먼나라 이웃나라-유럽편’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이원복표’ 만화를 있게 만든 시발점이었다. 해외여행은 물론 외국에 관한 정보가 생소했던 시절, 그가 다룬 소재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먼나라 이웃나라’는 1987년 ‘유럽편-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단행본으로 나왔고 그 뒤에 일본·한국·미국을 다뤘다. 최근에는 중국편을 한 종합일간지에 연재 중이다. ‘먼나라 이웃나라’는 1500만부 이상이 팔리며 지금도 꾸준한 사랑을 받는다.  ● “제자들은 문하생 아닌 동료 개념”  그는 작품을 시작할 때만해도 이렇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줄은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외국에서 보고 느낀 걸 전달한다.”는 생각으로 만화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그 당시만 해도 표현할 단어를 찾지 못했는데, 내 만화의 화두는 국제화와 세계화를 겨냥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교 2학년때 만화를 그리기 시작해 48년이 지났다. 하지만 수많은 작가들이 나이가 들어 건강을 이유로 활동을 접었지만 그는 여전히 ’현장‘에 있다.  덕성여대 예술학부 시각디자인전공 교수가 된 것도 그의 작품 활동기간을 늘린 계기가 됐다. 제자들과 함께 작품을 그리면서 작업이 한결 수월해 졌다. 그가 칸을 나누고 대사와 밑그림을 완성하면 제자들이 채색을 하는 식이다. 정작 이 교수는 문하생 생활을 하지 않았음에도 문하생을 두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교수는 “방법은 비슷할지 몰라도 문하생이 아닌 직장개념”이라며 “문하생은 도제식으로 일일이 다 배우는 걸 뜻하지만 나는 학교에서 기본기를 쌓은 친구들의 능력을 인정해 협동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자들도 역사·지리·미국 영부인 등 이 교수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분야의 책을 냈다.  ●“내 만화에도 상상력이 필요”  ‘먼나라 이웃나라’ 이후 그는 역사·정치·문화·와인소개 등 교양 부문에 집중한다. 만화라는 매체가 가지는 특징인 ‘상상력을 배제하는 게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 이 교수는 “그래도 상상력이 필요하다.”며 “역사는 과거에 벌어진 일로 그걸 기록한 책마다 내용이 다른 게 많다. 그런 부분을 다 취합해 어느 것이 맞을까를 고민할 때 ‘역사적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앳되게 웃는 얼굴이 그의 나이를 짐작하기 어렵게 만들지만 데뷔 48년차에 접어든 ‘원로 작가’다. 현재 나이 예순넷. 여전히 정열적으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비결을 물었더니 “만화를 그릴 때가 가장 재미있고 스스로 즐겁다.”고 말했다.  만화가는 정년퇴직 없이 하고 싶을 때까지 그릴 수 있어 교수라는 직함보다 만화가가 더 마음에 든다는 이원복 교수. 그의 말을 듣다 보니 ‘만화가가 맞습니까.’라는 질문은 의미가 없어졌다.  “만화는 손으로 그리는 게 아니라 머리로 그리는 것이다. 아는 게 많아야 풀어쓸 내용이 많다. 무슨 만화를 그리더라도 사람이 꽉 차 있어야 좋은 내용이 나온다.” 이 교수가 아닌 이 화백이 후배 만화가들에게 강조한 조언이다. 글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사진·영상 인터넷서울신문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
  • 이원복① “그림 베끼며 만화 시작…허영만보다 선배”

    이원복① “그림 베끼며 만화 시작…허영만보다 선배”

    지난 13일 서울디지털포럼이 열린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워커힐 호텔. ‘상상력과 기술, 신(新) 르네상스를 맞다’라는 주제로 제임스 캐머런 감독, 월트디즈니 인터내셔널 앤디 버드 회장, 스정룽 썬텍파워 창업자 등이 모였다. 세계적인 유명 인사들과 함께 160㎝가 될까 말까 한 작은 키의 한국인이 좌중 앞에 섰다. ‘먼나라 이웃나라’로 유명한 덕성여대 이원복(64) 교수다.  그는 연설의 첫 머리에서 “저같은 만화가가 이런 큰 자리에 서도 될지 모르겠다.”고 운을 뗐다. 이 자리뿐 아니라 그는 최근의 모 방송 명사초청 강연 프로그램에서도 자신을 만화가라고 소개했다. 언제 어디서든 만화가임을 강조한다.  하지만 (사)한국만화가협회의 홈페이지 작가 검색란에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인명사전에도 이 교수의 인적 내용은 실려 있지 않다.  그는 만화가 입문 코스인 ‘도제식 시스템’이 아니라 독자적인 길을 걸어왔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보통 만화가에게서 불거지는 ‘표절’ 논란보다 내용상의 오류, 이념의 문제 등에서 논란을 겪었다. 대형 서점에서도 그의 작품은 만화 코너에 있지 않고 인문교양·역사 코너에 꽂혀 있다. 이처럼 그는 보통 만화가와 다른 점이 많다. 하지만 그는 만화가라고 소개한다.  그는 만화가가 맞을까. 촤근 이 교수의 연구실을 찾았다.    ●경기중·고,서울대,독일유학…초엘리트 코스  1946년 대전에서 태어나 1955년 서울로 이사했다. 이후 경기중·고를 나와 서울대 공대 건축학과에 입학하는 소위 말하는 ‘KS라인’을 밟았다. 하지만 그는 대단하지 않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내가 경기고 61회 졸업생인데 480명 중에 360명이 서울대를 갔어요. 웬만큼 하면 서울대를 가던 시절이었죠. 그 당시엔 정원 미달학과도 있었으니까. 우리 때만 해도 입시 공부는 고3 2학기때부터 하는 걸로 알고 있었어요. 학원도 없었고 쉬는 시간에 공부하면 애들이 뒤통수를 때리면서 ‘자식, 무슨 공부냐.’ 하면서 비웃고 그랬는데. 지금이라면 나같은 사람은 서울대의 ‘S’자 근처도 못 갔겠죠.”  그는 학창시절 공부보다 만화에 빠져 있었다. 만화방의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보다 낙서를 좋아했다. 낙서는 조금씩 발전해 구색을 갖추게 됐고, 신문반으로 활동하던 중학교때 그의 만화들이 학교 신문에 실리게 됐다.  이 교수는 만화가로 48년을 살았다. 데뷔 기간을 따져보니 1962년 고교 1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만화 ‘아이반호’가 데뷔작이다. 그보다 한살 적은 허영만 화백이 1974년도에 첫 작품을 냈으니 무척 이른 데뷔다. 그 과정이 흥미롭다.  ●종이 대고 베끼며 ‘만화 알바’ 시작  “고 1때 친구 아버지가 신문사 주간이었어요. 거기 견학을 갔다가 내 그림 실력을 보시고는 일거리를 주셨지. 뭐 고등학생의 인건비가 싸니까. ‘알바’ 한거지. 작품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고 미국에서 흘러나온 만화에 대고 그렸어요. 그러니까 고등학생을 시키지.”  미국 원작 위에 비치는 종이를 대고 그대로 따라 그리는 번역만화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미국·일본 등 많은 작품을 다뤘는데 이것이 이 교수의 만화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다. 문하생 과정을 거치지 않았지만, 많은 작품을 그리다보니 자연스레 실력이 쌓였고, 1년이 조금 지나선 눈으로 보고 그대로 따라 그릴 정도의 실력이 됐다.  흔히 이 교수의 작품 세계를 ‘먼나라 이웃나라’에만 국한시켜 생각한다. 하지만 대학 때부터 1980년대초까지 그는 ‘야망의 그라운드’ ‘미니 바람 꽃구름’ ‘불타는 그라운드’ 등 다양한 작품을 극화체·명랑만화체 등으로 선보였다. 대본소 계열 만화는 그리지 않았지만 소년중앙과 새소년 등 잡지에서 활동했다.  지금엔 ‘먼나라 이웃나라’로 대표되는 그만의 그림체가 있다. 그러나 이전 작품들에선 일본 냄새가 풍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당시 수많은 한국 작가가 그랬듯이 그림을 베껴 그리던 탓이다. 한 사람이 여러 그림체를 선보인다는 것이 대단한 일이긴 하지만, 표절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 교수도 일본 만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인정했다.  “일본 만화 보고 그리고 베끼다 보니 그 영향을 받아서 그림체가 자꾸 기울더라고요. ‘아, 이건 아니다’ 싶어서 독일로 유학을 갔던 거고, 1981년 ‘먼나라 이웃나라’를 연재하면서부터 나만의 것을 완성시켰지. 그림체를 바꾼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가난 벗어나고자 독일 유학  그는 서울대 건축학과를 다니다가 1975년 독일 유학길에 오른다. 유학이 가난을 벗어나려는 방법이었다. 가난한 사람이 유학길에 오른다는 것을 이해하긴 쉽지 않다.  “집이 정말 찢어지게 가난했어요. 내가 7남매(5남 2녀)중 막내인데, 네살때 한국전쟁이 터져 제대로 못 먹고 자라서 형제중에 나만 키가 작아요. 열살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스무살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형제들은 자기 살기 바빴지. 독일 갈때 달랑 가방 두개만 가져갔어요.”  대학을 다니면서 한 신문에 3개씩 연재할 정도로 많은 작품을 그렸지만, 생활비로 쓰고 나면 남는 것이 별로 없었다. 다른 형제들도 생활이 어렵기는 마찬가지. 어느 날 가장 어린 3형제가 모여 다짐을 했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돈이나 ‘빽’ 같은 돌파구가 필요한데 우린 둘다 없으니 가방끈으로 승부를 보자. 유학을 떠나자고 결심을 했죠. 그때 약속한 게 먼저 간 사람이 동생의 ‘편도 비행기값’ 대주기 였어요. 내 바로 위에 형이 독일로 먼저 가서 일한 돈을 모아 내 비행기 표를 사줬죠.”  이 교수는 자신의 그림체에 회의를 느낀던 때여서 이를 벗어나고자 전혀 다른 세계인 유럽쪽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만화 관련 학과가 없었고 그림을 다루는 뮌스터대학 디자인학부에 둥지를 틀었다.  이 교수는 독일에서 만화 시장의 가능성을 보았다. “독일 서점에 가니 만화가 한 가운데 배치돼 있는 거예요. 잘 팔리니 제일 보기 좋은 자리에 놓은 거지. 또 만화는 그림도 잘 그려야 하고 스토리텔링 능력도 있어야 하니 유럽에선 이미 만화가들이 인정받고 있던 시기였고. 그래서 만화시장이 블루오션이란 걸 알았죠.”   그는 유학 생활에 대해 “곳곳을 여행하며 럭셔리 하게 지냈다.”고 회상했고, 이런 유학생활이 훗날 훌륭한 작품 소재가 됐다.   “남들이 50만원 정도로 한달을 생활했다면 난 100만원을 벌어 썼어요. 한국에다 만화 그려서 원고료 받고 독일에서는 아르바이트해서 돈 벌었지. 럭셔리하게 살았어요. 되게 신나게 살았지. 차몰고 이곳 저곳 여행 다니고. 그게 지금 살아있는 지식이 됐고 바탕이 됐어요.” ☞<2부에서 계속> 글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사진·영상 인터넷서울신문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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