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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검찰] ③ 특권검찰

    검찰을 비판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 ‘정치검찰’에 이어 ‘특권검찰’이다. 국가 공무원 가운데 어느 부처보다 검찰이 큰 특권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가진 검찰의 특수성을 인정해 인사와 처우에 많은 혜택을 주고 있지만, 상당수의 검사들이 이 같은 정부의 특혜를 검찰 본연의 ‘권리’로 착각, 오만하고 독선적인 검찰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같은 국가고시를 통과한 공무원인데 검찰은 출발선부터 일반 행정직 공무원보다 앞서 시작합니다. 검사들을 만나다 보면 공직 경험이 훨씬 적음에도 행정 공무원을 부하 직원 부리듯 대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중앙 부처의 A(3급) 국장은 수십년간의 공직생활을 통해 만났던 일선 검사들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검사도 국민에게 봉사해야 하는 공무원인데 유난히 특권 의식이 강해 일반 행정부처 공무원도 하대하듯 하는데 피의자 신분인 민간인에게는 얼마나 고압적이겠느냐는 게 A 국장의 지적이다. 기존 사법시험 출신과 올해부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으로 구성되는 검사는 임용 시부터 3급 대우를 받는다. 반면 5급 공채(옛 행정고시·외무고시) 출신의 행정공무원과 외무공무원은 5급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다. 이 때문에 검사는 공직 출발부터 특권 의식이 몸에 밴다는 게 공직사회의 평가다. 검찰의 특권은 고위직에 대한 대우를 따져 보면 두드러진다. 검찰청은 청 단위 기관 중 유일하게 기관장인 총장이 장관급 대우를 받는다. 또 법무부의 외청에 불과하지만 경찰청, 소방방재청, 국세청, 관세청 등 모두 18개 외청 중 17개 청의 기관장이 차관급 대우를 받는 반면 검찰청만 장관급 대우를 받는다. 또 기관장 명칭이 유일하게 ‘청장’이 아닌 ‘총장’이다. 차관급인 검사장은 무려 54명에 이른다.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는 경찰청의 경우 청장이 유일한 차관급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경찰의 상급 기관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특권 의식은 김광준(51·구속) 서울고검 부장검사의 9억원대 뇌물수수 사건을 수사 중인 김수창(50·사법연수원 19기) 특임검사의 발언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김 특임검사는 지난달 11일 기자회견에서 “수사는 검사가 경찰보다 낫다고 해서 수사지휘를 하는 거 아닌가. 의학적 지식은 의사가 간호사보다 낫지 않냐.”라고 발언해 대한간호협회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지나친 특권 의식 탓에 준사법기관인 개별 검사의 도덕성까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에는 정치권에서도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차관급 과잉의 검사장급 직급을 순차적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검사장급을 절반 이상으로 줄이고 검찰총장을 포함해 검사장 이상 직급을 외부에 개방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든 검찰의 특권을 대폭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동희 경찰대 법학과 교수는 “검찰의 특권 완화도 검찰의 수사권 분리에서 시작할 수 있다.”면서 “검찰이 기소와 공소 유지에 집중하게 된다면 기존 수사 인력을 줄일 수 있고, 조직이 축소되는 만큼 특권 의식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꼬리 무는 비리검사… 서울중앙지검장 책임론 확산

    꼬리 무는 비리검사… 서울중앙지검장 책임론 확산

    검찰에 악재가 또 터졌다. 이럴 수가 있나 싶을 정도다. 부장검사의 문어발식 금품 수수, 초임 검사의 ‘성(性) 스캔들’에 이어 핵심 요직으로 통하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검사들이 자신이 맡고 있는 사건의 피의자에게 변호사를 알선하는 브로커 행세를 했다. 검찰은 망연자실했다. ‘검란’(檢亂)으로 불명예 퇴진한 한상대 검찰총장에 이어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의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매형의 로펌에 사건을 알선한 것으로 드러난 박모 검사에 이어 피의자를 과거 검찰 동료였던 변호사와 연결시켜 준 A검사까지 감찰을 받게 된다면 지난달 5일 김광준 부장검사를 시작으로 7명의 검사가 감찰본부의 조사나 수사를 받는 꼴이 된다. 이런 가운데 검찰 내에 ‘브로커 검사’가 상당수에 이른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감찰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박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소속이던 2010년 정해진 용도 이외의 환자에게 프로포폴을 불법 투여해 이득을 챙긴 혐의로 서울 강남 등지의 성형외과·산부인과 의사 5명을 기소했다. 박 검사는 기소된 의사 중 김모씨를 매형인 김모 변호사가 속한 A법무법인에 소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 재판에서도 김씨의 변호는 A법무법인의 변호사들이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피의자 김씨로부터 알선료 명목으로 1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본부는 “박 검사 본인이 사건 알선의 대가로 직접 금품을 받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만일 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날 경우 검찰의 도덕성은 곤두박질할 수밖에 없다. 강력부가 벌여 온 대대적인 경찰 사정 작업도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강력부는 지난해부터 ‘룸살롱 황제’ 이경백씨 사건, YTT 등 강남 일대 대형 유흥업소와 경찰의 유착을 수사하며 비리 경찰들을 줄줄이 법의 심판대에 세웠다. 검찰 안팎에선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강력부가 경찰의 도덕성을 문제 삼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최 지검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지검장은 내곡동 사저 의혹 부실 수사 등으로 시민단체와 정치권 등으로부터 거센 퇴진 압력을 받아 왔다. 한 총장이 퇴임한 마당에 최 지검장마저 사퇴할 경우 검찰 수뇌부가 일거에 공백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한 총장은 이날 퇴임식에서 “내부 적과의 전쟁, 즉 우리의 오만과의 전쟁에서 졌다.”면서 “(검찰이) 과도한 힘을 바탕으로 한 오만불손함을 버리고 국민을 받드는 사랑과 겸손의 길을 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이 지난달 30일 낸 사표는 이날 반려됐다. 최 중수부장은 감찰 조사 뒤 거취를 밝힐 계획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CEO 칼럼]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종식해야/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CEO 칼럼]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종식해야/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요즘처럼 혼란스럽고 불안한 때가 있을까. 짝퉁 부품 사용으로 인한 원전가동 중단, 공무원들의 거액 공금 횡령, 검찰 안팎의 불미스러운 파동 등 도저히 믿기지 않는 뉴스들이 넘쳐난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공직자들의 행태가 이러니 국민들의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닐 터다.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이익만을 내세운 주장이 난무한다. 더욱이 일부의 주장을 정치권이 표를 의식해 충분한 숙고 없이 수용하면서 일을 키워 문제다. 대형마트 영업 규제 갈등,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에 편입시키려는 의원입법으로 인한 교통대란 등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정부기관조차 밥그릇 싸움을 벌이니 기가 막힌다. 국민들에 대한 봉사보다 각자의 이익 추구가 더 관심이다. 정치권력을 이용해서 학연·지연·업연·혈연 등으로 맹목적 편들기를 하는 정치인이나 공권력을 자기 이익을 위해 악용하는 공직자들을 보노라면 17세기 학자 토머스 홉스가 말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떠오른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저마다 자유롭고 평등하여 생존을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권리인 ‘자연권’을 가지고 있으나, 각자가 모두 그와 같은 권리를 무한히 추구하면 결과적으로 ‘만인의 만인에 대한 싸움’이라는 자연상태가 된다. 따라서 그는 이러한 무법상태를 방지하기 위해 인간은 사회계약에 입각한 강력한 국가, ‘리바이어던’(Leviathan)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리바이어던은 성경 욥기에 나오는 천하무적의 거대한 바다괴물. 홉스는 아무도 대적할 수 없는 리바이어던처럼 만인의 투쟁을 다스리고 조정할 강력한 권력을 지닌 국가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해묵은 갈등이 잘 해결되지 않는 것은 서로의 입장이 대치되고 이를 조정하는 국가의 역할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철을 자신들의 욕심을 관철하는 호기로 생각하는 이익집단들의 무리한 요구가 난무한다. 불씨를 키우는 것은 표를 의식해 이익집단의 요구를 충분한 살펴보지 않고 무조건 수용하는 정당과 대선 후보들이다. 그러니 늘 대선을 앞두고 사회 곳곳에서 삐걱대기 일쑤다. 국가권력은 이견을 조율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그러나 정작 정치권에서는 이를 갖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으니 투쟁의 무법상태를 조장하는 꼴이다. 정치권에서 남발되는 선심성 공약은 또 어떤가. 각 집단의 주장과 지역 요구들을 부득불 받아들여 내놓은 공약을 보면 갈등 조장은 물론 실천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이 허다하다.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국민들에게 부담이 가는 증세에 대한 언급은 없다. 세금을 대폭 올려 국민들의 반발을 사고 망한 동서고금의 사례는 무척 많다. 모든 집단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다. 선거에서 100% 지지를 받을 수도 없고, 또 각 집단의 주장을 모두 받아 준다 해도 그 집단이 100% 표를 몰아주지는 않을 것인데도 헛된 기대로 일단 공약을 내놓고 본다. 하지만 집권 후 실천을 못해 국민들로부터 지탄받는 악순환이 있어 왔기에 정치권의 불신은 자초한 측면이 많다. 올바른 게 좋은 게 아니라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면서 불의에 눈감고, 원칙과 정의에 어긋나는 일조차 하도록 강요하고, 독단적 주장을 거부하면 정의롭고 살기 좋은 나라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누가 대통령이 되든 집단의 이익을 무턱대고 수용하기보다 이해관계인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 소통과 조율을 활성화하는 데 힘써야 한다. 정의를 기반으로 원칙과 규범에 따라 공정하게 결정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조정하고 당사자들이 이를 따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제대로 된 국가권력이다. 이제 대선 투표일까지 보름 남짓 남았다. 정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공정함이 우리 사회에 넘치게 할 수 있는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기다려 본다.
  • [사설] 검찰개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로 시작하라

    한상대 검찰총장이 물러남에 따라 검찰은 총장 공백 상태에서 내부 분열을 신속히 봉합하고 엄정한 선거관리를 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데다 청문회 등의 일정으로 미루어 볼 때 채동욱 대검 차장의 총장 직무대행체제는 새 정권이 출범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총장이 검찰 개혁안 발표를 하지 않고 곧바로 퇴장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대검 중수부 폐지 문제와 관련해 그와 격돌했던 최재경 중수부장도 감찰 문제가 종결되는 대로 공직자로서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만큼 검찰은 더 이상 이전투구에 휘말리지 말고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검찰은 우선 부장검사의 억대 뇌물 사건과 피의자와의 성 스캔들 등 사상 초유의 검사 비리에 대해 뼈를 깎는 자기 반성을 하면서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법적인 절차 등을 감안할 때 검찰 개혁은 이제 검찰의 손에서 떠났다고 봐야 타당할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강력한 고강도 개혁안을 조속한 시일 안에 내놓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동안 대선 후보들이 상설특검제와 중수부 폐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의 공약을 밝혔기에 어떤 내용이 추가될지 주목된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분점을 위한 구체적 일정이 제시될지 여부도 관심이다. 검찰 개혁은 눈앞의 위기를 모면하거나 책임 회피용으로 시간에 쫓기듯 졸속 추진돼선 안 된다. 검찰이나 최고권력자 또는 정치권이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서 시간적 여유를 갖고 근본적 처방을 마련해야 한다. 검찰 조직 개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검사들의 윤리 의식이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검사들은 우리나라 최고 대학을 나온 이들이어서 국민들의 충격은 더 컸을 것이다. 최고 사정기관이라는 특권의식이나 도덕 불감증이 없어지지 않는 한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먼저 검찰의 자정 능력을 키워야 한다. 검찰권을 악용하거나 허점을 노리는 사람을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절실한 시점이다. 검찰의 도덕성 회복을 위해 현재 7년마다 실시하고 있는 검사적격심사 주기를 5년 정도로 줄이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하다.
  • 文 “MB주변 포항인사 어디에” 영포라인 직격탄

    文 “MB주변 포항인사 어디에” 영포라인 직격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30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지지세가 확고한 울산과 경북 포항, 대구를 돌며 영남 민심 확보에 열을 올렸다. 사실상 적진 깊숙이 뛰어든 문 후보였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박 후보에 대한 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특히 울산대·영남대·경북대 등을 찾으며 캠퍼스 민심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 지역에서 박 후보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승부수가 바로 20대 표심에 있다고 본 까닭이다. 그는 울산 태화시장, 포항 죽도시장, 대구 대구백화점 앞 등에서 가진 집중 유세에서 ‘이명박 정부 심판론’과 ‘박 후보 공동 책임론’을 망설임 없이 꺼내 들었다. 특히 문 후보는 포항 죽도시장에서 벌인 유세에서 “포항만 해도 이명박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줬지만 과연 지난 5년 동안 지역 발전이 있었나.”라고 물으면서 “대통령 주변에서 큰소리치던 포항 출신 인사들 지금 어디 있는가.”라며 이른바 ‘영포라인’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이래도 ‘우리가 남이가’ 하면서 새누리당 찍어주시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대구백화점 앞에서 벌인 유세에서 “대구 시민들은 믿는 도끼에 수십번 발등을 찍혔다.”며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는 있고 박 후보에게는 없는 것으로 ‘서민’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삶’ ‘역사 인식’ ‘도덕성’ ‘소통의 리더십’을 꼽은 뒤 “박 후보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삶을 살아본 일이 없으며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손톱만큼도 기여한 일이 없다.”면서 “불통과 오만의 리더십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문 후보의 유세장에는 1000여명(경찰 추산)의 인파가 몰렸다. ‘새누리당의 심장’으로 불렸던 대구의 시민들이 문 후보의 연설에 뜨거운 호응을 보이자 문 후보와 민주당 관계자들의 입가에는 시종 웃음이 묻어났다. 울산·포항·대구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거듭된 추문에 냉담한 시민

    한상대 검찰총장이 30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거듭된 추문에 지친 탓인지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광고인 조규동(26)씨는 “검찰과 관련한 잡음이 처음은 아니지만 정권 비호가 아니라 성추문·뇌물수수·알력다툼 등 전방위적인 도덕성 시비로 뭇매를 맞은 건 초유의 일인 것 같다.”면서 “총장이 책임지는 게 당연하긴 한데 한 사람 사퇴하는 걸로 유야무야 넘어가진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오성산(33·여)씨는 “조직의 수장이 나감으로써 위계가 무너진 것 같은 시각적 충격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본질과 동떨어진 조치”라면서 “총장 한 명 사퇴하는 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수사 및 기소 권한을 갖고 있는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투명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위터 아이디 ‘jom**’는 “대폭 물갈이를 해서 정치검찰의 뿌리가 뽑혔으면 좋겠다. 언론 노출 없는, 인기 없는 검사들이 인정받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적었다. 아이디 ‘sta****’는 “검찰 구조를 개혁하지 않고는 아무 희망이 없다. 우리 검찰만큼 절대 권력을 가진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고 했다. 시민단체도 목소리를 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주노총 등 전국 82개 시민·노동단체는 한상대 검찰총장뿐만 아니라 권재진 법무부 장관, 최재경 중수부장 등 검찰 수뇌부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29일 공동성명을 내고 “뇌물 수수와 성추문, 검찰총장의 재벌 그룹 회장 구형 지시 논란 등으로 검찰은 더 이상 망가지기 어려운 나락으로 추락했다.”고 비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빈 터 활용한 ‘사랑의 배추’

    구로구가 오류IC 인근 유휴지를 개간해 재배한 배추 5000포기를 불우 이웃에게 전달했다. 구는 29일 오류 IC 녹지대 1800㎡에서 배추를 수확해 구로삶터지역자활센터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수확에는 지역공동체 일자리 사업 참여자 50명과 고척2동 덕성어린이집 아동 50명 등 지역 주민 100명이 참여했다. 구는 안양천 자연체험학습장에서 수확한 배추 1000포기도 자활센터에 함께 전달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오류IC 유휴지 배추 재배는 도시 농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 불우 이웃 돕기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며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구는 지난해에도 이곳에서 배추 5000포기를 수확해 불우 이웃 돕기 행사를 한 바 있다. 배추 수확을 위해 지역공동체 일자리 사업 참여자들이 지난 9월 11일부터 14일까지 지반을 정리하고 모종 5000본을 심은 뒤 친환경 농법으로 두 달 정도 정성스레 재배했다. 교통량이 많은 도심에서 재배한 배추임을 감안,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강북농수산물검사소에 ‘농산물 유해안정성 검사’와 ‘중금속 검사’를 의뢰해 적합 판정도 받았다. 구 관계자는 “오류IC 유휴지를 활용한 배추 재배는 불우 이웃 돕기, 자연 학습 교육, 일자리 창출 등의 다양한 효과가 있는 사업”이라면서 “저소득층에 김장 배추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에게 나눔의 기쁨이 확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검찰 ‘경찰의 묵은 비리 들추기’ 왜?

    연이은 악재로 최대 위기에 빠진 검찰이 ‘비리 경찰들을 기소했다’며 낸 보도자료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례적으로 과거 보도됐던 경찰비리까지 한데 묶어 경찰비리를 종합정리했기 때문이다. 일선 경찰들은 “검사의 도덕성이 도마에 오르자 검찰이 철이 지난 경찰비리 사건을 꺼내 들어 물타기를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범기)는 27일 ‘경찰관 비리 수사결과 발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검찰은 사건을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서울경찰청 청문감사실 소속 이모(50) 경위 등 3명을 뇌물수수와 알선수뢰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6월 말 저축은행 브로커 이철수씨로부터 여권발급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원을 수수해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경찰청 소속 권모(43) 경위가 지난 2일 1심에서 징역 5년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이 경위는 2009년 12월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된 피의자에게 “불구속 수사를 받게 해주겠다.”며 1억원을 건네 받았다. 이 경위는 사건 담당자인 서울 강남경찰서 정모(46)경위와 김모(46)경위를 찾아가 각각 3000만원과 1500만원을 건넸다. 당사자들이 합의할 수 있게 수사속도를 늦춰달라는 조건이었다. 이 경위는 지난 23일 징역 4년 6월에 벌금 1억원과 추징금 5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일선 경찰들은 “지난 사건 우려먹기를 통한 검찰의 악의적인 언론플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검찰의 언론 발표는 기소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데 이번 사건들의 경우, 1심 법원의 선고까지 나온 이후이기 때문이다. 또 해당 사건들은 일부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검·경간 수사개혁 논의가 이루어질 때마다 이 같은 발표가 나온다.”면서 “검찰의 신뢰를 곧바로 세울 수 없으니 경찰의 신뢰를 함께 떨어뜨리자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북부지검 관계자는 “경찰 비리 사건을 일단락하면서 정리해 발표했을 뿐 검·경 갈등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사설] 검·경, 청렴도 단골 꼴찌 원인 아직 모르나

    검찰과 경찰이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앙행정기관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청렴도 조사에서 10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최근 10억원대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된 김광준 검사의 수사과정에서 검찰과 경찰이 또다시 ‘밥그릇’ 쟁탈전을 벌인 것을 기억하는 국민들로서는 짜증스럽지 않을 수 없다. 존립의 근거인 인권 등 국민의 기본권 보호는 뒷전이고 기득권 지키기에만 급급했던 결과가 바로 청렴도 꼴찌로 이어진 것이다. 검·경이 내세운 ‘인권의 최후보루’나 ‘민중의 지팡이’라는 수사도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계속 움켜쥐기 위한 겉포장에 지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특히 무소불위의 권력을 내려놓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검찰은 이번 기회에 철저하게 ‘견제’와 ‘균형’이란 관점에서 대수술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검찰도 살고 나라도 바로 선다. 헌법이 검사에게 법관에 버금가는 준사법적 독립성을 부여한 것은 공익의 대표자로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수호자의 역할을 하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국가 형벌권을 무기로 뇌물을 챙기고 여성피의자에게 성적 피해를 가하는 것은 존재 이유를 망각한 검찰권 남용이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린 검찰개혁 요구가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제스처였다는 변명과, 재벌 총수에게 최소 구형량을 주문했다는 검찰총장의 ‘지휘’ 의혹은 검찰 스스로 개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마저 박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어제부터 시작된 전국적인 평검사회의에 그다지 기대를 걸지 않는다. ‘내부결속용’ 미사여구로 끝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검찰 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국민의 인권보호를 최우선 순위에 놓고 검찰을 쇄신해야 한다. 특히 수사권과 소추권에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는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경찰도 이런 청렴도로는 목소리를 높일 계제가 못 된다. 수사 주체로서 일익을 요구하려면 한층 높은 도덕성과 자질부터 갖춰야 한다. 검찰과 경찰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문제부터 진지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 서울시장 후보 ‘양보’…대선 단일화 교착에 또 ‘양보 정치’

    야권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 협상 완료의 사실상 마지노선인 23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초치기’ 협상전을 벌이며 출구를 마련하려 안간힘을 썼다. 안 후보는 전날 후보 간 회동에서조차 한 치의 진전을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협상팀이 만나 봤자 진전을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후보 대리인 간 회동도 제안했다. 문 후보 측이 이를 수용해 낮 12시부터 회동이 진행됐지만 문 후보 측의 중재안과 안 후보 측의 절충안 사이에서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고 4시간 만에 종료됐다. 안 후보는 캠프에 머물며 보고를 받은 뒤 5시간의 고심 끝에 사퇴를 결심했다. 사퇴를 선언하며 지지자들에게 문 후보를 도와 달라고 말했지만 “새 정치의 꿈이 잠시 미뤄졌다.”는 말에는 민주당을 향한 원망과 섭섭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 후보가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 후보에게 ‘조건 없는 양보’를 한 뒤 후원자로 나섰을 때 그의 양보는 정치에서의 퇴진이 아니라 ‘안철수식’ 정치의 첫걸음이었다. 그로부터 13개월 뒤 대선 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문 후보에 대한 또 한번의 양보는 그의 표현대로 정권 교체를 위해 “새 정치의 꿈을 잠시 미룬” 일보 후퇴였다. 서울시장 선거 이후까지만 해도 안 후보는 자신의 행보가 대선 행보로 비칠까 봐 박 시장의 선거운동을 지원할지 여부를 놓고 고심할 정도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는 것을 머뭇거렸다. 그럼에도 양보와 응원, 재산 기부 등 기성 정치를 뒤집는 행보로 정치권에 실망한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고 당장 그해 12월부터 신당 창당, 4·11 총선 강남 출마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안 후보가 “전혀 그럴 생각도 없고 조금도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지만 4·11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그의 영향력을 기대하는 정치권의 러브콜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정치를 하더라도 진영 논리에 빠지지 않겠다.”며 출마설을 일축했다. 4·11 총선 이후 긴 침묵을 지키던 안 후보는 5월 30일 부산대 실내체육관에서 ‘특강 정치’를 재개했다. 자신의 고향인 부산에서 진행된 이 강연은 대선 행보의 신호탄이 됐다. 그는 같은 달 고(故)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을 개인 공보담당으로 선임하는 등 대선 행보를 시작하기 전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후 안철수재단을 공식 출범시키고 네트워크형 대선 조직을 띄우고 자전 에세이 ‘안철수의 생각’을 출간한 뒤 9월 19일 출마를 선언하며 대선 무대로 뛰어올랐다. 그의 대선 행보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만 있었던 건 아니다. 안랩의 신주 인수권부 사채(BW) 저가 발행 논란, 국민은행·포스코 사외이사 논란, 본인과 배우자의 다운계약서 논란, 논문 표절 논란까지 끊임없는 도덕성 시비에 휩싸였고 상처를 입었다. 그러면서도 지역별로는 호남과 수도권, 세대별로는 20~30대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으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대항마’로 입지를 구축했다. 하지만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로 안 후보는 협상을 잠정 중단했고 수세에 몰리는 듯했던 문 후보가 이해찬 민주당 당 대표 퇴진 카드로 역공에 나서면서 안 후보의 견고했던 지지율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협상은 재개됐지만 아름다운 단일화가 물 건너가고 단일화 여론조사 규칙을 둘러싼 양측의 지루한 싸움 끝에 구태 정치의 모습이 재연되자 결국 안 후보는 백의종군을 선택했다. 출마를 선언한 지 65일 만이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막장드라마 따로 없는 검사의 성추문

    검찰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특임검사제를 도입한 계기가 됐던 2010년 ‘스폰서 검사’ 이후 ‘그랜저 검사’와 ‘벤츠 여검사’ 사건이 줄줄이 불거졌지만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불과 며칠 전 ‘돈 검사’ 구속에 이어 이젠 ‘성 검사’까지 출현한 꼴이다. 대검은 그제 로스쿨 출신으로 실무수습 중이던 서울동부지검 전 모 (30)검사가 상습절도혐의로 조사를 받던 여성 피의자(43)와 검사실과 모텔에서 유사 성행위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밝혔다. 감독소홀 책임을 지고 동부지검장은 사의를 표했고, 해당 검사는 직위해제됐다. 우리는 이 정도로 파문이 수습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그동안 검찰은 일부 정치지향적인 검사 때문에 ‘권력의 개’라는 비판을 받은 적은 많지만, 도덕성에서는 다른 권력기관보다 더 타락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검사와 여성 피의자의 부적절한 성관계로 말미암아 국민을 상대로 성욕을 채우는 검찰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무엇보다 기소독점권을 가진 검사가 불기소를 대가로 피의자와 강제적인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추가로 확인된다면 파문은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 자명하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검찰청 창립 이래 최악의 위기라는 인식이 강하다. 검찰도 중앙수사부 폐지와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 등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요구해온 검찰개혁안을 수용하는 자체 개혁안을 내놓겠다며 백기를 들었다. 그마나 다행이지만 때늦은 감이 있다. 검찰 개혁을 검찰의 손에 맡길 단계는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검찰 개혁은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시도됐지만, 검찰의 조직적 반발과 로비에 의해 실패로 돌아갔다. 정치권력으로부터의 검찰권 독립과 더불어 검사의 기소재량권을 통제하는 등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쪽으로 검찰 개혁이 밀도 있게 이뤄져야 할 때다.
  • [검사 ‘부적절 성관계’ 파문] ‘불기소’ 대가성 있었나 ‘성관계’ 강제성 있었나

    30대 J 검사와 40대 여성 피의자 A씨 간의 부적절한 성적 접촉은 지난 10일 오후 동부지검 검사실에서 일어났다. 당시 사무실에는 두 사람 외에 다른 사람은 없었다. 첫 만남이었다. A씨는 절도죄 혐의를 받고 있었다. 그리고 3일 뒤 청사 밖 모텔에서 두 사람은 다시 만나 성관계를 가졌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이준호)가 현직 검사의 ‘성(性) 스캔들’에 대해 밝힌 사건의 전모다. 감찰본부는 이와 관련, 청사 내 성추문과 청사 밖 부적절한 관계, 그리고 지휘부 지휘·감독 소홀 여부를 감찰 중이다. 관심사는 성관계 대가성 유무 및 성관계 강제 여부다. 감찰 결과,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검찰 신뢰는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실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감찰본부는 J 검사가 A씨의 절도죄 등의 혐의와 관련해 불기소 처분을 조건으로 성관계를 가졌을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 검사가 피의자의 선처를 조건으로 성관계를 가졌다면 직무유기이자 직권남용 등에 해당돼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J 검사는 동부지검의 자체 조사에서 B씨와 성관계를 가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문제삼지 않을 것을 합의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J 검사는 A씨의 혐의가 많아 주말에 정리하려고 불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1차 감찰결과, A씨는 토요일밖에 시간이 없다고 해서 (토요일에) 나오라고 했고 조사를 하다 A씨가 신세를 하소연해 달래던 중 돌발적으로 유사 성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변호인인 정철승 변호사에게 검사와의 성적 접촉 사실을 알렸고 정 변호사는 지난 20일 J 검사의 지도검사에게 “굉장히 부적절한 성적인 접촉이 있었다고 하는데 직접 확인해 보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 변호사는 “당사자들끼리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더 이상 재론하지 말자는 합의를 하고 합의문도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검찰 관계자는 “사흘 뒤 A씨가 검사의 휴대전화로 연락해 할 말이 있다며 불러내 함께 검사의 차에 탔으며 차 안에서도 유사성행위를 시도했고 그FJ고 나서 모텔로 간 걸로 안다.”며 “A씨는 이후 합의 대가로 5000만원을 요구한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감찰본부는 J 검사를 불러 여성 피의자와 강제적으로 성관계를 가졌는지, 수사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성관계를 요구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감찰본부는 A씨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를 할 계획이다. 검찰은 성관계의 대가성이나 합의 여부를 떠나 현직 검사가 사건 피의자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검찰의 도덕성은 치명상을 입었다고 보고 있다. 이 본부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강제력이나 대가성이 있었는지 확인을 하겠지만 그런 부분이 없었다 해도 검찰청사 내에서 성추문이 일어난 자체만으로도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검사 ‘부적절 성관계’ 파문] 檢, 이르면 새달 개혁안 발표

    [검사 ‘부적절 성관계’ 파문] 檢, 이르면 새달 개혁안 발표

    김광준(51·구속) 서울고검 부장검사의 금품수수에 이어 현직 검사의 ‘성(性)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검찰이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검찰이 현 위기 상황 돌파책으로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총장은 내부 의견 수렴을 토대로 이르면 다음 달 초 검찰 개혁안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한 총장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치권이 요구하는 검찰 개혁안을 거의 모두 받아들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검찰 간부는 “총장이 정치권의 검찰개혁안을 다 받아들일 것 같다.”면서 “지금 검찰이 처한 상황에서 여론을 비켜 나가고 보자는 제스처나 마음가짐만으로는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간부는 “가시적인 ‘뭔가’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검사들 내에 확산되고 있다.”면서 “중수부 폐지는 얼마든지 가능하고 상설특검제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는 같은 내용이라 둘 중 하나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찰 존립 자체가 흔들리는 만큼 한 총장이 검찰 위상의 재정립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릴 것이라는 의미다. 한 총장의 전면 재검토가 정치권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역풍은 불가피하다. 검찰은 민간인 불법 사찰,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BBK 가짜편지 의혹 등 대형 권력형 비리수사에 있어 부실 수사로 일관해 지탄을 받았다. 게다가 이번 사건은 사안 자체가 다르다. 검찰의 도덕성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 인식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고검장 회의에서도 여실히 반영됐다. 한 총장과 채동욱 대검 차장, 노환균 법무연수원장과 서울·대전·대구·부산고검장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는 ▲김 부장검사 비리사건 및 ‘성 스캔들’ 검사 사건에 대한 반성과 대책 ▲내부감찰 시스템 재점검 및 강력한 감찰체제 구축 ▲전향적인 검찰개혁 추진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노 법무연수원장은 “국민은 검찰에 대해 신뢰를 거둔 정도에 머물지 않고 분노를 보인다.”며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이냐에 앞서 국민이 검찰에 어떤 모습을 원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업무시스템 전반에 걸쳐 철저하게 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검 감찰본부는 서울동부지검의 성추문 사건과 관련해 현재 서울 및 수도권 검찰청에서 실무수습 중인 로스쿨 출신 신임검사 41명에 대한 특별 복무 점검과 그 지도검사의 지도 감독의 적정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구조적 문제의 책임을 단순히 로스쿨 출신 검사들에게 떠넘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사회적 영향력 큰 종교 개신교 종교계 도덕·청렴성 확립 시급”

    우리나라 국민은 개신교를 가장 사회적 영향력이 큰 종교로 여기며 천주교를 가장 신뢰한다. 또 제18대 대통령 후보자가 갖춰야 할 첫 번째 자격으로 도덕성을 꼽고 있으며 종교계의 정치 참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소장 법안 스님)가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지난달 11∼18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및 온라인 조사를 통해 실시한 ‘한국의 사회·정치 및 종교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 확인됐다.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가 20일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선 사회적 영향력은 불교(19.1%)와 천주교(24.1%)에 비해 개신교(43.3%)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개신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으며 천주교는 지난해에 비해 비율이 높아졌고 불교는 더 떨어졌다. 그러나 신뢰도 면에서는 천주교(27.1%), 불교(23.8%), 개신교(11.2%) 순이었고, 사회 문제 해결에 대한 기여도 측면에선 천주교(26.5%), 불교(23.85%), 개신교(18.3%) 순으로 높아 대조를 보였다. 종교단체의 재정 투명성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76.6%가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종교별로는 개신교(43.3%), 불교(11.5%), 천주교(11.3%) 순으로 재정이 불투명한 것으로 인식했다. 이와 관련해 종교계가 믿음을 얻기 위해 필요한 덕목으로는 도덕성(32.1%), 청렴성(14.2%), 언행일치(12.6%)를 꼽아 종교계가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투명성을 갖춰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종교의 치유 역할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의 답변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특히 불교의 종교로서의 치유 기능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을 웃도는 50.7%가 부정적이라고 답해 눈길을 끈다. 한편 제18대 대통령 후보자의 자격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으로는 도덕성(23.8%)을 꼽았고 이어 개혁 의지(16.3%), 미래 비전(16.1%), 정책 능력(15.0%) 순으로 제시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할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부패와 공정성 상실(25.6%), 양극화와 경제민주화(17.8%), 치안 부재와 사회 불안(16.1%) 순으로 응답했다. 종교계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에 대해선 반대하는 시각이 많았다. 종교단체 또는 종교 지도자의 부정 선거 감시 활동 참여를 놓고 응답자의 60.2%가 부정적이라고 답한 게 대표적이다. 종교계의 정치인 공약 검증과 정책 제안을 놓고도 27.8%가 ‘매우 부정적’이라고 여겼고 ‘부정적인 편’이라는 견해도 38.5%나 돼 전체의 66.3%가 부정적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 측은 “국민은 정치와 종교계 전반에 대해 개혁 의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지만 사회적 역할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은 만큼 도덕성과 청렴성 확립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靑 특검연장 거부에 국민 67% “연장해야”

    청와대가 13일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터 매입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 요구를 거부한 이후 진실을 은폐하려 한다는 비판이 일자 여론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권의 비난과는 별개로 일반 국민 정서도 청와대가 수사기간 연장 요구를 거부한 것에 대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11, 12일 진행된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국민 3명 중 2명(67.2%)은 내곡동특검 수사를 연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를 받는 입장인 청와대가 스스로 “수사가 충분히 이뤄졌다.”며 더 이상 수사가 필요없다고 대외적으로 밝힌 것도 국민의 법 상식과는 어긋난다는 것이다. 법이 만인에게 평등하지만 이 대통령과 그 일가에는 예외가 아니냐는 비난도 거세다. 새누리당은 이 대통령이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 요구를 거부한 것에 찬성했다. 하지만 대통령 친인척 비리 예방책까지 공약으로 내세운 것에 비해 모순적인 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우리로서도 답답한 상황”이라며 캠프 기류를 전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 대통령이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 요구를 거부한 것과 관련, “이 일로 우리 사회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는 또 한 번 크게 후퇴했다.”면서 “게다가 새누리당 박 후보 측이 여기에 동조한 것은 더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들의 허물을 대하는 태도와 남의 허물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면서 “권력의 정당성은 도덕성에서 나온다는 교훈을 무시한 대가를,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후보는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청와대가 진실을 덮으려는 것은 전혀 아니다.”면서 “이번 사안은 매우 단순한 것으로, 만약에 법정에 간다면 행위 자체를 따져 공정하게 판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검 수사 과정에서는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의혹이 부풀려졌지만, 법원이 법률에 따라 위반 여부를 따지면 상황이 다를 것이라는 얘기다. 청와대의 다른 고위관계자도 “이번 건이 복잡한 사안이 아니며 위반 여부를 법률에 따라 판단하면 되는 것”이라면서 “시형씨가 이득을 본 것도 없고 결과적으로 손해를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中 시진핑시대] ‘후의 남자’ 링지화 중앙위 탈락하나

    [中 시진핑시대] ‘후의 남자’ 링지화 중앙위 탈락하나

    중국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 폐막일인 14일 실시되는 18기 중앙위원 및 후보중앙위원 선거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오른팔인 링지화(令計劃) 통일전선부장이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3일 보도했다. 중앙위원 선출은 차액선거(정원보다 많은 후보를 등록시켜 최소 득점자 순으로 탈락시키는 선거) 형태로 이뤄지는데 이번 18차 전대에서는 후보 가운데 모두 19명이 탈락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여기에 링 부장이 포함될 수 있고, 이로 인해 후 주석의 향후 입지가 크게 좁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링 부장이 탈락 위기에 놓인 것은 지난 3월 발생한 아들의 페라리 교통사고 스캔들을 은폐하면서 도덕성이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링 부장의 아들은 반나체의 여성 두 명을 페라리에 태우고 가던 중 사고를 내고 현장에서 즉사했다. 사건은 조용히 묻혀지는 듯했으나 지난 9월 해외 매체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고, 링 부장은 중앙판공청 주임(청와대 비서실장 격) 자리에서 현 직책으로 밀려났다. 입장이 곤란해진 것은 링 부장의 보스인 후 주석이다. 원로들과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 추종자들은 링 부장 역시 보 전 서기와 공평하게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후 주석을 압박하고 있다. 후 주석이 영향력을 발휘해 링 부장을 중앙위원회에 밀어넣더라도 링 부장은 당 내부 조사를 피할 수 없고, 그렇다고 구명을 포기할 경우 자신의 세력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후 주석이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한편 보 전 서기는 당초 20년 징역형이 예상됐지만 지금은 사형 가능성도 있다고 이날 홍콩 명보가 보도했다. 신문은 최고인민검찰원 고위 관계자가 최근 공산당 창당 이래 고위급 간부 가운데 유일하게 사형 처리된 청커제(成克杰) 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부위원장 사건을 언급한 것을 근거로 보 전 서기에 대한 처리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당국은 현재 보 전 서기의 형제들까지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창동 K팝 공연장 유치, 대학도 나섰다

    광운대, 덕성여대, 삼육대, 서울과학기술대, 서울여대, 인덕대 등 6개 대학 총장들이 서울 동북권의 발전 방안을 만들어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건의키로 했다. 7일 도봉구와 노원구에 따르면 이들 6개 대학 총장들은 이날 도봉구청 소회의실에서 이동진 도봉구청장, 김성환 노원구청장 등과 함께 서울 동북권의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서 6개 대학 총장들은 낙후된 동북권의 발전을 위해 자치단체에 힘을 보태기로 하고 서울시와 문화부 등에 보낼 건의문을 채택했다. 건의문을 통해 이들은 먼저 “창동역 서울아레나공연장 건립 사업에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며 아레나공연장에 대한 지원을 호소했다. K팝 아레나 공연장 부지로 거론되는 창동역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나고 지역 균형발전의 취지에도 부합하며, 인근에 창동 차량기지 등 7만여평 개발 계획부지와 연계할 경우 문화창조산업 집적지로서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변 대학자원과 연계될 경우 문화 향유와 창업이 동시에 가능한 ‘제2의 대학로’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6개 대학 총장들은 전통적 낙후 지역이었던 서울 서남권에 구로 디지털단지를 조성한 것과 서북권 상암동에 DMC를 조성한 것처럼 창동역 주변 개발이 동북권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도봉, 노원을 비롯한 성북, 강북구 등은 올초 동북4구발전협의회를 구성해 대학 등 지역자원을 바탕으로 서울 동북권을 문화창조산업벨트로 발전시키는 정책을 추진하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이들 4개 자치구는 창동 시유지 7만 1580㎡, 창동차량기지 17만 9578㎡, 도봉면허시험장 6만 7420㎡ 등을 이용해 K팝 아레나 공연장, 컨벤션 센터, 호텔, 첨단 IT 산업단지 등 제2의 코엑스몰 조성 등이 가능하다는 점을 적극 부각시키고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현대그룹·덕성학원 산학협력 MOU

    현대그룹·덕성학원 산학협력 MOU

    1일 서울 종로구 덕성학원에서 현정은(왼쪽) 현대그룹 회장과 김목민 덕성학원 이사장이 상생발전 및 글로벌 우수인재 육성을 위한 산학협력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그룹 제공
  • 선거법 위반 김형태 집유 2년

    선거법 위반 김형태 집유 2년

    사전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무소속 김형태(59·포항 남·울릉) 국회의원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부(부장 이근수)는 31일 김 의원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죄를 적용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여론조사를 가장한 홍보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직원 김모(24)씨에 대해서도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했고 국회의원 당선자로서 일반인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데도 인지도와 지지도를 높이기 위해 1년간 선거구민을 상대로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해 3월 초 서울 여의도 오피스텔에 선진사회언론포럼이라는 사무실을 연 뒤 직원과 전화홍보원 10명에게 1년 동안 여론조사를 가장한 홍보활동을 하도록 지시하고 급여 명목으로 5000여만원을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생명의 窓] 도고일장 마고일장/손흥도 원불교 교무

    [생명의 窓] 도고일장 마고일장/손흥도 원불교 교무

    올해는 유난히 큰 태풍이 많았었다. 내가 근무하는 대학에서는 지난 태풍에 100그루가 넘는 아름드리 큰 나무가 세찬 바람에 시달리다가 뿌리째 뽑히며 힘없이 넘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유심히 관찰해 보니 넘어진 나무들은 주로 옮겨 심은 적이 있는 큰 나무들이었고, 오히려 작은 나무들은 가지만 일부 꺾였을 뿐 뿌리째 뽑히지는 않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에서도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으며, 꽃이 아름답고 열매가 풍성하다.’하였다. 작은 잔디나 들풀에 비해 큰 나무일수록 뿌리가 깊지 못하면 거친 비바람에 흔들릴지니 어찌 홀로 당당하겠는가. 태풍이 지나간 후 뿌리째 뽑혀 쓰러지고 만 거목들을 나무로만 보고 있는 것은 우리가 세상을 부분만 보고 안주하며 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도고일장 마고일장(道高一丈 魔高一丈)이라는 말이 있다. 도가 한 길 커 나가면 마도 한 길 커 나간다는 말이다. 공부나 사업을 하는 데 실력이나 지위가 높아지면 그에 상응하는 마군이도 한 길 커 간다는 말이다. 수행자들의 경구이다. 공부나 사업 간에 나타나는 일체의 경계와 나를 시험하는 마군이를 나를 채찍하고 격려해 주는 스승이요, 벗으로 삼을지언정 마가 없기를 바랄 수 없음이라. 단지 그 경계를 감당할 힘이 적음을 걱정하여 내면의 힘을 갖추어 가는 데 일단정성을 다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의학이 발달하고 의사와 의료비가 증가하고 있는데도 병은 늘어만 가고, 각종 첨단의학에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한다 해도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하여 인류의 건강을 위협한다. 몇 년 전 출현하였던 신종플루야 면역기능 강화를 필요로 하는 일과성의 병이겠지만, 근래 들어 늘어가는 각종 성인병들 중 치매와 암 또한 과학문명의 발달과 함께 정신을 과도하게 많이 쓰고 먹거리가 풍요로워진 현대사회에서 우리에게 질병을 통해 중도와 중용의 도를 일러주는 대자연의 큰 언어이다. 얼마 전 국가대표 선수로서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까지 획득하여 전 국민에게 큰 박수를 받았던 한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면서 학위논문 표절이 문제가 되어 수난을 겪은 일이 있다. 성취욕을 앞세운 과욕 때문에 한순간 그의 일생 명예에 크게 먹칠을 자초한 결과를 보면서, ‘우리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하는 생각에 이 시대를 함께한 사람으로서 아쉬움을 떨칠 수가 없었다. 지도층에 있는 사람에게 사회적 의무로서의 책임감과 도덕성을 중시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새롭게 조명 받는 요즘, 어느 분야에나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먼저 그 신분에 상응하는 의무와 책임이 뒤따름을 알고 각자의 본분에 충실하고 작은 것부터 성실하게 실행해 가는 성숙한 선진사회 모습을 기대한다. 이때 그 지도자가 나라를 이끄는 최고 책임자라면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원불교 교조이신 소태산 대종사는 ‘지도인으로서 준비할 요법’으로 지도받는 사람 이상의 지식을 가질 것, 지도받는 사람에게 신용을 잃지 말 것, 지도받는 사람에게 사리를 취하지 말 것, 일을 당할 때마다 지행을 대조할 것을 원불교 ‘정전 최초법어’에 밝혀 주었다. ‘주역’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천지만물 자연현상의 원리를 설명한 것으로, 주역의 64괘는 사람이 살아가는 64가지의 길을 말한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는 데에는 크게 64가지의 길이 있다는 것이다. 그중 15번째 괘이름은 ‘겸’(謙)괘이다. 겸괘는 겸손을 뜻하는 것으로, 주역은 ‘겸한 즉 일체 재앙이 없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14번째 괘의 이름이 대유(大有)이니, 정신·육신·물질 간에 크게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안으로 겸손해야만 재앙이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니 이 얼마나 극절한 가르침인가. 크게 가진 사람은 가득 채우면 오히려 넘친다. 스스로 낮추어도 사람들은 그를 더욱 우러러보며, 스스로 감추어도 그 덕은 더욱 빛난다. 오늘도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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