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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일파 음악인상 싫다”…류재준 이어 임선혜도 난파음악상 수상 거부

    “친일파 음악인상 싫다”…류재준 이어 임선혜도 난파음악상 수상 거부

    올해 46회를 맞은 ‘난파음악상’이 연이어 수상 거부를 당했다. 작곡가 류재준(43)씨가 홍난파의 친일 경력 등을 이유로 수상을 거부한 데 이어 12일 수상자로 재선정된 소프라노 임선혜(37)씨도 상을 받지 않기로 했다. 사업회는 “임선혜씨 측이 이날 오후 난파음악상 수상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면서 “류재준씨의 수상 거부로 논란이 일자 수상을 거부한 것 같다”고 밝혔다. 사업회는 “임씨가 차점자로 잘못 알려졌는데 난파음악상은 작곡, 성악, 바이올린, 피아노 부문이 연도별로 돌아간다. 작곡 쪽에 문제가 생겨 자연스레 다음 차례인 성악 부문 최고 득점자인 임선혜씨를 뽑았다”고 해명했다. 류재준씨는 난파음악상 수상자 선정 사실을 통보받은 뒤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일파 음악인 이름으로 받기도 싫을뿐더러 이제껏 수상했던 분들 중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분들이 포함돼 이 상의 공정성과 도덕성에 회의를 느껴 상을 거부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홍난파가 내 나라에 서양음악의 태동을 가져오신 것과 많은 활동을 하신 것은 인정하지만 과가 너무나도 거대하다”면서 “아무런 개인적인 감정이 없지만 나 스스로에게 채찍질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다”고도 했다. 일제강점기 민족의 아픔을 노래한 가곡 ‘봉선화’ 등의 작곡가로 잘 알려진 홍난파는 1930년대 후반 친일단체에 가입해 활동하면서 친일가요를 다수 작곡했다. 또 1940년 매일신보에 일제에 음악으로 보국하자는 내용의 기고를 하는 등 친일 행적을 보였다. 사업회는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결국 올해 수상자를 뽑지 않기로 했다. 오현규 사업회 회장은 “좋은 음악인을 뽑아 난파 선생을 기리려는 상인데 친일 등이 거론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수상자를 낼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공정성 시비가 일어난 만큼 제도적 보완을 거쳐 내년에 다시 수상자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난파기념사업회는 1968년 서양음악가 난파 홍영후를 기리기 위해 이 상을 제정했다. 1회 정경화(바이올린)를 비롯해 백건우(1973·피아노), 정명훈(1974·피아노·지휘), 강동석(1977·바이올린), 금난새(1978·지휘), 김남윤(1980·바이올린), 장영주(1990·바이올린), 조수미(1991·성악), 신영옥(1992·성악), 장한나(1995·첼로), 백혜선(1997·피아노), 이신우(2001·작곡), 조성온(2003·작곡) 등이 수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문] 채동욱, 검찰총장 사의 표명… “혼외자식 보도 사실무근”

    [전문] 채동욱, 검찰총장 사의 표명… “혼외자식 보도 사실무근”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채 총장은 이날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으며’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저는 오늘 검찰총장으로서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면서 “주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하여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채 총장은 그러면서 “지난 5개월 검찰총장으로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올바르게 검찰을 이끌어 왔다고 자부한다”면서 “모든 사건마다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입장에서 나오는대로 사실을 밝혔고 있는 그대로 법리를 적용했으며 그 외에 다른 어떠한 고려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채 총장은 특히 ‘혼외 자식’ 의혹에 대해 “저의 신상에 관한 모 언론의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임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혀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거없는 의혹 제기로 공직자의 양심적인 직무 수행을 어렵게 하는 일이 더 이상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채 총장은 마지막으로 검찰을 향해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로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소중한 임무를 수행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채 총장의 이 같은 사의표명을 앞서 이날 오전 법무부가 채 총장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기로 하면서 압박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보도가 나온 직후부터 도덕성 문제가 불거진 이후로 채 총장은 거듭 “사실 무근”이라면서 “유전자 검사도 할 용의가 있다”고 맞섰지만,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직접 이날 감찰을 지시함에 따라 자진 사퇴를 종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다음은 채 총장의 성명서 전문.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으며 저는 오늘 검찰 총장으로서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자 합니다. 주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하여 국민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한 마음입니다. 지난 5개월 검찰 총장으로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올바르게 검찰을 올바르게 이끌어 왔다고 자부합니다. 모든 사건마다 공정하고 불편 부당한 입장에서 나오는대로 사실을 밝혔고 있는 그대로 법리를 적용했으며 그 외에 다른 어떠한 고려도 없었습니다. 저의 신상에 관한 모 언론의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임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혀둡니다. 근거없는 의혹 제기로 공직자의 양심적인 직무 수행을 어렵게 하는 일이 더이상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검찰 가족 여러분.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로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소중한 임무를 수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3년 9월 13일 검찰총장 채동욱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덕수궁 정관헌에서 문화계 명사와 함께…

    덕수궁 정관헌에서 문화계 명사와 함께…

    덕수궁 정관헌은 구한말 고종 황제가 ‘가배’(커피)를 마시며 연회를 즐겼던 러시아풍 건물이다. 1900년을 전후해 러시아 건축가 사바친이 동서양의 건축 양식을 절충해 지었다. 문화재청은 오는 13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이곳에서 ‘정관헌에서 명사와 함께’ 행사를 벌인다. 문화계 명사의 강연을 듣고 함께 대화를 나누는 자리다. 매년 봄·가을에 나눠 열리는 행사는 올해로 5년째를 맞는다. 올해 강사는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 이원복 덕성여대 석좌교수, 박동춘 동아시아 차문화연구소장이다. 13일에는 안 교수가 ‘한국 현대미술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우리나라 현대 미술의 현주소를 발표한다. 27일에는 ‘먼나라 이웃나라’의 저자인 이 교수가 이웃 나라에 얽힌 숨은 문화 이야기를 들려주고, 10월 4일에는 우리나라 차 문화 전통의 맥을 잇는 박 소장이 차문화 속에 담긴 아름다운 이야기를 강연한다. 이 행사는 정관헌 내부의 수용 규모를 고려해 사전 예약자를 180명으로 제한한다. 덕수궁관리소 누리집(www.deoksugung.go.kr)을 참고하면 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 자녀’ 논란…일각에선 ‘검찰 흔들기’?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 자녀’ 논란…일각에선 ‘검찰 흔들기’?

    채동욱 검찰총장에게 혼외 자녀가 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해 논란이 되고 있다. 6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채동욱 검찰총장이 대검찰청 마약과장으로 근무하던 2002년 7월 Y(54)씨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다. 채동욱 검찰총장은 청와대의 인사검증 및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부인(55)과의 사이에 1녀(16)를 두고 있다고만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채동욱 검찰총장이 부산지검 동부지청 부장검사로 근무하던 지난 1999년 무렵 Y씨와 처음 만났으며 아들이 최근까지 서울의 한 사립초등학교에 다니다가 지난달 31일 미국 유학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Y씨와 Y씨 아들은 가족관계등록부에 모자(母子) 가정으로 등재돼 있고 채동욱 총장 본인의 가족관계등록부에는 Y씨 아들이 등재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Y씨 모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33평형 아파트로 이사해 전세를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조선일보의 보도에 대해 “채동욱 검찰총장은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 기소 및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구속이 진행 중인 현 시점에서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 자녀 스캔들 보도가 터져나온 배경에 대해 일각에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및 보수 언론이 현 정권에 부담이 될 국정원 댓글 사건을 기소한 검찰 길들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국정원은 이같은 의혹제기에 대해 “말도 안되는 추론”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사정기관 수장의 도덕성 문제’와 ‘검찰 흔들기’라는 쟁점 중 어느 쪽에 무게가 쏠릴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 자녀’ 논란…“사실무근…검찰 흔들기에 굳건히 대처”(종합)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 자녀’ 논란…“사실무근…검찰 흔들기에 굳건히 대처”(종합)

    채동욱 검찰총장에게 혼외 자녀가 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해 논란이 되고 있다. 6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채동욱 검찰총장이 대검찰청 마약과장으로 근무하던 2002년 7월 Y(54)씨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다. 채동욱 검찰총장은 청와대의 인사검증 및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부인(55)과의 사이에 1녀(16)를 두고 있다고만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채동욱 검찰총장이 부산지검 동부지청 부장검사로 근무하던 지난 1999년 무렵 Y씨와 처음 만났으며 아들이 최근까지 서울의 한 사립초등학교에 다니다가 지난달 31일 미국 유학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Y씨와 Y씨 아들은 가족관계등록부에 모자(母子) 가정으로 등재돼 있고 채동욱 총장 본인의 가족관계등록부에는 Y씨 아들이 등재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Y씨 모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33평형 아파트로 이사해 전세를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채동욱 검찰총장은 조선일보의 보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총장으로서 검찰을 흔들고자 하는 일체의 시도들에 대해 굳건히 대처하면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 본연의 직무 수행을 위해 끝까지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 기소 및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구속이 진행 중인 현 시점에서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 자녀 스캔들 보도가 터져나온 배경에 대해 일각에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및 보수 언론이 현 정권에 부담이 될 국정원 댓글 사건을 기소한 검찰 길들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사정기관 수장의 도덕성 문제’와 ‘검찰 흔들기’라는 쟁점 중 어느 쪽에 무게가 쏠릴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입 수시 특집] 덕성여자대학교

    덕성여자대학교는 수시 1차에서 398명을 선발하고, 학생부만 보는 수시 2차에서 239명을 선발한다. 1차에서는 전형별로 일반학생(320명), 공인어학성적과 영어면접으로 선발하는 글로벌파트너십(44명), 국가유공자 및 하위직 공무원 자녀 대상 사회기여배려자전형(9명), 재외국민과외국인(25명) 인원을 배정한다. 1차 일반학생 전형에서 실시하는 논술은 제시된 인문, 사회, 자연계열별로 3문제가 출제된다. 자연계열은 수리논술로 출제된다. 심층면접을 실시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부터 논술을 보면서 수시 경쟁률 상승이 예상된다. 심층면접은 단계별 전형이었지만, 논술은 일괄합산 전형이기 때문이다. 글로벌파트너십전형은 토익, 토플, 텝스 등 공인어학성적으로 정원의 4배수를 1단계에서 선발한 뒤 1단계 성적(80%)과 원어민 교수가 참여하는 영어면접(20%) 성적을 합산해 영어 특기자를 선발한다. 사회기여배려자전형은 입학사정관전형으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전공적합성, 성장잠재성, 인성 및 소양 등을 평가한다. 수시 2차는 고등학교 학업에 충실했던 학생들이 대학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는 연구 결과에 근거해 학생부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다만 지역 간, 학교 간 편차 때문에 수시 1차에서는 설정하지 않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수시 2차에는 적용하고 있다. (02)901-8189, 8190. enter.duksung.ac.kr
  • 보시라이 “왕리쥔, 내 아내 사랑하다 들키자 누명 씌워”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이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를 몰래 사랑했고 구애 장면을 발각당하자 가정파괴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미 영사관으로) 도망간 뒤 엉뚱하게 나한테 누명을 씌운 것이다.”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는 공판 마지막 날인 26일 자신의 혐의를 지목한 구카이라이와 왕리쥔 사이의 ‘애매한 관계’를 폭로했다. 항간에 떠돌던 두 사람에 대한 소문을 확인함으로써 그들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주어 증언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왕리쥔이 구카이라이에게 구애했다 거부당하자 스스로 자신의 따귀를 연속으로 여덟 대 때렸고, 이 장면을 내가 보게 되자 지레 겁먹고 도망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을 정도로 친밀했고 나는 당시 두 사람의 그런 특수관계에 염증이 나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구카이라이에 대해서는 “계략이 많은 여자로 (자기가 낳은) 보과과(薄瓜瓜)는 훌륭하고 (전처 아들인) 보왕즈(薄望知)는 싹수가 없다는 식의 이야기만 늘어놨다”고 몰아세웠다. 교양 있는 여자로 보이고 싶어 해 보과과가 돈을 지원받은 이야기를 자신에게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자신은 가족의 뇌물수수 문제를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날 명보 등 홍콩 언론들은 당국이 보시라이 공판을 중계하면서 그의 인간적 측면을 강조하거나 당을 부정적으로 비추는 내용은 삭제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보시라이는 공판에서 지난해 중앙기율위원회 조사를 받을 때 조사관들이 “자백하면 살아남고 부인하면 사형당한다”, “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구카이라이는 사형을 받고, 보과과는 고국으로 송환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말했으나 중계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보시라이는 법정에서 살인교사 혐의로 수감 중인 부인의 사면을 청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법원은 그가 ‘구카이라이는 정신병자’라며 비난하는 내용만 소개했다. 한편 재판이 열린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 중급인민법원 측은 이날 닷새째 지속된 공판을 마무리했으며 조만간 판결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18기 3중 전회(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가 열리기 전인 다음 달 중에 최종 선고가 내려질 전망이다. 사형을 제외하고 13년형부터 사형집행유예까지 각종 가능성이 제기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사설] 무너진 육사 생도 기강 이대론 안 돼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의 일탈 행동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달 초 태국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생도 9명이 숙소를 무단 이탈, 술집과 마사지 업소를 출입한 데 이어 엊그제엔 미성년 여성과 성관계를 갖고 휴대전화를 훔친 4학년 생도가 구속돼 충격을 주었다. 남자 선배 생도가 술에 취한 후배 생도를 성폭행한 일이 있었던 게 불과 석 달 전이다. 이 일로 육사 교장이 전역 조치를 당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생도들은 자숙하기는커녕 도리어 그보다 더한 성추문을 저질러 피와 땀으로 쌓아 올린 67년 역사의 육사 명예를 실추시켰다. 육사는 나라를 지킬 육군의 간부를 양성하는 막중한 책임을 진다. 장차 조국 수호의 대들보로 성장하기 위해 생도들은 명예와 리더십을 생명처럼 여기며 엄격한 규율 아래 통제된 생활을 한다. 현역 군인 이상의 엄격한 가치관과 도덕성을 요구받는다. 그러나 최근 몇 달 동안의 사건들은 이런 육사 생도의 소중한 덕목을 일시에 무너뜨렸다. 이런 해이한 기강으로 미래에 호국간성(護國干城)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겠는가. 차제에 혈기왕성한 생도들을 너무 억누른 결과 이런 일들이 생긴 것은 아닌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육사를 비롯한 사관학교에는 음주, 흡연, 혼인을 금지하는 이른바 3금(禁) 제도가 있다. 특히 금혼은 사실상 금녀(禁女)와 가깝다고 한다. 즉 성관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다. 거의 70년 전 개교 당시에 만들어진 이 규정을 시대 변화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떠받들 전통이 아니라 폐지해야 할 악습이라는 주장이다. 최근 법원에서도 여자 친구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이유로 생도에게 내린 퇴학 처분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린 것은 참작해 볼 대목이다. 지난번 성폭행 사건은 교내 음주를 허용한 데서 비롯됐다는 비판을 받긴 했다. 관건은 한계선을 지키는 것이다. 품위를 잃지 않는 선에서 끝냈으면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을 수 있다. 경위야 어떻든 일탈 행동을 한 생도들은 기강 확립 차원에서 엄중히 다스려야 한다. 육사 측은 이번에도 생도 인성교육 등 재발 방지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의례적이 아닌, 믿음이 가는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 거래소 이사장 인선 2개월만에 재개

    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 선임 절차가 지난 6월 중단된 지 2개월 만에 재개된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21일 “한국거래소 이사장 선임을 곧 시작할 것”이라면서 “철저하고 공정한 검증을 통해 관치 논란 등 잡음이 일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사장 선임과 관련해 시중에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둥 어떤 소문과 억측이 나도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런 부분들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고의 적임자를 가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김봉수 전 이사장이 퇴임 의사를 밝힌 뒤 후임자 선임에 들어가 지난 6월 12일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 이철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임기영 전 대우증권 사장 등 모두 11명이 지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특정 인물의 ‘사전 내정설’이 불거지면서 파문이 일자 청와대는 거래소를 포함한 전체 공공기관장 공모 절차를 중단시켰다. 이사장 선임 중단이 길어지자 누구는 안 되고 누구는 유력하다라는 식의 소문이 그동안 무성했다. 거래소 노동조합은 지난 20일 성명서를 내고 “민·관·정 등 출신은 중요치 않고 도덕성이 최우선”이라면서 “자본시장 본연의 목적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이사장으로 선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수수료 날름 ‘네이버 샵 N’ 책임·도덕성 오리발

    수수료 날름 ‘네이버 샵 N’ 책임·도덕성 오리발

    회사원 이모(33)씨는 최근 개별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오픈 마켓 쇼핑몰인 ‘네이버 샵N’을 통해 냉장고와 에어컨 등 혼수용 가전제품 350만원어치를 주문했다. 이씨는 구매 금액이 워낙 큰 데다 개인이 운영하는 쇼핑몰이어서 판매자의 사업자 등록번호, 정품 판매업자 로고, 소재지까지 꼼꼼히 확인했다. 그는 무엇보다 네이버 샵N에 등록된 쇼핑몰인 것을 확인한 뒤 안심하고 최종 구매 버튼을 눌렀다. 그러나 배송 전날 해당 홈페이지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사기였다. 급히 판매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이미 잠적한 뒤였다. 답답하고 황당한 마음에 네이버 샵N 측에 전화를 걸었지만 이씨는 “죄송하다. 현금 결제의 경우 우리는 책임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네이버 샵N이 수수료는 톡톡히 챙기면서 피해가 발생하면 소비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데 급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개업자로서 책임의 한계와 이를 고지했다는 이유로 책임을 외면하고 있어 얄팍한 상술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구매자가 확정을 해야 결제 대금이 넘어가는 에스크로제도를 시행해 왔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지 않은 소비자의 잘못이 크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법적 한계를 고시해 놓고 분쟁 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기업 도덕성 문제”라고 꼬집었다. 중개형 인터넷 쇼핑몰인 오픈 마켓에서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직접 연결해 줘 중간 유통단계가 생략된다. 소비자는 그만큼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고, 판매자는 오픈 마켓의 영향력에 따라 상품의 노출 빈도를 높일 수 있다. 중개업자인 네이버 샵N은 판매업자로부터 물품의 종류와 결제 수단에 따라 판매 가격의 3.5~12%를 입점 수수료로 챙긴다. 문제는 판매자가 작정하고 잠적하면 책임 소재가 사라져 구매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는다는 것이다. 구매자가 유령 판매자나 사기 판매자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악용되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옥션과 G마켓, 인터파크INT 등 대부분의 오픈 마켓 쇼핑몰은 2007년부터 자율준수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쳐 법률이 규정된 의무보다 더 강화된 통신판매 중개자의 자율준수 규약을 시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네이버 샵N은 소비자의 질문과 불만에 대해 홈페이지에 ‘판매자에게 직접 연락하기 바람’이라고 고지하고 있다. 이에 네이버 샵N 측은 당사 역시 올해부터 자율준수협의회에 가입 했으며 에스크로제도를 도입했고 충분히 소비자를 보호하고 있어 문제가 생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구매자가 샵N에 등록된 경로가 아닌 다른 계좌 등을 이용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네이버 샵N 측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19일 “판매 중개업체인 오픈 마켓이라 하더라도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을 때는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샵N에 등록됐더라도 구매자가 판매자의 요구에 따라 다른 계좌로 현금 결제를 했다면 다른 오픈 마켓도 책임을 묻기 힘들 것”이라면서 “샵N은 사기 쇼핑몰 방지를 위해 전담 부서를 마련했으며 실제 소비자 피해에 대해서는 소비자 피해보상 지침에 따라 보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얘들아, 대학가자-입시전문가 어드바이스] Q:내신 2등급 중반… 수능·논술·적성 약한데

    [얘들아, 대학가자-입시전문가 어드바이스] Q:내신 2등급 중반… 수능·논술·적성 약한데

    Q 수도권 일반고 이과 여고생 A입니다. 6월 모의평가가 평균 4등급 정도로 별로 좋지 않습니다. 논술은 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으로 조금씩 하고 있지만 수리 논술이 약해서 걱정입니다. 모의평가 성적을 검토해 보신 담임 선생님은 적성 전형을 한번 해 보라고 권하시는데 적성고사에 나온 수학 문제조차 어려워 보여서 고민입니다. 친구들은 어떤 수시 전형에 지원할지 다 결정한 것 같은데 저만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해요. 비교과는 전혀 없지만 그나마 교과 성적은 2등급 중반으로 유지하고 있는데 활용 가능할까요. 어떤 대학의 어떤 전형에 지원해야 할지 답답하네요. A 학생은 대표적인 ‘애매한 성적’의 학생입니다. 내신이 아주 나쁘지는 않지만 아주 우수하다고 평가하기에는 힘든 수준이고, 논술과 적성 전형 모두에 자신감이 떨어지는 이중적인 문제를 안고 있네요. 대입에서는 물론 기본기 즉, 학습 능력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이 학생의 경우 무엇보다 ‘자신감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인 것 같습니다. 특히 수학 과목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보니 수학의 영향력이 큰 정시보다는 수시에서 어떻게든 끝맺음을 내려고 해 불안감은 더 증대될 테고요. ‘모의평가 성적을 보면 수능은 불안하다. 더 이상 올라가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 ‘논술이나 적성도 자신 없다. 그렇다고 교과 성적이 매우 뛰어난 것도 아니다’는 식의 이런 애매한 상황에서 두려워하는 자연계 학생들의 경우 수시 안정 지원을 통해 심리적인 안정감을 꾀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학습으로 수능 성적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쪽으로 학습 방향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자연계 학생인데도 주요 교과 내신 등급이 2등급 중반이라면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므로 내신 성적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현재 성적 패턴을 살펴보면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국·영·수·탐 4과목 중에서 ‘3등급 2과목’이나 ‘2등급 2과목’ 정도 수준으로 맞출 수 있도록 지원 전략을 짤 수 있겠네요. 이와 동시에 논술은 조금씩이라도 지속하면서 올해 도입된 서술형 평가(사고력 고사)나 비교적 난도가 낮은 논술 전형에 지원하는 전략을 고민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올해는 수리 가형과 나형 교차 지원이 허용되던 학교 중 ‘국어A, 수학B, 영어B 필수’로 변경된 학교들이 몇몇 있어서 전년도와는 다른 학생부 중심 전형의 결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즉,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기 어려워져 내신 등급 컷이 떨어지는 것이지요. 따라서 자연계 중위권 학생이라면 이러한 전형들을 관심 있게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여학생이니 여대를 먼저 살펴볼까요. 서울여대 ‘학교생활 우수자 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수시 1차 모집이 2차 모집보다 경쟁률이 비교적 낮고 학생부 등급 컷도 낮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지원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국대 ‘학생부 우수자 전형’은 폐지됐다가 올해 다시 생겼습니다. A 학생은 학생부 반영 시 전 학년을 동일하게 반영할 때의 등급이 더 좋은데 단국대가 전 학년 동일 반영을 기준으로 하고 있으니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겠습니다. 학생부 중심 전형 중 수능 결과를 확인하고(가채점) 지원할 수 있게 2장 이상의 수시 지원 카드는 ‘수능 이후’ 모집하는 전형에 활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전형 중 덕성여대 ‘학생부 우수자 전형’은 A, B형 둘 다 허용하지만 충분히 지원해 볼 만한 내신 성적이라고 판단되며, 한성대 ‘학생부 우수자 전형’도 국어A, 수학B, 영어B 필수인 학교라서 수능 이후에 지원하면 예상보다 좋은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고 판단됩니다. 마지막으로 국민대 ‘교과성적 우수자 전형’은 우선선발과 일반선발로 나뉘어 있는데 올해 국어A, 수학B, 영어B를 필수로 하고 있습니다. A 학생의 모의평가 성적을 평가해 보면 국어와 과탐 성적이 2~3등급 내외로 비교적 안정적이기 때문에 우선선발 수능 최저학력기준인 ‘국·영·수·탐 2개 영역 백분위 178’을 맞춘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그러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기 다소 어려운 전형에 지원하는 것도 학습 의지나 자신감 고취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겠습니다. 먼저 A 학생은 지금까지 논술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수리 논술에 취약하기 때문에 세종대 ‘일반 전형’(적성)처럼 문제 난도가 다른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려운 대신 내신 반영률이 높은 학교나 한양대 에리카 ‘일반 전형Ⅱ’처럼 서술형(약술평) 평가를 하는 곳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일반 적성고사보다는 어렵지만 논술보다는 다소 쉬운 형태의 전형에 도전해 보는 것이지요. 한양대 에리카 ‘일반 전형Ⅱ’는 고사 일시가 수능 이후이므로 수능 결과가 좋으면 응시를 포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동덕여대 ‘일반 전형’의 경우 2단계에 심층면접이 있는데 1단계 발표 후 진행되는 면접이 수능 이후라서 수능 성적에 따라 면접 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장재웅 평촌청솔학원 진학지도실장
  • “제주 관광선 사업 맡게 도와달라” 억대 로비

    “제주 관광선 사업 맡게 도와달라” 억대 로비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지지 조직 ‘근혜봉사단’ 이성복 전 중앙회장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정치권 안팎에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이 박 후보 지지단체 대표의 비리를 수사하는 것은 처음이다. 검찰 수사는 제주도 관광선 사업과 관련해 이 전 회장 등에 대한 개인 비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이 친박계 실세인 A씨에게 청탁 전화를 걸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검찰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현 정부 주변 인물들이 이권 사업에 관여해 청탁이 오간 사실이 드러나면 도덕성 논란이 일 수 있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지난 1월에서 5월 사이 제주도 관광선 사업을 하는 B씨가 “제주도 관광선 사업을 우리가 하기로 계약이 됐는데 ‘위’에서 압력이 들어와 다른 곳에서 사업권을 가로챘다”며 “다시 사업권을 딸 수 있게 도와달라”며 D사 이모 부회장을 찾아가 청탁했다. 이 부회장이 이 전 회장과 친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 전 회장에게 부탁을 해달라”며 1억 5000만원도 건넸다는 것이다. 이어 이 부회장은 이 전 회장에게 B씨 사업을 부탁했고, 이 전 회장은 A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전 회장은 “A씨에게 ‘사업 좀 봐달라’고 전화했다. 그러나 지인의 부탁을 받고 전화를 한 것일 뿐 금품은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일단 ‘B씨, 이 부회장, 이 전 회장’까지는 금품이나 청탁이 오고간 것으로 보고 이들에게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 금융거래 내역을 전방위로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향후 이 전 회장이 청탁 대가로 돈을 받았는지와 이 전 회장의 주장대로 A씨에게 전화를 했는지, A씨가 사업과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에 대해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알선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면 청탁 내용의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처벌이 가능하지만 A씨 등 공무원은 대가를 받고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행동을 취했어야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제주 관광선 사업을 둘러싼 외압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전 회장이 제주 관광선 사업과 관련해 A씨에게 청탁 전화를 했다는 주장과 함께 B씨가 이 부회장에게 돈을 건네며 ‘위’에서 압력이 들어와 자신의 사업권을 가로챘다는 주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B씨 주장처럼 B씨가 사업권을 잃은 것이 외부 입김 때문이라면 또 다른 비리 수사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사설] 근무시간 경마장 출입 공직자 엄중 문책하길

    평일 근무 시간에 경마장을 드나든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 국립대 교수 등이 감사원 감사에 적발됐다. 구제역 현장에서 일하다 이탈해 경마를 한 공무원이나 수업을 빼먹고 경마장을 출입한 교수와 교사도 있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이러니 공직자들이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욕을 먹는 것 아니겠는가. 물론 대다수 공무원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봉급을 받으면서도 열심히 일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근래 들어 일부 공무원들의 비리나 일탈 행동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업무 관계인으로부터 뇌물을 받는 일은 하도 잦아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다. 교묘한 방법으로 거액의 공금을 빼돌려 탕진하는 사건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해 처벌을 받았다. 또 엊그제 내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경찰관처럼 사생활 관리를 잘못한 공직자들의 사례도 자주 드러나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공무원도 사람이니 도덕군자처럼 살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그러나 평생 안정된 신분을 보장해 주고 일반기업보다 긴 정년과 공무원 연금 등의 혜택을 주는 것은 한눈 팔지 말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라는 뜻이다. 그래서 공무원은 좀 더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갖추도록 요구받는다. 그런 뜻에서 “하는 일에 비해 수당을 너무 많이 받는다”며 스스로 자신의 수당을 대폭 줄여서 받은 조무제 부산법원조정센터 상임조정위원장의 태도는 공무원들이 귀감으로 삼아 본받아야 한다. 정권 교체기를 전후해 해이해진 공직 기강을 바로잡으려면 이번에 적발된 공무원들은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 감사원은 적발된 공무원들을 징계 처분하도록 각 기관에 통보했다고 한다. 제 식구 감싸기로 해당 기관들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가볍게 다스렸다가는 이런 일들은 또 일어나기 마련이다. 규정 내에서 내릴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징계 처분을 해 일벌백계하기 바란다. 우리 사회는 지속되는 경제불황 등으로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바짝 긴장해서 밤낮 없이 일을 해도 어려운 때다. 이럴 때일수록 공무원이 중심이 되어 자세를 다잡고 앞장서야 하지 않겠는가. 새 정부는 난국을 타개하려고 지혜를 짜내고 있고 국민은 고통스러운 현실을 인내하며 좀 더 나은 미래를 맞고자 힘을 모으고 있다. 이런 판에 일탈 행위로 기강을 흩트리거나 나 혼자 편하면 그만이라며 복지부동하는 공무원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 [기고] 존엄과 자모/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기고] 존엄과 자모/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최근 우리들은 존엄이란 말을 자주 듣고 있다. ‘인물이나 지위가 감히 범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엄숙함’이라는 존엄의 사전적 의미를 모르진 않지만, 북쪽으로부터 들려오는 ‘존엄’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인물 존엄인지 아니면 지위 존엄인지가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존엄은 이성적인 존재가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갖춤으로써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지위나 인물에 주어지는 절대적 가치를 말한다. 적어도 이런 가치를 지닌 인물이나 지위는 이성적이고 도덕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존엄은 주어지는 것이란 점에서 강요나 억압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그간 북한은 서해상의 군사훈련은 “우리의 존엄을 함부로 건드리는 것”이라 했고, 정상 간 회의록 공개는 “최고 존엄을 우롱하는 것”이라 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발언은 “우리의 존엄과 체제를 모독하는 도발적 망발”이라고 했다. 심지어는 개성공단 폐쇄도 그들의 ‘존엄’을 건드렸기 때문이라 했다. 북한의 존엄은 굳이 분류한다면 ‘수령의 존엄’과 ‘체제의 존엄’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존엄을 말하고 있는 북한은 남쪽을 향해 ‘괴뢰패당’, ‘핵찜질’, ‘천하 불한당’, ‘독기 어린 치맛바람’ 등등 거칠고 상스러운 막말을 쏟아댔다. 심지어 국방위 제1위원장이란 사람은 탈북자들을 ‘짓뭉개버리라’고 했는가 하면 전방의 병사들 보고는 “적들을 모조리 불도가니에 쓸어 넣으라”고도 했다. 이 같은 막말에 대해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이 쓰레기 같은 말(trash-talking)을 그만두지 않으면 미래가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간 북한이 존엄 운운하면서 막말을 늘어놓자,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주요 언론사 논설위원실장 및 해설위원실장들과 가진 청와대 오찬에서 “서로 신뢰를 쌓아가기 위해선 북한도 말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존엄’이 어떻다고 하면서 우리가 옮기기도 힘든 말을 하는데, ‘존엄’은 그쪽에만 있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북한은 국제사회의 규범이나 상식은 안중에도 두지 않고, 거칠고 험한 말과 행동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 여러 차례에 걸쳐 경고와 제재를 가했다. 그리고 지난 3월 7일 유엔 안보리는 중국의 지지 속에 대북 제재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7월 2일 브루나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는 26개 참가국 중 그 어느 나라도 북한을 지지하지 않았다. 이는 북한이 사고무친의 외교적 고립에 빠져 있음을 뜻한다, 심지어는 이른바 혈맹관계라는 중국을 방문한 북한의 최룡해와 김계관도 예전 같은 대접을 받지 못했다. 이 같은 평가와 홀대는 그간 북한이 스스로 그들의 ‘존엄’은커녕 최소한의 이성과 도덕성을 저버렸기 때문이다. 일찍이 맹자는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 업신여김 받을 짓을 한 후에 남이 업신여기고(夫人必自侮 然後人侮之), 집은 스스로 헐림 받을 짓을 한 뒤에 헐리고(家必自毁 而後人毁之), 나라는 스스로 침탈 받을 짓을 한 뒤에 침탈 받는다(國必自伐 而後人伐之)”라고 했다. 북한이 지금처럼 스스로 업신여김 받을 짓(自侮)만을 골라 하다간 머지않아 수령의 존엄은 물론 체제의 미래마저 위협받게 될지도 모른다.
  • “성남시장 ‘나눔환경 특혜’ 보도 공공 이익·객관적 사실과 합치”

    이재명 성남시장이 통합진보당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이 설립한 사회적기업 ‘나눔환경’에 특혜를 줬다는 서울신문 보도<2012년 5월 18일 1, 4면, 5월 19일 6면>에 대해 법원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판결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2부(부장 김영학)는 이 시장과 성남시가 본지를 상대로 각각 1억원, 4억원의 손해배상 및 정정보도를 청구한 데 대해 모두 패소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앞서 성남지원 민사5부(부장 박광우)도 “각 기사의 전체 취지가 객관적 사실과 합치된다”며 해당 기사의 인터넷판 삭제를 요구한 이 시장의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직자의 도덕성과 업무처리는 국민 감시와 비판 대상이며, 악의적이거나 타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쉽게 제한될 수 없다”며 “서울신문 기사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서울신문은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했고, 특혜 의혹 보도에 그친 게 아니라 사회적기업에 대한 감시 기능도 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민주노동당(통진당) 후보였던 김미희 현 국회의원과의 야권연대를 통해 단일후보로 당선됐다. 이후 나눔환경 대표인 한모씨 등 경기동부연합 인사들은 성남시장직 인수위원으로 활동했다. 또 신생 업체인 나눔환경은 설립 한 달 만인 2011년 1월 성남시의 신규 민간 위탁사업자로 선정됐다. 당시 탈락한 경쟁 업체들이 성남시의 사업자 선정 공고 발표 후 설립 등기한 것과 대조적으로 나눔환경은 공고 9일 전 등기를 마쳐, 사전에 자격 요건을 알고 준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성남시는 나눔환경에 매년 15억여원을 용역비로 지급하고 있다. 이미숙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위원장은 지난해 통진당의 ‘4·11 총선평가토론회’에서 “선거 기간에는 당 이미지 때문에 말을 자제했지만 성남에서 사회적기업을 (이 시장으로부터) 김미희 시장 후보가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 발언은 본지가 입수한 녹취록을 통해 보도됐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자기야 ~ 출산 공부 같이하자

    “소중한 우리 아기를 위한 교육이라 그런지 1분 1초를 허투루 보낼 수 없어요.” 동작구가 매월 둘째·셋째 주 토요일 보건소 교육실, 동작문화복지센터 다목적실에서 운영 중인 ‘부부동반 출산 교실’이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임신부와 배우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맑은샘 태아생명학교 송금례 대표 등 전문가들이 영재 태교를 비롯해 기본 산전체조, 태아 마사지법, 혈액순환 운동 등 알짜배기 노하우를 전수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73쌍의 부부가 참여했다. 출산 교실에선 이외에도 올바른 분만법, 산욕기 건강관리, 케겔운동(요실금 예방운동), 골반근육 강화 운동 등 임신부의 건강도 살피고 있다. 청화병원 문화센터 박애선 소장과 맑은샘 태아생명학교 최경화 연구실장은 모유 수유 성공법과 행복한 순산 체조 교육, 덕성여대 안영미 교수는 임신부 영양의 중요성, 태아 두뇌 발달과 영양 등 임신부가 특별히 주목해야 할 건강과 태교에 대한 교육을 펼쳐 임신부들의 궁금증을 명쾌하게 해결해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작구는 오는 9월과 10월 제3기 부부 출산 교실에 참여할 부부를 모집한다. 출산 교실 10시간 교육을 이수한 구민들을 대상으로 건강부모 자격증도 발급해 준다. 문충실 구청장은 “저출산 극복에 열정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문의는 구 보건소(02-820-9431).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WCC 부산총회 100일 앞으로… “한국교회 뭉치자”

    WCC 부산총회 100일 앞으로… “한국교회 뭉치자”

    난항을 겪던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 총회(10월)가 가까스로 파고를 넘어 순항 길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외곽에서 맴돌던 에큐메니컬 진영이 총회 준비위와 극적인 타협을 한 데다 전국 기독교·신학대가 일제히 총회 지지선언을 하고 나섰다. 여기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부산 총회의 주요 이벤트로 추진해온 ‘평화열차’에 각국 교회가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함에 따라 개신교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산총회 한국준비위원회(준비위·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가 총회 100일을 앞두고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종교교회에서 연 ‘WCC 총회 100일 맞이 기도회’는 이 같은 전환의 분위기를 처음 보여준 자리. 이날 총회 참석자들은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일치와 협력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이제 총회까지 불과 100일을 앞두고 있다. 더 이상 후회할 시간도 지체할 여유도 없다’(신경하 전 감리교 감독회장), ‘한국교회를 향한 세계교회의 기대가 이번 총회를 통해 반드시 열매 맺을 것’(김삼환 목사)…. 종전 공식적인 자리에서 준비위 관계자들이 반대 측을 향해 쏟아내던 강경한 어조의 비난과 동참 호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특히 전용재 감리교 신임 감독회장이 “한국교회의 흐름을 바꾸는 역사적인 행사인 WCC 총회 준비에 감리교가 앞장설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 ‘WCC의 기본 이념과는 달리 독단적으로 행사준비를 하고 있다’며 총회 준비위와 거리를 두었던 에큐메니컬 진영이 전격 동참한 것도 큰 변화의 하나다. 다름 아닌 김영주 NCCK 총무의 총회 준비위 복귀다. 김영주 총무는 에큐메니컬 진영의 핵심 축을 이루는 인물. 지난 1월 한기총과 함께 작성한 이른바 ‘WCC 공동선언’이 WCC의 정신에 위배된다는 에큐메니컬 진영의 반발을 사 집행위원장직 사임 의사를 밝혔었다. 그러던 중 이날 ‘100일 기도회’가 끝난 뒤 준비위 임원들에게 복귀 의사를 밝힘에 따라 에큐메니컬 진영의 적극 동참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총회와 관련해 전국 기독교 대학 및 신학대 총장들이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것도 주목된다. 숭실대·연세대·이화여대 등 기독교 대학과 감신대·성공회대·장신대·한신대 등 신학대학 등 총 28개 학교가 참여한 입장문에서 이들은 “WCC 총회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보수·진보를 아울러 연합하여 세계선교와 봉사에 헌신하는 글로벌 교회로 성숙하고, 도덕성과 공공성을 회복하여 한국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간의 침묵을 깨고 공식적인 입장을 선언한 것으로 봐야 한다. 여기에 지난 11∼13일 미국 NCC와 감리교 본부, 국무부 등을 방문한 NCCK 방미단이 평화열차와 관련한 적극 협조를 귀띔 받은 것도 최근 총회 준비가 활기를 띠고 있는 요인. 특히 방미단은 “방미 중 북한 유엔대표부 참사 2명을 만나 평화열차의 평양 도착과 최근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의 변화와 만남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결과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었다”며 들뜬 표정이다. 평화열차는 WCC 총회 참석자들이 평화를 염원하며 기차를 타고 유럽과 아시아를 횡단하는 거대 프로젝트. 북한 통과 여부가 프로젝트 성공의 핵심인 만큼 NCCK와 준비위가 집중적으로 추진해온 사안이다. 이 같은 흐름과 관련, NCCK 관계자는 “한기총이 최근 부산총회 철회 촉구기도회를 열고 결의문을 발표하는 등 여전히 반대 움직임이 있지만 개신교계가 전반적으로 총회 지지와 성공 개최 쪽으로 뜻을 모아가는 추세인 만큼 10월 총회 준비는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도봉구 직원들 ‘깨알 관행’ 줄인다

    도봉구 직원들 ‘깨알 관행’ 줄인다

    도봉구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청렴 문화 조성을 위해 ‘깨알 관행’ 줄이기에 한창이다. 구는 지난달 ‘돋보기로 깨알 관행 살펴보기’라는 주제를 걸고 자유 토론을 시작해 한 달 만에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아주 작지만, 공직윤리 실현에 바람직하지 못한 일들을 없애자는 것이다. 매주 토론에선 깨알 관행 사례와 도덕적 딜레마에 빠질 수 있는 사례를 하나씩 제시하고 의견을 나눴다. 낮은 단계의 도덕성부터 길러야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성취할 수 있다는 미국 심리학자 로런스 콜버그(1927~1987)의 도덕성 발달 이론과 그가 제시한 도덕적 딜레마 사례 가운데 가장 유명한 하인츠의 딜레마를 적용해 거부감 없이 청렴 의식을 키울 수 있게 했다. 내부 전산망을 통한 토론은 세 차례 진행됐다. 매주 전체 직원 1100여명 가운데 900여명이 조회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댓글이 평균 25개 이상 달리는 등 적극적으로 댓글 토론을 벌이는 경우도 많았다. 최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열렸던 청렴문화제에서는 깨알 관행에 대한 투표가 실시되기도 했다. 그 결과 종이컵의 개인적인 사용, 근무 시간 중 지나친 사적 인터넷 검색, 행정 전화의 사적 사용, 상급자의 사적인 심부름, 공용 프린터 및 복사기의 사적 출력 및 복사 행위가 5대 깨알 관행으로 뽑혔다. 구 공무원들은 5대 깨알 관행 줄이기를 위한 기준을 저마다 정해 실천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동진 구청장은 “도봉구의 작은 변화가 나비효과를 일으켜 전체 공직사회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 행복주의 교육의 성공조건/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열린세상] 행복주의 교육의 성공조건/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을 이끌어 가는 키워드는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이다. 행복교육의 핵심은 스트레스로 가득 찬 교육현장을 활기로 가득 찬 교육현장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추진되어 좋은 성과를 내야 하리라. 교육현장을 개혁하려는 정부차원의 노력은 그동안 수없이 이루어졌다. 그렇지만 기대만큼 성공하지 못했다. 교육현장은 아직도 교실 붕괴, 학교 붕괴 및 학교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니 행복교육의 성공을 위해서는 가정과 사회의 노력도 함께 어우러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교육개혁들이 성공하지 못한 까닭은 아마도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은 학벌주의 때문이리라. 학벌주의는 입시교육열을 부추긴다. 좋은 대학을 나오면 출세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소를 팔아 대학에 보내는 우골탑을 쌓았고, 최근에는 엄마를 딸려 유학 보내놓고 홀로 돈 벌어 보내는 기러기 아빠들이 부지기수로 생겼다. 산업화 시기에 우리 사회는 학벌주의로 발전동력을 얻었다. 학벌주의로 대량 양성된 산업인력이 적재적소에 제때 공급되었다. 그러나 학벌주의의 시효는 이제 끝나 가고 있다. 당시에는 대학을 나오면 누구나 좋은 직장을 얻었지만, 지금은 그러기가 별 따기처럼 어려워졌다. 대학을 나와야만 해낼 수 있는 일이란 그리 많지 않다. 대학 학력으로 할 만한 일은 전체 일의 25%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도 대학 보내기에 여념이 없어, 2008년에는 대학진학률이 83.8%나 되었다. 최근 일자리와 학력 사이에 불일치 현상이 심각하고, 학력을 감추고 위장취업까지 하는 사태가 일어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우리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제 학벌주의가 설 땅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무작정 대학을 가면 대학을 나온 뒤가 더 큰 문제가 된다. 거친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지식을 많이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패를 딛고 일어설 투지와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지식을 익히려면 일정기간 집중하면 한다. 그러나 좋은 품성을 갖추려면 장기간 선의와 덕성을 닦아야 한다. 학벌주의 입시교육은 지식을 익히는 데 집중하도록 만든다. 집중하려면 다른 욕망을 억눌러야 한다. 입시교육의 요체는 금욕주의이다. 금욕주의 입시교육은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것은 삶의 내면을 메마르게 해서 삶의 품위를 앗아간다. 입시금욕주의는 본질적인 금욕주의가 아니다. 그것은 대학 가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준다. 대학 가면 모든 쾌락이 허용되는, 연기된 쾌락주의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삶의 가장 소중한 솜씨인 자제력을 키워주지 않는다. 대통령의 방미 중에 일어난 고위공직자의 참담한 행동과 반복되는 유명 정치가들의 막말 행태는 모두 입시금욕주의의 잔해들이 아닌가 싶다. 이제 점차 학벌주의에서 벗어나 삶의 품위를 추구하는 행복주의로 시대정신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쾌락처럼 연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지금 누리지 못하면 다시는 똑같이 누릴 수 없다. 그것은 삶의 의미를 지금 여기에서 누릴 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행복능력은 삶의 솜씨 가운데 가장 귀중한 것이다. 행복주의 교육은 행복능력을 키워주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가정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적 때문에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려 해서는 안 된다. 공부한다고 자녀의 버릇없는 신경질을 받아주어서도 안 된다. 자녀는 관리 대상도 아니고 상전은 더더욱 아니다. 그들은 가정행복의 동반자이다. 이제 대리만족이 아니라 가정행복을 찾아야 한다. 행복주의 교육에는 사회의 노력도 필요하다. 최근 기업에서 지식보다는 인품을 중요시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사실상 수많은 스펙보다는 넘치는 생명력이 중요하고, 뛰어난 학벌보다는 성실한 품성이 더욱 중요하리라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이제 점차 인품을 중시하려는 사회의 노력이 늘어난다면 행복주의 교육은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 [저자와의 차 한잔] ‘군주의 조건’ 펴낸 스피치 라이터 김준태

    [저자와의 차 한잔] ‘군주의 조건’ 펴낸 스피치 라이터 김준태

    “리더로서 최고의 덕목은 수신(修身)입니다.” 조선 왕들의 결단과 행적을 추적해 ‘군주의 조건’을 낸 스피치 라이터 김준태씨는 이렇게 말한다. 조선왕조실록에 천착해 온 그는 조선 군주들의 리더십을 수신, 의리(義利·명분과 실리), 용현(用賢·용인술), 공효(功效·공을 들인 성과), 건저(建儲·후계) 등 다섯 개로 압축했다. “리더는 장점과 강점, 약점과 단점 등 자신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아야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최선의 선택을 하게 된다”고 배경설명을 한다. 이익집단 간의 갈등 조정 등이 날로 어려워지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도덕적·인격적 완성체로서의 이상적 군주론은 공허해 보인다고 하자 “그래도 리더가 어떤 마음을 먹고 결정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여전히 도덕성을 강조했다. 그렇다고 이상론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올바름의 이치를 뜻하는 ‘의리’(義理)가 아니고 올바름과 이로움이 결합된 ‘의리’(義利)라는 개념을 제시한 것에서 이를 읽을 수 있다. ‘의’(義)와 ‘리’(利)는 명분과 실리, 이상과 현실, 동기와 결과를 가리키는 다소 대립적이고 상충되는 개념이어서 하나로 묶기가 쉽지 않다. 그는 “명분과 현실 사이에는 언제나 일정한 거리가 있기 마련”이라며 “그럴 때는 명분과 현실을 조율하여 지금 바로 이 상황에 알맞은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명분을 선택하더라도 철저한 준비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준비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명분과 의욕만 앞세워 청과 승산 없는 전쟁을 한 인조는 무모했다고 지적한다. 현실에서는 올바름과 이로움이 충돌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숙종 때 흉년이 계속되자 조정에서는 청으로부터의 식량 도입을 논의한다. 그러나 아직도 삼전도의 굴욕이 생생한 사대부들 사이에서는 반대의견이 높다. 하지만 숙종은 황제에게 감사인사만 표시하면 양식을 공급하겠다는 청의 제의를 받아들여 구호양식인 ‘서곡’(西穀)을 들여온다. 비록 원수의 나라라 하더라도 백성의 굶주림을 면하게 하는 이로움이 우선이라고 본 것이다. 그래서 그는 조선 중기 이후 사림파는 지나치게 교조적으로 흘러 현실을 도외시했다며 비판한다. “국가의 가장 큰 명분은 국가의 자존심이 아니라 구성원 자체입니다. 구성원들을 지켜내기 위해 어떠한 일도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군주의 도리이고 바로 진정한 명분을 따르는 일입니다.” 국가는 법(제도)과 사람(인사)의 양축으로 통치되고 법을 운영하는 것은 바로 사람이다. 그래서 흔히들 ‘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이런 점에서 세종의 통 큰 용인술은 오늘의 우리들에게도 울림이 크다. 집현전의 초대 책임자로 자신의 장인인 심온을 죽이는 데 앞장선 박은을 임명하고 사사건건 반대하는 허조에게 이조판서, 영의정을 맡기며 함께 간다. 세종이 고집불통이라고 불평하면서도 허조를 계속 요직에 중용한 것은 그의 반대를 통해 발생 가능한 문제들에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정책이 더욱 튼튼해지며, 정치가 더욱 건전해지기 때문이었다고 분석한다. 포용력 있는 인사는 수신이 바탕이 됐음은 물론이다. 공(功)을 들여 효험(效驗)을 내는 공효는 개혁과 연관된다. 그는 “리더는 시대상황에 맞게 제도를 적절하게 변화시켜야 하며 공은 나누고 책임은 짊어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한다.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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