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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지금 단두대 인사가 필요하다/김정현 소설가

    [열린세상] 지금 단두대 인사가 필요하다/김정현 소설가

    최고 권력에 호가호위(狐假虎威)하려는 불순한 세력의 대두를 피할 수 없다 할지라도 이건 너무했다. 사건의 전말이 모두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주역이 담장 밖의 사람이라는 정황은 비위마저 상하게 한다. ‘누나가 너무 무섭다’는 박지만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대통령은 가장 믿는 측근으로부터 두 눈 뜨고 당한 셈이다. 우리 현대사에서 친인척이나 측근의 비리로 공과에 대한 냉정한 평가조차 받지 못하고 숨죽여야 하는 전직 대통령이 한둘이었던가. 그러니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동생으로부터 ‘무섭다’는 한탄까지 나오게 했으리라. 그런 와중에 아무런 공적 직위도 없는 이가 ‘문고리 권력’이라 불리는 대통령의 최측근과 한패가 돼 국정에 끼어들었다면 그야말로 국기 문란의 중죄다. 더구나 사정과 공직 기강을 담당하는 공식 라인의 인사들은 그들 패거리와 맞서다가 자리를 물러나기도 했다는데, 진상과 부당함에 대한 대응으로 서류를 무단 유출하는 등 또 다른 불법을 저질렀다면 결국 다를 것 없는 막장 드라마의 한 축일 뿐이다. 그동안 청와대 권력에 대한 우려는 모든 언론이 수시로 제기해 온 바다. 그럼에도 결국 사건으로 공식화되자 대통령은 엄정수사 지시로 제3자적 자리에 물러선 모양새다. 과연 그것이 할 수 있는 전부였을까. ‘문고리 권력’은 언론의 조어(造語)라 해도 그들이 가장 지근거리에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 먼저 사과부터 하는 것이 옳지 않았나 싶다. 또한 사건이 이처럼 일파만파가 되고 있는 만큼 관련자 모두를 면직부터 시켜야 하는 것이 정도 아니었을까. 왜냐하면 이미 담장 밖 사람과의 일로 공식 라인의 비서관에게 전화를 한 것은 사실로 드러났고, 그로 인해 나라가 벌집 쑤신 꼴이 됐으니 국가공무원법상의 품위 손상에 해당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물론 인사는 임명권자의 신뢰가 기본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국민의 권력을 대행하는 공직의 인사는 임명권자의 신뢰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신뢰에서 어긋나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그 점에서 그동안 보인 대통령의 인사는 독선이라는 비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할 수 있다.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의 사소한 과오까지 물고 들어가서야 누가 공직을 맡을 수 있겠느냐는 넋두리도 일부에서는 들린다. 아마 그들 대부분은 자신 역시 공직 후보군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일 것이다. 그렇지만 국민의 눈높이는 아니 시대의 조류가 능력과 더불어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바이니 앞으로는 더욱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고, 임명권자의 고집은 국민의 비웃음과 반발을 살 뿐이다. 그리고 신임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결과에서 보듯 우리 사회에는 능력과 도덕성을 함께 갖춘 인사가 결코 드물지 않다는 것을 새삼 인식해야 할 일이다. 객쩍은 소리가 아니라 인사는 아주 쉬운 일일 수도 있다. 사전에 언론에 흘려 검증을 받는 것도 한 방편일 것이다. 언론 검증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확인 결과 사실이라면 접으면 되는 일이니 말이다. 개중에는 과거에 약간의 흠이 있기는 했지만 지금 그 자리에는 더이상 합당한 인물이 없다는 여론도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여론의 검증이 날카로우면 자신이 깜냥인가 스스로 돌아보고 과욕을 접는 이들이 부지기수가 될 테고, 그만큼 공직에 꿈을 둔 이들은 처음부터 자기 관리에 엄격해질 테니 나라의 미래도 밝아질 것이다. 이번 파문에 거론된 이들에 대한 인사는 그야말로 최악의 참사다. 국민과 여론이 싫다는데도 임명권자의 뜻만으로 귀를 막은 결과이기도 하다. 아무리 입맛에 맞아도 국민이 싫다면 뜻을 거두고 내보내야 한다. 여론이 뭐라 건 ‘나는 너 아니면 안 돼’ 하는 굳은 신뢰가 호가호위의 근원이다. ‘믿지 않으면 쓰지 않고, 한 번 믿으면 끝까지 믿는다’는 원칙은 사적 범위에서 가능한 일이다. 국민의 대리인이면서도 국민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것이 국가권력이다. 그런 권력의 최정점에서 내보이는 무한 신뢰는 너무 위험하다. 차라리 논란이 일면 바로 정리하는 여론 눈치 보기가 국민에 대한 신뢰로 대통령을 지켜 줄 수 있을 것이다. 일괄적으로 처리할 단두대를 당장 꺼내야 한다.
  • ‘2억 챙긴 철피아’ 감사관 징역6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범균)는 4일 철도시설·부품업체들로부터 2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감사원 감사관 김모(51)씨에게 징역 6년과 벌금 5000만원, 추징금 2억 2016만 5000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고도의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감사원 감사관으로 재직하면서 직위를 이용해 감사 대상이 되는 업체들에 적극적으로 금품을 요구했다”며 “6년간 여러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뇌물을 받아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박인용 ‘연평도포격후골프’ 도마에… 정재찬 “대기업 총수 연봉 공개 필요”

    박인용 ‘연평도포격후골프’ 도마에… 정재찬 “대기업 총수 연봉 공개 필요”

    국회는 4일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와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각각 실시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의원들은 박 후보자에 대해 전역 후 잦은 골프장 출입과 위장전입 등 도덕성을 문제 삼으며 군 출신인 그가 안전을 전담하는 신설 조직을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 질의했다.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은 박 후보자 배우자의 위장취업 의혹을 제기하며 “박 후보자의 배우자가 친·인척이 경영하는 시흥의 한 화학공장에 취업해 4개월간 500여만원의 급여를 부당하게 수급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배우자가 회사로 출근하지 않은 날이 너무나 많았다”면서 “배우자 차량의 고속도로 하이패스 이용 내역을 보면 시흥으로 간 적이 없었고 근무시간에 평택, 남양주, 서울 등을 간 것이 수차례였다”고 지적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박 후보자가 2010년 북한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골프를 한 것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박 후보자는 “당시 비록 민간인 신분이었지만 고위 공직자로서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정무위의 인사청문회는 상대적으로 경제민주화 문제 등 ‘정책 능력’ 검증에 초점이 맞춰졌다. 야당 의원들도 비교적 우호적인 태도로 정 후보자의 업무능력을 검증했다. 정 후보자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이 관련 질문을 하자 “대기업 총수의 연봉공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으로는 연간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는 등기임원만 보수를 공개하게 돼있다. 등기이사에 등재돼 있지 않은 대기업 총수는 연봉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 여야가 공통으로 질문한 경제민주화 실천 의지에 대해 정 후보자는 “일단 경제민주화 과제를 착실히 추진하면 결국 경제활성화는 추가로 따라온다”며 “경제민주화가 우리 부처가 추진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시중에서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허니버터칩 끼워팔기’ 의혹 조사의 필요성 등에 대해 “국민 먹을거리, 민생 관련 부분은 담합이 됐든 불공정거래 행위가 됐든 철저하게 단속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한편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5일 두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박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도덕성 논란 등을 이유로 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을 반영하려 하고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부고] 한국아동복지학 창시 주정일 선생

    [부고] 한국아동복지학 창시 주정일 선생

    국내 아동복지학 창시자로 꼽히는 원로 아동학자 주정일 선생이 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87세. 고인은 서울대 사범대학 가정과를 수료한 뒤 미국 조지아주립대와 테네시주립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8년 당시 보건사회부 부녀아동국장 시절 ‘어린이집’이라는 말을 만들고 그 토대를 다졌다. 서울대와 숙명여대 교수를 지냈으며 대한가정학회장, 한국아동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1992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남편 정범모 한림대 석좌교수와 딸 진경(전 충북대 교수)씨, 아들 진웅(덕성여대 교수)·진수(충북대 교수)·진호씨, 사위 정병호(한양대 교수)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5일 오전 9시. (02)3010-2261.
  • 수학 낮으면 인문계열·문창과… 국어 낮으면 통계·간호학 유리

    수학 낮으면 인문계열·문창과… 국어 낮으면 통계·간호학 유리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3일 발표되면 수험생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점수가 예상보다 낮게 나온다고 낙심하기엔 이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 입시 전문가들은 수능 영역 반영비율이 대학마다, 학과마다 다르므로 제대로 전략을 짠다면 예상외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1일 조언했다. 대학별 인문계열 모집단위에서는 수능 영역 가운데 국어와 영어의 반영비율이 높고 수학과 탐구 반영 비율이 낮은 편이다. 성신여대 인문계열은 국어와 영어 영역 반영비율이 40%로 다른 대학에 비해 높다. 반면 수학과 탐구 영역은 10%로 낮아서 국어와 영어 성적이 좋은 학생이 지원하면 유리하다. 하지만 이 학교의 경영, 경제, 융합보안학과는 수학 A형 반영비율이 40%를 차지한다. 국어와 영어 성적이 낮은 학생이 오히려 유리한 셈이다. 숭실대 인문계열은 국어와 영어 비중이 각각 35%를 차지한다. 그렇지만 경영, 경제, 글로벌통상, 금융, 벤처중소기업, 회계학과는 수학 A형을 35% 반영한다. 자연계열 대부분 학과에서는 수학 B형 반영비율이 높은 편이다. 특히 숙명여대 통계학과, 인하대 수학과 등이 수학 B형을 40%나 반영하기 때문에 수학 B형 성적이 좋은 학생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한성대도 수학 B형을 40% 반영하고 국어 A형은 10%만 반영하기 때문에 국어 성적이 낮더라도 수학 성적이 높으면 아주 유리하다. 특정 영역 성적이 크게 낮다면 일부 영역을 제외하고 평가하는 대학들을 눈여겨보는 것도 좋다. 인문계열 지원자 중 탐구 영역 성적이 낮으면 서경대 글로벌경영, 용인대 군사 혹은 성신여대 운동재활복지, 덕성여대, 서울여대의 모집단위 지원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수학 성적이 낮다면 국어와 영어, 탐구 영역만 반영하는 성공회대, 대진대, 서울과기대 문예창작학과를 고민하는 게 좋다. 성신여대, 덕성여대, 서울여대의 모집단위는 수학과 탐구 영역 중 선택 반영한다. 자연계열 중 국어 성적이 낮다면 국어 영역을 반영하지 않는 성신여대 간호, 글로벌의과학과, 차의과학대, 대진대와 국어와 탐구 영역 중 선택 반영하는 성신여대, 덕성여대, 서울여대의 자연계열, 국어와 영어 영역 중 선택할 수 있는 가톨릭대 일부 자연계열 모집단위, 이화여대 식품영양, 보건관리, 간호학과, 홍익대 자연계열 지원을 고려할 만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與 공무원연금 개혁 연내 처리 녹록잖네

    새누리당은 28일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한 일정을 동시다발적으로 개최하며 꺼져가는 연내 처리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다급한 마음에 찬물을 끼얹는 주장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개혁안 추진 동력에는 썩 힘이 실리지 않는 분위기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중도 보수를 표방하는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대표단과 면담을 했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한 여론을 청취하기 위한 자리였다. 김 대표는 “국민 세금으로 보전해야 하는 연금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 국민 입장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준모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은 “정기국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연내 처리 동력을 잃어 안타깝다”면서 “공무원들과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들도 외면해선 안 된다”고 화답했다. 신보라 미래를 여는 청년포럼 대표는 “공직사회에 있는 분들이 더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 전원이 새누리당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같은 시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공무원연금제도개혁태스크포스(TF) 주최 정책간담회에서는 이와 상반된 주장이 쏟아졌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연금을 줄여 국민연금 수준으로 하겠다는 것은 하향평준화”라면서 “공무원은 높은 도덕성, 청렴성을 요구받고 재직 중 영리활동과 퇴직 후 재취업 등이 제한될 뿐 아니라 형사처벌을 받으면 연급액도 절반이 깎이기 때문에 공무원의 소득 보장은 민간보다 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새누리당이 연금개혁을 안 하면 미래세대가 어려워진다고 하는데, 새누리당 안으로 개혁을 하면 미래 공무원들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 노조 측은 이날 간담회 참석 요청을 거부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新국토기행] 충남 당진시

    [新국토기행] 충남 당진시

    [볼거리] 충남 당진은 눈부신 산업화 속에서도 전통과 관광 등을 오롯이 품고 있다. 올곧은 정신문화도 종교와 문학적 유산 속에서 짙게 묻어난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이점 때문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칙칙할 것 같은 철강단지와 여기저기 개발붐으로 떠들썩한 곳인데도 이같이 도저한 정신과 문화가 사람을 매료시킨다. 심훈(1901~1936)이 소설 ‘상록수’를 쓴 집이다. 심훈이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내려와 직접 짓고 이름 지은 생가다. 마을 일대가 상록수의 무대다. 주인공 박동혁이 농촌계몽운동을 벌인 소설 속 ‘한곡리’는 필경사가 있는 송악읍 부곡리와 인근 한진리를 합친 가상 마을이다. 소설 속 풍경 ‘해변에서 새우를 잡아 말리고, 준치나 숭어 잡는 철이 되면’은 당시 한진포구를 묘사한 것이다. 서해대교가 한눈에 보이는 이 마을은 새해 해돋이 명소다. 소설 속 ‘큰덕미’는 실제 지명으로 고대공단이 조성되면서 사라졌다. 심훈은 경기 안산에서 농촌운동을 하다 숨진 ‘최용신’과 큰조카 ‘심재영’을 주인공으로 해 상록수를 썼다. 심씨는 당시 부곡리에서 마을 청년들과 농촌운동을 했고, 당시 세운 야학당이 상록초등학교로 발전해 1995년 세상을 뜨기 전까지 교육사업을 펼쳤다. 필경사는 심훈이 작고한 뒤 교회로 쓰이다가 심씨가 사들여 당진시에 희사했다. 심훈의 묘도 2008년 11월 경기 안성에서 이곳으로 옮겨졌다. 지난 9월 16일 그 옆에 ‘심훈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문예창작실과 수장고 등을 갖췄고 전시실에는 소설 ‘직녀성’ 초판본, 1911년 찍은 심훈 가문 사진 등 유품 200여점이 전시돼 있다. 한국인 최초의 신부 김대건(1821~1846)이 태어난 천주교 성지다.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로 김 신부는 물론 증조할아버지와 아버지 등 4대가 순교해 ‘한국의 베들레헴’으로 불린다. 지난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해 이름이 더욱 알려졌다. 교황 방문 뒤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529호로 지정됐다. 우강면 송산리에 있는 성지에는 2004년 복원된 김대건 생가와 성당 등이 들어서 있다. 나지막한 동산에 펼쳐진 소나무 숲이 일품이다. 솔뫼성지와 인근 합덕읍 신리성지를 잇는 ‘버그내 순례길’이 만들어져 있다. 천주교 신자들이 성당에 갔던 13.3㎞의 길은 합덕성당과 합덕시장, 합덕제 등을 거치며 순례길을 넘어 지역 주민의 삶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송악읍 기지시리에서 500여년간 이어 온 국내 최대 줄다리기로 유명하다. 길이 200m, 지름 1m, 무게 40t에 이르는 대형 줄을 만들면서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한다. 윤년 3월 초에 열던 것을 2010년부터 매년 4월 둘째 주 목~일요일에 여는 것으로 바꿨다. 수천명이 줄을 당기는 모습은 장관이다. 연인원 1800여명이 40여일간 짚단 3만개를 꼬아 줄을 만드는 장면과 1000여명이 행사장으로 줄을 옮기는 줄나가기 장면도 볼 만하다. 줄을 달여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어 줄다리기가 끝나면 큰 줄에 달린 새끼줄을 떼어 가는 이들도 적잖다. 1982년 중요무형문화재 75호로 지정됐고 2011년 줄다리기박물관까지 건립됐다. 당진시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 나서 내년 하반기 등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왜목마을은 서해안에서 ‘해 뜨고 해 지는 마을’의 원조다. 매년 마지막 날 해가 지는 것과 함께 1월 1일 해돋이를 보려는 10만여명의 관광객이 이틀간 석문면 교로2리의 이 갯마을에 몰려든다. 2000년 밀레니엄을 맞이해 해넘이, 해돋이 축제를 열기 시작한 게 이처럼 커졌다. 지금은 음식점과 숙박업소가 많아 묵는 데도 편하다. 마을 해변에 조성된 오작교와 1.2㎞의 수변데크는 걷기에 그만이다. 당진시가 ‘사진 찍기 좋은 명소’를 만들고 있다. 이 마을에서는 또 매년 8월 초 바다불꽃축제까지 열어 관광객들을 환상적인 세계로 이끈다. 난지도는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백사장이 잘 발달돼 있다. 완만하고 모래가 고와 가족 단위로 피서하기에 제격이다. 왜목마을에서 대호방조제를 따라 10분쯤 달리면 도비도 선착장이 나오고, 이곳에서 여객선을 타고 30분쯤 가면 섬에 다다른다. 푸른 바다와 백사장 주변에 해당화가 많아 아름다운 풍치를 자랑한다. 섬에는 1905년 을사늑약 강제 체결 뒤 일제에 저항하다 죽음을 맞이한 의병 100여명이 묻힌 의병총도 있다. 1979년 10월 26일 당진 신평면 운정리와 아산시 인주면 문방리 사이에 3360m의 방조제가 완공되면서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날 준공식에 참석하고 돌아간 뒤 서거했다. 최근 마을 주민들이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에 나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호수와 바다(아산만)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서해대교 전경도 한눈에 들어온다. 퇴역 상륙함과 구축함을 갖춘 국내 최초의 군함테마공원이 있고 해양테마과학관, 바다사랑공원, 놀이동산 등이 있다. 연평해전 등 분단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전시물을 볼 수 있다. 해변을 따라 설치한 데크를 걷는 즐거움도 크다. 바다 깊숙이까지 들어간 전망데크도 있어 발걸음이 상쾌하다. 수산물시장과 횟집 등이 널려 있어 맛 여행지로도 괜찮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먹거리] 충남 당진은 절반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들판이 넓어 먹거리가 다양하고 풍부하다. 이곳만의 특색 있는 특산물도 있지만 다른 곳과 같은 종류의 농수산물이라도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아직은 깨끗한 환경이 질 좋은 농수산물을 생산하고 주민들이 정성껏 관리하는 덕이다. 계절마다 먹거리가 넘쳐 미식가의 발길을 붙잡는다. 베도라치의 치어인데 흔히 ‘뱅어’라고 부른다. 이곳에서는 실치라고 한다. 얕은 연안에 사는 투명한 10~20㎝의 물고기로 석문면 장고항이 주산지로 유명하다. 3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잡힌다. 이맘때면 장고항은 별미를 맛보려는 미식가들로 북적댄다. 주민들은 매년 장고항 실치축제를 열어 관광객의 발길을 잡아끈다. 실치는 회로 많이 먹는다. 갓 잡은 실치에 오이, 당근, 배, 깻잎, 미나리 등의 야채와 참기름, 초고추장을 넣고 무친다. 그물에 걸린 뒤 1시간 안에 죽는 탓에 산지가 아니면 회로 맛보기는 쉽지 않다. 시금치, 아욱을 넣고 끓인 실치된장국은 해장국으로 일품이다. 5월 중순이 넘으면 뼈가 굵어져 말린 뒤 포를 만든다. 양념을 발라 굽거나 쪄 먹는 ‘뱅어포’가 그것이다. 실치는 칼슘, 인이 많아 건강식인 데다 봄철 입맛을 돋우는 최고 별미다. 갯벌이 있는 곳 어디서나 자라는 수산물이지만 송악읍 한진포구 것이 맛이 좋다. 주민들은 삽교호에서 흘러든 민물이 아산만의 바닷물과 합쳐지는 곳이어서 영양분을 듬뿍 먹고 자라 그렇다고 한다. 살이 통통하고 감칠맛이 난다. 바지락에 풋고추나 파만 넣고 끓여도 국물에 우윳빛이 난다. 맛이 진하고 시원해 해장국으로 좋다. 아미노산과 타우린 등 영양이 풍부해 간 기능 등에도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지락 캐는 곳이 특이하다. 썰물 때만 드러나는 ‘풋동’이란 갯벌이 어장이다. 한진포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20분쯤 가면 나온다. 채취 시간은 밀물이 몰려들 때까지 2시간 안팎이다. 어장에서 소라와 박하지 등을 잡을 수 있는 것은 덤이다. 게다가 서해대교 전경이 한진포구에서도 보이지만 풋동에서 훨씬 더 잘 감상할 수 있다. 매년 한진포구에서는 바지락축제를 연다. 바지락 요리에서 바지락 캐기와 까기 등 바지락 채취 체험을 직접 해 볼 수 있어 가족 단위 관광지로 인기다. 해풍을 적당히 맞고 자라 미질이 뛰어나다. 상대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이천쌀이나 경기미 등으로 둔갑해 팔릴 정도로 품질이 대단하다. 지금은 소비자 사이에 많이 알려져 독자적인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당진 쌀이 좋은 것은 연간 일조량이 1490시간으로 전국 1213시간보다 길고, 결실기 일교차가 6.2도로 최적의 조건을 갖춘 상태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유기물, 칼슘, 마그네슘 등의 함량도 다른 쌀보다 높아 밥맛이 좋다. 당진에는 ‘우강 청풍명월’ 등 뛰어난 쌀 브랜드가 많지만 해나루쌀을 꼽는 것은 시에서 품질관리기준을 세워 엄격히 관리하고 있어서다. 시에서 농가와 계약 재배해 수매한 뒤 보관, 가공 등을 직접 관리해 믿음이 간다. 전국 생산량 1위를 자랑한다. 면천·정미·대호지면이 주산지다. 육질이 연하고 아삭거리고 덜 맵고 진한 녹색을 띠어 상품성이 뛰어나다.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도 큰 호평을 받으며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면천면 사기소리는 아예 ‘꽈리고추 마을’로 불린다. 당진 꽈리고추 재배의 원조 마을이어서다. 마을회관 옆에는 꽈리고추를 퍼트린 고 이순풍씨의 공덕비도 서 있다. 이씨는 1950년대 중반 서울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 낙향해 꽈리고추를 이 마을에 처음 전파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이 마을은 특히 옛날에 사기그릇을 많이 생산해 이름이 붙여졌을 정도로 모래가 많은 토질이다. 꽈리고추는 모래가 많이 섞인 이런 토질에서 잘 자란다. ‘꽈리’처럼 쪼글쪼글하게 생겨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데 비타민A와 C, 무기질 성분을 많이 함유한다. 멸치볶음의 필수 재료일 정도로 중요한 식재료다. 당진은 4~11월 재배하고 생산해 다른 지역에 비해 기간이 길다. 고려 개국공신 복지겸의 딸 영랑이 아버지의 병을 고치기 위해 만들었다는 1000년 전통 명주다. 다른 약주에 비해 짙은 담황갈색을 띠고 약간 단맛이 난다. 진달래로 빚어 그 향이 그윽하다. 두견(杜鵑)은 진달래꽃을 의미한다. 기관지 등에 좋다. 중요무형문화재 86-2호로 서울 문배주, 경주 교동법주와 함께 국가 지정 3대 민속주다. 하지만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하자 시에서 부활에 나섰다. 2007년 두견주 원조 마을인 면천면 성상리 주민을 상대로 술을 빚게 한 뒤 두견주의 전통 맛을 내는 다섯 가구를 골라 면천두견주보존회를 만들고 생산을 맡겼다. 일일이 손으로 빚다 보니 생산량은 많지 않다. 택배로 주문하지 않으면 당진에 와야 구입할 수 있다. 내년에 생산공장이 건립돼 숨통이 좀 트일 예정이나 대량 생산과 판매망 구축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반쪽짜리’ 與 청문회 개선안

    ‘반쪽짜리’ 與 청문회 개선안

    공직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때 정책 검증과 도덕성 검증을 나누고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진행하는 방안을 새누리당이 마련했다. 인사청문회가 ‘신상털기식 여론재판’으로 변질되는 것을 사전에 막자는 취지다. 새누리당 인사청문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는 27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인사청문 제도 개선안을 확정했다. TF 위원장인 장윤석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은 한자리에서 정책과 도덕성을 같이 검증하다 보니 도덕성 부분만 부각된다”며 “이를 이원화하고 특히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 진행한 후에 내용을 소상히 브리핑하는 방향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개선안에는 충실한 검증을 위해 현행 20일 동안인 인사청문 기간을 30일로 늘리고 도덕성 검증 위주의 언론 보도 관행을 개선토록 권고기준을 만드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처럼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후보자를 소개하고 사전 검증에서 드러난 취약점에 대해서는 양해를 구하도록 하는 방안이 ‘권고 사항’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TF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반복된 ‘인사 참사’를 막기 위한 사전 검증 강화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손을 대지 못했다. 다만 기존에 인사청문 요청 시에 정부가 국회에 제출하던 기본 인적 자료와 별개로, 정부가 사전 검증 때 활용했던 자료를 국회에 제출할 수 있도록 규정을 추가할 방침이다. 장 위원장은 “사전 검증은 국회보다도 정부가 할 일”이라며 “사전 검증 자료까지 국회에 제출할 수 있게 하면 간접적으로 사전 검증을 내실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F는 다음주쯤 개선안을 최고위원회에 보고하고 소속 의원들의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인사청문회법 개정안, 국회법 개정안 등을 발의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함께해요, 나눔으로 뭉친 축제”

    아파트 봉사단, 동별 자원봉사캠프, 가족봉사단…. 도봉구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제15회 자원봉사자의 날 기념식’을 다음달 5일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구청 대강당에서 펼쳐지는 행사에는 지역 곳곳에서 사랑 나눔을 실천해 온 자원봉사자와 지역아동센터 어린이 등 400여명이 참석한다. 기념식은 신개념 자원봉사 플래시몹 ‘환경실천 몸으로 말해요’로 시작된다. 사회는 김정태 자원봉사실무협의회장과 함께 장서희(25·여·덕성여대)씨가 맡는다. 장씨는 지난해부터 도봉인터넷방송국의 도봉주간뉴스에 객원 아나운서로 재능기부를 해 온 재원이다. 1부 시상식에서는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봉사 실적을 보인 봉사자에게 자원봉사왕 인증패를 수여한다. 2부에서는 서울대·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동아리 ‘루미너스 앙상블’의 감미로운 목관 5중주 연주와 미르벨리댄스키즈공연단의 신나는 벨리댄스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지역아동센터 아동 150명과 자원봉사자가 함께 사랑의 케이크를 만들며 마음을 나누는 시간도 준비했다. 지역 내 김상엽 제과제빵학원과 기업봉사단의 후원을 받아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완성된 케이크는 참여한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28일과 29일 이틀간 도봉구청 1, 2층 로비에서는 지난 1년간의 활동 모습을 담은 자원봉사활동 사진전을 개최한다. 독거노인들의 이야기와 자작시 등 50여점도 함께 전시한다. 이동진 구청장은“올 한 해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봉사활동에 참여해 준 분들께 매우 감사한다”면서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재능기부 등 봉사활동으로 꾸려지는 이번 행사가 보다 많은 주민들을 봉사활동으로 이끄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삐뚤어진 세상, 성찰의 무대 오르다

    삐뚤어진 세상, 성찰의 무대 오르다

    흰 프레임의 액자 같은 무대는 5도 정도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몇 차례 암전을 거치면서 무대는 왼쪽으로 조금씩 더 기울어진다. 먹구름이 낀 창밖 풍경과 무대가 기울어진 줄도 모르고 서 있는 배우들의 모습은 떨쳐내기 힘든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 제대로 수리하지 않은 고장 난 배가 출항했다는 소식에 주인공이 혼비백산하는 모습은 부정할 수 없는 ‘세월호 참사’의 판박이다.(연극 ‘사회의 기둥들’) 위태롭게 흔들리는 한국 사회를 거울처럼 비추는 연극들이 주목받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침체기를 겪었던 공연계가 한국 사회를 향한 비판과 성찰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는 모양새다. 연극 ‘사회의 기둥들’(30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은 130여년 전에 쓰인 희곡이 2014년의 한국 사회를 정확히 예측한 듯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대극의 아버지’로 불린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이 1877년 발표한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소개됐다. 작품은 위선과 거짓을 일삼는 지도자와 탐욕으로 가득 찬 시민들이 어떻게 한 사회를 침몰하게 하는지를 치밀하게 따라간다. 높은 도덕성으로 존경받는 한 소도시의 영사 베르니크는 사실 자신의 불륜을 동생에게 뒤집어씌우고 철도 사업을 통해 부동산 이익을 챙기려는 인물이다. 자신이 소유한 조선소에서 운항하는 배가 고장 난 사실을 알았던 그는 동생과 옛 연인이 배를 타고 떠나려 하면서 위기에 몰린다. 김광보 연출은 “작품을 선정한 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 한동안 이 작품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면서도 “세월호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국가를 포함한 사회 구조가 침몰해 가는 과정으로 연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12월 1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은 단절된 소통이라는 모순에 갇힌 가족의 풍경을 통해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식탁에 둘러앉아 고상한 수다를 떠는 가족은 사실 제각각의 생각과 세계관을 말할 뿐 소통은 불가능하다. 막내아들인 청각장애인 빌리는 가족의 입 모양을 보면서 알아듣는 척하도록 교육받았지만, 수화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가족들의 대화 방식을 따르기를 거부한다. 가장 친밀한 집단인 가족 간에도 소통이 가로막혀 있는 씁쓸한 모습에는 일방향의 언어만이 난무하는 사회 공동체에 대한 은유가 담겼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30일까지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는 오른쪽과 왼쪽 사이에서 온전히 ‘나’로 살 수 없게 만드는 한국 사회를 직설적으로 파고든다. “우리 안의 시인 김수영을 찾아보자”며 배우인 ‘강신일’과 작가 ‘김재엽’이 김수영의 시를 읽어내려가자 시공간은 과거로 바뀐다. 한국전쟁과 독재정권 시절 자유로운 시인으로 살고자 했던 김수영 시인의 삶이 당시의 시대상을 그린 영화 ‘실미도’, 연극 ‘4월 9일’ ‘한씨연대기’ 등에서 열연했던 배우 강신일의 연기 인생과 겹쳐진다. 전작인 ‘알리바이 연대기’를 통해 개인의 일대기에 녹아든 한국 현대사의 모순을 포착했던 김재엽 연출은 ‘왜 나는’에서 더욱 예리하게 가다듬어진 비판의식을 드러낸다. 한국전쟁에서 세월호까지 한국 현대사를 한눈에 펼쳐놓고 막판에는 시공간을 뒤틀어 한데 모아놓는다. 카카오톡 검열, 역사 교과서 논란, “가만히 있으라”는 권력의 억압을 풍자하는 대목은 ‘돌직구’에 가깝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30) 이이 ‘율곡문선’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30) 이이 ‘율곡문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조선시대 인물은 누구일까. 그 인물과 한 가족이 현재 유통 중인 우리나라 지폐 4종에 얼굴이 나오고 있다면? 흔히 지폐의 인물은 가장 교훈적이며 시대가 지나도 역사적 평가가 변하지 않을 중요한 사람으로 선정되는데, 가족 두 명이 동시에 지폐의 얼굴로 선정되었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물음의 정답은 율곡 이이다. 율곡은 어머니 신사임당과 함께 5000원과 오만원 권을 장식하고 있다. 왕족을 제외하고 모자가 동시에 선정된 사례는 세계에서도 보기 드물다. 율곡은 1536년에 태어났으며 신사임당의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일찌감치 영재성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는 13세에 진사 초시에 합격한 뒤 무려 아홉 번이나 장원을 하였다. 16세에 어머니가 별세하자 불교에 귀의하였으나 다시 속세로 돌아와 ‘자경문’(自警文)을 써서 일생을 학문에 정진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이후 ‘천도책’(天道策)에 천인합일설을 주장하여 장원급제하였다. 선조가 즉위하자 어린 왕을 위해 ‘동호문답’(東湖問答)을 써서 국정현안과 시무를 논하였고 조선 최대의 학자 이황과 ‘성학십도’(聖學十圖)에 관해 토론하였다. 39세에는 상소문 ‘만언봉사’(萬言封事)를 올려 시대적 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였고 제왕학의 교재로 유교 정치 이념을 간추려서 정리한 ‘성학집요’(聖學輯要)를 선조에게 올렸다. 율곡은 동서 붕당의 대립이 심화되자 중립의 자세를 견지하려 하였으나 실패하고 해주로 내려가 유교사회 지식인의 기본 교양을 정리한 ‘격몽요결’을 완성하였다. 그곳에서 해주향약을 결성하고 사창(社倉)을 세웠다. 49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끊임없이 조선사회의 폐단을 혁신하고 관료사회의 기강을 정화하고 민폐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이렇게 율곡은 16세기 조선을 대표하는 선비로 사회의 모순을 개혁하는 데 일생을 바쳤으며 군주를 교육함으로써 유교적 이상사회를 건설하려고 노력하였다. 붕당을 화합하고 민생을 안정시키고 향촌사회를 인륜질서가 지배하는 사회로 조직하려고 하였다. 또 이황과 함께 성리학을 대표하는 학자로 조선 성리학을 토착화시키는 데 공헌하였다. 이러한 율곡의 사상과 활동은 그의 저술을 통해서 알아볼 수 있다. 1742년 이재가 율곡의 시집, 문집, 속집, 외집, 별집을 합하고 ‘성학집요’와 ‘격몽요결’(擊蒙要訣) 등을 보태어 1749년 ‘율곡전서’(栗谷全書)라는 이름으로 간행하였다. 총 23권 38책으로 되어 있다. 국역본으로는 민족문화추진회에서 발간한 ‘국역 율곡집’1~2(1968) 등이 있는데 최근에는 한국고전번역원이 ‘율곡집’을 간행하여 율곡의 생애와 저작을 연결하여 보다 쉽게 풀어내었다. 그럼 율곡의 대표적인 저술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진리를 대하는 올바른 자세와 참 스승의 면모를 찾아볼 수 있는 저작으로는 자경문이 있다. 이것은 율곡이 20세에 학문을 닦고 인격완성을 지향하겠다는 각오를 적은 글이다. 율곡은 올바른 학문을 하기 위해서 우선 큰 뜻을 세운 뒤 성현을 기준으로 삼아 항상 정신을 가다듬되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말을 조심하고 경계하며 덕성을 자각하여 사악한 마음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독서를 통해 옳고 그름을 변별하여 적용해야 하며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반성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공부는 죽은 뒤에 끝나는 것이므로 효과를 얻으려고 조급해하지 말라고 하였다. 이것은 결과와 경쟁 중심의 공부에 빠져 있는 우리에게도 필요한 독서와 공부법이다. 또한 격몽요결에서 학문하는 사람의 올바른 자세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즉 예학사상에 근거한 바른 몸가짐과 올바른 생각을 하기 위한 방법을 말하였는데, 특히 자기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였다. 글을 읽을 때는 정사함영(情思涵泳·자세히 생각하고 푹 잠겨 들어서 숙독하고 깊이 사색하는 것)하여 반드시 실천할 방법을 찾아야 하며 사람을 대하는 올바른 방법으로 “늘 나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생각을 간직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우리 현대인들에게도 유용한 처세의 방법이 많이 나온다. 성학집요는 선조의 학문을 위해서 유학의 핵심을 간략하게 정리한 글이다. 제왕의 도학정치는 독서를 통해 이치를 정확하게 살핀 뒤 실천해야 하며 제왕이 학문과 정치를 할 때 해야 할 일과 덕을 밝힘으로써 백성을 새롭게 하는 자취의 얼개를 드러내었다. “제왕의 학문은 기질을 변화시키는 것보다 절실한 것은 없고 제왕의 정치는 정성을 다하여 현명한 이를 등용하는 것보다 먼저 할 것이 없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현명한 군주가 되기 위해서 독서를 중요시하고 현자를 등용하기를 원하는 충심을 통해 율곡의 참다운 스승으로서의 면모도 살펴볼 수 있다. 율곡의 성리학적 사상을 알 수 있는 저작으로는 ‘성혼에게’(答成浩原)가 있다. 율곡이 성혼(성리학의 대가로 기호학파의 이론적 근거를 닦음)과 토론한 편지인데 여기서 사단(四端)이란 감정의 일부로 선한 감정이며 칠정(七情)은 감정의 전체로 보았으며 칠정이 사단을 포함하고 있다고 말한다. 인심과 도심은 감정과 의지를 포함한 것으로 서로 대립적이며 기에 가린 것은 인심이고 기에 가리지 않은 것은 도심이다. 또한 ‘인심도심에 관한 그림과 설명’(人心道心圖說)에서는 도심이나 인심이나 모두 작용한 뒤의 마음을 가리키는 것이며 사단과 칠정은 기가 발동하여 이가 타는 것이라는 ‘기발이승일도설’(氣發理乘一途說)을 주장하였고 이발과 기발을 선과 악으로 삼아 이와 기를 나누는 것을 비판하였다. 이와 같이 율곡은 사단을 이(理)에, 칠정을 기(氣)에 배속시킨 이황의 연구를 심화 보완하여 우주의 근본원리는 이이며 원인인 능동적 기가 작용할 때 원리가 되는 부동의 이는 항상 내재되어 있다는 이기일원론(理氣一元論)을 주장했다. 율곡의 학설은 이를 표현하는 수단인 기를 현실에 바탕을 두고서 순수한 이념을 실현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이념과 현실의 화해를 지향하는 것이었으며 실천적 행동 철학으로 발전했다. 율곡을 중심으로 기호 지방에 확산된 사림을 기호학파라고 지칭한다. 중국 성리학을 능가하는 것으로 조선 성리학으로의 발전이라고 평가된다. 그의 현실정치 경장론과 통찰력이 담겨 있는 저작에는 ‘동호문답’이 있다. 왕도정치를 위한 철인 정치 사상과 당대의 폐법을 혁신하고 부국안민을 위해 대개혁의 경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만언봉사’는 만 글자로 된, 임금이 직접 읽어 보도록 올린 상소문인데 정사란 때를 아는 것이 귀하고, 일은 실질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므로 이것이 맞지 않는다면 성스러운 왕과 현명한 신하를 만났다 하더라도 다스림의 효과는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하였다. 시대 상황에 맞는 제도와 법을 만들어 백성의 삶을 돌보라고 주장한 시의론과 변통론이 핵심이다. 그는 48세인 1583년 ‘시무육조계’(時務六條啓)를 저술하면서 외침에 대비하기 위해 ‘십만양병설’을 주장하였다. 이와 같이 율곡은 당시 조선의 구조적인 문제를 통찰하고 대안을 제시하여 잘못된 시대를 바로잡고자 한 유학자였다. 이는 모두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가 보여준 학문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와 독서법, 자신의 이상을 현실에 적용하려는 열정, 유교적 대동사회의 건설, 미래를 예견하고 준비하는 자세는 오늘날까지도 우리 역사에 절대적 영향을 끼친 인물로 평가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읽어라 청춘’은 격주로 게재됩니다.
  • [사설] 개혁 비웃는 공공기관 일탈 이대로 둘 텐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이사장을 비롯한 전직 간부들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게 그제다. 이사장을 지냈다는 사람은 납품 단가를 부풀려 차액을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2년 반 동안 2억 9000만원을 빼돌려 흥청망청 썼다. 이런 짓을 하고도 소환되자 공금 횡령은 관행이었다고 주장했다니 어이없는 일이다. 이사장이 비리를 저지르는 동안 홍보실장과 상생경영팀장 자리에 있던 인물들도 공금을 횡령하고 인사 청탁을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 경륜·경정·스포츠토토를 독점 운영해 기금을 마련하는 일을 하는 공공기관이다. 어느 기관보다 깨끗해야 하지만 실상은 꼭대기부터 썩었다. 이튿날엔 이 기관의 차장급 인사가 저지른 비리가 공개됐다. 교육훈련을 지시한 상사를 음해하고, 민원인을 무고해 가정을 파탄 나게 했으며, 고객으로부터 금품을 챙겼으니 글자 그대로 ‘비리 3관왕’이다. 위에서 흙탕물이 쏟아져 내리는데 아랫물만 깨끗할 수 있느냐고 항변한다면 할 말은 없다. 공공기관 직원들의 모럴 해저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제는 정말 해도 너무한다. 체육진흥공단의 차장급 인사를 비롯해 어제 서울신문에 실린 공공기관 직원들의 행태는 단순히 근무 기강 해이라는 표현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안전보건공단 직원은 일면식도 없는 기업 대표로부터 1500만원을 빌렸다고 한다. 공단 사업의 하나로 기업 보조금 2000만원이 지급된 이후의 일이다. 이자도 내지 않았으니 뜯어낸 것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민원이 제기되자 감사실은 당사자를 경징계했을 뿐이다. 직원들의 불륜 의혹으로 업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기관도 있다고 한다. 지금 공공기관에서 벌어지는 비리를 종합해 보면 구약성경에 나온다는 죄악의 소굴 ‘소돔과 고모라’가 연상될 지경이다. 적지 않은 공공기관이 꼭대기부터 바닥까지 철저하게 윤리의식의 부재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문제를 걸러낼 제도적 그물이 겹겹이 펼쳐져 있다지만, 실제로는 고래도 유유히 빠져나갈 만큼 곳곳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다. 체육진흥공단의 사례에서 보듯 최소한의 청렴성조차 갖추지 못한 인물이 정치적 이유로 수장에 임명됐을 때 문제는 심각하다. 아무리 깨끗한 전통을 갖고 있던 공공기관이라도 추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공공기관의 감사 자리가 대부분 정치권 주변 인사로 채워진 상황에서 자체 정화 기능의 활성화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기획재정부와 각 부처가 공공기관을 관리·감독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손을 놓다시피 하고 있다. 업무 범위가 넓은 감사원의 손길이 개별 공공기관에 미치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노릇이다. 공공기관은 정부의 손발이다. 각 부처가 세운 정책을 구체적으로 추진한다. 그러니 공공기관이 흔들리면 각 부처가 흔들리고 결국 국가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공공기관 임직원의 정신 자세는 민간 기업 임직원의 그것에 미치지 못한다. 민간 기업에서는 비리에 연루되면 퇴출을 비롯한 중징계를 감수해야 하지만 공공기관에서는 엄청난 비리를 저질러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나면 고개를 들고 다닌다. 영(令)을 세워야 한다. 공공기관 개혁 없는 정부 개혁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공공기관 임직원에게 높은 차원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정부는 공공기관 임직원의 도덕성 회복을 위해 과감하게 메스를 들어야 한다.
  • [부고]

    ●김노보(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씨 모친상 김정홍(페덱스코리아 이사)민경호(구성이엔드씨 상무)씨 장모상 1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8일 오전 6시 (02)3010-2262 ●박동영(중국교통은행 서울지점 고문·전 우리금융지주 상무)동섭(GS건설 기술본부장 상무)동준(삼성엔지니어링 부장)씨 부친상 손성일(포스엔 대표)씨 장인상 15일 분당서울대병원, 발인 18일 오전 6시 30분 (031)787-1500 ●조병휘(김대중컨벤션센터 사장)씨 장모상 15일 서울 을지병원, 발인 18일 오전 8시 (02)970-8444 ●임윤식(랭리서치 상무)씨 부친상 김종근(서울시 정보기획과장)황용택(현대카드 법인사업본부장 상무)하주용(금화종합상사 부장)씨 장인상 16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8일 오전 7시 (02)2227-7500 ●원종관(강원대 명예교수)씨 별세 대연(덕성여대 교수)씨 부친상 이난이(서울시립대 교수)씨 시부상 강흥권(대영고 교감)씨 장인상 10일 미국, 빈소 서울대병원, 발인 18일 오전 7시 (02)2072-2091 ●하원근(전 한전 홍보실장)점식(자영업)원태(자영업)원호(울산해양경찰서)씨 모친상 15일 부산 좋은강안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30분 (051)610-9671 ●이달수(강북구청 주차관리과 계장)씨 모친상 16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18일 오전 11시, 010-3790-5956 ●김문석(경향신문 엔터비즈부 차장)용석(자영업)성철(대구경상버스 직원)미애 은희씨 모친상 16일 대구전문장례식장, 발인 18일 오전 10시 (053)961-4444
  • [경제 블로그] 은행과 기업 ‘결혼’… 행복할까요

    [경제 블로그] 은행과 기업 ‘결혼’… 행복할까요

    금융감독원이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자금 지원을 위해 24일부터 ‘관계형 금융’을 실시한다고 16일 밝혔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의 기술과 신용도 등을 근거로 담보 대출을 하는 기술금융과 달리 관계형 금융은 신용도가 낮거나 담보가 부족해도 회사 대표의 도덕성이나 경영의지, 평판, 사업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투자하는 것”이라며 “금융사와 기업이 미래를 함께하는 결혼과도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말 그대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지요. 은행과 중소기업의 결혼,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관계형 금융은 생산·고용 효과가 큰 제조업이나 정보통신 기술업종이 대상입니다. 기업 대출이 대부분 1년 이하의 단기 대출이었던 것과 달리 관계형 금융은 3년 이상의 장기 대출을 기본으로 합니다. 여기에 지분 투자도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은행이 기업의 주주가 될 수 있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기업과의 관계가 좀 더 밀접해져 사후 관리를 잘할 수 있을 것으로 금감원은 기대합니다. 은행이 돈을 빌려준 ‘갑’의 위치에 있는 게 아니라 사업 성공의 과실과 실패 위험을 함께 공유하는 동반자가 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주례(금감원)의 표정과 달리 당사자들은 이 결혼이 조금 불편한가 봅니다. 금감원은 기술신용평가기관(TCB) 등 외부 기관의 계량적 평가가 아니라 경영자 정보나 거래 신뢰도 등의 연성 정보를 고려해 은행더러 자체 평가 기준을 마련하라고 합니다. 아무리 잠재력을 평가한다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당연히 위험 부담이 적은 쪽을 택할 수밖에 없겠지요. 기업 잠재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는 질문에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관계형 금융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은행도 주주들의 안전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질적 평가보다 양적 평가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곤혹스러워했습니다. 기존 평가 척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거라는 얘깁니다. 금감원은 관계형 금융 실적을 은행권 혁신성 평가지표에도 일부(100점 만점 중 7점) 반영할 방침입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기술금융과 상당 부분 겹쳐 두 시어머니(금융위·금감원) 눈치를 모두 보게 생겼다”면서 “정책 경쟁 심화에 따른 무리한 시행으로 부실 대출 위험을 안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1교시 시험 앞두고 뇌경색 쓰러져 수능 포기

    매서운 ‘수능 한파’가 불어닥친 13일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시험장을 나오는 응시생들은 대체로 홀가분한 모습이었다. 울상을 짓는 응시생도 있었지만 오전 시험장을 들어설 당시 긴장했던 모습은 사라진 분위기였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고에서 시험을 본 유동윤(18·진선여고3)양은 “시험이 끝나서 속은 후련하지만 국어가 생각보다 어려워 걱정이 많다”며 “일단 친구들과 함께 저녁밥을 먹고 곧장 집에 돌아가 푹 자겠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 시험장에서 나온 최유림(18·덕성여고3)양은 “이제 다이어트를 시작해 대학 입학 전까지 10㎏을 빼겠다”고 다짐했다. 학부모들은 오전부터 수험생 자녀들을 가슴 졸이며 지켜봤다. 김문선(45·여·서울 동작구)씨는 “아침밥으로 평소 좋아하던 두부조림을 해 줬는데 마음 편하게 잘 보고 오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압구정고 정문 앞에 서 있던 이미순(42·여)씨는 “우리 딸이 정말 고생이 많았다”면서 “학창 시절을 마무리하면서 사회로 나가는 첫걸음을 떼는 만큼 스스로 뿌듯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도 밑으로 내려가는 등 한파가 찾아왔지만 올해도 응시생의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응원 열기는 뜨거웠다. 입실 마감 시간을 코앞에 두고 시험장을 착각하거나 경찰 순찰차 등의 도움으로 간신히 시험장을 찾은 수험생들도 눈에 띄었다. 경기에서는 남자 수험생이 시험장을 착각해 여자 수험생 시험장에 찾아가 수능을 치르기도 했다. 한 남자 수험생은 원래 서울 강동구 광문고로 갔어야 했지만 오전 8시쯤 경기 광명시 광문고에 들어선 뒤에야 시험장을 잘못 찾아온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입실 시간(오전 8시 10분)을 고려했을 때 광명에서 강동구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 결국 경기도교육청은 이 학생이 경기 광문고에 따로 마련된 시험장에서 홀로 수능을 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경기 수원시 화홍고에서는 한 수험생이 1교시 시험을 앞두고 뇌경색으로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일도 있었다. 이 응시생은 다행히 상태가 호전됐으나 안타깝게도 수능시험을 포기했다. 부천에서는 한 여학생이 집에서 넘어져 다치는 바람에 하마터면 수능시험을 치르지 못할 뻔했다. 다친 몸으로 고사장에 입실했으나 보건교사가 부모 동의를 구한 뒤 인근 병원에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서울 은평구 은평고에선 80대 수험생이 등장해 나이를 무색하게 했다. ‘백발 수험생’ 조희옥(81·여) 할머니는 아줌마부대 30여명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고사장으로 향했다. 이번 수능의 최고령 응시자다. 조 할머니는 “나도 수능을 치르게 되다니 꿈만 같다. 정말 고맙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앞서 서울 종로구 경복고 정문 앞에서 오전 5시부터 나와 응원전을 준비하던 강희범(17·환일고2)군은 “수능시험일 2주 전부터 고1, 2 학생들이 응원 연습을 할 만큼 수능 응원전은 학교에서 20여년 동안 이어져 온 전통”이라며 “선배들의 합격 수기를 읽으면 학교 후배들의 응원으로 긴장을 풀 수 있었다고 한 만큼 열심히 응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국종합·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글로벌 시대] 설화와 수화/민재홍 덕성여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글로벌 시대] 설화와 수화/민재홍 덕성여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개헌 발언으로 한동안 정가가 시끄러웠다. 그 발언을 비판하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던 김태호 최고위원은 말을 바꿔 다시 돌아왔다.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고문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새정치연합 대통령 후보로 나오면 좋겠다는 의사를 타진했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각당 지도자라는 사람들의 말이 참으로 가볍고 경박하다. 때론 다변(多辯)이 천(賤)하고 침묵(沈?)이 귀(貴)한 법인데 말이다. 역경(易經)에는 “혼란이 생기는 것은 말이 그 실마리가 된다”(之所生也 則言語以爲階)라는 구절로 말의 신중함을 경계하고 있다. 논어(語)에도 “사불급설”(駟不及舌·네 마리 말이 끄는 마차가 아무리 빨라도 혀에서 나온 말을 이길 수 없다)이라 하여 말을 한 번 뱉으면 도저히 돌이킬 수 없으므로 늘 조심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요즘 말을 토해 낼 수 있는 매체들이 많아지다 보니 쓸데없는 말들이 난무한다. 다양한 팟캐스트 방송들도 여과 없이 말들을 생산한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확대 재생산되는 소음의 언어들도 판친다. 꼭 해야 할 말들이 아닌 과잉의 언어가 넘쳐난다. 해야 할 말들은 침묵인 채로 남아 있는데, 하지 말아도 될 말들은 달변으로 포장돼 주목받는다. 그러나 말에 대해 책임을 지는 이는 드물다. 맹자(孟子)에 “사람이 말을 함부로 쉽게 하는 것은 책임을 추궁받지 않기 때문이다”(人之易其言也 無責耳矣)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그 말을 가벼이 하고 경솔하게 하는 것은 그 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생각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종편 TV의 ‘썰전(戰)’이란 프로그램이 거슬린다. ‘썰’로 이겨야 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으니, 마치 말을 전쟁처럼 치르고 있는 셈이다. ‘독한 혀들의 전쟁’이다 보니 설화(舌禍)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마침 설화로 곤욕을 치렀던 김구라와 강용석이 프로를 맡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때론 눌변(訥辯)이 강할 수도 있다. 공자(孔子)도 눌변이면 인(仁)에 가깝다고 했다. 노자(子)에도 말을 잘하는 것은 말을 더듬는 것과 같다(大辯若訥)고 했으니 달변이 능사가 아니다. 중국의 사마천(司馬遷)도 친구를 변호하다 말이 어긋나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궁형(宮刑)을 당해야 했다. 바른 일이라고 해도 무리하게 말을 한다면 해를 입게 된다. 말의 신중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그래서 군자는 글쟁이(文士)의 붓끝, 칼잡이(武士)의 칼끝, 말쟁이(辯士)의 혀끝을 피함으로써 필화(筆禍), 살화(殺禍), 설화를 당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군자피삼단’(君子避三端)을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이제 우리 사회는 네티즌의 손끝에서 야기되는 수화(手禍)까지 덧붙여 ‘군자피사단’(君子避四端)을 논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딱히 매체랄 게 없었던 시대에도 선현들은 말이 부르는 화(禍)에 대해 경계하고 또 경계했다. 그런데 방송, 인터넷, SNS 등을 통해 봇물처럼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순식간에 파급되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과연 설화와 수화에 얼마나 두려움을 갖고 경계하고 있는가. 침묵보다 나은 말인지, 개인적·사회적 책임을 질 수 있는 말인지 생각하지 않는다면 되풀이되는 말과 글의 화(禍)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대중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정치인·연예인들은 주목받기 위해 내뱉었던 무책임한 말들을 거두고 돌아보길 바란다. 그들이 야기하는 설화와 수화에 대해 우리 사회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 [이슈&이슈] 뿔난 ‘부산 갈매기’… “롯데 고마해라 자존심 마이 상했다 아이가”

    [이슈&이슈] 뿔난 ‘부산 갈매기’… “롯데 고마해라 자존심 마이 상했다 아이가”

    요즘 부산시민들은 화가 나 있다. 음식점이나 술집 등에서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 모든 분노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구단 때문에 나오고 있다. 롯데구단은 독선적인 팀 운영에 성적 하락(올 시즌 7위), 구단과 선수단 간 내분, 폐쇄회로(CC)TV 사찰 등 잇따라 추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부산은 야구의 고장이다. 프로야구에 살고 프로야구에 죽을 정도로 부산시민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다. 이렇다 보니 롯데구단의 구태에 다른 지역보다 더 강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은 삭발 시위까지 벌이며 롯데구단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2일 가장 먼저 삭발한 박근환(45)씨는 “머리카락은 내 신체의 일부로 소중하지만 삭발을 결심할 정도로 롯데는 내 인생에 한 획을 그을 만큼 중요한 취미이자 놀이였다”며 “롯데구단이 비정상적인 팀 운영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다시는 야구장을 찾지 않겠다”고 말했다. 삭발 시위에 동참한 롯데 팬들은 지난 7일 현재 6명이나 된다. 생업을 포기하고서라도 끝까지 롯데구단과 싸우겠다는 시민도 있다. 자갈치시장에서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전모(49)씨는 “매일 생선 비린내를 몸에 달고 살면서 유일한 즐거움이 롯데 야구 보는 것인데 이렇게 개판으로 하면 당장 가게 문 닫고서라도 1인 시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사직야구장 앞에서 200여명이 모여 촛불집회를 열었다. 집회를 주도한 최재성(50) 롯데 자이언츠클럽 회장은 “롯데구단이 환골탈태할 때까지 1인 시위와 삭발 시위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우겠다”면서 “구단이 CCTV까지 동원해 선수들을 감시·감독하는 등 사생활을 침범했다면 당연히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롯데구단은 팬과 부산시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 구겨진 ‘부산’의 자존심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팬들은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부산은 물론 울산과 대구, 서울까지 원정을 가 1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팬클럽연합회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이달 중순쯤 서울에서 롯데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팬클럽들은 ‘롯데야구단 정상화를 위한 임시 집행부’까지 구성하며 구단의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위원장에 선임된 오진석(56) 팬클럽연합회장은 “우리가 롯데구단 프런트와 싸우자는 게 아니라 구단의 도덕성을 바로잡고 반성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롯데구단이 내년에도 부산에서 야구를 하려면 팬들을 더 이상 무시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의 분노는 응원팀까지 바꿀 정도다. 구단을 운영하는 모기업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경남 김해시에 사는 회사원 박모(37)씨는 “부산에서 나고 자라 롯데를 응원해 왔는데 상식에 벗어난 행동으로 팬들을 무시하는 롯데를 더 이상 응원할 생각이 없다”며 “내년부터는 창원이 연고인 NC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회사원 강모(50)씨도 “부산시민들이 수십년째 롯데만 응원하고 있는데 이렇게 얼굴에 먹칠할 수 있느냐”며 “부산시민들이 모두 나서 롯데 제품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세훈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스포츠 구단은 팬이나 시민의 호응과 사랑으로 성장하는 ‘공공재’라는 인식을 하고 팬들의 요구 사항과 반발 등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며 “롯데 사태의 핵심은 팬과 부산시민을 무시하고 야구단을 제멋대로 운영한 전 근대적인 경영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지역의 어린 야구선수들과 야구 지도자들은 이런 일련의 사태에 허탈해하고 있다. 동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야구 선수로 뛰는 김모(17)군은 “롯데 선수들을 보며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키워 가고 있는데 프로구단이 고교팀에서도 하지 않는 선수 사찰을 벌인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순간에 꿈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고교야구팀을 지도하는 박모(41) 코치는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한 롯데가 이 같은 상식 밖의 팀 운영을 해 어린 선수들에게 낯을 들지 못하겠다”며 “나도 프로선수 생활을 해 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당혹스럽다”고 고개를 저었다. CCTV 사찰의 실질적 책임자로 지목된 롯데구단 최하진 사장과 배재후 단장이 책임을 지고 지난 6일 사퇴했으나 팬들의 분노가 사그라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부산시민들이 유독 야구에 열정을 보이는 이유는 꼬집어 말하기 어렵다. 프로야구가 활성화되기 전 고교야구가 큰 인기를 끌면서 지역 고교팀이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자 다른 특별한 놀이문화가 없던 시민들이 야구에 모든 것을 쏟아붓기 시작했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을 뿐이다. 김희재 부산대 사회학과 교수는 “화끈한 것을 좋아하는 부산사람들의 기질과 달리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롯데구단의 태도에 부산시민들이 반발하는 것”이라며 “표현을 잘 안 하는 부산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나오는 건 자율시대에 역행하는 롯데구단의 ‘간섭’이 불러온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글 사진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인사]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공공갈등협업과장 양찬희△통일안보정책과장 유희종△규제총괄과장 박진호△복지정책과장 김종진△국회협력행정관 양희석△일정행정관 김태훈 ■한국소비자원 ◇임원 임용△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상임위원 강성진 ■한국도로공사 ◇실·처장급 <전보>△비서실장 정대형△감사실장 고채석△기획조정실장 박승갑△휴게시설처장 채철표△도로처장 권오철△건설처장 이의준△환경품질처장 문명국△기술심사처장 이춘주△ICT센터장 김병회△통행료통합정산센터장 이이환△교통센터장 김대진△강원본부장 김경수△광주전남본부장 박상욱<승진>△정보처장 정광철△교통처장 유시영△시설처장 박태영△ITS처장 주국돈△국가ITS센터장 강운△구조물처장 정민△스마트하이웨이사업단장 진규동△밀양울산건설사업단장 곽석환 ■고려대 △경영대학장(경영전문대학원장 겸임) 김동원 ■국민대 △정보통신처장 최준수 ■덕성여대 △교무처장 강명희△기획처장 정원호△평가처장 강수경△대외협력처장 정인재△산학연구처장(산학협력단장 겸임) 강성주
  • [데스크 시각] ‘김진태號’ 검찰 벌써 일년/박홍환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김진태號’ 검찰 벌써 일년/박홍환 사회부장

    한 달 뒤면 김진태 검찰총장이 취임한 지 1년이 된다. 벌써 절반의 임기를 보낸 셈이다. 어수선했던 ‘채동욱 혼외자 파문’을 뒤로하고 지난해 12월 2일 그가 제40대 검찰총장에 취임했을 때 검찰 안팎에서 각종 주문이 쏟아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부에서는 만신창이가 돼 버린 조직을 추슬러 달라는 절박한 SOS를, 외부에서는 검찰의 독립성을 회복해 더이상 정치적 시비에 휘말리지 말라는 추상 같은 메시지를 보냈다. 사실 키노필름을 돌려보듯 돌이켜 보면 지난해 검찰은 ‘카오스’ 그 자체였던 것 같다. 혼외자 의혹으로 채동욱 전 총장이 사퇴하고,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항명 및 외압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검찰 조직은 만신창이가 됐다. ‘특수통’과 ‘공안통’의 해묵은 갈등이 마침내 폭발했는가 하면 수사하는 사건마다 형평성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만난 한 간부는 “자고 나면 무슨 일이 터질까 아침에 눈을 뜨는 게 두려울 정도”라고 비감하게 토로하기까지 했다. 그런 검찰의 모습은 흡사 ‘보이지 않는 손’의 장난질에 꼭두각시극의 주인공 신세로 전락한 모양새여서 안쓰럽기조차 했다. 그런 최악의 상황에서 등판한 ‘구원투수’가 김 총장이었던 것이다. 김 총장이 누구인가. 화려한 이력은 지면에 열거할 필요도 없겠다. 자타가 공인하는 검찰 내 최고의 특수통 수사검사로 조직 안팎의 신망까지 두터웠던 그 아닌가. “바르고 당당하면서 겸허한 검찰로 거듭나 국민의 신뢰를 되찾겠다”는 취임사 구절에서는 조직 내부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엿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어떠한 시비도 불식시키겠다”는 말도 믿음직스러웠다. 하지만 벌써 일년, 시중에는 오히려 검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확대돼 있다. 몇 가지 사례만 떠올려 보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수사를 지휘하면서 공안검사들은 국가정보원 수사관들의 증거조작 사실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속았다”는 해명은 오히려 옹색하기까지 하다. 최소한 직무유기가 분명한데도 솜방망이 징계로 제 식구를 감쌌다. 온 국민의 분노를 자아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수사는 쓴웃음을 짓게 하는 한 편의 코미디였다. 이미 백골로 변해 버린 유씨를 찾는다며 역대 최고의 현상금을 내걸고 전국을 뒤졌으니 검찰로서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을 것이다. 피살된 재력가의 ‘뇌물장부’에 검사 이름이 적혀 있지 않나, 최고위급 간부인 제주지검장이 길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하다 적발되지 않나. 검사들의 명예와 도덕성마저 땅에 떨어졌다. 대통령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유언비어 유포를 근절하겠다”며 온라인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어 ‘사이버 망명’ 사태를 야기하고, 카카오톡 사찰 논란까지 자초하는 등 정치적 시비를 불식하겠다는 약속은 이미 ‘공염불’이 됐다.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습니다. 온 마음을 다해 무엇인가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것입니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김 총장은 1년 전 취임식 마무리 발언으로 브라질 작가 파울루 코엘류의 ‘연금술사’ 구절을 인용해 이렇게 말했다. 진심전력으로 검찰의 염원을 이루자는 당부와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벌써 1년이 흘렀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아직 1년이나 남은 셈이다. 거악 척결 등 검찰의 본래 위치를 회복하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다. “당신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한다면 온 우주는 당신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김 총장이 ‘연금술사’의 또 다른 구절을 기억해 냈으면 한다. stinger@seoul.co.kr
  • 안철수 장인상…김한길·박주선 등 줄조문

    안철수 장인상…김한길·박주선 등 줄조문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장인 김우현(80)씨가 산책로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28일 숨졌다. 전남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30분쯤 여수시 덕충동 동산교회 인근 아파트 산책로에 쓰러져 있던 안 의원의 장인을 주민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김씨는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았으나 이날 0시 3분쯤 숨졌다. 사망 원인은 심장질환에 의한 심장마비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씨는 이날 외국에서 귀국하는 막내딸을 마중하기 위해 산책 삼아 터미널로 향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의 사위임을 자칭해 온 안 의원은 이날 오전 4시쯤 여수에 도착해 시신 검안에 참여한 뒤 부검은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여수장례식장 2층 VIP 2호실에 마련됐으며 30일 오전 발인, 장지는 여수천주교 묘지다.  빈소는 황우여 교육부 장관과 야당 국회의원, 최세훈·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이사 등이 보낸 100여개의 조화로 가득 찼다. 박주선 의원이 이날 오후 정치인으로 처음 조문을 했고, 이어 김한길 전 공동대표와 주승용, 변재일 의원, 안 의원 측근들이 줄줄이 상가를 찾았다. 당 관계자는 “정기국회 일정 중 갑작스럽게 부고를 들어 안타까운 마음”이라면서 “호남 의원 대부분이 조문할 계획이고, 수도권 의원들도 조문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안 의원의 싱크탱크 격인 ‘내일’은 안 의원이 빠진 채 임시총회를 열어 박원암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정연호 변호사를 새 이사로 선출했다. 1기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조정래 작가는 이사직을 사퇴했고, 안 의원과 이옥 덕성여대 명예교수는 이사직을 유지한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서울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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