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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 中금수저들 英귀족매너 겉핥기

    어린 中금수저들 英귀족매너 겉핥기

    ‘푸얼다이’ 하루 70만원 귀족학습반 열풍 요리·재무관리 스펙 갖춘 영국 집사는 ‘억대 연봉’“호화생활보다 귀족 책임감 배워야” 위완완, 英 귀족 무도회 참석에 시끌 아시아 최대 목재 회사 회장의 외동딸인 위완완(餘晩晩·26)은 요즘 영국 귀족 자제들의 모임인 ‘퀸샬럿 무도회’에 나가고 있다. 18세기 영국 국왕 조지 3세가 아내를 위해 준비한 생일 파티에서 비롯된 이 무도회의 1회 입장료는 무려 2500파운드(약 450만원)에 이른다. 돈보다 더 엄격한 선발 기준은 무도회에 맞는 학벌과 품위, 예절을 갖췄느냐는 것이다. 중국 저장성에서 태어난 위완완은 15살에 영국으로 건너가 귀족학교에서 예절 교육을 받았다. 런던 패션학원을 졸업한 뒤 옥스퍼드와 칭화대에서 공부했다. 위완완은 “귀족학교에서 영국 귀족들이 어떻게 입고, 걷고, 얘기하는지를 끊임없이 배워 이젠 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위캐피털이라는 투자 회사를 운영하는 위완완은 영국 패션위원회와 각종 귀족 모임의 최대 후원자다. 그는 “더 많은 중국인들에게 영국 귀족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후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절도 조기교육” vs “열등감 표출” 지난달 초 홍콩 경제일보가 위완완의 이야기를 전하자 중국 내부에서는 뜨거운 논쟁이 일었다. 맹목적으로 영국 귀족 생활을 동경하는 개념 없는 ‘푸얼다이’(富二代·재벌 2세)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주류를 이뤘지만, 세계적인 지탄을 받고 있는 ‘추한 중국인’에서 탈피하려면 어려서부터 제대로 된 예절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인터넷 관영매체 펑파이는 “일반인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는 부자들이 영국식 귀족 교육에 몰두하고 있다”면서 “지나친 열등감의 표출”이라고 비평했다. 백화점선 英로열패밀리 패션 불티 중국 경제망도 최근 푸얼다이의 영국식 귀족 교육 실태를 보도하면서 “정말 고귀한 사람이 되려면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면서 “영국 귀족처럼 먹고 입는다고 품격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특히 “중국의 부자들은 영국 귀족의 호화로운 생활방식만 모방할 게 아니라 영국 귀족의 사회적 책임과 도덕성을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비판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 부자들은 2세들을 영국 귀족 집안의 자제처럼 키우려는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지난달 2일 영국 왕실의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딸 샬럿 공주의 첫돌을 맞아 최근 모습을 담은 사진과 지난 1년 동안 전 세계 64개국에서 받은 선물을 공개하자 ‘귀족 신드롬’은 더 뜨거워졌다. 샬럿 공주의 옷과 장난감이 중국 백화점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으며, 샬럿의 어머니인 왕세손비 케이트 미들턴(34)의 패션을 좇는 중국 부유층이 늘고 있다. 참고소식망이 최근 소개한 상하이의 영국 귀족 교육 프로그램은 하루 수강료가 3800위안(약 69만원)이었다. 11~12세 아동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귀족 학습반’에선 영국의 예절 교육 전문가가 영국 왕자와 공주가 왕실로 초대했을 때를 가정해 교육을 한다. 전문가가 메이크업을 해주며, 식사 예절과 대화법 등을 가르친 뒤 인증사진과 수료증을 준다. ‘밀크티를 탈 때는 찻물부터 따르고 나서 우유를 따르고 12시 방향과 6시 방향 사이에서 저어야 한다’ ‘바나나를 손으로 들고 먹으면 안된다’ 등과 같은 아주 세부적인 테크닉까지 가르친다. 교육을 담당하는 제임스 시턴은 “뉴욕, 도쿄, 런던, 상하이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단연 상하이의 교육생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중국 부자들이 영국 귀족 놀음에 푹 빠지면서 영국에선 ‘집사’가 유망 직종으로 떠올랐다. BBC 방송은 전문기관에서 교육받고 스마트 기기로 무장한 현대의 집사들이 중국 취업을 통해 연봉 15만 달러(약 1억 8000만원) 이상을 버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영국에선 매년 350∼400명의 집사가 전문적인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있다. 대부분이 수요가 많은 해외에서 취업을 하는데, 가장 많이 가는 곳이 중국이다. 그 밖에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산유 부국으로 향하는 경우도 있다. 영국 집사가 환영받는 이유는 전통적인 영국 영어의 억양, 격식 있는 옷차림과 예절 등을 두루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요즘 영국에선 집사 양성 산업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소방안전 교육과 응급처치, 가죽·섬유·목재 다루는 법, 요리와 서빙, 와인, 바느질, 꽃꽂이, 세계의 예절, 재산 관리 등의 교육과정을 수료한 뒤 학위를 받는다. 고위관리 2세 ‘관얼다이’는 관직 대물림 푸얼다이들이 영국 귀족 학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 ‘관얼다이’(官二代·고위 관리의 2세)는 관직 대물림에 여념이 없다. 리펑(李鵬) 전 총리의 장남인 리샤오펑(李小鵬·53)은 국유전력 기업 회장과 산시성 부성장을 거쳐 지금은 성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아들 후하이펑(胡海峰·46)은 정계에 입문한 지 3년 만에 지방 정부 고위직에 올랐다. 그는 2013년 5월 중국 공산혁명의 ‘성지’로 불리는 저장성 자싱시의 부서기로 임명됐으며 정법위 서기를 거쳐 올해 3월 시장으로 승진했다. 덩샤오핑(鄧小平)의 유일한 손자인 덩줘디(鄧卓?·31) 광시좡족자치구 바이써시 핑궈현 당위원회 부서기도 마찬가지다. 덩샤오디(鄧小弟)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그는 2013년 핑궈현 부현장으로 공직에 진출한 지 3년 만에 부서기로 임명돼 지방행정을 지도하는 고급 간부가 됐다. 미국 듀크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뉴욕 월스트리트 법률회사에서 일하다가 귀국한 그는 오는 7월 핑궈현의 인사에서 정처급(正處級·중앙부서 처장급)인 현당위원회 서기로 승진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에서 ‘몽고왕’(蒙古王)으로 불린 우란푸(烏蘭夫) 전 국가부주석의 손녀 부샤오린(布小林·58) 네이멍구자치구 당위원회 상무위원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3월 신임 대리주석에 임명돼 이 가문이 3대째 네이멍구 주석을 맡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흙수저는 점수 따려 밤새 ‘공산당장 필사’ 영국 귀족을 모방하는 푸얼다이와 아버지의 권력을 그대로 이어받은 관얼다이의 모습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지휘하는 사회주의사상 강화 운동과 묘한 부조화를 이룬다. 시 주석은 지난 3월 마르크스주의를 강조하며 ‘양학일주’(兩學一做)를 제시했다. 양학일주는 ‘당장(黨章)과 지도자의 연설문을 익혀 참된 공산당원이 되자’는 뜻이다. 이후 당원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1만 7000자에 이르는 당장을 필사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학생들은 학점 관리를 위해, 직장인들은 인사평가를 위해 열심히 당장을 베껴 쓴다. 중국의 ‘금수저’들이 영국풍 무도회에 가기 위해 ‘포크질’을 배우는 사이 ‘흑수저’들은 밤새 베껴 쓴 필사본 ‘인증샷’을 학교와 직장 웹사이트에 올리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If… 내가 거기에 있었다면” 공감… 추모의 힘, 대한민국을 움직인다

    “If… 내가 거기에 있었다면” 공감… 추모의 힘, 대한민국을 움직인다

    서울 구의역에서 숨진 비정규직 청년 김모(19)씨의 죽음에 대한민국이 슬퍼했다. 23세 여성이 강남역 인근 상가 화장실에서 ‘묻지마 살인’으로 숨지자 대한민국은 분노했다. 공감을 바탕으로 한 추모의 힘이 대한민국을 움직이고 있다.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시작된 추모 물결은 오프라인으로 번졌고, 추모는 분노를 넘어 사회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로 합쳐졌다. 지난달 28일 정비용역업체 직원 김씨가 작업 중 변을 당한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는 1일 ‘포스트잇’(접착식 메모지)을 이용한 시민들이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구의역 1, 4번 출구 쪽 대합실 내에는 흰색 테이블과 게시판, 포스트잇, 필기구 등이 마련됐다. 시민들은 포스트잇과 꽃 등으로 이곳에 앞다퉈 추모의 뜻을 남겼다. 30일 오전부터는 사고가 일어났던 내선 순환 방면 9-4번 승강장 스크린도어 옆에도 붙기 시작했다. 포스트잇이 넘쳐나자 구의역 관계자들은 안전 문제를 고려해 아래층 개찰구 옆으로 추모 공간을 옮겼다. 시민들은 포스트잇에 ‘아들 같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적는 등 저마다의 추모 문구로 고인의 넋을 달랬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현실이 슬프다’거나 ‘내가 김군과 같은 참사를 당하지 않으란 법이 없다’는 내용의 글귀도 이어졌다. 포스트잇 아래쪽에는 고인이 숨지기 전 가방에 넣고 있었다던 컵라면도 여러 개 놓였다. SNS인 페이스북에도 ‘구의역 스크린도어 9-4 승강장’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김씨와 비슷한 연령대의 한 직장인은 30일 ‘성남이로운재단’에 직장에서 받은 우수사원 포상금의 일부를 기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나는 정규직임에도 퇴근 없고 주말 없는 고된 일이 이어졌다”면서 “마침 포상금을 받게 돼 이를 유족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공고를 나와서 한 달에 140만원 벌었다잖아요. 저 막 입사했을 때 생각이 났어요.” 회사원 이모(33·여)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10년 전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이씨는 “전문대를 나와서 한 달에 100만원 조금 넘게 받았다. 사무직이었지만 처지는 김씨와 다를 게 없었다”며 “어린 나이에 얼마나 열심히 살았을지 남의 일 같지 않더라”고 말했다. 급속도로 성장한 한국 사회는 1990년대 들어 대형 사건·사고가 잦았다. 19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 1995년 4월 대구 지하철 공사장 가스 폭발 사고, 6월 삼풍백화점 붕괴, 1999년 6월 화성 씨랜드청소년수련원 화재 사건,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화재 등 참사가 이어졌다. 정부는 안전 대책을 마련하며 다시는 인재(人災)가 없을 거라고 말했지만 2014년 2월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 사고에 이어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이날도 경기 남양주시에서 지하철 공사 현장 붕괴 사고로 근로자 4명이 숨졌다. 연이은 사건·사고와 뒤이은 시민들의 추모 행렬 앞에서 전문가들은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끄집어냈다. ‘내가 세월호에 탔다면’, ‘내가 강남역 화장실에 있었다면’, ‘내가 비정규직 노동자였다면’이라는 생각이 이어지면서 고인들에 대한 추모 열기가 번졌다는 것이다. 김상준 경희대 공공대학원 교수는 “기존에는 고인과 친구이거나 친척 관계일 때, 혹은 고인이 유명 인사일 때만 추모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추모라는 것 자체가 고인과의 동질감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사회로부터 보호받고 위로받지 못한다는 데 시민들이 공감을 나타낸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었다’는 위기감과 불안감이 고인의 일을 자신의 일로 여기게 했다는 분석이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고였다는 공감대가 누군가 문제를 해결해 주기 전에 우리가 먼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적극성으로 연결됐다”면서 “시민들이 연대 의식을 표출하며 고인에 대한 미안함,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포스트잇을 보면 단순 추모글도 많지만 고인에 대한 미안함이나 사회 시스템에 대한 분노를 담은 내용도 많았다. 이런 시민들의 추모를 바탕으로 한 분노가 퍼지자 정부도 시민들의 목소리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강남역 화장실 사건 이후 정부는 여성 안전 대책을 내놨고, 구의역 사고 이후 현장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산하기관 외주화를 전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배규한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러 번 사건이 반복되면서 고쳐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느낀 시민들이 오랜 세월 쌓아 왔던 분노를 터뜨린 것”이라며 “사회의 무기력과 무능함에 대한 질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성수대교 붕괴 이후 20년 넘게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에 대해선 우리 사회의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사고가 나면 이를 통한 반성, 문제 제기가 사회를 바꾸는 동력이 돼야 하는데 선순환이 되지 않고 있다. 조금만 지나면 흐지부지되기 일쑤이다 보니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모든 사고는 경제성만 생각해 비용을 줄이려다 나는 것”이라며 “인간이 중심이 아니라 인간이 부수적인 도구가 돼 버렸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들이 묵인하지 않고 방관하지 않는 모습을 계속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승원 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 커뮤니케이션에 취약했던 나이든 사람이나 권력의 상층부에 있던 사람들이 이번 추모 열기를 통해 ‘이런 사고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일이구나, 많은 사람이 변화를 원하는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단순히 개인의 울분을 푸는 것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가치를 가볍게 여기는 고질적인 사회 병폐를 고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사설] IMD 국가경쟁력 추락시킨 후진적 경영관행

    국가 경쟁력이 추락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국가 경쟁력 순위는 61개 주요 국가 중 29위다. 지난해 25위에서 4계단이나 떨어졌다. IMD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후진적인 경영 관행을 지목했다. 대기업 오너의 갑질이나 소비자 안전을 도외시하는 경영자의 윤리 실종이 이 같은 결과를 낳은 것이다. 우리 경제가 어려움에 빠진 첫째 원인은 물론 세계 경제의 침체다. 그러나 이런 후진적 경영 관행이 기업의 경쟁력,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경제를 살리려면 맨 먼저 잘못된 경영 관행부터 뜯어고쳐야 한다는 과제가 우리 앞에 놓였다. IMD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은 2014년 이후 급락 추세다. 2011~2013년 3년 연속 22위 자리를 지켰으나 2014년 26위, 올해 29위로 떨어졌다. 순위를 매기기 위한 4대 평가항목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게 낮은 것이 기업 효율성이었다. 지난해 37위에서 올해 48위로 낮아졌다. 국가 경쟁력을 좀먹은 가장 큰 원인이 기업이란 의미다. 특히 세부 항목 중 경영 관행이 61위로 꼴찌다. 노동시장도 51위로 상당히 낮다. 금융이나 생산성이 30위권으로 중간지대에 자리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경영 관행을 다시 항목별로 보면 기업 윤리실천(58위)과 경영자의 사회적 책임(60위), 건강·안전 등에의 관심도(56위)는 거의 바닥 수준이다. 지난해 이후 잇단 기업 오너들의 갑질 행태와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에서 보듯 기업윤리 실종이 가장 크게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IMD 국가경쟁력 지수는 설문조사 비중이 높아 조사 당시 사회·경제적 상황과 분위기에 많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지난 수년간 국민들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을 비롯해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과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의 수행 기사에 대한 폭행, 폭언 등 재벌가 후손들의 갑질을 눈으로 확인했다. 이들은 대기업 오너이면서도 사회적 책임의식, 도덕성은 갖추지 못했다. 회사 직원들을 노예 부리듯이 대하는 관행은 자기 회사는 물론 국가 경제 발전에도 걸림돌일 뿐이다. 국가 경쟁력 추락은 또한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분명히 보여 준다. 건강·안전에 대한 관심도 항목에서 거의 꼴찌(60위)를 기록한 것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 독성실험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은 살균제를 썼다가 수백 명이 사망한 황당한 사태를 외국 전문가들은 과연 어떻게 볼까. 사고 후에도 책임 회피에 급급한 기업들의 뻔뻔함, 이런 사태를 사실상 방치한 정부의 무책임은 하나같이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 좀벌레와 다를 게 없다. 추락한 국가 경쟁력을 되살리려면 결국 낙제점을 받은 기업 경영 관행을 고치는 게 급선무다. 기업인들이 고객 만족도와 기업윤리 실천, 소비자 안전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기업은 오너의 소유물이기 이전에 사회와 국가, 종업원들을 위해 존재한다. 기업인들은 다 잊어도 이것만은 기억해야 한다.
  • 트럼프 “부동산 계약할때 종종 가명 썼다” 도덕성 논란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과거 부동산 계약을 할 때 종종 가명을 썼다”고 털어놓아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는 25일(현지시간) 방송된 ABC ‘지미 키멜 라이브’에 출연해 “가명을 쓰지 않으면 사람들이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되고, 그러면 바가지를 씌운다”며 “아무도 돈을 더 지불하고 물건을 사고 싶진 않다”고 밝혔다.  그는 “막내아들 이름인 배런을 종종 가명으로 쓴다”며 “배런이란 가명을 쓰는 날이면 계약이 순조롭게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1980∼1990년대 부동산 사업으로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인 트럼프가 가명을 썼다고 인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NBC뉴스는 평했다.  트럼프는 가명을 쓰는 것이 별것 아니라는 듯이 “부동산 업계 사람들은 대부분가명을 이용한다”며 “만약 땅을 사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가명을 사용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그는 25년 전 자신의 대변인을 가장해 ‘피플 매거진’ 기자와 인터뷰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목소리만 들어도 내가 아니다”라고 거듭 부인했다.  트럼프는 또 이날 성소수자 화장실 논란과 관련해 “공화당은 사람이 태어난 대로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 정부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 토론회에서 성전환 학생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에 맞는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하라는 오바마 정부의 지침에 대해 ‘옳은 일’이라고 견해를 밝힌 것을 번복한 것이다.  그는 “민주당 경선도 재미있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정말 형편없다. 이렇게 지저분해질지 몰랐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이 대선후보로 지명된다면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버니 샌더스 의원이 (힐러리보다) 이기기가 더 쉬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빌 클린턴 측근 자살 수상”… 더러운 선거전 시작

    트럼프 “빌 클린턴 측근 자살 수상”… 더러운 선거전 시작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의 선거전을 망치기 위해 1990년대 가장 추악했던 정치적 장면을 부활시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자사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부부의 최측근 인사가 20여년 전 자살한 데 대한 타살 의혹을 제기하자 이같이 평가했다. 이 인사는 남편 빌의 대통령 재임 초기 클린턴 부부의 도덕성에 타격을 입힌 ‘화이트워터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트럼프가 이 문제를 다시 끄집어낸 것은 클린턴 부부를 동시에 공격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는 인터뷰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백악관 법률고문보였던 빈센트 포스터가 1993년 자살한 사건에 대해 “매우 수상쩍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그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것을 논의할 만큼 많이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도 “그 사건이 명백한 타살이라고 생각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숨진 포스터는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상세히 알고 있었을 텐데 갑자기 자살했다”며 타살설에 무게를 실었다. 화이트워터 스캔들은 빌 클린턴이 1979년 아칸소 주지사 시절 부인 힐러리, 친구이자 지역 사업가인 짐 맥두걸 부부와 함께 설립한 부동산개발회사 ‘화이트워터’를 둘러싼 의혹이다. 회사를 통해 휴양단지 개발에 나섰던 클린턴 부부는 맥두걸 소유의 저축은행 파산과 더불어 분양 실적이 저조해 사업이 중단되자 1992년 손을 뗐다. 이듬해 빌 클린턴이 대통령에 취임하고 그해 7월 화이트워터 관련 서류를 보관하던 포스터가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화이트워터가 정국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후 빌 클린턴이 과거 주지사 시절인 1986년 금융업자에게 압력을 넣어 맥두걸이 30만 달러를 대출받도록 했다는 의혹이 터졌고, 힐러리는 비서들에게 관련 서류를 파기하라고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포스터의 죽음에 대해서는 경찰, 연방수사국(FBI), 법무부, 의회 특별위, 특별검사 모두 ‘업무 중압감에 따른 권총 자살’로 결론 내렸고, 클린턴 부부에게도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인터넷 매체 복스의 편집장 에즈라 클라인은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무엇을 믿고, 누구의 말을 들으며, 어떤 사실을 믿고, 어떤 이론을 연구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음모론을 제기한) 트럼프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자유를 누리기에 과분한 사람

    재물은 다다익선(多多益善)일까. 누구도 사람마다 필요로 하는 재물의 적정한 양을 객관적으로 가늠하기 어렵다. 대저 인간은 한정 없이 재물을 취득하고 오래 보유하고 싶어 하는 게 인지상정일 터. 문제는 재물을 취하고 쓰는 데 있어 어떤 마음으로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한 가이다. 아리스토텔레스(BC 384~322)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재물에 대한 사람들의 행태를 예시하면서 자유인에 어울리는 행동방식을 권면했다. 그는 재물의 낭비나 인색 모두 재물에 대한 지나침과 모자람의 양상으로 경계한다. 남에게 재물을 베푸는 일은 자유인다운 일이다. 그러나 주지 말아야 할 사람에게 주는 사람이나, 고통을 느끼면서 주는 사람은 자유인다운 사람이 아니다. 그는 자유인이라면 그에 걸맞은 재물에 대한 덕성을 갖출 것을 요구했다. 그가 인정하는 ‘자유인다움’(eleutheriotes)이란 재물의 양이 아니라, 그 사람의 품성상태에 달려 있다. 그는 “마땅히 취해서는 안 되는 곳에서 마땅히 취해서는 안 되는 것을 크게 취하는 사람들을, 나쁜 사람, 혹은 불경한 사람, 혹은 부정의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자유인다움을 유지하려면 우선 부끄러운 취득 탐욕을 버려야 한다는 강조다. 자유인은 재물을 잘 벌거나 잘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제대로 쓰는 사람이다. 재물은 무엇인가에 쓰일 때 효용이 발휘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재물의 낭비 못지않게 인색함을 부덕으로 여겼다. 그는 받는 데 있어 지나친 반면, 다른 사람들에게 주는 데 있어 부족한 것을 경계한다. 나아가 받지도 않고 주지도 않는 소극적 태도 역시 달갑지 않은 건 마찬가지. 이런 사람들은 모두 ‘자유인답지 못한 사람’(aneleutheros)에 속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특히 이런저런 뚜쟁이들, 고리대금업자들을 자유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들로 보았다. 자유인이라면 부정한 재물을 취하지 않고, 어려운 이웃에게 흔쾌한 마음으로 나눔을 행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아테네의 공동체를 해치는 사람이 아니라,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사람들만이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본 것이다. 배금주의 풍조가 만연한 우리 사회에 재물을 올바르게 취득하고 제대로 쓸 줄 아는 진정한 자유인은 얼마나 될까. 상상을 초월하는 억대 로비 자금을 수수하는 이런저런 거간꾼들, 전관에 대한 당연한 예우로 여기며 거액의 수임료를 거리낌 없이 탐하는 변호사들, 나눔에 지나치게 인색한 사람들 모두 자유를 누리기에 과분한 사람들이다.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kipeceo@gmail.com
  • 대전에 ‘이원복 만화창작관’ 조성

    대전에 ‘이원복 만화창작관’ 조성

    학습만화 작가 이원복(69) 덕성여대 총장의 이름을 딴 만화창작관이 대전에 들어선다. 대전시는 24일 이 총장과 ‘이원복 만화창작관’(가칭)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만화창작관은 중구 테미근린공원에 연면적 495.8㎡ 규모(2층)로 조성돼 2017년 하반기 개관 예정이다.
  • “이념 대립에 추도 의미 퇴색… 입법 어렵지만 ‘제창’ 문 열어둬야”

    “아픔 노래… 기념곡이든 합창이든 어떠냐” “입법화 땐 형평성 논란… 공감대 형성을” 서울신문이 16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국가 원로 및 정치·사회 분야 전문가들에 의견을 구한 결과 이 문제가 과도한 이념 대립으로 흐르며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보수·진보 진영은 물론 정부 역시 매년 같은 정치적 논쟁을 반복하기보다는 ‘추도’라는 기념식의 본래 의미를 되새기는 방향에서 양보와 타협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김대중 정부에서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김성재 전 장관은 “이 노래를 너무 이념적 성향을 지닌 것으로 보기 때문에 논란이 발생한 것”이라며 “5·18민주화운동의 아픔을 노래한 것이니 그 아픔을 생각하고 치유하려는 것으로 보면 되는데 갈등적 접근을 하니 해결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의도만 살릴 수 있다면) 기념곡이면 어떻고 합창이면 어떠냐”고 했다. 기념곡 논쟁이 5·18의 아픔과 교훈이라는 본질을 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영작 한양대 석좌교수는 “이는 순수하게 정치적 이슈로 민생은 물론 호남과도 관련이 없는 것이 자꾸 문제화된다”며 “이 노래의 기념곡 지정 문제는 국민적 공감대가 얼마나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했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국론 분열이라 말할 것도 없는 걸 극단적 논리에 묻혀서 나라가 한쪽으로 쏠리면 그것처럼 바람직하지 않은 게 없다”며 “다들 조금은 자신들의 가치를 양보하고 타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노래를 바라보는 관점은 정치적으로 갈라져 있어 한번에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이라며 “결국 이 노래가 반체제적인 것이 아니면 양측 모두 합의에 도달해 합창이든 제창이든 서로 부르고 싶은 것을 부르게 하는 것이 해답”이라고 했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5·18기념식이 ‘제사’의 성격인 만큼 유족들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5·18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은 일종의 관습법과 마찬가지”라며 “본래 제창을 해오던 것을 이명박 정부 초기에 합창으로 바꾸며 갈등이 확산된 것”이라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입법은 보수층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사안으로 어렵지만 중간 단계인 제창은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제창 문제를 입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애국가를 비롯해 공식적 기념일에 사용되는 상당수의 노래들은 관행적인 것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 하나만을 입법화하면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정부가 이번에는 제창을 불허했지만 앞으로 국민들의 의사를 수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靑·국회 ‘소통 채널’ 마련… 노동개혁 등 현안 시각차는 여전

    靑·국회 ‘소통 채널’ 마련… 노동개혁 등 현안 시각차는 여전

    13일 청와대 회동은 박근혜 정부 후반기 청와대와 여소야대로 전환된 국회 사이의 정치적 거리감을 상당 부분 좁힌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회동 분위기는 앞서 4·13 총선 이전 다섯 차례의 청와대·여야 지도부 회동이 냉랭한 분위기로 끝났던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협치가 절실하다’는 문제의식을 여·야·청이 공유한 가운데 진지하게 서로 할 말을 모두 했고, 제도적인 틀이 마련됐다는 게 참석자들의 평가다. 청와대·3당 대표 회동 정례화, 경제부총리·3당 정책위의장 민생경제 점검회의 개최, 안보정보 공유 등 협치 모델을 도출함으로써 청와대와 입법부 간 ‘소통의 다리’가 놓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여당과 야당의 현안별·정책별 시각차는 여전했다. 20대 국회에서 청와대·국회의 소통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에서, 이날 회동은 절반의 성과와 절반의 한계를 남긴 자리로 평가된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후 “성과도 있었고 한계도 있었다”고 자평한 뒤 “오늘 대통령이 (앞서 회동 때처럼) 책상을 치며 말씀하시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국회에서 법을 바꾸는 문제는 대통령에 재가받지 않고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합의 추진할 문제”라며 “의회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고 과거와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3당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우리가 할 이야기를 다 했고 대통령도 하실 말씀을 다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도출된 회동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여러 현안에 대해서는 (야당과 다른) 대통령의 또 다른 견해를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야당 두 대표의 얼굴에서 대통령이 많이 달라지셨고, 이에 만족스러워하는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며 “서로 편안한 대화를 하듯이, 예각의 대화가 오간 순간이 없었다”고 밝혔다. 김광림 정책위의장 역시 “대통령이 ‘여야대표 회동 정례화’ 말씀을 하니까, (박 원내대표가) ‘대통령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국민들이 기뻐할 소식이라고 말씀드린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노동개혁, 기업 구조조정 등 민생법안과 현안에 대한 정부여당과 야당의 간극은 극명했다. 노동법 개정,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등은 ‘노사 합의와 사회적 합의가 최우선’이라는 게 야당 입장이나, 박 대통령은 ‘공공기관이 먼저 도입해야 민간으로 전파될 수 있다’는 의지가 강했다. 누리과정 예산의 전액 국비지원 요구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국회에서 협의하면 잘 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을 했다. 특히 야당이 제기한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공식 기념곡 제정, 세월호특별법 개정 등에 대해서도 확실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대통령이 한발 물러나 상시적인 소통 채널을 확보하고 협치의 가능성을 보인 상징적 회동”이라며 “첫 회동인 만큼 다음번 회동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野 “노동개혁, 합의가 최우선”… 朴 “시간 끌기엔 청년들 고통”

    野 “노동개혁, 합의가 최우선”… 朴 “시간 끌기엔 청년들 고통”

    여·야·청은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대표단의 회동에서 다양한 의제에 대한 폭넓은 대화가 오갔다고 밝혔다. 회동 후 각 당이 개별적으로 언론에 밝힌 대화 내용을 한데 묶어 의제별로 재구성했다. ① 여·야·청 소통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반영해서 국정 운영 방식을 소통형으로 변화시키고 의회의 자율성을 존중해 달라. 대통령이 강력히 반대하면 여당의 자율성이 사라지는 19대 국회의 전철을 밟지 말자. -박근혜 대통령:첫술에 배부르랴라는 옛 속담이 있다. 다양한 소통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서로 견해 차이를 좁혀 나가면 만족스러운 대안을 만들 수 있다. 분기별 1회 정례적으로 대통령과 3당 대표와의 청와대 회동을 하면 좋겠다. 앞으로 정부와 국회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형식을 가리지 말고 다양하게 의견을 개진해 주면 참고해서 국정에 꼭 반영하겠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대통령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국민들이 기뻐할 소식이다. 사실 지금까지 대통령이 소통하지 않는다고 제가 가장 많이 비난을 했다. 국민의당은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무조건적인 반대나 국정수행 발목 잡기는 하지 않겠다. 대통령도 국회와 야당을 동반적 관계로 인식해 달라. ② 북핵 대응 및 남북 관계 -박 원내대표: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 창조경제와 신산업성장동력을 북한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가 한반도 문제를 주도하려면 선제적으로 대화를 제의할 필요성도 있다. -박 대통령:북한이 계속 핵을 보유하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아주 엄중한 상황이다. ‘이번만은 안 된다’는 국제 사회의 공감대를 이뤘기 때문에 북핵 문제는 이번 기회에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남북 대화를 하려다 보면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하게 돼 결국 북한에 시간 벌기만 허용하게 된다. 그 결과 핵개발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북한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 -우 원내대표:야권도 공조할 필요가 있지 않겠나. -박 대통령:야권과 정보 공유를 위해 노력하겠다. ③ 노동 개혁 및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박 원내대표:노동개혁법 개정과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 하지만 노동개혁은 노사합의가 최우선이다. 일방적인 추진은 성공하지 못한다. 성과연봉제는 노사정이 합의한 대로 공정한 평가기준을 마련한 뒤 추진해야 한다. 노사 간 합의가 없는 일방적, 불법적 밀어붙이기식 추진은 시정돼야 한다. -박 대통령:우선 노동개혁은 해야 한다. 파견법을 처리해야 9만개의 일자리가 생긴다. 중소기업에서 숙련된 인력을 충당하게 해 달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다. 노사가 잘 협의하면 좋은데 시간을 끌기에는 청년들의 사정이 너무 급하다. 그리고 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해야만 민간으로도 전파된다. 지금도 공정한 평가 기준을 바탕으로 실시하고 있다. -우 원내대표:성과연봉제 강요 과정에서 공공기관의 불법적 행태나 인권유린 문제가 심각하다. 제도의 취지가 좋아도 무리하게 추진하면 정책의 정당성을 상실할 수 있다. ④ 기업 구조조정 -우 원내대표:조선해운 산업이 상당히 어렵다. -박 원내대표:대우조선해양, 한진해운 등 조선업계의 구조조정 필요성에 공감한다. 다른 분야의 구조조정 필요성도 곧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조조정을 위한 재정, 공적자금, 양적완화도 결국은 국민 세금이다. IMF 외환위기의 극복은 국민의 고통 분담, 노동자의 협조, 국회 및 정치권의 동의를 얻었기 때문에 성공했다. 대통령께서 경제정책 실패를 사과하고 경제 위기를 소상하게 밝히고 국민과 노동계가 고통을 분담하도록 설득하면 국민의당도, 국회도 협조할 것이다. -박 대통령:현재 정부에서는 기업 구조조정 관련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경제기관 간 긴밀하게 합의해 좋은 안이 도출될 것이다. ⑤ 일자리 창출 등 민생 현안 -우 원내대표: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소방, 경찰, 교육 등 공공서비스 부문 일자리를 늘리자. -박 대통령:청년 일자리 문제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신산업을 일으켜 빨리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규제도 과감하게 풀어서 최소한 글로벌 스탠더드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청년 일자리를 만들 수 없다. ⑥ 누리과정 예산 -박 원내대표:누리과정 예산은 올해 정부 예비비로 긴급 지원하고, 내년부터 국비를 지원해야 한다. 해마다 보육 대란이 반복되면서 대통령의 공약을 지지했던 국민들의 실망감이 크다. 정부 예비비를 지원해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교육청이 함께 분담하도록 해야 한다. 내년부터는 정부 예산으로 전액 지원해 보육 대란을 끝내야 한다. -박 대통령:2012년에 도입할 때 법령으로 여야 간 합의를 본 사항이다. 교육재정교부금으로 지원하기로 했고, 당시 각 지역 교육감들도 환영했다. 지금 시행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데 매년 잘못되면 학부모와 학생들이 정말 힘들어진다. 예측 가능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이 문제도 국회에서 여야가 잘 협의해 달라. ⑦ 세월호특별법 개정 -박 원내대표:세월호특별법을 개정하고 선체 인양 등 사후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단원고 학생 제적 처리 문제 철회 방침은 (경기도교육청이) 잘못을 인정해 다행이다. 그러나 세월호 인양 후 조사위원회가 활동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활동기간을 연장해야 한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여당 간사인 안효대 의원에게서 보고를 받았는데, 19대 국회에서는 세월호특별법 개정 문제를 야당도 거론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문제는 일단락 난 것으로 안다. -박 대통령:조사 기간이 끝나도 인양을 예정대로 하고, 그 이후에라도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지원을 한다. 세월호특별법 개정 문제는 국민 세금이 투입돼야 하는 문제이고 찬반 여론도 감안해야 한다. 국회에서 잘 협의해 처리해주면 좋겠다. ⑧ 가습기 살균제 피해 대책 -박 원내대표: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안방 세월호 사건’이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에서 진상조사를 하고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 옥시 영국 본사 소송 지원, 피해자 생활비 지원 등 선도적 대책이 필요하다. -박 대통령:가습기 살균제는 2001년부터 제조가 시작됐고 2006년부터 원인 불명의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조사를 시작했지만 결과가 안 나왔고 2011년 원인이 밝혀졌다. 현재 검찰이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 필요하면 여야정 협의체를 만들어서 국회에서 잘 논의해 달라. ⑨ 어버이연합 정부 지원 의혹 -박 원내대표:어버이연합에 대한 정부 지원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 행정관이 연루돼 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의혹이 사실과 다르다. 청와대가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보고받았다. 만약 불미스러운 결과가 나오면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 법대로 공정하게 처리하겠다. 10 낙하산 인사 문제 -박 원내대표:정피아와 관피아를 타파해야 한다. 총선 후 대대적인 낙하산 인사가 예상된다. 국민의당은 1호 법안인 ‘낙하산 방지법’을 통과시킬 것이다. -박 대통령:정부의 인사 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촘촘하다. 전문성, 능력, 도덕성 등을 꼼꼼하게 검증한다. 검증에 시간도 많이 걸린다. 정치권 인사가 오는 것을 법으로 원천 봉쇄하려 하는데, 정치권에도 인재가 많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고 능력이 있는 인재들을 기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막혀 버릴 수 있으니 다시 한번 생각해 달라. 11 정운호 법조 로비 의혹 -박 원내대표:정운호 비리, 전관예우에 대해 국민의 안타까움과 분노가 극에 달했다. 철저한 수사와 함께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 -박 대통령:검찰에서 철저하게 수사해 비리를 다 파헤치겠다고 하니까 검찰의 수사를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12 5·18 기념곡 지정 -우 원내대표:‘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지정을 거듭 주문한다. -박 원내대표:대통령께서 오늘 이 자리에서 이 문제에 대해 확실히 결단을 내려 달라. 국민들은 사회 통합의 신호탄으로 평가할 것이다. -박 대통령: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엄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5·18 정신은 국민 통합인데, 국론 분열로 이어지면 안 된다. 국론 분열을 일으키지 않는 차원에서 지혜를 모아 좋은 방안을 찾아볼 수 있도록 보훈처에 지시를 하겠다. -박 원내대표:저희는 기대를 하고 왔다. 선물을 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 13 백남기 농민 사태 -우 원내대표:농민 백남기씨가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계시다. 특별히 대책을 강구해 달라. -박 대통령:….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자녀교육 망친 아버지의 무관심

    작은 나라의 왕이었던 키루스 2세(BC 585?~529)가 주변의 큰 나라를 모두 정복하고 페르시아제국을 창건할 수 있었던 데에는 어머니 만다네의 훌륭한 교육이 주효했다. 키루스는 배우려는 의지가 높았고 야심 찼으며 칭송을 받기 위해 노고와 위험을 감수했다. 그는 어머니에게서 절제와 정의, 배려를 배웠다. 그런데 키루스가 피땀 흘려 세운 대제국은 2대를 유지하지 못했다. 플라톤(BC 427~347)은 일생의 마지막 역작 ‘법률’(nomoi)에서 키루스의 자녀교육 실패를 그 원인으로 들었다. 키루스가 “다른 것들의 경우에 있어서는 훌륭한 지휘관이며 애국자였지만, 바른 교육에 대해서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으며, 가정 경영(oikonomia)에는 조금도 마음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실 그는 일생을 전쟁터를 누비느라 자녀 교육을 여인들에게 맡겼던 터였다. 키루스의 자식들은 키루스의 어머니가 했던 엄격한 교육을 받지 못했다. 대신 그 무엇도 부족할 게 없는 자로 키워졌다. 여인들이 “그 누구도 아이들이 하는 어떤 일에서건 반대를 하지 못하게 막으며, 아이들이 말하는 것이나 행하는 것은 모두가 칭찬하도록 강요함”으로써 아이들은 사치와 방종이 충만한 인간으로 길러졌다. 잘못된 교육의 결과는 바로 나타났다. 키루스가 죽은 뒤에 페르시아제국을 물려받은 두 자식 가운데 대왕에 오른 장자 캄비세스는 아우를 죽여 버린다. 또 이집트를 무자비하게 정복한 뒤 과음과 무절제로 인해 미쳐 버린다. 결국 캄비세스는 본국에서 반란이 일어나자 이집트에서 귀국하는 도중에 환관에게 살해당한다. 그로써 거대한 페르시아제국의 창업자 키루스 가문의 대가 끊겼다. 이후 환관의 반역은 다레이오스를 포함한 일곱 귀족들에 의해 평정되고 페르시아 대왕의 자리는 키루스 가문과 무관한 다레이오스에게 넘어갔다. 키루스의 자식들은 여인들과 환관들에 둘러싸여 ‘꾸지람이라고는 듣지 않는 양육을 받고서 자란’ 탓에 대제국을 이끌 페르시아적인 아버지의 방책을 교육받지 못했다. 아버지 키루스가 무관심한 사이에 행복 때문에 타락해 버린 교육이 자식 농사를 망치게 했던 것이다. 자신은 크게 성취했지만 자식만은 제대로 키우지 못한 사례를 역사는 숱하게 보여 준다. 부모는 자신의 삶을 가꾸는 것 못지않게 자식들이 모진 세파를 이겨 내고 스스로 인생을 개척해 나갈 덕성과 지혜를 갖추도록 할 교육에 마음을 써야 한다. 빈곤해도 기죽지 않고, 힘겹고 위험한 일을 기꺼이 감당하며, 자신의 선택에 책임질 줄 아는 아이로 키우는 가정교육은 부모 공동의 몫이다.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kipeceo@gmail.com
  • ‘박태환 국가대표 선발’ 체육계 난상토론

    ‘박태환 국가대표 선발’ 체육계 난상토론

     “태극마크 박탈은 이중 처벌이다.” “예외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 박태환을 국가대표 선발에서 배제한 대한체육회 규정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10일 스포츠문화연구소 주최로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박태환 난상토론’에서는 수영선수 박태환(27)의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중 처벌이냐, 아니냐는 것이 쟁점이었다.    법무법인 광장 국제중재팀장인 임성우 변호사는 “국제기준에 비춰보면 박태환을 3년간 국가대표에서 배제하는 규정은 기왕에 이뤄진 처벌에 더한 추가징계이기 때문에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011년 IOC가 도핑 위반 선수를 출전금지와 별개로 올림픽 출전까지 제한하는 규정(통칭 ‘오사카 룰’)이 이중처벌로서 도핑에 관한 국제협약을 위반했다고 판결했고, 결국 IOC도 해당 규정을 폐지했다.    이에 대해, 최동호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은 대한체육회 규정과 국제기준은 상충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러시아는 도핑규정을 위반한 육상선수들에게 2년간 출장정지 처분을 내렸고, 케냐는 도핑위반하면 징역형까지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꿨다”고 언급하면서 “한국 체육은 그동안 메달을 위해 잃어버린 게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스포츠문화연구소 박지훈 사무국장(변호사) 역시 “‘오사카 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추가적인 출장정지 안건이지만 박태환은 선수로서 출장여부가 아니라 국가대표 선발규정 안건이기 때문에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대표라는 이름이 갖는 무게를 고려해서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자는게 대한체육회 규정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논의는 자연스럽게 ‘원칙’과 ‘특혜’ 문제로 흘렀다. 박 국장은 “일반적인 국민여론은 나도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원칙을 세운 뒤 첫 적용사례에서 예외를 인정한다면 체육계는 스스로 특혜와 비리를 척결할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위원은 개인 의견을 전제로 “만약 대한체육회에서 박태환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올리고 충분한 토론을 거쳐 결정한다면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바꿀 수도 있다”면서도 “규정에 문제가 있어서 개정하는 것과, 박태환에게 적용하는게 문제가 있으니 규정을 바꾸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박 국장 역시 “공정한 논의를 거쳐 규정을 바꾼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지금처럼 유력인사들과 여론에 휘둘려 예외를 만든다면 단연코 반대한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국가대표 선발규정이 너무 광범위하고 문제 소지가 있다는 건 인정한다”면서도 “국가대표 선발에 대한 엄격한 규정이 생긴 맥락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사회가 국가대표에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그만한 명예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이것 자체가 엘리트 체육 위주 발상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규정 자체를 논하는 토론은 필요하지만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난상토론에 참석한 박태환 스승인 노민상 감독은 “현재로선 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한다거나 할 계획은 없다”면서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절차를 밟아서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길 스승으로서 부탁드린다”고 읍소했다. 난상토론 사회를 맡은 이현서 아주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는 “국위선양이니 하는 논리는 특혜 시비만 부를 뿐이다. 메달이 아니라 체육계 발전이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최근 일부 정치인들이 논란에 개입하는 것이 건강한 토론을 가로막는다는 비판도 나왔다. 최 위원은 “국위선양이니 올림픽 메달이니 하는 발언에 개탄한다”면서 “박태환에게 면죄부 주겠다는 논리는 재벌이 수백억을 횡령해도 ‘한국경제에 기여했으니 사면해주자’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열린세상] 트럼프 리스크와 민주주의/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열린세상] 트럼프 리스크와 민주주의/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국민이 자유로운 의사 결정을 통해 정치지도자를 뽑는 민주주의는 인류가 발명한 정치제도 중 가장 바람직한 제도다. 통치를 받을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을 대신해 정치공동체를 이끄는 지도자를 선택하고, 주기적으로 교체한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평등, 인권을 지킬 수 있는 근간이 된다. 그러나 모든 제도가 그렇듯 민주적 선택 과정이 항상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특히 선거가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덕목을 검증하지 못한다는 것은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다.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은 민주주의에서 정치지도자 충원 과정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기행과 독설로 정평이 나 있는 트럼프가 정통 보수 정당인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이유는 다양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미국의 보수 유권자들이 선택한 그가 미국이라는 거대 국가를 이끌 수 있는 자질과 도덕성, 지성과 능력을 갖추었느냐 하는 점이다. 공화당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다. 오죽하면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자나 밋 롬니 전 대통령 후보 등이 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겠는가. 뉴욕타임스는 그의 후보 지명을 ‘공화당의 자살’이라고 표현했다. 수많은 공화당 지지자들은 실망을 넘어 절망에 빠져들고 있다. 멕시코 국경을 봉쇄하는 장벽을 쌓겠다,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막겠다, 한국은 스스로 핵무장해 자신의 안보를 지켜라 등 실로 생각하기 어려운 막말을 마구 쏟아 내고 있는 그가 패권국가인 미국의 대통령이 됐을 때, 과연 이 세계는 어떻게 될까. 중국 공산당의 집단지도체제와 그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정치 엘리트들이 겪는 무한경쟁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공산당원이 된 이후 수많은 단계를 거치면서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덕목을 연마해야 하고, 반복되는 경쟁을 모두 이겨 냄으로써 최종적으로 국가지도자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에서는 그때그때의 유권자 선택에 따라 국가지도자가 되는 행운을 갖는다. 버락 오바마는 초선 상원의원에서 일약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는 행운을 얻었다. 지미 카터나 빌 클린턴은 주지사에서 일시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반면 아버지 부시는 역대 정부의 요직을 거치면서 자질과 능력을 갖춰 대통령이 된 케이스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의 정치지도자 충원 과정도 그동안 많은 문제점을 보여 왔다. 불행하게도 일천한 민주주의의 역사 속에서 우리의 정치 엘리트 충원 과정은 더욱 불안정하다. 과거에는 반정부운동이나 학생운동을 하다가 감옥에 다녀오면 그것이 훈장이 돼 정계 진출의 보증수표가 됐다. 최근에는 방송 활동으로 얼굴을 알렸다가 진출하거나, 변호사와 언론인, 대학교수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비례대표를 통해 발을 내딛기도 한다. 문제는 정치 엘리트로 발돋움하는 사람들의 자격이나 능력, 도덕성 등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장치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대선 후보에 도달하는 과정에서도 정치지도자의 덕목들, 예컨대 과단성 있는 리더십과 상황에 따른 냉철한 판단력, 따듯한 관용의 정신이나 국민을 위한 대타협과 희생의 정신 등을 갖출 수 있는 학습 과정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우연에 가까운 이유로, 혹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실망에 따라 정치권 외부의 인사가 갑자기 정치지도자로 나서기도 한다. 올바른 지도자를 만들기 위해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로 전환할 수는 없지만 바르고 건전한 정당정치를 통해 정치지도자로서의 자질과 덕목을 검증할 수는 있다. 정당의 주된 역할 중 하나가 다양한 방식의 경쟁을 통해 올바른 자질과 덕목을 갖춘 사람이 정치지도자로 부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정치인 스스로 정당민주화와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막말과 구태 정치를 일삼는 정치인을 퇴출시키고, 도덕성과 품위를 갖춘 정치인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언론과 시민사회단체들도 검증자로서의 역할을 바르게 수행해야 한다. 그것만이 한국판 트럼프 리스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 [사설] 교수 연구윤리 옥시 상혼보다 더 타락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의 최대 가해자인 옥시레킷벤키저의 용역 연구서를 조작해 준 의혹을 받는 서울대 교수가 검찰에 붙잡혔다. 사건의 진상이 수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의 분노는 날마다 커지고 있다. 파렴치 기업들의 작태에 가뜩이나 경악스러운데 대학교수들이 옥시 측의 입맛에 맞춰 연구 자료를 조작해 줬다니 할 말을 잃게 한다. 검찰이 밝힌 의혹이 전부 사실이라면 서울대 수의학과 조모 교수와 호서대 유모 교수의 죄질은 악덕 기업 옥시보다 나을 게 없다. 옥시는 2011년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발표하자 두 교수에게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서울대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저농도 실험에서 임신한 쥐 15마리의 새끼 13마리가 죽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랬으면서도 옥시가 유리하도록 엉터리 보고서를 만들어 줬다. 가습기 살균제와 폐 질환 사이에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호서대 교수도 옥시에 유리한 실험 환경을 만들어 결과를 은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옥시 측에서 받은 연구용역비 외에 수천만원을 개인 계좌로 받은 사실도 덜미를 잡혔다. 학계에서 두 교수는 독성학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그런 사람들이 뒷돈을 받고 양심을 팔았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들이 용역을 맡았을 때는 살균제의 사망 피해가 이미 심각했던 시점이다. 만약 교수들이 도덕성을 바닥에 팽개치지만 않았어도 이번 파동은 훨씬 빨리 수습되고 피해 규모도 줄었을 것이다. 보고서 조작 의혹을 지켜보는 시선이 엄중한 까닭은 분명하다. 국내 최고 대학의 연구 권위자가 100명 넘는 사망자를 낸 중대 사건에 짬짜미 연구를 해 줬다면 학계의 연구용역 뒷거래 풍토가 얼마나 만연했을지 짐작되고도 남는다. 이번 일이 두 교수의 우연한 일탈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대학의 연구윤리가 이렇게까지 타락해 국민의 불신을 받도록 방치할 일이 아니다. 검찰 수사와 별개로 문제의 대학들도 두 교수에 대한 의혹의 진상을 철저히 파악해 냉정한 처벌을 해야 한다. 연구윤리가 하도 바닥을 치니 지난해 전국의 대학들은 대학연구윤리협의회를 만들었다. 그러고도 무엇이 달라졌는지 대학들 스스로가 책임을 돌아보길 바란다.
  • “학교폭력·층간소음 등 실무적 모의면접 훈련해야”

    “학교폭력·층간소음 등 실무적 모의면접 훈련해야”

    올해 첫 순경공채 필기시험이 지난 3월 19일 치러졌다. 필기시험 합격자는 지방경찰청별로 지난달 27일까지 체력시험을 마쳤다. 면접시험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각 시·도경찰청에서 실시된다. 필기·체력·면접 시험과 가산점으로 평가가 이뤄지는 순경공채 시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필기(50%) 평가이지만, 최종 합격을 위해서는 체력(25%)과 면접(20%) 평가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최근 공무원시험에서 면접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데다, 순경공채 선발 인원이 워낙 줄어 면접에서도 심화 문제가 많이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박문각 남부경찰학원 강사들의 도움을 받아 면접시험 대비법을 살펴봤다. 올해 순경공채 시험은 응시원서 접수에서부터 경쟁이 치열했다. 1449명 선발에 6만 696명이 원서를 내 평균 경쟁률이 41.9대1까지 치솟았다. 필기시험 난도 역시 높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평이다. 경찰학개론, 형법, 수학, 과학 등 선택과목이 예년에 비해 어려웠다. 특히 경찰학개론과 같이 학습량이 많아 수험생이 기출 문제 중심으로 공부하는 과목에서도 기존에 출제되지 않았던 문제들이 눈에 띄었다. 형법 시험에서도 기존 판례 중심 문제에서 벗어나 법조문, 학설에 대한 문제들이 등장했다. 필기시험 합격자는 최종 선발 예정인원(1449명)의 2배에 가까운 2846명이다. 올해 두 차례 치르는 순경공채 총선발 인원이 줄어든 탓에 필기·체력 시험을 통과했다 하더라도 면접이 합격의 당락을 가를 관문이 될 전망이다. 경찰공무원 임용령 시행규칙에 따르면 면접시험은 ▲경찰공무원으로서의 적성 ▲의사 발표의 정확성과 논리성·전문 지식 ▲품행·예의, 봉사성, 정직성, 도덕성·준법성 등을 평가 요소로 삼는다. 무도·운전 등과 같은 경찰업무 관련 특수 기술 능력에는 5점 만점으로 가산점이 부여된다. 요소별 면접위원들이 평가한 점수를 합산한다. 면접시험은 수험생 1인당 2차례(집단면접, 개별면접)에 걸쳐 실시한다. 일반 능력, 전문 지식 등을 평가하는 집단면접과 기본 인성, 가치관, 조직 적응성 등을 평가하는 개별면접으로 진행된다. 집단면접에서는 4~6명이 한 조를 이루게 되며 면접관은 3명으로 구성된다. 면접에는 평균 30~40분이 걸린다. 집단면접에서는 모든 응시자에게 공통 질문을 하기도 하고 일부 응시자에게만 다른 질문을 하기도 한다. 질문의 내용은 경찰직무 관련이나 시사상식 등이다. 예를 들어 폐쇄회로(CC)TV 확대에 대한 입장, 경찰 관련 비판 보도에 대한 대처, 경찰공무원으로서의 직업윤리 등을 묻는다. 이를 통해 경찰에 대한 인식, 사명감, 업무수행능력, 돌발상황 발생 시 대처능력, 전문지식 등을 비교 평가한다. 개별면접에서는 수험생의 도덕성과 봉사정신, 청렴성, 협동심, 발전가능성, 인성 등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면접관은 현직 경찰관, 관련 학과 교수 등 3명이고 평균적으로 5~10분 동안 면접이 진행된다. 개별면접에서는 생활기록부, 신원진술서, 자기소개서, 사전조사서, 인성검사 결과 등을 포함한 개인 신상 기록을 토대로 한 질문이 주를 이룬다. 또 사회성과 공직 적합성, 지원 동기, 가족 등과 관련한 질문도 나온다. 집단면접과 개별면접의 면접관은 서로 다르다. 이번 면접에서는 특히 더욱 심화된 내용의 질문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3차 순경 공채 시험 면접 때는 구체적인 상황에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들이 출제됐다. 예를 들어 경찰이 갖는 이미지에 대한 토론, 테이저건을 장구로 볼 것인가 무기로 볼 것인가에 대한 찬반 토론, 층간소음 해결 방법, 누군가 본인을 신고했을 때 대처 방법 등이다. 또 경찰업무와 관련해 어떤 캠페인을 펼치고 싶은지, 학교 폭력이 일어났을 때 가정, 교사, 경찰 중 누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지 등과 같은 실무적이고 심화된 주제도 많이 등장했다. 자주 출제되는 질문 유형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주제에 관해 정보를 알고 답변까지 준비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사전조사서에 대한 질문이 많기 때문에 사전조사서를 작성할 때 그와 연계될 수 있는 질문들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남부경찰학원 강사들은 면접관의 질문에 자신만의 언어로 답하고, 모의면접 등 상황 설정을 통한 트레이닝을 반복하라고 조언했다. 자신이 정확하게 소화하지 못하는 표현이나 말투, 단어를 무리하게 사용하다 보면 실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럴듯해도 자신이 소화하지 못하는 표현을 쓰기보다는 자신의 언어를 조리 있고 자신감 있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면접시험을 준비할 때는 수험생들끼리 스터디를 구성하거나 거울 앞에서 스스로 스피치 연습을 반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시험 당일 긴장한 상태에서도 최대한 실수를 줄이고 평소 생각해 온 내용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방법을 체득하는 과정이다. 마지막으로 현장 대기 및 준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미리 계획을 짜두는 것도 중요하다. 면접장에 도착해 시험에 임하기 전까지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계획을 세워 둔다면 우왕좌왕하지 않고 차분하게 면접에 임할 수 있다. 마지막까지 최상의 컨디션으로 면접시험을 치를 수 있는 이미지 트레이닝도 잊지 말아야 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씨줄날줄] 불매운동/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불매운동/강동형 논설위원

    인터넷이 널리 보급된 오늘날에는 발 없는 말(言)이 천 리가 아닌 만 리도 갈 수 있다. 명분 있는 불매운동은 한 기업을 죽일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커졌다. 불매운동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보이콧(Boycott)은 19세기 말 아일랜드에서 임대업을 하던 보이콧이라는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가 임차인들의 임대료 인하 요구를 거부하고 퇴거영장을 보내자 임차인들이 집단으로 보이콧과의 거래를 중단했다. 그는 결국 이 사건으로 아일랜드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현대적 의미의 불매운동은 특정 상품의 제조업체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그 제품이나 회사 제품을 사지 않는 소비자 운동을 말한다. 노조나 단체가 불매운동을 하기도 하지만 이를 소비자 운동으로 규정하는 데는 이견이 있다. 소비자 운동으로서 불매운동은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이다. 헌법 124조는 ‘국가는 건전한 소비행위를 계도하고 생산품의 품질 향상을 촉구하기 위한 소비자보호운동을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형법을 위반하는 불매운동은 보호받지 못한다. 제조회사에 전화를 해 업무를 못 하게 방해하는 등의 위력을 행사하면 형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가능한 한 법의 테두리에서 이뤄져야 한다. 특정 기업의 제품이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다면 그 이유를 막론하고 제조회사가 일차적인 책임을 지는 게 상식이다. 전문가들은 자사 제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위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신속하고 공식적인 대응을 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며,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진실성이 있는 사과를 통해 소비자와 공감대를 이룰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위기를 극복한 좋은 사례가 1982년 발생한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이다. 존슨앤드존슨사는 사건이 발생하자 위기팀을 꾸리고, 사고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금전적 보상을 약속하고, 포장 형태를 바꾸고, 모든 제품을 리콜하는 조치를 취했다. 수사 결과 정신 이상자의 짓으로 드러났지만 회사의 대응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소비자에게 깊은 신뢰감을 주는 전기를 마련했다. 타이레놀 제조사와 가습기 살균제 파동의 당사자인 옥시(현 레킷벤키저)의 대응 방식은 비교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온·오프라인상에서 진행되고 있는 옥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옥시에 대한 불매운동은 회사의 도덕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공감까지 얻고 있다. 어제 검찰은 제품 연구자로부터 상부에 가습기 살균제에 독성이 있을 수 있다는 보고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회사 측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한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어떻게 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 진정성 있는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스탠리 밀그램의 충격적 실험 영화 ‘밀그램 프로젝트’ 예고편

    스탠리 밀그램의 충격적 실험 영화 ‘밀그램 프로젝트’ 예고편

    스탠리 밀그램의 충격적인 실험을 다룬 영화 ‘밀그램 프로젝트’ 예고편이 공개됐다. 1961년 예일대학교에서 특별한 실험이 진행됐다. 저명한 사회심리학자이자 대학교수 스탠리 밀그램의 ‘권위에 대한 복종’ 실험은 참가자들이 각자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교사와 학생이 된다. 교사의 질문에 학생이 오답을 말할 경우, 처벌로 최대 450볼트까지 전기 충격을 준다. 오답이 계속될수록 상대의 신음이 칸막이 사이로 들려온다. 하지만 권위를 가진 참가자들은 그들을 처벌해야만 한다. 영화 ‘밀그램 프로젝트는’ 인간 본성에 대해 파헤치는 스탠리 밀그램의 실험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공개된 예고편은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복종 실험 현장으로 시작된다. 역할을 부여받은 참가자는 전압이 올라갈 때마다 칸막이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고통의 소리에 힘겨워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괴로워했지만, 마지막 450볼트 스위치를 눌렀다”는 스탠리 밀그램의 말처럼, 거의 대부분 참가자가 마지막 버튼을 누른다. ‘인간의 도덕성에 관한 고통스러운 진실. 권위에 도전했던 위대한 실험’ 이라는 카피처럼, 스탠리 밀그램은 이 실험을 통해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무의식적으로 복종하게 되는 인간의 본성을 증명해냈다. 하지만 심리학계는 그의 비윤리적인 실험과정에 대해 거세게 질타한다. 이에 스탠리 밀그램은 “누구에게나 선택의 자유가 있습니다. 복종도 선택의 문제죠.”라고 당당하게 답할 뿐이다. 사회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의 논란의 실험을 그린 ‘밀그램 프로젝트’는 5월 12일 개봉 예정이다. 15세 관람가. 97분. 사진 영상=THE 픽쳐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열린세상] 4·13 총선은 불평등·불공정 사회에 대한 경고다/조인호 데이터엔비욘드 대표이사

    [열린세상] 4·13 총선은 불평등·불공정 사회에 대한 경고다/조인호 데이터엔비욘드 대표이사

    4·13 총선이 이런저런 이유로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예상 밖의 결과를 가져온 원인에 대한 분석도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하다. 필자는 지난 6년의 보수적 기조 아래서 강화된 현재의 사회적 구조에 대한 미래세대들의 불신과 불만이 높아진 20대 선거 참여와 야권 쏠림 현상으로 나타났다는 이번 선거의 해석에 동의한다. 한국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 구조가 우리 세대에 와서 훨씬 더 가속화돼 가고 있는 것은 이미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경제적 불평등이 사회적·정치적 불평등으로 전이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이러한 불평등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구성원들이 다수라는 것이다. 불평등 구조의 고착화와 이에 대한 반발, 갈등 구조의 확산은 한국 사회의 문제만은 아닌 듯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국가를 넘어 국제적인 부의 불평등과 빈곤 문제의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촉구함으로써 가톨릭 공동체를 넘어 폭넓은 존경을 받고 있다. 파나마페이퍼스는 일부 사회 상류층의 부도덕성의 민낯을 드러내는 동시에 일반인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분노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고착화돼 가는 불평등 구조를 개선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불평등을 이야기할 때 기준이 되곤 하는 것이 자본이다. 재화나 용역의 생산에 사용되는 자산이라는 사전적 정의보다는 축적과 양도가 가능한 자원으로 자본을 이해하는 것 같다. 이러한 경향은 ‘사회적 자본’, ‘문화자본’과 같은 새로운 개념들을 형성할 수 있게 했다. 사회적 자본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필자가 이해하는 사회적 자본은 자원의 동원이 가능한 인적 연결망의 양과 질이다. 부르디외가 개념화한 문화자본은 문화 취향의 계급적 차별화를 확대 재생산하는 상징적 자원이다. 이제 불평등은 경제적 영역뿐만 아니라 사회적·문화적 영역에서 중첩되고 강화되고 있다는 데 합의가 존재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해 보인다. 이러한 불평등의 전 생활영역 확산과 고정화는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판단과 직결된다. 공정성도 결과공정성, 형평공정성, 절차공정성, 상호작용공정성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이 가운데 결과공정성은 투입에 따른 결과의 공정성 여부 판단에 근거하며, 형평공정성은 상대방과의 비교를 통한 공정성 판단 영역이다. 절차공정성은 자신과 관련된 의사결정의 과정과 방법, 수단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반면, 상호작용공정성은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쌍방 간 존경과 존엄성의 인정을 바탕으로 한다. 그리고 많은 연구가 구성원들의 조직 및 사회에 대한 만족이 절차공정성과 상호작용공정성에 대한 인식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서 논의되는 불공정성의 범위는 결과공정성과 형평공정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자신의 미래와 직결되는 의사결정에 대한 참여가 봉쇄돼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과 수단의 정당성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빈곤층과 사회적 약자들은 개인으로서의 존엄을 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존경의 대상이 되는 의사결정의 참여자가 되기보다는 수혜의 대상 혹은 사회적 부담으로 각인되고 있다. 4·13 총선의 결과를 받아 안은 정치인과 정당들은 아마도 조만간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 방안들을 쏟아 내기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이 과거처럼 소득 불균형을 완화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불평등의 구조를 개선하거나 구성원들이 느끼는 사회적 소외와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경제적 불평등의 개선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분배의 불평등을 내생적으로 가진 사회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그리고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상존하는 사회임을 받아들인다면 불평등 구조 개선의 기준과 절차, 협상의 과정에 대한 이해가 의사결정자들에게 구해져야 한다. 또한 그 대상이 되는 개인 혹은 집단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존엄을 인정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역시 그 출발은 소통이다.
  • 덕성여대 ‘창학 제96주년 기념식’

    덕성여대 ‘창학 제96주년 기념식’

    덕성여대(총장 이원복)는 18일 서울 도봉구 쌍문캠퍼스 덕성아트홀에서 ‘창학 제96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사학과 한상권 교수, 식품영양학과 조윤옥 교수 등 장기 근속자 27명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 “새누리·朴 대통령 심판, 더민주 경고… ‘대화·타협의 정치’ 명령”

    “새누리·朴 대통령 심판, 더민주 경고… ‘대화·타협의 정치’ 명령”

    지난 13일 치러진 이번 제20대 총선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14일 ‘새누리당 및 정권 심판’의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유권자들이 경제 불황 등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음에도 공천을 둘러싼 갈등과 오만함을 드러내 국민들의 인내가 한계가 달했다는 분석이다. 또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음에도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타협의 정치’가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징벌적 성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민주정치에서 정당은 유권자들에게 상품을 공급하고 유권자들은 상품이 좋으면 당선을 시켜 주는데 새누리당의 이번 공천 과정은 질 떨어지는 상품을 억지로 먹으라는 것”이라며 “여당이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을 주지 못했고, 이에 대한 대구·경북 지역의 분노가 서울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체적으로 새누리당 심판의 성격이 강하지만 국민의당이 높은 정당 지지율을 얻은 점을 보면 유권자들은 더민주에 대한 엄중한 경고도 한 것”이라며 “그만큼 양대 정당에 대한 큰 불신을 가진 국민들이 이번에 정권과 더민주에 신호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역구에서 새누리당이 더민주에 밀린다는 건 상상도 못 한 일”이라며 “거의 탄핵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선택 동인으로 국민에게 실망감만 안긴 양당 체제에 대한 비판과 경제 불황을 뽑았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택 요인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양당 체제에 대한 대립과 반목 등 편파성이 과도하다고 보고 유권자들이 국민의당에 힘을 실어 주는 교차 투표를 한 부분이 있다”며 “유권자들에 의한 후보 단일화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투표는 저항적 투표”라면서 “여야 할 것 없이 공천을 둘러싼 정치적 투쟁 방식에 대한 유권자들의 혐오감이 많이 작용해 국민의당이 약진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이 잘했다기보다는 기존 정당에 대한 혐오감에 따른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여당 지지자 다수가 투표를 포기하거나 국민의당으로 돌아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경제가 안 좋았기 때문에 이 문제가 중요했다”며 “여당이 야당 심판을 말했는데 그건 어찌 보면 남 탓을 하는 것이어서 책임 있는 여당이 그런 프레임을 가져가는 건 좀 부족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의 최대 승자로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를 뽑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 대표는 기대하지 못했던 승리를 얻었고, 후보 단일화 반대도 결과적으로 성공했다”며 “소신대로 밀고 나가면서 정치인으로서 안 대표의 이미지가 세워졌다”고 평가했다. 윤 교수는 반면 “패자는 박 대통령”이라며 “친박(친박근혜)계 중심으로 가려다가 선거를 망쳤고 여당에서는 차기 대권 주자까지 빠져 버렸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도 “호남 지역에서 승부를 가렸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가장 큰 수혜자는 안 대표”라며 “제일 큰 피해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다. 김 대표가 책임질 문제가 아니지만 대선 주자로서 역할이 축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에 여야 텃밭에서 ‘이변’을 일으킨 후보들이 다수 나온 점에 대해서는 완벽히 지역 구도가 없어졌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이 많았다. 박 교수는 “지역 구도는 완벽하게 없어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번에 교훈이라 한다면 여든 야든 ‘묻지마 지지’가 아니라 잘하고 가치가 있다고 평가해야 따른다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정당 중심보다는 인물 중심으로 투표 양상이 바뀌고 일정 부분 지역주의가 이완됐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총선 이후 향후 정국에 대해서는 각 당의 내부 투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한 의견이 적지 않았다. 더불어 3당 체제가 형성된 만큼 다양한 다당제 실험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민주는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간 갈등이 커질 것”이라며 “문 전 대표는 (선거 전 약속대로) 정계 은퇴를 선언해야 하지만 안 할 것이고, 비노(비노무현) 측에서는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흔들기에 나서면서 이전투구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교수는 “새누리당에서는 실패에 대한 책임론과 계파 갈등이 불거지고 박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이 올 것”이라며 “위기에서 결속할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일진 미지수”라고 평했다. 임 교수는 “3당 체제가 되면서 한국에서 새로운 다당제 실험이 있을 것”이라며 “지금의 3당 체제가 1988년 민정당과 평민당, 민주당 등의 체제에서 보여준 것처럼 정책 연합을 주도하는 식으로 순기능을 할지, 아니면 공조 체제로 가는 것이 아니라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과 다수당인 더민주가 마찰을 하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향후 정국은 새로운 의회정치를 해야 하는데 우리 정당 역량으로 봤을 때 각 당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새누리당은 물론 더민주도 김 대표와 문 전 대표 세력 간 갈등이 있을 것이고, 국민의당은 새누리당과 연대를 해도 개헌을 할 수 있는 의석수(180석)가 안 되기 때문에 국회선진화법이 국회의 발목을 다시 잡아 난맥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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