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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설 인사말/황성기 논설위원

    설 연휴를 앞둔 어제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지식 검색어에는 ‘새해 인사말’ 혹은 ‘설날 인사말’이 1위에 올랐다. 설이면 으레 있는 일이려니 하지만 포털을 검색하는 주력 소비층을 감안하면 젊은층이 급한 마음에 검색어 입력을 많이 했을 것으로 어림된다. 설 인사말까지 포털에서 찾는 세태가 박정하게 느껴지긴 해도 부모를 비롯한 가족에게 건넬 예의 바르고 적절한 인사를 검색까지 하는 정성은 갸륵하다. 인터넷 시대라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다. 그러나 인터넷이 만능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아무리 검색해도 써먹을 인사말이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초등학생이라 밝힌 어느 네티즌은 “만수무강하세요.”라는 말을 형·누나들이 앞에서 써버리니 순서가 맨 마지막인 자신은 늘 인사말이 궁하다며 좋은 말이 없느냐고 질문했다. 조회가 6000회 가까운 이 질문의 답변은 이렇다.“제 용돈 많이 주실 수 있도록 앞으로도 하시는 일 잘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답변은 “애교로 보일 수 있게 속마음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것도 좋다.”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해마다 세배를 하거나 인사를 나눌 때 인사말이나 덕담에 빈곤함을 느끼기는 어른이 되어 자식까지 둔 지금이 되어서도 초등학생 네티즌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예절문화원의 남상민 원장은 가족끼리 나눌 설날 인사말에서 지켜야 할 몇가지를 일러준다. 흔히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들 하지만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써서는 안 된다고 한다. 복을 내리는 것은 윗사람뿐이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연령에 관계없이 건강을 빌고 일이나 공부가 잘 되기를 기원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지만 지난 한해의 노고에 대한 격려, 도와준 데 대한 감사의 말을 먼저 하는 게 좋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어른들에게 올리는 인사말, 아이들에게 내리는 덕담만 생각하지 말고 부부간이라도 꼭 절을 나누고 인사말을 주고 받으라고 충고한다. 이런 원칙들만 머릿속에 넣어둔다면 가족의 특성에 따라 인사말·덕담에 얼마든지 상상력을 담을 수 있을 것 같다. 삶의 지혜가 담긴 말, 상대가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 그리고 격려와 고마움을 담은 인사말을 오늘 하루 생각해 두고 설날 아침을 맞는 건 어떤가.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7개월만에 대좌… 4시간만에 합의

    7개월만에 대좌… 4시간만에 합의

    관계 복원의 필요성에 대한 사전 교감이 이루어졌기 때문인지 15일 개성에서 열린 남북 장관급회담 실무대표접촉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오전 10시30분부터 얼굴을 맞댄 양측은 불과 4시간여만에 공동보도문을 번갈아 읽은 뒤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일정에 대한 사전합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北대표 “설에 겨레에 큰 선물주자” 당초 우려됐던 회담 중단의 책임을 둘러싼 당국자간 신경전은 벌어지지 않았다.“대화중단의 귀책사유가 남측에 있다고 북측이 유감을 표시하지 않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우리측 대표인 이관세 본부장은 “7개월 만에 열렸기때문에 할 일이 쌓여 있다.”면서 “부지런히 가도 시간이 없는데 과거에 대해 시시비비를 논하는 것은 의미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이 본부장은 “회담의 전체분위기는 매우 진지하고 좋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날 회의는 북측 대표인 맹경일 조평통 부국장이 기조연설에서 “올해 북남 관계가 풍성한 수확되게 씨를 잘 뿌려 설을 맞는 겨레에게 큰 선물을 주도록 노력해보자.”며 덕담을 건넬 때부터 순항을 예고했다. 특히 오랜만에 얼굴을 맞댄 양측 대표들은 날씨 이야기를 하며 분위기를 녹였다. 이 본부장은 “따뜻한 날씨만큼이나 회담도 잘 될 것 같다.”고 했으며, 맹 부국장은 “봄계절 오면 겨울 물러나는 게 자연의 법칙”이라며 “북남 관계에도 따듯한 봄을 가져와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 통일, 환송식서 상기된 표정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이날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사무소에서 가진 대표단 환송식에서 “지난 13일 6자회담 합의는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대단히 중요한 계기”라면서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7개월간 중단된 남북간 대화를 복원함으로써 북핵 문제 해결은 물론 한반도 긴장완화와 동북아 평화정착이라는 실질적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후 첫 남북 장관급회담 데뷔가 눈앞에 다가온 탓인지 이 장관은 환송식 내내 한껏 상기된 모습이었다. 한편 이날 대표접촉에서 북측은 쌀·비료 지원 및 철도·도로 연결, 경공업 원자재 제공 등 현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남북간 합의했지만 이행하지 않은 것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일부 의제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공동취재단·김미경 이세영기자 chaplin7@seoul.co.kr
  • 봉사도 하고 철도 들고

    봉사도 하고 철도 들고

    “우리 손녀딸 왔냐.” “할머니, 살이 많이 빠지셨어요.” 15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단칸방에서 오복남(89) 할머니와 신영주(14·당산서중 1학년)가 담소를 나눈다. 영주의 어머니 주경순(41)씨는 가져온 빵과 식혜를 차려 놓는다. 주씨가 “할머니, 영주가 이번에 1등 했어요.”라고 자랑하자 오 할머니가 덥석 영주의 손을 잡는다. 할머니의 덕담이 이어졌다. “고생했다. 공부도 중하지만,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좋은 거다. 잘난 체하지 말고, 변덕부리지 말고 할미한테처럼 마음을 곱게 써라.” 영주와 오 할머니의 ‘아름다운 만남’은 지난해 3월 시작됐다. 독거노인과 중학생을 가족으로 맺어 주는 영등포구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영주가 참여하면서부터다. 봉사활동은 매주 수요일 독거노인에게 전화를 하고 한 달에 한번씩 방문해 말벗이 되는 것. 영주는 첫 만남을 또렷이 기억했다.“처음에 전화를 드릴 때 뵙지도 않은 상태라 무척 떨렸어요. 제 소개를 했더니 할머니가 다정한 목소리로 ‘고맙다.’고 말씀하셔서 긴장이 풀렸지요.” 할머니도 영주를 “마음이 착한 아이”라고 말했다.“늙고 재미없는 노인한테 전화하고, 찾아오고 얼마나 고마워.1년째 한결같이 마음 쓰기가 쉽지 않잖아.” 함경북도 함주군이 고향인 오 할머니는 6·25전쟁 때 피란길에 남편을 잃었다. 결혼 5년 만이었다. 어린 자식 3명을 홀로 키우며 도둑질 빼고는 다 해봤다. 그는 지난해까지 재활용품을 모으며 용돈을 벌었다. 그러나 지난 가을 심장수술을 받은 후 일을 그만뒀다. 할머니의 오른쪽 손가락은 동상 때문에 붉게 부어올라 있었다. 아들들은 지방에 있지만 혼자된 터라 따로 산다. 쌀쌀한 날씨 탓에 단칸방에는 냉기가 가득했다. 그러나 기름값 걱정에 할머니는 방을 데우지 않았다. “부엌에 떠놓은 물이 얼어 붙으면 방에다 보일러를 넣어. 보일러가 고장나면 안되니까.”밤에는 전기 장판을 깔고 낮에는 노인정에서 추위를 견딘단다. 오 할머니의 어려운 생활을 보며 영주도 달라졌다고 어머니 주씨가 거들었다. “마음 씀씀이가 따뜻해졌어요.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할머니를 길에서 보면 성큼 다가가 도와 주더라고요.” 오 할머니에게 전화한 날이면 어김없이 시골에 있는 친할아버지·할머니에게도 안부를 물었다. 영주는 할머니를 만나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할머니께서 불평하시는 걸 들어본 적이 없어요. 항상 ‘고맙다.’‘고맙다.’고 하시죠. 그런 할머니를 생각하면 작은 일에 짜증낼 수가 없어요.” 영등포구는 설을 사흘 앞둔 15일 할머니와 손자·손녀로 아름다운 만남을 이어온 독거노인 176명과 청소년 88명을 초청해 다과회를 가졌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평창에 함박눈… 유치위 “하늘이 돕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사평가위원회의 2014동계올림픽 후보지 현지실사가 진행되고 있는 강원도 평창지역에 실사 첫날인 14일 새벽 10㎝ 이상의 함박눈이 내리고 북한 핵문제를 다룬 6자회담 합의소식까지 전해지자 현지 유치위측과 주민들은 마치 유치에 성공한 듯 축제분위기였다. 평창지역은 이번 겨울 눈이 많이 내리지 않고 날씨마저 포근해 현지 실사를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지만 IOC실사단이 평창을 찾은 13일부터 함박눈이 내리면서 주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유치위원회 측은 “하늘이 돕는다.”며 유치에 자신감을 보였다. 또 실사단이 평창에 도착하는 날 평창 유치에 걸림돌이었던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6자회담이 타결됐다는 소식에 “겹경사 속에 유치의 고지가 보인다.”며 고무됐다. 주민들의 대대적인 환영 속에 용평 숙소에 여장을 푼 16명의 IOC실사단은 14일 아침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채 호텔에만 머물다가 곧장 프레젠테이션 행사장에 모습을 나타내는 등 입조심, 몸조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가야 지하루 실사위원장은 프레젠테이션에 앞서 10여분간 언론에 회의장을 공개한 뒤 인사말을 통해 “눈도 오고 날씨가 좋다. 좋은 예감이 든다.”며 유치위측과 덕담을 주고받았지만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체 답하지 않았다. 대신 김진선 강원도지사가 프레젠테이션 중간중간 기자들에게 분위기만 간단하게 전해 주었다. 이후 저녁 때까지 비공개로 열린 프레젠테이션에서는 해외 순방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영상메시지를 통해 “냉전의 벽을 허무는 데 서울올림픽이 기여한 만큼 평화와 화합의 올림픽 정신이 평창에서 다시 한번 활짝 피기를 기대한다.”면서 “세계에서 하나 남은 분단국가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면 올림픽의 이상을 한층 드높이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첫날 실사가 끝난 뒤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프레스룸을 찾아 “평가단이 이번 프레젠테이션으로 많은 부분 의문사항을 해소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올림픽 개념과 유산’에 대해 발표한 김 지사는 “이번 실사는 우리가 IOC에 제출한 신청파일에 대한 검증을 받는 과정으로, 평가위원들이 신청파일 내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선수촌’에 대해 발표한 김소희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은 “평가위원들이 ‘선수 중심의 올림픽’에 대해 관심을 가져 ‘30분 이내에 경기장이 배치되고, 선수 90%가 선수촌에서 경기장까지 10분 이내에 도착이 가능하다.’고 답변하자 ‘원더풀’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며 활짝 웃었다.평창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평창에 함박눈… 유치위 “하늘이 돕는다”

    2014동계올림픽 후보지 현지실사가 펼쳐지고 있는 강원도 평창지역 일대에 실사 첫날인 14일 새벽까지 10㎝ 이상의 함박눈이 내리고 북한 핵문제를 다룬 6자회담 합의소식까지 전해지자 현지 유치위측과 주민들은 마치 유치에 성공한 듯 축제분위기였다. 평창지역은 올 겨울 들어 눈이 많이 내리지 않고 날씨마저 포근해 현지 실사를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실사단이 평창을 찾은 13일부터 함박눈이 내리면서 주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유치위원회측은 “하늘이 돕는다.”며 유치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또 유치에 걸림돌이었던 북한 핵문제도 실사단이 평창에 도착하는 날 6자회담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겹경사 속에 유치의 고지가 보인다.”며 고무됐다. 주민들의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받은 뒤 용평 숙소에 여장을 푼 16명의 IOC실사단은 14일 아침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채 호텔에만 머물다 프레젠테이션 행사장에 곧장 모습을 나타내는 등 입조심,몸조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실사 첫 행사인 프레젠테이션에 앞서 10여분쯤 회의장을 언론에 공개한 뒤 이가야 지하루 실사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눈도 오고 날씨가 좋다.좋은 예감이 든다.”며 유치위측과 덕담을 주고받았지만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체 답하지 않았다.다만 김진선 강원도지사가 프레젠테이션 중간중간 기자들을 만나 분위기만 간단하게 전해 주었다. 이후 비공개로 저녁 때까지 열린 프레젠테이션에서는 해외 순방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영상메시지를 통해 “냉전의 벽을 허무는 데 서울올림픽이 기여한 만큼 평화와 화합의 올림픽 정신이 평창에서 다시 한번 활짝 피기를 기대한다.”며 “세계에서 하나 남은 분단국가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면 올림픽의 이상을 한층 드높이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첫날 실사를 끝낸 뒤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프레스룸을 찾아 “평가단이 이번 프레젠테이션으로 많은 부분의 의문사항을 해소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올림픽 개념과 유산’에 대해 발표한 김 지사는 “이번 실사는 우리가 IOC에 제출한 신청파일에 대한 검증을 받는 것으로,평가위원들이 신청파일 내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선수촌’에 대해 발표한 김소희 KOC위원은 “조사평가위원들의 질문이 예상했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며 예상외의 질문은 답변하기 쉬운 것이어서 능력의 120%를 발휘했다.”고 말했다.이어 “평가위원들이 ‘선수중심의 올림픽’에 대해 관심을 가져 ‘30분 이내에 경기장이 배치되고,선수 90%가 선수촌에서 경기장까지 10분 이내에 도착이 가능하다.’고 답변하자 ‘원더풀’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며 활짝 웃어 보였다. 평창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프로농구] 유도훈 감독, 스승 신선우 눌렀다

    ‘청출어람이 시작됐다.’ ‘코트의 여우’ 유도훈(40) KT&G 신임 감독이 스승인 ‘신산’ 신선우(51) LG 감독을 디딤돌 삼아 사령탑 데뷔 세 경기 만에 첫 승을 낚아챘다. 유 감독은 99∼00시즌 현대 걸리버스(현 KCC)에서 플레잉코치로 뛰며 신 감독 밑에서 지도자 수업에 돌입했다. 올시즌 LG에 이르기까지 ‘실과 바늘’ 사이로 신 감독을 거들며 쌓은 승수만 정규리그 통산 222승. 지난달 말 유 감독은 존경하는 스승 곁을 떠나 KT&G 사령탑으로 독립했다. 하지만 첫 승 신고가 쉽지 않았다.2연패를 당했다. 승리에 목마르던 유 감독은 공교롭게도 9일 창원에서 친정 LG를 맞닥뜨렸다.첫 승 3수에 나선 제자에게 신 감독은 “좋은 성적을 거둬 장수하는 감독이 됐으면 한다.”고 여유 있는 덕담을 건넸다. 용산고-연세대 동문이고 또 실업 현대전자 시절부터 감독-선수, 감독-코치로 12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두 사령탑의 경기는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이날 눈빛 한 번 마주치지 않았을 정도였다. 유 감독은 경기 내내 벤치 앞으로 나와 선수들을 독려했다.2쿼터 중반까지 벤치에서 관망하던 신 감독도 KT&G가 조금씩 도망가자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누구보다 상대를 잘아는 장수끼리 펼쳤던 접전은 3쿼터 막판 균형이 깨졌다.67-62로 앞선 KT&G는 단테 존스(33점 9리바운드)가 연속 3점포를 뿜어내 11점 차로 달아났다.4쿼터에서도 13점을 뽑으며 원맨쇼를 펼친 존스 덕택에 KT&G가 99-88로 이겼다.KT&G는 존스 외에도 트리플더블(12점 10리바운드 11어시스트)을 기록한 주희정, 양희승(18점), 주니어 버로(14점), 은희석(13점)이 고르게 활약해 2연패를 끊고 단독 7위(17승21패)가 됐다. 찰스 민렌드가 무려 40점(13리바운드)을 넣었으나 현주엽의 부상 공백이 아쉬웠던 LG는 21승17패로 3위를 유지했다. 유 감독은 “후반에 LG의 퍼비스 파스코가 나오지 않았는데 신 감독님이 봐 준 것 같다.”며 비로소 웃음을 지었다. 제자에게 패한 뒤 “수고했다.”는 짧은 인사를 남기고 묵묵히 돌아섰던 신 감독은 “당장 이익보다 앞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감독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인천 경기에서는 동부가 95-75로 승리, 전자랜드전 11연승을 달렸다. 전자랜드는 팀 창단 이후 동부전 전패의 늪에서 허덕였다. 동부는 이날 양경민과 손규완이 부상으로 빠져 위기를 맞았으나 ‘트윈 타워’ 자밀 왓킨스(24점 15리바운드)와 김주성(22점 7리바운드)이 초반부터 위력을 발휘했고, 강대협(20점)이 분발하며 완승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혼전양상’ 초반 대선구도 점검] 박근혜캠프 ‘전의 다지기’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2일 55번째 생일을 맞았다. 사생활 노출을 꺼리는 박 전 대표는 이례적으로 이날 오전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인터넷 팬클럽의 카페지기 20여명을 ‘깜짝 초청’해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그는 이들이 가져온 ‘축하 떡’을 나눠 먹으며 “내년 생일파티는 청와대에서 갖자.”는 팬들의 덕담에 웃음으로 화답했다. 방탄조끼를 선물로 받고는 지난 5월 테러 당시를 잠시 회상했다. 최근 정국이 자신에 대해 정치적 공세로 흐르고 있다고 여기고 있는 탓인지 간간이 무거운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여의도에 위치한 박 전 대표 캠프는 최근 전운이 감돌고 있다. 당 안팎에서 박 전 대표를 겨냥한 ‘옥죄기’가 시작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위원회가 긴급조치 위반사건 재판에 관여한 판사 실명을 공개한 것은 명백한 박 전 대표에 대한 정치적인 공세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내에서 원희룡 고진화 의원이 박 전 대표를 겨냥해 ‘이념공세 기획설’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박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기 위한 일련의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유승민 의원은 이날 “과거사위원회가 1년내내 한나라당 전신과 박정희 시대의 어두운 면만 조명시켜 박 전 대표에게 타격을 입히려 하고 있다.”며 “위원회는 대선전까지 정수장학회 등의 조사 결과를 들춰내 박 전 대표에게 끊임없이 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최근 정국의 흐름은 노무현 대통령이 이미 사전검증을 받은 박 전 대표를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떨어뜨리고, 본선에서는 약점이 많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손쉬운 대결을 하기 위한 일련의 움직임”이라고까지 해석했다. 당내의 정체성 공방에서도 ‘반박(反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예의주시중이다. 고진화 의원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 경선 관련 움직임이 건전한 보수를 넘어서 색깔론과 지역주의를 통해 특정후보를 사실상 도와주는 행위로 극에 달했다.”며 “색깔론, 지역주의, 불공정 대선 경선 조장행위에 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며 박 전 대표를 겨냥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 진영은 정체성 공방을 계기로 이념에 대한 방향을 확실히 함으로써 ‘보수성향층’과 ‘TK(대구·경북)지역층’을 강화해 이 전 시장의 지지율 독주체제를 깨는 계기로 삼자며 당내외 공세에 강경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대선후보 취약점 보완 분주] 이명박 ‘불심 껴안기’ 박차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 가운데 한명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올들어 부쩍 ‘불심잡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 전 시장은 그동안 시장 재직 시절 ‘서울 봉헌’ 발언으로 냉담해진 불심을 끌어안는데 주력해왔 다. 최근 당내 ‘불교계의 대리인’격인 주호영 의원을 캠프 비서실장으로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이 전 시장은 1일 경북 김천의 직지사를 방문, 불교계의 큰 스님인 녹원 스님과 배석자 없이 1시간 가량 환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녹원 스님은 이 전 시장에게 “여름에 청계천을 처음부터 끝까지 걸어봤는데 세계에서 이렇게 좋은 곳을 보지 못했다.”면서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청계천을 보고 나는 믿는다. 깔끔하게 잘 해달라.”라며 덕담을 건넸다. 직지사 주지인 성옹 스님도 ”앞으로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하고자 하는데 그 뜻을 꼭 이루기 바란다.”고 말했다. 직지사는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영정을 모신 사찰이라는 점에서 이 전 시장의 이날 방문은 정치적으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당내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의 ‘텃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일보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은 불교 신자들 사이에서도 47.8%로 박 전 대표(22.4%)에 크게 앞선 것도 이같은 자신감을 뒷받침한 것같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NPB] 승엽 올해 야심…홈런 45 타율 .300 타점 100

    “올해 홈런 45개와 3할타,100타점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시아 홈런킹’ 이승엽(31·요미우리)이 두 달간의 국내 휴식을 마치고 30일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며 이같이 각오를 밝혔다. 이승엽은 이날 밝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무릎 수술과 모친상 등 시련을 겪었지만 더욱 성숙해진 모습이다. “올시즌 목표가 팀의 우승”이라고 전제한 이승엽은 “지난해 홈런 41개를 때렸는데 올해는 더 많은 45개에 도전하겠다.7~8월까지 홈런 1위를 지킨다면 홈런왕을 노려볼 만하다.”고 의욕을 보였다. 또 이승엽은 “하체 강화와 체력관리에 신경을 썼다. 지바 롯데에 있을 때는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아 체력적인 부담이 없었는데(웃음) 지난해에는 거의 전 경기에 나서는 바람에 무릎도 아프고 체력도 떨어져 홈런왕도 내주지 않았는가. 올해는 한 시즌을 완전히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다듬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승엽은 올시즌 연봉 6억 5000만엔으로 일본프로야구 ‘연봉킹’에 오른 부담도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장기계약으로 많은 돈을 받게 돼 그에 걸맞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생각이 커 지난해 출국 때보다 더 부담된다.”면서 “겨울에 최선을 다해 훈련했고 지난해 10월 수술한 왼쪽 무릎도 완벽하게 정상으로 돌아왔다. 집중해서 야구하면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병규의 주니치 이적에 대해선 “나부터도 재미가 있을 것 같고 병규형과 승부에 벌써 흥분된다. 빨리 그라운드에서 만나고 싶고 둘 다 야구를 잘 해 한국인이 일본야구에서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미국에서 일본야구 열풍이 불고 있는 것에 대해 “한국 선수와 일본 선수가 그렇게 차이가 난다는 게 아쉽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아직 한국야구는 일본보다 여러 면에서 한 수 아래다. 미국 진출 문제는 시즌 후로 미뤄 두고 지금은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 “술 한잔 받으시게” 아침부터 막걸리 권유에 빠져…

    서울신문과 행정자치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공동 추진하는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우수 지역 탐방이 마무리됐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3개월여 동안 각 지방자치단체가 추천하는 우수 마을 50여곳을 다녀 왔다. 방문한 대부분의 마을이 본받을 만한 장점으로 가득했다. 기사로 쓴 내용보다 기사에 담지 못한 뒷얘기가 더 많다. 마지막으로 그 일부나마 소개해본다. ●어르신들 반짝이던 눈가에 이슬 맺히다 전남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 사상마을로 향하던 차 안에서 주민 수가 100명 남짓이라는 말을 듣고 “많아야 4∼5명쯤 만날 수 있겠구나.”고 지레짐작했다. 하지만 마을회관에 모인 주민은 족히 30∼40명은 됐다. 젊은 사람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기자보다 20∼30년 이상 연배가 많은 어르신들이었지만, 눈빛만은 초롱초롱했다. 처음에는 기자의 질문과 설명이 와닿지 않는 모양이었다. 좀 격한 표현을 썼다.“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는 지금 여기에 모이신 분들만 잘 되라고 하는 정책이 아닙니다. 지금도 자식들은 모두 외지로 떠났는데, 어르신들이 살아계실지 모를 10년이나 20년쯤 뒤에 마을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요? 마을이 남아 있을까요? 어르신들보다는 어르신들의 아들 딸, 손자 손녀들이 이곳에서 잘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왔습니다.”순간, 어르신 한 분과 눈이 마주쳤다. 반짝이던 눈가에 맺힌 이슬을 보았다. 열정은 나이와 상관없이 얼마나 절실함을 느끼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자와 이 어르신은 눈으로 얘기했다. ●“우리도 궁금한 게 많은데…” 이처럼 현지 취재에 나선 기자가 주민들이 보여준 열의 때문에 머쓱해지는 순간은 한두번이 아니었다. 전북 완주군 소양면 신원리 대승마을을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모이신 분들은 이 지역 주민들과 공무원만이 아니었다. 마을에 자문을 해주는 예원예술대 한지문화연구소 관계자 등 기자를 응시하는 눈이 너무 많아 괜한 부끄러움까지 들 정도였다.1시간여 동안 질문을 마치고 일어서려는 순간, 다시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기자님, 고작 그것만 물어보나요? 우리도 궁금한 게 많은데….” 이 후 기자는 그때까지 주민들에게 했던 질문보다 더 많은 답변을 해야 했다. 마을 발전을 갈구하는 주민들의 궁금증에 비하면 기사를 쓰기 위한 기자의 궁금증은 ‘새 발의 피’였다. ●“헉! 어르신 한명당 한잔?… 그럼 기자는?” 경남 남해군 남면 홍현리 가천다랭이마을을 갔을 때다. 취재 일정을 빡빡하게 잡은 탓에 이른 아침 서둘러 마을을 찾았다. 취재를 마친 뒤 다른 마을로 떠나기 위해 부랴부랴 짐을 꾸리는 기자의 손은 어느덧 동네 어르신들의 몫이었다. 어르신들은 이구동성으로 “마을을 일부러 찾은 손님을 그냥 보내면 주인된 도리가 아니지. 이 술 한 잔만 받고 가시게. 우리 동네 막걸리는 술이 아니라, 약이야. 젊은 기자 양반이 막걸리 한 잔 못 마신다고 하겠어?” 하지만 속았다. 한 잔은 어르신 한 명당 한 잔이었다. 연거푸 막걸리 몇 잔을 들이킨 뒤 마을을 다시 둘러봤다. 우리 농촌에서 황폐해진 것은 눈으로 보여지는 주변 환경일 뿐, 가슴으로 전해지는 훈훈한 정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였다. ●애교섞인 청탁에 대략 난감 “저는 그냥 취재 기자일 뿐인데요.” 현지 취재를 다니면서 기자가 가장 많이 한 표현 중 하나다. 정책 취지와 방향을 잘 알고 있을테니, 마을 발전에 조언을 하거나 중앙정부에 얘기를 잘 해달라는 식의 ‘애교섞인 청탁’이 많았기 때문이다. 주민 평균 수입이 연간 1억원이 넘는 ‘전복 마을’을 찾았던 전남 완도군의 경우 기자에게 재방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겠노라고 답변했지만, 약속을 지키지는 못했다. 현지에서 만난 지자체 공무원들의 모습도 다양했다.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와 관련, 기사화됐던 내용을 모두 꼼꼼히 스크랩한 뒤 방문 당시 궁금한 점을 조목조목 질문하는 ‘학구파형’이 상당수였다. 기자와 동행한 행자부 공무원 등에게 무조건 잘 할테니 잘 봐달라는 ‘읍소형’, 다른 지역의 동향부터 살피는 ‘스파이형’, 우리 지역 사정은 내가 가장 잘 알기 때문에 흔들림없이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요지부동형’ 등이다. 보여지는 모습은 달랐지만, 모습 뒤에 감춰진 열의는 대부분의 공무원이 똑같았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지금도 기자와 새해 인사와 덕담을 나누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지자체 우수계획 선정을 위한 1차 심사 결과,126개 시·군 가운데 47곳이 통과했다. 다음달 초면 최종 선정 지역 30곳이 가려진다. 최근 1차 심사에서 탈락한 지자체 공무원이 전화를 걸어왔다.“장 기자님. 그동안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탈락했지만, 낙담하지는 않습니다. 더 노력해서 내년에는 반드시 뽑힐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지역이 나아질 수 있는 길인데, 쉽게 포기할 수 있나요.”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마을 발전 씨앗 뿌리는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정책은 ‘위에서’ 내려온다. 그러나 지역의 변화는 ‘아래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지역을 가꾸기 위해 소수의 실천가가 아이디어를 내고, 주변 사람들에게 파문을 일으킨다. 이 소수의 실천가는 마을 발전의 비전을 세우고 씨앗을 뿌려 주민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나는 이런 실천가들을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라고 부르고 싶다. 전국 우수 마을 현장취재 당시 부산·울산·경남지역을 함께 다녀왔다. 이 지역에서도 이러한 실천가들을 중심으로 독특한 개성을 바탕으로 삶터를 가꾸어 가는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었다. 울산 울주군 맑은내배꽃마을을 방문했을 때, 경남 밀양군 밀양연극촌을 방문했을 때 꽃보다 아름다운 마을 리더를 만났다. 마을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쇠락해 가는 마을을 재생하고자 하는 몸부림이 느껴졌다. 초기의 시행착오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계획을 세우고 행정기관을 설득하는 이장님, 대도시가 아닌 소규모 도시에 연극단을 세워 ‘연극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야무진 꿈을 키워나가고 있는 단장님. 이들 모두가 지역의 숨겨진 보물과 같았다. 이런 마을 리더를 묵묵히 지원해주고 협력하는 많은 지원기관도 눈에 들어왔다. 지자체 공무원과 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그들이다. 지역만들기, 마을만들기는 민과 관이 서로 협력하고 자기의 역할에 충실할 때 빚어낼 수 있는 조화로운 하모니다. 일본의 마을가꾸기 운동인 ‘마치츠쿠리’는 지난 1970년대 시작돼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 됐다. 이에 비하면 우리는 늦었다. 하지만 늦지 않았다. 우리도 삶의 질을 높여야 하는 마을이 있고, 이런 마을에서 활동하는 리더가 있고, 이를 지원하려는 정부가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는 이제 막 시작됐지만, 그 터전은 이미 오래 전부터 닦여있었다. 김상광 행정자치부 사무관 살기좋은지역기획팀 ■ 밤에 눈 비벼가며 토론 ‘방관자’서 ‘참여자’로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지방자치단체 우수계획 선정을 위한 1차 관문을 통과했다.2차 평가가 남아 있지만, 적어도 “우리도 하면 된다.”는 도전 정신과 희망을 갖게 됐다. 남원시는 지리산과 광한루, 섬진강을 간직한 살기 좋은 고장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70년대 새마을 운동 당시 마을 환경을 정비한 뒤 30년 넘게 그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다 보니 인구 유출과 고령화의 늪에 빠져 탈출구가 필요했다. 이는 주민들의 열의로 증명됐다. 대상지역 선정을 위한 자체 공모에서 무려 16개 마을이 신청한 것이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대산면 구름다리마을을 대상지역으로 뽑았다. 지난해 11월 추수가 끝나지 않은 터라 주민들은 낮에는 들에 나가 농사일을 하고, 밤에 눈을 비벼가며 마을을 바꾸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마을 부녀회에서는 매일같이 밤참을 내왔고, 브레인 스토밍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주민들이 사실상 브레인 스토밍을 했다. 미래의 주역인 아이들의 의견도 빼놓을 수 없었다. 마을에 위치한 대산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푸짐한 상품을 내걸고 ‘우리 지역을 어떻게 만들었으면 좋을까.’에 대한 아이디어도 받았다. 무려 75가지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모였으며, 상당수는 계획에 반영했다. 지금까지 지역개발 방식은 지역실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중앙이 기획하고, 지방이 따르는 하향식이었다. 창의성과 특성있는 개발과는 거리가 멀었고, 주민 참여는 구호에 불과했다. 하지만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는 지역이 갖고 있는 자원과 개성을 활용해 주민들이 직접 그려나가고 있다. 주민들을 ‘방관자’에서 ‘참여자’로 바꿔놓은 것이다. 강춘성 전북 남원시 부시장
  • [정윤수의 오버 헤드킥] 한국축구 대화만이 살길

    한국 축구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카타르 친선대회 출전을 위한 올림픽 대표팀 차출을 두고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조용한 전쟁을 치른 격이다. 결국 연맹의 대의원회에서도 차출 거부를 승인함으로써 협회는 친선대회 출전 포기를 결정했다. 모든 홍역이 그렇듯이, 혹은 크든 작든 모든 갈등이나 논쟁이 그렇듯이 중요한 것은 앞으로 그러한 과정과 결정이 어떤 흐름과 영향력으로 나타날 것인가를 예측하고 판단해 보는 것이다. 한 차례 홍역을 치른 것으로 ‘액땜’했다고 말 것이 아니고, 이런 논쟁에서 은밀하게 승패의 셈을 해 보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니다. 요컨대 이번 사태가 남긴 가장 소중한 성과는 ‘대화의 중요성’이다. 지금 한국축구는 과거처럼 상명하달이 관철되는 때도 아니고 적절한 예우와 덕담을 주고받으며 은근히 밀어보고 슬쩍 당겨보며 상호간의 힘을 절충하고 타협하는 방식이 통하지도 않는다. 한국축구는 대한축구협회를 중심으로 하되 프로축구연맹 등 각 단위 연맹이 서서히 독립적인 위상과 전망 속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그 외곽으로 축구지도자협의회와 한국축구연구소, 대한축구협회 노동조합, 축구 전문 미디어,‘붉은악마’를 비롯한 각 구단의 서포터스 등이 저마다의 동심원을 그리며 다양하게 영향력을 주고받는 형세로 변해 가고 있다. 이런 다양한 움직임 속에서 대한축구협회는 바윗장처럼 단단한 원칙과 신념을 지키되 아주 겸손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대화와 타협’을 벌여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지금 한국축구는 발전 단계이며 진화 과정에 있다. 각급 대표팀과 K-리그 두 가지를 뼈대로 삼아 높은 수준의 축구를 모색해야 한다.‘성장통’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원칙이 흔들리고 대화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된다. 대화와 타협을 전제로 하지 않는 원칙은 현실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관념에 지나지 않는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의 임기가 2년밖에 남지 않았다. 아무래도 걱정인 것은 이 기간 역시 한국축구는 성장하고 진화해야 하는데 이것이 협회의 차기 회장, 미래 전망과 맞물리면서 뜻밖의 충돌이나 성장통을 심하게 앓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건 지나친 걱정일까. 여의도 정치판의 권력 암투와 같은 양상이 축구계에 나타날지도 모를 일이다. 기필코 그와 같은 진흙탕 양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대화와 타협’을 대전제로 하는 원칙의 실현은 축구계 모두가 연습하고 실천해야 할 일이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특파원 칼럼] 희망을 얘기하자/이춘규 도쿄특파원

    매주 토요일자에 세계의 흐름을 분석·진단하는 ‘특파원 칼럼’을 연재합니다. 이춘규 도쿄 특파원, 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이종수 파리 특파원, 이지운 베이징 특파원이 현장의 시각을 담아 지구촌 쟁점과 현안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지구촌의 변화와 미래를 조망하는 유용한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일본에서 세번째 맞은 연말인 지난해 말 일본인들과의 망년회(송년회) 자리에서 “한국은 내전상태지요?”,“한국에 쿠데타가 일어난다지요?”라는 질문을 잇따라 받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고건 전 총리와 전직 군 수뇌들을 비판, 예비역 장성 수십명이 집단성명을 낸 뒤의 일이다. 질문자들의 의도는 복합적이었겠지만 한국의 현주소와 세계속의 위상을 곰곰이 생각해 볼 수밖에 없게 했다. 마지막에는 대략 “일본 사람들은 혼네(속마음)로 사람을 대하지 않고, 다테마에(겉치레)로 대한다. 반면 한국인은 혼네로 사람을 대한다. 문제가 있으면 싸우듯이 토론하면서 해답을 찾아간다. 역동적인 한국인의 모습일 뿐”이라고 말해주면 질문자들은 수긍반, 의심반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 고미야마 도쿄대 총장 등 만났던 일본 지도급 인사들은 한국의 역동성을 높이 평가했다. 여야가, 진보와 보수진영이 피를 튀기듯 다투고 대통령이 국민들을 놀라게 하는 등 정치권은 충격적이지만 한국 기업과 국민들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했다. 기자도 세계속에 객관적으로 비쳐진 한국, 한국인은 더 이상 기죽을 필요없다는 걸 도쿄에서 확인했다. 논란이 있긴 하지만, 한 일본학자는 한국정치도 치열한 갈등속에서 민주화를 위해 진보 중이라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다. 한국은 경쟁국을 긴장시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해외세력 공세가 예상되는 해’란 신년특집에서 삼성전자의 약진을 경계했다. 신문은 구미 기업을 제치고 특집면 머리에 삼성을 배치, 올 순익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취재 현장에서도 이탈리아, 일본 기자들로부터 한국업체 취재협조를 부탁받을 때는 우리의 바뀐 위상을 실감할 수 있다. 고무적인 소식도 많이 전해진다. 한국은 지난해 원고와 원자재값 상승, 북핵실험이란 악재속에서도 수출 3000억달러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세계 1위 분야도 매우 많다. 우선 인터넷보급률이나 각종 인터넷 관련 통계치가 그렇다. 삼성·LG전자는 지난해 세계 TV시장을 석권했다. 디스플레이분야서도 삼성·LG전자가 액정표시장치(LCD), 플라스마디스플레이(PDP) 제품에서 일본, 타이완 등 경쟁업체를 압도, 세계를 이끌었다. 조선업계도 ‘메이드인 코리아’가 세계를 휩쓸었다. 에어컨 시장점유율 세계1위는 LG전자다. 현대자동차도 세계시장을 질주했다. 한국인의 우수한 인적자원과 도전정신은 미래를 밝게 한다. 세계의 심장부인 미국의 외국인 유학생 가운데 한국 유학생이 가장 많다. 지구촌의 재상인 유엔 사무총장에 반기문 전 외교통상부장관이 취임해 ‘코리아’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여자 프로골퍼들은 미국과 세계 골프계를 주름잡고 있고, 피겨스케이팅 김연아는 빼어난 기술과 우아함으로 세계를 매료시켰다. 이처럼 밖에서 보는 한국은 때로는 무질서하고, 정치과잉으로도 보이지만 이를 역동적으로 극복해 새 역사를 창조해 나가는 나라다. 국민들은 정쟁이나 북핵실험 등의 충격에 꿈쩍하지 않고 소임에 충실한 것으로 비쳐졌다. 그렇다. 우리나라는 적지 않은 문제도 안고 있지만 세계는 한국의 질주를 긴장의 눈으로 주시한다. 외국인들이 덕담하는 측면도 있지만 분명 한국, 한국인의 위상이 강해졌다는 것을 지난 3년간의 도쿄생활에서 재삼 확인했다. 그러니 새해에는 패배주의를 털어내자. 자학하지 말자. 서로 칭찬하자. 희망을 얘기하자. taein@seoul.co.kr
  • 노대통령 “합법적 권력 마지막까지 행사할것”

    노무현 대통령은 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신년 인사회의 인사말을 통해 임기말 국정운영의 의지를 비롯, 부동산·환율 문제 대책 등을 밝혔다. 인사말은 당초 10분간 예정됐었지만 40분 동안 계속됐다. 노 대통령은 “그 전보다는 못하겠지만 제가 가진 합법적인 권력을 마지막까지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정치·언론 등에 대해) 저 나름의 역사적 관점이 있어서 맞서 왔다.”면서 “그 환경에서 4년을 걸어왔는데 남은 1년 ‘무슨 장애 있으랴.’ 하는 게 제 심정”이라는 전제를 깔았다. 노 대통령은 또 “국정원리로 대화와 타협을 내세우고 있다.”고 소개한 뒤 “최대한 합의하고 합의 안 되면 밀고라도 가야 한다. 시끄러운 것은 감수하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민들의 평가는 잘 받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작년에 완전히 포기했다.2007년에는 신경쓰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잠시 한숨 돌리는 동안에 사고가 나긴 했지만 그 시행착오는 바로잡을 수 있다.”면서 “부동산은 구조적으로 더 갈 수 없는 구조 위에 서 있기 때문에 ‘누가 아무리 배짱이 좋은 사람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작전 세력이 오래가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다만 “서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환율 문제에 대해서는 “올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환율 문제가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관리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인사말 끝부분에서 “마지막 한 해 열심히 하고 싶다.”면서 “자꾸 레임덕, 심하면 식물 대통령 얘기하는데, 이 자리 나와서 얘기하는 거 보니 식물 대통령은 아닌 것 같죠.”라고 묻기도 했다. 신년 인사회에는 3부 및 헌법기관, 정당 주요인사 240여명이 참석했다. 한나라당은 올해도 불참했다. 정당 대표들은 1분씩의 발언 기회를 통해 노 대통령에게 경제 회복과 희망을 주는 국정운영과 국민통합 등을 주문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새해에는 먹고사는 문제, 생활 경제 걱정을 덜었으면 좋겠다.”면서 “남북이 협력해 평화와 공동번영하는 한반도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했다. 노 대통령과 김 의장의 이날 만남은 넉 달여 만에 이뤄졌지만 정치적 대화는 없었다. 민주당 장상 대표는 “정치권도 2007년 과제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경제일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경제 회복의 노력을 강조했다. 민노당 문성현 대표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법안을) 마련했지만 대량 해고를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이 문제를 잘 해결하지 않으면 2년 후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중심당 신국환 대표는 “정치권도 국민을 중심으로 섬기는 ‘정책 정치’를 하는 정치로 변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각국 정상들의 신년 화두 ‘경제와 평화’

    |도쿄 이춘규·파리 이종수·베이징 이지운특파원|세계 각국 정상들은 새해 첫날인 1일 ‘신년 메시지’를 통해 각국의 경제적 번영과 평화속의 발전을 기원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평화·발전·협력의 새 장을 열자.’라는 신년사를 통해 중국은 세계의 공동발전을 위해 평화적 발전 및 호혜적이고 상생하는 개방전략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후 주석은 “중국이 세계의 다양성과 발전모델의 다양화를 수호하고 경제 글로벌화가 공동번영에 유리한 쪽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촉진, 영구적인 평화와 공동번영의 조화로운 세계건설에 이바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신년사에서 “올해는 헌법 시행 60년이 되는 해”라면서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헌법을 우리 손으로 써야 한다.”고 말해 헌법개정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25일 소집되는 정기국회에서 개헌절차법인 국민투표법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아베 총리는 “납치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북한과의 국교정상화는 있을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신년사에서 “유럽은 함께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고 “통합된 유럽만이 세계화, 폭력, 테러리즘, 전쟁 등의 도전에 맞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의 단결을 통해 유럽연합(EU) 통합을 가속화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신년 연설에서 3선 출마 여부에 대해 침묵하면서도 “여러분은 새해 봄에 결정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며 극단주의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는 프랑스의 경제회복세와 실업률 감소를 평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직무대행에 전화를 걸어 새해에도 양국에 안정과 평화가 깃들길 바란다는 덕담을 나누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송년 미사에서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던 지난달 자신의 터키 방문이 무사하게 이뤄진 것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고 새해에도 평화와 정의가 이뤄지기를 기원했다.taein@seoul.co.kr
  • 노대통령 신년화두는 ‘화해?’

    노무현(얼굴) 대통령은 정해년 첫날 영화 ‘길’을 관람했다. 권양숙 여사를 비롯, 수석·보좌관 내외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배창호 감독·주연의 ‘길’은 1950년대 후반과 1970년대를 살아가는 한 장돌뱅이 대장장이의 삶을 다룬 로드무비다.특히 배신과 증오가 길 위에서 겪는 역정 속에 용서와 화해로 승화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때문에 노 대통령의 신년 화두가 ‘화해’가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노 대통령은 서울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오전 10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영화를 본 뒤 “사람들의 아름다운 정과 착한 마음을 잔잔하게 느낌으로 전달해 주는 좋은 영화”라고 평했다. 영화 ‘길’은 참모들이 추천했다. 노 대통령은 영화 관람 뒤 청와대로 돌아와 수석·보좌관 내외들과 상춘재에서 떡국으로 오찬을 함께 했다.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오찬에서 “올해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고, 노 대통령은 “올 한 해도 더욱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영화를 보러 가기 전인 오전 8시45분쯤 한명숙 총리 내외의 예방을 받고 환담을 나눴다. 총리 내외로부터 맞절 형식으로 세배도 받았다. 이어 9시부터 수석·보좌관 내외들로부터도 세배를 받고 “올해도 만사형통하길 바란다.”고 덕담한 뒤 주로 수출·주가·부동산·민생 등 경제에 대한 우려와 전망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새해 덕담 이렇게 하세요

    새해 덕담 이렇게 하세요

    말하는 순간 이미 이루어지느니 글_ 류정월(국문학자) 미국 인디언들은 어떤 말을 만 번 이상 되풀이하면 그 일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믿었다. 사랑을 이루길 원하는 사람이나 병이 낫길 원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간절한 소원을 되풀이해서 외다 보면 어느 사이에 연인의 마음을 얻기도 하고 병도 완치된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인디언들의 경구처럼 정형화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도 말의 신비한 힘을 믿는 전통이 있다. 바로 덕담이다. 원래 덕담은, 소리로 점을 친다고 하는 청참과 관련이 있었다. 청참이란, 새해 첫 새벽 거리에 나가서 방향도 없이 발 닿는 대로 돌아다니다가 사람의 소리든 짐승의 소리든 물건의 소리든 처음 들은 소리로 새해의 신수를 점치는 것을 말한다. 참새 소리는 흉년의 징조요, 까치 소리는 풍년의 징조라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같은 맥락에서, 새해 처음 만나 건네는 덕담도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행해졌다. “금년에는 꼭 장가드십시오” 대신 “금년에 벌써 장가드셨다지요”라고 하고, “과거 급제하십시오” 대신 “벌써 과거 급제하셨다지요”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미 그 일이 이루어진 것처럼 말하는 것이 듣기에 더 좋을 뿐 아니라 실제로 그 일을 이룰 가능성도 높여준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선심을 쓰는 김에 왕창 서비스를 하는 격이라고 할까. 오늘날 우리가 주고받는 덕담은 과거형으로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덕담을 통해 상대편의 행복을 빌어준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행복을 빌어주는 말로 어떤 말이 적당할까? 물론 그것은 상대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아이가 없는 집에는 “올해는 아들 하나 낳게”, 실업자에게는 “좋은 직장을 구하게”, 수험생에게는 “좋은 대학 합격하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덕담거리를 찾는 것은, 상대방의 여러 면을 두루 살펴 부족하거나 필요하다 싶은 점을 발견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덕담이 말을 통해 결핍을 채우려는 생각과 관련이 있는 것이라면 우리는 이런 질문을 해볼 수 있겠다. 우리에게 이상적인 인간은 어떤 사람일까? 좀 에둘러 가기는 하지만, 이상형을 지향할 때 우리의 모자란 점이 더 잘 드러나기 마련이니까. 그러고 보면, 배우자를 고르거나 신입사원을 뽑거나 아이들을 평가한다던가 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기준이 있는 듯하다. 하나는 ‘똑똑한가’이며 다른 하나는 ‘성격이 좋은가’이다. 똑똑한 것은 옛말로 하자면 재주가 있다는 것이고 성격이 좋은 것은 덕이 있다는 말이 된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가장 이상적인 인간으로 생각한 사람은 두 가지 자질을 모두 갖춘 사람일 것이다. <장자>에서는 재주와 덕을 모두 갖춘 사람을 ‘성인’이라고 하며 높이 평가한다. 성인과 가장 거리가 먼 인물은 재주와 덕이 모두 없는 사람일 것이다. <장자>에서는 두 가지를 모두 갖추지 못한 사람을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부른다. 성인과 어리석은 사람의 양극단 사이에는 두 가지 유형의 사람이 더 있다. 재주보다는 덕이 있는 사람, 반대로 덕보다는 재주가 있는 사람이 그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덕과 재주는 비등한 가치를 가지는 것처럼 인식된다. 덕이 있는 사람과 재주가 있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두 사람 중 한 명의 배우자를 선택하거나 한 명의 신입사원만을 뽑으라고 한다면 잠깐 고민이 될 것이다. 이와 관련된 우스개가 하나 있다. 엄마가 아이를 평가하는 네 가지 말. 첫 번째는 “공부도 잘해”, 두 번째는 “성격은 좋아”, 세 번째는 “건강은 해”, 네 번째는 “제 아빠 닮았어”. 이렇게 현대인들에게 공부를 잘한다는 것, 재주가 있다는 것은 중요한 사항이다. 똑똑하다는 것은 좋은 학벌, 유능함, 비전 있는 직업과 동의어처럼 사용되기도 하고, 그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전제조건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장자>에서는 재주보다는 덕이 있는 사람을 군자라고 하고 덕보다는 재주가 있는 사람을 소인이라고 하면서, 재주있는 사람보다는 덕 있는 사람을 훨씬 높이 사고 있다. 나아가 인재를 등용하는 방법으로 군자, 즉 훌륭한 인격자를 얻지 못할 경우에는 재주가 있는 소인이 아니라 차라리 어리석은 사람을 얻으라고 조언한다. 소인은 재주를 나쁜 일에 쓰기 때문이다.<장자>에서 말하는, 소인을 쓰는 것보다 어리석은 사람을 써서 좋은 점. 어리석은 사람이 나쁜 짓을 할 때에는 쉽게 제압이 가능하지만 소인은 쉽게 제압할 수도 없다. 그래서 소인을 좋은 위치로 끌어주는 것은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라고 <장자>는 경계한다. 마지막으로 춘추전국 시대 진晉나라의 유명한 대부였던 지백이 죽은 것은 재주가 덕보다 승한, 당연한 결과라고 하면서 <장자>의 이 단락은 끝이 난다. 그렇다면 새해에는 재주보다는 덕이 있는 사람이 되라고 해봄이 어떨까. 얼핏 덕에 대해 말하는 것은 현대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일인 듯싶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새로운 리더쉽의 코드 가운데는 ‘셀프’‘비전’‘카리스마’와 함께 ‘감성’이 있다. 감성적인 리더는 과거의 냉철하고 똑부러지는 리더와는 다르다. 그는 마음이 따뜻하고,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미리 알아채는 경영인이다. 그런가 하면 아이큐보다는 이큐가 뜨는 시대이다. 이큐가 높은 사람은 자기 절제가 잘되고 대인 관계에 능하다. 또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최상층의 도덕적 의무를 강조하는 말로 빈부의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나는 이 시대가 덕의 가능성을 새롭게 발견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게는 새삼스러운 일로 생각되기도 하고 때늦은 일처럼 생각되기도 하지만. 요즘 대부분의 덕담들은 목표와 성취에 초점을 둔다. “결혼해야지”라는 말이 그렇고 “부자 되세요”가 그렇다. 따뜻한 마음의 리더를 지향하라거나 자기 절제와 완만한 대인 관계를 중시하라거나 지위에 맞는 도덕적 의무를 가지라는 덕담은 목표보다는 도덕적 방법을 강조하기 때문에 좋다. 게다가 부자를 위해 달려가는 사람들의 결핍감을 완화시켜주는 효과도 있지 않는가. 어른이 먼저, 아랫사람은 나중에 신년 덕담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세배입니다. 흔히 웃어른께 세배를 드리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나 ‘건강하세요’의 말을 하는데, 이는 예의에 어긋난 행동입니다. 세배는 그 자체로 인사이기 때문에 공손히 절을 하고 어른의 덕담을 기다립니다. 어른이 덕담을 하신 이후에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과세過歲 안녕하셨습니까”라고 하는 것이 바른 예절입니다. 어르신께 반드시 건강에 관한 덕담을 드려야 할까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아랫사람이 윗사람에 건강에 관한 덕담을 드리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건강을 기원하는 말이 오히려 듣는 이에게 ‘내가 건강 걱정을 해야 할 만큼 벌써 늙었나?’하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말은 조심해서 해야 합니다. 특히 “오래 사세요” “만수무강하세요”와 같은 인사는 말하는 사람의 의도와 달리 어른에게 서글픔을 느끼게 할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심리적인 압박보다 칭찬과 격려를 주는 내용이 좋아요 명절을 앞두고 실시되는 설문조사에서 가장 듣기 싫은 덕담의 수위를 다투는 것이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해라’, ‘취직해라’, ‘철 좀 들어라’ 등 입니다. 상대방이 간절하게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도록 기원하는 것이 덕담이기는 하지만 듣는 이에 따라서는 심리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아랫사람을 아끼는 마음에 여러 가지를 말하기보다는 “올해는 건강하게나” “꿈이 크게 이뤄지길 바라네”와 같이 칭찬과 격려의 내용으로 간단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_서은미 기자 월간<샘터>2007.1
  • “가시밭길이라도 의미있는 길 택하라”

    “안정적 지위보장의 유혹에 눈이 멀지 말고 새로운 장을 여는 일에 뛰어 드세요. 가시밭 길이라도 의미있는 길을 택하기 바랍니다.” 서울대 교수 8명은 31일 서울대 홈페이지에 올린 ‘서울대 교수들이 청년에게 주는 새해 희망의 메시지’를 통해 제자들에게 신년 덕담과 함께 따끔한 충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진보적 법학자인 조국(법학과) 교수는 “청년들의 사색, 고민, 공부, 경험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발전을 보장해 주는 원동력”이라면서 “취업 준비와 자격증 취득에만 힘을 쏟기보다는 세상을 보는 안목과 식견을 형성하기 위해 공부할 것”을 주문했다. 이현숙(생명과학부) 교수는 “진정한 엘리트는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서 “쉬운 길보다 가시밭길이어도 의미 있는 길을 택할 것을 바란다.”고 조언했다. ‘국가석학 10인’으로 선정된 이형목(천문학과) 교수는 “기성세대가 안정된 생활을 위해 현실성 있는 공부를 요구하더라도 용기를 갖고 자신이 하고 싶은 기초 학문에 도전해 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역시 국가석학 10인에 뽑힌 국양(물리학과) 교수는 “내일만을 위해 살기보다는 오늘을 위해 살아야 한다.”며 하루 하루를 충실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갈 것을 부탁했다.이근(경제학부) 교수는 “꿈이 없는 인생은 운전대 없는 자동차”라면서 “계속 가기는 가는데 어디로 갈지 몰라 때로는 제자리를 맴돌기도 한다.”며 꿈을 갖고 한 걸음씩 실천하라고 말했다. 곽금주(심리학과) 교수는 “긍정적인 사고는 우리에게 지치지 않는 추진력을 주고,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준다.”며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좋은 감정을 가슴에 담아달라고 주문했다. 오생근(불어불문학과) 교수는 ‘사람은 발전하지 않으면 퇴보한다.’는 말처럼 더욱 발전하고 새롭게 태어나려는 의지로 치열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경철(서양사학과) 교수는 “덕성스럽지 않고 재주만 많은 사람들은 예부터 ‘재승덕(才勝德)’이라고 불리며 가장 수준 낮은 인간으로 취급받았다.”며 실력뿐 아니라 인간미를 겸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황금돼지 해’ 맞이 220만 인파 ‘북적’

    2007년 새해를 여는 ‘제야의 종’ 타종행사 등 송년 행사가 31일 밤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동해안 등 전국 해맞이 명소 100여곳에는 220만명이 넘는 나들이객들이 몰려 새해의 안녕을 기원했다.이로 인해 영동·경부·서해안고속도로는 서울과 수도권을 빠져 나가는 차량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밤새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자정을 전후해 서울 종로2가 보신각에서 열린 타종행사에는 아시안게임 수영 3관왕 박태환군과 국가 석학으로 선정된 김명수 서울대 화학부 교수, 김순옥 한국여성경영자총협회 회장,‘아름다운 철도원’ 김행균씨, 오세훈 서울시장, 홍영기 서울경찰청장 등이 참석했다. 경찰은 15만여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추산했다. 육지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울산시 ‘간절곶’에는 해맞이객들이 ‘소망우체통’에 가족과 친지들에게 새해 덕담을 전했다.‘루미나리에’가 설치된 포항 호미곶과 부산 해운대, 제주 성산일출봉 등지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려 새해를 맞이했다. 정동진에서는 무게 8t짜리 모래시계 회전식을 가졌고, 속초해수욕장에서는 등을 밝힌 어선이 펼치는 선상프로그램이 열려 관광객들을 들뜨게 했다. 부산 용두산공원에서는 ‘수영 말아톤’으로 잘 알려진 자폐장애인 수영선수 김진호씨가 타종인사로 참여했다. 목포에서는 2500여명의 관광객들이 씨월드고속훼리호에 몸을 싣고 목포항∼삼호현대조선소까지 선상유람을 하며 이색 해맞이를 했다.제주 성산 일출봉에서는 주민과 관광객 1000여명이 5㎞과 10㎞코스의 ‘새해 소망마라톤대회’에 참가, 건강을 다지며 새해를 설계했다.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충남 당진 왜목마을과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서천 마량포구 등 충남지역 ‘해넘이·해맞이’ 명소들도 다채로운 이벤트를 마련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연휴가 끝나는 1일 귀경 차량 28만여대가 서울과 수도권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오후부터 영동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차량 정체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급적 국도 등 우회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강아연기자·전국 arete@seoul.co.kr
  • SKT, 31일 자정부터 3시간 무료문자 20건으로 제한

    SK텔레콤은 새해를 맞아 덕담을 주고받는 문자메시지(SMS) 폭증이 예상되는 31일 자정부터 새해 1일 새벽 3시까지 자사의 네이트온 등의 메신저를 통한 무료 문자메시지를 20건으로 제한한다고 29일 밝혔다. SKT 가입자는 현재 네이트온·MSN·다음·버디버디·SKT월드 등 5개 웹사이트 메신저에서 휴대전화로 한달 100건까지 무료로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SKT는 “연말 연초에는 새해 덕담을 전하려는 문자 메시지가 평소보다 10배가량 폭증한다.”면서 “문자메시지 도착이 지연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휴대전화에서 발송하는 유료 문자메시지는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여의도 IN] 정운찬 前총장“충청인이 나라 어려울때 중심잡아”

    여권의 ‘제3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정운찬 서울대 전 총장은 26일 “저는 공주가 고향인 영원한 충청도 사람”이라면서 “충청인이 나라 가운데서 중심을 잡아왔다.”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은 이날 저녁 서울에서 열린 재경(在京) 공주향우회 송년모임 축사에서 이렇게 밝히고 “공주분들께 2007년은 특별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제가 공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정 전 총장은 “덕담하라고 이 자리에 세운 것 같은데 말재주가 없어 어젯밤 몇 말씀 써왔다.”며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그는 이순신·윤봉길·김좌진 등 충청 출신 위인들을 거명하며 “충청인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 분연히 일어나 충절과 정절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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