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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 ‘소나무 재선충병’ 확산

    올여름 무더위와 잦은 비로 울산지역의 소나무재선충병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은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활동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집중 발생 시기도 예년 10~11월에서 9월로 한달가량 앞당겨져 피해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울산시와 구·군에 따르면 소나무재선충 피해는 9월 말 현재 울주 온양·온산·서생, 북구 연암·염포, 남구 상개지역을 중심으로 2만 6700여그루에 이르고 있다. 피해는 올해 전체 예상 규모인 2만 1000여그루보다 6000여그루가 증가했다. 울산지역의 소나무재선충병은 2006년 10만여그루에서 2007년 5만 8000여그루, 2008년 2만 8000여그루, 2009년 2만 5000여그루 등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무더위와 잦은 비로 9월 말 현재 2만 6700여그루가 피해를 보면서 연말까지 3만여그루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최근 산림청에 소나무재선충 긴급방제 예산 2억 6000만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또 시와 구·군은 이달부터 연말까지를 소나무재선충 집중방제 기간으로 정해 나무 주사사업과 피해 목 제거·훈증 등 방제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세대공감] ‘신입사원의 자세’

    [세대공감] ‘신입사원의 자세’

    “나 젊었을 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어른들의 잔소리가 이어지는 건 집안에서뿐만이 아니다. 같은 사무실에서 책상을 마주하고 일하는 동료들 사이에서도 ‘신입의 자세’에 대한 세대 간 차이가 있다. 회사가 내 인생의 전부였다고 말하는 간부들이나 중고참들의 눈에 요새 젊은 신입사원들의 모습은 자신의 20~30년 전 모습과 달라도 많이 다르다. 우직함, 회사에 대한 충성심, 성실함 등이 과거 신입사원들의 미덕이었다면 요즘 신세대 신입사원들은 능률, 성과, 효율성을 지향한다. 평생 직장에 뼈를 묻겠다는 각오는 어느새 사라지고, 언제든 더 좋은 회사로 옮길 수 있다고 믿는 요즘 신입사원들의 생각, 세대 간에 서로 다른 신입사원 시절의 경험을 들여다본다. 윤샘이나·김양진기자 sam@seoul.co.kr <舊> 회사 먼저… 주인의식 ‘똘똘’ 강원도 동해에 사는 이석철(57)씨는 공업전문대학을 졸업하고 24살 되던 1977년 6월 시멘트 회사에 취직했다. 갓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온 신참 이씨는 군기가 들어 바짝 얼어 있었다. 상사가 시키는 것은 무엇이든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가 불끈불끈 솟았다. 이씨가 입사를 하고 일주일도 안 됐을 때다. 당시 배치받은 부서의 과장이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나면서 이전까지 살던 관사에서 나와 이사를 해야 했다. 이씨보다 1년 먼저 입사한 선배는 이 소식을 듣고 이씨를 비롯한 신입사원 전원에게 일요일 아침 8시까지 관사로 집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입사한 뒤 일주일 동안 긴장 속에서 일하느라 일요일 아침엔 온몸이 천근만근이었지만, 선배의 ‘지엄한 명령’이니 도리가 없었다. 이씨와 동기들은 과장과 선배들이 보는 앞에서 마치 자기 집 일인 양 서로 더 열심히 일했다. 일일이 짐을 싸고 날라 트럭에 싣는 사이 초여름 더위에 땀이 비 오듯 했다. ‘사모님’이 내 온 냉커피마저 황송하게 여겨졌다. 이씨는 “요새 젊은이들 같으면 아무리 회사 상사라도 이런 개인적인 일을 누가 하겠느냐.”면서 “하지만 당시에는 어느 누구도 토를 달지 않고 열심히 있했다.”고 말했다. “그게 신참의 도리인 줄 알았다.”고 이씨는 덧붙였다. 자유 기고가로 일하는 김형철(58)씨도 첫 직장에 ‘충성’을 다 바쳤다며 자신의 신입사원 시절을 회상했다. 30여년 전, 한 여성잡지사에 신참 기자로 입사한 때를 되돌아보면 첫 직장을 가졌다는 생각만으로도 너무 기뻤다고 한다. 김씨는 어렸을 때부터 특정 신문을 즐겨 보던 아버지에게서 “그 신문사 기자가 돼라. 안 되면 그 회사의 경비라도 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졸업 후 마침내 그 언론사의 잡지 기자로 입사하게 됐을 때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들까지 뛸 듯이 기뻐했다고 한다. 오랜 열망 때문에 김씨는 애사심이 남달랐고, 회사 건물이나 이름만 봐도 뿌듯함을 느꼈다고 한다. 출근 시간은 오전 9시였지만 김씨는 새벽 6시에 집에서 나와 8시가 되기도 전에 회사에 도착했다. 선배들이 다 퇴근한 뒤 사무실 불을 끄고 가장 늦게 나서는 사람도 김씨였다. 친구들을 만나 술을 한잔 한 뒤에도 집에 가기 전에 다시 회사 앞에 들러 건물을 한 번 더 보고 귀가한 적도 여러 번이다. 일이 없는 휴일에도 회사에 나가서 자기 책상에서 시간을 보내다 집으로 가기도 했다. 김씨는 “취직을 했다는 기쁨에 애사심과 충성심이 자연스레 생겨났다.”고 말했다. 서울 대치동에 사는 항공회사 임원 권혁민(55)씨는 30년 전 자신의 입사 시절을 떠올리면 “이 회사에 뼈를 묻어야겠다.”고 결심했던 그때의 다짐이 떠오른다. 장남이자 외아들로, 시골의 부모님과 동생들을 돌봐야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거웠다. 초봉이 많지는 않았지만 우직하게 회사에 다니다 보면 승진도 하고 돈도 많이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입사 30년 만에 권씨는 이 회사의 임원이 됐다. 권씨는 “괴롭히는 선배가 있어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만둘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면서 ‘한 번 직장은 평생직장’이라는 생각으로 꿋꿋하게 일해 왔다고 돌이켰다. 20년 전인 27살 때 보험회사에 입사한 주윤석(48)씨는 현재 한 지점을 책임지는 지점장이 됐다. 주씨는 통계학을 전공한 대학 때부터 전공을 살리고, 적성에도 맞는 보험회사에 들어가야겠다고 결심했다. 입사 당시 주씨는 ‘미래의 사장’을 꿈꾸는 당찬 신입사원이었다. “언젠가 이곳에서 꼭 사장이 되겠다는 목표가 있었어요.”라고 회고하는 주씨는 목표를 정해 놓으니 주인의식을 갖고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주씨는 가끔은 하기 싫은 일도 억지로 하는 등 고통을 감수했던 것이 지금까지 회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자산이자 강점이라고 말했다. 주씨는 “평생 내 직장이라고 생각하니 하기 싫었던 일도 불평불만 없이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新> 나 먼저…자기계발은 필수 오지나(27·여·가명)씨는 올해 초 은행에 입사한 신입사원이다. 아직 막내이긴 하지만 회사에 들어간 지 일 년 가까이 돼 일과 회사 생활에도 많이 익숙해졌다. 두 달에 한 번 꼴로 하는 회식도 부담스럽지 않아 회식 스트레스도 없다. 그런 오씨지만 개인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과 퇴근 후 자기 계발을 하기 어렵다는 점이 늘 불만이다. 퇴근이 늦어져 평일에는 친구들과 마음대로 약속을 잡을 수도 없고, 남자친구와의 데이트도 일주일에 한 번이면 많은 편이다. 입사 전에는 직장을 갖더라도 퇴근 후 꾸준히 영어공부를 하고, 요가와 수영 등의 취미생활도 하려고 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하루 종일 일을 하고 퇴근해 집에 돌아오면 침대 위에 쓰러져 자기 바빠서다. 이런 김씨의 지론은 “회사는 회사일 뿐 내 전부는 아니다.”라는 것. 김씨는 “앞으로 회사를 오래 다닐 생각은 별로 없고, 지금 하는 일보다 더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게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회사 상사들에게도 그때그때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는 편이라고 했다. 신입사원이라고 시키는 대로 하고 참기만 하면 자기만 손해라는 생각에서다. 가끔 ‘선배님의 말씀은 곧 법’이라고 주장하는 상사들의 말을 들을 때면 겉으로 내색은 않지만 꽤 반감이 든다고 했다. 김씨는 “회사는 어디까지나 일을 하고 성과를 내는 곳이기 때문에 같은 동료로서 대우해 줘야지, 상사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자기 의견을 강요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조선회사에 입사한 안창준(28)씨는 효율성을 가장 중시하는 신세대 신입사원이다. 늦게까지 남아서 야근을 하거나 휴일에도 쉬지 않고 나와 일을 하는 것은 오히려 능률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여긴다. 예전에는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직원을 능력 있는 직원으로 여겼지만 이제는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아니라 실제 결과물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면 된다는 생각이다. 안씨는 “나뿐만 아니라 내 또래의 신입사원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회사라는 조직은 효율성을 최고로 치기 때문에 내가 열심히 일해서 좋은 결과물을 내놓으면 그것이 곧 답”이라고 말했다. 안씨는 또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없다.”면서 “언제든 더 좋은 조건의 제안이 오면 회사를 옮길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제 막 입사 1년을 넘긴 김형원(29·가명)씨는 얼마 전부터 구직 사이트를 들락거린다. 더 좋은 조건의 회사로 이직을 하기 위해서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굉장히 불만족스러운 것도 아니다. 정보통신(IT) 업계의 중견기업인 김씨의 회사는 일반인들에게 인지도는 낮지만 훌륭한 실적으로 업계에서 알아주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연봉도 또래 친구들에 비해 나쁘지 않다. 그런데도 김씨는 지금의 회사가 성에 차지 않는다. 입사 당시만 해도 ‘나만 열심히 일하고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는다면 회사 지명도 따위가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했지만 회사를 다닐수록 더 크고 대우가 좋은 곳으로 옮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고 한다. 김씨는 얼마 전부터 기한이 만료된 토익점수를 다시 만들기 위해 밤마다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듣는다. 자격증 공부도 입사 전보다 더 열심이다. 더 좋은 조건의 직장으로 이직을 하려다 보니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임을 깨달아서다. 김씨는 다음 달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 관련 자격증 학원도 다닐 예정이다. 김씨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사라진 지 이미 오래”라면서 “처음 들어온 회사에 안주하지 않고 언젠가는 내 능력을 더 맘껏 발휘할 수 있는 직장으로 옮기고 싶다.”고 말했다.
  • [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 낙지

    세 발낙지야 워낙 크기가 쥐눈만 하니 따로 먹통이니 뭐니 가를 것도 없이 한입에 해치우지만 덩치가 큰 대발낙지는 그렇지 않습니다. 큰 놈은 덩치가 커서 제법 묵직하고, 그런 만큼 머리통도 주먹만 합니다. 낙지 맛 좀 안다는 사람들은 이 머릿속 내장을 결코 버리지 않습니다. 칼칼한 맛을 즐기는 사람들은 연포탕을 끓일 때 내장을 뺀 낙지를 넣긴 합니다. 낙지국과 달리 연포탕은 국물이 맑은 게 맛도 시원하고 격도 있어 뵈니까요. 그렇다고 들어낸 낙지 내장을 버리는 건 아닙니다. 이거 버리는 사람 갯가에서는 ‘촌뜨기’ 취급당하기 십상이지요. 민어회 먹고 남은 서덜을 버리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갯가 횟집에서는 “민어회 먹고 서덜탕 안 챙기는 놈은 바가지 써도 싸다.”며 키득거리기도 합니다. 낙지도 그렇습니다. 그 내장을 석쇠에 올려 잔불에 꼬득꼬득 구우면 여간 구수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구운 낙지속을 왕소금에 똑, 찍어 한입 넣고는 “낙지 한 마리 먹었다.”며 입가를 훔치곤 했습니다. 한동안 낙지가 화제였습니다. 서울시가 검사했더니 낙지 내장에서 카드뮴이 왕창 나왔다는 건데, 이를 식약청이 뒤집었지요. 식약청은 “낙지든 문어든 평생 먹어도 아무 탈 없으니 걱정 말고 먹으라.”고 공표했습니다. 저도 낙지 꽤나 좋아하는데, 여태 낙지 먹고 탈 난 사람 본 적이 없습니다. 더위 먹은 소가 벌떡 일어날 만큼 예전부터 스태미나식으로 알려진 데도 까닭이 있습니다. 낙지에는 양질의 아미노산인 타우린과 히스티딘은 물론 좋은 콜레스테롤까지 듬뿍 들어 있기 때문이지요. 한동안 풀이 죽었을 식도락가들, 오늘 낙지로 입맛 한번 돋우는 건 어떨까요. jeshim@seoul.co.kr
  • 공무원 빼와 로비스트로 고용 기업인들 만족도 날로 키우고…

    공무원 빼와 로비스트로 고용 기업인들 만족도 날로 키우고…

    오랜만에 한국 아저씨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소설이 나왔다.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67)씨가 신작 ‘허수아비춤’을 펴냈다. ‘허수아비춤’은 정치에만 민주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경제에도 민주화가 필요하다는 작가의 인식에서 출발한 소설이다. 기업 회장이 건설업으로 비자금을 조성해서 수십억원의 연봉을 미끼로 공무원, 검사들을 스카우트하고, ‘문화개척센터’란 이름의 기묘한 조직을 만들어 전방위 로비를 하는 데 이어 계열사 공조를 통한 순환출자 구조를 완성하는 소설의 줄거리는 한 검사 출신 변호사가 배수진을 치고 폭로한 대기업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작가는 1년 넘게 발로 뛰는 현장 취재를 끝내고 여름 석 달의 불볕더위 동안 꼼짝없이 앉아서 원고지에 볼펜으로 꾹꾹 소설을 써내려갔다. 원고지 1200장에 이르는 소설은 인터넷으로도 연재되어 두 달 만에 누적 조회 수 220만회를 돌파했다. 조정래씨는 지난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태백산맥’을 쓸 때는 국가보안법에 걸리면 어떡할 것인가란 걱정이 있었는데, 이번엔 전혀 그런 어려움 없이 썼다.”며 “다만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되었나 하는 생각에 우울하고 답답했다.”고 말했다. ‘허수아비춤’이란 소설 제목은 “기업의 만행을 ‘허수아비춤’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상징적인 제목이자 기업인이 특수계층으로서 누리는 만족감이 지속하여선 안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1990년대 들어 사회·역사 의식이 옅어지면서 문학에도 ‘일류’(日流) 바람이 거세졌다. “재미있는 이야기, 연애 이야기를 쓰는 게 아니라 (역사에) 남을 작품을 써서 사회 정화에 이바지하는 것이 작가의 책무”라고 조씨는 강조했다. 감성적인 소설을 써 내는 젊은 작가들에 대해서는 “작가의 의식과 인식에 따라 느낀 만큼 쓰는 것”이라며 “내 눈에는 대하소설 5권, 10권짜리 소재가 수두룩하다. 보는 자의 눈에 따라 좌우된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독자들에 대해서는 무한한 신뢰를 표현했다. “70년대에는 10만부 팔리면 많이 팔린다고 했는데, 지금은 소설이 100만부 넘게 팔리는 시대”라며 “작가들이 독자를 끌어가는 게 아니라 독자들이 (작가를) 선택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읽어야 할 필요가 있는 책은 찾아서 읽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 10권이 넘는 대하소설을 집필한 대가의 필력답게 ‘허수아비춤’은 단숨에 책을 읽게끔 하는 힘과 재미가 있다. 그러나 대하소설이 아닌 까닭에 등장인물 숫자가 한정적이다. 그래서인지 인물들의 성격이나 하는 일이 뻔히 예상된다. 작가 스스로 “(등장인물인) 허민 교수의 칼럼으로 소설 주제를 너무 직설적으로 이야기한 것이 흠”이라고 밝힐 정도로 아름다운 문장을 읽어내려가는 데서 느끼는 문학적 재미는 떨어진다. 하지만 ‘돈은 귀신도 부린다.’ ‘돈만 있으면 처녀 불알도 산다.’ 등 작가가 인용한 속담처럼 무소불위의 돈 앞에서 ‘자본주의의 노예’로 살아가는 일반인들에게 ‘허수아비춤’은 전라도 판소리처럼 통쾌함을 안겨준다. 그렇다고 갑자기 영웅이 등장해 모든 모순을 해결하진 않는다. 작가는 “시민의식이 고양되지 않으면 노예 신세를 면하지 못한다. 적어도 시민단체 3~5개에 가입해서 후원하라.”고 독려했다. 우리의 경제 자화상을 잘 닦인 거울로 보듯 파헤친 ‘허수아비춤’은 하루하루 돈의 노예로 살아가는 소시민의 영혼에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일러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청년 실업, 스펙NO 실력 승부’오픈마케터’ 체험 열기

    청년 실업, 스펙NO 실력 승부’오픈마케터’ 체험 열기

    [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대학 개강 2학기, 졸업반을 앞둔 대학생들은 졸업이 두렵다.청년실업률이 날로 급증하는 가운데 기업들의 채용문이 좁아져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재정부는 일자리 대책 등 청년실업에 대한 종합대책을 고민하고 있지만 취업해야하는 현실의 벽은 높아만 간다.통계청은 지난 8월 기준해 “청년 실업률은 15~29세가 7.0%로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실업자는 83만명을 육박하는 수준이다.”고 전했다.이에 대학생들은 졸업유예를 신청과 방학 등에 다양한 경험을 쌓아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이런 방안의 하나로 한 회사가 오픈마케터라는 분야로 대학생들에게 기획과 실행단계까지 전 과정 진행 및 실무능력을 키우고 있어 눈길을 끈다.옥션은 대학들이 방학을 맞이한 지난여름을 기해 대학생 마케터 프로그램인 ‘캠퍼스 오픈마케터’를 진행했다.지난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1기로 스타트를 끊은 20명의 옥션 오픈마케터들은 직원들 못지않은 열정으로 마케터 활동을 펼친 것.캠퍼스 오픈마케터’는 오픈마켓과 마케팅에 관심 있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옥션의 온-오프라인 마케팅 실무에 직접 참여시켜 마케터의 꿈을 실현시켜주고 직업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이다.이는 아이디어 정도만 내고 단순한 투어식의 여타 대학생 마케터 프로그램과는 달리 기획, 실행단계 등의 전 과정을 직접 해결해 나가며 마케터로서의 마인드를 심어줬다는 칭호를 받는다.또 선후배간의 인맥도 쌓을 수 있고 온라인 업체의 이벤트 기획 및 운영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어 온라인몰 인사 담당자들도 눈여겨 볼 정도다.온라인몰 인사담당자는 “대학생들의 스펙이 상향평준화되고 있어 단순한 스펙보다는 해당 분야에 대한 경험이나 열정, 인성에 대한 평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대학생 체험프로그램 등은 그 분야에서 얼마나 다양한 경험을 쌓았는지 열정적이고 적극적인지를 알 수 있는 척도가 된다.”고 말했다.옥션 오픈마케터 1기 20명은 각 5명씩 4개조로 나눠 활동했다. 각 조마다 대학생들만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유감없이 펼쳐보였다.무더위 속에서 합숙을 한 대학생들은 저마다 마케터 활동에 열정을 쏟아 부었다. 그 중 수능100일을 앞두고 ‘청춘구출 대작전’이라는 이름으로 고3 수험생들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한 2조가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옥션 사이트에서 댓글 형식의 이벤트를 진행, 가장 많은 수능 응원메시지를 받은 고등학교에 오픈마케터들이 직접 찾아가 100만원어치의 응원 간식을 전달한 프로모션이었기 때문.수능100일 당일, 옥션 오픈마케터들은 가장 많은 응원메시지를 받은 수원 매탄고를 직접 방문해 간식을 전달했다. 조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얻어낸 결과물을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긴다는 설레임도 잠시, 발을 동동 구르게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학교 운동장에서 진행하기로 해 아침 일찍 가서 준비를 하던 중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 전날 밤새도록 작업한 준비물이 비에 젖는 등 했지만 학교 측과 상의해 실내 강당에서 무사히 학생들에게 간식을 나눠줄 수 있었다.비록 원래 계획하고 준비했던 것과 다르게 진행을 해야 했지만 학생들의 기대이상의 호응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는 바로 위기 대처 능력과 조직운영 리더십 등 기본 상황대처 훈련의 한 사례인 것.2조의 전혜린학생은 “이번 기간 동안 마치 옥션 직원이 된 듯한 기분으로 보냈다. 옥션 직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프로 못지않은 열정으로 직접 프로모션을 기획, 실행하면서 마케터로서의 마인드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옥션 오픈마케터는 월 2회 이상 옥션 본사를 방문해 마케팅 근무 경험을 쌓는 한편 프로모션 기획 등 마케팅 활동에 직접 참여해 진행한다. 다른 팀들은 서강대학교 청년광장에서 방학 중 학교를 찾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쪽지에 각자의 꿈을 적었다. 이를 대형 풍선에 매달아 하늘로 날려 보내는 이색 이벤트를 펼쳤던 것.옥션 대학생 마케터들이 아이디어부터 직접 기획한 것으로 대학생들의 꿈을 이야기하고 응원하는 이벤트에 학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오픈마케터 김아람 씨는 “다른 대학생 마케터 프로그램이 아이디어를 내는 수준에 그친다면 옥션 마케터는 직접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물론이고 실행단계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해 2기 후배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한편 수료 후 수료증을 수여와 우수 마케터로 선정된 총 2명에게는 각각 순위대로 1천만원과 500만원의 장학금이 수여됐다. 기수제로 운영되며 2기는 겨울방학에 맞춰 11월경 선발할 예정이다.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
  • 거대모반증 청년 “몸 전체 점과 털로 뒤덮여…이젠 기뻐”

    거대모반증 청년 “몸 전체 점과 털로 뒤덮여…이젠 기뻐”

    ‘거대모반증’이란 희귀병을 앓고 있는 청년 박효준씨(21세)가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10월 7일 오후 방송된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에서는 머리부터 어깨 가슴 등까지 몸 전체에 거대한 검은 점이 있고 그 위에 털까지 나있는 박효준 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 박효준 씨는 “태어날 때부터 온 몸이 검은 점과 털로 덮혀 있었고, 자라면서 점은 더 커지고 털은 더 굵고 수북이 자랐다”고 밝혔다. 점이 온 몸을 뒤덮고 있어 땀 배출이 어려운 탓에 더위를 많이 탄다는 박효준 씨는 “아주 추운 겨울이 아니면 민소매 티셔츠를 즐겨 입는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한편 박효준 씨는 “내 모습이 친구들과 다르다는 걸 인정하기까지 긴 시간이 흘렀지만, 현재는 점 때문에 친구들이 자신을 특별히 기억해줘 기쁘다”고 말해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사진 = SBS 서울신문NTN 오영경 기자 oh@seoulntn.com ▶ 지연 측, 음란동영상 해명..남는 건 상처뿐 ▶ 김지혜, 양악수술 후 첫 방송출연 ‘달라진 미모’ ▶ 문근영, 장근석-김재욱 팔짱 끼고 ‘홍대 나들이’ ▶ 티아라, 日서 40억 러브콜 “곧 진출시기 발표” ▶ ’산사나무 아래’ 조우 동유, f(x) 설리 닮은 외모 ‘눈길’
  • ‘글로벌콘서트’로 점심시간 푸짐하게

    ‘글로벌콘서트’로 점심시간 푸짐하게

    점심시간을 이용, 다양한 세계문화공연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던 ‘글로벌 콘서트’가 시작된다. 서울시는 11월 초까지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 서울글로벌센터와 무교동 야외광장에서 전통춤과 악기연주, 단막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이벤트를 연다고 5일 밝혔다. 이 콘서트는 지난 5월부터 두 달 동안 17개국 아티스트가 다양한 공연을 선보여 점심을 마친 직장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7~8월 장마와 더위로 중단됐다가 다시 시작하는 이번 콘서트에는 자전거 묘기와 벨리댄스, 통기타 가수와 록밴드 등이 번갈아 가며 출연할 예정이다. 오승환 서울시 외국인생활지원담당관은 “시민들의 호응이 높았던 공연 프로그램과 평소에 접하기 힘든 예술 장르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가을 탈모’ 자연스러운 현상…관리만 잘 해도 OK!

    ‘가을 탈모’ 자연스러운 현상…관리만 잘 해도 OK!

    가을이면 우수수 떨어지는 머리카락, 탈모증 환자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다. 직장인 정민호(38세, 남) 씨는 “머리숱도 없는데 가을만 되면 머리가 한 움큼씩 빠져 머리를 감는 것도 겁난다”고 한다. 이처럼 가을에 탈모로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탈모전문 가로세로한의원 김동열 원장은 “가을이 되면 정 씨 같은 탈모 환자들이 증가한다”며 “이는 여름철 더위와 자외선에 약해진 두피가 가을의 건조한 날씨에 반응해 모발이 빠지고 탈모에 영향을 주는 변형된 남성호르몬(DHT)의 분비가 가을철에 일시적으로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을 탈모는 질환이 아니라 계절과 환경변화에 반응하는 신체의 자연스런 현상으로 시간이 지나면 회복된다”며 “허나 두피 관리를 잘못하면 더 악화될 수 있으므로 올바른 예방 및 관리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가을탈모를 건강하게 이겨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머리를 대충 감거나 머리가 완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외출하면 모발이 쉽게 더러워질 수 있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충분한 저녁에 머리를 감는 게 좋다. 반면 체온이 높은 사람의 경우는 밤사이 분비된 피지와 땀, 노폐물을 없애기 위해 오전에 샴푸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두피를 습기 찬 상태로 두면 트러블을 유발하고 탈모를 촉진시킬 수 있다. 머리를 감은 후 확실하게 건조시켜야 탈모를 예방할 수 있다. 허나 드라이기의 뜨거운 바람으로 머리를 말리면 두피와 모발이 열에 의해 손상될 수 있으므로, 드라이기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자연 풍을 권장한다. 콩, 두부, 생선, 야채, 해조류는 탈모 예방에 꼭 필요한 영양 요소인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하다. 균형 잡힌 식사와 함께 탈모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두피 마사지도 혈액순환을 촉진해 탈모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머리를 감을 때 손가락의 지문 부분으로 두피를 누르 듯 문질러 자극을 주면 혈액순환을 돕는 효과가 있다고.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 빠지는 머리카락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운동이나 건전한 여가 생활로 관심의 방향을 돌리는 게 바람직하다. 사진 = 가로세로 한의원 서울신문NTN 이효정 기자 hyojung@seoulntn.com ▶ 차예련 "권상우와 생전 처음 만나 키스부터"▶ 최홍만 눈물고백 "내 모든 것 걸어 그녀 되찾을 것"▶ 김성은 "미달이, 내 인생의 독이자 약" 솔직 고백▶ 배다해 "박칼린에 혼날 때 부모님 눈물" 고백▶ 뎅기열이 韓걸그룹 탓?..태국서 핫팬츠 경계령
  • 설악산 올해 첫 단풍 관측… 20일쯤 절정

    기상청은 5일 설악산에서 올해 ‘첫 단풍’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6일, 평년보다 9일 늦은 시기다. 설악산 단풍은 지난해보다 8일 늦은 20일쯤 절정에 이를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단풍은 하루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질 때 시작된다. 산 전체의 20%가량이 단풍으로 물들면 첫 단풍, 80% 정도면 단풍 절정기로 본다. 기상청 관계자는 “단풍의 시작 시기는 9월 상순 기온의 고저에 좌우되는데 올해는 늦더위로 첫 단풍이 예년보다 늦어졌다.”면서 “하지만 일조량이 풍부하고 일교차가 커 단풍의 색깔은 어느해보다 고울 것”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열린세상]“살아 있어 행복합니다”/이종수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열린세상]“살아 있어 행복합니다”/이종수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나무 한 포기 없는 삭막한 칠레 북부의 산호세 광산. 이곳에서 감동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 8월22일 지하 700m 밑에서 “우리는 모두 대피소에 잘 있다. 33인”이라는 쪽지가 올라왔다. 탄광 매몰 17일 만이었다. 절망과 비탄의 산호세 광산은 ‘희망의 캠프’로 바뀌었다. 시추공의 작은 구멍으로 음식·약품 등을 공급하고 있지만, 지금도 광부들은 암흑·더위·습기 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다행히 신속한 굴착작업으로 이르면 이달에, 늦어도 다음 달엔 구조될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놀라운 일은 그들이 어떻게 외부와 접촉이 완전히 끊긴 채 17일을 견딜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생존의 필수조건인 비상식량과 물이 있었고, 독성가스가 거의 없었다는 매몰 환경은 이들에게 무엇보다 큰 행운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바깥 세상과 연락이 두절돼 언제 구조될지 모르는 17일간의 사투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위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막장의 혼란과 불안을 희망과 질서로 바꾼 리더십이었다. 리더로 나선 인물은 최연장자인 예순두 살의 마리오 고메스였다. 그를 도운 또 다른 2명의 리더는 작업반장 우루주아(54)와 건강담당 배리오(50)였다. 이들 모두 광부 집안 출신이다. 그들이 탄광에서 일한 시간을 모두 합치면 90년이 넘는 베테랑 광부들이다. 열여섯 살 때부터 광부로 일한 고메스는 젊은 나이에 수직갱도에서 손가락이 끊어지는 끔찍한 사고 이후, 작은 성경책에서 위안을 찾았다고 한다. 삶의 역경을 헤치고 살아온 고메스였기 때문에 매몰 광부들에게 정신적 리더가 될 수 있었다. 33인의 광부들은 3명씩 팀을 짜 조직적으로 생활했다. 혼자서는 쉽게 무너져도, 단결하면 강해질 수 있다. 모두를 위해 각각 맡은 역할과 책임이 있을 때 살아갈 이유와 힘이 생긴다. 바로 하모니의 힘이다. 이틀에 참치 두 스푼과 비스킷 한 개씩을 나눠 먹는 극한 상황에서도 광부들은 단합했다. 각각 맡은 음역 파트를 책임지듯이, 33인의 광부들은 각각 맡은 소임을 다하며 희망과 상생의 하모니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엄청난 역경 속에서 광부들을 살아가게 만드는 또 하나의 힘은 바로 평범한 일상의 리듬과 소소한 삶의 즐거움이다. 광부들의 생존은 확인되었지만, 3000~4000t의 돌더미 밑에서 그들을 구조하는 일은 몇 개월이 걸릴지 모르는 어려운 작업이다. 전문가들이 가장 염려한 것은 낮과 밤이 없는 어둠 속에서 인간이 겪는 정신적·신체적 외상이다. 매일 해가 뜨고 지고, 여기에 맞춰 24시간의 사이클로 살아가는 일상이 인간 생존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광부들이 가장 먼저 요구했던 것은 바로 ‘칫솔’이었다. 이어 담배, 레드와인, 심지어 아이팟 충전 등을 원했다. 축구경기 TV 중계, 도미노 카드게임 등 일상적 오락 역시 그들을 견디게 하는 즐거움이었다. 물론 가족과의 편지와 통화도 중요했다. 가슴 찡한 사랑 메시지도 있지만 집안 일, 청구서 대금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등 일상의 소소한 걱정과 대화가 오히려 그들에게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는 위안이 되었다. 재난과 역경 속에서 우리가 꼭 부여잡는 희망의 동아줄이 평범한 일상 그 자체라는 게 칠레 광부들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오늘도 살아 있는 일상을 감사하는 삶이 아니겠는가. 아이러니하게도 33인의 칠레 광부를 사지로 몰아넣은 것도, 그들을 살아남게 만드는 것도 모두 그들이 바로 ‘광부’였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낮과 밤을 바꾸는 고된 노동, 어둠 속에서 견딜 수 있는 체력, 늘 생사고락과 죽음의 공포를 같이한 동료들의 연대감, 그리고 어떤 절망적 상황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강인한 삶의 의지…. 고된 삶에서 체득한 위기 극복의 DNA가 역경 속에서 그 빛을 발하고 있다. 가장 평범한 인간이 고난 속에서 오히려 가장 위대한 영웅이 되는 감동의 드라마가 펼쳐지는 이유이다. “살아 있어 엄청 행복하다.”는 칠레 광부들 모두가 하루빨리 소박하고 평범한 일상의 기적으로 되돌아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 [씨줄날줄] 청계천/최광숙 논설위원

    “저 아리따운 처자는 누군가?” “역관 장현의 조카딸 옥정이라 하옵니다.” 숙종이 빼어난 미모에 영악함까지 지닌 장희빈을 처음 만난 곳이 바로 청계천이라고 한다. 숙종이 청계천의 수표교를 지나다 옥정을 만나고, 그를 궁궐로 불러 들이면서 사랑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렇듯 청계천에는 우리 역사의 숨결이 담겨 있다. 조선 600년 역사를 지켜본 청계천은 당시 개천(開川)으로 불렸다. 비가 오면 물이 넘쳐 태종이 둑을 쌓는 등 손을 봤기에 ‘하천을 수리해 열었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영조는 청계천을 얼마나 아꼈던지 산의 흙이 흘러 개천이 엉망이 되자 과거시험에 청계천의 준설방법을 묻는 문제를 냈다는 얘기도 있을 정도다. 일제시대 청계천으로 이름이 바뀌고 해방 이후 1950년대까지 청계천은 오물과 판잣집이 뒤범벅된 가난의 터전이었다. 어두운 서울의 치부를 가리기 위해 1958년 복개공사가 이뤄지면서 죽은 하천이 됐다. 그 위로 근대화의 상징인 청계고가가 세워지고 서울은 비약적인 발전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후 2005년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복원사업을 마무리 하면서 청계천은 다시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덕분에 도심 빌딩 숲속 그곳에 가면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소풍 나온 노란 병아리 같은 유치원생들의 웃음소리와 데이트 하는 연인들의 여유로움, 더위에 발을 담그고 물장구 치는 노부부의 변치 않는 사랑, 운동삼아 부지런히 걷는 직장인들의 힘찬 발걸음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청계천이다. 시간만 잘 맞추면 영화도 보고 작은 음악회도 즐길 수 있다. 외국인들도 한번은 들러야 하는 명소가 됐다. 도올 김용옥은 ‘청계천 이야기’에서 “청계천은 단순한 도시미화 사업이 아니고 21세기 도시 혁명의 패러다임을 보였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국민소득 2만달러가 넘으면 물을 좋아하는 취향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도시에 분수가 만들어지고, 미니 호수가 조성된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요즘 짓는 새 아파트단지에는 작은 실개천이 흐르게 디자인하는 게 유행이란다. 서울 시내 곳곳의 작은 지천도 청계천을 벤치마킹하려고 한단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아직 청계천이 자연친화적인 생태계를 형성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수질관리 등에 터무니없이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고 꼬집기도 한다.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오늘은 청계천이 복원된지 5년째다. 청계천이 진짜 생태하천이 되려면 정작 필요한 것은 흠집내기가 아니라 사랑이 아닐까.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사설] 배추 1포기에 1만 3800원이라니…

    요즘 주부들은 장보기가 겁난다. 아니 장보기를 포기했다. 그제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는 배추 1포기 가격이 1만 3800원이었다. 추석 직전보다도 오히려 4000원이나 올랐다. 신세계 이마트에서는 그동안 비축물량을 팔아 배추 가격이 하나로클럽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오늘부터는 1포기에 1만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배추뿐 아니라 김장 재료인 무와 대파의 가격도 치솟기는 마찬가지다. 이마트에서 무 1개는 3650원, 대파 1단은 5680원에 팔리고 있다. 예년엔 명절이 지나면 채소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올해는 더 오르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근본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도매업자들이 추석연휴 동안 물량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추값이 폭등한 근본요인은 좋지 않은 기상조건이다. 올 봄에는 이상저온 현상, 여름에는 무더위와 폭우, 이달 초에는 태풍 곤파스의 영향까지 겹쳐 배추밭은 쑥대밭이 됐다. 배추값이 오르다 보니 식당에서 김치도 사라져 가고 있다. 정부는 강원도 고랭지의 배추 출하량이 예년보다 30% 줄어 배추값이 뛰고 있지만 다음달 중순 평야지대에서 재배된 배추가 나오면 다소 안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추, 무, 대파 등은 서민들의 밥상물가와 직결되는 품목이다. ‘친서민’을 내세우는 정부가 이들 품목의 가격 안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그동안 서민들은 언감생심(焉敢生心) 비싼 쇠고기는 거의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는 김치도 제대로 담가 먹을 수 없는 지경이 됐으니 답답하다. 정부는 배추값 폭등에 팔장을 끼고 있어서는 안 된다. 산지와의 직거래를 늘려 유통비용을 줄이고, 상품성을 갖춘 배추가 많이 출하돼 가격이 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책마련을 소홀히하다 김장용 채소인 배추, 무, 대파 등의 폭등세가 계속되면 자칫 ‘김장파동’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불청객 모기 한겨울에도 기승”

    여름철 불청객인 모기가 한겨울에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건당국이 내다봤다. 봄철 이상 저온 현상으로 평년에 비해 전체 모기 개체 수는 줄었지만 늦여름 더위와 가을철 이상 고온이 겹치면서 ‘소멸시기’가 한 달 이상 늦춰졌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에서 해마다 8월 말 발령됐던 일본뇌염 경보도 이달 중순 발령돼 다음달 초에나 해제될 전망이다. 2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평년(2005~2009년)에는 여름이 끝나는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모기 개체수가 70% 이상 급감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올해는 오히려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측은 “모기가 초겨울인 11월초까지 채집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국 37곳의 포충기(유문등)에서 집계한 하루 모기 채집량은 봄철 저온 현상과 여름철 폭염으로 8월29일 15마리를 기록, 평년 대비 70% 감소했었다. 하지만 곧바로 다시 늘기 시작해 이달 5일 전후로 평년 수준인 19마리로 회복됐다. 부산에서는 지난 17일 일본뇌염을 옮기는 빨간집모기가 전체 모기의 50%를 넘어서 일본뇌염 경보가 발령됐다. 해마다 8월 말 발령되는 일본뇌염 경보가 이달 중순 들어 발령된 것도 이상 기온의 영향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평년에 비해 모기의 증식 기간이 한 달 이상 늦춰지면서 10월 초까지 일본뇌염 경보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조금 덥다고 느껴지면 난방 온도를 2~3도 낮춰야 모기 활동량이 줄어든다.”면서 “저층에 사는 주민은 하수구에 촘촘한 그물망을 설치해 모기의 유입을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프로야구] 2년만에 ‘왕좌 탈환’ 꿈꾼다

    “올 시즌 내내 불안의 연속이었다. 선수들이 나를 살렸다.” 지난 22일 프로야구 두산과의 더블헤더 1차전을 앞둔 SK와 삼성의 승차는 3.5경기차. 매직넘버 ‘1’을 앞두고도 김성근 SK 감독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마운드 때문이었다. 김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인 철저한 분석을 통한 ‘데이터 야구’는 후반기로 갈수록 보기 힘들었다. 그만큼 위기도 많았다. 김 감독은 이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이렇게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할 정도였다. ●김감독을 시즌 내내 괴롭힌 마운드 불안 ‘벌떼 야구’의 핵이었던 투수 채병용과 윤길현의 입대가 시작이었다. 시즌 초반 마무리 정대현과 스윙맨 전병두도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했다. 지난해 8월 손등 부상을 당했던 에이스 김광현도 개막한 지 열흘이나 지나 팀에 합류했다. 그러나 SK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아시아신기록(19연승)을 22연승까지 늘렸다. 전반기를 단독선두(60승28패)로 마치며 페넌트레이스를 압도했다. 불안은 후반기 들어 노출됐다. 지난해 9승3패 평균자책점 1.96이었던 게리 글로버는 부상과 부진 끝에 2군으로 강등됐다. 선발로 부진했던 송은범은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했다. 믿을 만한 선발감은 김광현과 카도쿠라 켄 둘밖에 없었다. 지난 8월 6연패를 당한 김 감독은 비상체제를 선언했다. 마무리 이승호를 선발로 돌리고, 신인 문광은을 선발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과부하가 걸린 불펜진은 한여름 더위에 체력의 한계에 다다르기 시작했다. 자랑이었던 철벽 불펜은 더 이상 없었다. ●조직력·베테랑의 힘으로 위기 극복 그러나 SK는 특유의 조직력과 베테랑들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안방마님’ 박경완은 지난해 아킬레스건 부상에 이어 오른쪽 발목까지 안 좋아졌지만 수술도 포스트시즌 뒤로 미뤘다. 후배들은 정신적 지주의 부상투혼에 정신무장을 새로이 했다. 시즌 종료 후 은퇴를 선언했던 주장 김재현도 위기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의 사나이’로 불렸던 4번 타자 박정권도 고비마다 한 방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마침내 SK는 지난해 막판 19연승을 달리고도 2위에 그친 설움을 씻어냈다. SK는 역대 두번째로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마운드 불안을 노출했지만 김 감독의 타고난 용병술과 선수들의 단합이 이를 상쇄한 것이다. 2년 만에 ‘왕조 재건’에 도전하는 SK는 다음 달 15일부터 문학 홈구장에서 플레이오프 승리팀과 한국시리즈(7전5선승제)를 펼친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기고] 추석의 미덕, 풍요로운 마음으로 족하다/이만의 환경부 장관

    [기고] 추석의 미덕, 풍요로운 마음으로 족하다/이만의 환경부 장관

    처서(處暑)에도 꿈쩍 않던 더위가 백로(白露)가 지나자 한풀 꺾였다. 계절도 추석을 앞두고 명절준비에 들어가는 모양이다. 우리 어머님들도 명절 준비를 위해 장바구니를 챙겨보지만, 올해만큼은 발걸음이 가볍지 않다. 태풍 피해로 야채와 과일 등 신선재료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상차림 예산이 많이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명절처럼 신나는 날이 없었다.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도 좋았지만, 먹을 것이 부족해 늘 배고팠던 일상과 달리 푸짐하게 차려 나오는 밥상은 마음껏 먹을 수 있는 행복이었고, 넉넉한 인심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음식을 먹기 위해 명절을 손꼽아 기다리지는 않는다. 마음만 먹으면 아무 때고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풍요로워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소식(小食)으로 건강을 챙기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에서 미처 소화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가 하루에만 무려 1만 5000t에 이른다. 추석 명절에는 이보다 20% 정도 더 발생된다. 두말 할 것 없이 환경이 오염되고, 에너지가 낭비되고, 탄소배출로 지구는 더워진다. 푸짐한 밥상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아졌다. 이에 정부는 지난 2월 관계부처가 모여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도입하고 음식물쓰레기가 발생되는 주요 원인별로 맞춤형 대책을 세우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는 쓰레기 종량제와 마찬가지로 음식물쓰레기를 많이 버리는 가정에서는 많은 요금을, 적게 버리는 가정에서는 적은 요금을 내는 제도로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음식물쓰레기의 실질적 감축을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 병원·장례식장, 호텔·뷔페 등에서 각각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대책을 수립·추진할 계획이다. 시범적으로 대책이 시행된 정부종합청사 구내식당의 경우,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2개월 만에 음식물쓰레기가 30% 줄어드는 성과가 있었다. 아직도 우리의 머릿속에는 ‘밥상의 미덕=푸짐함’이라는 공식이 존재한다. 애써 차린 밥상 때문에 잃는 게 더 많아서야 되겠는가. 가정에서나 음식점에서 알맞게 상을 차리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인다면, 자연스럽게 일상의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도 줄고, 이산화탄소의 발생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올 추석 상차림 예산이 부담스럽다고 걱정하지 말자. 물가가 오른 것은 부담이나 이번 기회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음식을 장만할 때는 식사할 인원을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따져서 먹을 양만큼만 식재료를 사고, 새로운 음식을 장만하지 않고도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뷔페 방식을 접목한 ‘퓨전식 상차림’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추석은 본래 한 해의 정성을 열매로 수확하고, 이를 조상님께 감사드리기 위해 온 식구가 한자리에 모여 즐기는 날이다. 맛있는 음식은 적당한 상차림으로 깨끗하게 먹고,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뜻 깊게 보내는 추석의 미덕은 그 풍요로운 마음만으로도 족하다.
  • [세대공감] 포기할 수 없는 유혹, 군것질

    [세대공감] 포기할 수 없는 유혹, 군것질

    먹을 것이 없어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밥도 못 먹는데 군것질이 웬말이냐며 허전한 입안을 콩 두어 알과 생쌀로 달래야 했다. 자꾸 씹으면 고소한 맛이 난다며 좋아했다. 그러다 장에 다녀오신 어머니가 큰 맘먹고 사다주신 ‘눈깔사탕’이라도 손에 받아든 날에는 뛸듯이 기뻐하며 사탕을 잘게 쪼개 아껴 먹기도 했다. 시대가 달라져 군것질거리가 넘쳐난다. 밥 먹고 난 뒤 커피와 케이크는 필수라는 사람들, 오후 3~4시를 간식타임으로 정해두고 오늘은 어떤 군것질을 해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들…. 끼니는 대충 먹어도 달달한 디저트를 포기할 수 없는 군것질 마니아들이 예전보다 많아졌다. 종류는 달라도 포기할 수 없는 유혹, 군것질에 대한 서로 다른 추억을 들어봤다. 윤샘이나·김양진기자 sam@seoul.co.kr ■ 그땐 그랬지 요즘은 도처에 군것질거리가 널려 있지만 30~40년 전엔 달랐다. 부모님들은 5일에 한 번 열리는 장에서 물건을 팔아 만든 돈으로 자식들 줄 군것질거리를 사오곤 했다. 군것질거리라 해봐야 눈깔사탕이며 엿 등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장날을 손꼽아 기다렸고, 거창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른들이 안겨주는 간식거리를 받아 들고는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 경기도 분당에 사는 김수양(49)씨는 군것질 하면 장날 할머니가 나물을 팔아 사다 주시곤 했던 엿가락이 생각난다고 했다. 아침 일찍 장터에 나가시는 할머니를 보며 김씨는 마루 턱에 나와 “나중에 맛있는 거 꼭 사와야 돼.”라며 몇 차례나 다짐을 받곤 했다. 그러면 할머니는 김씨에게 할머니가 돌아올 때까지 ‘책상에 꼭 붙어 공부할 것’을 조건으로 내거셨다. 학교에 다녀와서도 할머니가 돌아오지 않은 날은 목이 빠져라 동네 어귀만 내다보며 동구 밖 들길을 건너 오실 할머니를 기다렸다. 약속한 공부는 뒷전으로 제쳐두고 할머니 손에 들려올 군것질거리만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 그러다 늦어지는 할머니를 기다리지 못하고 잠에 빠지기도 했다. 그럴 땐 아침 잠자리에서 머리맡에 놓인 엿봉지를 발견하고는 깜짝선물이라도 받은 양 기뻐했다. 김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맡에 놓여져 있는 엿을 보고 좋아하며 아침부터 다디단 엿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에 즐겼던 군것질거리를 요즘엔 별미로 즐기기도 한다. 당시에는 배가 고파 ‘맛도 없는 것을 어쩔 수 없이 먹는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먹을거리에 추억까지 더해 별미로 즐기기도 한다. 강원 강릉에 사는 오창수(58)씨는 씹으면 씹을수록 쫀득쫀득해지던 ‘밀껌’이 군것질거리로 최고였다고 돌이켰다. 6월 보릿고개 막바지, 밭에 누렇게 밀이 익어가면 아이들은 밭두렁에서 익어가는 밀 목을 따 손바닥으로 비벼 알곡을 추린 뒤 질겅질겅 씹으며 허기를 견디곤 했다. 지금은 밀밭이 거의 사라져 다시 해보기도 어려운 풍경이 돼 버렸다. 친구들과 서리한 콩을 구워 먹었던 것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저물녘, 동네 친구들과 소를 몰고 돌아오다가 길가 콩밭에서 잽싸게 콩 대를 한 웅큼 후려다가 모닥불을 지펴 구워 먹곤 했다. 살짝 구운 깍지를 벗기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콩을 호호 불어서 먹을 수 있었다. 검게 그을린 깍지를 벗기던 손으로 땀을 닦고 코를 비비다 보면 어느새 얼굴은 검댕 칠갑이 되었고, 그런 모습들을 쳐다보며 깔깔 웃느라 날이 저무는 것도 몰랐다. 여름이 되면 아이들은 대바구니에 호미를 챙겨 들고 바다 갯벌에 나가 조개를 주워 모았다. 바지런히 호미로 긁어대면 어렵잖게 두어 사발의 조개를 캘 수 있었다. 저녁이 되면 마당에 멍석을 펴고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여름 별미로 조개칼국수를 즐겼다. 칼칼한 국물에 풋풋한 애호박이 들어간 칼국수와 함께 찐감자를 곁들이면 더위에 지친 여름밤이 넉넉하고 안온했다. 초가을 무렵, 감나무 밑에 뒹구는 맛이 덜 든 땡감을 주워 먹던 것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오씨의 어머니는 아직 덜 익어 떫기만 한 감을 먹는다며 나무라셨지만 텁텁한 대로 허기는 면할 수 있었고, 더러는 그렇게 주워 모은 감을 된장 속에 묻거나 소금물이 담긴 독에 며칠씩 넣어뒀다 떫은 맛이 가시면 꺼내 먹곤 했다. 오씨는 “지금도 칼국수는 많지만 예전에 흔하디 흔했던 우리 밀로 만든 칼국수보다는 못하다.”면서 “지금은 그러고 싶어도 되찾을 수 없는 음식들이 돼 버렸다.”고 아쉬워했다. ■ 요샌 이래요 고등학교 2학년인 김미희(17)양은 교문 앞 포장마차에서 파는 일명 ‘마약 토스트’에 푹 빠졌다. 구운 식빵 두 장 사이에 노란 치즈 한 장 달랑 들어간 간단한 음식이지만 김양네 학교 학생들 사이에서는 “토스트에 마약을 넣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 김양은 “엄마가 아침에 밥을 먹고 가라고 해도 뿌리치고 일부러 토스트를 사 먹고 등교할 정도”라면서 “학교에 일찍 도착한 다른 친구들이 들어올 때 토스트를 사다 달라고 문자를 보내기도 한다.”고 말하면서 입맛을 다셨다. 등굣길에 토스트를 먹지 못한 친구들은 쉬는 시간에 이 ‘마약 토스트’를 찾아 담장을 넘는 위험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등교시간이 지난 후에는 교문을 닫는 학교규칙상 쉬는 시간에도 학교 밖을 빠져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담장을 넘다 선생님께 걸리기라도 하면 벌점을 받거나 화장실 청소를 해야 하지만 학생들은 결코 마약 토스트를 포기하지 못한다.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는 “‘마약 토스트’를 매점에서 팔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문 바로 앞에 있는 토스트집까지는 교내로 간주하도록 교칙을 개정하자.”는 등 황당한 주장을 하며 깔깔대곤 한다고 전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윤규현(28)씨도 학교 앞 명물간식을 기억하고 있었다. 윤씨가 다녔던 서울 한남동의 한 중학교 앞에는 모든 메뉴를 1000원에 파는 일명 ‘1000원 분식점’이 있었다. 라면, 쫄면, 떡볶이, 김밥 등 다양한 메뉴를 파는 분식점이었는데, 모든 메뉴가 통일된 가격 단돈 1000원이었다. 점심을 먹고도 금세 배가 고파지는 학창시절, 윤씨와 친구들은 하루에도 2~3번씩 그곳을 찾았다. 수업이 끝나고 귀가하는 길에 들러 라면 한 그릇씩을 비우고는 다시 학원가는 길에 찾아가 쫄면을 시켜 먹는 식이었다. 다른 분식점에 비해 절반 수준의 가격이라 부담이 없었다. 워낙 가격이 싸고 인기가 좋아 한때 학생들 사이에서는 “유통기한이 지난 재료를 가져온다.”는 등의 루머가 돌기도 했지만, 1000원 분식점의 인기는 수그러들 줄 몰랐다. 윤씨는 “학교를 졸업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그 분식점은 자리를 지키고 있더라.”면서 “물가가 많이 올라 요새는 모든 메뉴가 2000~3000원대지만 여전히 맛이 있어 집에 가는 길에 종종 들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희재(26)씨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학교 앞 문방구표 군것질거리를 생생하게 기억했다. 이씨가 초등학생이던 10여년 전, 학교 앞 문방구에는 온갖 군것질거리가 다 있었다. 이씨와 친구들은 문방구에 학용품을 사러 갈 때보다 그곳에서 파는 컵떡볶이를 먹으러 갈 때가 더 많았다. 문방구에는 주인 아주머니가 설탕을 가득 넣어 만든 달달하고 맵싸한 떡볶이와 떡꼬치, 순대꼬치, 얼린 음료수 등 어린 학생들의 입맛을 자극하는 군것질거리들이 가득했다. 이씨의 어머니는 매일같이 학교가 끝나면 문방구에서 간식을 사먹는 아들에게 “불량식품이니 사먹지 말라.”고 말하곤 했지만 이씨는 “당시에 사먹었던 문방구표 간식이 어머니가 해주시는 간식보다 훨씬 맛있었다.”고 말했다. 특별히 맛있는 떡볶이도 아니었지만 친구들과 함께 문방구 앞에 앉아 종이컵에 담긴 빨간 떡을 긴 꼬치로 찍어 먹는 재미가 동심을 자극했던 것이다. 어떤 친구는 종이컵 대신 투명한 비닐봉지에 담긴 떡볶이를 모서리에 낸 구멍으로 쏙쏙 빼먹기도 했다. 이씨는 “어머니 말씀대로 불량식품일 수도 있지만 그걸 먹고 자라서 지금 이렇게 튼튼한 것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과거와 달리 주위에서 쉽게 군것질거리를 구할 수 있는 요즘이지만, 대학생 이지원(21·여)씨는 한국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외국산 간식을 즐겨 찾는 ‘희귀 군것질거리 마니아’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식품코너에 가면 수입식품 코너가 있지만, 이곳의 한정된 상품은 이씨의 군것질 욕구를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하지 못하다. 이씨는 아직 한국에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은 미국산 초콜릿잼, 일본에서만 파는 쿠키 등을 구하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을 뒤지곤 한다. 장에 가신 할머니 쌈지에 담겨 오는 군것질거리를 기다리듯 이씨는 주문한 간식 택배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린다. 이씨의 어머니는 “집에도 먹을거리가 이렇게나 많은데 엉뚱한 데 돈을 쓰느냐.”며 핀잔을 주지만 이씨는 오늘도 인터넷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군것질거리를 탐색한다. 이씨는 “한국에서 팔지 않는 간식을 찾는 것은 맛도 맛이지만, 새로운 것을 접하고 먹어보기 위한 호기심이 더 크다.”면서 “군것질거리를 찾는 것은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일종의 재미인 만큼 이제는 하나의 취미가 됐다.”고 말했다.
  • [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 1년 365일 ‘일년감’ 먹어야 하는 이유는

    할머니는 토마토를 ‘일년감’이라고 불렀습니다. 더위가 막 시작될 무렵, 할머니는 눈곱도 안 뗀 이른 아침에 저를 데리고 풀섶 이슬을 털며 텃밭으로 나섭니다. 거기에는 대막대기를 꽂아 묶은 토마토가 노란 꽃을 피워대고 있었는데, “봐라. 꽃이 훤한 걸 보니 올해는 일년감이 맛나겄다.”시며 웃곤 하셨지요. 아니나 다를까 그 해 일년감 농사가 잘 돼 쩍쩍 벌어진 게 큰 건 애호박만 하게 자라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부엌 찬장에는 잘 썰어 노란설탕을 듬뿍 끼얹은 토마토가 한 접시씩 놓여 있곤 했습니다. 건 땅에서 자란 탓에 살집이 두꺼워 한입 물면 달고 새큼한 과즙이 온 입에 가득차고 거기에 설탕의 단 맛이 더해지면 가히 작은 황홀경이라 할 만했습니다. 그런 토마토를 별것 아니라고 여기지만 ‘토마토가 붉어지면 의사 얼굴이 파랗게 질린다.’는 서양 속담도 있잖습니까. 토마토가 그렇게 좋다는 건 라이코펜 성분 때문입니다. 이 라이코펜은 체내에서 세포의 노화를 막아주는 것은 물론 강력한 항산화 능력을 가져 손상된 DNA를 복구하고, 암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특히 유방암·전립선암·위암·대장암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토마토의 위력은 우리의 상상을 넘습니다. 길거리 노점에서 한 소쿠리에 3000원, 5000원 하는, 시쳇말로 흔하디 흔한 과실로만 여기면 곤란합니다. 서구인들이 ‘레드 파워’라며 구워 먹고, 삶아 먹고, 그것도 모자라 캐첩으로 만들어 일년 내내 먹어댔던 토마토, 우리도 이거 많이들 먹고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jeshim@seoul.co.kr
  • 월별 출산율 1·9월 최대

    월별 출산율 1·9월 최대

    아이는 하늘이 점지해 주는 것이라지만, 실제 출산율은 월별로 최대 30% 정도 차이가 난다. 가족계획을 세울 때 산모들이 선호하는 달과 그러지 않은 달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아기가 가장 많이 태어나는 때는 가을(9~10월)과 연초(1~3월)다. 그 중에서도 최고는 1월과 9월이다. 6일 서울신문이 통계청 인구통계를 바탕으로 2007~2009년 3년간 하루 평균 출생아 수를 계산한 결과 1월이 1445명으로 가장 많았고, 두번째는 9월로 1363명이었다. 이어 2월 1358명, 3월 1338명, 10월 1321명 순이었다. 반면 12월은 1124명으로 출생아가 가장 적었다. 1월에는 12월보다 하루 평균 321명(28.5%)의 아이가 더 태어나는 셈이다. 6월(1177명)도 출생아 수가 끝에서 두번째로 적었다. 월 전체로 본 출생아 수 평균은 1월(13만 4386명)과 3월(12만 4477명), 10월(12만 2945명), 9월(12만 2744명) 순으로 많았다. 연초 출산율이 높은 것은 우리나라의 유난스러운 교육열과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12월에 태어난 아이나 같은해 1월에 태어난 아이나 모두 8세(만 6세)가 되면 입학을 하게 되는데 최근 부모들은 아이의 학습능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최대한 입학시기를 늦추려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뜻하지 않게 12월에 낳으면 출생신고를 1월로 늦추는 일도 드물지 않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가을 출산율이 높은 것은 연말이면 급증하는 혼인 건수와 관계가 있다. 12월은 1년 열두달 중 결혼을 가장 많이 하는 시기다. 실제 지난해 월 평균 혼인 건수는 2만 5800건이었지만 12월에는 3만 6200쌍이 결혼을 했다. 이들이 허니문 베이비 또는 신혼 베이비를 갖는다면 출산일은 9~10월에 잡히게 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여기에 출산 때 삼복더위는 피하자는 예비엄마들의 고민과 새해에는 아이를 갖겠다는 부부들의 연초 결심도 가을 출산율을 높이는 또 다른 이유”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온라인몰, 추석 맞이 ‘성묘·방충용품’ 증가↑

    온라인몰, 추석 맞이 ‘성묘·방충용품’ 증가↑

    [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온라인몰은 늦더위와 긴 추석연휴로 성묘, 방충용품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온라인몰과 유통업계는 벌초용품, 제기 세트 등 성묘 관련 용품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이은 무더위로 예년에 비해 예초기 판매량이 높았고 말벌 급증 예보에 따라 안전한 벌초를 돕는 방충 용품 수요도 동반 상승했다.G마켓에 따르면 추석을 3주 앞둔 지난 8월 26일부터 9월 1일까지 성묘용품 판매량이 작년 추석 3주 전 대비 4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이 기간 성묘용품 판매량 중에 예초기, 낫 등 벌초 용품은 56% 상승했다. G마켓은 ‘BEST 예초기 무한특가’ 기획전을 열고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계양 2단 분리형 예초기 KY400SE’는 2단으로 분리돼 승용차에 싣기 편하다.윅스 ‘전기 예초기’는 경량으로 사용이 편리한 제품이고 무소음, 무진동이다. 접이식 날로 손상이 적고 휴대가 편한 포스아트 ‘부성 접이식 낫’ 등 휴대용 낫도 잘 팔린다.G마켓에서는 안전한 벌초를 돕는 방충용품 판매량도 36%이상 급증했다. 말벌의 공격을 막는 방충복의 수요가 특히 높다. K1마트 ‘해충 방충복’은 얼굴 전면까지 보호망이 있어 착용이 간편하며 전용 보관 주머니도 제공된다.옥션은 예초기 등 성묘용품 판매량이 전년 추석 대비 32% 가량 증가했다. 인터파크도 예초기가 전년 추석시즌 대비 30%, 살충제 및 말벌 예방용품은 15% 가량 각각 판매량이 상승했다.디앤샵은 제수용품 및 예초기 카테고리의 매출이 매주 2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진행 중인 ‘2010년 한가위 제수 주방용품 특별 할인전’에서는 제기 및 식기 등 홈세트를 최대 55%까지 할인 판매한다.롯데닷컴은 예초기, 휴대용 제기 등 성묘관련 용품 매출이 전년 대비 30% 가량 증가했다.11번가는 성묘 용품 판매가 작년에 비해 40% 증가했으며 그 중 예초기의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60% 이상 상승했다.이어 초음파로 해충을 쫓는 ‘휴대용 초음파 모기퇴치기’의 경우 최근 일주일간 판매량이 작년 추석시즌 대비 25% 이상 증가한 상태다.유수경 G마켓 리빙&뷰티 사업실 실장은 “올 추석에는 무더위 영향으로 예초기 판매가 크게 늘었고 말벌이 독해진다는 보도가 있어 방충용품 판매도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며 “제품 특성상 무작정 저렴하기보다는 사용하기 편리하고 안전한 제품을 찾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
  • 오늘 폭염특보 발효…2007년 이후 처음

    4일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이는 2007년 폭염특보제가 시행된 이후 처음이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북태평양고기압과 태풍의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고 있다. 이로 인해 낮 최고기온은 33도 이상으로 치솟았다. 이날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경상북도 일부지역과 대구광역시에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경기도 충청남북도 전라남북도 경상남북도와 일부지역 등에 폭염주의보가 전해졌다. 서울역시 31.2도를 기록하며 태풍으로 잔뜩 긴장했던 시민들을 더위로 녹였다. 한편 제9호 태풍 ‘말로’(MALOU)가 6일 오후 3시께 서귀포 남서쪽 310㎞ 부근 해상까지 북상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초속 2,000km 태양폭풍 2013년 5월 지구 공습 ? ▶ 홍은희, 현영에 독설 “이제 애 낳아도 40세” ▶ 미코 이지선, 세계적인 각선미 노출시켜 ‘후끈’ ▶ 용감한형제 신곡 ‘돌아돌아’ 가요계 실태풍자 화제 ▶ ‘슈퍼스타K 구마준’ 실시간 인기…주원, 통통 볼살 눈길 ▶ 슈퍼스타K 장재인-김지수, ‘신데렐라’ 열창에 네티즌 “소름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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