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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 참사
    2026-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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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라우마 극복 위해… 힘 모으고 계속 희망을 말해야”

    “트라우마 극복 위해… 힘 모으고 계속 희망을 말해야”

    “태풍,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재(人災)이기 때문에 끔찍한 비극이고,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데에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힘’과 ‘희망’에 대해 말해야 합니다.” 국제 심리치료 민간구호 단체인 ‘이스라에이드’(IsraAID)의 요탐 폴라이저(32) 아시아지국장은 지난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마법은 없다”면서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테러, 전쟁 등이 빈번한 이스라엘의 경험에 비춰 보면 재난이 발생할수록 희망을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국민이 힘을 모아 세월호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쟁과 테러의 공포에 시달리는 이스라엘인들을 돕기 위해 2001년 설립된 이스라에이드는 미국 9·11테러, 동일본 대지진, 필리핀 태풍 등 대형 참사 때마다 현장에 심리치료단을 파견해 왔다. 지난 10일 방한한 폴라이저 지국장과 의료진 3명은 국내 정신과 전문의와 심리치료사들에 대한 심리치료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스라에이드는 앞으로 2~3년간 트라우마 치료 경험이 풍부한 심리치료 전문가 50여명을 한국에 파견해 국내 정신과 전문의와 심리치료사들에게 미술, 음악, 연극 등 다양한 심리치료 기법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할 예정이다. 폴라이저 지국장은 “훗날 돌이켜보면 이번 참사로 한국 국민들이 힘을 모으고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국가 재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북한 아파트 붕괴, “김정은 가슴 아파 밤 지새워”…세월호 의식했나

    북한 아파트 붕괴, “김정은 가슴 아파 밤 지새워”…세월호 의식했나

    북한 아파트 붕괴, “김정은 가슴 아파 밤 지새워”…세월호 의식했나 북한 평양의 고층 아파트 공사장에서 대형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이 아파트는 92세대 가량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상당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번 아파트 공사장 붕괴사고 소식을 이례적으로 보도하면서 고위 간부들이 피해 주민들에게 사과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13일 평양시 평천구역의 건설장에서는 주민들이 쓰고 살게 될 살림집(주택) 시공을 되는 대로 하고 그에 대한 감독통제를 바로 하지 않은 일꾼들의 무책임한 처사로 엄중한 사고가 발생하여 인명피해가 났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사고 발생 경위와 인명피해 규모 등은 밝히지 않았다. 우리 정부 관계자 역시 이날 “지난 13일 오후 평양시 평천구역 안산1동의 23층 아파트가 붕괴됐다”면서 “북한에서는 건물 완공 전에 입주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이 아파트에도 92세대가 살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파트 붕괴로 상당한 인원이 사망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사고 소식과 함께 북한 간부가 주민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사진을 실었다. 대내용 라디오방송인 조선중앙방송도 주민들에게 사고 소식을 알렸다. 중앙통신은 생존자 구조와 부상자 치료를 위한 국가적인 비상대책기구가 꾸려졌고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선우형철 인민내무군 장령(장성) 등의 간부들이 지난 17일 사고현장에서 유가족과 평천구역 주민을 만나 위로·사과했다고 덧붙였다. 최부일 부장은 이 사고의 책임은 노동당의 ‘인민사랑의 정치’를 받들지 못한 자신에게 있다며 사과한 뒤 “인민보안부가 언제나 인민의 이익과 생명·재산을 철저히 보위하는 진정한 인민의 보안기관이 되도록 하기 위하여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고 밝혔다 차희림 평양시 인민위원장과 리영식 평천구역당위원회 책임비서도 각각 주민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특히 김수길 평양시당 위원회 책임비서는 “원수님(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께서 이번 사고에 대하여 보고받으시고 너무도 가슴이 아프시여 밤을 지새우셨다”면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고위간부들에게 만사를 제쳐놓고 현장에 나가 구조작업을 지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가 이번 사고 소식과 책임자들의 사과 발언을 구체적으로 전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때문에 사고의 중대성을 감안해 주민들의 불만과 불안감을 잠재우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지난달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해석도 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전 업그레이드] ‘바다 위 다리’ 전국 80개橋 안전대책은

    [안전 업그레이드] ‘바다 위 다리’ 전국 80개橋 안전대책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해상교량의 안전 문제에도 관심이 쏠린다. 15일 국토교통부와 국립해양조사원 등의 현황 자료를 분석해 보면 해상교량은 국도, 고속도, 지방도를 통틀어 80개가 넘는다. 1990년대 이전엔 17개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증가 속도가 엄청나다. 섬이 밀집한 서남해권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지어지고 있다. 길이가 1㎞를 넘는 교량도 20개에 달한다. 초대형 교량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09년 10월 개통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과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고 있는 인천대교는 교량 길이가 무려 18㎞에 이른다. 지난해 2월 개통돼 전남 여수와 광양을 잇게 된 이순신대교는 바다로부터의 높이가 80m에 달한다. 최근에는 케이블로 다리를 지지하는 현수교나 사장교로 세워지는 경우가 많아 일반교량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게다가 태풍, 해일, 지진, 선박 충돌, 염해, 높은 습도 등으로 인해 유지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 유지 관리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해상교량은 대형 교통사고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실제로 2006년 10월 짙은 안개 탓에 서해대교에서 29중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 12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치기도 했다. 사고 뒤에야 경광등과 경보기, 시선유도등, 안개주의 및 예고 표지판 등이 보강됐다. 재난에 상당하는 교통사고가 일어났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도 확실하게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관리주체는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국도상 해상교량은 국토교통부, 고속도는 도로공사, 지방도는 지방자치단체가 맡는다. 민자가 투입된 경우 민간업체가 관리하기도 한다. 현장에선 해상교량의 통합관리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특히 국토부 산하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의 경우가 그렇다. 익산청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전국 국도상 해상교량 30개 중 67%(20개)를 관할하고 있다. 하지만 설계·시공은 청, 점검은 시설안전공단, 유지관리는 국토관리사무소가 따로따로 수행한다. 때문에 청 차원에서 통합관리 전담 조직을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익산청 관계자는 “시공부터 유지까지 통합해야 전문적이고 중장기적인 관리를 체계적으로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안에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경승 전 광주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사고가 나면 대형 사고가 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 내에 유지관리를 총괄하는 전담 부서를 둬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지방선거, 허튼 ‘안전 공약’ 제대로 검증해야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전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국고보조금 지원 정당 4곳의 지방선거 10대 공약을 보면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의 1호 정책공약은 ‘국민안전보장’이다. 통합진보당만 무상 복지에 초점을 맞췄다. 대부분의 광역단체장 출마 후보들도 안전을 앞세우고 있다. 그러나 재원 대책 등 구체적 실행계획이 뒷받침되지 않는 관행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문제다. 무늬만 안전 공약이 아닌지, 실행 가능성을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공약 실현을 위해 국고 기준으로 내년부터 4년간 5조 5000억원, 새정치연합은 27조 1000억원이 각각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재원조달 방안으로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세수 증가, 비과세 감면 일몰제 적용 등을 들었다. 추가 세금 인상 없이 기존 재정계획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법인세 인상 카드를 내밀었다. 과표 ‘2억~200억원’과 ‘200억원 초과’ 구간의 법인세율을 현행 각 20%, 22%에서 22%, 25%로 인상해 지방공약 이행을 위한 국고 재원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두 정당 모두 재원조달 방안 자체에 실효성이 없거나 여야 간 합의 없이는 불가능한 사안이어서 또 다른 포퓰리즘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2006년 지방선거 때의 뉴타운 정책, 2010년의 무상급식, 2012년 대선과 총선에서의 기초연금 및 반값등록금 공약의 파장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재정 부담도 잘 따져봐야 한다. 무상보육 또는 무상급식과 관련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갈등이 적잖았다. 안전 공약이 이런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 안전 문제를 선거의 가장 큰 정책으로 다루는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이어서다. 하지만 원자력발전소 문제나 교량·터널·댐 등의 사회간접자본(SOC)시설, 항공 운항, 산업재해, 지하철 등의 안전 및 환경 관련 예산은 언제부터인가 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었다. 무상급식에 충당하느라 낡은 학교 건물 개·보수 예산이 뒤로 밀린 게 대표적이다. 이번에는 유권자들이 공약의 타당성을 세밀히 검증해 안전사고로 귀중한 생명을 잃는 일은 없게 해야 한다. 대형 재난사고가 발생했을 때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세월호 참사 수습 과정에서 보았듯이 중앙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해도 지역사정을 잘 아는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이 주체가 돼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관건이다. 지자체와 시민사회가 적극 협력해 능동적인 재난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
  • 터키 탄광 폭발 최소 238명 사망… 안전점검 무시 ‘정부 책임론’

    터키 탄광 폭발 최소 238명 사망… 안전점검 무시 ‘정부 책임론’

    터키에서 전력공급장치 오작동으로 추정되는 탄광 폭발 사고로 최소 238명이 숨졌다. 갱도 안에 100여명이 넘는 광부들이 갇혀 있지만, 구조가 쉽지 않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석탄 채굴이 주요 산업임에도 안전관리에 소홀하고 낡은 시설을 사용한 데다 야당의 안전조사 요구마저 여당이 무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부의 ‘사고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대형 참사에 분노한 시민들은 ‘사고가 아닌 살인’이라고 정부를 비난하며 거리로 나섰다. 참사는 13일(현지시간) 오후 3시 20분쯤 이스탄불에서 남쪽으로 230㎞ 떨어진 도시 소마의 탄광에서 폭발과 이에 따른 화재로 갱도 내부가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붕괴는 탄광 입구로부터 2㎞ 지점에서 발생했고 광부들은 지하 2㎞, 탄광 입구에서는 4㎞ 지점에 갇힌 것으로 파악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14일 “적어도 238명이 사망했으며, 100% 확신할 순 없지만 120여명이 여전히 매몰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광부 787명이 작업 중이었으며 이 중 363명은 구조됐지만, 나머지는 붕괴한 갱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러나 사고가 근무 교대 시간에 일어나 갇혀 있는 광부들의 수는 정확하지 않다. 이번 사고는 터키 사상 최악의 탄광 참사로 기록되게 됐다. 특히 시민들은 “정부의 안전 불감증이 대형 참사를 불렀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터키 언론을 인용해 최대 야당인 공화민주당(CHP)이 지난달 29일 사고가 난 탄광에 대한 안전조사를 요구했지만 에르도안 총리가 이끄는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이를 부결시켰다고 보도했다. 즉각적인 개선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이 “터키 탄광의 안전도가 외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는 집권당의 반박으로 묵살됐다는 것이다. 터키 당국이 “3월 17일에 있었던 점검에서 안전 기준을 만족했다”고 해명했지만 세부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 광부는 AFP에 “이 탄광에는 안전장치가 없다. 노동조합은 회사 말만 듣는 어릿광대이며 경영진은 돈만 밝힐 뿐”이라고 말했다. 성난 시위대는 이스탄불의 탄광 소유회사인 ‘소마 홀딩스’ 앞에 모여들어 ‘살인자’라는 구호를 외쳤다. 수도 앙카라에선 800명의 시위대가 탄광 담당 부처인 에너지부 청사까지 행진을 시도했다. 반정부 구호를 외치고 돌을 던진 시위대를 향해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했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사고가 아닌 살인’(kazadegilcinayet)이라는 뜻의 터키어 문장에 해시태그(#)를 단 트위트를 퍼뜨리기 시작했다. 대선이 8월로 다가온 가운데 사태가 커지자 에르도안 총리는 인명 구조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에르도안 총리는 이날 사흘간의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한 데 이어 알바니아 순방 일정을 취소하고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 그러나 구조가 지체될수록 산소 부족과 유독가스 중독 등으로 희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타네르 일디즈 에너지 장관은 “매몰된 광부들이 방독면을 갖고 있지만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환풍기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갇혀 있는 광부들은 곧 죽을 수도 있다”고 했다. 400명으로 구성된 구조팀이 지하 2㎞ 갱도에 갇힌 광부들에게 공기를 공급하기 위해 구멍을 뚫는 작업 등으로 밤을 새웠지만 사고 초기 화재를 진압하고 갱도에 가득 찬 짙은 연기를 제거하느라 공기구멍을 뚫는 작업은 더디게 진행됐다. 터키에서는 1992년 흑해 연안의 종굴다크 탄광에서 발생한 사고로 광부 263명이 숨지는 등 탄광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고 AFP 등이 전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사설] 대형 참사 겪고도 시늉뿐인 화재대피 훈련

    세월호 참사의 와중에서도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은 제자리걸음이다. 서울 강남의 고층 빌딩에서 실시된 화재 대피 훈련은 시늉에 그치고, 울산의 산업현장에서는 닷새 동안에 세 차례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소중한 인명들이 더 희생돼야 하는가. 안전보다 돈을 앞세운 사회 구조와 설마 하는 방심이 또 다른 참사를 부르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한국무역협회와 코엑스가 그저께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실시한 화재 대피훈련은 우리의 안전 불감증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46층에서 가상 화재가 발생한 지 3분이 지나서야 대피안내 방송이 나왔고 위층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 30여분이 지나서야 대피가 마무리됐다. 게다가 방문객 혼란을 이유로 비상경보음은 작동시키지 않았고, 상주 인원의 75%는 업무를 이유로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허술한 준비와 시민참여 부진으로 안전 매뉴얼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형식적인 훈련으로 어떻게 재난에 대비하겠다는 것인지 답답한 노릇이다. 산업현장의 안전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울산산단에서는 지난 13일 제련공장에서 수증기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나는 등 닷새 동안에 3차례의 폭발·질식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1명이 숨지고 1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대형사고가 나기 전에 그와 비슷한 경미한 사고가 29건 일어났고, 그전에 300차례 정도의 징후가 있기 마련이라는 하인리히 법칙은 산업현장의 안전 불감증이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재 사망자 수가 이라크전쟁 당시 미군 전사자의 4배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화학물질관리법의 하위 법령을 입법예고하면서 화학 사고에 따른 영업정지 대상과 과징금 규모를 기업들 입맛에 맞게 솜방망이 수준으로 대폭 축소, 완화하는 등 기업주의 이익만 옹호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니 개탄할 일이다. 충남 아산의 농지와 수로 위에 지은 7층짜리 오피스텔이 준공을 보름 남짓 앞두고 한쪽으로 20도가량 기울어진 어처구니없는 사고도 경각심을 일깨우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정부는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10년부터 계속 금지한 아파트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키로 했다. 건축 당시 구조도면과 안전진단 등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현장 확인과 검증, 실사를 통해 재검토하는 게 마땅하다. 단 1%의 위험도 감수할 수 없는 게 사람의 생명이고 안전이다. 내가 피해를 당할 수 있고, 내 가족이 희생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우리 안의 안전 불감증을 해소해 나가야 할 때다.
  • [세월호 참사 한달-누가 뭘 잘못했나] 무능한 해경… 유리창 깨고 직접 구조 7명뿐

    [세월호 참사 한달-누가 뭘 잘못했나] 무능한 해경… 유리창 깨고 직접 구조 7명뿐

    세월호가 완전히 가라앉을 때까지 해경이 보여 준 대응은 ‘빵점’이었다. 침몰 과정에서 시간이 촉박하긴 했지만 해양구조 전문기관으로서 기본 수칙마저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무능’을 드러냈다. 해경은 침몰 현장에 경비정 한 척 보내지 못한 채 ‘상황 끝’을 맞을 뻔했다. 헬기에 이어 123정이 도착한 시각은 사고 당일인 지난달 16일 오전 9시 35분. 때마침 부근을 순찰하다가 출동명령을 받고 현장에 가장 먼저 올 수 있었다. 세월호는 왼쪽으로 45도 기울어 침몰 중이었고, 선실에 갇힌 승객 300여명은 공포에 떨었다. 그러나 123정은 단정 1척을 내려 3층 갑판에 머물던 기관부 직원 8명과 조타실에서 탈출한 이준석(69) 선장 등을 맨 먼저 옮겨 태웠다. 선실에 머물던 승객들을 구조하기는커녕 갑판에서 구명벌 1개를 띄우는 데 그쳤다. 배가 거의 가라앉을 무렵 선실 유리창을 깨고 7명을 구조한 게 그나마 구조다운 구조였다. 이어 오전 10시 8분쯤 달려온 전남어업지도선 201호, 207호 단정 2척과 어선 등이 생존자를 건져 냈다. 오전 8시 52분쯤 가라앉기 시작한 세월호는 10시 30분쯤 수면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이때 상시 대기하던 당직함 513호가 목포항을 출항, 최고속도인 25노트로 질주했지만 도착 시각은 11시 10분쯤이었다. 38~40노트로 달릴 수 있는 고속정 7대는 항구에 묶여 있었다. 이후 완도, 제주, 여수 경비함정 등 55척이 몰려들었으나 모두 상황이 끝난 뒤였다. 300여명의 목숨이 달린 ‘1시간 30분’은 그렇게 흘러 버렸다. 물리적 여건을 감안하면 오전 9시 30분쯤 처음으로 도착한 헬기는 마지막 구조 수단이었다. 그러나 헬기는 배 밖에 나와 있는 승객들을 실어 나르기에 바빴다. 특수훈련을 받은 항공구조사들 역시 선체 진입을 시도하지 않았다. 헬기 3대가 35명을 뭍으로 실어 나른 게 전부였다. 수중 구조가 가능한 해경 122특수구조대는 당시 목포항에 머물다가 팽목항으로 옮긴 뒤 어선을 빌려 타고 현장에 접근했다. 오전 11시 20분쯤이었다. 첫 헬기 출동 때 이들을 태웠더라면 상황이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이런 오판은 첫 신고 접수와 상황 전파에서도 나타났다. 오전 8시 52분쯤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최모(17)군이 “살려 달라”며 119상황실에 신고했으나 해경은 위·경도를 묻느라 5분가량을 허비했다. 476명을 태운 대형 여객선의 항로 추적에도 실패했다. 세월호가 인천항을 떠나 해경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 관할구역에 진입한 것은 오전 7시 8분. 진도 VTS는 이때 통상 업무인 세월호와의 교신을 하지 않았다.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통한 항로 추적에도 실패했다. 이에 따라 오전 8시 48분쯤 맹골수도를 막 빠져나온 세월호가 급격한 변침 후 정상 항로 반대편인 북쪽으로 표류하는 장면을 포착하지 못했다. 목포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생각나눔] 어민 “도심에 해양경찰서 왜?” vs 해경 “초동대처는 경비정 몫”

    [생각나눔] 어민 “도심에 해양경찰서 왜?” vs 해경 “초동대처는 경비정 몫”

    “도시에 해양경찰서라니, 말이 되느냐.”(어민) “사고 초동 대처는 바다에 있는 경비정 등이 한다. 경찰서가 어디에 있든 상관없다.”(해경) 세월호 참사 뒤 상당수 해양경찰서 청사가 도시에 자리 잡은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비난이 거센 가운데 해경 청사 위치를 놓고도 어민들의 불평불만이 적잖이 터져 나오고 있다. 충남 보령시 오천면 소영어촌계장 황견성(62)씨는 1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해양경찰서가 해안과 떨어져 있다 보니 ‘불안하다’는 어민이 많다. 거리가 멀면 심리적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보령해양경찰서는 지난달 1일 동대동에 있는 민간 회사 건물을 빌려 문을 열었다. 주 항구인 대천항과 9㎞쯤 떨어져 출동 시 차량으로 15분 안팎이 걸린다. 신청사 건립을 추진 중인 명천택지개발지구도 도심에 있다. 양순규 보령해경 경비구난계 경비담당은 “통신망이 잘 갖춰져 굳이 해변에 청사가 있을 필요는 없다”며 “어차피 사고 초동 대처는 대천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50~300t 규모의 경비정 7척과 구조대들이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형 사고 시 현장에서 함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구조·구난 작업을 벌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직속상관인 서장이 출동하려면 청사와 함정까지의 거리만큼 시간이 늦어진다. 이 때문에 해경 청사의 도시 건립을 두고 곳곳에서 반발하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청이 올해부터 166억원을 들여 도심인 아라동에 부지 3만 1763㎡,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신청사 건립에 들어가자 정의당은 “해양 업무를 담당하는 해경이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도심에 사무실이 왜 필요한가”라며 “해안의 기존 제주해양경찰서를 증축해 사용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169명이 근무하는 제주해경청이 제주도 1, 2청사를 합친 것보다 사무실이 넓다. 신청사 건립을 철회하고 그 돈으로 구조장비를 구입하라”고 비난했다. 울산해양경찰서도 오는 9월 장생포항에서 남구 선암동 도심 주택가로 청사를 이전한다. 해안에서 6~7㎞ 떨어져 차량으로 20분쯤 걸린다. “해안에 마땅한 이전부지가 없다”는 울산해경의 해명에도 긴급 상황 시 신속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충남 태안경찰서도 함정 등이 정박하는 근흥면 신진도항과 17㎞나 떨어진 읍내에 있다. 윤충한 태안해경 경비과장은 “대형 사고가 거의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그럴 때는 경찰서에서 장비를 더 지원하지만 나중에 가도 된다”고 말했다. 해경이 도시 청사를 선호하는 것은 주거·교육 문제와 출퇴근 등에서 유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어민들의 편리와 사고 예방 및 대처보다는 직원 복리를 앞세운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다. 충남 태안군 근흥면 가의도 주만성(74)씨는 “해경 청사가 해변에 있으면 어민들이 민원을 볼 때도 훨씬 편리하다”고 말했다. 보령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안전 업그레이드] 원자력발전소

    [안전 업그레이드] 원자력발전소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달 16일 공교롭게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됐고 고장이 잦은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의 재가동을 승인했다. 6년 전 수명연장 승인이 난 노후 원전에 대해 내려진 합법적이고 일상적인 재가동 결정이다. 하지만 세월호와 묘하게 오버랩되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세월호 참사 후 국가 안전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원전 불안도 커지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지역 정치인을 중심으로 ‘원전을 폐쇄하겠다’는 공약이 이어질 정도다. 여야 구분도 없다. 지난 7일 환경운동연합은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라’는 성명을 냈다. 우리나라는 프랑스에 이어 원전 의존도 세계 2위 국가다. 그럼 오래된 원전과의 동거는 괜찮은 걸까. 현재 국내에 가동 중인 23기의 원전 가운데 절반 이상인 12기의 설계수명이 2030년 이전으로 돼 있다. 설계수명이란 원전을 설계할 때 안전성과 성능기준을 만족하면서 운전 가능한 최소한의 기간을 말하는데 그만큼 낡고 오래된 원전이 우리나라에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국내 노후 원전의 대표 격은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다. 고리 1호기는 2007년, 월성 1호기는 2012년에 30년인 설계수명을 다했다. 원칙대로 한다면 수명이 다한 만큼 해체하든지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하지만 운영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이 고리 1호기는 “더 써도 안전하다”는 이유로 10년의 수명연장을 신청했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사용승인을 내 줬다. 덕분에 고리 1호기는 36년째 운영 중이다. 월성 1호기 역시 2012년 11월 20일 30년의 수명이 종료해 현재 정지 상태에서 수명연장에 대한 심사가 진행 중이다. 원자력 학자들은 오래된 원전을 ‘면역이 약해진 노인’에 비유한다. 면역체계도, 저항력도 약해진 탓에 작은 변수만으로도 치명적인 화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나이가 들었어도 꼼꼼하게만 관리하면 사고는 막을 수 있다’는 측과 ‘원전사고=대형참사라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폐쇄를 검토해야 한다’는 측으로 나뉜다. 이 같은 대립 속에서 국내 원전학자는 ‘유지’를 주장하는 측이 월등히 많다. 핵발전소가 30~40년이라는 설계수명을 안고 태어나는 이유는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강철로 이뤄진 원자로 압력용기는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한 중성자를 쬐게 되면서 취화(딱딱하게 굳어 갑자기 파괴되는 현상)가 나타난다. 이 외에 배관과 설비의 부식과 균열 강철 파이프의 두께 감소 설비의 피로도 증가 전기설비의 절연기능 저하 콘크리트 구조물의 약화 등도 설계수명을 두는 이유다. 오래된 원전일수록 고장도 잦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원자력안전정보공개센터에 따르면 고리 1호기는 1978년 운전을 시작한 이후 최근까지 크고 작은 사고로 총 130번 발전을 정지했다. 국내 원전에서 일어나는 고장사고의 20%가량이 고리 1호기에서 발생한 셈이다. 환경단체들은 잦은 고장의 원인을 건축공학에서 말하는 욕조곡선(bathtub curve)에서 찾는다. 욕조곡선이란 고장 비율과 시간의 관계가 마치 욕조 모양처럼 바닥이 긴 U자형 곡선을 이룬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공학적인 관점에서 고장은 초기 운용이 서툴러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한동안 욕조 바닥처럼 잦아들게 되고 구조물의 한계치에 이르면 다시 빈도가 잦아진다는 뜻이다. 즉 최근 노후 원전의 잦은 고장은 내구성 면에서 한계치에 도달했음을 경고하는 빨간불이란 뜻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외국에서는 설계수명을 넘긴 원전은 재사용보다는 폐기하는 쪽을 택한다고 환경단체들은 주장한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처장은 “2011년까지 폐쇄된 세계 원전의 평균 수명은 설계수명에 못 미치는 23년이었고 현재 가장 오래된 원전은 43년이 최고로 그나마 4기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현재 40년 이상 된 원전 가운데 가동 중인 원전은 전 세계 435기 중 29기뿐”이라고 말했다. 이런 ‘고물 원전’은 어느 한 곳이 고장나더라도 쉽게 문제를 찾기 어려운 구조다. 고리 1호기는 배관만 170㎞, 전기선은 1700㎞, 연결 밸브는 3만개나 된다. 용접 부위만 6만 5000여곳에 이른다. 환경단체들은 또 고리 1호기는 중성자를 쬐게 되면서 취화되는 온도가 높아져 상온에서도 외부의 작은 충격이나 급격한 온도 변화로 인한 열충격에 쉽게 파손될 수 있는 상태라고 주장한다. 일본의 원자로 전문가인 이노 히로미쓰 도쿄대 명예교수는 “재료 자체가 나쁜 고리 1호기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위험한 상태”라면서 “정밀한 평가를 하고 세밀한 계산을 하는 것보다 폐로를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반론도 팽팽하다. 한국수력원자력 등은 고리 1호기 등 일부 원전이 노후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한수원 측은 “원자력 선진국과 국제기구가 정한 표준에 따라 지난 30년간 중성자에 노출된 고리 1호기 원자로 용기가 구조적으로 건전한지 검사했지만 이상이 없었다”면서 “고리 1호기 원자로 용기는 비슷한 시기에 가동을 시작한 미국의 포인트비치 원전, 키와니 원전과 비교해도 훨씬 더 양호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원자로 용기 노심대 용접부 검사 주기도 기존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해 진행했고 배관 등에 대한 검사도 기존 25%에서 50% 이상으로 확대 적용한 만큼 결코 안전상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수년간의 법적 공방에서 법원도 한수원 측의 손을 들어 줬다. 2011년 부산시민 97명이 한수원을 상대로 낸 고리 1호기 가동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대법원은 지난해 6월 최종 기각 결정을 내렸다. 고리 1호기에서 중대 사고가 발생해 신청인의 생명과 건강, 환경 등을 침해할 개연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것이 기각 이유였다. 하지만 논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현재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 심사가 진행 중인 데다 이미 10년간 수명을 연장한 고리 1호기의 2차 수명연장 심사가 불과 3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정부도 종합 안전대책을 발표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해 지진·해일, 전력·냉각계통, 중대사고 등 50개 항목에서 장단기 개선 대책을 마련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란 규모 6.5 이상 강진→원전 부지 높이를 넘는 12m 이상의 해일→전력공급 차단→대형 원전사고 발생 등 4가지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고리 1호기는 해안 방벽을 7.5m에서 10m로 늘리고, 안전정지 계통의 내진 성능도 진도 7.0 수준까지 보강했다. 주민보호용 방독면도 6만개에서 48만개로 늘렸다. 월성 1호기 등에는 비상상황에서 수소 폭발을 최대한 막을 수 있도록 하는 수소제거 설비도 갖췄다. 50개 세부항목 중 37개를 완료했고, 총 1조 1000억원을 들여 내년까지 개선 대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만 구체안은 한참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원전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시나리오를 구성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사고대응 등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두루뭉술한 대목들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영종대교 버스사고…바다 추락할 뻔한 아찔한 현장

    영종대교 버스사고…바다 추락할 뻔한 아찔한 현장

    영종대교 버스사고…바다 추락할 뻔한 아찔한 현장 세월호 침몰과 서울지하철 추돌사고 등 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 불감증’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또 한번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14일 오전 10시쯤 서울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리무진버스가 영종대교 중간에서 청소차를 들이받고 바다로 추락할 뻔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청소차 운전사 A(40)씨, 리무진 버스 운전사 B(56)씨, 버스 승객 10명이 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리무진 버스 역시 앞 부분이 크게 파손됐다. 경찰은 버스 승객과 목격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대통령 담화 ‘안전 대한민국’ 향한 진정성 담길

    박근혜 대통령이 곧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다. 이를 위해 박 대통령은 일요일인 그제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소집해 국가안전 및 재난구조 시스템 등을 집중 논의했고, 오늘 열리는 국무회의에서도 각 부처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할 계획이다. 담화에는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수백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사전에 막지 못한 데 대한 대국민 사과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국민들을 상대로 한 직접 사과와 관련, 그동안 여러 차례 “대안을 갖고 사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번 대국민 담화에는 ‘안전 대한민국’을 위한 마스터플랜이 비중 있게 제시될 것이다.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오는 16일이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꼭 한 달이다. 그날 이후 지금까지 통탄에 빠져 있는 국민들은 어린 학생들을 지켜주지 못한 것을 자책하면서, 그들을 사지로 내몬 장본인들에게 분노했다. 기적 같은 생환을 고대하며 온 세상을 노랗게 물들였지만 정부 당국은 ‘구조자 제로(0)’라는 믿을 수 없는 성적표를 내밀었다. 초기 대응부터 구조, 수색까지 한번 잘못 꿰어진 단추는 줄줄이 오류와 혼선만 낳은 채 무엇하나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분노는 결국 요지부동 고공행진하던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까지도 무참히 끌어내렸다. 담화 발표를 앞둔 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진지하게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원인 분석 및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기 위한 대책과 관련한 다양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대형참사 재발방지 대책과 관련해서는 상시적인 안전교육 등 각론에서부터 ‘국가개조’를 비롯한 거대 담론까지 그야말로 백가쟁명식 주장과 제안이 봇물 터진 듯 제기되고 있다. ‘안전 대한민국’을 위한 것이라면 어떤 주장과 제안이라도 허투루 흘려선 안 될 것이다. 허심탄회하게 경청해 경중과 완급을 가리되 가능한 한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옳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과 관련해선 정부·여당이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국정 최고책임자인 박 대통령 역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적폐 탓도 크지만 그 적폐를 단칼에 잘라내지 못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대참사 발생을 막지 못한 책임은 오롯이 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짊어져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국민 담화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굳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선인들의 지혜를 다시 거론할 필요도 없겠다. ‘사후 약방문’이라도 제대로 된 처방전을 만들어 제2의 환자를 살릴 수만 있다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 아닌가. 그런 점에서 박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안전 대한민국’을 위한 그랜드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세월호 후속 대책만으로는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무수히 많은 세월호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이미 제시한 국가안전처 신설 등의 각론보다는 국가개조 차원의 근원적인 처방전을 내놓아야 한다. 적폐 해소에 대한 저항과 불편이 따르더라도 이번에야말로 확실하게 ‘안전 대한민국’을 구현해야만 한다. 말의 성찬으로 치장만 해서는 등 돌리는 민심을 돌려세울 수 없다. 국민들은 진정성이 담긴 진솔한 담화를 단박에 알아챌 정도로 현명하다. ‘안전 대한민국’의 초석이 될 수 있는 담화를 기대한다.
  • 고속도로서 마주 오던 트레일러에 실린 철제빔 와르르 ‘아찔’

    고속도로서 마주 오던 트레일러에 실린 철제빔 와르르 ‘아찔’

    고속도를 달리던 트레일러의 적재함에서 철재빔이 도로로 쏟아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미러는 해당 사고 소식과 함께 40여초 분량의 영상을 소개했다. 이 사고는 지난 9일 오후 4시경 러시아의 한 고속도로에서 발생했다. 적재함에 실린 화물을 부실하게 고정한 게 화근이었다. 철제빔이 도로에 나뒹구는 위험천만한 순간은 마주오던 차량의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기록됐다. 녹화된 영상에 대해 미러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인다면서, 트레일러에서 쏟아내는 육중한 금속 자제들은 순식간에 도로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행히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차량 운전자가 급정지하면서 도로에 쏟아진 화물과 충돌하는 끔찍한 참사는 피했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하마터면 대형 사고가 날 뻔 했다”면서 화물을 적재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지 않은 운전자를 질타했다. 사진·영상=Jeno Kovacs 영상팀 sungho@seoul.co.kr
  • [안전 업그레이드] KTX

    [안전 업그레이드] KTX

    하루 15만명이 이용하는 초고속열차(KTX)는 과연 안전할까? 전문가들은 개통 10주년을 맞으면서 선진국형 첨단 안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초기 잦은 고장과 사고를 겪으며 비상대응 매뉴얼도 비교적 잘 구비된 편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문제는 인적과실(휴먼에러)이라는 사람의 잘못이나 총 3만 5000여개의 부품 중 혹시 모를 결함이 발생한다면, 언제든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지나치게 시스템에만 의존하며 방심하다가는 ‘자동화의 덫’에 걸릴 수 있다는 경고다. #1. 최대 승객 935명을 태우고 시속 300㎞로 달리던 KTX 객차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먼저 객차마다 설치된 열감지 장치가 열기를 느낀다. 실내온도가 60℃를 넘으면 운전실에 표시등이 켜지고, 화재감시 장치가 작동해 자동으로 열차에 급제동이 걸린다. 10량의 열차가 완전히 멈춰서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6분. 신형 KTX 산천에는 열기뿐만 아니라 연기까지 감지할 수 있는 첨단 설비가 장착됐다. 기관사가 비상제동 장치를 누르면 3분 만에 정차할 수 있다. 기관사 1명과 4명의 승무원이 탑승한 KTX는 매뉴얼에 따라 상황을 확인한 뒤 불이 난 객차에서 최소 1량 이상 떨어진 안전한 객차로 승객을 이동시켜야 한다. 열차 밖으로 대피할 경우 기관사는 구조·구난이 쉽도록 터널이나 교량을 피해 열차를 정차시키고, 승무원들은 승객들의 탈출을 도와야 한다. 하지만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처럼 승무원들이 위험 사실을 모르는 승객들의 대피를 외면한 채 자신들이 먼저 달아나거나, 지난 2일 서울지하철 2호선의 추돌사고처럼 수백 명의 승객들이 스스로 혼란스럽게 급히 탈출을 시도한다면 승무원 4명이 이를 통제할 수 있을까. 대피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불행한 사고를 막으려면 첨단 설비와 더불어 평소에 구난 대응훈련이 필요하다. #2. 열차들이 몰리는 정차역 근처에서 추돌사고가 발생한다. 사고 열차 기관사는 열차에 설치된 ‘방호장치’를 작동시켜야 한다. 화재 발생 때도 기관사의 판단에 따라 누를 수 있다. 기관사의 생존 여부가 불투명할 땐 승무원들 중 선임자인 열차팀장이 이를 대신한다. 이 장치가 작동하면 주변 2~4㎞ 범위에서 운행 중인 열차들에 자동으로 제동이 걸린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대구역 추돌사고처럼 방호장치가 손상 등으로 이탈된 경우 후속 열차의 연쇄추돌이 발생할 수 있다. 방호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도 사고 역이나 종합관제센터에서 무선교신을 통해 주변의 열차를 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무전장치의 파손이나 관제센터 근무자의 잘못 등으로 위기 상황을 장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KTX를 운행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열차 안전 매뉴얼 및 사고유형별 대응요령을 매년 보완하고 있다. 관제센터와 역, 기관사와 열차팀장, 승무원의 역할 등도 분명히 명시돼 있다. 그러나 사고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발생하기에 위험 상황 때 열차에서 탈출 또는 객차에서 대기 등을 판단할 수 있는 행동 기준의 정립 등이 필요하다. 2004년 KTX 개통 후 여러 유형의 고장과 사고 등을 통해 값진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지난해 8월 31일 발생한 대구역 열차 추돌사고는 피해는 적었다고 하더라도 ‘3중 추돌’이라는 초유의 사고였다. 대구역에서 대기하던 무궁화호 열차가 정지 신호를 착각하고 출발해 앞서 서울로 향하던 KTX의 옆면부와 접촉하며 추돌했다. 사고 열차는 몸체가 옆으로 튀어나온 상태에서 곧이어 부산행 하행선 KTX 열차와도 옆면 몸체가 찢기며 부딪쳤다. 다행히 부상자만 21명 발생했을 뿐이지만 자칫 대형 참사를 겪을 뻔했다. 이 사고로 하루 동안 40개 열차(KTX 16편 포함)의 운행이 중단됐고, 162개 열차(KTX 146개)가 지연 운행되면서 피해액만 154억원에 이르렀다. 2012년 7월 27일 부산행 KTX가 국내 최장 터널(길이 20.3㎞)인 부산 금정터널에서 고장으로 멈춰 섰다. 터널 14㎞ 지점에서 열차가 멈추자 구난열차가 투입돼 부산역으로 견인할 때까지 승객들은 객실에 그대로 머물러야 했다. 전기 공급마저 끊겨 승객들은 어둠 속에서 두 시간 넘게 불안에 떨었다. 이 사고 후 구난열차의 투입 매뉴얼에 대한 전면 수정이 이뤄졌다. 관리 역마다 생수와 전등 등을 확보하고 비상 상황 발생 때 즉시 공급하도록 했다. 2011년 2월 11일 경기 광명시 일직터널에서 부산발 광명행 KTX 산천의 10량 객차 중 후미 6량이 선로에서 이탈했다. 선로 보수업체의 선로전환기 정비작업 부실 탓이었다. 문제는 사고를 관제센터나 역 등에서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점이다. 광명역 탈선사고 이후 공사 관리와 관제센터의 기능이 강화돼 일상적 유지보수도 관제센터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세월호 여파로 가라앉은 경기 되살릴 때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전국민적인 애도 분위기 속에 여행이나 쇼핑, 외식 등을 자제하는 등 자숙 모드가 이어지면서 광범위한 분야에서 소비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세월호 쇼크가 미약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이던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들이 일상의 활동을 축소하는 현상이 휴가철까지 장기화할 경우 경제성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소비와 투자 등 내수를 살리는 것이 관건이다. 경기회복의 불씨가 꺼지면 서민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진다. 국정조사 등을 포함한 진상규명 절차를 거쳐 세월호 참사를 신속히 수습하는 것만이 정상적 경제 활동을 재개할 수 있게 하는 동인(動因)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바란다. 초·중·고교의 수학여행 금지 조치 등으로 단체여행이 사라지다시피하면서 경주 등의 사적지 관람객은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한다. 세월호 사고 이후 취소된 관광은 전국적으로 5476건에 이른다. 제주도는 사고 직후인 지난달 16~18일 수학여행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4.8% 줄었다. 주말 영화 관람객이나 놀이공원 입장객도 눈에 띄게 줄었다. 안산·진도는 말할 것도 없고, 전국 지자체들은 문화행사 등을 취소하는 등 지역경제는 얼어붙고 있다. 건설업계는 견본주택 오픈 이벤트나 경품행사를 취소 또는 축소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사회 전체의 심리 위축이 과거 대형 사고에 비해 오래갈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수많은 아이들이 희생됐다는 점에서 죄책감이나 무기력감은 훨씬 크기 때문이다. 경제는 심리라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긴급 민생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경제 회복의 첫 단추는 국민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라면서 “조속한 사고수습에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론분열을 조장하는 언행을 삼가고, 사고 수습과 ‘제2세월호’ 방지를 위한 안전대책을 마련하는 데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우리 경제는 지난 1분기 성장률이 3.9%로 2011년 1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설비투자는 1.3% 감소했고, 민간소비는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일어나기 이전 실적인데도 소비가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은 가계의 소득 감소가 소비에 영향을 미친 탓으로 분석된다. 경제 성장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야 한다. 정부는 어제 민생대책회의에서 소비 위축을 완화하기 위해 올 상반기 재정 지출 규모를 당초 목표보다 7조 8000억원 늘리기로 했다. 정부의 선제 대응은 바람직하지만 경기 회복의 관건은 민간 부문이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월드컵 특수가 기다리고 있지만 세월호 여파로 상당 부분 상쇄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기업들은 중국의 저성장이나 원화 가치 상승 등의 대내외 여건을 들면서 하반기에도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고용과 임금이 늘지 않는 한 지표경기와는 달리 국민들의 체감경기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건전한 소비 지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회사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신경 써야 한다. 정부는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 안전이나 국민건강 관련 등을 제외한 부문에서의 규제 완화는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
  • “학원 셀프점검”… 학생안전 손 놓은 교육부

    세월호 참사로 안전불감증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교육부가 뒤늦게 학원 안전실태 점검에 나섰다. 하지만 점검받는 대상인 학원장들이 ‘셀프 점검’한 결과를 확인조차 안 하고 접수하는 데 그치는 데다 점검 기준조차 모호해 ‘탁상행정’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국선급 등 관계당국의 부실 안전점검이 세월호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육부가 이번 참사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8일 서울의 일선 학원들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에 따라 학원·기숙학원 2만 7035곳의 안전점검에 나섰다. 교육부가 지난달 30일 “교육시설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겠다”며 학원까지 안전 실태를 점검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수강인원 300명이 넘는 대형학원 892곳은 시교육청이 현장 조사를 하지만 2만여개가 넘는 영세학원들은 자체 점검에 맡겼다. 시교육청이 체크리스트를 학원에 보내면 학원장이 안전점검을 한 후 결과를 팩스나 이메일로 시교육청에 보내는 방식이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학원 및 교습소 자체 안전점검 실시계획’에 따르면 점검 항목은 ‘안전 매뉴얼 비치’ ‘안전 매뉴얼 활용’ ‘건물상태’ ‘비상 시 대피계획 보유’ 등 모두 8개다. 학원장은 8개 항목을 ‘양호’와 ‘미흡’으로 평가하는데 양호와 미흡을 나누는 기준은 별도로 없었다. 학원장 임의로 학원의 안전 상태를 표기하게 돼 있는 셈이다. 특히 ‘미흡’으로 기재했을 때에는 미흡한 내용까지 적고 시정조치 계획도 내야 한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보습학원 원장은 “안전 매뉴얼이 무엇을 뜻하는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고, 건물 상태가 양호하다는 것도 무엇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면서 “미흡이라고 표기하면 별도 시정 조치까지 써내야 하는데 어느 학원장이 자신의 학원을 미흡하다고 표기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시교육청 평생교육과 관계자는 “학원 안전을 점검하고 처벌하기보다 세월호 참사 등에 따른 안전 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안전점검을 하게 됐다”면서 “현장 점검을 모두 하고 싶지만 인원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학원 안전점검을 지시한 교육부 평생직업교육국 측은 “이번 점검은 학원들이 안전점검에서 중요하게 여겨야 할 항목들을 알리는 데 의의가 있다”며 “학원에 대한 안전 매뉴얼을 만들고자 학원연합회·교습소연합회 등과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세월호 침몰] “‘설마’ 하며 이익만 좇고 원칙 무시… 국민 의식·제도 다 바꿔라”

    [세월호 침몰] “‘설마’ 하며 이익만 좇고 원칙 무시… 국민 의식·제도 다 바꿔라”

    세월호가 침몰한 지 23일이 흘렀다. 사고 정황이 한 꺼풀씩 벗겨질수록 이번 참사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란 시공간에 한국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 병폐를 압축시켜 놓은 사건임이 드러나고 있다. 유례없는 고속성장으로 선진국 문턱을 기웃거렸지만, 화려한 겉모습에 가려진 우리 사회의 후진적이고 야만적인 속살이 노출된 것이다. 세월호 침몰은 인재(人災)다. 사람이 타는 여객선에 더 많은 짐을 실어, 더 큰돈을 벌려는 청해진해운의 탐욕에서 비롯됐다. 사고 이후 수습에 전력을 쏟아야 할 청와대와 관계기관들은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를 반복했다. 위급한 재난상황에 ‘컨트롤타워’가 작동하지 않았던 우리 사회와 ‘1호 탈출’한 선장 탓에 300여명의 무고한 인명이 희생된 이번 참사는 닮은꼴이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조형근 한림대 일본학연구소 연구교수, 전명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등 6명의 학자들과 이번 참사에서 나타난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들여다봤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인들의 안전 불감증 때문에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대사회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기술이 발달해 있음에도 우리는 항상 위험과 더불어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위험이 고도화될수록 더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탓에 대비를 해야 하지만 한국인들은 이를 쉽게 지나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한 한국인들이 눈앞의 편리와 이익을 추구하는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대형 재난·사고는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한국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세속적이고 내집단(구성원 간에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이 강한 집단) 중심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궁극적인 열망보다는 눈앞의 편리에 파묻혀 있다”면서 “기본과 원리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거추장스러운 절차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인 스스로 자신의 생각과 삶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이 필요한 때”라면서 “세월호 참사와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고 안일한 생각을 바꾸는 작업을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형근 한림대 연구교수는 이번 사고가 비용을 최소화하고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사람들의 잘못된 행태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의 고질병인 민관유착을 원인으로 꼽으면서 이를 해소하려면 정치 영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처럼 대형 사고가 반복해서 발생하는 것을 막으려면 결국 정치권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무분별하게 규제완화를 외칠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재점검을 통해 재해·재난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매뉴얼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재난 관련 매뉴얼을 바꿀 때가 있는데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문제는 정권에 따라 바꿀 것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잘 정리된 매뉴얼은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는 물질적 가치만을 좇은 압축적 근대화에서 이번 사고의 원인을 찾았다. 이 교수는 “근대화는 사회가 전문화된 시스템을 갖추면서 발전하는 것인데 한국은 돈을 벌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데는 성공했지만, 사회 전반에 골고루 전문화된 시스템을 구축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항만 산업과 재난 예방 분야가 대표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세월호 선원 10명 중 9명이 비정규직”이라며 “망망대해에서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선장, 선원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면 비용을 줄일 수는 있지만 그만큼 안전 운항에는 지장이 생긴다”고 말했다. 평생을 담보한 직장과 잠깐 스쳐가는 직장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국정 과제로 ‘고용률 70% 달성, OECD 10위권 내 진입’ 등 경제적인 목표만 내세울 게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제시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항만, 재난 예방 분야뿐만 아니라 경제적 부가가치가 크지 않은 분야들이 이런 식으로 내팽겨쳐져 있다”면서 “세월호 선장 한 명의 악행을 엄벌할 것이 아니라 돈에 급급해 다른 가치를 등한시하는 사회의식과 풍토를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처우도 좋지 않고,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선원들에게만 참사의 책임을 묻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세월호의 선사 청해진해운처럼 비정규직 고용률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도덕적 의무를 기대할 수 있느냐는 얘기다. 최근 검·경 조사 결과 세월호 선장, 선원들의 고용 형태가 비정규직인 데다 안전 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의 산업 재해 사고 발생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데에는 그만 한 이유가 있다”며 “비단 항만업계뿐만이 아니라 건설업계 역시 뿌리 깊은 리베이트 관행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이런 사고가 일어나도 서로 책임을 떠넘기려고만 하다 보니 정작 사고 수습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나가는 주체가 없어 반복되는 인재를 막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백명이 숨진 참사라도 쉽게 잊혀 안전 불감증이라는 말이 나온다는 지적이다. 이어 이 교수는 “전관예우, 민관유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면서 “선장을 악인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이 왜 그렇게밖에 행동하지 못했는지, 우리 사회는 왜 개개인에게 직업의식을 심어 주지 못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월호가 침몰하기 전에도 소소한 항만 사고는 29차례, 발생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사고는 300차례가 있었을 것”이라며 ‘하인리히 법칙’을 인용해 사고 원인을 설명했다. 미국 여행 보험사 직원이었던 허버트 하인리히는 1920년 통계를 통해 큰 재해와 작은 재해 그리고 사소한 사고의 발생 비율이 1대29대300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침몰 등과 같은 인재는 “돌발적으로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 위험요소가 차곡차곡 쌓여 터져버린 숙성형 사고”라며 “세월호의 원래 선장은 운항 중 떨림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선사에 알렸지만 개선 조치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풍백화점이 지어진 시절에도 국내 건설사들의 기술력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지만 감리(감시·관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게 문제였다”면서 “선사들에 대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이번 사고는 해운업계의 투명성이 낮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운업계의 후진성이 열악한 업무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사업체가 영세하다 보니 안전이나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가 자연스럽게 뒤처진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아시아나 항공기 착륙 사고 발생 시 확인된 기장, 승무원들의 대처 능력은 높게 평가받았다”면서 “해운업계는 항공업계에 비해 인력도 노후화돼 있고 위기관리 매뉴얼이 없는데도 이를 방치한 정부 당국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전명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적 안전장치가 미비한 상황에서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 이상 국민 의식이 개선되기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1990년대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등 대형 참사가 발생했을 때 사회적 관심은 당시 잠깐일 뿐 이후 안전 불감증에 다시 빠져 긴급상황에 조직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가 주장한 ‘위험사회 이론’에 따르면 국정관리의 최대 목표는 사회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는 이런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사고 피해가 더 컸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하려면 사회적 안전 시스템을 좀 더 단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통 이런 사고가 발생하면 대안으로 제도적 개혁과 의식 개혁 두 가지를 드는데 법 제도가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식 개혁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서 “정기적으로 신체검사를 하면서 유병 여부를 판단하듯이 행정시스템도 사전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전한 때일수록 사전 검사를 철저히 해서 결함 여부를 파악하는 등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안전 업그레이드] 손만 대면 콘크리트 가루 후드득… 폭우 내리면 금방 쓰러질 듯

    8일 서울 성북구 정릉3동 주민센터 옆 언덕에 있는 정릉스카이빌(연립주택)단지. 1969~1978년에 지어진 공동주택 4개 동 100가구가 곧 쓰러질 것처럼 위험해 보였다. 이곳 산중턱의 불량 주택 지역 대부분은 재개발사업으로 깨끗하게 변모했지만 이 주택은 지은 지 36~45년이 지나도록 재개발사업이 이뤄지지 않아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올해 1월 건축구조기술사의 안전 진단 결과는 심각했다. 지반은 암석이라 단단했지만 건물은 콘크리트 중성화가 심각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손으로 만져도 콘크리트 가루가 떨어져 나갈 정도였다. 철근에 녹이 슨 것으로 보아 오래 전부터 철근이 노출됐음을 짐작하게 했다. 대형 참사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아직도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5개 동 140가구 가운데 4개 동이 1996년에 거주 불가인 E등급 판정을 받았지만 1개 동(40가구)만 철거되고 24가구 50명의 주민이 아직도 살고 있다. 서울시가 2008년 위험구역으로 설정하고 이주명령까지 내렸지만 주민들이 버티고 있는 것이다. 나머지 1개 동도 D등급 판정을 받았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서울시와 성북구는 이주명령을 거부하는 주민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이주비를 지급할 여력이 없는 성북구로서는 이곳에 공원을 조성해 주민들에게 이주비를 주자고 시에 건의했지만 공원 조성 사업은 구청의 몫이라며 묵살당했다. 이문종 성북구 주택관리과장은 “집주인과 세입자에게는 임대주택 입주권이 주어지지만 집주인들이 막무가내로 특별분양권을 요구하며 퇴거를 거부하고 있다”며 “특별분양권은 법적으로 해당되지 않고 강제 이주도 어려워 재개발사업 추진에 기대를 걸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 입주민은 “폭우라도 쏟아지면 금방 쓰러질 것 같아 불안하지만 이곳을 나가면 당장 살 곳이 막막해 이주를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시장의 일부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건물은 2000년 E등급 판정을 받고도 방치되다시피 했다가 최근 철거가 확정됐다. 주민들이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8월쯤 철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E등급 건축물이라도 민간 소유 건물은 사실상 강제 철거가 어렵기 때문에 재개발사업이나 도시정비사업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소규모 건축물이지만 공동 생활을 하는 사회복지시설도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부산 강서구 동선동 소양무지개동산은 2층 벽돌집으로 건물 연면적 258㎡에 입소 정원이 142명이나 되는 아동복지시설이다. 하지만 이 건물은 지은 지 30년이 지났다. 지난해 말 한국시설안전공단 전문가들이 건물과 주변 토목시설에 대한 안전 진단을 한 결과 구조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불량’ 판정이 나왔다. 안전 진단서에 따르면 건물 내부에는 크고 작은 균열이 수두룩하다. 특히 건물 하중을 직접 받는 수직 균열도 이곳저곳에서 발견됐다. 시설안전공단은 사회복지시설의 15% 정도가 안전에 취약한 것으로 추정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성창경 국장, KBS 막내 기자들에게 “사원증 잉크도…” 반박글 전문 공개

    성창경 국장, KBS 막내 기자들에게 “사원증 잉크도…” 반박글 전문 공개

    KBS의 한 간부가 젊은 기자들의 이른바 ‘반성문’으로 논란과 관련 “선동하자 말라”는 내용의 장문의 비판글을 올렸다. 지난 7일 언론노조 KBS본부에 따르면 KBS 1~3년차 취재·촬영 기자들이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 취재와 관련 사내 보도정보시스템과 게시판에 잇따라 ‘반성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이 ‘반성문’을 비판한 이는 성창경 KBS 디지털뉴스국장이다. 성창경 국장은 오후 5시쯤 사내게시판에 ‘선동하지 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성창경 국장은 “막내 기자들의 글은 반성이라기보다 비난이고, 모두 회사를 겨냥한 것”이라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진보언론들이 수신료 현실화 상정과 궤를 같이해 대서특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창경 국장은 또 “40기 정도면 입사 1년차이다. 아직 더 많이 배우고 또 익혀야 한다. 팩트와 정황, 상황과 느낌을 냉정하게 구분하고, 취재기법도 더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 뒤 “사원증에 잉크도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반성문’을 빙자해 집단 반발하는 것부터 먼저 배우는 시대”라고 개탄했다. 성창경 국장은 또한 “선배라는 자들이 댓글에 ‘가슴 아프다’. ‘부끄럽다’하면서 부채질한다. 이것이 오늘의 KBS다”라면서 젊은 기자들과 뜻을 같이한 선배들도 비판했다. 성창경 국장은 “후배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 한 번 제대로 시키지 못하는 자들이 사측에 항명하는 것부터 가르치고 있다”면서 “언론자유와 공영방송이라는 이름으로 선동하지 마라, 그대들이 아무리 아니라 해도 작금의 막내기자들의 글과 2노조(새노조) 성명은 바로 좌파들이 좋아하는 논리”라고 적었다. 성창경 국장은 또 “이제 더 이상 선동하지 마라, 또 선거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으니까 영향을 미치겠다는 것인가”라면서 “순진한 후배들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훈수하고 가르쳐라”라며 글을 맺었다. 다음은 성창경 KBS 국장이 올린 글 전문이다. 선동하지 말라. 세월호 침몰사건은 미증유의 대형 참사다.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사건이다. 안전의식과 초동대처, 관리감독 등이 모두 부실했다. 때문에 아까운 생명들이 줄줄이 수장되는 것을 두 눈 뜨고 지켜보고만 있어야 했다. 특히 청소년들은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했다가 대거 참변을 당했다. 사람이라면 모두 공분한다. 이것이 세월호에 대한 안타까움이고 회한이다. 이런 현장에서 그 누구라서 칭찬을 받으랴. 관료, 경찰, 기자, 대통령이라도 예외가 아니다. KBS도 열심히 했다. 그러나 유가족 측에서 보면 내용없이 반복되는 특보, 속 시원하게 보도하지 못한 점,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다. 어쩜 욕먹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모든 것이 물속에 있기 때문이다. 막내기자들이 글을 올렸다. <반성한다>는 것이다. 내용을 보면, 취재보도에 대한 방법 등 메뉴얼에 대한 것보다는 정부 비판에 소홀하고 유가족들의 사연들을 충분하게 전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반성이라는 것이다. 지금껏 현장에서 올라온 기사의 내용을 보라. 대부분의 기사들이 이른바 ‘조지는 것’이다. 대처미흡, 혼선, 오락가락 등이 키워드이다. 막내기자들이 올린 글 중에는 유족스케치가 너무 많아 감성적으로 흘렀다며 반성한다는 것도 있다. 유족을 소홀하게 다른 것이 아니다. 그대들이 원하는 것이 ‘다이빙 벨’과 같은 보도내용인가? 이미 좌파언론으로 분류되는 곳 3군데가 다이빙 벨을 ‘찬양’하다가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는 것, 알지 않은가 . 말인즉슨 막내기자들의 글은 반성이라기보다 비난이다. 비판이다. 모두 회사를 겨냥한 것이다. 기다렸다는 듯이 진보언론들이 대서특필 하고 있다. 그것도 수신료 현실화 상정과 궤를 같이해서 말이다. 세월호 사건에 가슴아파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막내기자들의 글에 붙은 댓글을 보면, 마치 KBS가 구조의 책임을 지고 있는 기관인 것처럼 착각하게 하는 것도 있다. 분명히 알라. KBS는 언론기관이다. 만족하지 못했지만 기자들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보도했다. 휴일 없이, 먹고 자는 것이 형편없어도, 배 멀미를 하면서까지 보도했다. 초유의 사태를 당해 현장에서 당황하고, 체계적이지 못한 점은 내부에서도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 반성을 빌미로 다시 회사를 공격하고, 또 정권의 나팔수라는 올가미를 씌우고 있다. 40기 정도면 입사 1년차이다. 아직 그대들은 더 많이 배우고 또 익혀야 한다. 팩트와 정황, 상황과 느낌을 냉정하게 구분하고, 취재기법도 더 배워야한다. 사원증에 잉크도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반성문>을 빙자해서 집단 반발하는 것부터 먼저 배우는 시대다. 선배라는 자들이 댓글에 ‘가슴 아프다’. ‘부끄럽다’하면서 부채질한다. 이것이 오늘의 KBS다. 후배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한번 세대로 시키지 못하는 자들이 사측에 항명하는 것부터 가르치고 있다. 언론자유와 공영방송이라는 이름으로 선동하지 마라. 그대들이 아무리 아니라 해도 작금의 막내기자들의 글과 2노조 성명은 바로 좌파들이 좋아하는 논리이다. 최근에 안 사실이지만 신입생연수 과정에 노조의 특강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단체협약으로 이전부터 내려온 것이라 한다. 새 출발하는 새내기들에게 사측을 분리시키고, 견제하고, 투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 아마 KBS 뿐 아닐까 이제 더 이상 선동하지 마라. 또 선거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으니까 영향을 미치겠다는 것인가. 순진한 후배들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훈수하고 가르쳐라. 2014년 5월 8일, 디지털뉴스국장 성창경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출판사 구조조정/문소영 논설위원

    세계인이 열광하는 월드컵이 열리는 해는 출판계에는 지옥 같은 해다. 그러잖아도 가뭄에 콩 나듯 듬성듬성한 매출은 오는 6월 중순 예선전과 함께 뚝 떨어져 ‘절벽매출’이 될 것이다. 출판사는 인터넷 서점의 등장으로 동네 출판사가 몰락해 책을 만들어도 보낼 곳을 잃었고, 독서보다 훨씬 재미있는 유흥거리가 손바닥의 스마트폰에 집중된 탓에 매년 독서인구가 줄어들고 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지난달 29일 도서정가제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이 개정법이 ‘숨통’이 될지 또 다른 ‘목눌림’이 될지는 알 수 없다. 올 들어 좀 팔린 책이 있다는 이야기를 출판계에서 들어보지 못했다. 출판사 매출을 제로로 만드는 블랙홀은 사실 월드컵뿐이 아니다. 동계·하계 올림픽, 대통령·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 및 의원 선거, 대형 사건·사고 등이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영세한 출판사와 직원들이 어떻게 올해를 날까 걱정된다. 지난 2월 소치 동계올림픽이 열렸다. 3월은 야권의 합당이 관심사였다. 4월 세월호 침몰 참사가 발생해 그 여파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는 6월 4일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에서 보여준 여야의 무능함에 분노해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파가 증가해 선거결과가 오리무중이지만 선거가 임박하면 점차 관심이 증대될 것이다. 한국 기준으로 오는 6월 13일~7월 14일까지 열릴 브라질 월드컵은 출판 초토화의 가장 강력한 토네이도가 될 것이다. 7월 초 한국팀의 16강진출 여부와 상관없이 FIFA컵의 주인공이 브라질의 삼바 축구냐, 스페인의 무적함대냐, 프랑스의 예술축구냐, 독일의 전차군단이냐를 두고 날밤을 새울 것이니, 언제 책을 읽을 것인가. 가을에는 인천에서 아시안게임도 열린다.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 출판사들이 최근 시작한 일은 인적 구조조정이다. 출판사 맏형 같은 M사가 3월 말에 진행했다가 직원들의 반발과 외부에 알려지자 철회했다. 또 다른 대형 출판사 K사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래서 다들 우려하는 시선으로 출판계를 바라보고 있다. 건강하고 활발한 출판문화가 형성돼야 지식산업에 종사하는 창백한 지식인들이 가늘게나마 호흡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의 돌파구는 수년 전부터 내수 활성화였다. 내수를 활성화하려면 일자리가 유지돼야 하고, 일자리가 유지돼야 내수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로 들어갈 수 있다. 독일은 통일의 여파로 1990년대 경기침체가 오자 근무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로 경기침체를 돌파했고 현재 유럽 최강국이다. 불황이지만 문화창조와 융성의 토대인 출판계가 일자리를 없애지 말고 다른 대책을 마련할 수는 없을까.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박찬구의 시시콜콜] 분노하되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박찬구의 시시콜콜] 분노하되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이 곧 하늘이다.’ 인내천(人乃天), 권력의 탐욕과 학정에 깃발을 든 동학혁명의 정신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조항과 다르지 않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의 가르침도 사람이 중심이다. 조선 세종·정조 치세는 인문학의 시대였다. 그 근간은 백성이요, 사람이었다. 이처럼 한민족의 뿌리에는 ‘사람’이 살아 있었다. 수백년, 수천년이 지난 오늘 사람의 가치는 침몰됐다. 이미 형해화한 공동체가 세월호를 만났을 뿐인지 모른다. 우리 근·현대사에서 시민은 주변으로 밀려나고 배제됐다. 친일파는 영리영달을 좇아 나라를 팔았고, 정치 군인들은 4·19 혁명의 민의를 쿠데타와 유신으로 억눌렀다. 군사 정권에 반대한 광주 시민들의 민주화 투쟁은 유혈 진압을 맞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친 촛불은 이윤과 자유무역을 앞세운 공권력에 막혔다. 무도한 권력과 천민자본주의가 사람의 가치를 침탈한 족적들이다. 사람을 지향하는 사회에서는 이성과 정의가 만발하고 부조리와 모순이 사그라지기 마련이다. 사람의 가치보다 권력의 독선이, 공동체의 안전보다 자본의 탐욕이 앞선 사회에서 국민은 객체와 타자에 머물 뿐이다. 통치의 대상, 이윤의 수단으로 전락한다. 적폐라면 이것이 적폐다. 비정상이라면 국민의 안전을 중히 여겨야 한다는 목소리를 억누르는 권력, 그것이 비정상이다. 대가는 참혹하다. 대형 참사가 날 때마다 민심은 또 다른 비극을 염려하고 위기를 경고했지만, 권력은 통치이고 자본은 이윤일 뿐, 소통과 양심은 없었다. 그 틈새로 환부는 살아남았다. 살아서 세월호를 수장시키고 어린 생명들을 앗아갔다. 때문에 세월호 참사는 일그러진 사회가 잉태한 명백한 타살이다. 역사의 교훈을 무시한 몰가치와 비상식의 범죄행위다. 특정 개인과 집단에만 죄를 물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오로지 희생자의 입장에서 죽음을 바라봐야 한다. ‘모두의 공동책임’이라는 전지적 관점이나 씨날로 얽힌 권력과 자본의 구조적 모순을 직시하지 않는 제3자적 논리는 참상의 근원과 본질을 묻어버리는 책임 회피와 자기 변명에 불과하다. 권력과 자본이 사람의 가치를 외면하면 어떤 희생이 따르는지, 그 부조리한 구조의 뿌리와 줄기를 자라나는 세대에게 낱낱이 가르치고 사람다움의 가치를 공유해 나가야 한다. 복지와 경제민주화의 공약은 어디로 갔는지 묻고 따질 일이다. 슬퍼하되 좌절하지 않고 분노하되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세월호 참사의 교훈이다.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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