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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협업과 헌신, 최악 산불 속 기적 만들다

    협업과 헌신, 최악 산불 속 기적 만들다

    지난 4~6일 계속된 강원 산불은 확산 속도와 규모 면에서 사상 최악이었다. 축구장 742개 면적의 임야(530㏊)가 불탔고 주택 401채, 관광세트장 158동, 축산시설 925개, 공공시설 68곳, 농기계 241대가 소실됐다. 이재민도 720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1명이었다. 강풍으로 초기 진화에 실패했고 주유소 등 화약고와 같은 시설이 산재한 데다 많은 여행객이 모인 리조트와 몸이 불편한 환자들이 입원한 병원이 화마의 범위 내에 있었음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천재(天災)가 인재(人災)가 되는 것을 막아냈다고 평가할 만하다. 기적처럼 희생자를 줄인 원동력은 소방관은 물론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한 이름 없는 영웅들의 헌신과 제대로 작동한 컨트롤타워, 신속하게 돌아간 재난시스템이었다. 인세진 우송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정부와 국민의 안전의식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이 산불 위기 국면에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미시령의 전신주 건너편 주유소 직원들은 밤을 새워 소방관들과 함께 주유소를 사수했다. 속초경찰서 생활질서계 경찰들은 발화지점에서 7㎞ 떨어진 고려노벨 화약창고 안 화약류를 신속하게 옮겨 참사를 막았다. 화약창고에는 뇌관 2990발, 폭약 4984㎏이 있었다. 채희관 생활질서계장은 “평소 화재를 주의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곳이어서 무조건 달려갔다”고 말했다. 고성군에서 시작된 불은 영랑호를 넘어 환자 112명이 입원한 속초의료원까지 덮칠 기세였다. 퇴근하던 의료원 직원들은 원장의 긴급 복귀명령 문자를 받고 모두 돌아와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 일부 직원은 다음날 아침 자신의 집이 전소된 상황을 목격하고도 병원에 출근해 피신했던 환자들을 다시 받았다. 고성의 한 리조트 지하 강당에서 장기자랑을 하던 평택시 현화중학교 2학년 학생 199명도 교사들과 안전요원의 빠른 판단으로 무사히 리조트를 빠져나왔다. 학생들이 나눠 탄 버스 중 1대에 불이 붙었지만, 운전기사가 재빨리 수동으로 문을 열고 교사가 신속하게 탈출시켜 불길이 버스를 삼키기 전 모두 탈출했다. 속초시 강원진로교육원에서 체험학습을 하던 춘천 봄내중학교 학생 179명도 불길이 속초로 넘어온다는 뉴스를 보고 지체 없이 대피를 결정한 선생님들 덕분에 무사히 귀가했다. 동해안산불방지센터는 협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잘 수행했다. 센터에는 강원도·소방청·산림청·기상청 등 다양한 공무원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초기 현황 파악, 진화 계획, 대피, 구조 작업 등이 유기적으로 이뤄졌다. 이전엔 산불 발생 지역의 기초자치단체가 현장을 지휘하다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 광역단체장으로 지휘체계를 넘겨 ‘골든 타임’을 놓치기 일쑤였다. 소기웅 센터장은 “속초소방서 선착대 보고를 받고 관할 소방서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가 위기대응 시스템도 빨리 작동했다. 산림청이 4일 밤 10시 산불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하자, 행정안전부는 5일 0시를 기해 중앙재난대책본부를 가동해 행정력을 집중시켰다. ‘중대본’이 가동되지 않으면 산림청이 각 기관에 일일이 헬기와 인력을 요청해야 한다. 전국의 소방인력과 장비가 모여 고성 산불은 13시간, 강릉은 16시간 만에 진화했다. 신속·광범위한 대피령도 주효했다. 고성군 토성면 인흥리 주민 이모(47)씨의 휴대전화에는 속초시청, 고성·인제군청 등 인접 지자체가 보낸 긴급재난안내 문자가 하룻밤 새 20여통 날아왔다. 조병삼 강릉소방서 옥계119 안전센터장은 “소방대원들이 민가를 일일이 찾아 대피시킨 게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야간에 가동할 수 있는 헬기 시급 덜 타는 나무 섞는 조림정책 필요 다만, 동해안에서 2017년(강릉·삼척), 2018년(삼척·고성)에 이어 3년 연속 임야가 100㏊ 이상 소실되는 ‘대형 산불’이 발생한 만큼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동해안 일대는 거센 바람, 험난한 지형, 불에 잘 타는 수종 등 악조건이 즐비하다. 특히 산불 진화의 90% 이상을 헬기가 맡는 현재 진화체계에선 헬기 투입이 불가능한 야간엔 속수무책이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야간에 가동할 수 있는 헬기와 한 번에 많은 물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대형 헬기 확보가 필요하다”면서 “노약자, 장애인을 먼저 대피시킬 수 있는 매뉴얼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잘 타는 나무와 덜 타는 나무를 섞어 심는 조림정책을 고민해야 한다”며 “산림과 도시 간 이격거리를 정하고, 산림과 가까운 주택은 절연재로 짓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성·속초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강릉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하태경 “속초시장 ‘산불 부재’ 비난 안 돼”…옹호한 근거는

    하태경 “속초시장 ‘산불 부재’ 비난 안 돼”…옹호한 근거는

    속초시장 “아내 환갑에 8일은 결혼기념일…두달 전 예약”당일 비행기표 매진…다음날 첫 비행기로 올라와”하 “긴급한 공무, 우선권 없어…대기순번 끊고 기다려야”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강원도 산불 당시 속초로 돌아오지 못해 ‘부재 논란’을 초래한 김철수 속초시장에 대해 “비행기 표 매진으로 제 때 돌아오지 못했다”면서 “아내 환갑여행을 챙겨준 것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속초시장의 부재’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현행법으로는 긴급한 공무가 있어도 비행기 좌석에 우선권을 주지 않는다며 “비행기나 기차가 만석일 때 공직자도 일반인들과 똑같이 대기순번을 끊어놓고 기다려야 한다”며 “속초시장도 일반인들과 똑같이 대기순번을 끊어놓고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때문에 마지막 비행기를 못타고 다음 날 아침 비행기를 탈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 의원은 김철수 시장 부재를 두고 비판하는 자유한국당에 대해 “한국당은 이번 속초시장 건으로 비난만 하면 안된다”며 “대안 제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긴급한 공무가 있는 공직자는 대기순번 우선순위를 부여하도록 법을 개정하면 속초시장 같은 안타까운 사연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공직자로서 책무를 소홀히 한 것은 현행법의 문제점 때문이기에 법 개정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긴급 공무가 있는 공직자가 비행기표를 구할 때 대기순번 우선순위를 주는 ‘가칭 속초시장법’을 제가 발의해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김 시장은 “집사람이 환갑이다. 4월 8일이 결혼기념일이었다. 자식들이 부모에 효도하겠다고 해서 (제주도에) 갔는데 그게 죄가 된다고 하면 제가 질타받겠다”고 밝혔다. 그는 4일 아침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로 떠났다. 그러던 중 오후 7시 20분쯤 간부들 단체대화방에 불이 났다는 소식이 긴급히 올라왔고, 8시쯤 속초로 번질 위험이 커지면서 김 시장은 사위에게 비행기 표를 알아보라고 했다. 마지막 비행기 표도 매진되어 결국 다음을 오전 6시30분 첫비행기를 예약했던 것이다.다음은 하 의원의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속초시장, 자기 지역에 대형 화재가 났음에도 비행기표 매진으로 제 때 돌아오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이 있군요. 현행법으로는 긴급한 공무가 있어도 비행기 좌석 구매에 우선권을 주지 않습니다. 공직자 특권 배제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긴급 공무를 수행해야 하는 공직자라도 웨이팅 리스트에 신청 순서대로 표를 받게 됩니다. 때문에 비행기나 기차가 만석일 때 공직자도 일반인들과 똑같이 대기순번 끊어놓고 기다려야 합니다. 속초시장도 이 때문에 마지막 비행기를 못타고 다음날 아침 비행기를 탈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긴급 상황은 예고없이 오기 때문에 미리 예약해 놓는게 불가능합니다. 공직자 특권 배제한다는 좋은 취지의 제도인데 공직자의 긴급 대처도 어렵게 하고 있는 겁니다. 때문에 한국당은 이번 속초시장 건으로 비난만 하면 안됩니다. 대안 제시가 중요합니다. 긴급한 공무가 있는 공직자는 대기순번 우선순위를 부여하도록 법을 개정하면 속초시장 같은 안타까운 사연은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아내 환갑여행을 챙겨준 것은 비난받을 일이 아닙니다. 또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한 것도 현행법을 지켜 발생한 일이라 비난받을 일이 아닙니다. 공직자로서 책무를 소홀히 한 것은 현행법의 문제점 때문이기에 법 개정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긴급 공무가 있는 공직자가 비행기표를 구할 때 대기순번 우선순위를 주는 법, 가칭 속초시장법을 제가 발의해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것도 특권이지만 국민을 더 잘 봉사하기 위해 공직자에게 부여하는 필요한 특권입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빨리 꺼야한다”는 생각뿐…60시간 화마와 싸운 소방관들

    “빨리 꺼야한다”는 생각뿐…60시간 화마와 싸운 소방관들

    강원 옥계면 화재 초기 진압작업 나선 소방관들전쟁 같았던 현장에서 ‘빨리 끄자’라는 생각 뿐“칭찬 감사하지만, 타버린 집들 보면 아쉬움만”“화재 현장에서는 딱 두 개만 생각납니다. 죽음, 그리고 가족이죠.” 지난 4일 발생한 강원 산불이 대참사로 이어지지 않은 건 소방관의 발 빠른 초기대응과 몸을 사리지 않는 진압작업의 역할이 컸다. 화재 초기 주불 진화 작업에 나섰던 강릉소방서 옥계 119안전센터 소방관들은 “전쟁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강릉·동해 지역에서는 이번 화재로 250㏊ 산림이 훼손되고 주택 100여 채가 파손됐다. 조병삼(47) 옥계 119안전센터장은 “산불은 일반 화재와 달리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소방관이 된 지 23년 째인 그는 강릉 옥계면에서 산불이 시작되자 9분 만에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 중 하나다. 조 센터장은 “원래 산에는 바람이 많이 부는 데다 4일 밤에는 초속 20m가 넘는 돌풍이 불어 진화가 특히 어려웠다”면서 “앞을 보고 있는데 불이 뒤에서 휘몰아치고, 현장 영상 촬영 때 카메라를 쥔 손까지 흔들렸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산 위에서는 지상과 달리 진화 장비를 제대로 갖출 수 없다는 것도 한계다. 지상에서는 소방차를 몰아 화재 장소 가까이 갈 수 있지만, 가파른 산길에서는 불가능하다. 대원들이 직접 수백 미터에 이르는 펌프를 짊어지고 산을 올라야 한다. 조 센터장은 “산불이 너무 크면 기도 화상을 막기 위해 공기 호흡기까지 착용하는데, 호흡기와 방화복, 호스 등 장비 전체를 다 갖추면 30㎏이 넘는다”면서 “장비를 메고 밤새 산을 오르내리면서 진화 작업을 하다 보면 체력 소모가 엄청나다”고 전했다. 젊은 피로 이뤄진 팀원들 다수는 이런 대형 산불 진화 작업이 처음이었다. 수습을 갓 떼고 강릉소방서에 발령받아 근무한 지 6개월째인 최종윤(28) 소방사는 “불을 보면서 ‘저걸 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그 뒤에는 ‘빨리 끄자’는 생각만 했다”고 전했다. 대원들은 4일 밤 산에 올라간 뒤 산능성이를 따라 내려오며 밤새 진화 작업을 이어 나갔다. 어느 정도 불길이 잡히고 다시 땅을 밟은 건 출동 14~15시간 뒤인 5일 오후다. 이들은 주불 진화 작업 이후에도 잔불을 잡느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한다. 조 센터장은 “쉴 틈이 없어 3일째 속옷도 못 갈아입었다”면서 멋쩍게 웃었다. 지상에서 화상 환자를 치료하는 것도 소방관들의 몫이다. 허형규(30) 소방사는 화재 진압 때 현장에 갔다가 산 인근 민가에서 화상 환자가 생기자 내려와 치료에 앞장섰다. 허 소방사는 “화상 환자는 피부가 벗겨지기 때문에 외부 세균이 감염되기 쉽다”면서 “넓은 거즈로 상처 부위를 감싸고, 열을 몸에서 빼내는 ‘아이싱’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근무 11년차인 김남현(36) 소방위는 “화재 피해가 적었다고 하지만 재난 현장이다 보니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김 소방위는 “불이 잦아든 뒤 살던 집을 확인하러 와서 잿더미가 된 모습을 보고 대성통곡하는 주민이 있었다”면서 “국민들은 소방관이 일을 잘했다고 좋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하지만, 불에 타버린 민가 수십 채를 보면 안타까움과 씁쓸함이 더 크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역대 최악으로 기록되는 2000년 강원 동해안 산불 당시에는 열흘 동안 집에 못 가고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했는데, 그때의 경험을 돌아보며 이번 화재에서는 초기부터 비교적 빨리 대응했다”면서 “불이 고성에서 강릉으로 넘어오기 전에 미리 주민들을 대피시켰고, 불이 덮친 이후에도 대원들이 민가를 일일이 두드리며 위험을 알렸기에 피해가 적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방 서비스가 필요한 이들은 전부 절박하고 도움이 긴급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다면, 새벽이슬을 맞고 돌아와도 힘들지 않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강원 화재]타버린 탈곡기와 경운기…“앞으로가 막막해요”

    [강원 화재]타버린 탈곡기와 경운기…“앞으로가 막막해요”

    화재 진압 마무리 단계…생계 걱정 앞선 이재민들“작물·농기계 타버려 걱정”…노후 생활 꿈도 무너져외지 가족들 찾아와 위로…집 잃은 가축들도 배회고성·속초·강릉·동해·인제 등지에서 발생한 강원 산불 사흘째인 6일 재발화 없이 화재는 진압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정부의 총력대응으로 역대 최악으로 평가받던 화재 규모와 비교해 인명피해 등을 줄였다. 하지만 이재민들은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재민의 가족·친척·지인들은 현장을 찾아 놀란 이재민들을 달래고 현장 정리를 도왔다. ●생계 수단까지 삼켜버린 대형 산불 6일 오전 강원 속초시와 강릉시의 주민들은 화재에 까맣게 잿더미가 된 농작물을 보며 눈물을 삼켰다. 마을 건물 50여채가 전소된 속초시 장천마을 주민 엄기찬(64)씨는 “이제 퇴직하고 40년 만에 내 고향에 와서 살려고 장천마을에 먼저 고사리 농사 450평을 짓고 있었는데 다 타버렸다”면서 눈물지었다. 엄씨는 “이번 주에 고사리를 거두고 다음 달에 아내와 고향에 돌아와 살려고 했는데 그 계획이 물거품이 됐고 생가는 잿더미가 됐다”면서 허무해했다. 이어 “재건하려면 몇 년은 걸릴 것 같은데 그동안 꿈꿔왔던 노후 생활도 2~3년 미뤄질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농기계가 모두 타버린 탓에 막막함을 호소하는 농민도 많았다. 이 마을에서 40년 넘게 거주한 엄기만(80)씨는 “우리 아들, 딸, 손주들 주려고 직접 심고 거둔 쌀 열댓 가마니가 흔적도 없이 타버렸다. 탈곡기까지 다 망가져버렸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이어 “속초에 대피했다가 돌아올 때만 해도 이 꼴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엄씨의 집 앞 마당에 있던 쌀 저장고에는 쌀 한 톨 남김없이 새까맣게 타버린 상태였다. 강릉시 옥계면에 거주하는 정계월(59)씨는 “농사지어 팔려던 고추랑 고구마 모종 총 1600만~1700만원 어치가 순식간에 타버렸다”고 발을 굴렀다. 정씨는 “수천 만원 들여서 마련한 경운기, 용접기, 사각 베일러(짚 묶는 기계), 이양기, 볍씨 발아기까지 죄다 타고 틀만 남았다”면서 “당장 다음달부터 농작물을 심어야 하는데 올해 농사 전체를 글렀다”며 한숨을 쉬었다.정씨는 화마에 농작물뿐 아니라 살던 집도 잃었다. 앞산에서 붙은 불덩어리가 집 뒷산까지 날아와 집 곳곳에 붙자 200평 대지가 5분도 안돼 전소했다. 정씨의 남편 허금석(64)씨는 “농기계 사고 집 사고 애들 교육시키느라 평생을 빚만 갚다가 작년에 겨우 다 갚고 이제 좀 살 만하다 하니까 이렇게 다 타고 없어져버렸다”면서 속상해했다. 이어 “아들 결혼할 때 반지 하나 못해줬다”면서 “없이 사니까 미안해서 (아들에게) 무사하다고 연락만 하고 오지 말라고 했는데 온다고 하더라”라면서 덧붙였다. ●이재민 걱정에 만사 제쳐두고 현장 찾은 가족들 화재 피해를 입은 강원 지역 일대에는 6일 하루종일 외부차량이 드나들었다. 다른 지역에 사는 가족들이 찾아와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불안에 떠는 이재민 가족을 끌어안았다. 장천마을 박춘랑(85)씨는 큰 아들이 차를 몰고 달려와 불안에 떠는 어머니를 안심시켰다. 박씨의 집은 타지 않았지만 바로 옆 소 축사와 그 안에 저장해뒀던 비료가 불타 온 집안에 탄내가 진동하고 잿가루가 날렸다. 집안 곳곳을 살피고 돌보는 박씨 아들의 뒤를 까맣게 그을린 백구가 좇았다. 박씨는 “아들이 일전에 데려와 맡겼던 백구가 검둥이가 돼선 이따금 눈물을 흘린다. 많이 놀랐다보다”라면서 “대피하면서 다칠까봐 풀어주고 갔는데 내내 집 주위를 배회한 것 같다”고 백구를 쓰다듬었다. 백구의 집은 다 녹아서 없어져버렸다. 80대 고씨 형제는 장천마을에 모셔둔 부모님 묘지가 걱정돼 현장을 찾았다. 고수길씨는 “장천마을이 다 탔다고 했을 때 얼마나 놀라고 걱정했는지 모른다”면서 “싹 타버린 부모님 묘에 술 한 잔 올리고 내려왔다. 다음에 다시 와서 싹 정리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재민이 걱정돼 속초·강릉·고성 일대를 찾은 가족과 친지들로 인해 강원 일대는 차량으로 붐볐다. 이재민들은 이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조금씩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KBS 새노조 “또 늦은 특보…재난 주관 방송사 어디있나” 비판

    KBS 새노조 “또 늦은 특보…재난 주관 방송사 어디있나” 비판

    재난방송을 주관하는 KBS가 지난 4일 강원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정규 편성 프로그램을 끊지 못해 논란이 되고 있다. KBS 내부에서도 “과연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로서 재난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인가”라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어제(지난 4일) KBS 1TV가 본격적인 특보 체제로 전환한 것은 밤 11시 25분이다. 정규 프로그램인 ‘오늘밤 김제동’을 진행하다 뒤늦게 특보로 전환했다”면서 “물론 9시 뉴스에 화재 현장을 연결했고, 밤 10시 55분부터 11시 5분까지 10분 동안 첫 번째 특보를 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는 9시 뉴스 이후 3·1운동 100주년 특집 프로그램을 예정대로 내보냈다. 뒤늦게 짧은 10분짜리 속보를 편성한 뒤에도 KBS는 곧바로 특보 체제로 전환하지 못하고 또다시 정규 프로그램을 방송했다”고 비판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보도 전문 채널인 YTN과 연합뉴스TV는 지난 4일 각각 밤 10시와 10시 40분에 재난방송을 시작했다. MBC는 같은 날 밤 11시 7분에 재난방송에 들어갔다. 반면 KBS는 ‘뉴스9’에서 세 차례 현지와 연결방송을 한 뒤 정규 편성대로 방송을 이어갔다. 이후 밤 10시 55분에서야 첫 화재 관련 특보를 전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약 10분 만인 밤 11시 5분에 끝났고, 곧이어 정규 프로그램인 ‘오늘밤 김제동’을 내보냈다. KBS는 특보체제 전환으로 ‘오늘밤 김제동’을 정규 방송시간보다 20분 일찍 끝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 4일 저녁 7시 17분쯤 강원 고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의 영향으로 속초 시내까지 번지면서 커졌고, 소방청은 이날 저녁 8시 31분을 기해 서울과 인천, 경기, 충북 지역에 이어 전국에 소방차 출동을 지시했다. 또 밤 9시 44분을 기해 화재 대응 수준을 2단계(시·도 경계를 넘는 범위)에서 최고 3단계(전국적 수준의 사고)로 높였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KBS의 뒤늦은 특보체제 전환은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새노조는 “(지난 4일) 밤 9시에 이미 속초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지며 도시가 불길에 휩싸이기 일보 직전의 상황까지 악화됐다. 더 이상 지체하고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는 말이다. 방송을 통한 신속한 위기 전파와 안내가 절박한 순간이었다”면서 “과연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로서 재난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인가. 재난에 대응하는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가 있는가. 보도 편성의 책임자들은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로서 법적 지위와 의무를 무겁게 인식하고 있기나 한 건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노조는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로서 KBS의 현주소를 심각하게 인식한다. 따라서 긴급 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요구한다. 시스템이 잘못된 것인지 리더십의 문제인지 분명히 따져야할 것이다”이라고 밝혔다. 당시 지상파 방송사 중 가장 늦게 재난방송을 시작한 것은 SBS였다. SBS는 정규 프로그램 ‘가로채널’ 방영 중 밤 11시 52~58분까지 약 6분 동안 속보성 산불 소식을 전한 후 ‘가로채널’ 프로그램을 재방영했다. SBS는 하루를 넘긴 지난 5일 오전 12시 46분부터 재난 소식을 전달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낙연 총리 “강원 산불 지역 ‘특별재난지역 선포’ 대통령에 건의”

    이낙연 총리 “강원 산불 지역 ‘특별재난지역 선포’ 대통령에 건의”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가재난 수준의 산불이 발생한 강원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방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6일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상황실에서 강원 산불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향후 우리가 해야 할 여러 지원을 원활히 하기 위한 제도적 토대로서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있다”면서 “오늘 결론을 내 대통령께 건의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강원도민은 물론 국민 모두를 놀라게 한 강원 산불(지난 4일 발생)이 하루 만에(지난 5일) 불길이 잡혔다. 산불의 규모나 위력에 비하면 진화가 빠른 편이었다”면서도 “그러나 많은 피해와 상처를 남겼다. 목숨을 잃은 분이 1명, 부상자가 11명이었는데 10명은 귀가하시고 1명만 병원에 계신다. 사망자의 명복을 빌고 가족들께 깊은 마음의 위로를 드리며 부상자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만에 큰불의 불길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사상 최대 규모의 진화 작전이 체계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면서 “제주를 제외한 전국의 이동 가능한 소방차, 진화차, 소방인력이 모두 투입됐고 산림청, 군, 경찰,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 1만명에 가까운 소방인력이 함께 뛰어주셨다. 헌신적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재민을 위한 온정의 손길이 답지하고 있다”면서 “적십자사, 새마을회 등이 대피소에서 이재민들 돕고 계시고, 기업과 민간인 등의 기부물품 출연도 잇따르고 있다”고 언급했다.이 총리는 이날부터 정부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을 5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우선 1단계로 “잔불 정리와 뒷불 감시는 현지에서 차질 없이 해달라”고 당부했다. 2단계인 ‘이재민 돕기’와 관련해서는 “대피소에 있는 이재민이나 귀가했다가 대피소에 오셔서 식사하시는 이재민들의 식사·숙박·의료, 그리고 학생들이 있다면 학생들의 공부, 농업 같은 시급한 생업이 필요한 분들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원 산불로 임시 대피소로 대피한 4000여명 중 3700여명은 귀가했고, 현재 대피소에 남아 있는 인원은 275명으로 집계된다. 3단계로 이 총리는 특별재난지역 선포 여부 결정을 꼽은 데 이어 4단계로 복구 지원을 언급하며 “주택·건물·산업시설·임야·공공시설 등 복구해야 할 것이 대단히 많은데 복구는 법제적인 제약이 따르게 되므로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단계인 장비 보강과 화재 예방을 포함한 제도적 보완 문제에 대해선 “강원도에 산림헬기·소방헬기를 1대 더 달라는 강원도의 요청을 어떻게 할 것인지, 풍속과 관계없이 투입하는 대형헬기를 배치할 필요가 있는지, 산불이 3∼5월 민가와 가까운 산에서 많이 나기 때문에 예방이 어떻게 가능할지 등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번 강원 산불 피해를 최단 시일 내에 복구하고 피해자들의 고통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필요하면 내일(7일) 또는 모레(8일) 다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사후 관리 상황도 점검하고 준비하는 태세로 가겠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산불 진화가 황교안 덕분이라니…국가재난 정치에 이용하는 한국당

    산불 진화가 황교안 덕분이라니…국가재난 정치에 이용하는 한국당

    자유한국당이 지난 4일 저녁 강원 고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속초까지 번지면서 소방청이 전국 소방차 출동을 요청하는 등 국가재난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국가위기·재난 컨트롤타워인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국회에 잡아둬 국민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제1야당임에도 불구하고 “심각성을 정확히 몰랐다”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해명은 또다른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 한 자유한국당원이 강원 산불 진화를 “황교안 대표 덕분”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불이 북한으로 번질 경우 북한 측과 협의해 진화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비난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해 자유한국당을 향한 비판 여론이 더 커지고 있다. ‘황교안지킴이 황사모’ 밴드 대표인 자유한국당원 김형남씨는 지난 5일 자신의 트위터에 “다행히 황교안 대표가 아침 일찍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서 산불 현장 점검도 하고 이재민 위로도 하고 산불 지도를 한 덕분에 속초·고성은 아침에 주불은 진화가 되었다”고 밝혀 지탄을 받았다. 김씨의 이 소셜미디어 글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목숨을 걸고 진화 작업에 나선 소방관들과 군인,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그리고 주민들의 노력을 무시하는 발언이라면서 김씨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소셜미디어도 논란이 됐다. 민 대변인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누리꾼의 글을 공유했다. 이 누리꾼은 “대형 산불 발생 네 시간 후에야 총력 대응 긴급지시한 문 대통령 ‘북으로 번지면 북과 협의해 진화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빨갱이 맞다. 주어는 있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민 대변인은 이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북한과 협의하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5일 자정쯤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주재한 긴급회의에서 나왔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가용 자원을 모두 총동원해 산불에 대응하고 지역 주민들을 적극 대피시키는가 하면 “산불이 북으로 계속 번질 경우 북한 측과 협의해 진화 작업을 하라”고 지시했다. 민 대변인이 페이스북에 공유한 글을 쓴 누리꾼은 문 대통령의 이 발언을 비난한 글이다. 이에 민 대변인 페이스북 계정에는 한창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진화 작업에 투입된 사람들의 안전은 걱정하지 않고 문 대통령을 비난하는 데에만 집중한다는 등의 비판이 누리꾼들로부터 쏟아졌다. 민 대변인은 이 글을 공유한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삭제했다. 앞서 민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 시절 세월호 참사 발생 당일 브리핑 중간에 “난리났다”고 말한 뒤 소리를 내며 웃은 모습으로 논란을 산 적이 있다. 민 대변인은 “일종의 방송 사고”라고 해명했지만 당시 민 대변인의 태도는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세월호 참사에 무능했던 박근혜 정부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편 고성·속초 산불 발생 3일째인 6일 현장에는 4170여명의 인력과 장비 210여대가 투입돼 잔불 정리와 뒷불 감시를 진행 중이다. 강릉·동해에도 3500여명의 인력과 장비 410여대가 투입된 상태다. 강원도 동해안산불방지센터에 따르면 강원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은 전날 오전 9시 37분쯤 주불이 진화된 뒤 현재 잔불 정리·뒷불 감시가 진행 중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재민 만난 문 대통령 “생명이 제일 중요…복구 최선 다하겠다”

    이재민 만난 문 대통령 “생명이 제일 중요…복구 최선 다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대형 산불이 할퀴고 간 강원도 고성군 화재현장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만 해도 화재 수습작업에 방해가 될 것을 우려해 현장에 나가지 않으려 했지만 오후 진화작업이 속도를 내며 큰 불길이 잡히고 있다는 보고를 듣고 강원도행 헬기에 올랐다. 흰색 셔츠에 노타이, 민방위 점퍼와 회색 운동화 차림으로 현장을 찾은 문 대통령은 우선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행정복지센터에 위치한 상황실에 들렀고 이경일 고성군수와 악수하면서 “애가 많이 탔겠다”고 위로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곧이어 소방청·산림청·경찰청·육군·한국전력 등에서 나온 현장 수습인력을 격려하고 상황을 보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잿더미 속에 불씨가 남아있어 철저하게 정리해야 하는 상황인가”라고 물어본 뒤 “어젯밤보다 바람이 많이 잦아든 것 같은데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겠다”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야간에는 헬기를 동원하기 어려우니 가급적 일몰시간 전까지 주불은 잡고, 그 뒤에 잔불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진도가 나갔으면 좋겠다”라고 의견도 냈다. 문 대통령은 “소방 쪽에서 헬기와 인력을 총동원해줬고 군에서도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장병들이 수고가 많았다”라며 “워낙 바람이 거세 조기에 불길이 확산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으나지만 소방당국, 군, 경찰, 산림청, 강원도, 민간까지 협력해 산불이 더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수고하셨다”라고 격려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상황실 인근 천진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이재민대피소로 이동, 최문순 강원지사·김부겸 장관과 함께 자리에 앉아 산불 피해자들과 대화를 나눴다.일부 이재민은 문 대통령을 보고는 손을 붙잡고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 이재민에게 “안 다치는게 제일 중요하다. 사람 생명이 제일 중요하다”며 “집 잃어버린 것은 우리 정부와 강원도에서 도울테니까…”라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대피소에 마련된 컵라면을 보고는 “여기서 컵라면을 드시나. 빨리 집을 복구할 수 있도록, 그리고 대피소에서 최대한 편하게 지내시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에 김 장관은 “저녁부터는 제대로 급식을 준비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재민들로부터 “대통령님이 오셔서 고맙다”는 인사가 나오자 문 대통령은 “주민들께서 많이 놀라고 힘든 밤이었을 것”이라며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생겼는데 (정부를) 야단치지 않고 잘했다고 하니 고맙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여야 지도부, 강원 화재현장 방문…“초당적 협력” 한목소리

    여야 지도부, 강원 화재현장 방문…“초당적 협력” 한목소리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지도부는 5일 대형 화제가 발생한 강원 고성을 찾아 한목소리로 정부의 신속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고성 토성면 행정복지센터를을 방문해 “정부와 협의해 피해 복구가 빨리 될 수 있게 조치하겠다”며 “긴급한 건 예비비로 지원하고 주택을 새로 짓는 부분은 추가경정예산으로 반영해서 최대한 빨리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다행히 2~3일 뒤 비소식이 있긴 한데 그래도 잔불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정부가 만전을 다해 대응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고성 성천리 피해 현장을 둘러보다 한 주민이 다가와 “저희 농장이 다 탔고 죽다 살아났다”며 눈물을 흘리자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아침 일찍 산불 피해현장을 찾았다. 황 대표는 “고성, 옥계, 동해의 피해현장을 오가며 대피소 등에서 주민들을 만났는데 망연자실해 하는 모습에 너무 가슴이 아팠다”며 “지금 이들에게 어떤 말이 위로가 될 수 있겠나”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산불진화가 완료될 때까지만이라도 각 당이 정쟁을 멈추고 피해방지와 신속한 지원을 위해 지혜를 모아주길 제안한다”며 “피해 주민들이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당 차원에서 국가안전대진단이 제대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검토하겠다”며 “화재 진압과 국가안전을 위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화재 수습에 방해가 될 것을 우려해 비교적 늦은 오후 7시 30분에 고성을 찾기로 했다. 정 대표는 “강원도민과 희생자분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정의당은 진화 작업이 완전히 종료되면 현장 방문 일정을 잡기로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문 대통령, 화재 현장 방문…산불에 긴박했던 靑

    문 대통령, 화재 현장 방문…산불에 긴박했던 靑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오후 강원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현장을 찾아 화재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41분부터 10여분간 강원 고성군 성면사무소에 마련된 대책본부를 찾아 화재수습 진행 상황을 보고받았다. 이어 오후 3시 56분부터 30여 분간 인근 천진초등학교에 마련된 이재민 임시 주거시설에서 피해자들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또 속초 장천마을로 이동해 오후 4시 40분부터 20여 분간 화재 수습작업 중인 소방대원 등 현장인력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는 산불이 발생한 지난 4일부터 긴박한 시간을 보냈다. 앞서 산불이 발생했던 지난 4일 화재 발생 4시간 만인 오후 11시 15분 문 대통령은 긴급지시를 통해 관계부처에 “산불 조기 진화를 위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5일 오전 0시 20분과 오전 11시 두 번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회의를 주재하는 등 산불로 인해 예정됐던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화재 대응에 총력을 쏟았다. 이날 오후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산불 사태와 관련해 국가 차원의 총력 대응조치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상임위원들은 산불 피해 대책을 논의한 결과 조속한 산불 진화 및 피해확산 방지를 위해 이 같은 뜻을 모았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는 재난재해의 컨트롤타워가 청와대라는 인식 아래 안보실과 위기관리센터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을 구축했다”라며 “지난 4일도 운영위 상황이 있긴 했지만 상황을 바로바로 공유하면서 내용을 점검했고 문 대통령도 대응단계에 따라 적절한 지시를 바로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정치 없는 행정은 독단이요, 행정 없는 정치는 무능하다”

    “정치 없는 행정은 독단이요, 행정 없는 정치는 무능하다”

    2017년 6월 문재인 정부의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에서 1년 10개월 만에 원래 신분인 국회의원으로 돌아가는 김부겸 장관은 5일 이임사에서 “정치를 고려하지 않는 행정은 독단이고 행정을 염두하지 않는 정치는 무능하다”라면서 “국회로 돌아가면 그런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임식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4일 강원 고성에서 대형 산불이 나자 김 장관은 현장으로 향했고 이임식은 취소됐다. 그는 “어제 도착할 때만 해도 야산이 불이 타고 바람이 불어댔다”면서 “동이 트면서 조금씩 불길이 잡히기 시작해 바람이 계속 잦아들면 잔불 정리 수순에 들어갈 듯 하다”라고 전했다. 재난 대응을 총괄하고 조정하는 부처의 장관으로서 재난 관리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김 장관은 “재난이나 사고가 아예 없을 수는 없지만 미리 예방하고 조기에 수습해 희생자를 최소화해야 한다. 그것이 안전한 나라다”라면서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재난과 사고가 최대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예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연재난과 사회재난 양상이 점점 다양하고 복잡해진다”면서 “안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모든 국민 생활 분야에서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가 되고 있다. 행안부도 그에 맞춰 생각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김 장관은 국회에 돌아가도 행안부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그는 “(행안부) 기획조정실은 국회 814호에 행안부 여의도 분실이 있다고 생각하고 수시로 들러서 제가 할 일을 하명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 대한 비판과 호통만으로 정치가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다”면서 “정치는 정부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고 동시에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도록 정부를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이임사 전문. 사랑하는 행정안전부, 그리고 경찰청과 소방청 공직자 여러분! 저는 지금 강원도 고성에 있습니다. 어젯밤에 도착할 때만 해도 도로 옆 야산에 불이 활활 타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미친 듯 불어댔습니다. 봄이면 양양과 간성 사이를 휩쓴다는 양간지풍입니다. 그 바람을 타고 불티가 사방으로 날아다니는데 정말 아찔했습니다. 동이 트면서 산림청과 소방 헬기가 다시 투입되자 조금씩 불길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바람이 계속 잦아들면, 잔불 정리 수순에 들어갈 듯합니다. 돌아보면 취임식 바로 다음날 찾아갔던 재난 현장이 가뭄에 바닥이 쩍쩍 갈라진 충북 진천의 저수지였습니다. 그러더니 이임식이 예정된 오늘도 나무들이 타는 연기와 냄새로 매캐한 현장입니다. 여러분을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은 저도 큽니다. 하지만 현장을 지키는 것이 장관의 본분이기에 이임식을 취소키로 결심하였습니다. 이임식 준비에 실무진들이 많은 공을 쏟았다는 소문(?)도 들었습니다. 끝까지 수고를 다 해주신 분들께 정말 고맙고 또 미안합니다. 2017년 6월부터 오늘까지, 1년 10개월 동안 하루하루가 오늘 같았습니다. 그렇게 우리 모두 참 열심히 일했습니다.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한 분 한 분의 이름을 제가 다 기억하지 못합니다. 밥 한 끼 같이 못한 분도 수두룩합니다. 그런데 이제 헤어져야 합니다. 정말 아쉽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모두 제게 소중한 인연이었습니다. 유능하고 성실한 동료였습니다. 장관으로 부임할 때 걱정이 많았습니다. 내내 정치인의 길만 걸어오던 제가 공무원들과 함께 행정 집행자로서 소임을 제대로 해 낼 수 있을지 긴장이 되었습니다. 바깥에서 지적하고 비판할 줄만 알았지, 안에서 책임지고 일을 해야 하는 이 자리는 마냥 무겁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공직자로서의 ‘신념’, 자기 업무에 대한 ‘프로 정신’, 공무원 중의 공무원이라는 ‘자부심’까지 갖춘 이들이 행정안전부 간부와 직원 여러분이었습니다. 한여름 뜨거운 모래밭에서 잃어버린 바늘 하나를 찾듯이 묵묵히 그러나 꼼꼼하게 책임을 다하는 여러분의 일하는 자세에 저는 감동 받았습니다. 그 덕분에 제가 험한 파도를 헤치고 대양을 건널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원 팀’이었습니다. 제가 여러분을 믿고, 여러분은 저를 믿어 주셨습니다. 포항 지진 때 수능 연기를 결정했습니다. 제천과 밀양 화재에 기민하게 대처했습니다. 30년 만의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안을 만들었습니다. 지방자치 시행 후 최대 규모의 재정분권을 이루어냈습니다. 취임 첫 날부터 오늘까지 경찰은 제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습니다. 젊은 날, 경찰을 피해 도망 다녔던 장관입니다.거리에서 돌도 좀 던졌습니다.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나 다시 만났습니다.그런 장관으로 하여금 ‘치안에 관한 사무’를 잘 관장하도록 여러분은 성심을 다해 주셨습니다. 제복을 입은 공무원답게 여러분은 국민 앞에서는 친절했고, 불의 앞에서는 당당했습니다.앞으로 더욱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그것이 경찰의 본분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경찰은 창설 이래 가장 중요한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 도입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입니다.수사권 조정은 국민의 인권을 어떻게 더 잘 보장할 것이냐에 목적이 있습니다. 결국 국민의 신뢰가 중요합니다. 경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어, 반드시 수사권이 조정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경찰을 믿습니다.경찰이 수사권이란 힘을 정의롭게 사용하고, 민생현장에서 국민에게 힘이 되는 민주경찰, 인권경찰로 한 단계 도약해주길 기대합니다. 소방도 정(情)이 들대로 들었습니다. 강릉, 제천, 밀양, 익산을 비롯해 숱한 현장에서 저는 소방관의 땀과 눈물을 지켜보았습니다.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하는 큰 과제도 한 몸이 되어 움직였습니다. 소방관은 모든 재난 현장을 지키는 수호신이었습니다. 오렌지색 기동복을 볼 때마다 저는 든든하였습니다. 여러분이 없었다면 제가 어떻게 버텼을까 싶습니다. 전국의 5만 소방관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이 모든 것이 여러분이 수고해주신 덕분입니다. 지난 22개월간 우리가 함께 이뤄 낸 일들을 돌아보면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물론 부임하면서 국민께 다짐했던 일들 중에 다 이루지 못한 일도 있습니다. 계획의 방향이 달라진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못 다한 과제는 여러분이 훌륭한 인품과 역량을 갖추신 새 장관님과 함께 잘 해나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한밤중에 울리는 전화 벨소리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재난이나 사고가 아예 없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미리 예방하고, 조기에 수습해서 희생자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그것이 ‘안전한 나라’입니다.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가고, 피해를 입은 분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려 노력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재난과 사고가 최대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예방입니다. 그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안전정책실이 앞장 서 재난의 대비-대응-복구만이 아니라, 예방까지도 고민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의 양상이 점점 더 다양하고 복잡해집니다. 여러분만큼 재난안전 업무에 정통한 전문가는 중앙과 지방을 막론하고 어디에도 없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졌던 장관으로서 지난 2년간 뼈저리게 느낀 것이 있습니다. 안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세월호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안보나 치안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 생활 분야에서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가 되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도 그에 맞춰 생각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행정안전부는 안전이라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핵심 부처가 되었습니다. 특히 재난 대응의 최전선에 서있는 재난관리실과 재난협력실의 건투를 빌겠습니다. 제가 처음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임명된 것은, 제가 지역주의에 맞서 작은 몸부림이나마 쳤던 정치인이라는 이유도 있을 겁니다. 단언컨대 지역주의는 전국이 골고루 발전하는 나라가 되면 저절로 소멸될 수 있습니다. 우리 지방자치분권실과 지방재정경제실이 쌍두마차가 되어 지방 분권과 균형 발전을 밀어붙여 주었습니다. 정부혁신조직실은 마음 약한 이 장관이 각 부처 장관으로부터 시도 때도 없이 받아오는 조직 증원 요구를 한 치의 여지도 주지 않고 가차 없이 잘라주셨습니다. 그거 다 받아주었으면 지금쯤 200만 공무원 시대를 달리고 있을 것입니다. 철벽 수비수의 역할을 계속 해주셔야 진짜 민생에 필요한 현장 공무원들을 더 뽑을 수 있습니다. 만약 제가 조금만 더 일찍 전자정부국의 업무 영역이 무한하다는 걸 알았다면, 대한민국의 4차 산업혁명은 벌써 세계시장을 휩쓸었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한민국의 ICT 인프라와 축적된 공공 데이터는 세계가 부러워합니다. 그에 기반해 Digital Transformation을 잘 해서, 데이터 경제의 세계적 선두주자로 대한민국을 이끌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제가 언급하지 않은 부서를 포함해 소속기관, 산하기관, 유관단체를 저는 또한 기억합니다. 그곳에서 수고하는 여러분께 제가 특별히 말씀드립니다. 여러분이야말로 특별한 대접을 받아 마땅한 분들입니다. 여러분이 있기에 행정안전부가 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우주선이 나타났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야 하는’ 정부 부처입니다. 어느 부처에도 속하지 않은 업무는 죄다 행안부 일이기 때문입니다. 대개 그런 일들은 크게 눈에 띄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정부나 공공기관이 아니면 누구도 하지 않거나, 해내기 쉽지 않은 일들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야말로 나라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애국자이십니다. 행정안전부 가족 여러분, 이제 저는 행정안전부 장관직을 내려놓고 국회로 돌아갑니다. 국회로 복귀하면 장관으로서 미처 매듭짓지 못한 과제들을 마저 챙길 생각입니다. 행안부의 미결 과제들을 늘 머릿속에 담아 두겠습니다.행정안전부를 편들 일이 있으면, 아주 대놓고 편을 들겠습니다. 특히 기획조정실은 국회 814호에 행안부 여의도 분실이 있다고 생각하고 수시로 들러 제가 할 일을 하명해주기 바랍니다. 그 대신 여러분은 국민의 편을 들어주십시오.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행정, 국민을 안전하게 모시는 행정,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행정을 펼쳐주십시오. 여전히 국회의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정부에 대한 비판과 호통만으로 정치가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정치는 정부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합니다. 동시에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도록 정부를 이끌어야 합니다. 정치를 고려하지 않는 행정은 독단입니다. 행정을 염두에 두지 않는 정치는 무능합니다. 그것이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제가 깨달은 진리입니다. 국회로 돌아가면 그런 정치를 하겠습니다.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봐 주십시오. 행정안전부 가족 여러분, 여러분과 함께 했던 시간은 제 인생에 가장 보람되고 영광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이룩한 모든 것들에 대한 보람과 긍지도 평생 간직하겠습니다. 돌이켜보면, 여러분을 사랑하는 제 마음을 제대로 말씀드렸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행정안전부 장관직을 마무리하는 지금에서야 여러분께 제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행정안전부 가족 여러분, 사랑합니다! 그동안 제게 주신 도움과 사랑,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밤 12시면 저의 임기는 이제 끝이 납니다. 저녁에 신임 장관님이 도착하시면 상황을 인수인계 해드리려 합니다. 특히 이재민들이 다시 생업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우리 행정안전부가 잘 보살펴 주실 것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저도 퇴근할까 합니다. 어제부터 못 잔 잠을 좀 자야겠습니다. 여러분 가정에 늘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나경원, 강원 산불 비상인데 靑안보실장 붙잡아 논란…해명도 역풍(종합)

    나경원, 강원 산불 비상인데 靑안보실장 붙잡아 논란…해명도 역풍(종합)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에 주민이 대피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재난 컨트롤타워 책임자인 청와대 안보실장을 국회에 붙잡아뒀다는 비판에 해명을 내놓으며 언론과 여당에 탓을 돌렸다. 고성과 인제 등 강원도 곳곳에서 산불이 급격하게 번지면서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는 첫 언론 보도가 나온 것이 4일 오후 7시 55분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업무보고를 위해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했다. 저녁식사 후 오후 9시 20분쯤 재개된 운영위에서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운영위원장은 “지금 고성 산불이 굉장히 심각한데, 정의용 실장이 위기 대응의 총 책임자”라면서 “(야당 의원들에게 정의용 실장이 먼저 떠나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했더니 안 된다, 이러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모르겠다”면서 ‘대형 산불이 생겨서 민간인 대피까지 하는데 그 대응을 해야 할 책임자를 이석(자리를 떠나는 것)할 수 없다고 하는 게 옳은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포털사이트에서 영상이 보이지 않으면 클릭) 그러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운영위원장 발언에 심한 유감을 표시한다. 거기에 여당 원내대표가 아닌 운영위원장으로 앉아 있는 것”이라면서 “운영위원장으로서 공정하게 진행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정의용 실장을 빨리 보내고 싶다. 정의용 실장이 부득이 (의원들이) 한번씩 질문할 때까지 계시고, 관련된 비서관들은 모두 가도 된다 했다”면서 “(홍영표 위원장이) 순서를 조정해서 우리 야당 의원들이 먼저 (질의)하게 했으면 조금이라도 빨리 갔을 것”이라며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마치 우리가 뭔가 방해하는 것인 양 말하면 안 된다”면서 “청와대 사람들을 보기 쉬운가. (올해) 처음 하는 업무 보고니 그렇게 얘기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업무보고는 그대로 진행됐고 이후 홍영표 위원장이 “모니터를 켜서 속보를 한번 보시라. 화재 3단계까지 발령됐다”면서 “이런 위기 상황에는 책임자가 이석을 하게 하는 그런 정도의 문제 의식을 함께 가졌으면 한다”고 말하면서 위원장 직권으로 정의용 실장을 청와대로 복귀시켰다. 결국 정의용 실장은 오후 10시 38분쯤이 되어서야 국회를 떠나 청와대로 향할 수 있었다. ●나경원 “산불 얘기 없어서 심각성 몰랐다…언론들 잘못 보도” 나경원 원내대표는 전날 행동이 문제가 되자 5일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유감스러운 것이 당시 심각성을 보고하고 이석이 필요하다면 양해를 구했어야 했는데 그런 말이 없어서 상황 파악이 어려웠다”라고 해명했다. “어제 산불이 났는데 국회 운영위를 했다. 오후 7시 45분 정도 정회하게 됐는데 회의에 집중하느라고 산불을 알지 못했다. (홍영표 위원장이) 전혀 산불로 인한 것을 이야기 하지 않고 한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정회하면 바로 이석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했다.이어 “오후 9시 20분에 다시 회의를 개회했고 시간이 좀 지나자 저희에게 산불의 심각성이나 그 심각성으로 인해 안보실장이 이석하겠다고 요구한 바는 전혀 없었다”면서 “9시 30분쯤 홍영표 원내대표가 갑자기 불이 났는데 보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심각성을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이 부분에 대해 서너 분이 질의하면 끝나서 길어야 30분이라고 생각해서 가는 게 어떠냐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에서 이상하게 쓰고 있는데 상황이 그랬다는 걸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은 또다른 비판을 받았다. 이미 인터넷에 실시간으로 산불 피해가 전해져 온 국민이 걱정하고 있었는데 자유한국당만 몰랐다는 것이냐는 지적이다. 또 전날 운영위 회의 중 홍영표 위원장이 몇 번이나 고성 산불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는데도 “산불 상황을 전달받지 못했다”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해명에 시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청와대 “안보실장 못 와서 차장 먼저 보냈다…대응엔 문제없어” 이와 관련해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 현안브리핑에서 “정의용 실장이 없는 상황에서 김유근 1차장을 먼저 위기관리센터로 보내 대책 논의 회의를 진행했다”면서 “안보실장이 오후 11시쯤 도착해 상황을 체크했고, 오후 11시 15분쯤 대통령이 긴급지시를 하고, 0시 20분쯤 대통령이 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해 가용자원을 모두 동원하는 등 총력 대응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국회 운영위 때문에 대응이 늦어진 상황이 있느냐’는 질문에 고민정 부대변인은 “위기관리센터가 이미 어제(4일) 저녁부터 대기하고 있었다. 다만 정의용 실장과 노영민 비서실장, 김유근 1차장 모두 다 국회 운영위에 가 있는 상황이었다. 오후 9시 44분에 화재 대응 3단계가 발령돼, 그 즈음에 국회가 정의용 실장을 안 보냈기 때문에 김유근 1차장을 먼저 보냈다”라고 답했다. 이어 ‘정의용 실장이 오지 않아서 구체적으로 대처를 못한 것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꼭 그런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 소방 인력이 얼마나 투입되고 진화 작업이 이뤄지는 것은 지시 내린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 있다. 당장 대응해야 할 것은 이뤄진 것은 안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오후 9시 30분이 돼서야 산불에 대한 (정 실장의) 보고와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을 국가위기관리센터로 보내서 상황관리를 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화재 심각성을 파악할 수 있는 보고는 없었다. 그렇게 긴박한 상황이었다면 (정 실장 보고 직후) 민주당 윤준호 의원도 질의를 하지 않았어야 논리적으로 맞다”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정부, 北과 강원 산불 현황 공유

    정부, 北과 강원 산불 현황 공유

    정부는 5일 강원 지역 대형 산불과 관련해 북측과도 산불 현황을 공유하며 대응에 나섰다. 통일부는 이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 사무소 관계자에게 산불 현황과 남북 간 협력의 필요성이 담긴 문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달은 이날이 청명으로 북한의 공휴일이라 소장회의와 정례 연락대표 협의가 열리지 않아 주말 근무체제가 가동 중인 가운데 이뤄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주말 근무체제이지만 북측과 유·무선 연락체계는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측과 추가적인 협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산불 진화작업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군 당국도 군 통신선을 통해 북측과 산불 현황을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이날 오전 중 군 통신선을 활용해 북측에 산불 현황에 대해 통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남측의 방송보도를 인용해 “3일 남조선 강원도와 경상북도의 동해안 지역들에서 산불이 발생하였다”며 “이에 앞서 전라남도 해남군의 야산에서도 불이 일어 피해가 났다”고 보도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르포] “주유소 화재 막으려 육탄전...소방차 기다리며 뜬눈으로 밤새”

    [르포] “주유소 화재 막으려 육탄전...소방차 기다리며 뜬눈으로 밤새”

    주유소 등 위험시설…각개전투식 대응발화점 추정 전신주 주변은 검게 그을려고성·속초 시민들, “생계수단 불타 막막”“육탄전하듯 주유소를 지켰어요. 소화기 15대로 직접 주변 불을 잡았죠.” 5일 오후 강원도 속초시의 한 주유소에서 만난 50대 남성 직원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고 전했다. 지난 밤 산불 여파로 불똥이 날아와 주유소가 불타거나 폭발할까봐 걱정됐기 때문이다. 불길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잠시 대피했던 그는 금세 돌아와 주유소를 지켰다. 그는 “소방차가 지나가는 길목에 주유소가 있는데 전화해도 단 한 대도 안오더라”면서 “오늘 새벽 3시30분에야 공무원이 전화해 ‘주유소 괜찮느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정부와 소방당국의 노력이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규모를 그나마 적게 막았지만, 인력·장비 부족 탓에 현장에서는 답답함을 느꼈다는 하소연이 나왔다. ●“물 뿌려가며 2차 확산 막아”…발화지점 인근 창고 속 화약은 긴급 이송 고성 산불의 발화점으로 추정되는 미시령의 한 전시주 건너편의 주유소 직원들도 혹시나 불길이 옮겨붙을까 걱정 속에 밤을 샜다.주유소 직원인 50대 박모씨는 “현장이 얼마나 긴박하고 무서웠는지 모른다”면서 몸서리쳤다. 이어 “주유소 사방이 불에 타고 우리 주유소 뒷 방화벽까지 불길이 밀려와 직원들이 물 뿌려가면서 지켰다”고 덧붙였다. 전신주의 개폐기 인근은 잔디가 새까맣게 탄 채로 폴리스라인이 쳐 있었다. 아크(전기불꽃)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개폐기 주변은 검게 그을려 있었다.발화지점에서 7㎞ 떨어진 곳에는 고려 노벨의 화약창고가 있었다. 당시 화약창고 안에는 뇌관 2990발, 폭약 4984㎏, 도폭선 299m가 보관 중이었다. 산불은 발생한 지 50여분 만에 화약창고 400m 지점까지 확산했다. 이대로라면 산불이 화약창고를 집어삼켜 대형참사가 우려됐다. 이에 속초경찰서 생활질서계는 화약류 관리 보안책임자와 1톤 화물차 3대 등을 투입, 화약창고에 보관 중인 화약류를 1시간여 만에 모두 옮겼다. 화약류 이송 작전이 마무리된 직후 산불은 고려 노벨 화약창고를 집어삼켰다. 경찰은 “자칫 화약류 이송이 조금만 더 늦었다면 다량의 화약 폭발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며 “막대한 산불 피해가 발생한 와중에 그나마 대형참사를 막아내 다행”이라고 말했다. ●“보상 절차 한참 걸릴텐데 뭐 먹고 사나” 이날 고성군에서 만난 이재민들은 다 타버린 집을 떠나 인근 복지회관이나 초등학교에서 놀란 마음을 추스르고 있었다. 잔불 진화작업이 진행 중인 인흥3리 부녀회장 이모(47)씨는 아버지와 복지회관에 머물며 마을 어르신들을 돌봤다. 정부 관계자가 밥과 국을 전달하며 “반찬은 없다”고 머쓱해하자 이씨는 “집이 다 타서 살 곳이 없어져버렸는데 밥 반찬이 뭐가 중요하겠냐”고 대꾸했다. 멍하니 타버린 집이나 가게를 둘러보는 시민들도 많았다. 편의점주 강상혁(50)씨는 까맣게 타버린 물건과 진열대, 가게 밖을 허망한 눈길로 바라만 봤다. 강씨는 “내 실수로 불이 났거나 우리 가게에서 난 불이라면 억울하지라도 않겠다”면서 “이렇게 싹 타버리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상을 받는다고 해도 절차가 한참이 걸릴텐데 당장 먹고 살 일이 걱정”이라며 막막해했다. (▶포털사이트에서 영상이 보이지 않으면 클릭) 고성군 곳곳에는 완전히 타버린 주택이나 창고가 많이 보였다. 모조리 불타 시커먼 재가 된 현장엔 ‘산불 조심’이라고 씌인 붉은 깃발이 머쓱하게 휘날렸다. 봄을 맞아 활짝 핀 벚꽃 무리도 큰불 앞에 아름다움이 바랬다. 나무 밑동과 잔디는 검게 그을렸고, 도로에는 재가 나부끼고 있다. 소방당국은 고성군의 잔불 진화 작업이 오후 6시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기웅 동해안산불방지센터 소장은 “오전 10시 기준 대피소에 167명이 남았고 3918명이 귀가하거나 외출했다”면서 “집이 불타서 돌아갈 수 없는 이재민들이 저녁에 다시 대피소로 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고성군 산불 현장에는 전문진화대·공무원·소방·의무소방·군부대·경찰 등 1만 671명이 투입되어 진화 및 이재민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성·속초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강원산불]강원도·4월 4일·강풍…‘데자뷰 같은 악몽’

    [강원산불]강원도·4월 4일·강풍…‘데자뷰 같은 악몽’

    양양 산불, 909억원 피해…이재민 418명건조한 양간지풍 탓 봄철 산풍 위협 커져4일 저녁 강원도 고성군에서 시작한 산불이 영동지역을 덮쳐 큰 피해를 안겼다. 이번 산불을 보며 14년 전 양양 산불의 악몽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발생일과 지역, 확산 원인 등이 똑같기 때문이다. 2005년 양양 산불도 이번 산불과 같은 날짜인 4월 4일 밤 발생했다. 강풍이 화재를 빠르게 확산시켰던 점도 닮은꼴이다. 당시 불은 식목일인 이튿날 오후 순간 최대 풍속 32m의 강한 바람을 타고 낙산사로 옮겨붙어 천년고찰을 집어삼켰다. 원통보전(법당), 고향당, 무설전, 요사채, 종무소, 범종각 2동, 조계문, 흥련암 등 지방 유형문화재를 포함해 건물 여러동이 전소됐다. 당시 불은 4월 6일까지 이어져 973㏊가 타는 등 909억원 피해가 났다. 168가구 418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건축물 166채가 소실됐다. 강원도에서 발생한 악몽같은 4월 산불은 또 있었다. 1996년 3762㏊를 태운 고성 산불과 2000년 고성·삼척·동해·강릉·울진 등의 2만 3794㏊를 태운 사상 최대 동해안 산불도 4월 발생했다. 2017년에는 5월에 삼척과 강릉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양양과 간성 사이 국지적 강풍인 ‘양간지풍’(襄杆之風) 또는 양양과 강릉 사이 ‘양강지풍’(襄江之風) 때문에 영동지역이 산불 위협에 취약해진다고 말한다. 봄철 강한 편서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영동지역에서 더 강하고 건조한 국지풍이 돼 산불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영서지역 차가운 공기가 태백산맥을 넘을 때 역전층을 만나 압축되는 동시에 속도도 빨라진 강한 바람을 만든다. 강원도 현장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현재 고성·속초 250㏊,강릉 옥계 250㏊,인제 25㏊ 등 525㏊(525만㎡) 산림이 불에 탄 것으로 집계했다. 여의도 면적(290㏊)보다 크고,축구장 면적(7천140㎡) 735배에 달한다. 강릉은 110㏊로 파악됐으나 집계 과정에서 피해면적이 250㏊로 두 배 넘게 늘었다. 확인된 인명피해는 고성 사망 1명,강릉 중상 1명과 경상 33명 등 35명이다. 재산피해는 고성·속초 지역이 주택 125채,창고 6채,비닐하우스 5개 동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軍 “강원 산불 진화 장병 6700명 투입”…육·해·공 자산도 대거 나서

    軍 “강원 산불 진화 장병 6700명 투입”…육·해·공 자산도 대거 나서

    강원 지역 대형 산불로 군 당국도 장병 6700명과 육·해·공군 자산을 대거 투입해 진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국방부는 5일 “오후 1시 기준으로 국방부는 강원도 산불 피해 지역에 육군 20대, 공군 10대 등 군 항공기 30대와 장병 6700여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지원하고 있다”라며 “장병 1만 4000여명이 잔불진화 등 산불진화를 위한 추가 지원을 위해 대기 중에 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헬기 및 소방차를 투입하고 장병들도 개인 휴대용 진화장비를 사용하고 있다”라며 “해군·해병대 신속기동부대는 상륙함 2척과 해병대 연대급 병력 약 1100여명이 진화작업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진화작업을 위해 투입된 병력들은 안전에 대비해 교대로 임무를 수행하게 될 계획이다. 군은 주민들에 대한 6800명 분의 전투식량도 지원했다. 군은 화재로 점심시간에 대피중인 주민들을 대상으로 비상식량을 지원했다. 군 당국은 강원 지역에 대형 산불이 번지며 해당 지역에 위치한 부대 피해 최소화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군 관계자는 “탄약고 및 유류시설은 피해가 없으며 이 사항에 대해 안전조치 사전에 해 놓은 상황”이라며 “일부 탄약이 소실될 수는 있지만 현재까지 피해가 크지 않고 경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달 27일부터 고성 지역의 비무장지대(DMZ)를 개방하는 ‘평화둘레길’ 사업과 관련해서는 “화재 지역과 거리가 있어 정상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강원 지역 산불과 관련해 이날 오전 9시 재난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해당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강원산불] ‘강풍 여전+비 소식 찔끔’...큰 불 잡았지만 잔불 정리 쉽지 않다

    [강원산불] ‘강풍 여전+비 소식 찔끔’...큰 불 잡았지만 잔불 정리 쉽지 않다

    4일 저녁 여름철 대형 태풍에 버금가는 ‘강풍’으로 인해 강원 고성과 속초 등 영동지역에 화마가 덮쳤다. 5일 9시 경 큰 불은 잡은 뒤 잔불 정리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그러나 완전 진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5일 오후 2시 현재 강원 산지에 강풍주의보가 발효 중이어서 최대순간풍속이 미시령 초속 21.5m, 강릉 15.8m, 고성 10.5m, 속초 7.5m에 달하고 있다”며 “산불이 시작된 어제보다는 바람이 약해졌지만 여전히 초속 8~13m, 산지에는 초속 20m의 강풍이 때때로 불고 있다”고 5일 설명했다. 특히 전국 대부분 지역에 건조특보가 내려져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산불이 발생한 강릉, 양양, 속초 등 강원 영동지역은 건조경보까지 내려져 대기가 매우 건조한 상태이다. 이 때문에 잔불 정리가 완전히 마무리 되지 않을 경우 강한 바람을 타고 불씨가 이동해 다시 큰 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토요일인 6일에는 전국이 구름이 많은 날씨를 보이며 오후 12시부터 중부지방과 경북 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전국적으로 5~10㎜ 정도의 봄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산불이 난 강원 영동지역을 포함해 경북 지역은 5㎜ 미만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잔불 정리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요일인 7일에도 비 소식은 있지만 경기 남부와 강원영서남부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문 대통령 “강원 산불 특별재난지역 지정 검토”

    문 대통령 “강원 산불 특별재난지역 지정 검토”

    문재인 대통령이 5일 강원 고성 등 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현장에 가신 총리와 행정안전부 장관이 상황을 점검해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검토하는 것을 서둘러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고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순간에 집을 잃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을 이재민들을 각별하게 보살펴 주기 바란다”라면서 “이재민들을 체육관 등 대형 실내공간에 한꺼번에 수용하는 것을 가급적 지양하고 거주지에서 가까운 공공기관 연수시설 활용 등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산불과 관련해 정부는 이날 오전 9시를 기준으로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했다. 문 대통령은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의 주민 대피요령 홍보를 강화하고 재난방송 시스템이 잘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도 점검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강원 영동권 대형 산불, ‘양간지풍’이 키운다

    강원 영동권 대형 산불, ‘양간지풍’이 키운다

    해마다 꽃소식과 함께 찾아오는 봄 바람에 강원 영동권 주민들은 가슴을 졸인다. 태백산맥을 넘어 불어 오는 강하고 고온 건조한 서풍으로 대형 산불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불어오는 바람은 국지적 바람으로 옛부터 ‘양간지풍’(襄杆之風)’ 또는 ‘양강지풍’(襄江之風)으로 불린다. 봄철 서풍은 강원도와 경북 동해안 전역에 걸쳐 불어오지만 특히 강원 영동지역인 양양~ 간성, 양양~강릉 사이의 바람이 심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번 대형 산불도 백두대간을 넘어 부는 초속 20~30m의 준태풍급 바람으로 피해를 키웠다.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높은 태백산맥을 넘어 오며 고온 건조해져 동해안으로 급속히 내달리며 강하게 분다. 마치 헤어드라이어에서 뜨겁고 건조한 바람이 부는 원리를 닮았다. 영동지역에서 잊을만하면 대형 산불이 발생하며 악몽이 되풀이 되는 이유다. 강풍은 봄철 남고·북저 형태의 기압 배치에서 서풍 기류가 형성될 때 자주 발생한다. 한반도 남쪽 고기압과 북쪽 저기압 사이에 강한 서풍이 밀려와 태백산맥을 넘어 동해안에 더 건조한 바람이 부는 것이다. 또 영서지역 차가운 공기가 태백산맥을 넘을 때 역전층을 만나 압축되는 동시에 속도도 빨라진 강한 바람을 만든다. 밤에 산불이 나면 동쪽으로 퍼지는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나 산불 진화를 더 어렵게 만든다. 공기가 차가워지는 밤일수록 산에서 해안가로 부는 바람이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봄철 이동성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이동해 상층 대기가 불안정할 때 바람은 강해진다. 이 때문에 영동지역에 피해를 끼친 산불은 대부분 2월부터 5월에 집중됐다. 여기에 면적 82%가 산림으로 둘러싸인 지형적 영향에다 동해안은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가 많아 피해를 키운다. 이런 바람으로 지난 1996년 3762ha를 태운 고성 산불을 비롯해 1998년 강릉 사천(301ha), 2000년 동해안 4개 시·군(2만 3138ha), 2004년 속초 청대산(180ha)· 강릉 옥계(430ha), 2005년 양양(1141ha) 등에서 대형 산불이 끊이지 않았다. 이후 강한 불씨 단속으로 잠시 잠잠하던 대형 산불은 2017년 삼척(765ha)과 강릉(252ha)에서 악몽이 다시 재현 됐고, 지난해 2월 삼척 노곡(161ha)과 도계(76ha)에 이어 그해 3월 고성 간성에서 356ha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바람은 특히 고온 건조하고 속도가 빨라 산불이 나면 진화에 속수무책이라는 특성을 갖는다. 지난 2005년 4월 천년 고찰 낙산사를 집어삼켰던 산불도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32m까지 관측됐다. 이번 산불도 동해안에 내려진 강풍경보 속에 산불은 바람을 타고 해변쪽으로 급속히 번졌다. 전날 4일 오후 미시령에는 순간 초속이 30m 이상 몰아쳤고, 해안가에도 초속 20m 안팎의 태풍급 강풍이 이어졌다. 강원지방기상청 관계자는 “5일 오후부터 바람이 잦아지고 주말쯤 비 소식을 기대해 볼 수 있겠지만 영동지역은 5mm 미만으로 양이 적을 전망이다”며 “그래도 건조경보가 건조주의보 정도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다. 고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강원산불 525㏊ 소실…고성 주불 진화, 인제 70%·강릉40% 진화

    강원산불 525㏊ 소실…고성 주불 진화, 인제 70%·강릉40% 진화

    지난 4일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로 5일 오전 11시까지 속초시 주민인 50대 남성 1명이 사망하고 34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산불은 525㏊(525만㎡)에 이르는 산림을 집어삼켰다. 여의도 면적(290㏊)보다 크고, 축구장 면적(7140㎡) 735배에 이르는 피해다. 행정안전부와 강원도현장대책본부에 따르면 5일 오전 11시까지 피해면적은 고성·속초 250㏊, 강릉 옥계·망상 250㏊, 인제 25㏊로 집계됐다. 강릉은 110㏊로 파악됐으나 집계 과정에서 피해면적이 250㏊로 두 배 넘게 늘었다. 현재까지 산불로 확인된 인명피해는 고성에서 사망 1명, 강릉에서 중상 1명과 경상 33명 등 35명이다. 재산피해는 고성·속초 지역이 주택 125채, 창고 6채, 비닐하우스 5개 동이다. 고성산불은 현재 주불은 진화가 완료됐고 잔불을 정리 중이다. 인제 산불과 강릉 산불은 각각 진화율 70%와 40%로 헬기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1만 5881명이 동원돼 진화와 피해자 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 고성·속초에 1만 671명, 강릉에 4308명, 인제에 902명이 동원됐다. 장비는 진화차 77대, 소방차 212대, 헬기 57대를 포함해 346대가 지원됐다. 지방자치단체와 구호협회, 적십자사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긴급구호물자와 생필품 등을 지원 조치했다. 구호협회에서 국민 성금도 모금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대형 산불은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현대 오일뱅크 주유소 맞은편 변압기 폭발로 산불이 발생해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대응 최고 수준인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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