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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금은 약해”…구형보다 센 처벌받은 ‘갑질 모녀’

    “벌금은 약해”…구형보다 센 처벌받은 ‘갑질 모녀’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으로 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벌금형은 너무 가볍다”며 검찰 구형보다 무겁게 처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판사는 2일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이사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2000만원,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했다. 대한항공에는 벌금 3000만원이 선고됐다. 안 판사는 “대한항공 총수 배우자와 자녀의 지위를 이용해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는 대한항공 임직원들을 외국인 불법 입국에 가담하게 했다”면서 “가사도우미들의 신체검사 비용, 대한민국으로 오는 항공료 등 대부분의 과정에 대한항공의 공금이 지급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전 이사장에 대해선 “기업을 개인이나 자식의 소유인 것처럼 여겨 비서실을 통해 가사도우미 모집 과정과 실무기준 등 구체적인 지침을 내렸다”면서 “진정 뉘우치고 있는지 의심을 살 만한 주장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이 전 이사장에게 벌금 3000만원을, 조 전 부사장에게 벌금 15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그러나 안 판사는 “검찰이 구형한 액수가 벌금형으로서는 최고형이지만, 벌금형은 비난 가능성에 상응한다고 보기 어려워 징역형을 택했다”고 밝혔다. 다만 “불법 유흥업소 등에 외국인을 취업시켜 경제적 이익을 얻는 일반적인 출입국관리법 위반 범행과 죄질이 다르고, 이씨는 장녀인 조 전 부사장이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구금된 기간에 손자들을 양육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가사도우미를 집에 머물게 한 것은 참작할 만하다”며 집행유예의 이유를 설명했다. 모녀는 2013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필리핀 여성 11명을 대한항공 직원인 것처럼 꾸며 가사도우미 일을 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도우미 불법 고용’ 이명희·조현아 모녀에 집행유예 선고

    ‘도우미 불법 고용’ 이명희·조현아 모녀에 집행유예 선고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기소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판사는 2일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조 전 부사장에게는 범죄 혐의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0만원과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내렸다. 또 이들과 함께 기소된 대한항공 법인에는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결심 공판에서 이씨에게 벌금 3000만원, 조씨에게는 벌금 1500만원, 대한항공 법인에는 벌금 30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량이 선고된 셈이다. 안 판사는 “총수의 배우자와 자녀라는 지위를 이용해 대한항공을 가족 소유 기업처럼 이용했고, 그들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직원들을 불법행위에 가담시켰다”면서 “그 과정에서 대한항공 공금으로 비용이 지급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대한항공은 이씨와 조씨의 지시를 받아 항공사 필리핀 지점을 통해 가사도우미를 선발했다. 이후 대한항공 소속의 현지 우수 직원이 본사 연수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것처럼 꾸며 일반 연수생(D-4) 비자를 발급받았다. 현행법상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외국인은 재외동포(F-4)와 결혼이민자(F-6) 등 내국인에 준하는 신분을 가진 경우로 제한된다. 두 사람 모두 국적기를 이용해 해외에서 명품을 밀수입한 혐의로 인천지법에서 별도 재판을 받아 최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바 있다. 이밖에 이씨는 운전기사를 상대로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추가 기소돼 있으며, 조씨는 상해와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이명희·조현아 모녀, 오늘 1심 선고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이명희·조현아 모녀, 오늘 1심 선고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기소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와 그의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1심 판단이 곧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판사는 2일 오후 2시 두 사람의 선고 공판을 연다. 이씨와 조씨는 2013년부터 필리핀 여성 11명을 대한항공 직원인 것처럼 속여서 국내로 초청한 뒤 실제로는 가사도우미 일을 시킨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 등)를 받는다. 이씨는 6명, 조씨는 5명의 가사도우미를 각각 불법 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항공은 이씨와 조씨의 지시를 받아 항공사 필리핀 지점을 통해 가사도우미를 선발했다. 이후 대한항공 소속의 현지 우수 직원이 본사 연수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것처럼 꾸며 일반 연수생(D-4) 비자를 발급받았다.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외국인은 현행법상 재외동포(F-4)와 결혼이민자(F-6) 등 내국인에 준하는 신분을 가진 경우로 제한된다. 검찰은 이씨와 조 전 부사장을 재판에 넘기면서 불법 고용을 주도한 이씨는 불구속기소하고, 조씨와 범행에 가담한 대한항공 법인은 벌금형에 약식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조씨와 대한항공 법인에 대해서도 정식으로 재판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넘겼다. 앞서 검찰은 지난 결심 공판에서 이씨에게 벌금 3000만원, 조씨에게는 벌금 1500만원, 대한항공 법인에는 벌금 30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두 사람 모두 국적기를 이용해 해외에서 명품을 밀수입한 혐의로 인천지법에서 별도 재판을 받아 최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바 있다. 이밖에 이씨는 운전기사를 상대로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추가 기소돼 있으며, 조씨는 상해와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150살까지 살겠다” 마이클 잭슨 ‘산소통’ 행방 찾았다

    “150살까지 살겠다” 마이클 잭슨 ‘산소통’ 행방 찾았다

    마이클 잭슨이 생전에 즐겨 사용했던 ‘산소통’의 행방이 밝혀졌다. 데일리메일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의 한 창고에서 마이클 잭슨이 사용했던 ‘산소통’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1986년 공개된 잭슨의 사진 속 산소통이 바로 이번에 발견된 산소통이다. 마이클 잭슨은 화상 사고 이후 산소통에서 낮잠을 청하며 장수를 꿈꿨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전 내셔널 인콰이어러와의 인터뷰에서도 "산소통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대로만 간다면 최소 150살까지는 살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984년 펩시 광고 촬영장에서 머리에 불이 붙는 사고로 얼굴과 두피에 2, 3도의 화상을 입었다. 이후 피부에 하얀 반점이 생기는 백반증에 시달렸는데, 잭슨의 사망 원인으로 꼽히는 수면제 ‘데메롤’ 역시 이때부터 맞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당시 잭슨은 펩시 측과 150만 달러에 합의를 했으며 이 보상금을 화상 환자 치료비로 기부했다. 잭슨의 치료를 맡은 병원은 이 돈으로 환자들을 위한 산소치료실을 마련했다. 이때부터 산소통의 매력에 빠진 잭슨은 1994년 사비를 털어 자신이 기부한 산소통을 다시 사들였고 자택으로 옮겨 매일 2, 3시간씩 그 안에서 잠을 청했다. 데일리메일은 그가 이 산소통이 독소를 배출해 몸을 정화시키고 노화를 막아 수명을 늘려줄 것을 기대했다고 밝혔다.일각에서는 이 산소통이 오히려 잭슨의 수명을 단축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산소통 제조회사 측은 일단 이를 부인했다. 미국에서 산소통 업체를 운영 중인 아드리안 가레이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마이클 잭슨이 사용했던 산소통이 30년이 지난 지금 노화 방지에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면서 “결국 잭슨이 옳았던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새로운 재활치료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산소텐트’의 효과 역시 일정 부분 증명됐다. 산소텐트는 지난 2007년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웨인 루니가 산소텐트를 활용해 피로를 회복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박지성 선수와 이청용 선수 등도 이 산소텐트로 재활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소텐트가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지만 적어도 재활에는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겠다. 대한항공 재활전문 트레이너에 따르면 산소텐트 내 순수 산소 농도는 99%가량으로, 노폐물을 제거하고 질 좋은 산소를 공급해 상처 부위 조직 재생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숨은 진주…태풍의 섬…神의 계단

    숨은 진주…태풍의 섬…神의 계단

    ●슈퍼태풍 연간 10번 통과하는 ‘바타네스’ 바타네스는 필리핀 최북단 루손섬과 대만 사이에 위치한 1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제도다. 필리핀보다 대만 쪽에 더 가깝다. ‘필리핀의 땅끝’이라 불리는 곳으로 필리핀 사람들도 가보고 싶어 하는 오지다. 바타네스의 별명은 ‘태풍의 섬’이다. 강한 태풍이 자주 지나가서 이렇게 불린다. 필리핀 태풍 관측 기준으로 슈퍼 태풍에 해당하는 초강력 태풍이 일년에 열 차례 이상 통과한다. 바타네스는 2000년대 초반까지 자급자족을 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물물교환을 하며 살았고 시장이 생긴 건 2005년이다. 바타네스가 고립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태풍 때문이었다. 바타네스는 태평양 연안에서 불어오는 태풍의 길목에 놓여 있다. 바타네스 주변은 수많은 태풍이 만들어지는 진원지이기도 하다. 이곳 사람들은 시속 240㎞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어야 태풍이라 부른다. 섬에는 ‘레이더 투콘’이라 불리는 레이더 기지가 있다. 미군이 대형 파라볼라 안테나를 세우려 했지만 강한 태풍이 불어 레이더가 통째로 날아가 버렸고 지금은 건물 잔해만 흉물스럽게 남아 있다. 태풍이 많다 보니 건축양식도 독특하다. 태풍에 견디기에 알맞은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바닥을 깊게 파고 벽을 쌓아 올린다. 석회암으로 지어진 돌집은 벽의 두께가 1m에 달한다. 집 지하실에는 태풍이 불 때를 대비해 가축과 식량을 저장하고 사람이 대피할 수 있는 방공호가 만들어져 있다. 문과 창문이 모두 태풍이 오는 방향을 등지고 난 것도 이채롭다. 바타네스에서는 아주 독특한 고기잡이 방식을 볼 수 있었다. 바닷가에서 기다란 장대 두 개를 든 남자가 파도가 밀려 올 때마다 파도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그물을 던지는 것이었다. 태풍이 올 때는 바다로 고기잡이를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작은 그물 낚시로 조업을 대신한다고 한다. 이를 ‘플라잉 네트’라고 부르는데, 그물을 V자 모양으로 만들어 바다를 향해 힘껏 던진 다음 재빨리 걷어 올리기만 하면 된다. 이걸로 작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 쥐노래미 같은 작은 물고기들을 잡아 튀겨 먹는다.잦은 태풍으로 조업을 자주 나갈 수 없는 바타네스의 어부들은 생선을 오래 두고 먹기 위해 주로 자연 건조를 한다. 우리네 황태처럼 해풍에 말려 보관하는 것이다. 가장 많이 건조하는 물고기는 ‘도라도’라 불리는 만새기다. 말린 고기는 1년 이상 두고 먹을 수 있다. 말린 도라도의 맛은 노가리와 비슷하다. 도라도와 함께 먹어야 하는 요리는 얌이다. 한국의 참마와 비슷하다. 바타네스 사람들은 쌀 대신 얌을 주식으로 먹는다. 거센 해풍 때문에 쌀농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얌은 고구마하고 감자를 합친 맛인데, 얌과 함께 도라도를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 모자람이 없다. 운이 좋았던 것인지, 나빴던 것인지 바타네스에서 태풍과 맞닥뜨렸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은 “슈퍼 타이푼”이라며 창문을 꼭꼭 걸어잠갔다. 태풍은 무시무시했다. 밤새 하늘이 울부짖는 듯했다. 여행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미리 사놓은 맥주를 홀짝이며 이 작은 섬이 태풍에 쓸려 나가지 않기를 비는 것뿐이었다. 아침이 되자 태풍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골목은 태풍이 지나간 흔적으로 어지러웠다. 나뭇잎과 쓰레기들이 지저분하게 흩어져 있었다. 몸통이 부러져 있는 나무도 볼 수 있었다. 그런데도 마을 사람들은 태연했다. 모닝빵을 파는 아이는 ‘빵 사세요’를 외치며 이 골목 저 골목을 뛰어다녔고 빗자루를 든 아낙들이 태연하게 어지러운 골목을 쓸고 있었다. 내가 묵었던 게스트하우스 주변의 나무전봇대는 벼락을 맞아 활활 불에 타고 있었는데 말이다. 바타네스 사람들에게는 태풍도 일상이었던 것이다.●스쿠버다이빙의 성지 ‘보홀’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약 700㎞ 떨어진 보홀. ‘필리핀의 보석’ ‘필리핀의 숨겨진 진주’ 등 별명은 많지만 보홀을 가장 잘 설명하는 별명은 ‘아시아의 홍해’다. 그만큼 다이빙 포인트로 유명하다. 다이버들 사이에선 ‘보홀은 몰라도 보홀 바다는 알고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수많은 다이빙 포인트 가운데 팡라오섬 남서쪽에 위치한 발라카삭섬이 가장 뛰어나다. 팡라오섬에서 필리핀 전통배 방카로 약 30분 정도만 나가면 된다. 섬 주변 바다는 수심이 낮지만 조금만 나아가면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갑자기 깊어지는 절벽 지형이다. 물이 맑아 가시거리가 좋은 데다 파도가 잔잔해 수많은 다이버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스쿠버다이빙을 꼭 경험해 보길 권한다. 물 밖 풍경과는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숨이 멎을 듯 아름답다. 울긋불긋 아름다움을 뽐내는 산호 군락과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헤엄치는 풍경은 말로 설명하지 못할 정도로 아름답다. 커다란 바다거북이 등을 툭 치며 지나가기도 하고 운이 좋으면 고래상어도 만날 수 있다. 스쿠버다이빙이 아니더라도, 스노클링만 경험하는 것으로도 보홀 바다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모자람이 없다. 보홀섬 중앙에 자리한 초콜릿힐도 빼놓을 수 없는 비경이다. 경주의 왕릉처럼 나무 한 그루 자라지 않는 봉우리가 끝도 없이 솟아 있다. 이런 언덕들이 무려 1700여개로 추정된다. 사실 필리핀을 찾기 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필리핀 하면 세부와 보라카이가 먼저 떠올랐고, 이 두 여행지는 누구나 한 번쯤 찾은 흔한 여행지라는 이미지가 머릿속에 선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타네스와 보홀에 머문 시간 동안 필리핀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을 수정해야만 했다. 그곳은 낙원에 가까운 곳이 아니라 진정한 낙원이었다. 아직도 바타네스와 보홀의 투명한 바다와 스쿠버다이빙을 하며 눈이 마주쳤던 형형색색의 열대어가 눈앞에 맴돈다. 여행을 갈 때 단 한 곡의 노래만 가져가라면 존 레넌의 이매진을 가져갈 것이고 단 한 곳만 가라면 그곳은 아마도 바타네스와 보홀 둘 중 한 곳일 것이다.●바나웨 계단식 논 길이만 ‘지구 반 바퀴’ 루손섬은 필리핀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 필리핀의 중심 섬이다. 수도 마닐라도 이곳에 있다. 바나웨는 루손섬을 덮고 있는 ‘루손섬의 지붕’이라 불리는 최고 높이 2922m의 ‘코르디예라산맥’ 깊숙한 곳에 자리한 작은 마을로 행정구역 상으로는 이푸가오주에 속하며 인구는 약 3000명밖에 되지 않는다. 바나웨를 찾아가는 길은 만만치 않다.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300여㎞ 떨어져 있지만, 해발 2000m급 산들이 줄지은 코르디예라산맥을 따라가다 보니 자동차로는 꼬박 10시간 정도가 걸린다. 지프니를 타고 포장도 안 된 산길을 덜컹거리며 고역스런 길을 가야 한다. 이 험준하고 작은 산골 마을이 명소가 된 이유는 라이스 테라스라고 부르는 계단식 논 때문이다. 코르디예라산맥의 가파른 산비탈을 깎아 만든 논들이 거대하게 펼쳐져 있는데, 직접 보면 상상을 초월한다. 산 하나가 온통 논이라고 보면 된다. 도저히 벼농사가 가능할 것 같지 않은 60, 70도의 가파른 경사를 따라 끝없이 층층의 논이 자리잡고 있다. 바나웨를 비롯해 인근 산악 지역의 논둑 길이를 모두 합하면 그 길이가 무려 2만 2240㎞에 달한다. 만리장성의 10배, 지구를 반 바퀴 도는 거리다. 1995년에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쌀은 신… 산기슭에 2000년 세월 새긴 이푸가오족 이 장관을 만든 주인공은 이푸가오족이다. 이푸가오는 ‘언덕의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2000년 전 코르디예라산맥에 정착했다. 이들은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산등성이를 일궈 논을 만들었다. 중국의 한족이 만리장성을 쌓고, 로마가 유럽과 지중해를 누빌 때 이푸가오족은 해발 2000m 고지대에 먹고살 방편으로 계단식 논을 조성한 것이다. 맨 아래 논이 가장 먼저 만든 것이고 위로 올라갈수록 최근에 만든 것인데, 나무의 나이테처럼 유구한 세월이 산기슭에 새겨진 셈이다. 게다가 이 논들은 모두 천수답이다. 농사를 전부 빗물에 의존해야 한다. 하지만 이푸가오족은 이 논 전체에 빗물이 돌아다닐 수 있게 대나무관으로 배수로까지 만들어 놓았다니 더욱 놀랍다. 계단 곳곳에 작은 연못을 만들어 빗물을 저장하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물을 빼는 배수로를 연결해 논마다 물이 고르게 흘러갈 수 있도록 했다. 쌀이 가장 소중한 재산이다 보니 보관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 이푸가오족 전통 가옥을 ‘발루이’라고 하는데, 3층 구조로 만들어진 목조가옥이다. 1층은 돼지나 닭 같은 가축을 키우는 곳이고, 2층은 원룸 형식으로 만들어진 주거공간으로 부엌과 침실을 갖추고 있다. 제일 중요한 3층은 쌀을 보관하는 창고다. 2층 부엌에서 밥을 지으면 연기가 3층으로 올라가 쌀을 자연적으로 건조시켜 썩지 않게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쌀 수확을 마치면 제의를 지낸다. ‘뭄바키’라는 제사장을 불러 술과 고기를 마련해 쌀의 수호신인 ‘불룰’에게 바친다. 사람의 형상을 한 ‘불룰’은 라이스 테라스와 쌀을 지키는 이푸가오족의 수호신이다. 닭을 잡아 피를 빼고 배를 가른 다음 닭 내장을 꺼내어 ‘바일’이라고 부르는 점을 친다. 내장의 색깔과 상태로 길흉화복을 가늠한다. 제사가 끝나면 햅쌀로 지은 밥과 제를 올렸던 음식을 이웃과 함께 나눠 먹는다. 바나웨에서 버스를 타고 낭떠러지나 진배없는 가파른 산길을 하루 종일 달려가면 또 다른 이푸가오족 마을인 바타드다. 버스에서 내려 다시 한 시간 정도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면 300여 가구가 살아가는 작은 마을인 바타드가 모습을 보인다. 워낙 접근하기 힘든 곳이라 마을까지 생필품을 가져다주는 짐꾼까지 있다고 한다. 바타드는 800계단 논으로 유명하다. 맨 아래에서부터 산 정상까지 논의 계단 수가 800개 달한다고 해서 이렇게 부른다. 이 마을 역시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살아가는 곳인데, 아직도 절구질을 해서 쌀을 빻는다. 키질을 하며 쭉정이를 날리는 것도 옛날 우리나라에서 하던 방식과 다르지 않다.●산길 짐 나르던 나무자전거, 아이들 놀이기구로 바나웨와 바타드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아이들이 나무로 만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가 타는 자전거와 별반 다르지 않게 생겼다. 프레임과 바퀴가 나무로 만들어져 있으며 핸들로 방향 전환도 가능하다. 제동장치 역할을 하는 막대기가 있어 발로 밀면 그 자전거가 멈춘다. 하지만 페달이 없어 오직 내리막길에서만 달릴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쌀 축제 때는 나무자전거 경주대회도 연다고 한다. 이 나무자전거에 대한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지만, 짐을 가지고 비탈과 경사가 많은 산길을 걸어갈 일이 아득했던 이푸가오족들이 수고를 덜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처음의 용도를 떠나 아이들에게 아주 좋은 놀이기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이푸가오족은 용맹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사냥을 잘하기로 소문나 있다. 지금도 그 풍습이 남아 있어 머리에 두개골 장식을 즐겨 한다. 노인들 머리 위를 자세히 살펴보면 원숭이 머리뼈나 도마뱀 머리뼈로 장식을 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입에 껌을 씹듯 뭔가를 질겅질겅 씹고 있다. 이것은 이푸가오족의 기호품이자 전통 약재인 ‘빈랑나무’ 열매로 잇몸을 튼튼하게 해주고 충치를 예방한다고 한다. 열매는 씹고 난 뒤에 침을 뱉듯 뱉는데, 두개골 장식을 한 노인이 빈랑나무 열매 때문에 빨갛게 변한 입술로 씩 하고 웃으면 사실 좀 무서운 생각도 든다. 글 사진 최갑수 여행작가 ■여행수첩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필리핀항공 등이 인천~마닐라를 운항한다. 마닐라에서 국내선을 타고 1시간 40분을 가면 바타네스에 닿는다. 세부에서 보홀까지는 배를 타는 것이 일반적이다. 세부에서 보홀의 타그빌라란까지는 70㎞ 정도 떨어져 있으며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루손섬 북부는 저지대와 산악지대의 기후가 확연히 나뉜다. 저지대는 전형적인 몬순 기후이지만 산악지대(코르디예라)는 겨울철 기온이 10℃ 밑으로 떨어진다. 12~4월은 건기, 6~10월은 우기다. 산악지대 토착민들의 마을을 방문할 땐 반드시 현지인 가이드와 동행해야 한다. 밑창이 튼튼한 운동화가 필수다.
  • ‘450억 상속 미신고’ 한진家 형제 벌금 20억원씩 선고

    ‘450억 상속 미신고’ 한진家 형제 벌금 20억원씩 선고

    조현아 ‘子학대·남편 폭행’ 혐의 檢 송치창업주로부터 수백억원 규모의 스위스 예금 채권을 상속받고도 세무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던 한진그룹 2세들이 벌금 20억원씩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단독 김유정 판사는 26일 국제조세조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에게 각각 20억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두 사람은 한진그룹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의 아들이자 지난 4월 사망한 고 조양호 회장의 동생들이다. 김 판사는 “선친 사망 이후 5년간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는데 (선친의 스위스 예금 채권) 계좌를 인식하고도 회피한 것으로 죄질이 가볍지 않고 금액도 상당하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조양호·남호·정호 형제는 조중훈 회장이 2002년 사망하면서 총 450억원의 스위스 예금 채권을 상속받았으나 이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한편 이날 경찰은 특수상해와 아동학대 등의 혐의를 받는 조양호 회장의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조 전 부사장의 남편 박모(45)씨는 지난 2월 “나에게 태블릿PC를 던져 살점이 나가는 등 다쳤고, 쌍둥이 아들에게는 밥을 빨리 먹지 않는다며 수저를 던졌다”고 주장하며 조 전 부사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그는 지난해 4월 이혼 소송도 제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조현아 前대한항공 부사장 ‘아동학대·남편 폭행’ 혐의 檢 송치

    조현아 前대한항공 부사장 ‘아동학대·남편 폭행’ 혐의 檢 송치

    남편에게 물건을 집어던져 다치게 하고 쌍둥이 아들에게 폭언했다는 혐의를 받아온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45)씨가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조씨를 특수상해·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남편 박모(45)씨는 지난 2월 조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조씨가 실제 박씨에게 상해를 입힌 것으로 판단했다. 조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언론에 보도된 영상 등을 토대로 판단할 때 혐의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앞서 공개된 영상·음성에는 조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죽어”라고 소리치거나 박씨를 밀치는 모습 등이 담겼다. 박씨는 “조씨가 태블릿PC를 던져 살점이 나가고 엄지발가락을 다쳤다”며 증거 사진도 내놨다. 아동학대 혐의는 일부만 기소의견이 나왔다. 박씨는 고소장에서 “조씨가 쌍둥이 아들에게 밥을 빨리 먹지 않는다며 수저를 던지거나 잠자려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했다”고 주장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한진家 조현아, 남편상해·아동학대 혐의 기소의견 송치

    한진家 조현아, 남편상해·아동학대 혐의 기소의견 송치

    조씨 남편 측 “아내가 태블릿PC 던져 살점 떨어졌다” 고소“아들이 밥 빨리 안 먹는다며 수저 집어 던져” 주장도남편 상해와 아동 학대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아(45)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조 전 부사장이 남편에 상해를 가하고 아들을 아동학대했다고 봤다. 조 전 부사장은 여전히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향후 검찰 수사가 주목된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조씨를 특수상해·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지난 21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조씨의 남편 박모(45)씨는 “조씨가 나를 폭행하고 아이를 학대했다”며 고소장을 접수했었다. 조씨와 박씨는 현재 이혼 소송 중이다. 경찰은 조씨가 남편을 상해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조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언론에 공개된 영상 등 증거를 보면 혐의가 입증됐다고 보고 있다. 공개된 영상에는 조 전 부사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죽어”라고 소리치며 박씨와 싸우는 모습이 담겼다. 박씨가 “태블릿PC를 던져 엄지발가락을 다쳤다”고 주장하는 내용과 관련된 사진도 있었다. 조씨의 아동 학대 혐의는 일부만 기소의견이 나왔다. 경찰은 “피의사실 공표 등의 문제로 인해 제기된 여러 정황 중 어떤 부분이 아동학대에 해당하는지 명확히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박씨는 고소장에서 “조씨가 아이들이 밥을 빨리 먹지 않는다며 수저를 집어 던져 부수거나, 잠들려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조씨의 강제집행 면탈 혐의는 지난 4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남편 박씨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삼남매가 보유한 가족회사 지분이 특정 업체에 무상으로 넘어간 점을 문제삼았다. 하지만 경찰은 해당 재산이 ▲재산 분할 대상이 아닌 특유 재산인 점 ▲결혼 전에 재산으로 형성돼 배우자의 기여가 없는 점 ▲재산의 지분 처분 시점이 이혼 소송 청구 전이어서 목적이 강제집행 면탈이라고 볼 수 없는 점 ▲재산 처분의 경위가 공정위에서 대한항공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처분 시정 조치가 내려와 그에 따른 조치인 점 등을 들어 불기소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함께 제기된 조 전 부사장의 업무상 배임 혐의는 고소인의 고소 취하로 각하 의견으로 송치됐다. 강제집행 면탈죄란 강제집행을 피할 목적으로 재산을 숨기거나 허위로 양도하는 등 행위를 말한다. 박씨와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4월부터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다. 박씨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과 양육자 지정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청구 사유로 “조 전 부사장의 폭언과 폭행으로 결혼 생활을 이어가기 힘들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조 전 부사장 측은 입장문을 통해 “박씨의 알코올 및 약물 중독이 이혼의 주된 사유”라고 반박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부고]

    ●전병덕(전 서울고등법원장)씨 별세 박철수(수원과학대 총장) 강동근(법무법인 한중 변호사)씨 장인상 22일 서울성모장례식장, 발인 25일 오전 9시 010-6248-2396 ●민병두(국회 정무위원장)씨 모친상 22일 삼육의료원 장례식장, 발인 25일 오전 9시 010-7700-7065 ●이탁기(전 마이다스자산운용 싱가포르법인장)씨 부친상 박기준(전 부산지검장) 김위대(부산대 교수)씨 장인상 23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25일 오전 9시 (02)2227-7580 ●허본(대구 동구청 민원봉사과장)씨 별세 22일 대구파티마병원, 발인 25일 오전 7시 010-3541-5682 ●곽돈명 승훈(대한항공 차장) 명희 윤숙씨 모친상 김학수(대원엠피엔씨 대표) 유재욱씨 장모상 안희원 양윤숙씨 시모상 22일 고려대 구로병원, 발인 24일 오전 11시 (02)857-0444
  • ‘백기사’ 나선 델타항공, 한진칼 경영권 떠받치나

    ‘백기사’ 나선 델타항공, 한진칼 경영권 떠받치나

    조 회장 일가 우호 지분 33.23%로 늘어 2대 주주 KCGI 지분과는 2배 차이 나 수세에 몰린 KCGI ‘역공’ 나설지 주목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경영권을 둘러싼 지분 확보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일가와 ‘강성부펀드’ KCGI 간의 신경전이 첨예한 가운데 한진그룹의 우군 격인 미국의 델타항공이 지분을 사들이며 대결에 뛰어들었다. 수세에 몰린 KCGI가 추가 지분 매입으로 대대적인 역공에 나설지 주목된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지난 20일 한진칼 지분 4.3%를 확보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대한항공과 깊은 협력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델타항공이 사들인 4.3%의 지분이 대한항공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의 지분 매입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진 않았지만 회사 안팎으로는 반기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조 회장 일가의 한진칼 우호 지분은 기존 28.93%에 4.30%를 더해 33.23%가 됐다. 2대 주주인 KCGI의 지분(15.98%)과는 2배 차이가 난다. 델타항공이 공언한 대로 지분을 10%까지 늘리면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된다. KCGI는 자신의 지분과 국민연금 지분(4.11%)을 더한 값이 20%를 웃돌면 한진칼의 경영권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 봤다. 조 회장 일가가 2000억원에 달하는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상속세를 내려면 한진칼 지분을 팔 수밖에 없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조 회장 측은 기존 28.93%의 우호 지분으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상속세와 주주총회 참석률 등을 고려했을 때 KCGI·국민연금 합산 지분율과 최소 10% 이상 벌려야 경영권 방어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델타항공이 4.3% 지분을 사들이면서 조 회장 측에 ‘가뭄 속 단비’를 내려 준 것이다. 이대로라면 조 회장이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하는 데에도 큰 걸림돌이 없어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델타항공의 도움으로 조 회장 측이 3남매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을 매각해 상속세를 마련해도 KCGI의 도전을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CGI 측도 반격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먼저 지분을 20%까지 늘리며 1대 주주의 자리를 넘볼 가능성이 크다. 또 3남매의 경영 능력을 문제 삼으며 부정적인 여론 형성을 시도하거나 델타항공을 상대로 회유에 나설 수도 있다. 이와 함께 델타항공이 끝까지 한진그룹의 ‘백기사’로 남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델타항공이 지분을 10%까지 확장하고 나서 만에 하나 KCGI와 손을 잡는다면 한진그룹 측에겐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지게 되는 셈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14세 탁구 신동 신유빈 최연소 국가대표에

    14세 탁구 신동 신유빈 최연소 국가대표에

    이에리사, 유남규의 종전 15세 기록 뛰어넘어 역대 최연소1~2위 양하은, 이은혜 .. 세계랭킹 자동 출전 전지희, 서효원과 아시아선수권 출전 ‘탁구 신동’ 신유빈(수원 청명중 3학년)이 역대 최연소인 14세에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렸다.신유빈은 21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여자부 상비 1군 12명이 풀리그를 벌인 2019 아시아선수권대회 파견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8승3패의 성적으로 3위에 올랐다. 이로써 신유빈은 양하은(포스코에너지·10승1패), 이은혜(대한항공·9승2패)와 함께 3명을 뽑는 국가대표에 자력으로 선발됐다. 2004년 7월 5일생인 신유빈은 만 14세 11개월 16일의 나이로 국가대표가 되면서 남녀를 통틀어 자력으로 역대 가장 어린 나이에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만 15세 때 국가대표로 뽑힌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과 유남규 삼성생명 감독의 종전 기록을 넘었다. 이에리사 촌장은 문영여중 3학년 때 국가대표로 뽑혔고, 유남규 감독은 부산남중 3학년 때 국가대표가 됐다. 상비 1군 자격으로 선발전에 나선 신유빈은 선배 이은혜와 유은총(미래에셋대우)을 각각 3-1과 3-2로 물리치며 ‘막내 돌풍’을 일으켰고, 마지막 상대였던 김별님(포스코에너지)까지 3-0으로 돌려세워 국가대표로 확정됐다. 신유빈은 올해 9월 15일부터 22일까지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신유빈은 “국가대표로 뽑혔다는 게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국가대표 발탁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준비를 잘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6명의 선수로 대표팀을 꾸리는 아시아선수권에는 신유빈과 이은혜, 양하은과 함께 1명이 대한탁구협회 추천으로 합류하고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에 따라 자동 선발된 전지희(포스코에너지), 서효원(한국마사회)까지 모두 6명이 출전한다. 양하은은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지난 4월 헝가리 세계선수권(개인전)에 나가지 못했지만 같은 달 대한항공에서 포스코에너지로 옮긴 후 2개월 만에 국가대표로 복귀했다. 중국 허베이성 출신으로 2010년 11월 귀화한 이은혜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남자부에서는 정영식(미래에셋대우)이 13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했고, 김민혁(한국수자원공사·11승2패)과 헝가리 세계선수권 동메달 주인공인 안재현(삼성생명·9승4패)이 3위까지 주는 태극마크를 달았다. 조대성(대광고)도 8승5패로 4위에 올라 협회 추천 선수로 태극마크를 달 가능성을 남겨뒀다. 아시아선수권에는 이들 3명에 협회 추천 선수 1명, ITTF 세계랭킹에 따라 자동 선발된 장우진(미래에셋대우), 이상수(삼성생명) 등 6명이 출전한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매입에 한진주 급락… KCGI “이면합의 땐 위법 우려”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매입에 한진주 급락… KCGI “이면합의 땐 위법 우려”

    미국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자 한진칼과 한진 등 한진그룹 계열사 주가가 21일 크게 떨어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칼은 전날보다 15.10% 내린 3만 4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진도 8.11% 내린 3만 6800원에 마감했다. 대한항공, 한국공항은 각각 2.56%, 0.44% 내렸다. 앞서 델타는 “대한항공 대주주인 한진칼 지분 4.3%를 확보했으며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어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델타는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시절부터 대한항공과 우호·협력 관계를 맺어온 항공사다. 따라서 델타의 한진칼 지분 매입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돕는 ‘백기사’ 행보로 읽힌다. 이와 관련 한진칼 경영원 분쟁 중인 2대 주주 행동주의 사모펀드 강성부 펀드(KCGI)는 “KCGI와 동일한 철학을 공유하는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인정해 한진칼 투자를 결정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다”면서 “한진그룹이 글로벌 항공사 대비 높은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경영 투명성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강화하도록 감시와 견제 역할을 동료 주주로서 함께할 것을 델타항공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KCGI는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델타항공이 경영권 분쟁의 백기사로서 지분을 취득했다는 항간의 소문”이라면서 “한진그룹 총수 일가 일부는 불법 행위로 유죄를 선고받거나 재판이 진행 중이다. 투자 결정이 단지 총수 일가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이라면 델타항공이 그동안 쌓아온 명예와 스스로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진그룹 측과의 이면 합의에 따라 주식을 취득했다면 대한민국 공정거래법,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하는 것일 수 있다. 이번 투자와 관련해 대한민국 법령을 철저하게 준수해달라”고 우회적으로 경고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美 델타, 한진칼 지분 매입… 대한항공 경영권 분쟁 새 국면

    美 델타, 한진칼 지분 매입… 대한항공 경영권 분쟁 새 국면

    미국 델타항공이 20일(현지시간)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 4.3%를 매입하면서 대한항공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을 맞았다. 델타가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시절부터 대한항공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일가의 경영권 확보가 쉬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델타는 대한항공과의 조인트벤처 관계를 더 강화하려고 투자를 결정했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현재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28.93%다. 여기에 델타 지분이 더해지면 한진 오너일가에 친화적인 지분은 33.23%가 된다. 경영권 분쟁 중인 한진칼 2대 주주인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의 지분 15.98%의 두 배가 넘는다. 델타는 또 앞으로 한진칼 주식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다. 다만 그러려면 한미 양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델타가 양 당국의 승인을 받을 경우 한진 오너일가 우호 지분율은 38.93%에 이른다.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끝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은 21일 “델타가 조인트벤처 파트너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안정시키려고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이날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분 매입을 단순히 지분 경쟁 심화라는 시각으로 해석하면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과도한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면서 “KCGI와 기존 총수 일가의 지분 격차가 좁혀질수록 주가가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번에 델타가 취득한 지분 4.3%를 총수 일가 측 우호 지분으로 간주한다면 다시 지분 격차가 벌어지게 되므로 오히려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대한항공, 보잉787 30대 ‘통 큰 구매’

    대한항공, 보잉787 30대 ‘통 큰 구매’

    대한항공이 11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19일 대한항공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어쇼에서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보잉787-10 20대 신규 도입 및 보잉787-9 10대 추가 도입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MOU는 조 회장 취임 후 대한항공의 첫 대규모 항공기 도입 결정이다. 총 규모는 11조 5000억원이며, 구매 기간은 2020~2025년이다. 국내 항공사 가운데 최초 도입하는 787-10은 보잉의 787 ‘드림라이너’ 전 모델 가운데 가장 큰 항공기다. 787-10의 동체 길이는 68m로 787-9보다 5m 길다. 승객 좌석이 40석, 화물 적재 공간이 20㎥ 늘어나 787-9보다 승객 및 화물을 15% 더 수송할 수 있다. 다만 787-10의 최대 운항 거리는 1만 1910㎞로 787-9보다 2200㎞ 짧다. 787-10은 수요가 많은 중장거리 노선에, 보잉787-9는 장거리 노선에 적합하다. 대한항공은 이번에 들여올 항공기로 A330, 보잉777, 보잉747 가운데 노후한 항공기를 대체해 기종 현대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구형 항공기인 보잉 777-200에 비해 787-9의 연비는 20%, 787-10의 연비는 25% 개선된 만큼 한층 효율적인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 회장은 ”787 드림라이너는 앞으로 수년간 대한항공 장거리 운항의 중추가 될 것”이라면서 “연료 효율성이 향상된 것은 물론 승객과 화물을 더 수송할 수 있어 장기적인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로켓맨’ 엘턴 존,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받는다

    ‘로켓맨’ 엘턴 존,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받는다

    영국의 ‘로켓맨’ 엘턴 존(사진·72)이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받는다. AFP통신은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엘리제궁이 엘턴 존에게 오는 21일 레지옹 도뇌르를 수여한다고 전했다. 엘리제궁은 엘턴 존에 대해 “피아노의 명인이며 멜로디의 천재이자 진정한 쇼맨”이라면서 “동성애자임을 용기 있게 선언하고 성소수자에게 목소리를 준 최초의 아티스트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레지옹 도뇌르는 1802년 나폴레옹 1세가 전장에서 공적을 세운 군인에게 수여할 목적으로 제정했으며 이후 정치·경제·문화·종교·학술·체육 등 각 분야에서 공로가 인정되는 사람에게 프랑스 대통령이 직접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훈장이다. 국내에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조양호 전 대한항공 회장,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 등이 수여한 바 있다. 가수 중에는 영국 비틀스 출신의 폴 매카트니와 201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밥 딜런 등이 받았다. 작곡가이자 가수인 엘턴 존은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2억 5000만장에 달하는 음반을 판매했으며, 3500차례의 콘서트를 개최했다. 영미 음악계 최대 거장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그는 1992년 친구였던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로 사망하자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해 에이즈 퇴치 운동에도 힘썼다. 엘턴 존은 지난해 9월부터 마지막 순회공연인 ‘페어웰 옐로 브릭 로드’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이 공연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열린세상] ‘포용적 성장’의 목표와 원칙을 다시 확인하자/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포용적 성장’의 목표와 원칙을 다시 확인하자/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경제정책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으로의 전환은 체계적인 시도조차 못한 채 사실상 좌초하고 수출주도성장으로 복귀해 경제성장의 경로 의존성이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역사적 수명을 다한 패러다임이 장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경제정책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의 갈등은 기재부의 완승으로 끝났고, 경제정책에서는 정권 교체의 의미를 찾기 어렵게 됐다. 이는 대통령의 지시가 부처와 공공기관에서 이행되지 않거나 대통령의 경제비전 ‘포용적 성장’과 정부의 정책 기조 사이에 괴리가 나타나는 부조화로 이어진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면서 공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사문화된 사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대안은 제시하지 못한 채 ‘정권 재탈환’을 목표로 추경 심사에 앞서 선례가 없는 경제청문회를 요구하면서 장기 경제침체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나고 정부의 정책 실패를 적극 유도하고자 진력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침체를 극복하고 혁신경제와 공정경제를 구축하려면 경제정책의 기본을 다시 한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부 주도 성장전략을 ‘관피아’라는 왜곡된 형태로 유지하고 있으니 작금의 위기 상황에 대한 책임이 경제정책에도 있다는 사실의 인정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경제정책에서 결손이 가장 큰 부분은 시장 의존을 맹목적으로 확대해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문제다. 수출주도성장 전략과 신자유주의가 중첩되면서 그 폐해를 누적시켜 온 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이 경제가 침체될수록 국민의 희생 위에서 더 공고해지고 있다. 주차장과 학교 수영장, 감옥까지 세금으로 건설해 민간 위탁 운영을 하는 건 엄연한 특혜임에도 독버섯처럼 확산하고 있다. 재벌 총수는 만나려고 애를 쓰면서 노총 위원장에게는 관심도 없고, 공공기관 근로자경영참여제 도입 방안은 검토를 마치고도 도입하지 않는 것이 기재부다. 나아가 기업가를 기업과 등치하는 위헌적 관행은 대한민국을 ‘갑질’ 공화국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사례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오너 리스크’는 범법자를 포함하는 대주주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핑계로 감수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경제에서 존중돼야 하는 것은 기업가가 아니라 ‘기업의 자유와 창의’(헌법 제119조 ①항)다.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고 결국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기업가는 마땅히 퇴출돼야 한다. 경제는 총체적이고 연속적이므로 경제정책도 그러해야 할 것이다. ‘경제’를 ‘시장’이나 ‘기업’으로 축소시키는 관행은 종식돼야 한다. 현실 경제에는 품앗이 같은 지하경제도 있고 소비자도 있다. 한 부분의 변화가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치고 오늘의 경제는 내일로 이어진다는 자명한 사실도 언제나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국은행이 집값 안정을 위해 어렵사리 인상한 기준금리를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시사에 다시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장기 침체에 대한 우려에 습관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0%대의 물가 상승으로 디플레이션이 우려된다는 주장도 금리 인하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하지만 서울은 세계 여섯 번째 고물가 수도다. 한국은 물가상승률은 낮지만, 물가는 높아 소비자 후생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시사에 벌써부터 부동산 시장도 들썩인다. 또한 민간 투자 부진이 안타깝지만, 그것은 자본부족 때문이 아니라 혁신부족 때문이다. 수백조원에 달하는 사내유보금이 축적돼 있어 금리를 낮춘다고 투자가 촉진되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진 지 오래됐다. 외자 유치를 실적으로 홍보하던 시대도 지났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도 더이상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삼성전자의 인도 공장, SK의 베트남 투자, 롯데케미칼의 미국 공장 등 재벌 기업의 ‘일자리 유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처럼 윽박지르지는 못해도 최소한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호소하는 모습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금리 인하가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종합적인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 경제정책은 언제나 국민경제의 관점에서 소비자주권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 아시아나, 기내면세점 담배 판매 재개

    내일부터 인기 시간대 국내선 요금 인상 비상구석도 추가금 받고 7월부터 팔기로 아시아나항공이 24년 만에 기내면세점 담배 판매를 재개했다. 세계 최초로 기내 흡연을 금지했던 아시아나가 담배 판매를 재개한 것은 ‘금연 항공사’라는 상징성을 포기하고서라도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일부터 기내면세점에서 다시 담배를 팔기 시작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아시아나의 금연 역사는 1991년으로 올라간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국내 최초로 전 사업장을 금연 구역으로 지정해 아시아나는 금연 기업이 됐다. 1995년 아시아나는 그룹의 금연 기조에 발맞춰 세계에서 처음으로 전 노선 기내 금연을 실시했다. 같은 해 기내면세점 담배 판매도 중단했다. 대내외적으로 금연을 선도했던 기업으로서 이번 결정을 하기까지 상당한 내부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경영 악화 국면에서 기내면세점 매출의 지속적 감소, 입국장면세점 개장 등 이중고가 닥치자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아시아나 기내면세점 매출은 2014년 1225억원에서 2015년 1161억원, 2016년 1108억원, 2017년 964억원, 그리고 지난해 903억원으로 하락세다. 반면 담배는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 3763억원으로 화장품(9410억원)에 이어 전체 품목 가운데 2위를 차지하는 등 꾸준한 판매고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31일 영업을 시작한 입국장면세점에서는 담배를 팔지 않는 만큼 아시아나 기내면세점은 담배 판매로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시아나는 이외에도 20일부터 국내선 인기 시간대의 운임을 인상하고, 추가금을 받고 일반석보다 조금 더 넓은 비상구석을 오는 7월부터 판매하기로 하는 등 수익성을 높이고자 노력 중이다. 또한 비용 절감 차원에서 현장직 근무원을 제외한 모든 사무직 직원이 연쇄 무급 휴직에 들어갔다. 무급 휴직은 15일 이상 3년 이내로 쓸 수 있으나 사원들의 현실적 상황을 고려해 최소 기간인 15일씩 돌아가면서 쉬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 측은 “기내면세점 담배 및 비상구석 판매로 수익성 개선은 물론 고객 편의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특히 비상구석 판매는 전 세계 유수 항공사가 이미 도입해 운영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회사 정책상 기내면세점 담배 판매를 재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2008년 1월부터 기내면세점에서 담배를 팔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비상구석도 판매하지 않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한단계 내려…최고 6만 1000원→4만 9000원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한단계 내려…최고 6만 1000원→4만 9000원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다음달 국제선 항공권 유류할증료가 3개월 만에 한 단계 내려간다. 이에 따라 국제선 항공권에 이동 거리에 따라 추가로 붙는 유류할증료는 다음달 발권 기준 편도 최고 6만 1200원에서 4만 9200원으로 인하돼 탑승객 부담이 다소 줄어들 예정이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5단계에서 4단계로 내린다.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의 갤런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하며 그 이하면 받지 않는다.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기준이 되는 5월 1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은 배럴당 77.34달러, 갤런당 184.21센트로 4단계에 해당한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작년 11월 8단계(최고 10만 5600원)까지 부과되다가 12월 7단계로 1단계 내린 데 이어 올해 1월 4단계, 2월 2단계로 가파른 하향 곡선을 보였다. 그러다 올해 3월 3단계로 오른 데 이어 4월에 5단계로 두 계단 오른 뒤 이달까지 이 수준이 유지됐다. 최근 이란 인근 해협에서 유조선 피습으로 긴장이 높아지며 유가 상승 우려가 있지만, 아직은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원유 수요 부진과 미국의 원유 재고량 증가 등의 영향이 더 큰 상황이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멀리 가는 여행객이 더 많은 금액을 내는 ‘거리 비례 구간제’ 방식을 적용한다. 대한항공의 경우 운항 거리 500마일 미만부터 1만 마일 이상까지 총 10개 구간으로 나눠 유류할증료를 차등 부과한다. 7월 적용 예정인 4단계에 해당하는 유류할증료는 최저 6000원부터 최고 5만 400원까지다. 다만 대한항공은 10구간에 해당하는 1만 마일 이상 노선이 없어 실제 부과되는 최대 액수는 4만 9200원(9단계)이다. 대한항공의 최장거리 노선은 인천~미국 애틀랜타(7153마일) 구간이다. 아시아나항공은 500마일 미만부터 5000마일 이상 등 총 9개 구간으로 나눠 7200원부터 최대 4만 1600원의 유류할증료가 붙는다. 7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4단계(5500원)로 동결된다.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전월 1일부터 말일까지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이 갤런당 12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한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들이 각자 내부 기준에 따라 책정한다. 이에 따라 국제선은 항공사마다 1만원가량 차이 나는 경우도 있지만, 국내선은 거의 같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캠프’ 개최… 항공분야 유망직업 체험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캠프’ 개최… 항공분야 유망직업 체험

    청소년들이 항공우주 분야를 직접 경험하고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캠프가 열린다. 한국항공대학교는 여름방학 기간에 맞춰 ‘항공우주캠프’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항공우주캠프는 조종사, 관제사, 항공정비사, 드론전문가 등 항공우주 분야의 유망직업을 두루 체험해볼 수 있는 초·중·고교생 대상의 진로교육캠프다. 특히 이번 캠프에는 중등부와 고등부 과정(고등부 일반과정 제외)에 항공정비사 이론 및 실습 교육이 새롭게 추가된다. 전 세계 항공업계의 성장과 LCC(저비용) 항공사의 등장으로 항공정비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점을 반영했다는 게 한국항공대 측의 설명이다. 캠프는 연령별·주제별로 다양하게 열린다. 먼저 고등부는 ▲글로벌 항공리더 과정 ▲고등부 심화과정 ▲고등부 일반과정으로 나눠 진행된다. 글로벌 항공리더 과정은 조종, 관제, 드론 등 학생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항공분야의 이론과 실습을 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프리미엄 캠프다. 특히 대한항공 본사를 견학해 운항 FTD(Flight Training Device) 훈련을 받게 된다. 개인별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학생에게는 별도의 시상을 한다. 고등부 심화과정은 고등부 일반과정에 한국항공대 교수의 ‘항공우주학 개론’ 수업과 국내 공항 및 항공사 필드트립을 추가해 강의 위주로 진행된다. 중등부 일반과정에는 드론으로 촬영한 비행 영상을 VR 기기로 체험해보는 ‘VR 항공 체험’과 3D 프린터로 모형 항공기를 제작해보는 ‘3D 항공기 제작 체험’이 추가된다. 초등부 일반과정은 에어로켓, 모형항공기, 쿼드콥터 드론 등을 직접 제작하며 자신만의 항공분야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보는 체험 위주로 진행된다. 캠프 접수는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한국한공대 홈페이지(www.kau.ac.kr)에서 선착순으로 받는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집유’ 받은 조현아, 한진칼 경영 복귀 빨라지나

    국적기를 이용해 밀수입한 혐의로 기소된 조현아(45)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모친 이명희(70)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게 집행유예형이 선고됐다. 유죄 판결이지만 구속은 면해 조 전 부사장이 칼 호텔네트워크 등의 경영에 복귀할 여건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졌다. 인천지법 형사6단독 오창훈 판사는 13일 관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부사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480만원을 선고하고 6300여만원을 추징했다. 오 판사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이사장에 대해서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벌금 700만원을 선고하고, 370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장은 두 피고인에게 80시간씩의 사회봉사 명령도 부과했다. 이날 선고와 별도로 조 전 부사장은 아직 두 개의 재판을 받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집행유예형이 나오면서 조 전 부사장 복귀 시계가 빨라지는 것인지 관심이 높아졌다. 2014년 12월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경영에서 물러났던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3월 한진그룹 계열사인 칼호텔 사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그러나 복귀 다음날 동생 조현민 전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이 벌어지면서 조 전 부사장은 조 전 전무와 함께 다시 사장직을 내놓았다. 조 전 전무가 지난 10일 그룹 지주사 격인 한진칼 전무로 경영에 깜짝 복귀한 뒤 조 전 부사장 역시 복귀를 강행할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 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3남매가 동반경영 체제를 이룰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조 전 부사장 역시 한진칼로 복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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