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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 칼럼] 중동 사태, 경제안보를 다시 생각한다

    [박진 칼럼] 중동 사태, 경제안보를 다시 생각한다

    미국의 이란 침공으로 주식·외환·에너지시장이 크게 요동치면서 경제안보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된다. 경제안보란 특정 품목, 서비스, 기술의 적절한 유입과 유출을 통해 국가의 안정적 경제활동이 보장된 상태를 말한다. 이미 우리는 2019년 코로나 팬데믹, 2021년 요소수 대란, 2022년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2023년 이후 중국의 핵심광물 수출 통제 등을 겪으며 경제안보의 중요성을 절감한 바 있다. 경제안보에는 경제·산업·기술 등 경제 부문과 외교·국방·정보 등 안보 부문 부처 간 협력을 촉진하고 조정하는 추진체계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 경제안보 거버넌스의 문제는 무엇인가. 첫째, 유입과 유출의 연계가 미흡하다. 먼저 우리에게는 공급망안정화법, 국가자원안보 특별법, 소재부품장비산업법 등 유입을 관장하는 공급망 3법이 있다. 넓은 범위를 다루는 공급망안정화법을 재정경제부가 관장하고 산업통상부는 자원과 소부장이라는 세부 분야를 담당한다. 공급망안정화법의 공식 명칭에는 ‘경제안보’가 들어 있으나 사실상 유입(공급망)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경제안보에는 유출도 포함된다. 미국은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대중 수출을 규제하며 중국도 희토류 등의 수출을 규제한다. 우리는 반도체, 원전, 방산 등에서 핵심기술 내지 생산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 자산을 외교전략에 활용하는 것은 약육강식의 국제질서에서 우리의 가치를 높이는 생존전략이다. 우리도 특정 품목, 서비스, 기술의 부적절한 해외 유출을 방지하는 법적 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 자산을 공급망 안정화 등을 위한 대외 협상카드로 쓰는 관점은 다소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경제안보 관련 조직체계가 부처별로 분절적이다. 유입의 총괄 역할을 하는 공급망안정화위원회는 위원장인 재경부 장관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국방부, 국가정보원, 국가안보실 제3차장 등에 대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다. 공급망 관리의 핵심인 조기경보시스템이 그 예다. 법은 관련 부처와 국정원이 공급망 위험 조기경보시스템을 운영·관리하면서 위원회에 운영 결과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구조는 기관 간 정보 공유를 활성화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특히 국정원은 경제·기술·외교를 포함하는 폭넓은 정보를 다른 부처가 가지고 있지 않은 수단으로 수집할 수 있어 경제안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줘야 한다. 그런데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구여서 재경부 장관의 통솔 대상이 아니다. 부적절한 유출 방지를 위해선 산업부(산업기술보호법, 대외무역법,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외에도 방위사업청, 중소벤처기업부, 지식재산처, 원자력안전위 등 많은 부처가 관련 법을 관장한다. 그러나 법령별로 총괄 위원회는 주무 부처가 운영하게 돼 있다. 그중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은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고 있지만 위원 중 국정원은 총리의 관할하에 있지 않다. 이렇게 분절적 체계에서는 기관 간 협력이 충분치 않거나 중복 규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상에서 지적한 유입·유출의 연계, 부처별 분절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통령실이 직접 경제안보에 나서야 한다. 공급망안정화법을 경제안보법(가칭)으로 격상해 이를 총괄할 경제안보위원장을 대통령이 맡고 재경부 장관이 부위원장 역할을 하길 권한다. 대통령이 위원장, 장관급 내지 부총리급이 부위원장을 맡는 위원회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국가AI전략위원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 기본사회위원회 등 이미 많이 있다. 그리고 국가안보실 제3차장이 경제안보위 간사위원이 되길 권한다. 국가AI전략위원회도 대통령 AI미래기획수석이 간사위원이다. 간사는 지금처럼 재경부 공무원이 맡아 국가안보실 3차장을 지원하면 된다. 이렇게 대통령실이 직접 관여해야 국정원의 역할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 국정원도 그에 걸맞은 경제안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국정원법 개정 등 법적 기반을 갖춰야 한다. 다만 경제안보를 명분으로 정부가 과도하게 민간기업의 영업비밀에 접근하거나 정당한 경제활동을 제약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박진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 삶과 죽음의 ‘강박적 집착’… 허스트, 인간의 욕망을 묻다

    삶과 죽음의 ‘강박적 집착’… 허스트, 인간의 욕망을 묻다

    ‘신의 사랑을 위하여’ 등 50여점40년 작품 세계 폭넓게 보여줘英 ‘리버 스튜디오’ 재구성 공간미완의 작업… 과정 자체에 주목 절단된 소머리와 파리들, 8601개의 다이아몬드로 뒤덮인 해골, 포름알데히드 용액에 박제된 상어…. 매번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소재와 자극을 극대화한 전시로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 영국 작가 데이미언 허스트(61)가 서울에 상륙했다.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은 ‘데이미언 허스트: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 전시를 20일부터 선보인다. 지난해 호주 출신 조각가 론 뮤익의 전시로 94일간 53만 3000여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던 현대미술관이 야심 차게 내놓은 블록버스터급 해외 작가 전시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허스트의 대규모 개인전으로 약 40년에 걸친 그의 작품 세계를 폭넓게 조망한다. 그는 삶과 죽음의 경계, 그 틈에서 발현되는 강박을 진열장에 풀어놓는다. 전시는 영원함과 아름다움의 상징인 다이아몬드와 죽음을 의미하는 해골의 조합으로 화제가 된 ‘신의 사랑을 위하여’ 등 50여 점을 선보인다. 쓰레기 더미에서 찾은 오브제를 콜라주한 초기 작품 ‘작고 붉은 바퀴로부터의 확장’, 회전하는 캔버스 위에 물감을 부어 제작해 우연과 무작위성에 대한 은유로 읽히는 ‘스핀 페인팅’ 연작, 삶과 죽음을 처절하게 직면하게 하는 상어 작품 ‘살아있는 자의 마음 속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 등도 만날 수 있다. 또 인간의 생명을 지속해 주리라는 과학적 믿음을 상징하는 약장이 마치 종교적 성물처럼 전시되는가 하면, 박제된 나비를 사용한 삼면화를 통해 아름다움의 잔혹한 실체를 마주하게 만들기도 한다. 허스트는 골드스미스 대학교 재학 중이던 23세에 직접 기획한 그룹전 ‘프리즈’(1988)를 통해 처음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전시는 낡고 방치된 부두의 창고에서 개최됐는데, 참여 학생들이 공간을 직접 연출하고 기업 후원으로 도록을 만들어 홍보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때 모인 작가들이 ‘YBA’라 불리는 새로운 예술가 세대의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이 전시는 영국 산업의 폐허 위에서 영국 미술의 지형을 바꾼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꾸준히 삶과 죽음을 대하는 인간의 복합적인 감정과 욕망에 주목했다. 인간은 근원을 알 수 없는 불안과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동시에 역설적이게도 영생을 향한 욕망, 초월적 존재에 대한 믿음, 의학과 과학에 대한 맹신, 수집과 통제에 대한 강박적 집착을 갖기도 한다. 전시를 기획한 이사빈 학예연구관은 “죽음 자체를 전시함으로써 무엇이 예술이 될 수 있는지를 재정의한 작가”라며 “종교를 대체한 과학, 과학과 결탁한 자본 등을 숨기지 않고 직접 예술의 소재로 내세운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행보에 있어서도 금기와 관례를 깨는 것으로 유명하다. 과거 레스토랑을 운영하거나 음반을 낸 이력도 있다. 18일 검은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기자간담회 현장을 찾은 허스트는 “40년 동안 활동하면서 제가 쌓아온 내용이 굉장히 잘 전시됐다”며 “작품에 제가 하고픈 메시지가 다 담겼다”고 말했다. 전시장 말미에는 런던에 위치한 허스트의 작업실 ‘리버 스튜디오’를 재구성한 공간이 꾸려졌다. 이 공간은 미완의 작업들이 전시돼 있으며 완성된 결과물을 보여주는 전시장과는 달리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에 주목한다. 그 현장을 본다면 “세상에, 다음엔 도대체 뭘 하려고 그러니?” 그의 어머니가 그의 새로운 작품 계획을 들을 때 종종 했던 말을 내뱉을지도 모른다. 전시는 6월 28일까지.
  • 법왜곡죄·재판소원 남발… “수수료·공탁금 등 도입해야”

    1심부터 불복… 재판장 고발 사례도고소권 남용 방지 예외 규정 등 필요의원직 상실 양문석 “재판소원 안 해”지난 12일 ‘사법개혁 3법’ 공포로 법왜곡죄와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일주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현장에선 관련 고소·고발과 청구가 잇따르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무분별한 제도 남용을 막기 위해 예외 규정을 마련하는 등 조속한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왜곡죄 시행 일주일 만에 조희대 대법원장,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 관계자,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 등 법조계 주요 인사들이 줄줄이 수사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1심 선고 결과에 불복하며 담당 재판장을 고발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12일부터 전날 자정까지 6일간 재판소원 누적 접수건수는 84건이다. 법조계에선 수사·재판 결과에 불만족해 고소·고발하는 사례가 당분간 늘어날 전망이다. 특정 사안에 대한 수사기관 등의 처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법왜곡죄로 고소를 하고, 해당 법왜곡죄 혐의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를 또 법왜곡죄로 고소하는 ‘무제한 고소’ 우려도 나온다. 신봉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불송치 사건에 대해 재차 법왜곡죄 고소·고발을 할 수 없게 하거나, 법왜곡죄는 고소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될 경우 수사를 개시하지 않도록 하는 등의 입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소원의 남소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헌재의 재판소원은 인지대(수수료)나 송달 수수료 등 비용이 들지 않는 데다, 패소하더라도 상대방 변호사 비용을 부담하지 않아도 돼 ‘묻지마 청구’가 늘어날 수 있다. 헌재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번달 말 정책개발 연구용역 입찰공고를 내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남소 방지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신 교수는 “법원의 확정판결에 대한 재판소원의 경우 예외적으로 수수료나 공탁금 제도 등을 도입해 무분별한 중복 청구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기관과 사법부가 기준 정립 차원에서라도 초기에 상징적인 사건들에 대해 빠르게 판단을 내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출 사기 등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돼 의원직이 상실된 양문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재판소원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한 번 더 묻는 절차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전 의원은 대법원 선고로 의원직이 상실된 지난 12일 재판소원 청구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 “발로 뛰는 행정은 배신 안 해…서울 바꿀 실용행정 펼칠 것”[6·3선거 예비후보 인터뷰]

    “발로 뛰는 행정은 배신 안 해…서울 바꿀 실용행정 펼칠 것”[6·3선거 예비후보 인터뷰]

    6·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경선 후보로 나선 정원오(기호 2번) 전 서울 성동구청장은 18일 “발로 뛰는 행정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면서 “직접 현장을 찾아다니며 시민들로부터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다는 걸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정 전 구청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요즘 서울시 행정과 서울시장을 ‘꼭 바꿔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피로감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대표적인 게 한강버스라든지 감사의 정원, 세운 4구역 재개발도 엄청 시끄럽고 논란이 됐는데 막상 성과는 하나도 없었다”면서 “시민들이 삶에 편안함을 느끼고 기본적으로 행정의 효능감을 느끼는 실용 행정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전 구청장은 “실무적인 행정 능력을 갖추고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시민을 주인으로 하는 ‘서번트 리더십’, 시민과 기업이 주인이고 행정은 조연인 ‘조연의 리더십’은 이재명 대통령의 효능감 넘치는 실용주의와도 잇닿아 있다”고 말했다. 정 전 구청장이 발표한 공약들은 구청장 시절 정책들이 바탕이 됐다. 첫 번째 정책공약으로 내건 ‘30분 통근 도시’는 성동구에서 추진했던 ‘15분 도시 30분 출퇴근’ 정책을 서울시 교통체계 개편과 연계한 것이다. ‘청년 주택 5만호 공급’ 공약도 성동구에서 소규모로 시행했던 ‘성동한양 상생 학사’에서 출발했다. 그는 “대학 기숙사 7000호, 상생 학사 2만호, 공공임대 2만 3000호를 역세권이나 대학가에 각 구청과 협의해 4년 동안 착공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은퇴한 서울시민을 위한 ‘시니어 캠퍼스’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정 전 구청장은 서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강남·강북의 균형 발전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강북 지역에 위치한 성동구가 성수동을 통해 활력을 찾았듯이 강북 지역 곳곳에도 (활력을 찾을 수 있는) 그러한 요소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 서쪽에 위치한 연신내, 신촌, 홍대, 구로, 금천 등을 하나의 축으로 놓고 남북을 개발하는 등 서울을 세 개의 축으로 나눠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서울시, 서울교육청, 25개 자치구의 의견을 조율해 초중고 입학준비금 제도를 만들어 낸 행정 경험을 소개하며 “정치력의 핵심은 성과”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원오는 강남에서도 국민의힘 후보에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가진 단 하나의 필승 카드”라고 강조했다.
  • [열린세상] 복리처럼 쌓은 시간이 삶에 주는 것

    [열린세상] 복리처럼 쌓은 시간이 삶에 주는 것

    요즘 나는 카드로 결제할 일이 있을 때 페이 앱을 활용한다. 페이 앱을 통해 결제하면 별도의 포인트가 적립되는데 이것을 모으면 한 달에 3000원 정도 된다. 과거 직장 동료는 번거로워서 그렇게는 못 하겠다며, 그쯤은 그냥 포기하고 말겠다고 했다. 확실히 3000원을 큰돈이라 생각할 사람은 별로 없을 듯하다. 그러나 월 3000원도 1년이면 4만원 가까운 돈이 된다. 직장 동료가 그렇게 말했던 때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에는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3000원은 큰돈이 아니지만, 10만원을 적은 돈이라 무시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아이에게 10만원짜리 장난감을 사 주거나 10만원짜리 저녁을 먹으면서 너무 싸다고 생각할 사람은 많지 않다. 무시했던 돈이 무시할 수 없는 돈으로 변해 있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할 만하다. 어디인지 인지 부조화 같은 느낌도 든다. 로또 100장을 사서 5만원짜리 두 번만 당첨돼도 그렇게 기쁜데, 고작 한 달에 3000원씩 모은 것이 그런 기쁨을 준다고? 어쩐지 선뜻 와닿지 않는다. 그런데 삶에는 본디 즉각적인 효능감보다는 그처럼 인지 부조화 같은 느낌의 축적이 더 중요한지도 모른다. 삶에서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들은 대부분 쌓인 줄도 모르게 쌓인 것들이다. 대학 시절 배운 지식들이 무슨 쓸모가 있을지 몰랐지만, 20년 가까이 내가 쓰는 글들의 바탕이 되어 주고 있다. 아내와 아이랑 함께 보낸 시간들은 돈벌이나 사회적 경력에 아무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았지만, 강력한 사랑의 감정이 쌓여 내 삶을 단단히 지탱해 주고 있다. 워런 버핏이 장기간 ‘복리 투자’를 강조한 사실도 널리 알려져 있다. 요즘에는 너도나도 주식이나 코인 투자에 뛰어들며 인생 한 방을 노린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카페에 앉아 있으면 들리는 말소리의 절반쯤은 투자 이야기다. 우리는 누구나 ‘단번에’ 큰돈을 번 사람들을 부러워하지만, 쥐도 새도 모르게 매일 모아 가는 돈이야말로 더 큰 힘이 될 수 있다. 모건 하우절은 ‘돈의 방정식’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뭔가를 한결같이 지켜 나가는 능력이야말로 진정한 부의 마법”이라고 했다. 부자가 되는 가장 빠른 길도 “천천히 돈을 모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상은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며 오늘의 일 이상을 생각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세계불확실성지수(WUI)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일상에도 불안이 침투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의 폭풍은 금방이라도 내가 가진 직업이나 직장을 사라지게 할 것만 같다. 온라인과 소셜미디어(SNS)상에 가득한 콘텐츠들은 도파민을 자극하며 장기적인 전망보다는 오늘의 쾌감에만 빠져들게 만든다. 여러모로 ‘장기적인 삶의 전망’이 불가능해지는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그런 가운데 삶을 지키는 것은 역시 ‘인지하기 어려운’ 매일의 축적이다. 매일 하는 운동이 복리처럼 근육을 쌓아 올린다. 매일 조금씩 모으는 돈이 몇 년 뒤 삶의 기반이 된다. 매일 쓰는 글이 어느덧 마음을 단단하게 하는 지적 자산이 된다. 매일 쌓는 애정이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삶의 기둥이 된다. 세상이 불확실할수록 믿어야 할 건 매일을 채울 수 있는 나의 의지와 그 매일이 쌓이는 시간의 축적이다. 생각해 보면 인류 문명 또한 시간의 힘으로 쌓아 올려졌다. 다른 동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인간은 아주 오랜 시간 지식과 기술을 후대로 전하며 쌓아 올렸다. 인간은 생물학적 진화보다는 시간을 통해 쌓아 올린 문명으로 더 많이 설명되는 존재다. 시간을 축적하는 능력이 없었다면, 지금도 우리는 벌판을 떠돌며 사냥하거나 채집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을 오랜 시간 축적했기에 사막에 빌딩을 짓고 암을 치료하며 화성에 우주선을 쏘아 보낸다. 삶도 다르지 않다. 삶의 가장 값진 일들은 보이지 않는 시간이 오랫동안 축적되며 이루어진다. 정지우 변호사·작가
  • 서대문 “어르신 건강 미리미리 관리”

    서대문 “어르신 건강 미리미리 관리”

    서울 서대문구가 고령층의 건강 상태를 미리 살피는 ‘예방 중심 통합돌봄 체계’를 구축한다. 서대문구는 지난 11일 연희동 연희노인복지관 ‘청춘나래’에서 서울여자간호대, 연희노인복지관과 함께 ‘디지털 헬스케어 기반 통합돌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 3개 기관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활용해 어르신의 건강 상태를 상시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의료·돌봄 서비스로 신속 연계할 계획이다. 연희노인복지관 1층에는 손쉽게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라운지’가 마련됐다. 이곳에는 혈압계, 체성분 분석기, 신체활동 측정기 등 3종의 건강관리 장비가 설치돼 혈압, 체성분, 근력 등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서울여자간호대 간호학과 학생들은 정기적으로 라운지를 방문해 혈당과 콜레스테롤 검사 등을 지원하고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건강 상담과 건강 관리에 대해 안내한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건강 측정에서 그치지 않고 필요한 의료·돌봄 서비스로 바로 연결되는 체계를 구축해 어르신들이 살던 지역에서 건강하고 존엄한 일상을 이어가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의대 정원 늘고 N수생도 늘어… ‘역대 최다 변수’ 수능이 온다

    의대 정원 늘고 N수생도 늘어… ‘역대 최다 변수’ 수능이 온다

    개편 전 마지막 ‘선택형·9등급제’ N수생 16만명 예상… 수시 몰릴 듯‘사탐런’ 심화… 과탐 등급업 어려워지역의사제로 의대 정원 16% 증가일부 의대 최저기준 6등급으로 낮춰자연계 일반과 합격선도 연쇄 하향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8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대입을 두고 ‘역대 최다 변수’가 작용하는 해라고 입을 모은다. 대입 개편으로 인한 영향부터 지역의사제 도입까지 핵심적인 특징을 짚어봤다. 우선 이번 수능은 교육과정 및 입시제도 개편의 변곡점 성격을 띤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마지막으로 적용되는 수능으로, 수험생이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수능이기도 하다. 2028학년도 수능부턴 모든 영역의 시험이 ‘공통’으로 치러진다. 이과생이건 문과생이건 똑같은 수능을 봐야 한다는 뜻이다. 2027학년도 수능까지는 영어와 한국사를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국어의 경우 ‘독서’와 ‘문학’은 공통과목이지만,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1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수학 역시 수학Ⅰ, 수학Ⅱ는 공통과목이지만, ‘미적분’과 ‘기하’, ‘확률과 통계’는 선택과목(택1)이다. 탐구 영역도 17과목(사회탐구 9과목, 과학탐구 8과목) 중에서 최대 2과목을 고를 수 있다. 2008학년도부터 20년 가까이 건재했던 내신 9등급제도 올해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2028학년도 대입부턴 내신 5등급제가 적용된다. 절대평가(A~E등급), 상대평가(1~5등급) 점수가 나란히 적히며, 상대평가의 경우 1등급 비율이 기존 4%에서 10%까지 커진다. 2, 3등급 누적비율도 각각 11%에서 34%, 23%에서 66%로 확대된다.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과 맞물리는 조치다. ‘세기말 수능’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변혁을 앞두고 있는 만큼 ‘N수생’ 비율도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9등급제 성적을 갖고 있는 상위권 학생들이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서다. 입시업계에 따르면 이번 대입에서 N수생은 16만명을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수시를 노리는 반수생 규모가 10만명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탐런’(자연계 학생들이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현상)도 심화될 전망이다. 최근 자연계열 학과 수능 최저등급에서 사회·과학탐구 과목을 모두 허용하는 학교가 늘면서 사탐 응시자는 지난 2년 연속 급증했다. 수능에서 사탐을 1과목 이상 응시한 학생 비중은 2024학년도엔 절반 정도에 불과했지만, 2025학년도 61.0%, 2026학년도 77.1%로 확대됐다. 사탐 응시자가 늘면서 2등급 이내에 해당하는 인원도 늘어 최저등급 충족이 용이해진 구조다. 반면 과탐의 경우 응시자가 전반적으로 줄어 등급 따기도 어려워졌다. 이에 과탐 응시자는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은 2027학년도 수능 과탐 과목의 총응시자가 20만명 중반대까지 줄 것으로 내다봤다. 2024학년도 과탐 응시자 44만 2773명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공부량이 많은 화학, 생명과학, 물리학 응시자수의 감소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 과목 응시자수는 2014학년도 14만 6961명에서 2026학년도 2만 8563명으로 12년 만에 80.6% 급감한 바 있다. 지역의사제 깜짝 도입에 따른 의대 정원 확대도 이번 입시의 최대 변수로 급부상했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지역의사 전형 증원 규모는 2027학년도 490명, 2028·2029학년도 613명이다. 당장 내년부터 기존 의대 정원 3058명 대비 16.0%나 증가한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SKY) 일반학과와 의대 동시 합격 시 상당수가 의대를 선택하는 점을 감안하면 의대 증원은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의 입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는 물론이고, 자연계 일반학과 합격선이 연쇄적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역의사제 도입에 발맞춰 일부 대학에선 일찌감치 수능최저기준을 낮추는 등 조정에 나섰다. 가톨릭관동대 의예과 일반·지역인재전형의 수능최저기준은 국어·수학·영어·과학탐구 중 3개 등급 합이 5 이내에서 6 이내로,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의예과 Cogito자기추천전형은 국어·수학·영어·과학탐구 중 3개 등급 합 4 이내에서 합 5 이내로 조정됐다. 다만 지역의사 전형은 해당 지역의 중·고등학교 졸업자에게만 지원 자격이 주어져, 합격 커트라인이 이원화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권역별로 부산·울산·경남 지역이 97명으로 증원 규모가 가장 크다. 이어 대구·경북과 대전·충남이 각각 72명 ▲강원 63명 ▲광주 50명 ▲충북 46명 ▲전북 38명 ▲제주 28명 ▲경기·인천 24명 순이다. 이밖에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정성평가가 확대되고,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수능최저기준이 도입·확대되는 추세도 주목된다. 논술전형의 경우 연세대가 자연·통합계열에 ‘과학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고, 중앙대가 창의형 논술전형을 신설하는 등 유형이 다양해진 점이 특징이다. 이번 학년도엔 전체 모집 인원 중 수시 비중이 80%를 넘지만, 서울권 주요 대학의 경우 정시 선발 비중이 여전히 40% 내외다.
  • 숨 한번 내뱉고 버티고 견디는 삶… 그 ‘숨’에 대하여

    숨 한번 내뱉고 버티고 견디는 삶… 그 ‘숨’에 대하여

    “바다는 어디나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서 일본 오사카에서 계속 물질을 하다 보면 제주에 남겨놓은 딸 수자를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다. 몰래 부산 앞바다까지 헤엄쳐 가 “저 사람들처럼 우리 수자도 잘 사나” 싶어 눈물 훔치다가도 “기다리다 지쳐 잠든 딸 기자가 생각나” 차마 넘어가질 못했다. 첫째 딸 화자가 이북으로 간 후엔 원산까지도 헤엄치고 싶었다. “그 바다도 같은 바다인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기에 그저 또 바다에서 미역 건지고 전복이나 해삼을 건지며 살았다. “목 끝까지 숨이 들어차서 죽을 것 같아도 숨 한 번 뱉으면 살아지는” 해녀처럼 엄마 연심은 그렇게 세월을 견뎌왔다. 연극 ‘해녀 연심’은 제주 4·3사건을 피해 오사카로 출가 물질(해녀가 제주 밖에서 작업하는 일)을 간 해녀의 이야기다. 나옥희 연출은 “우연히 다큐멘터리를 보다 출가 해녀와 그들의 2세와 3세들은 어떤 정체성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해졌다”고 작품의 출발을 설명했다. 나옥희는 배우 고수희의 연출가로서 이름이다. 작품은 해녀를 역사의 피해자나 민속적 유산 같은 ‘극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한 여성의 삶을 끝까지 따라가 보고 싶었다”는 나 연출의 말처럼, 이방인으로 해녀로 ‘숨’을 참아내며 살아야 했던 시간을 담담하게 그렸다. 극은 네 덩어리의 이야기가 뭉쳐 있다. 해녀 연심(이혜미 분), 일본에 데리고 간 화자(서옥금), 제주에 남겨진 수자(권지숙), 일본에서 태어난 기자(김소진). 연심은 다섯 살 수자가 울어 젖히면 도망가다 들킬까 봐 화자만 데리고 길을 떠났다. 그렇게 남겨진 수자는 엄마에 대한 원망을 품고 물질을 하며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 연심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손녀 여름과 함께 엄마를 찾아 오사카를 향한다. 공연에선 제주 사투리와 이북 사투리, 일본어가 뒤섞인다. 이 언어들은 연극이 보여주고자 하는 삶의 모습이자 정체성의 혼란, 소통과 화해의 과정이다. 제주 사투리나 기자의 어눌한 한국말이 귀에 익숙해질 때쯤 네 주체의 이야기가 퍼즐처럼 맞춰지면서 자매들의 오해가 풀리고 비로소 연심의 이야기가 완성된다. 이 지점이 되면 객석 곳곳에선 작은 훌쩍임부터 애써 오열을 참아내려는 흐느낌까지 정서적 파동이 인다. 내내 아무렇지 않은 척하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터뜨리는 수자에게 연심이 가쁜 숨을 몰아쉬다 오랜 세월 품고 있던 미안함을 드러내는 장면에선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 현대사와 개인의 서사가 조화를 이루며 이들의 ‘숨’을 제대로 그려낸 ‘해녀 연심’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대표 지원사업인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연극 부문에 선정된 작품이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22일까지 공연한다.
  • “케데헌의 매력은 K리얼리즘”… K담론을 말하다

    “케데헌의 매력은 K리얼리즘”… K담론을 말하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하면서 골든글로브, 그래미상 수상에 이어 대중문화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K팝, 영화, 드라마를 넘어 문학, 공연예술, 게임, 음식문화 등 문화 영역 전반에서 전 세계가 소위 ‘한국앓이’를 하고 있다. 계간지 ‘창작과비평’ 2026년 봄호(211호)는 창간 60주년을 기념해 K 담론의 거점 역할을 더욱 적극적으로 감당하겠다는 선언적 차원에서 ‘K 담론의 성취와 미래’라는 특집을 마련했다. 박여선 서울대 학부대학 강의 교수는 ‘인간해방의 논리를 구현하는 K문화’라는 글에서 케데헌과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성공 요인을 들여다보며 K문화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분석했다. 박 교수는 “케데헌의 문화적 성과는 (일부 평론가들이 설명하듯) 혼종의 이상적 구현이나 로컬-글로벌의 융합이기보다는 감독의 현실 이해에 기초한 리얼리즘에 있다”고 지적했다. 영화가 시작하고 처음 1분 동안의 장면은 단순히 한국적 요소를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K팝이 현재 한국인과 세계인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며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가장 한국적 맥락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여준다. 케데헌 속 귀마는 자본주의가 사람들 속에 만들어 놓은 마음의 지옥이며, 잘살고 싶은 마음에 가족을 버린 진우의 수치심과 한은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평범한 대중의 원한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공지능(AI)과 같이 첨단을 달리는 기술 문명이 극성을 부릴수록 불안한 사람이 늘어나고, 존재의 근원과 영혼의 안식, 평온을 갈망하는 이들이 늘고 있으며, 깨달음이 문화적 욕구가 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며 “사회 구조의 변혁과 동시에 인간해방을 말하며 이를 위한 연대를 노래하는 K문화야말로 지금 세계에 가장 필요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 “내 연구도 노벨상까지 36년… 한국, 단기 성과 집착 버려야”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내 연구도 노벨상까지 36년… 한국, 단기 성과 집착 버려야”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세포 속 단백질 분비 과정 첫 규명노벨상 당시 ‘자유로운 연구’ 강조실패 위험 감수하고 밀고 나가야파킨슨병 앓던 아내와 사별 이후현재는 연구 컨소시엄 고문 활동한국 과학자도 많이 참여해 주길자신의 가설 증명할수록 자신감시험 아닌 실험 중심 교육 구성을성과 늦어도 꾸준한 지원이 중요 “자유로운 탐구 정신이 오늘날 노벨상 수상자들의 경력을 다채롭게 만들었습니다.” 세포 내 물질 수송 경로를 밝혀 201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랜디 셰크먼(78)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분자생물학과 교수는 당시 노벨상 수상 소감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네 차례 언급했다. 노벨 평화상이 아닌 생리의학상 수상 소감에서는 이례적이었다. 셰크먼 교수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UC 버클리 교정 내 사무실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자유로운 연구 환경’이 미국에서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많이 배출된 비결 중 하나로 꼽았다. 자신이 노벨상을 받기까지 36년의 연구를 했는데, 미국 민간 연구소의 지원 덕에 자유로운 연구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한국교육의 현실을 언급하며 시험보다는 실험 중심의 과학교육을 강조했다. 셰크먼 교수는 오는 26일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리는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이번 행사는 호반그룹과 호반장학재단이 주최하고 서울신문과 전자신문이 주관한다. 학계·산업계·교육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과학 인재 육성 방안을 논의한다. 호반그룹과 서울대는 ‘K-과학인재 아카데미업무협약(MOU)’을 맺고 예비 과학 인재들이 연구 경험을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다음은 셰크먼 교수와의 일문일답. -처음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꾼 계기가 무엇인가. “첫 기억은 11살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교를 마친 후 물병으로 근처 호숫가에서 물을 퍼 올려 현미경으로 봤더니 꼬물거리는 작은 생물들이 살고 있었다. 그게 신기해서 더 좋은 현미경을 사고 싶었는데, 중고 제품도 100달러가 필요하더라. 동네 아이들을 돌보는 ‘베이비시터’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을 어머니가 장을 보는 데 썼다. 현미경을 못 산 게 분해서 그 길로 자전거를 타고 경찰서에 신고를 했다가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 부모님은 화를 내다 결국 나를 전당포에 데리고 가서 현미경을 사줬다. 그 현미경으로 과학자의 꿈을 키웠다.” -과학자의 꿈은 어떻게 이어졌나. “청소년기엔 학교에서 열린 과학 프로젝트 박람회에 출전하며 과학자의 꿈을 꾸었다. UC 로스앤젤레스(LA) 화학과에 진학했는데, 신입생 때 원하는 교수의 연구실에 들어가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때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교수님 아래서 실험하고 연구 현장을 배웠다. 그때 지도교수님이 빌려준 책이 유전자(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밝혀 노벨상을 수상한 제임스 왓슨 박사의 분자생물학 책이었다. 그 책이 지금의 진로를 결정하게 된 계기가 됐다.” -단백질 분비 과정을 처음으로 규명해 노벨상을 수상한 과정이 궁금하다. “스탠퍼드대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UC 버클리에서 교수로 막 재직하기 시작했을 때였다. 세포 내에서 아미노산 배열에 따라 나올 수 있는 단백질 종류가 많다. 단백질이 세포 안에서 생성되고 세포 밖으로 나가 순환하면서 역할을 한다. 인간과 동일한 진핵생물(핵과 핵막이 있는 세포로 구성된 생물)인 효모를 이용해 세포 안에서 만들어진 단백질이 분자 수준에서 세포 밖으로 전달되는지 규명한 것이다. 당시에는 단백질 분비 과정에 대한 연구도 거의 없었고, 연구 방식도 대부분 실험쥐와 같은 포유류를 사용할 뿐 효모를 활용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그래서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신청한 첫 장학금은 떨어졌다. 그런데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에서 장학금 요청을 수용해 작은 펀딩을 받을 수 있었다. 그 연구가 노벨상으로 이어졌다.” -노벨상 수상 소감에서 당장 성과가 나지 않는 기초과학이 중요하다고 했다. “1977년에 효모로 시작한 연구가 2013년 노벨상을 받기까지 약 36년이 걸렸다. 효모 실험에서 얻은 결론을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다고 인정받기까지 36년이나 걸린 것이다. 그만큼 당장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긴 시간 연구를 이어가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내가 연구를 시작했을 때 단백질 분비는 거의 새로운 분야였고 장학금도 거절당할 정도로 유망한 분야가 아니었다. 하지만 2년 만에 성과를 냈더니 미국의 민간 연구소인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HHMI)가 15년 동안 지원을 해줬고, 그 덕분에 비교적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었다.” -과학자가 지녀야 할 핵심적인 가치는 무엇인가. “과학자는 어느 정도 ‘도박꾼’이 되어야 한다. 실패할 가능성이 있더라도 호기심이 생긴 연구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가지고 밀고 나가야 한다. 새로운 것을 찾으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과학자로서 항상 큰 질문을 생각하고, 좋은 멘토와 최신 연구실 현장에서의 훈련을 통한 경험, 판단도 필요하다. 프랑스 화학자 루이 파스퇴르도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고 하지 않았나.” -최근 학문과 산업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미국의 거대한 산업 생태계가 학계엔 어떤 영향을 미치나. “처음엔 제자들이 학계로 빠지길 원했지만 최근에는 학생들에게 학계나 산업계 중 특정한 길을 가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요즘은 많은 박사들이 산업계로 진출해 새로운 발견을 해내기 때문이다. 기업가들 중에서도 많은 혁신가가 나오고 있다. 아마존이나 테슬라가 대표적인 예다. 기업인들도 똑같이 위험을 감수하며 도전하고, 그렇게 산업의 선구자가 되지 않았나. 제자 중 한 명은 캘리포니아공대(칼텍) 교수를 하면서 회사를 창업해 암젠에 인수됐다. 지금은 학계와 산업을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생명과학 분야 연구도 인공지능(AI)의 영향을 받나. 과학자는 AI와 어떤 관계를 이뤄야 하나. “요즘 연구실에는 실험 결과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이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배열 구조를 예측하는 것은 생명과학의 오랜 난제였는데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는 몇 분 만에 이를 예측한다. 이 공로로 알파폴드 개발자들은 2024년에 노벨상까지 받았다. 학생들도 이미 AI를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AI의 도움을 받아 연구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AI가 연구실에 들어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어떤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나. “아내가 20년 동안 파킨슨병을 앓다가 2017년에 사망했다. 한번 걸리면 완치가 어려워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데, 사망까지는 오래 앓아야 하는 힘든 병이다. 파킨슨병 환자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이 자신이 자금을 지원할 테니 파킨슨병 연구를 도와달라고 연락을 해왔다. 그래서 현재는 글로벌 파킨슨병 공동 연구 컨소시엄인 ASAP(Aligning Science Across Parkinson’s)라는 재단에서 고문 역할을 하고 있다. 여러 연구자들이 팀을 이뤄 파킨슨병을 연구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네트워크를 만든 것이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팀으로 연구하고 있는데 아직 동아시아 출신의 연구자가 많지 않다. 한국에서 많이 참여해주면 좋겠다.” -한국이 과학 분야에서 인재를 더 성공적으로 배출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먼저 한국 정부가 기초과학에 더 투자해야 한다. 일부 연구자에게 집중적으로 펀딩을 하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선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특히 한국은 민간 투자가 미국보다 적다. 미국에서는 개인 또는 기업, 재단의 후원이 과학 연구를 지속하게 만드는 핵심 축이다. 민간에서 지원을 해주면 정부 과제와 달리 특정 주제가 정해져있지 않고 연구자의 자율성을 존중해준다. UC 버클리에서 효모로 연구를 했을 때도 내게 후원을 해준 HHMI 덕분에 정부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주제를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었다. 내가 고문으로 있는 ASAP 역시 구글의 창업자인 브린이 큰 금액을 지원한다. 미국에서는 민간이 주된 재원이지만 한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기초과학에 더 많이 후원해야 한다.” -한국의 젊은 과학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시험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학생들은 ‘시험’ 준비를 하느라 ‘실험’은 하지 못한다. 시험은 창의력과 열정, 호기심이 아니라 암기력을 테스트하지 않나. 아이들이 과학에 흥미를 가지려면 스스로 경험하고 실험해보는 기회가 중요하다. 학교에서 과학 박람회를 열고 학생들이 직접 과학 실험을 설계하고 필요한 장비를 조립하는 식이다. 대학에 가서도 수업만 열심히 듣는 게 다가 아니다. 직접 연구실에 가서 실험을 해보길 권한다. 실제로 교수가 연구실에서 어떻게 실험을 하고 어떤 방식으로 결과를 내는지 현장을 통해 경험을 쌓아라. 젊은 과학자들은 자유롭게 탐구할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의 가설을 실험하고 증명할수록 자신감을 얻는다.”
  • 李대통령, 신임 경찰관 격려

    李대통령, 신임 경찰관 격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7일 충남 아산 경찰대학에서 열린 신임 경찰 경위·경감 임용식에서 신임 경찰관들의 박수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아산 뉴스1
  • “정치·추진·설득력 갖춘 유일한 후보”[6·3선거 예비후보 인터뷰]

    “정치·추진·설득력 갖춘 유일한 후보”[6·3선거 예비후보 인터뷰]

    6·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경선 후보로 나선 전현희 의원(기호 3번)은 17일 “서울이 활력을 잃고 청년들이 떠나고 있다”며 “서울을 다시 젊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청년 공공임대주택 ‘서울윤슬’, ‘서울 복합돔 아레나’ 등 시민들의 삶을 확 바꿀 수 있는 성장 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년 주거문제 해결을 첫째 정책으로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제 대학생들을 만나보니 졸업해도 살 길이 막막하다고 하더라. 그 중에서도 주거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컸다”면서 “그래서 이 문제 해결을 제 첫 번째 정책으로 삼으려 한다”고 말했다. 전 의원이 구상한 청년 공공임대주택은 50층 규모, 3개 동으로 구성된 건물로 싱가포르의 공공주택 ‘피나클 앳 덕스턴’에서 영감을 받았다. 서울 삼성역 서울의료원 부지 등 도심 한복판에 이를 짓고 청년들이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서울윤슬이라고 이름 지은 건 인생의 가장 찬란한 윤슬 같은 시기를 살아가는 청년을 위한 공간이란 뜻에서다. 전 의원은 소득과 부모 재산 따지지 않고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서울형 청년 기본소득, 만 19~39세 청년을 대상으로 최대 1000만원 무심사 공공대출 도입 등 청년을 타깃으로 한 공약도 내놓았다. 특히 교통 공약은 “수개월 동안 전문가들과 실증 연구를 한, 가장 탄탄한 공약”이라는 게 전 의원의 설명이다. 이중 첫 번째 교통 공약은 청소년 무상통학이다. 그는 “무상통학은 아이들의 의무교육을 완성하는 의미이자 학부모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는 공약”이라고 했다. ●청소년 무상통학, 어르신은 무료버스 전 의원은 역세권에서 떨어진 곳에 사는 어르신들을 위한 ‘버스 무료 이용’ 구상도 내비쳤다. 예산을 감안해 75세 이상부터 순차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한강버스에 들어간 돈을 아끼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 전 의원은 자신이 서울시장 후보가 돼야 하는 이유로 정치력과 추진력을 꼽았다. 그는 국민권익위원장 시절 ‘서울 송현동 부지’ 민원 해결 경험을 언급하며 “서울은 하나의 ‘작은 국가’이다. 기획력과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그걸 실행시키는 뚝심과 추진력, 설득력이 중요하다. 그걸 갖춘 유일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 “특사경 통제 없인 비대화… 부실 수사·내부 부패 우려”

    “특사경 통제 없인 비대화… 부실 수사·내부 부패 우려”

    82%가 경력 3년 미만… 48%는 ‘1년’전문성 확보 난항… 기소율 45%뿐‘감독이 수사까지’ 권한 남용 소지도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지휘 조항을 삭제하는 공소청법을 확정한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전문성과 자체 수사 역량이 떨어지는 특사경의 수사 권한이 확대되는 것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영장 청구·집행 지휘 권한도 사라지면서 검사의 직무상 권한이 축소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34개 중앙 부처에서 1만 4166명, 17개 지자체에서 5995명이 특사경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사경은 환경, 금융, 노동 등 50개 분야에 대해 일반 공무원이 예외적으로 사건 수사부터 검찰 송치까지 맡는 제도다.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은 삭제됐지만, 특사경에 대한 수사지휘권은 남아 있는 상태다. 특사경은 순환 근무로 인해 전문성을 쌓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수사 역량이 부족한 특사경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면 부실 수사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검찰청의 ‘2024년 특사경 업무처리 현황 및 성과지표 분석’에 따르면 특사경 총인원은 2만 161명인데, 이 중 3년 미만 근무 경력을 가진 이는 1만 6478명(81.7%)으로 집계됐다. 1년 미만도 9671명(48.0%)이다. 대검의 ‘특사경 사건 연간 송치건수와 기소율’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특사경에서 송치한 7만 2835건 중 기소된 것은 3만 2765건으로 기소율은 45.0%에 불과했다. 권한 남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인 이근우 가천대 법대 교수는 “금융감독원처럼 감독 권한이 있는 기관이 수사권까지 가지면 권한이 비대해진다”며 “통제받지 않는 특사경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사경 지휘를 위한 부처 파견 경험이 있는 한 검사는 “영장 청구, 수사 등을 특사경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면 오히려 내부 부패 문제가 발생하고 법적 리스크도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외부 기관과의 협업 등을 통해 특사경의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사경과 합동 수사 경험이 있는 검사는 “특사경이 검사 ‘지휘’가 아닌 ‘협의’ 등 수사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현실적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검사의 영장 지휘 권한을 박탈한 것을 두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권한 남용을 위한 장치지만, 인권 보호에 반한다는 지적이다. 김상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판집행의 지휘 주체를 검사로 못 박고 있는 형사소송법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며 “영장청구권자가 집행 권한을 갖지 못하는 것도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 2억 1500만 년 전에 어릴 땐 네 발, 커서는 두 발로 걸어 다녔던 동물은? [다이노+]

    2억 1500만 년 전에 어릴 땐 네 발, 커서는 두 발로 걸어 다녔던 동물은? [다이노+]

    그리스 신화의 스핑크스는 “목소리는 같지만 아침에는 발이 4개, 점심에는 2개, 저녁에는 3개가 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수수께끼를 내서 맞히지 못하는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이었다. 신화 속 정답은 사람이지만, 사실 이 정답에는 문제가 있다. 아기는 실제로 네 발로 걷기보다 두 발로 걷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에 가깝기 때문이다. 인간의 아기는 네 발로 민첩하게 움직이지 못한다. 오히려 과학자들이 찾은 정답은 오래전 사라진 고생물에 있었다. 2억 1000만~2억 1500만년 전 트라이아스기 후기에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지역에 살았던 초식 공룡인 무스사우루스 파타고니쿠스(Mussaurus patagonicus)는 새끼 때는 네 발로 걷다가 성체가 되면 두 발로 걷는 형태로 성장했다. 물론 새끼 때도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과학자들은 새끼 때와 성체가 됐을 때의 생태학적 지위와 생활 방식이 다른 것이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17일 학계에 따르면 앨리엇 아머 스미스가 이끄는 워싱턴 대학 및 버크 박물관의 과학자들은 공룡만 이렇게 독특한 성장 패턴을 지닌 게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애리조나주 페트리파이드 포레스트 국립공원에서 2014년부터 트라이아스기 후기(2억 2500만년에서 2억 100만년 전) 지층을 발굴하고 있다. 연구팀은 여기서 3000점이 넘는 화석을 발굴했는데, 이 가운데 950개가 멸종한 악어형류인 손셀라수쿠스 세드루스(Sonselasuchus cedrus)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악어류는 공룡의 조상과 갈라진 후 트라이아스기에 더 빠르게 진화해 다양한 생태학적 지위를 차지했다. 손셀라수쿠스는 그 가운데 개 정도 크기의 소형 파충류로 크게 번성한 무리였다. 손셀라수쿠스는 후손 없이 멸종한 악어류인 악어형류에 속하는데, 지금 우리가 보는 악어와는 사뭇 다른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이들은 현재의 악어처럼 반수생 파충류가 아니라 육지 생활에 적응한 파충류로 훨씬 민첩하게 움직였다. 연구팀은 새끼부터 몸길이가 64cm 정도 되는 성체의 화석까지 분석해 손셀라수쿠스가 새끼 때는 네 발로 움직이지만, 성체가 되면 두 발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성체 손셀라수쿠스가 현생 악어와 별로 닮지 않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전혀 다른 종류의 생물과 닮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손셀라수쿠스 성체가 속이 빈 뼈나 큰 안와(눈이 들어가는 자리), 이빨 없는 부리와 두 발로 걷는 특징 등 오르니토미미드(Ornithomimidae) 수각류 공룡과 비슷한 특징을 지녔다는 점을 확인했다. 물론 수각류 공룡보다 더 이른 시기에 진화한 생물이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를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형태로 진화하는 수렴 진화의 결과로 보고 있다. 나중에 등장하는 타조를 닮은 수각류 공룡과 비슷하게 민첩하게 지상을 이동하면서 곤충이나 식물을 먹는 악어형류였다는 이야기다. 작지만 민첩한 몸 덕분에 손셀라수쿠스는 당시 크게 번성했다. 현재도 발굴 작업을 진행 중인 연구팀에 따르면 발굴 10년이 넘었는데도 새로 발견되는 화석이 줄어들지 않을 정도로 개체 수가 많았다. 이렇게 성공했던 동물이 왜 나중에 등장하는 공룡과의 경쟁에서 밀려 육상에서 생태학적 지위를 넘겨주게 됐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과학자들은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 규제받지 않는 유사투자자문, 수천억대 시장서 활개 친다

    규제받지 않는 유사투자자문, 수천억대 시장서 활개 친다

    신고만으로 영업 가능… 업체 급증금감원·경찰, 신고 관리·민원 접수뿐미국·일본은 ‘투자자문업’ 규제 적용콘텐츠 형태 투자 정보도 ‘감독 사각’ 유사투자자문업이 금융 영역을 넘어 통신·콘텐츠 플랫폼 등으로 확산하면서 규제 경계에서 발생하는 감독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통신요금에 투자정보 서비스 이용료가 포함돼 청구되는 사례가 나타났지만, 신고만으로 영업이 가능한 현행 제도로는 통신사 부가서비스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하는 투자 조언 서비스를 막기 어렵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사투자자문업 신고 업체 수는 2008년 156개에서 10년 만인 2018년 2032개로 급증했고, 2023년에는 2155개로 정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1706개로 감소했지만 이는 2019년 제도 개선으로 유효기간(5년)이 도입되면서 신고가 만료된 업체가 발생한 영향이다. 문제는 투자정보 서비스가 금융권 밖의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신사 부가서비스와 SNS, 유튜브 등 생활 플랫폼을 통해 투자조언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기존 유사투자자문업 규제 체계 밖에서 유통되는 투자정보가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부실 업체 정리를 위해 2019년 직권말소 제도를 도입했지만 불법 영업 사례는 여전히 적발되고 있다. 제도 도입 이후 매년 100개 안팎의 업체가 직권말소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직권말소 위험을 피하기 위해 일부 업체가 민원이 제기되면 신속 환불이나 해지로 대응해 문제를 키우지 않으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5개 증권사가 제공하는 유사투자자문 서비스 이용자는 약 7만 4000명 수준이다. 연간 수수료 수익은 약 373억원 규모다. 일부 유사투자자문업체의 연 매출이 1000억원을 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전체 시장은 수천억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하지만 시장 규모에 비해 감독 제도는 상대적으로 느슨하다는 평가다. 유사투자자문업은 금융위원회 신고만으로 영업이 가능하다. 투자자문업처럼 인가나 등록이 필요한 금융투자업과 달리 진입 장벽이 낮고 투자 판단 책임도 이용자에게 귀속된다. 금융감독원과 경찰 역시 신고 관리와 민원 접수, 사후 조사 중심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제도 구조는 해외와도 차이가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은 뉴스레터나 온라인 채널 등을 통해 투자 의견을 제공하는 경우에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투자자문업 규제를 적용받는다. 일본 역시 투자 조언을 제공하는 행위를 ‘투자고문업’으로 분류해 금융당국 등록을 받아야 한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천창민 교수는 “유사투자자문업이라는 제도는 주요 선진 금융시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해외에서는 이를 투자자문업 규제 범위 안에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핀플루언서(finfluencer)’처럼 투자 정보를 콘텐츠 형태로 제공하는 영역도 감독 사각지대로 지적된다. 대가를 받고 투자 조언을 하면 유사투자자문 규제를 받지만, 광고나 콘텐츠 형식으로 투자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 규제 대상 여부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신사 부가서비스라는 접근성을 악용해 디지털 취약계층의 주머니를 터는 행위는 명백한 금융소비자 기만”이라며 “금융 당국과 통신 당국으로 쪼개진 감독 체계의 사각지대를 파고든 유사투자자문업체들의 꼼수 영업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일교차·미세먼지의 역습… 환절기 기침, 얕보면 안 돼요

    일교차·미세먼지의 역습… 환절기 기침, 얕보면 안 돼요

    만성 기침은 후비루·천식 등 원인쓴 물 올라온다면 위산 역류 의심폐렴·만성폐쇄성 폐질환 우려도스마트폰 자제해 수면 질 높이고노년층 독감·폐렴구균 접종 필수마스크·손 씻기 등 기본 위생 중요 봄은 변덕이 심한 계절이다. 한낮의 포근함에 방심하다가도 아침저녁으로 파고드는 찬 기운에 몸이 움츠러든다. 일교차가 커지면 면역력도 떨어진다. 이 시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공통으로 호소하는 증상은 기침과 콧물, 목 통증 같은 호흡기 증상이다. 대부분은 가벼운 감기로 지나가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천식이나 폐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같은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환절기에는 기온과 습도 변화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나 황사 등 대기 환경까지 나빠지면서 호흡기 질환이 고개를 든다.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6일 “일교차와 미세먼지 영향으로 기침 환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시기”라며 “감기에서 시작했더라도 증상이 오래 이어진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흔히 겪는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 감염으로 보통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낫는다. 하지만 기침이 8주 이상 이어진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를 ‘만성 기침’이라 부르는데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후비루, 역류성 식도염, 천식 등이 꼽힌다. 콧물이 목뒤로 넘어가는 느낌이 들거나 누웠을 때 기침이 심해진다면 후비루를, 밤중에 발작적인 기침이 반복되거나 입 안에 쓴 물이 올라온다면 위산 역류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이 교수는 “만성 기침은 단순히 기침약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으며 원인이 되는 질환을 정확히 치료해야 증상이 호전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에게 환절기는 또 다른 도전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단체 생활을 하게 되면 감염병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민정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환절기에는 일교차가 커지면서 인후염, 기관지염, 폐렴 같은 호흡기 감염이 늘어난다”며 “어린 나이일수록 증상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초기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생 습관만큼 중요한 것이 수면의 질이다. 최근 스마트기기 사용이 늘면서 아이들의 수면 패턴이 깨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면역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민정 교수는 “잠은 시간보다 일정한 ‘리듬’이 중요하다”며 “자기 전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아침에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햇볕을 쬐는 습관이 면역 체계를 잡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독감 예방접종뿐 아니라 폐렴구균, 수두, 일본뇌염 등 국가예방접종 일정이 빠지지 않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면역 기능이 약한 노년층에게 환절기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기다. 김상헌 한양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호흡기는 외부 공기에 직접 노출되는 기관이어서 계절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일교차가 큰 봄과 가을이 호흡기 환자에게는 오히려 겨울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독감은 노년층에게 치명적인 폐렴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독감 사망자의 대다수가 65세 이상에서 발생하는 만큼 독감과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반드시 챙겨야 한다. 김 교수는 “기침이나 가래, 호흡곤란은 단순 감기부터 폐암까지 다양한 질환에서 공통으로 나타난다”며 “증상이 나타난 시기와 지속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환절기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은 생활 습관 관리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흡연은 만성적인 기도 염증을 일으켜 감염 위험을 높인다. 실내 환경 관리도 중요하다. 온도는 20도 안팎, 습도는 50~60%를 유지하고 주기적으로 환기하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씻기 같은 기본 위생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많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기침을 가볍게 넘기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 고유가 피해 지하철·버스행… 고속도로엔 차량 확 줄었다

    고유가 피해 지하철·버스행… 고속도로엔 차량 확 줄었다

    “아들이 휠체어를 타서 등하굣길에 꼭 제 차를 이용해야 해요. 기름값이 뛴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쿵쾅거리죠.” 뇌성마비가 있는 아들을 둔 김선정(51)씨는 지난주부터 버스를 타고 20분을 달려 대형마트로 장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차로 5분 남짓한 거리지만 중동 전쟁으로 요동치는 기름값을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다. 김씨는 16일 “아들은 이동에 무조건 차가 필요하니까 기름값이 안정될 때까지 다른 가족들은 대중교통을 타기로 했다”며 “혹시나 기름값이 더 오르면 아들 외출을 줄여야할까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내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대중교통을 찾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중동 전쟁 발발 전후로 서울시 대중교통 이용량을 집계한 결과, 지난 11일 서울시 버스를 이용한 승객은 518만명으로 전쟁 이전인 지난달 25일(493만명) 대비 5.1% 늘었다. 서울지하철 승객도 같은 기간 630만명에서 638만명으로 1.2% 소폭 증가했다. 반면 전국 고속도로 교통량은 1157만대에서 1088만대로 6.0% 줄었다. 시민들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찾는 배경에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70대 이모씨는 이날 영등포구까지 약 1시간 동안 지하철과 버스를 번갈아 타고 왔다. 이씨는 “일주일에 한 번 기름을 넣을 때마다 기름값 오른 게 바로 체감된다”며 “지방에서 가족들이 모일 때를 제외하면 최대한 서울에서는 대중교통을 탄다”고 말했다.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달 25일 1692.1원에서 지난 11일 1898.8원으로 200원 넘게 급등했다. 정부는 치솟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29년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했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대학원생 여근영(26)씨는 “기름값이 2000원까지 찍혔을 때는 차를 길바닥에 버리고 싶었다”며 “지금 조금 안정된 거 같지만 전쟁 전에 비하면 너무 올라서 다시 차를 탈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2주 단위로 국제 석유가격 변동률을 반영해 최고 가격 상한을 정한다. 전쟁 양상에 따라 상한가가 오를 가능성도 있어 저소득층 가계 사정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석유 최고가격제는 일반적인 대중을 위한 제도”라며 “생계나 이동을 위해 차량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계층에 대해선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한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누구보다 李대통령과 일 많이 해… 조용한 개혁의 적임자는 바로 나” [6·3선거 예비후보 인터뷰]

    “누구보다 李대통령과 일 많이 해… 조용한 개혁의 적임자는 바로 나” [6·3선거 예비후보 인터뷰]

    주택 공급 크게 늘려 집값 안정화대중교통 개편해 무상교통 추진 6·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경선 후보로 나선 박주민 의원(기호 1번)은 16일 “지금 서울이 대한민국을 선도하려면 굉장히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면서 “상법 개정과 전세사기특별법, 의료 개혁 등 그동안 새로운 제도를 만들고 설계해왔던 제가 서울시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누구보다도 이재명 대통령과 일을 많이 해왔다”면서 “대통령이 어제(15일) 초선 의원들과 만나서도 ‘개혁을 하더라도 큰 소리 안 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저한테도 ‘항상 조용히 잘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의사 면허 취득 후 15년간 공공의료기관 복무가 주된 내용인 ‘국립의학전문대학원 법안’이 복지위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서도 “큰 틀에서의 의료 개혁을 이제 마무리 짓게 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도 지난 13일 X(엑스)에 국립의전원법 통과 관련 박 의원의 소셜미디어(SNS) 글을 재개시하며 “쉽지 않은 일인데 의료개혁 성과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선 주거, 교통, 산업 공약이 쟁점이 될 것으로 봤다. 그는 “대규모 공급을 통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는 한편, 10년 로드맵으로 대중교통 체계를 전면 재편해 무상교통까지 가보자는 것”이라며 “서울의 잠재력을 폭발시켜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는 ‘서울 한강 인공지능(AI) 구상’도 발표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서울에 사는 2030 청년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방안으로 자신의 슬로건인 ‘기본특별시·기회특별시’를 강조했다. 그는 “서울을 주거, 생계비, 물가 불안에 대해 기본이 갖춰진 도시로 만들고 싶다”면서 “청년들이 안심하고 도전할 수 있는 기본을 탄탄히 하고 바이오, 문화 등 산업 클러스터 정책으로 청년들에게 수많은 기회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집값 대책과 관련해선 “민간과 공공 투트랙으로 빠른 속도로 많은 물량을 공급하겠다”면서 “민간의 경우에도 일정 규모 이하의 단지는 자치구가 인허가권을 가질 수 있도록 분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자신이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돼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당원들이 가장 바라는 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일 것”이라며 “이 대통령과 함께 일을 해왔었고, 성과를 냈었던 사람 그리고 국정 철학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이 서울시장이 돼서 정부를 뒷받침하는 것이 필수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 “억울한 범죄 피해자 없게 해야”… 보완수사 강조한 檢개혁추진단

    “억울한 범죄 피해자 없게 해야”… 보완수사 강조한 檢개혁추진단

    “경찰 역량 부족, 보완수사 필요”“김학의·쿠팡처럼 남용 가능성” 정부와 여당의 검찰개혁 논의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보완수사권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겸 검찰개혁추진단장은 “검찰과 수사기관 간 권한 다툼으로 비치기보다는 국민께 더 나은 형사사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고민의 과정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범죄를 효과적으로 수사하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검찰개혁추진단은 16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국민의 관점에서 보는 보완수사와 보완수사요구 토론회’를 개최했다. 윤 단장은 “제도를 만드는 정부가 아닌 제도의 소비자인 국민의 관점에서 합리적인 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위한 자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도 검찰개혁의 최종 목표는 국민 인권 보호와 권리 구제, 그리고 억울한 범죄 피해자를 위해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면서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고 가해자를 제대로 기소하는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토론회에서는 검경 출신 전문가들이 실무 사례를 들어 가며 팽팽하게 맞섰다.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측은 경찰의 수사 역량 부족에 따라 국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반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검찰의 수사권 남용 사례를 두고 공방을 이어 갔다. 대검찰청 형사정책팀장(검찰연구관) 출신의 김상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완수사권이 없다면 소추권 행사의 정확성이 손상될 수밖에 없다”면서 “경찰이 송치한 기록만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건 직접 심증을 크게 저해하는 논리”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검사가 그간 잘못한 게 많으니 보완수사권을 박탈해야 한다면 잘못을 안 한 기관이 있느냐”라며 “저는 뇌물부패 혐의로 경찰관 7명을 구속해서 유죄 확정받은 적이 있다. 그러면 경찰을 없애야 하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반면 일선 경찰서 수사과장 출신의 강동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보완수사권은 사실상 검찰이 원점에서 다시 수사할 수 있는 직접 수사권과 다를 바 없다”면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은 김학의 전 차관 사건,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등 필요에 따라 남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수사 공백에 대한 불안감에는 실체가 없다”며 “경찰 수사 미비점은 경찰 수사 자체를 개선해야 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 전병덕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계곡 살인 사건’ 등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실체가 드러난 사례를 언급하며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검찰개혁추진단은 오는 6월까지 보완수사권 여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 “김학의·쿠팡처럼 남용 가능성” “경찰 역량 부족, 보완수사 필요”

    “김학의·쿠팡처럼 남용 가능성” “경찰 역량 부족, 보완수사 필요”

    정부와 여당의 검찰개혁 논의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보완수사권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겸 검찰개혁추진단장은 “검찰과 수사기관 간 권한 다툼으로 비치기보다는 국민께 더 나은 형사사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고민의 과정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개혁추진단은 16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국민의 관점에서 보는 보완수사와 보완수사요구 토론회’를 개최했다. 윤 단장은 “제도를 만드는 정부가 아닌 제도의 소비자인 국민의 관점에서 합리적인 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위한 자리”라고 강조했다. 이어“이재명 대통령도 검찰개혁의 최종 목표는 국민 인권 보호와 권리 구제, 그리고 억울한 범죄 피해자를 위해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면서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고 가해자를 제대로 기소하는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토론회에서는 검경 출신 전문가들이 실무 사례를 들어 가며 팽팽하게 맞섰다.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측은 경찰의 수사 역량 부족에 따라 국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반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검찰의 수사권 남용 사례를 두고 공방을 이어 갔다. 대검찰청 형사정책팀장(검찰연구관) 출신의 김상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완수사권이 없다면 소추권 행사의 정확성이 손상될 수밖에 없다”면서 “경찰이 송치한 기록만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건 직접 심증을 크게 저해하는 논리”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검사가 그간 잘못한 게 많으니 보완수사권을 박탈해야 한다면 잘못을 안 한 기관이 있느냐”라며 “저는 뇌물부패 혐의로 경찰관 7명을 구속해서 유죄 확정받은 적이 있다. 그러면 경찰을 없애야 하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반면 일선 경찰서 수사과장 출신의 강동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보완수사권은 사실상 검찰이 원점에서 다시 수사할 수 있는 직접 수사권과 다를 바 없다”면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은 김학의 전 차관 사건,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등 필요에 따라 남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수사 공백에 대한 불안감에는 실체가 없다”며 “경찰 수사 미비점은 경찰 수사 자체를 개선해야 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 전병덕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계곡 살인 사건’ 등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실체가 드러난 사례를 언급하며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검찰개혁추진단은 오는 6월까지 보완수사권 여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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