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전과정 내신 반영… 실업계 무상교육
◎교육정책자문위가 건의한 개선안/「직업교육 공동 실습장」 지역별로 설치/대입전형때 대학의 권한을 최대한 보장
대통령자문기구인 교육정책자문회의가 8일 노태우 대통령에게 보고한 교육정책에 관한 개선 건의안의 내용은 국민학교에서부터 대학졸업에 이르기까지 교육 전분야를 다루고 있어 우리나라 교육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데 의의를 둘수 있다.
이 개선안은 특히 중고교의 교육과정에서 나타난 진로교육의 미비와 대학입시의 과열화 현상,이에따른 대학등 고등교육기관의 체질약화등의 문제점을 해소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전인적 민주시민의 자질향상과 교육기회의 확대,소질과 적성에 맞는 진로를 택할수 있게끔 국민학교에서부터 대학과정에 이르기까지의 교육체계를 바로잡자는 것이다.
교육과정의 중추를 이루는 고교교육은 그동안 입시위주로 인해 비진학자와 학습부진 학생의 소외현상을 빚어 사회문제가 되었으며 결국 입시과열현상을 불러 일으키는 기본요인이 됐다는게 교육정책자문회의의 지적이다.
이로인해 실업계고교 및 전문대학의 교육과정 운영이 비효율적으로 변질됐으며 특히 실업계 고교의 교육여건이 낙후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자문회의는 또 잘못된 고교 교육이 졸업후 교육의 다양화를 막아 전문대학의 질적 향상을 제약시켰으며 개방대학이 독자적 학제를 정립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함께 4년제 일반대학은 계속 몰리는 지원자들로 입학 정원만 늘려온 현상을 빚어 정원정책과 인력수요가 적절한 수준에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견이다.
결국 대학시설의 부족과 교수당 학생수 과다 및 과중한 수업부담으로 연구기능이 약화되고 질적 저하를 초래했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체질의 약화는 우수한 고급인력 양성에 지장을 주고 있으며 고등교육체제의 다양화와 특성화를 막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도산업사회의 각계각층에서 요구하는 인력양성을 위해서는 대폭적인 교육혁신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 자문회의의 결론이다.
이같은 자문회의의 개선안은 이달말 문교부가 확정할 교육제도 개선안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 건의안의 내용을 요약한다.
○1학급 50명으로
▷고교교육의 정상화◁
소질과 적성 계발을 위하여 필수과목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선택과목을 편성,일반고교와 실업고교간의 전학을 용이하게 하고 각 시도교육위와 각급학교에 진로교육센터를 운영한다.
과대학교,과밀학급을 없애기 위해 한 학교 24학급 이내,한 학급 50명이내로 학생수를 줄여나간다.
고교 내신제도를 개선,보다 공신력 있는 내신성적 평가를 유지하기 위해 고등학교 전과정을 평가 반영하도록 추진한다. 입학지원 기회를 확대하고 적성과 능력에 따라 지원할 수 있도록 선지원 후시험제를 유지한다.
비진학자 및 산업체 근로자들에게 계속적으로 교육기회를 줄수 있도록 전문대 개방대 야간대 진학 및 독학에 의한 학위 취득기회를 넓히며 기업과 지역사회가 교육발전을 지원할수 있도록 한다.
○취업 희망자에 특전
▷직업기술교육의 개선◁
직업교육체제를 현실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산업별 필요인력을 감안,계열별 실업계 고교 수를 재조정하며 지역별 필요에 따라 농고의 종합실고화를 적극 추진,진학과정과 직업과정 선택이 자유롭도록 고교연합체제로 전환한다. 학교의 직업교육과 노동부 직업훈련간의 연계체제를 활성화시켜 실질적인 직업훈련이 되도록 한다.
직업교육 과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직업과정을 희망하는 일반계 고교생 모두에게 기회를 주며 지역별로 공동 실습센터를 설치하고 산업체와 학교간의 자매결연을 적극 추진한다.
중학교 과정에서는 직업 탐색과정을 두며 국민학교에도 일과 직업에 관한 기초지식 및 관찰기회를 줄수 있도록 한다.
실업계고교의 학생 유인책으로 실업계고교 무상교육을 추진하며 관계부처와 협조,학력위주의 고용관행을 개선하며 학력간 임금격차를 줄여 나간다.
○4년제대 승격 억제
▷고교후 교육의 활성화◁
고교 졸업후 교육단계의 개방을 통한 「성인학습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제한적ㆍ한시적 교육체제에서 벗어나 교육기관 중심교육에서 학습자 중심 교육으로 발전시켜 나간다.
이를 위해 전문대학의 4년제 대학 승격을 가급적 억제하는 한편 예술ㆍ체육 및 기타 특수분야의 전문대학과산업인력 수요에 따른 실업계 전문대학의 신설을 적극 추진한다.
수도권지역에도 필요에 따라 전문대의 신설을 허용하며 교통 인구 문화 지역 산업구조의 특성을 고려해 설립한다.
중견 직업인을 양성하기 위해 교육과정과 각 자격증의 연계를 강화하며 교수요원의 자격기준은 현장경력을 중시한다.
방송통신대학은 평생교육과 일반대학교육 기능의 원격교육기관으로 발전시키며 이를 위해 공공도서관 시설을 지역학습관으로 활용한다.
개방대학은 4년제 일반대학과 다른 산학협동 직업기술교육과 계속교육기관으로서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교육경력 및 사회경력이 많거나 재교육을 필요로하는 사람에게 입학 우선순위를 준다.
이를위해 편입학 정원을 대폭 늘리며 계절학기등 다학기제를 도입한다.
▷대학교육의 개선◁
대학운영의 자율권을 보장하고 교육의 질적수준을 학교별로 특성에 맞게 높일수 있도록 국립대학도 특수법인체로 한다. 법인 이사회가 대학운영의 최고의사결정기구가 될수 있도록 한다. 현단계에서 일단 학교별로 특별회계를 실시해 점차적으로 여건이 충족되면 특수법인으로 발전시킨다.
대학평가 인정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전문기구를 두며 정기적인 평가로 대학교육의 질적 향상과 대국민 신뢰도를 높인다. 대학 평가 결과를 공개하며 평가는 학위과정과 운영 충실도에 중점을 둔다.
대학 설립인가 심사는 지역 특성과 인력수요에 따르며 이를 바탕으로 학과 설치 및 정원 조정을 하고 학생입학에 대해서는 대학의 권한을 최대한 보장한다.
▷기타◁
대학 명칭구분으로 인해 교육의 질적 향상보다 양적 확대에 치중,불필요한 학원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를 없애기 위해 「대학교」와 「대학」의 명칭구분을 폐지하며 책임자의 명칭을 총장 또는 학장으로 하는것은 자율에 맡긴다. 교육행정을 보통교육과 고등교육 2개분야로 분류하며 정책결정과 집행의 효율성을 높인다.
이밖에 지방화 시대에 부응하는 교육의 균형발전과 이에따른 교육재원의 확보 방안을 비롯,공산권 개방에 따른 이념교육의 방향정립과 남북관계의 전망 및 교육적 대처방안도 연구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