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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을 위한 전력 식민지화?…전국 곳곳 전력망 건설 잡음

    수도권을 위한 전력 식민지화?…전국 곳곳 전력망 건설 잡음

    국내 전력의 불균형에 따라 ‘전력 식민화’를 우려하는 지역의 반발이 극에 달하고 있다. 수도권으로 전기 공급을 위한 초고압 송전선로와 송전탑 등 전력망 구축에 대해 비수도권 곳곳에서 분노가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농촌지역 주민들은 “지역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수도권 배만 채우는 격”이라며 전력망 건설에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12일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전력망 수용 능력 확보를 위해 총 56조 5000억원 규모의 제10차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을 수립하고, 오는 2036년까지 송전선로 길이를 1.6배(3만 5596→5만 7681C-㎞), 변전소 수는 1.4배(900→1228개)로 늘리기로 했다. 핵심 국가 기간망(345kV 이상) 부족으로 전력의 적기적소 공급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반도체·바이오 등 신규 첨단산업 신규 투자 전력공급 차질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를 위해 한전은 현재 서남해해상풍력(2.4GW)과 신안해상풍력(8.2GW)의 단지를 잇기 위한 송전선로 계통보강 사업에 나섰다. 호남에서 생산한 전력을 경기도 용인시에 조성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공급하기 위해서다. 신안은 함평과 영광을 거쳐 ‘신장성변전소’로 연계하고 전북 서남권은 고창을 거쳐 ‘신정읍변전소(신설)’로 연결할 계획이다. 한전 측은 “전기수요와 신재생 발전량 모두 폭발적인 증가가 예상되지만 발전과 수요의 특정지역 편중 심화로 지역간 전력융통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다만 주민·지자체 수용성 악화 등으로 전력망 건설이 지연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역에선 수도권만을 위해 혐오시설을 떠넘기는 사업이라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마을을 위해 쓰이는 전기가 아닌 단순히 수도권에 전기를 공급해주는 목적으로 집 앞에 수백기의 철탑을 꽂을 수 없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초고압 송전선로가 주는 피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정부 입장에도 주민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오후 고창에서 열렸던 ‘신장성-신정읍 송전선로’ 건설을 위한 한국전력공사의 사업설명회 역시 30여분 만에 파행됐다. 주민들이 고창 길거리 곳곳에 반대 현수막이 내걸고 강하게 저항했기 때문이다. 한전은 추후 설명회 일정을 다시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창군 주민들은 “지역의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한 사업에 왜 아무 상관도 없는 고창 주민들 집앞에 철탑을 세워야 하는지,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전남에서도 함평군 주민들이 신안의 해상풍력발전과 해남의 태양광발전 송전철탑이 함평을 경유 하는 것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한전 나주 본사 앞에서 수개월째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하남시 변전소 증설은 법적 분쟁으로 치달았다. “전자파가 건강에 안 좋다”는 주민 반대에 하남시가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없었다는 등의 이유로 불허 처분을 내렸고, 한전이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변전소를 비롯해 송전선로, 송전탑 신증설과 관련해 갈등에 처한 곳은 전국 10곳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에너지 갈등은 전력 자급률의 불균형이 초래한 결과다. 한전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서울과 경기의 자급률은 각각 20%, 62%에 그친 반면, 원전과 화력 등 발전소가 몰려있는 경북과 충남, 전남의 자급률은 200%에 달했다. 전력 생산과 소비의 심각한 괴리 속 수도권은 전기를 지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보니 장거리 송전을 위한 765㎸ 초고압탑을 세워 전기를 끌어다 쓰는 것이다. 실제 전국적으로 초고압탑은 강원도 334개, 충남 237개, 경남 123개 등으로 비수도권 지역에 85%가 집중된 것으로 파악된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전력 수요와 공급의 괴리 문제는 대규모 클러스터 등을 수도권에 집중한 결과”라면서 “막대한 전기와 물을 수도권으로 공급하고, 초고압탑의 안전성 연구, 지중화 등을 진행하는 것보다 각종 산업을 지역에 분산시키는 게 사회적 비용도 적게 들고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 성신여대박물관, ‘조영동, 다시 성신에서’ 특별전 선보여

    성신여대박물관, ‘조영동, 다시 성신에서’ 특별전 선보여

    성신여자대학교박물관은 지난 8일, 강북구 미아동의 운정그린캠퍼스 성신미술관에서 한국 추상회화 2세대 미술가인 故 조영동(趙榮東, 1933~2022) 작가의 특별전 ‘조영동, 다시 성신에서 Cho Young Dong, A long awaited return to Sungshin’을 개막했다고 12일 밝혔다. 개막식에는 임상빈 성신여대 박물관장, 김향기 학교법인성신학원 이사장, 이성건 성신여대 대학원장과 조영동 작가의 유족 대표 등 50여 명이 참석해 개막 선언과 기념 축사, 전시 소개, 전시 관람 등을 함께하며 전시 개막을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특별전은 한국 추상미술 2세대인 조영동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할 수 있도록 독창적인 회화 양식과 주제의 변화에 초점을 두고 총 48점의 주요 작품을 3부로 나누어 소개한다. 1부 <조형의 탐구>는 1970년대에서 80년대 초까지의 작품들로, ‘점’을 활용한 조형적 실험을 담은 작품으로 꾸며졌다. 2부 <사유의 흔적>에서는 ‘선’을 긁는 행위를 통해 근원적 본질을 표현한 작품을 소개하고 3부 <표현의 확장>에서는 작가 스스로 내면의 근원을 탐구하며 그린 작품들로 구성하여 故 조영동 작가의 예술 세계를 조망한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해 8월, 故 조영동 작가의 유족이 성신여대 서양화과에 재학하며 후학을 양성한 고인의 뜻을 기려 기증한 총 267점의 유작 중 일부를 선보인다. 특히 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기획 전시로, 추상미술에 관심있는 미술애호가와 미술학도들에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임상빈 성신여대 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조영동 작가의 작품을 통해 예술적 담론을 활성화하고 후학들에게 영감을 주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성신여대 박물관은 미술 작가의 예술 세계를 깊이 탐구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고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2025년 2월 28일까지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문의는 성신여대박물관으로 하면 된다.
  • ‘치매’ 시어머니 2년 돌보다 “나도 힘들다” 손발 묶은 며느리가 받은 판결

    ‘치매’ 시어머니 2년 돌보다 “나도 힘들다” 손발 묶은 며느리가 받은 판결

    치매가 있는 시어머니를 2년 동안 돌보던 며느리가 홧김에 시어머니의 두 손을 결박했다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8단독 성인혜 판사는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8)씨에게 벌금 600만원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7일 인천시 부평구 자택에서 시어머니 B(85)씨의 두 손목을 테이프로 여러 차례 결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치매가 있는 B씨를 2년가량 돌보다 화가 나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B씨가 자신의 얼굴을 계속 만지자 “그만 좀 하라”, “나도 힘들다”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성 판사는 “피고인은 나이가 많은 피해자를 결박하는 방식으로 폭행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의 병간호를 도맡아 하다가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가족 간병’ 89만명…“딸·며느리 몫”한편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드는 가운데 지나치게 높은 간병 비용 탓에 노인 돌봄은 여전히 가족이 떠맡고, 이로 인한 ‘돌봄 지옥’의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고용조사국은 지난 3월 발표한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2022년 기준 89만명인 가족 간병 규모가 2032년에는 최소 151만명에서 최대 192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가족 간병 규모가 커지는 것은 돌봄서비스 분야의 인력 부족으로 돌봄 비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요양병원 등에서 간병인을 고용할 경우 지난해 기준 월평균 370만원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는 65세 이상 가구 중위소득(224만원)의 1.7배에 달한다. 고령 부모의 간병 비용을 주로 중장년 자녀들이 짊어지게 되는데, 40대 자녀의 경우 중위소득(588만원)의 60% 이상을 간병비로 지출하게 된다. 이 탓에 중장년 자녀들이 일을 그만두고 가족 간병에 나서게 되며, 이들이 일을 그만둔 탓에 국가적으로는 10조원대의 경제적 손실을 낳는 것으로 한국은행은 추산했다. 이같은 가족 간병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2042년에 적어도 27조원, 최대 77조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최소 1.2%, 최대 3.6%에 달하는 규모다. 한편 이같은 가족 간병이 대부분 여성들에게 떠넘겨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양대 임상간호대학원 김다미씨가 지난해 2월 발표한 석사학위 논문 ‘재가 치매 노인 가족 주 부양자의 돌봄 행위 영향 요인’에 따르면, 김씨가 2022년 8월 1일부터 9월 8일까지 서울·경기 등 지역의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치매 노인을 집에서 돌보는 가족 주부양자 125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치매 노인과 관계는 딸이 42.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며느리(16.8%) ▲아들(15.2%) ▲기타(13.6%) ▲배우자(12.0%) 순이었다. 성별로 분류하면 여성이 82.4%(103명)로, 남성(17.6%·22명)의 약 5배에 달했다. 이들 가족 주부양자들은 치매 노인을 돌보는 데에 하루 평균 9.3시간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 “한강 노벨문학상은 끝이 아닌 시작…대중성 있는 글로벌 한국문학 지원”

    “한강 노벨문학상은 끝이 아닌 시작…대중성 있는 글로벌 한국문학 지원”

    외국 독자의 한국문학 이해 돕게비평 및 문학사 지식 현지에 보급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도 추진 “노벨문학상은 끝이 아닌 시작입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문학을 향한 국제적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문학번역원이 한국문학의 해외 담론 형성 및 한국문학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 등을 통해 세계 무대에서 높아진 K문학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11일 취임 100일을 맞은 전수용(70) 번역원장은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번역원의 중장기 사업 계획을 설명했다.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외국 독자가 한국문학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문학 비평 및 문학사에 대한 지식을 현지에 보급하는 것이다.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정전 및 한국문학 비평 선집의 기획 번역을 확대하고 국내 문학 전문가가 해외 문예지에 한국문학 작품을 소개하는 칼럼을 게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그동안 번역되지 않은 고전·근대·현대 주요 작품 중 시대별로 5편씩 선정해 매년 5편의 기획 번역을 실시한다. 번역원이 주최하는 ‘엘티아이(LTI) 코리아 글로벌 문학포럼’을 내년 하반기 중 개최하고 국내 연구자들이 해외 학술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도 넓힌다. 전 원장은 “전문성 있는 비평뿐만 아니라 일반인 대상 한국문학 리뷰대회도 열어 대중성 있는 글로벌 한국문학 담론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뒷받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둘째는 번역원의 숙원인 한국문학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이다. 앞서 두 차례 추진하다가 무산된 바 있으나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강한 동력을 얻은 모양새다. 번역원은 현재 한국문학을 외국어로 번역할 인재를 양성하는 ‘번역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정식 학위 과정이 아니기에 이 과정을 수료한 학생이 향후 전문 인력으로 진로를 설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게 번역원의 입장이다. 설립 직후에는 연간 85억원 정도의 예산이 들 것으로 번역원은 추산하고 있다. 전 원장은 “법이 보장하는 정식 대학원대학으로 설립을 인가받으면 우수한 전임교원도 확충할 수 있어 양질의 번역가를 양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전 원장은 이날 한국문학이 최근 이룬 성과들도 소개했다. 지난 5년간 한국문학의 해외 누적 판매 부수는 195만부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54만부가 판매되는 등 전년도 44만부보다 23% 증가했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한국문학은 총 19건의 주요 국제문학상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 원장은 “노벨문학상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한국문학이 세계문학 안에서 새로운 축을 세우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번역원이 앞으로 성취하려는 목표”라고 말했다.
  • 두산의 높은 교육열과 눈칫밥 이론… 박정원, 4세 경영 질주[2024 재계 인맥 대탐구]

    두산의 높은 교육열과 눈칫밥 이론… 박정원, 4세 경영 질주[2024 재계 인맥 대탐구]

    박정원 회장 등 오너 일가 30명이지주회사 지분 38.14% 나눠 보유경기 광주 선산도 지분 갈라 관리“머리에 든 건 못 훔쳐가” 교육열사회 초년 시절엔 외부 회사 근무동생 박지원 부회장 승계는 아직 128년 역사의 국내 최고(最古) 기업인 두산그룹은 2세대 박두병(1973년 별세) 초대회장의 장손이자 박용곤(2019년 별세)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62) 두산그룹 회장이 이끌고 있다. 박정원 회장은 2016년 부친 박 명예회장의 지주사 지분 50%를 승계받고 삼촌인 박용만 전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아 ㈜두산 대표이사 회장 자리에 오르며 4세 경영 시대의 닻을 올렸다. ●활동 왕성한 4세… 5세는 경영 수업 중 박정원 회장이 그룹 전체를 총괄한다면 남동생인 박지원(59) 부회장은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으로 사업 부문을 맡으며 박 회장을 적극 돕고 있다. 여동생인 박혜원(61) 오리콤 부회장은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두산 오너가에서 여성들의 경영 활동이 왕성하지 않은 만큼 차기 회장 구도는 박정원 회장에서 동생인 박지원 부회장으로 넘어갈 거란 관측이 나오지만 박정원 회장이 1962년생으로 국내 재계 총수 가운데 젊은 편에 속해 후계를 논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평가다. 박 회장은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일고와 고려대 경영학과(81학번)를 졸업했다. 1985년 당시 23세 나이에 두산산업(현 ㈜두산)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1989년 미국 보스턴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고, 1992년에는 가업이었던 오비맥주의 뿌리인 일본 기린맥주에서 1년간 과장으로 일했다. 이후 다시 그룹으로 돌아와 오비맥주 상무 등 계열사에서 두루 일한 뒤 2016년 3월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회장 임기는 3년으로 그동안 4회 연임했으며 연임에 제한은 없다. 5세대들도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박 회장의 장남인 박상수(30) 수석은 지난해 9월 ㈜두산 신사업전략팀에 입사해 투자 업무를 맡으며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5세대 중 장손인 박 수석은 2022년 1억 6000만원을 증여받아 14차례에 걸쳐 지주사인 ㈜두산 지분율을 0.82%로 늘렸다. 2019년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지내다 귀국해 2020년부터 2023년 초까지 한국투자증권 반도체 부문에서 일한 바 있다. 박지원 부회장의 장남 박상우(30) 파트장은 미국 시카고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뒤 보스턴컨설팅그룹을 거쳐 2022년 두산의 수소 분야 자회사 하이엑시엄(옛 두산퓨얼셀아메리카)에서 사업 개발 업무를 하고 있다. 두산가는 장손 1인이 회사를 모두 승계하는 대신 가족 상당수가 경영에 참여하는 가풍을 가지고 있다. 이른바 3세대부터 자리잡은 ‘형제경영’ 전통이다. 2008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두산 지분은 최대주주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한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 총 30명(두산연강재단 포함)이 38.14%를 나눠 보유하고 있다. 박두병 초대회장의 6남 1녀 일가 중 지분 보유자는 박 초대회장의 장남인 박용곤 3·5대 회장 겸 명예회장 일가 12명, 3남 박용성(84) 7대 회장 일가 8명, 4남 박용현(81) 8대 회장 일가 9명 등이다. 이 가운데 이달 현재 회사 경영에 참여하는 사람은 8명이다.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 박정원 회장, 장녀 박혜원 오리콤 부회장, 차남 박지원 부회장 외에도 박용성 전 회장의 장남 박진원(56) 두산밥캣코리아(옛 두산산업차량) 부회장, 차남 박석원(53) ㈜두산디지털이노베이션 사장, 박용현 전 회장의 장남 박태원(55) 한컴 부회장, 차남 박형원(54) 두산밥캣코리아 대표이사, 3남 박인원(51)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등이 있다. 경기도 광주 선산을 관리하기 위해 2022년 설립한 가족회사 ㈜원상도 이들 8명이 지분을 나눠 가진 형태다. 대표이사는 박진원 부회장이 맡고 있다. 원상이란 회사 이름은 두산가 4세의 돌림자인 ‘원’과 5세 돌림자인 ‘상’에서 따왔다. 앞서 3세대에서는 박용곤 명예회장이 1996년 물러난 뒤 남자 형제인 박용오·용성·용현·용만 회장이 연이어 회장직을 맡았다. 박용오(2009년 별세) 전 회장은 2005년까지 9년 동안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두산은 교육열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박두병 초대회장은 전국 최고 명문이었던 5년제 경성중학교를 거쳐 1929년 경성고상(현 서울대 상대)에 다녔다. 박승직(1950년 별세) 두산 창업주는 “도둑이 와서 재물은 훔쳐 갈 수 있지만 머리에 들어 있는 것은 절대 훔쳐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우선 남의 눈칫밥을 먹어 봐야 한다”며 대주주일지라도 밑바닥부터 사회 경험을 하도록 했다. 이런 방침에 따라 박두병 초대회장은 학교 졸업 후 일제강점기 중앙은행인 조선은행(현 한국은행)에서 4년간 은행원 생활을 했다. 학구열과 눈칫밥 이론은 3세대인 장남 박용곤(워싱턴대 경영학과, 한국산업은행 입사) 명예회장, 차남 박용오(뉴욕대 상대) 전 회장, 3남 박용성(서울대 경제학, 뉴욕대 MBA, 한국투자금융 상무) 전 회장, 5남 박용만(서울대 경영학, 보스턴대 MBA, 한국외환은행 입사) 전 회장으로 이어졌다. 4남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은 서울대 의대를 나와 서울대병원장도 역임했으나 2009~2012년 두산그룹 회장으로 일했다. 4세대도 마찬가지다. 박정원 회장의 동생 박지원 부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뉴욕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박용성 전 회장의 장남 박진원 두산밥캣코리아 부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뉴욕대에서 MBA를 마쳤다. 차남 박석원 ㈜두산디지털이노베이션 사장은 한양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뉴욕대 MBA를 나와 1994년 두산정보통신(현 ㈜두산디지털이노베이션)에 입사했다. 박용현 전 회장의 장남 박태원 한컴 부회장은 연세대 지질학과를 나와 뉴욕대에서 MBA를 받았다. 차남 박형원 두산밥캣코리아 대표는 한양대 사학과 출신으로 조지워싱턴대에서 MBA를 취득한 뒤 2005년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차장으로 입사했고, 3남 박인원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나와 1998년 두산그룹에 입사했다가 미국 하버드대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남다른 야구 사랑… 화려한 혼맥·인맥 두산가는 야구 사랑으로 유명하다. 두산이 운영하는 프로야구단인 두산 베어스(옛 OB 베어스)는 1982년 1월 원년 6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창단식을 가졌으며 한국프로야구 통산 첫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박정원 회장은 대학 시절 야구 동아리에서 2루수로 활동했을 정도의 야구광이다. 2009년부터 두산 베어스 구단주를 맡고 있는 박 회장은 매년 전지훈련지를 찾아 선수단을 격려하고, 정규시즌에도 경기장을 직접 찾는다. 2020년 두산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맞아 계열사를 매각했을 때도 두산 베어스만큼은 팔지 않았다. 두산가와 LG가는 전통의 야구 맞수일 뿐 아니라 세 차례 혼담을 주고받은 사돈 관계다. 고 구철회(1975년 별세) LG그룹 창업고문의 딸 구선희(80)씨는 두산가 3세 고 박용훈(2012년 별세) 전 휴세코 회장과 결혼했다. 구자열(71) ㈜LS 의장의 장남 구동휘(42) LS MnM 대표는 박정원 회장의 장녀 박상민(34)씨와 결혼했다. 박용만(69) 벨스트리트파트너스 회장의 장남 박서원(45) 전 두산매거진 대표도 구자철(69) 예스코홀딩스 회장의 딸 구원희(43)씨와 2005년 결혼했으나 2011년 이혼했다. 박 전 대표는 조수애(32) 전 JTBC 아나운서와 2018년 재혼했다. HD현대그룹과도 먼 사돈이다. 대주주인 정몽준(73)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녀 정남이(41)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는 2017년 박정원 회장의 동생인 박지원 부회장의 아내 서지원(55)씨의 동생 서승범(49) 철강업체 유봉 대표이사와 결혼했다. 박정원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81학번으로 4대 그룹 가운데 최태원(64) SK그룹 회장, 정의선(54)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이 동문이다. 지난달 13일 최 회장의 차녀 민정씨 결혼식에 참석했다. 정치인 가운데는 2020년 당시 오랜 야인 시절을 보내고 있던 동문 오세훈(63) 서울시장의 부친상 빈소를 찾아 우정을 확인했다. 조현준(56) 효성그룹 회장, 구자은(60) LS그룹 회장은 2019년 박정원 회장의 부친상 빈소를 찾아 “(박정원 회장이) 평소 형님 같아서 (부친상을 당한 것이)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말했다. 박정원 회장은 2022년 11월 이승엽(48) 두산 베어스 감독,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포수 양의지(37) 선수와 함께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웰컴 백! 양 사장’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올리는 친근함을 보이기도 했다. 두산가와 프로스포츠 선수와의 인연은 최근 열애설로 이어지기도 했다. 프랑스 대학원 유학 중인 박진원 부회장의 장녀 박상효(25)씨는 파리 생제르맹 소속 축구선수 이강인(23)과의 열애설이 보도됐다.
  • “호주에서 K팝 인기 미쳤어요…아티스트와 팬의 독특한 정서적 유대감 때문”

    “호주에서 K팝 인기 미쳤어요…아티스트와 팬의 독특한 정서적 유대감 때문”

    “호주에서 K팝의 인기는 미쳤어요. 그건 아마 K팝 아티스트와 팬의 독특한 정서적 유대감 때문일 겁니다. 그 유대감은 다른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감정적 충만함을 느끼게 하거든요.” 서울신문과 주시드니한국문화원은 지난 9일(현지시간) 호주 애들레이드의 페스티벌 센터에서 ‘한류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남형 GF엔터테인먼트 대표, 김보성 경희대 예술디자인대학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학과 겸임교수 겸 공연감독, 호주에서 K팝 관련 이벤트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K팝 전문가 메건 사라 문 등 업계 종사자들이 K팝의 현주소와 전망에 관해 대담을 나눴다. 현지의 K팝 팬,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 등 수십 명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시장이 아주 빠르게 변한다. 빨리 기획하고 실행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한 팀을 선보이는 데 4~5년이 걸렸다. 그런데 K팝 시장이 커지면서 이제는 기본기를 갖춘 연습생들이 찾아온다. 데뷔까지 2~3년 정도 걸린다”면서 “우리 아티스트가 경쟁력을 갖게 하기 위해 ‘트레이닝 시스템’을 만들었다. 음악적 실력, 퍼포먼스는 기본이다. 여기에 인성 교육은 물론 세계 각국의 K팝 팬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언어 교육도 한다”고 말했다. 김 겸임교수는 한류에서 K팝이 차지하는 상징성과 중요성을 설명했다.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 총연출자이자 윤도현밴드, 박정현, 국카스텐 등 아티스트들의 콘서트를 연출·기획한 공연 감독이기도 하다. 그는 “K팝은 한국산 스마트폰 같은 존재다. 한국산 스마트폰이 잘 팔리면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가전제품도 더 잘 팔리게 된다”면서 “K팝이 잘 되면 한국 드라마·영화도 잘 된다. K팝은 한류의 게이트웨이(관문)”라고 했다. 문은 “호주에서 K팝의 인기가 대단하다. 그간 호주에서는 미국 음악이 주류였다. 하지만 이제 K팝이 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K팝의 인기가 K드라마, K뷰티 등 한류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K팝 아티스트와 팬의 끈끈한 유대감을 언급했다. 그는 “K팝 아티스트들은 미국 등 기존 국가의 아티스트들이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팬들과 소통한다. 그들은 온갖 플랫폼을 통해 팬들과 만난다. 이것이 아티스트와 팬을 매우 가깝게 한다. 팬들이 입대한 아티스트의 제대 날짜를 카운트다운할 정도다. 이것은 K팝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 목 좋은 매물에 2030 ‘우르르’…임장크루, 돈 없어도 가본다

    목 좋은 매물에 2030 ‘우르르’…임장크루, 돈 없어도 가본다

    지난 9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양재동 한 거리. 20~30대로 보이는 20여명이 우르르 몰려다니다 구옥과 신축 아파트가 한눈에 보이는 음식점 앞에 멈췄다. 모임장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설명을 시작하자 다른 사람들은 현장 체험학습을 나온 고등학생들처럼 연신 메모하고 건물 사진을 찍기 바빴다. 이런 모임에 매달 2~3번씩 참석한다는 직장인 송모(29)씨는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하루빨리 자산을 불리려면 투자가치 있는 부동산이 답”이라며 “최근 가입한 또 다른 임장 모임은 회원이 300명이다”고 전했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들을 바라보던 건물관리인 김모(71)씨는 “몇 달 전부터 저런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마라톤 복장은 아닌데, 저렇게 수십명씩 몰려 다니는 이유가 무엇인 줄 아느냐”고 기자에게 되묻기도 했다. ●주말 데이트 대신 ‘임장’ 즐기기도 20~30대 사이에서 부동산 투자와 내 집 마련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말에 데이트하거나 나들이를 가는 대신 부동산 임장을 다니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임장크루’라 불리는 이들은 호재가 있는 동네를 돌아다니며 주변 편의시설, 학군, 상권 등을 살피고 부동산을 ‘열공’한다. 최근 발표된 서울 서초구와 경기 고양·의왕·의정부시 등의 그린벨트 해제와 같은 부동산 정책뿐 아니라 디딤돌 대출 한도 축소 등 부동산 관련 정보를 발로 뛰며 빠르게 알아가는 게 특징이다. 서울 서초구 서리풀지구 그린벨트 해제 소식에 최근 내곡지구를 방문했다는 신모(27)씨는 “실현 가능성이나 정책 여파는 눈으로 직접 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2년 넘게 만난 연인과 6개월 전부터 주말 임장 데이트를 즐긴다는 이모(28)씨는 “당장 투자 여건이 되지 않지만 돈을 쓰면서 놀러 다닐 바엔 살고 싶은 지역 아파트를 둘러보며 나들이도 하는 게 실용적”이라며 “부동산에 대한 남자친구의 가치관도 알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전했다. ●당장 자금 없어도 내공 쌓으려 방문 20~30대의 주 투자처는 이미 주식에서 부동산으로 바뀌고 있다. 실제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주택 자금조달계획서상 자금조달 방법별 구분’ 자료를 보면, 주식과 채권을 팔아 집을 산 20~30대는 2022년 5.9%에서 올해(1~8월) 17.0%로 늘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젊은 세대들이 임장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나 전문가를 만날 수 있는 모임 형식을 취해 내공을 쌓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목돈을 모으려 주식투자를 해도 변동성 불안이 있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도 함께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장은 청년층이 부동산을 공부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지만, 과도한 관심이 투자 과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매매가는 정체고 전세가는 오르고 있어서 ‘갭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 수밖에 없다. 자칫 과도한 투기가 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 통상 베테랑들 “한국 없이 美 제조업 재건 어려워… 정부·기업 소통 강화해야”[트럼프 시대 한국경제 답을 묻다]

    통상 베테랑들 “한국 없이 美 제조업 재건 어려워… 정부·기업 소통 강화해야”[트럼프 시대 한국경제 답을 묻다]

    여한구 “트럼프, 정책 속도전 펼 것”박태호 “보편관세 4년 유지 힘들어”김종훈 “한미 FTA 무시하지 못해”유명희 “IRA 폐기보다 보조금 축소” ‘트럼프 2기’ 등장으로 세계경제의 대격변이 예고된 가운데 역대 통상교섭본부장들은 보편적 관세 시행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축소 현실화를 거론하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다만 민간기업과 정부가 한국의 제조업 강점을 내세워 철저하게 준비하면 위기가 기회로 바뀔 수 있다고도 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여한구·김종훈·박태호·유명희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초청해 미국 신(新)정부 통상정책 기조와 정책 전망, 한국의 통상정책 대응 등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이들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트럼프 1기와 조 바이든 정부의 주요 정책 대응에 관여했던 인사들이다. 참석자들은 한국이 큰 변화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2021~2022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본부장을 지낸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당초 예상과 달리 낙승함에 따라 취임 후 100일 이내에 속도전으로 정책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명희(2019~2021년 재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협상에 참여했던 경험을 공유하며 “대미 무역 흑자국 8위인 우리도 중국과 멕시코 등에 이어 타깃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보편관세 도입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박태호(2011~2013년)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기간 내내 자신을 ‘관세맨’(tariff man)이라고 부른 만큼 당연히 (보편관세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물가 상승이 올 것이기 때문에 4년 내내 (보편관세를) 유지하기는 힘들다”고 봤다. 여 위원도 “보편관세는 10%에서 일단 추진될 것이고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FTA에 위반되지 않는 방향으로 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2006년 한미 FTA 협상의 수석대표로 활약했던 김종훈(2007~2011년) 전 의원은 “(한미가) 합의해 관세를 매긴 FTA 협정을 무시하고 보편적 관세로 간다는 건 양립하기 어려운 이야기”라고 밝혔다. IRA 관련해서는 보조금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유 교수는 “IRA 폐기보다 보조금을 축소하는 쪽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면서 “IRA 혜택이 80% 공화당 주(州)로 갔고 18명의 공화당 의원이 IRA 폐기 반대 서한을 올해 보냈기 때문에 폐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스키니 리필’(skinny repeal·일부 폐기) 형태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IRA를 폐지한 다음 공화당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 법안을 만들어 의회를 통과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위축되거나 희망을 잃을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여 위원은 한미 FTA 개정 협상에 직접 대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 없이는 미국이 원하는 제조업 재건도 어렵다. 미국이 원하는 조선, 방산, 원자력 분야에서 투자와 협력을 제공해 윈윈으로 대응하면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 원장은 “우리가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결정을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기업들도 위축되지 말고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전략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경제단체, 정부와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정책 일관성 없어… 거시 지표 영향까지 종합 고려해야”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 답을 묻다]

    “트럼프 정책 일관성 없어… 거시 지표 영향까지 종합 고려해야”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 답을 묻다]

    수출 최대 62조원 감소 전망 왜관세전쟁 등 극단적인 상황 가정FTA 국가 관세 면제하면 7조원대경제성장률·환율 영향은수출 줄면 GDP 최대 0.67% 감소불확실성 겹쳐 강달러 지속될 듯트럼프 시대 대응 방법은외환시장 등 보며 기준금리 조정우려 증폭 말고 슬기롭게 대처를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대미 수출액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6.3%를 차지하고 전체 수출액에서 점하는 비중도 18.3%에 이르는 터라 한국 경제의 앞날 역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국책연구원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을 이끄는 이시욱(57) 원장은 11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장사꾼’으로 규정하며 그의 정책에 일관성이 없을 수 있다는 점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집권 후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수출이 448억 달러(약 62조원)까지 줄어든다면 GDP도 최대 0.67%(약 15조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의 정책을 단편적으로 봐선 안 된다. 거시지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KIEP는 트럼프가 되면 수출액이 최대 448억 달러 감소할 것이란 보고서를 냈는데. “극단적 상황을 가정했다. 보편관세 10~20% 범위에서 20%를 적용하고 중국엔 관세를 60%까지 매겨 이른바 ‘관세전쟁’이 벌어졌을 때 수출액이 최대 62조원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이 보복관세를 매기지 않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 대해 관세를 면제하면 감소폭은 7조 4000억원으로 줄어든다.” -트럼프 당선인이 주장하는 보편관세 정책이 환율에 미칠 영향은. “달러 강세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관세율이 높아지면 수입이 줄어 미국인은 수입품을 덜 쓰게 된다. 미국은 해당 수입국 화폐가 필요 없어져 달러 가치가 높아진다. 둘째,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장벽을 높여 외국 기업에 부담을 주려 하지만 관세는 구매자가 낸다. 미국 소비자 부담을 키워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 통화당국은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높이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할 텐데 그러면 달러화가 절상된다. 마지막으로 보편관세 정책으로 금리·환율·물가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안전자산 수요가 커진다. 이것도 기축통화인 달러 강세로 연결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원하는 건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면서 약달러를 유지하는 것인데 둘은 공존하기 어렵다.” -소비를 늘리는 감세 정책과 위축시키는 보편관세가 모순처럼 보이는데. “트럼프 당선인에게 보편관세는 단순히 무역 불균형을 교정하는 수단이 아니다. 감세 정책으로 줄어드는 세수를 관세로 충당하겠다는 의도다. 감세로 줄어드는 재정 소요가 10년간 4조 7700억~10조원인데 이 중 2조 7000억원 정도를 관세로 채우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관세 수입 비중은 전체 재정 수입의 2%밖에 안 된다. 1900년대 초반 개인소득세가 없었던 시절엔 관세가 연방정부 세수의 60~70%를 차지했다. 보편관세 정책이 시대착오적이라는 의미다. 깎아 준 소득세와 법인세를 관세로 메우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치적 제스처로 보인다.” -‘트럼프 트레이드’에 따른 강달러 현상은 언제까지 갈까. “미국 금리 인하는 달러 약세 요인이다. 하지만 관세 정책과 물가, 통상의 불확실성과 맞물려 달러는 당분간 강세로 갈 가능성이 크다. 취임 후 보편관세를 부과하기까지 최소 1년은 걸릴 것 같다. 그때까지 불확실성 탓에 달러 약세와 강세가 뒤섞여 흘러가다가 공언한 대로 통상 정책이 강하게 추진되면 달러 강세로 기울 수 있다. 앞으로 ‘트럼프노믹스’는 통상만 봐선 안 되고 거시 정책과 엮어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트럼프 당선으로 ‘매크로 매니지먼트’(거시 관리)가 중요 변수로 부각됐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금리 인하를 따라갈 수 있을까. “이창용 한은 총재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미국 금리와의 격차와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기준금리를 조정할 때 한국은 물가와 금융시장 안정성을, 미국은 물가와 고용시장의 안정성을 우선 고려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최대 변수가 가계 부채였던 이유다. 그래서 한은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경기 상황만 보고 금리를 내리면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폐지하지 못할 거란 전망도 있다. “장사꾼이니까 정책의 논리성과 일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IRA 폐지를 선언한 건 화석연료를 중심으로 에너지 독립을 이루기 위해서다. 에너지 가격을 낮춰 물가 상승을 억제하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나는 친환경 대통령’이라고 나서지는 않겠지만 전기차 분야에선 기존 기조와 부조화된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IRA 폐기까지 가지 않고 보조금 지급 기준을 엄격하게 하거나 보조금을 지연해 주는 방향이 될 수 있다.” -트럼프 시대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까. “대미 무역수지 문제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을 가장 먼저 언급하진 않을 것이다. 최근 미국에 무역 적자를 많이 안긴 나라는 캐나다, 유럽연합(EU), 베트남이다. 우려를 너무 증폭하는 건 좋지 않다. 트럼프 당선에 따른 최대 피해국이 한국이라는 건 과장됐다. 슬기롭게 극복하면 기회도 있다. 조선·바이오·방위산업이 유망하다.” ●이시욱 원장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9대학에서 응용경제학과 석사,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를 거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 KDI 국제정책대학원 기획처장, 한국국제통상학회장을 역임한 국제경제·통상 전문가다.
  • 野 빠진 여야의정 협의체 “연말엔 성과”

    野 빠진 여야의정 협의체 “연말엔 성과”

    의정 갈등 해소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우여곡절 끝에 첫발을 뗐다. 여당은 연말까지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속도감 있게 협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야당과 전공의 단체 등의 불참으로 ‘반쪽짜리’라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이들의 합류를 끌어내는 게 관건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협의체 첫 회의를 통해 “늦었지만 의미 있는 출발”이라며 “우리 협의체의 합의가 곧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의체는 다음달 말까지 매주 두 차례 회의를 열고 의료계 요청 사항인 사직 전공의 복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자율성 보장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여당 측 대표자인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가 끝난 뒤 “협의체는 12월 말까지 기한을 두고 운용한다”면서 “가능한 한 12월 22일, 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 국민께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첫 회의 결과와 관련해 “대화의 첫걸음을 시작한 데에 의미를 두고 의료계와 정부, 당이 허심탄회하게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이어 “의료계는 내년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사직 전공의가 합격해도 (남성의 경우) 3월에 (군에) 입대하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다”며 “정부는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를 돕기 위해 진지하고 다양하게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이와 함께 의평원의 자율성 보장을 요구했으며, 정부는 이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해서 협의체에 보고하기로 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당에선 이만희·김성원·한지아 의원, 의료계에선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과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이 참석했다. 한 대표는 “아직 협의체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지 않고 있다”면서 “협의체는 애초 민주당이 제일 먼저 말을 꺼냈으니 당장은 아니라도 곧 함께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 총리도 “의료계의 참여가 간절히 필요하다”면서 “의료계 요구를 반영해 불합리한 수가 구조를 개선하고 공정한 보상 체계를 확립해 필수의료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의료 대란이 발발한 지난 2월 이후 9개월 만에 ‘지각 출범’한 만큼 협의체는 매주 수요일에 소위원회를, 일요일에 전체 회의를 개최해 추진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의료계 측 대표자들은 이날 의대 정시 선발을 앞두고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한 우려를 다시 한번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지아 의원은 “2025년, 2026년도 의대 정원에 대한 구체적인 부분은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의제에 제한이 없다는 원론적인 부분을 이야기했다”며 “전공의 복귀를 위해 명분이 필요한데 어떤 명분을 도출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서도 “국민의 건강을 위해 이해득실을 따지지 말고 참여해 달라”며 협의체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전공의 단체와 민주당이 각각 협의체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해 협의체가 ‘완전체’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무의미하다”며 “지금이라도 2025년 의대 모집 정지를 하든, 7개 요구안(의대 증원 계획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전면 백지화 등) 일체를 수용하든 뭐라도 해야 다가올 혼란을 조금이라도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민주당은 대한의사협회에서 발족시킨 비상대책위원회와 적극적 소통을 이어 갈 것”이라면서도 협의체 참여에는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전공의가 협의체에 참여해야 동참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의료대란 대책특위 관계자는 “전공의가 들어올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담화에서 2025년 (의대) 정원에 정부 입장 변화가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면서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 “답은 부동산” 데이트 대신 임장가는 2030...‘임장크루’ 핫플 가보니

    “답은 부동산” 데이트 대신 임장가는 2030...‘임장크루’ 핫플 가보니

    2030 부동산 관심 높아지자 ‘임장크루’ 등장호재 있는 지역 누비며 투자 정보 공유“눈으로 봐야 부동산 정책 여파 알 수 있어” 지난 9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양재동 한 거리. 20~30대로 보이는 20여명이 우르르 몰려다니다 구옥과 신축 아파트가 한눈에 보이는 음식점 앞에 멈췄다. 모임장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설명을 시작하자 다른 사람들은 현장 체험학습을 나온 고등학생들처럼 연신 메모하고 건물 사진을 찍기 바빴다. 이런 모임에 매달 2~3번씩 참석한다는 직장인 송모(29)씨는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하루빨리 자산을 불리려면 투자가치 있는 부동산이 답”이라며 “최근 가입한 또 다른 임장 모임은 회원이 300명이다”고 전했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들을 바라보던 건물관리인 김모(71)씨는 “몇 달 전부터 저런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마라톤 복장은 아닌데, 저렇게 수십명씩 몰려 다니는 이유가 무엇인 줄 아느냐”고 기자에게 되묻기도 했다. 20~30대 사이에서 부동산 투자와 내 집 마련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말에 데이트하거나 나들이를 가는 대신 부동산 임장을 다니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임장크루’라 불리는 이들은 호재가 있는 동네를 돌아다니며 주변 편의시설, 학군, 상권 등을 살피고 부동산을 ‘열공’한다. 최근 발표된 서울 서초구와 경기 고양·의왕·의정부시 등의 그린벨트 해제와 같은 부동산 정책뿐 아니라 디딤돌 대출 한도 축소 등 부동산 관련 정보를 발로 뛰며 빠르게 알아가는 게 특징이다. 서울 서초구 서리풀지구 그린벨트 해제 소식에 최근 내곡지구를 방문했다는 신모(27)씨는 “실현 가능성이나 정책 여파는 눈으로 직접 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2년 넘게 만난 연인과 6개월 전부터 주말 임장 데이트를 즐긴다는 이모(28)씨는 “당장 투자 여건이 되지 않지만 돈을 쓰면서 놀러 다닐 바엔 살고 싶은 지역 아파트를 둘러보며 나들이도 하는 게 실용적”이라며 “부동산에 대한 남자친구의 가치관도 알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전했다. 20~30대의 주 투자처는 이미 주식에서 부동산으로 바뀌고 있다. 실제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주택 자금조달계획서상 자금조달 방법별 구분’ 자료를 보면, 주식과 채권을 팔아 집을 산 20~30대는 2022년 5.9%에서 올해(1~8월) 17.0%로 늘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젊은 세대들이 임장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나 전문가를 만날 수 있는 모임 형식을 취해 내공을 쌓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목돈을 모으려 주식투자를 해도 변동성 불안이 있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도 함께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장은 청년층이 부동산을 공부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지만, 과도한 관심이 투자 과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매매가는 정체고 전세가는 오르고 있어서 ‘갭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 수밖에 없다. 자칫 과도한 투기가 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 통상 베테랑들 “트럼프 취임 100일 이내 속도전…위기 기회로 바꿔야”

    통상 베테랑들 “트럼프 취임 100일 이내 속도전…위기 기회로 바꿔야”

    ‘트럼프 2기’ 등장으로 세계 경제의 대격변이 예고된 가운데 역대 통상교섭본부장들은 보편적 관세 시행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축소 현실화를 거론하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다만 민간기업과 정부가 한국의 제조업 강점을 내세워 철저하게 준비하면 위기가 기회로 바뀔 수 있다고도 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여한구·김종훈·박태호·유명희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초청해 미국 신(新)정부 통상정책 기조와 정책 전망, 한국의 통상정책 대응 등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이들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트럼프 1기와 바이든 정부의 주요 정책 대응에 관여했던 인사들이다. 전 통상교섭본부장들은 한국이 큰 변화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2021∼2022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본부장을 지낸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당초 예상과 달리 낙승함에 따라 취임 후 100일 이내에 속도전으로 정책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명희(재임 2019~2021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협상에 참여했던 경험을 공유하며 “대미 무역 흑자국 8위인 우리도 중국과 멕시코 등에 이어 타깃 국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보편 관세 도입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박태호(2011~2013년)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 원장은 “트럼프가 선거 기간 내내 자신을 ‘관세맨’(tariff man)이라 부른 만큼 당연히 (보편 관세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물가 상승이 올 것이기 때문에 4년 내내 (보편 관세를) 유지하기는 힘들다”고 봤다. 여 위원도 “보편 관세는 10%에서 일단 추진될 것이고 이미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FTA에 위반되지 않는 방향으로 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2006년 한미 FTA 협상의 수석대표로 활약했던 김종훈(2007~2011년) 전 의원은 “(한미가) 합의해서 관세를 매긴 FTA 협정을 무시하고 보편적 관세로 간다는 건 양립하기 어려운 이야기”라고 밝혔다. IRA 관련해서는 보조금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유 교수는 “IRA 폐기보다 보조금을 축소하는 쪽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면서 “폐기는 IRA 혜택이 80% 공화당주(州)로 갔고, 18명의 공화당 의원이 IRA 폐기 반대 서한을 올해 보냈기 때문에 폐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스키니 리필’(skinny repeal·일부 폐기) 형태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IRA를 폐지한 다음 공화당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 법안을 만들어 의회를 통과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위축되거나 희망을 잃을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향후 협상의 여지가 생길 텐데 이때 미국은 없지만 우리가 경쟁력을 가진 반도체 기술 등을 (협상 카드로 쓰고), 마지막에는 미국의 좋은 핵심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 위원도 한미 FTA 개정 협상, 철강 232조 등에 직접 대응한 경험을 바탕으로 “트럼프 1기 당시에 비해 한국 기업의 투자 등 위상이 8년 전 보다 높아진 만큼, 충분히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천안시, ‘스마트도시 도약’…글로벌 협력체계 구축

    천안시, ‘스마트도시 도약’…글로벌 협력체계 구축

    박상돈 천안시장, 프랑스·스페인 방문시-다쏘시스템, ‘스마트도시 협력’ 협약 충남 천안시는 글로벌 스마트도시로 도약을 위해 프랑스 다쏘시스템 등과 국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고 11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박상돈 시장 등 방문단이 4~10일까지 스페인·프랑스를 방문했다. 박 시장은 8일(현지 시각) 프랑스 벨리지 다쏘시스템 본사를 방문해 자크 벨트랑(Jacques BELTRAN) 공공·스마트도시 부문 부사장과 ‘천안시 스마트도시 조성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행정서비스의 디지털 전환과 스타트업 지원, 지역 혁신 인재 육성 등을 지원하고 국제 협력체계 구축 도모가 목적이다. 시는 지역 대학생과 대학원생의 글로벌 인턴십 기회 제공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쏘시스템은 버추얼 트윈 솔루션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설계·모델링·시뮬레이션을 제공하는 3D솔루션 분야의 프랑스 대표 글로벌 기업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월드스마트시티엑스포’에 참석한 박 시장은 각국의 스마트도시 정책과 글로벌 기업의 전시관을 둘러보고 스마트도시 분야 관계자 등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바르셀로나시가 주최하는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는 140개국, 700여개 도시와 기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스마트시티 박람회다. 박 시장은 “다쏘시스템의 우수 기술력이 시 행정 등에 적용된다면 글로벌 스마트도시로 진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스마트도시 천안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과잠 벗어던지고 근조화환…‘남녀공학 전환 논의’ 동덕여대 발칵

    과잠 벗어던지고 근조화환…‘남녀공학 전환 논의’ 동덕여대 발칵

    동덕여대가 남녀공학으로의 전환을 논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총학생회를 주축으로 연대 서명 등 투쟁에 나선 가운데 캠퍼스는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대자보와 학생들이 보낸 근조화환으로 뒤덮였다. 11일 동덕여대에 따르면 이날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에는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캠퍼스 곳곳에 설치됐다. 근조화환에는 “학생 몰래 추진한 공학 전환 결사 반대”, “민주동덕 다 죽었다”, “여자들이 만만하냐” 등 대학 측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적은 리본이 달렸다. 총학생회는 캠퍼스에 남녀 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이고 학생들 1600여명의 연대 서명을 받았다. 오는 12일 진행되는 교무위원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다뤄질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총학생회는 하루 전인 이날 남녀 공학 논의 철회를 촉구하는 필리버스터를 진행한다. 대학 측 “여러 방안 중 하나일 뿐”동덕여대 총학생회 ‘나란’은 지난 7일 입장문을 내고 “해당 안건이 논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본부는 지금까지 학생 대표인 총학생회 측에 단 한 마디의 언급도 없었다”며 “총학생회가 해당 의혹을 제기해야만 입을 여는 대학 본부의 행동은 8000 동덕인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덕여자대학교를 구성하는 것은 동덕 ‘여자’ 대학교의 ‘여성’”이라면서 “총학생회 나란은 동덕여자대학교의 근간인 여성을 위협하는 동덕여자대학교 공학 전환에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사상 검증’에서 자유로운 학풍 ▲성범죄로부터의 안전 ▲여성 전문인 양성이라는 대학 취지 ▲‘여대’에 지원해 입학한 학생들의 권리 보장 등을 앞세워 여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학 측은 남녀공학 전환이 학교 미래를 위해 검토되는 여러 방안 중 하나일 뿐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학 측은 “향후 논의가 발전되더라도 학생들과 충분히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남녀공학 전환 논의가 학생들과의 소통 없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점을 지적하며 ‘밀실 논의’가 아니냐는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2018년 ‘알몸남 사건’도 반대 여론에 영향”2018년 동덕여대 내에서 발생한 ‘알몸남’ 사건도 학생들이 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학생들은 입을 모은다.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은 2018년 10월 한 20대 남성이 동덕여대 대학원 건물에 침입해 강의실과 여자 화장실 입구 등에서 자신의 나체 사진과 음란행위를 하는 모습 등을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건이다.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여대라는 특성에 성적 요구가 생겼다”고 진술했다. 해당 남성은 재판에 넘겨졌지만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로 인해 여대를 겨냥한 성범죄에 대한 학생들의 우려가 커졌고, 대학 측은 학생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외부인 출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한편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남은 4년제 여자대학은 동덕여대, 이화여대 등 7곳이다. 한양여대를 비롯한 전문대를 더하면 모두 14곳이다. 앞서 상명여대는 1996년 남녀공학으로 전환해 상명대로 바뀌었다. 성심여대는 가톨릭대와 통합했고 대구의 효성여대는 대구가톨릭대와 통합돼 남녀공학이 됐다.
  • 반쪽 여야의정 ‘크리스마스 선물’ 속도전…한동훈 “野 참여 기다려”

    반쪽 여야의정 ‘크리스마스 선물’ 속도전…한동훈 “野 참여 기다려”

    12월 말 의미있는 결과 도출 목표성과 창출 위해 주 1회 회의 진행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여야의정 협의체’ 첫 회의에서 “우리 협의체의 합의가 곧 정책이 될 것”이라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참여를 촉구했다. 협의체는 12월 말까지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매주 회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한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1차 회의에서 “여야의정 협의체를 당초 민주당이 가장 먼저 말을 꺼낼 만큼 선의가 있다고 믿는다. 여기 모인 우리 모두는 민주당의 참여를 기다리고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 대표는 협의체 첫 회의에 대해 “의료 사태가 촉발된 이후 처음으로 의료계와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서 국민 앞에 마주 앉게 됐다. 늦었지만 의미있는 출발”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다른 의료 단체의 참여도 당부했다. 한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의 수련과 교육을 책임지는 대한의학회와 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구심점이 돼 의료계의 요구사항들을 모으고 소통하고 협의체를 통해서 풀어가려고 한다”며 “의료계의 참여가 더해진다면 더 좋은 협의가 더 빨리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유연한 접근과 발상의 전환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고 이미 그런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의료계 역시 국민의 건강만 생각하고 한 걸음 앞으로 다가서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12월말까지 기한을 두고 가능한 12월 22~23일 전에 그 전에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해서 국민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협의체 논의 내용에 대해 “대화의 첫걸음을 시작한 것에 의미를 두고 정부, 의료계, 당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라면서 “속도감 있는 논의를 위해 주 1회 회의를 개최하고, 주중에 소위원회를 열어서 성과를 창출하는데 도움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회의는 일요일 오후 2시, 소위 회의는 수요일 개최로 잠정 협의했다. 향후 운영 방침에 대해서는 “정부는 사직 전고의 복귀를 돕기 위해 진지하고 다양한 방법을 논의하기로 했다”며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의료계 요구를 진지하게 논의하겠다”라고 말했다. 의료계는 회의에서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사직 전공의가 응시해서 합격하더라도, 내년 3월 군에 입대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정부에서는 사직 전공의의 복귀를 돕기 위해 진지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김 의원이 전했다. 협의체에는 한 대표, 한덕수 국무총리,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이진우 대한의학회장, 이종태 의학전문대학원협회장(KAMC) 등이 참석했다.
  • 첫발 뗀 여야의정협의체 “12월 말까지 의미있는 결과 도출”

    첫발 뗀 여야의정협의체 “12월 말까지 의미있는 결과 도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두달여 만인 11일 공식 출범했다.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첫 회의에서 “의료 사태가 촉발된 이후 처음으로 의료계와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마주앉았다”면서 “우리 협의체의 합의가 곧 정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협의체에 대해 “늦었지만 의미 있는 출발”이라고 평가하며 “전공의와 의대생의 수련과 교육을 책임지는 대한의학회와 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구심점이 돼 의료계의 요구 사항들을 모으고 소통하고 협의체를 통해서 풀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여당에서는 한 대표와 김성원·이만희·한지아 의원,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의료계에서는 이진우 대한의학회장,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 이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향후 운영 방식과 의료계의 요구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협의체는 운영 기한을 오는 12월 말까지로 정하고 매주 두 차례 회의를 열 방침이다. 김성원 의원은 “매주 일요일 전체 회의와 수요일 소위원회 회의를 통해 성탄절 전 국민에 선물을 안겨 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작 전공의의 복귀를 돕기 위한 방안과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자율성 보장 방안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르며, 의료계는 2025년도 의대 증원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했다. 한 총리는 “의료 개혁은 우리 의료의 체질과 패러다임을 바꾸는 종합대책이고 국민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질 높은 의료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라며 “정부는 향후 5년 내 국가재정 10조원을 비롯해 총 30조원이라는 전례 없는 예산을 투자할 계획이며, 의료계의 요청을 반영해 불합리한 수가 구조를 개선하고 충분하고 공정한 보상 체계를 확립해 필수 의료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의 구조 전환 지원 등 의료 공급체계 혁신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실손보험 개편 방안 제시 등도 약속했다. 이날 회의에 더불어민주당은 불참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를 당초 민주당이 가장 먼저 말을 꺼낼 만큼 선의가 있다고 믿는다”라며 “여기 모인 우리 모두는 민주당의 참여를 기다리고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 “합의가 곧 정책” 韓 제안에도…野 빠진 ‘반쪽’ 의정협의체 첫발

    “합의가 곧 정책” 韓 제안에도…野 빠진 ‘반쪽’ 의정협의체 첫발

    의정갈등과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11일 첫 회의를 개최했다. 지난 9월 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지 두 달여 만이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첫 회의에서 “의료 사태 발생 후 처음으로 의료계와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 앞에 마주 앉게 됐다”며 “협의체의 합의가 곧 정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늦었지만, 의미 있는 출발”이라면서 대한의학회와 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구심점이 되어 의료계의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소통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무총리가 직접 참여해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불참과 관련해 한 대표는 “당초 민주당이 가장 먼저 여야의정 협의체를 제안할 만큼 선의가 있다고 믿는다”며 “언제든 민주당의 참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의 유연한 접근과 의료계의 전향적인 자세를 당부했다. 한 대표는 “당은 오직 국민의 건강만 생각하며 협의와 조정의 촉진제 역할을 하겠다”면서 “국민의 의료, 건강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 국민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사설] ‘반쪽’ 여야의정 협의체, 민주당 불참에 다른 뜻 있나

    [사설] ‘반쪽’ 여야의정 협의체, 민주당 불참에 다른 뜻 있나

    의료갈등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오늘 출범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대통령실 정책실장, 교육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부 대표로 참여해 협의체의 실효성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과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다수의 의사단체는 참여하지 않은 ‘반쪽짜리’ 개문발차다. 의료공백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전공의단체 불참도 답답한데 민주당이 끝내 빠진 상황이다. 협의체를 맨 먼저 제안했던 민주당이 왜 이러는지 모를 일이다. 협의체에 참여하는 의사단체는 의학 학술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학장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두 곳이다. 전공의단체는 내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코앞이건만 아직도 의대 증원 재검토를 요구하며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공의단체와 의정갈등 해법을 놓고 사사건건 충돌했던 임현택 의협 회장이 어제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취임 6개월 만에 탄핵됐다. 리더십 부재와 부적절한 발언 등으로 의료계 안팎의 불신만 쌓아 오다 결국 물러나게 된 것이다. 정부의 타협안에 반응하지 않았던 전공의단체는 그동안 임 회장에 대한 불신까지 심각해 의협과는 의료갈등 해법을 논의하지 않겠다는 완강한 입장이었다. 이제 의협이 재정비된다면 전공의단체도 협의체에 나와 대화의 물꼬가 열릴지 기대가 높다. 사정이 이런데 민주당이 계속 뒷짐만 지겠다는 것은 다수당의 책임을 팽개치겠다는 것과 같다. 민주당은 전공의단체와 의협이 참여해야 협의체에 동참하겠다는 전제 조건을 달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면서 이재명 대표가 누차 했던 말이 민생이고 ‘먹사니즘’이다. 10개월째 이어지는 의료갈등 속에서 환자와 가족들이 생사를 놓고 발을 구르는 상황보다 더 시급한 민생이 있나. 의료갈등이 풀리기를 진심으로 바라는가. 그렇다면 제1당인 민주당이 누구보다 먼저 협의체에 달려들어 중재자가 돼야 마땅하다.
  • “지구당 부활에는 공천·보조금 쥔 당대표 권한 축소가 우선”[K이슈 플랫폼]

    “지구당 부활에는 공천·보조금 쥔 당대표 권한 축소가 우선”[K이슈 플랫폼]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정치자금 창구… 정경유착의 통로위원장이 사당화시키는 부작용까지 권한 위임 없으면 정당민주화 퇴보노정태 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유일한 공식 조직… 후원금도 가능현금거래 제한해 투명한 자금 관리풀뿌리 정치로 상향식 의사전달도K이슈플랫폼은 다툼만 있고 해결이 없는 우리 사회에 합의를 통한 정책 방향 제시를 목표로 기획됐다. 주최자인 ‘진실과 정론’은 K정책플랫폼(이사장 전광우), 한반도선진화재단(박재완), 안민정책포럼(유일호), 경제사회연구원(최대석)으로 구성된 싱크탱크 연대이다. 의제: 지구당 부활시켜야 하나?토론자: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 (지구당 부활 반대)노정태 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지구당 부활 찬성)사회: 박지영 경제사회연구원장토론 정리: 박진 K정책플랫폼 공동원장 (KDI대학원 교수) 지구당은 1962년 정당법 제정으로 탄생한 후 2004년 폐지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목소리로 지구당 부활을 주장하고 있다. 국회에는 관련 법안도 여러 건 제출돼 있다. 지구당 부활, 필요한가? 1. 논란의 배경 [사회] 지금도 지역구마다 국민의힘엔 당원협의회가, 더불어민주당엔 지역위원회가 있지 않습니까? 지구당은 이런 기존 조직과 어떻게 다른지요? [노정태] 기존 조직은 공식 정당조직이 아닙니다. 따라서 사무소를 둘 수 없고 직원을 고용할 수도, 후원금을 모금할 수도 없습니다. 지구당이 생기면 이 세 가지가 모두 가능해지는 거지요. 반면 현역 국회의원은 지금도 지역구 사무실을 둘 수 있어 원외 정치인에 비해 기득권을 누리고 있습니다. [사회] 그러면 왜 2004년 당시 지구당을 폐지한 것인지요? [김형준] 돈 안 드는 정치를 위해서였죠. 과거 지구당 위원장들은 지구당 유지를 위해 정치자금을 받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정경유착은 당연한 귀결이었고 위원장이 지구당을 사당화(私黨化)하는 경향도 생겼습니다. 이에 당시 초선 의원이던 오세훈 현 서울시장이 중심이 돼 소위 오세훈 3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선거 공영제, 비례대표제 실시, 지구당과 정당후원회 폐지, 후원 상한액(500만원) 설정이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사회] 그렇다면 금권선거, 정경유착 우려가 지금은 해소됐나요? [노정태] 정치자금을 투명하게 모으고 쓰도록 현금거래를 제한하는 제도를 도입하면 됩니다. 현금거래 비중은 2015년 38.8%에서 2021년 21.6%로 하락했습니다. 부정부패를 이유로 지구당을 폐지하는 것은 교통사고를 이유로 자동차를 없애는 것과 같습니다. [김형준] 지구당이 생기면 정치자금이 더 필요하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정치자금 투명화로 문제를 완화할 순 있지만 제한적일 겁니다. 현금거래 통제는 어렵기 때문이죠. [사회] 지구당 부활이 정치비용을 증가시키고 부정부패를 유발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부인할 수 없겠지요. 그럼에도 지구당에 어떤 장점이 있길래 부활론이 나온 것인지요? 2. 지구당의 순기능은 [노정태] 먼저 지구당은 지역의 민의를 수렴하는 창구가 될 겁니다. 2022년 기준 당원은 총 1065만명(민주당 485만명, 국민의힘 430만명 등)으로 국민의 21%에 해당됩니다. 2012년에는 인구 대비 9.4%에 불과했습니다. 당원 의견을 수렴하려면 지구당이 필요합니다. [김형준] 민의 수렴은 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으로도 충분합니다. [노정태] 노년층, 취약계층은 정보통신에서 소외돼 있습니다. [사회] 지구당이 있으면 민의 수렴에는 도움이 된다고 봐야겠지요. [노정태] 또한 지역구 사무실은 현역 의원에겐 허용되지만 원외 정치인에게는 불허됩니다. 이러한 불공정 해소를 위해선 지구당을 부활해야 합니다. [김형준] 지구당이 현역과 원외 위원장 간 공정경쟁에는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원외 위원장과 정치신인의 경쟁입니다. 지구당이 생기면 양당 합쳐 약 250명의 원외위원장은 반기겠지만, 위원장이 되지 못한 많은 정치지망생들에겐 지구당이 진입장벽이 될 겁니다. [노정태] 지구당은 청년을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하는 창구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현역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이 아니면 정치지망생이 일하며 정치를 배울 곳이 없습니다. [사회] 장기적으로 원외 위원장의 지구당만이 아니라 모든 정치지망생이 사무실을 열고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합의가 가능하겠습니다. [노정태] 나아가 지구당은 정당민주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지금은 정당이 민의를 상향식으로 결집하기보다는 중앙당이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있습니다. 지구당에 의한 지상전 없이 팬덤에 의한 공중전만 있는 형국이랄까요. [김형준] 지구당을 부활하고 권한을 지구당에 위임한다면 정당민주화에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러나 당대표가 공천권과 국고보조금 배분권을 장악하고 있는 한 지구당 부활은 당대표의 권한을 강화하고 정당민주화를 퇴보시킬 것입니다. 그래서 양당 대표가 모두 지구당 부활을 주장하는 것이지요. 지구당 부활에 앞서 당대표가 권한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노정태] 지구당 부활의 선결조건이 있다는 말씀에는 공감합니다. [사회] 지구당 부활과 정치 양극화 해소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노정태] 지구당은 양당의 기득권 해체에 도움이 될 겁니다. 현행 선거법은 전국 정당만을 허용할 뿐 특정 지역에 기반한 소규모 정당은 아예 금지돼 있습니다. 지구당 허용은 지역정당 등 정치 문턱 낮추기를 촉진할 것입니다. [김형준] 다양한 정당을 허용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당대표의 막강한 권한을 유지한 채 지구당을 부활하면 다양한 지역정당을 허용해도 자리를 잡기가 어렵습니다. [사회] 역시 당대표의 권한 내려놓기가 선행돼야 하겠군요. 3. 의회 정치의 장기 비전 [사회] 지구당의 역할에 대한 두 분의 입장이 다르다는 느낌이 듭니다. [김형준] 의회정치 모델은 크게 원내 중심정당과 대중정당 중심으로 구분됩니다. 미국식 원내 정당체제는 당원보다 지지자를 중심으로 합니다. 지구당은 있지만 그 역할은 제한적이지요. 한편 유럽식 대중정당 모델은 당원의 권리와 지구당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지요. 저는 대통령제하에서는 의원 개인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원내 정당모델이 사회적 합의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복잡하고 변화가 많아지는 지지층을 대표하려면 정당이 유연해져야 한다는 이유도 있고요. [노정태] 원내정당은 팬덤정치에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지구당으로 풀뿌리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상향식 의사결정을 하는 유럽식 모델을 지향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이 모델이 의원내각제에 더 적합하다는 점엔 동의합니다. [사회] 원내정당 모델에서도 지구당은 존속할 수 있으므로 의회정치의 장기 비전은 지구당 부활 판단에 핵심은 아닌 것 같군요. 4. 향후 올바른 방향은 [사회] 요약하면 경쟁 촉진, 민의 수렴 등 지구당의 장점은 인정할 수 있으나 선결조치 없이 도입할 경우 장점은 사라지고 당대표의 권한 강화, 정치비용 증가 등 부작용만 두드러진다는 것이네요.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지구당 부활은 필요하지만 몇 가지 선결조건이 있다는 합의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모두] 동의합니다. [사회] 그렇다면 어떤 선결조건이 필요할까요? [김형준] 핵심은 당대표의 권한 내려놓기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폐지, 공천권 국민에게 돌리기, 정치신인에 대한 차별 폐지, 지구당 내 조직민주화 등을 들고 싶습니다. [노정태] 말씀하신 방향에는 동의합니다만 이 모든 것을 이룬 후 지구당을 부활하자는 것이라면 동의할 수 없습니다. 지구당을 부활시켜야 이러한 선결조건에 대한 논의가 촉발되는 점도 있고요. [김형준] 모든 조건을 100% 충족하지는 않더라도 당대표 권한의 핵심인 공천권과 국고보조금 배분 권한은 약화돼야 합니다. 그래야 지구당이 당대표의 하부조직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지구당의 긍정적 효과가 발휘될 수 있습니다. [노정태] 공감합니다. 정치가 달라지기를 원한다면 정치에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사회] 현역의 기득권 해소 등을 위해 장기적으로 지구당 부활은 필요하지만 막강한 당대표 권한을 유지한 채 지구당을 부활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공감이 있었습니다. 엠브레인퍼블릭 등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2024년 6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지구당 부활에 반대(46%)가 찬성(20%)을 압도하네요. 국민은 지구당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는 시각이 큰 것이지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정치개혁이고 그 시작은 당대표의 권한 내려놓기라고 생각됩니다. 지구당 부활론은 이러한 논의를 촉발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이 있네요. 합리적인 두 토론자께 감사드립니다.
  • 나를 호강시키며 천국처럼 사세요… 결론은 행복이니까[월요인터뷰]

    나를 호강시키며 천국처럼 사세요… 결론은 행복이니까[월요인터뷰]

    46만 구독자 ‘어르신들의 아이돌’1년에 8만㎞ 오가며 강연·강론5살도 이해하기 쉬운 말 사용“종교 없지만 강연 챙겨 봅니다”年매출 200억 ‘청국장 신부님’‘국산 콩 소비 늘리자’ 생각서 시작첫해 콩 30가마로 500만원 매출올해에는 콩 1만 2000가마 수매환경에 진심인 ‘생태마을 관장’체르노빌 사고 후 환경문제 관심잠비아에서 여의도 10배 땅 받아학교·성당 짓고 ‘에코시티’ 만들어유튜브,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 영상을 올리면 통상 100만회를 훌쩍 넘긴다. 실시간 방송에는 1000명이 넘는 구독자들이 몰린다. 강연 후기에는 ‘종교는 없지만 신부님 강연은 빠트리지 않고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말 잘하는 신부님’, ‘인생을 바꿔 준 강연’과 같은 ‘간증 글’이 잇따른다. ‘어르신들의 아이돌’이라 불리는 천주교 수원교구 소속 황창연(59) 베네딕토 신부의 이야기다. 황 신부의 강연에는 ‘행복’이란 ‘키워드’가 빠지지 않는다. 대표적인 게 ‘맛있는 건 스스로 사 먹어라’와 같은 말이다. 1년에 몇 번 못 보는 자식들이 와서 맛있는 음식을 사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고, 본인이 먹고 싶은 음식을 지금 사 먹으라는 취지다. 그만큼 행복을 남이 아니라 스스로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황 신부에게는 ‘청국장 신부’라는 별명도 있다. 그가 관장으로 있는 성 필립보 생태마을은 청국장가루를 만들어 1년에 200억원을 번다. 10년 전부터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그는 잠비아 대통령에게 여의도의 10배에 달하는 땅을 받았고, 이 땅에 학교와 성당을 지었다. 가수 비와 배우 김태희씨의 결혼식 주례를 본 것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성직자인 그는 어쩌다 수십 년간 ‘행복’을 이야기하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신부가 됐을까. 황 신부를 강원 평창군 성 필립보 생태마을에서 10일 만났다. -‘호강은 스스로 시켜 주는 것이다’, ‘보는 게 너무 많아서 불행하다’ 등 강의 중 했던 많은 말이 회자된다. 그중에서도 이건 정말 내가 봐도 잘했다 싶은 말이 있는지. “‘여행은 다리 떨릴 때 가면 안 되고 가슴 떨릴 때 다녀라’를 꼽고 싶다. 성지순례를 가면 나이 드신 분들도 많이 오신다. 처음엔 ‘세상에 이런 곳도 다 와 본다’고 하다가 3일째가 되면 ‘난 앉아 있을 테니 갔다 오라’고 한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다녀야 한다. 특히 이건 다소 철학적인 이야기인데 우리는 자기 행복을 타인에게 떠넘기는 경우가 많다. ‘남편이나 아내 혹은 자식이 잘해 주면 행복하다’고 말씀하는 분들이 있다. 그래서 ‘내 행복을 타인에게 전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여러 번 강연에서 말했다. 행복도 불행도 결국은 본인이 주관하는 것이다.” -모든 강연의 중심에 행복이 있는 것 같다. “25년 넘게 강연하다 보니 결론은 행복이더라. 인생에 더 중요한 게 있겠나. 신앙생활도 행복하려고 하는 일 아니냐. 천주교가 고뇌, 극기 이런 걸 여전히 강조하지만 저는 생각이 좀 다르다. 죽어서 천국에 가는 것도 좋지만 지금을 천국처럼 살면 죽어서도 천국에 간다. 그래서 행복과 함께 죽음도 자주 이야기한다.” -죽음에 대해선 어떻게 강연하는지. “이래 죽나 저래 죽나 갈 때 되면 가는 것 아니겠나. 그러니 죽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살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다. 어릴 때 워낙 아파서 그런지 저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덜한 편이기도 하다.” -어디가 아팠나. “류머티스 관절염이었는데 당시에는 그런 병에 대해 알지도 못했던 시대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아프기 시작해 중학교 2학년 때는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치료하겠다고 약을 먹었더니 너무 독해서 위도 약해졌다. 지금도 펜을 오래 쥐고 있으면 손가락이 붓는다.” -검정고시를 본 뒤 신학교에 갔는데 아픈 몸으로 공부하기 힘들지 않았나. “그냥 버텼다. 방법이 없지 않나. 아픈 몸을 이끌고 유일하게 마음 편히 있을 수 있었던 곳이 성당이었고 그래서 신학교에 가게 됐다. 공부는 재미있는 편이었다.” -앞으로도 강연에서 행복을 주로 다룰 예정인가 “저는 원고를 미리 써 두지만 강연할 때는 원고를 보지 않고 듣는 사람들의 눈을 본다. 그렇게 한참을 떠들다 보면 재미와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인생은 재미만 있으면 나쁜 짓을 하기 쉽고, 의미만 있으면 딱딱하다. 재미와 의미 두 가지가 동시에 향하는 곳은 행복 아니겠나.” -생태마을, 청국장 가루, 행복 강연까지. 성직자와 전혀 무관한 단어들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 수도 있겠다. 생태마을을 만든 건 환경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다. 1986년 4월 26일에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했다. 그때 신학교 3학년이었는데 비를 왕창 맞고 도서관에 가서 신문을 보니 ‘비를 맞으면 안 된다’고 적혀 있더라.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이자 지금의 생태마을을 만든 이유다.” -청국장 가루는 어떻게 만들게 됐나. “생태마을을 조성한 이후 국산 콩을 어떻게든 소비시켜 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당시(2005년)만 해도 중국산 콩이 한 가마에 6만~7만원, 국산 콩은 25만원이었다. 그래서인지 자급률도 8~9%대였다. 첫해에는 500만원어치 정도 팔았다. 누가 목표를 묻길래 ‘100억원어치 파는 게 목표’라고 했더니 비웃더라. 2021년에 매출 100억원이 넘었고, 지난해는 200억원 정도 된다. 올해는 200억원을 넘을 것 같다. 첫해는 국산 콩 30가마를 썼는데, 올해는 1만 2000가마 정도 수매했다.” -강연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신학교 때 종교철학과 환경공학을 공부하면서 환경대학원까지 진학했고, 관련 강연과 강의도 많이 다녔다. 그게 강연을 자주 다니게 된 시발점이 아닌가 싶다.” -원래부터 말주변이 뛰어났나. “신부가 하는 일이 강론, 강의, 강연이다. 처음 신부가 됐을 때부터 강론은 항상 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게 쌓이면서 학교나 군대, 지방자치단체에서 교양 특강 형식의 강의 요청이 왔다. 1995년부터 외부 강연을 시작해서 2020년까지 25년간 사람들 앞에 섰다.” -얼마나 자주 사람들 앞에 섰나. “당시 차 1년 주행거리가 8만㎞ 정도 나왔다. 택시 기사 1년 평균 주행거리가 4만㎞인데 그 정도로 많이 돌아다녔다.” -차가 멀쩡하진 않았을 것 같다. “25년 동안 차를 4대 정도 바꿨다. 40만㎞ 정도 타니깐 차가 견디질 못하더라.” -강연이 인기를 끄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유튜브(성필립보생태마을) 채널 구독자가 46만명에 달하는데. “제 ‘팬’이라고 하는 분 중 5~6살짜리 어린이들도 있다. 그 아이들에게 ‘왜 재미있니’라고 물어보면 제가 하는 말이 쏙쏙 이해된다고 하더라. 저만의 원칙이 있다. 영어나 어려운 한자를 쓰지 않고 누가 들어도 이해할 수 있는 단어 위주로 말한다.” -수원교구 소속인데 24년째 강원 평창군에 있다. 이전엔 어떤 생활을 했나. “특별한 것은 없었다. 다른 신부님들처럼 보좌신부를 3년, 본당신부를 10년 동안 했다. 우연히도 본당신부 두 번은 모두 새로 지어진 성당의 1대 신부였다. 생태마을 관장도 1대다. 처음이라는 단어와 인연이 깊은 것 같다.” -2013년부터는 아프리카 잠비아로 봉사활동을 간다. 해외까지 나가는 이유가 있나. “해외 강연이나 여행을 다녀 보면 대한민국처럼 잘사는 나라는 드물다. 고난, 가난, 굶주림의 땅이라는 인식이 강한 아프리카에 우연찮은 기회에 가게 됐고, 평창에 있는 생태마을처럼 이곳에서도 농사를 짓고 싶다고 생각했다. 2016년 당시 에드거 룽구 잠비아 대통령에게 요청해 받은 땅 3000㏊(약 900만평·여의도 12배 규모)에 초중고등학교와 간호대, 농업대, 신학교, 성당을 지었다. 도시의 이름은 ‘카사리아 에코시티’(Kasaria Eco City)다. -배우 김태희와 가수 비 부부의 결혼식 주례를 본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주례는 1년에 많이 해야 3~4번 정도 했었다. 지금은 전혀 못 하고 있다. 당시에도 신부 측 요청으로 주례를 보게 됐고 결혼식에서는 모든 주례가 하는 그런 말을 했다. 미카엘(비)에게 ‘그냥 태희가 시키는 대로 하고 살아라’, ‘부모님들에게 잘해라’, ‘이제 네 인생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라’ 이런 말을 했다.” -제2생태마을인 잠비아를 포함해 문경 성요셉치유마을, 미국 캘리포니아 샌버너디노 피정센터, 제주도 신례리 등 이미 5곳의 생태마을을 만들었다. 과거 국내 40곳, 지구촌 40곳에 이런 생태마을을 건립하는 게 꿈이라고 밝힌 적이 있는데 그 꿈은 유효한가. “아니다. 제가 그걸 할 수 있는 그릇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웃음). 지금도 1년 중 2개월은 아프리카, 2개월은 미국에 있는데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모든 일을 해내기가 벅차다. 저의 능력에서 벗어난다. 강연도 이어 나가야 한다. 그저 남은 기간 할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강연이든 봉사든 사업이든 해 보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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