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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흡연 질환 진료비 5년간 16조원…흡연 줄었는데 진료비 왜 늘었나

    흡연 질환 진료비 5년간 16조원…흡연 줄었는데 진료비 왜 늘었나

    흡연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질병을 얻어 최근 5년간 지출한 건강보험 진료비가 16조 398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환자 본인부담금을 뺀 건강보험 지출 급여액이 13조 8152억원이다. 가뜩이나 건강보험 재정이 빠듯한 상황에서 담배가 국민 건강은 물론 건보재정까지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8일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2018년 2조 8826억원, 2019년 3조 3651억원, 2020년 3조 862억원, 2021년 3조 4736억원, 2022년 3조 5906억원으로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을 제외하곤 매년 늘고 있다. 흡연율은 2018년 22.4%에서 2021년 19.3%로 3.1%포인트 줄었는데 진료비는 오히려 1.2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진료비 증가의 요인으로는 흡연과의 연관성이 입증된 질환 증가, 흡연율 자체가 과소 추계됐을 가능성 등이 꼽힌다.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건보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담배 판매 시 부과되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2019년 약 2조 8000억 원, 2020년 2조 9000억 원, 2021년 3조 1000억 원, 지난해 3조 20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이 의원은 “통계상 흡연율이 감소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민건강증진금이 별 변동이 없는 것은 담배 판매량이 줄지 않고 있어서다”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은 설문 방식으로 흡연 여부를 조사하는데, 대상자가 거짓으로 응답하면 흡연율이 실제보다 낮게 나올 수 있다. 정금지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018년 국회에서 열린 ‘여성 흡연 어떻게 줄일 것인가’ 토론회에서 폐암 발생률을 토대로 여성 여성 흡연율이 17%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흡연 사실을 공개하기 싫은 여성들이 ‘과소 보고’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여성 흡연율은 7.5%였다. 최근 5년간 흡연율 현황을 보면 남성 흡연율은 줄고 있지만, 여성은 7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의 현재 흡연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2021년 기준 19~29세의 흡연율이 11.4%로 가장 높았다. 금연 치료 이수율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복지부와 건보공단이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5년간 금연 치료 지원에 2631억 42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지난해 금연 치료 지원사업 참여자는 28만 9651명으로, 2019년(15만 5021명)보다 46.5% 감소했다. 이수율은 지난해 기준 35.9% 수준으로 10명 중 3명만 이수 완료하고 있다. 흡연과의 인과성이 입증된 질환이 많아진 영향도 있다. 2014년까지만 해도 흡연과 연관된 진료비 집계에 폐암, 간암, 위암, 고혈압 등 35개 질환이 포함됐지만, 지난해에는 10개가 늘어 총 45개가 됐다. 1인당 진료비도 늘었다. 흡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폐해도 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의 ‘건강위험요인의 사회경제적 손실 추정 및 정책우선순위 기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흡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11조 4206억원이다. 백 의원은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 총진료비와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금연 치료 지원사업의 질적 제고 및 이수율을 높이기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젊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흡연 예방과 금연 치료 사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흡연으로 인한 10대 이하의 총진료비는 2022년 기준 32억원으로 2018년 12억원 대비 2배 이상 (167%) 늘었다. 지난 6일 국회를 통과한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안’이 흡연율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지도 주목된다. 최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법안은 담배 유해 성분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2025년 10월쯤 시행된다. 현재 국내 담뱃갑에는 니코틴과 타르 함량만 표기돼 있을 뿐 담배에 들어가는 수많은 유해 성분 함량은 알 길이 없다. 미국은 담배 성분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우리나라도 담배의 유해 성분별 함량을 측정해 공개해야 한다. 연초 담배 외에 액상형 전자담배 등도 유해성 관리 대상에 포함됐다.
  • 경찰, ‘50억 클럽’ 권순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 사건 검찰 이송

    경찰, ‘50억 클럽’ 권순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 사건 검찰 이송

    성남 대장동 택지개발사업 특혜 관련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경찰에 이송했던 권순일 전 대법관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사건을 다시 넘겨받았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권 전 대법관이 변호사법 위반 및 공직자윤리법 혐의로 고발당했던 사건을 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검에 이송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과 경찰은 현 수사 단계에서 한 수사기관이 권 전 대법관 관련 사건 전반을 통합적으로 맡는 것이 적절하다고 협의해 이같이 조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과 경찰이 양측 수사범위를 분리하기로 한 데 따라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를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가 아니라고 보고 경기남부경찰청에 이송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후 권 전 대법관의 ‘재판거래’ 의혹 사건만 수사해왔으나, 이번 이송 조치로 그의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까지 함께 맡는다. 권 전 대법관은 2019년 7월 대법원이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할 때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법 선고 전후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여러 차례 권 전 대법관 사무실을 방문했고, 권 전 대법관이 퇴임 후 월 1500만원의 보수를 받는 화천대유 고문으로 위촉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재판 거래’ 의혹이 커졌다. 권 전 대법관은 이 후보 측에 유리한 의견을 내준 대가로 퇴임 후 취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고,시민단체 등에서는 그를 사후수뢰 등 혐의로 고발했다. 권 전 대법관은 퇴임 후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하면서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고 화천대유 고문을 맡은 것으로 드러나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도 고발됐다. 법전원 교수는 통상 변호사 겸업을 할 수 없다.
  • [생생우동]서울 맥주 축제와 함께 가을에 취해볼까

    [생생우동]서울 맥주 축제와 함께 가을에 취해볼까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정작 우리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쉽게 접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딱딱한 행정 뉴스는 매일 같이 쏟아지지만 그 안에 숨겨진 알짜배기 생활 정보는 묻혀버리기 십상입니다. 서울신문 시청팀은 서울시와 자치구가 내놓은 행정 소식 중 우리 일상의 허기를 채우고 입맛을 돋워줄 뉴스들을 모은 ‘생생우동’(생생한 우리 동네 정보)을 매주 전합니다.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지역마다 가득하다. 특히 특색 있는 수제 맥주를 마시면서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서울 축제가 눈에 띈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 맥주를 나눠 마시며 가을의 향취에 흠뻑 젖어보는 건 어떨까. 중구 6~8일 ‘명동 맥주 페스티벌’… 수제 맥주 40종에 디제이 공연도 서울 중구는 6~8일 명동 일대에서 맥주 페스티벌을 연다. 행사가 진행되는 3일간 오후 1시부터 10시까지 명동의 거리 가게 음식과 수제 맥주 40종을 즐길 수 있다. 중구에 따르면 수제 맥주 업체 아트몬스터, 쉐퍼호퍼 자몽 생매주, 로덴바흐 와인 맥주, 더핸드앤몰트 등 8개 업체가 이번 행사에 참여한다. 아울러 행사 기간 인기 디제이 13명이 무대에 올라 흥을 돋울 예정이다. 맥주 취향을 분석하는 큐레이션 행사도 열린다. 진단표를 바탕으로 개인의 성향에 맞는 맥주를 추천받을 수 있다. 구는 환경 보호를 위해 다회용 맥주 컵을 무료로 빌려주는 친환경 축제로 운영한다. 지난해 대박 난 용산용문시장 ‘용금맥축제’… “10월 매주 금·토요일에 만나요” 용산구 용산용문시장에서는 ‘용금맥 축제’가 열린다. ‘맥주 폭포’라는 콘셉트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이달 6~21일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열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열리는 용금맥 축제는 ‘용산용문시장 금빛 맥주 축제’의 줄임말이다. 시장 방문객들이 점포에서 안주나 먹거리를 구매하면 맥주 무료 교환권을 받아 노상 테이블에서 즐길 수 있다. 구에 따르면 지난해 행사 당시 방문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지막 회차에는 5000여명이 시장을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구는 올해 더 많은 방문객이 행사장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행사를 주최하는 상인회로부터 안전 관리 계획서를 제출받아 안전정책실무조정위원회에서 ▲안전관리 조직·임무 ▲비상시 조치 사항 ▲안전관리 준비 사항 ▲유형별 안전사고 대책 등을 심의했다. 구는 하루에 30명씩 행사 지원반을 편성해 행사 기간 총 180명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행사장 주변에 도로 살수차를 배치해 물청소를 진행하고, 행사 종료 후에는 생활 폐기물과 재활용품을 수거할 계획이다. 동작구, 6~15일 노량진 축구장에서 ‘서울맥주판타스틱페스티벌’ 동작구는 6~15일 노량진동 노량진 축구장에서 ‘서울맥주판타스틱페스티벌’을 연다. 다양한 먹거리와 함께 다이나믹듀오, 코요태, 백지영, 이찬원, 브레이브걸스 등 인기 가수와 디제이 공연을 즐길 수 있다. 특히 7일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를 노량진 축구장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감상할 수도 있다. 입장과 관람은 무료이나 테이블, 돗자리, 먹거리는 유료다. 불꽃 축제 당일은 입장료를 내야 입장할 수 있다. 구는 행사의 안전을 위해 안전 관리 실무협의회와 구청장 주재 최종 대책 회의를 열고 ▲안전요원 배치 강화 ▲행사장 일대 특별 순찰 ▲현장 상황실 운영 등에 대해 논의했다. 축제 나흘째인 9일 오후 3시에는 축구장 특설 무대에 ‘제26회 노들가요제’도 열린다. 가요제가 4년 만에 열리는 만큼 신청 단계에서 직장인, 대학생·대학원생 등의 높은 관심을 모았다고 구는 전했다. 예선은 참가 신청자를 대상으로 지난달 동작문화복지센터에서 열렸으며 본선 진출자 17팀을 선정했다. 본선에서는 동작구 홍보대사인 방송인 김병찬이 사회를 맡으며 참가자 17팀의 경연과 초대 가수의 축하 무대가 펼쳐진다.강동구, 7일 ‘가맥 파티’, 노원구는 7~8일 ‘ 댄싱 노원’서 수제 맥주 판매 강동구는 7일 올림픽공원과 한국체육대학교 인근에 있는 ‘강동 스포츠 맛의 거리’에서 맥주 축제를 선보인다. 오후 2시 ‘가맥(거리 맥주) 파티’를 시작으로 오후 4시부터 밴드 공연과 아시안게임 거리 응원이 진행된다. 행사장의 총길이는 150m로 응원 구역에는 대형 모니터가 설치되며 편하게 바닥에 앉을 수 있도록 돗자리가 마련된다. 행사가 열리는 스포츠 맛의 거리는 2021년 서울시 지역 특화 골목 상권 활성화 지원 사업에 선정돼 2022년에 조성됐다. 거리 입구에는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핸드 프린팅과 발광다이오드(LED) 스포츠 영상 창(미디어 월)을 설치해 볼거리를 더했다. 한편 7~8일 노원역 일대 롯데백화점~순복음교회 앞 555m 구간에서 펼쳐지는 ‘댄싱 노원’ 축제 현장을 찾으면 다양한 수제 맥주를 맛볼 수 있다. 국내 수제 맥주 양조장 1세대로 19년 이상 노원구에서 자리를 지켜온 ‘브로이하우스 바네하임’과 노원을 대표하는 ‘노원수제맥주협동조합’이 총 10종의 수제 맥주를 판매한다. 맥주를 마시면서 스트리트 댄스, 브레이킹 등 여러 장르의 춤 공연과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다. 광진구 10월 한 달간 전통시장 7곳서 맥주 축제… 막걸리 시음 행사도 광진구는 이달 한 달간 가을을 맞아 전통시장을 널리 알리고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전통시장별로 맥주 축제를 연다. 이달 27일까지 7개 전통시장에서 지역 특색에 맞는 행사가 풍성하게 열린다. 신상전통시장은 13일 노래자랑과 제기차기를, 자양전통시장은 17일에 가수 공연과 맥주 부스 등을 선보인다. 영동교시장과 노룬산시장은 20일에 이벤트와 공연을, 화양제일시장은 24일 맥주 부스와 거리공연을 운영한다. 면곡시장은 26~27일 막걸리 시음 행사를 진행한다. 구는 행사 기간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대피로를 확보하는 등 시장별로 안전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안전사고에 대비했다고 전했다.
  • [단독] 성폭력 전담 판사가 지하철 몰카 찍고… 불륜 저질러 놓고 아내 폭행… 청탁받고 1000만원 챙기고… 법복 뒤 숨은 범법

    [단독] 성폭력 전담 판사가 지하철 몰카 찍고… 불륜 저질러 놓고 아내 폭행… 청탁받고 1000만원 챙기고… 법복 뒤 숨은 범법

    법관의 신분보장은 사법부가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이지만 일부 판사들이 이 규정에 숨어 개인 비리를 방어하면서 정치권과 법조계 등에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서울신문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동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4년부터 약 20년간 40명의 판사가 ‘지하철 몰카’와 같은 성 비위는 물론 금품 수수, 음주운전 뺑소니 등을 저질러 징계를 받았지만 대부분이 여전히 법조인으로 활동 중이다. 서울동부지법 판사로 성폭력 사건 전담 합의부에서 근무하던 A씨는 2017년 7월 지하철 안에서 휴대전화로 여성 신체 부위를 3차례 몰래 촬영하다 다른 승객에게 발각돼 체포됐다. A씨는 검찰의 약식기소로 벌금 300만원 처벌을 확정받았지만 법원은 감봉 4개월 징계를 내렸다. A씨는 이듬해 법원을 떠나 2020년부터 대형 로펌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창원지법 진주지원 판사였던 B씨는 2014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내연녀와 불륜을 저지르면서 이를 의심한 아내를 폭행해 상해를 입혔다. 여기에 재판부에서 진행 중인 사건의 소송대리인인 변호사들과 11차례 골프 모임을 하는 등 ‘법관 품위 손상’까지 적발돼 2019년 11월에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다. B씨는 지난 3월까지 판사로 재직하다 변호사 개업을 했다. 유독 판사의 음주운전에 법원의 처벌이 온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서울남부지법 판사였던 C씨는 2019년 5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163%로 ‘만취 운전’을 하다가 적발됐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 시행 이후였지만 C씨는 2019년 11월에 감봉 2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그는 2020년 법원을 떠나 대형 로펌 변호사로 전직했다. 이는 같은 해 3월 국토교통부의 한 국장이 음주운전(0.151%)으로 정직 1개월 처분을 받고 보직 해임된 사례와 대비됐다. 앞서 2016년 11월에는 당시 인천지법 부장판사였던 D씨(현재 중소 로펌 대표변호사)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다 차 2대를 치고 차량 탑승자 5명에게 상해를 입힌 뒤 달아났다. 인적 피해를 낸 음주운전 뺑소니의 경우 일반 공무원은 최소 정직 처분을 받지만 법원은 감봉 4개월 처분을 내렸다. 대전지법 부장판사 E씨는 2017년 7월부터 9월까지 지인으로부터 1000만원을 받고 형사고소 사건에 관한 법률 조언을 해 2021년 10월 정직 6개월 및 징계부가금 1000만원 처분을 받았다. 금품 수수에 따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이지만 판사직을 유지하다 지난해 법복을 벗었다. 법관징계법상 판사의 징계는 정직·감봉·견책 3종에 불과해 검사(해임·면직·정직·감봉·견책)나 일반 공무원(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에 비해 가볍다. 박 의원은 지난달 법관이 성범죄 등 중대한 비위를 저지를 경우 징계 수단으로 면직을 추가하고 파면이 필요한 경우 국회에 탄핵 검토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관징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변호사협회는 변호사법에 따라 공무원 재직 중 위법행위로 인한 형사소추나 징계처분 등으로 퇴직하는 경우 변호사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면 등록을 거부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정직 처분을 받은 판사에게도 변호사 등록을 허용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법관의 신분보장’을 이유로 개인 비위에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관행은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비위 법관이 자신이 관련됐던 사건을 맡는다는 것은 재판의 공정성을 해치는 일”이라며 “온정주의가 흐르는 법관징계위원회 과반을 외부 출신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솜방망이 처벌’을 줄이려면 현재 대법관 1명(위원장)과 판사 3명 등 법관이 과반을 차지하는 법관징계위원회(7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또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이 비위 법관들에게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사표 낼 기회를 사전에 주는 것이 문제”라며 “법원도 이제 판사 재임용 심사에서 과감하게 탈락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경준(변호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은 “범죄와 연루돼 징계받았거나 사직한 법관들은 변호사 등록을 하지 못하도록 등록 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37년 된 ‘동일인 제도’ 등 기업 킬러규제 개편해야”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국회에서 ‘기업집단 규제정책 개선 토론회’를 개최한 가운데 35년 넘게 이어져 온 기업집단 ‘동일인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동일인 제도는 정부가 대기업의 총수를 지정해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와 일감 몰아주기를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1986년 도입됐지만 시대에 뒤떨어진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날 토론회 발제자였던 이동원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은) 기업집단 존속을 위한 규정들은 존치하되 기업 규모나 형태를 규제하거나 경쟁과 무관한 부분들은 과감하고 신속하게 없애 버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현행 규제가 국제표준과 맞지 않아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심재한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고도화에 따라 각종 연기금, 투자펀드 등 기관투자자가 기업집단에서 최대 지분을 취득한 경우도 늘어나 점차 자연인인 재벌 총수가 동일인으로 지정되는 사례는 줄어들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법안의 지속 필요성이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패널로 참석한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동일인 제도 폐지가 불가할 경우 차선책으로 “관련 법령이 폐지되지 않는 이상 실정법으로 효력이 있기 때문에 동일인 지정제도는 최대한 축소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축사에서 “윤석열 정부는 규제 혁파·혁신을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특히 킬러규제를 타파하겠다는 게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라고 밝혔다. 이병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결합정책과장은 “공정위는 앞으로도 이해관계자, 학계 의견을 경청하면서 제도의 합리성과 실효성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단독] 의대 쏠림에… 서울대 물리학 실험실에 조교가 없다

    [단독] 의대 쏠림에… 서울대 물리학 실험실에 조교가 없다

    서울대가 내년부터 이공계 학부생이 들어야 하는 필수 교양과목 ‘물리학 실험’에서 보고서 제출을 없애기로 했다. 학부생들의 실험보고서 작성을 가르치고 평가해야 할 대학원생 조교가 턱없이 부족해서다. 의대 쏠림과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서울대마저 기초과학 전공 대학원생이 줄어든 영향 탓이다. 5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대 자연과학대·공과대학 학생회는 교수진, 조교진과 차례로 면담한 뒤 “학생과 조교의 불필요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물리학 실험보고서 제출을 전면 폐지한다”고 학생들에게 공지했다. 수업의 질과 만족도를 높이려는 조치지만, 조교 구인난이 근본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미 실험보고서 개수를 줄이고 올해부터 학부생 조교까지 받았음에도 인력난이 해소되지 않아 교육 과정을 간소화하는 것이다. 이공계 학생들의 기초연구 역량을 기르는 과목인 물리학 실험을 가르칠 대학원생이 갈수록 줄고 있다. 서울대에서 물리를 전공하는 대학원 재학생 수는 2021년 157명, 지난해 145명, 올해 139명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올해 1학기에도 물리 전공 석·박사 통합 과정 신입생으로 45명을 모집했으나 27명만 입학했다. 물리학 같은 기초학문 기반이 약해지면 첨단 분야를 이끌 인재를 키우기도 쉽지 않다. 내년에 신설되는 서울대 첨단융합학부 학생들도 물리학 실험 등을 수강해야 한다. 서울대는 실험보고서 대신 실험 과정 등을 기록하는 랩노트 작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 [단독] ‘법복 뒤 숨은 범법’…몰카·불륜·폭행·청탁법 위반 등 ‘비위 법관’ 실태

    [단독] ‘법복 뒤 숨은 범법’…몰카·불륜·폭행·청탁법 위반 등 ‘비위 법관’ 실태

    법관의 신분보장은 사법부가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이지만 일부 판사들이 이 규정에 숨어 개인 비리를 방어하면서 정치권과 법조계 등에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서울신문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동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4년부터 약 20년간 40명의 판사가 ‘지하철 몰카’와 같은 성 비위는 물론 금품수수, 음주운전 뺑소니 등을 저질러 징계를 받았지만 대부분이 여전히 법조인으로 활동 중이다. 서울동부지법 판사로 성폭력 사건 전담 합의부에서 근무하던 A씨는 2017년 7월 지하철 안에서 휴대전화로 여성 신체 부위를 3차례 몰래 촬영하다 다른 승객에게 발각돼 체포됐다. A씨는 검찰의 약식기소로 벌금 300만원 처벌을 확정받았지만, 법원은 감봉 4개월 징계를 내렸다. A씨는 이듬해 법원을 떠나 2020년부터 대형 로펌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창원지법 진주지원 판사였던 B씨는 2014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내연녀와 불륜을 저지르면서 이를 의심한 아내를 폭행해 상해를 입혔다. 여기에 재판부에서 진행 중인 사건의 소송대리인인 변호사들과 11차례 골프 모임을 하는 등 ‘법관 품위 손상’까지 적발돼 2019년 11월에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다. B씨는 지난 3월까지 판사로 재직했고 변호사 개업을 했다. 유독 판사의 음주운전에 법원의 처벌이 온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서울남부지법 판사였던 C씨는 2019년 5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163%로 ‘만취 운전’을 하다가 적발됐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 시행 이후였지만 C씨는 2019년 11월에 감봉 2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그는 2020년 법원을 떠나 대형 로펌 변호사로 전직했다. 이는 같은 해 3월 국토교통부의 한 국장이 음주운전(0.151%)으로 정직 1개월 처분을 받고 보직 해임된 사례와 대비됐다. 앞서 2016년 11월에는 당시 인천지법 부장판사였던 D씨(현재 중소 로펌 대표변호사)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다 차 2대를 치고 차량 탑승자 5명에게 상해를 입히고 달아났다. 인적 피해를 낸 음주운전 뺑소니의 경우 일반 공무원은 최소 정직 처분을 받지만 법원은 감봉 4개월 처분을 내렸다. 대전지법 부장판사 E씨는 2017년 7월부터 9월까지 지인으로부터 1000만원을 받고 형사고소 사건에 관한 법률 조언을 해 2021년 10월 정직 6개월 및 징계부가금 1000만원 처분을 받았다. 금품수수에 따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이지만 판사직을 유지하다 지난해 법복을 벗었다. 법관징계법상 판사의 징계는 정직·감봉·견책 3종에 불과해 검사(해임·면직·정직·감봉·견책)나 일반 공무원(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에 비해 가볍다. 박 의원은 지난달 법관이 성범죄 등 중대한 비위를 저지를 경우 징계 수단으로 면직을 추가하고 파면이 필요한 경우 국회에 탄핵 검토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관징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변호사협회는 변호사법에 따라 공무원 재직 중 위법행위로 인한 형사소추나 징계처분 등으로 퇴직하는 경우 변호사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면 등록을 거부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정직 처분을 받은 판사도 변호사 등록을 허용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법관의 신분보장’을 이유로 개인 비위에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관행은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비위 법관이 자신이 관련됐던 사건을 맡는다는 것은 재판의 공정성을 해치는 일”이라며 “온정주의가 흐르는 법관징계위원회 과반을 외부 출신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솜방망이 처벌’을 줄이려면 현재 대법관 1명(위원장)과 판사 3명 등 법관이 과반을 차지하는 법관징계위원회(7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또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이 비위 법관들에게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사표 낼 기회를 사전에 주는 것이 문제”라며 “법원도 이제 판사 재임용 심사에서 과감하게 탈락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경준(변호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은 “범죄와 연루돼 징계받았거나 사직한 법관들은 변호사 등록을 하지 못하도록 등록 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37년 된 ‘동일인 제도’ 등 기업 킬러규제 개편해야”

    “37년 된 ‘동일인 제도’ 등 기업 킬러규제 개편해야”

    국민의힘이 5일 국회에서 ‘기업집단 규제정책 개선 토론회’를 개최하고 ‘동일인 제도’의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동일인 제도는 정부가 대기업의 총수를 지정해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와 일감 몰아주기를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지난 1986년 도입됐다. 제도가 도입된 지 약 40년에 달하는 시간이 지난 만큼, 산업 현장의 변화에 발맞춰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학계에서도 나왔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희곤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윤석열 정부는 규제에 대해 혁파·혁신을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특히 킬러 규제를 타파하겠다는 게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라며 “기업이 활기차게 나아가는 데 대한 각종 규제를 지속적으로 타파하고 혁신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축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동일인 제도의 취지는 옳다 하더라도 지나친 측면들이 많이 있어 그런 것들을 바로잡자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토론회의 좌장으로 참석한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기존 동일인 제도가 산업 환경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동일인 대상의 자료제출의무 부과나 법 위반 시 동일인에 대한 형사처벌이 규정 정비가 필요한 대표적인 사례”라며 “동일인 지정제도에서 파생되는 비영리법인 임원 등은 동일인 관련자에서 제외하는 ‘네거티브’ 방식 규제 도입 등을 통한 현재 기업 환경에 걸맞은 규제 현실화를 이 자리에서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동원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의 사례를 예시로 들며 현행 규제가 글로벌 스탠다드와 맞지 않아 과감히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일본은 필요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부분은 과감히 폐지하거나 삭제했다”면서 “기업집단 존속을 위한 규정들은 존치하되, 기업 규모나 형태를 규제하거나 경쟁과 무관한 부분들은 과감하고 신속하게 없애버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패널로 참석한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동일인 제도가 폐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동일인 지정제도는 공정거래법 제47조 등 대기업 집단 규제 문제의 하위 쟁점이므로 대기업집단 규제 제도 자체가 타당한지에 대한 대답이 우선돼야 한다. 대기업집단 규제 자체는 타당하다는 전제가 성립되어야 동일인 지정제도를 논할 가치가 있을 것”이라며 “이런 제도는 폐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발언했다. 주 교수는 차선책으로 김 의원이 지난 9월 21일 발의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제시했다. 해당 법안은 동일인의 책임 소재와 범위를 더욱 명확하게 정의하고, 기업집단에 대한 분명한 책임은 부여하되 지나친 처벌은 완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심재한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빅테크’ 기업집단과 기존 재벌의 차이점을 예로 들며 기존 규정이 개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우리나라 자본시장 고도화에 따라 각종 연기금, 투자펀드 등 기관투자자가 기업집단에서 최대 지분을 취득한 경우도 늘어나 점차 자연인인 재벌 총수가 동일인으로 지정되는 사례는 줄어들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법안의 지속 필요성이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공정거래위원회 이병건 기업집단결합정책과장은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늘 이 자리에서 논의된 내용을 잘 참고하고 앞으로도 이해관계자, 학계 의견을 경청하면서 대기업집단 제도의 합리성과 실효성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할 것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 [단독]의대 열풍 속 이공계 기피…서울대도 물리학 실험 가르칠 조교 없다

    [단독]의대 열풍 속 이공계 기피…서울대도 물리학 실험 가르칠 조교 없다

    서울대학교가 내년부터 상당수 이공계 학부생이 들어야 하는 필수 교양과목 중 하나인 ‘물리학 실험’에서 실험보고서 작성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학부생들의 실험보고서 작성을 가르치고 평가해야 할 조교를 맡을 대학원생이 부족해서다. 의대 쏠림과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서울대마저 기초과학 분야의 대학원생이 줄어든 영향이다. 5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대 자연과학대·공과대학 학생회는 교수진, 조교진과 차례로 면담을 거친 뒤 “학생과 조교의 불필요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물리학 실험에서 보고서를 전면 폐지한다”고 학생들에게 공지했다. 수업의 질과 만족도를 높이려는 조치지만, 대학원생 구인난이 근본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미 작성해야 할 실험보고서 갯수를 줄이고 올해부터 학부생 조교까지 받았음에도 인력난이 해소되지 않아 교육 과정을 간소화하는 것이다. 실제 이공계 학생들이 기초적인 연구 역량을 쌓기 위한 물리학 실험을 가르칠 대학원생은 갈수록 줄고 있다. 서울대에서 물리를 전공하는 대학원 재학생 수는 2021년 157명, 2022년 145명, 2023년 139명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올해 1학기에도 물리 전공 석박통합 과정 신입생으로 45명을 모집했으나 27명만 입학했다. 물리학 등 기초학문 기반이 약해지면 첨단 분야를 이끌 인재를 키우기도 쉽지 않다. 당장 내년에 신설되는 서울대 첨단융합학부 학생들도 물리학 실험 등을 수강해야 한다. 서울대는 실험보고서 대신 실험 과정 등을 작성하는 랩노트 작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유재준 서울대 자연과학대 학장은 “연구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교육 체계를 내실화하겠다”고 말했다.
  • 日 “윤 대통령 리더십 의존 없이 한일 대등한 관계 구축 이어져야”

    日 “윤 대통령 리더십 의존 없이 한일 대등한 관계 구축 이어져야”

    한일 관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던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이 오는 8일 25주년을 맞이한다. 이와 관련해 5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를 한 6인의 일본 내 한일 및 국제관계, 안보 전문가들은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변하지 않는 관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 체제에서 한일 관계 개선이 급속도로 진행된 것은 맞지만 아직 불안전한 요소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기무라 간 고베대 대학원 교수는 “일본에서는 내년 4월 한국 총선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며 “총선 결과에 따라 그동안 쌓아 올린 양국의 신뢰관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결과에도 양국의 교류가 변하지 않고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역시 윤 대통령의 리더십이 유지될 수 있을지가 한일 관계의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도 낮은 건 사실이지만 일본 국민은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을 대체제로 여기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일본은 자민당 체제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일본의 한국에 대한 관점은 큰 틀에서 변하지 않는다고 설명헀다. 고하리 스스무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한일 정치 지도자들은 한일 관계를 유리알 다루듯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영토(독도)나 역사 문제 등에서 서로 당연히 이견이 있을 것”이라면서 “양국 정부가 자국의 입장을 내세우는 건 당연하지만 그것이 국민 정서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일본 전문가들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교수는 “당시 선언은 한국이 외환위기에서 극복하려던 때라 일본보다 국력이 약했던 만큼 한일 간 대등한 입장에서 만들어지진 않았다”며 “25년이 지난 지금 양국이 동등한 위치임을 반영해 중국과 북한 상황 등 달라진 국제 환경을 반영한 선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한일 관계의 개선은 윤 대통령의 리더십에 크게 의존해오고 있는데 이보다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정신을 계승하되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관계 구축을 위한 새로운 선언이 만들어지는 게 좋다”고 했다.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도 “새로운 수평적 한일 관계를 포함해 한미일 연계까지 담은 새로운 선언이 만들어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오쿠조노 교수는 “일본 입장에서 한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합의했던 게 백지화된다는 불신감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그 어떤 정부가 오더라도 뒤집히지 않도록 양국 협력의 제도화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일본 정부 역시 한국에만 요구하고 가만히 있을 게 아니라 한국과 협력하는 게 곧 일본의 국익이 된다는 점을 이해하고 한국을 도와줘야한다”고 했다. 이토 고타로 캐논글로벌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에서 주목할 점은 한일 방위 및 안보 협력을 처음으로 반영한 것인데 이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중국의 부상,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 등 달라진 안보환경에 따라 그 선언의 정신을 살려 한일 간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국은 과거보다 훨씬 큰 국력을 가진 국가가 되었으니 한층 미래지향적으로 일본과 관계를 맺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한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양국 간 어떤 정치적 변화가 있더라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탈북·북송·재탈북’ 청년, 탈북민 출신 첫 ‘韓대학 정교수’ 됐다

    ‘탈북·북송·재탈북’ 청년, 탈북민 출신 첫 ‘韓대학 정교수’ 됐다

    탈북과 북한 수용소 생활, 재탈북을 거쳐 한국에 정착한 북한 청년이 국내 대학 정교수가 됐다. 탈북민이 국내 대학 정교수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5일 부산외대에 따르면 김성렬(38) 외교 전공 교수는 2학기부터 국제정치이론, 남북 관계론, 미국 외교 정책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12세 때 가족들과 탈북→북송돼 수용소 생활 김 교수는 1985년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났다. 집안 사정이 어려웠던 그는 하루 세끼를 챙겨 먹기 어려웠고, 풀과 국수를 섞은 풀 국수 죽으로 연명했다. 어머니가 장마당(시장)에서 밀가루 장사를 하며 어렵게 생계를 이어갔으나 외화벌이 업체들이 장마당에 나타나자 상황은 더 힘들어졌다. 김 교수 나이 12세가 되던 3월, 그의 어머니는 자식들과 목숨을 걸고 첫 탈북을 감행했다. 김 교수 가족은 두만강을 건너 탈북 후 중국 공장에 정착했는데, 3년째 되던 해 주변인 신고로 중국 공안에 붙잡혀 어머니, 누나와 함께 북송됐다. 3개월간 수용소 생활을 한 후 다시 청진으로 간 그는 피폐한 삶을 견디지 못해 두달 만에 또다시 탈북을 시도했다. 2000년 8월 북한을 벗어나는 데 성공한 그는 첫 탈북 때 일하던 공장에 자리를 잡았다. 두달쯤 지나 어머니와 누나도 북한에서 탈출해 중국으로 왔다. 재탈북 후 2005년 한국 정착…미국서 박사학위 탈북과 북송, 수용소 생활, 재탈북을 거친 김 교수는 스무 살이던 2005년 한국에 정착했다. 북한에서 교육 격차가 신분 격차로 이어지는 구조를 절감한 김 교수는 공부하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한국에 왔다고 한다. 한국 초등학교 과정인 북한 인민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던 그는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 학교에 다니며 1년여 만에 초·중·고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김 교수는 어렵게 대학에 진학했지만 기초 학력 부족으로 휴학과 복학을 되풀이하다 경북 포항에 있는 한동대를 7년 만에 졸업했다. 국제 정치와 외교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공부를 더 하기로 결심했고, 연세대 대학원을 거쳐 미국 시러큐스대 맥스웰스쿨에 진학했다. 이후 도서관에서 1년 6개월 동안 밤낮으로 공부한 결과 박사학위를 딸 수 있었다. 시러큐스대 맥스웰스쿨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졸업한 정치학 명문 학교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공부하다 보니 분단의 현실을 알게 됐다”며 “그 속에서 살고 있는 탈북민으로써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교수가 되고자 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북한의 인재들도 해외에서 공부할 수 있는 변화가 왔으면 좋겠다”며 자신이 그러한 변화를 이끄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수도권에 집중돼있는 남북 교류 관련 연구를 부산에서 활성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해외 유학이나 공부에 관심 있는 탈북민들도 적극적으로 돕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업과 연구에 충실한 교수가 되고 싶다”며 교수로서의 다짐도 잊지 않았다.
  • 취약지 공보의가 사라졌다…‘장기 복무 NO’ 일반병 가는 의사들

    취약지 공보의가 사라졌다…‘장기 복무 NO’ 일반병 가는 의사들

    남성 의사면허 합격자는 늘었지만 공중보건의로 입대하는 의사는 10년 전보다 1000명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육군 현역병의 복무 기간은 18개월이지만, 공보의는 2배 많은 36개월을 복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취약지 보건소에 의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보의의 복무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보건복지부와 국방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혜영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보의 모집 대상인 남성 의사면허 합격자는 올해 2007명으로, 2013년에 비해 199명 증가했다. 하지만 의과 공중보건의사는 2013년 2411명에서 2023년 1432명으로 10년 전보다 979명 감소했다. 신규 의과 공보의도 2013년 851명에서 2023년 449명으로 402명 줄었고, 의과·치과·한의과를 합산한 전체 공보의는 701명 감소했다. 의대생들이 공보의 대신 일반병을 선택한 것이다.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면허 소지자 중 현역병 입영 대상자는 공중보건의사로 병역 의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들은 주로 의료 취약 지역에 배치돼 진료를 보게 되며, 복무기간은 36개월이다. 육군 현역병 복무 기간의 2배이지만, 군사훈련 기간은 복무 기간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정부 방침에 따라 2025년 지원금을 포함한 병사 월급이 205만원까지 오르게 되면 급여 차이마저 줄면서 공보의 지원의 이점이 더 떨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이 아직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전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과 전공의 1395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7%(1042명)가 일반병으로 입대하겠다고 답했고, 이들 중 89.5%는 “공보의·군의관의 긴 복무 기간에 큰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의사 면허 소지자들의 공보의 기피 현상은 의료 취약지 의료 공백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의과 공보의가 없는 보건소와 보건지소가 344곳에 이른다. 이중 보건지소 18곳은 의과 진료를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최 의원은 “공보의 복무기간을 군사훈련기간을 포함해 2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병역법과 군인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며 “의료인이 지방 의료기관을 꺼리는 상황에서 공보의마저 제대로 확충하지 못하면 지역 의료공백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일사람> 서강대 부동산학 석·박사과정 모집

    서강대학교는 일반대학원 부동산학 석사과정, 박사과정의 2024년 봄학기 신입생을 모집한다고 4일 밝혔다. 부동산학은 종합적인 사회과학 학문으로 경제 상황, 인구 구조, 소득 수준 등의 사회 전반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시장변화와 부동산 정책 수립을 위해서 폭넓은 배경지식과 학문적 전문성을 요한다. 서강대 이상근 부동산학 주임교수는 “부동산 산업과 학문에 기여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24년 봄학기 부동산학과 석·박사 과정생 모집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서강대에 개설되는 부동산학 석·박사과정은 부동산에 관한 기본적인 개념과 전반적인 행정적 제도와 규제 그리고 법적 보호 등을 학습한다. 교수진은 부동산학 박사학위 및 관련 학문의 박사학위를 취득한 실무 및 행정 전문가로 구성됐다. 또한 본교의 경영학(재무, 회계, 통계), 경제학(도시경제), 법학전문대학원(부동산금융법) 교수들이 지원하는 형태로 교육이 진행된다. 특히 기본 교육과정 외에도 공공기관 및 외부 전문가를 초빙한 정기적인 특강 및 세미나가 진행된다. 이를 통해 시장 현황과 정책 방향을 배우고, 원우회 활동을 통한 원생들 간의 적극적인 교류 및 소통을 지원할 계획이다. 모집 요강은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 석사과정, 박사과정, 석·박사 통합과정이다.
  • 김영사 만든 김강유 회장 별세

    김영사 만든 김강유 회장 별세

    출판사 김영사를 창립한 김강유 회장이 지난 1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76세. 1947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김 회장은 성균관대 불어불문학과와 동국대 불교대학원을 졸업했다. 1976년 형제들과 김영사를 설립했다. 1989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가 밀리언 셀러를 기록하면서 출판계에서 입지를 굳혔다. 김 회장은 지난해 불교 수행 단체인 재단법인 여시관을 설립해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발인은 3일.
  • [단독] 기울어진 남녀고용평등법… 10년간 97명 기소, 정식재판 고작 38건

    [단독] 기울어진 남녀고용평등법… 10년간 97명 기소, 정식재판 고작 38건

    ‘7세 자녀를 돌보기 위해 잠시 쉬겠다’는 직원의 육아휴직 신청을 거부한 사업주 A씨에 대해 창원지법 정동혁 판사는 2018년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이마저도 A씨가 해당 직원을 해고하면서 해고예고수당 390만여원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까지 유죄로 인정해 합쳐진 형량이다. 일터에서의 남녀 차별을 막기 위해 30년 가까이 성차별 관련 법 조항을 두고 있지만 기소가 드물고 실형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크다. ‘법 앞에만 서면 고용 평등이 되레 기울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기업 자율성을 인정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성격의 법률이라면서도 고용 성차별이 심각한 현실을 고려해 재논의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3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이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10년 넘게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인원은 총 97명이었다. 하지만 법원 판결문 시스템을 검색한 결과 같은 기간 전국 법원에서 이 혐의로 실제 선고까지 이어진 것은 38건(상소 사건 포함)뿐이었다. ‘구약식’(검찰이 범죄 사실이 비교적 가볍다고 판단한 경우 재판에 가지 않고 법원에 약식명령을 내려 달라고 하는 청구) 기소와 한 사건의 복수 피고인 사례 등을 제외하면 정식 재판에 넘겨진 실제 사건은 기소 인원 대비 3분의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특히 이 38건 중 벌금형이 대다수이고 실형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지법 오영표 판사는 2016년 같은 회사 직원과 결혼한다는 이유로 여성 직원(당시 28세)에 대해 별다른 업무를 부여하지 않고 당사자 의사와 무관하게 전공과 관련 없는 연구부서로 발령 내는 등 집요하게 퇴직을 종용한 대표이사 B씨에게 2020년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B씨는 이들이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에도 ‘네 마누라를 계속 저렇게 놓아둘 거냐’고 배우자를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 판사는 “전공과 관련 없는 부서로 배치해 퇴사할 수밖에 없도록 했고, 결국 두 직원 모두 퇴사하기에 이르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B씨 사례는 그나마 이례적으로 높은 처벌에 속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1부(부장 김양섭)는 2018년 여성 근로자의 임신 사실을 듣고 ‘3일 안에 나가라’고 말한 사업주 C씨에 대해 “임신을 이유로 차별 대우하고 일부 범행에 대해 직원을 탓하며 합리화했다”면서도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근로자의 정년·퇴직 및 해고에서 남녀를 차별하거나 여성 근로자의 혼인 및 임신 등을 퇴직 사유로 예정하는 근로계약을 맺을 경우 등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 채용 과정에서의 성별 차별은 벌금형만 가능한데, 1995년 최대 500만원으로 올린 뒤 지금까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채용의 출발선부터 고용 전반에 이르기까지 성차별이 발생해도 기소와 처벌이 약한 배경으로는 기업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분위기와 혐의 입증 자체가 어렵다는 한계가 꼽힌다. 이은의 변호사는 “법원은 기업의 인사권을 폭넓게 보장하고 있고 업무 특성 등을 볼 때 명백한 차별이라 입증되지 않으면 회사 재량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남녀고용평등법은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와 문화 개선을 유도하는 성격이 강한 법”이라면서도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고 ‘채용 공정’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커진 만큼 벌칙 규정을 더 촘촘하게 다듬는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국민 정서와 기업 자율성 사이에서 적절한 형량을 다시 조율해 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 ‘핵무력’ 헌법화한 北… 러 도움 받아 10월 위성 쏘나[뉴스 분석]

    ‘핵무력’ 헌법화한 北… 러 도움 받아 10월 위성 쏘나[뉴스 분석]

    북한이 최근 ‘핵무력 강화 정책의 헌법화’를 채택함으로써 비핵화 문제가 더는 흥정 대상이 아님을 대내외에 공표한 가운데 조선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을 전후로 앞서 두 차례 실패했던 군사정찰위성을 또 쏘아 올릴지 관심이 쏠린다. 정찰위성은 엔진과 발사 기술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다는 점에서 미국 본토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간주되기에 이번에 성공한다면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고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한미는 지난달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위성 관련 기술에 대한 조력을 받았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관련 징후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북측은 지난 8월 24일 군사정찰위성 2차 발사에 실패한 직후 “10월에 제3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엄청난 리스크를 감수한 채 3차 시기를 못박은 것을 두고 이른바 ‘4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당 창건일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내부 결속을 다지고 첨단 군사기술 능력을 과시하기에 최상의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결국 10월 3차 발사 여부와 성패의 최대 변수는 2차 실패의 원인을 완벽하게 보완했느냐다. 2차 발사 실패 직후 짧게는 한 달, 길어야 두 달 남짓한 ‘10월 3차 발사’를 예고한 것은 그만큼 자신감을 반영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1, 2차 발사 정황으로 볼 때 북한 자체 기술로 궤도진입에 문제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본다”면서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의 자문을 받았을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정치적 변수도 있다. 북러 결속이 가속화한다고는 하지만 오랜 세월 ‘뒷배’ 역할을 해 온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을 망치는 모양새는 평양도 부담스럽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아시안게임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은 낮다. 폐막식(8일) 직후인 9일과 10일 사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9~10일에 기상 상황이 뒷받침될지는 또 다른 변수다. 반면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러시아와의 인적교류 추정 정황들이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12월로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특별한 움직임을 포착한 건 없다”면서 “언제 발사를 시도할지 알 수 없는 만큼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위성 발사 시기와 관련해 주목할 또 다른 지점은 지난달 북러 정상회담이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만났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러시아 우주개발의 상징이다. 북한 위성 개발을 도울 것이냐는 질문에 푸틴 대통령이 “그래서 우리가 이곳에 온 것”이라고 밝혔다. 정찰위성 발사 외에도 북한이 지난해 10월처럼 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시험 등 군사적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 북한은 지난달 26~27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9차 회의에서 ‘사회주의 헌법’에 ‘핵무기 발전을 고도화해 나라 생존권·발전권을 담보하고 전쟁을 억제하며 지역과 세계 평화·안정을 수호한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안건을 채택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10~11월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한 북측의 반발 가능성에 대해 “SLBM이나 단거리 탄도미사일, 포사격 같은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단독] 기울어진 남녀고용평등법… 10년간 97명 기소, 정식재판 고작 38건

    [단독] 기울어진 남녀고용평등법… 10년간 97명 기소, 정식재판 고작 38건

    ‘7세 자녀를 돌보기 위해 잠시 쉬겠다’는 직원의 육아휴직 신청을 거부한 사업주 A씨에 대해 창원지법 정동혁 판사는 2018년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이마저도 A씨가 해당 직원을 해고하면서 해고예고수당 390만여원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까지 유죄로 인정해 합쳐진 형량이다. 일터에서 남녀 차별을 막기 위해 30년 가까이 성차별 관련 법 조항을 두고 있지만 기소가 드물고 실형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크다. ‘법 앞에만 서면 고용 평등이 되레 기울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기업 자율성을 인정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성격의 법률이라면서도 고용 성차별이 심각한 현실을 고려해 재논의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3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이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10년 넘게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인원은 총 97명이었다. 하지만 법원 판결문 시스템을 검색한 결과, 같은 기간 전국 법원에서 이 혐의로 실제 선고까지 이어진 것은 38건(상소 사건 포함)뿐이었다. ‘구약식’(검찰이 범죄사실이 비교적 가볍다고 판단한 경우 재판에 가지 않고 법원에 약식명령을 내려달라는 청구) 기소와 한 사건의 복수 피고인 경우 등을 제외하면, 정식 재판에 넘겨진 실제 사건은 기소 인원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특히 이 38건 중 벌금형이 대다수이고 실형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지법 오영표 판사는 2016년 같은 회사 직원과 결혼한다는 이유로 여성 직원(당시 28세)에 대해 별다른 업무를 부여하지 않고 당사자 의사와 무관하게 전공과 관련 없는 연구부서로 발령내는 등 집요하게 퇴직을 종용한 대표이사 B씨에게 2020년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B씨는 이들이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에도 ‘니 마누라를 계속 저렇게 놓아둘 거냐’라고 배우자를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 판사는 “전공과 관련 없는 부서로 배치해 퇴사할 수밖에 없도록 했고, 결국 두 직원 모두 퇴사하기에 이르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B씨 사례는 그나마 ‘이례적으로 높은’ 처벌에 속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1부(부장 김양섭)는 2018년 여성 근로자의 임신 사실을 듣고 ‘3일 안에 나가라’고 말한 사업주 C씨에 대해 “임신을 이유로 차별 대우하고 일부 범행에 대해 직원을 탓하며 합리화했다”면서도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다.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근로자의 정년·퇴직 및 해고에서 남녀를 차별하거나 여성 근로자의 혼인 및 임신 등을 퇴직 사유로 예정하는 근로계약을 맺을 경우 등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 채용 과정에서의 성별 차별은 벌금형만 가능한데, 1995년 최대 500만원으로 올린 뒤 지금까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채용의 첫 출발선부터 고용 전반에 성차별이 발생해도 기소와 처벌이 약한 배경에는 기업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분위기와 혐의 입증 자체가 어렵다는 한계가 꼽힌다. 이은의 변호사는 “법원은 기업의 인사권을 폭넓게 보장하고 있고, 업무 특성 등을 볼 때 명백한 차별이라 입증되지 않으면 ‘회사 재량’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남녀고용평등법은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와 문화 개선을 유도하는 성격이 강한 법”이라면서도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고 ‘채용 공정’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커진 만큼 벌칙 규정을 더 촘촘하게 다듬는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국민 정서와 기업 자율성 사이에서 적절한 형량을 다시 조율해 볼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 올가을 이사 성수기 기대 어렵다…전문가들 “거래량 더 줄어들 것”

    올가을 이사 성수기 기대 어렵다…전문가들 “거래량 더 줄어들 것”

    서울 아파트 매매량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데다 대출 제동까지 걸리면서 올가을 이사 성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3일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3833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4월부터 3186건, 5월 3426건, 6월 3849건, 7월 3592건으로 줄곧 3000건대를 유지 중이지만, 최근 10년 평균 거래량에 못 미치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 빙하기’라고 불렸던 지난해 8월 수치를 제외하고 2013~2021년 8월 평균 거래량이 7266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특히 최근 10년 사이 8월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2018년(1만 5037건)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연휴 이후 가을 이사철에 돌입하지만, 거래량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 올해 초 거래량을 이끌던 급매물들이 소진된 데다 금융 당국이 대출 고삐까지 죈 상태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27일부터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부부합산 연소득 1억원 초과 또는 주택가격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의 공급을 중단했다.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도 사실상 종료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오히려 거래량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단기간 내 반등한 집값을 추격 매수할 시장 여력이 없는 데다 대출 금리 또한 최근에 소폭 올라 매매가 부담스러운 시점”이라며 “추석이 지났다고 해서 바뀐 변수가 없기 때문에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금융당국의 대출 제동이 수요 일부를 둔화시킬 것”이라며 “가을에는 공급 부족 불안 심리, 고분양가 후폭풍을 감안해 상승세 둔화로 나타날 것이고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 연말 이후 약보합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먼나라 이웃나라’ 김영사 창립자 김강유 회장 별세

    ‘먼나라 이웃나라’ 김영사 창립자 김강유 회장 별세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를 제작한 출판사 김영사의 창립자 김강유(76) 회장이 1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김영사 관계자는 “3~4일 전부터 지병이 급격히 악화하기 시작했으며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1947년 전남 고흥에서 출생한 김 회장은 성균관대 불어불문학과와 동국대 불교대학원을 졸업했다. 1976년에는 형제인 경섭·충섭씨와 함께 출판사 김영사를 세웠다. 문학, 인문, 에세이 등 다양한 책들을 발간했으며 1989년 김우중 회장의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가 밀리언 셀러를 기록하며 출판계에서 입지를 굳혔다. 1989년부터 제자인 박은주 전 김영사 대표이사에게 경영권을 맡겼다. 박 전 대표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먼나라 이웃나라’ ‘정의란 무엇인가’ 등 베스트셀러를 양산해 회사의 몸집을 불렸다. 김 회장은 2014년 경영 일선에 복귀했으며 박 전 대표는 돌연 사퇴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법적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고인은 2022년 불교 수행 단체인 재단법인 여시관을 설립,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저서로는 ‘행복한 마음’ ‘행복한 공부’ 등이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강휘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3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0월 3일 8시, 장지는 용인 선영이다.
  • ‘집회 자유 vs 제한’ 사법과 행정의 엇갈린 행보…“균형과 견제 살리는 ‘제 역할’ 중요”

    ‘집회 자유 vs 제한’ 사법과 행정의 엇갈린 행보…“균형과 견제 살리는 ‘제 역할’ 중요”

    경찰이 최근 심야시간대 집회·시위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힌 가운데 집회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는 법원과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판례 검토를 충분히 했다는 입장이지만 집회 자유를 제한한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경찰이 집회를 금지하고 당사자들이 반발하면 법원이 건건이 적법성을 따지는 소송 절차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지난달 21일 경찰청은 ▲심야시간대 집회·시위 금지 시간 규정 ▲드론 채증 도입 ▲소음측정 방식 개선 등 법·제도 분야 개선 ▲불법 우려 시 형사팀 사전 배치 등 ‘불법’ 집회에 대한 현장 대응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5월 윤희근 경찰청장이 민주노총 건설노조 대규모 도심 집회를 계기로 ‘불법집회 전력이 있는 단체의 유사 집회 금지 및 제한’, ‘야간 문화제 등을 빙자한 불법 집회 해산’ 등 조치를 발표한 뒤 또 다시 나온 강경 방안이다. 집시법에 따르면 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직접적 위험을 초래하는 등의 경우 경찰이 금지를 통고할 수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서울신문에 “집회 신고를 판단할 때 집시법에 대한 법원의 일관된 판례를 참고해서 적용하며, 기존 법령을 임의·자의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문화제 형태를 띠더라도 현장 진행 상황과 기존에 상당수 쌓인 판례를 근거로 볼 때 신고가 필요한 집회 성격이라고 판단되면 경고 및 해산 절차를 밟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행정력 집행으로 헌법에서 보장하는 집회·시위의 자유를 좁힐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집회·시위를 폭넓게 허용하는 사법부의 흐름과 결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법원은 ‘용산 대통령실 주변 집회의 금지는 부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연달아 한 데 이어 최근에는 심야 노숙집회에 대한 경찰의 전면 금지는 부당하다는 판결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신명희)는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가 영등포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 부분금지통고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지난달 20일 일부 인용 결정을 냈다. 재판부는 “해당 처분으로 인해 노숙이 전면 금지될 경우 금속노조의 집회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이렇게 경찰이 특정 단체의 집회 등을 금지하고 주최 측이 집행정지 가처분 등 소송으로 맞서면 법원이 집회의 적법성을 하나하나 판단하는 경우만 늘어날 수 있다. 고등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미신고 집회라도 명백한 위험이 없을 경우 무조건 강제 해산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고, 불법 전력이 있다고 해서 향후 유사 집회에 대해 불법으로 간주한다는 경찰청의 방침은 다소 독단적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다만 “가급적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면 좋겠지만 행정부도 재량권이 있기 때문에 각 기관이 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눈치 보지 않고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단한다’는 사법부의 역할은 간명하다”며 “경찰이 일부 집회를 강경 대응하는 자세를 유지해 관련 소송이 이어진다 해도 법원은 독립적으로 사안과 법리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사법부와 행정부의 역할이 다른 만큼 서로 균형과 견제가 필요하고,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부차적 진통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정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가장 중요한 건 ‘공익이 무엇인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라며 “야간집회 등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졌음에도 입법 공백이 길어지면서 갈등이 커지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공론장을 적극 마련하는 등 정치도 제 기능을 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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