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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원생들
    202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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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등록금 내리고… 대학원은 ‘그대로’

    대학 등록금 내리고… 대학원은 ‘그대로’

    최근 각급 대학들이 잇달아 등록금을 내리고 있지만 대학원은 아직도 ‘무풍지대’로 남아 있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대학원까지 내릴 여력이 없다.”며 인하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서울신문이 조사한 결과 최근 “등록금을 인하하겠다.”고 결정한 대학 20곳 중 5곳만이 대학원 등록금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성균관대·서강대·서울시립대·명지대·경상대·원광대 등 15개 대학은 올 1학기 학부 등록금은 인하했지만 대학원 등록금은 그대로 묶어 놨다. 원광대는 학부 등록금을 6.3% 인하했지만 대학원 등록금은 낮추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서강대도 등록금은 2.4% 내렸지만, 대학원 등록금은 동결했다. 반값등록금으로 화제가 된 서울시립대 역시 대학 등록금은 절반(50%)까지 내렸지만 대학원 등록금은 인하하지 않을 방침이다. 지금까지 성신여대·이화여대·상명대·숙명여대·안동대 등 5곳만 학부와 대학원 등록금을 함께 내렸다. 대학들은 대학과 대학원 등록금은 따로 생각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서울시립대 측은 “대학원은 학생 수도 많지 않을뿐더러 진학도 개인의 선택 문제”라면서 “여기에다 등록금을 산정하는 체계도 이원화돼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자발적으로 진학하는 대학원생들의 등록금까지 낮추기에는 대학들의 사정이 넉넉지 않다.”고 전했다. 등록금 인하를 기대했던 대학원생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학원생 이모(26)씨는 “인하 움직임에 은근히 기대를 가졌는데, 혜택을 전혀 못 받는다니 허탈하다.”면서 “취업도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대학원에 진학한 학생들이 많은 상황에서 당장 1000만원이 넘는 연간 등록금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등록금넷 관계자는 “대학원생들 역시 높은 등록금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늘 소수라는 이유로 사각지대에 방치된다.”면서 “일부 대학들은 학부에서의 등록금 부족분을 대학원생이나 신입생을 통해 채우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의혹을 떨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국공립 전문대학원생 “우리가 봉이냐”

    “전문직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터무니없는 금액을 책정한 것이다. 국립대 등록금이 일부 사립대보다 많은 기현상의 원인이 결국 기성회비 때문이었던 셈 아닌가.”(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재학생 A씨) 국공립대 기성회비의 법적 근거가 없다는 법원의 판결에 따른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국공립대의 의학전문대학원·치의학전문대학원·법학전문대학원 등 상대적으로 등록금 수준이 높은 전문대학원생들의 박탈감이 크다. 1일 대학정보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의 지난해 한 학기 등록금은 861만원에 이른다. 이는 사립대인 연세대 치의학전문대학원의 등록금 625만 7000원에 비해서도 무려 240만원가량 많은 액수다. 특히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의 경우 수업료는 48만 2000원에 불과한 반면 법적 근거가 없는 기성회비는 이의 16배가 넘는 812만 8000원에 이른다. 전체 등록금 중 기성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94.4%에 달하는 셈이다. 의학전문대학원이나 법학전문대학원도 사정은 비슷하다.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은 지난해 한 학기 수업료 48만 2000원에 기성회비는 490만 2000원, 법학전문대학원은 수업료 36만원과 기성회비 639만원으로 구성돼 모두 기성회비 비중이 90%를 훌쩍 넘는 기형적인 구조다.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경북대 등 다른 국공립대 전문대학원 역시 비슷한 양상이다. 국공립대 전문대학원 재학생들은 대학이 재정 확충을 위해 전문대학원생들을 볼모로 삼고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2학년에 재학 중인 B씨는 “다른 과의 등록금은 사립대에 비해 크게 적은데 전문대학원만 비슷한 액수거나 비싸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거기에다 기성회비의 절대 액수도 다른 과에 비해 월등히 많다.”고 지적했다.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 C씨도 “고소득 전문직을 양성하기 때문에 등록금이 비싸도 된다는 법적 근거도 없는 황당한 논리를 앞세워 대학들이 마음대로 기성회비를 높게 책정한 것”이라면서 “학생회에서 법원 판결 추이를 지켜본 후 단체행동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반값등록금’ 박수받더니 대학원생 뒤통수?

    이른바 ‘반값등록금’ 실현으로 큰 호응을 얻은 서울시립대가 대학원 입시요강에 명시했던 우수연구장학금을 폐지, 대학원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학부생에게는 반값등록금 혜택을 주면서 대학원생에게는 장학금을 줄여 부담을 안기는 조치는 부당하다는 것이다. 20일 서울시립대에 따르면 지난해 2학기까지 운영하던 대학원 우수연구장학금을 올해부터 없애기로 했다. 우수연구장학금제는 대학원생의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SCI급 논문을 내거나 졸업 요건으로 SCI급 논문의 프로젝트를 제출, 인정받으면 등록금을 면제해 주는 제도다. 지난 2년간 이 장학금으로 5억 5000만원이 학생들에게 지급됐다. 서울시립대는 올해 장학금 관련 규정을 개정하면서 우수연구장학금을 지난해 2학기에 입학한 학생들에게까지만 주기로 했다. 그러자 올해 입학할 대학원생들이 대학 측을 상대로 따지고 나섰다. 입시요강에 명시된 장학금을 갑자기 없애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올해 시립대 대학원에 입학할 최모(27)씨는 “우수연구장학금을 받기 위해 학부 4학년 때부터 SCI급 논문 준비를 했다.”면서 “장학금을 폐지할 계획이면 입시요강에서 빼야지 왜 넣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학부생과 차별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학원 진학 예정자는 “학부생은 반값등록금 혜택을 받지만 우리는 아니다.”라면서 “주변에선 학부생의 반값등록금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대학원생들에게 불똥이 튀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 관계자는 “장학금 혜택을 받은 학생들이 이공계에 집중된 데다 수혜 학생들이 예상보다 많아 예산이 초과됐다.”면서 “장학 규정을 보고 대학원을 준비했다면 억울하겠지만 모든 학생들을 고려, 장학 규정을 개편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시립대의 한 교수는 이와 관련, “원래 이공계가 SCI급 논문이 많다. 이공계 학생의 장학금 수혜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 예상보다 수혜 학생이 많다는 것도 연구 측면에선 좋은 일인데 갑자기 장학금을 없앤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현·이성원기자 moses@seoul.co.kr
  • 학교 6년 비워도… ‘철밥통 교수님’

    학교 6년 비워도… ‘철밥통 교수님’

    #지난달 기초과학연구원장으로 취임한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장기 고용휴직 중이다. 지난 1월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에 임명됨에 따라 휴직했다가 다시 기초과학연구원장에 발탁되면서 2016년까지 연장됐다. 6년 가까이 대학을 떠난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무실과 연구실을 두고 있다. 박사과정 학생 3명과 박사후연구원 1명이 연구하고 있다. 원장의 임기가 끝날 땐 63세로 정년이 2년 남는다. #박준택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교수는 2008년부터 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올해 3년 임기의 9대 원장으로 연임돼 2014년까지 대학에 갈 수 없다. 임기를 마치면 정년인 탓에 대학 복귀가 어렵지만 교수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대학교수들의 공공기관 진출이 활발하다. 지방자치단체들도 교수를 영입, 각종 과학기술 사업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 때문에 해당 대학의 연구실에는 주인이 없다. 문제는 교수들의 장기 고용휴직이나 파견을 막을 별다른 제한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또 장기 휴직하면서도 사무실과 연구실을 유지, 대학의 예산집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특히 휴직 교수들을 지도교수로 둔 대학원생들은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해 연구기간이 길어지는 일도 잦다. 15일 ‘전국 국립대 교원 장기고용휴직 및 파견 현황’에 따르면 2008년 이후 95명이 교수 신분을 가진 채 다른 기관에 근무하고 있다. 서울대가 15명으로 가장 많고 경북대 9명, 부산대 8명, 충남대 7명, KAIST 5명 등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통계가 잡히지 않는 사립대까지 포함하면 최소한 3배 이상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최소 2년 이상 휴직해도 교수직을 갖는 이유는 강제할 조항이 없어서다. 게다가 대학들이 교수들의 파견에 호의적이다. 대학의 홍보 및 위상과 연계시키기 때문이다. 한 국립대 관계자는 “기관장이나 지자체 사업단은 연구비나 사업지를 갖고 있는 만큼 자신의 소속 대학에 적어도 불리한 판단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장관이나 청와대 비서관 등으로 나가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솔직히 말했다.박재완(성균관대)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KDI 국제정책대학원) 교과부 장관, 곽승준(고려대) 미래기획위원장 등 현 정부 각료 상당수도 교수직을 가진 채 적게는 4년에서 7년 이상씩 대학을 떠나있는 상태다. 장기휴직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의 몫이다. 정부기관에 나간 지도교수를 둔 한 학생은 “주말에 교수가 있는 지방으로 내려가 결과를 지도받으며 학위 논문을 쓰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면서 “후배들은 내년까지 실험실과 전공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산학연 협력현장을 가다] 한·싱가포르 산·학 협력 “연구역할 분담… 효율적”

    싱가포르 난양공대 선샤오웨이 교수팀은 지난 2년동안 한국의 LED 관련 중소기업 더리즈(Theleds)와 인제대 류혁현 교수팀과 등과 함께 차세대 LED소재를 개발하기 위한 산·학 협동연구를 벌여왔다. 우리 중소기업청의 산·학·연 공동기술개발사업의 국제 과제로 진행됐다. LED 발광소재에 들어가는 인듐(In)의 전세계적인 매장량이 머지않아 고갈될 것을 대비해 이를 대치할 새로운 LED소재 개발을 한국과 싱가포르의 국제 협동연구 과제로 진행한 것이다. 과제 책임자인 류 교수는 “새로운 LED 소재 개발에 있어서 난양공대 선 교수팀의 선행연구와 국내 연구성과를 결합해 국내 중소기업의 애로기술을 타개하기 위한 중소기업청의 지원사업으로 연구를 진행했다.”면서 “성공적으로 기반 연구가 끝났다.”고 말했다. 난양공대의 선 교수도 “인듐을 쓰는 LED 투명전극 대신, 산화아연을 이용한 대체 투명전극을 개발해 LED에 사용하는 연구였다.”고 소개했다. 한국의 더리즈가 반도체와 재료들을 공급하고 소재 특성을 측정 파악하는 일을 맡았다. 류 교수와 난양공대 팀이 LED칩에 들어갈 소재를 개발하는 등 역할을 분담했다. 선 교수는 연구 파트너들의 강점을 활용해 앞선 연구 결과와 각종 데이터를 교환하고, 개발 현장에서의 문제점을 공유하면서 역할 분담을 할 수 있어 효율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류 교수도 공동 연구 과정에서 국내 대학원생들을 난양대학에 보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관련 성과를 습득할 수 있었던 것도 성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 ‘화수분 장학금’

    ‘화수분 장학금’

    작고한 교수가 학생들을 위해 내놓은 장학금이 부인, 동료 교수, 제자들의 도움으로 16년째 이어져 학생들에게 보탬이 되고 있다.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로 재직했던 고 최용식 교수의 이름을 딴 ‘석천 최용식 장학기금’은 매학기 1~2명의 학부·대학원생들에게 500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장학기금은 1995년 정년 퇴직한 최 전 교수가 5000만원을 대학 측에 기부하면서 조성됐다. 이후 최 전 교수가 숨지자 유족은 장례식 잔여비용 1000만원을 장학기금에 보탰다. 2000년대 들어 이자율이 떨어지면서 원금이 줄어 장학기금이 고갈될 위기에 놓이자 최 전 교수의 부인은 2002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 사재 5000만원을 추가 출연했다. 또 2005년부터 올해까지 학과 동문 10여명은 100만원에서 5000만원씩 모두 1억 5000만원을 쾌척했다. 2006년 기계공학과 교수 전원도 두 차례에 걸쳐 3000만원을 냈다. 최 전 교수의 부인과 동료 교수들의 동참 덕에 ‘화수분 장학금’이 된 것이다. 현재 2억 5000만원 정도의 금액으로 장학기금이 운영되고 있다. 최 전 교수의 제자인 기계공학부 석창성(54) 교수는 “사회에 진출한 제자들이 교수님의 뜻을 이어받아 장학금이 계속해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국감 자료집 전쟁

    국감 자료집 전쟁

    ‘튀어야 산다’ 지금 국회에서는 사소해 보이지만 매우 치열한 ‘생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국정감사 자료집’ 대전이다. 지난 19일 국정감사의 막이 오르자 수백개의 국감 자료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이 중 상당수는 공개되지도 못하고 사장되기 일쑤다.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지역 민심과 당내 공천에서 승기를 잡아야 하는 국회의원들은 18대 국회 마지막인 이번 국감에서 너도나도 ‘정책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자료집에 온 정성을 들이는 눈물겨운 노력을 펼치고 있다. 형태부터 범상치 않다. 뭉텅이 책자형부터 얼굴을 박아 넣은 보도자료, 독특한 표지와 특이한 제목 등 눈길을 끌기 위한 자료집들이 수두룩하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실의 정책자료집은 특히 눈에 띈다. 무려 1003쪽에 이르는 두툼한 두께에 의원 사진이 큼직하게 박혔다. 자료집에는 그동안 국감을 통해 준비했던 자료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당장 시각적인 측면에서 다른 의원들의 자료집과 비교가 된다. 일부 의원들은 이 의원실의 자료집을 보고 자신들의 보좌진들에게 “우리는 왜 이렇게 자료집을 내지 못하느냐. 그동안 뭘했느냐.”라고 닥달했다는 후문이다. 통상 자료집은 연구용역을 의뢰해 교수와 대학원생들이 만들어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달여간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자료를 만든 이 의원실의 보좌진은 “억지로 없는 걸 만들어내는 것보다 해왔던 것을 충실히 묶어보자는 생각으로 했다. 지역에서도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자료집 제작에는 600만원이 들었다. 평균 70~80쪽짜리 책자를 300~400부 만들 때 디자인과 인쇄비로 200만원 정도가 들어가니 3배가량 더 든 셈이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도 올해 230쪽을 포함해 4년간 1200쪽에 달하는 정책자료집을 냈다. 소득분배 등 주제별로 보기 좋게 정리했다. 김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보고서 작성에만 6개월이 걸렸다.”면서 “마이크 잡는 시간이 짧아 충분히 문제제기나 대안제시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희철 의원도 주택 분야 국감과 관련해 214쪽 분량의 정책자료집을 발간했다. 김 의원은 “올해 4월부터 정기적으로 국회 보좌진들과 ‘국회의원 김희철의 금요포럼’을 해왔으며 자료집은 그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우순 의원은 표지를 이색적으로 만들었다. 표지 앞면의 제목 부위에 네모 공간을 오려놓고 제목에 ‘대한민국 모든 아기는 ( )를 갖고 태어난다’는 등 이중 표지 디자인으로 궁금증을 유발하게 제작했다. 표지에는 민주당을 상징하는 소나무 그림을 넣었다. 튀는 제목은 필수다. 민주당 김영록 의원은 보도자료에 ‘자해쌀을 아십니까’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크게 걸었다. 자해쌀은 농민들이 정부의 저가방출로 쌀이 팔리지 않아 자신이 생산한 쌀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는 뜻이다. 제목의 내용뿐만 아니라 색깔도 중요하다. 한나라당 김태원 의원은 빨갛고 굵은 헤드라인체 제목에 부제를 파란색으로 달아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런 자료집들은 대개 의원회관에서 밤잠을 설쳐 가며 아이디어를 내고 작업한 보좌진들의 작품이지만 광고회사나 자료집 제작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만들기도 한다. 299명의 의원들은 국감기간 동안 평균 100개 정도의 자료를 낸다. 한 보좌관은 “여의도 주변에 자료집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이 많은데 부르는 게 값”이라면서 “한 보좌관은 일을 그만두고 나가 인근에서 이 일을 직접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내사랑 콘디” 카다피의 순정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관저인 밥알아지지야 요새에서 콘돌리자 라이스(애칭:콘디)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의 사진첩이 발견되면서 라이스 전 장관을 향한 카다피의 ‘짝사랑’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리비아 반정부군이 지난 23일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밥알지지야 요새를 습격했을 때 발견한 이 사진첩에는 라이스 전 장관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사진과 각종 활동상을 찍은 사진들이 가득했다고 AP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카다피가 라이스 전 장관에게 공개적인 구애를 한 것은 한두번이 아니다. 2007년 아랍권 위성 뉴스채널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라이스 전 장관을 ‘나의 아프리카인 여왕’이라고 부르며, “나는 그녀가 등을 기댄 채 아랍 지도자들에게 지시하는 방식을 존경하고,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나는 그녀를 아주 많이 사랑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리비아가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던 2008년 라이스 전 장관이 트리폴리를 방문했을 때 카다피는 20만 달러 상당의 보석을 선물했으며, 라마단 금식 기간이 끝나는 것을 축하한다는 명목으로 그녀를 자신의 부엌에 초대하기도 했다. 현재 스탠퍼드대에서 대학원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라이스 전 장관은 이와 관련한 언급을 거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사진첩에 대한 소식이)별로 놀랍지는 않지만 아주 기이하고, 소름끼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이스 전 장관은 오는 11월 자신의 두 번째 회고록 ‘최고의 영예’를 발간할 예정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메디컬 팁]

    국제 바이오캠프 대표 2명 공모 대한약학회(회장 정세영)와 한국노바티스(대표 피터 야거)는 ‘노바티스 국제 바이오캠프’에 참가할 한국 대표 2명을 선발한다. 바이오캠프는 전 세계 약학·생명공학·경영학 분야의 역량 있는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차세대 바이오산업 리더 육성프로그램으로, 매년 세계 각지에서 선발된 60여명의 대학원생이 참가하며, 올 캠프는 8월 29∼31일 스위스 바젤의 노바티스 본사에서 열린다. 신청 마감은 오는 15일. 자세한 내용은 노바티스 홈페이지(www.novartis.co.kr)나 대한약학회 홈페이지(www.psk.or.kr)를 참고하면 된다. 美연계 유전체 검사 서비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국내 대학병원 중 처음으로 미국의 유전자 분석기관과 연계한 ‘유전체(게놈) 분석검사’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개인별로 다른 유전물질(DNA)의 염기서열을 해독해 특이질병 유전자의 존재 빈도나 질환 요인 유전자를 탐색·제공하는 것으로, 환자의 타액(침)을 미국 네비제닉스 사로 보내 3∼4주 후 이 결과를 받아 환자에게 제공한다. 이를 통해 유방암·대장암·혈관질환 등 29가지 질병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고 병원 측은 덧붙였다. 헬멧형 탈모치료기 신기술 인증 레이저 의료기기 전문기업인 원테크놀로지가 보건복지부가 최근 고시한 2011년도 보건신기술(NET) 인증을 획득했다. 오아제는 헬멧형 탈모 치료 의료기기로, 대규모 임상을 통해 탈모 치료 효과를 확인, 지난해 9월 식약청으로부터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138병상 은평힘찬병원 개원 관절·척추 전문 힘찬병원은 지난 1일 은평구에 은평힘찬병원(병원장 임홍섭)을 개원, 본격적인 진료를 시작했다. 은평힘찬병원은 지하 3층, 지상 8층, 연면적 7372㎡에 138병상을 갖췄으며, 100여 명의 의료진과 직원, 대학병원 수준의 첨단 의료장비 등을 갖추고 정형외과·신경외과·내과 등 3개 과목을 진료하게 된다.
  • 인문학에 볕 들었다 그래도 궁금하다…사람은 왜 사는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문학에 볕 들었다 그래도 궁금하다…사람은 왜 사는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한 장면처럼 따뜻한 햇살과 신선한 바람이 부는 한적한 테라스에서 은은한 향의 드립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인간의 삶을 성찰하는 여유. 정정훈 수유너머N 연구원이 생각하는 오늘의 인문학 이미지다.  2000년 활동을 시작한 연구공동체 ‘수유너머’는 연구공동체 실험과 대중강연 등으로 인문학 부흥에 거름 역할을 했다. 공동체에 몸담은 연구원들이 인문학의 미래를 고민하며 내놓은 책이 바로 ‘불온한 인문학’(최진석 외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이다.   지난 10년간 ‘대중과의 소통’을 고민해 왔던 인문학은 요즘 ‘돈이 된다.’는 찬사를 얻고 있다. 도대체 10년간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대학은 인문학 최고위 과정을 신설해 기업 대표들을 입학시키려 혈안이 되었다. 은행과 백화점, 문화센터와 공공기관이 앞다퉈 고전강좌를 개설해 대중에게 똑똑해지라고 유혹한다. 국가는 ‘인문 한국’(BK·Brain Korea)이란 거창한 부흥 프로젝트를 내세워 연간 400억원에 이르는 돈을 쏟아붓고 있다.  덕분에 ‘박사 백수’ 신세를 면치 못하던 수많은 시간강사와 대학원생들은 열심히 연구계획서와 보고서를 작성하고, 실적을 증명해 줄 논문을 찍어낸다. 구글은 심지어 수천 명의 인문학 전공자를 채용하겠다고 발표하기까지 했다.  ‘불온한 인문학’은 이처럼 ‘유용한 학문’으로 주목받는 인문학의 현재 상태가 본연의 비판적 힘을 잃어버리는 독이 될 수 있음을 직시한다. 즉 수유너머를 비롯한 여러 인문학자와 단체들이 노력해서 일군 ‘인문학 부흥’ 현상을 오히려 인문학의 위기와 몰락의 징후로 본다.  국가와 자본의 넘치는 관심과 후원은 인문학 재생의 밑거름이 아니라 나락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즉 인문학이 권력과 돈에 눈멀고 귀 막고 입을 봉한 산송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유너머 연구원이자 지난해 10월 30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 넣어 징역 10개월을 구형받은 그래피티(길거리 낙서 예술) 작가 박정수씨가 인문학의 현장은 어디인지 고민하는 글도 책에 실렸다.  박씨는 “21세기 인문학은 ‘인간’을 해체하는 앎의 실천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어 “우리가 장애인, 재소자, 탈(脫) 성매매 여성, 외국인 노동자, 노숙인, 철거민과 함께 인문학을 하려는 이유는 그들의 강퍅한 영혼을 인문학으로 위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처한 비인간적인 처지가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인문학적 질문을 던지게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노들야학과 매주 인문학 세미나를 열고 있으며, 동네 아이들과 놀이터에 텃밭을 일구며 마을 공동체 만들기를 도모하고 있다.  수유너머 연구원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서울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토대로 낸 ‘고전 톡톡: 고전, 톡하면 통한다’(채운·안명희 기획·엮음, 그린비 펴냄)는 인문학의 근간이 되는 고전을 ‘읽기’보다 ‘말하는’ 책이다. 50편이 넘는 동서양의 고전을 읽기 쉽게 해설하고 있다. 고전과 소통하는 ‘수다’가 이뤄지지 않은 고전 읽기는 ‘울며 겨자 먹기’의 악순환일 뿐이란 것이 ‘고전 톡톡’ 필자들의 생각이다.  고전을 읽으면 좋은 점은 셀 수 없이 많지만 공자가 ‘논어’에서 밝힌 ‘시경을 읽으면 좋은 점’을 빌려 여섯 가지만 먼저 소개한다. 첫째, 가이흥(可以興·감흥이 일어난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고전을 따라가다 보면 절로 감흥이 생기고 공감하는 능력이 생겨난다.  둘째, 가이관(可以觀·잘 보게 된다). 고전은 인터넷이나 TV와 달리 지금까지 생각해 왔던 관성을 멈추고 성찰하게끔 한다. 셋째, 가이군(可以羣·무리와 잘 어울리게 된다). 고전은 여러 사람을 모이게 하고, 함께 읽고, 수다 떨고, 글을 쓰게 한다. 저자들은 그 결과물인 책 ‘고전 톡톡’을 증거로 내세운다.  넷째, 가이원(可以怨·잘못을 싫어하게 된다). ‘아Q정전’의 아Q, ‘고리오 영감’의 재산을 쪽쪽 빨아먹는 딸 등 고전 속의 ‘민폐’ 캐릭터들을 보노라면 절로 수오지심이 발현된다는 이야기다. 다섯째, 사람의 도리를 알게 되고(이지사부 원지사군·邇之事父 遠之事君) 여섯째, 동식물의 이름을 많이 알게 된다(다식어조수초목지명·多識於鳥獸草木之名).  ‘고전 톡톡’은 ‘편안하지 않고, 불쾌하며, 위험한 인문학’을 내세운 수유너머의 연구원들이 썼지만 유쾌하기 그지없는 새로운 개념의 고전 읽기다. ‘불온한 인문학’ 1만 5000원, ‘고전 톡톡’ 1만 7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우리처럼 작은 민족 뭉쳐야 살 수 있다”

    “우리처럼 작은 민족 뭉쳐야 살 수 있다”

    송암 김용섭(80) 전 연세대 사학과 교수가 자신의 삶과 철학을 정리한 회고록을 냈다. ‘김용섭 회고록-역사의 오솔길을 가면서’(지식산업사 펴냄)다. 학술원 회원인김 전 교수는 널리 알려졌듯 ‘자본주의 맹아론’ 혹은 ‘내재적 발전론’의 대부로 꼽힌다. ‘미디어를 통해 부풀려지지 않고서 스스로 일어선 우리 학계의 몇 안 되는 이론’이라는 극찬과, ‘한국 역사 학계의 숨은 신(神)’이라는 다소 부정적 평가가 공존한다. 어느 쪽이든 한번은 거쳐 가야 할 거대한 저수지임은 인정하는 셈이다. 그의 회고록이 학계의 지대한 관심을 끄는 이유는 간단하다. 김 전 교수는 학술이 아닌 다른 활동에는 인색하기 그지없다. 자신을 알리는 일은 더더욱 질색이다. 이런저런 공식석상에 얼굴 비추기를 극도로 꺼린다. 학술상 받는 것도 탐탁지 않아 한다. 언론 인터뷰는 당연히 사절이다. ●“대외활동은 賣名행위” 질색 문화공보부 장관을 지낸 사진작가 윤주영(83)씨가 각 분야 전문가 100명의 얼굴을 담아 사진집을 낼 요량으로 김 전 교수를 섭외했을 때 “딱 한장만”이라는 애원에도 매몰차게 거절한 일화는 유명하다. 논문 발표 외에 다른 곳에 이름이나 얼굴을 내미는 것 자체를 매명(賣名) 행위처럼 여긴다. 논문이나 책에 엄격하긴 매한가지다. 그러다 보니 논문은 한평생 70여편만 썼고, 저서도 그런 논문을 모아서 낸 8권의 책이 전부다. 학자들에게 흔히 지적되는 ‘자기표절’ 논란은 전혀 없다. 노() 학자에게 으레 있기 마련인 회갑이나 고희 논문집 같은 것도 없다. 제자인 김도형 연세대 사학과 교수는 “외국 강연 기회도 숱하게 많으셨는데 일절 응하지 않으셨다.”면서 “만들지 말라고 말리시는 걸 억지로 만들어드린 게 정년논문집 딱 하나다.”라며 웃었다. 그런 그가 ‘맨얼굴’의 회고록을 냈으니 학계가 ‘사건’으로 부를 만하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 들면 “김용섭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회고록 2장 ‘해방세대의 역사공부’에서는 무려 30쪽에 걸쳐 참고 문헌 목록을 늘어놓았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만행’에 가깝다. “내가 이런저런 자료를 봤으니 후학들도 한번 참고하라.”고 정색하고 말하는 모양새다. 김도형 교수는 “독자들은 아마 회고록 하면 수필 같은 것을 연상했을 텐데, 책을 펴보면 그동안 빠뜨린 부분을 보완한 논문집 같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책은 회고록임에도 1인칭 ‘나는’이 아닌, 3인칭 ‘김용섭은’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마저도 대상화시키고 객관화시켜 버린 셈이다. 풍문으로 전해 듣던 고집의 실체가 느껴져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용기를 내 인터뷰를 시도했다. 어렵사리 연결된 전화통화인데 “나설 만한 사람이 안 되고, 별 재미도 없는 사람이라…”며 금세 끊을 태세다.‘회고록까지 낸 마당에 기자와 인터뷰하는 사고도 한번 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짐짓 호기 있게 공격했지만 “선배들은 예전에 어떻게 연구하고 살았는지 후학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주변에서 하도 강권해서 어쩔 수 없이 쓴 것”이라며 “소개할 가치가 있다 싶으면 책을 다루시든가…”하는 답이 돌아온다. ●‘조선 후기 농업사 연구’ 압권 그의 대외활동 기피증에는 학문적 요인도 있다. ‘자본주의 맹아론’은 한국민의 자존심을 돋우어 준다는 점에서 인기가 있었을 법한데 그렇지 못했다. 선배 학자들의 연구가 ‘일제 관학(官學)식 실증주의(식민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을 수반했기 때문이다. 비판 대상에는 내로라하는 한국사 대가들뿐 아니라 은사인 신석호(1904~1981) 선생마저 포함된다. 그럼에도 ‘한국 사학사’ 강좌를 열어 이런 비판적 주장을 펼치다 보니 길 가다 우연히 만난 선배 학자에게 외면도 당하고, 연구실에 도둑이 들기도 하고, 심지어 몇몇 선배들에게서는 “당신 민족주의와 내 민족주의는 다른 것 같다.”거나 “김 선생, 우리 이제 민족사학 그만하자.”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스스로도 회고록에 “대인 관계에서는 ‘조심조심’ 원칙을 잘 지켰으나 강의와 주장은 그렇지 못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괘씸하고 방자하기 그지없었을 것…. 학문적 대의를 위해 보신의 지혜를 지키지 못했다.”고 썼다. “이후 사학사 관련 발언을 그만두고 농업사에만 집중하게 됐다.”고도 했다. 김 전 교수가 벌인 연구활동의 절정은 1970~71년 두권으로 나온 ‘조선 후기 농업사 연구’가 꼽힌다. 1960년대에 발표한 논문 18편을 묶은 책이다. 조선 후기 토지 대장인 양안과 호적등본에 대한 실증적 분석 결과를 통해 일제가 주장한 조선 타율성론과 정체성론을 비판했다. 컴퓨터도 없던 시절 일일이 모든 자료를 확인해서 분류한 뒤 다시 통계작업을 해야 하는 고된 과정이었다. “그때 함께해 준 대학원생들에게 미안하고 또 고맙다.”고 했지만 정작 그 자신도 20대 때부터 설과 추석 빼놓고 1년 363일 도시락 2개 싸서 연구실로 출근해서는 이를 싹 비우고서야 연구실을 나섰다. 1997년 연세대에서 정년 퇴임한 뒤에도 여전히 대학 부근 연구실에 도시락 출근을 하고 있다. 나이 탓에 다리가 불편해 요즘은 도시락이 한개로 줄었을 뿐이다. 탈민족주의와 식민지근대화론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논리를 펴는 진영은 김 전 교수의 논리가 치밀한 실증 작업에 기초하고 있되, 조선 후기 역사를 지나치게 도식화 혹은 과대포장했다고 비판한다. 의외로 대답은 선선했다. “그래서 회고록 부제가 ‘해방세대 학자의 역사연구 역사강의’잖아요. 저 같은 해방세대에게는 거기에 맞는, 또 필요한 관점이 있는 것이지요. 시대가 변했으니 그에 따라 또 다른 주장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다양한 문명의 교류를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지요. 다만, 우리처럼 자그마한 덩치의 민족일수록 뭉쳐야 살 수 있어요. 우리는 누구이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질문을 놓치면 안 돼요.” 딸깍발이 노학자는 더 말할 게 뭐가 있냐는 듯,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용어 클릭] ●자본주의 맹아론(내재적 발전론) 일제 식민사학이 남긴 타율성론, 정체성론을 반박하기 위해 나온 주장. 식민사학은 조선에는 봉건제가 없었고 따라서 토지의 사적 소유나 화폐의 유통, 시장의 성장과 같은 현상이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근대 자본주의로 이행할 동력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자본주의 맹아론은 조선 후기에도 토지의 사적 소유와 시장·상인·화폐 발달이 확인된다고 반박했다. 독자적인 자본주의 발전 가능성이 충분했는데 일제 침략에 의해 싹이 꺾였다는 주장이다.
  • 이공학도들 ‘방사능 괴담’ 반박

    지난 15일 ‘로셰’라는 필명의 임창목(22·연세대 생명공학부 4)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이공학도의 방사능 떡밥에 대한 답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20일까지 1300여개의 댓글이 달리고,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등으로 옮겨져 확산됐다. 이 글은 일본 원전 사고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로 유입된다는 ‘방사능 괴담’을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과학시간에 졸았던 저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줘서 감사하다.”는 내용의 댓글을 남겼다. 이공계 대학생·대학원생들이 ‘방사능 괴담’ 차단에 팔을 걷었다. 임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한국은 공기를 통한 방사능 유출로부터는 안전하다.”면서 “한반도 상공에는 늘 편서풍이 불고 있으며 표면풍에 대해서는 일시적 영향만을 받는다.”고 말했다. 임씨는 “이번 ‘방사능 괴담’이 2008년 ‘광우병 괴담’과는 전적으로 다르다. 학계의 이견도 없고, 기초적인 과학상식으로도 거짓”이라고 덧붙였다. ‘칼슈레이’라는 필명의 마창근(23·인하대 전자공학과 3)씨의 글도 네티즌들 사이에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마씨는 ‘원자로와 핵폭탄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원자로 폭발과 핵폭발의 차이점을 설명하면서 방사성물질이 우리나라로 날아온다는 우려를 가라앉히는 데 일조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터넷 공간이 한편에서는 무질서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성적인 역량이 발휘돼 자정 작용이 이뤄진다.”고 분석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어떤 정보가 정확한 것인지 네티즌들에 의해 시장 가격이 형성되듯 균형점을 잡아 가는 과정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김양진·김소라기자 ky0295@seoul.co.kr
  • [특파원 칼럼] 교수윤리 과목을 개설하자/이종락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교수윤리 과목을 개설하자/이종락 도쿄특파원

    7년 전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UNC) 저널리즘스쿨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생활할 때였다. 이 학교는 방문연구원에게도 교수들과 똑같은 연구실을 제공해 상당한 편의를 봤다. 기자의 연구실 바로 왼쪽은 언론인 출신 척 스톤 교수의 방이었다. 흑인 최초로 백악관 출입기자라는 명성을 쌓은 이 교수는 이국만리에서 온 기자를 살갑게 대해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복사실에 들렀는데 스톤 교수가 강의 자료를 복사하고 있었다. 대뜸 “그런 보잘것없는 일은 조교에게 시키면 되지 왜 교수인 당신이 직접 하느냐.”며 잔뜩 장난기 어린 표정을 하곤 캐물었다. 하지만 그의 즉답에 나는 몸이 얼어붙었다. 그는 “이런 사소한 일을 왜 조교에게 시키느냐.”며 나를 뚫어지게 봤기 때문이다. 기자는 그 뒤로 교수와 기자의 표상으로 척 스톤 교수의 예를 자주 든다. 기자로서 NBC와 공영방송인 PBS의 뉴스 진행자와 ‘필라델피아 데일리’의 시니어 에디터를 거친 언론인 대선배였지만 늘 겸손했던 그의 태도를 말이다. 교수들이 학생들을 상대로 폭언과 폭행을 일삼아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 상아탑(象牙塔)의 슬픈 현실이 들려올 때마다 스톤 교수를 떠올린다. 제자 폭행·티켓 강매·학사 비리·금품 수수의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대 음대 김인혜 교수가 파면되고, 고려대 의대 조교가 교수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웃지 못할 일들을 스톤 교수에게 얘기해 주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자못 궁금하기까지 하다. 일각에서는 최근 교수들의 일탈행위가 ‘도제(徒弟·apprentice)식 교육’의 폐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서울대 김 교수도 “(교수들로부터) 그런 게 당연하다고 배워 왔고 또 그렇게 가르쳐 왔다.”며 도제식 교육에 대한 몰이해라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도제식 교육이 일본의 교육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문의도 받았다.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상당히 권위적인 일본 교육을 도입한 결과가 아니냐는 추측이다. 하지만 일본 대학원생들은 한결같이 고개를 내젓는다. 도쿄대 대학원의 경우 석사나 박사과정의 학생들이 교수들을 위해 복사나 도시락 심부름, 운전기사 노릇을 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지도교수가 주최하는 심포지엄에 참석해 안내나 보조역할을 맡아도 한국과 달리 시간당 약 1000엔의 수고료를 받는다. 한국 유학생이 교수로부터 일본어 번역을 맡으면 논문 1쪽당 1500~2000엔의 사례비를 받는다. 와세다 대학원도 마찬가지다. 교수들이 대학원생들을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시킬 때는 상응한 보수를 지급한다. 학생의 인권을 도외시한 채 주종(主從) 관계로 뿌리내린 뒤틀린 관행은 한국에서만 존재한다는 얘기다. 언론대학원에는 저널리즘 윤리(ethics)라는 과목이 개설돼 있다. 기자들이 취재활동에서 저지를 수 있는 각종 병폐에 대해 거론하며 언론인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과목이다. 사실 윤리를 논하면 기자만큼 억울한 직종도 없다. 매월 기자들이 납부하는 회비로 운영되는 기자협회와 언론인노동조합은 ‘기자협회보’와 ‘미디어 오늘’을 통해 언론인들의 일탈 행위를 감시하며 혹독한 비판을 가한다. 기자도 20년째 월급에서 두 단체 회비를 자동 납부하고 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회비로 운영되는 단체가 소속 회원의 권익보다는 행위를 신랄하게 꾸짖고 감시하는 회보는 이 두 신문밖에 없을 것이다. 쉽게 말하면 우리를 잘 봐달라는 취지에서 돈을 납부하는 게 아니라, 이 돈으로 신문을 운영해 나를 더욱 엄혹히 채찍질해 달라는 뜻이다. 교수사회에도 교수신문이 있다. 하지만 이 신문은 일반회사가 운영하는 유가지다. 교수들 자신을 감시할 수 있는 협회보를 만드는 게 어렵다면 교수윤리 과목을 개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생들을 상대로 교수들의 일탈행위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사례연구)를 하며 끊임없는 자기반성을 할 수 있을 테니까. jrlee@seoul.co.kr
  • “나도 교수에 당했다” 학생들 뿔났다

    고려대 의대 조교가 교수의 부당한 폭행·폭언과 노동력 착취 등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는 보도<서울신문 2월 24일자 10면> 이후 전국 각지에서 대학원생들의 제보가 쏟아졌다. 24일 쏟아진 제보는 지역과 전공을 막론했다. 호남 지역에서 의대를 나와 얼마 전 서울에서 전공의 과정을 마친 산부인과 의사 L씨는 “서울 모 대학 산부인과는 전공의들 사이에서 폭행으로 유명한 곳인데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해도 교수들의 입김으로 무마됐다.”면서 “의대 졸업생으로서 개탄스럽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강원 지역에서 영문과 석사과정에 있는 K씨는 건방지다는 이유로 교수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K씨는 “다른 학생 논문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야밤에 공원으로 불러 다짜고짜 얼굴을 두 차례 주먹으로 때렸다.”고 토로했다. 서울 지역 공대 박사과정에 있는 K씨는 고대 의대에서 불거진 사례는 ‘양반’이라고 표현했다. K씨는 “이공계는 교수님이 ‘돈줄’을 쥐고 있기 때문에 눈 밖에 나면 비싼 등록금 내기 어렵게 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교수 출퇴근시키기, 딸 과외선생 노릇하기 등을 직접 해 봤고 여교수의 경우 조교들이 돈을 모아 명품백을 사주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면서 “교수 경조사를 챙기고, 잔심부름을 하는 것을 우리는 ‘노력 봉사’라고 한다.”고 폭로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학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안진걸 사회경제국장은 “총학생회가 등록금·청년실업 등 현실 문제에 당면하면서 감시기능을 잃었다.”면서 “교수들의 부당한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서 대학평위원회·학생회 등 자치기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교수사회도 자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바른사회대학생연합 김형욱 대표는 “유사한 사건이 생길 경우 학생들이 마음 놓고 신고해 해결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대와 해당 교수는 말을 아꼈다. 고려대 관계자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 어떤 입장도 내놓을 단계가 아니다.”면서 “소장을 보고 판단할 계획이다.”라고만 밝혔다. 해당 B교수는 “현 상황에서 뭐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학생들 뿔났다…봇물 터진 교수 폭행·폭언·부당대우 증언들

     고려대 의대 조교가 교수의 부당한 폭행·폭언과 노동력 착취 등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는 보도 <서울신문 24일자 10면> 이후 전국 각지에서 수련의와 대학원생들의 제보가 쏟아졌다. 이들은 “학부생들에게는 점잖기만 하던 교수가 대학원생들에게는 얼굴을 싹 바꿨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교수들의 부당 행위가 근절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희망도 드러냈다.  호남 지역에서 의대를 나와 얼마 전 서울에서 전공의 과정을 마친 산부인과 의사 L씨. 그는 전공의 4년이 끔찍했다고 돌이켰다. L씨는 “서울 모 대학 산부인과는 전공의들 사이에서 폭행으로 유명한 곳”이라면서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해도 교수들의 입김으로 무마됐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 졸업생으로서 개탄스럽고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강원 지역에서 영문과 석사과정에 있는 K씨는 건방지다는 이유로 교수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말, 교수가 학교 근처 공원으로 부르더니 멱살을 잡고 주먹을 휘두르더라는 것. K씨는 “다른 학생 논문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다짜고짜 얼굴을 두 차례 주먹으로 때리더라.”면서 “평소에도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욕을 함부로 내뱉던 교수였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 공대 박사과정에 있는 K씨는 고대 의대에서 불거진 사례는 ‘양반’이라고 표현했다. 교수의 공과금 처리, 집 청소 등의 잡무는 조교에게 주어진 ‘당연한 임무’로 여긴다는 것이다. K씨는 “이공계 대학원생은 교수님 눈 밖에 나면 졸업 논문은 물론, 비싼 등록금 내기도 어렵게 된다.”면서 “교수님이 ‘돈줄’을 쥐고 있기 때문에 찍소리도 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교수 출퇴근 시키기, 딸 과외선생 노릇하기 등을 직접 해 봤고 여교수의 경우 조교들이 돈을 모아 명품백을 사주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고 폭로했다.  얼마 전 이공계 박사과정을 마친 K씨도 마찬가지. K씨는 “개인 연구비 중 일부는 당연히 교수의 몫으로 돌아갔고, 만약 현금으로 주지 않을 경우 상품권으로 토해내야 했다.”면서 “교수 경조사를 일일이 챙기고, 잡다한 심부름을 하는 것을 우리는 ‘노력 봉사’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열린세상] 대학의 지식생산기반이 무너지고 있다/주창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

    [열린세상] 대학의 지식생산기반이 무너지고 있다/주창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

    2월 중순이 지나면 대학가는 바쁘게 움직인다. 대학들은 졸업으로 마무리를 하는 동시에 신입생을 맞아들이기 위해 여러 가지 행사를 준비한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학과별로 다양한 행사들도 진행된다. 내가 대학교 신입생이었던 30년 전 대학은 상아탑으로 불렸다. 물론 이것은 수사(修辭)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도 당시에는 대학을 상아탑이라고 부를 꿈만은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꿈조차 없다. 누구도 대학을 상아탑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대학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지식생산 기반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징표들은 국내 대학원으로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급감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2011학년도 서울대 대학원 공대 박사과정 모집에서 모집단위 14곳 중 8곳이 경쟁률 1대1 이하였다. 6곳은 미달이었다. 2010학년도와 2009학년도에도 비슷했다. 그 이전에도 미달은 있었지만 이 정도까지 심각하지는 않았다. 이것은 서울대 대학원 공대 박사과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거의 모든 대학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금 국내에서 대학원 공부를 하는 것은 과거에 비해 취약하지 않다. 요즘은 과거처럼 읽고 싶은 논문이나 필요한 자료들을 접하지 못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국내에서도 충분히 질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지만, 학생들은 국내 대학원을 외면한다. 가장 큰 이유는 대학 교수 채용과 관련되어 있다. 대부분 대학들은 교수를 채용할 때 영어강의 가능자와 SCI(과학기술 학술논문 색인지수)나 SSCI(사회과학 학술논문 색인지수) 등재 학술지에 논문 게재를 필수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밟으면 영어 강의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고, SCI나 SSCI 등재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할 기회도 줄어든다. 그러니 주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서울대 강명구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이들 등재 학술지의 질은 영향력 지수로 평가되는데, 영향력 지수가 높은 학술지들은 SCI 등재 학술지의 경우 생명공학과 의학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SSCI 등재 학술지도 행동과학, 그것도 심리학과 건강 관련 분야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미국에서 공부하는 대학원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그들은 한국에서 직업을 얻기 위해서 SCI나 SSCI 등재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 분야를 전공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분야의 상황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전공하는 커뮤니케이션 영역의 경우, 최근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연구자들은 대체로 몇개의 전공영역에 집중되고 있다. 학생들이 국내 대학원을 외면하는 것을 탓할 수가 없는 것처럼,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학생들이 특정 분야에 집중되는 것에 대해서도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현실을 외면할 수도 없고, 나름대로 진지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돌아왔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내 대학 경영자들의 사고가 변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국내 대학들의 관심은 지식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발전시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대학 평가에서 높은 국제화 평가점수를 받는 데 있다. 학문의 국제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임에 분명하다. 학문의 세계적 흐름을 무시하고 우리만 우물 안에 머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대학에서 추구하는 학문의 국제화는 학문의 종속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서구 중심적인 학문의 폐해를 수없이 지적해 왔다. 연구자의 문제의식이 서구화 혹은 미국화되고, 한국 현실은 주변화되며, 학문의 대외 종속성은 심화된다는 것이다. 대학 스스로 지식생산 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식생산의 주체가 되어야 할 대학이 지식생산의 노예가 되고 있다. 지식의 다양성을 추구해야 하는 대학이 지식의 편협성을 유도하고 있다. 국내에서 공부를 하는 연구자나 좋은 실무경험을 가진 현업 종사자들은 이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어렵게 되었다. 영어권이 아닌 지역에서 공부한 연구자들도 직업을 구하기 힘든 현실이다. 더욱 더 부끄러운 일은 대학 스스로 지식생산 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 하버드대에 한국인 이름 건물 생긴다

    하버드대에 한국인 이름 건물 생긴다

    37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최고 명문대인 하버드대에 한국인 이름을 딴 건물이 처음으로 생긴다. ‘KY Kim’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는 이 건물은 한국인 기업가인 김병주(47) MBK파트너스 회장이 지난달 하버드대에 2000만달러(약 230억원)를 기부하기로 약정을 맺으면서 세워지게 됐다. 김 회장은 모교인 하버드대 측에서 기부 제의를 해오자 선뜻 2000만달러를 쾌척했고, 하버드대는 이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이 건물에 김 회장의 선친인 김기영씨의 이름을 따 ‘KY KIM’으로 명명하게 됐다. 이 건물은 지하 1층~지상 4층으로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이 국제학과 공공부문 관련 학문을 연구하는 시설물로 사용된다. 김 회장은 중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해버퍼드대학과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골드만삭스에 입사했다. 2005년에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 부회장직을 그만두고 자신의 영문 이름 마이클 병주 김의 이니셜을 따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를 설립했다. 박태준 전 국무총리의 막내 사위이기도 하다. 연합뉴스
  • 김문수지사 보폭 넓힌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특강 행보’가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김 지사가 대선을 염두에 두고 본격적으로 보폭을 확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일 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경남 진주 경상대에서 학생 및 교직원 500여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가졌다. 김 지사의 경상대 특강은 사실상 수도권을 벗어난 첫 강연이다. 김 지사는 오는 7일에도 부산대에서 대학원생들에게 특강을 할 예정이다. 지역에서는 김 지사의 고향(경북 영천)이자 여당의 지지기반으로 분류되는 경상도로 보폭을 확대하는 것을 놓고 대선을 위한 본격적인 텃밭 다지기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성북·고대 안암병원, 보건사업 협력

    김영배 성북구청장이 지역발전을 위해 모교인 고려대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나가고 있다. 김 구청장은 지난 9일 구청 6층 미래기획실에서 김창덕 고대 안암병원장과 지역주민 건강증진을 위한 협정서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김 구청장은 지난달 고대 사범대 학생과 대학원생들이 지역의 중·고등학생들의 멘토 역할을 하고 학점도 이수할 수 있도록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보건사업은 고대와의 두 번째 협력 사업이다. 김 구청장은 고대 정치외교학과 86학번이다. 체결된 협정서에 따르면 성북구와 고대 안암병원은 상호 협력하는 가운데 주민 건강증진을 위한 각종 보건사업을 함께 하고, 안암병원이 참여하는 건강강좌와 노인복지시설과 경로당을 대상으로 한 의료봉사활동 등을 추진한다. 또한, 전염병발생 위기상황 시 안암병원에서 성북구 보건소에 의료인력을 지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의대 지도교수와 재학생 5~10명으로 구성된 소그룹들이 주말과 공휴일, 방학기간에 관내 142곳의 경로당, 실버센터, 복지관을 돌면서 혈압과 당뇨체크 같은 의료예방진료와 건강상담 등의 순회진료를 할 예정이다. 또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질병예방과 만성질환관리 등을 주제로 한 강연회도 열린다. 박방운 팀장은 “복지관 등에 나오는 어르신은 저소득층으로, 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안암병원 의료단이 순회하면 문진 등을 통해 질병을 찾아내 보건소를 비롯한 의료기관과 연계한 치료가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진료단에는 치의예과도 포함돼 있어 간단한 치과 치료 등도 가능할 것으로 박 팀장은 내다봤다. 보건소 의약과 920-1943.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열린세상] 연구 풍토 개선 없이 노벨 과학상 없다/이레나 이화여대 방사선 종양학 교수

    [열린세상] 연구 풍토 개선 없이 노벨 과학상 없다/이레나 이화여대 방사선 종양학 교수

    일본과의 노벨 과학 분야 수상자 대결 결과는 14대0이다. 2010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 3명 중 일본인이 또다시 두 명 포함됐다. 이제 일본인 노벨 과학 분야 수상자는 14명이 됐다. 일본과의 축구 경기에서 1대0으로 져도 흥분하는 우리 정서상 너무나도 아쉬운 일이다. 더구나 노벨 과학상 수상자들의 상당수가 일본 국내 연구환경에서 육성된 과학자라는 사실이 부럽다.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은 개인의 기초과학연구 능력에 대한 우수성과 명예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수상자에게는 최고의 자부심과 영예가 주어진다. 노벨상을 배출하면 국가적 자부심과 민족적 우월감까지 느끼게 된다.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려면 선결 과제가 있다. 먼저 연구결과에 대한 관용적 기다림이 허용되는 풍토가 필요함을 강조코자 한다. 과학 분야의 연구결과가 성과를 이루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연구를 시작해 저널에 제출할 만한 연구결과를 얻으려면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고 국외 저널에 논문을 제출, 평가 후 게재되기 위해서는 또다시 최소 6개월이 소요된다. 양질의 논문을 국외 유명한 저널에 발표하려면 적어도 1년 이상이 필요하다. 그런데 국내 연구성과는 연구시작 일로부터 1년에 양질의 논문을 몇 편 게재했는지, 특허를 몇 개 출원했는지를 평가한다. 이런 풍토에서 연구자들은 어쩔 수 없이 질보다는 양적인 면에 치중하게 되고 무리수를 두게 되어 표절과 같이 연구윤리에 어긋나는 일들을 행하게 된다. 연구에 집중하기보다는 보고서용 연구결과 만들기 및 연구보고서 작성에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 젊은 연구자인 대학원생들 또한 연구수행 능력보다는 보고서 작성 능력을 배우게 된다. 이를 개선하려면 정부는 연구개발 체계를 재정립해 연구기간 및 연구결과에 대한 평가기간을 연장해야 한다. 다음으로 젊은 연구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어야 한다. 첫 발견 또는 첫 발명의 여부가 노벨상 선정에서 가장 주된 기준이다. 이러한 첫 발견 또는 발명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낼 수 있는 젊은 과학자에 의해 가능해진다. 노벨상 수상자의 대부분이 30~40대에 수행한 연구결과의 업적으로 수상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젊은 연구자에게 연구기회를 제대로 제공하는가? 나의 경우 과거 10년 동안 연구계획서를 1년에 세 번 이상 작성해 제출했으나 연구비를 거의 받지 못했다. 연구비 선정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논문 편수이고 연구를 막 시작한 젊은 연구자로서 논문 편수 평가에서 많이 밀리기 때문이다. 심각한 좌절과 고통을 맛보았으며 연구를 그만두고 편하게 강의만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중견 연구자로 논문을 다수 작성했으나, 수상하는 데 중요한 기준인 창의적인 발견 또는 발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마지막으로 저명한 원로 과학자들도 꾸준히 연구에 전념하는 풍토가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60세가 넘는 교수들이 연구실에서 직접 실험을 하고 자료를 얻으며 밤늦게까지 실험실에서 연구에 몰두한다. 젊은 연구자들에게 본보기가 되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지도하는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국내는 유명한 연구자들의 대부분이 일정한 나이가 되면 센터장과 같은 연구행정 직책을 맡게 되고 연구는 거의 못하는 실정이다. 물론 연구 관리자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노벨상을 배출하려면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며 연구자들이 일정한 연령이 되더라도 연구행정보다는 연구 수행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14대0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연구자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연구 체제를 개선하고 성공에 대한 기다림, 실패에 대한 관용 등 총체적 연구풍토 개선이 필요하다. 사회적으로는 과학자 우대 분위기 조성 등 과학계에 대한 적극적인 외부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 월드컵 때와 같은 국민적 응원을 과학자들에게 보내 주기를 부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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