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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선4기 취임 1년] 뭘 하셨습니까

    [민선4기 취임 1년] 뭘 하셨습니까

    지난해 7월 ‘민선 4기 체제’가 출범한 지 2일로 1년이 지났다. 서울시내 자치구청장들은 지역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지역특성에 맞고, 개성있는 계획을 차근차근 추진해 의미있는 성과물도 많이 냈지만 의욕만 앞세운 결과 제동이 걸리는 안타까운 경우도 없지 않았다.2,3선의 구청장에게서는 노련미를, 초선 구청장들에게서는 열정과 의욕이 느껴진 1년이었다.25개 각 자치구청장이 추진한 역점사업의 성적표와 공과를 집중점검해본다. ■맹정주 강남구청장 지난해 7월 맹정주 강남구청장의 취임일성은 ‘꽁초단속’이었다. 주변이 웅성댔다.“지금이 70년대인줄 아느냐.”에서부터 “하다가 말겠지.”하는 비아냥도 일었다.1년이 지난 지금 꽁초단속은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로 바뀌었다. 꽁초로 시작한 강남구의 기초질서 운동은 서울시는 물론 모든 자치구로 확산됐다. 꽁초단속이 성과를 거두면서 올 4월부터는 불량 간판 정비에 나섰다. 간판수를 줄이고, 기존 간판도 디자인 개념을 도입해 멋스럽게 바꿔 도시경쟁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이후 맹 구청장의 관심은 거리로 옮아왔다.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의 리모델링에 이어 강남역 사거리∼교보빌딩 사거리까지 760m를 각종 조형물을 설치하고, 공원을 조성해 서울의 대표거리로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꽁초로 시작한 기초질서운동은 문화로 발전했고, 강남구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 맹 구청장은 기초질서 외에도 문화도시 강남 구현, 저소득층 생활기반 확충, 보육제도 강화 등을 내걸었다. 출산율의 제고와 여성의 사회생활을 활성화하기 위한 ‘전일보육제’ 도입 등 보육제도 강화도 역점사업이었다. 하지만 보육제도는 단기효과가 나지 않는 것이 흠.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이와 관련된 제도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대치동 선재어린이집에서 전일보육제를 시범 적용 중이고,12시까지 어린이를 돌봐주는 17시간 보육제는 13곳에서 시행 중이다. 맹 구청장은 “지금까지 한 일보다 앞으로 할일에 대한 생각뿐”이라면서 “올해는 강남의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시와 협의를 하고, 전일 보육제를 위한 제도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내년까지 초등학교 영어체험센터를 9개로 늘려 영어 때문에 해외로 나가는 불편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괜찮은 성적표를 받았지만 고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재산세 공동배분안이 국회 법사위원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김충용 종로구청장 취임 2년차를 맞은 김충용 종로구청장은 자신의 공약사항을 대체로 충실하게 실천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 구청장은 취임 당시 문화·복지·환경에서 ‘1등 종로구 실현’을 목표로 내걸었다. 우선 인사동에 편중됐던 문화행사를 종로 거리와 대학로 등으로 외연을 확대했다. 대신 ‘인사전통문화축제’는 규모를 늘렸다. 예지동에서 ‘종로주얼리축제’를 열고, 대학로에서 ‘7080콘서트’‘한·일친선축제’ 등을 개최했다.‘훈민정음 반포재현’ 행사도 관심을 끌었다. 문화서비스에서 소외된 서부지역 주민들을 위해 사직동에 ‘종로문화체육센터’를 건립하고 셔틀버스를 놓아 접근성을 높인 일도 호응을 받았다. 노인과 여성을 위한 복지사업은 취약했던 시설물 확충에 역점을 두어 노인종합복지관과 청운실버센터를 잇따라 개관했다. 홍제천 복원사업은 낡은 신영상가아파트를 철거, 의미있는 첫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홍제천 2.8㎞와 6개 지천을 생태하천으로 바꾸는 사업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자연학습장과 시민 쉼터, 탐방로 개설 등도 여전히 중장기 과제로 남았다. 복지사업은 다른 자치구에 비해 출발이 늦었다. 지난 1년 동안 기반 시설을 어느 정도 갖춤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노인 일자리사업, 장애인 응급의료체계 구축, 방문진료 사업 확충 등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방문간호 등록환자 3000명, 거동불편자 방문진료 600회, 순회진료 27곳에 50회 등을 단기 목표로 정했다. 워낙 낙후된 곳이 많아 재개발 사업분야의 실적을 평가하기는 이르다. 그런 대로 돈의문 뉴타운, 창신·숭인지구 재정비촉진, 숭인·무악연립 재개발 사업 등이 돋보인다. 교육 명문구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은 국제고와 세무고의 잇따른 지역 유치로 작은 결실을 맺었다. 김충용 구청장은 “재임 2년차에는 깨끗하고 정돈된 생활환경을 만들고 구민들의 건강한 삶을 찾아주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신난다~ 도심 영화축제

    영화관람에 있어서 남다른 취향을 고집하는 사람들에게 올 여름은 즐거울 듯하다. 서울 도심에 위치한 작은 극장들이 각기 저마다 개성 강한 기획전을 내걸고 예술영화 마니아들을 유혹하고 있다. 서울 종로 스폰지하우스에서는 새달 25일까지 ‘일본 인디필름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지난해 80% 예매율에 3차례 연장이라는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이번에 2회를 열었다.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는 ‘망가, 논스톱’, 오다기리 조의 출연작을 모은 ‘내 이름은 오 다기리조입니다’, 일본 청춘영화들을 묶은 ‘도쿄 팝 제너레이션’ 등 모두 3개 섹션으로 나눠 12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새달 4일 대학로에 위치한 하이퍼텍나다에서는 다큐멘터리 영화만 따로 묶어 정기적으로 상영하는 ‘다큐플러스 인 나다’가 열린다. 매주 수요일 오후 8시20분에 열리는 상영회는 올 연말까지 이어진다. 여성집단 움의 ‘Out-이반 검열 두번째 이야기’, 이강길의 ‘살기 위하여-어부로 살고 싶다’, 지혜의 ‘얼굴들’ 등 각종 영화제를 통해 사랑받은 작품 9편이 관객과 만난다. 작품을 상영할 때마다 해당 감독이 직접 상영관을 찾아 관객과의 대화의 시간도 갖는다. 명동 씨네콰논에서는 새달 16일부터 22일까지 국내외 퀴어 영화 12편을 소개하는 ‘렛츠 퀴어’ 영화제가 이어진다.‘영원한 여름’‘썸머스톰’‘달콤한 열여섯’ 등 해외 신작과 한국의 단편을 묶어 상영하고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로드무비’‘천하장사 마돈나’ 등 동성애 색채가 짙은 한국영화도 다시 스크린에 걸린다. 대표적인 퀴어영화 ‘록키 호러 픽쳐쇼’ ‘헤드윅’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 새달 19일부터는 서울 지역 아트플러스네트워크 극장들이 손 잡고 도심에서 본격적인 영화축제를 벌인다.‘넥스트플러스 여름 영화 축제’다. 서울시,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아트플러스시네마네트워크 공동 주최로 8월 19일까지 한달 동안 열리는 국내 최초 극장들의 영화 축제다. 광화문, 종로, 대학로, 명동, 상암동 등지에 위치한 독립·예술영화관들은 각자의 색깔에 맞는 기획전과 개봉 영화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필름포럼은 갱스터 필름, 서부영화, 누아르 등 전 장르에 걸쳐 걸작을 양산한 ‘하워드 혹스 기획전’을, 하이퍼텍나다는 스웨덴 거장 감독 ‘잉그마르 베르히만 회고전’을 만날 수 있다. 서울아트시네마의 ‘시네 바캉스-서울’은 100편이 넘는 영화를 쏟아놓을 태세다. 새로운 개봉작으로는 마르코 크레즈페인트너 감독의 유쾌한 코미디 ‘썸머스톰’(씨네 큐브),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폭력의 역사’(미로 스페이스), 라스트 폰 트리에 감독의 ‘만덜레이’(스폰지하우스), 알랭 레네 감독의 ‘입술은 안돼요’(필름포럼) 등이 이 기간에 상영된다. 극장들은 하반기 개봉 예정작의 공동 시사회도 진행하며,1000원 할인 이벤트도 실시할 예정이다.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Seoul In] 이호조 구청장 한양대서 감사패 받아

    성동구(구청장 이호조) 이호조 구청장이 25일 한양대에서 김종량 총장으로부터 학교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감사패를 받았다. 이 구청장(사진 오른쪽)은 한양대 주변의 노점상 단속과 담장개방 사업으로 주민과 학생들에게 푸른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재개발을 통해 젊음이 넘치는 제2의 대학로를 조성했다.
  • 조각가 이환권 두번째 개인전

    조각가 이환권 두번째 개인전

    길게 늘어나거나 짜부러진 인물 조각들이 어딘지 기묘한 매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지난해 11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2점의 작품이 예상가의 10배가 넘는 7500만원에 각각 팔리면서 세간의 주목을 끈 이환권(33)의 두 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서울 대치동 포스코미술관(02-822-3457)은 다음달 12일까지 ‘바람부는 날’이란 제목으로 이환권의 조각전을 연다. 합성수지인 FRP로 정감있게 빚어 낸 이환권의 인체는 심하게 왜곡돼 있지만, 어떤 특정한 몸짓을 간직하고 있다. 의자에 앉아 독서를 하거나(‘책이 되다’), 책상에 엎드려 있고(‘오늘은 공부하기 싫어’), 혹은 우체통에 편지를 넣는(‘바람부는 날’) 등 평범하고 일상적인 동작들이다. 작가는 지인들을 여러 방향에서 촬영한 뒤에 포토샵을 이용해 일정한 비례로 가로 또는 세로의 방향으로 늘인다. 만들어진 사진을 조합해 흙으로 빚고 다시 FRP로 떠내는 작업은 적지 않은 노동을 거친다. 이런 과정을 거쳐 길쭉해진 이웃의 모습은 어딘지 애련한 모습이다.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가 연상되기도 하고, 스위스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길쭉한 검은 인물상이 떠오르기도 한다. 시각적으론 즐거우면서도 괴로움을 안겨주는 작품들이다. 대학로의 공공미술 작업 ‘낙산 프로젝트’에도 참여한 그의 조각작품 ‘앉아 있는 민형’은 담벼락 위에 오도카니 앉아서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의 조각 작품은 지난해 2억 4000만원의 판매고를 올릴 정도로 각광받았고 올해는 홍콩 소버린 아트파운데이션, 타이완 아트센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애드윈갤러리 등으로부터 5억원 규모의 작품을 주문받은 상태다. 오는 10월에는 독일 뒤셀도르프 안데스 갤러리에서 첫 해외 개인전도 열 예정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공연, 경계가 허물어진다

    공연, 경계가 허물어진다

    공연계의 크로스오버 바람이 거세다. 연극, 뮤지컬, 무용, 콘서트 등 각각의 장르로 똑 떨어지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 공연의 탈장르화는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이들은 기존의 형식을 깨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실험으로 새로운 형식의 진화를 부추긴다. 반면 정체를 알 수 없는 요란함만 남기고 사라지기도 한다. 최근 무대에서는 인접 장르와의 결합뿐 아니라 이종 장르와의 교접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카이스트 교수들이 제작에 나선 디지털 플레이 ‘신타지아’, 뮤지컬을 오페라와 섞은 ‘코로네이션 볼’을 비롯, 콘서트형 뮤지컬과 연극을 도입한 음악회, 회화와 영상, 무술과 무용까지 곁들인 멀티쇼 등 다채로운 공연들이 관객의 구미를 당긴다. ●무대도, 관객도, 배우도 디지털로 서울 종로의 행인과 극 중의 소녀가 말을 주고받는다. 관객은 객석 위치에 따라 다른 소리를 듣고 다른 감정을 느낀다. 배우가 로봇이 천사 모양의 미완성 영상을 뿌리면 관객들이 휴대전화로 접속해 영상 조각을 맞춘다. 디지털 플레이 ‘신타지아’(6월23일∼7월15일, 고양 아람누리 새라새극장)의 공연 내용이다. 융합과 환상이라는 뜻의 ‘신타지아’는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들과 고양문화재단의 공동 제작으로 만들어졌다. 소설가인 김탁환 교수의 ‘로봇 플라워’가 원작이다. 공연의 총괄을 맡은 원광연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장은 “기계가 인간을 얼마나 대신할 수 있는가, 기계가 공연에 얼마나 더 들어올 수 있는가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해 보는 것”이 공연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관객과 무대, 배우를 얼마나 더 디지털화할 수 있는가가 관심의 초점이라는 것이다. ●음악, 회화, 영상 등 퍼포먼스의 뒤섞임 음악에 회화와 영상, 퍼포먼스와 드라마까지 섞는 ‘하이브리드’ 공연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28일부터 공연하는 ‘마담 드 모카’(7월1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는 가브리엘 포레의 연가곡 ‘이브의 노래’를 드라마와 노래로 소개한다. 노래하는 모카 부인과 연극하는 모카 부인의 에피소드가 클래식과 어우러진다. 영상과 미술, 무용 등 다양한 무대 언어가 쓰인다. 젊은 국악인들의 연주그룹 정가악회는 황해도 삼현육각과 창작국악 연주를 선보이면서 사뮈엘 베케트의 연극 ‘말과 음악’을 함께 올린다.‘말과 음악(7월5∼7일까지,LIG아트홀)’의 연출 김지후씨는 “낙후 대상으로 간주되는 전통음악에 거리감을 느끼는 관객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가장 접근하기 쉬운 연극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오페라 가수들이 부르는 뮤지컬 지난 15∼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코로네이션 볼(대관식 축하 연회라는 뜻)’도 새로운 시도였다.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와 ‘스타마니아’를 오페라 가수들이 부른 것.24곡의 뮤지컬 곡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협연으로 오케스트라 편곡을 거쳤다. 이번 공연은 맛보기 성격도 있다.‘노트르담 드 파리’는 10월23일부터 2주간 김해 문화의 전당에서 트라이아웃을 가진 뒤 내년 1월에 서울에서 공연할 예정이다.2009년에는 ‘스타마니아’ 오리지널 팀이 국내에 처음으로 상륙한다. ●탈장르화는 필연적인 추세 관객들 자체가 멀티화·디지털화 되고 있는 요즘, 장르의 경계 허물기는 필연적인 형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연극평론가 김윤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장르의 순수성을 고집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연극과 다른 장르간의 상호 이해를 위해서도 소통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파격적 시도는 좋지만 예술적 완성도는 별개의 문제라는 견해도 있다. 순천향대 원종원 교수는 “예술의 진보를 위해서는 뒤섞여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야 하고 진정한 미적 가치의 발굴이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탈장르화가 미래 예술의 한 방향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청강문화산업대 이유리 교수는 공연 현장의 본질을 지키면서 여러 메커니즘을 활용하면 새로운 형태의 공연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카르멘 ‘검은 머리 빨간 치마’ 공식 벗다

    막이 오르면 금발의 젊은 여인이 아슬아슬한 나이트 가운을 입고 무대에 등장한다. 카르멘이 치렁치렁한 검은 머리에 빨간 치마를 입은 집시여인이라는 고정관념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한편에선 작곡가 자신이 극중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등장인물은 모두 실존인물로, 세상을 떠난 건축가의 초청을 받아 천상으로 건너간 작곡가와 음악평론가는 베토벤과 괴테를 만난다. 러시아 스타니슬랍스키 극장 오페라단의 대작 오페라 두 편과 삶과 꿈 체임버 싱어즈의 단막 오페라 두 편이 주말부터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스타니슬랍스키 극장은 비제의 ‘카르멘’과 차이콥스키의 ‘스페이드의 여왕’을 고양아람누리에서, 삶과 꿈 체임버 싱어즈는 강석희의 ‘지구에서 금성천으로’와 라흐마니노프의 ‘알레코’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지난 14∼17일 국립오페라단이 현대 오페라의 서막을 연 것으로 평가되는 알반 베르크의 ‘보체크’를 공연한 데 이어 오페라라면 곧 ‘19세기 이탈리아 작곡가의 낭만파’를 연상했던 한국 오페라 무대의 ‘공식’이 6월들어 완전히 깨지는 셈이다. ●스타니슬랍스키 극장, 고양아람누리 공연 콘스탄틴 스타니슬랍스키(1863∼1938년)는 러시아의 배우이자, 연출가이다. 꾸민 듯하고 과장된 신파조 연기방식을 타파하고 사실주의적 기법을 도입했다. 1941년 창설된 스타니슬랍스키 극장은 황실극장들과는 다르게 서민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품격을 유지하는 오페라를 추구했다. 다른 오페라들이 화려한 세트와 의상, 가창력에 초점을 맞춘다면 스타니슬랍스키 극장은 배역에 완전히 몰입하는 연기를 특징으로 한다. 현대적으로 해석한 ‘카르멘’은 상임 예술감독인 알렉산드르 티텔이 연출해 1999년 초연한 것. 이 극장의 대표작으로 첫번째 해외공연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스페이드의 여왕’은 전 예술감독인 레프 미하일로비치가 1976년 연출해 높은 평가를 받던 것으로 티텔이 이번에 재연출했다. 스타니슬랍스키 극장은 고양아람누리의 개관을 기념하는 이번 공연을 위해 오페라단과 합창단, 발레단, 오케스트라 등 210명이 대거 내한한다. ‘카르멘’은 28∼30일,‘스페이드의 여왕’은 7월5∼7일 각각 오후 7시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3만∼15만원.(031)960-0011. ●삶과 꿈 체임버 싱어즈 1986년 9월의 어느 날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이상향 금성천(金星天)의 예술가촌. 먼저 자리잡은 건축가 김수근이 예술적 동반자였던 음악평론가 박용구와 작곡가 강석희를 초대했다. 창덕궁 옆 원서동에 공간 사옥을 지은 김수근은 금성천에도 같은 이름으로 건물을 세웠다. 김수근은 “미노스 궁에 미로를 지은 다이달로스가 공간 사옥이 마음에 들었다면서 새로운 작품을 지어 보라고 권했다.”고 말한다. 잠실올림픽주경기장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옛 문예회관) 등을 설계한 건축가 김수근이 1886년 타계한 뒤 그를 기리는 문집이 만들어졌다. 신갑순 삶과 꿈 체임버 싱어즈 대표는 이 문집에 실린 작곡가 강석희의 글을 기억해냈고, 오페라를 위촉하면서 ‘지구에서’는 대본으로 탈바꿈했다.‘지구에서’는 연극배우 윤석화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의 독백을 맡는다. ‘지구에서’가 초현실적인 작품이라면 집시의 고통스러운 운명을 그린 ‘알레코’는 러시아 낭만파의 진수를 보여준다. 라흐마니노프가 19세에 작곡한 것으로 ‘스페이드의 여왕’과 마찬가지로 원작은 푸시킨의 소설이다.23∼24일 오후 6시 LG아트센터.2만∼10만원.(02)318-1726.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30대 여자들을 위한 연극 두편

    30대 여자들을 위한 연극 두편

    “20대에는 연애하다 실패해도 사랑밖에 잃는 게 없지만 이젠 모든 걸 다 잃게 되겠지.” 연극 ‘연인들의 유토피아’에서 30대 여자가 중얼거린다. 폭신하던 사랑이 착잡해지는 순간 30대가 온다. 알 것 다 아는 30대만 공감할 수 있는 사랑에 관한 신랄한 유머, 쓸쓸한 독백이 담긴 두 편의 연극을 소개한다. ●‘썸걸즈´ 나쁜 남자를 사랑한 싱글녀에게 영화감독 강진우의 호텔방에 찾아온 네 여자가 소파에 내려놓는 핸드백을 보면 그 주인을 알 것만 같다. 장바구니 같은 백을 앞가슴에 폭 안은 양선, 날렵한 디오르백을 달랑거리며 나타난 민하, 고고한 흰색 켈리백을 내려놓는 정희, 낡고 빛바랜 가죽백을 아무렇게나 던지는 은후. 네 여자는 옛 남자, 진우의 전화를 받고 차례로 달려온 참이다. 진우는 딱 한 가지만을 확인한다.“너 나한테 화난 거 아니지? 나 너한테 잘못한 거 없는 거다?” 그리고 고백한다.“나 결혼해.”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여자와 핸드백이 운명 같은 관계임을 설파했다. 그 핸드백만큼이나 성격도 스타일도 다른 네 여자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눈물을 떨구거나 담담하거나 덤비거나 악을 쓰거나. 공통점도 있다. 첫째, 강진우와 헤어진 여자는 아무도 없다. 여자들은 입을 모아 합창한다.“난 너랑 헤어진 적 없어. 네가 사라졌잖아!” 둘째, 미워도 다시 한번, 여전히 미련은 진득하게 남아 있다. 호텔방을 뛰쳐나온 여자들이 모두 문밖에 돌아서서 얼굴을 감싸쥐는 걸 보면…. ‘썸걸즈’(8월5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소극장)는 홍상수 영화의 코믹 버전이다. 빤하게 들여다 보이는 남자의 너절한 속셈에 어이가 없지만 여기저기 빈틈을 찌르는 유머에 웃을 수밖에 없다. 여성 관객들은 헛웃음·감탄사·욕 중에서 기호에 맞게 취사 선택한다. “너는 다 나쁘지만 웃는 얼굴로 뭉개면서 절대로 미워하지 못하게 만드는 거. 이게 제일 나빠, 이 XXX아.”라는 은후의 째지는 외침에 객석에는 통쾌함이 번진다. 연출을 맡은 황재헌씨는 “우리가 알면서도 모른 척하려 했던 사랑의 이중성과 일상 속에 숨어 있는 극적인 순간을 포착하려 했다.”고 밝혔다. 더블 캐스팅된 이석준과 최덕문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도 주요 관전 포인트. 이석준표 강진우가 날렵한 표범처럼 세련된 ‘꾼’이라면 최덕문표 강진우는 능청스럽고 말빨좋은 천상 ‘오빠’다. 닐 라뷰트 원작인 작품의 해외 공연에서는 시트콤 ‘프렌즈’의 데이비드 시머가 나쁜남자로 출연했다. 막판까지 네 여자와 관객의 머리를 후려치는 남자는 침대에 누워 ‘사랑해’를 주문처럼 왼다. 그 남자의 빤한 거짓말에 또 속아 넘어가는 게 결국 여자가 아닐런지.“사랑, 허무하다고 안 할 수 없잖아요.”라는 연출가의 말처럼 말이다. ●‘연인들의 유토피아´ 배려가 필요한 부부에게 소용돌이 형태의 무대. 허겁지겁 무대로 뛰어든 여자가 가방을 뒤진다. 남편이 사준 목걸이가 없어진 것. 비슷한 것도 없고 새로 만들 수도 없다는 걸 알자 여자는 절망한다. ‘연인들의 유토피아’(8월12일까지, 서울 서교동 산울림소극장)의 이 첫 장면은 극 전체를 관통한다. 잃어버린 목걸이는 곧 버린 사랑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남자와 여자, 그와 그녀는 번갈아가며 등장한다. 그와 그녀의 무대는 밝다. 움직임도 크다. 떠들썩한 웃음과 마주보는 시선이 있다. 여행을 온 두 사람은 빗소리가 들리자 가난한 부부가 된 상상을 한다. 결혼할 돈이 없으니 사진관에 사진이나 찍자며 종알거린다. 사랑에 들뜬 그와 그녀는 기꺼이 추억만들기에 나선다. 그녀가 냉정해지는 이유는 그의 부인에게서 걸려온 전화 한통.“당신은 나에게 유토피아예요.” 매달리는 그를 그녀는 밀어낸다.“유토피아? 그건 아무 데도 없다는 뜻인데….” 남자와 여자의 공간엔 쓸쓸한 빛이 내리쪼인다. 한 무대에 있지만 공간과 시선을 따로 쓴다.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여자는 취기를 핑계로 솔직해진다.“당신은 솔직한 게 장점이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말해줘.”남자는 멍하니 중얼거린다.“옛날에 당신 만나면 뭐라고 할까 밤새 연습했었는데…. 이런 날이 오네.” 남자와 여자의 무대에 그와 그녀가 슬그머니 들어오는 순간 객석 위엔 이런 말구름이 뜬다.‘낚였다’. 낚인 사연은 극을 곱씹어 봐야지만 알 수 있는 반전 아닌 반전이다. 그녀 역의 이일화는 사랑받는 여자의 달콤함을 온몸으로 뿜어내고, 여자 전현아는 관객을 불안하게 하지 않는 힘을 지녔다. 연출을 맡은 김진만씨는 “네 사람 모두 피해자”라고 했다. 자신은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이 결국 자기 방식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 그런 오해로 단절되는 관계를 보여주고 싶었단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사랑의 기쁨에 눈물겨워하기보다는 안으로 깊이 가라앉아 외로운 자신의 맨 얼굴을 바라봐야 하는 쓸쓸한 일인 모양”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굳어버린 사랑의 맨 얼굴을 보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Seoul In] 종로 유스페스티벌

    종로구(구청장 김충용) 16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청소년들이 재능과 기량을 발휘하는 ‘종로 유스페스티벌’을 연다. 참가자는 3개 종목에서 58개 팀,231명이다.▲그룹댄스에 중등부 2개팀, 고등부 6개팀 ▲대중음악에 가요 15개팀, 록 밴드 10개팀 ▲길거리농구에 중등부 7개팀, 고등부 18개팀이다. 축제는 예선과 본선으로 나눠 진행되며, 우수팀에는 시상도 한다. 마술쇼 공연도 한다. 가정복지과 731-0491.
  • [Zoom in 서울] 서울 도심 확 바뀐다

    [Zoom in 서울] 서울 도심 확 바뀐다

    서울시가 짓고 있는 새 청사와 인근 지하상가 등을 잇는 전방위 지하보행 네트워크가 단계적으로 구축된다. 여기엔 소공로 인근 지하상가가 포함되며, 시청 서소문별관과 청계천쪽의 지하상가 등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될 전망이다. 시청을 중심으로 한 도심상권 활성화와 시민의 행정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도심 재창조 프로젝트 마스터플랜’의 하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4일 “도심 재창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서울을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명품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시는 도심을 남북 4대 축으로 나눠 재정비한다. 도심 1축은 경복궁·광화문∼세종로∼북창동∼남대문시장∼서울역∼남산 구간으로, 국가 상징가로로 조성한다. 서울역 광장은 주변 민간건물 12동을 철거해 광장면적을 2000㎡(606평) 확장한다. 서울역 앞 고가도로는 2009년 철거에 들어가 2011년 작품성을 가미한 도시명물로 새로 건설한다. 북촌·인사동·삼청동∼관철동∼청계천∼삼각동∼명동을 잇는 도심 2축은 역사·전통과 첨단공간으로 조성한다. 창경궁∼종묘∼세운상가∼퇴계로∼남산을 잇는 도심 3축은 녹지로 연결된다. 도심 4축은 대학로∼흥인지문(동대문)∼청계천∼동대문운동장∼장충단길∼남산 구간은 패션·디자인 산업의 메카로 육성된다. 동대문 주변에는 1800여평 규모의 녹지광장이 조성된다. 이와 관련, 오는 2010년 6월 완공 예정인 서울시 신 청사와 소공로 등 주변 지하공간을 잇는 지하 네트워크를 추진한다. 시청사∼소공로 상가 구간 140m는 2010년 연결된다. 또 시청사에서 남대문지하상가∼소공동 지하상가, 을지로 입구∼시청으로 이어지는 2.2㎞를 잇는 방안도 장기 과제로 추진한다. 시는 오는 9월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도심재창조 사업에 모두 6243억원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오늘의 눈] 민주노총 이석행호 시험대 /이동구 사회부 차장

    이석행 민주노총위원장이 최근 ‘6월 투쟁’을 선언했다.27∼29일을 파업일로 정했다.“함부로 파업하지 않겠다. 준비 안된 싸움은 않겠다.”고 말한 지 6개월여만으로, 이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와 비정규직보호법 저지 등이다. 노동계는 이 위원장이 취임 때 장담했던 ‘현장에 기반을 둔 위력 있는 투쟁’이 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노동계 인사는 “이 위원장이 그동안 불필요한 파업을 배제한다는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만큼 6월 총력투쟁의 이유, 성과에 대해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 보면 이 위원장의 투쟁선언을 둘러싼 내·외부 사정은 복잡하다. 그는 취임초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겠다며 현장대장정을 펼쳐왔지만 여전히 노선차이 등으로 내부 견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산하에서 최대의 투쟁력을 겸비한 금속노조마저도 이 위원장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번 민노총의 총력투쟁이 이 위원장의 뜻이라기보다 강경투쟁을 주도하는 금속노조에 떠밀려 나온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투쟁 이슈인 한·미FTA 반대, 비정규직보호법 저지 등은 민노총의 의도대로 관철될 가능성이 적어 보이는 것들이다. 이 위원장의 총력투쟁이 자칫 무리한 졸작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위원장은 지난 9일 대학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6월 총력투쟁 선포대회’에서 참석 인원이 예상보다 훨씬 못미친다며 강도높은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결의했으면 실천해야 한다. 다시 시작하자.”고 독려했다. 민주노총이 총력투쟁에 들어가기까지는 2주가량의 시간이 남아 있다. 이 위원장은 산하 조직들에 떠밀려 무모한 파업을 강행할지, 취임초 약속했던 의미없는 파업은 하지 않을지를 선택해야 한다. 새로운 노동운동을 주창하고 있는 민주노총 이 위원장이 어떤 지도력을 보일지 노동계뿐만 아니라 전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이동구 사회부 차장 yidonggu@seoul.co.kr
  • “1만4000여명 직원들 심리 꿰뚫었죠”

    “어둡고 소외된 곳만 찾아갑니다. 공연이 가슴을 파고들 때 진정한 행복을 느낍니다.” 건강보험공단 이정백(40) 과장은 공단 내에서만큼은 이사장보다 유명한 사람이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공기업에서 전문 MC로 일하며 1만 4000여명 직원들의 생리를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신입·경력직원을 대상으로 해마다 이뤄지는 직무교육에서도 그의 공연은 필수 코스다. 덕분에 복도라도 걸을라치면 누구나 이 과장을 알아보고 웃으며 말을 건넨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223명 회원이 활동하는 팬카페(cafe.naver.com/jbrec)도 있다.1년에 한 차례 갖는 팬미팅에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50대 아주머니까지 30여명의 팬이 찾아온다. 7월까지 공연스케줄이 가득찬 이 과장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그가 18년간 건보공단에 몸담은 ‘정통 공단맨’이란 사실을 알고 나면 궁금증은 더욱 커진다. 이 과장은 1989년 공단에 입사한 뒤 징수·인사·총무 등을 두루 거쳤다. 공단은 대학 졸업 후 잡은 첫 직장이다. 하지만 ‘끼’는 어쩔 수 없었다. 중·고생 때부터 연예인을 꿈꿨던 터라 군 제대 후 대학로 연극무대를 잠시 기웃거리기도 했다.90년대 후반엔 3차례나 방송사 개그맨 시험에 응시했다. 물론 공단에 몸담던 시절이다. 기회가 찾아온 것은 2004년 11월쯤. 당시 공단에선 “숱한 대내외 행사에 필요 이상의 돈이 지출된다.”며 사내 MC를 공모했다.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이 과장은 등 떠밀려 ‘전향’에 성공한다. 이때부터 총무부 사회공헌지원팀에 몸담게 된 이 과장에겐 ‘웃음치료 전문가’,‘웃기는 마술사’,‘이벤트 프로듀서’ 등의 애칭이 따라붙었다. 업무도 2배 이상 늘었다. 양로원, 고아원 등을 찾아 공연만 펼치는 게 아니라 공연기획·섭외·헌혈·안구기증 등 사회공헌과 관련된 업무가 뒤따랐다.이는 이 과장을 도와 키보드·드럼·기타 등을 치는 다른 8명 직원에게도 마찬가지다. 일은 고되지만 이 과장의 행복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월 한강성심병원 화상환자들과 함께한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그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행복을 더 전해줄 수 있다면 그것이 곧 나의 행복”이라고 힘줘 말했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공연무대 스릴러극 잇따라 막올라

    전문가들은 해피엔딩이 주를 이루는 무대에 스릴러가 고개를 내민 것은 그만큼 공연 소재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한다. 특히 뮤지컬의 경우 대형 공연은 이미 관객이 다 들었기 때문에 틈새 시장으로 스릴러가 파고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주류와 비주류로 나눠지던 한국 뮤지컬계에서 스릴러는 금기시되고 위험한 장르로 인식됐지만 최근들어 다양한 소재로 관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대중예술을 보러오는 관객들은 가족 중심 관람이 대부분이고 즐거움을 기대하고 오기 때문에 주류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뮤지컬평론가 조용신씨는 스릴러와 뮤지컬은 태생적으로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스릴러는 결말이 궁금해서 보는 장르인 반면 뮤지컬은 일반적으로 줄거리를 알고 가는 게 관람에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스릴러와 같은 틈새 공연들은 흥미로운 이야기에 심리묘사가 치밀해 집중적으로 반복해 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일까. 올 여름 무대에서는 유난히 스릴러가 검게 빛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으스스 소름이 돋는다. 소름의 진원지는 스테이지. 공포와 호기심이라는 인간의 이 원초적인 감정을 가지고 노는 스릴러가 공연장에 손을 뻗쳤다. 연극계에서는 5월 막을 내린 최민식 주연, 박근형 연출의 ‘필로우맨’을 시작으로 ‘최진태 살인사건’이 현재 공연 중이며 ‘조선 형사 홍윤식’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뮤지컬 작품으로는 소극장 뮤지컬로 선전하고 있는 ‘쓰릴 미’와 9월에 막을 올리는 ‘스위니 토드’가 주목받고 있다. ● 나를 흥분시켜라,‘쓰릴 미’ “우린 사회를 초월해. 우리 재능에 걸맞은 유일한 범죄는 살인이야!” 법대를 졸업한 두 엘리트 청년이 아이를 살해한다. 두 남자배우의 펄떡이는 숨소리와 대사로 무대를 조이는 ‘쓰릴 미(대학로 예술마당)’는 1924년 미국 시카고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지난 3월 공연 이후 5월 앙코르 공연에 들어가 지금까지 2만명의 관객이 찾은 작품이다. 동성애에 엘리트층의 범죄라는 코드까지 섞어 관객을 빨아들인다. 대사와 노래가 늘어지고 반전의 파문이 깊지 않다는 게 단점이지만 춤이 빠진 뮤지컬도 가능하다는 드문 사례를 보여줬다. 공연은 7월22일까지. ● 대학교수 최진태, 내가 죽였다 대학교수가 살해됐다. 현장에서 잡힌 철규와 선규 형제는 서로 자신이 죽였다고 주장한다. 지난 5일부터 대학로 100만원 연극제에 참가하고 있는 연극 ‘최진태 살인사건(10일까지, 우석 레퍼토리 극장)’은 스릴러에 뿌리를 대고 있지만 드마라의 색채가 더 강하다. 이 작품은 범인을 캐는 연극은 아니다. 용의자들의 일상을 잘라보여주면서 실제 범인과 ‘범인을 만든 범인’은 따로 있다는 걸 보여준다. 연출가 이정하씨는 “사회체계에서 처벌받는 살인보다 정신적인 범죄나 숨겨진 인간의 욕망, 이중성이 더 지탄받아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담았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조선 형사의 수사극과 런던 이발사의 잔혹극 여름이 농익는 7월엔 ‘조선 형사 홍윤식(7월6일∼9월2일,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이 관객을 찾는다.1933년 봄, 경성 한복판에서 잘려진 아기의 머리가 발견된다. 당시엔 아기의 골이 간질이나 등창에 좋다는 속설이 퍼져 있었는데…. 서대문경찰서로 부임한 조선인 형사 홍윤식이 현미경을 동원해 코믹 수사극을 펼친다. 9월15일부터는 뮤지컬 ‘스위니 토드(10월14일까지,LG아트센터)’가 복수의 칼날을 번뜩인다. 영국 산업혁명 시기 권력층 아래 짓눌렸던 노동자 계층의 회한을 피로 뿜어낸다. 아내를 뺏기 위한 판사의 계략으로 귀양살이를 하게 된 이발사 벤저민 바커. 집으로 돌아온 그는 무차별 살인을 자행한다.‘제작사인 뮤지컬해븐의 박용호 대표는 이 작품을 가리켜 “더럽고 치사한 세상에 대한 풍자”라며 “캐릭터나 면도날 등의 소품 하나하나에 사회 풍자의 요소와 메타포가 많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 시인 이상의 삶 다룬 연극 ‘상이’

    흰 광목천이 무대를 사선으로 갈랐다. 앞에는 무당이 주문을 외고 뒤로는 시인 이상이 술상을 앞에 두고 왁자하게 웃고 있다.2007년의 무당이 1936년 이상의 원을 풀어주는 자리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이렇게 간단하게 나뉜다. 무대의 힘이다. 서울 대학로 글로브극장 무대에 오른 연극 ‘상이(箱李)’ (7월1일까지)는 한판 흐드러진 씻김굿이다. 이상의 부인 변동림은 3개월을 살고 남편을 떠나보냈다. 변동림은 무당을 찾아가 남편의 혼을 찾아달라고 한다. 무당이 불러낸 이상의 혼은 박수무당에게 씌이고 이상이 살아 펄펄했던 시절이 무대에 펼쳐진다. 이때부터 이상은 둘이다. 이상과 이상의 혼이 씌인 상이가 늘 붙어다닌다.“쓰리고 아프고 미치겠어.” 도쿄의 차가운 방에 누워 상이가 투정을 부린다.“잠들어버려!”이상이 소리친다. “넌 더러운 쓰레기덩어리야.” 폐병임에도 사그러지지 않는 욕망의 육신을 못견뎌 이상이 내뱉는다. 상이는 이죽거린다.“이 쓰레기는 자생력이 강하거든. 넌 죽어도 이 쓰레기는 끝까지 남을걸.” 카페를 차려주고 몸을 팔아 돈을 벌게 하는 이상에 지친 금홍이 패악을 부리며 떠나자 상이는 비틀거리며 절규한다. 하지만 이상은 어두운 구석에 혼자 앉아 있을 뿐. 관객은 이상과 상이를 통해 이상의 정신과 육체, 진정한 자아와 내면에 갇힌 자아를 동시에 경험한다. 극은 시종일관 진지한 인상을 남기진 않는다. 관객이 미소지을 여지도 남겨둔다.1936년 이상이 변동림과 결혼하던 그 꽃다발 가득한 순간, 줄지어선 인물들은 사뭇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연출한다. 이상은 눈을 감고 김기림은 입이 삐뚤어졌다. 말끝마다 어미를 ‘이잉∼’하고 끄는 박수무당 때문에 객석에선 피식 웃음이 새나온다. 죽음의 순간, 시인은 격정에 차 외친다.“천재를 병신으로 만든 책임이 너에게 있다.”고.‘너’는 가난 때문에 천재를 거두지 못한 생부이며 억압과 불안으로 천재를 내몬 큰아버지. 사랑하고 학대했던 여인들이며 환희와 좌절을 동시에 안겨준 성적 욕망이기도 하다. 이상이라는 천재의 원을 풀어주고 이상이 작품을 쓰게 된 배경을 보여주겠다는 ‘상이’의 연출의도. 그러나 과연 이상의 진면모를 제대로 그려낸 것일까.‘상이’는 결국 ‘박제가 돼버린 천재’의 자조만 남기고 말았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빈 상자·가방에 靈感 넣어가세요”

    “빈 상자·가방에 靈感 넣어가세요”

    8일부터 7월25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는 재활용을 주제로 ‘재활용 주식회사’란 색다른 전시가 열린다.1000원을 내고 미술관에 입장한 관람객들은 입장권 대신에 속이 빈 상자와 비닐가방을 받게 된다. 재활용 주식회사의 생산라인(전시품목)을 이동하는 동안 받은 영감을 빈 상자에 넣어가도록 한 것. 상자는 필통 등으로도 재활용할 수 있다. 이번 전시의 화제작은 단연 지난달 27일 홍콩 크리스티 ‘아시아현대미술’ 경매에서 7억 7000만원에 낙찰된 회화 ‘연필Ⅰ’의 작가 홍경택(39)의 첫 설치작품. 그동안 빈틈없이 꽉 채워진 회화작품을 주로 선보여온 홍경택은 실제로 장갑공장을 운영하는 친형과 함께 ‘코쿤(누에고치 아래)’이란 작품을 만들었다. 홍경택은 우연히 형의 공장을 둘러보다 색실의 조합에서 리듬을 발견했다고 한다. 작가는 3면의 벽에 빈틈없이 못을 치고 1만여개의 실타래를 꽂았다. 실타래가 모여 구체적인 이미지를 재현하진 않지만, 다양한 색상으로 꽂아나간 색의 조합은 회화작업의 입체감, 시각적 효과를 한껏 살려준다.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은 조용필의 과거자료들을 수집한 Sasa(사사·37)의 작업 ‘위대한 탄생’도 주목할 만하다.1980년대의 대중문화 아이콘 조용필에 대한 여러 이미지들을 수집해서 걸었다. 조용필의 실제 키인 166㎝의 눈높이에 맞춰 전시장 중앙 벽면에는 ‘아토마우스’로 유명한 이동기가 그린 조용필의 초상화가 걸린다. 조용필에게 보내진 팬레터의 내밀한 내용도 어어부 밴드 백현진(35)의 걸쭉한 음성으로 들어볼 수 있다. ‘재활용 주식회사’는 일상과 예술이 서로를 재활용해 가치를 만들어 나간다. 관객은 전시를 관람한 뒤 각각의 작품으로부터 얻은 유머와 아이디어를 일상에서 재활용할 수 있다. 홍경택,Sasa 외에 사성비, 유영호, 이미경, 정채철 등이 참여했다.20,23일에는 시인 고원의 시낭송,30일에는 ‘달빛 아래 용필오빠’란 공연도 열린다.(02)760-4602.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10시) 베를린은 현재 변신 중이다. 새로운 건물 하나가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세간의 화제가 될 만큼 전통을 중시하는 유럽에서 베를린은 유럽통합의 흐름과 함께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조화를 이루어냈다. 통합 유럽의 흔들림 없는 중심으로 자리한 독일과 그 독일의 수도 베를린은 오늘 무엇을 꿈꾸고 있을까. ●도전, 주부가요스타(KBS2 오전 9시30분) 1995년부터 2006년까지 가수 못지 않은 노래실력을 지닌 역대 연말결선 대상수상자 가운데 10명이 출연하여 최고 주부스타를 가린다. 가장 많이 불려진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어도’의 주인공 최진희. 최다 출연가수 최유나. 주부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남자가수 김경호가 출연하여 주부가요스타 600회 특집을 빛낸다. ●에어시티(MBC 오후 9시40분) 북한 고위층의 딸이 불법 입국해 공항 화장실에서 자살을 시도하자 재무는 그 곳을 특별보안구역으로 지정한다. 공항운영본부팀은 일체 접근을 차단하는 국정원과 신경전을 펼친다. 명우는 신분차이 때문에 탈북을 감행한 남자를 만나러 불법 입국한 혜련의 가슴 아픈 사연을 접하고 지성에게 두 사람의 만남이 이어질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한다. ●불량커플(SBS 오후 9시55분) 기찬의 차에 동승한 당자는 뒤로 누워 있다 러브호텔이 보이자 벌떡 일어나 구토를 하는척 하며 기찬을 붙잡는다. 놀란 기찬이 차를 세우고 등을 두드려 주자 당자는 잠시 쉬었다 가자며 기찬을 끌고 러브호텔로 들어간다. 욕실로 기찬을 밀어넣은 당자는 침대보 밑에 고쟁이와 부적을 숨긴다. 샤워를 끝낸 기찬은 야한 포즈로 누워있는 당자를 보며 흠칫 놀란다. ●희망풍경(EBS 오전 7시10분) 대학로의 한 연습실에서 열심히 공연 준비를 하고 있는 이들은 국내 유일의 장애인 극단 휠의 단원들이다. 휠은 단원들의 대부분이 중증 장애인으로 2001년부터 해마다 창작극을 발표해왔다. 극단 휠의 연극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통로가 되길 바란다는 송정아 단장, 그녀의 평범하고도 특별한 인생 이야기를 들어본다. ●월드 투데이(YTN 오후 5시30분)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로 꼽힌 구글. 오전 11시, 대학 캠퍼스 같은 사옥에서 배구를 하거나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첨단 운동시설에 마사지와 의료센터, 자전거와 스쿠터, 셔틀 버스 등의 편리한 이동 수단에 식사까지 직원에게 모두 무료로 지원된다.
  •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그 이후] (6) 빛바랜 평등, 팍팍한 일상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그 이후] (6) 빛바랜 평등, 팍팍한 일상

    서울 천호동에서 조그만 고깃집을 경영하는 박진형(42·가명)씨. 아랫배 두둑하고 인상 좋은, 영락없는 ‘아저씨’다. 그러나 대학 3학년이던 87년 6월 항쟁 당시에는 매캐한 최루탄 냄새가 그의 몸에서 떠나지 않았다. 대학로와 명동 거리가 그의 강의실이었다. 더구나 민족해방(NL)계보다 급진적이었던 제헌의회(CA) 출신이었다. 구소련이 무너지던 91년.TV를 통해 철거되는 레닌 동상의 모습을 보면서 그 역시 가슴속 이념의 지향을 지웠다. 졸업 뒤 그가 안착한 곳은 시중 은행. 그러나 또 한번의 ‘격동’을 맞았다.97년 외환위기 이후 그의 직장은 공중 분해됐다. 재취업의 길도 없었다. 다시 가슴에 구멍이 뚫렸다. 그렇다고 마냥 넋 놓고 있을 수 없는 일.27평짜리 아파트를 팔아 마련한 1억원을 밑천 삼아 음식점을 차렸다. 특유의 성실함에 운도 뒤따랐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시간표는 ‘오전 10시 출근, 자정 퇴근’이다. 실직의 공포는 뼛속 깊숙이 새겨졌다. 한 발자국만 벗어나면 어김없이 추락할 것 같은 위기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6월 항쟁 이전보다 빈부격차도, 경쟁도 훨씬 심해진 것 같아요. 혁명 같은 단어는 지운 지 오래죠. 그러나 이런 세상에서 살겠다고 민주주의를 외쳤나 싶습니다.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는 그만한 대가가 주어지는 사회가 정상적인 거 아닌가요?” ●저소득 통한 고성장 6월 항쟁 ‘불씨’ ‘압축성장’이라는 단어는 한국 경제의 특성을 잘 말해 준다. 지난 1953년 국내총생산(GDP)은 13억달러,1인당 국민소득(GNI)은 67달러에 불과했다. 필리핀은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세 배나 많은 ‘부자나라’였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총생산은 8883억달러,1인당 국민소득은 1만 8372달러에 이르렀다.44년 만에 각각 683.3배,274.2배가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는 악명 높은 노동시간과 저임금을 기반으로 한 성과였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오일쇼크의 직격탄을 맞은 1980년, 실질 경제성장률은 1.5% 빠졌지만 실질임금은 무려 25.3%나 떨어졌다. 이후에도 10%를 오르내리는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임금 상승률은 그에 턱없이 못 미쳤다. 주가는 1년에 70∼100% 뛰었다. 기업이 호황의 과실을 고스란히 독차지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80년대 초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 소득 1분위(하위 10%)와 10분위(상위 10%)의 소득배율은 80년 7.97배에서 85년 8.46배로 늘었다.6월 항쟁을 단순한 민주화운동으로 국한시키기 어려운 이유다. ●진전된 국민 삶 외환위기로 파탄 6월 항쟁 이후 한동안 경제적 민주화는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88∼97년 실질임금 인상률은 한 해 평균 7.24%를 기록했다. 실질성장률 역시 평균 7.73%로 건실한 상승세를 계속했다. 상위 20%와 하위 20%의 연소득을 나눈 상하위 20% 소득배율 역시 85년 5.13배에서 ▲90년 4.63배 ▲95년 4.42배 ▲97년 4.49배 등으로 꾸준히 떨어졌다. 하지만 90년대 초반부터 한국 경제에는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95년 실질 성장률이 9.2%에 달했는데도 주가지수는 14.08% 하락했다. 기업의 해외자금 차입 증가에 따른 과잉투자와 재무건전성 하락이 경상수지 악화와 해외채무자들의 자금회수 우려 증가로 이어진 탓이다. 97년 말 외환위기를 맞았지만 한국 경제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경제성장률은 98년 -6.9%에서 99년 9.5%,2000년 8.5%로 급반등했다. 그러나 이때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신자유주의 프로그램은 중산층 붕괴, 양극화 심화라는 경제적 불평등 확산의 결과를 낳았다. 2005년 상하위 20% 소득배율은 5.43배.97년 4.49배보다 1배 가까이 벌어졌다. 소득 불평등 수치인 지니계수는 96년 0.291에서 99년 0.3을 넘은 뒤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지니계수는 낮을수록 소득 분배가 잘 되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한국은 부자에게는 자상하지만 없는 이들에게는 ‘괴물’의 얼굴을 한 사회로 변모했다. ●성장 과실 분배통로 막혀 ‘20대80’ 사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단어는 ‘강남공화국’이다. 특히 아파트 가격은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과 ‘비강남’으로 우리 사회를 양분화시켰다. 86년 당시 강북과 강남 아파트가격, 소비자물가 지수를 100으로 잡았을 때 외환위기 직전인 97년 지수는 180.8,204.4,187.5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강남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뛴 것은 2001년 이후. 강북·강남 아파트가격 지수는 ▲2002년 234.6,352.8 ▲2003년 242.8,403.2 등에 이어 2005년 8월 현재는 247.1,448.4로 두배 가까이 벌어졌다. 최근에는 강남에서 ‘평당 1억원 시대’라는 말까지 돌 정도다. 수출 호조의 과실이 개인 대신 기업에 쏠리고 있는 것도 문제다.90년부터 96년까지 개인과 기업의 실질소득 증가율은 각각 7.0%,6.5%로 같은 기간 경제성장률 7.6%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기업과 개인에 골고루 재화가 분배됐다는 뜻이다. 그러나 2000∼2003년에 개인 소득은 겨우 2.4% 늘었지만 기업은 18.9%나 급증했다. 소득에서 세금을 뺀 순소득인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각각 0.3%,62.6%에 달한다.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도 2001년 8월 26.8%에서 올해 3월 36.7%로 꾸준히 늘고 있다. 전체 개인 소득은 제자리걸음이지만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있다는 것은 중산층이 몰락하고 있다는 뜻. 이는 소비와 내수 침체로 이어진다. 올해 1·4분기 1∼5분위 중 1분위 소비성향은 156.5%,2분위는 101.5%이지만 4분위는 79.6%,5분위는 64.8%에 불과하다. 서민층은 소득의 대부분을 소비로 지출하지만 고소득층은 투자에 상당 부분의 돈을 쓴다. 전체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재벌 중심주의 경제체제의 변화 없이 경제적 민주화는 물론 추가적인 한국 경제의 성장도 요원하다고 말하고 있다. 경원대 경제학과 홍종학 교수는 “6월 항쟁의 최대 수혜자는 일반 국민이 아닌 재벌 등 경제적 상위 계층”이라면서 “정치 권력의 자리에 대신 들어선 경제 권력의 통제를 위해 일반 시민 권력의 목소리가 더욱 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진보 진영 새 사회발전모델은 최근 한국 경제의 가장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잠재성장률 하락이다. 특히 참여정부 들어 경제성장률이 5% 안쪽에서 머물자 잠재성장률 역시 4% 초반대로 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다. 좌우 할 것 없이 현재 한국 경제가 문제 있고, 성장률을 높여야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다는 데에는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우파의 성장 전략은 규제 완화에 따른 투자 활성화와 생산성 향상이라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의 신자유주의 발전전략이 더욱 급속도로 적용돼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양극화 문제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현상이라며 눈에 띄는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양극화의 영향이 좌파 진영에 의해 과장됐다.’는 주장도 서슴지 않고 있다. 진보진영 발전 전략의 공통점은 노동의 기여도를 높이는 것이다. 쉽게 말해 경제발전의 세 요소인 자본과 노동, 기술 가운데 현재 가장 기여도가 낮은 노동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국가의 역할도 강조된다. 신자유주의의 ‘작은 정부’가 아니라 자본, 노동 등과 함께 경제발전을 이끄는 주체다. 최근 가장 활발히 논의가 진행된 자리는 지난해 11,12월 두 차례에 걸쳐 열린 ‘한국 경제의 대안을 찾아서’라는 제목의 토론회다. 진보정치연구소, 대안연대 등 10개 단체가 참여했다. 먼저 진보정치연구소의 ‘사회연대국가론’의 골자는 ‘똑똑한 지식노동자의 적극적 역할과 미래산업의 발굴·투자’다. 핵심 전략은 ▲지식노동자의 생산성 주도와 경영 참가 ▲교육복지 강화 미래의 성장잠재력 육성 ▲국가의 산업정책 복원으로 재생가능에너지·환경산업 육성 ▲부유세 사회복지세 등 사회연대적 조세 신설 등이다. 곧 노동의 참여와 복지를 통해 성장잠재력을 높여 나가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노동주도형 경제모델’ 역시 말 그대로 노동의 역할을 끌어올린다. 안정적인 노동정책은 국민적 노동창의성 보장의 필수 요건인 만큼 국가 경쟁력 향상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기초로 노동자 재계약과 산업간 재배치를 국가가 책임 지고, 공공금융기관의 지원 아래 산업자본을 강화한다. 국가는 비전 제시자다. 새사연 김병권 연구센터장은 “노동창의성 중심 성장전략은 세계사적으로 신자유주의 경제 모델을 대체할 보편성·시대성을 지니고 있다.”면서 “피터 드러커의 지적처럼 인적 자원이 풍부한 한국에서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참여혁신 수석비서관 출신인 박주현 변호사가 만든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역시 ‘한국형 신성장동력 사회투자모형’이라는 눈에 띄는 결과물을 내놓았다. 기본 구조는 학습복지(Learnfare), 일자리복지(Jobfare), 사회적 안전망(Welfare) 등 ‘3 fare’다. 노동자의 평생학습 시스템을 갖춰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면 경제성장과 복지를 함께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공회대 신정완 교수도 사회구성원의 학습능력과 취업·혁신능력을 증진시킨 ‘한국형 사회적 시장경제모델’을 주창했다. 다만 논의들의 현실화에는 아직까지 의문 부호가 찍힌다.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지식경쟁’ 사회로 세계 경제가 변모하고 있는 만큼 노동의 한계생산성을 높이려는 진보 진영의 논의 방향은 맞다.”면서 “다만 이를 위해서는 교육 개혁 등이 동반돼야 하는 등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손학규캠프 ‘女心잡기’ 고민

    “지사님, 같이 사진 찍어요.” “허허, 그러시죠.”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게 주부 대여섯명이 몰려가 사진 촬영을 부탁했다.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출판기념회에서 예상보다 오래 앉아 있었던 터라 다음 일정까지 시간이 빠듯한 상황이었다.하지만 손 전 지사는 올라탔던 차에서 다시 내려 ‘여성팬’들과 함께 다정한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최근 캠프의 지상과제 중 하나가 ‘여심(女心)잡기’인 만큼 여성 유권자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비한나라당 후보 가운데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손 전 지사에게는 남모를 고민이 있다.현재 지지율이 5%대에 머물고 있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여성 지지자 비율이 남성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큰 걱정거리다. 여성 유권자 사이에서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인기가 가장 높지만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만만치 않다.이 전 시장은 지지율이 절대 수치가 높기도 하지만 손 전 지사 경우처럼 남성쪽에 표가 몰려있는 것은 아니다. 이에 손 전 지사측은 여성 유권자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 중이다. 우선 손 전 지사의 트럼펫 공연을 검토하고 있다. 손 전 지사는 고교 시절 밴드부에서 활동했고 도지사 시절 투자 유치를 위해 독일을 방문했을 때 길거리에서 즉석 공연을 하기도 했다.당초 27일 오후 서울 대학로의 한 재즈카페에서 연주할 생각이었지만 일정상 다음으로 미뤘다. 캠프 관계자는 “잔잔한 조명을 받으면서 트럼펫을 연주하는 모습이 여성 유권자에게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부부 동반으로 공연을 관람하는 이벤트도 고려하고 있다.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지를 보면 다른 후보에 비해 처지는 것도 아닌데 여성 지지율이 뒤처진다.”면서 “앞치마 두르고 요리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고 고민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주말에 볼 만한 4色 공연]

    ●한여름밤의 꿈 전세계 11개국,38개 도시에서 288회 공연으로 세계와 통한 한국 연극 이다.2005년 영국 에든버러 축제에 참여한 뒤 폴란드 말타 국제연극제, 호주 시드니 페스티벌 등을 돌아 금의환향했다. 셰익스피어 원작을 한국적인 정서로 재해석했다. 깊은 산 속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도깨비들의 한바탕 사랑 소동이 흥겨운 군무와 노래로 펼쳐진다. 정해균 채국희 출연, 양정웅 연출.6월15일∼7월8일 화∼목 8시, 토 4시·8시, 일 4시 대학로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1만 5000∼3만원.(02)3673-5580.●유쾌한 거래 고전적 스타일의 코미디 연극에 슬랙 스틱을 가미한 작품. 사채를 마감하기까지 한시간밖에 남지 않은 사람들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이자 때문에 돈을 갚으려 도둑질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다. 각자의 비밀을 담보로 은밀한 거래가 벌어지는데…. 연극 ‘짬뽕’의 윤정환이 희곡을 쓰고 연출까지 맡았다.김성태 백지원 출연.31일∼6월17일 월∼금 8시, 토 4시·7시, 일 3시 대학로 쇼틱씨어터1관.1만 5000원.(02)762-9190.●플럭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로 이뤄진 현악 3중주단이 클래식과 마임을 결합한 코믹 퍼포먼스 를 선보인다. 다리를 꼬고 몸을 비틀며 심지어 바이올린을 불에 태우면서 연주를 한다. 비발디의 ‘사계’부터 등골이 오싹한 히치콕의 영화음악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조화된 음악을 들려준다. 플럭은 ‘현을 뜯다’란 뜻.27일까지 7시30분 롯데월드 예술극장.3만 3000원.29일∼6월10일 화∼금 8시, 토·일 3시·7시 서울열린극장 창동.3만원.(02)411-0668.●탭퍼스 국내최초의 창작 탭댄스 공연. 의류매장 개장 하루 전 야간공사현장의 좌충우돌 해프닝을 탭댄스와 코미디를 접목시켜 그렸다. 광고, 방송, 공연에서 맹활약중인 국내 최정상급 탭댄서들이 한시간동안 경쾌하게 마룻바닥을 굴러댄다. 30일∼6월10일 월∼목 8시, 금·토 4시·8시, 일 3시·6시 대학로 상명아트홀2관.1만 5000∼2만원.(02)762-9190.
  • 이현우·오나라 주연 창작뮤지컬 ‘싱글즈’ 새달 공연

    이현우·오나라 주연 창작뮤지컬 ‘싱글즈’ 새달 공연

    ‘실장님 전문 배우(이현우)’와 ‘노처녀 전문 배우(오나라)’가 만났다. 6월9일부터 8월12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되는 창작뮤지컬 ‘싱글즈’에서다. ‘싱글즈’는 2003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만든 뮤지컬. 영화 역시 ‘29살의 크리스마스’라는 일본 드라마 원작이 있다. 이제는 노처녀가 아니라 ‘골드 미스’라 불리는 미혼 여성들의 생각을 신선하게 담아내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29살, 머리에서 원형탈모를 발견하고 남자친구로부터 차이고 직장에서도 좌천당한다. 하지만 일과 사랑의 위기 앞에 당당하게 맞서는 여성들의 모습이 발랄하다. 뮤지컬에서 이현우(41)가 맡은 역할은 멋지고 능력있는 증권맨 수헌. 영화에서는 김주혁이 했던 역할. 가수지만 여러편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던 이현우에게 뮤지컬은 처음이다. 제작사인 악어컴퍼니의 조행덕 대표는 “출연료 문제는 편하게 해줬는데 한다, 안 한다로 힘들게 해 3일간 쫓아다녔다.”고 이현우의 캐스팅 비화를 소개했다. 대학로에서 쿨한 수헌 역할에 어울리는 배우를 설문조사한 결과, 이현우를 찍은 표가 많이 나왔단다. 이현우는 그동안 드라마에서 보여준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역할을 맡았지만 “관객이 카메라와 달리 미세한 감정표현에 줌인을 안 해주니까 낯설고 어렵다. 과장된 몸짓이 필요하단 걸 뒤늦게 깨달았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현우 첫 뮤지컬…‘쿨´한 수헌 역 딱 맞아 비슷한 연기만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종상을 꿈꾸는 연기자가 아니라 단지 즐길 뿐”이라고 반박했다. 영화에서 장진영이 맡았던 독립적인 여주인공 나난 역은 ‘김종욱찾기’를 통해 뮤지컬 스타로 도약한 오나라(33)가 맡았다.‘김종욱찾기’에서도 첫사랑을 찾아다니는 노처녀를 연기했던 오나라는 “나난이 수헌을 따라가지 않아서 참 좋다.”고 출연 소감을 말했다. 연출자는 뮤지컬의 결말이 영화와는 조금 다르다고 했지만, 남자에게 기대지 않고 여성만의 독립과 연대를 꿈꾸는 진보적 설정은 그대로 갈 전망이다. 현재 한국 뮤지컬의 주 관객층은 ‘싱글즈’의 여주인공과 비슷한 나이대인 25∼29세의 미혼 직장여성이다. 이들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공연에 한번 꽂히면 10번은 기본이고, 장기공연은 심지어 100번까지 관람한다. 이들에게 뮤지컬 ‘싱글즈’는 단연 매력적인 상품임이 틀림없다. 미혼여성 본인의 이야기를 밝게 그려냈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표 싱글남 이현우가 주인공으로 나오지 않는가. ●흥행요소 골고루 갖춰 지난 23일 압구정동 클럽에서 열린 쇼케이스 역시 관객들을 초대해 이뤄졌다. 이날 공개된 노래는 싱글들의 긍정적 기운을 돋워줄 밝은 분위기로 귀에 착 감기는 것들이었다. 흥행 성공 요소는 골고루 갖추고 있지만, 작품성이 어떨지는 의문.‘천사의 발톱’이란 괜찮은 창작뮤지컬을 제작한 전력이 있는 악어컴퍼니의 저력을 기대해 봐야 할 것 같다.3만 5000∼5만원.(02)764-8760. (동영상은 www.seoul.co.kr)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소방시설 안전관리법’ 30일부터 시행

    ‘소방시설 안전관리법’ 30일부터 시행

    오는 30일부터 다중이용업소에 대한 소방시설의 설치 기준이 대폭 강화된다. 그러나 제도 자체보다는 관리 과정에서 부실 가능성이 높고, 소형·불법 다중 이용업소는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 있어 보완 대책도 필요하다. 22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제도 시행을 한달여 앞둔 지난달 말 현재 적용 대상 다중이용업소 11만 9120곳 중 규정에 맞는 소방시설을 갖춘 업소는 10만 1751곳으로, 설치율만 따지면 85%를 넘어섰다. 하지만 서울신문이 최근 소방방재청·서울시소방본부 등과 공동으로 실시한 현장 점검을 동행 취재한 결과, 소방시설 미설치 업소뿐 아니라 설치 업소에서도 허점이 상당 부분 발견됐다. ●비상구에 화재 취약한 잡동사니 수두룩 ‘젊음의 거리’인 서울 종로구 대학로 S노래방. 지하 1층에 위치해 비상구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비상구 입구는 에어컨 실외기에 막혀 있다. 비상구 밖 통로 역시 같은 건물 1층을 임대한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LP가스통으로 가로막혀 있다. 인근 K노래방도 사정은 마찬가지. 비상구가 남자 화장실 내부에 있어 위치를 확인할 수조차 없다. 게다가 통로는 1층 음식점에서 주방으로 사용, 싱크대와 식자재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어 제 구실을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학로 6층 건물의 4층에 세들어 있는 C비디오방은 1평 남짓한 좁은 방들이 미로처럼 얽혀 있다. 비상구를 내고 완강기까지 설치했지만, 비상구에는 화재에 취약한 목재 등 잡동사니가 수북이 쌓여 있다. 서울 영등포구의 ‘유흥삼각지’에 자리한 지하층 M단란주점도 비상구 통로를 ‘도우미 대기실’로 변형시켰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비상구 등 소방시설을 임의로 변형시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면서 “단속 기간에만 소방시설을 제대로 관리하는 그릇된 관행도 깨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 H고시원은 6층 건물로,100여명의 수험생들이 머물고 있다. 하지만 복도계단 외에 비상계단은 없다. 층마다 발코니가 마련돼 있으나, 복도계단과 중복돼 대피 시설로 제 구실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건물 내부가 아닌 외부에도 있다. 노량진 고시원 중 상당수는 언덕 위로 구불구불 이어진 폭 3∼4m의 도로 주변에 지어져 있다. 특히 불법 차량이 도로를 점거하고 있어 소방차량 진입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400여명의 학생들이 동시에 이용하는 노량진 P학원 역시 창문을 뚫어 비상계단을 냈다. 하지만 책상 등 장애물에 비상구가 가려 있고, 유도등도 없는 ‘무늬만’ 소방시설이다. ●고시원 주변 불법차 점거… 소방차 진입 불가 학원의 경우 수용 인원 300인 이상에 한해 강화된 규정이 적용된다. 때문에 노량진에는 173개의 크고 작은 학원이 있으나, 관리 대상은 36.4%인 63곳에 불과하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등 주택가에 밀집해 있는 초·중·고교생 대상 소규모 학원은 적용 대상에서 빠져 있다. 이와 함께 호스트바나 속칭 ‘대딸방’,‘인형방’ 등 최근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불법 변태업소 역시도 관리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 서울시소방본부 관계자는 “영세 업주들의 경제적 부담 등을 고려해 대상 업소의 범위를 축소한 것”이라면서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업소를 단속할 경우 영업행위 자체를 인정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는 만큼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다중이용업소 소방시설 어떻게 바뀌나 화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004년 ‘소방시설 설치 및 안전관리 특별법’이 제정됐으며,3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30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다중이용업소는 층수에 관계없이 출입구 외에 비상구를 설치해야 한다. 비상구 확보가 구조적으로 어려울 경우에 한해 자동소화시설(스프링클러)을 갖추거나, 칸막이와 벽지 등 실내 장식물의 90% 이상을 불연재로 할 수 있다. 대상은 노래방, 유흥주점, 음식점, 고시원,PC방 등 19개 업종이다. 규정을 어기면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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