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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는 가장 적극적인 관객… 공연계의 미래를 위한 투자죠”

    “어린이는 가장 적극적인 관객… 공연계의 미래를 위한 투자죠”

    “아이들은 배우가 무대에 등장만 해도 깔깔 웃어 줘요. 공연과 가장 적극적으로 호흡하는 관객이기도 하고요. 돌이켜보면 어린이극을 올렸을 때가 제일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오는 18~19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무대에서 새 어린이 뮤지컬 ‘명탐정 피트, 가자 우주로!’가 초연의 막을 올린다. 공연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극작가 겸 연출가 오세혁(43) 네버엔딩플레이 대표는 어린이날인 5일 마포아트센터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어린이극을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201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오세혁은 연극, 뮤지컬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우리나라 공연 문화의 저변이 취약하다고들 하지요. 일반인에게는 공연장이 익숙하지 않은 거죠. 그러니까 아이들을 위한 공연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부터 연극, 뮤지컬과 친해진 아이들이 커서도 자주 찾지 않겠어요.” 이런 중요성에도 어린이극은 소위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연계에서 외면당하기 일쑤다. 이는 공공기관인 마포문화재단과 오세혁이 합심한 이유이기도 하다. 일단 이번 공연은 양일간 짧게 올려지지만 하반기부터는 장기 공연도 생각 중이다. 꼭 서울이 아니더라도 어린이들의 수요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요량이다. “어린이에게 친숙해야 하니까 탄탄한 원작이 있는 걸로 골랐습니다. 무슨 얘기를 해 줄까 고민하던 차에 한 동료의 자녀가 묻더군요. ‘왜 이렇게 갑자기 더웠다가 추웠다가 해요?’라고. 저도 당시에 정확한 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죠.” 환경과 기후 위기. 이번 뮤지컬에서 오세혁이 아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원작은 한국교육방송공사(EBS)와 교육콘텐츠 기업 플레이큐리오가 공동으로 제작한 애니멘터리(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 ‘숲속 수사대 명탐정 피트’다. EBS는 물론 넷플릭스에서도 방영 중이며 미국 휴스턴 국제영화제에서 시즌 3, 4가 각각 지난해 동상과 올해 금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더 다양한 활동을 하길 바란다는 차원에서 뮤지컬의 공간은 지구를 넘어 우주로 정해졌다. 오세혁은 “우주는 지구의 차원을 넘어서는 환상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는 곳”이라며 “동시에 지구와의 ‘거리 두기’를 통해 아이들이 지금 이곳을 더 의미 있게 성찰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폐관한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30여년간 이끌었던 김민기 대표가 2004년부터 ‘우리는 친구다’, ‘고추장 떡볶이’ 등 어린이극의 명맥을 지키고자 안간힘을 써 왔다는 사실은 공연계에 많은 생각 거리를 준다. 마침 오는 8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어린이청소년극 활성화 토론회’가 열린다.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 창단’ 등 열악한 상황에서도 어린이극이 이어질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한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오세혁도 여기에 깊이 공감했다. “나라에서 관심을 가지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래도 공연을 직접 만드는 사람이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일을 해 나가겠습니다.”
  • [이창기의 예술동행] ‘20분 문화향유도시’ 서울

    [이창기의 예술동행] ‘20분 문화향유도시’ 서울

    흐드러진 꽃과 함께 축제를 만끽할 수 있는 봄이 왔다. 5월까지 서울 시내 도처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축제는 무려 33개(2024 서울축제지도)에 이른다. 이렇게 축제가 다채롭고 풍성할 수 있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발표한 문화관광축제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축제의 총방문객은 팬데믹 이전 대비 19.7% 증가했으며, 축제 방문객 일평균 소비액은 23.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는 어느덧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되찾아 삶에서 여가와 문화를 즐길 여유를 갖게 된 것이다. 이렇게 즐길 준비를 마친 시민을 위해 도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생각해 본다. 글로벌 톱5 문화도시를 향하는 서울의 위상에 걸맞게 지금은 시민의 삶의 질과 행복을 높일 수 있는 문화예술정책이 마련될 시점이다. 지속 가능한 도시에 대해 고민했던 프랑스 파리는 2019년 ‘15분 도시’ 콘셉트의 도시정책을 고안했다. 어느 곳에서든 그 중심으로부터 15분(약 1㎞) 거리 안에서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무경계 다중심 도시 개념이다. 이를 서울의 문화예술정책에 대입해 어디서든 자신이 있는 곳의 20분 이내에서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면 시민의 문화향유권을 대폭 끌어올릴 것이라는 구상이 가능했다. 지난해 서울시민의 연간 공연전시 관람률은 56% 수준으로, 아직도 절반 가까운 시민의 문화향유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20분 문화향유도시가 실현된다면 2030년 공연전시 관람률은 80%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기반시설의 확충과 재정비가 필요하다. 먼저 서울의 특성과 규모를 고려해 거점 시설 확충이 우선이다. 앞으로 문화예술의 메카가 될 노들섬을 포함해 강북, 서초, 은평 등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5곳과 대학로에 위치한 서울연극창작센터가 그 거점 기능을 해낼 것으로 본다. 동시에 서울 시내의 49개 미술관, 29개 문예회관을 비롯해 지역별ㆍ장르별로 특화된 서울문화재단의 19개 문화예술공간과 22개의 자치구문화재단 등 기존 인프라와의 연계와 협력이 고도화된다면 문화 서비스 밀도는 한층 더 높아질 수 있다. 풍부한 문화기반시설과 함께 고려돼야 하는 것은 축제와 공연ㆍ전시 등 시민이 즐길 양질의 문화 콘텐츠가 시민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상시적인 서비스로 제공돼야 한다는 점이다. ‘평일 낮’ 시간 서울 도처의 문화예술공간에서 열리는 예술무대나 ‘공원이나 거리’ 등 공연장과 전시장 밖에서도 즐길 수 있는 일상 속 문화예술은 시공간의 제약을 탈피한 ‘20분 문화향유도시’의 핵심 콘텐츠가 될 것이다. 그리고 시민 문화향유가 문화형평성 수준에 이르기 위해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예술교육이다. ‘진정한 예술 향유자’가 되기 위한 토대를 만들어 주는 예술교육은 스스로 기호에 맞는 예술 취향을 찾아가도록 하는 길잡이가 돼 줄 것이다. 눈과 귀로 관람하는 것 이상으로 직접 예술을 행하며 풍요해지는 경험도 선사한다. 서울은 지금 ‘20분 문화향유도시’로의 전환을 위한 첫걸음을 시작했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
  • 공연마다 빵빵 터지는 가상현실…‘오즈’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마법

    공연마다 빵빵 터지는 가상현실…‘오즈’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마법

    “진짜 실수였어요.” 버튼을 맡은 배우가 양철과의 대결에서 진 사연을 솔직하게 털어놓자 객석에서는 웃음이 빵 터졌다.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다양한 게임에 안 그래도 시끌벅적한 공연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른 순간이었다. 그날그날 달라지는 결과에 배우의 즉흥 대사까지 나올 수 있던 것은 관객참여형 뮤지컬 ‘오즈’이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판타지 소설 ‘오즈의 마법사’를 모티브로 창작한 ‘오즈’가 공연마다 달라지는 이야기로 관객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오즈’는 가상현실(VR)게임인 ‘오즈’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인간과 VR 게임 세상 속 인공지능(AI) 캐릭터의 우정을 그린다. 무과금 유저인 준과 그의 AI 양철, 과금 유저인 맥스와 그의 AI 버튼이 함께 게임 속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대결을 펼치는 내용이다. ‘오즈’는 쉽게 말해 롤플레잉 게임을 하는 것을 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게임 속 최상위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준과 맥스가 대결하고 이들을 돕는 AI 캐릭터인 양철과 준이 주인과 함께한다. 게임을 소재로 한 작품답게 게임 속 미션을 무대 위에 구현하는 등 기술을 세련되게 접목한 무대 연출이 돋보인다. 신선한 시도지만 모바일 게임을 쉽게 즐길 수 있는 요즘 관객들에게는 이질감 없이 다가온다.이 작품의 매력은 무엇보다 관객이 공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에 있다. 관객이 배우와 팀을 이뤄 같이 대결을 펼치는가 하면 배우들이 관객의 입장권에 동봉된 카드를 찾아 객석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기도 한다. 신나게 웃고 떠드느라 흔히 말하는 시체관극(죽은 듯 극도로 조용히 공연을 보는 관람문화)이 아예 불가능한 구조다. 재미있게 공연을 관람하다 보면 이야기는 어느새 오지 않았으면 싶은 슬픈 결말에 가 닿는다.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진심 어린 우정은 깊은 감동과 함께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신다. 어른들은 이해 못 할 가상현실 속 게임을 주제로 했지만 서로의 마음에 온기를 채우는 존재, 그리고 서로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지 대해 생각하게 되는 뭉클한 작품이다. 대학로 뮤지컬의 매력을 제대로 뽐내면서 잔여 공연도 모두 매진이다. 5월 6일까지.
  • 로봇 배우 세우고 객석 열고…국립극단의 색다른 4월

    로봇 배우 세우고 객석 열고…국립극단의 색다른 4월

    국립극단이 연이은 실험적인 시도로 주목받는 행보를 펼치며 연극계에 새 지평을 열고 있다. 극단 역사에서도 길이 남을 4월이다. 이번 4월 국립극단이 올린 두 개의 작품은 나란히 공연계 화제의 중심에 섰다. 연극 ‘천 개의 파랑’은 국립극단 사상 최초의 로봇 배우를 세웠다는 점에서, 연극 ‘스카팽’은 관객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열린 객석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28일 막을 내리는 ‘천 개의 파랑’은 2019년 출판된 천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한국 과학문학상 장편소설 부문 대상을 차지하며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진보하는 기술 속에서 희미해지는 존재들을 올곧게 응시하는 이야기로 출간 직후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천 개의 파랑’은 소설에 나오는 로봇 배우 콜리가 연극 무대에 등장한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화제가 됐다. 티켓 판매를 시작한 첫날 바로 매진을 달성할 정도로 인기가 남달랐다.흔히 어색하게 연기하는 배우에 대해 ‘로봇 연기’라고 하지만 콜리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배우들과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로봇 연기’의 새로운 정의를 내렸다. 라이브 무대였지만 무대 뒤 오퍼레이터가 실시간으로 타이밍을 잘 맞춰준 덕에 만화 속 로봇처럼 흐름이 잘 이어졌다. 휴머노이드가 일상에 함께하는 시대상을 담은 이 작품은 인간의 일을 대체하는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보여주면서도 인간과 로봇이 따뜻하게 공존하는 상황을 그렸다. 잘나가는 경주마였지만 다리를 다친 투데이, 투데이의 기수였지만 마찬가지로 하반신을 다친 콜리, 어렸을 적 걸린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해 휠체어를 타는 은혜까지 사람과 동물, 로봇이 하나의 공통점으로 묶이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145㎝의 아담한 체구의 콜리는 브로콜리에서 따온 이름에 맞는 초록색 외형, 로봇에 어울리는 기계 음성이 공연 내내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단역 조연이 아니라 이야기의 중심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콜리는 보는 내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다. 공연을 앞두고 고장 나 일부 회차가 취소되는 사태도 있었지만 본무대에서는 사고 없이 엄청난 존재감을 뽐냈다. 아직은 만화 속 로봇처럼 스스로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단계까진 아니었지만 로봇 같지 않게 작품에 이질감 없이 녹아들었다. 콜리의 활약은 앞으로 연극 무대에서 더 많은 로봇 배우의 등장을 기대하게 했다.국립극단 대표 희극 ‘스카팽’은 원래도 웃음을 참기 어려운 시끌벅적한 연극이지만 이번에는 관객들이 아예 더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전 회차 열린 객석으로 준비했다. 중간에 입장하고 퇴장하는 것도 가능하고 좌석 내에서 소리를 내거나 몸을 뒤척여 움직일 경우에도 제지를 최소화한다. 공연 중에도 부담 없이 오갈 수 있도록 객석 조명도 환하게 밝혔다. 갈수록 마니아층이 두터워져 관람 문화가 엄격해지는 공연계에서 관람 문턱을 낮추는 시도라는 점에서 돋보였다. ‘스카팽’은 프랑스어를 ‘몰리에르의 언어’라고 부를 정도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인 몰리에르가 말년에 집필한 ‘스카팽의 간계’를 원작으로 한다. 2019·2020·2022년에 이어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스카팽’은 배우가 모자란다며 솔직하게 고백하고 무대가 조금 난잡하다 싶으면 작가가 대뜸 개입해 극을 멈추고는 “연결해”라는 말을 능청스럽게 하는 등 곳곳에 웃음 폭탄을 숨겨뒀다. 대사로만 웃기려 들지 않고 행동까지 웃음을 유발하는데 마냥 허무맹랑한 웃음 유발을 넘어 번뜩이는 사회 풍자도 잊지 않는다. 연극을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연극의 매력에 푹 빠지게 하는 힘이 잔뜩 숨은 작품이다.“동시대의 언어를 입히지 않는다면 그것은 살아 있지 않은 박제된 연극”이라고 말한 임도완 연출이 현재 상황에 맞는 풍자를 더했다. 축구대표팀에서 벌어졌던 일을 풍자해 “공연 전날에 탁구 치지 마”라고 하고 입틀막 퇴장 장면과 윤석열 대통령의 행동을 따라 하는가 하면 이종섭 전 호주 대사를 빗대 “재판 안 받고 호주로 도주하고 싶다”고 말하는 등 동시대성을 극대화했다. 반전을 선사하는 출생의 비밀까지 얽혀 있어 막장 드라마를 뺨치지만 보통의 막장 드라마에는 없는 유쾌한 풍자가 작품의 격을 한층 높인다. 열린 객석으로 운영하지만 막상 그렇게 관람에 방해될 정도의 행동을 보이는 관객도 없다. 서로 편하게 웃으며 볼 수 있으니 관객들도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다. ‘스카팽’의 열린 객석 시도는 배려심이 점점 더 부족해져가는 사회에서 서로 조금 더 너그럽게 이해해줄 수 있는 마음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운다. 쉬는 시간 없이도 2시간이 훌쩍 지나는 ‘스카팽’은 5월 6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 [서울인싸] 금요일, 문화로 열다 ‘서울 문화의 밤’

    [서울인싸] 금요일, 문화로 열다 ‘서울 문화의 밤’

    “서울이 이렇게 여유 있고 아름다운 도시였어요?” 지난 금요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 문화의 밤’ 첫 행사를 함께 지켜본 한 기자가 건넨 말이다. 치열했던 한 주를 잘 살아낸 금요일 밤, 그 자리를 채우는 문화예술. 푸른 잔디 광장 위로 달빛이 내리고 그 위에 재즈 선율이 흐른다. 금요일 밤을 ‘문화’로 물들이는 서울 문화의 밤의 취지가 해당 기자뿐 아니라 현장에 모인 모두에게 깊이 전달된 것 같아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서울 문화의 밤은 매주 금요일마다 시립 문화시설 9곳을 오후 9시까지 개방하고 밤의 정취와 어울리는 특별 문화예술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한성백제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의 전시관을 야간 개방하고 도슨트 전시 해설을 하는 ‘뮤지엄 나이트’, 역사문화시설(남산골한옥마을, 운현궁, 세종충무공이야기) 내외부를 탐방하는 ‘문화야행’을 선보인다. 서울도서관은 시민과 작가가 직접 만나 소통하는 ‘북토크’ 시간을 갖는다. 이 외에 체험 프로그램, 특별 공연 등도 마련된다. 지난 19일 첫 행사에만 6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았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밤에도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을 기다려 왔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서울 문화의 밤을 기획하기 전 서울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결과를 요약하면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회식 위주의 야간 문화가 개인 여가 시간을 갖는 문화로 변화했으나, 정작 밤에 즐길 만한 콘텐츠는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야간활동 활성화가 필요한 이유로는 ‘다양한 시민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꼽은 시민이 가장 많았고(37.2%), 선호하는 야간활동 분야는 문화예술(24.8%)이 가장 많았다. 시민들의 기다림에 서울 문화의 밤으로 화답한 것이다. 앞으로 서울 문화의 밤은 사계절의 특성을 살린 월별 주제와 어울리는 다채로운 볼거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온 가족이 나들이하기 좋은 봄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문화의 밤’을, 열정적인 여름밤에는 ‘달빛 문화예술 탐험’을 주제로 여름밤의 추억을 만들어 나간다. 선선한 가을밤에는 감성 위주 프로그램을, 겨울에는 연말 분위기와 어울리는 공연 등으로 구성한 ‘공연이 흐르는 문화의 밤’을 선보인다. 한편 서울 문화의 밤과 함께 공연예술계 전반의 활성화를 위해 ‘야간공연관람권’도 운영한다. 매주 금요일마다 우수 공연을 한 편씩 선정해 ‘1만원’에 관람할 수 있게 하는 것. 올해 상반기 대학로 일대의 연극 공연부터 시작해 하반기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해 무용, 뮤지컬 공연까지 관람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앞으로 서울 시민 모두가 ‘금요일 밤 뭐하지?’라는 질문에 서울 문화의 밤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길 기대한다. 밤에도 꺼지지 않는 문화예술의 즐거움으로 서울의 야간 매력이 켜질 수 있도록 서울 문화의 밤을 계속해서 열어 나가겠다. 최경주 서울시 문화본부장
  • 로봇 배우 ‘콜리’의 아이 같은 질문에… 새삼 깨닫는 ‘인간다움’ [연극 리뷰]

    로봇 배우 ‘콜리’의 아이 같은 질문에… 새삼 깨닫는 ‘인간다움’ [연극 리뷰]

    휴머노이드 기수와 소아마비 소녀종의 경계 넘은 연대와 공존 빛나 평범한 성인이라면 묻지 않았을 질문을 자꾸 던진다. 마치 세상을 처음 배우는 어린아이 같다. 그 덕에 삶에서 당연하게 생각하고 넘겼던 일들이 모처럼 새삼스러워진다. 국립극단 최초의 로봇 배우 ‘콜리’가 내뱉는 어색한(?) 대사와 몸짓 연기를 보면서 생각이 깊어지는 이유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막을 올린 연극 ‘천 개의 파랑’은 국립극단 76년 역사상 처음으로 로봇이 무대에 선다는 사실로 화제를 모으며 티켓 예매 창구를 열어 놓은 지 하루 만에 모든 자리가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로봇의 기계적 결함으로 원래 예정했던 개막일(4일) 하루 전날 공연을 열흘 이상 연기하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 연극은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출간 후 꾸준히 사랑받았던 스테디셀러인 천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휴머노이드 기수인 콜리와 경주마 ‘투데이’,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다. “왜 말을 타고 달리는 경기를 열게 됐나요? 인간이 재미있는데 왜 말이 달리나요? 인간이 달려야 하는 거 아닌가요? 말은 왜 달려야 하나요? 말이 재밌어하는 걸 어떻게 아나요?”(콜리의 대사 재구성) 공연 내내 이목을 끄는 건 단연 콜리다. 원작에서처럼 브로콜리를 연상케 하는 초록색 몸을 지녔고 키는 145㎝로 아담하다. 몸통에 달린 스피커에서 기본적인 대사가 흘러나오지만 콜리 내면의 독백은 배우 김예은의 입을 통해 발화된다. 딱딱한 대사 톤은 영락없이 로봇의 말투다. 그러나 왜인지 서정적이고 아련하게 다가온다. 다 자란 어른이라면 문제삼지 않을 질문도 한다. 이 질문들을 곱씹으며 관객은 인간이란 과연 무엇인지 나름대로 새롭게 정의한다. 동글동글한 형태로 디자인한 콜리의 모습은 가까운 미래의 기수 로봇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서 얻은 결과다. LED 패널로 된 콜리의 얼굴은 밝기를 조절하거나 간단한 표정 변화를 표현할 수 있다. 반자동으로 상반신과 팔, 손목, 목 관절 등을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 류이재 배우가 연기하는 열아홉살 ‘우은혜’에게도 눈길이 간다. 어렸을 적 걸렸던 소아마비로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인물이다. 이런 처지 탓일까. 그는 자유롭게 달리는 말 투데이의 열렬한 팬이다. 전동휠체어라는 기계에 의탁하며 살아가는 존재인 은혜를 보면서 로봇과 인간의 경계를 뚜렷이 구획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 생각하게 된다. 장한새 연출은 ‘연출의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종의 경계를 넘어,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넘어, 위계의 경계를 넘어, 그 무엇도 배제하지 않은 채 이뤄 내는 이들의 찬란하고 아름다운 연대에 많은 위로와 감동을 받았습니다. … 공존을 위해 스스로 멈춤을 선택한 콜리가 유독 인간답고 아름다워 보이는 건, 어쩌면 우리가 인간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는 세계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까요.” 공연은 오는 28일까지.
  • 용인 도서관 19곳 ‘대한민국연극제’ 북큐레이션 운영

    용인 도서관 19곳 ‘대한민국연극제’ 북큐레이션 운영

    경기 용인시는 6월까지 공공도서관 19곳에서 ‘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 용인’ 북큐레이션 코너를 운영한다. 16일 용인시에 따르면 시는 온라인 북큐레이션 ‘톡(talk)서(書)산책’ 서비스로 연극제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용인시 도서관 카카오톡(카톡) 채널을 구독한 시민은 누구나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다. 이번 북큐레이션은 ‘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 용인’를 앞두고 연극제와 관련된 도서를 추천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해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진행된다. 북큐레이션이란 책(Book)과 큐레이션(Curation, 추천)의 합성어로 다양한 주제의 책을 목적에 따라 추천하는 서비스다. 시는 각 도서관 로비나 자료실의 추천도서 코너에서 희곡과 연출 관련 이론서, 연극 원작, 역대 대한민국연극제 수상작을 소개한다. 동부도서관의 8개 도서관은 국내외 연극 원작 도서, 역대 대한민국연극제 수상작의 원작 도서, 중부도서관의 7개 도서관은 대학로와 브로드웨이 공연작의 도서, 서부도서관의 4개 도서관은 연극의 4요소(배우, 무대, 관객, 희곡) 관련 도서를 선별해 전시한다. 시가 운영 중인 온라인 북큐레이션 ‘톡(talk)서(書)산책‘ 서비스를 통해서도 연극제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용인시 도서관‘ 카카오톡 채널을 구독한 시민 누구나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용인특례시 19개 도서관이 지역 문화예술 공간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이번 북큐레이션을 통해 연극 관련 자료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연극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 용인’의 많은 참여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131명의 초선의원 위한 연극…사람 사는 세상 꿈꿨던 어느 ‘초선의원’

    131명의 초선의원 위한 연극…사람 사는 세상 꿈꿨던 어느 ‘초선의원’

    지난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조국혁신당, 개혁신당에서 총 131명의 초선의원이 탄생했다. 이번 총선이 정권 심판과 특정 인물들의 복수를 위해 치러진 경향이 강하지만 그래도 국민들은 전운이 감도는 정치판에서 기존 정치에 덜 물든 초선의원들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고 민생을 위해 일해주길 기대하는 마음이 크다. 누구보다 부푼 꿈을 가진 초선의원들이 보면 좋을 연극 한 편이 있다. 제목조차 ‘초선의원’이다. 2022년 초연 이후 2년 만에 돌아와 한국 사회, 특히 정치판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며 서울 종로구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5월 12일까지 공연한다. 서울신문 신춘문예 출신인 오세혁 작가가 대본을 썼는데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상당하다. 주인공이 되는 초선의원은 바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작품은 노 전 대통령이 1988년 제13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하기까지의 과정과 국회에서 보냈던 시간을 그렸다. 생전 그가 즐겨 썼던 ‘사람 사는 세상’을 키워드로 모두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일화가 주인공인 변호사 최수호를 통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1988년은 대한민국 역사상 첫 올림픽 개최로 국민들도 이제는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었다는 환상에 부풀어 있던 시기다. 그러나 선진국이라는 허상에 가려 인권탄압은 여전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하늘엔 조각구름 떠 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 있고 저마다 누려야 할 행복이 언제나 자유로운 곳”(정수라의 노래 ‘아! 대한민국’ 가사)인 세상에서 최수호는 파업 현장과 시위 현장을 누비며 치열하게 산다.원칙을 중시하는 최수호는 “아무리 엉터리 같은 법이라도 기대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며 정해진 규칙 안에서 최선을 다하며 인권보호를 위해 힘쓴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해진 권리를 위해 싸워야 했던 시대를 위해 헌신한 그의 열정은 여러 면에서 선진화된 오늘날의 한국 사회와 비교되며 강한 인상을 남긴다. 아무리 현장을 열심히 뛰어봐도 바꾸는 데 한계가 있는지라 최수호는 정치에 입문한다. 법을 새로 만들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앞에서는 싸우고 뒤에서는 웃고 악수하는 여야의 정치쇼에 분노하며 최수호는 거침없이 현장으로 향한다. 연극의 사실성을 완성하는 건 실제 모습을 담은 영상이다. 노 전 대통령을 스타로 만든 5공 청문회를 치열하게 준비한 모습이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표현되고 실제 당시 청문회 영상이 화면에 나와 서사를 탄탄하게 한다. 판자촌에 살던 열악한 시대상도, 민주화 운동이 격렬했던 현장도 다 영상으로 볼 수 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법안이 무산되는 일을 보고 “삼권분립이 맞느냐” 절규하고 대선은 졌지만 총선 승리를 다짐하는 정치권의 모습이 마치 오늘날의 이야기 같다. 필요한 법안이라면 여야 가리지 않고 국민을 위해,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꺼이 힘을 합치는 모습만 이 시대 정치 풍경과 다를 뿐이다.‘초선의원’은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연극이지만 단순히 추모에만 그치지 않는다. 부조리한 시대에 맞선 여러 인물의 열정과 투쟁을 통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단단한 의지들이 얽혀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혐오와 분열이 넘쳐나고 자신을 지키고 남을 처단하기 위한 복수의 기운이 가득 서린 이번 국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작품은 낙선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간절했던 사람 사는 세상을 희망하는 최수호의 꿈을 내비치며 마무리된다. 대학로 수많은 연극 중에도 배우들의 열연이 특히 더 돋보이는 작품이다. 실제 무대에서 땀과 눈물을 흘려가며 열심히 구르고 객석까지 내려와 절박하게 외치는 배우들의 연기는 여느 공연에서도 쉽게 만날 수 없는 풍경이다. 최수호 역을 맡은 배우가 재킷을 벗으면 셔츠가 땀에 흠뻑 젖은 모습도 볼 수 있는데 연극을 통해서라도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 숭고한 의지가 고스란히 전해올 정도다. 정치를 주제로 했지만 ‘올림픽 명랑 정치 스포츠 연극’이라는 수식어답게 올림픽 종목과 결합해 가볍게 볼 수 있는 것도 매력 요소다. 이번 총선에서는 지난 대선과 마찬가지로 누가 더 차악인가를 두고 고민해야 하는 암울한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약속 대신 서로를 비방하고 힐난하고 막말을 퍼부어가는 것에 지친 국민들도 상당하다. 이런 세상에 던진 최수호의 외침은 그래서 더 가슴을 울린다. “상대를 비난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공약으로만 판단해주십시오!”
  • 한동훈, 청계광장에서 파이널…“딱 한 표 부족, 나라 구해 달라”

    한동훈, 청계광장에서 파이널…“딱 한 표 부족, 나라 구해 달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딱 한 표가 부족하다. 본투표에서 압도적으로 지지해 주셔야 대한민국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 서울 격전지를 돌며 총력전에 나선 한 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김준혁(경기 수원정) 후보의 막말 논란을 되짚고 여당 공약을 홍보하는 데 집중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범야권 200석’을 거론하며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영등포구 유세 현장에서 “양문석(경기 안산갑)·김준혁으로 꽉 채워진 200석을 가지고 (민주당이) 뭘 할지 상상해 달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국세청을 동원해 여러분의 임금을 깎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봉구 유세 현장에서 “이 대표가 김 후보의 역사관과 여성관에 대해 동의한다는 취지의 소셜미디어(SNS) 글을 어제 올렸는데 김 후보와 같은 생각이며, 옹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성동구 유세 현장에서 “오늘 이 대표는 서초동 법원에 가 있다. 죄짓고 법원 가서 재판받는 사람이 기고만장하게 후보자들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가면서 선거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정 앞에서 이 대표가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그건 자기 죄에 대한 반성의 눈물이 아니라 국민에게 자기를 살려 달라고 영업하는 눈물”이라고 비꼬았다. 한 위원장은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밤 9시(확성 장치 이용이 가능한 유세 시한)까지 공식 유세를 하면서 “여러분의 한 표가 대한민국의 미래”라며 “먼 훗날 ‘그때 투표하지 않아 나라를 망쳤다’고 후회하지 않게 되길 바란다”고 외쳤다. 또 그는 “범죄 혐의자들이 무슨 짓이든 다하게 넘겨 주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나”라고 했다. 시민 3000여명(경찰 추산)이 함께하며 지지를 보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곳곳에서 총선 공약인 금융투자세 폐지, 서울·경기 원샷 재편, 국회의원 특권 폐지, 국회의사당의 세종시 완전 이전 등을 재강조하며 “국민의힘은 힘을 가진 정당이다. 당장 실천이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이날만 도봉·동대문·성동·광진·강동·송파·동작·영등포·양천·강서·마포·서대문·용산·종로 등 총 15곳을 돌며 유세했다. 이후 공식 선거운동 종료 시점인 이날 밤 12시까지 대학로, 을지로, 홍대입구 등에서 거리 인사를 할 예정이었지만 종료 2시간여를 앞두고 한 위원장이 탈진 증상을 보여 해당 일정은 취소됐다.
  • 한동훈 “역대 최고 R&D예산 투입 약속”… 충청 부동층 잡기 막판 스퍼트

    한동훈 “역대 최고 R&D예산 투입 약속”… 충청 부동층 잡기 막판 스퍼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우리가 왜 범죄자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는지 주위에 있는 분들을 설득해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충청권을 찾아 총력전을 벌인 한 위원장은 충남 당진시장 오거리 유세에서 “위선의 세력과 독재의 세력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기실 건가”라며 “그들은 제가 독재라고 말하는데, 민심을 신경 쓰지 않는 게 독재”라고 했다. 이어 “그런 정치를 하는 사람들로 200명이 채워지면 대한민국 헌법에서 자유가 빠질 것이고, 진짜 독재가 시작될 것”이라며 “그것을 막아 주셔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도 ‘이조(이재명·조국) 심판’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부적격 후보들의 원내 진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남 서천특화시장 유세에서는 김준혁(경기 수원정) 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직장이나 사회생활에서 웬만한 얘기들을 다 깔때기처럼 음담패설로 이어 가던 사람들을 대한민국이 발전하면서 다 축출했는데 국민 전체를 상대로 성희롱하는 사람이 국회에 들어가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사람을 기어코 여러분의 대표로 밀어 넣겠다는 사람이 이재명 대표”라며 “저 사람들에게 우리가 괜찮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한 위원장은 “매번 오는 그냥 선거와 이번 선거는 다르다”며 “지금 사이드라인에 앉아서, 관중석에 앉아서 구경하실 때가 아니다.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이날 오전 이상민(대전 유성을) 후보 지원으로 마지막 주말 일정을 시작한 한 위원장은 노은역 유세에서 “정부가 내년 과학 연구개발(R&D) 역대 최고 수준의 예산 투입을 공언했고 약속했다”며 ‘과학도시 대전’의 민심에 호소했다.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계룡대가 포함된 충남 논산 지원 유세에서는 ‘거야 200석’ 가능성을 거론하며 “저 사람들이 개헌을 얘기하는데 핵심은 자유 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떼어내는 것이다. 국방의 메카 논산에서 그런 나라를 원하나”라며 국민의힘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 공주대 대학로로 이동해서는 “진짜 충청 시대를 열겠다”며 ‘국회 세종 완전 이전’ 공약을 다시 한번 약속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지난 6일 조지연(경북 경산) 국민의힘 후보가 최경환 무소속 후보와 경쟁 중인 경산역 지원 유세에서 “제가 무소속 복당에 관한 원칙은 이미 확실하게 말씀드렸다”며 탈당·무소속 출마자 복당 금지 원칙을 재확인했다.
  • 한동훈 “범죄자들에게 대한민국 미래 맡길 수 없어”

    한동훈 “범죄자들에게 대한민국 미래 맡길 수 없어”

    4·10 총선 D-3…마지막 주말 유세국민의힘 ‘전략 권역’ 충청 총력전“민심 신경 안 쓰는 게 野 독재”“이재명, 음담패설 후보 기어코 밀어 넣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4·10 총선을 사흘 앞둔 7일 “우리가 왜 범죄자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는지 주위에 있는 분들을 설득해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충청권을 찾아 총력전을 벌인 한 위원장은 충남 당진시장 오거리 유세에서 “위선의 세력과 독재의 세력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기실 건가”라며 “그들은 제가 독재라고 말하는데, 민심을 신경 쓰지 않는 게 독재”라고 했다. 이어 “그런 정치를 하는 사람들로 200명이 채워지면 대한민국 헌법에서 자유가 빠질 것이고, 진짜 독재가 시작될 것”이라며 “그것을 막아 주셔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한 위원장은 이날도 ‘이조(이재명·조국) 심판’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부적격 후보들의 원내 진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남 서천특화시장 유세에서는 김준혁(경기 수원정) 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직장이나 사회생활에서 웬만한 얘기들을 다 깔때기처럼 음담패설로 이어 가던 사람들을 대한민국이 발전하면서 다 축출했는데 국민 전체를 상대로 성희롱하는 사람이 국회에 들어가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사람을 기어코 여러분의 대표로 밀어 넣겠다는 사람이 이재명 대표”라며 “저 사람들에게 우리가 괜찮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한 위원장은 “매번 오는 그냥 선거와 이번 선거는 다르다”며 “지금 사이드라인에 앉아서, 관중석에 앉아서 구경하실 때가 아니다.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구해 달라”고 호소했다.앞서 이날 오전 이상민(대전 유성을) 후보 지원으로 마지막 주말 일정을 시작한 한 위원장은 노은역 유세에서 “정부가 내년 과학 연구개발(R&D) 역대 최고 수준의 예산 투입을 공언했고 약속했다”며 ‘과학도시 대전’의 민심에 호소했다.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계룡대가 포함된 충남 논산 지원 유세에서는 ‘거야 200석’ 가능성을 거론하며 “저 사람들이 개헌을 얘기하는데 핵심은 자유 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떼어내는 것이다. 국방의 메카 논산에서 그런 나라를 원하나”라며 국민의힘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 공주대 대학로로 이동해서는 “진짜 충청 시대를 열겠다”며 ‘국회 세종 완전 이전’ 공약을 다시 한번 약속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지난 6일 조지연(경북 경산) 국민의힘 후보가 최경환 무소속 후보와 경쟁 중인 경산역 지원 유세에서 “제가 무소속 복당에 관한 원칙은 이미 확실하게 말씀드렸다”며 탈당·무소속 출마자 복당 금지 원칙을 재확인했다.
  • 국내 모노드라마 축제의 장 변신…‘삼일로 창고극장’

    국내 모노드라마 축제의 장 변신…‘삼일로 창고극장’

    배우 추송웅의 ‘빨간 피터의 고백’으로 1970년대 소극장 신화를 쓴 서울 삼일로 창고극장이 1인극 드라마의 축제 무대로 변신한다. 손정우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은 5일 “삼일로 창고극장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이어가기 위한 행사로 제1회 서울 모노드라마 페스티벌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모노드라마는 한 사람의 배우로 상연되는 극을 가리킨다. 1975년 국내 최초의 민간 설립 극장이 삼일로 창고극장이다. 명동성당 뒤편 삼일로 큰 길 옆 언덕배기 허름한 창고 건물이 ‘에저또 창고극장’으로 문을 연 후 폐관과 재개관을 반복했다. 1977년 배우 추송웅(1941~1985)이 모노드라마 ‘빨간 피터의 고백’을 공연하며 4개월 만에 6만 관객을 동원하며 장안의 화제가 됐다. 극장은 운영난을 겪다 2017년부터 서울시가 10년간 장기 임대해 쓰고 있다. 올해부터 한국연극협회가 3년간 위탁 운영한다. 극장장을 겸하는 손 이사장은 “대학로 학전을 비롯해 많은 극장이 폐관되는 안타까운 상황에서 이곳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며 “첫 행사인 모노드라마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이곳을 광장 같은 공간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오는 11일부터 5월 26일까지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은 해외 2개 팀의 초청무대와 국내 5개 극단의 공연을 선보인다. 개막작인 ‘푼다 킵스 롤링 온’은 하반신 마비를 극복한 네덜란드 배우 푼다가 휠체어를 타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이다.국내 작품으로는 배우 장두이의 ‘돌아온 빨간 피터’와 극단 도시락의 ‘하이타이’, 지정남의 ‘오월 1인극 환생굿’, 창작집단 거기가면의 ‘The One 시즌3’이 관객을 만난다. 장두이는 “이번 작품이 창고극장이 부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폐막작은 5월 23∼26일 창작집단 아리가 선보이는 ‘허윤정의 어느 배우의 이야기’다. 정주영 연출은 “1980∼90년대 활약했던 허윤정 배우를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 “뮤지컬의 언어는 음악과 춤…작품성과 상업성은 하나다”[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뮤지컬의 언어는 음악과 춤…작품성과 상업성은 하나다”[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음악과 춤이야말로 뮤지컬의 언어다. 대사가 아니라.” 신인치고는 퍽 당돌한 언사다. 인터뷰 내내 어찌나 여유가 넘치던지 베테랑 감독과 대화하고 있다는 착각마저 들었다. 뮤지컬 연출가 전동민(34) 이야기다. 다음달 19일 막을 올리는 뮤지컬 ‘더 트라이브’ 공연을 앞두고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배배 꼬지 않고 꼭 필요한 말로 자신의 뮤지컬 철학을 이야기했다. 그가 사용한 모든 문장은 결국 이런 말로 요약된다. “뮤지컬은 ‘쇼’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케브랑리 박물관에 간 적이 있다. 원시시대 예술이 가득한 곳이다. 어두침침하니 금방이라도 원시의 부족이 튀어나올 것 같더라. 이곳이 배경인 작품은 무조건 하나 쓰자고 마음먹었다. 부족의 음악은 누구에게나 생소할 테니까. 춤도 노래도 신선할 것 같았다.” ‘더 트라이브’는 흥겨운 음악과 춤이 가득한 뮤지컬이다. 주인공 조셉과 클로이는 원치 않은 소개팅으로 만난다. 그러다 실수로 고대 유물을 깨뜨리는데 이후 그들이 거짓말을 할 때마다 고대 부족이 나타나 춤추고 노래하며 이른바 ‘깽판’을 놓는다. 파리를 배경으로 하지만 ‘국가성’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게 전동민의 설명이다. 어차피 우리 모두의 이야기니까. “작품은 ‘나다움’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나다울 수 있으려면 타인의 나다움도 인정해야겠지. 결국은 다양성으로 귀결한다. 다양한 인종이 모인 파리를 배경으로 한 이유다. 세계인에게 각기 문화적 차이는 있을 터다. 하지만 만국 젊은이의 공통된 고민이 하나 있다. 바로 ‘나는 누구인가’다. 자아 성찰은 세계의 모든 청년을 묶을 수 있는 키워드다.” 뮤지컬은 뭐니 뭐니 해도 볼거리가 풍성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단순히 재밌는 이야기를 넘어 춤, 음악, 조명, 무대 디자인 등 다양한 미적 요소가 한데 결합한 ‘종합예술’이라는 것이다. 그는 “반드시 뮤지컬이어야만 하는 소재를 좋아한다”고도 했다. 성균관대에서 영상학과 연기예술학을 전공한 전동민은 2020년 대학로에서 뮤지컬 ‘샤이닝’을 통해 연출가로 데뷔한 신인이다. 세종문화회관이라는 큰 무대에 올라가는 작품은 처음인데도 인터뷰에서 그리 긴장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본인 말로 “치열한 예술계”에서 멘털을 지키기 위해 매일 요가를 한다는데 그런 영향일까. “뮤지컬이라는 예술에서만큼은 상품성과 작품성이 분리돼 있지 않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재미다. 한국은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처럼 뮤지컬의 역사가 길지 않지만 그래도 콘텐츠가 발전하는 속도는 상당히 빠르다. 예전에는 유명한 배우만으로도 티켓이 팔리던 때가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작품이 좋아야 한다. 과도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경계를 조금 지나쳐 온 것 같다.”
  • 폐관 결정한 학전, 김광석 추모비는 남긴다

    폐관 결정한 학전, 김광석 추모비는 남긴다

    대학로 학전 소극장 마당에 설치된 ‘김광석 노래비’는 학전 폐관 이후에도 보존될 예정이다. 학전은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런 내용 등이 담긴 향후 운영방침을 밝혔다. 학전은 지난 15일 폐관했다. 이에 따라 소극장 현판은 임차계약이 끝나는 오는 31일 철거된다. 다만 마당에 있는 고 김광석 추모비와 학전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원작 극작가 폴커 루트비히와 작곡가 비르거 하이만의 흉상은 그대로 보존한다. 폐관 이후에도 학전은 사업자등록을 유지하고 김민기 대표와 학전의 저작물을 관리하고 역사를 보존하기 위한 아카이빙 작업을 이어간다. 김광석은 학전이 배출한 대중음악 스타다. 1991년부터 1995년까지 이곳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1000회 이상 열었다. 김민기 대표가 이끄는 김광석추모사업회는 매년 학전에서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를 열었다. 향후 학전블루 공간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건물을 임차, 리모델링하는 과정을 거쳐 7∼8월부터 어린이·청소년 중심 공연장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학전은 “앞으로 김민기 대표와 학전의 콘텐츠가 상업적인 형태로 이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본사 신춘문예 당선작 ‘벼랑 위의 오리엔테이션’ 무대에

    본사 신춘문예 당선작 ‘벼랑 위의 오리엔테이션’ 무대에

    “야 이 개×끼들아! 이 와중에도 니들 밥그릇만 챙기냐. 나는 그릇도 없다! 아무리, 아무리 내가 계약직이라지만 사람 목숨까지 일회용이냐!” 어느 회사의 오리엔테이션에서 벌어진 일이다. 비정규직 신입사원 김영수는 임무를 수행하다가 별안간 절벽에 매달리게 된다.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 얼른 구하기도 모자란 시간에 이를 지켜보고 있는 정규직 사원들은 그보다 다른 것에 골몰한다. 누가 구할 것인가. 혹시 저 녀석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28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벼랑 위의 오리엔테이션’의 줄거리다. 극작가, 연출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송천영(35)의 ‘2024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이기도 하다. 비정규직 김영수와 정규직 신 대리, 구 과장, 지 부장 네 사람이 벼랑 위에서 펼치는 블랙코미디다. 인간미가 사라진 비정한 현실을 절박하면서도 유쾌한 언어로 통렬히 꼬집는다. 이 연극은 한국연출가협회가 주최하는 ‘제33회 대한민국 신춘문예 페스티벌’ 참가작 중 하나다. 2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서울신문을 비롯한 국내 주요 신문사 신춘문예에 당선된 희곡으로 당선자와 기성 연출가가 함께 무대를 꾸린다.
  • 문과녀를 사랑한 이과남, 봄날처럼 따뜻한 설렘 한가득

    문과녀를 사랑한 이과남, 봄날처럼 따뜻한 설렘 한가득

    조용히 혼자 연구하는 게 취미인 이과남 옆집에 감성 넘치고 시끄러운 문과녀가 입주했다. MBTI가 극I와 극E인 사람끼리 만났으니 처음부터 잘 어울릴 리가 없겠지만 이 조합 어쩐지 매력 있다. 좌충우돌 우당탕탕하는 인연이지만 반대라서 더 끌리는 그 무언가가 괜한 설렘을 주는 두 사람 사이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오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링크아트센터드림에서 공연하는 창작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는 19세기 초 이탈리아 발명가 펠리그리노 투리의 실제 이야기를 기반으로 창작한 작품이다. 투리는 최초의 타자기 중 하나인 자신의 기계식 타자기를 위한 잉크를 제공할 목적으로 먹지를 발명한 인물로 작품은 투리와 작가 지망생 캐롤리나 그리고 유명 작가 도미니코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탈리아 작은 바닷가 마을 마나롤라에 사는 투리는 혼자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발명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릴 적 친구인 캐롤리나가 등장한다. 따뜻하고 밝은 성격의 캐롤리나는 이내 마을의 공기를 생기 넘치게 바꿔놓는다. 시끌벅적한 캐롤리나 때문에 투리의 세계에도 조금씩 균열이 생긴다. 투리가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건 캐롤리나 때문만은 아니다. 또 다른 친구인 도미니코가 캐롤리나와 친하게 지내는 게 아무래도 마뜩잖다. 집중해 연구해보려고 해도 자꾸만 생각나는 캐롤리나는 내 거인 듯 내 거 아닌 내 거 같은 존재. 투리는 투덜거리면서도 어느새 캐롤리나를 위해 발명품을 만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너를 위한 글자’라는 제목 그대로 이 작품은 너를 위한 글자를 발명하는 작품이다. 캐롤리나가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중에 사랑하는 여자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투리는 타자기를 발명한다. 사랑의 라이벌 관계지만 캐롤리나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데는 도미니코와 투리 두 사람의 마음이 통한다. 청춘남녀의 묘한 삼각관계가 관객들에게 달달한 웃음을 안겨주면서 작품은 한 번쯤 누군가 때문에 경험해봤을 설렘을 떠올리게 한다. “그 순간 꼭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줬던 마음, 한껏 신경을 썼으면서도 무심해 보이려 애쓰던 행동들, 지나고 보면 이불킥도 하겠지만 그렇게 서서히 한 사람을 향해 물들어가던 예쁜 추억들. ‘너를 위한 글자’는 봄처럼 따뜻한 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나의 눈부시고 애틋했던 그날들을 마음에 불러오는 작품이다. 혼자라고 여긴 세상에 서로 마음을 열고 위해주는 이야기에는 위로의 메시지가 가득하다. 투리 역은 안재영·김지온·이진우·박준휘, 캐롤리나 역은 이봄소리·박새힘·주다온, 도미니코 역은 정상윤·송상훈·이종석이 맡았다. 제작사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화려한 작품은 아니지만 따뜻한 온기가 마음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드는 예쁜 넘버들, 단출하지만 풍성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무대 등도 ‘너를 위한 글자’의 매력이다.
  • 살인청부업 ‘할머니 킬러’… 상실을 통해 허무를 넘다 [공연리뷰]

    살인청부업 ‘할머니 킬러’… 상실을 통해 허무를 넘다 [공연리뷰]

    구병모 소설 11년 만에 ‘재탄생’다양한 장치·액션, 볼거리 선사뇌리 각인될 ‘넘버’ 없어 아쉬워 “지킬 것을 자꾸 만들수록 인생은 힘들어진다”던 사람이 끝에 가서는 “지금이야말로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라고 말한다. 두 문장을 가로지르는 인식의 변화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간의 모든 뼈아픈 상실을 온몸으로 마주한 뒤 나오는 ‘허무의 극복’이라서다. 지난 15일 초연의 막을 올린 국내 창작 뮤지컬 ‘파과’ 이야기다. 2013년 출간됐던 구병모(48) 작가의 동명 소설이 11년 만에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65세 ‘할머니 킬러’ 조각의 이야기다. 평생 살인청부업자로 살아온 조각은 이제 몸도 마음도 예전 같지 않다. 관절은 삐걱거리고 숨은 금세 가빠진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런 게 아니다. 더이상 냉철하지 않은 마음 때문에 조각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지키고 싶은 존재가 자꾸만 생겨나는데 누군가의 생명을 앗는 게 직업인 킬러에게 이보다 난감한 상황도 없다. 투우는 그런 조각을 쫓는 인물이다. 20년 전 조각은 투우의 아버지를 죽이고는 “잊어버려”라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그러나 투우가 조각을 만나고자 하는 이유가 단순히 무협지의 클리셰처럼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서’만은 아니다. 투우의 아버지를 죽이고자 그의 저택에 가정부로 잠입했던 조각은 알약을 삼키지 못하는 투우를 위해 정성스럽게 약을 갈아서 먹여 줬던 적이 있다. 여기서 투우는 조각에게 알 수 없는 온기를 느끼기도 한다. 이 모순적인 마음의 정체를 알기 위해서라도 투우는 조각을 반드시 마주해야 한다. 이야기의 분위기는 한없이 차갑고 무겁다. 하지만 뮤지컬 1부에서 넘버(노래)의 구성이 꽤 발랄한 구석이 있어 기묘한 느낌을 준다. 특히 살인청부업을 소재로 하는 만큼 액션에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조각을 연기한 뮤지컬 배우 구원영(45)은 한 인터뷰에서 “뮤지컬은 영화처럼 장면을 편집할 수도 없어서 걸음걸이와 동작 하나까지도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소설과는 달리 라이브로 무대 위에서 관객에게 볼거리를 선사해야 하는 뮤지컬 기획의 고충이 전해지는 부분이다. 조각이라는 인물의 서사를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어린 조각과 노년의 조각이 한 무대에 겹쳐서 등장한다. 이를 확실히 구분하기 위해 조명 등 다양한 장치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데 관객으로서도 이를 헷갈리지 않고 오히려 조각의 내면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던 연출로 평가할 수 있겠다. 16일 공연에서 어린 조각을 연기한 뮤지컬 배우 이재림(23)은 폭발적인 성량을 뽐내며 고난도의 넘버를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뮤지컬 중간중간 개입하는 내레이션은 호불호가 갈리는 연출이다. 원작을 잘 모르는 관객에게 이야기의 흐름을 전달하는 장치로는 그리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뮤지컬을 관람할 관객은 꼭 원작을 읽고 오길 추천한다. 뮤지컬이 끝나고도 뇌리에 각인될 만한 인상적인 넘버가 없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공연은 서울 종로구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에서 오는 5월 26일까지.
  • 이수만, 소극장 학전 마무리에 1억원 이상 거액 기부

    이수만, 소극장 학전 마무리에 1억원 이상 거액 기부

    이수만(72)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지난 15일 폐관한 대학로 소극장 학전의 마무리를 위해 1억원 이상의 거액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전은 만성적인 재정난과 김민기(73) 대표의 건강 악화가 겹치며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수만의 기부금은 학전의 재정 문제를 해결하는 비용으로 사용된다. 이수만은 김민기의 서울대 후배이기도 하다.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오랜 기간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수만은 평소 주변인들에게 김민기를 “조용하며 나서지 않고, 나서야 할 때는 묵묵히 책임만 감수하는 순수하고 맑은 시인”이라고 언급하며 “대한민국 가수들의 초석을 다진 매우 존경하는 분”이라고 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 학전, 7월 이후 새 이름으로 관객 만난다

    대학로 소극장 학전이 개관 33주년인 15일을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공간을 이어받아 운영할 계획이지만 김민기(73) 학전 대표의 뜻에 따라 ‘학전’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진 않는다. 극장 재정비 등을 거쳐 오는 7월 이후 새로운 이름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14일 공연계에 따르면 이날 예정된 ‘학전 어게인 콘서트’를 끝으로 학전은 공식 폐관한다. ‘아침이슬’, ‘상록수’ 등의 히트곡으로 유명한 김 대표가 1991년 3월 15일 대학로에 설립한 학전은 그동안 한국 대중문화계의 산실이었다. 고 김광석을 비롯한 대중음악 가수뿐 아니라 김윤석, 황정민, 조승우 등 현재 국내 공연·영화계를 대표하는 스타들도 이곳을 거쳐 갔다. 대중매체의 급속한 발달과 거대한 자본을 앞세운 ‘상업예술’이 득세하는 가운데서 학전은 ‘라이브 공연’으로 대학로만의 독자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노영심, 안치환 등 통기타 가수들이 이곳에서 관객과 만나며 기량을 뽐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와 어린이극 등 학전의 기존 사업은 유지할 계획이다.
  • “겨우내 묵은 쓰레기 안녕” 종로구, 31일까지 ‘새봄맞이 대청소’

    “겨우내 묵은 쓰레기 안녕” 종로구, 31일까지 ‘새봄맞이 대청소’

    서울 종로구가 오는 31일까지 새봄맞이 대청소를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주민과 상인 스스로 내 집, 내 점포 앞을 청소하는 성숙한 시민 문화의 정착과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서다. 구는 공공시설물에 겨우내 쌓인 미세먼지와 도로 등에 남아있는 염화칼슘을 중점적으로 물청소하고 민간 부문은 주민, 상인이 자율적으로 내 집과 점포 앞을 청소한다.오는 11일에는 북인사마당에서 남인사마당에 이르는 인사동길, 13일에는 마로니에공원과 혜화역 일대를 포함한 대학로, 18일은 창신골목시장과 22일은 통인시장에서 ‘새봄맞이 일제 대청소의 날’ 시범 행사를 4차례 연다. 시범 행사에서는 살수차를 포함한 청소 장비 22대를 투입해 도로 곳곳을 말끔히 물청소하고 17개 동주민센터에서도 구 직원과 주민이 담배꽁초 제거와 가로수와 녹지대 주변 쓰레기 수거를 진행한다. 또 ‘묵은 폐기물 수거일’을 지정해 주택가 주변에 방치돼 있거나 가정 내 깨진 화분, 그릇과 같이 치우기 어려운 폐기물을 동별로 순회하며 수거할 계획이다. 수거 일자는 19일 청운효자동과 사직동, 20일 무악동과 교남동, 21일 삼청동과 가회동, 25일 부암동과 평창동, 26일 종로1·2·3·4가동과 종로5·6가동, 27일 이화동과 혜화동, 28일 창신1동과 창신2동, 29일 창신3동과 숭인1동, 숭인2동 순이다. 한편 종로구는 지난해 서울시 도시청결도 평가 ‘우수’, 생활폐기물 반입총량제 분야 ‘우수’, 하수악취저감 추진실적 ‘우수’를 획득하고 청소행정 부문 3관왕을 달성한 바 있다. 종로구 관계자는 “평시뿐 아니라 매해 봄철마다 새봄맞이 대청소 기간을 운영, 쾌적하고 깨끗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라며 “주민, 상인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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