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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움의 밭 일궈 온 33년 ‘뒷것’의 삶… 이슬처럼 떠나다

    배움의 밭 일궈 온 33년 ‘뒷것’의 삶… 이슬처럼 떠나다

    ‘아침이슬’·‘친구’ 시대 정신 노래1991년 대학로 소극장 학전 개관김광석·황정민 등 예술인 산실로‘지하철 1호선’ 4000회 공연 흥행아동·청소년극 꾸준히 무대 올려유언은 “고맙다, 할 만큼 다 했다” 尹 “영원한 청년으로 기억할 것”박학기·이적 등 예술계 추모 물결 ‘아침이슬’, ‘친구’, ‘상록수’ 등 시대 정신을 담은 노래와 33년간 대학로를 지킨 소극장 ‘학전’ 대표로 우리나라 대중음악계와 공연계에 큰 발자취를 남긴 김민기가 암 투병 끝에 지난 21일 밤 별세했다. 73세. 고인은 지난해 가을 위암 4기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해 오던 중 지난 주말부터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다고 한다. 학전 관계자는 22일 “갑작스럽게 떠나셨지만 서너 달 전부터 가족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많이 했고, 학전 폐관과 관련해선 ‘할 만큼 다 했다’는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김민기의 어릴 적 꿈은 화가였다. 1969년 서울대 회화과에 입학했으나 곧 흥미를 잃고 통기타와 음악에 빠져들었다. 1970년 ‘아침이슬’을 시작으로 ‘가을편지’, ‘꽃피우는 아이’ 등의 노래를 만들고 불렀다. 타고난 재능으로 음반 발매 등 순탄하게 빛을 보는 듯했던 그의 음악 활동은 1972년 서울대 문리대 신입생 환영회에서 민중가요를 가르쳤다는 이유로 경찰에 연행된 것을 계기로 해 험난한 앞날을 맞게 된다. 1975년 유신 반대 시위에서 군중이 부른 ‘아침이슬’은 금지곡이 됐고 이후 억압에 맞서는 저항 정신을 상징하는 노래가 됐다. 대학 졸업 후 당국의 탄압을 피해 공장과 탄광에서 일하고 민통선 마을에서 농사를 짓기도 한 김민기는 1983년 서울로 올라와 ‘노래를 찾는 사람들’ 음반, ‘겨레의 노래’ 음반 제작 등에 참여했다.1991년 대학로에 소극장을 개관하면서 ‘뒷것’을 자처한 김민기의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문화예술계 인재를 촘촘히 길러내는 못자리가 되겠다는 의미로 ‘배움의 밭’을 뜻하는 ‘학전’(學田)을 극장 명으로 지었다. 이름에 걸맞게 학전이 기획·제작한 작품 359편을 통해 설경구, 황정민, 조승우 등 스타 배우들이 배출됐다. 고 김광석을 비롯해 들국화, 안치환, 이소라 등 대중음악 가수들도 학전 무대에서 기량을 갈고닦았다. 김민기는 1970~80년대 소리굿 ‘아구’, 노래굿 ‘공장의 불빛’, 노래극 ‘개똥이’ 등의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공연 제작자와 연출가로서도 실력을 입증했다. 독일 원작을 번안한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4000회 공연, 73만 관객의 장기 흥행 신화를 썼다. ‘의형제’, ‘모스키토’ 등 외국 작품을 토대로 한국적 정서를 반영한 뮤지컬 레퍼토리들은 학전 고유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무엇보다 아동·청소년극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남달랐다. ‘우리는 친구다’, ‘고추장 떡볶이’, ‘슈퍼맨처럼!’ 등 우리나라 아동과 청소년의 현실을 다룬 작품을 꾸준히 무대에 올렸다. 적자에도 불구하고 많은 어린이들이 극장을 찾을 수 있도록 어린이 공연의 티켓 가격을 올리지 못하게 한 일화도 유명하다.김민기는 지난해 11월 만성적인 재정난과 건강 문제까지 겹치면서 학전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소식을 접한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안타까워하며 학전 재기를 돕겠다고 나섰지만 그는 끝까지 사양했다. 학전의 마지막 공연은 어린이극 ‘고추장 떡볶이’였다. 지난 3월 문을 닫은 학전은 폐관 4개월 만인 지난 17일 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어린이·청소년 중심 공연장 ‘아르코꿈밭극장’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역사는 선생님을 예술과 세상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지닌 영원한 청년으로 기억할 것”이라면서 애도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동숭동 학림다방에서 그를 만난 일을 회고하며 “어린이를 사랑하셨던 선생님의 뜻이 ‘아르코꿈밭극장’에서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면서 “편히 영면하시기를 기원하며 유가족께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일제히 추모의 뜻을 전했다. 가수 박학기는 “후배 가수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늘 물어봐야 하는 큰형이셨다”며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빨리 가셨다”고 애도했다. 가수 이적은 소셜미디어(SNS)에 “나의 영웅이여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추모의 글을 남겼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미영씨와 2남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4일이며 장지는 천안공원묘역이다. 조의금과 조화는 고인의 뜻에 따라 받지 않는다. 유족은 발인일 오전 아르코꿈밭극장에 들른 뒤 장지로 떠날 예정이다.
  • “고맙다, 할 만큼 다 했다” 가수 김민기, 세상 떠나기 전 한 말

    “고맙다, 할 만큼 다 했다” 가수 김민기, 세상 떠나기 전 한 말

    “그저 고맙다. 할 만큼 다 했다. 남은 가족들이 걱정이다.”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을 30여년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배출해 온 가수 김민기는 21일 이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김민기의 조카인 김성민 학전 총무팀장은 22일 서울 대학로 학림다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댁에서 요양 중이던 선생님(김민기)의 건강이 지난 19일부터 조금 안 좋아졌고 20일 오전 응급실을 찾았다”며 “병원에 갔을 때부터 상태가 좋지 않아 다음 날 오후 8시 26분에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이어 “보고 싶은 가족들이 다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 만나고 가셨다”고 덧붙였다. 김민기는 지난해 발견된 위암이 간으로 전이되면서 건강이 악화했고, 이후 통원 치료를 받으며 경기 일산 자택에서 지내왔다. 김 팀장은 ‘고인이 눈을 감기 직전 유언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갑작스럽게 떠나셨지만 3~4개월 전부터 가족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하셨다”며 “학전과 관련해서는 ‘지금 끝내는 게 맞다. 나는 할 만큼 다 했다. (남은 가족들이) 걱정이다’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유족은 고인의 뜻에 따라 조의금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했다. 김 팀장은 “선생님은 배우 설경구, 장현성씨가 와도 ‘밥은 먹었냐’고 하실 분”이라며 “(평소 성격을 미뤄)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조의금과 조화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김민기는 1951년 전북 익산에서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경기중·고등학교를 다닐 당시 미술에 몰두했던 학생이었으나 1969년 서울대학교 회화과에 입학한 뒤 붓을 놓고 가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1971년 ‘아침이슬’이 담긴 첫 앨범을 통해 공식 데뷔했다. ‘아침이슬’이 민주화운동 현장에서 불리면서 금지곡 판정을 받았고, 김민기는 박정희 정권의 감시 대상이 됐다. 이후 노동 현장에 들어가 노래 ‘상록수’, 노래극 ‘공장의 불빛’ 등을 만들었다. 1991년 대학로에 소극장 학전을 개관한 뒤로는 공연을 연출하며 스타들을 배출했다. 그곳에서 1000회 이상 라이브 공연을 열며 팬들과 호흡한 고 김광석은 학전이 배출한 최고 스타였다. 권진원, 나윤선, 윤도현, 정재일 등 음악가들이 학전 출신으로 성장했다. “김민기 없는 ‘지하철 1호선’은 없다” 고인은 2008년 ‘지하철 1호선’의 4000번째 공연을 올렸을 당시를 학전 역사에서 가장 의미 있는 순간으로 꼽은 바 있다. ‘지하철 1호선’을 다시 만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팀장은 “고인이 연출하지 않은 작품은 할 수 없다”면서 “김민기가 연출하지 않는 ‘지하철 1호선’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많은 이들이 염원한다면 유족들과 이야기해서 학전의 40주년, 50주년, 100주년에 맞춰 한 번쯤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김민기는 만성적인 재정난에 시달리면서도 뮤지컬 ‘의형제’(2000), ‘개똥이’(2006)와 어린이극 ‘우리는 친구다’(2004), ‘고추장 떡볶이’(2008) 등을 연출하며 대학로 공연 문화를 이끌었다. 올해 3월 15일 학전이 개관 33주년 만에 문을 닫으며 마지막으로 연출한 작품은 ‘고추장 떡볶이’가 됐다. 그는 학전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좀 더 열심히, 더 많이 뛸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학전을 기억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고인은 발인일인 24일 오전 옛 학전이 자리한 아르코꿈밭극장에 들렀다가 장지인 천안공원묘원에서 영면에 든다.
  • 尹, 학림다방서 본 김민기 회고…“‘영원한 청년’ 기억할 것”

    尹, 학림다방서 본 김민기 회고…“‘영원한 청년’ 기억할 것”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양성한 가수 김민기의 별세 소식에 애도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역사는 김민기 선생님을 예술과 세상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지닌 영원한 청년으로 기억할 것이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김민기 선생님은 참 많은 것을 남겨주셨다. 당연한 것을 새롭게 보려는 ‘순수한 열정’으로, 세상을 더 밝게 만드셨다”고 추모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학림다방’에서 김민기와 만난 적이 있다고 회고하며 “그 열정이 마음에 울림을 주었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이를 사랑하셨던 선생님의 뜻이 ‘아르코꿈밭극장’에서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면서 “편히 영면하시기를 기원하며 유가족께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아침이슬’, ‘상록수’ 등 대표곡을 남긴 가수 김민기는 1991년 대학로에 소극장 학전을 개관하고 연극 연출가의 길을 걸었다. 지난 3월 문을 닫은 학전은 이달 17일 어린이·청소년 중심 공연장 아르코꿈밭극장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 대학로 공연문화 산실 ‘학전’ 이끈 가수 김민기 암 투병 중 별세

    대학로 공연문화 산실 ‘학전’ 이끈 가수 김민기 암 투병 중 별세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30여년간 이끌며 국내 공연 문화의 꽃을 피운 가수 김민기가 21일 별세했다. 향년 73세. 22일 공연예술계에 따르면 김민기는 지병인 위암으로 투병하던 중 병세가 악화해 세상을 떠났다. 1951년생인 김민기는 서울대 회화과 1학년 1학기를 마친 뒤 포크송 듀오 ‘도비두’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1971년 1집 음반을 발표하는 한편 ‘아침 이슬’과 ‘가을 편지’, ‘꽃 피우는 아이’ 등 수많은 민중가요들을 작곡했다. 당시 유신 반대 운동에서 그의 노래가 불려졌다는 이유로 ‘아침 이슬’이 금지곡으로 지정되고 1집 앨범도 판매 금지 조치를 받는 등의 고초를 겪었다. 이에 김민기는 봉제 공장과 탄광에서 일하며 생계를 꾸리면서도 익명으로 비밀리에 작곡 활동을 이어갔다. 당시 공장에서 일했던 경험은 1977년 작곡해 발표한 ‘상록수’에 담겼다. 1980년대에는 공연윤리심의위원회 등의 삼엄한 감시를 받으면서도 공연 활동을 활발히 펼치며 사회 운동에 뛰어들었다. 농촌과 탄광촌 등의 현실을 담은 마당극과 노래극 등을 공연하고, 1984년 대학에서 활동하던 노래패들의 노래를 모아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라는 음반을 제작했다. 1989년에는 한살림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초대 사무국장을 맡았다. 1990년대에 이르러서는 본격적으로 대학로 소극장 공연 문화를 꽃피웠다. 1994년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상주 공연장으로 하는 극단 ‘학전’을 창단하고, 독일 원작의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번안 및 연출해 초연했다. 1990년대 서울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낸 ‘지하철 1호선’은 2023년까지 8000회 이상 무대에 올라 7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그가 이끈 학전은 지난 3월 15일 개관 33주년만에 문을 닫았다. 이로서 그의 마지막 연출작은 ‘고추장 떡볶이’가 됐다. 그는 “좀 더 열심히, 더 많이 뛸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학전을 기억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는 소회를 남겼다. 그는 ‘의형제’로 2001년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분 대상과 연출상을 받았고, ‘지하철 1호선’으로 한국과 독일 문화교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독일 정부로부터 괴테 메달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미영씨와 슬하 2남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4일.
  • “누나 일어나봐”…누나를 잃은 뒤 동생은 쇄골을 만지며 울었다

    “누나 일어나봐”…누나를 잃은 뒤 동생은 쇄골을 만지며 울었다

    죽음으로 얽힌 인연은 참 끈질기게 간다. 마음속에 영원히 잊을 수 없기 때문일 수도, 삶이 서로 밀접하게 맞닿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쩌면 죽음을 공유하는 사이는 놓아 버리고 싶어도 절대 놓을 수 없는 운명이어서일 수도 있겠다. 2015년 7월. 일본 교토 우지강 근처의 한 집에 가장인 키리노 켄토의 장례식이 거행되고 있다. 켄토의 납관을 도운 신인 장례지도사는 사카모토 토루. 사무적인 관계 같지만 두 사람은 과거 스승과 제자였고 아들의 친구(친구의 아버지)였던 인연이 있는 사이다. 지쳐 마당으로 잠시 나온 토루 앞에 오랜 친구이자 10년 전에 실종된 켄토의 아들 키리노 요시오가 등장한다. 서로 뭔가 할 말이 많은 것 같은데 두 사람의 갈등으로 번지려던 대화는 이윽고 죽음이라고는 전혀 계획에 없던 찬란한 과거로 향한다. 이렇게 시작하는 연극 ‘쇄골에 천사가 잠들고 있다’는 어떤 죽음을 공유하는, 죽음으로 얽힌 두 친구의 사연을 담은 작품이다. 필명이 ‘핑크 저지인 3호’인 일본 작가가 썼고 2018년 제24회 일본극작가협회 신인상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초연했고 1년 만에 다시 돌아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 중이다.‘쇄골에 천사가 잠들고 있다’는 누군가 죽어간 일에 대해 산 사람들이 감당해가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죽음이 여러 차례 반복돼 슬픔의 감정이 넘실댈 것 같지만 의외로 분위기는 담담하다. 요란하게 감정을 터뜨려야 하는 일도 잔잔하게 인내하는 일본 특유의 감성이 짙게 밴 작품이다. 공연 초반 보여줬던 전개 방식 그대로 작품은 현재와 과거를 교차해가면서 과거에 있었던 죽음의 상처를 하나둘 꺼낸다. 요시오는 어느 날 누나 카즈에의 죽음을 겪게 되고 이로 인해 깊은 슬픔에 잠긴다. 작품의 제목에 나오는 쇄골은 연극의 제목으로 쓰기엔 어딘가 난감한 부위지만 요시오가 누나를 기억하는 공간으로 묘사되면서 비로소 그 의미가 와닿게 된다. 그간 원치 않게 생겼던 일들로 서로 응어리진 사이지만 토루가 “이 모든 게 끝나면 네 쇄골에 잠들어도 돼?”라고 묻는 대목에서 상처를 보듬는 마음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슬픈 이야기지만 절제하며 조금씩 풀어헤치는 감정들이어서 슬픔의 여운이 더 진하게 남는 작품이다. 사랑과 우정, 용서, 화해, 이해와 같은 뻔하고 교훈적인 감정들을 뻔하지 않게 담아내 가슴 한구석을 먹먹하게 한다. 배경과 인물들의 이름이 외국 작품이라는 걸 일깨우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보편적인 정서가 녹아 있어 이질적이지 않게 다가온다. 오히려 한국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는 등의 연출이 우리 작품처럼 다가오게 한다.시골집을 형상화한 무대는 변하지 않지만 소극장 작품치고는 상당히 많은 8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덕에 풍성한 이야기와 감정들이 빚어진다.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했고 소중했던 사람들은 안녕한지, 2시간이 채 안 되는 잔잔한 이야기에 다정한 안부를 묻게 된다. 다른 어떤 화려한 수단이나 기법이 아니라 이야기 자체에 집중한, 연극다운 연극이 그리운 관객이라면 좋아할 작품이다. 21일까지. 토루는 김동준·김이담·안지환, 요시오는 유희제·도예준·김바다가 맡았다.
  • 색다르고 신비로운 몸짓…무용의 무한한 변신 ‘다른, 춤을 위해’

    색다르고 신비로운 몸짓…무용의 무한한 변신 ‘다른, 춤을 위해’

    서로 다른 장르에서 주목받는 안무가의 작품이 한 무대에 올랐다. 각각의 작품마다 개성 강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사로잡았다. 지난 11~1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극장 쿼드에서는 ‘다른, 춤을 위해 Part 2’가 무대에 올랐다. 한주 앞서 선보였던 ‘다른, 춤을 위해 Part1’과 마찬가지로 발레, 현대무용, 한국무용 작품이 관객들과 만났다. 발레 작품으로 이루다의 ‘누 블랙’, 현대무용 작품으로 금배섭의 ‘닳아가는’, 한국무용 작품으로 장혜림의 ‘이야기의 탄생’이 준비됐다. ‘누 블랙’은 미디어아트를 접목해 세 작품 중 가장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무용수의 움직임과 뒤쪽의 그림자가 함께 움직이는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실험적인 면모가 돋보였다. 발레 동작들이 어우러지는 동시에 클래식 발레의 고정관념을 깨는 몸짓이 이어지면서 발레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닳아가는’은 비닐봉지를 들고 무대 위에 선 무용수의 고군분투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음악도 없이 무용수 홀로 넓은 무대를 오가다가 어느 순간 음악이 흐르고 비닐봉지가 하나씩 흩어져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말로 쉽게 표현할 수 없는 진한 여운을 남겼다. 움직이는 것들에서 닳아가는 감각, 그로 인한 오해, 움직이지 않는 것들과 결과적으로 닮아가는 장대한 과정을 오롯이 한 사람이 표현해내면서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다. ‘이야기의 탄생’은 한국 춤과 컨템포러리 예술이 접목돼 이야기가 탄생했던 태고의 시간을 무대 위로 소환했다. 이야기로부터 세상이 탄생했음을 신비롭게 보여주면서 인류의 오래된 서사들을 다채롭게 꺼내 보였다. 추상적인 관념을 구체적인 몸짓으로 표현해내면서 전통무용의 현대적 변주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가 “‘다른, 춤을 위해’는 무용계에서 가장 실험적이고 참신한 창작들로 인정받아 온 안무가의 무대를 연달아 만나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소개한 대로 춤이라는 장르에 참신한 상상력과 표현력이 더해지면서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 ‘7월은 연극 보는 달’ 경남 곳곳 연극·공연 축제 풍성

    ‘7월은 연극 보는 달’ 경남 곳곳 연극·공연 축제 풍성

    7월 경남 곳곳이 연극·공연 축제로 가득 찬다. 경남도는 지역문화예술 육성에 도움을 주고 시민에게 문화예술 즐거움을 안겨줄 지역대표공연예술제가 도내 곳곳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오는 12일부터 21일까지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는 통영연극예술축제가 열린다. 통영연극예술축제는 해양도시 통영의 아름다움을 배경으로 연극 공연, 해외 초청공연, 전시회 등으로 구성한다. 개막식은 12일에 개최한다.24일부터 8월 4일까지는 밀양공연예술축제가 밀양아리나에서 개최한다. 축제에서는 대학로 초청작, 공식 초정작, 프로그램 교류작, 지역 초청작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개막식은 7월 26일 열린다. 26일부터 8월 9일까지는 거창 수승대에서 거창국제연극제 펼쳐진다. 글로벌 예술 교류의 장으로 평가받는 거창국제연극제에서는 국내외 초청공연, 경연작, 프린지 공연 등을 진행한다. 개막식은 26일이다.가을에도 갖가지 공연예술제는 이어진다. 진주대첩 재현행사(9월), 마산만날제(9월), 김해가야금축제(9월), 진주탈춤한마당(10월), 산청기산국악제전(10월) 등이 도민과 국내외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각 축제는 경남을 지역사회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는 동시에 공연 예술 즐거움을 선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문화예술 향유 기회 확대와 지역 문화 격차 해소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 한 총리, ‘슬로우 식당’ 경계선 지능 청년들 격려… “생애주기별 적절한 지원”

    한 총리, ‘슬로우 식당’ 경계선 지능 청년들 격려… “생애주기별 적절한 지원”

    한덕수 국무총리가 7일 서울 대학로에서 경계선 지능 청년들이 일하는 식당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한 총리는 이날 대학로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을 방문해 개점 100일을 축하하는 행사에 함께하며 청년들과 함께했다. 청년밥상문간은 청년과 서민을 위해 김치찌개 단일메뉴를 1인분 3000원에 판매하는 식당으로 기업과 개인 후원금 등을 받아 청년 유동 인구가 많은 대학가에서 운영하고 있다. 서울에 4곳, 제주에 1곳이 있다. 한 총리가 찾은 슬로우점은 가장 최근에 문을 열었고, 직원 10명이 모두 경계선 지능 청년들로 채용됐다. 지점명인 ‘슬로우’는 직원들이 경계선 지능인이라 서비스가 더딜 수 있다는 점을 손님들에게 알리려는 취지다. 경계선 지능인은 평균 지능보다 약간 낮은 경계구간 지능을 가진 이들로, 학업과 사회생활에 다소 어려움을 겪더라도 공식 장애에 해당하지 않아 사회적 지원을 받지 못한다. 이날 열린 100일 축하 행사에는 청년 직원들의 가족과 식당을 운영하는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임직원 등도 자리했다. 한 총리는 청년 직원들에게 조리복을 선물했고, 가족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 뒤 앞치마를 두르고 청년 직원들과 김치찌개를 나르기도 했다. 한 청년 직원은 “처음 일할 때는 첫 직장이라 힘들고 어려웠는데 이제 적응이 돼서 일하는 게 재미있고 출근하는 날이 기다려지고 설렌다”고 말하자 그의 어머니는 “집에서 일을 잘 안 하는데 이렇게 하는 것을 처음 보니 기특하다”며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년 직원의 어머니는 “취업과 교육 기회가 넓지 않아서 실패가 많았고 늘 교육과 인턴에서 취업으로 연계가 안 돼 아픔을 많이 겪었다”며 “이제 슬로우점에 취업해서 한시름 놓았다”고 말하며 감격스러워하기도 했다. 한 총리는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은 굉장히 의미 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며 “부모님들은 오늘 자식들이 의젓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고 뭉클하실 텐데 수고가 많으셨다”고 말했다. 이어 “남보다 조금 느린 사람도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교육과 훈련을 받고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올 하반기 실태조사를 시작하고 생애주기에 따른 적절한 지원 정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英 트래펄가광장에 울려퍼진 K뮤지컬… 오랜 꿈 이뤄져 뭉클”

    “英 트래펄가광장에 울려퍼진 K뮤지컬… 오랜 꿈 이뤄져 뭉클”

    “라듐 중독·이민자 삶 등 역경 담아”유럽 최대 뮤지컬 페스티벌 참가‘또 다른 이름’ 등 대표 곡 선보여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와 쌍벽을 이루는 세계 공연 중심지다. 해마다 6월 영국 런던 한복판 트래펄가광장에서는 유럽 최대 뮤지컬 페스티벌 ‘웨스트엔드 라이브’가 펼쳐진다. 그해 웨스트엔드에서 공연하는 인기 뮤지컬 작품이 대거 참여해 대표곡을 선보이는 무료 야외 축제로 5만~6만명이 현장을 찾는다. 한국 뮤지컬이 처음으로 이 무대에 올랐다. 공연 제작사 라이브가 만든 창작 뮤지컬 ‘마리 퀴리’가 지난달 22~23일 열린 올해 축제에서 ‘겨울왕국’, ‘라이언 킹’, ‘마틸다’, ‘해밀턴’ 등 60여편의 작품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 앞서 ‘마리 퀴리’의 한국 공연 대본과 음악을 바탕으로 영국 스태프와 배우들이 참여한 영어 버전 공연이 지난달 1일 런던 채링크로스시어터에서 개막했다. 공연 기간은 오는 28일까지로 한국 뮤지컬이 웨스트엔드에서 두 달간 장기 상영하는 건 최초다.‘마리 퀴리’의 대표곡 ‘또 다른 이름’과 ‘그댄 내게 별’이 영국 배우 에일사 데이비슨의 목소리로 트래펄가광장에 울려 퍼질 때 누구보다 가슴이 벅찼던 사람은 강병원(46) 라이브 대표 겸 프로듀서다. 서울 대학로 인근 라이브 사무실에서 최근 만난 강 대표는 “오래 꿈꿔 온 일이 이뤄져 뭉클했다”며 웃었다. 노벨상을 두 번 수상한 폴란드 출신 프랑스 여성 과학자 마리 퀴리의 삶을 소재로 한 뮤지컬 ‘마리 퀴리’의 시작부터 런던 진출까지 6년간의 여정에는 강 대표의 땀과 눈물이 배어 있다. 2018년 뮤지컬 공모전에서 천세은 작가의 대본을 보자마자 감이 왔다. “역사적 인물을 단순히 위인으로만 그리지 않고 라듐 중독에 대한 비판, 이민자로서 삶의 역경을 이겨 내는 여성의 시선 등을 폭넓게 다룬 점이 무척 흥미로웠다”고 그는 돌아봤다. 최종윤 작곡가를 섭외해 뮤지컬 넘버들을 완성한 뒤 트라이아웃(시범) 공연을 거쳐 2020년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초연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힘든 시기였지만 공연 내용과 규모 등 작품 수준을 높여 그해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무대에 올렸다. 이듬해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마리 퀴리’는 대상, 연출상, 극본상, 음악상, 프로듀서상 등 5개 부문을 휩쓸었다. 웨스트엔드 입성에는 4년이 걸렸다. 2020년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런던에서 주최한 행사에서 45분 분량의 쇼케이스 공연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 150석 극장에서 전막 공연을 올려 가능성을 타진했다. 영어 버전 공연의 리드(총괄) 프로듀서인 강 대표는 “영국 차세대 연출가 세라 메도스를 영입해 대본과 음악 외 무대 세트, 조명, 의상 등을 한국 공연과 다르게 재창착했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현지화 전략의 성공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품성에 대한 평단과 관객의 평가는 대체로 호의적이다. 개막 초기 일주일은 전석 매진됐고, 현재 객석 점유율 6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 아뮤즈가 도쿄와 오사카에서 라이선스로 공연한 ‘마리 퀴리’의 객석 점유율이 90%를 넘었던 것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앞으로 런던 장기 공연 여부는 영국 측 제작 파트너를 찾느냐에 달렸다. “지금 분위기로는 기대할 만하다”는 강 대표는 “K팝, 웹툰, 드라마, 영화처럼 한국 뮤지컬도 완성도 있게 잘 만들면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등 해외 진출은 물론 국내 관광산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넌버벌 장애예술가 오브제극부터 엄빠랑 나랑 관객참여극까지 ‘아이 좋아’

    넌버벌 장애예술가 오브제극부터 엄빠랑 나랑 관객참여극까지 ‘아이 좋아’

    여름방학이 다가오면서 어린이는 물론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이 잇따라 개막을 알린다. 넌버벌 공연(비언어적 요소로 무대를 구성한 공연)부터 관객참여형 공연까지 어린이 관객에게 즐거운 예술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은 오는 12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국내외 우수 공연 세 편과 함께 ‘어린이 가족 페스티벌’을 연다. 영국에서 온 25년 경력의 장애 예술가 대릴 비튼은 넌버벌 오브제극 ‘네모의 세상’(7월 12~21일)을 선보인다. 3~6세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제작한 공연으로, 단순하고 직관적인 오브제와 몇 개의 블록을 활용한 다양한 연출로 어린이들을 상상과 웃음의 세계로 안내한다. 공연은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을 위해 설계된 네모 세상에서 소외되는 것이 얼마나 불공평한지를 보여 준다. 2020년 서울어린이연극상 대상을 받은 연극 ‘우산도둑’(7월 26일~8월 4일)도 찾아온다. 관객 참여형 스토리텔링 연극으로 공연 전 로비에서 배우들과 관객이 함께 그림을 그린 후에 공연장으로 입장해 자연스럽게 공연이 이어지는 작품이다. 어린이의 다정한 일상을 통해 우리가 진짜로 잃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어 인형극 ‘산초와 돈키호테’(8월 9~18일)는 소설 ‘돈키호테’를 원작으로 하는 인형극이다. 아홉 살 산초를 주인공으로 설정해 어린이들도 쉽고 재미있게 소설의 메시지를 알 수 있도록 재창작했다. 오래된 서점이 배경인 무대, 중세풍의 음악, 인형과 팝업북, 그림자를 활용한 연출 등은 어린이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아동청소년공연예술축제인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 역시 출격을 앞두고 있다. 32회를 맞이한 축제는 오는 7월 18~28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종로 아이들극장, 아르코꿈밭극장(옛 학전 소극장) 등 대학로 일대에서 펼쳐진다. ‘어린이와 자연’을 주제로 국내외 공연 11편이 무대에 오른다. 해외 초청작은 캐나다·프랑스 합작 ‘문제적 핑크’, 영국·스코틀랜드의 ‘베이비 클럽’·‘모두의 클럽’, 캐나다의 ‘사랑에 빠진 뽀메로’, 독일·브라질·프랑스의 ‘시포나드, 애벌레의 꿈’, 태국의 ‘타 렌트 쇼’, 체코의 ‘햇살 따뜻한 오후에 찾아온 특별한 손님’ 등 7편이다. 국내 공연은 ‘빙빙빙’과 ‘뜀뛰는 여관’, ‘엉뚱이나라, 깽뚱이나라’, ‘미련이나라’ 등 4편이다. 특히 ‘빙빙빙’은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가 참여한 공연으로 시각장애인 가족과 비시각장애인 가족이 함께하는 관객참여극이다. 영유아가 지닌 낯가림이라는 반응을 감각화한 작품으로 드론과 천, 비닐 등으로 바람과 음악을 즐기는 경험을 제공한다. 48개월 이하 시각장애인 영유아, 36개월 이하 비시각장애인 영유아가 참여할 수 있다. 오는 27~28일 서울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다.
  • 연극 데뷔 루나의 재발견… “오필리어 역 통해 배우로 성장”

    연극 데뷔 루나의 재발견… “오필리어 역 통해 배우로 성장”

    한국 연극계 거장 배우들이 총출동한 신시컴퍼니의 연극 ‘햄릿’에서 역설적으로 가장 눈길을 끄는 이는 루나(31)다. 걸그룹 에프엑스(fx) 아이돌 출신으로 뮤지컬 경력은 10년이 넘지만 연극 무대는 생판 처음인 그가 여주인공 ‘오필리어’ 역을 맡았으니 의구심 섞인 시선이 쏠린 건 당연지사. 연기의 고수들 옆에서 제 몫을 해낼지 우려가 적지 않았는데 뚜껑을 열어 본 결과 ‘루나의 발견’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호평을 얻고 있다. ‘햄릿’ 공연장인 서울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에서 최근 만난 루나는 “여배우라면 누구나 탐내는 오필리어를 연기하는 게 무섭고 힘들었지만 배우로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대학(중앙대 연극영화과) 때부터 셰익스피어 작품을 좋아했어요. 그중에서도 ‘햄릿’은 졸업 논문 주제로 다룰 만큼 관심이 많았습니다. 처음 배역을 제안받았을 때 너무 의외여서 놀라긴 했지만 제대로 공부해 보자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습니다.” 그는 2010년 첫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를 시작으로 ‘인 더 하이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레베카’, ‘맘마미아’ 등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뮤지컬 배우로서 입지를 넓혀 왔다. 세계 공연의 중심지인 미국 브로드웨이에도 진출했다. 2020년 ‘그날들’을 끝낸 뒤 뉴욕으로 여행을 갔다가 뮤지컬 ‘K팝’ 오디션에 지원해 주요 배역인 솔로 가수 ‘무이’ 역을 따냈고 3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2022년 11월 브로드웨이 무대에 데뷔했다. 박정자, 손숙, 이호재, 정동환 등 대선배들과 한 무대에 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중압감은 없었을까. “전혀요. 예전부터 또래나 어린 친구들보다 선생님들이랑 일하는 게 편하고 좋았어요. 작품 할 때마다 무조건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배우는 자세로 선생님들을 따르고 있습니다. ” 손진책 연출가에 대해서도 각별한 존경심을 나타냈다. “연출가님이 생각한 오필리어는 주체적인 여성으로 순수한 슬픔에 빠진 캐릭터이고, 제가 고민한 오필리어는 감성적이면서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겪는 인물로 해석이 조금 달랐어요. 그런데도 경험이 부족한 제 의견을 진지하게 들어주시고, 스스로 방향을 찾아갈 수 있게 길을 열어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 연기 외에 노래와 춤도 신경 써야 하는 뮤지컬과 달리 오롯이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연극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그는 “어떤 작품을 하든 관객에게 위로가 되고 희망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공연은 오는 9월 1일까지.
  • 김태흠 충남지사 “천안의료원 정상화 방안 제시하겠다”

    김태흠 충남지사 “천안의료원 정상화 방안 제시하겠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100억원대 적자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천안의료원 관련해 27일 “곧 정상화 방안을 내놓겠다” 말했다. 천안의료원을 소아과, 공주의료원 노인 질환 등 4개 의료원별로 특정 진료과목을 강화하는 김 지사의 공약은 의사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천안시에서 열린 언론인 간담회에서 “천안의료원 임금체불이 예상된다고 해 일단 차입으로 해결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천안의료원 정상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 안이 나왔고, 노조와 먼저 협의하고 병원장들과 만나 정상화 방안을 결정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천안의료원은 지난해 106억 39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앞서 김 지사는 공약으로 4개 의료원 특성화 정책을 제시했다. 천안의료원 소아과, 공주의료원 노인 질환, 서산의료원 심뇌혈관 질환, 홍성의료원 산부인과부터 모자 보건까지 의료원별로 특정 진료과목을 강화하는 안이다.김 지사는 “천안의료원을 충남도 공공의료원 중 소아병원 중점으로 키우기 위해 공약했지만, 의사를 못 구해 추진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공공의료원 운영난에 정부 지원 확충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간담회에 이어 천안에서 도민과의 대화를 진행 후 노인회, 보훈회관 방문 등을 차례로 진행했다. 도민과의 대화는 천안시청 봉서홀에서 박상돈 천안시장과 시민 등 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천안 발전을 위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천안·아산 연장 △출입국·이민관리청 유치 △국립 치의학연구원 유치 △안서동 대학로 조성 △미래모빌리티 국가산단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 세계로 뻗어나갈 K-뮤지컬의 오늘…역대 최대 규모 마켓 성료

    세계로 뻗어나갈 K-뮤지컬의 오늘…역대 최대 규모 마켓 성료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주관한 ‘2024 K-뮤지컬국제마켓’이 역대 최대 규모 참여와 함께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지난 18~22일 열린 이번 행사는 국내 및 해외 뮤지컬 전문가, 투자자 등이 모이는 국내 유일의 뮤지컬 장르 전문 마켓으로서 올해는 서울 종로구 링크아트센터 및 CJ아지트 대학로에서 개최됐다. 2021년 시작한 K-뮤지컬국제마켓은 참가 작품의 영국 웨스트엔드 진출, 영미권 현지 개발, 일본 공연 판권 계약, 공연 제작 투자 유치 등의 성과를 남겼다. 쇼케이스 8개, 작품 피칭 22개를 통한 30개 한국 뮤지컬 작품이 선보였고,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해외 8개국 총 45인의 해외인사가 참가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285회의 비즈니스 미팅 등 네트워킹, 콘퍼런스, 포럼, 특강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총 2542명이 참여했다. 미국 마이클 카셀 그룹의 에이미 마리 헤이븐 창작개발 매니저는 “이번 마켓참여를 통해 K-뮤지컬에 재능과 열정, 추진력이 엄청나다고 느꼈다”면서 “이곳에서 맺은 인연들과 더 깊이 교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일본 토호 주식회사의 야마자키 나호코 부장 역시 “K-뮤지컬국제마켓 참여자 모두에게 유익한 행사였으며 계속해서 많은 한국 작품과의 만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영국 와일드파크 엔터테인먼트의 로라 옐메스 프로듀서는 “한국의 프로듀서 및 창작자들과 협력해 더 많은 한국 작품을 영국에 소개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버밍엄 히포드롬의 디어드리 오할로렌은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한국에서 한데 모인 덕분에 적극적인 국제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 뮤지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강병원 라이브 대표는 “뮤지컬 ‘마리퀴리’의 영국 웨스트엔드 개막은 K-뮤지컬국제마켓과 K-뮤지컬로드쇼 in 런던 행사를 통한 네트워크가 큰 도움이 됐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또 다른 해외 진출 기회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네오 대표는 “마켓의 성장과 발전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충분히 유의미한 행사가 됐다”고 평가했다.
  • 이번 주 토요일, 종로 대학로에서 뮤지컬 피크닉 어때요

    이번 주 토요일, 종로 대학로에서 뮤지컬 피크닉 어때요

    이번 주 토요일, 대학로 대로변이 주말 맞이 나들이객을 위한 소풍 장소와 뮤지컬 공연장으로 바뀐다. 서울 종로구가 29일 토요일, 올해의 두 번째 ‘놀러와, 대학로! 차 없는 거리로’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공연 예술계와 지역 상권의 상생을 도모하고, 젊음의 상징 대학로의 위상을 높이려는 취지다. 구는 오후 1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뮤지컬 피크닉(Musical Picnic)’이라는 주제로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온종일 운영할 계획이다. 차량통제는 혜화역 1번 출구부터 서울대병원 입구에 이르는 350m 구간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뤄진다. 해당 지역은 이날 뮤지컬 공연을 위한 크고 작은 무대와 체험 부스, 피크닉 라운지 등으로 변신한다.메인무대에서는 오후 5시 30분, 오후 7시 30분까지 두 시간 동안 뮤지컬 배우 신영숙, 양준모가 대중에게 친숙한 뮤지컬 모차르트와 레베카, 맘마미아, 영웅 등의 대표곡을 공연한다. 또 대학로 소극장 작품으로 큰 사랑을 받아 온 ‘뱀프X헌터 : 울부짖어라! 피닉스 포포!!’, ‘유진과 유진’, ‘키키의 경계성 인격장애 다이어리’ 배우들이 출연해 작품의 하이라이트를 공연한다. 작은 무대에서는 기타리스트 정선호의 버스킹을 시작으로 대학로를 대표하는 연극과 뮤지컬 ‘진짜나쁜소녀’, ‘썸데이’, ‘행오버’가 차례로 펼쳐진다. 아카펠라 그룹 ‘박김박김’, ‘3초전’, 인디밴드 ‘와인루프’의 무대 역시 예정돼 있다. 아울러 종로구는 공연 관람과 휴식, 먹거리를 한자리에서 즐기는 피크닉 라운지를 조성하고, 2030세대의 감성을 사로잡을 누리소통망(SNS) 촬영용 소품을 대여해 준다.이외에도 다채로운 부대 프로그램을 마련해 뒀다. 가죽공방, 비누공방, 페이스페인팅, 도자기공방 체험 행사뿐 아니라 대학로 소재 디저트 카페가 참여하는 디저트 테이블 행사를 눈여겨볼 만하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종로구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한편 올해 차 없는 거리 행사는 지난달 25일, 이달 29일에 이어 8월 31일, 9월 28일, 10월 말 순으로 총 5회 진행한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차 없는 거리 행사를 대학로를 대표하는 거리예술축제로 안착시켜 대학로 제2의 부흥기를 이끌고, 공연예술과 지역 상권 활성화라는 두 토끼를 잡고자 한다”라며 “대학로가 뉴욕의 브로드웨이, 런던의 웨스트엔드 처럼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공연예술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 배리어프리 아트페어 ‘드로잉그로잉’ 전시 여는 미학관

    배리어프리 아트페어 ‘드로잉그로잉’ 전시 여는 미학관

    전시공간 미학관이 이달 20일부터 30일까지 ‘드로잉그로잉(Drawing-Growing)’ 전시를 개최한다. ‘드로잉그로잉(Drawing-Growing)’은 3년째 개최되고 있는 드로잉 장르 특화 아트페어로, ‘2024년 작가미술장터 개설 지원사업’에 3년 연속 선정되어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후원으로 전시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의 초기 단계이자 아이디어의 시작인 드로잉과 에스키스(작품의 초고) 등에 주목하고 이를 판매 가능한 작품으로 선보인다. 전시 관계자는 “드로잉이 지닌 행위와 실천적 역할에 대한 고민이 담긴 넓은 스펙트럼의 작품을 관람하면서 미술애호가로서 한층 성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에는 배리어프리 아트페어 형식으로 진행되어, 발달장애·신경다양성 작가들과 함께한다. 총 56여명의 작가가 참여, 작품 230여점을 선보인다. 본 행사는 신진작가, 참여작가 지원을 위해 작품 판매 수수료의 70%가 작가에게 돌아가는 구조로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전시는 기간에 따라 PART 1, 2로 나뉘어 각기 다른 작업과 디스플레이로 구성된다. ‘드로잉’ 중심의 아트페어를 강조하기 위해 드로잉의 주 매체인 ‘종이’를 활용한 전시공간 디자인을 구성해 페이퍼 드로잉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연출한다. 전시장 내부는 박스 형태의 가벽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공간을 배치해 한층 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생동감 있는 드로잉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동시 진행된다. 전시가 끝난 이후에도 7월 한 달간 온라인 사이트에서 작품 구매가 가능하다. 작품 구매 문의는 미학관 공식 홈페이지에서, 부대프로그램 등 본 행사와 관련된 사항은 미학관 ‘드로잉그로잉’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작품 구매 시에는 한정판 굿즈가 제공되며 참여작가와 함께하는 아티스트 워크숍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전시는 6월 20일(목)부터 30일(일)까지로 10일간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음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6월 24일(월)은 휴관이며, PART 1은 6월 20일(목)~23일(일), PART 2는 6월 25일(화)~6월 30일(일)에 각각 열린다.
  • 신촌박스퀘어 청년·인디 음악 중심으로

    신촌박스퀘어 청년·인디 음악 중심으로

    서울 서대문구의 신촌박스퀘어가 청년 문화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대문구는 음악예능 방송 프로그램 ‘SBS 더 리슨’의 세 번째 시즌 첫 방영분이 최근 신촌박스퀘어(신촌역로 22-5) 3층에서 성공리에 촬영을 마쳤다고 17일 밝혔다. ‘더 리슨’은 가수들이 예술관광도시 곳곳에서 펼치는 버스킹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이달 21일 오후 11시 20분에 시즌 3(너와 함께한 시간)이 처음 방송된다. 지난 시즌 참여한 가수 허각, 김희재, 임한별과 이번에 새롭게 참여하는 이무진, 이진성, #안녕 등이 개별 신곡과 버스킹 무대를 진행했다. 촬영장인 신촌박스퀘어 3층은 야외공연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감성 공간으로 올해 3월부터 청년벤처기업 ‘201p’가 입점해 음악 소모임과 연주회, 독서 모임, 음악 공연 등을 열고 있다. 특히 무료 공연 ‘월간 루프톱’을 월 2회 개최하고 있다. 인디아티스트 공연도 정기적으로 열 예정이다. 이달 22일 오후 5∼9시에는 팝과 록 음악으로 제6회 월간 루프톱 공연이 마련된다. 구는 신촌박스퀘어를 거점으로 한 음악 콘텐츠 제공 외에도 지난달 ‘제1회 신촌 인디뮤직 페스티벌’에 이어 올가을에는 제2회 행사를 여는 등 다양한 음악 프로젝트를 지속해서 유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문화재단의 인디음악 지원사업에도 응모해 지원금 3천만 원을 확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신촌 지역에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시민들에게 선사한다. 이처럼 서대문구는 신촌을 ‘신(新)대학로’로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다양한 음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지상파방송의 음악프로그램 첫 촬영지로 신촌박스퀘어가 선정된 것은 그만큼 신촌이 가진 음악적 가능성을 평가받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행사가 이어질 신촌에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이수지 닮은꼴 남편 공개 “팬으로 만나 결혼 7년 차”

    이수지 닮은꼴 남편 공개 “팬으로 만나 결혼 7년 차”

    방송인 이수지가 닮은꼴 남편을 공개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채널A ‘요즘 남자 라이프 신랑수업’에서는 이다해, 심진화, 이수지가 합류했다. 이승철은 이수지를 처음 본다며 “되게 예쁘다”고 감탄했고, 심진화는 이수지에게 “김고은 보여드려라”고 말했다. 이수지가 김고은 표정을 흉내 내자 문세윤은 “어질어질하다”고 반응했다. 이승철이 “결혼했냐”고 묻자 이수지는 “결혼 7년 차”라고 답했고, 결혼사진이 공개되자 심진화가 “남편이랑 닮았다”고 했다. 이수지는 “닮아야 잘 산다고 한다”며 인정했다. 이어 이수지는 “남편이 팬이었다. 대학로 공연할 때부터 봤는데 응원하던 친구가 ‘개콘’에 나오네(라며) 내가 진행하던 라디오에 매일 사연을 보냈다”며 남편과 인연도 밝혔다. 이들 부부의 사진에 “귀엽다”는 반응이 쏟아지자 이수지는 “예쁘다는 말은 없냐”며 귀여운 항의를 했다.
  • 김민기 ‘학전’소극장 새 이름은 ‘아르코꿈밭극장’

    김민기 ‘학전’소극장 새 이름은 ‘아르코꿈밭극장’

    서울 대학로 옛 학전 소극장이 ‘아르코꿈밭극장’으로 새 출발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7월 개관 예정인 옛 학전 소극장의 새로운 이름으로 ‘아르코꿈밭극장’이 확정됐다”고 12일 밝혔다. 예술위는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7일까지 홈페이지와 공식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학전 소극장의 새 이름을 최종 선정하는 ‘대국민 온라인투표’를 진행했다. 앞서 대국민 극장명 공모전을 통해 아르코꿈밭극장, 아르코못자리, 아르코그래극장 등 3개 후보작이 뽑혔고, 이에 대한 투표 결과 아르코꿈밭극장이 4000명 투표 참여자 중 61%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예술위는 “아르코꿈밭극장은 배움의 밭이었던 옛 학전 소극장이 어린이들의 꿈이 움트고 자라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수 김민기가 1991년 개관한 학전은 대학로 문화의 상징 같은 공연장이다. 코로나19 기간 누적된 경영난과 김 대표의 건강 악화로 지난 3월 폐관했다. 예술위는 학전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계승해 소극장을 어린이·청소년 중심 공연장으로 운영한다. 건물을 임차해 리모델링한 뒤 다음달 개관할 예정이다.
  • 죽은 자가 말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연극 리뷰]

    죽은 자가 말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연극 리뷰]

    죽음이 죽음을 부르고, 비극이 비극을 낳는다. 욕망에 눈먼 사악한 인간이 저지른 패륜적 살인은 복수심에 사로잡힌 예민한 청년의 의도치 않은 살인으로 이어지고, 그로 인한 비극의 악순환은 두 집안을 절멸로 내몰고서야 끝난다. ‘천지사방에 온통 죽음뿐’인 폭풍 같은 서사가 휩쓸고 간 뒤 적막한 무대 위 공백을 채우는 건 역설적으로 삶이다. 혼돈의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지난 9일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 연극 ‘햄릿’의 여운은 그래서 더욱 짙고 길게 다가왔다. 한국 연극계 거장들의 축제로 자리잡은 신시컴퍼니의 ‘햄릿’이 2년 만에 돌아왔다. 2016년 이해랑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햄릿 역의 유인촌 등 이해랑연극상 수상자 9명이 모인 첫 공연은 전회 매진 기록을 세웠다. 2022년 공연은 초연의 원로 배우와 강필석 등 젊은 배우들이 호흡을 맞춰 신구 세대 간 화합의 무대로 주목받았다. 3회째인 이번 공연에는 이전보다 훨씬 많은 24명의 배우가 참여해 대극장 연극으로는 흔치 않은 석 달간의 대장정을 이끈다. 초연부터 연출을 맡은 손진책은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시즌은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를 고민하는 햄릿을 넘어 죽은 자들의 시선을 통해 ‘인간이 살아가야 하는 법’을 고민하는 작품으로 재구성했다”고 말했다. 이런 의도는 죽음과 삶의 공간을 수시로 넘나드는 담백한 무대와 감정의 응축과 폭발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배우들에 힘입어 자연스럽게 객석에 스며들었다. 햄릿은 오필리어의 아버지 폴로니우스를 실수로 살해한 뒤 영국으로 쫓겨가는 배 안에서 ‘잔인한 운명의 화살을 묵묵히 참고 견딜 것인지, 이길 수 없는 싸움인 줄 알면서 결연히 싸우다 쓰러질 것인지’를 두고 고뇌한다. 고통에 찬 삶과 불행을 질질 끌고 다니는 현실에 괴로워하면서도 죽음의 공포에 짓눌렸던 햄릿이 “나를 잊지 마라”는 유령의 목소리를 떠올리고 돌아오는 대목은 어떻게 살 것인지를 보여 주는 극적 예시다.삶에 대한 태도에 있어 햄릿과 대척점에 놓인 인물은 클로디어스다. 친형을 죽이고 형수를 아내로 맞은 그는 슬픔에 빠진 조카에게 “죽음 뒤에 삶이 오고, 삶 뒤에 죽음이 온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라고 훈계하지만 정작 자신의 범행이 밝혀져 죽을 위기에 처하자 “나는 인간이다. 나는 살고 싶다”고 절규한다. 경사 무대 뒤쪽에 거울 벽과 유리를 놓아 사각지대 없이 등장인물의 일거수일투족을 보여 줌으로써 인간 본성의 깊은 내면까지 들여다보는 듯한 연출이 인상적이다. 의자와 조명만으로 여러 공간을 효율적으로 구획하는 군더더기 없는 무대가 배우의 연기와 대사에 오롯이 몰입하게 만든다. 이호재, 정동환, 박정자, 손숙, 김성녀, 박지일 등 원로와 중견 배우들의 연기는 명불허전이다. 햄릿 역의 강필석과 오필리어 역의 루나도 대선배들 사이에서 제 몫을 충분히 해낸다. 공연은 오는 9월 1일까지.
  • 속사포 같은 대사의 향연…너무 재밌어서 금방 또 옵니다

    속사포 같은 대사의 향연…너무 재밌어서 금방 또 옵니다

    어차피 깔깔 신나게 웃을 것을 알기에 안내원이 시작부터 마음껏 웃고 박수치기를 권고하는 연극이 있다. 배우들도 웃음을 조율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닌지라 관객들의 웃음은 정말로 멈출 새가 없다. 요란하고 정신없이 이렇게 재밌는 덕에 끝났는데 금방 다시 돌아온다. ‘바스커빌 : 셜록홈즈 미스터리’가 이례적인 인기 속에 챕터2로 다시 돌아온다. 지난 9일 끝난 공연이 오는 22일부터 10월 20일까지 또 하는데 대학로에서 리미티드런인 연극이 이렇게 다시 금방 무대에 오르는 일이 드물다는 점에서 그 인기와 재미를 실감할 수 있다. ‘셜록홈즈’는 설명이 필요 없는 영국 추리소설의 대가 아서 코난 도일의 장편 추리소설. 연극은 이를 원작으로 토니상 수상자이며 국내에선 뮤지컬 ‘크레이지포유’로 알려진 미국의 극작가 켄 루드윅이 집필한 작품이다. 2015년 미국 워싱턴의 아레나 스테이지에서 초연한 이후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등에서 꾸준히 공연되며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추리 감각이 남다른 셜록은 극의 시작부터 지팡이 하나만 보고 모든 상황을 유추하는 대단한 솜씨를 자랑한다. 셜록의 추리야 워낙 익히 알려진 덕에 새로울 건 없지만 관객들의 시선을 끄는 건 속사포 랩 같은 대사다. 마치 빨리 말하기 챌린지라도 하는 듯한 엄청난 대사를 치면서 현란한 말솜씨를 자랑하는데 약장사를 했다면 아무리 나쁜 약이라도 금방 다 팔아치웠을 기세다.“니가 대사 많은 거 해봐.” 셜록은 주인공이니 예외지만 다른 배우들은 이 연극에서 이것저것 잡다하게 하는 게 많다. 이들이 원망의 눈빛을 보낼 때면 셜록을 맡은 배우는 잠시 연극을 벗어나 이런 대사를 하며 상대방을 꼼짝 못 하게 만든다. 그래도 또 원망하려 들면“대사 많은 거 해보라고”라며 감탄이 절로 나오는 어마어마한 대사량을 자랑한다. 셜록홈즈 시리즈는 누가 범인인지 잡아내는 과정이 핵심이지만 ‘바스커빌’은 인물들의 관계와 이들이 만들어가는 서사에 조금 더 집중한 느낌이다. 하나의 사건을 집중적으로 추리해가기보다 중간중간 배우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니 관객들에게는 더 재밌게 다가온다. 특히나 외국 작품임에도 한국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웃음 요소를 많이 집어넣은 덕에 마치 한국 작품처럼 느껴질 정도다.일일이 설명할 수 없게 웃긴 장면이 많다 보니 때로는 배우들도 웃음보가 터진다. 객석을 향해 “웃기면 그냥 웃어”라고 하는 거침없이 하는 말도 관객들을 사로잡는 요소다. 연극이 지닌 본연의 재미와 매력을 느끼고 싶은 관객이라면 꼭 봐야 할 작품으로 손색없다. 대학로에서 재밌는 연극을 보고 싶다면 선택해도 후회 없을 작품이다. 초연작이고 대학로 소극장이라는 무대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좁은 공간에서 풍성한 이야기를 구현해냈다. 챕터2에서는 새로운 캐스트가 참여해 작품의 매력을 더할 예정이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아트원(구 아트원씨어터). 셜록 역에 정다희·이예준·이은호, 왓슨 역에 오소연·송광일·배훈이 나선다. 유성재·황호진·장원혁·이석진·양성령·이다은·박도연이 작품에 필요한 다양한 인물들을 오가며 명품 조연 연기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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