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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파구 예산 편성에 주민참여

    서울 송파구는 오는 9∼10월 시작하는 2004년도 업무계획 수립과 예산안 편성시 주민들의 제안을 반영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자치단체가 정책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지방분권 정책의 실시를 앞두고 주민참여율을 높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지자체들은 그동안 공무원만 예산 편성 등의 연간 청사진 마련에 참여,실제 집행과정에서 주민생활과 동떨어진 점이 발견돼도 시정이 불가능해지는 등 부작용이 많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송파구는 업무계획 준비에 주민 제안제도를 정례화하기로 했다.올해는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아이디어를 접수한다.접수된 제안에 대해서는 대학교수와 전문분야 종사자로 이뤄진 심사위원회에 상정,늦어도 10월 안으로 채택 여부를 가리기로 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기고 / 특허법원서 특허침해도 심리를

    오늘날 국가 경쟁력은 어떻게 지적재산전략의 변화를 모색해 내느냐에 관하여 초점이 맞춰져 있다.가까운 일본은 현실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정부시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2월 지적재산전략회의(대학교수,연구소,기업,각부 장관,변호사,변리사 등 전문가로 구성된 기구)를 설치,산업경쟁력의 회복을 시도하고 있고,미국은 이미 1985년에 산업경쟁력 재생의 관점에서 지적재산권을 보호·강화하기 위한 pro-patent 정책을 실시하여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우리나라도 1998년에 와서 전국을 관할하는 특허전문법원인 특허법원을 탄생시켰다.당시 특허법원의 개원은 지적재산강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에 앞서 자랑스럽게 이뤄낸 특허역사의 산물로서 높이 평가되었다.다만,특허법원 개원 과정에서 제안되었던 기술법관제도가 채택되지 않았고,모든 지적재산권 분쟁이 아니라 특허사건에 한하여,그것도 특허심판원의 심판결정에 불복하는 소송인 이른바,특허심결취소소송만을 한정하여 심리하는 반쪽 법원으로 출발하게 된 것이 흠이었다. 무릇 지적재산권의 보호라 하면 지적재산권의 침해에 대한 예방이나,침해에 따른 구제가 핵심이 될 것인 즉,특허전문법원을 설립해 놓고도 특허침해사건은 특허법원이 아닌 일반 법원에서 심리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형편이다. 지적재산권,특히 특허권은 발명기술에 대하여 법적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형성되는 권리이기 때문에 그 침해에 대한 판단 역시 기술적 내용에 관한 판단이 선행되어야 한다.무엇보다 특허침해소송을 특허법원에서 심리하여야 하는 주된 이유는 서로 관련있는 사건을 일괄하여 처리하여야 한다는 것이다.관련있는 내용의 사건을 별도의 재판절차에 의거하여 각기 다른 법원에서 심리한다는 것은 각 법원의 심리가 중복되게 되어 이중의 시간과 노력 및 경비가 소요되게 된다.그뿐만 아니라 각 법원은 독자적으로 판단하게 됨에 따라 서로 다른 결론을 낼 수 있어 재판사이의 모순과 저촉을 피할 수 없게 되고,불필요한 상소를 유발시키며,심지어는 재판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도 없지 않다. 국민의 여망과 함께 업계,학계,법조계의한결같은 바람에 의해 탄생된 특허법원이다.지난 4년여간 경험도 축적하였다고 본다.이제는 특허법원에 걸맞은 관할의 확대가 필요하다.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특허심결취소소송과 특허침해소송을 모두 한 곳에 관할을 집중하거나 혹은 집중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작년 10월,특허침해소송을 특허법원이 관할할 수 있도록 하는 법원조직법개정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되었으나 아직 처리되지 않고 있다. 전문법원에서 전문가에 의한 소송수행을 통하여,권리침해 여부의 올바른 판단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국민들의 지적재산권 개발의욕은 증대되고,이는 곧 산업에 응용되어 국가경제의 부흥으로 이어진다.사사로이 직역에 얽매여 자칫 국가발전에 역행하는 누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허침해소송을 특허법원에서 관할하는 데 대한 반대도 없진 않다.대체로 두가지로 요약된다.첫째는 기술법관제의 도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고,둘째는 특허법원이 대전에 있으므로 교통이 불편하다는 점이다.전문성 측면에서 본다면,특허법원은 3개의 재판부에 9명의 판사를 배정해 놓고 있다.또한 전문인력 배치를 위하여 법관 인사시에는 해외유학시 또는 대학원에서의 전공분야,지적재산권 관련논문 작성여부 등을 고려하는 등 명실공히 특허전문법원으로 거듭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용우 건국대 법대 강사
  • 불륜시대 / ‘아내 외도’ 부추기는 사회?

    “요즘 애인없는 사람이 어딨어요?”라거나 “애인없는 사람이 바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이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다면 “나는 시대에 뒤떨어졌나?”라는 생각에 우울해질지도 모르겠다.‘외도’하는 사람이 부러워서가 아니라 ‘세상과의 괴리감’ 때문이다.그 ‘괴리감’은 주부들의 열등감을 자극한다.최근 텔레비전과 영화에서 온 가족이,온 동네가 함께 불륜에 빠져드는 시추에이션이 전개되면서 소문 속에 흘러다니던 여성들의 ‘바람’이 마치 기정사실로 뿌리내릴 판이다.현실을 반영했느냐,상상이 현실을 잠식하느냐.이를 단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그러나 현실이라기보다는 일탈을 바라는 사람들의 심리가 숨겨졌음은 더 말할 필요도 없겠다. 미국의 진화 생물학자 올리비아 저드슨 박사는 ‘모든 창조물에게 주는 타티아니 박사의 섹스 어드바이스’란 책을 통해 “동물의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제도가 일부일처제”라고 말했다. 그래서 일까.최근 이혼의 증가는 물론 아예 독신과 저출산 등 일련의 현상을 두고 ‘결혼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 시작됐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이혼통계에 의하면 남녀가 배우자의 외도와 부정으로 이혼에 이르는 비율이 전체 이혼자의 40%를 넘는다.대부분 성격차이로 틈새가 벌어지지만 결국은 배우자의 외도가 가장 큰 이유라 한다.‘남편의 외도’뿐 아니라 최근에는 ‘아내의 외도’도 이혼의 사유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시대,남성들의 전유물 정도로 인식됐던 외도가 이제는 여성들에게도 ‘금기’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물론 이는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부부간에는 ‘신뢰’ 즉 ‘정조의 의무’가 깨어져서는 결혼이 유지될 수 없다는 명제만은 흔들림없다는 또다른 방증이기도 하다. ●현실을 반영하나,허구가 현실을 잠식하는가 56년 발표된 영화 ‘자유부인’은 대학교수 부인이 춤바람으로 가정을 버린다는,당시로는 파격적인 내용이었다.그래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용납될 수 없는 죄악’으로까지 지탄받았다. 이른바 ‘불륜’을 담기 위해서는 ‘가정이 있는 여성이 왜 남편아닌 사람과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었는가.’라는 나름의 ‘타당성’을 담아야만 했고,결론은 비극적이어야만 했다.이는 40년간이나 계속됐던 ‘불문율’이었다.그리고 96년,드라마 ‘애인’은 가정을 가진 두 남녀의 ‘뒤늦은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그러나 이 드라마는 정작 불륜시비로 국정감사장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고,‘드라마소재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토론회를 열게 할 만큼 사회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어쨌든 그후 “요즘,애인없는 주부가 없다더라.”는 확인되지 않는 소문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2003년 여름,‘불륜’은 새로운 양상으로 나타났다.텔레비전 드라마 ‘앞집 여자’는 온 동네에 감염된 ‘바람’을 그리고 있다.“불륜은 비타민”,“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집안일도 바람도 척척 해낸다.”는 신종 ‘슈퍼우먼’이 등장한다.영화 ‘바람난 가족’은 남편과 아내는 물론 시어머니까지 모두 바람이 났다.‘불특정한 여성들’이 아닌 ‘내 아내와 어머니’의 바람이 그려진 이 영화는 가족해체의 또다른 표현이다. 이젠,결혼 후 새로운 사랑을 알게 된다해도 더이상 가슴조이며 아쉬워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어차피 생활에는 ‘활력소’가 필요하고,잠깐의 외도는 죄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도출될 판이기 때문이다. 하긴,여성들의 ‘바람기’에 불이 붙기 전,우리 사회는 도덕적이었나? 기혼남성들의 20%정도가 외도를 한다는 통계는 91년,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간통의 실태와 의식조사’에서도 나왔고 최근 한 불륜관련 인터넷사이트의 조사결과로도 입증되는 수치다.오히려 지나치게 낮게 파악된 통계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이런 통계도 있다.2001년 한국가족학회가 전국 15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족문화에 대한 인식조사’에 의하면 남성은 15%,여성은 3%가 ‘외도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또 남편이 외도한 적이 있다고 말한 여성은 16%,아내의 외도를 경험한 남성도 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도,즉 혼외관계란 성적인 관계를 포함한다.‘성적 요소가 없는 경우에는 부부관계에 미칠 불안전성이나 배신의 의미가 적기 때문이다.’고 ‘혼외관계의 이해’란 책에서경북대 전귀연 교수는 쓰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불륜’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현실에서 ‘바람난’ 여성을 찾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 ●집안은 너무 갑갑해 남편이 전문경영인이라는 한 30대 후반 여성은 “남편이 해외출장을 가면 가끔 호텔 나이트클럽으로 놀러간다.자연스럽게 어울려 술 한잔하고 이야기 나눈다.그렇게 이상한 눈길로 볼 것 없다.정말 ‘바람쐬는 것’이다.그 이상은 없다.”고 말했다.“가정에 아무 문제도 없지만 시간없는 남편만 바라보고 불만에 젖어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잠깐의 ‘외출’로 가정을 깰 생각은 더욱이 없다고 말하는 여성들 중에는 드라마에서처럼 ‘활력소’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30대 중반의 한 여성은 “서로 명함을 주고받다보면 교수나 변호사 등 서로 이야기가 될 만한 사람들이 많다.부부이기 때문에 하지 않는 이야기들도 자연스럽게 나누게 된다.그렇게 내 스트레스도 씻어내고,또 남편의 문제도 객관적으로 보게되는 등 오히려 남편을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더라.”고 말했다.그렇게 만난 사람들과 ‘애프터’는 없느냐는 질문을 어렵게 했더니 “뭘 그리 어려워하느냐?”는 듯 스스럼없이 말했다.“가끔,가끔이지만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그리고 한두번 밥을 먹기도 했다.” 아내의 외도를 호소하며 상담소를 찾은 한 남성(39세)에게서는 달라진 세상사의 한 예를 볼 수 있었다.“아내(37세)가 얼마전 부터 남자를 만나고 있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다.화가 나서 따졌더니 아내는 잘못을 빌기는커녕,오히려 큰소리다.집안일도 깔끔하고 아이들 뒷바라지도 잘 하는데 잠깐 바람쐬는 것도 안된다면 이혼하자고 한다.아이들을 위해서도 이혼은 원치 않지만 이런 아내를 내가 영원히 용서하고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더욱이 아내가 먼저 이혼하자니 배신감을 느낀다.” ●해체되는 가족속의 여성들 옷가게를 운영하는 40대 중반 여성은 “일에 묶여서 지내지만 나를 위해 가끔 즐긴다.”고 말했다.‘즐긴다.’는 단어의 묘한 어감 때문에 다시 물으니,이혼을 원하거나 남편에 대한 불만을 본격적으로 터뜨리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고등학생 아들의 뒷바라지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내 관리는 내가 한다.남편에게 기대할 것도 아니고,더욱이 아이들에게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라고 기대할 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40대 후반의 한 여성은 여고 동창들과 ‘일요등산회’를 구성했는데,몇 주 전부터 그 모임에 남성들이 동행하고 있단다.“우연히 등산길에서 만난 이후 일요일마다 함께 등산한다.회사에서 뒷전으로 밀렸다는 50대들이라 이야기가 통한다.남자들처럼 젊은 애들과 노느라 돈드는 것도 아니고,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기분전환을 하는 것인데 문제될 것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러다 친구들 중,무슨 문제가 생기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긍정했다. 그러면서 덧붙였다.“내가 새댁일 때,우리 동네에 꽤 부잣집 부인이 바람이 났었어.집공사를 했는데 글쎄,도배장이와 눈이 맞았다던가.결국 그 부인이 자살했는데 그때만해도 ‘늙은 여자의 더러운 욕망’이라고 손가락질을 해댔거든.그런데 지금 내가 그 나이가 되니까 그 부인이 바람난 게 아니라 외로움 때문에 사람이 그리웠던 것 같아.돈 좀 번다고 유세하면서 아내를 무시한 남편과는 이미 마음의 담이 높지,아이들은 걔들 나름대로 바쁘지,이럴 때 아마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생겼던 모양이야.이젠 이해가 돼.” 가정기능의 약화는 진작부터 논의됐었다.그래서 이를 여성들의 ‘숨겨졌던 바람기’로 보기보다는 가족해체 현상의 한 단면으로 봐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2001년,한국여성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부산 신라대 공미혜 교수는 15명의 외도하는 여성을 면접,조사결과를 통해 “과거에 비해 여성들이 외도에 대해 관대해진 것은 사실이다.심지어 가부장 중심의 결혼생활에 대한 도전,혹은 능동적 성적주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으로까지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들은 혼외관계를 낭만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하며 상대남성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만으로 자기도취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보고,남성들의성적 접촉과는 차이가 있음을 지적했다. ●행복한 가정에 외도없다 대한 가정법률복지상담원 양정자 원장은 “그전보다 여성들의 생각과 사회적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그것은 특별한 일이기 때문에 화제가 된다.”고 확대해석을 막았다.남편의 외도가 아직도 이혼상담소를 찾는 대부분 여성들의 고민거리라는 것이다. 한편 정신과 전문의 김병후 박사는 “경제적으로나 부부관계에서 아무 문제없는 가정의 부인들이 바람이 났다는 말은 모순.”이라고 말했다.외부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고,그들 스스로도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외도의 경우,대부분 ‘복수성 외도’라 한다.배우자에 대한 불만을 풀지못한 채 부부갈등의 절망적 선택,마지막 출구로 외도를 택한다는 것이다. “현실에서의 외도는 영화처럼 그렇게 잠깐 스치고 지나가지 않는다.외도를 선택했을 때,부부관계가 그만큼 피폐해졌기 때문에 외도를 그만둔다고 하더라도 상처는 깊게 남는다.”고 경고했다.결코 바람이 ‘생활의 활력소’가 될 수 없음을,중년여성들이 꿈꾸는‘메디슨카운티의 다리’는 허구에 지나지 않음을 강조했다. 허남주 기자 hhj@
  • 盧대통령 경축사 집필 어떻게/ ‘백화점식’ 초안 민족문제 위주로 손질

    노무현 대통령은 사실상 광복절 경축사를 직접 집필했다.취임후 첫 광복절 경축사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노 대통령은 연설실무진,정책실,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참모진,정책기획위원회 소속 일부 대학교수들과 함께 5차례의 독회를 가졌다. 노 대통령은 지난 1일 연설팀과 정책실로부터 각각 1차 초안을 보고받았다.노 대통령은 휴가중이던 6일 청와대로 돌아와 2차 초안을 넘겨받고 집필에 들어갔다.7일부터 나흘간 관저에 마련된 노트북을 이용해 국가전략 및 방향을 20분 분량의 경축사에 담아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참모진이 노 대통령에게 최종 전달한 2차 초안은 ‘동북아시대’를 키워드로 외교·안보,사회,경제 분야 등 국정 전반이 ‘백화점식’이었다. 하지만 독회를 하는 과정에서 노 대통령은 “독립과 건국이 동시에 이루어진 광복절 취지에 맞게 대미(對美)관계,남북문제 등 민족문제에 주력하고,경제·민생문제는 국회연설 등 다른 기회에 언급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그래서 경제와 교육을 비롯한 사회문제는 원론적인 언급을 하는 수준에 그치게 됐다.노 대통령은 경축사 집필 과정에서 “절반은 가슴으로 듣고 절반은 머리로 듣는 연설을 쓰고 싶다.”면서 “국민들에게 진동이 있는 연설이 되어야 한다.”는 뜻을 연설팀에 지시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e강남구’ 일본도 깜짝

    강남구의 전자정부 사업이 일본에서 모범사례로 소개된다. 강남구는 일본 정부의 전자정부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세계적인 IT(정보기술)업체 ‘히타치(日立) 제작소’가 9월부터 강남구의 전자정부 현황을 일본 도쿄의 ‘전자정부 전시관(cyber government square)’과 자사의 홈페이지(www.hitachi.co.jp)를 통해 ‘우수 전자정부’로 소개한다고 14일 밝혔다. 히타치는 지난 2000년 3월부터 일본 지방자치단체장과 대학교수 등을 소개하면서 전자정부의 필요성과 추진 방향 등을 역설해 왔지만 해외 전자정부 사례를 소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히타치는 지난 13일 권문용 구청장 인터뷰 등 강남구의 전자정부 현황을 취재했다. 취재를 진행한 히타치 제작소의 하라다 요시히로 과장은 “한국의 지방자치 역사는 일본에 비해 짧지만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전자정부 사업은 일본보다 앞서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의 전자정부는 지금까지 일본과 동남아,유럽 등 45개국 52개 팀 560여명의 방문을 받았다.구민 13만명이 홈페이지 회원,e메일 리스트 등을 통해구정에 참여하고 있으며,전체 민원서류의 25%가 인터넷이나 무인민원발급기를 통해 발급된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청계천서 헌책방 30년 헐린다니 서운하네요”/황학동 ‘터줏대감’ 경안서림 주인 김시한씨

    다섯평 남짓한 가게 안은 묵은 책냄새로 가득했다.발디딜 틈 없이 쌓여 있는 먼지투성이 책더미들.한쪽에는 철거를 앞둔 청계천 책방가의 운명을 암시하듯,주인을 찾지 못한 한지책들이 곰팡이를 머금은 채 쓸쓸한 ‘최후’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안서림 주인 김시한(73)씨는 낡은 철제 의자에 ‘삐딱하게’ 기댄 채 기자를 맞았다.마침 이 곳을 찾아 헌책을 뒤적이던 김명준(80)씨는 “고문서를 수집하는 대학교수건 헌 참고서를 찾는 중학생이건 손님을 일어나서 맞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김명준씨는 10년 단골이다.단골손님들은 김시한씨의 이런 태도를 ‘붙임성 없는 성격 때문’이라고도 하고,‘50년 책장사의 자존심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반복되는 질문에도 “신문에 날 만한 인물이 못된다.”며 한사코 답변을 사양하던 김씨가 ‘사랑방 손님들’의 강권에 못이겨 입을 열었다. “청계천 생활이 올해로 30년째입니다.청춘의 전부를 보낸 이곳을 누군들 떠나고 싶겠습니까.평생 해온 일을 그만 두게 된다니 안 서운할 리 없지요.” 그와 반평생을 함께 한 낡은 선풍기가 힘겹게 더운 바람을 뿜어댔다. 서울 중구 황학동 171번지.1973년 건립된 삼일아파트 14동이 자리잡은 곳이다.서울시는 지난달 이곳을 철거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이곳에서 김씨는 지난 73년부터 헌책을 팔았다.상인들은 그를 ‘청계천 터줏대감’이라 부른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복개가 막 끝난 상태였습니다.청계천도 8가를 지나 영미다리까지만 복개돼 있었고 고가도로는 아예 없었지요.장마가 오면 어김없이 홍수가 졌고 사람이 빠져죽었다는 흉흉한 소문이 떠돌곤 했습니다.” 지금은 도심의 흉물로 손가락질당하는 삼일아파트지만 김씨가 입주할 당시에는 최신식 ‘주상복합’ 아파트였다.지금 13,14동 일대에 남아있는 헌책방은 20여곳.전성기때 100곳에 육박했던 책방들이 언제부턴가 공구상,옷가게,골동품 가게로 간판을 바꿔 달기 시작했다.김씨 역시 전업의 유혹에 시달리지 않은 것은 아니다. “70년대 말까지도 학기 초만 되면 중고생과 대학생들이 교재를 구하러 청계천으로 몰려들었습니다.그 뒤론 죽 사양길이었어요.지금은 가게세나 근근이 내는 형편입니다.” 젊은 시절 그는 초등학교 교사였다.광복 이후 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안동에서 교편을 잡았다.그러다 전쟁이 터졌다.50년 9월 그는 피란지 부산에서 헌병에게 붙잡혀 팔자에도 없는 미군생활을 했다.“광복동을 걷는데 갑자기 헌병이 붙들어요.다짜고짜 무슨 학교 같은 곳으로 끌고 가더니 신체검사를 하더군요.그러고선 바로 일본행이었지요.” 일본으로 건너가 4주간 기초훈련을 받은 그는 그해 11월 미3사단에 배속돼 미군 상륙정에 몸을 실었다.그가 내린 곳은 원산이었다. 3년 뒤 전쟁이 끝났지만 김씨는 안동의 교사 자리를 단념하고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한 사립대학에 편입해 영문학을 공부했다.하지만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는 호구지책으로 서울대 문리대 앞 둑 위에 판자를 덧대 책방을 열었다.54년 봄이었다. “당시만 해도 평생 헌책방 주인으로 살게 될 줄 몰랐어요.헌책 장사란 게 돈 없는 학생과 학자들을 상대하다 보니 돈이 들어올 리 없거든요.제 자신이 책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진작 다른 길을 걸었을 겁니다.” 경안서림 단골 중에는 이름 난 국어학자,역사연구자들이 많다.하동호 전 공주사대 교수,박성봉 경북대 초빙교수 등이 그들이다.이 중에서도 지난 99년 타계한 진동혁 교수와의 인연은 각별하다.조선 영조대 시조작가인 이현보의 시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진 교수에게 문제의 시조집을 처음 발견해 알려준 사람이 김씨였다.조선 중기의 선비인 방원진과 김응정의 시조도 김씨가 발굴해 진 교수에게 보냈다.이 때문에 김씨는 청계천 책장사들 사이에서 ‘논문 제조기’란 별명까지 얻었다. 김씨는 책을 아무에게나 팔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희귀한 고서적이 들어오면 연구자들의 전공과 관심분야를 고려해 미리 연락한다. “저라고 책에 대한 욕심이 없겠어요? 하지만 제가 갖고 있으면 그저 희귀한 수집품에 불과합니다.연구와 해석을 통해 책의 의미가 풍부해져야 문화도 풍요로워지는 법이지요.” 김씨는 서지학 연구에도 대학교수 못지 않은 식견을 갖고 있다.지난 2000년 1월 열린 서울문화사학회 학술발표회에서 김씨는 서울의 한자표기가 ‘徐 ’이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학계가 발칵 뒤집혔다. “하루는 은퇴한 원로 국문학자가 찾아와 ‘서울이야말로 순 우리말 지명인데 한자표기가 어디 있느냐.’고 호통을 치더군요.그래서 이중화의 ‘경성기략’이란 책을 보여드렸습니다.그랬더니 ‘이런 책이 다 있었냐?’며 한참을 들여다보다 돌아가시더군요.” 김씨는 조선 영조대에 편찬된 ‘문헌비고’와 박제가의 ‘북학의’ 등 서울의 한자표기가 등장하는 고문헌 20여종을 확보하고 있다.조만간 서울 표기의 변천사에 대한 논문과 함께 이 자료들을 전시할 계획이다. 김씨가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는 교회사다.기독교의 국내 전파와 관련된 고문헌의 내용은 그의 머릿속에 다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당나라를 통해 경교(기독교)가 통일신라에 전파됐다는 학설과 관련,이슬람 연구자인 정수일 교수와 서신을 교환하고 직접 만나 토론하기도 했다.“서점 문을 닫으면 한국 교회사와 관련된 책을 한 권 쓸 계획입니다.요즘 자료를 모으고 있는데 녹내장 때문에 책 읽기가 쉽지 않아요.” 이세영기자 sylee@
  • 정몽헌회장 자살 / 비운의 왕자 정몽헌

    “재벌가의 아들이 아니었더라면 교수나 문학가가 됐을 분이에요.” 4일 투신 자살로 파란만장했던 55년의 삶을 마감한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에 대한 측근들의 평가다.그룹 총수에게는 어쩌면 욕이 될지 모르는 일이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평가를 내린다.그에게는 다른 평가도 많다.‘리버럴한 로맨티스트’도 그 중의 하나다. 정씨 일가의 내력이기는 하지만 그는 옆에서 보면 소탈한 시골사람의 이미지가 배어난다.어떻게 보면 금세 흉금을 털어놓고 소주 한 잔 해도 부담이 없을 것 같은 스타일이다.재벌 2세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정 회장은 자신 스스로도 재벌총수를 꿈꾼 것은 아니었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한다. 고 정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씨는 한때 현대상선 회장을 지냈던 현영원씨의 딸이다.현영원씨는 신한해운 회장을 지냈으나 사돈관계를 맺은 후 신한해운은 현대상선에 흡수됐다.정은씨의 모친인 김문희씨는 김용주 전남방직 창업자의 외동딸로 한국 걸스카우트 총재,용문학원 이사장 등으로 활동했던 한국 여성계의대표적인 인물.현재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재계보다는 사회 친구가 많아 고 정 회장은 재계에 친구들이 별로 많지 않다.대부분 재벌 2세들이 끼리끼리 어울리는 것과 대조적이다.실제로 그가 주로 만났던 이는 고등학교(보성고등학교)나 대학교(연세대학교) 시절에 사귄 친구들이다.지금 만나는 친구들도 대부분 대학교수이거나 기업인으로,학교동창 출신 중소기업인들이 많다.재벌가 2세 친구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경영보다 문학을 선호했던 총수 고 정 회장은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그는 고교시절부터 국문학과를 선호했다.재학시절에는 과수석을 차지해 정주영 전 명예회장으로부터 칭찬을 받기도 했다.그의 외모는 정 전 명예회장을 쏙 빼닮았다.각별한 사랑을 받았던 이유 가운데 하나다.그러나 성격은 판이했다.정 전 명예회장이 저돌적이고 불굴의 의지를 가진 기업인이라면 그는 내성적이고 문학취향적이었다. 정 전 명예회장의 정 회장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덕분에 그는 경영자 수업을 받게 된다.물론 부친의 부름에 응해 경영자의 길을 걸었지만 다른 길(교수나 문학가)에 대한 미련이 적지 않았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그룹총수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경영에 대해 한동안 취미를 붙이지 못했다.그러나 효심이 남달랐던 정 회장은 결국 경영자의 길을 걷게 됐고,한때는 한국은 물론 세계 굴지 대열의 그룹 총수자리에 앉았다. ●못다그린 동그라미 올해 초 금강산 육로관광이 성사됐을 때 고 정 회장은 50여명의 전·현직 그룹 고위 임직원들을 모두 초청했다.의미있는 행사인 만큼 모두 같이 가자고 권유했다. 이에 앞서 경기도 하남 창우리 선영의 정 전 명예회장의 묘소에 들러서는 굵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그러면서 ‘현대가 아니면 누가 이 일(대북사업)을 하겠습니까.지금 힘이 든다고 멈출 수는 없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금강산에서 열린 만찬에서 정 회장은 거나하게 취해 18번인 ‘얼굴’을 구성지게 불렀다.‘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그가 그리려던 동그라미가 어떤 것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끝내 동그라미를 다 그리지 못했다.그리고 “모든 것은 자신이 책임지고 가겠다.”고 평소 되뇌었던 말처럼 홀연히 이승을 떠났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회계사들 “아! 옛날이여”/ 합격생 20% 수습기관 못찾아 고민 주당 70~80시간 근무…이직률 증가

    “일요일에 쉬고 싶어 지원했습니다.” 지난달 말 금융감독원의 회계사 채용 면접시험장에서 경력회계사들이 밝힌 지원동기다.10명 모집에 유명 회계법인에 근무하던 177명이 지원했고 이 가운데 1차 시험을 통과한 37명이 면접시험을 치렀다. 금감원의 연봉은 3000만∼5000만원으로 회계법인보다 절반으로 줄어들지만 회계법인을 떠나는 회계사들이 늘고 있다.지난 6월말에는 회계법인에 소속된 한 회계사가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해 충격을 던졌다.그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업체인 D사의 회계감사를 맡았다가 회계감사 보고서에 대해 문제점이 적발되자 자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회계사 10년이면 억대 연봉 회계사 경력 10년이면 억대 연봉자 반열에 오르는 것도 어렵지 않다.자격증 시험에 여전히 1만 5000여명의 수험생이 몰리고 있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행정고시 등 고등고시 수험생보다는 많고,자격시험 가운데 지원자가 3만명을 웃도는 사법시험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지원자다. 최근 한 설문에서는 여성들이 결혼하고 싶은 남성 배우자의 직업으로 판사와대학교수,변호사,회계사 순으로 조사됐다.지난 2000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CPA가 정보통신직에 이어 두번째 선호 직업에 올랐다. ●주5일근무제 ‘그림의 떡’ 회계사들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기업회계 투명성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업무는 많아지는데다 회계사 시험에 합격해도 수습할 기관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SK글로벌 등 대형 분식회계 사태를 계기로 회계사가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한 회계사는 “집단소송제 도입 등 부실감사를 한 회계법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라는 여론이 비등한 데다 주당 노동시간이 법정근로시간(44시간)의 두배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처우개선이나 신분보장을 요구하는 회계사를 찾기는 어렵다.주5일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잦은 야근 및 휴일근무를 해야하는 CPA의 상대적 박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2001년부터 CPA 합격자가 1000명으로 늘어남에 따라 시험에 합격하고도 수습할 곳을 찾지 못하는 합격자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합격자 1006명 가운데 대학재학생을 제외한 수습 대상자는 739명.이 가운데 20%인 150여명이 수습기관을 찾지 못했고,결국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이론교육만 하는 임시수습을 받고 있다. 여기에는 2001년 시험 합격자 20여명도 포함돼 있다. 한 합격생은 “수습할 곳을 찾으려고 수십번 원서를 냈지만 면접기회조차 얻지 못했다.”면서 “시험에 합격하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합격이후의 길은 더욱 험한 것같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 로비 무방비 건축위원회 실태 / 비공개 불구 위원신분 쉽게 노출

    굿모닝시티가 서울시 건축심의 과정을 통과하기 위해 일부 위원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것으로 24일 확인되면서 건축심의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 건축조례는 주택국장을 위원장으로 관계공무원과 건축·토목·도시계획·교통·방재·환경 등 관계 전문가들로 건축위원회를 구성토록 하고 있다.굿모닝시티와 같은 다중이용 건축물 가운데 16층 이상 또는 연면적 3만㎡ 이상인 건축물의 건축계획 심의를 맡고 있다. 심의과정에서 당연직 심의위원인 공무원 외에 대학교수,건축사 등이 주축인 외부 인사들도 로비에 노출돼 있다.시 건축위는 현재 50명의 전문가를 인재풀로 확보,매번 위원회 개최 직전에 12명에게 통보해 회의를 소집하고 있다.하지만 도시계획분과나 기타 소위원회 소속 위원을 빼면 24명 정도만 소집가능한 데다 이마저도 개인사정 등으로 회의 참석이 불가능할 수도 있어 회의 때마다 건축위원들이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 위원 명단은 수사기관 등을 제외하고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지만 ‘알 만한’ 사람은 누가 건축위원인지 다 알고있다는 게 중론이다.필요할 경우 시행자·설계자 등 사업관계자들을 위원회에 출석시켜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위원들의 신분이 노출될 수도 있다. 위원회에 당연직으로 참여하는 공무원은 위원장인 주택국장을 비롯,건축과장,소방방재본부 예방과장이며 비 공무원 위원의 임기는 2년이다. 심의위원들에게 뇌물이 전달된 점에 의문을 제기하는 측도 적지 않다.대부분 사업이 2∼3차례 심의를 거치면 통과되기 마련인데 굳이 ‘로비’를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굿모닝시티측 로비를 맡은 인사들이 ‘로비자금’을 타내기 위해 윤창렬 회장 등을 기만했을 수도 있다는 또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굿모닝시티의 경우 두 차례나 건축계획이 수정된 이유도 있지만 2년3개월 동안 무려 8차례나 재심·유보·보완 판정을 받는 등 유달리 진통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조급증을 느낀 굿모닝시티측이 위원회를 상대로 뇌물 제공 등 로비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제품광고 전문가·경험자 출연 근거없을땐 부당광고로 제재

    다음달부터는 제품 광고 등에 ‘전문가’나 ‘써보니 좋더라’ 식의 표현을 함부로 쓸 수 없게 된다.충분한 근거없이 썼다가는 부당광고로 간주돼 감독당국의 제재를 받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사용자의 추천이나 전문가의 보증이 주로 등장하는 광고 또는 표시 등에서 허위 과장광고가 적지 않아 객관적 입증자료를 의무적으로 갖추게 하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을 제정,8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당초 7월부터 적용하려 했으나 한달 늦춰졌다. 예컨대 발모제 광고에서 성공사례로 등장하는 모델이 실존인물이 아니거나,사용경험담을 적은 소비자의 감사편지가 불분명할 때 해당된다.대학교수 등 추천인이 제품과 관계없는 분야의 전문가일 때도 부당광고로 간주된다. 안미현기자 hyun@
  • [열린세상] 교육권력의 독과점

    교육은 정치가 아니다.그러나 교육행정은 다르다.지방이든 중앙이든 교육행정은 필연적으로 정치과정을 동반한다.또 해당 사회의 정치 및 그 환경과 분리될 수 없다.교육감과 교육위원 선거가 그렇고,교육정책 결정 과정과 내용이 그러하다.특별히 선거는 소정의 절차를 거쳐 권력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과정이다.그런 점에서 지방교육자치제는 교육제도인 동시에 하나의 ‘정치제도’다. 이것을 부정하는 한,교육감 ‘각서파문’을 치유할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는 게 좋다.각서파문으로 교육계가 그야말로 법집을 쑤셔놓은 형국이다.2년전 충청남도 교육감 선거 때의 일이라고 한다.현직 교육감이 자신에 대한 지지를 대가로 1차 투표에서 탈락한 후보에게 특정 지역의 인사권을 위임했던 모양이다.그뿐만 아니다.재정에 관한 권한도 일부 넘겨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이런 내용의 각서를 확보한 검찰이 수사의 고삐를 죄고 있다. 선거 담합의 결과에 대해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는 걸까.교육청 공무원 승진 시 돈이 오간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교장이나 교감 역시 이런 ‘혐의’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게 현실이다.학교 급식과 납품 비리 등이 근절되지 않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이런 환경에서 우리 아이들이 ‘민주시민’으로 자라나길 기대해도 좋은 것인가.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 교육감 선거제도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사람들이 많다.1차 투표에서 유효투표의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면,1·2위를 놓고 결선투표를 하도록 되어있는 게 현행 제도다.이런 선출절차가 후보자간의 담합이나 매수를 부추긴다는 것이다.주민직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날로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일견 맞는 얘기고,진작 그렇게 했어야 했다.하지만 그걸로 충분한가? 선뜻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다는 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1991년 현행 지방교육자치제도가 실시된 이후 교육감 선출방법만 모두 네 차례나 바뀌었다.제도 시행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에서였다.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보듯이 결국 미봉책이었음이 드러났다.한결같이 교육(행정)의 ‘정치적 성격’을 애써 외면한 채 단행된 제도 개편이었기 때문이다. ‘교육(적)’이란 미명하에 권력의 문제를 다른 어떤 것으로 치환시켜서는 안 된다.시·도 교육에 있어 막강한 권력을 지닌 교육감을 현재와 같이 어정쩡한 방식으로 선출해서야 될 말인가.이 점은 교육위원도 마찬가지다.과거 ‘체육관 선거’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대표성이 취약한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것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가 있다.권력의 독(과)점을 막고 전횡을 견제해낼 제도적 보완이 그것이다.중앙은 말할 것도 없고 지방교육행정 시스템의 정당성이 너무 취약하다.특히 인사권과 재정운영권을 거머쥔 교육감의 일방통행식 행정에 대한 시비가 끊이질 않았다.그만큼 지방교육행정의 민주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주민감사청구제,주민청구 단체장 징계제 등은 만시지탄의 감이 있다.인사와 재정 그리고 정책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주민투표,주민발안,행정자문위원회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우리 자녀의 교육에 관한‘공적 토론’이 활성화하고,교육행정에 주민의 의사가 적극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선출되고 나면 표변하는 권력에 대한 견제와 ‘응징’이 필요하다.아닌 줄 알면서 교육계에 있는 사람만큼은 권력과 무관하고 또 그래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런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교사·학부모·학생·교육시민운동단체 등 건강한 견제세력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각서파문이 이런 깨달음을 실천으로 옮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김 용 일 한국해양대학교 교수 교육학
  • 창간99주년 특집2 지방분권시대 / 일본의 지방분권

    |도쿄 황성기특파원|반란이었다.‘지방은 있으나 자치는 없던’ 풍토에 도쿄 스기나미(杉)구는 반역의 깃발을 들었다. ‘주민 네트워크 법안’에 용감하게 반기를 든 스기나미 구에 일본 열도의 눈길이 쏠렸지만 처음은 “일개 구청의 반란이 성공할까.” 하는 회의적 시선뿐이었다.그러나 마뜩찮던 반응은 이내 공감으로 바뀌었다.갈채도 쏟아졌다.주민을 위한다면 반란도 해야 한다는 전례를 만들어 낸 스기나미구는 지방분권,지방자치의 새 지평을 연 자치단체가 됐다. ●주민의 프라이버시가 지켜질 때까지 스기나미의 반란은 주민기본대장 네트워크 법안이 일본 국회에서 통과된 1999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주민 네트워크는 한국의 주민등록제,미국의 사회보장번호와 비슷한 제도이다.개인에게 11자리의 고유 숫자를 부여하고 구청이나 국가기관이 개인 정보를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반란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과연 주민정보가 지켜질 수 있을까,국가는 사유재산 같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줄 것인가.” 이듬해 6월 야마다 히로시 구청장은 의회에 출석,2002년 8월5일 시행될 예정이던 전국적인 주민 네트워크에 참가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전국 지자체 중에서는 처음이었다. 법률을 제정하면 군소리 없이 시행하는 지자체의 ‘순종 체질’을 당연시하던 중앙 정부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일개 구청의 ‘반역’이었다.언론이 스기나미구의 반란을 대대적으로 다루면서 “주민 네트워크에 결함은 없는지,프라이버시는 지켜질 수 있는가.”하는 논쟁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졌다. 중앙 정부의 주민 네트워크 가동 1개월 전인 지난해 7월 스기나미구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네트워크 참여를 묻는 앙케트 조사를 실시했다.대학교수 등으로 전문가회의도 구성했다.2764명이 참가한 앙케트 조사에서는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71.2%)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전문가 회의도 “개인정보의 유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 참여하면 위험하다.”는 부정적인 보고서를 냈다. “당시 네트워크에 참가할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개인정보 보호법’이 국회에 상정만 됐을 뿐 통과되지 않아 작년 8월의1차 가동 때에는 전면 불참가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스기나미구 세누마 쓰토무 구민계장) 이런 우려를 입증하기라도 하듯 지난 4월 방위청이 지난 36년동안 자위대원 선발 때 지자체에 등록된 개인정보를 제공받아 참고해 온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스기나미구의 반란에는 전국 수천개 지자체 중 구니타치시 등 4곳이 동참했다.일본 정부는 처음에는 지자체의 반란을 용인하지 않다가 여론이 움직이고 이들 지자체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주민이 참가·불참가를 선택하는 절충형을 도입하는 양보를 하게 된다. 그로부터 1년 뒤,스기나미구는 주민 네크워크 2차 시행(8월25일)을 앞둔 지난달 4일 중대결심을 내린다.야마다 구청장은 “네트워크 참가를 희망하는 주민은 선택적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한다.”며 전면 불참가에서 부분적 참가라는 절충형으로 방침을 바꾸었다. 국회가 개인정보보호 관련 5개 법안을 통과시켜 정보유출의 위험성이 줄어들고,정보유출시 벌칙이 제정됐다는 점,상당수 주민은 반대하고 있지만 네크워크에 참가할 경우 여러가지 행정편의를 누릴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었다.새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10%의 주민이 참가를 원하고 있다는 ‘민의’도 배려됐다. 구는 조만간 주민들에게 주민 네트워크에 선택방식을 취하겠다는 통지서를 보낼 예정이다.“참가·불참가 희망자를 구분한 뒤 참가 희망자의 개인정보만 입력해 이르면 연내에 중앙 네트워크에 접속하고 불참을 원하는 주민은 종전대로 일일이 손으로 주민표를 작성해 구가 관리하게 된다.”(세누마 계장) 스기나미구는 절충형 방식을 도입하는 한편 아직 미완성의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개인 정보를 부정하게 이용하는 구청 직원에 대한 벌칙을 정하는 동시에 주민 네트워크를 감시할 제3자 기관을 설치하기로 했다.특히 위험하다고 판단할 경우 중앙 서버와의 접속을 끊기로 결정했다. ●‘구의 헌법’ 제정하기도 지난 5월1월부터 국가로 치면 헌법에 해당되는 ‘스기나미구 자치 기본조례’가 시행됐다. 조례는 “구민·사업자의 권리와 의무,구정 운영의 기본원칙,구민·사업자의 구정 참여와 협동에 관한 기본을 규정해 지자체의 자치 실현을 목적으로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 가운데 주민투표 제도의 도입은 획기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18세 이상의 주민의 50분의1 이상의 서명에 의해 주민투표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구의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지만 영주 외국인도 서명과 투표에 참가할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현행 일본 지방자치법이 주민의 직접청구권을 ‘20세 이상의 일본 국적의 주민’만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과 대조적이다. 스기나미구 기획과의 구사카베 히토시 과장대리는 “지방의 일은 지방이 결정한다는 지방분권의 흐름 속에 스기나미 주민들의 구정 참여 의욕이 다른 지자체보다 높은 점이 ‘스기나미 헌법’을 탄생시킨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marry01@ ■야마다 히로시 스기나미 구청장 |도쿄 황성기특파원| 도쿄도 스기나미(杉)구의 야마다 히로시 구청장은 “메이지 유신(1868년) 이후 지금까지 일본에 참다운 지방자치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지방분권에 비판적 견해의 소유자.“미국,유럽을 쫓아가기 위해 국가가 제작한 설계도를 충실히 집행하는 지방과 주민은 통치받는 입장이었을 뿐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1세기는 다르다.”는 생각.“정신의 풍부함,다양한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시대에 들어선 일본에서는 앞으로는 주민의 참가와 의견,자치를 중시하는 지방정부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그런 맥락에서 그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보다는 행정과 집행을 강조한 국가의 무책임한 주민 네트워크 실시에 반기를 들었고,일본 사회에 경종을 울리며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 주민 네크워크에 부분참가키로 방침을 바꾼 이유는. -주민 네크워크의 위험성을 보완하는 개인정보 보호법이 국회에서 제정됐다.어느 정도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판단했다.행정 서비스도 인터넷 세계와 같다.들어가는 것도,나오는 것도 자유로운 방식이어야 한다.제도의 편리함 때문에 참가하고 싶은 주민이 있는가 하면 그까짓 불편은 참겠다고 참가하지 않는 주민도 있다. 구청장 본인은 주민 네트워크에 참가하는가. -참가하지 않는다.스기나미 구민 60%가 불참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일단 국가와의 교섭에서 선택방식을 인증받으면 주민 네트워크 제도를 반대하는 캠페인을 다시 벌일 계획이다. 구 ‘헌법’을 만든 것은. -이제 지방이 국가에 의존할 수 없는 시대이다.국가에 헌법이 있듯,지자체에도 의사결정,주민참가 시스템과 주민의 권리·의무를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 일본의 지방자치를 다른 선진국과 비교한다면. -일본에 지방자치는 없었다.선거로 뽑힌 시장이나 의회는 있어도 모든 것이 국가의 손발에 불과했다.그러나 1990년대부터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국가의 설계도를 그대로 따르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그것은 1인당 GNP에서 일본이 미국을 앞지른 시기와 거의 비슷하다.지방이 제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야마다 구청장은 도쿄생.45세.교토대 법학부 졸업후 일본의 새 세대 리더를 양성하는 마쓰시타 정경숙(2기)을 거쳐 도쿄도 의원을 지냈다.1993년 중의원 당선후 재선에 실패하고 1999년 구청장에 당선. ■日의 ‘삼위일체 개혁’ |도쿄 황성기특파원| ‘3위일체 개혁’은 최근 일본 언론에 단골로 등장하는 말이다. 보조금 삭감,지방교부세 손질,세원 이양 등 국가,지방간 돈에 관한 3가지를 동시에 근본적으로 개혁한다는 뜻이다.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이 내건 ‘작은 정부,지방 분권’이란 슬로건의 실천 방안인 셈이다.지자체들은 “진정한 지방분권,자치를 위해서는 중앙 정부가 주는 돈의 예속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경제재정자문회의는 지난달 26일 ‘3위 일체 개혁안’을 내놓았다.개혁안은 ▲지방 보조금을 2006년도부터 4조엔 삭감하고 ▲의무적 경비를 제외한 삭감액의 80%를 지방에 세원으로 넘기며 ▲지방교부세는 총액으로 억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 정부의 2003년도 예산 가운데 소득세,법인세,소비세 등 국세는 41조 8000억엔,고정자산세 등 지방세는 32조엔이다.지자체들은 최소한의 지방자립을 위해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을 1대1로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초점은 세원 이양.지방은 소득세,소비세 등 기간세를 넘겨달라고 요구하고 있다.소득세 일부를 줄여 지방세인 주민세를 늘리고 현행 소비세 중20%에 불과한 지방분을 절반으로 늘려달라는 것이 지자체들의 소망이다.그러나 중앙정부의 세수확보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 재무성은 난색을 표시하고 있어 3위일체 개혁이 시작 전부터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지적하고 있다.
  • 창간99주년 특집2 - 지방분권시대 / 김병준 지방분권위원장·최병대 교수 좌담

    이제는 분권이다.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자치’는 시행착오를 되풀이하고 있다.지역간 사회경제적 격차,중앙의 권한집중 등 각종 문제점은 여전하다.이의 원인으로는 재정과 권한의 부여 없는 자치제의 한계 탓이라는 지적이 크다.따라서 중앙이 쥐고 있는 재정과 권한의 지방이양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나아가 이참에 중앙과 지방의 균형발전을 위해 관련 틀을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게 일고 있다.대한매일은 이에 따라 지방분권의 추진이유와 내용,행정수도 이전 논의,외국의 경험 등을 다각도로 조명한다.먼저 김병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과 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를 초청,이목희 정치부장의 사회로 좌담회를 갖고 지방분권의 의미와 추진전략 등을 알아본다. 김병준 지방분권위원장 ▲경북 고령(49) ▲영남대 ▲미국 델라웨어대 박사 ▲국민대 교수 ▲대통령직 인수위 정무 간사 최병대 한양대교수 ▲경북 경산(50) ▲한양대 ▲미국 에크론대 박사 ▲서울시 정책기획관 ▲한국도시행정학회 이사 ●사회정부가 얼마전 발표한 ‘지방분권 로드맵’에 대해 추진 주체가 없고 시기도 장기간 잡혀 있어 과연 추진 의지가 있느냐는 반응이 있다. ●김 위원장 추진 의지가 있는 정도가 아니다.나도 감당할 수 없는 정도다.97년 당시 국고보조금을 통폐합하면서 550억원을 잘라냈다.지금 국고보조 규모가 11조원이 넘는데 이번에 아마 조단위로 잘라내게 될 것이다.대한매일이 6조원으로 보도하지 않았나.6조원이면 혁명이다.지난 2일부터 작업에 들어가 이미 확정된 것만 3500억원이다.기본 목표는 국고보조만 올해 말까지 통폐합 완료이다. ●사회 역대 정권과 이번 참여정부의 지방분권 추진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 ●최 교수 지방분권 작업은 91년 총무처에서 출발했다.내가 총무처 지방이양 합동심의회를 만들어 98년까지 하면서 2000여건을 이양,규모만 보면 실적이 있었다.그러나 대부분 지방에서 요구하는 기능이 아니라 중앙부처 공무원이 선별해 주다 보니까 영양가 있는 걸 줄 수가 없었다.단편적이고 산발적으로,이름은 좋지만 결과는 미흡했다. ●김 위원장 과연될까 회의적인 사람들을 이해한다.국회의원을 비롯해 지방분권보다 중앙집권의 득을 보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권력이라는 게 잡기 전과 잡고 나서가 다르다.강한 중앙집권적 권력을 갖는 게 국정운영에 편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번엔 다르다.우선 대통령을 비롯해 주변의 국정운영자들이 진짜 분권론자들이다.국민의 정부 때는 대통령이 분권론자이지만 다른 한편 정치적인 목표와 연계돼 있었다.지금은 원천적으로 대통령 자신이 분권론자이다.분권이 되지 않고서는 국가가 제대로 운영될 수 없다고 믿고 있다.옛날에 잘 안된 이유는 중앙공무원에게 무조건 이양하라 했기 때문이다.지금 참여정부의 방법은 반대다.중앙정부가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찾아내 주는 것이다. ●최 교수 성공 요건은 두 가지다.첫째 대통령이 국민들과 약속했으니 법제화시켜야 한다.용두사미로 안 끝나려면 시종일관 그 마인드로 계속해야 한다.둘째 국민들과 호흡이 맞아야 한다.일방적이 아닌 상호이해와 협력이 돼야 한다.가다가 어느 순간 대충 됐다고 한발 빼면 그때부터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김 위원장 로드맵을 내놓은 것도 국민과의 약속이고,이대로 따라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원칙적 입장이지만 부처간 타협을 거쳐야 하고 시민사회와 학계의 협력도 구해야 한다.특히 지방자치단체장의 지원 약속을 받아내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참여정부의 기본 분권전략은 ‘선(先)분권-후(後)보완’인데 적지않은 문제가 생길 것이다.지역사회에 대한 시민통제가 약한 상황에서 상당 기간 단체장한테 권한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이러다 보면 국민들로부터 ‘지방분권하다 나라 망하겠다.’는 소리가 나올 텐데 그게 제일 겁나는 거다.그래도 무조건 선분권해야 한다. ●최 교수 기왕지사 약속이니까 최소한 매년 두 차례 이 공정표를 따라 항상 투명하게 오픈시켜 달라.지금 계획은 어디까지 왔고 안된 부분은 뭐고 걸림돌은 없는지…. ●사회 다음 정권에서 후퇴할 수 없도록 법제화하는 것도 중요할 텐데. ●김 위원장 돌이킬 수 없는 물줄기를 만들어야겠다.아,이것은 역사적 물결이구나 몸에 와 닿도록 해야한다.시간은 5년밖에 없는데 일단 가는 데까지 가서 국민들이 지방분권을 괜찮게 여기는 분위기만 생기면 다음 정권은 그르칠 수 없을 것이다.대통령은 가능하면 내년 말로 잡힌 신행정수도 입지 선정도 앞당기라는 입장이다. ●사회 행정수도 이전은 정말 하는 건지 많은 국민들이 궁금해 한다. ●김 위원장 안 할 수가 없다.수도권 인구가 얼마인가.지금 세계는 한국과 중국의 경쟁이 아니다.지역과 지역 간의 경쟁이다.수도권이 상하이와 싱가포르,도쿄와 경쟁한다.집값이 자꾸 올라가면 어느 순간 완전히 폭락하는 때가 오는데 그러면 국가 멸망이다. ●최 교수 신행정수도 정책이 성공하려면 다음에 인계받는 사람이 계속 해줘야 한다.5년까지 가다 중단되면 국가적 분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서울 인구는 92년을 정점으로 안 느는데 수도권이 불어나고 있다.또 강남 집값을 수도이전의 이유로 드는데 지금 강남 집값 앙등은 세금제도 등 다양한 측면이 있는데 그 속성을 들여다보고 처방을 내려야 한다.평택 소재 대학교수가 거기선 전세를 살고 집은 서울에 두는데 왜 그러겠나. ●김 위원장 권력에 돈이 간다는 핸더슨의 가설이 있다.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권력은 행정과 정치권력이다.일단 떼놓으면 여러가지 완화요소가 작용할 것이다. ●사회 서울은 뉴욕처럼,행정수도는 워싱턴처럼 한다는데 미국과 비교할 수 있나.서구식 ‘캐피털’ 개념과는 달라서 남다른 교육열이나 한양에 살아야 한다는 유교적 정서가 뿌리깊어 권력자들이 사는 곳에 다시 명문고,명문대가 생기는 것 아닌가. ●김 위원장 그러기엔 서울의 흡인요소도 여전히 강하다.지방분권화와 시장자율 정책을 같이 밀고 나가면 대기업이 대통령과 장관이 있는 곳에 꼭 가야 할 이유가 없다. ●최 교수 수도가 대전 인근으로 가면 자칫 수도권이 더 확장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속전철이 생기면 1시간 교통권에 든다.대전에 가 있는 11개 외청을 조사해 보니 가족 전체가 이동한 경우는 30%에 불과했다.따라서 정부 기능이 한데 몰려 시너지 효과가 없는 것은 다른 지방으로 갖다 놓는 것도 고려해야 하지 않나. ●김 위원장 정부투자기관의 지방분산 계획이 있다.예를 들어 국토연구원의 경우 “우리한테 왔으면 좋겠다.”고 하는 지자체가 있으면 옥션(입찰) 방식에 부치는 거다.지자체들이 서로 자기들한테 오면 땅도 주고 집도 지어주고 종업원들 교육도 지원해 주겠다고 경쟁하는 것이다.정부 부처는 상호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 곳에 모이지만 투자기관은 흩어질 수 있다. ●사회 지방분권을 위한 지방대 인재 육성 방안은. ●김 위원장 과거에는 산업체를 지역에 유치하기 위해 공단을 짓고 세제혜택을 주는 것만 생각했는데 이제 이 개발 방식은 통용되지 않는다.지역 인재가 그 지역을 떠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지방대를 하나의 지역성장 거점으로 잡아 중점 투자해야 한다. 정리 김상연 박정경기자 carlos@
  • ‘줄줄 새는’ 물 부담금

    한강 상수원 수질개선을 위해 서울과 인천·경기지역에 공급되는 수돗물에 부과되고 있는 물부담금이 엉뚱하게 집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수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金東滿)는 15일 물부담금을 가로챈 양평군 양서면 주민지원사업추진위원장 하모(47)씨 등 4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공무원·농민 등 4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하씨는 지난 2001년 1월 마을회관을 짓는다며 물부담금 8000여만원을 지원받은 뒤 도급계약서 등을 허위로 작성,공사대금을 부풀려 2000만원을 가로챘다.또 모 대학교수인 허모(50)씨와 양평 군의원 김모(36)씨는 2000년 8월과 2002년 12월 실거주자가 아니면서도 지원비 수령자격을 허위로 꾸며 기금을 지원받아 500만원짜리 보일러를 집안에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양평군 7급 공무원 김모(36)씨는 99∼2001년 양서면 주민지원사업을 전담하면서 사업이 완료된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은채 허위 출장복명서 70장을 작성,6000만원의 기금을 낭비한 혐의다. 검찰 관계자는 “수령자격이 없는 양평군의 한 독거노인은 기금을 받아 대형 TV(40인치) 등 고가 전자제품을 구입한 후 포장도 뜯지 않고 보관했고,농사를 짓지 않는 목사는 400여만원 상당의 경운기를 지급받아 방치해 왔다.”고 밝혔다.검찰 조사결과 한해 160억원이 지원되는 양평군에 대한 표본 조사 결과 최근 3년 동안 20억원이 빼돌려 지거나 엉뚱한 곳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기금 집행을 1명의 직원이 전담하고 있어 매년 2회의 감독 횟수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또 양평군을 포함,8개 시·군에 지원되는 연간 700억원의 기금을 담당하는 한강수계관리위원회의 직원도 2명에 불과했다. 검찰은 지난해부터 전국 5대강 유역으로 물부담금 제도가 확대돼 연간 2500억원의 기금이 걷히지만 관리감독이 주먹구구식이어서 대부분 지역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주민투표제 연내 도입 목표 행자부·지자체 成案 본격화

    지방분권의 핵심 의제인 주민투표제의 성안작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대통령직속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빠르면 올해 말까지 주민투표제 도입을 천명한 이후 행정자치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제도마련 작업에 주력하고 있어서다. ●7월말이면 드러난다 행자부는 주민투표 관련 법안을 올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목표 아래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대학교수와 행정연구원,시민단체 관계자들과 두차례에 걸쳐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우선적으로 주민투표법에 명시할 것과 배제할 항목들에 대한 분류작업을 벌이고 있다.국가정책을 각 지자체 주민들의 결정에 맡길 수 없다는 점에서 분류작업을 중시하고 있다. 이같은 행자부의 빠른 행보는 김두관 장관이 지난 10일 행정구역체계 개편을 시사하면서 주민투표를 통해 주민의 의사를 묻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과 무관치 않다.지방분권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역민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주요 방안으로 주민투표제를 활용하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행자부는 시안이 나오는 대로 토론회와 공청회를 거쳐 법안을 정기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각 지자체 시안마련 분주 주민투표제 실시 방침과 관련,각 지방자치단체는 자체적으로 지방분권팀을 구성해 시안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실정이다.전국 시·도지사 협의회와 시장·군수협의회 등도 주민투표제가 단체장들의 면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와 시의회,지방분권부산운동본부가 참여하는 부산분권협의회가 지난 7일 주민투표법 초안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분권협의회는 주민투표 발의자를 주민과 단체장·지방의회로 세분해 상호간에 견제와 균형을 통해 적절한 발의가 가능하도록 했다.투표권이 있는 주민의 5%이상이 서명하거나,단체장의 경우 지방의회 재적의원 과반수 동의를 얻어 발의할 수 있도록 했다.또 지방의회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재적의원 3분의 2이상 찬성시 가능하도록 명시했다.주민투표 결과의 수용은 투표권자 25% 이상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지방의회의 의결을 따르도록 했다. 이종락기자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스터디 그룹 동호인 天國 일본 “모임요? 바빠도 나가요”

    |도쿄 황성기특파원|유별나게 모임을 즐기는 일본인들.본격적인 스터디 그룹에서부터 특정 요리를 즐기는 동호인 모임까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일과 관련된 지식을 쌓고 정보를 수집하는가 하면,취미의 연장선에서 모임을 만들어 사람과 어울린다.인맥을 넓히려 업종이 전혀 다른 사람들끼리 어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그 중에서도 벤쿄카이(勉强會·공부의 벤쿄+모임의 카이를 합쳐 공부모임이란 뜻)는 사회인이라면 한 군데 정도에는 참가할 만큼 대중화돼 있다. ●공부모임에 참가해 업무 효율 높여 방송기자인 후지이(37)는 북한 문제를 연구하는 공부모임에 2년 전부터 참가하고 있다.이 모임은 한반도를 연구하는 대학교수부터 프리랜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회원이다. 한달 1차례,도쿄 시내의 빈 사무실을 빌려 전문가를 불러 한반도,특히 북한과 관련된 주제를 놓고 1시간 정도 강연을 듣고 나머지 1시간은 참가자들이 강사와 질의·응답과 토의를 벌인다. “공안관계 취재를 하고 있어 공부모임이 업무에 적잖이 도움이 되고있다.”는 후지이는 이 모임을 통해 관련 지식,정보는 물론 취재와 관련된 인맥을 넓히는 ‘부수입’도 짭짤히 올린다. 이 모임은 2시간의 진지한 공부를 마치면 근처의 선술집으로 자리를 옮겨 1차에서 미처 하지 못한 북한 관련 정보를 주고 받거나 의견을 교환한다.회비도 받는데 1차 모임에는 1000엔,2차의 ‘뒤풀이’에는 3000엔을 걷어 비용을 충당한다.회원이 60여명 정도이나 1차 모임에는 30여명,그 중에서 2차 모임에는 10명 정도 참가하는 것이 보통이다. ●인맥을 넓히고 경력을 관리하는 계기로도 활용 모 대사관에 근무하는 스즈키(30·여)는 일본의 안전보장과 외교 문제를 연구하는 공부모임을 3년 전부터 만들어 운영해 오고 있다.일본의 연구소나 강대국 외교관을 강사로 초청해 강의를 듣고 간단한 질의응답을 한 뒤 끝마친다. 회원들의 일이 끝나는 오후 7시쯤 도쿄 시내의 빈 사무실을 빌리고 참가자에게는 토스트와 간단한 음료수를 제공한다.참가비는 1000엔.뒤풀이는 가급적 하지 않는다.스즈키는 공부모임의 이점으로 후지이처럼 “업무에도움이 되고,인맥을 넓힐 수 있는” 점을 꼽는다.나아가 “언젠가 지금 일을 그만 두고 안전보장 문제와 관련된 컨설팅 회사를 설립할 때에도 공부모임의 회원들이 잠재적인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 지난 11일 도쿄에서 열린 전국 시장들의 모임.이튿날의 전국 시장회의를 앞두고 600여명이 참가한 이날 모임도 ‘공부모임’이었다.일본인들이 얼마나 공부모임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는 사례이기도 하다.모임에서는 일본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최대 현안인 지자체 합병과 정부·지방간 세원 확보 다툼을 주제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구마모토현의 소도시인 야마가시의 도쿄 사무소에 지난 4월 부임해 온 히라오(30).그는 도쿄에 올라오자마자 주변에 수소문해 지역개발을 테마로 한 공부모임에 가입했다.히라오는 “태어나서 도쿄가 처음이라 동서남북 분간도 못하고 있는 상태이지만 무엇보다 일을 무리없이 하기 위해 업무의 보조수단으로 공부모임에 들어갔다.”고 귀띔한다. ●다양한 정보교환에 유용한 ‘간담회’ 이런 본격적인 공부모임 외에도 비교적 가벼운 기분으로 참가할 수 있는 ‘이업종(異業種)간담회’도 활성화돼 있다. 경찰인 오쿠야마(35)는 1개월에 한두차례 이업종 간담회를 주관한다.이유는 업종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다양하고 폭넓은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런 간담회에서 “깊이 있는 정보나 의견은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 오쿠야마의 설명이다.단지 그의 업무에 여러 가지 힌트를 주기도 하고 생활에 활력을 주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1주전 열린 간담회에는 은행원,전자회사 직원,주간지 기자 등이 참가했다.은행원은 자기자본비율 저하로 공적자금 투입이 결정된 리소나 은행과 관련된 최근 은행업계의 뒷얘기를,전자회사 직원은 최근 전자업계의 부침을,주간지 기자는 확인되지 않은 항간의 소문들을 털어놓았다. 오쿠야마는 “만날 때마다 참가자를 바꾸기도 하고 그때그때의 시사 현안에 맞춰 참가자를 선정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동호인 모임도 갖가지 벤쿄카이나 이업종 간담회(혹은 교류회)가 정보와 지식,인맥을 쌓기 위한 것이라면 별별 동호인 모임을 만들어 인생의 활력소로 삼는 사회인들도 많다. 출판사에 근무하는 후쿠다(38)는 ‘다국적 요리 연구회’에 참가하고 있다.“벌써 1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연구회는 한국은 물론 에티오피아·스페인·브라질 등 도쿄에 있는 세계 각국 음식점을 돌아다니며 전통 음식을 즐기고 품평한다.회사 동료들끼리 모여 만들었던 이 모임은 최근에는 회사가 다르거나 직종이 달라도 “문호를 개방해 ‘연구원’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후쿠다는 자랑한다.정규 회원은 7명으로 모임은 부정기적으로 갖는다. ●비밀리에 성행하는 모임 벤쿄카이나 이업종 간담회,동호인 모임 등 대부분의 모임은 어느 정도 참가가 개방돼 있다.기존 회원의 소개를 받아 자연스럽게 참가할 수 있다.그러나 어떤 모임은 지극히 폐쇄적으로 운영되기도 한다. 한국의 연예물 가운데 일본인들에게 인기 상승중인 영화·드라마에 대해 정보를 교환하는 ‘K연구회’(가명)는 회원이 10명으로 제한돼 있다.이 모임에 간신히 소개를 받아 들어갈 수 있었다는 사이토(29·여)는 “회원이 늘어나 덩치가 커지면 말하고 싶은 얘기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회원 숫자를 제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해 4차례 열리는 이 모임은 “상당히 밀도있게”(사이토) 한국 영화·드라마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으며 즐거움을 공유하는 장점이 있다. ●공부모임은 너무 싫어 프리랜서 기자인 네모토(40)는 공부모임이나 이업종 간담회 같은 모임을 싫어한다.직업이 직업인 만큼 과거에 이런저런 공부모임에 다니며 “성실하게 공부했다.”는 그는 “모임의 횟수가 거듭될수록 폐쇄적으로 변하거나 단순한 사교모임으로 변질되는데 질려” 지금은 아무 모임에도 참가하지 않고 있다. 자유기고가인 다케나카(64)도 정보수집 등을 위해 회비 5000엔의 공부모임에 월 2차례 정도 참가하고 있으나 “얼마 전부터 영리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탈퇴를 고려하고 있다. marry01@ ■공부모임 ‘재계 비즈니스 클럽’ |도쿄 황성기특파원|지난달 23일 정오 무렵 도쿄 시내의 C호텔 회의실.옆 방에서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옮겨 온 70여명이 ‘오늘의 강사’를 기다렸다. 등장한 강사는 오부치 게이조,모리 요시로 전 총리 시절 경제기획청 장관을 지낸 작가 사카이야 다이치.그는 ‘디플레이션 불황에서 일본을 구하는 제언’이라는 강연을 통해 3년간 추경 100조엔 투입,관료주의 해체,경쟁원리 전면 도입 등으로 일본을 회생시켜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사카이야 전 장관의 유머를 섞은 알기 쉬운 강의에 참석자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재계 비즈니스 클럽’이란 공부모임에 참석한 사람은 일본에서 날고 기는 대기업 간부들. 강의에 이은 질의·응답.“불황이 지속되는데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왜 계속되는가?”,“고이즈미의 뒤를 이을 총리감은 없는가?” 등 질문이 쏟아진다. 사카이야 전 장관은 “고이즈미는 관료에게 모든 걸 맡기고,그 관료는 언론사 기자를 장악하고 있다.관료 천국 일본에서 지지율이 떨어질 수 없다.”고 현 정권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마땅한 총리감은 없지만 관료의 지지를 받지 않는 총리가 나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1시간30분에 걸친 ‘공부’를 마친 H사의 하라다 전무는 “사카이야 전 장관이 온다길래 참석했다.”면서 “알기 쉬운 그의 일본 경제 회생책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 모임은 경제전문잡지 ‘재계’가 10년 전 대기업 홍보 담당자들의 공부와 만남을 겸해 만들었다.도쿄증시 1부 상장기업의 부장급 중견 간부사원들로 150개사가 가입돼 있다.이와는 별도로 ‘재계’는 중소기업 오너들의 공부모임인 ‘기업가 클럽’도 운영하고 있다. 두 공부모임을 주관하고 있는 ‘재계’의 가네미쓰 이사는 “시의적절한 주제와 강사를 고르기가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인기와 열기가 높은 공부모임은 ‘기업가 클럽’.“하루 빨리 성장하고 싶은 벤처기업인들이 경영의 성공·실패담을 공부한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가네미쓰 이사의 설명이다.
  • 국내외 무용스타들 한자리에 / 새달 4~6일 서울무용음악페스티벌 내년 8월 국제콩쿠르 사전행사로

    국내외 무용 스타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서울국제무용음악페스티벌’이 새달 4일부터 6일까지 한국프레스센터와 한전아츠풀에서 열린다.내년 8월 무용과 음악을 한데 아우르는 ‘서울국제무용음악콩쿠르’의 창설에 앞서 사전 행사격으로 마련된 무대다. 첫날인 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세계 7개국 20명의 국내외 유명콩쿠르 심사위원을 초청,‘세계 콩쿠르현황과 서울국제콩쿠르 방향모색’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 5·6일 이틀간 한전아츠풀센터에서는 한국·중국·일본·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의 민족 무용단과 세계 유명 콩쿠르 입상자 등이 함께 하는 갈라 공연이 펼쳐진다. 볼쇼이발레단 수석무용수인 드미트리 구다노프와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 유난희가 2인무 ‘장미의 정령’을 선보이고,뮌헨오페라발레단의 루시아 라카라,시릴 피에르의 ‘카멜리아의 여인’(사진)이 소개된다.유난희·엄재용(유니버설발레단),노보연·장운규(국립발레단) 등 세계적 수준의 한국인 무용수들이 펼치는 멋진 무대도 만날 수 있다. 한편 ‘서울국제무용음악콩쿠르’는 국내에서 개최하는 음악·무용 분야의 국제콩쿠르 행사로는 두번째.오는 11월 첫 대회를 갖는 경남국제음악콩쿠르가 처음이다.이를 위해 이강숙 전 한국예술종합학교총장을 회장으로 음악·무용분야의 대학교수들과 단체장들이 참여하는 ‘서울국제문화교류회(SICF)’가 지난 11월 발족했다. 김남윤 예종 음악원장을 비롯해 허영일 홍승찬 유미나 예종 무용원 교수,김대진 예종 음악원 교수,양정수 수원대 교수와 김현자 국립무용단장,김긍수 국립발레단장,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SICF는 첫해 무용부터 시작해 음악·무용을 매년 번갈아 개최할 예정이며,무용은 발레 현대무용 민족무용 등 세 부문,음악은 바이올린과 피아노로 나눠 실시한다. 허영일 운영위원장은 “서울이 아시아 지역의 문화예술 역량을 키우는 중심역할을 하려면 국제 수준의 콩쿠르가 꼭 필요하다.”며 “무용과 음악을 아우르는 콩쿠르는 세계적으로 드문 만큼 독자성 있는 대회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02)3436-9550. 이순녀기자 coral@
  • “학벌은 포도주같아 처음에만 달콤”학벌타파 외치는 교육개발원 이정규 연구위원

    ‘포도주와 학벌.’ 아무런 연관이 없을 것 같은 이 두가지에 대한 그의 설명은 걸작이었다.“포도주를 처음 따라 마실 때는 달콤합니다.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시큼해지고,더 지나면 초가 돼버려 먹을 수 없게 되지요.학벌도 마찬가지입니다.” 학벌이 처음에는 좋아 보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부패하고,결국 나라 전체를 망치게 한다는 설명이었다.그는 “특정 학벌이 아니라는 이유로 능력이 있어도 부와 권력을 갖지 못하면 국가의 장래는 어둡다.”고 했다. ●학벌문제 근원 파헤친 책 출간 지난 18일 오전 서울 우면동 우면산 자락의 작은 연구실.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인 이정규(李廷奎·53) 박사를 찾았다.학계에서 입에 담는 것조차 꺼려하는 학벌문제를 그는 처음부터 거침없이 비판했다. 그는 최근 ‘한국사회의 학력·학벌주의’라는 책을 펴냈다.학벌문제를 학술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담은 최초의 저서다.‘근원과 발달’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그의 책은 우리나라 학벌문제의 근원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다. 그는 학벌의 뿌리를 학문숭상 풍토에서 찾았다.“958년인 고려 광종 9년,과거제 도입이 시작입니다.당시 과거시험관인 좌주(座主)와 이에 합격한 문생(門生) 사이에는 부자(父子)관계에 필적할 만한 좌주·문생 관계가 맺어졌지요.이것이 현대판 학벌의 원형입니다.” 그는 이에 대한 근거로 상호 긴밀한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결합돼 붕당 또는 학벌을 조성하고 입신출세를 위해 협력하는 점 등이 현재 우리사회의 학벌주의와 유사하다는 점을 들었다. 조선 중종 이후 당파로 비화된 좌주·문생 관계는 갑오경장 때 과거제 폐지로 주춤했지만 일제강점기 경성제국대학이 설립되면서 새로운 학벌의 맥이 만들어졌다.해방 이후에는 국립 서울대가 설립되면서 경성제대 졸업자들이 대거 서울대 교수를 맡으면서 맥을 유지했다. “대한민국 초기에는 서울대가 해외 유학파에 밀려 큰 힘을 차지하지 못했습니다.그러나 30년이 지난 1976년에는 서울대 출신이 핵심권력층으로 등장하게 되지요.” 이후 특정 학벌의 집중 현상은 더욱 심해져 전국 대학교수의 3분의1 이상,판·검사의 50%,중앙일간지 기고자의 50%,전문경영인의 20% 이상을 서울대 출신이 차지하게 된다.그는 “정치·행정·입법·사법·언론·학계 등 여론지도층에 일개 학교가 독과점을 누린 것은 고려,조선시대에도 없었던 일”이라고 꼬집었다. ●40세때 학문의 길로…5년째 학벌연구 그가 학벌 연구에 매달린 것은 벌써 5년째다.49세에 이 곳에 들어온 뒤 학력과 학벌,유교와의 연관관계를 연구 중이다.서울 S대 신학과를 졸업한 뒤 학문의 길로 뛰어든 것은 40세때.늦깎이로 다시 공부를 시작,독일과 캐나다,미국 등지에서 공부하고 돌아왔지만 학계는 학벌이 판치고 있었다. “학계 모든 부분에서 학벌과 학연이 따라다닌다는 것을 느꼈습니다.연구모임에서 교수임용,연구과제 수주,학술지,연구소,대학,교육부에 이르기까지 학벌이라는 보이지 않는 끈이 연결돼 있더군요.” 그는 “좋은 연구성과를 내면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이 아니라 질투하고 깎아내리고,동류가 아니면 배척하는 것이 우리의 연구풍토”라면서 “이러한 사회에서 어떻게 학문적 역량이 나오겠느냐.”며 가슴을 쳤다.전문대교수는 아무리 좋은 논문을 써도 전문대 수준 취급을 받고,서울대 교수는 아무리 엉터리 논문을 써도 서울대 수준으로 취급받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했다. ●인재할당제 등 제도적 장치 마련해야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교육열과 사교육,입시문제 등의 진원을 찾다가 학문숭상·학벌주의에서 해답을 찾았다.논어에서 비롯된 유교적 사상이 수백년 동안 위정자들을 거치면서 패거리주의로 변질됐다는 것. 그는 “앉아서 연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벌 문제에 대해 모든 사람이 공감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 연구를 시작했다.”면서 “이제는 학벌에 대해 갇혀있지 말고 말하고,행동하는 지성이 필요한 때”라며 지식인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그는 학벌문제의 대안으로 의식 변화와 더불어 우선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기본 사회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미국의 소수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처럼 소수를 배려하는 법안을 마련하고,인재할당제를 도입,인재를 골고루 등용하는 제도가 절실하다고 했다. 능력과 성과를 중시한 적극적 인사관리 시스템을 제도화하고 고시제도 폐지,국립대의 평준화 및 특성화 등의 대안도 제시했다. 그는 “정치권과 언론,사회지도층,학계 등 모두 기득권을 양보해야 한다.”면서 “이 체제를 그대로 두고 입시제도나 바꾸고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것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이 책이 국내에서 그의 첫 ‘목소리’지만 연구성과는 해외에서 더 알려져 있다.한국의 교육열과 학벌,학연에 대한 외국 학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의 연구가 속속 해외에 소개되고 있다.지난 5년 동안 해외에서만 논문 7편과 책 3권을 펴냈다.최근에는 멕시코에서 발간하는 세계 유명 저널에 그의 논문이 실렸다.앞서 지난 2월에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에서 ‘학벌과 교육열’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 초청받아 강연도 했다. 그는 요즘 더 바빠졌다.학벌사회와 패거리문화,연고문화 등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시작한 까닭이다.이번 책이 학벌과 학연에 대한 전반적인 큰 틀을 제시한 것이라면,향후 연구는 구체적인 세부 작업인 셈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
  • 환자얼굴에 자살한 아들 그림자…/ 오늘 개봉 ‘언세드’

    ‘볼 만한 심리 스릴러.’ 20일 개봉하는 ‘언세드(The Unsaid)의 분위기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렇다.영화는 제목이 시사하듯 ‘말하지 않음’으로 인해 받은 내면의 상처를 중심으로,그 비밀의 꺼풀을 벗기면서 진행하는 반전이 잘 어우러졌다.엽기적 살인 행각도 없고,소름끼치는 괴물도 등장하지 않는다.하지만 뭔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 채 진행되는 극적 요소가 시종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게 만든다. 시선의 핵은 심리치료사이자 대학교수인 마이클(앤디 가르시아).광활한 대지와 고즈넉한 풍광에서 아내·아들·딸과 함께 하던 평온한 일상에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운다.딸 셀리의 공연을 보기 위해 학교에 간 사이,집에 혼자 남아 있던 아들 카일이 자살한다.가족의 절규 속에 훌쩍 3년이란 세월이 흐른다. 세월의 흔적은 무성해진 마이클의 구레나룻와,“난 치료는 하지 않아.”라는 그의 말에서 읽을 수 있을 뿐이다.아들의 자살이 가족 사이에 마음의 벽을 높였고,마이클은 부인과 이혼한 뒤 은둔하면서 강의에만 몰두해 왔음을 시사한다.그러던중 죽은 카일 또래의 환자 토미를 치료해 달라는 제자의 부탁을 받으며 영화는 빨라진다. 부모의 살해장면을 목격한 충격으로 사회기관에서 보호받으며 살고 있는 토미에게서 자살한 아들의 그림자를 본 마이클은 시간이 지날수록 닮은점이 많아 놀란다.아들의 자살에 대한 자책감에서 벗어나려는 듯 열심히 토미를 치료하던 마이클은,감옥에 있는 토미 아버지에게서 엄청난 이야기를 듣는다.그리고 자신의 아들의 자살에 얽힌 비밀도 들려준다. 영화는 결국 청소년 성추행,근친상간 등 금기시되는 사연에 얽힌 은밀한 실타래를 풀어 내면서 나아간다.‘13일의 금요일 6’과 ‘나이트 메어’를 감독한 톰 맥라우린이 피를 덜 보이면서 색다른 공포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종수기자 vielee@
  • 성추행 사건에 휘말린 두 교수 죽음이냐 재기냐 / 극단 로뎀 창작극 ‘노랑꽃창포’

    탤런트 김혜자의 모노드라마 ‘셜리 발렌타인’,고두심·김미숙 주연의 ‘나,여자예요’ 등 주로 섬세한 여성연극을 무대에 올려온 극단 로뎀(대표 하상길)이 창작극 ‘노랑꽃창포’를 선보인다. ●우리사회 병폐에 날카로운 ‘메스’ ‘셜리 발렌타인’같은 전작들이 중년 여성의 내적 갈등과 자아 찾기에 깊은 시선을 주었다면,‘노랑꽃창포’는 우리 사회의 병폐들에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댄 사회고발극의 성격이 짙다. 언뜻 봐도 극의 내용은 우리에게 상당히 익숙하다.‘클린보이’라는 애칭을 가진 환경운동가 윤우영 교수가 주인공.무분별한 신도시개발 계획에 맞서 1인 시위에 앞장서는 그를,젊은이들은 ‘행동하는 양심’의 표본이라며 절대적으로 지지한다. 어느날 동료 정교수가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소문이 퍼지고,윤교수는 사건의 당사자가 과거 자신을 유혹했던 여학생 강나미임을 알게 된다.정교수의 진실을 밝히려면 먼저 자신의 과거를 드러내야 하는 윤교수는 갈등에 빠지고,그러는 사이 정교수는 학생들의 퇴진 압력과 인터넷을 뒤덮은 비난여론에 시달리다 스스로의 진실을 입증하는 방편으로 자살을 택한다. 성폭행 사건에 휘말린 환경운동가,대학교수와 여제자간의 성추행 논란,마녀사냥식 여론에 휩쓸려 자살로 생을 마감한 교육자….최근 몇년간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들을 연상케하는 소재들이 하나의 줄거리로 얽혀 있어 마치 한편의 패러디 연극을 보는 듯하다.이런저런 오해의 소지에도 불구하고 왜 이같은 내용을 택했을까. 작가 겸 연출가 하상길은 “개인의 목소리가 집단의 구호에 파묻혀 사라지는 안타까운 요즘 세태를 짚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진실의 실체를 알려하지 않은 채 군중이란 방패 뒤에 숨어 남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고,익명의 공간인 인터넷을 악용하는 현실을 고발하고 싶었다는 얘기다. 자칫 실제 사건들의 주인공을 옹호하고,현실을 왜곡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서는 “줄거리만 보지 말고,그 안의 주제의식을 봐 달라.”고 주문했다. ●강태기·김순이 30년만에 한무대 다수의 폭력앞에 힘없이 소멸되는 개인의 존엄성을 부각시키는 것이 이 작품의씨줄이라면,부부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가족의 소중함은 날줄에 해당한다.부부간의 대화가 단절됐던 정교수는 죽음을 택하지만,윤교수는 아내의 사랑과 신뢰에 힘입어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 ‘노랑꽃창포’는 연못가에 주로 피어 물을 맑게 하고,악취를 없애는 식물이다.가정이야말로 이 오염된 세상을 버텨내게 하는 ‘노랑꽃창포’같은 존재란 설명이다. 윤교수 부부역의 강태기와 김순이는 70년대 중반 화제가 됐던 연극 ‘에쿠우스’에서 남녀 주인공으로 무대에 선지 30년 만에 한무대에 서게 됐다.매년 1∼2편씩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는 강태기이지만,그에겐 아직도 ‘에쿠우스’의 ‘앨런’ 그림자가 따라다닌다.당시 대학 1학년으로 ‘질’을 연기했던 김순이 역시 마찬가지.강태기는 “그때에 비해 서로 성숙한 상태에서 만나니 연기하기가 훨씬 편하다.”고 감회를 밝혔다. 두 중견배우의 무르익은 연기 못지 않게 강나미를 연기하는 신인 이승민의 열연도 기대를 모은다.이밖에 공호석,하덕성,임해린,이소령,염보나 등이 출연한다.20일∼7월27일제일화재세실극장(02)736-7600. 글 이순녀기자 coral@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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